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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원인·책임규명·손해 배상 등 사후 수습…법무부도 대책본부에 법적 지원 위해 합류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의 인양작업이 11일 진행되면서 사후 수습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선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수색을 진행하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며 현지의 사고 원인 규명 및 법적 조치 등을 지원하고자 법무부가 투입됐다. 피해자 및 가족을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관계부처는 장례와 심리 상담 등을 충분히 지원해 드려야겠다”며 “목숨을 잃으신 네 분과 생존하신 두 분이 어제 1차로 우리나라에 돌아오셨다. 사고 원인의 규명과 손해 배상 등 법률 문제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실종자 수색은 500㎞ 이상 떨어진 세르비아·루마니아 국경의 철문(Iron Gate)댐까지 이뤄지고 있다. 사고 발생 시점부터 수개월 후에 실종자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실종자 수색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외교부는 인양작업과 함께 사고 원인 조사, 책임 규명, 피해자 배상 등 법적 문제가 곧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로 헝가리 정부와 법적 정보를 공유하고 관심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외교부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법무부도 법적 지원을 위해 합류했다”고 말했다. 사고 책임과 연관된 곳은 허블레아니호를 운영하는 파노라마 데크, 뒤에서 추돌한 바이킹 시긴호를 보유한 바이킹크루즈, 해당 패키지여행을 운영한 참좋은여행사 등 3곳이다. 현재로서는 바이킹 시긴호의 부주의·태만에 의한 인명 사고 책임이 가장 무겁다. 사고 상황을 알았음에도 그냥 운항했다는 뺑소니 정황도 나왔다. 피해자들은 배상 등을 감안해 해당 선박을 가압류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는 자산이 없기 때문에 헝가리 법원에 바이킹크루즈 현지 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바이킹 시긴호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 선적이기 때문에 국제법적 절차를 동원해야 할 수 있다. 정부는 민사소송에 관여하지 않는 게 관례다. 하지만 특별 사안인 데다가 법적 절차가 복잡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한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이 원하면 각 지방자치단체에 마련된 트라우마센터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또 희생자의 장례 절차를 위해 병원 등에 관련 예약을 진행했다. 이외 33명의 탑승객 중 8명이 포함된 충남도·대전시는 항공료, 체류비, 장례비 등 관련 소요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재해구호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인 가구주 다수가 노인… 생계형 일자리로 빈곤층 소득 견인

    1인 가구주 다수가 노인… 생계형 일자리로 빈곤층 소득 견인

    통계청 조사 저소득층 많은 1인가구 빠져 평균 연령 63.3→67.3세… 1분위 고령화 소득증가율 증가 불구 소득액은 반토막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동향조사를 했을 때와 1인 가구까지 포함해 조사했을 때 저소득층의 소득 증감률이 차이를 보인 것은 노인이 대다수인 1인 가구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0일 통계청과 동일한 분석틀로 1인 가구 소득까지 포함해 올 1분기 가계소득을 재분석한 결과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이 1년 전보다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통계청 조사에선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이는 1인 가구가 분석 대상에 새로 들어와 소득 1분위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소득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노인이 많은 가구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가늠할 수 있는 통계인데, 그동안 저소득층이 많은 1인 가구가 빠져 빈곤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도 “장기적으로 1인 가구까지 포함해 통계를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통계청 기준대로 소득 분위를 구분하고 1인 가구를 소득 1분위에 넣자 평균 연령이 63.3세에서 67.3세로 높아졌다. 1인 가구를 포함했을 뿐인데 1분위 그룹이 더 고령화된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근로소득의 변화다. 2인 이상 가구로 통계를 작성했을 땐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14.5% 줄어들었지만 1인 가구를 포함하자 오히려 7.7%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퇴직 후 생계비 마련을 목적으로 단순 일자리에 종사하는 독거 노인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영업 등을 통한 사업소득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1년 전보다 10.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1인 가구 포함 조사에서는 1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을 투자해 사업을 할 만한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산소득(임대·이자·배당소득 등) 감소율은 2인 이상 가구 조사 때 -37.8%에서 1인 가구를 포함하면 -47.1%로 더 떨어졌다. 가진 재산 없이 생계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노동력을 팔아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노인이 1인 가구에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소득 증가율은 소폭 올랐으나 실제 소득액은 반 토막이 났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선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이 125만 5000원이었는데, 1인 가구를 포함하자 65만 8000원대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기초연금을 포함한 공적 이전소득 증가율은 1분위가 가장 낮았다. 1인 가구를 포함했을 때 1분위의 공적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지만, 5분위는 33.7% 늘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1인 가구 비중이 70%로 높아 상당수가 아동수당 대상에서 빠지는 등 복지급여의 종류가 제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올 1분기 저소득층 소득 0.9% 늘었다

    올 1분기 저소득층 소득 0.9% 늘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0일 그동안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빠졌던 1인 가구를 조사 대상에 넣어 올 1분기 가계동향을 재조사한 결과,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이 1년 전보다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인 이상 가구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청의 올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선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것과 사뭇 다른 결과다. 같은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1인 가구를 조사 대상에 포함했을 뿐인데 저소득층의 소득 증감률에서 차이를 보인 것이다. 가계동향조사는 소득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통계로, 통계청은 그동안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한 통계만 발표해 왔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올 1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전년 동기에 비해 소폭이지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시장소득 측면에서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조사에서 1분위 경상소득은 125만 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는데, 특히 근로소득이 14.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인 가구를 포함한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선 1분위 경상소득이 65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2.5% 증가했으며, 근로소득은 7.7% 올랐다. 반면 사업소득은 1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분위와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의 월평균 소득 격차는 통계청 조사의 경우 867만원가량 벌어졌고,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선 837만원가량 차이를 보여 격차가 줄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 아이 게임만 하는데”… 중독 예방, 통제보다 관심 먼저

