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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조스’ 공포

    13일 오후 3시 30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남서쪽 해상 1㎞지점에 있는 단도 20m 앞 물속에서 해삼을 잡던 해녀 이모(38)씨가 상어에 물려 크게 다쳤다. 이씨는 왼쪽 허벅지와 다리 뼈가 드러날 정도로 물렸으나 살점만 떨어져나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씨는 서산의료원으로 옮겨졌다가 봉합수술을 받기 위해 인천 길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씨는 병원에서 “뭐에 어떻게 물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이씨와 함께 물질을 하던 해녀들은 수면 가까이 올라왔다가 물속으로 사라진 상어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해녀 10명과 함께 9.77t급 어선을 타고 단도로 들어가 오후 1시부터 섬 인근 바다에서 해삼 등을 잡고 있던 중이었다. 전북 군산대 해양생명과학부 최윤 교수는 “물린 곳이 옆으로 찢어지고 잇자국이 듬성듬성 난 점으로 미뤄 3m쯤 되는 백상아리에 물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해안 일대에서 청상아리와 함께 자주 출몰하는 백상아리는 이가 삼각형으로 납작해 상처가 이같은 모양으로 난다.”고 밝혔다. 충남과 전북 일대 서해안에서는 1959년 7월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헤엄을 치던 대학생이 상어에 물려 숨진 후 96년까지 키조개를 잡던 해녀 등 6명이 상어에 물려 사망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1등 5회 로또명당

    ‘행운을 주는 사람들’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충남 홍성군의 복권방 ‘천하명당’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5번째 로또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지금까지 당첨금이 228억여원에 이른다. ●전국 최다 당첨 이 복권방은 지난주 132회 로또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4명 가운데 1명(29억 2047만원)을 배출했다. 전국 1만개 로또판매점 가운데 처음으로 5번째 당첨자가 나온 것이다.2002년 말 로또판매가 시작됐으니 반년마다 1등이 나온 셈이다. ‘로또명당’으로 소문이 나자 복권을 사려는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줄을 잇고 있다. 안면도 등 인근 관광지를 구경하러온 단체관광객들이 꼭 들러가는 필수코스가 됐을 정도다. 장항선 열차 운전사들도 연착을 틈타 잠깐 택시를 타고 들르고, 간간히 스님도 승복차림으로 찾는다고 가게주인 박성민(58)씨는 전했다. 박씨에게 돈을 부친 뒤 등기로 복권을 보내달라고 했었던 사람만도 3000여명. 첫 1등 당첨자는 수동이었으며 두번째부터 자동에서 나오다 이번에 다시 수동에서 1등이 나왔다. 이 곳에서 매주 팔리는 로또 매출액은 6000만원에서 최고 8000만원. 박씨는 “홍성에 11개의 로또판매점이 있지만 판매액은 우리의 6∼7분의1밖에 안될 것”이라며 “건물 주인이 가끔 올려달라는 월세도 군말없이 팍팍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채현병 홍성군수는 지난달 6일 박씨에게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홍성을 알렸다.’며 감사패를 줬다. ●물관련 사고 나면 당첨자 나와 박씨는 “물과 관련된 사고가 나면 꼭 당첨자가 나왔다.”고 귀띔했다. 첫 당첨자가 나온 주중에 하수도 고장이 나더니 당첨자가 나올 때마다 멀쩡했던 수도가 고장나는 등 물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주 목요일에도 보일러 연료탱크가 터졌었다. 이런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바닥에 뿌리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종이박스로 된 돈통에 사인펜으로 ‘당첨’이라고 쓰는 등 행운을 바라는 별의별 행동이 다 벌어지고 있다고 박씨는 전했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산소 자주 찾으려 산양삼 심었는데…대박”

    “산소 자주 찾으려 산양삼 심었는데…대박”

    “산을 훼손하지 않고 산에서 이만큼 소득을 올리는 웰빙작물이 있나요.” 충남 서천군 판교면 금덕리 천방산에서 산양삼(山養蔘)을 기르는 ‘천방농산’ 회장 권오만(48)씨는 “전 작물 가운데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게 산양삼”이라며 이같이 반문했다. 산양삼은 밭에 산삼 씨앗을 심어 수확하는 장뇌삼과 달리 산에서만 기른 것을 말한다. 권씨는 지난해 산양삼을 수확해 25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30만평에 이 삼을 기르고 있다. 권씨가 산양삼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고향 부여에 있던 아버지 묘를 천방산의 문중 땅으로 옮기면서 주변에 산양삼을 심었다. 그는 “삼을 심어 놓으면 산소를 자주 찾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심었다.”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었다. 밭을 개간하면서 장비가 늘자 엉뚱하게 건설업에 손을 댔지만 부도가 났고 그는 서울의 건설업체에 취직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묘 주변에서 캔 산양삼을 주변에 팔았다.‘돈이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97년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삼 재배자로 변신했다. 수입이 짭짤하자 주변 농민들에게 권해 지금은 지역주민 20여명이 산양삼을 기르고 있다. 권씨도 재배면적이 늘자 종업원을 9명으로 늘렸다. 대형 식품회사에 잘 다니고 있던 전문경영인도 스카우트, 농장의 기업화를 추진했다. 그는 매년 250㎏의 산삼 씨를 농장에 뿌리고 12년산 산양삼을 캐 제약회사 등에 판다. 한 뿌리에 10만∼12만원으로 인삼보다 훨씬 비싸다. 농장에는 산양삼을 사거나 재배술을 배우려는 이들이 하루 100명 정도 찾는다. 권씨는 말기 암환자들을 돌보는 청주성모꽃마을에 산양삼을 매년 무료로 공급한다. 그는 “건설업을 하다 부도가 났을 때 인근 성당에 있던 프랑스 신부님이 큰 도움을 줬는데 떠났다.”면서 “신부님께 빚을 갚지 못한 게 한이 돼 그리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씨는 “논밭 농사로는 풍족한 농촌생활이 힘들다.”면서 “산양삼이 일반화돼 서민도 싸게 사 먹을 수 있는 때가 오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불륜몰카 찍었다” 한마디에…

