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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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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설득형, 安 비전형, 李 실리형… 대권 인재영입 ‘삼국지’

    文 설득형, 安 비전형, 李 실리형… 대권 인재영입 ‘삼국지’

    文, 각분야 인사 삼고초려해 영입… 고민정도 시인인 남편 통해 설득 安, 공관서 이세돌과 6점 접바둑… “혁신 한 수 가르침 달라” 도움 요청… 李 9단, 文 뿌리치고 安 후원회장 李, 이름값보다 지지자 중심 확장 여야 대선 주자의 지지율 경쟁만큼이나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등 각 분야 유명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며 대세론을 각인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에 맞서 안희정 충남지사도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유명한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을 제1호 국민후원회장으로 영입하는 등 유명 인사 모시기 경쟁에 가세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름값보다는 캠프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실리형’을 추구하고 있다.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방식은 ‘삼고초려’형이다. 안보 분야가 약하다는 지적이 신경 쓰였던 문 전 대표는 군 내 평판이 좋았던 전 전 사령관을 눈여겨보고 있었고 지난해 말 두어 번 만나 설득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특전사 경력이 전 전 사령관 합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씨는 당사자를 직접 접촉하지 않고 난치병을 앓는 남편 조기영 시인을 통해 영입했다. 조 시인은 문 전 대표 측의 전화를 받고 이 사실을 아내인 고씨에게 알렸고, 고민 끝에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지난 4일 문 전 대표의 북콘서트 행사 진행을 맡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정 경제를 책임진 상태에서 직장을 그만둬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면서도 “가슴 뛰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안 지사는 직접 설득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류시키는 인재 영입 방식이 눈에 띈다. 아마 1~3급의 바둑 실력을 가진 안 지사가 지인을 통해 이 9단과의 만남을 요청했고 이 9단이 승낙하면서 지난달 31일 충남지사 공관에서 만남이 이뤄졌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이어 6점 접바둑을 뒀지만 안 지사가 이 9단에 패했다. 대국 이후 안 지사가 이 9단에게 기존의 틀을 깨고 젊고 혁신적인 후원회장을 모집하려고 하니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안 지사는 7일 “알파고와의 대결로 인류의 영웅이 됐던 이 사범을 평소 존경했고 우연한 기회에 한 수 가르침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 측도 이 9단 영입에 뛰어들었지만 이 9단은 안 지사를 선택했다. 안 지사 측은 이 9단 외에도 각 분야에서 안 지사에게 멘토가 될 수 있는 유명 인사들을 모아 ‘팀안희정’(가칭)을 꾸리고 있다. 이 시장은 깜짝 인재 영입보다는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유명세에 기대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을 만드는 집단지성이 캠프 운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특검 “수사 연장 검토” 민주 “50일 더”… 다른 대기업 찌르나

    이달 말로 예정된 1차 수사 기간 연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범위와 대상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우선 SK·롯데 등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가 가능해진다. 당초 이들 기업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시기와 맞물려 특검의 직접 수사를 피해 갈 것으로 보였지만 기간이 30일 이상 연장된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맞물리면 특검팀이 박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 및 기소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재가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인 다음달 13일 이전에 심판의 결론을 내릴 여지가 크고, 탄핵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6일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기간이 연장되면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수사, 최태민 일가 재산 형성 과정,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추가 국정 농단 등의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SK·롯데·포스코 같은 대기업에 대한 수사 가능성은 커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와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각각 111억원, 45억원)을 낸 데 이어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추가 기부를 논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검팀은 회장 사면, 면세점 인허가 등 현안 해결을 대가로 박 대통령이 두 기업에 출연금을 추가 요청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30억원 출연 외에 최씨 측에 계열사 대표 자리를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개인비리, 이재만·안봉근 등 박 대통령 ‘가신 그룹’의 국정 농단 동조, 최씨의 외교·안보·통일 분야 국정 농단 등의 의혹도 수사 기간 연장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승인권을 갖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은 “(특검)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추후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뜻으로 풀이된다. 수사 기간 연장은 정치권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특검 활동 기한을 50일 늘린 120일로 연장하는 ‘최순실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의 승인이 없어도 4월 중순까지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황 대행이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지만, 만에 하나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특검법을 수정해 수사 기간을 120일로 못박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달 23일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은 바른정당의 동참 여부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가 합의해야 법안을 상정할 수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바른정당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개정안을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행시제도 근본 검토 거론한 文

    행시제도 근본 검토 거론한 文

    “간부로 출발 좋은지 모르겠다”… 경찰대도 언급 전인범 “사드 합의 존중… 中 압력에 굴복 안 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6일 행정고시 제도와 관련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량진의 고시학원을 방문해 “같은 선에서 같이 공무원으로 시작해 점점 승진해서 장관까지 가면 좋은데 어떤 공무원은 9급, 어떤 공무원은 하위직 경험 없이 바로 간부로 시작하는 현행 제도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경찰도 어떤 분은 순경에서 시작하는데 어떤 분은 경찰대학을 졸업해 바로 간부가 된다”며 경찰 인사 제도의 불합리성도 언급했다. 전문성과 능력을 갖췄더라도 행정고시(5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하거나 경찰대를 나오지 않으면 고위 공직에 진출하기 어려운 현행 제도의 존치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수정·보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 측은 “고위 공직으로 진출하는 방법을 다양화해 전문성 있는 사람이 공직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법고시 부활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문 전 대표는 사법고시를 존치해야 한다는 한 공무원시험 준비생의 의견에 “로스쿨을 만들었던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이제 와 다시 국가 정책을 뒤집어 또 사법시험으로 되돌아 가자고 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친문재인 인사를 제외한 다수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캠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기존에 함께해 온 사람 외에 새로운 사람들로 공동선대위를 구성했으면 한다는 문 전 대표의 주문이 있었다”며 “예비 후보 등록은 빨리하자는 분위기지만 캠프 발족 시기는 아직 조율 중”이라고 했다. 한편 문 전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이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경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 기존 (한·미) 합의는 존중한다는 두 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희정이 던진 ‘연대론’ 文·李, 與 빼고 野끼리…劉, 보수 단일화가 먼저

