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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반드시 관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반드시 관철”

    박완수 수석부회장과 함께 70% 득표 골밀도 측정 시연 등 ‘기기 사용’ 강경파 한약 규제 개선·해외 시장 진출 모색도 “한의학이 보약만 처방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치료 의학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의료기기 등 과학적 도구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제42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필건 회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의사들의 숙원이기도 한 한의학의 과학화와 이를 위한 의료기기 사용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분쟁 우려에도 직접 골밀도 측정 의료기기를 시연하고 단식을 하는 등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강하게 밀어붙여 온 김 회장이 당선되면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당선 일성으로 “한의학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홍삼만 하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개발되고 있는데, 한약만 유독 규제에 묶여 기술력이 있는데도 마시는 물약 형태에만 머물고 있다”며 “낡은 규제를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에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새로운 형태의 약을 개발해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려면 객관적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데이터를 얻으려면 과학적 도구가 필요하다”면서 “한약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면 상당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텐데 보건 당국은 너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미국·유럽의 전통의학 전문의를 초빙해 선진화한 전통의학 시스템에 대한 강좌를 개최하는 등 우리만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한의사협회 내에 의료기기 교육센터를 만들어 한의사들이 의료기기 사용법을 익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에 대한 민간보험 보장상품 확대, 한약 관련 제도 정비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러닝메이트인 박완수 수석부회장은 우편과 온라인 투표를 합산해 총 6237표(득표율 69.7%)를 얻어 박혁수 회장·국우석 수석부회장 후보를 3526표 차로 이겼다. 한의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8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21일 당선인 확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김 회장과 박 수석부회장은 오는 4월 1일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장기요양등급 의사가 의료기관 운영·진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도저히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의사 22명이 현재 의료기관을 운영하거나 진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10일 건강보험 진료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진료 중이거나 의료기관을 개설해 운영 중인 의사 중 장기요양등급 1~3등급을 받은 경우가 22명이라고 밝혔다. 장기요양등급은 노인성 질병이 있어 자신의 힘만으로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부여된다. 환자를 치료할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이 서류상으로는 버젓이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보건 당국은 이들이 실제로 진료를 하고 있는지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후 진료가 힘든 상황이면 의료법에 따라 진료 중단을 명령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마 의료법을 제대로 준수해 진료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3월 말~4월 초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이 가운데 의료 면허를 빌려줘 ‘사무장 병원’을 불법 개설한 의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분만 취약지’ 37곳 산부인과 설치한다

