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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협이 미래의 금융 선도해야” 세계신협협의회 총회 폐막

    “신협이 미래의 금융 선도해야” 세계신협협의회 총회 폐막

    ‘미래 금융의 10가지 주요 전망’을 주제로 한 2016년 세계신협협의회(WOCCU) 총회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한국을 대표해 총회에 참석한 문철상 신협중앙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협동조합으로서의 신협 역할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면서 “올해 총회에서는 신협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고 20일 밝혔다. 총회에는 53개국 1600여명이 참석했다. 브라이언 브랜치 WOCCU 사무총장은 “금융위기를 통해 대형 은행의 문제점을 전 세계가 경험했는데 이는 신협이 역할을 수행할 기회이기도 하다”며 “신협이 미래 금융을 선도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신협은 모바일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간소화된 금융을 찾는 조합원의 수요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성과연봉제 저지” 금융노조 총파업 가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총파업 찬반 투표가 95%를 웃도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금융노조는 19일 전체 조합원 9만 5168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5.7%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8만 2633명(투표율 87.0%)이 참여했으며, 이 중 7만 906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여름 휴가철에도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됨에 따라 노조는 파업에 들어갈 충분한 동력을 얻게 됐다. 다만 노조는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방침이다. 2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1층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투쟁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총파업엔 9월 중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개별 성과연봉제와 함께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성과연봉제가 단순히 임금체계 변경의 문제가 아니라 ‘쉬운 해고’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점도 보다 명확해져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ISA 미스터리 쇼핑 결과도 미스터리

    ISA 미스터리 쇼핑 결과도 미스터리

    금감원, 전체 내용은 비공개 유지 2곳만 보통… 나머지는 낙제 소문 금융권 “결과 좋다면 공개했을 것” 금융감독원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미스터리 쇼핑’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권에선 “100점 만점에 70점(보통)도 못 받은 금융사가 수두룩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스터리 쇼핑은 일반 손님으로 가장한 금감원 관계자가 영업점을 찾아가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암행감찰 제도라고도 불린다. 금감원은 ISA가 출시된 지난 3월부터 5월 말까지 은행과 증권사를 돌며 미스터리 쇼핑에 나섰다. 평가 결과는 이미 각 금융사에 개별통보된 상태다. 그런데 전체 평가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8일 “미스터리 쇼핑은 금융사의 위법이나 불법 사안을 적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몇 개 영업점을 표본 조사하기 때문에 일부 영업점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해서 해당 은행 전체가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사 줄세우기나 ‘채찍’보다는 감독당국이 미스터리 쇼핑에 나서면 금융사들이 불완전판매를 자제하는 심리적 효과를 의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미스터리 쇼핑) 결과가 좋았다면 금융 당국이 진작에 공개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대형은행 1곳과 지방은행 1곳 정도만 ‘보통’(70~80점)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나머지는 모두 ‘미흡’(60~70점) 또는 ‘저조’(60점 미만)의 낙제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A은행 지점장은 “ISA 출시 초기에는 워낙 실적 압박이 심해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가입하는 고객조차 ISA가 뭔지 모르고 서명한 경우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금감원은 ISA 판매와 관련해 적합성 원칙(투자자 성향분석, 적합한 상품 투자권유)과 상품설명 의무(가입요건 및 세제혜택, 계약해지, 수수료와 환매·중도상환 등)를 각각 50점씩 배점해 총 100점 만점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고객 투자성향을 처음부터 파악하지 않았거나 상품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일단 50점씩 점수를 깎아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낙제점이 수두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이날부터는 기존 ISA 가입사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ISA 계좌이동제’가 시행됐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무임승차자 걸러내려면 불가피” “실적 경쟁에 불완전 판매 늘 것”

    은행원 연봉 차이를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이 공개된 이후 금융권 찬반 논쟁이 뜨겁다. “무임승차자를 걸러내기 위해선 실적에 따라 연봉을 차등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경쟁이 격화되면 불완전판매가 늘어나고 팀워크를 해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맞선다. 금융산업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불가’를 외치며 총파업으로 맞설 기세다. ●“예상보다 강도 세지만 동기 부여” A시중은행 지점장은 18일 “예상했던 것보다 (가이드라인의 연봉 차등) 강도가 세 놀랐다”면서도 “출근해서 하루 온종일 신문만 보다가 들어가도 지점 실적에 따라 꼬박꼬박 성과급을 받아 가는 동료를 언제까지 봐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통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B은행 과장은 “정부가 세게 밀어붙이니 (성과연봉제를)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직무에 따라 5~50%씩 연봉 차이를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C은행 차장은 “동료 직원이 영업을 나가거나 상담이 길어지면 대신 창구 업무를 봐주기도 하는데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이런 협업 분위기가 사라질 것”이라며 “옆자리 동료가 몇 천만원씩 연봉을 더 받아 간다고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불완전판매가 늘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D은행 차장은 “저성과자에 대한 재교육이나 고용 안정에 대한 부분은 (가이드라인에)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원들이 ‘성과연봉제=해고연봉제’라고 냉소하는 것처럼 개인평가 결과가 ‘손쉬운 해고’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노조 19일 쟁의 찬반 투표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강제퇴출 수단”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9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가결되면 지부별 순회 집회, 합동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9월 중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무임승차자 걸러내려면 불가피” “실적 경쟁에 불완전 판매 늘 것”