    “우리 아이 게임만 하는데”… 중독 예방, 통제보다 관심 먼저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마약·알코올·담배 중독처럼 치료받아야 할 ‘중독’으로 규정하면서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판단하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과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있으니 정확한 진단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일부에선 “게임 중독이 질병이면 프로게이머는 중증 환자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볼멘소리를 낸다.게임 중독 질병코드 논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게임 자체를 두고 좋으냐 혹은 나쁘냐는 식의 가치 판단을 하기보다는 사용자 개인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게임은 학업 부담에 억눌린 학생과 일상에 찌든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 만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를 바깥세상과 연결해 주는 일종의 ‘탈출구’ 역할도 한다.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아쉬움에 마지막까지 도전하게 만드는 마력도 있다. 분명 게임은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게임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병적으로 빠져드는 순간 양날의 검이 돼 일상생활을 파괴한다. 게임 중독을 판단하는 기준은 게임에 소비하는 절대적 시간이 아니라, 몇 시간을 하든 그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의 여부다. 같은 게임을 해도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자 재미 삼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중독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들도 다수다. 게임을 무조건 몰아내야 할 ‘사회악’으로 규정해 게이머들을 중독자로 몰아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치료받아야 할 게임 중독자 문제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WHO도 게임 제어 능력을 기준으로 게임 중독 기준을 제시한다.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해 스스로 게임 시간·횟수를 통제할 수 없을 때, 게임 때문에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받음에도 게임을 멈추지 못하는 상태가 12개월 이상 지속될 때 통상 게임 중독으로 진단한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9일 “실제로 게임 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를 보면 자녀가 나흘 이상 PC방에서 자지도, 먹지도 않고 게임을 해 부모가 경찰을 불러 응급실로 데려오거나, 결혼을 하고서도 밤을 새워 게임만 하다가 결국 이혼까지 하는 등 극단적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취업 면접을 두 시간쯤 남겨 두고 면접장에 일찍 도착해 PC방에서 잠시 게임을 하고 돌아왔다면 중독으로 볼 수 없다. 하지만 면접 준비가 덜 된 상태임에도 충동을 못 이겨 게임을 하느라 면접 기회를 날렸다면 병적으로 몰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즐긴 것이지만, 후자는 게임이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를 통제하지 못해 일상생활을 파괴한 것이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3~4개월쯤 반복된다고 해서 게임 중독으로 판단하진 않는다. 12개월 이상 장기간 이어질 때만 중독으로 진단한다.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다. 프로게이머처럼 게임을 업으로 삼는 직업군은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이영식 교수 등이 쓴 책 ‘우리 아이가 하루종일 인터넷만 해요’에 따르면 뇌영상 연구에서도 게임 중독자와 프로게이머는 차이를 보인다. 게임에 중독된 이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자꾸 반복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은 같은 실수를 줄이는 비율이 현저하게 높고 일반인보다도 뛰어나다. 뇌 영상에서도 프로게이머들은 다중처리능력과 관계 있는 전두엽 부위가 두껍지만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은 즐거움이나 쾌락과 관련 있는 기저핵 부위가 두꺼워져 있다. 게임에 중독되면 알코올 중독 등 물질중독과 비슷하게 뇌 기능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임을 할 때는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게임에 과몰입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몰두하면 뇌의 성장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이미 고등학생 정도면 몸은 다 성숙하지만, 뇌 기능은 만 20~21세가 돼야 성숙한다. 이 중에서도 전두엽이 가장 늦게 성장한다. 노 교수는 “청소년기 게임 중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뇌가 온전히 성장하기 전에 도파민이 과다 분비돼 자제력과 감정조절을 관장하는 전두엽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성인이 돼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중독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병원을 찾아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병 기간이 늘수록 완치가 쉽지 않다. 게임 중독을 치료할 때는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나 행위교정치료를 병행한다. 노 교수는 “게임 중독 증세로 잠을 자지 못하거나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면 약물치료를 하며 스스로 조절할 기회를 준다”며 “먼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횟수와 시간을 정해 게임을 하게 하고,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아예 접근을 막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고 치료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선 질병코드 도입 뒤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면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면 부모가 관심을 갖고 쏟고 자녀를 관리해야 한다. 이영식 교수는 “게임 중독은 부모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며 “게임하는 것을 무조건 통제하려고 해선 안 된다. 아이가 하는 게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함께 대화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이 2011년 청소년 중독자 255명을 포함해 서울시 중·고등학생 2188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 관계가 형성된 청소년이나 충동성·주의력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일수록 물질(알코올·담배)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인터넷 중독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흡연과 음주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중독 장애를 가졌을 때 게임 중독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불안정한 애착은 양육자가 자신이 기분 나쁠 때는 사소한 일로 아이를 야단치고, 반대로 기분이 좋을 때 아이에게 지나친 애정표현을 해 아이가 양육자를 ‘종잡을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대상’으로 인식할 때 형성된다. 이 교수는 “자녀와 할 수 있는 체험 이벤트를 활용해 인터넷이나 게임 없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간을 정해 게임하게 하고 30분에 한 번씩은 쉬도록 지도하며 아이가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공격적인 게임을 하진 않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아직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1인칭 슈터 게임과 같은 공격적 게임을 즐겨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나눠 조사했더니 공격적 게임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폭력적인 것에 무뎌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층간흡연’, ‘보행흡연’ 막을 방법 없을까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일반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당구장을 비롯한 공공장소 내 금연이 일상화됐지만, 길거리 흡연과 층간 흡연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현행법은 공공장소와 법률로 정한 금연구역,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한 금역구역과 금연 거리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금연거리가 아닌 거리에서의 보행 중 흡연은 아직 제재할 방법이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일 ‘금연구역 지정 현황 및 향후과제’보고서에서 보행 중 흡연을 막을 대책으로 임의규정 신설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두고 있지 않지만 2013년에 ‘모든 보행자를 위한 육교’ 등을 흡연금지 장소에 추가했다. 일본은 보행 중 흡연을 지자체 조례로 규율한다. 일본 1741개 시구정촌 중 128곳에서 보행 중 흡연금지에 관한 조례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시나가와구 보행 흡연 및 담배꽁초와 빈 깡통 투기 방지조례’는 보행 중 흡연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를 어겼을 때 벌칙 조항은 없다. 조숙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보행 중 흡연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법 집행상 문제점이 예상돼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따라서 일본의 조례와 같이 처벌 규정 없이 임의규정으로 두거나 홍보를 통해 흡연자들의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피스텔도 법적으로는 금연구역이다. 주거 공간으로 활용되더라도 아파트와 달리 현행법에 따라 업무시설로 분류되므로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과 공중이용시설을 실내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규정에 따라 담배를 피울 수 없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사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어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2월 공동주택 입주자가 간접흡연 피해를 신고하면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흡연 의심 가구에 들어가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됐으나 강제성이 없고, 관리사무소 직원의 조사 방법과 권한 범위를 명확히 담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전자치료제 허가 신청 시 유전학적 계통검사 의무화

