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적사항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건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명희진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유흥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마을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73
  • ‘5·31 선거’ 출마자 정보 한눈에

    ‘우리 지역 후보가 누구지?’ 인터넷 포털 및 동영상 포털들이 연이어 5·31 지방선거 후보자 정보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 포털은 다음과 엠파스, 싸이월드에 이어 NHN도 9일 서비스에 들어갔다. 동영상 포털인 판도라TV도 후보자 영상 브리핑을 진행중이다. 네이버는 중앙선관위에서 받은 ▲전국 시·도지사▲구청장, 시장, 군수▲시·도의원▲구·시·군의원 등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의 인적사항과 정견·공약, 주요 활동 내용에 대해 검색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의 검색기술을 적용해, 지방선거 특집페이지에 마련돼 있는 전국지도에서 자신의 거주지역을 선택하면, 자신이 투표할 수 있는 모든 후보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을 선택하면, 해당지역 유권자가 투표할 수 있는 서울시장후보, 서초구청장후보, 서울시의원후보, 서초구의원후보 등 모든 선거의 후보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관심 있는 후보들을 선택해 후보별 정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과 엠파스, 싸이월드 등 인터넷 포털도 5·31 지방선거 후보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동영상포털인 판도라TV도 인터넷 언론인 오마이뉴스와 함께 사이버 동영상 포털인 ‘오마이초이스 5·31후보자 영상 브리핑’을 서비스한다. 이 사이트는 판도라TV가 동영상과 브로드 캐스팅을, 오마이뉴스가 인터넷 홈페이지 공간과 기타 콘텐츠를 제공한다.후보자별로 동영상 미니홈페이지 형태의 광고를 실어 출마자는 자신의 출마 변과 정견, 정책 등을 유권자들에게 알릴 수 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1년 경과 성폭력피해 지원땐 의사소견서 의무화 논란

    여성가족부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피해시기에 상관 없이 치료비를 지원키로 했다. 올 1월1일 ‘피해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고 지침을 내렸다가 이래서는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지적<서울신문 3월6일자 보도>이 일자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의사의 소견서만을 유일한 피해사실 입증자료로 인정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원 여부를 심사하는 위원회를 꾸릴 경우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노출될 수 있고 지원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 12일 피해자는 모두 지원한다는 내용의 새 지침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여성부는 이 지침에서 피해를 본 지 1년 이상 경과한 사람들은 의사소견서를 반드시 첨부토록 했다. 지금까지는 상담소의 피해사실 확인서만 있으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성폭력상담소측은 의사 소견서가 필수서류가 되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피해 사실을 의사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도 의료비를 받기 위해서는 성폭력 경험을 얘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산부인과의 경우는 치료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해 사실을 밝히게 되겠지만 그 밖의 다른 상처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까지 의사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성폭력 피해 치료는 병원뿐 아니라 다른 치료기관(놀이치료, 심리상담 등)에서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해사실 입증 주체를 의사로 한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정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는 “도움을 받고 싶으면서도 피해 사실은 외면하고 싶어하는 성폭행 피해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잘못된 결정”이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지원을 못받는 사람을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회 등으로부터 기준 없이 지원한다는 지적이 있어 의사소견서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일단 시행해 보고 현장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면 개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개인금융정보 탈세확인때 이용”

    세무당국이 소득세나 상속ㆍ증여세 등의 탈세 혐의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인의 금융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9일 재정경제부와 국회에 따르면 지급조서를 세무당국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곧바로 시행됐다. 개정안은 지급조서의 활용 규정(제85조의 2)을 신설, 활용 용도를 상속ㆍ증여재산의 확인 및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의 확인 등 두 가지로 규정했다. 국세기본법 개정안은 금융정보를 ‘목적 외 용도’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금융실명법 규정의 예외를 마련한 것이다. 세무당국이 이자ㆍ배당소득 등의 지급조서를 통보받는 것과 이를 납세자의 탈세 확인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별도의 사안인데 이번에 조건부로 허용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앞으로 고소득·전문직 자영업자 등의 탈세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급조서는 소득을 얻는 사람의 인적사항, 소득의 종류와 금액, 지급시기 등을 적은 자료다. 금융기관과 기업이 세무당국에 제출하는 지급조서에는 이자와 배당소득, 근로ㆍ연금ㆍ기타ㆍ퇴직소득, 일정한 사업소득에 대한 수입 등이 포함된다. 앞서 올해부터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되는 고객·주주의 이자와 배당소득, 보험 차익 등도 지급조서에 기재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세청이 이자ㆍ배당소득 지급조서를 받아도 금융실명법 때문에 이 자료를 이자ㆍ배당소득세 과세자료 이외 다른 세금의 과세자료로 사용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는 상속ㆍ증여재산을 확인하거나 다른 세금을 탈세한 혐의가 짙을 경우 지급조서 자료를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실명제법의 입법취지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지급조서 활용 요건을 ‘명백한’ 경우로 제한함으로써 실제로 탈세 포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개정법안이 발의될 때에는 ‘지급조서 등 금융거래에 관한 정보’로 제출됐다가 국회 심의과정에서 ‘지급조서’로 범위가 한정된 것도 개인 금융정보 보호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측은 “과세의 실효성 확보와 금융정보 비밀 유지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개인의 금융정보를 무분별하게 쓰지 말라는 주의적 의미”라고 밝혔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8일 시험 9급공채 이것만은 주의를

    8일 시험 9급공채 이것만은 주의를

    오는 8일 9급 공무원 공채 1차시험이 치러진다. 이번 시험에는 18만여명의 응시생이 접수,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시험의 특징은 무엇보다 수험생 편의위주로 시험 관리체제가 개편됐다는 점이다. 답안지에 인적사항이 사전 인쇄되는 것은 물론, 중증 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배려도 강화됐다. 반면 부정행위 감독은 훨씬 엄격해져 사소한 실수로 시험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요망된다. 오는 8일 9급 공무원 공채 1차시험이 치러진다. 이번 시험에는 18만여명의 응시생이 접수,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시험의 특징은 무엇보다 수험생 편의위주로 시험 관리체제가 개편됐다는 점이다. 답안지에 인적사항이 사전 인쇄되는 것은 물론, 중증 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배려도 강화됐다. 반면 부정행위 감독은 훨씬 엄격해져 사소한 실수로 시험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요망된다. ●장애수험생 ‘맞춤서비스’ 제공 올해 9급 공무원 공채는 19개 직렬 2900명을 선발한다. 응시생은 모두 18만 7562명. 지난 2001년 9만 306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경쟁률도 64.7대1에 이른다. 622명을 선발하는 일반행정직은 7만 521명이 응시,11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직렬은 14명을 뽑는 교육행정직으로 5601명이 지원해 400대1에 이른다. 이번 시험은 서울·부산·광주 등 16개 시도 총 186개 시험장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시험 진행요원도 중앙인사위와 행정자치부를 비롯,34개 부처와 지자체 공무원 등 1만 6000여명이 동원돼 사상 최대 인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양적인 면에서 최대규모를 기록했지만 시험환경 등 질적인 향상도 이뤄지게 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중증장애인에 대한 배려다. 원서를 접수할 때 장애유형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 내용을 신청,‘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일례로 손 떨림이 심한 중증 장애인은 확대답안지를 제공받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휠체어를 탄 채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런 편의 제공으로 장애인 9급 응시자는 지난해 2557명에 이어 올해 3 534명으로 크게 늘었다. 모든 답안지에는 수험생의 성명과 응시번호 등 인적사항이 사전에 인쇄돼 배부된다. 이에 따라 응시생들이 인적 사항을 잘못 적어서 답안지를 교체하는 불편이 없어질 전망이다. ●부정행위 기준 한층 엄격해져 부정행위에 대한 기준도 한층 엄격해진다. 최근 토익시험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20여명이 경찰에 적발되는 등 경각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시험시간 엄수와 함께 시험이 치러지는 동안,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한다. 예년의 경우 시험종료 후 답안지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너그러운 편이었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엄격히 규제된다. 시험이 진행되는 도중에 화장실 출입 등 이탈이 금지된다. 한편 이번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는 7월21일, 면접시험은 9월8∼18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시험장에 늦게 도착하거나 부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격히 관리하겠다.”면서 “사전에 공고한 시험장소와 응시자 유의사항 등을 꼼꼼히 읽어볼 것”을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주말탐방] 영어마을

