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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이 잠겼다

    강남이 잠겼다

    서울 강남이 물에 잠겼다. 대한민국의 특구(特區)로 불린 강남구·서초구는 시간당 최고 113㎜의 집중호우에 물바다로 변해 사실상 도시 기능을 잃었다. 산사태가 난 데다 도로와 가옥이 침수되고 전기도 끊겼다. 26~27일 이틀 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산사태뿐만 아니라 하천 범람, 터널 붕괴 등이 발생해 27일 오후 11시 현재 최소한 4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비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29일까지 25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 구학서 회장 부인 숨져 서울에서는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서울의 인명피해는 지난 2001년 7월 물난리 이래 최대다. 27일 오전 9시쯤 서초구 우면산 자락이 무너져 내리면서 우면동 형촌마을과 성촌마을 120여채를 덮쳐 60여채가 고립됐다. 산사태로 남태령 전원마을에서는 7명이 매몰돼 사망했다. 우면산 일대 주민 400여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했다. 형촌마을에서는 신세계 구학서 회장의 부인 양명숙(63)씨가 지하실에 찬 물을 확인하러 내려갔다가 밀려든 토사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 전날 은평구 불광천 등 시내 하천에서는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3명이 휩쓸려 실종됐다. 경기도에서는 광주시 곤지암천이 넘쳐 초월읍 지월리 등 7개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7명이 희생됐다. 지월리 삼육재활원의 경우 노인과 학생, 직원 등 700여명이 불어난 물에 갇히기도 했다.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 야산에서도 산사태로 인쇄공장이 무너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 동두천에서는 신천 동광교 수위가 위험 수위 5.2m를 넘어 6.9m까지 올라가 저지대 주민들이 부근 학교와 교회 등으로 몸을 피했다. ●토사 펜션 덮쳐 봉사활동 대학생들 참변 강원 춘천에는 25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소양강댐 인근 신북읍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13명이 숨졌다. 신북읍의 산사태 희생자에는 과학체험봉사를 나온 인하대 대학생 10명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 피해가 유독 컸다. 관악구 남현동에선 이날 시간당 최대 113㎜의 거센 비가 내렸다. 관악구는 오전 6시부터 3시간 동안 202㎜, 서초구는 161㎜, 강남구는 14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서울 남부로 들어오는 관문인 사당사거리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통행이 통제되면서 서울 시내 전체에 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서울 잠수교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일부 구간 등의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 전철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전철 중앙선 용산∼청량리역 구간의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서울과 사당역, 강남역, 오류역도 침수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서울의 강수량이 430㎜를 넘어섰으며 앞으로 250㎜ 이상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또 “28일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동현·이영준·윤샘이나기자 moses@seoul.co.kr
  • ‘인종 차별’ 인권위 진정 5년새 두 배 급증

    ‘인종 차별’ 인권위 진정 5년새 두 배 급증

    나이지리아인 E는 2007년 5월 모국 친구와 함께 서울 이태원동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출입을 거부당했다. 식당 주인은 “나이지리아인과 직원 사이에 마찰이 있어서 아프리카인은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며 그들을 쫓아냈다. 비슷한 사례는 잇따랐다. 2008년 2월 아프리카인 A는 술집 출입을 거부 당해 항의했다는 이유로 주점 직원 4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인도인 후세인(29)은 2009년 7월 버스 안에서 한국인으로부터 “더럽다. 냄새난다.”는 말을 들었다. 또 그들은 자신과 동행하던 한국 여성에게까지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후세인은 결국 그 한국인 승객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마저도 “웬만하면 합의하라.”고 하는가 하면 “한국에 무슨 일로 왔느냐.”며 되레 후세인을 범죄인 취급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종에 따른 차별로 인정돼 주의조치와 인권교육 등의 권고가 내려졌다. 최근 이와 유사한 외국인 차별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종이 달라 차별받았다.”며 진정된 사건은 지난 10년간 50건에 불과하지만, 이 가운데 34건(68%)이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집중됐다. 출신국 때문에 차별받았다는 진정은 2005년 19건, 2006년 28건, 2007년 37건, 2008년 28건, 2009년 19건, 2010년 27건 등 모두 213건이 접수됐다. 종교를 이유로 차별받았다는 진정도 2007·2008년 각 12건, 2009년 18건, 2010년 18건 등 모두 103건이나 됐다. 민족 때문에 차별받았다는 진정도 10여건이나 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다문화 갈등으로 제기된 진정은 2005년 32건에서 지난해 64건으로 5년 사이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한달간 인터넷상의 인종차별적 표현 실태를 조사한 결과, 특정 국가 출신을 비하하거나 다른 인종을 멸시하는 표현들이 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국인들이 중동국가의 테러리즘에 대해 갖는 혐오감을 국내에 거주하는 다른 중동인들에게 표출하는 사례 등이 포함됐다. 신영성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은 “다문화의 개념을 후진국과 연결 짓는 사고방식이 문제”라면서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혼으로 퇴직해도 구직급여 지급해야”

