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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새달 27일까지 국민투표법 개정을”… 국회의 선택은

    靑 “새달 27일까지 국민투표법 개정을”… 국회의 선택은

    청와대가 22일 대통령 개헌안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순방을 환송하기 위해 나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개헌이라는 큰 짐을 맡기고 떠나게 됐다”면서 “당과 미리 조문안을 맞췄으면 좋았을 텐데 성격상 그러질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실제적인 내용은 대부분 다 법으로 위임이 돼서 앞으로 법 개정 작업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초당적 협력이 가능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대통령 개헌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총리추천권이나 선출권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도 재외국민 투표가 제한된 현행 국민투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향후 국민투표를 위해 4월 27일까지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달라”고 국회를 압박했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국회가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든, 부결시키든, 독자적인 국회 안을 내든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4월 27일 이미 위헌이 된 국민투표법만큼은 개정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으로 국회가 갈 길은 대략 세 가지가 있다. ① 극적인 국회 합의 가능성 이제 국회도 청와대를 향해 “국회에 개헌을 맡기라”고만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권은 이제라도 국회가 개헌안 합의에 나선다면 언제든지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법 개정안은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 의결 최종 시한은 5월 24일이다. 그에 앞서 국회가 극적으로 개헌안을 합의해 발의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 개헌안을 폐기하고 국회안을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 연말 국회 본회의에서 앞서 자동 부의된 정부 예산안 원안을 폐기하고 국회 수정안을 상정해 처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진 비서관은 “26일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돼도 5월 초까지는 정당 간 협상할 ‘국회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② 선거 시기 조정 가능성 만약 개헌 국민투표, 지방선거 동시 투표가 어렵다면 개헌 투표 시기를 조정하자는 정세균 국회의장 등의 제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 의장 스스로도 개헌 국민투표가 6월에 실시될지 여부에 대해 “그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여야가 개헌안과 개헌 투표 날짜를 대승적으로 합의하면 대통령 개헌안은 자진 철회 수순을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권은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뒤로 미루자는 한국당의 주장을 받아들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내각을 운영하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의 권한이 약화되는 반면 의회가 간접적으로 선출한 총리 권한이 더 커지는 모순이 생긴다”면서 “청와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고 설명했다. ③ 대통령 개헌안 부결·개헌 표류 26일 이후에도 국회가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에 상정된 뒤 표결 절차를 밟지만 전망은 어둡다. 이들 중 개헌 저지선(현재 293석 기준 98석)을 넘는 116석인 한국당만 일제히 반대해도 대통령 개헌안은 부결된다. 이후 국회가 개헌에 나설 수 있지만 소멸된 개헌 동력을 다시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통령 4년 연임… 선거 연령 18세로

    “현 대통령 2022년까지” 명시 국회, 정부 입법 등 통제 강화 총리 선출 방식 현행대로 유지 文 “개헌안, 언젠가는 가야할 길” 문재인 대통령이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로 바꾸는 대통령 개헌안을 내놨다. 부칙에 ‘현 대통령 임기는 2022년 5월 9일로 한다’고 명시해 개헌안이 문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가 인준하는 현행 국무총리 선출 방식은 유지하지만 현행 헌법 제86조의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해, 총리가 책임지고 행정부를 통할할 수 있게 했다. 청와대는 22일 사흘에 걸친 대통령 개헌안 발표를 마무리하고 각 당 지도부와 국회의장에게 개헌안 전문을 전달한 뒤 법제처에 송부했다. 개헌안 발의는 26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이뤄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길에 오르며 서울공항 환송장에 나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헌법개정안의 내용은 대체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고 국무총리와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통령 특별사면권을 제한하고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했다. 헌법재판소장을 헌법재판관 중에서 호선하는 것으로 개정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축소했다. 현행 헌법 제66조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다’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국가를 대표’한다고 변경했다. 국무총리 선출 또는 추천권을 국회에 달라는 야당의 요구는 거부했다. 대신 국회의 권한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정부 법률안 제출권 제한, 예산 법률주의 도입, 대통령 조약 체결·비준권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등을 개헌안에 담았다. 선거제도도 개선했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를 개헌안에 명시하고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춰 참정권을 강화했다. 또 6·13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를 2022년 3월 31일까지로 3개월 줄여,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시행되도록 부칙을 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수도는 서울’ 관습헌법 틀 깨… 제2, 제3의 수도 나올 수도