    은행원 연봉 차이를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이 공개된 이후 금융권 찬반 논쟁이 뜨겁다. “무임승차자를 걸러내기 위해선 실적에 따라 연봉을 차등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경쟁이 격화되면 불완전판매가 늘어나고 팀워크를 해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맞선다. 금융산업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불가’를 외치며 총파업으로 맞설 기세다.●“예상보다 강도 세지만 동기 부여” A시중은행 지점장은 18일 “예상했던 것보다 (가이드라인의 연봉 차등) 강도가 세 놀랐다”면서도 “출근해서 하루 온종일 신문만 보다가 들어가도 지점 실적에 따라 꼬박꼬박 성과급을 받아 가는 동료를 언제까지 봐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통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B은행 과장은 “정부가 세게 밀어붙이니 (성과연봉제를)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직무에 따라 5~50%씩 연봉 차이를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C은행 차장은 “동료 직원이 영업을 나가거나 상담이 길어지면 대신 창구 업무를 봐주기도 하는데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이런 협업 분위기가 사라질 것”이라며 “옆자리 동료가 몇 천만원씩 연봉을 더 받아 간다고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불완전판매가 늘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D은행 차장은 “저성과자에 대한 재교육이나 고용 안정에 대한 부분은 (가이드라인에)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원들이 ‘성과연봉제=해고연봉제’라고 냉소하는 것처럼 개인평가 결과가 ‘손쉬운 해고’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금융노조 19일 쟁의 찬반 투표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강제퇴출 수단”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9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가결되면 지부별 순회 집회, 합동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9월 중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KB국민은행, 모바일플랫폼 ‘리브’로 생활편익 UP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KB국민은행, 모바일플랫폼 ‘리브’로 생활편익 UP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인 ‘리브’(Liiv)를 선보였다. 리브는 ‘모바일에서 경험하는 금융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최근 주요 금융사들이 휴대전화 기반의 금융플랫폼을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국민은행의 리브는 생활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휴대전화 리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동호회 등의 모임 회비를 관리하는 ‘리브모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경조사 일정을 기록해 두거나 경조사비 관리가 가능한 ‘리브경조사’, 젊은 직장인들의 더치페이 문화를 반영한 ‘리브더치페이’, 모바일 상품권 구매나 모바일 교통카드 충전 등 실물 현금거래가 없는 스마트한 자금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의 금융서비스는 더 똑똑해졌다. 리브에서는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도 계좌 조회나 간편 송금이 가능하다. 환전은 환율이 쌀 때 미리 환전해 보관(외화모바일지갑)할 수 있다. 리브 고객은 연말까지 환전 수수료를 90%까지 할인해 준다. 통장이나 입출금카드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은행 창구나 자동화기기(ATM)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의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영업점을 조회해 순번 대기표를 미리 발급받는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도 눈에 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한국자산관리공사, 해운사 ‘발등의 불’ 꺼 주는 선박펀드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한국자산관리공사, 해운사 ‘발등의 불’ 꺼 주는 선박펀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해운업계의 재도약을 지원하는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선박펀드를 조성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해운사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캠코는 지난해부터 총 1836억원을 투입해 3277억원의 선박펀드를 조성했다. 이 자금으로 국내 중소해운사 선박 13척을 인수했다. 선박펀드는 선박투자회사 제도를 통한 간접인수 방식이다. 쉽게 말해 캠코가 출자한 선박투자회사(한국토니지)가 또다시 특수목적회사(SPC)에 출자하고 SPC는 중소 해운사가 소유한 선박을 인수하는 구조다. 이때 SPC와 중소 해운사는 ‘용선 계약’을 맺게 된다. 선박 소유권은 일단 SPC에 넘어가지만 선박은 원래 소유주에게 임대해 준다. 중소 해운사는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 선박을 다시 사들일 수 있다. 중소 해운사는 투자회사 선박을 팔고 받은 돈으로 회사의 고금리 채무나 단기 채무를 갚으며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다. 캠코는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9~2011년)에도 4666억원을 들여 국내 7개 해운사 선박 33척을 인수했다. 캠코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1조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해운업계 재도약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하나금융지주, 통합형 ‘하나멤버스’ 이제 해외서 금맥 캔다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하나금융지주, 통합형 ‘하나멤버스’ 이제 해외서 금맥 캔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멤버스 성공에 힘입어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통합멤버십 서비스다. 하나금융 소속 계열사 거래 실적에 따라 적립해 주는 포인트(하나머니)를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고, 제휴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출시 8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회원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금융은 먼저 대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대만 주요 민영은행인 타이신국제상업은행과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이용 고객이 대만을 방문하면 하나머니로 타이신은행 제휴처에서 결제 및 할인 쿠폰 사용이 가능해진다. 하나금융은 타이신은행과 하나멤버스와 연계된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나멤버스 해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9월 하나멤버스 2탄인 ‘하나멤버스 V2’를 출시한다. 하나멤버스 이용 고객 60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상품이다. 예컨대 결제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하나멤버스 애플리케이션(앱)만으로 상품 구입 및 결제가 가능하도록 결제 기능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연말까지 하나멤버스 회원 8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멤버스 회원 중 기존에 하나금융과 거래가 없었던 신규 고객이 22%(약 110만명)”라며 “모바일뱅킹과 간편결제, 간편송금, 멤버십 통합관리 등의 기능을 한꺼번에 담은 금융플랫폼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일반 직원까지 성과제… 실적 나쁘면 기본급도 동결