    [주말탐방] 영어마을

    오는 3일 경기도 영어마을 파주캠프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서 마침내 문을 연다. 무려 850억원을 들여 만든 영어캠프는 43개의 건물이 들어서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원어민 강사 100명과 한국인 강사 50명이 수업을 맡는다. 레스토랑, 편의점, 커피숍 등 상업시설에서도 원어민이 점원으로 일한다. 길거리에선 음악이 연주되고 연극공연이 펼쳐진다. 개장에 앞서 구리여중 2학년 200명이 지난달 20∼25일 5박6일간 시범수업에 참여했다. 영어회화학원도 다닌 적이 없는 토종 여중생 이준희(13)양의 체험일기를 통해 파주 영어마을을 미리 가봤다. ■ 구리여중2년 이준희양 체험기 ●프롤로그 첫 입소 학교로 뽑혔다. 기쁘고도 두렵다. 캠프에선 영어만 사용해야 한단다. 원어민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눌려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나.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지 반 41명 가운데 25명만 신청했다. 일단 부딪쳐 보자. #1일째:영어로만…일주일이 걱정이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캠프는 영국 궁전과 닮았다. 영화나 다른 나라로 여행온 듯싶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서니 원어민이 수첩을 주며 뭐라고 묻는다. 순간 당황했다. 어렵사리 여권이라는 걸 알았다. 여기서 일주일을 어떻게 살지 덜컥 겁부터 났다. 기숙사는 4명이 같은 방을 쓴다. 아래에 책상, 위에는 침대가 놓여 있다. 집보다 깨끗하다. 대학생이 된 기분이다. 전공과목인 과학·음악·드라마·오락 가운데 드라마를 선택했다. 우리 조는 5명, 담임은 ‘신시아’라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절대 한국어를 하지 않는다. 담임이 원어민인 조도 많다. 옷을 갈아입고 은행으로 갔다. 여권을 보여주니까 20달러를 준다.5박6일간 사용할 가짜돈이다. 이 돈으로 서점에서 교재를 샀다. 점원이 모두 원어민이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책장에 영어가 붙어 있어 어렵지 않았다. #2일째:말 안 통해 속상…집에 가고싶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손바닥만 한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것이다. 작동방법이 간편하다. 감독, 카메라감독, 배우 역할을 나눠 돌아가며 촬영한다. 나는 학생 2명이 아침에 지각해 선생님에게 꾸중듣는 내용을 담았다. 영어 대사를 쓰면 선생님이 틀린 부분을 고쳐줬다. 몇몇 친구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영어로만 말하니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단다. #3일째:단어 더듬더듬, 그런데 말이 통했다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다. 원어민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Hi’하며 인사한다. 레게머리를 한 선생님이 있는데, 만져보며 어떻게 머리를 감느냐고 물어봤다.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백인 선생님도 있다. 아프리카에는 모두 흑인만 사는 줄 알았는데. 정말 아프리카에서 왔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흑인 선생님들은 처음에 왠지 무서웠다. 그러나 이제 친근하다. 웃을 때도 귀엽고, 다정하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많이 한다. 학교에서는 틀릴까봐 가만히 있었다. 여기선 다들 어눌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긴다. 단어만 말하면 선생님이 문장으로 고쳐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도록 시킨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서로 말을 맞춰 보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4일째:게임하다 보니 문장이 술술 저녁에는 게임을 많이 한다. 의자빼기가 가장 재미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벽에 붙어 있는 정답 종이를 찾아오는 게임도 하고, 허리를 뒤로 굽혀 낮은 봉을 지나가는 림보게임도 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알파벳으로 단어를 만들고, 영어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는 골든벨도 했다. 게임하며 반복해 듣는 문장들은 자연스레 외우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는 수업을 했다. 첫날 받은 돈으로 계산했다. 웨이터가 주문이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친구들이 팁을 줘야 한다고 알려줘서 1달러를 줬다. 아침에는 빵과 주스, 점심에는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 저녁에는 한식이 나온다. 뷔페식이라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양음식이 맛있더니 점점 저녁이 기다려진다. 엄마가 해주던 반찬이 정말 그립다. #5일째:영어 수다가 자연스러워졌다 친구랑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늦잠을 잤다. 매일 오후 유니세프 회관에서 만들던 비누를 오늘 마무리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비누를 녹인 뒤에 향과 색깔을 첨가하고 별, 장미 등 예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포장한 뒤 만드는 방법 등을 영어로 적었다. #6일째:영어도 한국어 같은 그냥 말이다 선생님과 정이 들어서 헤어질 때 많이 울었다. 선생님이 안아주며 잘 가라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데 나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일주일이 정말 빨리 갔다. 여름방학 캠프가 2주일에 60만원이라는데 친구들끼리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영어가 한국어처럼 그냥 말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더 이상 겁나지 않는다. ●에필로그 이제 영어시간에 시계를 보지 않는다. 더이상 지루하지 않다. 선생님이 단어나 문장을 설명하면 입으로 따라해 본다. 눈으로, 머리로 알아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 문법이 틀려도 괜찮다. 자신감이 생겼다. 열심히 영어를 익혀서 엄마랑 꼭 해외여행을 떠날 거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준희양은 - 성적 중상위권 영어 안 좋아해 이준희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그러나 영어회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한 적은 없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눈 경험은 인사동에서 우연히 길을 알려준 것뿐이다. 성적은 중상위권이지만, 영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입소 첫날 이양은 다소 의기소침했단다. 쏟아지는 영어에 당황한 것. 묻는 말에 간신히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달라졌다. 수업시간 발표가 많아지고, 게임할 때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서울·경기 프로그램 차이 서울시와 경기도가 영어마을을 나란히 열었다. 서울시는 3월27일 강북구 수유동에, 경기도는 3일 파주시 탄현면에 개원한다.2004년에 시작한 송파구 풍납동 풍납캠프와 안산시 대부도 안산캠프까지 합치면 서울 주변에 영어마을이 4곳으로 늘었다. 영어마을의 특장점을 알아본다. 파주캠프가 건평 1만 1058평으로 최대 규모다. 교육생 550명을 한번에 수용한다. 시설은 놀이동산과 닮았다. 놀이기구 대신에 수영장, 축구장, 도서관, 공연장, 미술관, 경찰서, 우체국, 서점 등이 있다.43개 건물이 모두 따로 세워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평 4397평인 안산캠프는 파주캠프가 완공될 때까지 영어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강사 57명, 교육생 200명이 수업한다. 반응이 좋아 캠프운영은 계속된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 양평군 용문면에 300명을 수용할 양평캠프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 수유캠프는 3760평, 풍납캠프는 3868평이다. 규모가 적어 공공·상업시설은 가상공간이다. 방을 호텔, 은행, 방송국, 우체국, 비행기로 꾸며 돌아다니며 체험하도록 했다. 수유캠프는 기숙사를 완공하지 못해 6월까지 통학해야 한다. 서울 영어마을은 위탁운영 체제다. 풍납캠프는 헤럴드미디어가, 수유캠프는 YBM에듀케이션이 맡고 있다. 경기 영어마을은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원이 운영한다. 그래서인지 참가비가 다소 싸다.5박6일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은 16만원, 경기도는 8만원이다. 특히 경기 영어마을은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 도민은 3만원, 타 시·도민은 6만원으로 차등을 둔다. 캠프마다, 프로그램마다 참가대상이 다르다. 서울은 초등 5∼6년생이 대상인 반면 경기도는 중학 2년생이다. 자연히 수업방식도 달라진다. 중학생을 가르치는 경기도는 드라마, 음악, 오락, 과학 등 4가지 전공 중 한 가지를 골라 가르친다. 초등생이 대상인 서울은 상황별 체험학습 위주다. 서울, 경기 모두 평일에는 지자체에 속한 학교별로 단체를 받는다. 개인별 입소는 방학이나 주말만 가능하다. 주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풍납캠프는 초등 3년∼중학 1년생, 수유캠프는 초등 5년∼중학 2년생이 대상이다. 반면 파주캠프는 초등 3∼6년생으로 제한했다. 가족 프로그램은 수유와 안산에서 진행한다. 등록은 선착순이다. 수유·안산·파주의 일일체험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파주캠프는 어린이 체험관에서 힙합댄스, 동화책 만들기를 진행한다. 어린이 영어 뮤지컬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성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경기도내 중등영어교사에게 4주간 영어 재교육을 무료로 해준다. 군 장병들도 1년에 두차례씩 중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입소한다. 선발은 국방부가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원어민 강사는 원어민 강사는 300여명에 달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대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등 6개국 출신이다. 실력이 뛰어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도 뽑았다. 한국인 입양아도 포함돼 있다. 수유캠프는 원어민 35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16명만 확보했다.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초등학생과 활발하게 움직이며 영어를 가르쳐야 하기에 나이 제한을 둔단다. 교사 2명이 학생 15명을 맡는데, 원어민과 내국인 각 한 명을 원칙으로 한다. 파주캠프는 원어민 강사 80명을 선발했다. 영어마을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강사(교사 포함)경력과 국제영어교사 자격인증서(TESOL)를 가진 원어민을 뽑으려고 인사팀이 일부 국가에는 직접 찾아가 면접했다. 풍납캠프는 원어민 35명, 안산캠프는 원어민 31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적사항이 홈페이지에 자세히 적혀 있다. 월급은 원어민의 경력에 따라 220만∼320만원이나 수당 등을 합치면 연봉 평균 4600만원 수준. 모두 캠프 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계약은 1년마다 평가를 통해 갱신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입시업체 설명회서 10만원 돈봉투 받은 교사 160여명 수사