    ‘수도는 서울’ 관습헌법 틀 깨… 제2, 제3의 수도 나올 수도

    청와대가 21일 발표한 ‘대통령 개헌안’에 수도 조항을 명문화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뒤로하고, 성문법으로 수도를 새로 정하는 길을 열었다. 제2의 수도를 건설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된 행정·경제·문화 권력을 분산, 국토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마련된 셈이다. 수도를 정하는 문제는 이제 국회의 입법사항이 됐다.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국가기능의 분산이나 정부 부처 등의 재배치 필요도 있고, 나아가 수도 이전의 필요성도 대두될 수 있으므로, 이번 개정을 통해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현행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수도에 관한 명문화된 조항은 없다. 이를 근거로 2003년 12월 참여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세종시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조선시대 경국대전에 의한 관습헌법’을 운운하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의 효력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수도 조항 명문화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을 대신해 새로운 곳으로 수도를 이전하거나 새로운 개념의 수도를 도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강화 정책과도 직결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모들과 개헌안을 논의하며 “수도권은 비대해지고 지방은 낙후되고 피폐해졌다. 수도권 1등 국민, 지방 2등 국민으로 지역과 국민이 분열됐다”면서 “수도권이 사람과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참여한 개헌안 독회 과정에서는 수도 이전의 필요성이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에 직접 수도를 규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에 한 번 수도를 규정하면 개정이 굉장히 어려워 필요에 따라 수도나 제2, 제3의 수도를 만들 필요성에 적기 대처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래서 수도에 관해서는 법률에 위임하는 것이 탄력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경제수도와 행정수도 등으로 수도가 복수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국회에서 정할 일”이라고만 밝혔다. 참여정부 때 이루지 못한 세종시 행정수도 규정을 14년 만에 재추진할 법적 근거도 확보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옮겨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만일 개헌이 이뤄져 행정수도가 지정되면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자는 여론은 전국에서 세종을 중심으로만 일고 있고,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반드시 이전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경제수도, 문화수도 등 제2의 수도 개념이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행정수도를 재추진하게 되면 국민적 공론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헌법에 ‘토지공개념’ 명시…재산권 제한 가능

    헌법에 ‘토지공개념’ 명시…재산권 제한 가능

    ‘상생’ 강화해 사회 불평등 완화 수도 법률로 정하는 조항 명문화 자치 행정·입법·재정권한 보장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개정안 총강에 수도를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수도 조항’을 명문화했다.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한 ‘토지공개념’도 개헌안에 명시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그 집행기관을 각각 ‘지방정부’와 ‘지방 행정부’로 바꿔 중앙정부와 독자적 수평 관계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는 26일 발의할 대통령 개헌안 중 ‘지방분권 및 총강, 경제 부문 헌법개정안’을 공개했다. 조 수석은 “국가 기능 분산이나 정부부처 등의 재배치 필요도 있고, 나아가 수도 이전의 필요도 대두될 수 있으므로 이번 개정을 통해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수도를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이 개헌안에 포함되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관습 헌법 심판은 폐기된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행정·경제·문화수도 등 제2, 제3의 수도가 복수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개헌안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라는 조항을 추가해 국가 운영의 기본 방향이 지방분권에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행정 권력을 분산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을 헌법에서 구현한 것이다. 법률상 권리였던 주민 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 제도를 헌법에 규정해 주민들이 직접 지방정부의 부패와 독주를 견제하도록 했다. 아울러 ‘제2의 국무회의’로 불리는 국가자치분권회의를 신설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소통하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현행 헌법의 제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개념에 ‘상생’을 추가해 다양한 입법을 촉진하려고 했다. 또 현행 헌법 제23조 제3항과 제122조의 토지공개념에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하기로 했다. 노태우 정부가 부동산 투기 등을 막기 위해 택지소유상한제·토지초과이득세·개발이익환수제를,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의 정책을 냈으나 재산권 침해 논란 등으로 헌법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 불합치 판례에 따라 무력화된 것을 보완하고자 한 것이다. 개헌안 총강에 공무원 전관예우 방지 근거 조항도 신설했다. 퇴직한 공무원이 유관 단체에 재취업해 현직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조항이다. 국가에 기초학문을 장려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예방하려고 문화의 자율성·다양성을 증진한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근로’ 용어는 ‘노동’으로 수정 단체행동권 범위에 권익보호 추가 남녀·비정규직 차별 해결 명시 국민발안제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관통하는 정신은 ‘국민 중심’이다.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등 국민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문 대통령이 발의할(26일) 헌법 개정안 가운데 전문(前文)과 기본권 조항을 공개하고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나라”라며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개헌 취지를 설명했다.기본권 강화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한 부분이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파업도 합법화할 수 있도록 단체행동권을 확대했다. 조 수석은 “임금 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문제없지만, 정리해고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흔드는 문제인데도 판례에 따라 불법화하는 일이 있었다”며 “단체 행동권 범위를 일정하게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권익보호’를 추가했다. 공무원도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법률상 공무원은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가운데 단결권·단체교섭권만 인정받는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도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단체행동권 제한 대상에 경찰공무원도 포함할지는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국가 수호, 국민의 생명·재산보호를 책임지는 군인과 경찰까지 파업하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제와 군사독재 시절 사용자 관점에서 쓰인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했다. 또 국가에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했으며, 국가가 고용안정과 일·생활 균형에 관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의무화했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은 현행 헌법에는 없는 규정이다. 노동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남녀 차별과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결하고자 헌법에 명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낼 수 있는 국민발안제를 신설해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조 수석은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 입법 청원에 60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 발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소환제와 발안제가 도입되면 국회의원의 직무 책임을 강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흠결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 부담, 포퓰리즘적 법률안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회의원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구체적 요건은 국회가 논의해서 법률로 정해야 한다. 조 수석은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요건이 너무 낮으면 의회민주주의가 흔들리고, 너무 높으면 실현 불가능해 국회 스스로 정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형사 피고인에서 피의자로까지 확대하고, 체포·구속 시 그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리만 알리도록 한 데 더해 진술거부권도 고지하도록 ‘미란다 원칙’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현행 헌법은 일반 국민도 군형법상 중대한 죄를 저지르거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군사재판을 받도록 했는데, 개헌안은 원칙적으로 일반국민은 군사재판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의무 교육 대상은 자녀가 아닌 ‘보호 아동’으로 확대했다. 또 군인 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도 삭제해 복무 중 사망 시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규정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와 평등 원칙 등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현행 헌법은 군인·군무원·경찰이 직무 수행 중 상해를 입어도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통령 개헌안 공개] 文대통령, 개헌안 토론 3차례 직접 주재

