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현정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24
  • [文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사회적 기업 통해 일자리” “반도체 인력 육성을” 건의 봇물

    [文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사회적 기업 통해 일자리” “반도체 인력 육성을” 건의 봇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28일 2차 간담회에서 최태원 SK회장 등 7명의 기업인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삼성, SK, 롯데 등 국정 농단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기업이 다수 참석해 전날과 비교해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 참석 후 바로 청와대로 향했다.롯데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사드 관련 언급은 없었고, 법인세 인상을 비롯한 증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없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성, 롯데 재판 등을 언급할 분위기도 아니었고,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본질에만 충실한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최 회장은 “(SK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기업 200개를 지원해 고용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며, 정부도 공공 조달 시장에 대한 사회적기업의 접근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결과를 측정해 이를 평가에 포함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니 4차 산업 교육센터를 대기업과 정부가 함께 지원하자”고 했다. 그는 또 약 500만개에 이르는 KT 인프라를 활용, 미세먼지 측정망을 보급하고 에너지 절약만을 통해 에너지 혁신을 이루는 방법을 제안했다. 기업인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는 당연히 알아서 잘하겠지라고 생각하시는데, 반도체도 현재 인력 수급 문제에 크게 봉착해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에 인력을 원활히 수급할 수 있도록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고 반도체 소재·장비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달라”고 건의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조선업이 위축돼 최근 사기가 많이 저하됐지만, 가장 힘든 것은 조선산업이 사양 산업이고 노동 집약적 산업이라는 사회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산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며 “조선업의 불황을 극복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고 정부도 인력 양성과 해양 기자재 개발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일단 공공 발주를 통해 자체 수요를 늘리는 방법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기업인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을 소개하면서 즉석에서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는 인력의 40% 이상을 여성 인재로 채용하고 있고,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왔다”면서 “서비스 산업과 유통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조업 분야보다 월등하므로 서비스 산업 육성 대책을 적극적으로 건의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3년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세금 많이 내려고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정부도 이런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관계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국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데, GS리테일(유통전문업체) 가맹 점주에 대해 최저수입보장제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조종사와 정비사가 부족하고 항공 산업을 놓고 국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부·기업은 동반자…경제철학 공유해달라”

    “정부·기업은 동반자…경제철학 공유해달라”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8일 “기업은 경제 활동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정부는 경제 정책으로 기업의 경제 활동을 돕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기업인 2차 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하며 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면서 “사람 중심 경제를 목표로 일자리 중심·소득 주도·공정 경제·혁신 성장을 방향으로 삼았는데, 경제 패러다임의 이런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가 보니 이는 우리나라만의 고민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와 경제기구의 한결같은 고민이고 화두였다”면서 “우리만 특별하거나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세계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조선업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2019년쯤이면 조선업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때까지만이라도 공공 발주를 통해 자체 수요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청와대 참모들에게는 “중소 업체는 수주를 하더라도 금융 지원을 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금융 지원 확대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례를 소개했으며, 이에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즉각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관계법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라”고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지원, 4차 산업 교육센터에 대한 대기업과 정부의 공동 지원, 500만개에 이르는 KT 인프라를 활용한 미세먼지 측정망 보급, 반도체 중소·중견기업 육성, 조선 인력 양성과 해양 기자재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 SK 회장 등 7명을 청와대 본관으로 초청해 ‘칵테일 미팅’을 가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했고,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틀 연속 자리를 함께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가안전시스템 재정비… “국민 보호” 헌법정신 구현 의지

    국가안전시스템 재정비… “국민 보호” 헌법정신 구현 의지

    메르스·세월호 부실 대처서 교훈…일반·중대 재해 나눠 시스템 구축 재난도 靑위기관리센터에 보고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청와대가 중대 재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재난 관리의 최종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기초해 국가의 안전시스템을 청와대 중심으로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청와대의 국가안보실은 세월호 참사 직후 “청와대는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며 발을 뺐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국가적 재난 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수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청와대가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말도 있었는데 중대한 재난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할 도리가 없다”며 지난 정부의 ‘실책’을 직접 언급하고,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재해를 일반 재해와 중대 재해로 나눠 이 중 청와대가 중대 재해를 총괄하고, 일반 재해 상황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면 촌각을 다투는 급박한 재난에서 여러 관련 부처를 거치지 않아도 돼 대응 시스템이 바로 작동할 수 있다. 지진 발생을 기상청이 국민안전처에 보고하고, 보고받은 안전처가 재난 문자를 보내는 과거 시스템으론 아무리 서두르더라도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신속하게 그 상황을 보고받았듯, 재난 재해 상황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신속히 전달되게 하라”고 지시했다. 또 “현장에 강력한 지휘권을 줘 해상 재난은 해양경찰청이, 육상 재난은 소방청이 확실하게 대응하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재난 문자메시지에도 상황과 지역에 따라 대응 지침을 보다 상세히 담을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경주 지진 때 지진 발생 후 30분이 지나서야 문자가 국민께 전달된 것도 문제지만 그 내용을 보면 단순히 지진이 발생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는 정도인 것도 문제”라며 “이러면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두렵고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재난 상황을 전파하고, 일본처럼 재해·재난 주간 방송사는 재해 상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악화하면 재난 특보 방송으로 자동 전환하도록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했다. 청와대는 ‘범정부 국민안전 100일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시기별로 자주 발생하는 재난을 선정,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소방청·해양경찰청 간 재난 통합 대응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계 정규직 전환 즉석 약속… 文대통령 기업별 애로사항 챙겨

