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기업 지방이전 지자체서 ‘발목’
수도권기업의 지방 이전과 관련,경기도와 타 시·도가 갈등을 빚고 있다.충남도 등은 경기도내 시·군들이 공장 이전을 막기 위해 건축조례 제·개정을통해 공업지역의 용도 변경을 제한한다고 비난하는 반면 경기도는 도시과밀화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한다.
지난해 4월 수도권정비계획법 완화 여부를 둘러싼 마찰에 이어 2라운드에돌입한 셈이다.
21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수도권기업유치반’을 가동,지금까지 71개 수도권 기업으로부터 충남도로 이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거나 이전계약 단계에 있다.
충남도는 세제 감면과 자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놓았고 정부도 지난해 8월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촉진대책’을 마련,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안양시가 지난 2월 건축조례를 제정,공업지역을 주거·상업지역으로용도변경하지 못하도록 막는 바람에 농기계를 만드는 안양 L기업은 공장부지 8만여평을 팔기가 어려워져 충남도로 옮겨가는데 애로를 겪는 등 경기도내 시·군들이 발목을 잡고 나섰다고 충남도는 주장한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수원시 S기업,화장품을 제조하는 이천시 J기업도 시가 용도 변경을 허락하지 않아 부지 매각이 어려워지자 이전을 망설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경기도내 모든 지자체가 비슷한 입장이어서 우리뿐 아니라충북도 등도 수도권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도권기업의 지방 이전 때 공장부지를 용도변경할 수 있도록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 92년부터 최근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도내 17개 기업의 공장부지 중 12곳이 용도변경 등으로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바뀌면서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도시과밀화에 따른 교통,환경문제 등을 초래해 이같은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최근 한일합섬과대한방직 수원공장이 이전한 자리에 각각 5,282가구와 1,293가구의 대단위아파트 단지가 조성됐고,한국제지 안양공장이 옮겨간 터에는 1,998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대전 이천열·수원 김병철기자 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