    기본권 확대에는 큰 이견 없어 정부형태 개편 논의 가장 치열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지난 13일 제출한 개헌안 ‘초안’을 토대로 ‘대통령 개헌안’을 만들어 20일 그 일부를 발표하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3차례 회의를 주재했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의 전문(前文)과 기본권 조항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대통령의 시간을 많이 빼앗아도 되는가 걱정이 들 정도로 장시간 회의를 했고 매우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자문특위가 개헌안 초안을 전달했을 때도 개헌안에 시행 시기를 명시한 부칙이 없으니 보완하라고 주문하는 등 법조인 출신답게 개헌안을 꼼꼼히 챙겼다. 진 비서관은 “헌법 개정안을 검토하다 보니 정말로 ‘아’ 다르고 ‘어’ 다르더라”면서 “헌법 조문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다 보니 미세한 차이로 논쟁을 벌이는 일이 많았다. 대통령을 모시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기본권 확대 문제에 대해선 회의에서도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비서관은 “국민 여론조사를 해 보면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는 문제를 두고 상당한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천부인권적 기본권은 모든 사람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논의 과정을 거쳐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기본권, 학문·예술의 자유 등 헌법에 명시된 보편적 인권의 주체는 ‘국민’이 아닌 ‘사람’이 됐다. 가장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던 문제는 권력구조(정부 형태) 개편이었다. 헌법자문특위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로 바꾸는 개헌안 초안을 제출했다. 개헌안의 핵심이자 국회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여서 숙의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헌법자문특위로부터 초안을 보고받고 “만약 지금 대통령 4년 중임제(연임제)가 채택이 된다면 지금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가 거의 비슷해지기 때문에 차기 대선부터는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를 함께 갈 수 있다”면서 권력구조 개편 의지를 피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개헌 발의 28일 이후로 늦출 듯

