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유미
    2025-08-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95
  • ‘하나카드’ 1일 출범 고객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합쳐진 ‘하나카드’가 1일 출범한다. 하나카드는 단숨에 시장점유율 6위, 회원수 600만명 규모의 중견 카드사로 거듭난다. 두 카드사가 ‘살림’을 하나로 합쳐도 하나SK와 외환카드 고객들은 당분간 기존 서비스와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다만, 두 카드를 동시에 쓰고 있는 고객은 앞으로 사용한도나 현금서비스 한도 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내년 7월까지 하나SK카드(약 350만명)와 외환카드(약 250만명) 고객 서비스를 별도로 운용하기로 했다. 서류상 통합 작업과 별개로 전산 통합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하나SK와 외환카드 고객은 기존 상품과 서비스(할인 및 포인트 적립), 가맹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하나SK카드 고객은 외환카드 가맹점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외환카드 가맹점 숫자는 220만개로 하나SK카드(40만개)의 5배가 넘는다. 하나SK카드 고객 정보는 모두 존속 법인인 외환카드로 승계됐다. 정보 이관을 원하지 않는 고객은 이의제기를 통해 카드를 해지하거나 회원을 탈퇴할 수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고객은 내년 7월 전산통합 이후 이용 가능액 한도가 축소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난장판 속 빛바랜 하영구 회장 선임

    [경제 블로그] 난장판 속 빛바랜 하영구 회장 선임

    난장판이 따로 없었습니다. 박병원 회장 뒤를 이을 12대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설’이 무성했던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선출됐습니다. 역대 회장 중 이상철(전 국민은행장)·신동혁(전 한미은행장) 전 회장에 이어 ‘11년 만에 세 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어설픈 선출 과정 탓에 빛이 바래 버렸습니다. 협회 이사회 멤버인 행장 10명이 28일 차기 회장후보 선출을 위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노조가 회의실을 원천 봉쇄하면서 행장들은 급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은행회관 1층 관리사무소입니다. 금융산업을 주무르는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관리사무소에 옹기종기 모여 박 회장의 ‘지시’를 기다리는 씁쓸한 풍광을 연출한 겁니다. 잠시 뒤 행장들은 노조의 눈을 피해 가까운 호텔에 ‘헤쳐 모여’ 이사회와 총회를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12대 은행연합회장은 ‘첩보작전’ 펴듯 기습 선출됐습니다. 회원사인 행장들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낙하산 인사도 어느 정도는 사전 교감을 통해 여론 조성 등 ‘군불 지피기’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일절 그런 작업이 없었다는 겁니다. 한 시중은행장은 “대부분의 이사회 멤버(행장)들이 내정설을 신문 보고 알았다”며 불쾌해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공식석상에서 대놓고 문제 제기를 한 행장도 없었습니다. 되레 지난 27일 저녁에는 하 전 행장을 단독 후보에 추대하기로 사전 모의하기까지 했습니다. 불만은 있지만 결국엔 ‘보이지 않는 손’의 의지대로 거수기 노릇을 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금융산업의 현주소일지도 모릅니다. 관치(官治)를 없애겠다면서도 여전히 ‘밀실 인사’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당국과 또 그런 인사를 보고도 미운털이 박힐까 침묵하는 행장들 모두 같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車, 카드로 샀다…고객은 몰랐던 ‘수수료 전쟁’

    [단독] 車, 카드로 샀다…고객은 몰랐던 ‘수수료 전쟁’

