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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버른 덮친 연기 탓 호주오픈 이틀째 경기 시작 3시간 미뤄

    멜버른 덮친 연기 탓 호주오픈 이틀째 경기 시작 3시간 미뤄

    늘 테니스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리는 호주오픈 대회가 산불로 인한 공기 질 저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선 경기가 계속된 멜버른 파크에 15일에도 연기 안개가 잔뜩 몰려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 시작을 3시간 뒤로 미뤄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전 11시) 시작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호주테니스협회는 성명을 내 “공기 질 우려 때문에 연습은 오전 11시까지 미루고, 경기는 오후 1시는 돼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폭우가 쏟아져 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전날에도 경기 시작을 한 시간 늦춰 오전 1시에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자 단식에 출전한 달리야 야쿠포비치(슬로베니아)는 1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호흡 곤란을 이유로 2세트 도중 기권했고, 남자 단식의 버나드 토믹(호주) 역시 1회전 경기 패배 후 호흡 관련 의료 처치를 받았다. 멜버른에서 진행된 이벤트 대회 쿠용 클래식에 출전한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도 2세트 도중 경기를 중단해야 했다. 전날 밤에 잠깐 공기 질은 나아지는 듯했으나 다시 이날 아침부터 연기 안개가 몰려와 조직위는 부득이하게 이틀 연속 경기 연기를 결정했다. 빅토리아주 환경보호청(EPA)은 “아침 일찍 현장 데이터와 측정 결과는 어제와 비슷하다. 연습과 경기 시작을 지연시키면 될 것같다. 어제 여건도 날이 진행할수록 개선될 것으로 예보됐는데 본 대로였다”고 밝혔다. 이날은 폭풍우가 칠 것다는 예보여서 훨씬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호주에서는 지난 7월부터 화재 참사가 일곱 달째 이어져 28명이 죽고 10만㎢가 불에 탔다. 이날 밤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서리나 윌리엄스 등이 참여하는 ‘구호를 위한 랠리(Rally for Relief)’ 시범경기가 열려 수익금 전액을 산불 피해자를 돕는 데 쓰이게 된다. 한편 빅토리아주 이스트 깁슬랜드 지역에 일어난 산불 연기 때문에 멜버른 공항 활주로가 봉쇄되고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인터넷판에 따르면, 멜버른 공항은 산불 연기로 인한 짙은 연무로 가시거리가 급격하게 짧아져 두 개의 활주로 중 하나는 봉쇄하고 다른 하나만 운용하고 있다. 이륙과 착륙 지연도 거듭되고 있다.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에 따르면, 교통량이 많은 시드니·멜버른 항공편들이 가장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BBC “똑똑한 여자 감독들을 오스카는 왜 외면하지?”

    BBC “똑똑한 여자 감독들을 오스카는 왜 외면하지?”

    ‘이렇게 똑똑한 여자 감독들을 오스카는 왜 외면하는 거지?’ 영국 BBC 문화 에디터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제8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최우수 감독 후보를 발표하면서 진행자 이사 리가 “이 남성분들에게 축하를”이라고 말한 것에 주목했다. 92년 역사의 오스카 시상식에 87번째로 또 다시 남자 일색의 감독상 후보 명단을 들이밀었느냐고 타박했다. 그래서 만들어봤단다. 이름 하여 최우수 여자 감독상 후보 명단이다. 모두 13명으로 Claire Denis( High Life), Mati Diop(Atlantics), Greta Gerwig(Little Women), Marielle Heller(A Beautiful Day in the Neighbourhood), Joanna Hogg(The Souvenir), Jennifer Kent(The Nightingale), Melina Matsoukas(Queen & Slim), Sacha Polak(Dirty God), Lorene Scafaria(Hustlers), Celine Sciamma(Portrait of a Lady on Fire,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6일 국내 개봉), Olivia Wilde(Booksmart), Waad Al-Kateab(For Sama), Lulu Wang(The Farewell)이다. 다른 감독이나 작품은 여러 기회를 통해 접할 수 있고 알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반면, 와드 알카테압과 룰루 왕만 소개하려 한다.와드 알카테압 ‘사마를 위하여’ 시리아 내전의 공포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다음달 2일 73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가 있다. 물론 아카데미 다큐먼터리 후보로도 이름이 올라가 있다. 하지만 공동 감독 알카테압은 감독상 후보로 이름을 올릴 만했다. 그녀는 시리아 내전의 전장이 됐던 알레포에 살던 학생으로 5년 넘게 이어진 내전 상황을 영화에 담았다. 자원봉사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의 아내이며 기자, 어린 딸을 키우는 엄마의 세 역할을 해냈다. 그녀는 에드워드 왓츠와 공동 감독한 이 영화에서 발로 뛰어 꼼꼼이 취재하고 뉘앙스를 살려 편집해 용감하고 스스로 연출 기량을 연마해냈다.룰루 왕 ‘안녕’ 자신의 가족사를 토대로 코믹 드라마로 빚어냈다. 젊은 중국계 미국 여인(아콰피나, 그녀 역시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빠졌음)이 죽을 준비를 하는 약아빠진 할머니를 보러 중국을 찾는 여정을 그렸다. 뉴욕과 중국 문화를 비교하는 즐거움이 오롯하다. 톤 조절을 기막히게 해냈다. 영화는 재미있고 감동적이지만 결코 싸구려 감성 팔이를 하지 않는다. 영화는 왕에게 오스카를 안기지 못하겠지만 그녀는 이미 감독 경력에 휘황한 순간을 맞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강경화 “남북이 북미보다 먼저 나갈 수도” 의미심장한 이유

