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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미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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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전셋값 ‘동작구’ 가장 많이 올라

    올해 서울지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동작구였다. 강남지역 접근성이 우수하고 강남권 대비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동작구를 찾는 강남 대체수요가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1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64.4%로 지난해 연말(61.5%)보다 2.9% 포인트 올랐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전세가율이 올라갔다는 것은 매매가와 전세 가격의 격차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전세가율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동작구로 지난해 말 63.7%에서 지난달 68.8%로 8개월 새 5.1% 포인트 상승했다. 동작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3.3㎡당 1793만원에서 지난달 1797만원으로, 8개월 새 4만원(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입같은 기간 전셋값은 1170만원에서 1263만원으로 93만원(7.9%)이나 올랐다. 동작구에 이어 동대문구·구로구의 전세가율이 각각 4.9% 포인트 올라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영록 백기 드나…KB 이사회, 15일 해임안 상정 논의

    임영록 백기 드나…KB 이사회, 15일 해임안 상정 논의

    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 이후에도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금융당국은 15일 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임 회장에게 우호적이었던 KB금융지주 이사회에도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이사회는 이날 임시 간담회를 열고 임 회장 해임안 상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더 이상 기댈 곳이 없게 된 임 회장으로서는 ‘자진 사퇴’ 외에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어진 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15일 오전 회동을 갖고 임 회장의 해임 안건 등을 사전 조율하고 오는 1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15일 간담회가 임시 이사회로 변경돼 해임안에 대한 결론이 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과 접촉해 “신속히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KB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친(親)임 회장파로 분류되는 KB금융 이사회도 동요하고 있다. 임 회장이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조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 12일부터 KB금융지주에 7명의 감독관을 파견해 경영 전반을 감시하고 있다. 15일부터는 전 계열사에 감독관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 의장은 “임 회장 해임안 논의 여부는 그날 가봐야 안다. (임 회장) 본인이 처신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임 회장 해임안을 의결하기에 앞서 임 회장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KB금융 이사회는 현재 임 회장과 사외이사 9명 등 10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임 회장의 직무정지로 당분간 사외이사 9명으로 가동된다. 하지만 임 회장을 현 회장자리에 옹립했던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임 회장 해임에 한목소리를 낼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명박 정권 시절 4대 천왕이라 불리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에게도 반기를 들 만큼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색깔이 강하다”고 전했다. 만약 이사회에서 절반 이상이 해임안에 찬성하면 임 회장은 ‘회장직’을 잃지만 ‘이사직’은 유지할 수 있다. 이사직 해임은 주주총회를 열어 3분의1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금융당국도 임 회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15일 임 회장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지난 12일 금융위 임시 전체회의에서 임 회장 징계 수위를 문책경고(중징계)에서 3개월 직무정지(중징계)로 한 단계 올렸지만 임 회장이 계속 사퇴를 거부하자 다시 초강수를 꺼내든 셈이다. 한편으론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의 계좌추적에서 찾지 못했던 리베이트 관련 의혹을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찰 수사 (압수수색·계좌추적) 결과 금품수수 혐의가 포착되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이 추가로 기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일단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지만 끝까지 버티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 회장은 당초 이번 주초에 행정처분(3개월 직무정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려고 했지만 가처분 신청을 일단 보류하고 사태의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 측근들이 시류를 읽지 못한 채 자진 사퇴를 만류하며 임 회장을 사실상 봉살(封殺)하고 있다”면서 “임 회장이 스스로 명예롭게 퇴진해 후일을 도모할 기회를 모두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영록 직무정지 중징계] “KB 경영 건전성 훼손” 만장일치 중징계 결정

    금융위원회 임시 전체회의가 열린 12일 금융위원들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3개월 직무정지 결정(중징계)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임 회장이 거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어 나가기에는 도덕성과 자질 면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임 회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3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됐다. 금융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정지원 금융위 상임위원은 브리핑을 통해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임 회장이 감독업무 태만 등 중과실을 저지르고, KB금융의 경영 건전성을 훼손했다”며 중징계 결정 배경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 회장에 대한 제재 수위가 금융감독원의 건의(문책경고)보다 더 올라간 이유는. -금감원 건의 내용과 별개로 금융위가 심도 있게 논의했다. 임 회장이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감독업무 태만 등 중과실을 범했다. 또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지배구조 난맥상을 초래하고 KB금융 건전경영 훼손 및 금융시장 안전성을 침해한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직무정지 처분을 받으면 사퇴해야 하나. -금융위 의결에 따라 오늘(12일) 오후 6시부터 임 회장은 3개월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법적으로 사표를 낼 의무는 없다. →임 회장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나. -한 달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금융위에 직접 신청을 하는 것이 기본이며, 편의에 따라 금감원에 낼 수도 있다. 이의를 신청하더라도 직무정지 조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직무정지 관련해 임 회장이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직무정지 효력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직무정지를 의도한 금융위 결정이 애매해지는데.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하는 것이다. →동일 사안에 대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금감원장, 금융위가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는데.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금융위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제재심의위는 금감원장 자문기구이며, 금감원장이 판단을 내려 금융위에 건의한 것이다. 최종적인 결정은 금융위에서 오늘 처음 이뤄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영록 직무정지 중징계] ‘林전무퇴’에 칼 뺀 금융위… 회장·행장 동시 공석 ‘KB 패닉’