    유전자치료제 허가 신청 시 유전학적 계통검사 의무화

    최근 문제가 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와 같은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허가받으려면 앞으로 유전학적 계통분석(STR) 결과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허가 신청 시 제약사가 STR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 한다고 7일 밝혔다. STR은 DNA를 비교·분석해 같은 계통의 세포임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 검사로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임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최근 유전자치료제의 주성분 세포가 허가사항과 다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최초 제품 개발 당시와 최종 생산 제품의 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안이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안전성 확보에 기여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보사 사태’ 뒤늦게 사과한 식약처, 환자 안전대책도 미흡

    ‘인보사 사태’ 뒤늦게 사과한 식약처, 환자 안전대책도 미흡

    안전대책은 회견일 아침까지 수정 거듭 50% 넘는 미등록 환자 추적조사 못 해 코오롱생명과학 도산 땐 보상 대책 없어“허가와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3000여명에 이르는 환자 피해를 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식약처의 책임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 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지 3개월 만이다. 지난달 28일 인보사 사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만 해도 식약처는 인보사 생산업체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책임만 지적했을 뿐 식약처의 졸속 허가와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식약처 책임론이 커지고 검찰의 식약처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 처장이 뒤늦게 사과한 것이다. 강석연 바이오생약국장은 사과 배경에 대해 “인보사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환자들의 괴로움도 있고 해서”라고 설명했다.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불리는 초유의 가짜 의약품 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안이한 인식이 읽힌다. 이 처장이 이날 발표한 인보사 투여환자 안전관리 대책은 기자회견 직전에 공개됐다. 전날 저녁 급하게 기자회견 일정을 잡고 회견 당일 아침에도 수정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담아야 할 3000여명 환자의 안전 대책을 회견 일정에 맞춰 부랴부랴 급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안전 대책에는 환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이 담기지 않았다. 우선 15년간 장기 추적 조사를 해야 할 피해 환자 등록부터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보사 투여 건수는 438개 병의원 3707건으로, 실제 피해 환자는 300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4일 기준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된 환자는 297개 의료기관 1303명이다. 141개 의료기관은 아직 환자 등록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 중에는 폐업한 곳도 있다.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으면 종양(암) 등의 부작용에 대비한 장기추적조사를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인보사를 맞은 외국인 환자는 배제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추적조사는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이 맡는다. 이 처장은 “비용 부담이나 실질적 추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하되 식약처는 장기 추적 조사를 제도적으로 이끌며 관리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식약처와 산하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등록된 인보사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부작용 현황을 조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연계해 투여 환자의 병력과 부작용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인보사 사태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 대신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등 제3의 기관이 장기 추적 조사를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식약처는 “가장 많은 정보와 권한을 가진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이번 조사를)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과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상한다. 다만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이 도산할 경우 어떻게 피해기금을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 밖에 식약처는 이번 사태처럼 업체가 허가 신청 때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은폐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응급·중환자실 의료행위 105건 건보 적용