    강경화 “남북이 북미보다 먼저 나갈 수도” 의미심장한 이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특정 시점에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있고,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굉장히 의미심장한 발언이고 민감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강 장관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처 팰로 앨토에서 한미, 한미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잇따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협력 구상과 관련, ‘남북협력이 북미대화와 같이 가야 한다’는 미국 입장과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큰 틀에서는 북미, 남북 대화가 같이, 서로 보완하면서 선순환의 과정을 겪으면서 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어 “비핵화 또는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북미 대화가 진전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남북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남북 대화가 됨으로써 북한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관여) 모멘텀을 계속 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로선 그 동안 남북의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제재가 문제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제재 문제가 있다고 하면 예외를 인정받아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데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여러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측에서도 우리의 그런 의지라든가 그런 희망 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위 당국자는 ‘개별 관광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과 관련, 우리 입장에 대해 미국이 지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이런 모든 구상을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한다는 데 있어 미국 측도 충분히 평가해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 관광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원칙적 차원에서는 제재 문제가 없지만, 그것을 이행하는 과정에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특히 이산가족 상봉이 지금 단체로 안되는 상황에 방문을 원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며 “많은 나라가 이미 개별 관광을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만 못 가는 게 우리 스스로가 너무 제약한 게 아니냐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전날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대북 종교·시민단체 대표와 오찬간담 자리에서 “새해를 맞아 정부는 북미관계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조만간 꽉 막힌 남북 대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에 한해 개별 관광을 허용해 상봉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격추 원인 조사한다던 이란 “동영상 찍어 서방에 알린 인물 체포”

    격추 원인 조사한다던 이란 “동영상 찍어 서방에 알린 인물 체포”

    이란 당국이 자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킨 순간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전날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파장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전쟁 선동이 이 사건을 촉발시킨 점을 조사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구금됐고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지난 8일 새벽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인터내셔널 항공(UIA) PS 752편을 향해 혁명수비대 방공대가 발사한 미사일이 날아가 타격하는 순간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이 포함돼 있음을 이란 정보당국도 인정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고 직후 두 가지 동영상이 서구에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것과 BBC가 폭로한 동영상인데 둘 중 어느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인지, 아니면 둘다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BBC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이란인 기자가 본국의 누군가로부터 문제의 동영상을 전달받아 BBC에 처음 제보했는데 정작 이란 당국에 체포된 이는 엉뚱한 인물이라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 당국이 또다른 거짓말을 꾸며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전달돼 조금 더 직접적으로 미사일이 날아가 여객기를 격추시킨 순간을 적나라하게 담아 발뺌만 하던 이란 당국자들을 실토하게 만든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란 정보당국은 문제의 인물을 국가안보 위해 사범으로 처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 우려를 자아낸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농업 관련 행사에 참석해 사법부가 고위급 판사들로 특별법원을 구성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조사 과정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적이며 일상적인 재판과는 다를 것이다. 전 세계가 이 법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로하니 대통령은 “비극적인 일”이라면서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돌릴 일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방아쇠를 당긴 사람 뿐만 아니라 책임이 있는 다른 사람도 있다”고 말했는데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 등을 가리킨 것이 아닌가 싶다. 이어 “이란군이 실수를 인정한 것 자체가 좋은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을 쏜 사실을 시인하는 데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합당한 관리들이 공식으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로하니 대통령이 10일 저녁까지 아무 것도 들은 것이 없었다며 은폐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도 11일 격추 사실을 발표하면서 “8일 여객기가 추락한 뒤 현장을 방문하고 테헤란으로 돌아오니 미사일로 격추됐을지도 모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후 증거와 정보를 모아 자세히 조사해 격추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이지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져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고 규탄하거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하메네이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LA공항 비상착륙 여객기서 뿌린 항공유 초등학교 운동장에 날벼락

    LA공항 비상착륙 여객기서 뿌린 항공유 초등학교 운동장에 날벼락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 인근 초등학교에 14일(이하 현지시간) 비상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에서 내보낸 항공유가 쏟아져 운동장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 17명과 성인 9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문제 여객기가 엔진 문제로 정오 무렵 LA 공항으로 회항하다 공항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파크 초등학교 운동장에 항공유를 쏟아냈다. 당시 두 학급이 운동장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학생들 상당수가 피부 발진, 호흡 곤란 등의 문제를 일으켜 긴급 출동한 위험물질 처리반의 처치를 받았다. 병원으로 이송될 정도는 아니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비행기에서 항공유가 지상으로 뿌려진 것이라고 확인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현장 영상에는 비행기 날개에서 하얀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액체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잡혔다. FAA는 LA에서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델타항공 89편 항공기가 엔진 이상을 일으켜 LA공항으로 회항하는 과정에서 중량을 가볍게 하기 위해 항공유를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타항공 대변인은 “이륙 직후 엔진 문제가 있어 비상대응 수칙에 따라 항공유를 버리고 비상착륙을 시도한 것”이라며 “해당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앨런 케니처 FAA 대변인은 “항공기에서 항공유를 투척하는 과정이 적법했는지 조사 중”이라며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비행기는 인구가 밀집돼 있지 않은 지역에 항공유를 버리도록 하는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높은 고도에서 뿌려 연료가 아주 작은 알갱이로 변해 지상에 닿기 전에 흩날리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하반신 마비됐지만 마라톤 풀코스 33시간에 걸으면 돼요”

    “하반신 마비됐지만 마라톤 풀코스 33시간에 걸으면 돼요”

    그는 마라톤 정식 출발 시간보다 36시간 먼저 출발해야 했다. 애덤 고를리츠키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9일 밤 10시 30분 출발선을 떠났다. 그는 열아홉 살이던 지난 2005년 12월 30일 밤 교통사고를 당해 배꼽 아래가 모두 마비된 뒤 꼼짝도 하지 못하고 지내야 했다. 의사들은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10년 뒤 엉덩이와 허벅지, 다리 신경을 연결하는 외골격 장비 리워크 로보틱 엑소스켈레톤(ReWalk Robotic Exoskeleton)을 걸치고 일어섰고 걸을 수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잠도 청하지 않고 쉬지 않고 걸어 두 번째 마라톤 완보에 성공했다. 물론 그 전에 47개 대회에 출전해 꾸준히 걸은 덕이었다. 그의 기록은 매체마다 조금 차이가 있다. 영국 BBC는 33시간 16분 28초라고 했고, 미국 CNN과 잡지 러너스 월드는 33시간 50분 23초라고 보도했다. 어쨌든 고를리츠키는 2018년 런던마라톤에 참가한 사이먼 킨들리사이즈가 작성한 종전 엑소스켈레톤 최고 기록 36시간 46분을 3시간 남짓 앞당겼다. 아직 기네스 월드 레코즈는 고를리츠키의 기록을 공인하지 않았지만 그는 13일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은 지난해 3월 로스앤젤레스 마라톤이었는데 27.68㎞ 부문을 완보했다. 그는 CNN에 “약 1년 만에 사이먼의 기록을 깨려고 나섰는데 이제 두 번째로 결승선을 넘었다. 난 이제 그와 엑소스켈레톤 장비를 걸치고 마라톤 걷기에 도전하는 누구나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진짜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숨도 자지 못해 몸을 덜덜 떨며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고를리츠키는 “이곳이 고향 마을이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나와 함께 1마일씩이라도 걸어줬다. 지칠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쳤고, 모든 이의 에너지가 날 끌어올렸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2016년 찰스턴에서 열린 쿠퍼 리버 브리지 런 대회에 엑소스켈레톤 장비를 걸치고 처음 참가해 10㎞ 코스를 7시간 가까이 만에 걸은 두 비영리 재단 ‘다리가 생겼다(I GOT LEGS)’를 창설했다. 이제 그는 엑소스켈레톤 장비를 이용해 미국 전역의 도로 레이스 대회에 참가하는 ‘백만 걸음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조금 장난스럽게 밝혔다. 자신이 기록을 경신한 킨들리사이즈와 겨뤄보는 일이라고 했다. “그분과 어느날 일대일 대결을 했으면 좋겠다. 그의 안방인 런던마라톤에서 한번 붙었으면 좋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남동생 위해 하루 식비 330원’ 중국을 울린 우후아얀 세상 떠나

