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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영암서 잇단 AI 의심신고… 재확산 우려

    “예전엔 가금류 없는 외딴곳으로 피신시켰지만 올 초 확산 방지 살처분 범위가 3㎞로 넓어져 그럴 수 없어요. 3㎞ 이내에 가금류 없는 곳이 우리나라 어디에 있겠는지….”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에서 오계농장을 운영 중인 이승숙(52·여) 지산농원 대표는 23일 이렇게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나름 수소문을 끝내도 관할 자치단체가 어느새 연락해 ‘피신처를 제공하지 말라’고 막는다”며 혀를 찼다. 이 농원에서는 오계 5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오계는 흔히 일본 오골계와 혼동하지만 몸이 온통 검은 우리나라 고유의 닭이다. 이 대표가 기르는 1000마리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대표는 “청정 자연에서 기르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여기저기 불쑥 터져 잠을 못 이룬다”며 “가금류 AI는 경영적 밀식사육이 아닌 자연방사를 통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바뀌게 정부가 규제해야 막을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재상 충남도 주무관은 “문화재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오계 피신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이동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산농원은 지난 20일 연무읍 마전리 종계농장에서 발생한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되자 방역 작업을 더욱 강화했다. 발생지와 23㎞쯤 떨어졌지만 긴장감은 최고조다. AI가 발생한 2006, 2008, 2011년 경기 동두천, 경북 봉화·상주, 인천 무의도 등 100㎞ 이상 떨어진 데로 세 차례 피신시켰지만 이젠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의 산란계농장에서도 “밤사이 100여 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도는 간이키트 검사 결과 AI 양성 반응을 보이자 분변 등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 농장은 지난 15일 고병원성 AI로 판명 난 육용오리농장에서 600여m 거리다. 전남 영암군 시종면의 한 농장에서도 육용오리 1만 6500마리 가운데 20마리가 폐사했다. 도는 간이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예방 차원에서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전날 반경 10㎞ 이내인 영암군 신북면의 육용오리농장에서도 폐사 신고가 들어와 4만 3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반경 500m 이내의 오리농장 1곳, 1만 2000마리도 살처분을 앞뒀다. 영암군 시종, 신북, 도포면과 나주시 반남, 왕곡, 공산면 등 반경 10㎞ 이내는 전국 오리 사육량의 45%가 몰린 주산지여서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안성시 보개면의 한 토종닭 사육농장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닭 4만 8000마리를 기르는 이 농장에서는 지난 21일 70여 마리에 이어 또 3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따라 도는 해당 농장 입구에 초소를 설치하고 이동통제에 들어갔다. 반경 3㎞에는 오리 사육농가 4곳(12만 마리), 닭 사육농가 10곳(87만 마리)이 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25년 동안 빚 한푼 없는 태안군 ‘상반된 평가’

    기름 유출 사고 때 말고는 25년간 빚이 없는 충남 태안군의 군정 운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파산제 도입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자치단체에 부채가 없는 문제를 놓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태안군에 따르면 현재 충남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빚이 없다. 2007년 12월 기름 유출 사고 때 배상 및 보상비로 농협에서 60억원을 잠시 빌렸다 갚은 걸 빼면 1989년 서산시와 분리된 뒤 25년간 ‘부채 0’을 유지 중이다. 김진환 군 기획감사실장은 “수백억원씩 들어가는 바다목장과 상·하수도 등의 큰 사업은 국·도비를 지원받고, 마을안길 등 자잘한 주민 숙원 사업은 군 예산 운영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투자한 것이 빚지지 않은 비결”이라고 자랑했다. 실제 태안에서 눈에 띄는 큰 사업 중 군이 직접 투자한 것은 하나도 없다. 김 실장은 “지방세와 세외 수입이 많지 않은 군이 빚을 얻으면 갚을 길이 없다”며 “빚 없는 지자체를 만드느냐 아니냐는 단체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안군의 연간 지방세는 일반회계 2810억원 중 234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연간 세외 수입도 대부분 태안화력발전소와 해사 채취 사용료 각각 40억~50억원과 100억~120억원이 차지한다. 하지만 빚 없는 지자체를 꼬집는 이들도 적잖다. 충남도 관계자는 “안면도 개발 등 군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면 상당수 있다”면서 “부채가 없다는 것은 군에서 투자를 안 했다는 것으로 기초단체가 행정서비스에 소홀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천안과 당진 등 개발 여력이 높은 지자체는 지역 개발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했다”면서 “예컨대 충남에서 가장 작은 청양군이 운곡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8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것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조성이 끝나면 민간 업체에 분양해 빚을 갚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낭비성 사업이 불러온 부채다. 대전 동구는 구청사, 동사무소 신축으로 299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빚이 없던 동구는 2008년 홍도동사무소 신축비로 7억원을 얻으면서 부채 많은 지자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 즈음 구청사 이전 및 신축에 광역자치단체가 세워야 할 대전문학관까지 건립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동구는 빚이 378억원으로 늘어나자 소식지 발행 중단 등 예산 절감을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문학관을 시에 팔아야 했다. 2017년까지 매년 60억원 안팎을 갚아야 하는 동구는 다른 사업 투자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자체 부채에 대해서는 투자가 적정했는지, 올바른 투자라 하더라도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야지 단순히 양이 많다고 또는 한 푼도 없다고 부정이나 긍정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살처분 공무원들 ‘PTSD’증세 잇따라