    안희정이 던진 ‘연대론’ 文·李, 與 빼고 野끼리…劉, 보수 단일화가 먼저

    가시화되는 조기대선과 맞물려 유례없는 다자, 다당제 구도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연대론’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연대의 범위와 방식을 두고 선두 주자와 추격자 간의 이견은 물론 정체성과 확장성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이냐는 전략적 판단, 진보·보수 진영의 논리까지 복잡하게 얽힌 양상이다. 누가 대권을 거머쥐더라도 4당 교섭단체 체제로 구성된 국회에서 협치는 불가피하다.●安, 금기 깨고 보수와의 연대 제안 처음 ‘대연정’ 화두를 던진 안희정 충남지사는 연정의 범위에 대한 스펙트럼이 가장 넓다. 국가 개혁에 합의한다면 새누리당도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의 당내 경선에서 중도·보수층 지지를 끌어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넘어서려는 전략적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안 지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떠한 선거공학적 접근도 고려된 게 없는 저의 소신”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안 지사의 구상은 야권 대부분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야권이 어느 때보다 뚜렷한 ‘대여(對與) 전선’을 형성한 데다 노무현 정부 이후 보수진영과의 연대 제안은 ‘금기’처럼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대세론이 굳어진 문 전 대표도 야권끼리의 ‘소연정’만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문 전 대표가 주장하는 ‘적폐 청산’ 대상에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포함된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청산 대상과 청산 주체 간 이종교배를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섣불리 연정 우려스럽다” 국민의당은 현 단계에선 야권 내 연정 논의에조차 부정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선거 전 섣불리 연정 이야기가 나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고, 박지원 대표도 안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은 보수진영으로도 옮겨붙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놓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유 의원은 당 대 당 통합은 반대하면서도 보수가 열세인 상황인 만큼 단일 후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연정에 대해서도 “여소야대 국회여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국회와의 협치가 중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남 지사는 이날 “새누리당을 포함한 보수 후보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면서 “원칙 없는 단일화는 바른정당의 존립 근거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유 의원을 면전에서 비판했다. 남 지사는 대신 야권과의 연정을 환영하며 확장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국가 과제 논의부터” 각 진영에서 노선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제3지대의 열쇠를 쥔 것으로 여겨졌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등은 아직 침묵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조기대선이 유력하다 보니 국가의 재설계와 운영 모형을 둘러싼 방법 논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의 과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서 이에 도달하기 위한 절차로 연대 방식이 거론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환자 안심병원’ 찾은 文, 박원순 프렌들리

    ‘환자 안심병원’ 찾은 文, 박원순 프렌들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세를 흡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연일 박 시장에 대해 친화적 메시지를 던지고, 최근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안희정 충남지사는 박원순계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고 있다.문 전 대표는 설 연휴 이후 세 차례나 ‘박원순표’ 서울시 정책 현장 방문 일정을 잡았다. 5일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 제도를 도입한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박 시장과 친하다”고 거듭 강조했고, 지난 3일엔 종로구 세운상가 내 창작 지원 공간 ‘팹랩’을 찾아 “아주 활발하게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시가 만든 팹랩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마장동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우리 박 시장이 잘하고 있다”며 몇 차례나 치켜세웠다. 안 지사도 박 시장 주변 인물 영입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일찌감치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합류시켰고, 추가 영입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시장과 야권공동정부 구성 등에서 보조를 맞췄던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박원순계 의원들의 사정을 배려한 것인지 특별히 연락이 안 오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문 전 대표는 전날 모교 경희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전인범(왼쪽·예비역 육군중장·육사 37기) 전 특전사령관과 전 KBS 아나운서 고민정(오른쪽)씨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와 육사 동기인 전 전 사령관은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 당시 이기백 합참의장 전속부관으로 이 의장을 구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7월 전역식 때는 한국군 최초로 미군 통합특수전사령부 훈장을 받기도 했다. 특전사 출신인 문 전 대표의 안보자문을 맡기로 한 그의 페이스북엔 ‘좌파 문재인에게 투항했다’ 등의 비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전 전 사령관은 “결심의 결정적 이유는 지난번 특전사에 갔는데 그간 추진했던 많은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 있었다. 특히 7만원짜리 특수작전칼(서바이벌 칼)을 부결시켰다는 얘기를 듣고 조용히 살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정치 안 한다. 듣기 좋은 얘기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희대 출신인 고씨는 KBS 새 노조 조합원으로서 공영방송 정상화 및 공정성 투쟁에도 적극 참여했다. 난치병을 앓는 남편 조기영 시인과의 순애보적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李 “與와 대연정은 촛불 배신” 安 “협치하자는 것”

    李 “與와 대연정은 촛불 배신” 安 “협치하자는 것”