    재계 정규직 전환 즉석 약속… 文대통령 기업별 애로사항 챙겨

    두산 원전 주기기 타격 토로… 文 “수출 돕겠다” 현대차 “사드 보복에 협력업체 産銀 지원 절실” 신세계·한화 앞다퉈 ‘양질 일자리’ 창출 다짐 오뚜기 “앞으로도 中企 협력 계속 늘려가겠다”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27일 청와대 간담회에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제안이 쏟아졌다. 기업인들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어려움을 털어놨고, 즉석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기도 했다. 법인세 인상 등 정부의 증세 방침과 관련한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박 회장은 “만약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이 중단된다면 원전 주기기(원자로, 증기발생기, 발전터빈 등)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국에서 사드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차를 적극 개발할 건데, 국내외 스타트업과 상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또 “태양광 사업의 국내 입지가 부족하니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입지 규제를 완화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비율을 상향 조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서비스산업 육성을 제안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액정표시장치(LCD) 국산장비 개발을 위해 중소장비업체와 재료업체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해외 진출 시 중소장비업체와 공동 진출해 상생 협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또 LG디스플레이에서 1000억원 상생펀드를 조성해 이 중 50%는 2차·3차 협력업체에 직접 지원하고, LG와 1차 협력업체 계약 시 1차 협력업체와 2·3차 협력업체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시키도록 했다고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어떻게 새로운 변신을 했는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포스코도 소재에너지 분야를 바탕으로 융합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 가겠다”고 약속했다. 권오준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국내 산업 육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매우 강력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대통령이 기업별 애로 사항을 미리 파악해 일일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중대 재난 컨트롤타워는 靑”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최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와 괴산, 충남 천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강화해 청와대가 중대 재난 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전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컨트롤타워 논란이 있었지만 새 정부에선 중대 재해 시 청와대가 최종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위기관리체계와 재해재난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청와대가 나서서 관리할 중대 재해와 관련 부처가 관리할 일반 재해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가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말도 있었는데 중대한 재난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할 도리가 없다. 청와대가 관여하든 안 하든, 국민으로부터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 재난·재해는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지만, 이 경우에도 청와대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인근 보은·증평·진천 등의 읍·면·동 단위에서는 더 심한 손해를 입은 지역도 있는데 특별재난지역을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지정하게 돼 있어 피해가 심해도 전체 기초자치단체 피해 액수가 특별재난지역 기준에 미달해 지정에서 제외되고 상대적으로 특별재난지역보다 보상을 미흡하게 받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며 “특별재난지역 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 테이블에는 김정숙 여사의 제안으로 수해지역 ‘낙과’(落果)로 만든 화채가 올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제재 강화·北 잇단 도발 징후… 靑, 대화 기조 약화 우려