    [임영록 직무정지 중징계] ‘林전무퇴’에 칼 뺀 금융위… 회장·행장 동시 공석 ‘KB 패닉’

    금융위원회가 12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음에도 임 회장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면서 국내 최대 고객 수를 거느린 KB는 다시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임 회장이 버티더라도 회장직은 당분간 수행할 수 없어 ‘식물인간’ 처지를 피할 수 없다. KB는 회장과 행장 동시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금융 당국이 KB에 감독관을 파견해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KB 임직원들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금융위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린 중징계(문책경고) 처분보다도 한 단계 더 센 직무정지 중징계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문책 경고가 가져올 파장이 뻔히 보여서다. 문책경고는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사례에서 보듯 본인이 물러나지 않으면 그만이다. 임 회장도 금융위 최종 판정에 앞서 “(문책경고가 내려지면) 법적 소송도 고려하겠다”며 당국과 맞설 뜻을 노골화했다. 이런 마당에 문책경고 처분만 내릴 경우 임 회장과 금융당국 간의 길고 지루한 법정 공방이 펼쳐져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금융 당국에도 큰 부담이다. 결국 직무 정지라는 ‘절묘한 한 수’를 통해 정면대결로 치닫는 최악의 경우를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임 회장은 일단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금융위 제재 직후 “국민은행 전산 시스템 교체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단돼 실제 발생한 손실이나 전산 리스크가 전혀 없는데도 관리감독 부실과 내부통제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지만 대충 타협하고 말 일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회장직을 내려놓고 무보직 상태에서 ‘행정처분(직무 정지)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처분 소송을 내더라도 금융위가 제재 처분 의결 직후 ‘이날 오후 6시부터 효력이 발휘된다’는 통보를 전달함으로써 임 회장은 권한을 이미 상실했다. 나중에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회장직을 되찾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재 취소를 다투게 된다. 이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거꾸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임 회장은 사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직무 정지 기간 석 달이 끝날 때까지 버티다가 회장직에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게까지 무리수를 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사퇴한 뒤 행정 소송을 통해 명예를 되찾으려 할 공산이 높다. 따라서 법원 판정이 나올 때까지 KB 사태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게 됐다. 시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법원이 3주 안에도 가처분 신청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만 실제 얼마나 걸릴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금융 당국이 KB지주 이사회를 움직여 임 회장을 해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사회 멤버들이 친(親) 임 회장 성향이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 KB는 외국인 지분이 60%를 넘어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도 쉽지 않다. KB 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비상경영 체제 가동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임 회장 해임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단 임 회장의 직무대행은 윤웅원 KB금융 수석 부사장에게 맡겼다. 금감원에서 파견 나온 감독관과 내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 경영 정상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가 국민은행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1부는 이건호 국민은행 전 행장의 대리인을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업체와 임직원 사이에 뒷거래가 있었는지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수부는 임 회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과 정치인 등의 굵직한 비리를 수사하는 특수부가 임 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맡은 것은 이례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상당한 무게감을 두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임영록 KB회장 직무정지 3개월

    임영록 KB회장 직무정지 3개월

    금융위원회는 12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게 3개월 직무정지의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중징계’(문책경고) 의견으로 금융위에 공을 넘긴 임 회장 제재건에 대해 금융위가 징계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린 것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주의→주의적 경고→문책경고→직무정지→해임권고’로 돼 있으며, 문책경고 이상이 중징계로 분류된다. 금융 당국이 임 회장에게 해임권고 바로 아래 단계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사실상 물러나라는 압박을 가한 셈이다. 이날부터 직무가 정지된 임 회장은 자진사퇴를 거부한 뒤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맞서고 있어 KB 사태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임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임 회장에 대한 징계 안건을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중징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에게는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부당 개입과 왜곡 보고, 내부통제 부실 등을 이유로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방치할 경우 KB금융의 경영 건전성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과 고객재산 보호에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징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영록 직무정지 중징계] 최수현·신제윤… 금융당국 수장도 만신창이