    검사·소모품 비용 50~25% 이하로 감소 다음달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주요 의료행위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중증 환자의 모니터링과 수술·처치 관련 의료행위, 치료 재료 105개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5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심장 기능 모니터링, 마취한 환자의 심장과 폐 소리·체온 검사 등 모니터링과 검사 분야 18개 항목, 기도 절개와 기관 삽입튜브, 후드마스크, 뇌손상을 최소화하는 체온조절요법 등 수술·처치 분야 87개 항목이 대상이다. 복지부는 “보험 적용 확대로 응급실·중환자실 비급여 중 350억원의 비급여 부담이 해소되고 환자가 전액 부담하던 검사비와 소모품 비용이 절반 또는 4분의1 이하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가령 심장질환자가 심장 기능 모니터링을 받으려면 6만 4000원가량을 내야 했으나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2만 6000원(상급종합병원 기준)만 부담하면 된다. 호흡이 곤란한 응급 환자의 기도를 확보할 때 쓰는 후두마스크도 현재는 3만 9000원이지만 건강보험 적용 이후엔 비용이 절반 수준인 1만 8000원으로 낮아진다. 독감 간이검사도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한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검사비는 현재 3만 1000원인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1만원만 내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민 80% “사회 갈등 심각”… 통합도 ‘부정적’

    갈등 유형 중 ‘진보·보수 갈등 심각’ 87% 우리 국민 80.8%는 사회 갈등이 심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3873명에게 사회 통합 수준을 평가하도록 한 결과 평균 점수가 4.17점(10점 만점)에 그쳤다. 세대별로는 1954~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통합 수준을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3.95점)했고, 1990년 이후 출생자는 가장 양호하게 평가(4.30점)했다. 사회가 ‘차별과 소외가 심한 사회’(0점)에 가까운지, ‘서로 믿고 살아가는 사회’(10점)에 가까운지 평가한 결과 평균 4.48점이 나왔다. 갈등 유형 중 응답자들이 가장 심각하게 여긴 것은 진보와 보수 간 이념 갈등이었다. 87.0%가 ‘심하다’고 답했다. 이 밖에 경영자와 노동자 갈등(81.6%),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79.0%),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갈등(75.1%), 대기업과 중소기업 갈등(71.3%) 등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한 갈등도 심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남녀 갈등은 이보다 적은 52.3%가 심각하게 인식했으나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대 이하 집단에서 ‘남녀 갈등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이 21.7%로 유독 높았다. 보고서는 “20대 남녀 갈등 인식은 ‘미투 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젠더 갈등 양상이 긍정적으로 승화되지 못하면 향후 한국 사회의 새로운 갈등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위(2011년)로 매우 높지만, 갈등 관리 수준은 27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의료기기 규제 완화 연내 완료 ‘가속도’

    허가~건보 등재 520일→390일로 단축 의료진 편의 증진 기기 기술평가 없애 체외진단검사 선 시장진입·후 평가 적용 “환자 안전 위협·해외시장 신뢰 추락 우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의료기기 규제 혁신안을 연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의 주요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 취소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를 중심으로 산업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불안을 달래려고 계획했던 규제 완화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의 12개 세부과제 중 8개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과제도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우선 의료기기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최대 520일이 걸리던 것을 최대 390일까지 단축하겠다고 했다.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 등재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심의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진의 편의와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안전성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검사는 빨리 상용화될 수 있도록 시장에 먼저 진입하게 한 뒤 나중에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선(先) 진입-후(後) 평가’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 이미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에 이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그 결과 건강보험 등재 신청까지 390일이 걸리던 것을 140일로 대폭 단축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협의체’도 이달 중순부터 운영한다. 담당 부처와 관계기관뿐 아니라 의료기기 업체들이 참여해 규제혁신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이렇게 규제혁신안을 모두 마무리하면 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돼 의료기기와 신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이 빨라진다. 하지만 일부에선 규제 완화가 자칫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불러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옥석을 깐깐하게 가리지 않으면 안전성과 효용성이 없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허가한 제품에 문제라도 생기면 안전하고 효용성 있는 의료기기까지 해외 시장에서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안전성에 대해선 사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했다”며 “의료기기 업계에선 기존과 확연하게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보사 논란에도 바이오·의료기기 분야의 규제 완화를 일관되게 추진할 방침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정도의 규제 합리화 방침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같은 대학 나와도 ‘잘사는 집’ 자녀 첫 월급 높다

    같은 대학 나와도 ‘잘사는 집’ 자녀 첫 월급 높다

    서울 4년제 대졸 초봉 月 54만원 격차 대학 입학 후에도 사교육 투자 이어져 상·하위 20% 사교육비 지출 10배 차이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첫 일자리 임금 수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를 활용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 부모 소득과 졸업 뒤 첫 일자리 임금 수준을 분석한 결과 2008~2014년 이른바 ‘잘사는 집’ 자녀의 첫 일자리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더라도 부모의 소득이 월 300만원 이하 소득하위 가구 자녀의 첫 직장 임금은 2014년 기준 월평균 188만 3000원이었다. 반면 부모가 월 700만원 이상 버는 소득상위 가구의 자녀는 첫 월급으로 평균 242만 3000원을 받았다. 이는 전문대학, 지방 사립대도 마찬가지였다. 전문대학을 다닌 소득하위 가구 자녀의 첫 일자리 임금은 월 160만 4000원, 소득상위 가구 자녀는 174만원이었다. 지방 사립대 졸업자의 첫 임금도 부모의 소득에 따라 소득하위는 169만 1000원, 소득상위는 184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해마다 되풀이된 현상이다. 2008~2014년에 서울 4년제를 나온 소득하위 가구 자녀의 첫 월급은 평균 202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소득상위 가구의 첫 월급은 241만원대를 유지했다. 연구원은 “자녀에 대한 교육 투자의 차이가 자녀의 교육 수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의 질적 차이가 심화돼 계층 간 장벽을 공고히 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대학을 나와도 첫 일자리 임금의 격차가 큰 것은 부모의 사교육 투자가 대학 입학 뒤에도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모의 소득계층별 교육비 실태를 살펴보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는 한 달에 평균 42만 3578원을 교육비로 지출하는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4만 5652원을 썼다. 무려 10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런 격차는 학원·보습교육 지출에서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 가구가 한 달에 쓰는 학원·보습교육비는 상위 20% 가구가 지출하는 비용의 5% 수준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7세 이하 아동이 있는 국내 가구는 아동 1명당 월평균 29만원가량의 사교육비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65세 정년 연장’이 노후 소득에 미치는 영향