    지난 17일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위해 마주 앉은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수수료율이 아닌 문구 하나를 놓고 하루 종일 씨름을 했다. 카드사에 대한 기선 잡기를 위해 현대차가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준하여’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사고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다달이 돈을 낼 뿐인데 도대체 금융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협상 결과 현대차와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은 1.85%에서 1.5%로 내려갔다. 현대차는 1.5%가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준해서라는 주장이다. KB국민카드 체크카드로 현대차를 구입할 때 수수료율이 1.5%이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은 ‘1.5%(체크카드 수수료율)’로 표기하기로 타협했다. 현대차가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집착하는 이유는 다른 카드사와의 협상에서 우선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다. KB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는 기존에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이 신용카드 1.9%, 체크카드(일시납) 1.3%의 수수료율을 각각 적용한다. KB카드 사례에 맞춰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3%까지 낮추려는 것이 현대차의 협상 전략이다. 0.6% 포인트나 수수료율을 내리면 현재 복합할부금융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현대차가 연간 250억원이 넘는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드업계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신한카드(내년 2월)와 삼성·롯데카드(내년 3월)가 곧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 기간이 끝난다. 업계는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수수료율 협상이 복합할부금융 갈등의 ‘대미’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현대카드가 41.3%(1조 9000억원)로 1위다. 이어 삼성카드가 28.2%(1조 3000억원), 신한카드 13%(6000억원), 롯데카드 8.7%(4000억원), KB카드 4.3%(2000억원) 순이었다. 삼성과 현대라는 양대 그룹 간의 ‘자존심 대결’까지 얽혀 있어 그 누구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다. ‘체크카드 수수료’라는 문구를 확보한 현대차가 유리한 듯했던 싸움은 카드사의 반격으로 승자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변했다. 카드사들은 복잡한 복합할부금융상품 구조를 다시 한번 수정해 현재 수준의 수수료율 유지 근거를 마련했다. 현대차가 허를 찔린 셈이다. 복합할부금융은 고객이 자동차를 살 때 대금을 할부로 내기로 할부금융회사(캐피탈사)와 약속하고 자동차 구입액을 카드로 결제하는 상품이다. 고객이 내는 돈은 똑같지만 이 중 일부가 수수료 명목으로 이해 관계자들에게 배분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자동차 구입자금 20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9%(38만원)였다고 치자. 세부적으로 보면 자동차 영업사원이 1.0% 포인트(20만원)를 가져간다. 이어 캐피탈사가 0.37% 포인트(7만 4000원), 카드사가 0.33% 포인트(6만 6000원)씩 나눠 갖고 나머지 0.2% 포인트(4만원)는 캐시백 형태로 고객이 가져간다. 그런데 복합할부금융은 신용카드 결제와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신용카드 결제에서는 고객이 신용카드를 쓰고 나서 카드사에 사용대금을 지급하기까지 보통 30일(15~46일)이 걸린다. 일종의 외상 거래다. 은행처럼 예금을 받을 수 없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 외상 거래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조달 비용이 변한다. 복합할부금융에는 이런 기간이 없다. 소비자가 캐피탈사에 약속한 할부원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캐피탈사가 다음날 카드사들에 결제대금을 보내 준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자금조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무위험 거래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복합할부금융의 신용카드 결제가 다른 신용카드 결제와 다르다며 수수료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그래서 은행을 중간에 끼워 넣고 외상 거래 기간을 늘리는 방식을 내놨다. 신한카드의 ‘마이카대출’ 방식이다. 이 구조가 도입된다 해도 소비자가 느끼는 차이는 없다. 이 방식에서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자동차 구입대금을 결제하면 캐피탈사가 아닌 은행이 카드사에 자금을 지급한다. 다만 캐피탈사가 하루 뒤에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보내 줬다면 은행은 카드사에 30일 뒤에 지급한다. 외상 거래 기간이 30일이나 늘어나게 된다. 대신 캐피탈사는 은행에 할부원금의 0.2%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준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로서는 은행에 0.2% 수수료를 떼 주면 손해다. 하지만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해 수수료율을 1.3%까지 낮추면서 0.6% 포인트나 손해 보는 것보단 유리하다. 가만히 앉아서 0.2%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장사다. 2006년 등장한 복합할부금융이 더 복잡해지는 것이다. 복합할부금융은 2006년 아주캐피탈이 신한카드의 전신이었던 LG카드와 제휴를 맺으면서 도입됐다. 당시 국내 신차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던 현대차의 할부금융은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현대캐피탈이 사실상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 부당 지원 및 일감 몰아주기는 할부금융사들의 오랜 불만이었다. 이에 중소캐피탈사들이 현대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복합할부금융 상품이다. 2010년 6월 삼성카드가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캐피탈사들과 제휴를 맺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2010년 8654억원에 불과했던 복합할부금융 취급 실적은 지난해 4조 5906억원까지 3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했다. 복합할부금융이 급격하게 성장한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일반할부금융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결제금액의 0.2%를 캐시백으로 받을 수 있고 금리도 낮다. 일반할부금융이 48개월 기준 연 6.7% 금리가 적용되는 반면, 복합할부금융은 연 4.9%다. 복합할부금융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차에는 위협이 됐다. 현대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로 지급하는 금액도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할부금융매출액 중 현대캐피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86.6%에서 2013년 74.7%로 11.9% 포인트나 감소했다. 여기에 악재가 하나 더 생겼다. 복합할부금융 취급은 대출로 분류된다. 현대캐피탈은 본업인 할부리스업으로 발생한 채권의 평균 잔액이 대출로 발생한 채권의 평균 잔액보다 커야 한다. 그런데 2012년 4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3분기 동안 현대캐피탈의 월평균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은 2500억원 수준으로 리스업의 취급액을 넘었다. 복합할부금융 시장은 커지고, 경기침체로 리스업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지난 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와 과징금 1억원의 제재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의 복합할부금융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이를 유지할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금융 당국이 여러 차례 중재와 공청회를 통해 상품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현대차는 수수료율을 0.7%까지 내리라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금융 당국은 대형가맹점에 해당하는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대형가맹점도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복합할부금융상품 갈등의 근본적인 출발점은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의 독과점에 있다”며 “복합할부금융이 일부 논란의 소지를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간 4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할 만큼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으므로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할부금융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당국 오리발에 카드업계 “황당하네요”