    직무 정지라는 예상 밖 카드로 표면적으로는 ‘KB사태’가 정면대결로 치닫는 것을 막았지만 금융 당국 수장들도 만신창이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KB 사태를 이렇게까지 키운 데는 최수현(행시 25회) 금융감독원장의 책임이 크다. 통상적인 검사에도 제재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리는데 최 원장은 특별검사에 착수한 지 2주 만에 제재 방침을 시사했다. 게다가 임영록(행시 20회)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의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는데도 막판까지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자신했다. 최 원장의 이런 행보는 당시 금융권에 무성했던 ‘임 회장 찍어내기설’, ‘정권 실세 배후설’, ‘IBM 음모론’ 등 온갖 의혹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심지어 제재심의위원회는 최 원장의 공언과 달리 ‘경징계’를 결정했다. 일각의 주장대로 임 회장 진영의 치열한 ‘구명 로비’가 작용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아군’이나 다름없는 제재심의위원들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논리 결여’와 ‘능력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자진 사퇴설, 경질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어떤 모양새가 됐든 최 원장의 하차는 시간문제라는 게 관가 주변의 시각이다. 연말쯤 자연스럽게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제윤(행시 24회) 금융위원장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신 위원장은 그동안 KB 사태에 대해 ‘내부 경영 사안이라 금융위가 관여하기 어렵다’며 뒷짐져 왔다. 여기에는 30년 넘게 기획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 싸움에 쉽게 끼어들지 못한 인간적 고충이 자리한다. 하지만 고객 수가 3000만명이 넘는 국내 대형 금융사가 석 달 넘게 안팎 갈등을 겪으며 더 이상 집안싸움이 아니게 됐는데도 수수방관한 것은 직무 유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중징계할 사안이 못 된다고 했다가 금감원장의 ‘초강수’에 꼼짝없이 중징계로 돌아섬으로써 스스로 논리를 부인하는 자기 모순에도 빠졌다. 금감원장의 번복을 또다시 번복하는 데 따른 금융 당국의 위상 추락 파장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이지만 당국의 권위와 신뢰는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한 금융권 인사는 “최 원장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신 위원장은 청와대(박근혜 대통령)만 바라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금융권 주전산기 ‘리호스팅 방식’이 대세?

    금융권 주전산기 ‘리호스팅 방식’이 대세?

    12일 금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중징계 여부 최종 결정을 앞두고 논리 공방이 치열하다.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리스크 축소 및 왜곡 보고, 인사 개입 등으로 금융감독원에서 중징계가 이미 확정된 임 회장 측은 ‘유닉스 대세론’을 앞세워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임 회장은 “은행권에서 농협, 하나, 신한은행이 유닉스로 전환해 잘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리호스팅 방식’의 유닉스 체제로 해당 시스템을 주전산기에 적용 중인 금융사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일부 금융사가 리호스팅 방식을 도입했다가 전환율이 저조해 폐기한 사례가 있어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사퇴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인 국민은행은 주 전산기 교체 과정의 적정성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측은 지난달 26일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전 세계 100대 금융사 중 96곳이 IBM체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5위 수준의 데이터 용량을 보유한 국민은행 규모의 금융사가 리호스팅 유닉스 방식을 채택한 사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LIG손해보험과 삼성생명이 각각 2006년과 2007년에 리호스팅 방식의 유닉스 체제를 도입했다가 LIG손보는 5년 뒤, 삼성생명은 1년 반 정도 뒤에 모두 빅뱅 방식으로 전환했다. 현재 유닉스로 주전산기 전환을 추진 중인 기업은행 역시 빅뱅 방식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유닉스 대세론의 핵심은 리호스팅 방식이 아니라 빅뱅 방식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다. 빅뱅 방식은 리호스팅에 비해 구축 비용과 시간이 더 소요되지만 리호스팅 방식에서 발생 가능한 소프트웨어 전환 과정에서 오류 등의 리스크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국민은행에서 리호스팅 방식을 실험 가동한 결과 소프트웨어 전환 과정에서 오류 발생률이 3.95%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앞서 이 전 행장은 “하루 1억건의 거래가 발생하는 국민은행에서 400만건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고발장에서는 유닉스 체제를 도입하면 은행이 떠안게 될 비용을 2조 2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리호스팅 구축이 완료되는 앞으로 2년 동안 도입비용(6500억원)과 IBM 연장 계약 비용(약 2300억원)이 포함돼 있다. 2년 뒤 리호스팅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해 주전산기를 빅뱅 체제로 전환할 시 구축 비용(1조원 이상 추산) 및 이 기간 동안(약 3~4년 예상) 추가로 IBM에 지불해야 할 연장계약비용(약 4600억원) 등이 고려됐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프랑스의 BNP파리바와 호주의 커먼웰스 은행, 미국의 씨티에서 일부 리호스팅 체제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리호스팅 방식의 리스크나 비용도 과다 산정됐다. 추후 시장 환경 변화나 고객의 요구에 따라 리호스팅 방식을 수정하면 추후 빅뱅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임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임 회장에 대한 무기한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용어 클릭] ■리호스팅 방식 기존에 있는 소프트웨어는 그대로 유지한 채 하드웨어만 교체하는 방식 ■빅뱅 방식 차세대 전산체제라고도 불리며 기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새로 구축하는 방식.
  • [인천아시안게임 D-7] “4년 전 노골드 설욕… 金 5개 가져올 것”