    ‘65세 정년 연장’이 노후 소득에 미치는 영향

    정년근무 어려운 비정규직 대책 필요 노후 소득 보장 있어야 노인부양 해결 “정년 연장으로 전체 고용 감소 우려”도정부가 ‘65세 법정 정년 연장’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정년 연장이 노인 빈곤과 노후 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3일 학계 등에 따르면 정년연장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가입기간을 늘려 노후에 받게 될 급여액을 증가시킬 수 있다. 기존 국민연금 비수급자의 수급, 감액노령연금 수급자의 완전노령연금 수급, 그리고 기존 완전노령 연금 수급자의 급여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 시 수급 자격이 주어지며 20년 이상 가입하면 완전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년을 초과해 가입하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법정 고용기간이 5년 늘어나면 그만큼 노후에 받을 연금 수령액도 불어난다. 하지만 정년 연장의 혜택이 일부 고학력·고소득자에게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법정 정년이 늘어나도 우리나라에서 65세까지 일하고 퇴직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사람은 일부 사무직과 전문직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이는 2016년 법정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할 때도 똑같이 불거졌던 문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당시 ‘정년연장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법정 정년을 늘려도 단기적으로는 노인 빈곤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노인 인구 내 빈부 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되레 65세 정년 근무를 기대하기 어려운 저소득 근로자나 비정규직과의 노후 소득 격차만 벌릴 수도 있는 만큼 저소득·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 보장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인부양 문제도 정년 연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일부에선 정년을 65세로 높이면 노인부양비 증가 속도를 최소 9년 늦출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인 남성의 실제은퇴 연령은 71.1세에 달한다. ‘2018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70~74세 고용률은 33.1%다. 정년 연장과 함께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이 이뤄져야 노인 부양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부에선 정년 연장으로 전체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뒤 고용 효과를 분석하니 전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법정 정년을 연장한 뒤 임금 조정이 뒤따르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 비용이 높아져 고용을 줄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금체계 개편이나 다양한 중고령 인력 일자리 개발 방식으로 (정년 연장으로 인한 청년고용 감소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민 30% ‘잠복 결핵 감염자’… 2주 이상 기침 땐 의심해보세요