    美 제재 강화·北 잇단 도발 징후… 靑, 대화 기조 약화 우려

    ‘도발이냐, 대화로의 전환이냐.’ 남북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7·27 정전협정 64주년을 기해 실제로 북한이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26일 청와대와 외교안보부처는 긴장 속에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했다.미국 의회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의 군사·경제 자금줄을 봉쇄하고, 달러 유입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제재법안을 처리하는 등 제재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 군사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정부의 대화 기조가 약화될 수밖에 없어 청와대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 4일 “북한이 한·미 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면서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루비콘강’을 건넌다면 ‘예방적 군사 대응’과 같은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북한의 ICBM 도발에 지난 5일 한·미 양국 군은 북한 지도부를 정밀 타격하는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훈련을 한 바 있다. ‘대화의 목표는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고 문 대통령이 밝힌 만큼 핵 폐기를 위해 대화 기조를 접진 않겠지만, ‘베를린 구상’을 통해 밝힌 한반도 평화 로드맵과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엔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는 7·27 정전협정을 기해 대통령의 별도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고, 국무총리의 기념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북한의 움직임과 반응을 차분히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더라도 도발만 하지 않는다면 대화의 모멘텀을 충분히 이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대화에 데드라인은 없다”면서 “남북 군사회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지만, 차분하고 담담하게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린 구상을 통해서 신한반도평화비전을 밝혔듯이 핵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추구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7·27 정전협정 64주년을 기한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지’는 사실상 어려워진 분위기다. 북한은 이날 ‘최후승리의 7·27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란 제목의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적들의 그 어떤 제재나 봉쇄도 통할 수 없다”며 대북 제재 강화 움직임을 비난하는 입장만을 내놨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무얼 더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애초 27일을 남북 군사회담일로 정해 제안한 것도 아니므로 날짜를 수정해 다시 제안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8월 1일로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역시 기한을 정하지 않고 답변을 기다리기로 했다. 북한이 회담 제의를 거절한 건 아니어서 27일만 무사히 넘긴다면 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도 없지 않다. 국정기획위 통일외교안보 분과위원으로 활동한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애초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현재 저울질 중이며, 대화 제의는 대화 환경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추경·목적예비비 조속 집행… 검사장 축소 등 檢개혁 속도”

    “추경·목적예비비 조속 집행… 검사장 축소 등 檢개혁 속도”

    전 정부가 임명한 국무위원과 새 정부 국무위원의 어색한 동거가 막을 내렸다.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후 세 번째로 주재한 국무회의에는 새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만 참석했다. 새 정부 출범 76일 만에 비로소 ‘문재인표’ 내각이 닻을 올린 것이다.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제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셈이 됐다”면서 “지금부터는 성과와 실적으로 평가받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야기든 자유롭게 하는 국무회의가 되도록 하자. 자신의 소관 분야가 아니어서 잘 모르는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하지 말고 토론하자”고 ‘열린 국무회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는 것이 과제”라며 “추경과 목적예비비의 조속한 집행을 통해 추경이 실제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완화에 효과가 있고?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증으로 보여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경에서 제외된 부분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독려했다. 국무위원들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으로 새 정부 업무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대전환한다는 선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무회의에선 중소기업청을 장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통상교섭본부(차관급)를 설치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함께 검찰개혁 관련 법안 등이 의결됐다. 검사장급이 맡아 온 서울중앙지검 1차장 자리를 차장급으로 낮춰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수를 기존 49명에서 48명으로 줄이는 개정안, 법무부 등 외부기관에 근무하는 검사를 줄이는 개정안이 통과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기존 매출액 2억원·3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서 3억원·5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으로 확대해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개정안, 장관급인 대통령 경호실을 차관급인 대통령 경호처로 개편하는 직제안, 최근 시중에서 인기를 끄는 ‘환각풍선’, ‘해피풍선’ 원료인 아산화질소를 환각물질로 지정해 처벌 근거를 마련한 개정안이 의결됐다. 문 대통령은 “4분기에 도시가스 요금을 8~9% 인하한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국민께 도움 되는 구체적인 방안”이라면서 “지방의 도시가스 수요 충족 방안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새 정부의 사실상 첫 국무회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경제부총리가 안 보인다’거나, ‘책임총리가 없다’는 등의 보도가 있던데 그렇지 않다”면서 “앞으로 목숨이나 자리 중 하나는 거는 마음으로 하자.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고 국무위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평창 띄우기 나선 文대통령…“올림픽 반드시 성공시킬 것”

    평창 띄우기 나선 文대통령…“올림픽 반드시 성공시킬 것”