    “불륜몰카 찍었다” 한마디에…

    ●1억3000만원 뜯어낸 40대 검거 간부급 공직자들이 “불륜 현장을 찍었다.”는 낯선 남자의 전화 한 통화에 두말 않고 거액의 돈을 갖다바쳤다. 이들을 협박,1억여원의 돈을 뜯어낸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10일 김모(49·광주시 농성동)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전화번호부를 보고 전국 시·도지사, 시장·군수, 기관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여자와 여관에 가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협박, 임모(57·5급)씨 등 53명으로부터 1억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김씨는 경찰과 검찰 등 힘있는 기관장은 빼고 전국 시·도지사와 시장·군수, 읍·면장 등을 협박했다. ●단체장·기관장에 전화 … 성공률 5% 김씨에게 돈을 바친 기관장은 농업기반공사 지방소장, 조달청 및 통계청 지방출장소장, 시·군 국장과 읍·면장 등 모두 5급 이상 공직자들이다. 김씨는 자치단체장과 기관장에게 1068통의 협박전화를 걸었다.5%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전화번호부에서 지자체와 관공서 간부급 공직자의 전화번호를 발췌해 수첩 2권에 정리한 뒤 범행에 착수했다. 김씨는 이들이 전화를 받으면 다짜고짜 “여자와 여관 가는 모습을 찍었는데 돈을 안 주면 공개하겠다.”고 협박, 상대가 무시하면 전화를 끊었지만 “돈이 별로 없다.”거나 “어떻게 알았느냐.”는 등 관심을 보이면 물고늘어졌다. 김씨는 상대방이 물어볼 틈을 주지 않았고, 협박전화를 받은 기관장은 1∼2일 사이에 100만∼500만원을 입금했다. 김씨는 이전에 대포폰을 불법 판매하면서 전단지를 뿌리기 위해 고용했던 고교 1∼2년생 명의로 통장 4개를 개설, 돈을 받아 챙겼다. 김씨는 범행이 성공한 뒤 다시 전화를 걸어 “테이프를 폐기했다.”면서 피해자를 안심시켰다. ●“확인않고 바로 돈 보내 범행 계속했다” 김씨는 협박전화를 받은 논산 모기관장이 신고해 꼬리가 잡혔다. 김씨는 전과 11범으로 2002년에도 공무원 30여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100만원 정도씩 뜯어낸 혐의로 징역 1년6월의 형을 살고 2003년 8월 출소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예상 외로 비디오 테이프를 요구하는 등 확인절차 없이 바로바로 돈을 보낼 만큼 잘 먹혀 범행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치단체장을 포함해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44종 감염균 동시진단 DNA칩 개발

    인체 감염 질환의 원인균 44종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DNA칩이 산학연 공동연구에 의해 개발됐다. 메디제네스㈜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팀,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감염질환에 자주 나타나는 주요 원인 균주 44종을 신속하게 밝힐 수 있는 DNA칩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44종의 감염질환 원인균 진단 DNA칩을 개발, 상용화한 것은 세계 처음이다. 이 DNA칩은 작은 유리판에 감염질환을 일으키는 균주의 특정 DNA 염기서열과 결합할 수 있는 DNA 조각을 심은 것으로, 균주에서 추출한 DNA와 칩에 심어진 DNA가 어느 위치에서 결합하는지에 따라 원인균을 쉽게 밝혀낼 수 있게 설계됐다. KAIST 이상엽 교수는 “핵심기술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염기서열을 밝혀 그 서열에 관한 특허를 확보했고 이들로 만든 DNA 조각을 이용해 매우 효과적으로 감염균주를 밝혀내는 데 있다.”며 “대학과 벤처회사가 DNA 칩을 만들고 의대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바람직한 형태의 협력연구가 결실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번의 검사로 14시간 이내에 여러 균주를 동시에 검색,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감염질환 치료를 위해 과다하게 소요되는 항생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당 2∼3번의 원인균 배양이 이루어지는 기존 검사방법에서 탈피, 한번의 검사로 진단이 가능해 검사비용만 연간 수백억원이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출원 중인 이 기술은 현재 예비임상시험을 마친 뒤 대규모 임상시험이 연세대 의대팀에 의해 진행 중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외상값 빠삐용?

    외상값 빠삐용?

    외상값 독촉을 피해 선원 2명이 스티로폼을 타고 섬을 탈출했으나 표류하다 4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영화 ‘빠삐용’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3호는 8일 오전 3시30분쯤 충남 보령시 오천면 호도 북방 1.6㎞ 해상에서 스티로폼 뗏목을 타고 표류하던 최모(31·강원도 강릉시)씨와 소모(31·경기도 양주군)씨를 구조했다. 최씨 등은 지난 3월6일 서울의 한 직업소개소에서 추천을 받아 4개월간 매달 70만원의 기본급에다 잡는 만큼 성과급을 받기로 하고 호도의 5.98t급 어선인 진성호(주인 신영세·44)에 선원으로 취직했다. 그물로 광어와 우럭 등을 잡던 이들은 지난 7일 아침 신씨에게 갑자기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 일이 생겨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신씨는 “그물을 거둬야 하는데 어디를 가느냐.”고 승강이를 벌이다 다음달 5일 4개월치 봉급을 정산할 때 업무중단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변상받기로 각서를 쓰고 헤어졌다. 육지로 돌아가려던 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외상값이었다. 동네가게에서 외상으로 담배와 생필품을 구입한 뒤 지금까지 신씨로부터 60만원을 가불받아 한집 외상값 10만원만 갚았다. 하지만 다른 가게 주인인 고모(64)씨가 이들이 곧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왜 우리집 외상값은 갚지 않느냐.”고 따지자 몰래 탈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집에 진 외상은 담배값 8만 5000원 등 모두 10여만원. 이들은 2㎞쯤 떨어진 녹도로 탈출,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갈 목적으로 7일 밤 11시쯤 구명조끼도 없이 소지품이 든 가방만 챙겨 가로, 세로 2m 크기의 스티로폼에 함께 올라탔다. 얼마 안가 이들은 조류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빠른 물살에 속수무책이었다. 망망대해만 펼쳐졌다. 섬을 떠나 4시간여를 표류하던 이들은 야간불법조업을 단속하던 무궁화 13호의 레이더에 포착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13호 송종필 선장은 “레이더에 이상한 물체가 포착돼 다가가니 남자 두명이 스티로폼 위에 앉아 있었다.”면서 “탈수증세에다 온몸을 떨고 있었지만 큰 이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금 지방에선] 청주·청원 통합 ‘윈윈발전’ 급물살