    李 “청산 대상과 정권 운영하나”…사과 요구하며 지지층 결집 나서 ‘보수표 흡수’ 금기 깬 안희정 “연정 여부 당 지도부가 정할 일”야권 대선주자들의 ‘연합정부’(연정)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등 여권을 연정 파트너에서 배제하지 말자는 이른바 ‘대(大)연정’ 구상을 제기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충돌은 지난 4일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5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안 지사에 대한 공식 사과 요구로 전선이 다시 옮겨가는 모양새다. 연정 논란은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여소야대’가 될 수밖에 없어 개혁 및 적폐 청산 등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현실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면에는 ‘문재인 대세론’이 확산하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후발주자들의 전략적 승부수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과 ‘야권연합정권’을 주장했던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 민심을 배신하고 청산 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안 지사를 비판했다. 설 연휴 이후 안 지사에게 지지율이 밀린 이 시장이 야권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선거 전에 섣불리 연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웬 뜬금없는 사과(요구)냐”면서 “자꾸 곡해들을 한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의회와 협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완성하겠다고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완의 역사는 의회 다수파와 행정부가 협치하는 그 역사를 못 만들었다는 것으로, 협치 수준이 대연정이 될지 소연정이 될지는 당 지도부와 원내 다수파 구성 과정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밑도 끝도 없이 ‘새누리당이랑 뭐하자는 것이냐’고 공격하는 건 내 취지와 다르다”고 했다. 안 지사가 야권에서 금기에 가까운 ‘대연정’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협치에 대한 소신과 함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기권 이후 갈 곳을 잃은 중도는 물론 보수까지 외연 확장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대연정의 불가피성에 대한 설득 등 사전 정지작업 없이 덜컥 화두를 던져 거부반응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 전 대표가 지난 3일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어떤 대연정에도 찬성하기 어렵다”며 안 지사의 구상을 반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노 적자(嫡子)경쟁’으로 비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안 지사는 이튿날 페이스북에 “저의 연정(대연정, 소연정 모두 포함) 제안은 과거의 적폐를 덮고 가자는 게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섰다. 이후 문 전 대표 측도 연정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더이상의 확전을 꺼리는 것으로 해석됐다. 대연정 논란이 이어지자 여당도 가세했다.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도 지난 3일에 이어 5일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연정이나 야권 통합이나 현실적으로 보면 야권이 차기 정권에 유리한 입장에 선 상황에서 추후 국정 운영을 위해 나온 제안”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후보로 세우려는 모습에서 과연 대연정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386·중도·호남’ 송영길, 文캠프 총괄할 듯

    [단독] ‘386·중도·호남’ 송영길, 文캠프 총괄할 듯

    4선 중진 송영길(54)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국면에서 ‘통합행동’으로 활동했던 중도 성향으로 친문(친문재인) 인사가 아니라는 점, 인천에서 정치 활동을 했지만 전남 고흥 출신이란 점에서 ‘문재인 캠프’의 색깔을 짐작하게 한다.복수의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송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4선 중진과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풍부한 경험, 호남 인재 중용, 386의 맏형이란 상징성까지 문 전 대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총괄본부장을 제안받은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영입 소식이 전해진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전남 목포 출신이며, 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 캠프를 총괄하는 임종석 전 의원은 전남 장흥 출신이다. 문 전 대표를 오롯이 등졌던 마음은 풀렸지만, 아직 앙금이 남아 있는 호남 민심을 향한 메시지인 동시에 ‘패권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확장성을 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론 지금껏 캠프를 총괄했던 임 전 의원과의 호흡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추후 발표될 전략, 정책, 홍보, SNS, 조직본부장도 친문 색채가 짙은 인물은 가급적 배제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의 맏형 격인 송 의원은 인천시장을 지낸 4선(16·17·18·20대) 중진이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아들’을 자처하며 당권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송 의원은 한때 대선 경선 도전을 저울질했지만, 정권교체에 ‘올인’하기 위해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 52시간 근무 도입”… ‘칼퇴근 + 저녁 있는 삶’ 올까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 52시간 근무 도입”… ‘칼퇴근 + 저녁 있는 삶’ 올까

    ‘칼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은 가능해질까.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라는 씁쓸한 타이틀을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선 이슈로도 넓혀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일과 가정의 양립과 일자리 나누기 효과를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부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보고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이 1766시간인데 우리는 347시간, 43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정부도 현재 주당 최대 68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 16시간)까지 가능한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주당 8시간의 특별 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주 52시간 상한제도 2020년까지 유예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야당으로부터 ‘노동시간 연장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도록 해 나머지 시간에 신규 일자리를 채용하자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최대 20만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주어진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다 쓰도록 하면 3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는 2010년부터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는 한 화장품 회사의 매출이 오히려 20% 늘고 직원도 두 배로 늘었다는 사례를 설명했다. ●“초과근로수당 법대로 1.5배씩 줘야” 이재명 성남시장도 저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52시간 초과근로분을 신규 고용으로 대체하면 50만~6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또 “0.8배만 주는 초과근로수당도 법대로 1.5배씩 제대로 지급하도록 하고 위반하면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칼퇴근법’을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2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연(年) 단위로도 초과근로시간 한도를 정하고, 각 기업이 근로시간을 공시하도록 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칼퇴근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또 퇴근한 뒤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11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퇴근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업무 지시도 모두 초과근로시간에 포함시켜 ‘돌발노동’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명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은 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근로시간을 연 단위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의 원조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2012년 대선 경선에 출마해 정시 퇴근제 도입, 장시간 저임금 노동체계 개편 등을 제안했다. ●“中企근로자 임금 감소 없게 합의를” 다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임금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2일 “노동자들은 장시간 일하더라도 돈을 많이 벌어 아이들 학원을 한 곳이라도 더 보내고 싶은 게 현실”이라면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임금도 줄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적어도 중소기업 근로자만큼은 임금이 감소하지 않도록 사회적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고, 유 의원도 “과거 주 5일 근무로 개편될 때처럼 노사 합의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委 설치”

    문재인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委 설치”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고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하는 한편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할 과학지능기술부를 신설한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4차 산업혁명을 국가 신성장 추진 동력으로 삼아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서울 영등포 ‘꿈이룸학교’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기술혁명과 제도혁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국가가 선도한다는 ‘큰 정부론’을 화두로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새로운 지식과 혁신적 기술이 생겨나도록 과학기술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구상에는 세계 최초로 초고속 사물인터넷망을 구축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빅데이터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인공지능에서 앞선 이유는 막대한 데이터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한 스마트고속도로 건설, 전기자동차 산업 강국 도약 방안 등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 이상 끌어올려 화력과 원자력 발전을 대체하고, 공공기관과 공기업, 민간 연구소와 민간 기업이 집결한 대단지 혁신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혁신도시 시즌 2’ 구상도 발표했다.문 전 대표는 “규제가 신성장 산업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금지된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고,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연대보증제를 폐지해 창업 문턱을 낮추고, 국가가 구매자이자 마케팅 대행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5년간 1만명의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사를 양성하고 기초 연구에 장기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중소 제조 공장이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 전 대표의 신성장 동력 구상에 대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국가가 앞에서 지휘하면 잘 따라올 것이란 박정희식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4차 산업혁명을 국가가 관치경제식으로 주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이미 많은 나라가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 추진위원회를 두고 지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청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초청 강연’에 참석해 정당책임정치를 강조하며 “누구든 우리 당 후보로 선출되면 당으로부터 인재를 추천받아 차기 정부를 어떻게 구성할지 당과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선캠프 좌장 속속 윤곽… 선거 전략은?