    김연아·정찬우와 홍보 화보 촬영 페북엔 #저커버그 #김연경 게재“대통령님과 여사님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평창을 알리는 데 애써 주셨습니다.”(개그맨 정찬우) “이참에 대통령님을 홍보대사로 모실까 하는데 어떠신가요.”(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여기서 대통령님이 못 한다 말 못 하시죠. 모셔 볼까요.”(개그맨 정찬우) “오늘 ‘G(Game)-200, 2018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가 정말 재미있고 세련됐죠. 박수 한번 보내 주세요. 평창동계올림픽 반드시 성공시켜야겠네요.”(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를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섰다. 평창올림픽 200일을 앞두고 24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G-200, 2018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가 70여분간 열렸다. 약 300명의 국내 인사가 참석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여를 제안한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북한의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성급하게 기대하지도, 그렇다고 반대로 비관할 필요도 없고 마지막 순간까지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겠다”며 북측의 화답을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성급하게 기대하지 않겠다’는 말에선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정부는 북한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8월 1일 적십자회담 개최를 제안한 상태다. 21일로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은 시일이 지났지만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까지 북한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 대한 소개 영상을 시청한 뒤 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 사회자를 보조하던 여자 어린이가 “연아 언니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누구지”라고 묻자 남자 어린이가 “대통령이잖아”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여자 어린이가 “대통령님도 평창올림픽 도와주실 거죠”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그럼요”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문 대통령의 홍보대사 위촉이었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씨가 문 대통령에게 홍보대사 직함이 찍힌 명함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명함을 받은 뒤 화이트보드에 ‘2018 평창!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대한민국! 하나 된 세계!’라고 응원 문구를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응원 문구가 적힌 화이트 보드를 들고 사진을 찍은 뒤 유승민(IOC 선수위원),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최고경영자), 김연경(배구선수)이라는 해시 태그(#)를 달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이들이 또 다른 사람을 지명해 해시 태그를 달아 평창 홍보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문 대통령은 김연아씨, 개그맨 정찬우씨와 함께 홍보 화보를 촬영했다. 화보 촬영은 조세현 사진작가가 맡았다. 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홍보에 직접 뛰어든 것은 국가적 행사임에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등으로 홍보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데 따른 것이다. 평창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정은 벙커’ 타격 미사일 탄두 1t으로 키운다

    ‘김정은 벙커’ 타격 미사일 탄두 1t으로 키운다

    화강암반 지하 표적 타격 가능…실질 사거리 늘어나는 효과도 정부가 북한의 지하 벙커와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사정거리 800㎞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지금보다 2배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가 은신할 벙커를 공격할 수 있도록 미사일의 성능을 고도화하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이를 위해 5년 만에 미사일지침(NMG·New Missile Guideline)을 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고위관계자는 24일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미사일지침 개정과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양국 실무진 간에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2년 한·미 미사일지침을 개정하면서 정부는 최대 사거리를 기존의 300㎞에서 800㎞로 늘리되 탄도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은 유사시 북한 지휘부를 응징·보복하는 데 동원될 핵심 전략무기다. 그러나 기존 500㎏ 탄두 중량으로는 화강암반 지하 수십 m 깊이의 표적을 완벽하게 타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탄두 중량을 1t으로 확대하면 파괴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북한 지도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획기적으로 진전되는 것이다. 이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을 수 있는 탄두 중량의 최대치를 배로 늘린다는 것은 결국 엔진의 추력을 늘리는 효과로 연결되므로 미사일 기술 측면에서는 사거리를 늘리는 것과 본질상 효과가 같다”고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로부터 자살자 유가족 수기 심사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담당 서기관은 A4 용지 500장 분량의 묵직한 원고를 건네며 “보는 데 힘이 들 거예요”라고 했다. 처음엔 단순히 양이 많아 그런 줄 알았다. “에이, 이 정도 보는 게 뭐가 힘들다고?.” 되레 서기관에게 핀잔을 주고선 후딱 끝낼 요량으로 채점표까지 만들어 놓고 첫 장을 넘겼다. 그리고 2시간 뒤 둘은 복도에서 다시 만났다. 하도 울어 눈이 벌겋게 충혈된 기자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차며 꿀물을 들고 나온 서기관. 한 사람의 일생과 죽음, 남겨진 가족의 고통이 송곳처럼 박힌 500장 원고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고, 온몸이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는 듯해 다음 장을 넘기기가 두려웠다. 애초 채점이란 가당치 않은 얘기였다. 남편을 잃은 유가족은 ‘분노와 상실감, 배신감으로 힘겨운 매일매일을 맞이하며 아침에 눈을 뜨지 말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적었고, 또 다른 유가족은 ‘몸과 마음이 말라가 슬픔마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고 했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슬픔에 감히 점수를 매길 수 없어 심사인단은 심사를 포기했다. 대신 의견을 모아 원고를 추렸고,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이를 모아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란 제목의 수기집을 냈다. 오늘과 내일이 다르지 않고, 무관심과 체념이 일상이 된 출구 없는 시대에 안녕을 묻는 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자살률 부동의 1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28.7명. 이 무미건조한 숫자가 의미하는 통계적 심각성 뒤엔 매년 1만 4000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음습한 사회와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유가족들의 피멍 든 가슴이 있다. 자살 시도자는 자살 사망자의 최소 40배 이상이며,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가족이나 친구는 자살 시도자 1명당 6명이다.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사이 우울이 도미노처럼 한국 사회에 번지고 있다. 자살예방 사업 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19일 발표되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창출, 노인 복지 확대 등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한 정책으로 어둡고 긴 터널의 출구를 만들되 희망을 잃고 벼랑에 선 이들의 손을 당장 잡아 줄 정책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켜켜이 쌓인 삶의 퇴적층만큼 죽음의 사연은 헤아릴 수 없고, 지역마다 형태와 규모도 다르다. 이를 뭉뚱그려 천편일률적으로, 단발성으로 지원해선 자살률을 낮출 수 없다. 일본은 투자를 확대해 유형별, 지역별 맞춤형 자살예방 정책을 편 결과 자살률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장기적 계획을 갖고 꾸준히 투자해 결국 생명의 존엄함을 지켜 냈다. 일본의 자살예방 예산은 3000여억원(2013년 기준), 우리 복지부의 자살예방 예산은 99억원이다. 낳는 것엔 국력을 쏟고 있지만, 지키는 것엔 인색하다. 한두 명도 아닌 수만 명이 목숨을 던진다면 이는 구조화된 죽음이다. 안녕할 수 없는 오늘, 다시 국가의 역할을 묻는다.
  • ‘文복심’ 양정철 “권력에 취하면 벌 받아”