    [지금 지방에선] 청주·청원 통합 ‘윈윈발전’ 급물살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문제로 충북이 시끄럽다. 지난 1995년 당시 내무부가 ‘시·군이 너무 많고 군 지역이 시를 도넛처럼 감싸고 있어 행정이 비효율적이다.’는 이유로 전국의 시·군을 통합할 때 청원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곳이다. 이후에도 통합문제를 놓고 논쟁이 끊이지 않았으나 최근 갑작스럽게 양 지자체의 통합론이 급물살을 타면서 향후 전망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원군 5개 조건 청주시 수용 분위기 오효진 청원군수는 지난 달 31일 “군민과 군의회가 찬성하면 통합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그동안 주민여론을 들어 줄곧 반대입장을 표명했었다. 이와 함께 그는 5개항의 전제조건을 제시했다.▲군민이익 보장 ▲양 지역 의원 동수구성 ▲통합시청 청원군 이전 및 청원구청 신설 ▲청원군 공무원을 위한 안정적 제도 마련 ▲청원군이 통합문제를 주도할 것 등이 그것이다. 이는 청주시와 시의회가 이날 ‘통합이행 결의문’을 보낸 데 따른 답변이었다. 이행결의문은 ‘대규모 위락단지를 청원에 조성하고 통합 후 절감되는 예산은 청원에 투자한다.’는 등 청원군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대수 청주시장은 청원군의 요구에 대해 즉각 “전제조건 등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모두 수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전제조건 가운데 법률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의원동수 구성 문제 해결과 청원주민 및 군의회의 찬반 여부만 남게 됐다. ●청원군민 통합찬반 여론 팽팽 청원군 미원면 미원리1구 주민 민경만(48)씨는 “통합을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 그러나 청원군의 주요 계층인 농민과 노년층의 경우 통합되고 나면 찬밥신세가 되고 재산세가 청주 수준으로 오를까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청원군도 당초 이런 이유 외에 혐오시설이 청원지역으로 모두 온다거나 예산이 청주 중심으로 투자된다는 등의 우려 때문에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1995년 전국적으로 이뤄진 시·군 통합 때 주민 67.5%가 통합에 반대표를 던졌다. 청원지역 통합 찬반에 대한 주민여론의 향배는 쉽게 점치기 어렵다. 지난해 말 청주MBC에서 청원지역 주민 5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3%와 44.4%로 호각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2일 청주방송(CJB)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 서베이와 함께 청원지역 주민 3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찬성이 54%로 반대 35%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오창·오송산업단지 아파트 주민을 중심으로 찬성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이번 조사 결과 청주 시민들은 74%가 찬성, 압도적으로 시·군 통합을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는 예산의 중복투자가 줄고, 개발과 광역행정이 원활해진다는 등의 이유로 통합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하지만 청주시가 청원에 둘러싸여 도시발전이 한계에 다다랐고, 급발전하는 천안·대전·행정도시 등 주변 도시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통합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합실무위, 의원동수 구성등 논의 청주시와 청원군은 조만간 ‘통합 실무협의회’를 구성, 협의를 통해 행정절차 및 쟁점 등을 차근차근 풀어갈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의원동수 구성 문제다. 청주의 인구는 63만여명으로 청원의 12만명에 비해 훨씬 많다. 현재 청주시 의원은 28명이고 청원군 의원은 14명이다. 이런 실정에서 청주와 청원의 기초의원을 똑같은 수로 선출할 수 있을까. 청원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청주에는 의원 1명을 선출하는 인구 제한선인 5만명이 안되는 동이 많기 때문에 2∼3개 동을 합쳐 1개 선거구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주시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어려워 다른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다른 의견을 보였다. 문제는 집행부 합의만 이뤄진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청원군 의원을 늘리면 문제 없지만 청주시 의원을 줄이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 이들 의원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 군수는 “청주시에서 제시한 이행결의문과 약속을 100% 믿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의원을 동수로 구성하는 것은 청주시가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 등을 할 때 저지하고, 청원 지역과 주민들의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골리앗’ 청주 vs ‘다윗’ 청원 청주와 청원에 대한 각종 통계는 전형적인 도시와 농촌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인구는 청주가 63만명이고 청원이 12만명으로 ‘골리앗과 다윗’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청주가 전체 인구의 6.2%밖에 안되지만 청원은 14.4%로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어 우리 농촌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반면 면적으로는 청원이 814.3㎢로 청주 153.3㎢에 비해 훨씬 넓다. 충북의 최대 도시인 청주는 면적에서 도내 2.1%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42%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 예산에서도 올해 청주가 6293억여원으로 청원의 2292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나 된다. 행정단위는 청원 1읍 13면, 청주가 29개 동이다. 당초 두 지역은 오래 전부터 행정구역이 같았다. 지금도 청원군 청사가 청주시 북문로1가에 있다. 두 지역이 갈라진 것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하지만 청원이 청주를 도넛처럼 감싸고 있어 주민들의 불편이 크고 지역발전을 저해했다. 청원군 학생들이 교육환경이 더 나은 청주로 진학하고, 시내버스를 타도 청주지역을 벗어나면 추가요금을 내야 하는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2년 9월에는 두 지역 택시영업권이 통합되기도 했다. 생활권이 같은 데도 행정구역이 분리돼 이같은 불편이 계속되자 두 지역간 통합 문제는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이 돼왔다. 청원에는 현재 오창·옥산면 일대 300만평에 오창과학산업단지, 강외면 140만평에 오송생명과학단지가 각각 조성 중이다. 이처럼 지역발전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청주 테두리에 있어 시너지 효과는 적다는 평가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자치단체장 속셈 ‘3인3색’ 청주·청원의 통합론은 두 자치단체장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 있지만 충북지사로서는 껄끄러운 문제다. 오효진 청원군수는 “주민여론이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통합추진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아파트단지가 크게 늘어나는 등 급속히 도시화되고 농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또 오창·오송산업단지가 팽창하면서 별도로 시승격이 가능하고 부용면 등은 인근 행정도시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 청원군의 독자적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도 통합을 서두르는 이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통합론의 배경이 다른 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오 군수가 개인적으로 통합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대수 청주시장도 “지사나 통합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는 시장 당선 이전인 2000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적이 있다. 반면 충북지사에게는 달갑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되면 충북 인구의 절반을 차지해 11개 시·군이 기형적 구조로 변하고 지금도 취약한 충북도의 위상이나 도지사 역할이 더욱 약화될 게 뻔하다. 한 시장이 도지사 불출마 약속을 뒤엎고 출마할 경우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이원종 지사는 지난 1일 직원 조회에서 “통합 문제는 정치적 접근이 아니라 지역발전 차원에서 순수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통합추진의 급진전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조폭뺨친 10대들

    PC방에서 만난 초등학교 6년생을 1년반 동안 괴롭히며 수백만원을 빼앗은 무서운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동부경찰서는 7일 김모(15·무직)군에 대해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모(14·중2)군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김군 등은 2003년 12월 청주의 한 PC방에서 만난 초교 6년생 오모(15·C중2)군을 최근까지 22차례에 걸쳐 협박, 모두 297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이들은 당시 오군이 용돈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눈여겨봤다가 접근해 처음으로 현금 5만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이후 오군을 볼 때마다 3만∼5만원씩 빼앗았고, 오군이 피하자 산으로 끌고간 뒤 마구 때려 팔을 부러뜨리기도 했다. 오군은 보복이 두려워 부모에게 “넘어져서 다쳤다.”고 둘러댄 뒤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 김군 등은 갈수록 대담해져 “일주일을 줄 테니 30만원 가져오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던 오군은 식당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에 나서, 매달 20만원을 벌어 이들에게 꼬박꼬박 갖다 바쳤다. 김군 등의 욕심은 갈수록 커져 100만원을 요구했고, 전단지 아르바이트만으로는 도저히 돈을 충당할 길이 없었던 오군은 결국 슈퍼마켓에서 현금 70만원을 훔치고 아버지 지갑에도 손을 대 100만원을 만들기도 했다. 오군이 보복이 무서워 신고는 생각조차 못하는 사이 김군 등은 빼앗은 돈으로 옷을 사 입고 PC방을 드나들면서 탕진했고, 돈이 떨어지면 오군을 또 협박해 뜯어내는 행위를 반복했다. 이들의 행각은 오군으로부터 돈을 뺏앗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한 PC방 주인이 부모에게 연락, 경찰에 신고하면서 막을 내렸다. 아들이 쓴 진술서를 읽은 오군의 어머니는 “어린 것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라고…”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교장, 교육감 과잉영접’글 배후지목 교감 자살

    교육감 방문 준비에 소홀했다며 교장에게 질책을 받고 이 사실이 인터넷에 올려진 것과 관련, 교육청 등으로부터 추궁을 받아오던 충북 옥천군의 모 여중 교감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6일 오전 5시쯤 대전시 동구 인동 H아파트 110동 뒤쪽 잔디밭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O여중 교감 김모(6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송모(57)씨가 발견했다. 김씨는 이 아파트 13층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옥상에는 김씨의 슬리퍼가 남겨져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김천호 충북도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한 것과 관련, 같은 학교 정모(49) 교장으로부터 “화장실에 왜 수건을 비치하지 않아 교육감이 본인의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도록 했느냐.”며 질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사 조모(48)씨는 같은달 30일 옥천신문 홈페이지에 ‘교육감 대왕님 학교에 납시다.’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실을 띄웠다. 김씨는 내년 8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전교조 충북지부와 옥천교육청은 같은달 31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김씨의 아들(29)은 “글이 인터넷에 실린 뒤 아버지가 배후 조종한 것으로 오해를 받아 몹시 괴로워했다.”며 “외압에 시달리다 못해 교사 집을 찾아가 밤을 새우며 삭제를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김 교감과 갈등이나 수건사건 등 얘기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면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가타부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아프리카서 ‘얼쑤’ 중동에서 ‘지화자’