    “금메달 5개를 목에 걸겠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여드레 앞둔 레슬링 대표팀이 11일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4년 전 광저우대회에서 당한 ‘노골드’의 수모를 인천에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1개, 2013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로 자신감은 이미 충전했다.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적어도 3개, 많으면 5개의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다. 인천대회에서 우승하면 한국 레슬링 사상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그레코로만형 김현우(74㎏급)를 비롯해 류한수(66㎏급·이상 삼성생명), 이세열(85㎏급·한국조폐공사), 베테랑 정지현(71㎏급·울산남구청), 김영준(59㎏급·수원시청) 등이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자유형의 윤준식(57㎏급·삼성생명), 이승철(61㎏급·상무)과 여자 자유형의 이유미(48㎏급·칠곡군청)도 메달 후보다.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선수들과 전 체급을 석권하자고 약속했다. 730일 동안 죽기 살기로 운동했다. 뼈를 깎는 훈련의 결과를 보여 드리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현우는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가슴에 새겼다”고 비장하게 말했고, 이승철은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인천 하늘에 애국가를 울릴 영광의 순간만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은 자율 훈련으로 몸을 만든 뒤 오는 15일부터 지옥 훈련에 돌입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현대차 ‘슈퍼甲 횡포’… 금융당국은 침묵

    현대차 ‘슈퍼甲 횡포’… 금융당국은 침묵

    현대자동차와 신용카드사들이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을 둘러싸고 ‘2라운드’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카드사들에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5일을 마감시한으로 해 1.9%의 가맹점 수수료를 0.7%로 내리는 방안의 수용 여부를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대다수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복합할부금융 갈등에도 정작 금융당국은 한발 물러선 채 “가맹점과 카드사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현대차그룹 봐주기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절반가량은 현대차 측에 수수료 인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지난 5일 전달했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내부 검토 중이지만 현대차 방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수수료를 내려주면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연쇄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암묵적으로 ‘이번에 (현대차에)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011년 11월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신용카드 1.75%→1.7%, 체크카드 1.5%→1.0%)를 요구하다 이를 거부한 KB국민카드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금융당국을 향한 업계 불만도 커지고 있다. 대형 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영세 가맹점보다 저렴한 가맹점 수수료를 부담하는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고, 새 수수료 체계를 도입한 것이 바로 금융당국이다. 그런데 정작 현대차의 횡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내부 분석자료를 통해 복합할부금융의 적정 수수료율이 1.5~1.9%라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일단 최저한도 수준인 0.7%로 수수료를 제시한 뒤 협상을 통해 카드사와 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복합할부금융 논란은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체제가 핵심이며, 이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영역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차의 부당한 수수료 인하 요구는 명백히 여전법 위반 사안인데 금융당국이 침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봐주기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포인트 유효기간을 5년으로 못 박으면서 신용카드 1포인트를 1원으로 통일하는 ‘신용카드 포인트 표준화 방안’을 이르면 이달부터 추진할 계획이었다. 포인트 단위를 통합해 중장기적으로 고객이 보유한 카드사에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그림이다. 이에 따라 일부 카드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1포인트=1원’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카드의 반발로 포인트 표준화 방안이 무산된 상태다. 현대카드는 ‘1포인트=0.7원’을 적용 중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영록 “억울하다” vs 이건호 “후회없다” KB 두 수장의 ‘다른 행보’

    임영록 “억울하다” vs 이건호 “후회없다” KB 두 수장의 ‘다른 행보’