    국민 30% ‘잠복 결핵 감염자’… 2주 이상 기침 땐 의심해보세요

    결핵 환자 돕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리스마스실’이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것처럼, 못 먹고 못살던 시대의 전유물로 여겼던 결핵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한국 1위, 사망률 1위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결핵은 현재 진행 중인 질병이다. 매일 전국에서 72명의 결핵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매일 5명이 사망한다. 보건당국은 결핵 발병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으로 잠복결핵자 치료에 주목하고 있다.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다른 사람의 폐로 들어가더라도 면역력이 강하면 균을 억제할 수 있다. 잠복결핵은 우리 몸의 면역력에 밀린 결핵균이 몸 안에서 잠을 자는 상태를 말한다. 최재철 중앙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일 “결핵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대식세포가 결핵균을 잡아먹는데, 결핵균은 좀 독특한 특징이 있어 잡아먹히고도 대식세포 안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결핵균 주위로 몰려들어 살아 있는 결핵균이 더는 퍼지지 않도록 일종의 감옥을 만드는데, 이런 상태를 잠복결핵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 감염자가 국내에 1500만명가량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구의 30%는 몸 안에 결핵균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잠복결핵 감염 상태에서는 결핵균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결핵을 전파시키지 않고 증상도 없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균이 증식하면 증상이 생기고 전염력도 강한 활동성 결핵이 된다. 일반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되면 2년 이내 5% 정도가 결핵으로 발병하고, 그 이후 평생에 걸쳐 5% 정도 더 발병해 잠복결핵자의 약 10% 정도가 결핵환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 면역기능저하자는 더 잘 발병할 수 있다. 따라서 결핵을 예방하려면 증상과 전염력이 없는 잠복결핵자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잠복결핵 감염을 치료하지 않은 사람은 치료자보다 결핵 발병 위험이 7배 높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받는 잠복결핵 감염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일단 결핵이 발병하면 본인도 고통스러울뿐더러 자신과 접촉한 이들 중 30%를 감염시킬 수 있다. 가족과 직장 동료를 비롯해 결핵 환자와 접촉한 10명 중 3명은 잠복결핵자 또는 결핵 환자가 되는 것이다. 잠복결핵을 치료할 때 가장 필요한 건 감염자의 의지다. 몸이 멀쩡하니 치료를 결심하기도, 치료를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치료를 시작한 잠복결핵자 중 76.9%만 치료를 완료한다. 10명 중 4명은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그만두지만, 의료진의 치료에 협조하지 않거나(23.5%), 아예 연락을 끊어버리는 사례(14.6%)도 있다. 박지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잠복결핵 감염으로 진단되면 노인 등 결핵 발병 고위험군, 집단시설 종사자 등 발병 때 파급 효과가 큰 대상자에게 예방적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면서 “약제에 따라 3~9개월간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예방적 약물 복용으로 활동성 결핵 발병 가능성을 의미 있게 낮추려면 약물 복용을 끝까지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복결핵을 치료한다고 결핵 발병을 100%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잠복결핵 감염 치료를 완료하면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을 60~90%가량 예방할 수 있다. 잠복결핵은 대개 검진으로 발견된다. 보건당국은 산후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검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전국 의료기관 어디에서나 무료로 잠복결핵 감염 치료를 받을 수 있다.일단 잠복결핵이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면 호흡 곤란,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무력감과 피곤함, 미열·오한 등의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나 폐렴, 폐암,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관련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이다. 2주 이상, 특히 밤에 심한 기침을 하고 열이 나면 결핵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병이 악화돼 폐가 심하게 손상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어려워진다. 결핵균은 폐에서만 발병하는 게 아니므로 발병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다. 가령 신장 결핵이면 피가 섞인 소변을 볼 수 있고, 배뇨곤란·잦은 요의·통증 등 방광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척추 결핵은 허리 통증이 심하고,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 가지고 결핵을 판단하기가 어렵다. 결핵균 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는 ‘투베르쿨린’이란 용액을 주사해 부어오른 정도를 측정하는 피부반응 검사를 한다. 폐결핵은 흉부 엑스선(XRay) 검사로 찾는다.현재 우리나라 결핵 환자는 2018년 기준 3만 3796명이다. 매년 2만~3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결핵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한국전쟁 때문이다. 전쟁 전후 결핵이 많이 발병하고, 피란 생활을 하면서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됐다.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공부하고 군대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결핵균이 더 많이 전파됐고, 이렇게 감염된 이들이 면역력이 약해지는 노년기에 들어 발병해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2018년 새로 발생한 결핵 환자의 45.5%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잠복결핵과 마찬가지로 활동성 결핵도 꾸준히 치료해야 완치될 수 있다. 결핵 치료를 시작해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전염력이 거의 사라진다. 그러나 결핵균은 증식 속도가 매우 느려 최소 6개월 약을 복용해야 한다. 복용을 중단하면 아직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증식해 재발할 위험이 크다. 또 기존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약이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할 수 있다. 다제내성결핵 치료 기간은 2년이며 부작용이 많아 매우 힘들고 치료 성공률도 50~60%에 불과하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을 완치하려면 먼저 약제 처방이 적절해야 하고, 규칙적인 복용, 충분한 (약의) 용량, 일정기간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중 하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결핵은 흔히 ‘불주사’로 불리는 결핵예방접종(BCG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BCG 예방접종을 하면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폐결핵 발병 위험이 20%까지 줄어든다. 하지만 효과가 10년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다. 감염성 질환인 만큼 기침 예절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단 2주 이상 기침을 계속하면 결핵 가능성을 의심하고 인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핵이 의심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공장소는 피해야 하며, 결핵 환자의 가족과 주변인 또한 접촉자는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간혹 결핵 환자와 밥을 먹는 것조차 꺼리는 일도 있는데, 결핵은 결핵환자가 사용하는 수건, 식기류 등 생필품이나 음식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 환자와 함께 음식을 먹거나 악수를 하는 것도 문제 되지 않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나라 소득격차 심각… 금수저로 태어나야 성공”

    “우리나라 소득격차 심각… 금수저로 태어나야 성공”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우리나라의 소득 격차가 매우 크고 성공하려면 이른바 ‘금수저’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성인 3873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한국의 소득격차는 너무 크다’는 의견에 85.4%가 동의했다.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는 인식을 0점(매우 반대)부터 4점(매우 동의)로 측정했을 때 평가점수는 3.22점이었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나빴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있어서 부유한 집안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 비율은 80.8%로, 중요하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생각한 비율(19.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려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도 절반이 넘는 66.2%가 찬성했다. 특히 자신을 하층 또는 중하층이라고 인식한 사람일수록 부모 세대의 사회적 배경과 연줄망이 성공하는 데 더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가령 공정성의 척도이기도 한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명제에 대해 중위소득 50% 미만 그룹이 동의한 정도는 0.84점(4점 만점)에 불과했다. 중위소득 50~150% 그룹은 0.86점이었다. 반면 고소득층인 중위소득 150% 이상 그룹의 동의 정도는 이보다 높은 0.99점이었다. 국민들은 취업·교육·승진 기회도 불평등하다고 여겼다. 소득과 부의 분배, 취업 기회, 승진 기회, 교육 기회, 법의 집행 등에서 저소득층은 중간층이나 고소득층보다 불평등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보고서는 “ “너무 늦지 않게 교육과 노동시장, 가구소득 전반의 불평등을 줄이고 사회이동 통로를 재확보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장애 불편 체험… 편견 깨고 배려 계기 됐어요”

    “장애 불편 체험… 편견 깨고 배려 계기 됐어요”