    文대통령 22일 개헌안 발표 예상 베트남·UAE 순방 직후 발의할 듯 한국당 “연기 요청, 대국민 기만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나서기 전에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하고, 발의 시점은 26일이나 순방 일정이 종료되는 28일 이후로 재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대통령 개헌안’ 초안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당시 청와대는 개헌안 발의 시점으로 21일을 제시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21일 예정된 개헌 발의를 26일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우 원내대표의 제안은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청와대는 당과 논의해 개헌안 발의 시기를 19일에 최종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제시한 26일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문 대통령이 순방 도중 전자결재를 해야 한다. 다만 개헌안 발의의 중대성을 고려해 순방 종료 후 29일 또는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헌법에 명시된 국회 심의 기간(60일)과 국민투표안 공고 기간(18일)을 보장하며 지방선거일인 6월 13일에 대통령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려면 78일 전인 이달 28일까지는 발의해야 한다. 청와대가 28일 이후에 발의한다면 국회가 대통령 개헌안을 심의할 60일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야권에 공격 빌미를 줄 수 있다. 다만 청와대 내에선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 심의 기간을 하루 이틀 정도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28일 이후 발의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에 여유를 주면서 할 수 있는 최대치가 21일이었다. 상당히 넉넉하게 잡은 날짜로, 21일을 넘기더라도 국회에서 논의할 시간을 깎아 먹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민에게 대통령 개헌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국회와 원만하게 합의하거나 국회를 앞세워서 하는 방법을 고려해 발의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우 원내대표가 개헌안 발의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대국민 기만쇼’라고 비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향후 여권은 ‘대통령의 발의 시점을 미루면서까지 야당을 설득하려 했지만 불발됐다’는 논리를 펼 것”이라며 “내용이 중요하지 6월이라는 날짜가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국당 “분권제·책임총리 개헌… 6월 여야 합의 발의”

    한국당 “분권제·책임총리 개헌… 6월 여야 합의 발의”

    靑 “총리추천제는 국회 권한만 강화 6월 합의는 동시 투표 못한다는 뜻”자유한국당이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골자로 한 개헌 로드맵을 16일 공개했다. 국민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구제 개편도 추진하기로 해 이에 동조하는 진보 성향의 야당과 ‘개헌 연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분권(형) 대통령과 책임총리제를 통해 이번 개헌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반드시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같은 개헌안을 여야 합의로 6월까지 발의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당이 개헌에 대한 당 지도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원내대표는 핵심 쟁점인 총리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국회가 헌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를 안착해 가겠다”고만 밝혔다. 그동안 당내에서 유력한 권력구조 개편안으로 이원집정부제를 검토했던 것에 비춰 보면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는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안의 기본 방향을 천명하면서도 여권과의 협상 여지를 남겼다. 그는 “책임총리제 도입을 국회가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는 확고한 개헌안이 마련되면 정부 형태에 대해선 다각적인 판단을 갖겠다”고 말했다. 여권이 책임총리제를 받아들인다면 한국당도 이번 정부 개헌안의 핵심 내용인 ‘4년 연임제’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개헌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단계를 밟아 가며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 부여된 특권화된 권력은 내려놓되 국민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제3당과 진보정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회의원의 비례성 강화는 김 원내대표의 평소 정치적 소신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논의 중인 민주평화당도 개헌 협상의 핵심 조건으로 분권형 대통령제와 함께 ‘선거제도 개편’을 제시했다. 민주평화당은 여권의 4년 연임제 개헌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총리추천제 등 야권의 개헌안에 “국회의 권한만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국회가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의미”라며 “사실상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에 머무르게 되고 국무총리가 국정을 모두 통괄하는 체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6월 국회에서 여야 간 개헌 합의를 하자는 한국당의 제안에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못 한다는 것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통령제를 통한 장기 집권 구상을 들킨 것”이라며 “승자 독식 제도를 유지하면서 장기 집권을 하자고 하다니 청와대도 정상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할 수도”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할 수도”

    이달 고위급회담서 정상회담 날짜 확정 임동원 단장 등 30~40명 자문단 위촉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 준비를 진두지휘할 준비위원회가 16일 청와대에서 첫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30~40명 내외의 자문단을 위촉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의 경험을 공유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문단 구성은 “원로 전문가와 소장 그룹 중심으로 전문가를 위촉하고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실장은 또 ‘북측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중·러 특사 활동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물음에 “별도로 직접 북측에 전달하지는 않았으나, 워낙 많은 보도와 평가를 북측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위의 최우선 과제는 북측과의 접촉을 통해 4월 말로 예정된 정상회담의 일자와 기간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임 실장은 지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처럼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지 않는 만큼 ‘당일치기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임 실장은 또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할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실무회담을 통해 준비를 착실히 하면 판문점 회담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자리잡을 수도 있다”면서 “판문점 회담이 경호나 모든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판문점 정례 정상회담이 열리면 좋겠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 일자는 3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확정되며, 남측 고위급회담 대표는 총괄간사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맡는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또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고위급회담 대표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남북 경협이 비중 있게 논의됐던 2007년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북·미 간 회담에서 실질적 비핵화 합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남북 핫라인을 통한 정상 간 통화 시기에 대해 “남북 고위급회담이 3월 말에 열리면 이 자리에서 좀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베 ‘2002년 평양선언’ 거론…북·일 대화 직접 언급