    대학입시 전문업체가 공개 입시설명회에서 고교 진학담당 교사 160여명에게 금품을 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교육당국은 이 교사들의 혐의가 확정되면 파면 등 징계할 방침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유웨이중앙교육이 이달 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07년도 진학지도 협의회’를 열면서 160여명의 참석교사들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유웨이중앙교육측은 이 행사에서 교사들에게 진학 설명자료집과 회사 홍보물,10만원이 든 서류봉투를 나눠주며 5만 4000원짜리 고급요리도 제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교육부에 서울시내 210개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의 인적사항과 사진자료를 요청해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와 비교 조사를 해 관련 교사들을 찾아낼 예정이다.경찰은 교사들이 돈을 받은 것이 확인되면 공립학교 교사는 뇌물수수, 사립학교 교사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명이 2∼3개의 봉투를 가져간 경우도 있어 CCTV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웨이중앙교육측은 “멀리서 온 교사들에게 교통비조로 제공한 것이지 결코 대가성을 띤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중앙교육진흥연구소에서 2002년 분사해 학습지 및 모의고사 사업을 펼쳐 왔으며 지난해 6월 입시지원 접수 대행업체인 유웨이와 합병한 뒤 이날 첫 입시 설명회를 열었다. 한편 교육당국은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관련 교사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의도적인지,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일단 돈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공무원으로서, 교사로서 행동강령에 위배되기 때문에 관련 교사들에게는 견책이나 경고부터 최대 해임이나 파면까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혼혈 가수 지망생 에스텔 ‘눈물과 행복 얘기’

    혼혈 가수 지망생 에스텔 ‘눈물과 행복 얘기’