    대선캠프 좌장 속속 윤곽… 선거 전략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각 주자의 대선캠프를 진두지휘할 좌장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선거 전략을 짜고 유능한 인재를 최대한 모아 후보의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킹메이커’인 캠프 좌장의 손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들을 알면 해당 후보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짐작할 수 있다.●안철수, 초선 3인 진용에 이상돈 1순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고자 친문 색채가 옅은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통합’을 부각시키고 있다. 비서실장으로서 캠프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임종석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고, 총괄본부장이 없는 지금 사실상 좌장 역할을 맡고 있다. 임 전 의원은 “캠프를 꾸리면 통합적 역할을 할 정치권 인사를 좌장으로, 3~5명의 새로운 인사를 분야별 그룹 공동위원장으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마포캠프’는 김숙 전 유엔대사가 총괄하고 있다. 캠프 내에서 목소리가 큰 외교관 출신 인사 중에서도 핵심이다. 외교부에서 반 전 총장과 함께 북미국 ‘적통’에 속하는 그는 유엔주재 대사로 반 전 총장의 지근거리에서 일했다. 유엔주재 대사 퇴임 후엔 반 전 총장이 국내 정치인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면서 ‘귀국 플랜’을 만들었다. 귀국 뒤엔 대선 전략과 일정 등 모든 분야를 관장하고 있다. 소수 정예인 이재명 성남시장 대선캠프의 좌장은 3선의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이 시장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오래전부터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 오다가 이 시장이 대선주자로 떠오르자 킹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풍부한 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초선 의원이 포진한 캠프에서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캠프 좌장은 3선의 백재현 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4년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초대 감사를 맡으며 안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백 의원이 좌장이지만 캠프 총괄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담당하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메시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 윤 전 대변인에게 총괄본부장을 맡겼다”고 말했다. ●남경필은 MB의 남자 정두언 체제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용주(대변인)·송기석(비서실장)·채이배(정책분야) 의원 등 초선 의원 3명으로 경선캠프용 진용을 갖춘 채 좌장을 정하지는 않았다. 국민의당이 호남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이를 보완해 줄 인물이 좌장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좌장 후보로는 ‘중도 보수’ 성향의 이상돈 의원이 1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2012년 대선 당시 ‘진심캠프’에서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의원도 중도개혁 성향이라는 점과 안 전 대표를 제외하곤 유일한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캠프는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총괄을 맡았다. 재선 의원 출신의 대표적인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로, 유 의원과는 2000년부터 과거 한나라당 싱크탱크였던 여의도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대선캠프는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맡았다. 2007년 옛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대부분의 의원이 박근혜 캠프 쪽으로 갈 때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캠프 선봉에 서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부겸 실무는 40~50대… 유인태 후원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상황본부장인 고영인 민주당 안산단원갑 지역위원장과 조직본부장인 이학노 새희망포럼 전국집행위원장 등 40~50대 젊은 실무자급으로 기동성 있는 캠프를 구성했다. 김 의원의 후원회장인 유인태 전 의원도 외곽 지지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손학규, 송태호 전 문체부 장관이 맡아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캠프는 손 의장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인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좌장을 맡고 있다. 손 의장이 정계에 입문했을 때부터 조용히 도운 인물로, 손 의장의 ‘멘토’이자 ‘그림자’로 불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與野 “순환출자 해소” “금산분리” 한목소리

    [대선이슈 집중분석] 與野 “순환출자 해소” “금산분리” 한목소리

    ‘재벌개혁’은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대선 주자들의 단골 경제 공약이었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계기로 이번 대선의 중심 화두가 됐다. 현재 대선 주자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자신의 경제공약 1호로 재벌개혁을 발표할 정도였다.여야 대선 주자들은 순환출자 해소, 금산분리 강화 등 그동안 나왔던 해법들을 대동소이하게 제시했다. 문 전 대표의 집중 개혁 대상은 30대 재벌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4대 재벌(삼성·현대차·LG·SK)이다. 그는 재벌개혁을 위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강화, 소액주주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대표소송 단독주주권과 노동추천이사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또 정경유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기업에 준조세(기업이 내는 각종 부담금과 기부금)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같은 당의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의 대기업 준조세 금지법은 대기업 부담금 폐지 특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지난 23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재벌체제 해체’를 주장하며 여야 대선 주자들 가운데 가장 강하게 재벌체제를 비판했다. 그는 상속세를 정확하게 부과해 거둬들인 상속세로 공공부문이 대기업 집단의 지분을 구입하고, 대기업 지배구조를 공공화하기 위해 이사의 3분의1 또는 절반 이상을 노동자들로 선출할 것을 제안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은 대기업 집단이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주요 방법으로 이용하는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것을 재벌개혁 해법으로 많이 제시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23일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을 통해 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관계를 만들고 납품단가 후려치기, 재벌의 상속, 순환출자 구조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 2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어발 확장에 악용되는 순환출자제도도 뿌리부터 고쳐 나가겠다”면서 “총수 일가 지배력 강화에 편법 동원되는 자사주 의결권도 제한하고 금산분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 역시 순환출자 해소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재벌 3세 경영세습을 금지하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최후의 구조조정 수단인 기업분할, 계열분리명령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경제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 대한 사면이 논란이 되면서 재벌 총수·경영진 사면권 제한을 강조하는 대선 주자들도 있다. 문 전 대표뿐만 아니라 ‘경제정의’를 강조하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재벌 총수·경영진에 대해 사면·복권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법과 원칙의 틀 안에서 재벌이 시장을 지배하고 중소기업 등 경제력이 약한 상대에게 해왔던 행위들을 강력하게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탈법 행위를 감시할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 강화도 해법으로 나왔다. 김 의원이 공정위의 조사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공정위를 경제검찰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는 “공정위에 권력을 줘 힘 있게 개혁하되 책임도 져야 한다”면서 “공정위의 모든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해 로비를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주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재벌개혁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말잔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대선 주자들이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선명성 경쟁에만 치중돼 있다”면서 “다중대표소송제 등 주주 권리 강화 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정경유착의 문제는 재벌개혁만이 아니라 정치개혁도 같이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규제 위의 규제를 만들 게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등을 했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등 기존 제도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文 “영호남 지역주의 극복” 潘 “민의 따라 대선 전 개헌”