    살처분 공무원들 ‘PTSD’증세 잇따라

    #지난달 24일 충남 부여에서 AI가 발생해 살처분 작업에 투입됐던 50대 군 공무원 A씨는 얼마 전부터 마음이 이상했다. 업무를 볼 때나 집에서 쉴 때나 ‘닭이 날개를 퍼덕이며 소란스럽게 울어대던’ 살처분 장면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밥맛은 뚝 떨어졌다. 닭고기 요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불면증도 찾아왔다. 닭을 죽이는 장면이 머리에 맴돌아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였다. A씨는 결국 군보건소를 찾았다. 우울 자가진단에서 정상치를 벗어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판명됐다. 군 보건소에서 상담을 했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AI 살처분에 투입된 공무원들이 이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충남도는 살처분 작업에 투입됐던 30대 부여군 공무원 B씨까지 모두 2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자 AI 트라우마 치유에 나섰다고 16일 밝혔다. 충남광역정신건강센터는 A씨를 방문해 상담을 하기로 했다. B씨는 군 보건소 상담 후 호전됐지만 A씨는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은 정신과 전문의인 센터장과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맡는다. 김달영 도 주무관은 “상담 후 A씨의 증세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국립공주병원에 의뢰해 깊이 있는 심리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AI 살처분 투입요원 3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작업 전에 복용한 타미플루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읍시 관계자는 “복통, 어지러움, 구토 증세를 일으키는 일이 종종 있다”며 “이런 증세를 보이는 직원은 작업을 즉시 중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도는 작업이 끝난 직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여 이상 유무를 파악하기로 했다. 고위험군 직원은 시·군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게 한 뒤 5일간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정신과 전문의 등의 치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종교에 밀린 학교 교육

    종교인들로 구성된 충남 천안의 한 마을 학부모들이 종교 프로그램 참여를 이유로 자녀들을 장기간 등교시키지 않아 교육청 등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천안시 보산원초등학교는 13일 1주일간 무단 결석한 학생 19명을 광덕면에 통보했다. 전날 3명을 통보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관할 면장이 교육청에 이를 재통보해 학부모에게 등교를 강권하고 경고하는 법적 절차다. 학생들은 지난 4일 개학날 3명을 시작으로 현재 이 학교 전교생 39명 중 28명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이현진 교감은 “등교 거부자는 모두 기독교계 G교회가 인근에 조성한 Y마을 학생들”이라며 “개학날 일부 학부모들이 찾아와 ‘마을에서 열리는 종교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참여시키려고 하니 1년간 학교 교육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한 뒤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마을 중학생 5명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마을은 1989년부터 형성돼 현재 주택 10개동과 종교시설 9개동에서 220여 가구 65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같은 종교를 믿는 주민들이 집단 거주하는 마을로 기초생활수급자와 자영업자, 회사원, 의사, 변호사 등이 뒤섞여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자녀 30명은 보산원초교, 10명은 광풍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등교 거부 후 학교 교직원들과 천안교육청은 물론 주변 마을 주민과 동창회가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14일 열리는 졸업식에 6학년생 5명만 보내겠다는 답변이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 학생의 안전을 위해 경찰까지 나서고 있다. 이 교감은 “Y마을 학부모들이 ‘내 자녀의 삶은 선교활동이다. 이를 위해 마을에서 대안교육을 시키겠다’고 고집한다”며 “전교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Y마을 학생의 장기 결석으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른 마을 학생 9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초·중등교육법상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취학을 거부하면 1차 위반 30만원, 2차 위반 50만원, 3차 이상 위반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임수열 천안교육지원청 장학사는 “다음 달 새학기까지 이 사태가 계속되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과태료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아 검찰에 문의해 보니 무허가 대안학교 운영 시 3년 이하 징역형 등이 가능하다고 해 이 부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마을 G교회 관계자는 “우리 교회나 교주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다. 부모들 차원에서 이뤄진 개인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마을 학부모 대표는 “새학기에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다가구주택 난개발 극심… 몸살 앓는 세종시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무분별한 다가구주택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주택에 외지인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정부세종청사 주변 농촌 마을의 분위기를 크게 해치고 더러는 범죄까지 발생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2012년 7월 1일 시 출범 이후 현재까지 정부세종청사 건설지를 둘러싼 6개 읍·면 지역의 원룸 등 다가구주택은 조치원읍 2348가구, 장군면 1762가구, 연기면 815가구, 부강면 530가구 등 모두 6385가구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다가구주택 1만 가구 이상이 허가를 받고 신축을 준비 중이어서 극심한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산이 마구 파헤쳐지고 공공디자인 개념이 적용되지 않아 도시미관을 해치기 일쑤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도 많아 입주민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정부세종청사와 인접한 연기면 연기리에는 이미 다가구주택 50동이 들어서 있고 4~5동이 추가로 신축 중이다. 마을 이장 박노식(65)씨는 “시 출범 후 속속 들어선 다가구주택 중 원주민이 지은 것은 두 동뿐이다. 공실이 절반도 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왜 이렇게 때려 짓는지 모르겠다”며 “세종시 건설 외국인 근로자 등 외지인들이 몰려와 살면서 아무 데서나 소변을 보고 여름에 발가벗고 멱을 감는 등 동네를 다 버려놨다”고 혀를 찼다. 지난해 이 마을에서는 다가구주택 입주자가 같은 주택에 살던 정부청사 여 공무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씨는 “다가구주택에 사는 외지인 가구가 원주민 가구보다 많아지면서 민심이 사나워졌다”면서 “시를 찾아가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원주민뿐 아니라 세종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 등도 “정부청사 주변에 원룸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명품도시의 면모를 잃고 있다”면서 세종시에 난개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건축법상 토지 소유주의 다가구주택 신축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시장경제 원리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여든엔 석사”