    ‘분만 취약지’ 37곳 산부인과 설치한다

    가까운 곳에 산부인과가 없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병원에 가려면 차로 1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분만 취약지’ 37곳에 정부가 산부인과를 설치한다. 2020년까지 산부인과 설치를 완료하면 전국의 분만 취약지가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산모 집중치료실과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모두 갖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도 현재 6곳에서 2020년 20곳으로 확충하며 공공의료 전담 의사를 양성하는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진엽 장관과 국립중앙의료원, 전국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보건기관장 연석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16~2020년)’을 발표했다. 산부인과가 설치되는 곳은 인천 옹진·강원 태백·충북 보은·충남 청양·전북 진안·전남 구례·경북 영천·경남 의령 등이며 이 중 전남과 전북이 각각 8곳으로 가장 많다. 우리나라 모성사망비(출생아 10만명당 사망한 산모 수)는 2012년 기준 9.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6.9명보다 높지만 민간 의료기관이 의료 취약지 투자를 꺼려 인프라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분만 취약지에 들어설 산부인과 한 곳마다 시설·장비구입비로 10억원을 지원하고 매년 인건비와 운영비로 5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고위험 신생아 치료를 담당하는 신생아 집중치료실 병상도 현재 380병상에서 2020년 630병상으로 늘린다. 또 2020년까지 취약지 응급의료기관을 단계적으로 추가 지정해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시·군·구를 현재 12곳에서 6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2020년을 목표로 공공의료 전담 의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도 추진한다. 경찰대학처럼 입학금과 수업료를 전액 국고에서 지원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10년간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복무하도록 해 부족한 공공의료 전담 의사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의무 복무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지원받은 학비에 법정이자를 더해 반환해야 하며 의사 면허도 취소된다. 지난해 5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며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면 법안을 다시 만들어 20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립보건의료대학이 설립될 때까지는 현행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실효성 있게 보완할 계획이다. 이는 졸업 후 의료 취약지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의대·치대·간호대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밖에 수련 중인 가정의학과 전공의가 적어도 6개월 이상 공공의료에 참여하도록 수련 과정을 개선하고 의료 취약지에 문을 연 민간의료기관에는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더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에 대비해 전국의 음압격리병상을 현재 396개에서 2020년 1434개까지 늘리고 감염병 전문 병원도 지정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주사기 재사용 의료사고도 포함… ‘비도덕 진료’ 최대 1년 자격 정지 의료 재판중에도 업무중단 추진 앞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입히거나, 수면 마취한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된다. 신체·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진료하기 어려운 의사도 면허 취소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집도의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가 또 사망하고, 원장이 뇌손상 후유증을 앓던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9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의사면허 관리 체계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입법 작업을 시작해 국회에 추가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 위기에 처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는 일회용 주사기 사용에 관한 처벌 강화 조항만 포함돼 있다.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의사는 의사면허 자격을 최대 1년간 정지한다.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 투여한 의료인,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하거나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의료인, 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술을 마시고 진료한 의료인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는 이런 경우 최대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만 내릴 수 있으며,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 여부를 판단할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전문영역도 심의할 수 있도록 전문과목별 자문단을 구성한다. 또 의료인단체 중앙회와 지역의사회, 보건소 등에 신고센터를 운영해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더라도 계속 진료하면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의료인에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도입한다. 현행 의료법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보완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신해철 집도의에게 지난 7일 업무정지명령을 내렸다. 3년에 한 번 하는 면허신고에 대한 검증 절차도 강화한다. 의료인은 면허 신고를 할 때마다 뇌손상, 치매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허위로 신고하면 과태료를 무는 등 처벌을 받게 된다. 신체·정신 질환이 있는 의료인은 동료 의사가 평가해 진료 행위를 계속해도 좋을지를 따진다. 이른바 ‘동료평가제’로, 현재 캐나다에서 시행하고 있다. 면허 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한 의료인,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의료인도 동료평가 대상이다. 의사 보수 교육도 강화한다.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3년마다 이뤄지는 면허신고 때마다 보수교육과는 별도로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에 대한 필수교육을 2시간 이상 받아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보공단 원주 시대’ 개막

    ‘건보공단 원주 시대’ 개막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 신사옥이 9일 문을 열었다. 건보공단은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 신사옥에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내외빈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청식을 열고 새로운 원주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건보공단 신사옥은 지상 27층, 지하 2층 규모로, 강원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1756억원을 들여 2013년 4월 착공했다. 올해 2월 이전을 완료했으며 공단 직원 1431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상층은 스카이라운지와 카페, 옥상정원으로 꾸며 지역사회에 개방했으며, 2층에는 방문객이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홍보관’을 차렸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원주 이전을 계기로 경쟁력 있는 조직혁신을 도모해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적정부담과 적정보장의 평생건강보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신해철 집도의, 비만 수술 중단하라”