    KB 내분의 핵심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행장은 지난 4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확정 이후 즉각 사퇴한 반면 임 회장은 연일 금융당국을 향해 “억울하다.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의 중징계 사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아직 업체 선정이나 가격 결정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금감원이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며 “국민은행 IT본부장 교체와 관련한 부당 인사 개입도 주어진 절차에 따라 문서 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취에 대해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임 회장은 “지금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 등의 논의가 진행되면 KB금융은 앞으로 1년 동안 또다른 혼란을 맞게 된다”며 “조직 안정과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권리구제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오는 12일 금융위원회가 중징계를 결정하더라도 회장직을 유지한 채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금융위에서 중징계 결정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다. 금감원에서 중징계 결정을 내린 사유인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임 회장의 감독 의무 이행 태만과 자회사 직원에 대한 인사 개입과 별개로 금융위는 임 회장의 내부통제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원 상당수가 임 회장이 금융지주회장으로서 도덕성과 위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회복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달했다. 임 회장이 금융당국과 정면 승부를 예고하면서 KB금융그룹 전체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사권과 제재권을 가진 금융당국 권위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KB금융 전체에 ‘괘씸죄’를 덧씌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을 수용해 물러난 이 전 행장은 “스스로 진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전 행장이 지난 1일 “이사회에 재신임을 묻겠다”고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할 당시만 해도 ‘이사회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 전 행장은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정당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재차 확인하며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징계 확정 이후 바로 사퇴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강공모드 임영록 vs 머리싸맨 신제윤

    강공모드 임영록 vs 머리싸맨 신제윤

    오는 12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의 임영록(왼쪽) KB금융지주회장에 대한 중징계(문책경고) 결정을 앞두고 금융 당국 ‘수장’들이 ‘열공모드’에 들어갔다. 신제윤(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추석 연휴인 9일에도 광화문, 여의도 사무실에 각각 출근해 관련 부서로부터 서류를 넘겨받고 주요 쟁점 사항을 다시 한번 들여다봤다. KB금융 내분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데다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진흙탕싸움’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중징계를 받은 이건호 국민은행 행장이 즉각 사퇴한 것과 달리 임 회장은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연일 금융 당국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 “범죄행위는 없었다”(5일), “KB의 명예를 회복하고 직원들의 범죄자 누명을 벗기겠다”(6일) 등이다. 결국 ‘임영록 vs 이건호’로 시작된 갈등은 ‘임영록 vs 최수현’을 거쳐 ‘임영록 vs 신제윤’의 대결까지 간 뒤에야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이 금융위에서 다시 뒤엎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임 회장의 감독의무 이행 태만과 자회사 직원에 대한 인사 개입인데, 금융위 내부에서는 최수현 원장의 중징계 결정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KB 내분 사태가 금융 당국과의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을 표출했고, 실제로 국민은행 내부와 금융권, 노조, 일반 여론도 현 경영진으로는 KB의 조직 정상화가 어렵다는 쪽에 모아져 있다. 임 회장이 이 전 행장이 사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행장이) 조직을 흔들고 떠났다”고 표현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시시비비를 떠나 ‘회장·행장 동반사퇴’ 전망에 힘을 실어 주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야겠지만, 현재 드러난 것만 볼 때 이 행장보다 책임이 큰 것으로 보이는 임 회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조직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주도하겠다는 것은 한참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지난 임기 동안에도 이루지 못한 조직안정과 경영정상화를 도대체 무슨 수로 이루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사퇴 거부는 금융 당국도 안중에 두지 않는 오만함을 드러낸 것으로, 임 회장이 떠나야 KB가 명예를 회복한다”고 주장했다. 첩첩이 쌓인 징계도 임 회장의 발목을 잡는다. 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징계 말고도 국민카드 분사 시 국민은행 고객정보 이관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당국 승인 없이 국민은행 고객정보를 국민카드에 이관한 문제와 별개로, 국민카드 분사 시 제출했던 사업계획서 미이행만으로도 중징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금융위의 강공… 코너 몰린 임영록 ‘버티기’