    “여든엔 석사”

    여든살을 목전에 둔 할머니가 학사모를 쓴다. 대전대는 오는 21일 열리는 201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정금우(78) 할머니가 서예한문학과 졸업장을 받는다고 9일 밝혔다. 2010년 최고령으로 대전대에 입학한 할머니는 지난 4년간 충남 계룡시에서 대전대까지 30㎞에 이르는 먼 거리를 통학하면서 한 번도 결석이나 지각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남다른 학구열을 보였다. 2009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흔을 넘겨 대학에 진학했지만 손자·손녀뻘인 동료학생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공부를 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할머니는 “어려운 시절에 제대로 공부를 못했지만 이제라도 대학을 졸업하게 돼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더 나아가 전공을 살려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충남 서산 백제의 미소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충남 서산 백제의 미소길

    ‘가야산 순환도로 착공→시민단체와 불교계 반발로 공사 중단→생태도로 건설로 변경 합의→재착공.’ 3년 가까이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마찰을 빚은 뒤 들어선 충남 서산 가야산(해발 678m) 생태탐방로 ‘백제의 미소길’이 개통 반년을 넘겼다. 터널 등 멀쩡한 산을 훼손하고 조성하려던 순환도로를 둘러싼 갈등이 소통과 합의로 극복되고 생태도로로 바뀐 뒤 명품 숲길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4일 찾은 백제의 미소길 초입 마을인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는 칼날 같은 추위에도 등산객이 눈에 띄었다. 주민 이용식(68)씨는 “지난해 7월 이 길이 개통된 뒤 이용객이 두 배는 늘었다. 봄가을 주말이면 하루 수천 명이 찾아온다”면서 “마을에 활기가 돌고 주민들이 생산하는 농산물도 많이 팔린다”며 웃었다. 이 길은 상가리에서 대문동 쉼터~가야산 수목원~으름재 쉼터~백제의 미소공원~퉁퉁고개 쉼터~소나무 쉼터~보원사지를 거쳐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마애삼존불로 이어진다. 모두 6.5㎞다. 길에 맨발체험 황톳길, 소공원 7곳과 연못 2곳, 공연장과 가야산 자생식물원이 갖춰졌다. 곳곳에는 또 불교 및 백제문화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다. 가야산은 조선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내륙 깊숙한 하천을 이용해 보부상 등의 상거래와 문화 전파가 왕성했다고 한 내포(內浦) 지방의 중심지다. 상가리에 남연군묘가 있다. 흥선대원군 아버지의 묘다. 풍수가를 통해 이곳이 명당임을 간파한 대원군은 가야사라는 절을 불태우고 경기 연천의 아버지 묘를 옮겨 왔다. 독일인 오페르트가 1868년 4월 조선과의 통상 문제를 흥정하기 위해 이 묘를 도굴하려 했으나 워낙 단단해 실패했다. 이 사건으로 크게 노한 대원군은 쇄국정책을 더 강화했다. 서산 쪽에는 사적 316호 보원사지가 있다. 고려 초 전후에 창건돼 사라진 이 절터에는 보물 102호인 석조를 비롯해 103호 당간지주, 104호 오층석탑, 105호 법인국사탑 등 보물이 여럿 있다. 멀지 않은 고양이바위에 대한 전설도 내려온다. 이 바위와 개천 건너편 숲속의 쥐바위는 상극인데 둘 사이에 다리가 놓이면서 보원사 일대 모든 절이 망했다는 것이다. 가야산에서 사라진 사찰과 암자가 100개에 달했다고 하니 전설이 그럴듯하다. 이 길의 백미는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국보 84호 서산마애삼존불이다. 백제 불교미술의 정수다. 옛날 주민들 사이에 “좌우에 부인 둘을 거느린 바람둥이 부처상”이란 불경스러운 우스갯소리가 떠돌았다고 할 정도로 친근한 모습이다. 황종현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 문화재관리팀장은 “백제의 미소길은 자연생태와 백제 불교문화 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역사의 보고”라고 말했다. 당초 충남도는 이곳에 순환도로를 만들 계획이었다. 관광객 접근이 쉽도록 하자는 생각에서다. 노선은 현 생태탐방로와 같았다. 산허리에 왕복 2차선 차로를 내고 터널과 교량을 건설해야 했다. 