    일반 직원까지 성과제… 실적 나쁘면 기본급도 동결

    대졸 신입은 노사 합의 거쳐야 성과급 비중은 최대 30% 늘어 평가 공개 등 권한 남용 제어판도 금융노조 “저성과자 퇴출 의도” 14개 시중은행(외국계 포함) 중 10곳은 이미 부지점장급(관리자급) 이상에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곳은 단 한 곳뿐이다. 서울신문이 17일 단독 입수한 ‘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은 관리자급 이상은 동일 직급 내 연봉 격차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근속 연수만 채우면 호봉이 자동으로 오르던 연공서열식 호봉제를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적이 나쁘면 기본급도 오르지 않게 된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아예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인 연봉 격차는 최대 40%이지만 초기에는 20(일반직원)~30%(부지점장급)로 책정했다. 성과연봉제에 대한 거부감이 큰 점 등도 감안해 해외 사례를 참고해 직무에 따른 연봉 차이는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IB)·자산운용은 50%, 소매영업 43%, 리스크 관리 32%, 여신심사 30%, 영업지원 15%, 사무지원 5% 등이다. 대졸 신입사원(최하위직급)에게 성과연봉제를 적용할지 여부는 노사 합의를 거쳐 정하도록 했다. 기존처럼 호봉제를 유지할 경우에는 개인평가 결과에 따라 호봉을 차등해서 올려주거나 특정 연차가 될 때까지 승진하지 못하면 호봉 상승이 제한된다.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부지점장급은 기존 평균 17%에서 30%로, 책임자급은 약 13%에서 20%로 각각 커진다. 기본급 인상률 역시 근속 연수가 아닌 개인별 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이 경우 기본급 인상률은 부지점장급의 경우 3% 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기본 인상률에 최대 1.5% 포인트가 얹어진다. 반대로 평균 이하 점수를 받으면 1.5% 포인트 깎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기본급이 깎이지는 않게 했다. 최소 동결은 보장해 준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일반 직원의 기본급 인상률 차이는 최소 1% 포인트(±0.5% 포인트) 이상 뒀다. 개인평가는 5단계(S~D등급)로 산출한다. S등급(10%), A등급(15%), B등급(50%), C등급(15%), D등급(10%) 등이다. 등급별 인원이 최소 5% 이상 돼야 한다. 개인평가 방식은 성과평가와 역량평가로 이뤄진다. 성과평가는 업무실적 평가를 말한다. 평가자와 평가 대상인 직원이 합의 아래 목표(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설정하고 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역량평가는 직무능력이나 업무 태도 평가를 의미한다. 금융노조는 역량평가가 사실상 정성평가여서 ‘평가자의 권한 남용’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고 반발해 왔다. 평가자에게 밉보이면 실제 역량보다 짠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제어장치로 가이드라인은 성과평가뿐 아니라 역량평가 결과도 공개하도록 했다. 평가자와 평가 대상자는 1대1 면담을 통해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중간점검도 할 수 있다. 이의제기 절차도 공식화할 방침이다. 각 직원의 평가 점수는 기존처럼 영업점 단위의 집단평가와 개인평가 결과를 합산해 산출한다. 이때 집단평가는 총 평가비중의 최대 80%를 넘지 못한다. 특히 기본급 인상률은 집단평가가 아닌 개인평가 결과에 좌우된다. 은행연합회 측은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고 있지만 초안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의 산별중앙교섭이 지난달 최종 결렬돼 은행들은 개별 노조와 협상을 시도할 방침이다. 금융노조 측은 “개인평가 비중이 얼마가 됐든 성과연봉제에 개인평가를 반영하겠다는 것은 결국 저성과자를 퇴출하겠다는 의도”라며 “쉬운 해고를 전제로 한 성과연봉제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성과 낮은 은행원 연봉 최대40% 적게 받는다

    대형 시중은행 영업점에 근무하는 A부지점장은 연봉이 1억 2000만원 선이다. B부지점장은 1억원이다. 같은 부지점장급이라도 실적에 따라 연봉 차이가 최대 2000만원(20%) 난다. 앞으로는 이 연봉 차이가 지금의 두 배인 최대 4000만원(40%)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성과 평가 때 최하위 점수를 받게 되면 연봉이 과장급 수준(8000만원선)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외부 용역을 통해 이런 내용의 ‘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서울신문이 17일 단독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같은 직급이라도 최고·최저 연봉 차이가 최대 40% 난다. 지금까지는 영업점 단위의 집단 실적평가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개인 평가도 적용되어서다. 초기에는 일단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은 30%,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직원은 20%로 연봉 차이를 둘 방침이다. 성과 평가가 정착되면 이 격차를 최대 40%까지 늘려야 한다는 게 초안의 내용이다. 금융 공공기관보다 더 강도가 세다. 앞서 정부가 제시한 금융 공공기관의 동일 직급 연봉 차이 가이드라인은 최대 20%다.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초안은 직무 특성에 따라 연봉 차등 폭을 유연하게 설계했다. 예컨대 실적 평가가 어려운 사무 지원은 5%, 실적이 크게 차이 날 수 있는 투자은행(IB)·자산운용 등은 50%다. 여신심사는 30%, 영업지원은 15%로 잠정 설정됐다. 은행연합회는 회원사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최종안을 들고 각 시중은행은 노조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우리은행장, 실적발표 열흘 당긴 까닭