    금융위의 강공… 코너 몰린 임영록 ‘버티기’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 당국과 기나긴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부당 압력 행사와 인사 개입이 아니므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오는 12일 임시회의를 열 방침이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5일 이건호 은행장의 사퇴로 발생할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 박지우 이사부행장을 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고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시켰다. 형님 격인 금융지주가 임 회장 살리기에 매달리는 동안 동생 격인 국민은행이 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임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KB금융그룹에 ‘범죄행위에 준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인사 개입이나 심각한 전산 오류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임 회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발표하며 언급한 이유가 없다고 제재 결정에 불복할 뜻을 다시 밝힌 셈이다. 임 회장은 최 원장의 중징계 결정 이후 “권리구제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당 개입 논란을 정면돌파해 명예 회복에 나서겠다는 심리다. 금융 당국은 바빠졌다. 금감원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KB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KB 안건을 특별 안건으로 처리하기로 했다”며 “추석 연휴 이후 임시 전체회의가 소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전체회의까지 기다리지 않고 12일 임시회의를 열어 KB 안건을 처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임 회장의 징계 수위는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된다. 최 원장의 중징계 방침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 금융위 측은 “최근 여론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 결정이 나온 직후 ▲템플 스테이 ‘잠자리 다툼’ ▲주전산기 관련자(3명) 검찰 고발 ▲이 행장 재신임 발언 등 도리어 KB 갈등이 격화된 상황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불복 절차의 하나인 이의신청은 금융위 제재가 확정되고 통지서가 전달된 이후 한 달 이내에 금융위에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금융위는 재심의를 통해 60일 이내에 임 회장 측에 결과를 다시 통보해야 한다. 최소 3개월이 걸린다. 금융 당국의 제재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한 사례는 다수 있었지만 대부분 기각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새 증거나 사실이 채택되지 않는 이상 같은 사안에 대한 결론이 재심에서 뒤집히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거나 이의신청이 기각되면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도 가능하다. 금융권은 임 회장이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보다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함께 제기해 받아들여지면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행정소송은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사례에서 보듯 확정까지 몇 년이 걸린다. 황 전 회장은 2009년 1월 중징계 결정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에 대법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지루한 공방전에 사건 당사자인 임 회장의 사퇴도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대 증폭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우리銀 이순우 행장 등 임직원 20여명 징계

    우리銀 이순우 행장 등 임직원 20여명 징계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임직원 20여명이 파이시티 사업의 불완전판매 등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4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행장에 대해 사전 통보한 대로 경징계를 결정하는 등 우리은행 임직원 20여명에 대해 제재했다. 징계 대상자 중에는 중징계도 다수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애초 ‘기관경고’를 통보받았지만, 이날 제재심의위에서는 ‘기관주의’로 제재 수위가 한 단계 낮아졌다. 파이시티 사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개발사업이다. 파이시티는 금융권에서 빌린 1조여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2011년 1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고객들을 상대로 19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사업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 행위가 적발됐다. CJ그룹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직원들도 이날 함께 제재를 받았다. 앞서 금감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에서 CJ그룹 비자금 관련 차명계좌가 수백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초유의 거부권 카드에 이건호 백기투항… 경영공백 불가피

    초유의 거부권 카드에 이건호 백기투항… 경영공백 불가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발표 직후 이 행장이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5월 20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한 지 100여일 만이다. KB 내분의 또 다른 주체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경영 안정 도모를 위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두 수장이 사퇴할 경우 후임 인선을 서두른다 하더라도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중징계 결정으로 금융 당국과 KB금융 수뇌부 간 악연도 11년째 계속됐다. 이 행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며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 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물러나기는 하지만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정당했다는 기존 주장과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당초 이 행장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에 재신임을 물으며 배수진을 쳤다. 이 행장 측에선 “이사회에 제대로 반격을 날린 셈”이라고 자평했다.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지난달 21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 결정(경징계)만 놓고 보면 이사회에서 이 행장을 해임할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여기에 사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사외이사들과 향후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선 재신임을 받아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만큼 거취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던 이 행장이지만, 최 원장이 초유의 거부권 카드를 꺼내 들자 곧바로 백기 투항했다. 지난 석 달간 KB 사태로 국민은행 내부 여론도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이 행장이 지난달 제재심의위에서 ‘경징계’로 양형이 감형된 이후에도 되레 내부 통합 대신 갈등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는 시각이 대세를 이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이 행장에게 우호적이었던 임원이나 직원들조차도 지난달 템플 스테이(사찰 체험) ‘잠자리 다툼’과 주전산기 관련자 3명 검찰 고발 등을 지켜보며 이 행장의 리더로서의 자질에 의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은 KB금융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임직원 및 이사회와 함께 경영정상화와 조직안정화에 힘쓰겠다”며 “동시에 구제신청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최종 징계 수위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금융위에서도 ‘중징계’ 확정 시 구제신청을 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 원장의 이날 중징계 결정과 관련, 금융위와도 사전 의견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임 회장의 자진 사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 역시 내분의 당사자인 만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선 이번 KB 사태로 KB금융의 브랜드 가치가 1조원 이상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 당초 추산했던 KB금융의 브랜드 가치는 5조원이 넘는다. KB금융 수뇌부의 중징계 전통이 이어지는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2004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황영기 전 회장, 강정원 전 행장에 이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중징계를 받았다. 어윤대 전 회장만 경징계다. 임 회장 역시 동반 사퇴하게 되면 KB금융은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후임 선임 과정에 최소 두 달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당장 LIG손해보험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KB금융이 금융 당국의 ‘괘씸죄’에 걸려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KB금융은 LIG손보 자회사 편입을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이며 승인 여부는 다음달 말 결론 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최수현 ‘초강수’… KB금융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최수현 ‘초강수’… KB금융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2주간 고심 끝에 임영록 KB금융지주사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중징계 원안’을 결정했다. 금감원장이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뒤집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 행장은 중징계 확정 소식을 듣고 행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임 회장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권리구제 신청 의사까지 밝혀 자진 사퇴를 사실상 거부했다. 최 원장은 4일 브리핑에서 “이 행장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중징계를 확정하고 임 회장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중징계 조치를 건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주간의 심의 과정에서 규명된 사실관계와 해당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임 회장과 이 행장은 직무상의 감독 의무를 태만히 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7월 이후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사업과 관련해 11차례에 걸쳐 보고를 받았지만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하지 못해 사태를 방치한 점이 확인됐다. 임 회장은 주전산기를 유닉스로 바꾸려는 의도로 자회사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점이 드러났다. 최 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KB금융지주 이사회 이경재 의장과 국민은행 김중웅 의장을 만나 특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KB금융 수뇌부 중징계에 따른 경영 공백을 우려해서다. 사실상 임 회장과 이 행장의 퇴출을 감안한 행보다. 그는 “이사회가 소명감을 갖고 KB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고객과 시장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외환 노사 갈등 고조… 하나銀과 조기통합 빨간불