    ‘남동생 위해 하루 식비 330원’ 중국을 울린 우후아얀 세상 떠나

    하루 2위안(약 330원)의 생활비로 5년을 버텨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중국 대륙을 울린 여대생 우후아얀(24)이 끝내 세상을 등졌다. 그녀는 아픈 남동생의 치료비에 보태겠다며 돈을 절약해 쌀과 고추장 만으로 끼니를 때워 몸무게가 20㎏를 조금 넘었다.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귀저우성의 구이양에 살던 우후아얀의 남동생은 누나가 13일 숨을 거뒀다고 베이징 청년 일보에 밝혔다고 영국 BBC가 14일 전했다. 미국 CNN은 귀저우 대학병원 대변인으로부터 그녀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인에 대해서는 병원측이 함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대학 3학년인 그녀의 사연이 처음 알려졌을 때 심장과 신장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는데 아마도 그 영향이지 않을까 짐작된다. 당시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숨쉬기가 곤란해 병원을 찾았다. 키 135㎝에 몸무게는 20㎏를 조금 넘었다. 네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역시 얼마 뒤 여읜 형제자매들은 할머니에 의해 양육됐고 나중에는 이모와 삼촌 손에 길러졌다. 이모와 삼촌은 형제자매들에게 한달 300 위안(약 4만 9650원)의 생활비만 건넸다. 이 돈 대부분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남동생 치료비로도 빠듯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우후아얀은 자신을 위해선 하루 2위안만 쓰기로 마음먹었다. 해서 쌀과 고추장으로만 배를 채우며 학업을 이어갔다. 그녀는 영자 신문 충칭 모닝 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와 할머니가 치료할 돈이 없어 죽어가는 모습을 본 뒤 가난 때문에 죽음을 기다리는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딱한 그녀의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은 뭐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하는 한편, 대학도 수수방관했다고 꾸짖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프가니스탄 난민보다 못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에 흥청망청 쓴 돈이면 이들을 훨씬 낫게 돌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는 이들도 있었다. 또 어떤 이는 남동생을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대단하다며 대학을 마칠 때까지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고교 시절의 교사와 급우들도 4만 위안을 모금했고, 마을 주민들도 3만 위안을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이와 별도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80만 위안(약 1억 3243만원)을 모았다. 지방정부 관리들은 기초 수급비를 지급하고 있었다며 돌보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 한달에 300~700위안 밖에 안됐다. 이제는 긴급 지원을 받아 2만 위안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고속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빈부 격차가 해소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7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3046만명의 농촌 인구 평균 생계비는 하루 1.9달러도 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까지 빈곤이란 말 자체를 “없애버리겠다”고 다짐했다. 2018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이 나라가 “1990년대 중간 정도의 불평등에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장쑤성 정부는 8000만명 인구 가운데 빈곤층이 17명 밖에 안 된다고 발표해 적지 않은 이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란 “여럿 구금해 조사“ 대통령은 ”개인에 책임 물을 일 아니다”

    이란 “여럿 구금해 조사“ 대통령은 ”개인에 책임 물을 일 아니다”

    이란 사법당국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관계된 여러 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14일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당국이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파장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전쟁 선동이 이 사건을 촉발시킨 점을 조사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구금됐고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상세한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사법부가 고위급 판사들로 특별법원을 구성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조사 과정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적이며 일상적인 재판과는 다를 것이다. 전 세계가 이 법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로하니 대통령은 “비극적인 일”이라면서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돌릴 일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방아쇠를 당긴 사람 뿐만 아니라 책임이 있는 다른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란 육군이 실수를 인정한 것 자체가 좋은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을 쏜 사실을 시인하는 데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합당한 관리들이 공식으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로하니 대통령이 10일 저녁까지 아무 것도 들은 것이 없었다며 은폐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도 11일 격추 사실을 발표하면서 “8일 여객기가 추락한 뒤 현장을 방문하고 테헤란으로 돌아오니 미사일로 격추됐을지도 모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후 증거와 정보를 모아 자세히 조사해 격추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이지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인터내셔널 항공(UIA)의 PS 752편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뒤 곧바로 추락해 탑승한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 82명의 이란인, 57명의 캐나다인 등이었다. 추락 직후 사흘 동안 이란 당국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라고 밝히다가 핵심 증거들이 우크라이나 조사 팀에 유출되고 국제사회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자 지난 11일 혁명수비대 방공대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격추됐다고 시인했다.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드론으로 살해한 미국의 행위에 보복하기 위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뒤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기술적 오류가 있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향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져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고 규탄하거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하메네이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中 칭하이성 시닝 싱크홀에 버스 처박혀 6명 사망 16명 부상