    [경제 블로그] 우리은행장, 실적발표 열흘 당긴 까닭

    민영화 성공 위해 주가 상승 노려 공자위 이전 ‘전략적 택일’ 측면도 뜨거운 7월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황금 같은 휴가철이지만 기업체들은 가슴을 졸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드는 실적 발표 시즌이어서죠. 금융사들도 오는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B금융(21일), 신한·하나금융(22일), 기업은행(29일) 등 줄줄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정을 보면 재밌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은행이죠. 우리은행은 실적 발표일을 예년에 비해 열흘이나 앞당겼습니다. 이광구(얼굴) 우리은행장의 지시 때문입니다. 이 행장은 “실적 발표를 왜 금요일 오후에 하느냐. 결산 마치면 곧바로 공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올해도 기업은행과 같은 29일에 발표했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5번째 민영화 작업 재개가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민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가가 중요합니다. 우리은행은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실적이 좋으면 주가도 뛰기 마련이죠. 그런데 예년처럼 금요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하면 주말이 끼어 주가 상승세에 탄력을 받기 어렵습니다. 우리은행 주가는 올 들어 4월 27일에 최고점(1만 800원)을 찍고 지금은 9930원까지 주저앉았습니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목표 주가(1만 2800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오는 25일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도 잡혀 있습니다. 지난 4일, 11일에 이어 또 다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전략적으로 29일 대신 공자위 전인 19일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적이 공시되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테고 이런 우호적 기류 속에서 공자위가 열리는 ‘모양새’를 노렸다는 것이지요.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은행은 벌써 네 번이나 민영화에 실패했습니다. 정부도, 우리은행도 이번에는 꼭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간절합니다. 이 행장의 구상대로 판이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신중한 공자위…속타는 우리銀

    신중한 공자위…속타는 우리銀

    우리은행의 5번째 민영화 작업이 조만간 가시화될 분위기다. 올해를 넘기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금융 당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측은 “진성 투자자가 나타나야 매각에 착수할 것”이라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앞서 4번이나 실패한 만큼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겠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마음이 다급하다. 투자자 ‘질’을 따지며 시간을 끌다 힘들게 모은 전주(錢主)들이 떠나갈 것을 우려해서다. 지난해에도 중동 국부펀드가 우리은행 투자에 관심을 보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마음을 돌렸다. ●우리銀 “해외 IR에서 20곳 투자 의사” 13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지분투자자 리스트를 금융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 들어서만 싱가포르·유럽 5개국(2월), 미국(5월), 일본(6월) 등 세 차례나 해외 IR을 나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해외 IR에서 50곳 가까운 투자자(연기금, 사모펀드 등)와 접촉했고 이 중 20여곳이 투자 의사를 밝혔다”며 “정부가 우선 매각 방침을 정한 지분 규모(3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투자자 명단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공자위는 지난해 7월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내놨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중 30%를 4~10%씩 쪼개 파는 것이다. 매각 완료 후에도 정부(예보)는 21.0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지만 경영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시장 “다음달 초 매각 공고 적기” 금융시장에선 우리은행 매각 공고 ‘적기’를 다음달 초로 보고 있다. 오는 19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7459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30% 급증했다.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때 우리은행을 팔아야 한다는 게 우리은행의 논리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원 문턱에 머물러 있다. ●공자위 “5년이상 중장기 투자자 찾아 ” 공자위 생각은 다르다. 진성 투자자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공자위는 우리은행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의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과거 네 차례나 실패한 만큼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자위가 생각하는 진성 투자자는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가 아니라 몇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자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신속한 민영화에 목 말라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의향을 과다 해석했을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확고한 민영화 의지가 중요 ” 우리은행은 속이 타들어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분을 4%씩 쪼개 팔아도 투자자 입장에선 3억 달러(약 3000억원)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며 “우리은행 매각 공고만 기다리며 반년 가까이 그 큰돈을 계속 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 사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까지 터져 해외 투자자들이 움츠러들까 봐 전전긍긍이다. 지난해에도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국부펀드가 반년 가까이 투자 의지를 내비치다 유가 하락으로 무산됐었다. 앞서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지휘했던 박상용 전 공자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여건이 과거보단 더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진성 투자자 확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확고한 민영화 의지”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을 팔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투자자에게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허탈한 금융공기업 직원들

    [경제 블로그] 허탈한 금융공기업 직원들

    실적 따른 연봉 방식으로 전환 ‘신의 직장 특권’ 내려놓을 때 직장인들에게 성과급은 언제 들어도 반가운 단어일 겁니다.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봉투 이외에 기대치 않았던 ‘부수입’인 셈이니깐요. 그런데 성과급이 반갑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허탈하다”는 반응까지 보입니다. 이달 초 정부로부터 성과급을 지급받은 금융공공기관 직원들 얘깁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금융공공기관(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예탁결제원·예금보험공사·주택금융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은 올 5월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했습니다.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며 이사회 의결이란 ‘우회’ 전략을 동원하긴 했지만 어찌 됐든 내년부터는 성과연봉제를 실시하기로 했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추가 성과급을 주겠다”던 정부도 약속을 지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성과연봉제를 가장 먼저 도입했던 예금보험공사에 월급(기본급 기준)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습니다. 나머지 금융공공기관은 월급의 10%입니다. 연봉으로 따지면 1%입니다. 기관마다 직원 1인당 20만~30만원의 성과급을 손에 쥐게 된 것이죠. 반응은 갈립니다. 한 금융공기업 직원은 “내년부터는 업무 성과에 따라 연봉이 최대 1000만원까지 깎이는 직원도 등장할 텐데 30만원이란 대가는 허무한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일부 금융공공기관 직원들은 아예 성과급을 반납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자금을 모아 회사를 상대로 한 성과연봉제 무효소송 비용에 보태겠다는 것이죠. 정부가 쥐어준 ‘격려금’이 성과연봉제를 흔드는 ‘실탄’이 되는 셈이죠. 금융공공기관은 최근까지도 ‘신이 내린 직장’이라 불렸습니다. 고액 연봉에 매년 꼬박꼬박 월급이 오르고, 정년이 보장되는 ‘철밥통’이란 인식이 강해서죠. 실적에 따라 연봉이 깎이고 때로는 짐을 싸서 회사를 떠나야 하는 민간 기업체 직원들에겐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일 겁니다. 특권을 포기한 대가가 성에 차지 않더라도 이제는 금융공공기관 직원들이 특권 아닌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사잇돌대출, 3040이 많이 갈아탔다