    충북 충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풍물굿패 ‘몰개’가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한국의 소리를 울리러 떠난다. 몰개 대표인 이영광(39·꽹과리)씨와 유인상(38·장구), 유근철(33·북), 손경서(37·징)씨 등 4명은 3일 출국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추천을 받아 ‘2005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회공연단’(총감독 한명희)에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이들은 5,6일 아프리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2차례 공연을 한 뒤 9,10일 몰타에서 공연을 벌인다.14,15일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19일에는 쿠웨이트에서 각각 신명나는 한국의 풍물 소리를 들려주고 21일 돌아올 예정이다. 이들은 순회하면서 ‘3도(경기·충청, 전라, 경상) 사물놀이’를 20분간 단독 연주하고 함께 간 판소리, 아쟁 등 연주자들과 ‘시나위’를 협연한다. 몰개는 ‘파도가 치면서 부서지는 물거품’을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 이 대표는 “강원도와 무관하지만 말이 예쁘고 물거품이 바위를 변화시키듯 음악적으로 계속 발전을 하고 싶다는 뜻에서 놀이패 이름을 지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경기 안성이 고향으로 건국대 충주캠퍼스를 졸업했다. 충주가 고향인 멤버는 유근철씨뿐. 손씨는 이씨의 제자이고, 윤인상씨는 충주에서 일하다 이씨와 만나 합류했다. 이들은 1987년 창단된 ‘문화패 웃다리’에 참여했다 91년 명칭을 ‘놀이패 몰개’로 바꾸고 사물놀이에만 전념했다. 현재 이름으로 바꾼 건 97년이다. 몰개는 그동안 일본,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에서 10여 차례 해외공연을 했고 국내 축제, 문화제, 음악제 등에 초청돼 수백 차례 공연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장욱진미술관’ 행정도시 유탄

    ‘장욱진미술관’ 행정도시 유탄

    일제의 압제와 분단, 동족상잔의 아픔속에서도 동화처럼 천진난만한 그림으로 세상을 감쌌던 장욱진(1918∼90) 화백. 장욱진 미술관 건립계획이 암초에 부딪혔다. 미술관 터를 제공하겠다던 기증자 가족들이 최근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 건립예정 터는 고향인 충남 연기다. 행정수도건설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땅값이 급등한 것이 빌미가 됐다. 장 화백의 친인척과 연기지역 주민들은 2003년 4월 ‘장욱진화백선양사업회’를 만들고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부지는 장 화백의 친척 장 모(63)씨가 기증하기로 했다. 연기군 동면 송용리에 있는 나대지 2800여평이다. 화백의 생가와 가까워 미술관 터로는 적격이다. 생가에는 현재 장 화백의 큰어머니가 산다. 하지만 최근 기증자 가족들이 말리고 나섰다. 올해 88세인 그의 노모 역시 “작년에 에미(며느리)도 교직을 그만뒀는데. 변변한 재산도 없으면서 노후를 생각해야지.”라며 기증 반대의 뜻을 밝혔다. 행정수도와 행정도시건립 예정지로 지정되면서 평당 6만∼7만원이던 이 땅은 현재 30만∼40만원을 호가한다. 26일 송용리에서 만난 기증자 노모는 “장 화백이 6·25 때 피란와 자식이 다니는 근처 연동초등학교에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려 주었다.”고 회고했다. 노모는 “사람이 참 착했다.”면서 속마음은 갈등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장 화백은 7살 때 고향을 떠났다가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피란왔다. 학교에 기증한 ‘연동풍경’이란 대작은 그때의 작품이다. 기증자는 “가족을 설득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한다. 장 화백의 큰딸 경수(61)씨는 “땅을 기증하겠다는 일가 보기가 민망해 시골을 가기가 겁난다.”고 난처해 했다. 그는 “어머니(사학자 이병도의 딸)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 미술관이 완공된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고향인 연기지역이면 어디든 괜찮다.”고 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바랐다. 터가 기증되면 연기군은 국비와 도·군비 등 50억원을 들여 지상 2층짜리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관내에 그렇게 큰 군유지가 없다.”며 “터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 장욱진 화백 ‘나는 심플하다.’를 모토로 향토성과 서정성이 짙은 화풍을 일군 미술 근대화의 선봉이었다. 동양화적인 수법에 동양적인 철학, 사상을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그림은 동화 같은 순수함 속에서도 사회의식이 명료했다. 김환기, 유영국 화백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으로 참여했다. 그는 서울대 교수(1954∼1960) 자리를 6년만에 버리고 자연에서 삶을 위로 받아야 한다며 덕소, 수안보, 신갈 등 외진 산골의 화실에서 타협을 모르고 오로지 그림에 매진했다.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가기관끼리 짜고 친 사업”

    “국가기관끼리 짜고 친 사업”

    2년여간 행담도 개발을 반대하며 싸운 당진환경운동연합 김병빈(41) 사무국장은 “이 사업은 IMF체제를 맞은 김대중 국민의 정부 때 열풍이 분 외자유치의 부작용”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당초에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 나중에 승인을 했다.”며 “국가기관끼리 짜고 친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당시 ▲216㎞에 이르던 당진 갯벌이 공단조성 등으로 10여㎞밖에 남지 않아 더 이상 갯벌훼손은 안된다 ▲환경보다는 개발이익을 우선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캐는 바지락과 뱃삯 등을 합하면 총수익이 연간 1000억원이 넘어 개발이익보다 더 많다 ▲시베리아에서 호주까지 가는 나그네 새인 흑꼬리도요새의 도래지 등을 이유로 매립을 반대했다. 김 국장은 “도로공사가 특혜를 제시하며 반대운동을 중단토록 은밀히 유혹했다.”며 “일부는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 서해랜드라는 회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서해랜드에는 S신협과 개인 등이 13억원을 투자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어 날릴 위기에 처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질범 2억 챙긴뒤 경찰 포위망 뚫고 유유히