    뒤늦은 중지 명령 아쉬움 지적도 의사끼리 ‘동료평가제’ 도입… ‘문제 의사’ 퇴출 등 처분 추진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수술을 집도했던 서울 S병원 강모 원장에게 지난 7일 비만 관련 수술·처치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보건복지부는 8일 신해철 집도의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판 중에도 환자가 사망하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24~26일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보건소, 관련학회와 함께 합동 현지조사를 한 결과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신해철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술 등을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에 기소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7월 강 원장은 새로운 외과 병원을 열어 지금까지 계속 수술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한 외국인 남성이 강 원장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고 나서 숨졌고, 같은 시술을 받은 외국인 여성이 합병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의료과실 여부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강 원장이 수술해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의료법에 근거해 좀 더 빨리 수술·처치 중지 명령을 내렸다면 추가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의료 사고를 막고자 동료 의사들끼리 서로 평가해 문제가 있는 의사는 퇴출하는 ‘동료평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의사회에서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해 진료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으면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해 필요하면 복지부 장관에게 자격정지 등의 처분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장기요양 1등급, 치매 등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자, 다수 민원이 제기된 자, 면허신고 내용상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자, 면허취소로 면허재교부를 신청한 자를 동료평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동료평가제는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원장이 교통사고로 뇌손상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사 면허체계 개선의 후속 대책으로 추진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혈압·당뇨 진료 잘하는 우리동네 병원은

    고혈압·당뇨병을 잘 진료하는 5771개 동네 의원의 명단이 공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8일 ‘고혈압과 당뇨병의 치료·관리 등에 관한 적정성 평가’를 거쳐 선정한 병원들로,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4년도 전체 개설의원 2만 9238곳 중 고혈압 진료를 잘하는 의원은 4698곳이며 당뇨병 진료를 잘하는 기관은 2664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혈압과 당뇨병 진료를 모두 잘하는 기관은 1591곳이다. 고혈압과 당뇨병 진료를 잘하는 동네 의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이었다. 이번에 선정된 동네 의원의 19.5%(1128곳)가 서울에 몰렸다. 이어 부산(419곳·7.3%), 대구(368곳·6.4%), 인천(336곳·5.8%), 광주(160곳·2.8%) 등이 뒤따랐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고혈압·당뇨병 평가 우수기관이 없어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병이기 때문에 대형 병원보다는 동네 의원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이번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동네 의원을 이용하는 환자의 80% 이상이 치료약을 꾸준히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의 83%가 동네 의원에서 292일 이상 혈압강하제를 처방받아 지속적으로 질환을 관리했고 동네 의원을 이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92.7%가 분기별 1회 이상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관리를 받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외국인 결핵환자 입국 미리 막는다