    [경제 블로그] 금융당국 오리발에 카드업계 “황당하네요”

    오리발에도 ‘급’이 있나 봅니다. 이 정도면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입니다. 50만원 카드 결제 시 신분증 제시 의무화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금융 당국의 행보를 보면 그렇습니다. 여신전문금융협회와 카드사는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개정해 다음달 30일부터 50만원 이상 신용카드 결제 시 의무적으로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표준약관 개정 때는 한 달 전에 고객들에게 약관변경 내용을 고지해야 하는 만큼 우편(DM)과 문자메시지(SMS)도 모두 발송했습니다. 그런데 금융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이미 사문화된 규정인데 협회가 뒤늦게 이를 표준약관에 적용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소비자 불편 해소 차원에서 신분 확인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드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한 것은 다름아닌 금융 당국이기 때문입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 당국 주도로 신분증 의무 제시 내용을 담은 표준약관 개정을 준비해 왔습니다. 당국 지시로 카드업계 사회공헌기금 중 약 20억원을 출연해 지난해 공익광고도 진행했습니다. 게다가 표준약관 개정은 금융 당국 승인 사안입니다. 만약 금융 당국이 표준안 개정 사실을 몰랐다면, 반대로 협회가 당국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표준약관을 개정했다면 둘 중 하나는 법(여전법 54조 3의 4항)을 어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진실공방’에서 금융 당국이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당국은 지난 9월 말 협회에 표준약관 개정안 승인장을 보내면서 “(50만원 이상 결제 시 신분증 의무 제시 방안을) 조속히 시행해 달라”는 ‘지도’까지 곁들였기 때문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또 하나의 규제라는 비판과 고객 불편 가중이라는 불만이 빗발치자 금융 당국이 오리발을 내미는 것 같다”고 원망 섞인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문제는 한 번 고지된 표준약관은 여전법상 즉시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최소한 한 달은 걸립니다. 결국 표준약관을 원래대로 되돌린다 해도 12월 30일부터 한 달간은 50만원 이상 결제 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합니다. 금융 당국의 ‘우왕좌왕’에 소비자 혼선만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오늘의 눈] PB가 넘쳐나는 세상/이유미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PB가 넘쳐나는 세상/이유미 경제부 기자

    음모론은 대중의 말초신경을 단숨에 자극한다. 때론 진실보단 음지에서 생성된 여러 가지 ‘설’들이 더 설득력을 얻기도 한다. 사회가 혼란할수록 음모론에 기대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 때문이다. 최근 몇 달간 금융권 인사에서도 ‘내정설’이 끊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손’이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내정설의 핵심이었다. 최근 선임된 김옥찬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정권 최고 실세에 끈이 닿아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은행연합회는 일찌감치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 내정설이 돌며 노조가 반발하자 후임 회장 선출 작업을 미뤄 둔 상태다. 차기 우리은행장 유력 후보로 부상한 이광구 부행장의 뒤에는 서강대 인맥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내정설의 주인공들은 “실세들과 옷깃 한번 스친 적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내정설은 근거 없다. (그런 소문은) 과거에도 늘 있었다”고 부인했다. 지난해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꿰찼던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전 청와대 인사의 지원사격을 받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현 정부 들어 약진이 두드러졌던 ‘연피아’(금융연구원+마피아)가 뒷배경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은금융 회장이 금융권 요직을 꿰찬 사례도 있다. 표면적으론 그 누구도 기획·각본·연출하지 않았지만 잘 짜여진 각본처럼 내정설은 항상 현실이 됐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인사철이 다가올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을 향한 물밑 구애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진다. 우리은행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6개월 동안 우리은행은 행장 혼자 일을 했다. 차기 행장 선임을 염두에 두고 6개월 전부터 부행장들이 정치권에 줄을 대느라 바쁘게 뛰어다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원로는 “PB(Political Banker)가 넘쳐난다”며 혀를 끌끌 찼다. 내정설의 진짜 모습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밝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진실은 항상 저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사철마다 내정설에 휘둘릴 만큼 우리 금융산업이 여전히 초라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온갖 처세와 로비로 금융사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폴리티컬 뱅커들이 ‘서민과 중소기업을 섬기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는 금융기관의 소임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할지도 의문이다. yium@seoul.co.kr
  • [새 금융실명제 시행 D-2] 차명계좌 대처법 자산규모 따라 달라요