    인질범 2억 챙긴뒤 경찰 포위망 뚫고 유유히

    경찰이 코앞에서 인질범들을 놓쳤다. 범인들은 영화의 한장면처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거액의 돈을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30대 범인 2명은 24일 오전 1시쯤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왕가봉 약수터에서 현금 2억원이 든 가방을 챙긴 뒤 인질 김모(58·여)씨와 작은아들(28)을 풀어주고 김씨의 2인용 벤츠 스포츠카를 타고 달아났다. ●인질 잡고 거액 요구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5시쯤 중구 용두동 찜질방을 나오다 납치됐다. 범인들은 2시간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납치했으며, 타고있던 벤츠는 계룡육교 밑에 버렸다.”며 4억원을 요구했다. 김씨의 남편 고모(58)씨는 건설업자로 대전의 노른자위땅인 둔산신도시에 지상 7층짜리 빌딩을 갖고 임대업을 하고 있는 재력가다. 육교 밑에서 승용차를 발견한 가족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날고 경찰은 기고 작은 아들이 1만원권 지폐다발을 배낭 2개에 나눠담은 뒤 벤츠에 오르고 사복경찰 18명과 남편, 큰아들(30)이 탄 차량 7∼8대가 뒤를 따랐다. 범인들은 그러나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중구 중촌동 국민은행, 충남대 앞 주유소 등 접선장소를 여러차례 바꾸다 주유소로부터 3㎞쯤 떨어진 유성구 노은동 계룡리슈빌아파트 앞길로 최종 약속장소를 정했다. 작은 아들은 약속장소 인근에서 범인 1명과 접선, 벤츠를 타고 인질 김씨와 다른 범인 1명이 기다리고 있던 왕가봉으로 갔다. 그러나 뒤따르던 경찰은 왕가봉밑 계룡리슈빌아파트 모퉁이에서 벤츠를 놓쳤다. 당시 아파트 주변에는 경찰 8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대전중부서 주현종 형사과장은 “갑자기 차량을 놓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경찰이 헤매는 사이 범인들은 김씨와 작은아들을 왕가봉에 내리게 한뒤 돈가방을 싣고 500m쯤 떨어진 베르디아망 주상복합단지에서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벤츠 밑과 돈가방 속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으나 산이어서 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범인 신원은 아직도 오리무중 경찰은 벤츠에서 납치당시 김씨가 범인의 손을 물어 떨어진 혈흔과 협박전화에서 범인의 목소리를 채집했다. 하지만 유전자정보은행이 없는 현실에서 범인의 나이추정 등만 가능, 신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어 범인검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씨 집안의 사정을 잘 알거나 치밀한 계획을 통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거래 한산해도 가격은 뛴다