    지난 3일 외환은행 노조의 임시 조합원 총회가 무산되면서 이를 둘러싼 후폭풍이 커질 전망이다. 사측이 조합원 총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사 보복을 예고해서다. 노조는 이에 맞서 사측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10월까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외환은행 노사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외환은행 내부 자료에 따르면 외환은행 사측은 지난 3일 전국의 각 부점장과 국외 각 현지법인장에게 ‘징계 인사위원회 개최 예정에 따른 심의자료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지점별로 이날 임시 조합원 총회 참가자들의 근태관리기록부를 작성해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각 부점장들은 총회 참석자들의 출근시간과 (조합원 총회 참석을 위해) 근무 중 이탈시간을 기록해 지난 4일까지 사측에 명단을 제출했다. 현재 사측에서 파악하고 있는 총회 참석자 숫자는 650여명이다. 외환은행 측은 오는 18~19일 양일간 징계 심의를 갖고 650여명에 대한 인사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미 사측은 지난 3일 35명의 보직을 박탈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인사조치를 내렸다. 외환은행 사측은 “임금단체협상 쟁의조정기간에 쟁의행위를 했기 때문에 불법집회에 가담한 직원들에 대해 징계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이에 맞서 “합법적인 조합원 활동”이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의 ‘보복성 인사조치’에 대해 노조에서는 추석 이후에 고소·고발로 맞설 예정이다. 노조 측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윤성봉 변호사는 “외환은행의 단체협약 23조 1항과 3항에 취업 중(근무시간 중) 총회나 대의원대회에 참석할 수 있고, 이를 근무한 것으로 규정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어제(3일) 임시 조합원 총회는 합법적인 활동이었다”면서 “사측의 보복성 인사조치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 및 구제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외환은행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최경환 “금융산업 위축은 보신주의 탓”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금융산업 전반의 보신주의를 질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금융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마저 보여 걱정이 많다”면서 “만연한 보신주의와 소극적 영업 관행이 금융업 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산업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2011년 6.4%에서 지난해에는 5.5%까지 떨어졌고, 취업자 수도 뒷걸음질치고 있다”면서 “금융업 전체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협회장들에게 인사·보수·인센티브 체계 전반을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담보 위주로 (안전하게) 대출을 해주면 불이익은 없고 보상만 지급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담보 위주 대출에서 벗어나 창조금융, 기술금융을 실현해 달라는 요구다. 최 부총리는 이어 “감독기관이 은행권 리스크를 평가할 때 적절한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지와 저(低)리스크·고(高)리스크 부문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일 때 국내 은행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7.6%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14년만에 은행 총파업… 혼란은 없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3일 14년 만에 1일 총파업을 벌였지만 파업 참여 인원이 적어 일선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반면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외환은행은 조합원 총회를 저지하는 사측과 직원들이 곳곳에서 충돌하며 마찰을 빚었다. 금융공기업 임금·복지 삭감에 반발해 기업은행은 전체 직원의 25%가 파업에 참여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관치금융 철폐 ▲복지축소 저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당초 6만 5000여명의 조합원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노조 측은 예상했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7000여명에 그쳤다. 최근 복지혜택 축소에 반발하고 있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노조원의 참가율이 가장 높았다. 기업은행은 전체 직원 1만 3000명 가운데 4분의1에 해당하는 3000여명이 참여했다. 반면 일반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은 전체의 7%인 1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도 전 점포가 정상 운영됐다. 외환은행은 금융노조 총파업과 별개로 ‘통합 찬반’을 묻는 임시 조합원 총회를 이날 개최하려했지만 정족수(3500명)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총회 참석을 저지하려는 사측과 조합원들의 충돌이 곳곳에서 빚어졌다. 또 사측은 이날 총회 참여를 주도한 조합원 7명을 대기 발령했다. 사측은 애초 이날 총회를 실질적인 파업으로 간주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2~3일간 영업본부장과 임원들이 밤낮으로 직원들에게 노골적인 협박을 하면서 총회 불참을 강요해 왔다”면서 “총회 참석 직원에게 불이익이 주어질 경우 사측 인사들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어? 길 건너 은행 문 닫았네