    [새 금융실명제 시행 D-2] 차명계좌 대처법 자산규모 따라 달라요

    해외에 머물던 중견기업 회장 A씨는 최근 아내, 아들, 딸과 함께 급거 귀국했다. A회장이 한걸음에 달려간 곳은 평소 거래하던 시중은행 PB(프라이빗 뱅킹)센터. 가족들 명의로 분산시켜 놓았던 20억원 규모의 차명계좌를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법이 허용하는 가족 차명 한도(부인 6억원, 자녀 5000만원)만큼만 남겨두고 14억원은 모두 인출했다. 이 중 2억원은 본인 소유의 해외법인 계좌에 송금하고, 나머지는 달러와 원화로 나눠 가져갔다. A씨는 “편법 증여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운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일단 (현금을 개인적으로 보관한 뒤) 상황을 지켜보며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실명제법 개정안 시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자녀 결혼비용을 모으기 위해 자식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놓은 평범한 가장에서부터 뭉칫돈을 가족·지인 명의로 분산 관리해 온 ‘슈퍼리치’(고액 자산가)에 이르기까지 실명제법 개정안에 대처하는 자세는 제각각이다. ●우왕좌왕형 금융실명제는 ‘돈 많은 부자들 얘기려니’ 하고 손놓고 있던 중산·서민층은 대부분 허둥지둥하는 모습이다. 대기업 부장인 B(52)씨는 아들 명의로 1억원을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있다. 아들 결혼자금을 마련해 주겠다는 생각으로 매달 30만원씩 꼬박 30년을 모은 돈이다. 오랫동안 손대지 않고 ‘고이 모셔둔’ 자금이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처벌 대상이 된다. B씨는 “1억원을 내 명의로 돌려놓았다가 아들 집 장만에 다시 보태주면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 아니냐”며 “(실명제가) 우리 같은 일반인들하고는 관계없는 얘기인 줄 알았다가 처벌대상이라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준법형 1억원 안팎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주로 해당된다. 차명계좌에 있던 자금을 본인 명의의 수시입출금식 계좌로 옮겨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 C은행 PB팀장은 “5000만~1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은 일단 차명계좌를 본인 명의로 돌려놓고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비과세 저축성보험상품 등 투자상품에 대한 상담을 많이 의뢰한다”고 전했다. ●인출형 5억원 안팎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차명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가는 사례가 많다. D은행 PB팀장은 “차명계좌 돈을 5만원권으로 교환해 달라거나 부피를 줄이기 위해 10만원·100만원권 수표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며 “환금성이 높은 골드바를 구매하는 사례도 많지만 일부는 음성적 방법을 찾거나 개인금고에 현찰을 쌓아두려는 움직임”이라고 귀띔했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에서는 지난 8월부터 석 달간 개인금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나 증가했다. 이 쇼핑몰의 개인금고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까지 10~15% 선이었다. ●초연형 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슈퍼리치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차명계좌를 정리해 왔거나, 증여세나 각종 세금도 ‘비용의 일부’라고 받아들인다. D은행 PB팀장은 “고액자산가들 대부분이 조세당국의 집중적인 추적을 받거나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어서 세금에 평소 매우 철저하다”며 “이들은 오래전부터 집에 현금이나 금괴, 달러를 쌓아두는 특성이 있어 금융실명제 개정에 새삼스럽게 민감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현대카드 15억원 이중 결제 전산 오류… 1300여명 피해

    현대카드에서 전산 오류로 카드대금이 이중 결제되면서 1300명이 넘는 고객이 피해를 봤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내부 전산 시스템 문제로 고객 1364명의 계좌에서 15억원이 넘는 카드대금이 이중으로 결제됐다. 피해 고객은 카드 결제 계좌를 일반 은행이 아닌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설정하고, 카드 결제일을 매달 24일로 정해 둔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이중 결제된 돈은 모두 고객 계좌로 환급 처리했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사고의 원인과 과실 여부 확인을 위해 현대카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잇단 악재에 고개 못든 기업은행장

    지난 5일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사회적기업가들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최 전 원장은 지난달 법정 관리를 신청한 ‘모뉴엘 사태’를 언급하며 반성의 뜻을 전했습니다. 은행권의 부실한 대출 관행에 대해서도 최 전 원장은 “사기 대출이다. (은행이) 재무제표만 제대로 살펴봤어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질타하며 이날 행사에 참석한 권선주 기업은행장에게 여러 차례 ‘눈총’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불편한 소리를 잘 안 들었던 권 행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대놓고 혼난’ 자리였습니다. 기업은행이 모뉴엘에 빌려준 돈은 1500여억원입니다. 시중 은행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입니다. 중소기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습니다. 무역보험공사에 지급보증 이행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송사에 얽힐 가능성도 큽니다. 모뉴엘뿐만이 아닙니다. 기업은행은 올 들어 대형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3월 불거진 KT ENS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서도 한동안 법정공방을 치렀습니다. 최근엔 이란과의 1조원대 부당 거래 혐의로 미국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권 행장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쌓이고 쌓여 어느 날 곪아 터지는 것이 부실의 속성인 만큼 ‘전임자의 관리 소홀’ 탓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권 행장은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권 행장이 올해 초 취임 직전까지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권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언론과 금융권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초의 여성 행장’이라는 타이틀 덕분이었죠. 실적도 좋았습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넘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전임 행장이었던 조준희 전 행장이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이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 여신과 수신 기반을 확대해 놨던 공로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본인만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제부터 본게임의 시작입니다. 권 행장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삼아 최초의 여성 행장이란 수식어 대신 진정한 ‘내공’을 보여 줘야 할 때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외이사 사퇴문제 답변 곤란…LIG 인수 승인 안 나면 계약 연장”