    외국인 결핵환자 입국 미리 막는다

    결핵 발병률이 높은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 91일 이상 우리나라에 장기체류하려면 비자를 신청할 때 건강진단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진단 결과 결핵 환자임이 확인되면 완치될 때까지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외국인 결핵 환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해외 유입 결핵관리 정책을 지난 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네팔, 말레이시아 등 결핵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0명 이상인 18개 결핵 고위험국의 외국인이 대상이다. 건강진단서는 재외공관이 지정하는 병원에서 떼야 한다. 우리나라에 머물다 결핵에 걸린 외국인 환자는 치료비 등을 지원받으며 내국인과 같은 조건으로 결핵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를 성실히 받으면 정상적으로 한국에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거부하면 ‘결핵중점관리대상자’로 분류돼 체류기간 연장이 제한되고 출국조치되며, 재입국이 제한된다. 결핵중점관리대상자가 재입국하려면 장기 체류 비자뿐만 아니라 단기 체류 비자를 신청할 때도 건강진단서를 내야 한다. 건강진단서상 건강에 문제가 없더라도 재입국 즉시 보건소에서 결핵검사를 받아야 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도 결핵 고위험국 국민이 3~6개월간 장기체류를 신청하면 비자발급 단계에서 결핵 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환자 유입을 근본적으로 막는 선진국 수준의 강도 높은 결핵유입 차단 대책으로, 국내 결핵 발생의 심각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한 해 약 4만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약 2300명이 결핵으로 사망하는 등 결핵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여전히 크다. 최근 국내에서 결핵으로 진단받은 외국인 환자는 2009년 637명에서 2014년 1858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외국인 환자가 34.2%로 가장 많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서류만 한 달… 다나의원 구제신청 10% 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환자 97명 가운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고작 10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하고 충분하게 권리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사고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 신청 제도를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중재원 문을 두드린 환자는 극히 일부였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적극적인 구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보도자료로 안내했고,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신청한 환자들은 신청서 서류를 떼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한다. 다나의원 피해자 30대 임모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소는 ‘경찰이 자료를 다 가져갔다’고 하고 경찰은 ‘조사 중이니 줄 수 없다’고 떠넘겼다”며 “복지부마저 도와주지 않아 다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C형 간염으로 간경변이 오고 있는데도 몇 날 며칠 다나의원을 오가고 환자 단체의 도움으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서류를 마련했다. 임씨는 “일반인이 국가 기관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는 책임 없다고 나 몰라라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감기 치료차 다나의원에 내원했다가 아버지와 함께 C형 간염에 감염됐다. 중재원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였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들과 상담하며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조정 중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상심해 발길을 돌린 환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를 개선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신해철법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논란이 있어 정부는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명의 환자에 대한 조정·중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결론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다나의원 사건에 대한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이 병원이 재사용한 주사기 때문에 C형 간염에 감염됐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한다는 이유로 중재원이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내원 환자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는 아직 70%밖에 진행되지 않아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빨리 보상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속이 탈 뿐이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는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이다. 12주 복용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고 부작용도 적지만 항암제보다 비싸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페그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 대표는 “중재원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또 다른 병원인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장 노모(59)씨가 숨져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다만 대상은 이 병원에서 주사 시술을 받아 C형 간염에 걸렸음이 명확히 입증된 환자에 한해서다. 치료비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환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혈액 매개 감염병 검사를 완료한 이 병원 환자 2365명 가운데 C형 간염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된 감염자는 306명이며 이 중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153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게도 정부가 치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지부는 “구제 절차를 적극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다. 권 실장은 의료기관을 잘못 관리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책임 문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임혜성 복지부 과장에 들어본 ‘저소득층 자립 지원제’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임혜성 복지부 과장에 들어본 ‘저소득층 자립 지원제’

    10년 전만 해도 곽모씨는 제법 잘나가던 운수업체 ‘사장님’이었다. 갑작스런 경기 악화, 연이은 운전기사들의 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돼 거리로 내몰리기 직전까진 말이다. 부인과 이혼하고서 곽씨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 25만원짜리 허름한 다세대주택에 둥지를 틀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라면 하나로 네 식구가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날이 반복되자 차라리 인생을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 자활 후견기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활 후견기관에 위탁 의뢰됐으니 집수리사업단에서 일해보는 게 어떠냐는 것이었다. 곽씨는 새 삶을 찾았다. 능력을 인정받아 집수리 사업단 인력을 관리하는 주임이 됐고, 최근에는 실장이 됐다. 기초생활수급자에서도 벗어났다. 보건복지부 자립지원과는 곽씨처럼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홀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업무를 한다. 2014년 기준으로 12만명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임혜성 자립지원과장은 홀로서기를 돕는 이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하는 자활사업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저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업”이라고 말합니다.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고 일할 수 있는 역량을 높여 하루라도 빨리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근로 능력과 욕구가 높아 일반 노동시장에서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게 하고, 능력은 부족하나 일할 의욕이 있는 사람은 복지부가 희망리본 프로젝트를 통해 책임지는 방식으로 양 부처가 업무를 나눠 맡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희망리본 프로젝트가 고용부로 이관되고 나서는 현재 자활 근로 사업만 복지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근로 의욕과 능력을 따졌을 때 취업성공패키지와 희망리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자활 근로를 하러 오기 때문에, 이분들에게는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알코올 중독자면 알코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을 연계하고 있어요. 우울증이 있거나 의욕을 상실해 출근하는 것조차 어려운 분들을 위해 자활근로센터 직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잠을 깨우기도 합니다. 몸이 너무 허약한 분들에게는 동네 한의원에서 약도 지어다 드리고 있어요. 이렇게라도 모든 의욕을 상실한 기초생활수급자가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이 사업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자활근로센터는 민간위탁 기관입니다. 사명감 없인 할 수 없는 이런 일을 현장의 센터 직원들이 하고 있습니다. 2014년 기준 자활성공률은 35.1%로 꽤 높은 편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신용불량이어서 일반 노동시장에는 취업하기 어려운 이들의 자립을 돕는 ‘드림셋’이란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자활 일자리를 제공하고 ‘내일키움통장’으로 자산 형성을 지원하며 채무 조정 지원으로 부채를 해결해 드리고 있어요. 복지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위원회, 중앙자활센터가 협업하고 있습니다. 현재 257명이 참여 중입니다. 고용복지 플러스센터를 방문하셔도 필요한 고용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식의 자활서비스가 너무 소모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면 국가가 개인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보 보장률 줄고 비급여 진료비는 증가