    가수 지망생인 에스텔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주목을 받는다. 힘있는 가창력이 주위에 사람을 부르고, 남들과 다른 피부색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에스텔은 미국인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저는 제가 자랑스러워요. 튀는 외모가 불편할 때도 있지만, 이제는 내가 예뻐서 그러는 거라고 좋은 쪽으로 생각해요.” 22살 그녀는 개구쟁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노래는 나의 힘” 에스텔은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매일같이 노래 연습을 하고 저녁이면 무대에 선다. 벌써 5년째다. 전국 대회에서 상을 탄 계기로 이곳 음반사에 픽업이 됐다. 사실 그녀는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력있는 유망주로 입소문이 파다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무 준비없이 나간 청소년가요제에서 대상을 탔고 이어 박달가요제, 현인가요제에서 대상을 휩쓸었다. 모 방송사가 주최한 대한민국 노래왕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제법 얼굴도 알려졌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끼가 있다는 건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노래를 부르면 절 멀리했던 사람들도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에스텔은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의 민망함을 기억해 냈다.“파주에서 초·중·고를 모두 마쳤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워낙 작은 학교라 한 학년에 한 반씩밖에 없었어요. 동네 친구들이 9년 동안 같은 반이었기 때문에 내가 혼혈인이라 특별할 일이 전혀 없었죠. 그런데 고등학교는 다르더라고요.” 입학 첫날부터 부담스러운 시선이 쏟아졌다.“쟤 좀 봐, 쟤 좀 봐…수군대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학교 가기도 싫고 적응도 못했죠. 그러다가 수련회를 가게 됐는데 반 장기자랑 시간에 갑자기 노래를 시키더라고요. 노래를 부르니까 환호가 쏟아졌고 친구들도 주위에 몰려들었어요. 그때부터 그 친구들이 제 편이 돼줬죠.” 지금도 마찬가지다.“클럽에 가면 가끔 알아보는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을 해놓으면 먼저 연락해서 모임에 나오라고 챙겨 주시죠.” 이렇게 노래는 그녀의 힘이자 경쟁력이다. ●이유없는 적대감으로 맘고생 하지만 당당한 그녀도 여전히 낯선 곳에 혼자 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2002년 전국을 촛불로 물들였던 ‘효순이·미선이 사건’은 그녀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에스텔의 어머니 배민희(48)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부들부들 떨린다고 했다.“저녁에 애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말을 못하고 울기만 하더라고요. 가슴이 철렁했죠.” 일산 카페에서 공연을 마치고 파주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에스텔은 생각지도 못한 봉변을 당했다. 술에 취한 남자 세 명이 여고생이던 에스텔에게 “양키X”,“미국X”이라고 욕을 퍼부으며 몰아세운 것. 다행히 근처에 있던 미군들이 에스텔을 빼내 줘 화장실로 몸을 숨길 수 있었지만 악몽과 같은 시간이었다. 배씨는 “역으로 당장 달려 나갔는데 겁에 질린 에스텔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던지….” 그 일 이후 에스텔을 혼자 내보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혼자 나가게 되면 10분에 한 번씩 전화해서 챙기는 염려도 그때부터 시작됐다.“지금도 뉴스를 보다가 미국과 한국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가슴이 철렁철렁해요. 에스텔이 또 해코지를 당할까….” 배씨는 가슴을 쳤다. ●“나도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 편견 어린 시선도 그들을 힘들게 한다.“저는 어딜 가면 꼭 말해요. 난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어머니 배씨는 “왜 흑인 혼혈이라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근데 제가 영어를 잘해서 미군 부대에서 일을 했고, 거기서 에스텔 아빠를 만나 양가 부모님 축복 속에서 결혼하고 에스텔을 낳았습니다. 에스텔이란 이름도 친할머니 이름을 물려받은 거예요.”라며 힘을 줘 말했다. 그리고 “혼혈이든 아니든, 사정이 어떻게 됐든 사랑없이 태어나는 생명이 있겠어요? 다 자기 자식같이 생각하면 될 것을….”이라고 한숨 쉬듯 말했다. 에스텔은 혼혈인이라서 겪는 에피소드가 많다. 공연할 때 ‘양키’라고 손가락질하는 손님도 있었고, 길을 지날 때 외국인인 줄 알고 한국말로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영어로 말을 걸어 오는 사람도 있다.“한번은 남학생들이 “와∼가슴 빵빵하다.”그러면서 지나가길래 “그래, 나 한빵빵해.”라고 말해줬죠.” 그 짓궂던 남학생들은 그녀의 한국말에 기겁을 했다고. 에스텔은 “이제 그런 시선들은 괜찮아요. 장난으로 가볍게 넘길 정도로 당당해졌죠. 하지만 제일 싫은 건 혼혈인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에요. 다들 형편껏 열심히 살아간다고요.”라며 편견없는 시선을 주문했다.“저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그녀는 자랑스럽게 말하며 오늘도 무대에 올랐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정부 “나 몰라라” 국제결혼의 증가로 국내 혼혈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혼혈인구 통계는 물론 기본적인 실태 조사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수만명의 혼혈인이 정부로부터 소외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혼혈인을 관리하는 정부 부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우리 사회 각계 소외계층의 복지를 책임지는 보건복지부도 유독 혼혈인은 별도로 담당하지 않고 있다. 담당부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복지부 관계자는 “소외계층이라고 보면 복지부 담당이 맞지만”이라며 난감해했다. 기초생활보장팀에서 혼혈 여부에 관계없이 저소득층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최근 다문화 교육확대의 일환으로 혼혈인, 외국근로자, 이주민 자녀 등의 교육 실태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혼혈인에 대한 정책이나 실태 조사 결과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무는 법무부와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 소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무부측에 문의해 본 결과 “외국인들끼리 결혼한 경우는 법무부에서 담당하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혼혈인은 법무부 소관이 아니다. 주민등록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에서 맡고 있지 않겠느냐.”는 답변만을 들었다. 행자부 역시 “주민등록 통계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혼혈인을 따로 구분한 자료는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에서도 “이제 관련 자료를 모으는 단계인데 주무 부처조차 알 수 없고, 실태조사도 나와 있는 게 없어서 솔직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통계청은 혼혈인구를 파악하고 있을까. 통계청 관계자는 “혼혈인구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인구통계는 호적법에 따른 출생신고를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이 출생신고 서식상에 부모의 국적을 표기하는 난이 없어 혼혈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혼혈 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호적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신고서식을 바꿔야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결혼도 늘고 있고 혼혈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혼혈 인구를 통계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신고인들이 이같은 인적사항을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혈인 지원단체인 펄벅재단측은 “재단에 가입돼 있는 혼혈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는 하지만 워낙 조사 대상자가 적다 보니 대표성도 없고, 현재로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우리도 된장 즐기는 당당한 한국인” 요즘 혼혈인들이 TV에 많이 등장하죠? 다니엘 헤니와 하인스 워드가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외에도 혼혈인 가수나 연기자들이 참 많아져 혼혈인을 자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그들과 같은 ‘혼혈인’입니다. 저는 1982년 의정부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우량아 대회에 나갈 만큼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박은희고요. 대한민국의 한 여성이자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땅에서 살아가기엔 혼혈인이라는 이름표가 한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거죠. 너무나 특별해서 우리 혼혈인들은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는 지경입니다. 무슨 죄인도 아닌데 말이죠. 가끔은 “내가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혼혈인으로 태어났어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초등학교 시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행복하기만 했었고, 동네 꼬마들에게도 놀림 한번 받지 않고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게 됐습니다.‘미국 사람∼’,‘깜씨’라는 놀림을 받고, 놀린 친구를 코피 터지게 때려주기도 하면서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내심 아무렇지 않은 척 친구들과 잘 지냈지만 가슴 한쪽이 쓰렸으니까요. 그런데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혼혈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요즘도 상처를 받습니다. 최근 들어 혼혈인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고 있지만, 하나같이 60∼70년대 어려웠던 모습들만 부각시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봐온 암울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이 재탕되는 느낌입니다. 그런 시선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혼혈인들에게 아픔입니다. “혼혈 어린이가 짝꿍이 되면 속마음이 어떨까요?” “짜증날 것 같아요.”,“뭐가 묻을 것 같아요.”,“왕따랑은 앉기 싫어요.” 생각없는 질문과 철없는 아이들의 답변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기도 합니다. 우리 혼혈인들은 정말 낯이 뜨겁습니다. 보는 사람들도 “불쌍하다.”며 우릴 다시 봅니다. 언론에서 무조건 혼혈인을 ‘불쌍한 사람’으로만 비추는 게 큰 불만입니다. 그런 동정은 사절입니다. 언제까지 동정심이라는 또 하나의 편견으로 혼혈인을 대할 건가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혼혈인의 모습, 비참한 혼혈인의 삶만 비출 것이 아니라 현재 열심히 사회에서 제 몫을 해내거나 성공한 혼혈인들의 당당한 삶도 함께 조명해야 합니다. 그런 다양한 시선이 혼혈인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감이나 동점심 따위를 씻어내지 않을까요? 전 활달하고 개방적이어서 지금도 친구가 많습니다. 무시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격 좋고 착하게만 지낸 것 같습니다. 또 남에게 깔보이지 않도록 무엇이든 열심히 했습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초, 중, 고 정규과정을 마치고 전문대학을 졸업해 지금은 주식전문 애널리스트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일에 만족감을 느끼고, 이젠 남의 시선도 즐길 정도로 당당히 살고 있습니다. 물론 힘든 혼혈인도 있겠지만 당차게 살아가는 혼혈인도 정말 많습니다. 제가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혼혈인 카페(cafe.daum.net/naya123)만 방문해도 젊은 혼혈인들의 힘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 혼혈인들도 똑같이 한국에서 태어나 김치에 열광하고 된장과 고추장을 즐기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우리 세대부터는 부디 혼혈인에 대한 어두운 편견들이 없어지고 거리감도 좁혀졌으면 합니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기간제교사 울리는 사기 기승