    ‘文복심’ 양정철 “권력에 취하면 벌 받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권 출범과 동시에 뉴질랜드로 출국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최근 “우리가 권력을 잡은 게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 준 것으로 자리를 탐하거나 권력에 취하는 사람이 있으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청와대 참모에게 당부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문 대통령의 만류에도 지난 5월 25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던 양 전 비서관은 이달 초 아들의 군 입대 문제 등 집안일로 일시 귀국했다. 그는 귀국 기간 청와대 참모들과 만나 이런 얘기를 나눴다고 양 전 비서관을 만난 참모들이 전했다. 오는 22일 다시 출국하는 양 전 비서관은 참모들에게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일하면 성공한 정부는 우리가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 주실 것”이라며 “정말 잘해 줘야 한다”고 ‘헌신과 절제’를 당부했다. 그는 특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청와대를 잘 이끌어 줘 정말 고맙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다른 참모에게도 “다들 사심 없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기간 문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물론 전화통화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미국 방문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으로 대선 이후 하루도 여유가 없는 것 같은데 참모들이 여유와 휴식을 억지로라도 권해 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있는 친지 집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진 그는 현지 교민과 접촉도 하지 않고 공원에 머무는 등 걷기와 사색, 독서로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기약 없이 떠돌고 기약 없이 나가 있는 것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랑 생활이 짧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고 청와대 참모들은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홍준표 “뱁새가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 간다”

    홍준표 “뱁새가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 간다”

    국회 정상화 후에도 첩첩산중…굵직한 현안 대기 ‘협치 시험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13일)를 계기로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모처럼 국회에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 하지만 이번 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인사 청문 등 굵직한 현안들이 예정돼 있어 협치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진정한 협치의 시험대는 19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오찬 회동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각 당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들으며 국회와의 ‘협치’를 다시 시작하는 자리로 삼을 계획이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혀 ‘반쪽 회동’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찬 회동 제안에) 확답을 하지 않은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라며 “한·미 FTA를 통과시킨 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 대표는 또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면서 “저들이(청와대) 본부중대, 1, 2, 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여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한다. 여야는 18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물관리 일원화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물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데 대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재점검하려는 의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물관리 일원화에 대해 면밀히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해양경찰청을 국민안전처에서 분리해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으로 편입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인사를 검증하는 ‘최종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국회는 1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1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9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아직까지 야권이 특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고 못박지 않은 만큼 앞선 청문회보다 무난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추경 처리는 야당이 공무원 증원에 소요되는 예산을 깎겠다고 벼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친박 20명 우선 교체…靑 “능력 따지되 캠프 인사 배제 안 해”

    [단독]친박 20명 우선 교체…靑 “능력 따지되 캠프 인사 배제 안 해”