    中 칭하이성 시닝 싱크홀에 버스 처박혀 6명 사망 16명 부상

    지난 13일 저녁 중국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의 한 병원 앞 도로에서 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버스 한 대가 그대로 처박히는 바람에 적어도 6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이 밖에도 10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보면 버스와 주위를 걷던 행인들마저 떨어진 뒤 큰 폭발음이 싱크홀 안에서 들렸다.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제법 몰려 있었으나 갑자기 땅이 푹 꺼지면서 버스를 집어 삼키자 모두 깜짝 놀라 달아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버스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모여 들었으나 점점 싱크홀의 크기가 커지면서 안전 상의 이유로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이날 싱크홀의 직경은 10m에 이를 정도였다고 영국 BBC는 14일 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싱크홀 참사가 잇따르고 있는데 부실 공사, 급속한 경제개발로 인한 지반 붕괴 때문으로 진단되고 있다. 2018년에도 남서부 다주의 번잡한 도로가 푹 꺼져 4명이 숨졌다. 2013년에도 남부 선전의 산업단지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중국 구호요원들이 13일 사고 버스가 싱크홀 구멍 안에서 중장비에 이끌려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시닝 AFP 연합뉴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쿠르드족의 평화 갈망했던 헤브린 칼라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쿠르드족의 평화 갈망했던 헤브린 칼라프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헤브린 칼라프(35)는 시리아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떠오르는 샛별 정치인이었다. 긴 갈색 머리에 보조개가 파인 얼굴의 그녀는 2018년 미래 시리아 당(FSP)을 창당하고 전선이나 다를 바 없는 시리아 북부 라까 일대를 누볐다. 라까는 시리아 반군에 이어 이슬람 국가(IS)가 마지막 수도로 삼아 최후의 항전을 했던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칼라프는 시리아 북부와 터키 국경을 나란히 달리는 M4 고속도로를 달려 라까로 가던 길이었다. 방탄 도요타 SUV의 뒷좌석에 앉아 창 밖으로 9년 내전에 할퀸 고향 마을들의 상흔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터키군의 공격이 끝난 지 사흘 되는 시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미군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안돼 터키군이 마음 놓고 국경을 넘어와 유린한 것이었다. 칼라프는 정치적 회합에 참석하려던 참이었다. 그녀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쿠르드족, 아랍인, 투르크멘족 등 종교와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자고 호소해 분열과 갈등에 익숙한 이 지역에 꼭 필요한 새로운 정치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 지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관용을 목놓아 호소하기도 했다.칼라프는 터키 국경에서 10㎞ 떨어진 테릭이란 곳에서 살았는데 쿠르드족 자치 지역 ‘로야바(Rojava)’ 가운데 하나였다. 로야바는 다양성, 자치, 여성의 인권을 중시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는 9년을 끈 내전의 와중에도 영토를 조금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쿠르드족에 자율권을 부여했다. 쿠르드족과 아사드 정부는 불가침 협정을 맺어 안전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IS가 발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고 쿠르드족 전사들은 1만 1000명의 목숨을 희생해 나라의 3분의 1에서 IS 전사들을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찾아온 평화는 미군 철수와 터키군의 공격으로 지난해 10월 초 산산조각 났다. 칼라프는 돌아다니지 말라는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탈 아비아드 마을 근처의 고속도로에서 터키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아흐라 알 샤르퀴야의 매복 공격을 받아 세상을 등졌다. 도요타 SUV에는 총알 자국이 선명했다. 괴한들은 차량을 에워싸고 있었는데 한 괴한이 죽어 누운 기사를 향해 “또 한 마리 달아나던 돼지를 국민군이 박멸했다”고 외쳤다. 이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인 목소리가 들리는데 나중에 그의 어머니 수아드 무함마드는 딸의 목소리가 틀림 없다고 확인했다.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의 제이슨 모틀락은 지난달 18일 장문의 현지 르포를 통해 어머니 수아드가 “딸의 피가 모든 쿠르드인, 쿠르드족과 아랍인, 기독교도를 단결시키길 바란다. 헤브린은 이걸 위해 혼을 희생했다. 세히드 나미린(순교자는 죽지 않는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그녀의 집 벽에는 두 남자형제, 큰딸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모두 터키에서 쿠르드족의 자치를 위해 싸우다 숨졌다고 했다. 여기에 헤브린까지 더해졌다. 다만 어머니는 헤브린은 “폭력이 먹힌다고 믿지 않았다. 그녀는 총알에도 결코 손을 댄 적이 없다”고 말했다. FSP 사무총장으로서 그녀는 여러 부족 지도자들을 만나 신뢰를 구축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희생자들을 위한 워크숍을 열고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결혼도 하지 않고 가진 것도 없이 늘 여성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칼라프는 다수의 총격을 받고 다리와 두개골에 골절이 있었으며 처형 전 끌려다닌 듯 엉덩이 쪽에 상처가 많았다. 그녀와 기사, 비서, 그리고 적어도 8명이 M4 고속도로에서 처형 당하듯 희생됐다. 어머니는 그녀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많았고 목과 귀, 손목 등에서 장신구를 빼냈다고 했다. 무함마드는 “그녀는 터키에도, 누구에게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미국은 에르도안(터키 총리)이 이런 짓을 하도록 내버려두느냐”고 절규했다. 아래 동영상은 영국 BBC가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아흐라 알샤르퀴야의 거짓 해명을 조목조목 파헤친 9분 분량의 탐사 보도물로 13일 공개됐다. 평화를 갈구했던 그녀의 안식을 기원할 따름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죽은 이의 자궁 이식받아 출산한 세계 세 번째 고브레히트의 행복