    文 “영호남 지역주의 극복” 潘 “민의 따라 대선 전 개헌”

    이재명 “검경 수사권 조정” 강조 안철수,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안희정, 충남서 정국 구상 매진김부겸 “민주당 오만하면 안 돼” 설 연휴 기간 민심은 대선 주자와 정치권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둘러 국정 혼란을 수습하라고 요구했다. 민생 경제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을 이었고,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도 뜨거웠다. 여야는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각 지역에서 청취한 민심의 향배를 이렇게 전했다. 대선 주자들이 청취한 설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문 전 대표에게 나라가 어려워 민생도 힘드니 정권 교체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주민이 많았다”고 전했다.문 전 대표는 지난 2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밀양에서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노 전 대통령의 ‘멘토’였던 송기인 신부를 예방하는 등 연휴 내내 부산·경남 지역에 머무르다 이날 상경했다. 봉하마을에서는 “영호남의 동시 지지를 받아 이번 대선을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선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다음달 중순쯤 출마 선언을 하는 등 대선 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고향인 충북 음성과 충주에서 설을 쇠며 지지기반을 다지고 연휴 중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만나는 등 외연 확대에 주력했다. 반 전 총장은 다음달 초 출마 선언이 유력해 보인다. 그는 28일 친지들과 음성에 있는 부친의 산소에 성묘하며 “국민의 65% 이상이 개헌을 지지하는 민의에 따르는 게 정치 지도자의 책무로 생각한다”고 대선 전 개헌을 강조했다.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설 연휴에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에 참여해 네티즌들과 소통했고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30일에도 분당경찰서와 야탑지구대를 격려 방문해 ‘검경 수사권 조정’, ‘경찰 중립성 보장’ 등을 강조했다. 이 시장 측은 “촛불 민심과 적폐 청산에 대한 열망이 아직 뜨겁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에 머물며 정국 구상에 매진했다. 이 시장은 31일, 안 지사는 다음달 2일 경선후보 등록을 한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각각 지역구인 대구를 찾아 명절을 보냈다. 유 의원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분께서 이대로 가면 보수가 정권을 내주는 것 아니냐,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해 주셨다”면서 “문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 후보로 앞으로 단일화하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구의 설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더 커진 것 같다”며 “민주당이 마치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오만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의 말도 많았다”고 전했다. 또 ‘박 대통령 풍자 누드 그림 전시회’로 논란을 빚은 표창원 의원을 염두에 둔 듯 “일부 민주당 의원의 도를 넘는 행동이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손 의장은 지난 26일 서울 노량진 고시촌을 찾아 민생·청년 행보에 나선 데 이어 30일에는 광화문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청년 창업가들과 간담회를 했다. 전국 곳곳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이 화제를 모았다. 대구·경북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가족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경주에 사는 김모(71)씨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설을 쇠러 온 20~40대 젊은 층과 시골에 사는 60~70대 노인들 사이에 ‘탄핵 설전’이 벌어져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충북 지역민의 화두는 ‘반기문’이었다. 50대 이상에선 충청 출신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충청 대망론’이 주를 이뤘지만 30~40대층은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부정적으로 봤다. 청주에 사는 박모(73)씨는 “그동안 충청 지역은 힘 있는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발전이 늦어졌고 대형 국책 사업에서도 소외받았다”며 “충청 출신인 반 전 총장이 대통령으로 선출돼 지역을 확 바꿔 놓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윤모(45)씨는 “이번 대선에선 진보정당이 승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 민심은 얼어붙은 경기로 흉흉했다. 자영업자들은 문 닫기 직전이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공공요금과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은 얄팍해진 지갑을 걱정했다. 부산 남포동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윤모(61)씨는 “이대로는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제발 싸움만 하지 말고 국민경제를 살리는 데 여야가 힘을 합해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전남은 정권 교체가 대세인 반면 지역 출신 대선 주자가 없는 전주·전북은 관망세가 우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전국 종합
  • 문재인 “야권 연정 가능”… 안철수 “文은 옛날 사람”

    문재인 “야권 연정 가능”… 안철수 “文은 옛날 사람”