    최근 A기업 인사담당자인 윤모씨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시각장애인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촉각에 의지해 장을 보고,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A씨는 “평소 시각장애인이 느꼈을 불편함과 장애인 편의시설이 회사에 제대로 설치됐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운영·관리하는 이 교육은 교육생이 직접 장애인이 처한 상황을 겪어보게 하거나 중증장애인이 강사로 나서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등 몸으로 느끼는 체험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장애인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교육생 스스로 생각의 틀을 깨도록 돕고 있다. 법에 따라 사업주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는 연 1회, 1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만일 교육을 받지 않거나 관련 증빙자료를 3년간 보관하지 않으면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교육 초반에는 전문강사가 적어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장애인고용공단은 지금까지 1153명의 강사를 양성했고, 교육기관으로 299곳을 지정했다. 시행 2년 차를 맞은 올해도 신규 강사 1000명 양성을 계획하고 있다. 300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라면 올해부터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비용 부담 없이 전문강사를 지원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올해 사업체가 교육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조종란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30일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통한 편견과 차별 해소,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취지를 반영해 교육이 잘 이뤄지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절반이 연애하는 요즘 중학생… 性지식은 낙제점

    절반이 연애하는 요즘 중학생… 性지식은 낙제점

    성 지식 10점 만점에 男 3.16점 女 4.29점 4명 중 1명 “SNS나 유튜브 등에서 습득” 여학생 ‘사랑·연애’ 남학생 ‘성관계’ 관심중학생 4명 중 1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성 지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분명한 정보가 떠도는 인터넷이 사실상 중학생들의 ‘성교육 교사’ 역할을 하다보니 학생들은 자신이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성 관련 지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중학생 4065명을 상대로 성 지식 수준과 정보 획득 경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이 인식하는 자신의 성 지식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7.26점(남학생은 7.28점)이었다. 그러나 피임법과 임신 증상 등 10개 문항을 주고 실제 성 지식을 측정한 결과, 정답률은 평균 4.29점에 그쳤다. 남학생은 이보다 낮은 3.16점을 받았다. 성교육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중학생 10명 중 3명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방적으로 강의만 해서’(34.7%),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34.4%),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34.3%) 등을 이유로 들었다. 51.1%가 ‘학교 밖에서 원하는 성 관련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고, 이 중 22.5%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았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으로 성 지식을 습득한 학생들은 남성 성욕이나 성 역할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가진 경향이 있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일례로 남학생 4명 중 1명은 스킨십을 할 때 ‘상대가 싫다고 말하지 않음’도 스킨십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다소 컸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인터넷 매체가 중학생의 성 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학교 성교육이 피임·성관계·임신 등 올바른 성 관련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전체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2%가 연애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성에 대한 중학생들의 관심도 컸다. 연애 경험자의 67.1%가 스킨십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사랑과 연애’(29.0%), ‘성관계’(19.1%)에 관심을 뒀다. 다만 여학생은 ‘사랑과 연애’(36.4%)에 가장 관심이 많은 반면 남학생은 ‘성관계’(28.5%) 관련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녀 학생 모두 학교 성교육을 통해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와 성폭력 관련 정보 획득을 기대했는데, 이는 남학생(35.3%)이 여학생 (18.4%)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여학생이 자주 찾아보는 성에 대한 정보나 관심사 중에는 ‘페미니즘’(14.9%)과 ‘성평등’(10.0%)의 비중이 컸다. 반면 남학생은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각각 8.4%, 7.5%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정 밖 청소년 10명 중 8명 “집에 안 갈래요”

    가정 밖 청소년 10명 중 8명 “집에 안 갈래요”

    ‘가정 밖 청소년’ 상당수가 열악한 경제 상황과 정서적 어려움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6%는 1인당 평균 265만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으며 36.9%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4.7%는 실제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10명 중 8명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상당수가 가정 내 폭력과 갈등을 피해 집을 나섰기 때문이다. ●가족 갈등·폭력 경험… 돌아갈 수 없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9일 가출 등 다양한 이유로 가정 밖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730명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하며 “청소년이 다시 집으로 복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답한 청소년은 19.6%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41.2%가 ‘지금도 예전의 힘든 일이 떠올라 괴롭다’고 했다. 43.8%는 ‘부모님이 내 몸에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남을 정도로 때린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64.8%는 ‘부모님을 믿고 의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청소년들은 자립하길 원했지만 실제로 직업훈련을 받은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훈련받지 못하고 그때그때 용돈벌이용 일자리를 찾다 보니 16.0%는 불법이나 탈법적인 일자리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 밖을 나선 기간이 길수록 불법·탈법 일자리 경험률이 올라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4.4%는 ‘무기력에 빠진 적이 있다’고 했고 51.5%는 ‘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직업훈련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43.7%가 ‘직업훈련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를 꼽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 자립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상당수 청소년들이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립하도록 진로 계획 등 지원 확대해야” 가정 밖 청소년들의 자립 의지를 파악한 결과 가장 많은 85.9%가 ‘나는 앞으로 나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는 혼자의 힘으로 어떤 일이든지 해낼 자신이 있다’는 항목에서는 가장 낮은 응답률(61.6%)을 보였다. 10명 중 2명은 저축을 하고 있었지만 1인당 평균 액수는 112만원으로 자립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연구원은 “이들의 자립 의지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자립을 모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진로 계획을 세워 주고 경제적·정서적 지원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보사 쇼크’ 뒤엔 식약처 부실 검증, 사후관리 미흡… “졸속 허가” 비판도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를 내주고 의약품 안전 관리를 방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인보사 사태’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시민단체가 식약처를 검찰에 고발한 상황이다. 2017년 7월 식약처가 인보사 품목 허가를 내기 전후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2액의 성분이 바뀌었다는 실험 결과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인력 부족으로 식약처가 모든 의약품을 일일이 검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당시 인보사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주목받았던 만큼 개발 단계부터 더 철저하게 검증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품질관리(GMP) 등을 통한 사후 관리에서도 세포가 뒤바뀐 상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28일 “연구개발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를 GMP 등 사후 관리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면서 “허가 때 제출 자료의 신뢰성 검증을 강화해 이런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인보사의 ‘연골 재생’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선 허가 당시에도 의견이 분분했지만, 식약처가 졸속으로 허가를 밀어붙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보사 허가 당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회의록을 보면 전문위원들은 세포의 안전성과 효능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회의 내내 허가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시민단체들은 2017년 4월 열린 중앙약심 1차 회의와 두 달 뒤 열린 2차 회의의 위원 구성이 달라진 점이 인보사 허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식약처가 1차 회의 때 참여한 일부 위원을 배제하고 바이오산업에 우호적인 위원들로 2차 회의 위원을 다시 꾸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신규 위촉이 있었을 뿐 특정 위원 배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3월 22일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인보사 문제를 보고받고도 3월 31일에서야 인보사 제조·판매를 중지시켜 9일간 환자들이 문제가 있는 주사를 맞게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가 즉시 판매를 중지했다면 주사를 맞지 않았을 환자들이다. 이들은 암 발생에 대한 두려움 속에 15년간 장기 추적 관찰을 받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뒤바뀐 세포’로 인보사 허가받은 코오롱… 올 4월에도 거짓 해명