    부산에 사는 기간제 교사 A(26)씨는 지난달 23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A씨의 인적사항을 꿰뚫고 있는 그는 자기를 과거 은사라고 소개했고 A씨는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선생님 이름을 기억해 냈다.은사라는 사람은 A씨에게 국공립 학교 정교사 자리를 알아봐 준다며 ‘로비자금’으로 1500만원을 요구했다.A씨는 돈을 갖고 약속된 장소로 나갔다. 그 자리에는 ‘인사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대신 나와 돈을 챙겼다. 사기였다. 충청지역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는 B(26)씨도 지난해 말 비슷한 경험을 했다. 대학 은사를 사칭한 사람이 학교로 전화를 걸어 국공립 교사 자리를 알아봐 주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솔깃했지만 수상한 기분이 들어 돈을 건네지 않아 화를 면했다. 또다른 기간제 교사 C(29·경북 경주)씨도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와 상의하던 중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사기당해도 쉽게 말못하는 교사의 특성 악용 기간제 교사를 상대로 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교사 자리를 미끼로 돈을 가로챈다.A씨는 “돈으로 선생님 자리를 사려고 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기간제 교사들은 정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서 “몇년째 기간제 교사를 벗어날 수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교사라는 신분 때문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당할 뻔하더라도 신고하거나 주위에 알리지도 못한다.A씨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기간제 교사조차도 하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자칫 동료교사나 학생들에게 웃음거리가 될까봐 어디가서 말도 못한다.”고 한숨 지었다. 기간제 교사들은 취업을 미끼로 한 고액사기뿐만 아니라 10만원 안팎의 소액 사기에도 쉽게 노출된다. 근무한 적이 있는 학교 직원을 사칭해 ‘지난해 세금 계산을 잘못해 얼마를 더 내야 한다.’라는 식으로 돈을 보내게 하는 경우가 많다.●무심코 인터넷에 올린 신상정보가 범행에 이용 기간제 교사가 쉽게 사기 대상이 되는 데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한몫을 한다.접근하는 사람 대부분이 출신학교, 전공, 기간제 교사 경력 등을 상세히 알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이력서를 갖고 있다며 연락하기도 한다. 시·도 교육청의 인터넷 구직란에서는 쉽게 남이 올린 개인정보를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구직란에 글을 올린 적이 없는 이들에게도 접근하는 것으로 미뤄 어디선가 정보가 새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서울의 한 기간제 교사는 “사기뿐만 아니라 각종 영업사원들이 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터넷에서든, 교육청 내부에서든 정보가 새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다음카페 ‘전국기간제모임(cafe.daum.net/giganjedamoim)’의 한 운영자는 “기간제 교사는 개인 정보가 여기저기 노출돼 있고 비교적 순진한 교사의 약점을 이용해 사기 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모르는 사람이 접근하는 경우는 주의하고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재테크 칼럼] “철회·항변권 제대로 활용을”

    [재테크 칼럼] “철회·항변권 제대로 활용을”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회비는 일절 환불되지 않는다.’는 한 스포츠센터의 체육관 규칙에 대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판단하고, 사업자에게 이를 수정 또는 삭제토록 했다. 소비자는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다양한 거래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현명한 소비자는 우선 거래계약서(약관 포함)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서를 작성할때 판매자의 인적사항(업체명, 사업자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이 누락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 거래내용 및 계약해지 조건과 위약금, 계약해지시 이미 받은 판촉물 등에 대한 반환 조건, 당사자의 책임 등 약관의 내용도 꼭 확인해 둔다. 둘째, 계약기간 및 할부금 납부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계약서를 보관한다. 계약서는 소비자가 피해를 구제받거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유일한 증거다. 인터넷을 통해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면 계약서 및 이용료에 대한 상품·서비스 내용을 다운받아 두어야 한다. 사업자의 부도나 폐업으로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우선 소비자가 구입한 물품의 가격이 10만원(신용카드 결제시 20만원) 이상이고, 할부거래법에 적용받는 할부거래라면 철회권 또는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는 사업자(매도인)에게 나머지 할부금의 지급거절 의사를 통지한 후 제공받은 동산이나 용역을 반환함으로써 나머지 할부금에 대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한편, 소비자가 대금을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했다면 항변권 행사 이후에도 신용카드 할부금은 계속해서 청구될 것이므로 신용카드사에 대해서도 나머지 대금에 대한 지급거절 의사표시를 추가로 해야 한다. 카드사에 대한 항변권 행사는 신용카드 가맹점에 항변권을 행사한 내용 증명 사본을 첨부해 신용카드사에 제출한다. 이럴 경우 신용카드 회원인 소비자는 이중적인 피해보상 장치를 확보할 수 있어 현금 거래보다 더 안전하다. 소비자의 사정으로 계약이 무효·취소 또는 해제됐다면 소비자는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약관규제에 관한 법률’은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법률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해지권을 배제하거나 행사를 제한하는 경우 및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한 고객의 원상회복 의무를 상당한 이유 없이 과중하게 부담시키거나 원상회복 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을 무효로 하고 있다. 또 소비자보호법 및 소비자피해보상 규정은 품목별로 소비자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다. 소비자의 민원이 상당히 예상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약관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이를 근거로 항변권을 행사하거나 피해보상 규정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오현택 비씨카드 영등포지점장
  • 열린우리당 유령당원 50명 확인

    열린우리당의 서울 관악구 ‘유령당원 가입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이 압수한 당원 명단을 토대로 방문조사를 실시, 피해자 50명을 찾아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31일 “압수한 명단을 토대로 2주 동안 156명에 대한 방문조사를 마무리했다.”면서 “사망한 2명을 제외한 154명 가운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좌에서 당비가 빠져나간 피해자는 50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50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권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자 50명의 추천인 4명을 1일부터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추천인은 입당원서를 당사에 직접 제출하는 사람으로, 열린우리당은 처음에 경찰에 수사 요청을 하면서 5명의 추천인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들을 2∼3차례에 걸쳐 조사할 계획이며, 다음주쯤 되면 피해자들의 인적사항 유출 경로 등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美쇠고기 수입재개’ 앞둔 전남 함평 우시장을 가다