    죽은 이의 자궁 이식받아 출산한 세계 세 번째 고브레히트의 행복

    사망한 여성의 자궁을 이식 받아 출산에 성공한 세계 세 번째이자 미국 두 번째 사례인 제니퍼 고브레히트(33)와 남편 드루, 아들 벤저민의 행복한 모습을 영국 BBC가 13일(현지시간) 동영상으로 소개해 눈길을 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리들리 파크에 사는 고브레히트는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이 태어난 것을 열일곱 살 때 처음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난소는 정상이었지만 자궁이 없었다. 메이어-로키탄스키-퀴스터-하우저(Mayer-Rokitansky-Kuster-Hauser, MRKH) 증후군으로 5000명에 한 명 꼴로 나타난다. 고브레히트는 결혼 후 대리모 출산을 염두에 두고 2년 전부터 체외수정 배아를 냉동 보관해왔다. 하지만 자궁 이식에 대해 알게 된 뒤로 그녀는 2018년 대리모 대신 아기를 직접 낳겠다며 이식 수술을 감행했다. 두 부부가 이식 받을 자궁을 기증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하는지 보라. 그렇게 10시간 걸려 이식 수술을 마친 열흘 만에 보관해둔 수정란을 착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지난해 11월 제왕절개 수술 끝에 몸무게 2㎏의 건강한 사내 아이 벤저민을 세상에 내놓았다. 출산 뒤에는 다시 이식 받은 자궁을 들어냈다. 미국에서 사망자 자궁 이식을 통한 출산에 성공한 건 두 번째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30대 산모는 지난해 7월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사망자 자궁을 이식받아 미국 최초로 여자 아기를 출산했다. 세계 최초 사례는 2018년 브라질에서였다. 2016년 9월 상파울루 의과대학 연구팀을 통해 사망한 기증자의 자궁을 이식받은 브라질 여성이 7개월 뒤 임신에 성공해 2018년 5월 2.55㎏의 건강한 딸아이를 낳았다. 살아있는 여성의 자궁을 이식받아 출산한 사례는 2013년 스웨덴에서 처음 보고됐다. 지금까지 70여 번의 자궁 이식 수술이 이뤄졌는데 출산에 성공한 건 10건 정도에 불과한데 고브레히트는 여덟 번째였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가임기 여성의 10∼15% 정도가 불임이며 이들 500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자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차츰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는 자궁 이식술은 불임 여성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운석에서 태양계 이전 70억년 된 우주먼지 확인, 지상 最古의 물체”

    “운석에서 태양계 이전 70억년 된 우주먼지 확인, 지상 最古의 물체”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에서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전인 약 70억~50억년 전의 우주먼지(宇宙塵·stardust)가 확인됐다. 태양은 46억년 전에, 지구는 45억년 전에 탄생했다. 따라서 이 운석은 지구에서 발견된 고체 물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시카고대학 지구물리학 부교수이자 이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필립 헥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태양이 형성되기 이전의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운석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운석은 1969년 9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머치슨 근처에 떨어졌는데 시카고 대학 연구팀은 이 운석에서 태양계 형성 이전의 알갱이를 추출했다. 연구팀은 건초더미를 태워 바늘을 찾는 것처럼 운석을 산(酸)에 녹여 불순물을 없애고 태양 이전의 알갱이를 확보했다. 태양 이전의 알갱이는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중 약 5%만 갖고있을 정도로 드물며, 큰 것 수백개를 뭉쳐놓아도 마침표 하나 크기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태양계 이전 상황을 담고 있어 ‘타임캡슐’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태양계 형성 이전 알갱이가 우주를 돌아다니는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線)에 노출된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어떤 형태의 별에서 떨어져 나오고,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파악했다. 일부 우주선은 우주 알갱이의 광물과 상호작용해 새로운 원소를 형성하는데 우주선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많은 원소를 만들어내는 점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를 폭풍우 속에 내놓은 양동이에 비유했다. 비가 계속 내리는 것을 가정할 때 양동이 안에 모이는 물은 빗속에 얼마나 노출돼 있었는지를 말해주듯 알갱이 안에 있는 우주선이 만든 원소를 측정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헥 박사는 영국 BBC 인터뷰릍 통해 머치슨 운석의 알갱이 가운데 60%가 49억~46억년 전에 형성됐으며, 10%는 55억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나머지는 더 오래 전이거나 더 가까운 오래 전인 것을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55억년 전 알갱이가 가장 오래 된 것이었다. 특히 태양 이전 우주 알갱이는 별이 생을 다하고 폭발할 때 형성된 것이어서 이전 별의 역사에 대해서도 얘기해 줄 수 있는데, 약 70억년 전(또는 75억년 전) 일종의 ‘우주 베이비붐’처럼 새 별이 폭발하듯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은하 내 별의 생성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는 등 부침이 있다는 주장과 일정한 비율로 꾸준하게 만들어진다는 반론 가운데 앞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연구팀은 또 우주선이 알갱이 내 광물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분석하면서 태양 이전 알갱이들이 그래놀라처럼 덩어리가 져 우주를 떠다닌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누구도 이런 규모의 덩어리가 떠다닐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헥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우주먼지의 생애를 직접 측정할 수 있었다”면서 “우주먼지는 지구에 도달한 가장 오래된 물질이며, 이를 통해 이전의 어미별이나 우리 몸 속 탄소의 기원, 우리가 숨 쉬는 산소 등에 관해 알 수 있으며, 태양 형성 이전으로 추적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베네치아 물난리 두 달 만에 물 빠져 진흙 드러나고 곤돌라 운항 중단

    베네치아 물난리 두 달 만에 물 빠져 진흙 드러나고 곤돌라 운항 중단

    불과 두 달 전에 홍수로 홍역을 앓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물이 이번에는 너무 많이 빠져 운하가 말라붙고 있다. 운하를 오가던 곤돌라들은 발이 묶였고 진흙 뻘이 보일 정도가 됐다. 수심이 해수면보다 50㎝ 아래로 내려간 곳도 어떤 곳은 더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고 영국 BBC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응급 환자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수로를 통한 이동이 불가능해 대책이 요구된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이례적이긴 하지만 과거 비슷한 예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2008년 2월 조수 수위가 최저 -83㎝까지 내려가 수로가 텅 비는 최악의 ‘아쿠아 바사’(Aqua bassa·조수 수위가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는 것)를 겪었다. 최근 들어선 2016년 12월과 2018년 1월에도 -66㎝까지 수위가 내려가 수로 이동이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연일 집중호우와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열풍 등의 영향으로 수위가 1966년 192㎝ 이후 최고인 178㎝까지 치솟으며 도시의 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물난리가 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운하 바닥이 말라붙어도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고 BBC는 전했다. 물에 잠겼을 때 산 마르코 광장 등 유명 관광지, 명품 점포, 기념품 가게, 식당 등이 문을 닫아 베네치아 시장은 10억 유로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파키스탄 고법 “무샤라프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는 위헌”

    파키스탄 고법 “무샤라프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는 위헌”