    [단독] 사잇돌대출, 3040이 많이 갈아탔다

    9개 시중은행에서 지난 5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사잇돌대출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사잇돌대출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1000만원을 빌리고 5년 만기(원금과 이자 균등분할상환)를 주로 선택했다.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연령층인 30~40대 대출 비중은 70% 가까이 됐다. 사잇돌대출은 중저신용자(4~7등급)들의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중은행이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을 끼고 연 6~10%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금융 당국과 금융권은 사잇돌대출 초기 반응에 고무된 분위기이지만 상품 ‘롱런’을 위해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신용평가 체계를 세분화해 사고 위험성을 줄이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길게는 은행들이 자체적인 신용평가 역량을 키워 보증서 없이도 중금리대출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9개 시중은행의 사잇돌대출 판매 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1751명이 176억 5200만원을 빌려갔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약 1010만원이다. 대출 만기는 5년(71.8%)이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리금을 곧바로 갚아나가는 구조라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고객들은 자금상환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대출을 갚아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연령대별 비중은 40대(39.6%)가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8.8%), 50대(20.8%), 20대(6.2%) 순이었다. 대출 승인율은 48.4%였다. 상품 출시 이후 일각에서 “사잇돌대출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대출을 신청한 두 명 중 한 명꼴로 자금을 빌려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이용자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며 일부 민원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다중채무자(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쓰는 사람)나 과다채무자가 아닌 경우에는 대출이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저축은행업권(9월 이후)에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 한도로 사잇돌대출 보증을 지원해줄 계획이다. 현재 속도를 감안하면 은행권 보증 한도는 10월쯤 모두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 측은 추가 한도 증액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서울보증이 철수하고 난 이후다. 시중은행들은 보증서 없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데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지금은 서울보증이 대출취급액에 대해 100% 보증해줘 떼일 위험이 없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중저신용자들은 기존 은행 고객들이 아니기 때문에 신용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자체 정보(DB)가 부족하다”며 “보증 없이 대출을 계속 취급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보증 역시 중저신용자 신용평가를 좀더 세분화하기 위해 금융당국 측에 ‘자동차보험 가입 내역이나 세금·과태료 등의 납부 내역 등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상태다. 서울보증 측은 “현재 사잇돌대출 신청자 중 40%가량은 신용도를 평가할 데이터가 아예 없다”며 “신용평가 모델을 정교화해야 부실 위험을 낮추고 중금리대출 시장 자체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시큰둥한 반응도 사잇돌대출 흥행에 걸림돌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100% 보증서를 끊어주더라도 23%짜리 상품(신용대출)을 팔 때와 10~15%짜리 상품을 팔 때 마진이 같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새달 금융권 공채도 먹구름… 은행 작년보다 30% 이상 줄 듯