    올해 초 30대 주부 A씨는 이혼한 뒤 혼자 아이를 키우기가 어렵자 친정으로 이사를 했다. 때문에 출퇴근시간이 하루 3시간이 넘게 걸렸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고 고용노동부에 구직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A씨는 거절당했다. 결혼으로 이사를 했을 때에만 퇴사시 구직급여를 지급하는데 이혼인 까닭에 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6일 “이혼으로 이사, 직장을 그만둔 경우를 고용보험법상 구직급여 지급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며 고용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구직급여란 고용보호법에 따라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해고 등의 사유로 실직했을 때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 촉진을 위해 지급하는 급여다. 근로자와 사업주가 보험료의 절반씩 부담해 조성한 기금으로 지급된다. 인권위는 “이혼도 결혼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정당한 이직 사유가 된다.”면서 “다양한 가족형태가 존재하는 현실을 업무편람 등 규정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당신의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증)’는 ‘제로’입니까

    당신의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증)’는 ‘제로’입니까

    노벨 평화상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반다문화 극우주의자’에 의해 빚어진 참극은 놀랍고 끔찍했다. 인종과 종교를 떠난 공존과 관용의 정신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그만큼 다문화에 극렬하게 반발하는 세력은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문화의 출발점이 다르지만 분명 다문화의 문턱을 넘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국제결혼 인구가 10만명을 훨씬 넘어선 데다 외국인 근로자도 100만명 이상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다문화의 충돌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 다문화 반대 세력들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도 다문화에 따른 갈등의 골이 깊고 위태로워졌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노동자의 이민이 아닌 결혼으로 조성되는 탓에 외국의 다문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려보다는 희망이 앞서는 이유다. 성숙한 시민의식, 외국인에 대한 포용 등이 십분 발휘되면 다문화로 인한 갈등이 극단적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국내 인구의 2.5%인 126만 1415명을 기록했다. 2006년 91만명과 비교해 무려 38.6%나 급증했다. 문화적인 차이 탓에 발생하는 다툼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다. 외국인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가 하면,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아이를 데리고 다시 해외로 도피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반다문화 인터넷 카페에서는 “값싼 후진국 노동자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서민의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외국인 추방을 내세우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생 자녀에게 “엄마가 외국인인 친구하고는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당부하는 경우도 있다. 노르웨이 총격 사태의 직접 원인이 됐던 무슬림도 국내에 13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슬림과의 종교적 갈등은 국내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이른바 ‘외국인 혐오증’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석에 이미 만연해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다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대세다. 전문가들은 반다문화 극우주의자들이 준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종·종교·문화·이념을 떠나 열린 마음으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갈등과 마찰이 없을 수는 없지만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정착,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옥남 한국가족사랑연구원 이사는 “노르웨이 사태를 지켜보며 다문화 정착이 산 넘어 산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면서 “다문화 정책이 일회성 이벤트로 흐르지 않아야 한다. 지역사회 토양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사범대 교수는 “단일민족에 대한 지나친 선호를 배제하고 외국인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윤샘이나기자 apple@seoul.co.kr
  • “아프리카인 안받아”…반(反)다문화 충격 실태