    건보 보장률 줄고 비급여 진료비는 증가

    전체 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조금씩 줄고 있는데, 환자가 의료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보험제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0년 63.6%에서 해마다 줄어 2013년 62.0%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의료비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5.8%에서 2013년 18.0%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환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진료 항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행위가 확대될수록 병원들은 비급여 진료 항목을 늘려 소득을 보전한다.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는 성형외과 시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등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새로운 의료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서민의 의료비 부담이 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이 늘어난다는 것은 보건당국이 관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급여 진료비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정하며 진료 내역과 가격 등을 보건당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보고서는 “현재 62%로 정체된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려면 비급여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비급여 의료비 증가를 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고 지원으로 건강보험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거나 건강보험 보험료를 높이는 것도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는 방법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고지원 기간이 2017년 12월 31일로 1년간 늦춰졌지만, 2018년에는 어찌 될지 모른다. 건강보험 재정은 단기적 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건강보험 재정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줄곧 국고지원 전 단기적자가 발생하는 등 재정구조가 불안한 상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국고지원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보험료 수입 대비 국고지원 비율은 2010년 17.1%, 2012년 14.8%, 2014년 15.2% 수준이다. 2007~2014년 8년 동안 10조 5341억원이나 적게 지급됐다. 보고서는 “우선 국고지원 방식을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긴축 재정 시기에 맞는 국고지원 결정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감영병 이야기] 국가가 왜 감염병 관리하나

