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대전시장 후보 정책 집중비교
대전시장 선거는 95년 맞붙었던 한나라당 염홍철(廉弘喆) 후보와 현 시장인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후보의 재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염 후보의 ‘설욕’이냐,홍 후보의 ‘수성(守城)’이냐.두 후보간의 싸움은 결과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용호상박(龍虎相搏)의 형국이다.염 후보와 홍 후보는 과학도시로의 도약을 놓고 화끈한 정책대결을 벌이고 있다.대덕연구단지와 연계,벤처기업들이 집중 입주할 대덕 테크노밸리 조성 방법을 놓고 두 후보는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며 첨예하게맞서고 있다.
***대덕 테크노밸리 염홍철 “전면 수정”홍선기 “계속 추진”
●대덕 테크노밸리= 염 후보는 “현재 조성중인 이 밸리가 주거·상업용지 중심으로 돼 있어 벤처기업이 실질적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마무리되는 1단계 이후 사업은 벤처기업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벤처기업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으려면 외국 바이어 등이 와서 생활하는 데 불편이없도록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등 외국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벤처도시를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지하철 증설= 염 후보는 “현재 건설중인 1호선을 제외한 2∼5호선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대신 경전철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노선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홍 후보는 “지하철 건설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미 2∼5호선의 증설을 재검토하기로 계획한 바 있다.”면서 염 후보로부터 공격받을 부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2006년 완공되는 동구 판암동∼유성구 외삼동간 1호선 외의 노선과 교통수단 등에 대한 문제는 용역을 줘 결정할 방침이다.
●구도심 활성화= 염 후보는 “구도심 공동화방지 대책을 세우고 특별 조례를 만들어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중구·동구 등 구도심에 많이 있는 낡은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고 둔산신시가지와 구도심간 연결도로를 새로 놓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중구 중앙시장 등 재래시장을 각종 ‘테마시장’으로 개편하고 일부전문 상가들이 있는 거리를 ‘명물거리’로 관광벨트화하겠다.”고 말했다.주택개량 사업으로 ‘달동네’ 및 ‘쪽방’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환경= 염 후보는 대전천 상류에 호수공원을 조성,물이 계속 흐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홍 후보는 세천,갑동,방동지역에 ‘생태교’를 설치,생태보전지역으로 가꾸고 장태산휴양림에 산림문화휴양관을 짓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둔산대공원에 수목원을 조성하고 상수도 보급률과 하수처리율을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경제= 염 후보는 “신소재산업 및 생물산업집적단지를 개발하고 엑스포과학공원을 리모델링,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또 이벤트 산업을 발굴,경제를 살찌우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첨단과학기술·지식정보·물류유통 등 3대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정보통신·생명산업·나노산업을 축으로 대덕밸리를 벤처산업의 메카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그는 또 영화,게임 등의 첨단문화산업단지를 10만평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 염 후보는 노인복지와 관련,“노인전문 요양원과 병원을 확충하고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홍 후보는 “서구 복수동에 노인과 조기 실직자를 위한 ‘재취업센터’를 만들어 재취업 및 자원봉사 활동을 알선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복지와 관련,염 후보는 “여성정책개발원을 설립하고 여성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제도화에 힘쓰겠다.”고 주장했다.홍 후보는 “시장 직속으로 여성정책 기구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행정= 염 후보는 “시장관사를 시민 복지시설로 활용하고 전자 자치정부를 구현해 24시간 행정서비스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민·관 기록물을 보관하는 기록보존소를 세우고 주부와 노인을 위한 인터넷 교육을 강화,‘컴맹’을 없애 과학도시로서의 위상을 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區) 개발= 염 후보는 “판암,대성,낭월동 등 남부지역에 신시가지를 개발하겠다.”고 주장했다.동구 용운동∼비래동 동부순환도로 개설,중구 유천동 유흥가 전면 정비,대덕구 장동 민속마을 조성 등도 제시했다.홍 후보는 “서구 월평공원을 시민공원화하겠다.”고 말했다.중구 영렬탑 이전 후 보훈공원 조성,유성구 노은종합복지회관 건립,신탄진지구 재개발 등의 개발방안도 내놓고 있다.
●종합= 두 후보의 정책은 모두 비슷하다.둘다 대전시장을 지내 지역 현황과 비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대전역 민자역사 추진과 역세권 개발,중구 문화동 제5보급창 개발 등 대부분의 정책이 중복됐다.게다가 최근 발표된 사업에 ‘양념’을 친 것도 많아 신선도도 크게 떨어졌다.이에 따라 ‘뜬 구름 잡기식’의 정책은 눈에 띄지 않지만,단순히 정책만을 보고 후보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인물평
●염홍철 후보는 80년대 ‘제3세계와 종속이론’등 종속이론 관련 책을 내 이름을 알렸다.경남대 교수에서 대통령 정무비서관,관선 대전시장 및 한밭대 총장 등을 지내 학문과 행정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잦은 변신과 정치 지향성이 신뢰감을 떨어뜨린다.뛰어난 친화력은 장점.
●홍선기 후보는 말단 공무원을 시작으로 40여년간 공무원 생활만 해온 이른바 ‘행정의 달인’이다.품성이 따뜻하고 우직해 믿음을 준다.일면 고지식하고 업무와 관련해 ‘지나치게 꼼꼼하다.’는 평가를 듣는다.청렴한 이미지도 장점으로 꼽힌다.하지만 정치력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김헌태 후보는 20년간 방송기자로 일해 비판의식이 강하다.젊은 ‘패기’에 강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때론 저돌적이다.성격이 직선적이고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정하용 후보는 ‘아이디어 맨’으로 불린다.22세에 행정고시에 합격,엘리트 의식이 강하고 권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꽃을 좋아한다.좋은 머리에 비해 ‘가슴은 차갑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역시 포용력이 부족한 게 흠이다.
***시장실 없애고 민원실서 집무
●김헌태(金憲泰·무소속) 후보는 지하철 증설과 관련,부채를 늘리고 시민불편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1호선 외에는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시장실을 폐쇄,민원실에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이동 시청도 운영,시민 속의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판공비를 없애고 정무부시장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시청사와 관련해서는 “너무 호화롭다.”며 매각하거나 축소하겠다고 주장했다.특히 ‘주민소환제’를 도입,시장으로서 일을 잘못 하면 언제든 물러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안전 365일 관리팀'가동
●정하용(鄭夏容·무소속) 후보는 지하철 증설에 대해 다른 후보들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취임 1년 안에 구도심 공동화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시가 결식아동의 급식을 전면 지원하겠다고도 했다.엑스포과학공원을 시민문화공원으로 바꾸고 대전천 하상도로 시멘트를 뜯어내 생태하천으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시민이 행정을 이끄는 ‘시민행정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대전모니터제’를 만들고 시장 직속으로 ‘시민안전 365일 기획관리팀’을 운영,시민생활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