    ‘일본 패싱’ 의식…통화서 한·일 공조 강조 文대통령,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 협력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고차원 방정식을 풀고자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조속히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 흐름을 이어 가려면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당사국인 일본의 협조가 필요하다. 일본 또한 비핵화 논의에서 밀려나는 ‘재팬 패싱’(일본 배제)을 당하지 않으려면 논의를 주도하는 한국과 밀착해야 한다. 이런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냉랭하던 한·일 관계가 급진전하는 분위기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9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날 선 설전을 벌인 뒤 한 달여간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일본의 태도가 달라진 건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한 이후부터다. 아베 총리가 전화통화에서 북·일 대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는 한편 북·일 대화 카드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논의에 참여할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일 대화가 진행돼야 일본 정부의 숙원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북·일 평양선언도 언급했다. 당시 합의 정신을 살려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 재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일 국교 정상화가 추진되면 비핵화 실천 과정에서 일본도 대북 경제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게 돼 한국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한국 정부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소극적 입장을 취해 왔다. 일본이 이 문제로 한반도 대화 흐름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향적 자세를 취해 일본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중·일 정상회담과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5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급적 빨리해야 하는데, 5월 10일은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이기도 해서 날짜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무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이으면 한반도 운명 극적 변화”

    “남북 이으면 한반도 운명 극적 변화”

    “부산항, 신북방·신남방 정책 거점” 취임 후 한 달에 한 번꼴 PK 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지금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 기회를 잘 살려내 남북한을 잇는다면 한반도 운명도 극적으로 변하고,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꿈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신항 3부두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을 이을 때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산항을 한반도의 물류 거점이자 신(新)북방·신(新)남방 정책을 견인할 항구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부산은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넘어 아시아 해양수도가 될 것이며, 철도·공항과 함께 육해공이 연계되는 동북아 물류거점도시가 될 것”이라며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성공 여부도 부산항 혁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4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건설, 한반도를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 국가로 만들겠다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인 ‘베를린 선언’을 발표하며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협력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토대다. 북핵 문제가 진전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 한반도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부산항의 첨단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신항 방문 후 차로 1시간 거리의 부산 북항도 방문해 북항 재개발 사업 현장을 살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항과 북항 동시 방문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선이 끝난 후 부산·경남(PK) 지역을 모두 9차례 방문했다. 부산 4회, 영남 4회, 울산 1회 등이다. 취임 열 달이 됐으니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PK 지역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북항 근로자들과 부산의 대표 음식인 돼지국밥으로 오찬을 함께하며 “저는 부산항과 조선소를 보면서 자란 부산의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트럼프에 철강관세 예외 요청

    文대통령, 트럼프에 철강관세 예외 요청

    35분 통화…北비핵화 매 단계 공조 文, 아베와는 “북·일관계 개선 기대”문재인(왼쪽) 대통령이 16일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35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움직임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간 공조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간 통상 마찰을 불러일으킬 무역확장법 232조에서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줄 것을 에둘러 요청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한국 등 수입산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국 대표단이 보다 융통성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비핵화 문제와 관련 “4월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면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의 실패에서 비롯된 우려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그 동안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양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이 적극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매 단계마다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간의 상황 변화나 통상 문제 등 어느 것이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전화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도 45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한·중·일 정상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남북 정상회담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남북 관계가 진전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북·일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에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 김정은 만난 뒤 트럼프와 회담 추진한다

    文, 김정은 만난 뒤 트럼프와 회담 추진한다

    임종석 “북·미 회담 전 핵심 의제 논의” 남북 이달말 고위급회담…단장 조명균 예술단·태권도시범단 새달 北공연 제안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당일치기 될 듯청와대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춘추관에서 준비위 첫 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한·미 간에 핵심 의제로 실무형이더라도 한·미 정상회담을 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경험과 판단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고 지혜를 모으는 식의 한·미 정상회담이 중간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발언했는데, 당시 청와대는 이 발언을 창의적 발상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도 이달 말 열린다. 임 실장은 “대표 단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고, 곧 북측에 남북 고위급회담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방문 공연도 4월 초에 추진한다. 임 실장은 “예술단 대표단장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며 이를 위한 북측과의 판문점 실무회담을 다음주 초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임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위해 한반도의 비핵화, 획기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 정착, 남북 관계의 새롭고 담대한 진전을 위한 의제에 집중해 준비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은 하루만 여는 쪽으로 추진한다. 임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기 때문에 현재는 당일 회담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평양에서 각각 열린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은 2박3일이었다. 4월 1일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가능성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훈련 일정을 변경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고 밝혔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상 공화) 등 외교통 의원들을 만나 최근 변화하는 한반도 상황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16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대행에 이어 17일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도 만난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남북 정상회담준비委 오늘 첫 회의