    文 “빅텐트 펴도 정권교체 아냐” 安도 “개혁의지 없어” 潘에 공세박지원 “潘 영입에 셔터 내렸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러 정당과의 연정도 가능하다”며 야권 연대를 역설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옛날 사람”이라며 문 전 대표 견제 수위를 높였다. 설을 앞두고 23일 이틀째 호남 민심 잡기 경쟁에 나선 두 대선 주자는 전날보다 날카로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토론’에 참석해 “상대가 있는 일이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렵지만, 민주당은 야권 통합과 연대, 단일화를 열어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정당이 다수를 차지하면 스스로 정당 책임정치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여러 정당과 연정도 가능하다”면서 야권끼리의 연정 구상도 밝혔다. 다만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빅텐트나 제3지대, 개헌연대는 어떻게 포장하고 화장하더라도 정권 교체가 아니다”라며 “호남의 일부 정치인이 가담해 지분이라도 나눠 갖기를 바란다면 이는 호남 민심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독재 유산과 그 뿌리인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해 그 적폐가 오늘에까지 이르렀다”면서 “이번에야말로 촛불 혁명을 완성해야 한다. 이는 5월 광주항쟁의 정신을 완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3기 민주정부는 광주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제대로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경선 룰에 대해선 “당에 백지위임했지만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전남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권 연장으로 기울었고, 개혁에 대한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과거 청산과 미래 대비, 둘 다 힘들어 보인다”고 혹평했다. 그는 “귀국 후 국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성찰과 대안은 보이지 않고, 단순 이미지 행보로 많은 국민을 의아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발 친인척 비리 문제도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반 전 총장은) 출마보다는 불출마 가능성이 좀더 커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도 “재벌 개혁 의지가 의심스럽고 미래를 대비하기에는 옛날 사람”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 전 대표가 최근 발표한 일자리 공약에 대해서는 “평가하기도 부끄러운 부실한 정책”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같은 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KBS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의 영입 문제에 대해 “우리는 셔터를 내렸다”고 말했다. 광주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물가 잡으려다 AI 놓친 정부

    정부가 치솟는 계란값을 잡기 위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농장 인근 지역의 계란 반출을 허용하면서 AI가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더 확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4년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513만 3000마리로 전체 살처분 가금류의 36.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살처분 가금류 가운데 산란계(2244만 9000마리) 비중이 75.1%에 이르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기획재정부가 물가를 이유로 계란 반출 제한을 완화하면서 계란 수집판매상 차량이 농장을 들락거리고 차량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란계 농장이 초토화됐다”고 지적했다. AI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1~27일 AI가 발생한 산란계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인근 지역의 계란 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계란값이 치솟자 정부는 같은 달 23일 최상목 기재부 제1차관 주재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제한적으로 계란 반출을 완화하기로 했다. AI 방역을 책임지는 농식품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계란 이동을 전면 중단시켰는데도, 기재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계란 유통을 허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8일 하루 동안 계란 반출을 허용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 “광주 손 안 놓겠다”… 安 “강철요정이라 불러 달라”

    文 “광주 손 안 놓겠다”… 安 “강철요정이라 불러 달라”

    文 “광주에 부채의식” 고해성사… 安, 폭탄주 돌리며 당내 스킨십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 표심을 붙들기 위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입심 대결이 벌어졌다. 둘은 22일 1시간 차를 두고 토크콘서트를 열어 바람몰이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모임 ‘포럼광주’ 출범식에 참석해 “정권 교체라는 대의 앞에 미워도 다시 한번 손을 잡아 달라”며 구애에 나섰다. 그는 “지난 대선 때 기적 같은 지지를 모아 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호남을 서운하게 했다”면서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 광주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을 향한 절절한 ‘고해성사’를 이어 갔다. 그는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다시 저의 손을 잡아 달라고 부탁드릴 염치도 없는 사람”이라며 “호남이 전폭적인 지원으로 참여정부를 만들어 줬는데, 호남의 아픔과 소외를 다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늘 광주시민에 대한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고, 그렇게 광주와 함께 살아왔다”며 “그래서 광주가 저를 알아주겠거니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 때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정권 교체는 호남이 제 손을 잡아 줘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진행한 행사에는 홍영표·김태년·김경수·이개호 의원, 김효석·전병헌·이용섭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17명과 시민 1만여명이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2박 3일 일정으로 ‘안풍’(안철수 바람) 재점화에 나섰다. 서구 ‘일·가정 양립지원본부’에서 열린 ‘강철수와 국민요정들 토크쇼’에서 안 전 대표는 “왜 김경진·이용주 두 사람만 요정이냐. 저를 강철요정이라 불러 달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정치하면서 이루고 싶은 딱 하나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경제성장은 실력이 ‘빽’을 이기게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대선을 끝까지 돌파할 것”이라면서 “현역 정치인 중 저만큼 돌파력을 보여 주고 성과를 보여 준 사람이 있느냐”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순실 청문회 스타로 각각 ‘용블리’, ‘쓰까요정’으로 불리는 초선 이용주·김경진 의원과 함께한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김영환·손금주 최고위원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 장병완 의원과 만찬을 가졌다. 연대론을 주장하는 호남 중진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던 안 전 대표는 한동안 술을 끊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처럼 폭탄주를 돌리는 등 당내 스킨십 강화에도 애를 썼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계속 이런 자리를 갖기로 했다”며 “가능한 한 많은 분들로부터 그동안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듣도록 하고, 저도 지금보다 10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광주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광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난 준비된 후보다…출판의 정치학