    ‘美쇠고기 수입재개’ 앞둔 전남 함평 우시장을 가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산지 소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우 입식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으로 사육농가들이 설을 앞두고 홍수 출하하기 때문이다.23일 경남과 전남에 따르면 지난 20일 거래된 국내 소값은 500㎏짜리 수놈이 마리당 341만 8000원. 이는 농협이 전국 우시장의 당일 반입량과 거래량, 거래가격 등을 종합해 산출한 평균가격이다. 이는 한 달 전 381만 7000원에 비해 39만 9000원이 내린 것이며, 특히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0월10일 거래된 458만 1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16만 3000원이나 폭락한 것이다. 송아지 가격은 수놈이 206만 2000원, 암놈 255만 2000원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수놈이 46만 4000원, 암놈은 97만 5000원이나 떨어졌다. 지난해 말 현재 한우 사육두수는 181만 9000마리로 2004년 같은 시기 166만 5000마리에 비해 15만 4000마리나 늘었다. 설을 앞둔 22일 전남 함평 우시장을 찾아 소값 실태를 짚어 봤다. ●불안한 새벽 이날 새벽 4시 함평천 옆 우시장. 어둠 속에서 대여섯 마리씩 소를 실은 중·소형 트럭들이 속속 들어왔다. 모닥불 앞에 모여든 농민 칠팔명이 “소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일부는 정부의 한우 안정화 대책 발표가 소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한 농민은 “소값이라도 좋아야 농촌에 살 텐데…”라며 연신 담배를 피워 물었다.30분도 못돼 500여평 시장이 소를 실은 차들로 메워지고, 이윽고 아침 6시. 우시장 정문이 열리고 전깃불이 들어오면서 장이 열렸다. 함평과 인근 무안·나주·영광, 목포·장흥·강진, 심지어 전북·충청도에서 온 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어미소 100여마리, 송아지 200여마리에 달했다. 마침 도축장이 쉬는 일요일이 낀 장날이라 앞선 장보다 소들이 20%가량 줄었다.40∼60대의 농민 500여명으로 시장은 북적거렸지만 소값 하락으로 활기를 잃은 느낌이었다. 소값이 좋을 때는 채 30분도 안돼 파장이지만 이달 들어서는 1시간을 넘기고도 거래량이 줄었다. ●팔고 보자 노란 점퍼를 입은 함평축협 소속 중개인 12명이 흥정을 부치면서 장내가 시끌벅적해졌다. “형님,(㎏에)8700(원)은 안돼.8600으로 해.” “아 이 사람아, 소를 봐라. 그 이하로는 절대 안돼.” 60대 할아버지와 중개인이 자리를 옮겨가며 10분 이상 실랑이를 벌였다. 소 주인은 들은 체도 않고, 살 사람이 소에 욕심을 보이자 중개인은 더 안달이 났다. 결국 8765(원)에 경락됐다. 소 주인은 “내가 양보했제.”라면서도 돌아서서는 아주 흡족한 표정이었다. 중개인이 매도·매수인의 인적사항을 적은 경락조서를 적어 소를 산 사람에게 건네고 매입자는 수수료 1만원을 중개인에게 건넨다. 소를 사고 판 사람은 시장 정문에 있는 자동저울대로 가서 소의 무게를 달고 449만원(8765원×513㎏)을 계산했다. 최고가이던 지난해 10월 이 정도 소라면 513만원은 너끈히 받아냈다. 바로 옆 조금 말라 보이는 암소는 서너 차례 흥정 끝에 (㎏에)7500원에 임자를 만났다.512㎏이나 나갔지만 ‘육질이 안 좋다.’는 감정 탓인지 주인은 손에 384만원을 쥐었다. 뒷줄에는 2개월 된 송아지와 어미소를 함께 팔러 나온 70대 할아버지가 두 마리에 650만원을 자신있게 불렀다.“지금이 어느 땐데…” 하면서 주위에서는 600만원도 비싸다고 고개를 돌렸다. 중개인 정영배(54·무안군)씨는 고급육 소는 척 보면 알 수 있다고.“고급육은 엉덩이 쪽이 토실하고 어깨 쪽이 벌어져야 하며, 무엇보다 털이 거칠어야 한다.”고 품평했다. 털이 몽글몽글하면 기름기가 전신에 올랐다는 확실한 증거란다. 이날 암소는 ㎏당 9300원에서 7500원, 수소는 6400원에서 6000원선이었다. 한 달 전에 비해 암소는 ㎏당 500원 안팎, 수소는 1000원 이상 각각 떨어졌다. ●송아지값은 개값 이날 장에는 생후 3∼5개월짜리 송아지가 대부분이었다. 값이 폭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입식농가는 없고 팔려는 매물이 많아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김창환(45·전남 무안)씨는 “한때 송아지 밴 암소는 부르는 게 값이었는데 지금은 송아지를 밴 소는 안 팔리기 때문에 살찐 육우라고 속여서 파는 실정”이라며 한숨지었다. 1년생 암송아지는 한 달 전 400만원에서 320만원, 수송아지는 260만원에서 230만원선으로 떨어져 거래됐다. 생후 4∼5개월짜리는 암송아지가 210만원, 수송아지가 160만∼170만원이었으나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우 40여마리를 키우는 주정식(42·영광군 군남면)씨는 “그동안 송아지 1마리를 사서 1년반 동안 키우면 새끼를 배기 때문에 1500평 벼농사보다 나았다.”며 “그러나 송아지값이 지난해 10월보다 100만원 이상 떨어져 생산비(187만원)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팔러 나온 수송아지가 155만원에 호가되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소를 사러온 40대 남자는 “소를 팔지 않고 다시 데려가면 운송비는 물론 소가 스트레스로 사료를 먹지 않아 몸무게가 주는 등 이래저래 손해라는 사실을 주인들도 잘 안다.”고 했다. 그래서 파장때 좋은 소를 싸게 사려는 ‘꾼’들도 적잖다고 귀띔했다. ●한우의 경쟁력 함평축협 임근문(48) 대리는 “소 파동이 일던 지난 1998년에 국내 한우는 180만마리였는데 최근 이를 넘어 위험수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우 고급육 시장이 형성돼 고급육을 생산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주에서 온 강대권(55·무안군 노안면)씨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와 생산이력제를 철저히 시행하면 한우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주위에서는 “지금은 농가들이 소를 한두 마리 키우는 게 아니라 수십 마리씩 기르기 때문에 단기간의 소값변동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폭락을 우려했다. 더욱 2∼3년 뒤 소값을 가늠케 하는 임신가능 암소가 지난해 9월말 전국 76만여마리로 2년 전 62만마리에 비해 급증한 점도 시장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창원 이정규·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조폭들 장례식장 습격

    부산 장례식장에서 영화 ‘친구’를 방불케 하는 조직폭력배들의 집단 난입 사건이 벌어져 상주와 문상객들이 30여분간 공포에 떨었다. 20일 오전 7시 10분쯤 부산 금정구 청룡동 영락공원 장례식장 2층 양모(26)씨 빈소에 짧은 스포츠머리에 검은색 양복을 입은 20대 청년 30여명이 야구방망이와 흉기 등을 들고 난입, 장례준비를 하던 유모(34)씨 등 3명에게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났다. 이들은 같은 편을 구분하기 위해 어깨에 노란 완장을 착용했으며, 장례식장에서 문상객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양씨의 영정 등 기물을 마구 부수는 등 30여분간 난동을 벌였다. 경찰은 사건직후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전담수사반을 편성하는 한편 사건현장의 폐쇄회로(CC)TV 녹화내용을 분석, 범인 중 10여명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검거에 나섰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부자 ‘보험 편법상속’ 어려워진다