    신행정 타운이 들어서는 충남 지역의 땅값과 집값이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22일 발표한 1·4분기 지역 경제동향 결과에 따르면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은 특별법이 호재로 작용해 공주·연기지역과 인접하고 주거환경이 뛰어난 유성구 노은지구, 서구 둔산동 일대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천안·아산지역은 수도권 전철 연장개통과 아산 신도시개발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 천안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비 지난 4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6.2%, 전세가격은 14.9%나 각각 올랐다. 예산지역은 인근의 아산 신도시 개발, 대전~당진 고속도로 건설, 삼성전자 LCD 사업본부의 아산 이전에 따른 하청업체의 공장부지 확보 등이 호재로 작용, 행정수도 특별법 위헌판결 이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밖에 서산지역은 기업도시 및 레저타운 건설 예정지인 천수만 B간척지구 주변의 남면과 부석면 일대를 중심으로 토지가격이 급등, 지난해 1월 평당 5만∼6만원에서 최근 15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수용지역내 토지는 대토(代土)부족 등으로 인해 거의 거래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한은측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이 제정된 지난 3월 이후 수용지역 내 토지가격(농림지역 평당 15만원)이 주변지역(조치원읍 농림지역 평당 30만∼40만원)을 크게 밑돌면서 인근지역 내 대토(代土) 확보가 어려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쌀시장 개방 이후 농업을 경쟁력 있는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개편 방향을 놓고 의견은 분분하다. 쌀·축산·화훼 농가의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측면에서 경쟁력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농지의 활용방안과 친환경적 농경기법, 생산과 소비를 잇는 유통체제 개선 등으로 모아진다. 전업농이 많고 시장이 개방된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미래 농업의 문제점과 활로를 찾아 본다. 경기도 평택시 동삭동에서 20년째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안희찬(47)씨는 요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300여평 크기의 축사 2동에서 거세(去勢) 한우 120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지난해 초부터 값이 크게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그동안 일반 육우(肉牛)를 키워 왔으나 정부의 고급육 육성정책에 따라 4년 전부터 거세우를 본격 사육하기 시작했다. 요즘 거래되는 거세한우 가격은 600㎏ 기준으로 500만∼510만원선. 지난 3·4월에는 450만원까지 떨어졌다. 안씨가 거세우 1마리를 사육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송아지 값 280만원과 출하 때까지 2년간 사료비 180만원 등 모두 460만원. 전기료 등 제반 비용과 인건비 등을 감안할 경우 최소한 600만∼650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산지가격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특히 거세한우를 키우는 데 2배 이상의 노동력과 사육 기간이 걸리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해 양축 의욕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비거세우는 출하까지 기간이 18∼20개월 걸리는 데 반해 거세우는 이보다 10개월 정도 더 소요된다. 또한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 단계마다 먹이의 영양과 열량을 조절하는 등 세심한 정성을 쏟아야 한다. 안씨는 “노동력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만큼 비싸게 팔려야 하는데 가격면에서 일반 쇠고기와 별 차이 없이 판매되고 있어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영향도 있지만 고급육이 기대만큼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지 못한 게 더 큰 것으로 축산업계는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지원금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까지 거세우 장려금과 고급육출하 장려금 등으로 마리당 20만∼30만원씩 지원됐으나 올해부터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거세우 사육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축산물 수입개방에 대비, 고급육 사육을 적극 권장하는 정부 정책만 믿고 많은 농가들이 거세우 사육에 뛰어들었으나 생산비도 건지지 못한 채 빚만 늘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안씨는 “매년 60마리의 소를 출하해 3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지만 생산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은 한푼도 없다.”며 “거세우 사육으로 전환하면서 3억원의 빚만 지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에는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축사의 악취 발생 등으로 민원이 야기될까봐 주위 눈치를 살피며 소를 키우고 있다. 안씨는 “소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분뇨 등 부산물은 예전에는 퇴비 등으로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비료를 쓰기 때문에 위탁업체에 돈을 주고 처리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창궐하고 있는 각종 가축질병도 양축농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몇 달 전 자신이 키우던 한우가 브루셀라병에 걸려 50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던 충남 공주시 우성면 용봉리 우재찬(45)씨는 지금까지도 당시의 악몽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시중가로 보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아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시가 보상이 돼도 한창 송아지를 낳을 2∼3년 된 소들이 죽어나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송아지 값이 어미 소에 버금가 보상을 받아도 그동안 들어간 사료값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소값은 500㎏짜리 어미 소가 400여만원, 송아지는 마리당 3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씨의 소들이 브루셀라병에 걸린 것은 지난 1월24일.150마리 가운데 50마리가 이 병에 걸렸다. 새끼가 계속 유산돼 검사를 해보니 이 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우씨는 “이 병은 토착병이 아니고 수입 젖소들이 마구 들어오면서 한우와 교배한다든가 해서 생긴 외래 질병”이라면서 혀를 찼다. 그는 “7∼8년 전쯤 소파동으로 한번 낭패를 본 뒤 구제역도 피하는 등 별 탈없이 길러 왔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식 같은 소를 파묻을 때의 심정을 생각이라도 해봤느냐.”며 허탈해했다. 우씨는 소축사를 짓고 사료값 등을 대느라 6억원의 빚을 진 상태다. 그는 “지금은 소값이 안정이 돼 있고 농사를 함께 지어 그마나 다행”이라고 자위했다. 사료는 25㎏에 5000여원에서 8500원까지 오르내리고 1년에 두 번 바닥을 갈아주는 톱밥 값이 모두 1500만원 안팎에 달해 생산비가 늘고 있다는 푸념도 했다. 우씨는 “축산농가들마다 농지를 담보로 보통 2억∼3억원씩 빚을 지고 있는데 소 수입이 전면 개방돼 소파동이라도 나면 쫄딱 망한다.”며 “정부에서 3∼4%에 이르는 농가부채의 이자를 1.5% 정도로 낮춰 축산농가 부담을 덜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대전 이천열기자 kbchul@seoul.co.kr ■ “친환경 축산농 농지 사용 허가를” 남호경 축산단체협 회장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축산농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현 축산농가의 실태는. -축산업은 쌀농사와 달리 완전 개방됐다. 미국산 쇠고기는 질병 차원의 문제다. 축산농가가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느껴지지만 이는 개방 이후 경쟁력을 키우고 정예화한 결과다. 정부는 과거처럼 쌀값 유지를 위해 무작정 돈을 보태기보다 경쟁력 있는 부문을 가려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축산농가가 바라는 지원 방안은. -식량자급에는 쌀뿐 아니라 쇠고기와 돼지·닭고기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축산은 농업의 일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쌀 위주로만 생각한다. 외국은 육류 자급화에 적극 노력한다. 축산농가가 농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쌀 개방으로 농지가 남는다면 공장이 아니라 축사를 지어 고기와 계란·우유 등을 생산토록 해야 한다.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얘기인가. -농지를 축산농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분뇨문제로 환경단체 등이 반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게 아니다. 또한 친환경적 시설을 갖춘 축산농가에만 허용하자는 얘기다. 허용 면적은 일단 1만㏊ 정도면 된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축농 후계자에게는 농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식당에 육류의 원산지 표시를 하자고 주장해 왔는데. -주로 쇠고기의 문제다. 젖소나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속이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식당이 원산지를 표시할 수는 없다. 일단 100평 이상 등 규모가 큰 식당부터 표시하고 점차 확대하자. 소비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시급한 문제다. 일각에선 원산지 표시를 허용하면 가격이 크게 오른다고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질병 문제는. -축산농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국민건강과도 밀접하다. 우리나라의 검역수준이 뛰어나지만 중국 등에서 수입된 가축에 질병균이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축의 밀수를 감안해 검역당국뿐 아니라 세관이나 해양경찰청 등과의 공동대처가 절실하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에 바란다면. -농협은 앉아서 장사한다. 농민조합이 아닌 자기 직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농민들의 생산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육류를 포함한 모든 생산물을 제값에 팔 수 있는 저렴한 유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선진 축산국에선 선진국들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데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기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이용 등 사후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농지를 전체적인 토지이용계획에 포함시켜 관리한다. 이 때문에 농지를 작물 재배나 축사 시설 등으로 구분해 활용하지 않는다. 다만 축산 선진국들은 가축에서 나오는 분뇨와 폐기물로 인한 토양과 수질 등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산농장의 토지 면적에 따라 가축사육 수를 제한하고 있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하고 식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덴마크의 경우 토지 1㏊당 소는 1.7마리, 돼지는 1.4마리 이하로 사육토록 하고 있다. 분뇨 저장시설 등의 설치도 의무화했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가축에 대한 사육 수 총량을 정한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축산농가가 쿼터 할당을 초과해 사육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웃 농가 등으로부터 할당량을 사들여야만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처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농지를 5종류로 세분화해 농업생산량이 적은 농지는 축산 등으로의 전용을 유도한다. 별도의 농지법이 없이 토지법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타이완은 지난 2000년 농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농지 소유를 농업인과 농업법인으로 제한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부동산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농지전용시 개발이익을 환수, 농촌발전기금으로 조성·운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특히 축산물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생산에서 유통에 걸친 모든 단계마다 해당 축산물의 생산자와 생산지, 유통경로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인식체계’(RFID)를 갖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내 첫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국내 첫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한 충북 청주시 우진교통이 3개월 만에 기업경영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단기어음이 한꺼번에 밀어닥쳐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지만 조직관리와 서비스 등이 개선되면서 다른 버스회사들이 이를 모방하는 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깨끗한 복장… 승객엔 스마일 노조가 회사를 인수한 뒤 맨 처음 바꾼 것은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 손님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버스를 타려고 달려오는 손님이 있어도 버스를 출발시키는 일이 사라졌다. 복장도 바뀌었다. 모든 운전사들이 깨끗이 다림질 한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핸들을 잡는다. 운전사 홍순국(46)씨는 “예전에는 후줄근한 유니폼 차림에 손님들에게 짜증도 자주 냈지만 지금은 이웃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자 D운수 등 다른 버스회사도 운전사에게 넥타이를 매도록 하는 등 ‘따라하기’에 나섰다. 노조가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올 1월 20일로 이제 3개월이 지났다. 노조는 사측이 임금과 상여금 등 15억원을 체불하자 지난해 7월 24일부터 117일간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전체 주식의 절반인 29만주를 넘겨받아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신에 임금과 퇴직금 등 부채 150억여원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대표이사는 김재수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처장이 맡았다. 회사는 주식을 김정기 전 서원대 총장에게 맡겼다. 그는 주식을 보관만 할 뿐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주식을 제3자가 보유하고, 노동자들이 경영과 노동을 분담해 자본 경영 노조 등 3권이 명확히 분리된 자주관리기업은 우리 회사가 처음”이라고 자랑한다. ●사장 다음은 과장-대리 이 회사는 사장과 과장, 대리직만 있다. 전무-상무-부장-차장 등 중간관리자는 없앴다. 이 때문에 연간 인건비가 1억 6000만원이 줄어든다. 김 대표도 민주노총에서 주는 월급만 받는다. 김 대표는 “민주노총에서 파견했기 때문이지만 회사경영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자 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외근 운전사를 위한 식당과 주유소는 가장 싼 곳을 골라 계약,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것이 관례였다. ●손님 없으면 시동 꺼 운전사 조덕현(47)씨는 “종점에서 대기중일 때 손님이 없으면 시동을 꺼 기름을 아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공동복지회를 구성, 쓰지 않은 2500원짜리 점심과 저녁용 식권을 식당에 넘기지 않고 직접 2300원에 사들인 뒤 회사에서 원래 가격을 받고 넘겨 야유회 자금 등으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00만원을 모았다. 다른 변화는 운전사 중심 운영방식이다. 지난 10일 흥덕구 복대동 우진교통 사무실은 ‘돈통’에서 빼낸 돈이 자동계수기를 통해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했다. 수금실 이정아(40)씨는 “예전에는 경영진이 중심이 돼 운전사들이 사무실에 들어오지도 못했다.”고 들려줬다. ●지금이 고비다 노조는 파업기간중 조합원 1인당 500만원씩을 거둬, 쓰고 남은 10억원을 차량정비비 등 버스운행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썼다. 차고지도 용암동만 남기고 1800평의 복대동 땅을 24억원에 팔아 조흥은행 등 부채를 갚아 현재 120억원의 부채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70억원은 직원 체불임금과 퇴직금이다. 김 대표는 “2월 버스 한대당 수익이 하루 30만원이던 것이 3월 39만원,4월 42만원으로 높아지고 있고 조직개편과 절약을 통해 매달 3억원쯤 절약, 해마다 10억원 정도는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5년이면 회사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18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밀린 2개월치 월급과 4개월치 상여금을 합하면 적자는 30억원에 이른다. 노조에서 경영권을 인수한 2월부터는 월급지급을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 경영진 때 진 외상금과 전 직원의 퇴직금, 어음 등 18억 8900만원을 결제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채권자들은 교통카드를 가압류, 수익의 절반인 6억원을 매달 빼내가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잘 된다니까 전 경영진에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계약시에 없던 어음까지 들이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계약 외의 채권상환 불인정에 대한 민사소송을 내는 한편,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에 재정보조금 우선지급과 또다른 차고지 확보를 요구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러나 “현 경영진의 경영경험부족으로 단기어음 도래를 예비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회사측의 요구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자매 검정고시 타이틀 ‘싹쓸이’