    임기 종료·1년 미만 106명…공석 8곳 등 조만간 새 얼굴로靑 “연설문 쓰다 금융수장 되는 말 안 되는 논공행상은 안 해” 조만간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낙하산 공공기관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솎아내기식’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법으로 보장된 공공기관장들의 임기를 최대한 존중하되 정치인 출신,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기관장, 지난해 말 탄핵 정국을 틈타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알박기식’으로 임명한 공공기관장부터 물갈이할 계획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공공기관장 인선과 관련해 공을 따져 직을 주는 ‘논공행상’(論功行賞)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책에 맞는 능력 있는 사람을 임명해 명분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지침’까지 나온 이상 공공기관장 인선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지켜 준다는 큰 틀의 원칙하에 임기가 끝나 대행체제인 곳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곳부터 기관장 인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임기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원칙론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려면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장부터 바꿔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셈이다. 청와대가 공공기관장 인선의 3가지 원칙을 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지침을 내린 것은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보장해 정권 교체기 관가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공공기관장 교체가 무분별한 ‘보은 인사’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선을 도운 대선 캠프 인사들의 공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부 불만이 커질 수 있고, 대선 캠프에 참여해 국정과제를 함께 만들어 온 인물이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논공행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도 이런 측면에서 논공행상에 아예 선을 긋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치권 출신이나 대선 캠프 인사도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의 고유 업무에 맞는 전문성이 있는 인사로 임명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 산하 332개 공공기관 가운데 임기가 1년이 남지 않은 기관장은 88명, 임기가 종료됐지만 아직 새로운 기관장을 선임하지 않아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18명, 공석은 8개다. 이 기관장들이 1차 교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 전 권한대행이 탄핵 정국에서 임명한 이양호 한국마사회 회장 등 20여명의 공공기관장,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낙하산’도 교체 ‘0순위’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공기관 노조가 선정한 ‘적폐청산 기관장’ 10명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도 대표적인 친박 기관장으로 꼽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알박기’ 공공기관장 우선 교체한다

    [단독]‘알박기’ 공공기관장 우선 교체한다

    친박 출신도 임기 관계없이 교체…공원관리公·전기안전公 등 거론 청와대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을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교체하기로 공공기관장 인사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인사권을 행사해 임명한 기관장이 대상이라는 뜻이다. 청와대는 특히 ‘친박’(친박근혜)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의 교체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이와 관련,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쯤 이른바 ‘알박기’식으로 공공기관장이 임명된 곳을 우선 교체하겠다”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곳이 있는데 그곳도 꼭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공공기관장 인사 방침 대상인 황 전 권한대행이 임명한 기관장으로는 이양호 한국마사회 회장(지난해 12월 임명), 방희석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지난 3월 임명) 등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해 왔던 친박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도 임기와 관계없이 최우선 교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3선 의원 출신인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지난 7일 임기를 6개월 남겨 놓고 자진 사퇴했다. 이 관계자는 “임기가 남아 있어도 기관장이 이전 정부의 정치인이라면 정치인으로서 사퇴하는 게 도리”라면서 “특히 국정농단 사건과 관계되거나 앞장서서 역할을 했던 기관장은 교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괄적으로 공공기관장의 사표를 전부 받는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기본적으로 임기를 지키려고 한다”며 “임기가 만료돼 대행체제로 하거나 임기가 거의 된 곳이 꽤 있는데 그곳부터 우선적으로 (인사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장 인선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논공행상(論功行賞)이 어떻게 없을 수 있겠느냐만 대신 말이 되는 사람을, 명분을 갖춰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정부와 가까운 정치인 출신으로는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올해 9월 임기 만료),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올해 11월 임기 만료),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지난해 9월 임기 만료),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지난 2월 임기 만료) 등이 거론된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2019년 3월 임기 만료),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2019년 7월 임기 만료),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2018년 11월 임기 만료) 등은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19일 여야 5당 대표와 회동… 홍준표는 불참 의사

    성사되면 현 정부 들어 첫 청와대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9일 여야 5당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제안했다. 14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기로 원칙적 합의를 이룬 만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현안에 얽매이지 않고 ‘협치’를 위해 얼굴을 맞대자는 취지다. 회동이 성사되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여야 대표가 청와대를 찾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5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오찬 회동을 가졌다. 다만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여야 지도부에게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국회 일정과 무관하게, 추경과는 무관하게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수석은 현안을 놓고 만나는 ‘영수회담’이 아니며 “초당적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5당 대표’ 회동의 모양새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홍 대표는 불참 의사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홍 대표는 들러리 서는 영수회담이 구시대 산물인 데다 이슈가 추경이나 인사청문 정국 등이 될 수 있어 가더라도 원내대표가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이번 회동을 국회 운영을 논의하는 자리로 오해해 (부정적으로) 그런 건데, 초당적 외교·안보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란 점을 얘기했고 잘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면서 “마지막까지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흔쾌히 회동 제안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근혜 정부 ‘삼성 경영권 지원’ 문건 나왔다