도는 2006년 10월 말 착공에 돌입했다. 하지만 반발이 봇물처럼 터졌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시민단체가 반대에 나섰고, 보원사와 수덕사 등 주변 사찰 스님들이 가세했다. 주민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를 구성, 반대 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였다. 수많은 집회와 성명서 발표 등이 잇따랐다. 이들은 “순환도로는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가야산 도립공원을 두 동강 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서산마애삼존불 인근에 굴을 뚫는 등 백제·불교 문화와 역사를 파괴하는 무모한 행위”라며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도는 이듬해 7월 공사를 중단하고 반대 측과 협의에 나섰다. 오랜 논의 끝에 순환도로 대신 ‘걷는 숲길’을 만들자는 데 뜻이 모였다. 이에 따라 공사는 중단 1년 만인 2008년 7월 재개됐다. 공사 중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민관이 논의를 통해 풀었다. 모두 450억원이 들어갔고, 마애삼존불에서 이름을 땄다. 양 사무처장은 “이 길은 주변에 내포신도시, 덕산온천, 해미읍성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모여 있어 명품 숲길로 손색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민관이 뜻을 같이해 만든 길인 만큼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책도 함께 세운다면 의미는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주꾸미가 바꿔놓은 충남의 ‘낚시천국’

    주꾸미가 바꿔놓은 충남의 ‘낚시천국’

    “충남의 낚시천국은 ‘태안’, 아니 ‘보령’입니다.” 보령시를 찾은 낚시꾼이 태안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여럿이지만 주꾸미가 순위를 바꿔 흥미롭다. 충남도는 지난해 한 해 보령을 찾은 낚시꾼이 22만여명으로 17만 5000명을 기록한 태안보다 많다고 3일 밝혔다. 서천군이 7만 2000명, 당진시 7만명, 홍성군 1만 7000명, 서산시 1만 3000명 등의 순이다. 문제는 태안보다 보령이 앞섰다는 점이다. 태안은 해양수산부장관배 등 연간 세 차례의 굵직한 낚시대회가 봄부터 가을까지 열려 충남의 낚시천국 하면 누구나 ‘태안’을 꼽는다. 신진도항과 안흥항은 전국에서도 유명하다. 반면 보령은 항구는 많지만 유명도에서 태안에 뒤진다. 김종락 충남도 주무관은 “낚시에서 태안이 줄곧 보령을 앞질렀지만 지난해는 주꾸미 낚시꾼이 많아 순위가 뒤바뀌었다”면서 “태안은 주로 먼바다로 낚시를 가기 때문에 하루 한 번밖에 출항하지 못하지만 보령은 인근 천수만에서 주꾸미를 잡는 낚싯배가 많다”고 풀이했다. 가을철에 하는 주꾸미 낚시는 하루 두세 번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가까운 데로 가는 주꾸미 낚시는 1인당 하루 3만~5만원이면 되지만 태안 격렬비열도 등 먼바다 낚시는 5만~10만원으로 뱃삯이 비싼 것도 이유다. 보령에 출항지와 섬이 많은 장점이 서서히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령은 오천항, 대천항, 무창포항에서 낚싯배가 출발하고 바로 앞에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 대천IC, 무창포IC 등 교통이 뛰어나다. 태안 신진도항 등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멀어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또 충남의 섬이 대부분 보령에 몰려 있어 하루이틀 묵으면서 섬지역 낚싯배를 이용하는 이들도 많아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합치면 무척 많다는 것이다. 보령시 관계자는 “행락철이 되면 낚시를 하러 온 이들이 오천항을 가득 메워 주차할 곳이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충남 서해안 6개 시·군 낚시어선 이용객은 56만 8000여명으로 전년도 54만 6000명보다 3.9% 늘었고 낚싯배 1062척의 전체 수입액은 474억원으로 1척당 46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부여, 100세 이상 요양보험 자부담 전액 지원