    재혼가정의 3자매가 고입·고졸 검정고시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부모의 재혼으로 한가족이 된 충북 충주시 연수동 손빈희(13), 황정인(13), 손다빈(12) 자매는 지난달 4일 실시된 올해 첫 고입·고졸 검정고시에서 다빈이가 고입 최연소, 정인이가 고졸 최연소 합격했다. 빈희는 92.55점으로 충북 전체 수석(94.5점)에 버금가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자매는 2년간 중국에 머물며 한인학교를 다니다 지난해 6월 귀국해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부모는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재혼했다. 이들 가족은 한의사인 아버지 황석호(35)씨가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갈 때 모두 따라갔었다. 자매가 검정고시를 생각한 것은 가족회의를 통해서였다. 어머니 윤미경(39)씨는 “가족회의 결과 영어만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가려면 어학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검정고시가 더 낫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자매는 정규학교 편입 대신 건국자활학교와 한울학교 등 충주지역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야학에 다니며 윤씨가 만든 시간표에 따라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충주에 검정고시학원이 없기 때문이다. 윤씨는 자매들을 조선족 보모에게 맡긴 뒤 중국에서 남편과 함께 1년 먼저 귀국해서도 이메일과 채팅 등을 통해 스케줄을 관리하면서 아이들을 공부시켰다. 빈희의 꿈은 법관, 정인이는 한의사, 다빈이는 수의사다. 빈희와 정인이는 오는 10월 실시되는 고급 HSK(한어수평고시)와 1급 한자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고, 다빈이는 8월에 있을 고졸 검정고시 합격이 새로운 목표다. 다빈이가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할 경우 3자매는 올해 말 필리핀으로 1년 단기 어학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빈희는 올해 수능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합격할 경우 휴학을 한 뒤 어학연수에 합류한다는 것이다.3자매는 아버지를 따라 매일 단전호흡으로 집중력을 크게 높였다는 게 윤씨의 얘기다. 윤씨는 “재혼 초기에는 성격이 달라 자매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극복했다.”며 “지금은 함께 시험준비를 하면서 서로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충남 홍성군 ‘김가네 볼태기’

    [이집이 맛있대] 충남 홍성군 ‘김가네 볼태기’

    ‘볼태기’는 볼의 속어로 사람이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생선은 이 부분 살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육질이 쫄깃쫄깃해 맛이 좋기 때문이다. 볼태기가 붙어 있는 머리를 넣어야 생선 매운탕도 훨씬 구수해진다. 볼태기가 붙은 대구 머리만 넣고 매운탕을 끓이는 집이 있다. 충남 홍성군 갈산면 상촌리 ‘김가네볼태기’. 부산에서 대구를 가져다 쓴다. 주인 김덕배(48)씨는 “대구 중에서도 민대구만 쓴다.”며 “민대구는 남태평양 심해에서 사는 고기로 대구 가운데 가장 맛과 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 집 대구탕은 담백하고 시원해 속푸는 데도 제격이다.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는다. 구수한 맛이 우러나 감칠맛이 입안에 감돈다. 김씨는 “대구도 질이 좋지만 육수가 맛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육수는 매일 아침 만든다. 육수는 물에 무와 다시마 등 10여가지를 넣고 2시간에서 2시간반을 끓이면 된다. 구체적인 육수제조법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씨는 “전국의 대구 전문음식점을 다 다녀보면서 연구, 나름의 요리비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육수가 만들어지면 대구를 넣고 끓여놓은 뒤 손님상에 올릴 때 다시 끓이면서 먹게 한다. 상에 올려지는 매운탕에는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등이 들어간다. 야채와 볼태기 살은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있다. 볼태기 살과 내장은 쫄깃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촉감을 준다. 김씨는 “재료란 재료는 모두 최고를 써 야채도 부드럽고 자연산 같은 향취가 난다.”고 전했다. 볼태기찜도 담백하고 부드럽다. 제조법은 아구찜과 비슷하지만 요리재료는 태양초 등 최고급만 쓰고 있다.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매운 정도를 조절해준다. 밥은 김과 참기름 등을 넣어 볶아먹을 수도 있다. 탕이나 찜 모두 3만 5000원짜리면 4명이 족히 먹을 수 있다. 늘 손님이 붐비고,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토종 웰빙을 찾아서] 충남 광천 새우젓