    난 준비된 후보다…출판의 정치학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한민국이 묻는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안희정의 함께, 혁명’….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선 주자들의 출판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책’은 유년 시절부터 지금껏 살아온 삶의 궤적과 정책 비전, 철학을 진중하게 알릴 수 있는 고전적 수단인 동시에 출판기념회와 전국 순회 북콘서트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중과 소통하고 인간적 면모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과거 출판기념회를 핑계 삼은 ‘책장사’가 판을 쳤지만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값 이외의 모금을 금지하면서 정치자금 창구로서의 기능은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유력 정치인들에게 ‘저서정치’는 매력적인 카드인 셈이다. ●‘불황 칼바람’ 출판계에도 효자 상품 역할 출판사 입장에서도 유력 주자들의 책은 불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효자 상품이다. 문 전 대표가 지난 17일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는 초판 5만부, 2쇄 2만부, 3쇄 3만부 등 모두 10만부를 펴냈으며 출간된 지 이틀 만에 3만 5000부가 서점으로 출고됐다. 출판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7000부씩 팔리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012년 7월 출간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은 하루 만에 1쇄가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누적 판매량은 70만부 정도. 출판사의 한 편집자는 “북콘서트 등이 대선 주자 입장에선 홍보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출판사로서도 책을 많이 팔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자서전과 에세이 형식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 들어 대담집과 정책집 등 형식도 다양해졌다. 문 전 대표도 당초 2012년 대선 당시 펴냈던 ‘문재인의 운명’ 형태의 에세이집을 고려했다가 대담 형식으로 바꿨다.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엮은 사람은 전문가도, 정치인도 아닌 대구·경북(TK) 출신의 문형렬 시인이다. ●김부겸, 가장 먼저 ‘대담 책’ 펴내 문 시인과 문 전 대표의 만남은 출판사인 ‘21세기북스’가 주선했다. 문 시인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영남일보 논설위원도 지냈다. 대담집으로 인연이 닿기 전까지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기획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다른 출판사에서 서울대 조국 교수,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와 문 전 대표와의 대담을 제안했는데 문 전 대표 측은 문 시인과의 대담을 선택했다. 첫 만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될 즈음인 지난해 10월 말 홍대 인근 북카페에서 시작됐고, 총 8차례에 걸쳐 인터뷰가 이뤄졌다. 출판사에서는 지난해 9~10월 문 전 대표에게 질의서를 만들어 미리 전달했다. 질의서는 문 시인이 주도하고, 출판사에 근무하는 20대 초반 직원부터 60대 직원까지 궁금한 점을 물어 추가 질문으로 포함했다. 정치 전문가가 아닌 인터뷰어와의 대담 형식을 먼저 도입한 건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다. 김 의원은 원외 시절이던 2015년 11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의 대담집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를 출간, 화제를 모았다. 김 의원은 재벌 위주의 약탈경제를 해체하고 기회의 불균등과 차별을 해결하는 ‘공존의 경제’에 관한 에세이 형식의 책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 의원은 201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는 민주당이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0일 출간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는 이 시장이 제시하는 공정국가에 대한 구상을 담았다. 정치, 경제, 복지에 대한 이 시장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이 시장은 2010년에는 지방선거 공약집 형식의 ‘고난을 통해 희망을 만들다’, 2014년 대담 에세이 스토리텔링 형식의 ‘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 등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책을 출판한 ㈜메디치미디어의 편집자는 “이 시장은 평소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한데 책에서는 차분하게 본인의 정책 구상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정책 제안서와 자서전 두 권을 냈다. 지난해 10월 출간한 ‘콜라보네이션’은 충남도정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 제안서 격이다. 같은 해 11월 ‘안희정의 함께, 혁명’은 기존에 낸 자서전을 보충한 것이다. ‘안희정의 함께, 혁명’을 편집한 웅진지식하우스의 김지혜 에디터는 “안 지사가 정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난 뒤 인지도가 올라가면 책 판매 부수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안철수의 생각2’ 출판을 한때 고려했으나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의 생각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생각을 정리한 것인데 읽어 보면 그 생각에 바뀐 점이 하나도 없다”며 “정치를 시작한 목적이 변화의 열망을 실현시키는 도구가 되겠다고 한 것이었고 그런 초심은 똑같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정계 복귀와 동시에 저서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를 출판했다. 이 책은 손 전 대표가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전남 강진 토굴에서 생활하는 동안 지은 책이다. 당시 국회에서 2년여 만에 정계 복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책을 손에 들고 있었고 이후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를 열었다. 야권 대선 주자 중 ‘출간왕’은 단연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시민사회 출신인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저자로 등록된 책만 50여권이 넘을 정도다. 박 시장은 다음달 자신의 경제 정책인 ‘위코노믹스’(Weconomics)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책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박 시장의 경제 정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철학과 비전을 표명하는 책자 성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與 주자들은 뜸해… 반기문도 “계획 없다” 여권 대선 주자들의 출간 소식은 뜸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자서전을 낼 계획이 없다. 반 전 총장 측은 “그동안 저서를 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낼 계획이 없다. 시기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004년 국회에 입성한 뒤부터 책을 한 권도 내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대필 작가를 통해 책을 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손을 통해 쓰게 하는 것은 싫고 책을 내기에는 너무 바빴다는 이유에서다. 유 의원은 “지난해 가을부터 살아온 이야기나 정치 경험, 정책, 현안 입장 등을 적어 오고 있는데 대선 때까지 완성해서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새달 첫 에세이집 계획 바른정당에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다음달 20일 첫 에세이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가제)를 출간한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내밀한 ‘개인사’를 비롯해 수도 이전, 모병제, 사교육 폐지 등 정책 공약도 소개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민주당 소속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5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18일 ‘나는 왜 대권에 도전하는가’를 출간했다.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 전 대표와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힌 장성민 전 의원은 지난 17일 ‘큰바위얼굴’과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북콘서트를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북콘서트로 대중 소통·지지자 결집 효과”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주기 용이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만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총론에 해당하는 정책 비전을 보여 줄 수 있다”면서 “출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북콘서트를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며, 지속적으로 미디어의 관심을 모으는 데 유력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후보자에게 관심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후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제된 입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바이블(성경)처럼 가지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민주당 대선후보 7명 이상 등록시 예비경선 실시

    더불어민주당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지원자가 7명 이상 몰릴 경우 예비경선을 실시해 6명으로 압축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민주당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는 20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예비후보가 7명 이상 등록할 때에는 예비경선을 실시해 6명까지 압축하기로 했다”며 “예비후보가 6명 이하일 때는 예비경선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또 “설 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원칙으로 하되 연휴 이후에도 등록을 막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설 이전에 룰 협상을 끝내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대선 주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정”이라며 “기탁금도 이전보다 낮춘 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결선투표제나 모바일 투표 반영 비율 등 후보 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 위원장은 “거의 모든 사안을 검토했지만, 일부 후보자가 야3당 공동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최대한 이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더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재인 “先 실효세율 - 後 법인세 인상”