    [감영병 이야기] 국가가 왜 감염병 관리하나

    지금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14세기만 해도 페스트는 유럽 인구 3분의1을 죽음으로 내몰아 결국 중세 유럽을 몰락시킨 무서운 질병이었다. 고대 로마는 말라리아로 군사력과 생산력을 잃어 쇠퇴했고, 아테네도 홍역으로 추정되는 괴질을 앓다 스파르타의 침공으로 그리스 맹주 자리를 내줬다. 19세기 말 네덜란드의 과학자 베이에링크가 바이러스의 존재를 최초로 인지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병원균과 맨몸으로 맞서야 했던 인류에게 감염병은 많은 영향을 미쳤다. 때로는 페스트와 홍역처럼 한 국가의 운명과 인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기도 했다. ●감염병과 국가의 흥망성쇠는 연결 사망 원인 2~3위를 다투는 질환이 심혈관계 질환인데도 ‘심혈관계 질환 예방법’은 없는 반면 ‘감염병예방법’은 있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감염병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은 개인의 삶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감염병 관리는 국가의 흥망성쇠와 직접 연계되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이 원주민을 손쉽게 밀어내고 아메리카 대륙을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도 감염병이었다. 1519년 스페인군 600명이 멕시코를 점령했을 때만 해도 멕시코 원주민 인구는 3000만명이었으나 1568년엔 300만명으로 대폭 줄었고 1620년엔 160만명이 됐다. 스페인군이 옮긴 질병 ‘두창’이 원인이었다. 유럽인들은 오랜 세월 두창을 앓아 내성이 생겼지만, 처음 접한 원주민들에게 두창은 치명적인 ‘신종 감염병’이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실패한 원인은 기근과 추위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발진티푸스’라는 감염병이 러시아 정복에 나선 나폴레옹군을 몰살시켰다는 설도 있다. 군대가 지나는 곳마다 발진티푸스가 유행했고, 결국 60만명의 나폴레옹 군사 중 4만명만 살아 돌아왔다. 감염병을 잘 관리한 국가는 항상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전 세계 최초로 모든 군인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해 감염병으로부터 무사할 수 있었고, 미국은 황열 덕에 파나마 운하를 얻을 수 있었다. 황열은 모기가 전파하는 감염병으로, 걸리면 얼굴이 노래지고 열이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 공사는 프랑스가 착수했으나 풍토병인 황열을 이기지 못해 포기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미국은 풍토병을 먼저 정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균학자이자 군의관인 월터 리드를 중심으로 황열 연구에 나섰고 결국 모기가 황열을 옮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은 대대적인 모기 박멸 사업을 진행해 황열을 해결했고, 파나마 운하를 군사·외교·경제적으로 이용해 세력을 확장했다. ●메르스로 인한 경제손실 6조여원 굳이 옛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지난해 우리나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엄청난 사회·경제적 손실을 보았다. 정부 추산 경제적 손실액만 6조 3627억원에 이른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는 국내에서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주변국 사스 유행의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5% 감소했다. 홍콩은 GDP의 4%, 중국 본토는 0.5%가 줄었다. 사스 환자 8098명 가운데 사망자는 774명뿐이지만, 아시아가 사스로 입은 피해는 2004년 인도양 쓰나미로 28만명이 사망했을 때보다 컸다. 감염병 국제 공조가 필요한 이유다. 신종 감염병 출현 요인은 현대로 올수록 다양해지고 있으며, 출현 시 예상되는 피해는 과거보다 크다. 특히 인수공통감염병은 인간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어 출현과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병원체의 감염 경로를 조기에 파악하지 못하면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며, 이런 상황에서 위험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위기 상황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감염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보 가짜 직장가입자 징벌적 가산금 물린다

    연예인 A씨는 재산 6억원, 연간 사업소득 4억원이 넘어 월 167만원의 지역보험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모 주식회사 근로자로 일하는 것처럼 속여 월 2만 7000원만 내다 2013년에 적발됐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재산 등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반면 직장가입자는 월 보수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A씨가 신고한 근로소득 월 90만원에만 보험료가 부과된 것이다. 적발되기 전까지 A씨가 이런 식으로 회피한 보험료는 무려 1661만원이다. 보험료를 아끼려고 가짜 직장가입자 자격을 얻었다 걸린 사람은 2011년 953명에서 2012년 1824명으로 2배 급증했고, 2014년 1846명 등으로 지금도 줄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 당국이 직장가입 허위 취득자는 물론 위장취업을 도와준 사업자에게도 징벌적 가산금을 물리기로 했다. 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포함한 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직장가입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직장가입자로 거짓 신고한 사용자는 보험료 차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 사용자에게도 연대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처벌은 강화됐지만, 유령회사를 만드는 등 직장가입자 자격을 허위 취득하는 수법이 점차 다양하고 은밀해지고 있어 편법행위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게 각각 다른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현행 건강보험체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공단은 “지역과 직장 간 부과체계 차이가 개선되지 않는 한 고소득·고액재산가가 보험료를 회피하려고 직장가입자 자격을 허위 취득하는 사례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학대 아동 부모가 다시 학대 못 하게” 지자체장에게만 보호 아동 귀가 권한