    남북 정상회담준비委 오늘 첫 회의

    경제 분야 제외… 안보·외교 라인으로 단순화 남북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회담 준비 과정을 총괄 지휘할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구성이 15일 마무리됐다. 준비위는 16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회담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준비위원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총괄간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맡았다.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준비위원으로 포진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의 가장 큰 특징은 조직 자체가 가볍다는 점이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 때와 비교해 보면 의제에서 차이가 있는 데다 개최 장소가 판문점이어서 대규모 인원이 방북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와 청와대를 융합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일을 추진하도록 했다”면서 “2007년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가볍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을 단순화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경제 분야 정부 인사는 준비위에서 제외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남북 경제협력과 같은 문제를 (의제로) 함께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경제 분야를 빼고 외교·안보 중심으로 단순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집중해 북핵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제부총리 등을 준비위에 포함하면 북한에 경협 문제도 비중 있게 다룬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제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실무 접촉에서 경제 관련 의제를 들고나온다면 장하성 정책실장이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준비위는 출범 행사 없이 곧바로 일을 시작한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열린다면 준비위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직접 남북 고위급 접촉 등에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우선 준비위 전체회의에서 논의해 봐야 안다”고 말했다. 준비위 산하에는 의제분과, 소통·홍보분과, 운영지원분과 등 3개 분과를 뒀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의제분과장을 맡아 의제 개발과 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소통·홍보분과장을 맡아 홍보기획과 취재 지원을 총괄한다. 회담 상황 관리와 기획 지원을 담당하는 운영지원분과장은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이 맡는다. 회담과 관련한 중요 사항은 매주 또는 격주에 한 차례 열리는 준비위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이 회의에는 위원장과 총괄간사, 6명의 준비위원 이외에도 통일부 차관, 국정원 2차장, 국가안보실 1·2차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대변인, 국정상황실장이 배석해 논의 내용을 공유한다. 실무 논의는 주 3~4회 열리는 분과장 회의에서 이뤄지며, 준비위원장과 총괄간사도 참석한다. 준비위 활동을 뒷받침할 자문단도 꾸린다. 이 관계자는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참여했던 경험 있는 분과 종교계 등 다방면의 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한 임동원 전 국정원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경화 訪美·리용호 스웨덴行… 남북 고위급 평화협의 잰걸음

    강경화 訪美·리용호 스웨덴行… 남북 고위급 평화협의 잰걸음

    “방북 모멘텀 살려 한·미 간 조율” 北외무상·최강일, 美 접촉 가능성 4월말 ‘비핵화 로드맵’ 나올 수도방북 결과 설명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 귀국하면서 ‘특사외교’는 일단 막을 내렸다. 한국은 특사외교를 통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냈다.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곧바로 남·북·미 고위급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긴 협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특사단) 방북의 모멘텀을 살려 나갈 필요가 있고 앞으로 중요한 외교 일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한·미 간) 여러 레벨에서 긴밀히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고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면담한다. 16일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로 대행을 맡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어 유럽연합(EU) 초청으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비공식 외교이사회’에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 참석한다.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리 외무상은 북·스웨덴 외교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스톡홀름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한의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최강일 부국장도 이날 리 외무상과 같은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스웨덴에 동행한 것으로 추측돼 북·미 접촉 가능성이 점쳐진다. 스웨덴은 서방국 중 유일하게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오는 21일 방한해 정 실장과 면담한다. 정 실장은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면담 전 양 국무위원과 3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고 1시간 30분간 오찬을 했다. 두 차례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대화를 중재하고 주변국의 지지를 얻어낸 한국의 ‘특사외교’가 마무리되자 각국 고위급의 행보가 빨라진 것이다. 정 실장은 지난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면담한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오전 11시부터 50분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국 방문 결과를 보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주변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정 실장은 인천공항에서 중·러 양국의 지지를 전하며 시 주석이 ‘견빙소융 춘란화개’(단단한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오고 꽃이 핀다)라는 옛말로 한반도 평화 국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특사단은 ‘4월 남북 정상회담, 북한의 비핵화 의지 확인’ 등 파격적인 결과를 들고 돌아왔다. 이어 정 실장과 서 원장은 9일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5월까지 열겠다’는 결과를 현지에서 발표했다. 지난 12일부터는 중·러·일 등 3국을 찾아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소위 ‘차이나 패싱(소외현상)’, ‘재팬 패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이고 북·미 정상회담의 방향을 제시하는 성격도 있다”며 “따라서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5 남북 공동선언’처럼 비핵화 로드맵 등을 담은 공동선언문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평창동계패럴림픽 참가를 위해 방남했던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 24명은 이날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채용비리에 칼 뺐다… 강원랜드 226명 전원 해고