    “사외이사 사퇴문제 답변 곤란…LIG 인수 승인 안 나면 계약 연장”

    ‘비전’은 있었지만 ‘강단’은 없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25일 “금융 당국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안 나오면 LIG 측과 계약을 연장하겠다”며 LIG손보 인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다만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금융 당국이 KB 사외이사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외이사에 대해 답하기 곤란하다. 곤란한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윤 회장은 “LIG손보 인수 필요성과 인수 후 그룹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당국에 지속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 임기 동안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을 수 있는 기반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윤 회장은 이를 위해 ▲영업점 중심의 조직개편 ▲소호 및 중소기업 금융, 자산관리 강화 ▲기업투자금융 투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경쟁력을 가진 소매금융 분야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가계대출 총액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앞으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도 주력하겠다”며 영업전략 방향을 소개했다. 회장과 행장 겸임 시기에 대해서는 “국민은행의 경쟁력과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시점까지”라고 선을 그었지만 “겸임 시기는 여유를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겸임 시기를 6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내다봤지만 그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취임 후 조직쇄신 방향에 대해 윤 회장은 “전임자가 마련한 인사쇄신 제도는 승계하되 ‘원샷 인사’ 등 대폭적인 물갈이보다는 인사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전체적인 인력이 다른 은행보다 많고 40대 이상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을 재교육하고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진력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전국 3223개 점포 활용 풀뿌리 사회공헌 펼 것”

    “전국 3223개 점포 활용 풀뿌리 사회공헌 펼 것”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3223개 새마을금고 점포를 활용해 풀뿌리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꿈은 ‘한국의 도이치뱅크’다. 독일의 도이치뱅크는 협동조합을 모태로 한 세계적인 금융기관이다. 신 회장은 협동조합의 기본 철학과 역할은 유지하되, 2024년까지 금융지주체제로 전환해 한국 금융시장에서 진화된 형태의 금융그룹을 선보이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년 3월 설립 예정인 새마을금고 공익법인은 유럽식 협동조합 모델로, 도이치뱅크를 향한 첫걸음이다. 신 회장은 지난 21일 제주도 새마을금고연수원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단위금고가 출연한 재원으로 소외계층의 장학·의료비와 다문화 가정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외부 용역을 바탕으로 향후 20년 동안 체계적인 공헌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앙회는 우선 내년에 ‘중증환자 지원 새 생명사업’ 등 시범 사업을 시작하고, ‘새마을금고 자원봉사의 날’도 지정할 예정이다. 이듬해에는 취약계층 장학·복지증진 사업을, 2017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세부사업을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선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하게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가겠단 입장이다. 신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지만 법이나 제도적으로 현실적 제약이 있어 하드웨어적으로 풀어나가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우선은 (당장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3만명이 넘는 조합원들과 함께 나눔문화를 확산하고 협동조합 금융기관의 영역을 넓혀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중앙회는 내년 3월 공익법인 비전선포식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의 세부방안을 발표한다. 제주 이유미기자 yium@sepul.co.kr
  • 50만원 이상 신용카드 결제 새달 말부터 신분증 제시해야

    새달 말부터 신용카드로 50만원 이상 결제할 때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24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는 신용카드 개인회원(가족회원 포함) 표준약관을 개정해 다음달 30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가맹점에서 신용카드 50만원 이상을 거래할 때 신분증을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다만 체크카드는 예외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선출 연기

    전국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선출이 연기됐다. 일부 후보가 ‘내정설’과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2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박병원 회장 후임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 회장은 이사회 직후 “오늘 회의는 간담회 성격이었다. 차기 회장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예정된 총회에 앞서 회의를 한 차례 더 열고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사회가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뒤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일찌감치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국금융산업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中금리인하 폭탄 맞은 위안화 예금