    금융권 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주요 금융사들이 다음달부터 하반기 신규 채용에 나선다. 기업 구조조정과 저금리 기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내외 악재 탓에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시중은행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30% 이상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300명)·신한(240명)·우리(200명)·KEB하나·농협은행은 올 하반기 150명에서 300명 수준의 일반 정규직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일부 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 짓지 못했지만, 구조조정이나 여러 가지 비용 절감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 탓에 신규 채용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5개 대형 은행의 하반기 채용 인원은 1000명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대 정책금융기관과 외국계 은행을 모두 합해도 1200명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1900명)의 3분의2 수준이다. 이에 반해 비정규직 경력단절 여성은 올 하반기에만 1500명가량 뽑을 계획이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도 채용 규모를 줄인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올해 수수료 인하 등 상황이 안 좋아 다들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채용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대규모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하기보다 수시로 직원을 뽑거나 경력직을 충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반기에는 한화생명(50명), 롯데손보(17명), 코리안리(12명), 한화손보(10명), DGB생명(10명 이내) 등이 채용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금융개혁 필요성’ 국내 금융사 CEO 20명에게 물어보니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금융개혁 필요성’ 국내 금융사 CEO 20명에게 물어보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계좌이동제, 기술금융도 결국엔 ‘땅따먹기’(고객 뺏어오기)와 다를 바 없다.”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얘기다.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의 발언. “정부가 ‘선진 금융’이라고 힘주어 포장한 상품들을 모든 은행들이 한날한시에 ‘땅’ 하고 내놓는다. 그런데 상품 내용이 다들 고만고만하니 대출 금리나 수수료를 깎아 주고, 예금 이자를 더 얹어 주며 고객을 한 명이라도 뺏어오려고만 한다. 이런 땅따먹기 게임에선 선진 금융기법은 없고 (정부에 보여 주기 위한) 실적 경쟁만 남게 된다.” 금융 당국은 ISA와 계좌이동제, 안심전환대출, 비대면실명확인서비스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금융개혁 마중물’이라는 강조도 빠뜨리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권은 “정부가 (정책 출시에 드는) 비용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올 4월 일임형 ISA를 출시하기 위해 전산을 새로 개발하고 인력 채용 및 교육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였다”며 “앞으로 수익은 얼마나 될지 투입 비용을 모두 건질 수 있을지 계산조차 어려운데 은행들이 적자를 보면서까지 고객 가치를 계속 실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CEO는 “정권이 바뀌면 도루묵이 될지도 모르는 일에 선뜻 큰 비용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 현장에서 ‘유효기간 1년 반(박근혜 정권 남은 임기)짜리 정책과 상품’이라며 반발해도 자신 있게 ‘믿고 따라오라’고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금융개혁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역대 정권에서부터 되풀이되어 온 민(民)과 관(官) 사이의 불신을 걷어내야 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CEO들 새 정책·서비스 ‘투자보다 비용’ 인식 특히 정책 지속성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명박 정부 때 강조했던 ‘녹색금융’은 현 정권 들어 ‘기술금융’으로 자리바꿈됐다. 조선업 구조조정 실패로 뭇매를 맞고 있는 산업은행은 정권에 따라 정책금융공사를 떼었다(2009년 이명박 정부) 붙였다(2015년 박근혜 정부) 하며 2500억원만 날렸다. 한 카드사 임원은 “당국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정권 교체 때마다) 그렇게 단명한 상품을 수도 없이 봐 와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런 ‘학습효과’ 탓에 CEO들에게 새 정책이나 새 서비스는 ‘투자’보다 ‘비용’으로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CEO들이 금융개혁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 응한 국내 금융사(은행·증권·보험·카드 등) CEO 20명은 ‘국내 금융산업 선진화에 기여했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로 현 정권이 도입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51.34%)를 가장 많이 꼽았다. A증권사 임원은 “비대면 실명 확인은 점포와 실명거래 위주의 기존 영업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뒤는 ‘계좌이동제’(20%)가 차지했지만 ‘비대면 실명확인’ 응답과의 격차가 컸다. ‘간편결제’(14.28%), ‘ISA’(8.57%), ‘인터넷전문은행’(5.71%) 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보였다. 금융 당국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서는 CEO들 모두 100%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발전적인 경쟁 문화가 자리 잡으면 서비스나 실적 개선에 도움 될 것’(75%)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대못 규제 철폐·해외진출 활성화 반드시 필요” B은행장은 “전 산업을 통틀어 호봉제가 적용되고 있는 유일한 업종이 은행업”이라며 “오히려 정부가 성과주의를 도입하라고 얘기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당연히 추진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노조 반발을 의식해 섣불리 성과연봉제 카드를 협상 테이블 위에 꺼내 놓지 못했을 뿐이라는 고백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권 보신주의를 뿌리뽑고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며 ‘거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금융권이 생각하는 금융개혁의 선(先)과 후(後)는 금융 당국과 온도차가 있었다. CEO들은 ‘절절포’를 가장 많이 외친다. 절절포는 임 위원장이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범금융인 대토론회에서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서 생겨난 말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그동안 1064건의 법령 규제 중 211건을 개선했다. 그림자 규제는 700건 중 43건으로 줄었다. CEO들은 ‘반드시 필요한 금융개혁’을 묻는 질문에 ‘대못 규제 철폐 내지 완화’(20.83%), ‘해외진출 활성화’(20.8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는 ‘금융 노사관계 개혁’(16.67%), ‘낙하산 및 관치금융 차단’(12.5%) 및 ‘고객 중심의 금융서비스 제공’(12.5%) 등이 차지했다. C은행 임원은 “축구장에서 왼발 슛을 잘 날리는 선수가 있고 어시스트에 능한 선수가 있는 것처럼 은행마다 특성과 장기가 다 다른데 이런 기량을 자유롭게 펼칠 여건이 잘 안 된다”고 토로했다. 지금은 비대면 실명확인→계좌이동제→ISA→사잇돌대출(중금리대출) 등 금융 당국이 정해 놓은 타임스케줄에 따라 모든 금융사들이 허겁지겁 따라가기 바쁘다는 것이다. ●MB정부 이후 끊임없이 금융감독 체계 개편 제기 D은행 부행장도 “2014년 금융 당국과 은행들이 모인 기술금융 태스크포스(TF)에서 기술금융 부작용을 언급했던 한 금융사 임원은 이후 회의에선 아예 발언권조차 얻지 못했다”며 “이런 상명하복식 분위기에서 어떻게 금융사가 자유롭게 당국과 소통하고 창의성을 발휘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금융 당국이 ‘심판’ 대신 ‘코치’ 역할을 하려 한다는 볼멘소리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한 주장이 끊임없이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지금의 금융개혁에는 금융사와 소비자에 대한 부분은 있지만 정작 금융 당국 개혁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을 분리한 이후 부작용과 비효율성이 적지 않은 만큼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금융산업의 특성상 금융 당국 스스로 심판과 코치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반론도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 교수는 “2011년 미국 월가 시위 이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금융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고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민감한 사태가 터졌을 땐 여론재판이 극심하다”며 “이런 풍토에선 금융 당국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자꾸 코치 역할을 하려는 유혹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고 강변했다. 실제 2014년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그해 초 터진 카드 고객 정보 1억건 유출 사건 책임을 지고 중도 해임됐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 명예교수는 “5년 단임 대통령제 아래선 관료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유혹은 (연임이 쉽지 않은) 금융사 CEO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금융사의 유전자(DNA)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교수는 “정부가 시장에 맡겨 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이해 당사자인 금융사 경영진 및 주요 주주의 개혁 의지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며 “(금융사들은) 정부 때문에 개혁이 안 된다고 책임을 떠넘기지만 금융사의 의지 부족도 개혁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경영자들 관치금융에 오랫동안 순치’ 지적도 특히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 과정에서는 정부 지원 못지않게 금융사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 CEO 중에 글로벌 DNA가 부족한 사람이 적지 않다”며 “선진 금융 경험이 많은 유능한 인재를 CEO로 과감하게 영입하고 글로벌 인재를 키워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 승계를 통해 CEO를 배출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며 “금융권 경영자들이 관치금융에 너무 오랫동안 순치돼 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가나다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노조보다 정책 지속성 더 걱정”