    채용비리에 칼 뺐다… 강원랜드 226명 전원 해고

    확인된 부정 합격자 직권면직문재인(얼굴) 대통령은 15일 “채용비리가 드러났는데도 가담자나 부정 합격자 처리에 소극적인 공공기관 책임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거듭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의지를 밝혔지만, ‘늦장 대처’가 계속되자 더 수위 높은 일벌백계를 주문한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강원랜드 채용비리 부정 합격자 226명 전원을 직권면직하기로 결정했다. 직권면직은 사실상 ‘해고’로 채용비리가 발생한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226명’은 검찰 수사 등으로 부정 합격이 확인된 사람으로 현재 업무에서 배제됐지만, 아직 검찰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부정이 드러났는데도 후속 조처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최종 사법 처리까지 한 뒤 해고 등 조처를 하면 너무 늦기 때문에 우선 직권면직하고 해당자가 소송 등 법적으로 대항하면 거기에 맞춰 처리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법적 절차를 밟다 보면 불법 채용자는 부당 이익을 챙기게 되고, 또 부당하게 탈락한 응시자들을 구제할 시기를 놓치는 등 실질적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20·30대 청년 취업자와 부모들의 채용비리에 대한 분노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원랜드 탈락자들은 채용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구제가 어렵다. ‘공공기관 책임자 문책’을 거론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채용비리가 밝혀졌는데도 미적거리면서 자신의 책임을 행사했다가 부정적 결과가 올까 두려워 후속 조처를 취하지 않는 공공기관 책임자들이 책임지고 부정 입사를 정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채용비리 연루자의 엄단을 지시하고 청와대가 발빠른 조처에 나선 것은 부정 합격자를 일벌백계함으로써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가 불거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부터 채용비리 근절 의지를 밝혀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원랜드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채용비리가 확인된 다른 공공기관에도 이런 방식으로 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공공기관 전반에 대한 부정 합격자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22~27일 베트남·UAE 순방

    UAE엔 임종석 비서실장 동행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길에 오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22~24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고 24~27일 UAE를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UAE 방문에는 지난해 12월 UAE 특사로 파견돼 여야 공방의 중심이 됐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동행한다. 대통령 순방에 비서실장이 동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신(新)남방정책’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아세안 지역에 투자를 확대해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제2의 중국시장으로 성장시키는 게 신남방정책의 핵심이다. 김 대변인은 “베트남은 아세안 10개국 중 교역 1위, 투자 1위, 개발협력 1위의 국가이자 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 국가”라며 “베트남 방문은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본궤도에 올리고 외교 다변화를 향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방문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동행한다. 장 실장의 수행은 그만큼 신남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UAE에선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UAE는 중동에서 유일하게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이자 한국이 아크부대를 파병한 방위협력 대상국이다. 지난해 12월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 이후 비공개 군사 양해각서(MOU) 체결 문제를 두고 양국 간 ‘불화설’이 일기도 했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동시에 청와대를 비우지 않는 것이 관례임을 감안할 때 임 실장이 UAE 방문에 동행하는 것은 이 문제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UAE와의 군사 분야 협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 속에 흠결이 있다면 시간을 두고 UAE와 수정, 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 “인류사에 거대한 족적”… 메이 “그의 유머·투지 감동”

    금세기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꼽히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14일(현지시간) 타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전 세계 과학자와 지도자들은 곧바로 애도를 쏟아 냈다. 우주의 기원을 연구해 온 미국의 유명 이론 물리학자 로런스 크라우스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별 하나가 막 우주로 떠났다”며 “우리는 경이로운 인간과 작별했다”고 밝혔다. 미국 카네기연구소의 천문학자 웬디 프리드먼 박사도 “그의 공헌은 아인슈타인 이후 아마도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시카고대 우주론자인 마이클 터너 박사도 “그는 우리가 질문하려고 애써 왔던 가장 큰 의문에 화두를 던지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 예로 우주의 탄생과 블랙홀, 시간의 방향 등을 거론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각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애도를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으로 “스티븐 호킹 박사가 광활한 우주로 돌아갔다. 우리는 우주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우주에서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호킹 박사가 21세기부터 앓기 시작한 루게릭병을 극복한 것에 경이로움을 느낀다”며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장애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인류 과학역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고 밝혔다. 호킹 박사의 모국인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호킹 박사는 아주 탁월하고 대단한 지성을 가진 이로 그의 유산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인 그의 용기와 유머, 최대한 값지게 살려는 투지는 아주 감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호킹 박사의 선구적인 업적은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으며 그의 투지와 강인함은 세계인에게 영감을 줬다”면서 그의 명복을 비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과학과 인류에 크게 기여했던 호킹 박사는 생전에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과학자 및 과학계의 대표들과도 대화했다”면서 “호킹 박사는 중국 문화를 워낙 좋아해 조수의 도움을 받아 중국의 만리장성에 오르기까지 했으며 그의 기여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훈, 폼페이오-김영철 ‘중재자’ 부각… 빨라지는 비핵화 협상