    올해부터 개인이 받는 모든 이자·배당수입 등 금융소득이 국세청에 보고된다.이에 따라 부자들이 장기보험 등을 이용해 자녀에게 편법으로 상속하는 것도 어려워지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올해부터 금융기관과 기업이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되는 고객·주주의 이자와 배당소득, 보험 차익 등을 기록한 ‘지급조서’를 해마다 국세청에 내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은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배당금 가운데 분리과세 대상에 대해서는 원천징수를 한 뒤 원천징수분 총액만 국세청에 제출했다.비과세 대상은 아예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다.1년 이상 장기보유한 주식의 배당소득도 3억원 이하는 세무당국에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별로 이자와 배당을 얼마나 지급했는지 금액과 인적사항 등을 자세히 기록한 지급조서가 제출됨으로써 세무당국이 개인의 금융소득을 손금 들여다보듯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10년 이상 장기저축성보험의 차익도 국세청 보고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자녀나 타인의 명의로 보험을 들고 거액을 적립해주는 편법 상속·증여도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상속·증여세법을 통해 이같은 편법 행위를 막아 왔지만 앞으로는 좀더 철저하게 편법 행위를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길섶에서] 새해 첫날 생긴 일/육철수 논설위원

    전화통화 때는 표정과 감정을 온전히 목소리에만 실어 전하기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그래서 조심한다고 해왔는데, 새해 첫 출근날 그만 나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오발탄’을 쏘고 말았다. 그것도 목소리가 상냥하기 그지없는 은행 여직원한테…. 회의준비로 한창 바쁜 시간에 은행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카드발급과 관련해서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거였다. 주민번호·주소까지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면서 어디 다른 데 또 연결해서 직접 번호버튼을 누르란다. 시간을 뺏기는 것 같아 순간적으로 신경질을 부렸다.“바빠 죽겠는데, 왜 그리 복잡합니까?” 저쪽에서 약간 당황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 전화를 끊고 나니 여간 후회스러운 게 아니었다.1초만 참을 걸…. 정초부터 못된 고객에게 날벼락을 맞은 그 직원은 얼마나 기분상했을까. 온종일 마음이 편치 않아 ‘요로’를 통해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사과하고 싶으니 그 여직원을 꼭 좀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이튿날 오후,K라고 이름을 밝힌 여직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한사코 괜찮다는 그녀의 목소리는 어제보다 더 예쁘다. 백배사죄하고 나니 체증이 쑥 빠져나갔다. 남에게 기쁨만 주겠다고 다시 굳게 마음을 잡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매수·매도·중개업자 미신고땐 취득세 3배이하 과태료 물어야

    내년 1월1일부터 부동산 매매 계약 체결 이후 3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부동산 실거래가격 신고제가 시행된다. 허위로 신고하거나 30일을 넘겨 신고하면 취득세의 3배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신고 대상은.-모든 토지와 건축물이다. 분양권 매매·증여, 교환, 판결, 신탁·해지는 제외되지만 검인신고는 해야 한다.▶신고 방법은.-인터넷이나 지자체를 방문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한다면 시·군·구청 홈페이지에서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에 접속한다. 접속하려면 실명인증과 공인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공인인증은 인터넷 뱅킹을 사용할 때 받은 인증을 쓰면 된다. 중개업소에서 거래하면 중개업자가 대신 신고해준다. 인증을 받은 후 부동산거래계약신고서에 매도자·매수자 인적사항, 거래대상 물건의 면적·용도, 실제거래가 등을 기재하고 전자인증서에 서명한다. 관할관청은 정부가 데이터베이스화한 기준가를 통해 신고가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적정’ ‘부적정’ ‘판정보류’ ‘판정불가’ 등으로 나눠 국세청과 지자체에 통보한다.▶올해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에 잔금을 지급해도 신고해야 하나.-아니다. 내년 1월1일 제도 시행후 최초로 거래계약서를 작성한 때부터 적용된다. 신고후 계약이 취소되면 신고서에 서명 또는 날인한 후 시·군·구청에 낸다.▶대리 신고도 되나.-방문신고의 경우 거래당사자 중 한 사람의 위임을 받은 사람이 대리 신고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과 대리권 증명 서류 및 거래당사자의 인감증명서가 필요하다. 중개업자의 경우 자신의 공인중개소에 소속된 다른 공인중개사에게 대리 신고를 시킬 수 있다.▶종전처럼 검인신고를 해야 하나.-신고필증을 받았다면 검인은 필요없다. 외국인 거래도 신고 대상이다.▶신고하지 않을 때 벌칙은.-매도자ㆍ매수자 및 중개업자는 취득세 3배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거래 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 신고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허위 내용을 신고하도록 요구했다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중개업자가 거래계약서를 허위 기재하거나 이중계약서 등을 작성했다면 중개업 등록취소 또는 6개월 이내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는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04논문 난자제공자 DNA검사

    황우석 교수의 논문 검증과 관련해 지난 24일 귀국해 서울대 조사위의 면담조사를 받은 김선종 미국 피츠버그 의대 연구원이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와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로부터 3만달러를 건네받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돈은 김 연구원의 치료비와 귀국비용 명목으로 전해졌으며, 윤 교수가 지난달 2만달러를 건넨 뒤 안 교수가 지난 1일 미국을 방문해 1만달러를 추가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조사위측은 “김 연구원이 자기 아버지가 3만달러를 받았고, 이 돈을 반납하고 싶다고 해 조사위에서 보관 중”이라면서 “돈의 출처와 제공목적 등은 추후 검찰에서 수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명훈 서울대병원 기조실장은 이날 “안 교수가 황 교수팀에서 논문 조작에 관여된 만큼 모든 조치를 달게 받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 조사위는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게재 논문의 진위 확인을 위해 추가로 DNA 분석을 의뢰했다. 조사위는 27일 “2004년 논문에서 체세포와 난자를 제공한 사람의 혈액샘플 등 보충시료에 대해 추가 DNA 분석을 외부기관에 의뢰했다. 정확하고 신중한 분석을 위해 시료분석 의뢰를 더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조사위는 추가 분석을 위해 정부 당국의 협조를 얻어 세포 제공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DNA 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에 대한 DNA 분석결과가 서로 일치하지 않아 조사위가 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추가 의뢰를 하고, 최종결과 발표를 연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최초의 체세포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로 주목받은 황 교수의 2004년 논문은 미즈메디병원의 체외수정 줄기세포와 현미경 세포 사진이 똑같고,DNA 지문 그래프 모양에도 조작된 흔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줄기세포’진실게임’] 황우석교수 일문일답