    충남 부여군은 10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중 본인 부담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정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개군 100주년을 기념해 벌이는 이 사업의 대상은 30년 이상 군에 주소를 두고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다. 현재 부여군에는 15명의 100세 이상 노인이 살고 있다.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앓아 장기요양 1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은 매달 32만 6360원을 군에서 지원받는다. 노인장기요양보험금은 정부부담 80%, 자부담 20%로 이 중 자부담분 전액을 군에서 지원한다. 최저 3등급을 받은 노인들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일 1660원을 지원받게 된다. 요양원이 아닌 자택에서 거주해도 마찬가지다. 군 관계자는 “농촌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 부담금도 지급하기 힘든 노인들이 많아 이 같은 복지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당진 개인택시 기사 216명 내고장 농산물 홍보 팔 걷어

    충남 당진시가 다음 달 5일 지역 개인택시 기사 216명을 농산물 브랜드 ‘해나루’ 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29일 밝혔다. 기사들은 자신의 택시에 해나루 글씨와 쌀, 사과 등을 그린 그림을 새겨 넣었다. 택시 안에 홍보물을 비치해 두고 승객들에게 나눠 준다. 시는 기사들이 승객들에게 지역 농산물을 브리핑할 수 있도록 교육할 예정이다. 당진은 작년 쌀 생산이 11만 6616t으로 전국 1위, 꽈리고추와 감자는 2위를 차지했다. 시는 31개 농산물에 해나루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대전 시민들도 마권장외발매소 확장 저지

    대전 시민들도 마권장외발매소 확장 저지

    대전 시민과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합쳐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확장 저지에 나섰다. 서울 용산이 마권발매소 개장 문제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대전에서도 조직적 반대운동에 나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구 월평동 부녀회 등 지역 주민과 대전참여자치연대, 대전경실련 등 57개 단체는 28일 대전시청에서 주민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삶터, 우리가 지켜 내겠다”며 마권장외발매소 확장 철회 및 외곽 이전을 요구했다. 이들은 “1999년 월평동에 마권장외발매소가 생길 때 마사회는 말 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건전한 레저시설이라고 홍보했지만 15년이 지나 남은 건 도박중독자와 송두리째 흔들린 삶의 기반”이라며 “공기업이 주민들을 이렇게 도탄에 빠뜨려도 되느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대전시와 서구는 시민들의 줄기찬 호소에도 지켜만 보고 있다. 그게 지방세 수입 때문이라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발매소 운영으로 인한 지방세 수입은 연간 178억원인 반면 대전시민이 탕진하는 돈은 67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는 대전지사가 입주한 월평동 건물에서 계룡건설이 이전하는 3월부터 12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벌여 공간을 두 배로 확장한다. 대전지사 관계자는 “현재 좌석이 1256석밖에 안 돼 관람객들이 서서 이용하는 불편을 없애고 3388명분의 좌석을 마련해 모두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일 뿐 확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전하거나 아예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발매소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민대책위 김대승(54) 대표는 “발매소 반경 500m 안에 초등 두 곳, 중·고교가 한 곳씩 있는데 주변이 온통 불법 오락실과 PC방이다. 금·토·일 경마가 있을 때는 어른들이 지나가는 여학생을 툭툭 치며 희롱한다”면서 “주거환경이 너무 나빠 주민 4000명이 빠져나가 1만 2000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발매소 방문객들이 아무데나 오줌을 누고 불법 주차한 차량을 옮겨 달라고 하면 ‘이 게 네 땅이냐’고 욕설을 퍼붓는다. 건실한 건설회사와 보험회사 등은 다 빠져나가고 원투룸도 공실이 60%를 넘는다”면서 “3000원만 있어도 도박하려는 사람들이 밥을 사먹겠느냐. 한때 대전의 최고 상권가로 꼽히던 곳이 지금은 최고로 황폐화됐다”고 혀를 찼다. 김정동 대전참여연대 연대기획팀장은 “설 직후부터 발매소 앞 1인 시위에 나서고 시민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이전 및 폐쇄조치를 요구하겠다”며 “용산 주민들과도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충청권 국립대 총장들 출마 러시…학교현안 ‘뒷전’ 잿밥만 신경 비난