    두 살배기 허모군은 지난해 7월 엄마에게 목숨을 잃었다. 사인은 질식사였다. 엄마는 경찰조사에서 아이가 시끄럽게 울어 조용히 시키려고 스타킹으로 입을 막았다고 진술했다. 허군의 죽음을 막을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이웃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두 차례 있었고 2014년엔 아빠의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돼 허군이 아동보호기관에 격리조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엄마가 “내 아이를 돌려 달라”며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해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아이는 6개월 뒤 집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2014년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허군처럼 재학대를 당한 사례는 전체 아동학대 사례인 10만 27건 가운데 1027건으로 10.2%에 달한다. 학대 아동 10명 중 1명이 또다시 학대를 당한 셈이다. 87.2%가 부모에 의해 재학대를 당했고 재학대 사례의 90.9%가 가정에서 발생했다. 첫 신고 시 학대 가해자와의 분리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다. 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부모의 압력행사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부터는 보호대상 아동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만 주어진다. 학대 가해 부모가 아동복지시설을 압박해 원가정 복귀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퇴소해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지금은 아동 귀가조치 권한이 지자체장과 아동복지시설장에게 있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술을 마시고 아동복지시설을 찾아와 ‘내 아이 내가 데려가겠다’고 행패를 부리면 시설은 강압을 견디지 못해 아이를 보내는데, 이러면 대개 재학대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보호자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학대 아동 보호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방해해선 안 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동안에는 법에 이런 문구 자체가 없었다. 장 관장은 “부모의 협조 사항이 처음으로 법에 명시돼 아동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협조 시 처벌 등 강제 조항을 넣어 강력하게 제재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상용근로자 퇴직연금 가입도 양극화 심각

    퇴직연금에 가입한 우리나라 상시 고용 근로자 수가 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률은 53.5%로 2명 중 1명은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15년 말 기준 퇴직연금 현황 자료를 보면 퇴직연금 가입자는 총 590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5만명(10.3%) 늘었다. 그러나 이는 퇴직연금에 가입한 상시 근로자만 집계한 것으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까지 포함한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가입률은 훨씬 낮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3월 집계한 통계를 보면 경제활동 인구 10명 중 2명, 임시근로자 10명 중 3명만이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체 수는 30만 5665곳으로 1년 전보다 10.9% 늘었다. 전체 사업체 도입률은 17.4%로, 이 중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 도입률(84.4%)이 특히 높았다. 하지만 30인 미만 중소 영세사업체 도입률은 15.9%에 그쳤다. 대규모 사업체는 확정급여형(DB) 비중(78.7%)이 높았고 중소 영세사업체는 확정기여형(60.5%) 비중이 높았다. 확정급여형은 근속연수에 퇴직 직전 3개월간 평균 월급을 곱한 금액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근로자가 받을 돈이 확정돼 있으며 적립금 운용의 책임은 사용자가 진다. 반면 확정기여형은 근로자가 직접 자금을 운용하며 손실 위험도 근로자가 진다. 확정기여형 가입자 비중은 2012년 34.7%에서 2015년 40.4%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확정급여형 가입자는 2012년 63.3%에서 2015년 58.2%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말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26조 4000억원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주 주사기 병원장 숨진 채 발견

    유서 발견 안돼… 공소권 없음 종결될 듯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 때 주사기를 재사용했는지 여부와 C형간염 집단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 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시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인 5월 27일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 원주시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 당국이 한양정형외과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보건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 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 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동학대 조사 공적기관이 해야”

    “아이가 잘못했을 때 공개적으로 지적하거나 비난하고 창피를 주면 아이는 자신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어버려요. 아이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도와야 아이는 자기 조절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어요.” 어디까지가 정서적 학대인지, 또 어디까지가 훈육인지 학대와 훈육의 경계에 선 부모들에게 신혜원 서경대 아동학과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다. 방임과 폭언 등 명백한 정서적 학대는 신경 회로 발달에 영향을 미쳐 자녀의 뇌에 평생 상처를 남기지만, 권위적인 훈육은 마음에 생채기를 남긴다. 이렇게 어린 시절 부모와 불안정한 관계를 맺은 아이는 부모를 신뢰하지 않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도 부정적 감정을 느껴 대인관계에 소극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신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4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아동 양육과 부모 인식 개선 대토론회’에서 바람직한 양육 방법으로 ‘민주적 훈육’을 소개했다. 아이에게 일방적 강요나 지시를 하는 게 아니라 질문이나 힌트를 통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훈육 방식이다. 아동보호 체계를 강화하려면 현행 민간 중심의 아동보호서비스 체계를 재편해 아동 학대 사례에 대한 신고 조사를 공적기관이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담당하는 아동학대 사례에 대한 조사와 서비스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동 학대는 가족 내 다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한 기관이 모든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자원을 갖출 수는 없으니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회 문턱 못 넘은 ‘신해철法’ ‘주사기法’