    [토종 웰빙을 찾아서] 충남 광천 새우젓

    김장철이면 충남 홍성 광천젓갈시장은 하루 3000명씩 몰려 발디딜 틈이 없이 왁자지껄하다. 이제 김장김치에 물린 입맛을 위해서 풋풋한 봄김치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다시 찾는 곳 또한 광천젓갈시장이다. ●젓갈가게만 100여곳 밴댕이, 곤쟁이, 황석어 등 각종 젓갈이 있지만 광천시장하면 새우젓을 떠올려 흔히 ‘광천새우젓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국적 지명을 바탕으로 젓갈가게만 100여곳이 들어서 성업중이다. 광천시장이 형성된 것은 고려 때부터라고 한다. 읍내에서 2㎞쯤 떨어진 옹암포구에 근동 배들이 몰려들면서 어물시장이 자연히 형성됐다. 일명 ‘독배’라고도 불리는 이 포구가 광천시장 형성의 토대가 된 것이다. 광천시장 김창만 조합장은 “지난 1980년대까지 안면도, 대천 등 충남 서해안과 전라도 고깃배까지 하루에 40∼50척 몰려들었던 게 하구둑이 생기면서 포구가 죽었다.”고 말했다. 농업기반공사가 2010년까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홍보지구를 조성하면서 배가 드나들던 포구의 어귀에 방조제를 쌓았기 때문이다. 전성기인 60∼70년대만 해도 옹암포에는 각종 물고기를 잡아 싣고온 배들로 넘쳐났고, 선상이나 선창에서 소금을 흩뿌려 절인 젓갈을 담은 드럼통이 포구 곳곳에 마구 널려 있었다. ●최고의 생새우만 골라 절인다 하지만 지금은 전남 목포에서 새우젓을 사온다. 김 조합장은 “목포 경매장에서 질이 가장 좋고 싱싱한 새우만을 입찰받아 현장에서 소금을 뿌린 뒤 가지고 올라온다.”고 귀띔했다. 광천새우젓은 원료도 원료지만 숙성이나 저장방법에서 다른 지방의 것을 압도하고 있다. 소금에 절인 새우젓을 읍내에 있는 석비래산의 굴에서 숙성시키고 있다.‘토굴새우젓’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토굴은 평균 온도가 14∼16도로 고르게 유지돼 숙성장소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30여개의 토굴이 있다. 이 굴에서 3∼4개월 발효되면 최고의 젓갈이 된다. 광천새우젓은 맛이 진하고 질좋은 새우를 써 깨끗하고 때깔이 무척 곱다. 감칠맛에 신선한 맛까지 배어나와 향그러운 뒷맛이 남는다. 충남대 식품공학과 오만진 교수는 “생새우 때는 불용성이던 키틴이 새우젓으로 발효되면 수용성으로 바뀌어 소화가 잘되고 맛을 진하게 하는 아미노산이 많이 나온다.”면서 “새우젓은 면역성을 높이고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젓갈의 장점을 설명했다. 새우젓은 김장 담글 때 많이 사용하나 삶은 돼지고기를 찍어먹는 데도 제격이다. 또 밥맛이 없을 때 썬 고추, 고춧가루 등과 섞어 반찬으로 먹는 등 그야말로 한국음식의 팔방미인이다. ●봄김치엔 동백하젓이 최고 새우젓에는 육젓, 오젓, 추젓 등이 있는데 육젓을 최고로 친다. 육젓은 6월에 잡아올린 새우로 담근 것으로 살이 통통하고 몸통이 크다. 발효후 국물이 뽀얗다. 오젓은 5월에 잡은 것으로 육젓보다는 약간 작고 추젓보다는 좀 크다. 육젓 다음으로 치는 것으로 깨끗하고 육질도 좋다. 추젓은 가을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 부드럽고 좀 덜 짜다. 육젓과 오젓은 김장용, 추젓은 반찬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껍질이 두꺼운 뎃데기젓이라는 하품도 있지만 겨울철에는 ‘동백하젓’이 괜찮다. 김 조합장은 “겨울에 잡아 담근 젓이 동백하젓으로 맛이 추젓보다 좋아 봄에 김치 담글 때 인기”라고 소개했다. 값도 종류만큼이나 천차만별이어서 육젓은 1㎏에 3만원, 오젓은 2만원, 추젓은 1만∼1만 5000원, 뎃데기젓은 5000원 등이다. 동백하젓은 보통 8000∼1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다른 가게를 하다 장사가 안 되면 새우젓 가게로 바꿔 국도변에 젓갈 가게가 마구 들어서고 있지만 품질만큼은 조합에서 철저히 관리해 떨어지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산 새우젓은요 광천새우젓은 국물이 우윳빛이 난다. 약간 붉은 빛을 띄기도 한다. 살도 단단하다. 멀겋고 살이 무른 중국산과 다르다. 깨끗하기로는 중국산이 나을 수도 있다. 새우젓은 껍질이 얇아야 좋다. 눈으로 확인이 어려우면 먹어보는 방법이 확실하다. 광천새우젓은 구수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뒷맛이 부드럽다. 집에서 보관하는 방법은 냉장실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요즘은 덜 짜게 담가 온도가 높으면 변질된다. 사용할 때는 물기가 없는 숟가락으로 들어낸 뒤 뚜껑을 꼭 닫아야 품질이 오래간다.
  • 위기의 민속주…고객들 외면

    위기의 민속주…고객들 외면

    ‘안동소주, 문배주, 두견주….’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민속주지만 경영실적은 ‘빛좋은 개살구’다. 한국의 술맛을 대표하는 민속주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명절 선물용’이란 의식에다 ‘신세대 입맛에 맞지 않는다.’ 등 판매부진 이유도 가지가지다. ●90년대보다 생산량 최고 절반 줄어 북한 평양의 전통 민속주인 문배주는 이마트 등 할인점에서 40% 정도는 반품되고 있다. 할인점들은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술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공식 만찬주다. 한국전통민속주협회 나장연(충남 한산소곡주 사장) 총무는 “회원업체가 42개에 이르지만 휴업이나 부도로 실제로 술을 빚는 곳은 10여개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민속주는 농민이 소득증대를 위해 만드는 복분자주, 머루주, 국화주 등 농민주와 달리 문화재청이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문배주, 두견주, 경주교동법주 등 3개와 농림부나 시·도가 명인이나 문화재로 지정한 전통 술을 말한다. 협회는 2002년 3월 만들었다. 나 총무는 “유명 민속주들도 전성기인 1990년 중반보다 생산량이 20%에서 많게는 절반까지 줄었다.”고 덧붙였다. 안동소주도 수요가 줄었고, 경주교동법주는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집에 찾아오는 이들에게만 판다.‘화랑’ 술 등을 생산하는 대형 주조업체가 운영하는 ‘경주법주’와 헷갈리는 소비자들도 많아 이 집 술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면천두견주 명맥 끊길 위기 충남 당진 면천두견주는 당진군과 기존 제조회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하나주조가 2001년 8월 두견주기능보유자 박승규씨가 사망한 뒤 그의 시설과 인력을 인수, 생산해 왔는데 당진군이 이달 초 면천주민 8가구 16명을 무형문화재 면천두견주보존회로 지정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이 회사 김창년 사장은 “두견주가 생산되고 있는데도 군이 기존 회사와 무관하게 보존회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보존회로 지정된다고 해도 스스로 시설을 갖추기가 어렵고, 우리와 상표권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두견주 생산의 맥이 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속주는 연간 매출액의 60∼70%가 설과 추석 등 명절에 집중되고 있다. 나 총무는 “민속주는 명절 선물용으로 생각, 백세주나 복분자주 등만 찾는다.”고 하소연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술이어서 신세대들은 으레 ‘옛날 술’로 여긴다. 맛도 이들에게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와인 등 저도주 열풍이 거센 탓이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건배주에서도 안동소주 등 민속주들은 도수가 높아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총무는 “민속주는 제조법을 어기면 면허가 취소돼 변형도 어렵지만 도수를 낮춰도 옛것이라는 이미지가 바뀌지 않아 판매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싼 것도 흠이다. 쌀 등 모든 원료를 국산으로 쓰기 때문이다. 공장도가로 안동소주의 경우 증류주 400㎖가 1만 3000원에 이르지만 소주는 360㎖에 900원이 채 안 된다. 값이 비싸다 보니 판매망이 백화점 등으로 국한되고 있다.‘구멍가게’에는 민속주가 없다. ●주세인하 품목서 제외… 경쟁력 약화 올 초부터 과실주는 주세가 30%에서 15%로 내렸지만 민속주는 쌀을 써 해당되지 않는다. 복분자주 등이 혜택을 봤다. 나 총무는 “민속주도 순수국산 원료를 쓰는데도 과실주만 주세를 낮춰 줬다.”며 “민속주도 주세가 낮아야 가격경쟁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출고가로 복분자주는 375㎖에 4081원, 소곡주는 700㎖ 1만원으로 복분자가 가격이 싸지만 수익은 더 난다. 40도 안팎인 증류주는 주세가 72%에 이른다. 양주와 똑같이 세율을 적용받지만 비싼 원료로 생산비가 더 들어 순수입이 적다는 게 민속주 생산자들의 얘기다. 나 총무는 “소곡주 한 병을 1만여원에 출고해도 원료비와 주세, 교육세 등을 제외하면 순수한 마진은 500원에 불과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들어 동충하초주, 가시오가피주 등 밀가루 등으로 빚은 값싼 약주들이 쏟아지면서 민속주들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지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한국의 전통 술맛을 대변하는 민속주에 대해 주세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해 주지 않으면 민속주의 맥이 무더기로 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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