    박근혜 정부 ‘삼성 경영권 지원’ 문건 나왔다

    문건에 “삼성 경영권 승계 도와줘야” 국민연금 의결권·블랙리스트 문건도 정치적 파장… 국정농단 재판에 영향청와대는 14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을 포함한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도 다수 발견됐다.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일부 인사들의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암시하는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 특히 300종에 육박하는 문건·메모는 2013년 3월~2015년 6월 만들어졌다. 국정농단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우병우 전 수석의 민정수석실 재임기간(2014년 5월~2015년 1월 민정비서관, 2015년 2월~2016년 10월 민정수석)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재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적 파장은 이미 만만찮다. 청와대는 자료 원본은 국가기록원에 이관하고 사본은 특검에 제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지난 3일 민정수석실 공간을 재배치하던 과정에서 캐비닛에서 300종에 육박하는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문건은 ▲2014년 6월 11일~2015년 6월 24일 수석비서관회의 자료 ▲장관 후보자 등 인사자료 ▲국민연금 의결권 등 현안 검토자료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2013년 1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자료도 1건 확인됐다. 박 대변인은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조사’라는 문건에는 관련 조항과 찬반 입장, 언론보도, 의결권 행사지침이 들어 있다”면서 “직접 펜으로 쓴 메모 원본과 또 다른 메모의 복사본이 담긴 청와대 업무용 메일을 출력한 문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필 메모로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모색’ ‘삼성의 당면 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등이 쓰여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금산분리 원칙 규제 완화 지원’이라는 대목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 ‘건전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국실장 전원 검증 대상’ 등도 들어 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 전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자료도 있다”면서 ‘대리기사 남부(지검)고발 철저 수사 지휘 다그치도록’ ‘교육부 외 애국단체·우익단체 연합적으로 전사들을 조직’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朴정부 문건 발견] ‘삼성 승계 국면→기회 활용’ 자필 메모… 朴정부 개입 정황 담겨

    [朴정부 문건 발견] ‘삼성 승계 국면→기회 활용’ 자필 메모… 朴정부 개입 정황 담겨

    청와대가 지난 3일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찾아낸 문건에 언급된 주요 사건은 삼성 경영권 승계를 박근혜 정부가 지원한 의혹,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블랙리스트, 김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대리기사 폭행 혐의 등이다. 대부분 최순실 국정농단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는 사건으로, 민정수석실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자료가 발견된 곳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사정 부문이 쓰던 공간에 있는 캐비닛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는 사용하지 않아 청와대는 자료의 존재를 몰랐다고 한다.삼성 경영권 승계 메모와 함께 발견된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조사’라는 제목의 문건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 행사 과정에 박근혜 정부가 개입한 의혹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2015년 7월 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입장을 정했고 같은 달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가결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옛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장치가 삼성 합병이었으며 박근혜 정부가 이를 돕는 대가로 삼성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에 나서는 등 뇌물 공여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가 발견한 메모장을 보면 박근혜 정부가 삼성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을 내리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알 수 있다.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 삼성의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이란 글이 메모돼 있었다.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 건전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국·실장 전원 검증 대상, 문화부 4대기금 집행부서 인사 분석’ 등이 메모된 문건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연관돼 있다. 당시 문체부는 진보 성향의 예술가나 단체를 이른바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 문화예술계 지원 사업에서 배제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소극적이던 문체부 직원들을 경질하는 데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리기사 남부(지검) 고발→철저 수사 지휘 다그치도록’이란 메모는 김현 전 의원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대리기사 폭행 혐의와 관련 있어 보인다. 당시 김 전 의원과 세월호 유가족들은 2014년 9월 대리기사와 시비가 붙어 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일로 고초를 겪은 김 전 의원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가 있다며 지난해 특검에 김 전 실장을 고발했다. 청와대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한 메모 중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무죄 판결을 내린 판사를 ‘간첩에 관대한 판사’로 지칭하면서 ‘특별형사법 입법’을 거론한 대목도 눈에 띈다. 법조계를 상대로 이른바 ‘종북몰이’를 시도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사건은 국정원 수사 과정에서 증거조작 사실이 밝혀져 법원에서 무죄로 판명났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베를린 구상 첫 후속조치… 곧 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베를린 구상 첫 후속조치… 곧 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첫걸음 떼려면 대화 제의 불가피… 해빙 위해 민간교류 활성화도 고민 청와대가 1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를 협의했다.베를린 구상에 담긴 제안 중 7·27 정전협정 계기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10월 4일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 눈앞에 닥친 안보 현안과 남북 간 인도적 교류 현안에 대한 해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행위 중단을 논의할 남북 군사실무회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회담을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대화 없이는 첫발을 떼기 어려운 문제여서 곧 첫 후속 조치로 남북 간 대화 제의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의 낡은 틀에 갇힌 채로 내놓는 제안이라면 북측의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도한 게 전부다. 반응이 없더라도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던져 북한이 우리의 대화 의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해 본다”며 다시 한번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이 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대화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낮은 단계에서 수월하게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 비전으로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남북 경제공동체를 통한 ‘신경제지도’ 구상 로드맵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와 베를린 구상을 따로 떼어 놓고 접근할 순 없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한 북핵 문제의 단계적 해법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일자리 추경 ‘골든타임’ 고려… 靑, 고심 끝 정치적 타협