    서훈, 폼페이오-김영철 ‘중재자’ 부각… 빨라지는 비핵화 협상

    ‘폼페이오 카드’ 트럼프의 회담 의지 “비핵화 각론 위해선 강경파가 적격” 이르면 보름 내 ‘물밑 접촉’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국무장관에 지명하면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큰 힘을 받게 됐다. 한·미 정보 라인으로 쌓은 긴밀한 관계를 중심으로 공개·비공개 중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사로 북·미 정상회담을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실무준비 등 비핵화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4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후임에 폼페이오 CIA 국장이 와도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폼페이오가 대북 강경파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탐색 대화’ 수준이라면 ‘매파’(대북 강경 노선)인 폼페이오의 중용은 대화 진전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된 상황이기에 남·북·미 조율 및 대화에 힘을 실으려는 인사로 평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매파가 북·미 대화에서 성과를 거두면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장은 추후 국무장관으로서 공식 외교수장을 맡는 동시에 CIA를 통한 비공개 접촉에도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국장은 국무부 산하 정보조사국도 지휘하게 된다. 미국의 5대 정보기관 중 북한 정보 집적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CIA에서 창설을 주도했던 북한 전담 조직 ‘코리아 임무 센터’(KMC)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따라서 서 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정보수장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서 원장은 폼페이오 국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을 잇는 연결고리로 더 큰 역할이 부여될 수도 있다. 폼페이오 국장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엄격히 주장하는 매파지만,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회담을 주선하는 등 물밑 대화에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폼페이오는 북핵 문제에 있어선 틸러슨 국무장관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지만 분명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 및 북·미 대화 이후 ‘꼼꼼한 비핵화 각론’을 만들려면 강경파가 적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관건은 ‘북측이 실제 모든 핵을 폐기하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냐’다. 폼페이오 국장은 핵사찰 이후에 북한에서 숨겼던 핵무기가 발견된다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 간 대화 후 실무협의 방식’(Top down)으로 북·미를 중재했고 정보수장 라인을 활용해 비공개 사전 조율을 했다. 과거 ‘실무협의 후 정상 회담 방식’(Bottom up)의 경우 느린 속도로 많은 변수와 오해가 발생했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향후 정보수장 라인이 앞으로 (소통의) 전부가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북·미 대화에도 추진력이 생기면서 3월 말 또는 4월 초에 비공개 접촉, 4월 중 특사 등 고위급 회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미국의 이번 인사에는 북측이 핵폐기에 진정한 태도로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며 “즉, 협상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 좋을 거라는 압박”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정상회담 실무준비 본격화… 이르면 오늘 준비위 구성 발표

    남북 정상회담 실무준비 본격화… 이르면 오늘 준비위 구성 발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한 문재인 대통령의 ‘4강 외교’가 마무리됐다.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8일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를 차례로 돌며 남북 정상회담 등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극적으로 마련한 대화 국면이 한반도 평화 안정의 획기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 원장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귀국했고, 정 실장은 15일 러시아에서 귀국한다. 문 대통령은 15일 정 실장으로부터 마지막 귀국 보고를 받고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실무 준비에 들어간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4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인선을 매듭짓고 15~16일쯤 인선 결과와 준비위 구성을 발표하고서 첫 회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은 내달 초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남북은 각각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를 내부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개설해 정상회담 전에 첫 통화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핫라인 개설을 위한 실무회담은 이르면 다음주부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 등의 의제가 올라올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보통 회담은 제재를 완화하는 등으로 점층적으로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더 큰 고리를 끊어버려 대북 제재 등 다른 문제가 자동으로 풀리는 방식으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버리듯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은 고대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이 매듭을 한칼에 끊어버렸다고 알려진 매듭으로 ‘대담한 방식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할 때 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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