    “노조보다 정책 지속성 더 걱정”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물었다. “금융개혁을 실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강성 노조’보다 의외로 ‘정부 정책 일관성 결여’를 꼽은 답변이 더 많았다. 서울신문이 10일 은행·증권·보험·카드사 CEO 2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는 ‘정권이 바뀌면 (지금의 금융개혁이) 또다시 흐지부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금융개혁의 최대 난관으로 꼽았다. ‘노조 반발’(25%)이나 ‘시장과 충분한 소통 없는 정부의 일방통행 추진’(20%)보다 많다. 노조의 ‘등쌀’보다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이 금융 CEO들에겐 더 큰 부담이라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부 색깔 지우기가 이뤄지고 금융 당국 수장이 교체되면 성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면서 “2~3년 앞도 내다볼 수 없다 보니 ‘금융의 삼성전자’를 꿈꾸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 명예교수는“금융개혁이 성공하려면 당국과 CEO 모두 정권이 원하는 그림이 아닌 시장과 소비자의 눈높이를 좇아가야 한다”면서 “금융사들은 정부 탓을 하지만 금융사의 의지 부족도 개혁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커버스토리] 서별관회의 19년…그곳에선 무슨 일이

    [커버스토리] 서별관회의 19년…그곳에선 무슨 일이

    2006년 여름 어느 날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가보니 뜻밖에 노무현 대통령이 앉아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고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청와대 경제수석,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 모두가 사전에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기준금리를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분위기를 그쪽으로 몰고 갔다. 이 총재의 발언 순서가 됐다. 이 총재는 무겁게 입을 연 뒤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라고 했다. 순간, 회의석상은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다. 그렇게 얼마 지났을까. 이윽고 노 대통령은 “아무래도 제가 한은 총재를 잘못 뽑은 것 같습니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참석자들의 박장대소가 터졌다. 결국 그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서별관회의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서별관회의에 참석했던 전 한은 간부는 “서별관회의가 열리려면 사전에 실무진 차원에서 여러 차례 논의가 오간다”면서 “정작 회의 때는 어느 정도 방향이 서 있다”고 전했다. 한은 총재는 서별관회의 공식 멤버가 아니다. 고정 참석 멤버는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부총리(혹은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이다. 사안에 따라 한은 총재와 다른 경제부처 장관,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다. 좌장은 기재부 장관이다. 정해진 형식이나 주제도 없다. 전 한은 간부는 “한은이 참석하는 경우에는 청와대, 기재부, 금융위가 똘똘 뭉쳐 한은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불리하다 싶으면 이 총재는 아예 안 가버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별관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회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다고 한다. 이명박(MB) 정부 시절엔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회의를 하기도 했다. 회의 자료도 그 자리에서 수거하거나 폐기하지 않는다. 더러 회수하기도 하지만 참석자들이 그대로 손에 들고 돌아가기도 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공개한 문건도 이런 식으로 유출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서별관회의는 김영삼(YS) 정부 말기인 1997년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경식 당시 부총리가 쓴 회고록 ‘강경식의 환란일기’에는 “1997년 5월 4일 저녁 한은 총재(이경식), 청와대 경제수석(김인호)과 내가 모여 서별관에서 회의했다”는 내용이 있다. MB 정부 땐 거시정책협의회의 별칭으로 불렸지만 현 정부에선 공식적인 명칭이 없다. 2002년 10월 대북송금 청문회에서 당시 엄호성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이 대북자금 지원 문제를 비밀리에 논의한 곳이라고 밝히면서 서별관회의 실체가 외부에 알려졌다. 우리 경제사에 획을 그었던 주요 사안들은 모두 서별관회의를 거쳐갔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대북송금 문제 이외에 하이닉스반도체와 제일은행, 대우차 매각 문제를 논의했다. 기업·금융·공공·노사 등 4대 부문 구조조정 대책도 마련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선 국무회의를 이곳에서 미리 조율했다. 2000년대 초반 카드 사태로 불거진 신용대란 수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동산 대책(LTV·DTI 규제)이 논의됐다. MB 정부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서별관회의가 정례화(매주 화요일 개최)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선 존폐 논란이 있었지만 회의는 계속됐다. 올 들어서도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서별관회의’ 발언이 있기 전까지 세 차례 열렸다. 주로 한진해운과 대우조선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서별관회의 폐지 반대 진영은 위기 때의 대처능력을 강조한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별관회의라는 범정부 협의체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대기업 구조조정 때문에 서별관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했던 이연수 전 외환은행 부행장은 “오늘날 결과적으로 성공한 구조조정으로 꼽히는 하이닉스반도체도 서별관회의에서 회생이 사실상 결정됐다”면서 “기업 구조조정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엇갈리는데 대통령 턱밑이라는 (서별관 장소의) 부담감 때문에 개별집단의 이익보다는 좀더 국가경제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부행장은 “시장원리로만 따지면 당시 하이닉스를 살리기는 어려웠다”면서 “서별관이 됐든 (하이닉스 지원 최종 결정이 내려진)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이 됐든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채권단과 정부 등이 머리를 맞대는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정’의 정당성에 회의를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적인 게 대우그룹 해체다. 지금도 대우그룹 출신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그룹의 생사를 밀실에서 결정했다”고 성토한다. 이번 대우조선 지원 적절성 논란은 이런 서별관회의의 문제점을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법적인 근거가 없고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기록조차 남기지 않기에 ‘잘못된 결정’에 따른 책임을 물릴 수가 없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지금의 서별관회의는 권한과 책임의 괴리, 투명성과 책임성의 결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미국에선 1980년대 S&L 부도 사태 이후 연방예금보험공사개선법(FDICIA)을 만들어 ‘최소 비용의 원칙’을 규정하고 정치적 책임을 천명했다”면서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에는 도드-프랭크 법(Dodd-Frank Act)을 만들어 거시건전성감독기구(FSOB)를 법정화했다”고 강조했다. 불가피하게 대규모 기업 부실 사태에 정부가 나서야 할 경우 정부가 ‘최소 비용의 원칙’ 등을 지키고 향후 책임을 지게끔 하기 위해 법과 기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서별관회의 대안으로 ‘금융안정협의회’ 신설을 주장하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정부, 한은, 예금보험공사 등과 더불어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태”라며 “민간 전문가는 국회가 정당 의석비율에 따라 추천해 참여케 하고 (전체 위원 가운데) 민간 전문가가 다수를 이루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경제수석과 경제부처 장관을 지낸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시장원리로만 판단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상 청와대가 결정을 내려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 교수는 “결정을 누가 주도적으로 했으며 문제가 됐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등을 나중에라도 파악할 수 있도록 회의록이나 주요 발언록을 남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양호 신드롬’(책임질 결정은 하지 않으려는 풍조)이 걱정된다면 일정기간이 지난 뒤 공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반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금융 당국 수장은 “속기록이 없기 때문에 서별관회의에서 자유롭게 의사 개진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발언을 일일이 기록하면 회의 참석자들이 각자 자신의 소속 부처를 방어하는 데만 급급해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구조조정의 경우 기업체의 민감한 경영정보도 얘기하게 되는데 속기록을 남기면 국제 통상 마찰이나 영업기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용어 클릭] ■서별관회의 경제부총리,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하는 비공개 경제금융점검회의. 청와대 본관 서쪽 건물에서 열려 서별관회의라고 불린다.
  • [커버스토리] 19년 만에 존폐 기로 ‘서별관회의’는 죄 없다?

