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개정안 내용·정치권 반응/ 고비용 정치구조 타파 초점
중앙선관위가 28일 발표한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은 큰 틀에서 볼 때 선거공영제 확대와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관위측은 개정의견을 법제화할 경우 대선 때마다 후보자가 부담해야 하는 법정 선거비용은 356억원에서 171억원으로 줄어들고 선거비용 총액에서 국가가 부담하는 선거공영비율은 현행 64.3%에서 85.6%로 크게 높아져 사실상 완전공영제가 구현된다고 설명한다. 또 국고지원이 다소 늘더라도 후보자와 국가가 부담하는 선거비용 총액은 1인당 575억원에서 391억원으로 감소, 결과적으로 국민부담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 선거공영제 확대=후보자의 신문광고는 현행의 70회에서 80회로,TV와 라디오 방송광고는 각 30회에서 100회씩으로 늘리되 비용의 절반은 득표 수에 관계없이 국가가 부담하고,나머지 절반도 기탁금 반환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국가가 보전해 준다.‘합동신문광고제도’를 도입,선관위가 후보자나 정당으로부터 공약 등을 제출받아 5개 국정 분야별로 합동 광고를 게재한다.
◆ 정치·선거자금투명성 제고=대선 입후보 예정자는 선거 1년 전부터 1명의정치자금 관리인을 둬 모든 정치자금의 수입·지출을 관리하고,선거 직후선거비용과 함께 그 내역을 보고한다.정당과 국회의원은 선관위에 신고한 단일계좌를 통해서만 자금의 수입·지출을 하고,100만원 이상의 모금·기부 때는 수표를,10만원 이상의 지출 때는 수표나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정당에 연간 100만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에 대해선 인적사항과 기부일자,금액도 보고해 선관위가 5일 안에 선관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토록 한다.선관위에 선거비용 수입·지출 조사권을 부여하고,정치자금법 위반행위에대해선 재정신청권을 부여한다.
◆ 선거운동 방식 개선=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 사례인 정당연설회를 폐지하고,대통령후보와 배우자의 거리유세를 금지한다.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후보자 및 입후보 예정자 등은 민법상 친족의 경조사를 제외하곤 전보 이외에 축·부의금품을 제공할 수 없다.
◆ 고비용 정당구조 개선=상향식 공천 및 정당의 분권화가 정착될 경우 중앙당의정책,조직,홍보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 기능은 대폭 축소,국회내에 중앙당사를 두도록 한다.지구당을 폐지해 구·시·군당 체제로 전환하고,3명 이상이 대표권을 행사토록 해 사당(私黨)화를 방지한다.
◆ 예상되는 문제점과 정치권 반응=국회의원 후원회 모금한도액을 연간 1억5000만원으로 제한함에 따라 음성적 모금이 판을 치고 연설회 감소로 주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심화될 수도 있다. 여기에다 국가가 많은 경비를 부담하는 공영제로 인해 무자격 후보자의 양산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정치권은 선관위의 개정의견에 대해 환영 논평 등을 통해 원칙적인 공감의 뜻을 밝혔다. 다만 한나라당은 정치자금과 관련,“100만원 이상 기부자 신원공개 조항의 경우 정치활동을 위축시키고 야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사람에 대한 탄압 우려가 있다.”면서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