    中금리인하 폭탄 맞은 위안화 예금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습’ 인하하면서 위안화예금 투자자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돈풀기정책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환차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3%대 고금리를 앞세워 시중 자금을 23조원 가까이 빨아들이던 위안화예금 돌풍에도 제동이 걸렸다. 2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위안화예금 잔액은 217억 달러(약 22조 9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연말 66억 7000만 달러에 비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우리은행이 이달 6일 출시한 위안화예금 3종은 5영업일 만에 수신 잔액이 3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외화예금 상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선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의 원화 정기예금 금리가 2% 안팎인 데 반해 위안화예금은 연 3.0~3.15%의 금리를 제공해 주며 금리 매력이 부각된 덕분이다. 여기에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위안화예금은 가입 시점의 위안화 가치 대비 만기 시점의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을 때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반대의 경우 개인이 환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내년에 중국 기준금리 인상 및 위안화 절상(환율 가치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위안화예금을 적극적으로 팔아 왔다. 그런데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위안화예금 가입자들의 환손실 위험이 커졌다. 달러 강세 기조 속에 시중에 위안화가 넘쳐나면 위안화 절하(환율 상승) 압박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저축은행에 돈 다시 들어온다

    초저금리에 갈증을 느낀 재테크족이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7월 말 30조 5541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8월(30조 7087억원), 9월(30조 9698억원) 두달 연속 늘어났다. 저축은행 수신이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 수신은 한때 76조원대에 이르렀지만 2011년 9월 7개 저축은행이 대거 영업 정지된 이후 올해 7월까지 단 한번도 수신이 늘어난 적이 없다. 최근 저축은행의 수신 증가세는 OK, 친애, SBI 등 일본계나 대부업계에 인수된 저축은행들이 주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후발 저축은행들이 가계신용대출을 공격적으로 취급하며 자산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자금 조달용으로 3%대 초반 고금리 특판 예금을 잇따라 판매하며 저축은행업계 전체 수신액 추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주총서 혼쭐난 KB 사외이사들

    주총서 혼쭐난 KB 사외이사들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시민단체가 KB 사외이사들을 매섭게 질타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총에서 KB금융 소액주주인 김상조(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윤웅원 KB금융 회장 직무대행에게 “주주로서 발언하겠다”며 마이크를 요청했다. 김 소장은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는 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돼 도덕적 해이나 비리, 부패 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사업”이라며 “진행 과정에서 KB금융 이사회가 보고나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 행장의 갈등이 극심해진 지난 5월 이후에도 사외이사들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금융 당국의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개입할 수 없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소장의 답변 요청에 김영진 사외이사(서울대 교수)가 대표로 나섰다. 김 이사는 “더 잘했다면 (KB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후회는 있지만 사외이사들이 경험이나 덕목 등 모든 면에서 대중의 질타를 받을 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부에 비쳐지는 것처럼 이익만 챙기고 책임을 지지 않을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지난 20일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다른 사외이사들은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소장은 내년 3월 주총 때 주주제안 형태로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할 작정이다. 그러자면 400억원 상당의 지분(0.25%)을 모아야 한다. 김 소장과 김 이사 간의 ‘설전’으로 주총 시작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윤종규 KB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어떻게 해서든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삼성카드도 전직 지원

    삼성카드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직(轉職) 지원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선다.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화재·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 이어 삼성카드도 전직 지원에 합류하면서 삼성그룹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오는 26일까지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적, 창업·재취업 휴직, 전직 지원 등의 프로그램 희망자를 받기로 했다. 자회사 전적은 올해 초 고객 상담 부분을 떼어 내 설립한 삼성카드고객서비스로 옮길 직원을 공모하는 것이다. 선정된 직원은 정보기술(IT), 민원, 관리 직군으로 배치된다. 창업·재취업 휴직은 6개월가량 소득을 보전받으면서 1년간 창업이나 재취업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휴직을 보장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휴직 이후 원 부서 복직도 가능하다. 전직 지원 프로그램은 이직을 생각하는 직원들에게 전담 경력 컨설턴트를 배정하고 정착지원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사실상의 희망퇴직이다. 삼성카드 측은 “진로 전환을 희망하는 일부 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인생 2모작 준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번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삼성카드가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15년차 안팎의 차·부장급 인사 적체가 심해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이번 감축으로 ‘10년째 부장’, ‘10년째 팀장’이 대거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d.co.kr
  • 시중은행 “관계형 금융 실효성 글쎄요”