    서별관회의가 수술대에 올랐다. 1997년 김영삼(YS) 정권 말기에 첫 등장한 이후 19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밀실회의 폐단을 들어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폐지가 답은 아니다”는 주장에 무게가 더 실린다. 파장이 큰 경제 현안을 사전에 협의하는 회의 자체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불투명한 의사결정과정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는 어떤 형태로든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폐지가 답은 아니다” 주장에 무게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초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22일) 서별관회의에 가보니 청와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 2000억원 지원을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며 “산은은 들러리만 섰다”고 주장했다.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서별관회의는 법령에 근거하지도 않고 기록에도 남지 않는 밀실회의”라면서 “그런데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책임 또한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서별관회의를 없애자는 것은 구조조정 중에 구조조정본부를 없애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실적으로 서별관회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별관회의의 가장 큰 문제는 권한은 큰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며 “회의 개최 사실과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투명한 의사결정과정 개선” 목소리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수장들의 회동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는 만큼 서별관회의를 폐지하는 대신 법률에 근거를 둔 금융안정협의회를 신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청와대 경제수석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굵직한 경제 현안에 대해 청와대가 결정을 내려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서별관회의 필요성을 옹호했다. 정부는 회의는 유지하되 운영 방식을 보완하겠다는 태도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청와대 서별관이 거북하다면 다른 장소를 생각해볼 수 있고 회의록을 작성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김정태와 이재용 닮은꼴 ‘몸집 줄이기’

    [경제 블로그] 김정태와 이재용 닮은꼴 ‘몸집 줄이기’

    요즘 금융권에선 김정태(왼쪽) 하나금융 회장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재벌 총수의 조합이 왠지 낯설어 보이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김 회장은 최근 하나금융 몸집을 한창 줄이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신한금융, KB금융과 순위 다툼이 치열하지만 당장 ‘1등’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보단 내실을 기하겠다는 전략이지요. 여기에는 ‘2018년 위기론’이 크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하나금융 계열사 임직원에게 “내후년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쓰나미가 몰려올 때 살아남으려면 최대한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10년 주기 위기설을 강조하며 내년 혹은 내후년에 글로벌 경제가 또 한번 휘청거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불필요한 자산은 최대한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하고 있지요. 대표적인 게 부동산 매각입니다. 하나금융은 서울 을지로의 옛 외환은행 본점(장부가 4600억원)이나 리모델링 중인 하나은행 본점을 처분할 계획입니다. 경기도 용인의 KEB하나은행 연수원도 팔 계획입니다. 하나금융은 석유·화학과 전자 부문 대기업 여신도 보수적으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이 또한 “2018년 이후부터는 전자 부문도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라며 선제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한 김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올 들어 삼성생명(태평로 본관 및 빌딩)과 삼성화재(본관·역삼빌딩 지분 50%) 소유의 부동산을 줄줄이 처분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빅딜도 과감히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때까지 돈이 안 되는 사업은 정리하고 덩치를 작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죠. 오너 기업인인 이 부회장과 월급쟁이 CEO인 김 회장이 ‘같은 판단’ 아래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건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중첩되는 두 사람의 행보를 보며 금융권 사람들은 김 회장 특유의 ‘동물적인 감각’이 이번에도 적중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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