    파키스탄 법원이 페르베즈 무샤라프(77) 전 대통령에 대해 내려진 사형 선고를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라호르 고등법원은 13일(현지시간)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반역죄를 재판하기 위해 구성됐던 테러 방지 특별법원이 합법적이지 않다”고 판시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사형 선고 위헌 판결에 대해 찬사를 보내면서 “정부의 반응을 지켜보자”고 밝혔다. 검찰의 이시티아크 A 칸은 “기소와 법원 구성, 검찰 팀 선정 모두 불법이라고 선언한 것이며 판결문 전체가 공개되면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다른 검사는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자유인”이 됐다는 의미라며 “더 이상 그를 옭아맬 법률적 판단이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테러 방지 특별법원은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반역죄를 인정해 헌법 6조에 따라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2014년 3월 반역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그는 척추질환 치료를 이유로 2016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한 뒤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사형 선고가 나온 뒤 무샤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곧바로 고등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무샤라프는 1999년 10월 나와즈 샤리프 당시 총리가 자신을 육군참모총장에서 해임하자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했다. 그 뒤 10년 동안 파키스탄을 통치했으나 2008년 총선 패배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껴 망명했다. 오랜 정적 샤리프는 2013년 다시 총리에 취임해 이듬해 테러 방지 특별법원을 설치해 무샤라프 단죄에 나섰다. BBC 우르두에 따르면 이날 위헌 판결에도 무샤라프 단죄 논란은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다른 법원에서도 무샤라프의 2007년 헌정 중단을 둘러싼 재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英 여왕 “손주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 희망 이해하고 존중한다”

    英 여왕 “손주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 희망 이해하고 존중한다”

    엘리자베스 2세(93) 영국 여왕이 왕실에서 독립하겠다는 손주 해리(35)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38) 왕자비의 뜻을 받아들였다. 여왕은 1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동부 노퍽에 있는 샌드링엄 영지에서 긴급 가족회의를 갖고 해리 왕자 부부 문제를 논의했다. 회동에는 여왕과 장남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참석했다. 지난 8일 성명을 발표하고 곧바로 캐나다로 돌아간 마클 왕자비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왕은 성명을 통해 이날 회동을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젊은 가족으로서 새로운 삶을 창조하려는 해리와 메건의 바람을 전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로열 패밀리’의 일원으로 늘 함께하기를 선호해왔지만, 여전히 가족의 가치 있는 부분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좀 더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그들의 희망을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해리와 메건은 새로운 삶을 사는 데 있어 공공재원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 “그들이 영국과 캐나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여왕은 “여전히 우리 가족이 해결해야 할 복잡한 문제가 있으며,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면서 “난 최종 결론을 빠르게 내릴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여왕의 성명은 “내 손주” “우리 가족” 등의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등 극히 개인적인 내용이라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이날 성명에는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의 공식 직함을 유지할지, 어떤 왕실 공무를 수행할지, 이들에게 어떤 재정적 지원이 이뤄질지 등에 대해 아무런 결론도 담지 못했다. 애초부터 신속한 해법을 찾으려는 여왕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해리 왕자 부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해리 왕자 부부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향후 윌리엄 왕세손의 둘째와 셋째 자녀인 샬럿 공주와 루이 왕자 등 미래 왕실 가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왕위 계승 서열에서 윌리엄 왕세손이 2위, 윌리엄 왕세손의 장남인 조지 왕자가 3위다. 이어 샬럿 공주와 루이 왕자, 해리 왕자 순이다. 앞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왕실 고위 구성원(senior royal family)에서 물러나는 한편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같은 결정을 인스타그램과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여왕이나 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왕자 부부가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불화 관계에 있었고, 사생활을 파헤치는 언론과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이와 관련 일간 더타임스가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 윌리엄 왕세손이 해리 왕자 부부를 계속해서 괴롭혔으며(bullied), 이 때문에 해리 왕자 부부가 쫓겨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즉각 공동 성명을 통해 “분명히 부인했는데도 케임브리지 공작(윌리엄 왕세손)과 서식스 공작(해리 왕자)의 관계를 추측하는 거짓된 이야기가 영국 신문에 실렸다”고 지적한 뒤 “정신적 건강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고 있는 형제들에게 이같은 식으로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불쾌하며 잠재적으로 해로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에서는 마클 왕자비가 해리 왕자에게 베갯머리 송사를 벌여 이런 소동을 일으켰다며 ‘메그시트(Megxit)’라고 명명하고 있으나 사실은 해리 왕자가 오랫동안 엄격하고 격식에 얽매인 왕실 생활, 특히 어머니 다이애나 비를 죽음으로 몰아간 언론의 사생활 보도에 염증을 느껴 마클 왕자비를 설득한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펜하겐 인어공주 조각 밑에 ‘홍콩 해방’ 낙서 등장

    코펜하겐 인어공주 조각 밑에 ‘홍콩 해방’ 낙서 등장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에 있는 인어공주 조각을 떠받치는 바위에 ‘홍콩 해방’이라고 적힌 스프레이 낙서가 등장했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 특히나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이곳 바위에 붉은색과 흰색 스프레이로 누군가 이런 낙서를 남긴 것이라고 영국 BBC가 13일 전했다. 덴마크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리는 뜻에서 1913년 처음 코펜하겐 항의 입구를 굽어보며 들어선 인어공주 조각은 이 도시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아이콘이 됐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2010년 중국 상하이 세계 엑스포 덴마크 전시관에 전시돼 175㎏의 동상이 들어설 정도였다. 그러나 이 공주님은 한 번도 평온한 삶을 누리지 못했다. 1964년 처음 머리가 사라졌는데 끝내 찾지 못해 새로 머리를 만들어 붙였다. 그 뒤 팔 한 쪽이 사라졌고, 새로 붙인 머리가 다시 없어졌다. 한 번은 폭탄이 터져 조각이 바위로부터 떨어져나가 물에 빠지기도 했다. 페인트 칠이나 낙서로 얼룩진 것도 여러 차례였다. 어떤 때는 부르카로 덮이기도 했고, 페이스북에선 나체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퇴출되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필리핀 탈 화산 분화, 치솟는 화산재 배경으로 멋진 웨딩 사진?