    시중은행 “관계형 금융 실효성 글쎄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경남 진주에 있는 진주저축은행을 방문해 “관계형 금융의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진주저축은행은 임직원 80명의 중소형 저축은행이지만 14년째 흑자를 내고 있다. 이 저축은행의 저력은 ‘발로 뛰는 영업’에 있다. 신입 행원은 처음 몇 달간 시장을 돌며 일수 업무를 해야 한다. 40여년간 변치 않는 원칙이다. 매일 현장을 누비다 보면 거래 고객의 경영상태나 업계 평판 등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꿰뚫게 된다. 관계형 금융은 정성평가를 반영한 금융 지원을 말한다. 기업의 재무제표에만 의존하지 않고 성장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영업 구역 내에서 대출자산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대출해야 하는 저축은행에는 관계형 금융이 필수다. 그런데 최근 금융권에서 관계형 금융이 때아닌 ‘뭇매’를 맞고 있다. 저축은행의 고유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관계형 금융을 금융 당국이 오는 24일부터 시중은행에도 도입하기로 해서다. 금융 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추고 중소기업과 장기간 거래하고 있고 국내 중소기업 대출의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관계형 금융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은 “현장의 실정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은행의 한 과장은 20일 “혼자 관리하는 기업만 200개인데, 기업들 숟가락 개수를 언제 일일이 세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과장이 일하는 영업점의 직원은 14명이며 이 중 기업담당 직원 4명이 기업 1000여곳과 거래 중이다. 그는 “관리하는 기업 숫자가 많다 보니 영세 기업은 일단 제쳐 두고, 우량기업들도 챙기기가 빠듯하다”고 말했다. 기업금융뿐 아니라 외환업무나 카드·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판매) 등 실적 할당량 채우기에 급급해 현장을 나가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허위 수출서류로 사기대출을 벌였던 모뉴엘 사태 이후 정작 기업 대출심사는 더 깐깐해졌다. 정성평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B은행 관계자는 “(모뉴엘 이후) 지역본부나 본점에서 대출 서류를 더 꼼꼼히 검토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오고 있다”며 “오래 거래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기업에도 빡빡하게 서류를 요구해 고객들이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모뉴엘에 신용대출을 해줘 피해를 입은 일부 시중은행에선 신용대출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C은행 관계자는 “담보 설정 한도를 다 채우면 신용대출이 아니라 ‘첨(添)담보’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업 대출은 보통 부동산(공장부지)에는 110~120%, 설비는 120%까지 각각 담보를 설정한다. 그런데 이 담보 한도를 넘어 추가로 담보를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일관성 없는 금융 당국의 정책 방향도 시중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다. D은행 관계자는 “(관계형 금융이)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돼 버릴 것이 뻔한데 나중에 부실 책임은 결국 은행과 행원이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복합할부 논쟁’ 대학등록금으로 튀나

    ‘복합할부 논쟁’ 대학등록금으로 튀나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논쟁이 대학등록금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마치 ‘나비효과’를 보는 듯하다.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5%까지 내리기로 하면서 대학등록금이나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등으로 수수료 인하 불똥이 튈까 카드업계가 전전긍긍이다. 영세가맹점이나 공공재 성격에만 적용해주는 낮은 수수료율을 복합할부금융에만 예외적으로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수수료율 협상을 놓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2년 금융당국이 힘들게 마련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의 한 임원은 19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복합할부금융) 1.5% 수수료율 검토에 들어갔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수수료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현대차와 KB카드 측에 1.5%를 가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업계가 크게 낙담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내년 초 신한(2월), 삼성·롯데(3월)와 가맹점 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한국GM·쌍용차 등 다른 자동차업체 역시 KB카드 수준으로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2012년 12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예외 적용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전법 25조 4항에서는 국세나 지방세, 국민 생활에 필수불가결하면서 공공성을 띠는 재화 및 용역에만 적격비용 이하의 수수료율 적용을 허용해주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의 수수료를 낮출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성이 없는 복합할부금융에 여전법 예외를 적용해주면 다른 항목이나 대형 가맹점에서 줄줄이 수수료율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각 대학에서 등록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1.1~2.5% 수준인 등록금 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은 수수료를 이유로 등록금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이나 아파트 관리비도 공공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대형가맹점(연매출 1000억원 이상)과 형평성 논란도 존재한다. 2012년 마련된 가맹점수수료체계는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1.5% 이하로 내려주고, 대형가맹점 수수료는 2% 안팎에서 재조정했다. 금융당국은 “복합할부금융상품의 특수성을 인정해서 1.5% 수수료율을 인정해준 것이지 여전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현대차에만 예외를 인정해주면서 여전법 개정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 해석은 금융당국의 몫이지만 현대차에 1.5% 수수료를 허용해주면서,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통해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을 막겠다던 여전법 개정안에는 크게 흠집이 갔다”고 꼬집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최수현의 사퇴… KB 사외이사는?