    [줄기세포’진실게임’] 황우석교수 일문일답

    황우석 교수는 16일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섀튼 박사를 비롯해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의 공저자 25명 대부분이 줄기세포를 직접 봤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황 교수와의 일문일답.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것과 바뀐 것은 누가 일부러 그랬다고 보나. -도대체 누가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했는지 정말로 답답하다. 누가 어떤 의도로, 어떤 방법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사이언스에 논문을 낼 때 11개의 줄기세포를 복제했는지 확인했나. -우리 연구팀 모두 같이 확인했다. 김선종 연구원을 비롯 우리 6명 모두 줄기세포가 수립됐다는 데 대해 1% 의심도 갖지 않았다. ▶논문 제출 전에 왜 줄기세포은행에 맡기지 않았나. -어느 조항에도 줄기세포를 맡기라는 이야기는 없다. 특허 문제가 나오는 모양인데 특허의 대부분은 2004년 논문으로 커버가 된다.2004년 논문이 특허로 출원 신청되는 과정에 있어 2005년 논문은 커버 영역이 아주 미약하다. ▶25명의 사이언스 논문 공저자 중 줄기세포를 본 사람이 없다는데. -모두 볼 수는 없었지만 섀튼 박사를 비롯해 대부분 와서 직접 봤다. 필요하다면 아무 때나 볼 수 있었다. ▶노성일 이사장이 왜 줄기세포가 허위라고 발언했다고 생각하나. -나도 모르겠다. 확인이 안된 5개 줄기세포주와 이후 만들어진 3개 세포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차분히 기다렸다가 밝히자고 했다. 언론을 통해 노 이사장의 발언을 접하고 매우 당황하고 놀랐다. ▶2004년에 만든 줄기세포는 냉동이 아닌데 그것으로 검증하면 안되나. -지금도 분석 가능하다. 다만 거기에는 당국의 협조가 좀 필요하다. 세포를 제공한 모체 제공자의 인적사항과 주소까지는 저희가 알고 있다. 그분이 체세포만 제공하면 바로 할 의향이 있다. ▶김선종 연구원이 ‘황 교수가 조작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는데. -어느날 김 연구원이 울먹이며 전화 했다.‘강성근 교수님이 모든 줄기세포가 다 가짜라고 양심선언을 했으며 우리 연구팀 핵심요원이 우리 줄기세포를 가지고 나와 검사해 봤더니 다 미즈메디 병원의 것이었고 황 교수는 다음주 검찰에 구속된다. 나도 구속자 명단에 포함됐다.’라고 방송에서 자기를 취재했는데 그때는 머리가 거의 빈 상태여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이언스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나. -사이언스 논문은 진위 여부와 별개로 테라토마 사진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 사진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 실수가 있었다. 오늘 아침 사이언스측과 3각 대화를 통해 비록 진위 여부가 확인된다 하더라도 이렇게 큰 상처를 입은 논문을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을 것 같아 자진 철회하겠다고 통보했다. ▶추후 논문은 어떻게 되나.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결과를 얻어 저명한 학술지에서 논문 심사가 진행 중인 것도 있으며 머지않은 장래에 제출을 기다리고 있는 논문도 있다. 아마 이 논문들이 발표되면 국내외에 심각하게 추락했던 저희의 신뢰가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고리사채 피해 이렇게 막아라

    고리사채 피해 이렇게 막아라

    서민들의 고리사채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고 하지만, 신용을 평가하는 잣대는 사실상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대출 절차가 간단한 불법 대부업체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사금융피해상담센터는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1787건의 사(私)금융 관련 제보를 받고, 불법 혐의 업체 124곳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사금융 피해방지 요령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대부업체로부터 연 66%가 넘는 이자를 권유받으면. -대부업법은 연 66%(월 5.5%, 일 0.18%)를 초과하는 이자를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또 선(先)이자, 수수료, 사례금 등도 모두 이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원금에서 공제하도록 했다. 따라서 대부업자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하면 경찰서 등에 고발한다. ▶이미 부당이자를 물고 있다면. -법률적으로 이자를 갚을 의무가 없다. 이미 낸 이자에 대해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소액사건(소송 목적액이 2000만원 미만) 심판제도’를 활용한다. 소송을 하려면 대출원금, 이자율, 변제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와 입·출금 내역서, 무통장 입금표 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갚아야 할 원금이 남아 있다면 부당이자를 뺀 나머지 원금만 갚을 수 있도록 대부업자와 합의하는 것이 좋다. ▶실제 채무 내용과 다른 계약서 작성을 요구받으면. -이는 대부업자가 ‘이자율 제한’을 회피하면서 앞으로 부당한 채무 변제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반드시 실제 채무 내용과 동일한 계약서를 꾸며야 한다. 실제 수령액에 대한 확인증이라도 받아라. 이미 이중계약서를 작성했다면 증거 자료를 확보한 뒤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자율 위반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고소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의 보증인이 되었다면. -다른 사람이 인감 도장을 몰래 가져가 보증을 세운 행위는 형법상의 사문서 위조에 해당한다. 이 사람은 채권자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인감증명서 등 대리권을 나타내는 서류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다른 사람이 본인 명의를 도용해 사채를 빌려 썼다면. -본인이 대출계약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과 서명, 날인 등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채무계약서에 친·인척 등의 인적사항을 쓰라는 요구를 받으면. -이는 원리금이 연체됐을 때 채권추심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대부업자가 친·인척 등에게 빌린 돈을 대신 갚으라며 폭언이나 협박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낮은데, 대부업자로부터 손쉬운 대출을 권유 받으면. -흔히 선수금을 떼는 대출 사기업체가 이같은 권유를 한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을 알선해 준다고 속인 뒤 수수료만 챙겨 달아나는 이른바 ‘떴다방’이 늘고 있다. 이는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 은행에 대출이 가능한 지 문의한다. ▶빚을 갚으라는 협박을 받으면. -채무 변제에 대한 잘잘못은 사법 당국이 판단할 문제다. 협박은 불법행위다. 전화 녹취나 증인 확보 등 증거를 수집하고 대부업자를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면 지난 5월 개정된 대부업법에 따라 대부업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고소 당하면. -사기죄는 처음부터 돈을 갚을 뜻이나 능력이 없는데도 상대방을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성립된다. 따라서 돈을 갚을 의사가 있다는 점을 알리고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부업자로부터 부당한 채무이행 통지를 받으면. -내용증명이 법적인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내용증명인데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요구를 묵인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채무완납 영수증이나 무통장입금증 등 자료를 확보해 놓아라. ▶대부업자가 연락을 끊어 빚을 갚을 수 없게 되면. -빌려준 쪽에서 채무상환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다고 상환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연체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부업자의 주소지 관할 법원에 갚으려는 원리금을 공탁해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뻔질나게 ‘검사’ 하니?

    검사 행세를 하며 여성들에게 사기행각을 벌여온 30대가 자기가 사칭했던 바로 그 검사에게 붙잡혔다. 부산지검 형사5부는 지난달 4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부산지검 소속 A검사의 이름을 도용해 카드를 발급받고 여성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정모(31)씨를 사전자기록 등 위작 등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달 4일 서울 구로구의 한 PC방에서 인터넷 인물정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부산지검 A검사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항공사 회원카드 등을 발급받았다. 또 수십명의 여성들에게 접근해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정씨 검거에는 이름을 도용당한 검사가 직접 나섰다. 최근 부산지검으로 여러차례 “A씨가 검사가 맞느냐.” 등 정체모를 여성들의 확인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결국 A검사에게 붙잡힌 정씨는 지난해 2월에도 서울북부지검 검사를 사칭, 여성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다 구속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으며 올 6월 가석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네 이름을 대!

    형과 동생이 수배사실을 감추기 위해 경찰 앞에서 각각 동생과 형의 행세를 하다 나란히 붙잡혔다. 두 명 모두 수배돼 있던 터라 죄명만 바뀌었을 뿐 쇠고랑은 피할 수 없었다.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형사 3명은 지난 19일 새벽 2시쯤 북구 오치동의 한 PC방에 들어갔다. 연쇄방화 용의자를 붙잡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불심검문을 위해 최모(24)씨 형제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지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신분증이 없다.”고 했다. 수상쩍게 여긴 경찰은 형제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보라고 했다. 하지만 형과 동생은 각각 향토예비군설치법과 병역법 위반으로 수배돼 있는 상태. 다급해진 이들은 수배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각각 다른 형제의 인적사항을 불러줬다. 물론 서로 수배된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결국 죄명이 바뀐채 연행돼 온 이들은 경찰서에서 사실을 실토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