    19대 국회 활동 사실상 끝나 20대 개원하면 원점서 시작해야 여야 정치권의 극한 정쟁과 무관심 속에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생법안들이 19대 국회에서 입법되지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지난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본회의를 열어 선거구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을 처리하며 19대 국회 입법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19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 29일까지이지만 4·13총선에 정신이 팔린 19대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주사기를 재사용한 부도덕한 의사를 형사처벌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안’과 의료사고로 피해를 당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일명 신해철법) 등 시급한 건강 관련 법안은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2일 본회의에 앞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들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시간 부족’을 이유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한 가수 신해철씨 사건이 계기가 된 신해철법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병원의 동의 없이도 분쟁 조정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금은 병원의 동의 없이는 조정 자체가 불가능해 지난해 기준 조정 중재 개시율이 4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 간염에 걸린 환자가 이미 300명을 돌파했음에도 여야는 끝내 의료법 개정도 외면했다. 주사기를 재사용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지금은 주사기를 재사용해도 시정명령밖에 내릴 수 없다. 이와 함께 지난해 ‘9·15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국회에 제출된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관련 법안 처리도 요원한 상황이다. 정형우 고용노동부 대변인은 이날 “지금이라도 국회가 노동개혁 4대 법안을 통과시켜 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10일 전에 본회의를 추가로 열어 쟁점 법안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의 반대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4·13총선 이후 19대 국회 종료일 전까지 임시국회를 열 가능성도 있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입법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하세월 응급실’ 이유 있었네… 인천·제주 병원 절반 함량 미달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센터 포기” 정부, 소규모 기관 인력 지원 추진 인력과 장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응급의료기관이 전국에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법이 정한 법정 기준을 100% 충족한 지역은 대전뿐이었고, 나머지 시·도의 응급의료기관은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일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법정 기준 충족률이 2014년 83.9%에서 지난해 81.9%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천과 제주 소재 응급의료기관 2곳 중 1곳은 응급의료에 필요한 인력·장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의료 인프라가 풍족한 서울조차 10곳 중 3곳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3년 연속 법정 기준을 지키지 못한 응급의료기관은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지정을 취소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기관들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취약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은 지역 내에 채용할 간호사가 부족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응급의료기관은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법정 기준 이하로 인력을 채용해 운용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정 기준에 맞는 인력을 갖췄다는 의료기관도 현장에 나가 확인해 보면 응급실 전담 간호사가 다른 업무까지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은 이렇게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도, 전담 인력이 부족하면 위급한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취약 지역 응급의료기관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권역 대학병원이 지자체와 정부 지원을 받아 의료 인력을 많이 채용한 뒤 취약지의 소규모 응급의료기관에 파견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예비 수요 조사 중이며 3월 중 사업 모형을 만든다. 이런 방식의 제도적 보완에도 의료 현장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권역응급센터의 경우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거치며 시설·인력 기준이 대폭 강화돼 급기야 서울대병원조차 두 손을 들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복지부에 음압격리병상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추가 병상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차라리 권역응급센터 지정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서부권역의 유일한 권역응급센터로, 지정이 취소되면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가 갈 곳이 없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82%로 가장 높아 감염 환자 발생 시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병원이 시설 기준을 이유로 권역응급센터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은 공공병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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