    충청지역 국립대 전·현직 총장들의 지방선거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대학 다음’이라고 할 정도로 지방국립대의 위상이 떨어진 시점에서 이러한 총장들의 정치 행보에 잿밥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 27일 지역에서 쏟아지고 있다. 서만철 공주대 총장은 28일 충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한다. 서 총장은 6월 중순 임기가 끝난다. 현재 공주대에는 각종 현안이 쌓여 있고, 서 총장의 임기는 4개월이나 남았다. 서 총장이 공약 1호로 내세운 교명 변경 문제는 교육부에 신청도 못한 채 현 교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났지만 분교가 있는 천안에서 반발이 계속되고, 의대 설립 사업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태행 공주대 교수회장은 “대학 구조조정으로 한창 고민할 시기에 총장이 개인 정치 행보로 바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시장을 노리는 육동일 충남대 교수와 세종시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임청산 전 공주대 학장 등 폴리페서들이 여전히 판을 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유난히 지방국립대 총장 출신의 출마가 두드러진다.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은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설동호 전 한밭대 총장은 대전시교육감 출마를 노리고 있다. 장병집 전 한국교통대 총장도 충북도교육감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국립대 총장이라면 공직자인데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현직까지 출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총장이 교수 신분으로 선거 90일 전에 사퇴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매우 불합리한 제도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이웃 봉사 위해 뭉친 ‘장군의 부인들’

    육군본부가 24일 지역의 보훈시설 및 복지시설을 후원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자 ‘Army 사랑 나눔회’를 결성했다. 부대별 또는 개인적으로 펼치던 봉사활동을 체계적,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계룡대와 대전권에 복무하며 관사에 거주하는 장군 부인 45명으로 봉사대를 구성해 첫발을 뗐다. 앞으로 20여명이 더 동참할 것으로 회원들은 내다봤다. 이들은 이날 대전 유성구 죽동 대전보훈요양원을 찾아가 첫 봉사활동을 벌이며 산뜻하게 출발을 했다. 봉사대는 시설 곳곳을 말끔하게 청소한 것은 물론 노인들의 말동무를 해 주며 발을 씻겨 주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또한 요양원 1층 강당에선 계룡대근무지원단 군악대의 국악,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져 노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들은 앞으로 매달 한 차례씩 봉사활동에 나서고 분기별로 회비를 걷어 보훈복지시설과 장애인시설 등을 후원하기로 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육군의 이름으로 뜻깊은 일을 해 보자는 취지에서 나눔회를 결성하게 됐다”면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 내 참전용사에 대한 후원을 확대하고 후원금 모금 행사 등을 개최해 나눔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계룡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가정폭력 아버지 살해한 고교생 집행유예 석방

    가정폭력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 고교생을 법원이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처벌보다는 사회복귀를 도와주는 것이 더 낫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병욱)는 23일 존속살해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17)군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정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우울증에 시달렸고 고1 때는 자살하려고도 했다. 지난해 8월 아버지와 어머니가 또 싸우자 잠든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생명의 존엄함을 침해한 행위는 엄중히 처벌해야 하지만 계속된 가정 폭력을 일삼은 아버지에게도 이번 사건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면서 “피고인이 사건 당일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데다,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평생 가슴에 안고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조속한 사회복귀를 통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실형보다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배심원 7명도 만장일치로 심신미약을 인정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충남 발전에 보수·진보 구별없다

    충남의 150개 시민·사회단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지역 단체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힘을 모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충남 사회단체 대표자회의(가칭)는 23일 충남도청에서 회의를 열어 협의체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을 제정했다. 실무책임자인 심규익 충남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협의체에 참여하는 곳은 설립 1년 이상, 회원 수 150명 이상인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로 제한했다”면서 “활동에서 정치와 선거는 배제하는 만큼 협의체는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 구성된다”고 말했다. 참여 단체는 민주노총 충남본부, 전국농민회 충남연맹 등 진보단체와 자유총연맹 충남지부, 대전충남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가 섞였다. 여기에 천주교 대전교구, 충남바둑협회, 충남의사협회 등 각계각층의 단체들이 참여해 색깔이 다양하다. 심 사무국장은 “지난해 9월 태안기름피해보상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가 뜻을 같이한 뒤 실무회의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지역발전을 위해 협의체를 만드는 것은 전국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공동대표 5명, 이사 30명, 감사 2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안에 공동 대응하고 주민자치 실현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농어촌 발전과 환경개선 사업을 벌이고 봉사활동도 펼친다. 심 사무국장은 “단체 성격이 각기 다른 만큼 공감대가 형성되는 안건만 상정하는 합의제로 운영해 색깔로 인해 삐걱거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도정 운영에 힘을 보태고 의제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눈치우기 자원봉사 인정… 그런게 있었어?