    어? 길 건너 은행 문 닫았네

    은행 점포가 줄고 있다. 인터넷뱅킹 사용 증가 등에 따른 시대적 변화와 비용 절감 필요성에 따른 구조조정이 맞물린 결과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원들의 ‘고용 안정’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한국SC·한국씨티 등 9개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는 올 7월 말 기준 5101개다.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하면 1년 새 269개(5.0%)가 사라졌다. ‘채널 합리화’를 내세운 씨티은행이 같은 기간 203개에서 134개로 69개 줄였다. 같은 외국계인 SC은행도 361개에서 311개로 50개를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43개(650개→607개)를 없앴다. 국민은행(1198개→1157개)과 신한은행(937개→896개)도 각각 41개씩 줄였다. 은행들은 “스마트폰 보급 등이 확산되면서 은행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점포 축소의 불가피성을 강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입출금과 이체 거래는 창구 비중이 올 6월 말 기준 11.2%에 불과했다. 수요만 놓고 보면 점포 수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게 은행들의 주장이다. 국민·주택, 신한·조흥, 하나·서울 등 은행 간 합병이 잦다 보니 점포 중복과 경쟁 비효율이 심화된 것도 은행들이 점포 정리에 나선 요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감원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1년 새 642명(15.2%), SC은행은 459명(8.2%)을 각각 줄였다. 국민(-176명), 하나(-120명), 신한(-60명) 은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과의 조기 합병에 반발하는 외환은행도 합병 뒤 ‘중복 점포 정리→인력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가장 걱정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예정대로 3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인위적 합병에 저항했던 2000년 이후 14년 만의 총파업이다. 금융노조는 6만 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실제 (파업) 참여인원은 지점당 1~2명에 그칠 것”이라며 “영업점 정상 가동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KB국민은행 이사회가 딜레마에 빠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자신의 거취를 이사회에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KB사태’의 공은 이사회로 넘어왔다. 하지만 이 행장을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없는 게 이사회의 처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이 행장의 전날 기자회견에 따른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언론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난 한 사외이사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면 (본의와 관계없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 어떤 얘기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아직은 입을 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소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KB 제재수위를 최종 확정한 이후에나 이사회가 입장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이사진은 이 행장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사외이사 6명과 지주 몫의 사내이사인 윤웅원 KB지주 부사장은 이번 전산 교체 갈등 과정에서 이 행장과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확실한’ 이 행장 편은 전산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정병기 상임감사뿐이다. 은행 소속인 박지우 수석부행장을 빼더라도 여전히 7대3이다. 이사회가 마음만 먹으면 행장 해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KB 전산 관련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 부당한 압력과 조작이 개입됐다는 이 행장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다른 비리나 IBM과의 유착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이 행장을 해임하게 되면 ‘죄목’은 경영 안정에 심각한 저해를 야기해 최고경영자 직분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는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임영록 KB지주 회장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같은 죄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동반 퇴진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사회가 선뜻 해임안을 꺼내들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재신임하기도 어렵다. 이 행장이 이사회의 전산 교체 결정을 번복하자 사외이사들은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격앙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IBM을 직접 제소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실력과 자존심이 세다. 그런 사외이사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이 행장에게 면죄부를 주기는 쉽지 않다. 한 사외이사는 “금감원의 징계가 나온 만큼 (사외이사들도) 자숙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 행장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되레 분란을 키우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다. KB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인사는 “이사회가 마음 같아서는 이 행장을 당장에 자르고 싶겠지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이 행장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이사회에 넘김으로써 자진 사퇴 압력에서도 벗어나고 (템플스테이 잠자리 불복 사건으로) 싸늘하게 돌아선 여론도 반전시킬 수 있는 묘책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이 행장의 계산과 달리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제는 두 사람이 다 물러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악의 경우 이 행장이 노린 게 이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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