    필리핀 탈 화산 분화, 치솟는 화산재 배경으로 멋진 웨딩 사진?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 떨어진 탈(Taal) 화산이 분화한 가운데 한 커플이 치솟는 화산재를 배경으로 결혼식을 치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연말 뉴질랜드 화산 분화 때 18명이 희생된 것을 보고도 예식을 강행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치노 바플로와 캇 바우티스타 팔로마르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탈 화산에서 16㎞ 떨어진 타가이타이의 사바나 농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탈 화산은 230㎢ 크기의 탈 호수 정중앙에 있는 탈 섬에 있으며 이 나라에서 두 번째로 화산활동이 활발한 활화산이다. 예식이 시작했을 때부터 분출이 시작돼 증기와 재를 쏟아내기 시작했지만 예식은 시작됐다. 사진작가 랜돌프 이반은 오후 5시 30분쯤 화산재 기둥을 배경으로 부부의 모습과 부부 서약을 할 때까지 하객들이 자리를 지킨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반은 “화산 폭발 관련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속 확인하면서 긴장하고 있었다”면서 “실시간으로 발령되는 경보와 그 단계가 격상되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악의 경우 (결혼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끼리 신중하게 의논했다”고 덧붙였다. 이반에 따르면 예식 준비에 몰두하던 오후 2시쯤부터 화산의 연기가 치솟아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란 점을 예감했지만 당국에서 아무런 경고가 없어서 예식을 강행했다고 털어놓았다.오후 7시 30분쯤 화산재 높이가 15㎞에 이르자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늦은 밤 경보를 4단계로 올렸다.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몇 시간이나 며칠 안에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탈 화산으로부터 반경 14㎞ 안에 거주하는 45만명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그런데 바플로 커플이 결혼식을 올린 곳은 10㎞ 안쪽이었다고 영국 BBC는 13일 전했다. 이반은 예식 장소가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명백히 안전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피로연도 같은 곳에서 치러져 문제였다. 하객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보면 치솟는 연기와 벼락이 내려치는데도 하객들이 열심히 뷔페 음식을 더는 사진들이 눈에 띈다. 이반조차 “옷에 화산재가 비처럼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산재가 무거워지고 진흙처럼 됐을 때에도 우리는 경보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탈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이며 1977년 마지막 분화 이후 43년 만에 분화했다. 앞서 탈 화산 분출 때문에 1911년과 1965년에 각각 1300명, 200명이 사망했다.13일에는 분출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져 훨씬 위험해졌다. 용암이 치솟아 흘러내리고 있다. 이반은 양가 가족과 하객 모두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8년차 결혼식 전문 사진작가로 일하면서 처음 경험한 이번 결혼식이 매우 흥미로운 예식이었다고 돌아봤다. 필리핀에서 위험한 결혼식을 올린 과거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8년 1월 25일 알로 제라드와 마리아 마이카 델라크루즈는 알바이의 마욘 활화산이 분화할 때 결혼식을 올렸다. 예식 2주 전부터 마욘 산은 분화를 시작했고,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는 ‘반경 2마일 경계경보’를 발령해 수천 명을 대피시켰다. 다행히 결혼식장은 대피 지역 바깥이었으나 커플과 하객 모두 예식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작품 불태운 201㎝의 ‘거인’ 화가 존 발데사리

    글자 그대로 ‘재미있는(hilarious)’ 사람이었다. 키가 201㎝나 됐던 미국 화가 겸 미술교육가 존 발데사리 얘기다. 1970년 여름 어느날, 그는 20년 가까이 그려온 수천 점의 작품들을 돌아봤다. 20대였던 1950년대에 그린 작품들은 전통에 얽매어 있었고, 자신이 어떤 예술가인지 알아보는 과정에 그려낸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그림을 모두 불태우고 새롭게 자신의 길을 걷자고 결심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근처로 가져가 모두 태웠다. 재들은 책 모양 크기의 상자 10개에 담아 서가에 꽂아두는 한편, 몇 개로는 다른 재들과 섞어 쿠키 반죽을 만드는 데 넣었다. 구워진 쿠키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했다. 발데사리는 몇년 뒤 인터뷰를 통해 “창의적이려면 때로는 아주 파괴적이어야 한다”며 “불사조가 재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낡은 예술 작품에 집착하는 것은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일년 뒤에는 세상에 “더 이상 지루한 예술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괴팍한 화가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여든여덟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고 영국 BBC가 12일 뒤늦게 보도했다. 유수 통신사들은 지난 7일 그의 별세를 알렸는데 BBC가 닷새나 뒤늦게 부음을 전했다. 고인은 1931년 6월 17일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가까운 캘리포니아주 내셔널 시티에서 태어났다. 샌디에이고에서 예술과 예술교육을 전공한 뒤 중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교편을 차례로 잡았다. 여름에는 지방 관청이 운영하던 청소년 범죄자 교실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1970년 그림들을 태우기 전부터 실험은 시작됐다. 문자 만으로 작품을 꾸미거나 문자와 이미지를 결합해 꾸몄다. 일부러 캔버스에다 사진을 프린트해놓고 “잘못(WRONG)”이라고 적기도 했다. 아래 ‘팔고 싶은 예술가를 위한 조언들’을 보면 현대 상업 예술을 마음껏 조롱하기도 했다.그는 명문 예술학교 칼아츠,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예술 교육가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과 그림, 문자, 인식 가능한 물체나 인체 기관의 모습 등을 독특한 방법으로 결합해 새로운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빚어냈다. 몇몇 비평가는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개념(컨셉트) 미술가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 그로부터 국가 예술 훈장을 받았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직전에는 평생 업적 부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그의 작품 20여점을 소개한 개인전이 2015년 서울 PKM 갤러리에서 열린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등에 소장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큐레이터 케이트 폴레는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예술가 직업에 매우 진지했다. 하지만 예술 자체, 예술계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는 어떤 게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겐 ‘그저 가서 봐요.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 없어요, 그냥 가서 봐요, 결국은 뭔가를 당신을 다독일 거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1970년대 칼아츠 학생이었으며 나중에 친구가 된 데이비드 살레는 키가 컸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예술계에서 가장 크고 진지한 작가란 특장”을 안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살레는 생전의 고인이 “여러분이 즐기기 전에 뭔가를 아는 것을 요구하도록 작업하지 않았다. 그는 낱말들과 이미지들을 섞었지만 여러분이 굳이 퍼즐의 밑바닥을 알아내려고 열심히 굴 필요가 없게 했다. 그는 여러분을 시험하려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을 통해 예술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 발데사리의 열정이었으며 그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갤러리스트 마리안 굿먼은 B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안겼다. 그는 학생들이 유명한 화가가 되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됐다. 사람들은 그와 함께 하면 공부에 몰두했고, 그가 가르치는 모든 것이 그들의 피와 살이 됐다”고 했다. 2009년 말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을 때도 그는 자신이 예술 경력의 가을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 뒤에도 그는 완전히 다른 컬렉션을 선보이려 시도했고, 그 결과물이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개러지 현대 미술관 전시로 이어졌다. 살레는 “몇십 년 전만 해도 콜렉터들은 아마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컨셉트 예술 작품을 구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발데사리의 작품을 사보겠다며 줄을 서고 있다. 존의 반골 기질에도, 어쩌면 그 기질 때문에 그의 작품은 확고한 진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달로 떠나는 일본 재벌 “함께 갈 ‘영혼의 짝’ 찾아요”