    정부의 지침으로 자치단체들이 ‘눈 치우기 자원봉사활동 인정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으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참여율이 낮고 정작 지역 교육청은 그런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충남 태안군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지역 초중고생을 상대로 ‘내 집·점포 앞 눈 치우기 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군 자원봉사센터 등에 신청한 뒤 군이 제설 작업에 나설 만큼 눈이 내리는 날 자기 집 앞 등의 눈을 치우는 사진을 보내면 하루 최대 4시간까지 자원봉사활동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강선경 군 주무관은 “정부의 지침으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4명만 신청했고, 이마저 2명은 다른 지역 학생이어서 당황스럽다”면서 “봉사시간을 얼마나 인정할지도 자원봉사센터에서 사진을 보고 판단한다는데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미심쩍어했다. 게다가 학생이 눈을 다 치운 곳에서 잠깐 포즈만 취한 사진을 보내는 등 ‘꼼수’를 부릴 가능성도 있다. 학교에서 자원봉사활동으로 모두 인정할지도 미지수다. 충남교육청 장학사는 “자원봉사활동으로 인정받으려면 해당 학교의 봉사활동추진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비교적 까다로워 다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눈 치우기 봉사활동 인정제 도입은 충남만 해도 논산시, 부여군 등 4곳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잇따른다. 대전시도 최근 도입했고, 세종시는 지난 20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1일 봉사활동 인정 시간도 세종시는 개인 1시간, 단체 2시간 등으로 자치단체마다 들쑥날쑥하다. 세종시 관계자는 “허위 사진 제출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학생 양심을 믿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 “방문 또는 전화로 ‘(당연히 해야 할) 집 앞 눈 치우는 게 무슨 자원봉사냐’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며 난감해했다. 소방방재청이 지난 6일 전국 지자체에 내 집앞 눈 치우기 활성화 지침을 내려보낸 뒤 벌어지는 현상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자치단체가 눈 치우기 조례까지 만들어 주민 참여를 유도했지만 별 효과가 없어 학생 참여를 통해 활성화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희망하는 학생만 하도록 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임기 내 챙기자” 비난 여론 무시하고 연수 강행

    지방의원들이 새해 시작과 함께 앞다퉈 해외로 나가고 있다. 6·4 지방선거가 코앞이지만 4년 임기 동안 해외연수 네 번을 모두 챙겨야겠다며 강행하고 있다. ‘의정활동 참고자료 수집’ 등이 명분이나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채워져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대구 중구에 따르면 구의원 7명 전원이 의회사무과 직원 3명과 함께 18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연수를 떠난다. 결혼 이주 여성의 정서와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현지실정 파악이 명분이다. 연수 경비 1758만원은 모두 구 예산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연수를 다녀와도 선거를 앞둬 활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더구나 일정 대부분은 관광지와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이다. 대구 서구의회 의원 12명 중 9명이 수행 공무원 5명과 함께 지난 13일부터 4박 5일간 타이완과 홍콩 연수를 다녀왔다. 행정제도와 운영실태를 견학하고 사회복지시설 현황과 운영체계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게 목적이다. 물론 서구의회 일정도 관광이 상당 부분이었다. 연수 경비 2800여만원은 세금으로 지원했다. 대구시 건설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 4명은 지난 15일 출발, 4박 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둘러보고 있다. 일정은 센토사섬을 둘러보는 등 관광으로 채워졌다. 아산시의원들은 충남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의정비를 3.9% 인상한 직후 유럽과 중국으로 연수를 떠났다. 의원 14명 중 4명은 지난 8일 1인당 200만원씩 예산을 지원받아 스페인을 방문하고 17일 귀국했다. 사회적 기업 벤치마킹이 명분이었다.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지난 7~10일 중국 하얼빈을 갔다 왔다. 빙설 대세계 관람, 성소피아성당 견학 등 관광성 방문지가 많았다.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은 일본 오사카 정원박람회장 사후 활용 실태 파악을 위해 오사카 등을 지난 7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1700만원을 들여 다녀왔다. 또 건설소방위원회 6명은 지난 11~15일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항저우 육하문화공원 시찰 등 상하이의 교통 환경 실태 파악을 위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소요 경비는 105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동료의원들조차도 “일정이 대부분 관광 일색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연수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형식적인 사전 심사와 사후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거권을 가진 시민들의 지속적인 감시를 통한 비판만이 지방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유성터미널 우선협상 체결싸고 대전시-대전도시공사 사면초가