    일자리 추경 ‘골든타임’ 고려… 靑, 고심 끝 정치적 타협

    조 후보 음주운전 비판 큰 부담… 인사·추경 연계 野 체면도 고려 문재인 대통령이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낙마 카드를 선택한 배경에는 ‘골든타임’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오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하지 못하면 실업대란에 대처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그렇다고 야당의 요구대로 조 후보자 대신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주저앉히면 북한의 군사 도발과 이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 제때 대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자유한국당은 인사와 추경을 연계하고 두 후보자 모두 낙마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조 후보자를 낙마시켜 야당의 ‘체면’을 세워 주는 선에서 정치적 타협을 보는 쪽을 택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문 대통령을 찾아 둘 중 한 명을 포기할 것을 설득했고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송 후보자를 지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송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안보가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새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 애가 탔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개혁, 자주국방력 강화, 방산비리 근절에 힘쓸 것을 당부하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핵·미사일에 대응해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위기, 국방개혁이 문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임명을 밀어붙인 핵심 이유였던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때와 달리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부담이 됐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를 낙마시킬 정도로 큰 흠결이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경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달 26~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 75.3%를 기록해 전주보다 1.1% 포인트가 올랐으나 송·조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 탓에 상승 폭이 크진 않았다. 송 후보자를 낙마시키면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만한 ‘대체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도 외면하기 어려웠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 후보자 자진 사퇴 후 기자들에게 “야당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제 국회가 청와대의 선의에 선의를 가지고 응답해야 한다”면서 “최소한 국회가 빚 없이 더 걷힌 세금으로 국민 시름을 더는 ‘착한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 2개는 처리해 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당은 두 후보자 모두 낙마를 주장해 왔지만 완승과 완패만 하려고 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라며 “청와대는 할 만큼 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14일쯤 여야 각 정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 설명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미루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국이 바쁜 상황에서 정당 대표를 초청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후 초청하는 게 예의고, 그래야 성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일자리 추경 ‘골든타임’ 고려… 文대통령 고심 끝 정치적 타협

    일자리 추경 ‘골든타임’ 고려… 文대통령 고심 끝 정치적 타협

    문재인 대통령이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낙마 카드를 선택한 배경에는 ‘골든타임’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오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하지 못하면 실업대란에 대처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그렇다고 야당의 요구대로 조 후보자 대신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주저앉히면 북한의 군사도발과 이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 제때 대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자유한국당은 인사와 추경을 연계하고 두 후보자 모두 낙마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조 후보자를 낙마시켜 야당의 ‘체면’을 세워 주는 선에서 정치적 타협을 보는 쪽을 택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문 대통령을 찾아 둘 중 한 명을 포기할 것을 설득했고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송 후보자를 지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송 후보자를 임명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고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남북 대치가 심화하고 국제사회에서는 대북 제재 강화가 논의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군 인사와 조직의 조속한 안정화와 사기 진작이 필요하며 더 강력하고 유능하고 깨끗한 군을 위한 국방개혁 역시 늦출 수 없다”면서 “이런 입장을 이해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 임명 강행 때와 달리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부담이 됐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를 낙마시킬 정도로 큰 흠결이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경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달 26~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 75.3%를 기록해 전주보다 1.1% 포인트가 올랐으나 송·조 후보자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 탓에 상승폭이 크진 않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민 여론에 기대 국정을 펴는 청와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송 후보자를 낙마시키면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만한 ‘대체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도 외면하기 어려웠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 후보자 자진사퇴 후 기자들에게 “야당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제 국회가 청와대의 선의에 선의를 가지고 응답해야 한다”면서 “7월 국회가 성과를 내고 마무리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국회가 빚 없이 더 걷힌 세금으로 국민 시름을 더는 ‘착한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 2개는 처리해 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당은 두 후보자 모두 낙마를 주장해 왔지만 완승과 완패만 하려고 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라며 “청와대는 할 만큼 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14일쯤 여야 각 정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 설명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미루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국이 바쁜 상황에서 정당 대표를 초청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것을 봐가며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후 초청하는 게 예의고, 그래야 성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