    지난 9월 4일 아침.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출근길에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아내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여보, 이걸 발표하면 옷(금감원장 직)을 벗어야 할지도 몰라.” 그날은 ‘KB사태’와 관련해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게 최 전 원장이 ‘중징계’(문책경고)를 확정했던 날입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경징계’(주의적 경고)로 올린 안건을 최 전 원장이 한 단계 올린 것입니다. 최 전 원장으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결국 KB사태는 회장과 행장의 동반사퇴로 일단락됐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반. 임기를 16개월이나 남겨둔 최 전 원장이 지난 18일 돌연 사퇴했습니다. 동양 사태나 카드사 정보유출 등 대형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질 성격이 큽니다. 이와 함께 KB제재와 관련해 매끄럽지 못했던 일처리도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내막이야 어떻든 KB사태의 ‘삼각’ 책임론의 두 축이었던 최고경영자(CEO) 두 명과 금감원장이 모두 물러났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경영권 견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KB금융 사외이사뿐입니다. 지난 9월 18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KB금융 이사회가 자정이 가까워 임 전 회장의 해임안을 가결시켰습니다. 일부 사외이사는 늦은 밤 임 전 회장을 직접 찾아가 2시간 넘게 자진사퇴를 종용했습니다. 사퇴를 거부하는 임 전 회장에게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 제재수위에 대한) 억울한 마음은 잘 알겠으나 KB를 위해 용퇴해달라”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결국 KB 이사회는 KB금융 출범 사상 처음으로 회장을 직접 끌어내리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KB 사외이사들은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선 개인적인 이해타산이 앞서는 모양입니다. LIG손해보험 인수승인을 빌미로 사퇴를 압박하는 금융당국과 여론의 뭇매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LIG손보 인수는 한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수십억원의 연체이자가 쌓였습니다. KB 사외이사들이 그토록 강조했던 ‘KB’는 두둑한 연봉이 담보되는 안정적인 직장에 불과했던 걸까요. 곪은 부위를 도려내야 비로소 새 살이 돋는 것이 이치라면, KB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모뉴엘에 1000억원 물린 은행원들 절절한 자기반성 “무지했다… 관행을 버리자”

    [단독] 모뉴엘에 1000억원 물린 은행원들 절절한 자기반성 “무지했다… 관행을 버리자”

    “해외 외상매출채권 할인은 솔직히 그동안 서비스 개념이었습니다. 다른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었죠. 충분한 검증 없이 대출해 주던 관행을 버려야 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 전국 영업점에서 외환업무를 담당하는 팀장급 200여명이 본점의 긴급 호출을 받고 한자리에 모였다. 표면적인 이유는 ‘수출채권 매입’(OA 방식)과 관련한 교육이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기반성’과 ‘재발 방지’ 자리였다. 기업은행은 가짜 수출 서류로 사기 대출을 받은 모뉴엘에 1000억여원을 물린 상태다. 기업은행을 포함해 금융권이 물린 돈만 총 7000억원에 육박한다. 김모 부장은 “수출기업들이 은행에는 슈퍼 갑이었다. (다른 은행에 고객을 빼앗길까 봐) 서류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대출(채권 매입)을 해 줬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외국계 은행이 먼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은행들 간에는 수출업체 대출 경쟁이 치열했다. 기업은행의 이런 자아비판은 무역보험공사(무보)와 ‘네 탓’ 공방을 벌이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모뉴엘의 사기 행각이 세상에 드러나자 시중은행들은 “무보 보증서를 믿고 대출해 줄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일일이 수출 서류가 가짜인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이날 ‘비공개’ 교육에서는 가슴을 후벼 파는 자책과 질책이 쏟아져 나왔다. 참석자들의 표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딱딱하게 굳어졌다. “실무자들이 외환업무 규정이나 요령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시중은행 외환업무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었다. 모뉴엘 사태 이후에도 ‘묻지 마 대출’이 이어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도 있다. 김 부장은 “지역본부에 결재를 올린 대출 신청서 중 (일선 지점에서) 형식상 서류를 작성한 게 있다면 꼭 얘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종의 ‘자진 신고’ 기회를 준 것이다. 김 부장은 “지점 평가를 의식해 지금까지는 실적 채우기에 급급했지만 서류가 미비한 곳은 스스로 대출을 거부해 달라”며 “이런 경우는 실적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덧붙였다. 관련 규정 신설도 약속했다. 그동안 별다른 규정 없이 수출업체 채권 매입이 취급됐다는 방증이다. 외환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예컨대 ‘일반거래’ 기업과 ‘특수무역’ 기업으로 분류해 대출 조건과 한도를 이원화할 예정”이라며 “리스크가 큰 거래처는 한도를 축소하거나 거래 제한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 끄트머리에 권선주 행장의 ‘당부’가 전달됐다. 권 행장은 “모뉴엘은 기업은행의 외환 역량과 제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 사태”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당을 나오던 한 실무자는 “교육을 받는 내내 비장함이 느껴졌다. 그동안 관행처럼 해 오던 부분에 대해 많이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지법 파산2부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에 내려진 포괄적 금지명령을 19일 해제했다. 모뉴엘을 상대로 한 채권자들의 가압류, 가처분, 강제집행이 가능해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용어 클릭] ■OA(Open Account·오픈어카운트) 수출업자가 수입자와 선적 서류 등을 주고받은 뒤 수출채권(외상매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해 현금화하는 방식이다. OA 방식은 선적 서류 등이 은행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은행은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이나 기업의 재무제표만 보고 대출하는 경향이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