    문재인 “先 실효세율 - 後 법인세 인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실효세율을 먼저 올리고 마지막으로 법인세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문 전 대표는 20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과 복지재원 마련,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체 세수를 확대해야 하지만 법인세 인상 문제는 딜레마”라며 “우선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소득세를 높이고,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속·증여세를 낮추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조세 부담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상속·증여세를 낮추는 데 공감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매우 낮은 실효세율을 그대로 두고 법인세부터 인상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민주당의 법인세 인상 당론과 의견이 같지만 우선순위가 다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지역 경제와 해운항만산업 활성화 구상을 쏟아내며 바닥 지지세 다지기에 나섰다. 그는 부산항만공사에서 한진해운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갖고 “부산의 해운항만산업을 살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자본금 1조원 규모의 한국선박회사 설립만으로는 미흡하다”며 한국선박회사와 해양금융공사를 합쳐 자본금 4조~5조원 규모의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가칭)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양수산부를 훨씬 더 힘있고 강력한 부처로 보강하겠다”며 집권 시 조직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도 찾아 소녀상의 손을 어루만지면서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돈 10억엔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공식 사죄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누구나 기본소득 “재정 부담 vs 삶의 윤택”

    [대선이슈 집중분석] 누구나 기본소득 “재정 부담 vs 삶의 윤택”

    지난해 6월 스위스는 매월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기본 소득을 제공하는 방안을 놓고 투표를 했다. 전체 투표자의 76.9%가 반대해 부결됐지만, 스위스의 ‘도전’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모든 국민의 삶이 윤택해질 것이다’, ‘노동 의지를 떨어뜨리고 재정 부담만 안길 것이다’란 찬반 의견이 분분한데도, 선별적 사회보장체계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은 유럽 국가들은 스위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기본소득제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복지 제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이 실험이 조기 대선을 앞둔 여의도 국회에도 상륙했다.기본소득제 논란은 청년수당을 도입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을 지폈다. 생애주기별로 지급하는 기본소득 100만원에 국토보유세로 마련되는 재원으로 1인당 30만원을 더해 전 국민에게 13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게 이 시장의 구상이다. 박 시장은 아동·청년·노인 등에 월 30만원씩 주는 ‘한국형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했다. 기본소득의 학술적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개인 단위로 조건 없이, 자산심사나 노동요구 없이 지급되는 소득’이다. 생계급여 등 빈곤층에게 제공하는 선별적 복지와 달리 부자에게도 주고, 대가로 노동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사회 구성원들은 기본소득을 받으며 좀더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고 자기 계발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이렇게 급진적인 기본소득을 한번에 도입하기는 어렵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소득을 도입한다면 모든 연령대가 아니라 일정한 연령대부터 단계적으로 지급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연금과 청년수당도 넓게 보면 기본 소득 범주에 속한다. 이 시장의 구상은 기본소득제도의 스펙트럼 중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분류에 속한다. 박 시장과 김 의원의 구상은 기존 공적제도의 연장형으로 볼 수 있다. 어떤 형태든 ‘국민이라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자’라는 게 기본소득제의 취지다. 그런데 왜 ‘뜨거운 감자’가 됐던 걸까.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노동 없이 돈을 주면 일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성남시 청년배당, 서울시 청년수당이 시도됐을 때도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구직활동을 접고 기본소득을 그저 생활비로 소진할 것인가, 기본소득을 통해 자기 계발에 나서 더 나은 삶을 살 것인가.’ 기본소득을 둘러싼 이러한 의문은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과도 맞닿아 있다. 섣불리 답을 내릴 수 없는 이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 전 세계는 지난 1일 기본소득보장제도를 최초로 시범 도입한 핀란드에 주목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 들어갈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지도 문제다. 기본소득 도입을 제안한 대선 주자들은 세제 개편, 재정 합리화 등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방법이 구체적이진 않다. 당장 세금을 늘리지 않고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현행 복지제도를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기본소득제 도입 취지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기존의 복지제도를 전면 개편한다는 전제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보장제도는 현금 급여만큼 현물 급여도 중요한데,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려고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면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이유로 다른 대선 주자들은 기본소득제 도입 신중론을 펴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복지제도의 방향을 먼저 논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 시장의 기본소득 구상에 반대하며,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조합을 강조한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기존 복지 제도와 연계해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종훈 연구위원은 “다른 국가에서 먼저 도입해 검증을 거친 국민연금 제도도 도입된 지 30년이 다 돼가도록 성숙하지 않았는데, 실험 단계인 기본소득제를 들여오는 건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31만개 일자리 창출 재원, 재정 우선순위로 해결 가능”

    “131만개 일자리 창출 재원, 재정 우선순위로 해결 가능”

    “4대강에 쏟은 예산 22조원이면 연봉 2200만원 일자리 100만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일자리 공약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 재원 조달 방안이 미흡한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정부가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을 먼저 일자리 만드는 데 투입해야 한다. 재정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고용예산 17兆… 10兆면 공직 50만 채용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한국불교지도자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쏟아부은 예산 22조원만 해도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 수 있고, 지금 정부가 고용에 사용하는 예산 17조원 중 10조원이면 초임 200만원 공무원 50만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 재원을 늘리기 위해 조세 부담을 늘리고, 어떤 순서로 늘릴지에 대한 방안을 오래전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정규직화 실적 좋은 대원제약서 간담회 전날 문 전 대표가 발표한 131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해 다른 정당들이 비난을 쏟아 낸 데 따른 것이다. 바른정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사탕발림 공약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건 대국민 사기”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정책위의장도 “나랏빚이 1000조원을 돌파한 상황을 인식이나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공세에 개의치 않고 일자리 현장 행보를 이어 갔다. 이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서울 광진구 대원제약을 방문해 고졸채용 사원, 워킹맘 직원, 정규직이 된 운전직 사원과 함께 ‘지속적 일자리 확대’, ‘능력 중심 채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 정지를 당한 데 대해 “공영방송이 해선 안 되는 비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황씨는 문 전 대표의 문화예술계 지지자 모임인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다. ●文, 여의도에 대선 캠프 사무실 계약 한편 문 전 대표가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계약하면서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의원은 “여의도 대산빌딩 5층 전체와 4층 일부를 6개월간 임대하는 계약을 최근에 체결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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