    ‘뒤바뀐 세포’로 인보사 허가받은 코오롱… 올 4월에도 거짓 해명

    올 3월 연골 대신 신장세포 포함 적발되자 코오롱 “2년 전 식약처 허가땐 몰라” 발뺌 자회사, 2017년 3월 ‘세포변경’ 사실 인지 코오롱, 이미 허가 받자 식약처에 안 알려 결국 환자들 식약처만 믿고 인보사 맞은 셈 식약처, 허가·생산·사용 전 주기 관리 강화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연골세포 대신 ‘신장세포’라는 엉뚱한 세포가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3월 말이었다. 곧이어 4월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을 땐 몰랐고, 지난 2월 말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해당 의약품에 대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하던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위탁생산업체(론자)를 통해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확인한 건 무려 2년 전인 2017년 3월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4개월 뒤인 7월 13일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코오롱생명과학에 보냈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이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받은 것으로 보아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검사 결과 이메일이 온 것은 인보사 품목 허가가 난 다음날이었다. 이미 허가를 받았어도 의약품에 문제가 있다면 식약처에 당연히 알렸어야 했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알고도 쉬쉬했다. 자회사 역시 인보사에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들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도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빨리 알리지 않았다. 결국 인보사는 1·2액 모두 연골세포로 허가를 받았고, 환자들은 식약처를 믿고 1대당 700만원짜리 인보사 주사를 맞았다.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식약처는 “추가 검증 과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2액을 연골세포로 판단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으며,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실은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 고발한 뒤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인보사는 2년 만에 허가 취소돼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허가·생산·사용에 이르는 전 주기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약의 특성을 감안해 개발 초기에 실시한 시험 자료를 재검증해야 할 경우 최신 시험법으로 검사해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중요한 검증 요소는 식약처가 직접 시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세포 혼입 가능성이 있으면 유전학적 계통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 단계부터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인체세포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업종을 신설해 세포 채취부터 처리, 보관, 공급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안전·품질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생산 단계에서는 유전학적 계통검사 결과 보관을 의무화하고, 사용 단계에서는 첨단 바이오의약품 판매·투여 내역, 이상 사례 등록 등 장기 추적 조사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보사 결국 허가 취소… ‘제2 황우석 사태’ 비화

    인보사 결국 허가 취소… ‘제2 황우석 사태’ 비화

    2년 전 성분 바뀐 사실 알고도 안 알려 환자 1000여명 피해… 코오롱 형사 고발 코오롱 “은폐 없었다”… 소송전 본격화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허가받을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 전에 추가로 드러난 주요 사실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리지 않았다.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는 것이다. ‘황우석 사태’는 논문 조작으로 일단락됐지만, 인보사 사태는 현재까지 등록된 피해 환자만 1000명(주사 투약 3707건)이 넘는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제2의 황우석 사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세포가 담긴 2액으로 이뤄진 유전자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서류에 1, 2액 모두 연골세포라고 기재했는데 최근 2액에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엉뚱한 세포가 든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293유래세포는 종양(암)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조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제출한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2액이 1액과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과 2액을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한 것이다. 식약처가 다시 성분 검사를 한 결과 2액에서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 ‘개그’(Gag)와 ‘폴’(POl)이 발견됐다.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것은 최근이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에 이미 이런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위탁생산업체(론자)를 통해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확인했다. 식약처가 인보사 품목 허가(2017년 7월 12일)를 내주기 4개월 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품목 허가 다음날인 7월 13일 검사 결과를 코오롱생명과학에 이메일로 통보했지만, 이미 허가를 따낸 코오롱생명과학은 모른 척했다. 김성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허가 하루 뒤에 알았더라도 도의적으로 밝히는 게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겠냐”라고 지적했다.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도 숨겼다. 유전자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 품질과 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중요한 정보다. ‘가짜 의약품’을 판 코오롱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입장문에서 “품목 허가 제출 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으나 조작·은폐는 없었다”며 “(품목 허가) 취소 사유에 대해 회사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를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보사 개발을 이끌었던 이웅열 전 회장이 지난해 말 전격 사퇴한 상황에서 인보사 퇴출뿐 아니라 형사고발 조치가 단행되자 코오롱 측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과 환자들의 소송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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