    대전시와 출자기관 대전도시공사가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와 사업시행 협약체결 과정에서 행정 처리를 잘못해 사면초가에 몰렸다. 시의 협약 무효 검토와 협상대상자들의 법적 대응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대전시에 따르면 공사가 롯데건설, 현대증권, 계룡건설산업으로 구성된 유성복합터미널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 롯데컨소시엄과 체결한 시행 협약의 무효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순위 우선협상대상자인 지산D&C 컨소시엄(지산D&C, 매일방송, 생보부동산신탁)이 지난 13일 “도시공사와 롯데컨소시엄이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 위법이 있다”며 대전지법에 협약 이행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이후 나온 움직임이다. 이번 사태는 공사가 지난해 10월 30일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공사와 롯데는 40일간 협상 기간이 있었으나 기한인 같은 해 12월 27일까지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공모 규정에도 없는 민법상 ‘최고(催告) 절차’를 적용해 롯데에 지난 6일까지 기한을 연장해 줘 마지막 날 협약이 이뤄졌다. 지산D&C가 문제를 제기했고, 시는 최근 공사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새누리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승부수

    새누리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승부수

    여야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놓고 16일 거세게 충돌했다. 새누리당이 공천제 ‘유지’를 당론화하기로 결정하면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과의 격돌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당공천제 합의를 위해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위도 여야 간극이 커지면서 결국 ‘식물특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기초 공천제 폐지의 위헌 가능성을 집중 부각한 데 이어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제) 도입을 승부수로 띄웠다. 황우여 대표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이 오픈 프라이머리는 당적이 없는 일반 유권자가 정당의 후보자 선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로 ‘상향식 공천’이라는 취지에 부합한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무(無)공천은 위헌인 데다 후보들의 ‘셀프공천’ 등과 같은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지방선거 공천제 여부의 해답은 오픈 프라이머리에 있다”고 밝혔다. 여상규 대표 비서실장도 “기초 공천 폐지가 위헌이라는 의견이 강한 만큼 오픈 프라이머리로 가자는 게 거의 확실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천제 ‘유지’ 결정이 ‘대선 공약 파기’ 논란으로 옮겨붙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새누리당은 공약 철회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대국민 사과는 일단 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이 쳐 놓은 ‘공약 파기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기초 공천제 폐지 공약의 취지가 ‘기득권 내려놓기’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대안을 제시하며 논란을 피해 나갈 생각이다. 황 대표도 “새누리당의 진정성, 개혁성을 보여 주면서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안으로 새누리당은 ▲공천 비리 연루자 정계 활동 금지 ▲후보자의 전과를 명시하는 ‘전과공시제’ 도입 ▲철새 정치인을 알리기 위한 ‘정당이력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국민과의 약속 깨기에 나섰다”고 몰아세웠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정치쇄신 공약을 깡그리 파기하고 있다”면서 “국민약속 파기 종착지는 과연 어딘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기초 공천을 아예 못 하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무리한 얘기”라며 새누리당 입장을 거들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 두 문제는 틀려라”… 농어촌공사 승진비리 테크닉

    한국농어촌공사 승진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 수사과는 13일 최종 브리핑을 갖고 부정시험 대상자 61명을 적발해 이 중 충남지역본부 차장 윤모(53·3급)씨, 세종대전금산지사 차장 윤모(54·3급)씨, 전 한국생산성본부 사회능력개발원 리크루트센터장 엄모(57)씨와 응시자 3명 등 모두 6명을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알선책 강모(48·4급)씨와 돈을 주고 문제를 건네받은 응시자 김모(48)씨 등 25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입건했다. 윤씨 등은 2008년부터 2011년 말까지 3차례 치러진 승진 시험에 응시하는 전국의 동료 직원 25명에게 사전에 시험 문제를 알려 주고 1인당 1000만~2000만원씩 모두 3억 155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기능직에서 5급 정규직으로,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하려는 직원들을 노렸다. 세종대전금산지사 윤씨는 농어촌공사가 사회능력개발원에 승진 시험 문제 출제를 위탁한 첫해인 1997년 엄씨에게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접근해 문제를 빼내 충남본부 윤씨와 함께 3급 승진 시험에 합격한 뒤 승진 시험 때마다 응시자를 소개하는 알선책과 돈을 받아 오는 전달책까지 두고 조직적으로 문제 유출 비리를 저질렀다. 이들은 응시자가 거래에 응하면 “술 끊었다고 소문을 낸 뒤 가방 들고 출퇴근하면서 공부하는 척해라. 의심할 수 있으니 한두 문제는 틀려라”고 지시했다. 반만 선불로 받은 뒤 “불합격하면 돈을 돌려주겠다”며 영수증까지 써 줬다. 두 윤씨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엄씨와 짜고 똑같은 수법으로 승진 시험 응시자들로부터 모두 2억 9400만원을 챙기기도 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났다. 이것까지 합치면 윤씨 등이 문제 유출 대가로 받아 챙긴 돈은 6억 950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한편 사법 처리를 못하는 2003~2007년 시험 부정에 가담했던 직원 30명의 명단을 농어촌공사에 통보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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