    달로 떠나는 일본 재벌 “함께 갈 ‘영혼의 짝’ 찾아요”

    일본의 패션 재벌 마에자와 유사쿠(44)가 달로 떠나는 스페이스X 사의 처녀 여행에 함께 할 삶의 동반자를 찾는다고 영국 BBC가 13일 전했다. 1972년 미국의 달 탐사가 중단된 뒤 처음으로 2023년에 출발할 예정인 스페이스X의 우주 비행을 예약해 화제가 됐던 마에자와는 온라인에 띄운 글을 통해 그 짜릿한 경험을 함께 할 특별한 여성을 고르고 싶다고 알렸다. 재산이 20억 파운드(약 3조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그는 최근 여배우이자 여자친구였던 고리키 아야메(27)와 헤어졌는데 여성들에게 자신의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짝짓기 이벤트”를 통해 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패션 브랜드 ‘ZOZO’를 창업한 마에자와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외로움과 공허함이 서서히 날 짓누르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오직 한가지는 한 여인만을 계속 사랑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일생의 짝을 찾고 싶다. 미래의 파트너와 함께 외계로 나가 사랑과 세계평화를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에는 응모가 가능한 여성의 자격으로 미혼에다 20세는 넘어야 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외계로 나아가는 일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함께 3개월에 걸친 응모 과정에 대한 안내가 돼 있다. 오는 17일까지 신청을 받아 최종 결정은 3월 말에 내리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하드코어 록 그룹의 드러머를 맡을 정도로 그는 예술이나 예능에 관심이 많았다. 또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일도 많이 벌였다. 이달 초 자신의 트윗을 공유하는 100명을 무작위로 골라 1억엔을 나눠주겠다고 공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날 팔로우 맺고 이 트윗을 리트윗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2년 전에는 역시 억만장자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사의 달 여행 프로젝트에 민간인으로는 처음 함께 하기로 예약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자신이 여행의 대가로 지불하는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며 머스크 회장은 “많은 돈”이라고만 밝혔다. 또 머스크 회장이 10명 정도 데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8명의 예술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음악가, 화가, 무용가, 소설가, 건축가, 조각가, 패션 디자이너, 사진작가, 영화감독이었는데 이제 다른 한 명으로 삶의 동반자를 찾게 됐다. 스페이스X는 달 착륙을 시도하지는 않고 달 궤도에 들어가 달의 반대편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이른바 ‘어스 라이즈(EARTHRISE)’를 목격하게 하고 귀환할 예정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태영호 “미끼 던져본 미국, 김정은 한미가 장난 친다고 화냈을 것”

    태영호 “미끼 던져본 미국, 김정은 한미가 장난 친다고 화냈을 것”

    ‘생일 축하는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건데 왜 이렇게 화를 내지?’ 지난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통해 제재 완화를 위해 영변 등 핵시설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대화에 나서겠다고 못을 박으면서 거친 표현을 동원해 우리 정부를 맹비난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품은 의문이었을 것이다. 김 고문은 담화 후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를 우리 정부 요인이 전달한 것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을 정도로 거친 표현들을 동원하며 비난해 저간의 사정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표현을 보면 ‘설레발을 치다’,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호들갑 떨다’,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 ‘자중’ 등이다. 매주 북한 동향을 전하는 태영호(58)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13일치를 통해 “정상 외교관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될 표현들”이라며 이처럼 화를 낸 이유로 북한 지도부의 내부 동작구조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모든 기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수직으로 종속돼 있어 북미협상, 핵전략, 전략무기 개발 등과 같은 최고급 비밀은 절대로 부서끼리 공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외무성이 3층 서기실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즉시 보고해 이미 친서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인데 갑자기 우리 정부가 남북 핫라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북한에 통지하니 통일전선부로선 핵 협상과 관련한 새로운 제안이 왔을 것으로 판단하고 김 위원장에게 보고한 뒤 메시지를 전달받겠다고 승인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큰 제안’이 오는가 보다 싶어 기대가 컸을텐데 정작 통전부에서 보고한 내용을 보니 외무성이 이미 보고한 생일 축하 메시지였을 것이란 얘기다. 김 위원장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장난치고 있다고 화를 냈을 것이고, 아마도 외무성에 미국을 향해 그런 식으로 놀지 말라고 단단히 못 박으라고 했을 것이고, 한국을 향해서도 사람 깜짝 놀라게 하지 말고 가만 있으라고 엄포 좀 놓으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이에 따라 통전부가 매우 곤란하게 됐을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직능대로 일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는 말이 돈다고 전했다. 북한 외무성의 매뉴얼에 따르면 같은 나라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서울에서 온 긴급 메시지를 전달하겠으니 면담하자’고 연락이 오면 남북의 정상 통로를 이용하라고 밀어놓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으로선 미국 대통령의 긴급 메시지가 있다고 해 성급히 받아놓고 보니 이미 전달 받은 것이고, 되돌아보니 미국이 한국을 내세워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얼마나 갈망하고 있는지 속을 떠본 수작에 넘어갔다는 불쾌한 느낌에 사로잡혔을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추측했다. 결국 미국이 미끼를 던졌는데 북한이 뒤늦게 미국의 수를 알아채고 물지 않은 셈이다. 태 전 공사는 이와 관련, 영화 ‘곡성’에 나오는 황정민의 대사 ‘그 놈은 지금 낚시를 하는 거여, 뭐가 달려 나올지 몰랐겄지, 지도, 그 놈은 지금 미끼을 던져분 것이고 자네 딸내미는 미끼를 확 물어분것이여’가 연상된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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