    “아프리카인 안받아”…반(反)다문화 충격 실태

     나이지리아인 E는 2007년 5월 모국 친구와 함께 서울 이태원동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출입을 거부당했다. 식당 주인은 “나이지리아인과 직원 사이에 마찰이 있어서 아프리카인은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며 그들을 쫓아냈다. 비슷한 사례는 잇따랐다. 2008년 2월 아프리카인 A는 술집 출입을 거부 당해 항의했다는 이유로 주점 직원 4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인도인 후세인(29)은 2009년 7월 버스 안에서 한국인으로부터 “더럽다. 냄새난다.”는 말을 들었다. 또 그들은 자신과 동행하던 한국 여성에게까지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후세인은 결국 그 한국인 승객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마저도 “웬만하면 합의하라.”고 하는가 하면 “한국에 무슨 일로 왔느냐.”며 되레 후세인을 범죄인 취급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종에 따른 차별로 인정돼 주의조치와 인권교육 등의 권고가 내려졌다.  최근 이와 유사한 외국인 차별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종이 달라 차별받았다.”며 진정된 사건은 지난 10년간 50건에 불과하지만, 이 가운데 34건(68%)이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집중됐다. 출신국 때문에 차별받았다는 진정은 2005년 19건, 2006년 28건, 2007년 37건, 2008년 28건, 2009년 19건, 2010년 27건 등 모두 213건 접수됐다. 종교를 이유로 차별받았다는 진정도 2007·2008년 각 12건, 2009년 18건, 2010년 18건 등 모두 103건이나 됐다. 민족 때문에 차별받았다는 진정도 10여건이나 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다문화 갈등으로 제기된 진정은 2005년 32건에서 지난해 64건으로 5년 사이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한달간 인터넷상의 인종차별적 표현 실태를 조사한 결과, 특정 국가 출신을 비하하거나 다른 인종을 멸시하는 표현들이 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국인들이 중동국가의 테러리즘에 대해 갖는 혐오감을 국내에 거주하는 다른 중동인들에게 표출하는 사례 등이 포함됐다.  신영성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은 “다문화의 개념을 후진국과 연결 짓는 사고방식이 문제”라면서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학교·학부모 혼란 “한 학생의 운명 뒤바꿔 놓을 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오류로 이미 성적표 배부가 끝난 중·고생 2만명 안팎의 성적이 뒤바뀌었다는 소식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부 대학이 수시모집 특별전형 원서접수를 시작한 터라 “학생의 운명까지 바꿔 놓을 일”이라며 흥분했다. 사태의 실질적 피해자인 학생들은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서구 신월동에 사는 고교 2년생 송성현(17)군은 “얼마 전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았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니 화가 난다. 내신은 수시모집의 당락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고, 단 1점 차이로도 당락이 뒤바뀔 수 있다. 만약 이번 사태가 그냥 묻혔다면 수많은 학생이 운명이 뒤바뀐 채 살아갔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녀의 입시에 초조해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과 충격도 컸다. 중1, 고2 자녀를 둔 주부 김순옥(43)씨는 “혹시 내 딸의 성적이 뒤바뀐 게 아닌가 매우 불안하고 초조하다.”면서 “지금 받아 온 성적표도 엉터리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중에 딸이 외고나 특목고를 지원할 때 학교 내신 성적이 당락에 큰 영향을 줄 텐데, 중3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더 조마조마하겠느냐.”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예견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걸핏하면 과부하로 접속이 안 되거나 지연돼 행정처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았던 까닭이다. 서울 영등포구 A고교 교사 박모(53·여)씨는 “그동안 나이스 시스템에 로그인할 때 오류가 심해 교사들의 불만이 많았다.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박 교사는 “과학고 같은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미 성적을 제출했는데 혹시나 성적이 뒤바뀐 건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정부는 나이스 서버 확충 등 대대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과부가 시스템 오류의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 B고교 이모(48) 교사는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고3 학생들의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제 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되는데, 그 전에 교과부가 오류를 수정·보완해 성적 통보에 혼선이 생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재발 방지 차원에서 관련자에 대한 따끔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신순용 대표는 “교과부 자체에서 이런 오류까지 생기다니 전반적으로 교육행정 직무 태도가 크게 해이하다.”고 비판했다. 이영준·김소라·김진아기자 sora@seoul.co.kr
  • [슈퍼 약 판내 첫날] “박카스? 아직 안 팔아요”… 시민들 대부분 헛걸음

    [슈퍼 약 판내 첫날] “박카스? 아직 안 팔아요”… 시민들 대부분 헛걸음

    “안 팔아요.” 보건복지부가 21일부터 드링크류·소화제 등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48개 품목을 슈퍼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했지만 실제로 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신문이 서울의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 20곳을 직접 확인한 결과, 도곡동의 마트 단 1곳만 일부 제품을 판매할 뿐 대부분의 업소에서는 “팔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따끔 제품을 찾는 시민들도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슈퍼나 편의점 관계자들은 “유통구조의 특성상 의약외품이라도 슈퍼 판매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계동 G슈퍼마켓 점주는 박카스를 찾자 “없다.”면서 “없는 제품을 찾는 손님들 때문에 짜증만 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야 신문을 보고 판매 사실을 알았다.”면서 “우리야 매출이 올라 좋지만, 제약사나 도매상과 새로 계약하는 게 귀찮아 제품을 들여놓지 않는 가게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파동 Y슈퍼마켓 주인은 “슈퍼 판매를 허용해도 제약사들이 제품을 대주지 않아 약국에서 사다가 팔아야 할 형편”이라면서 “그럴 경우 약국과 같은 가격으로 팔아야 해 별로 남는 것도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새 의약외품을 사려다 헛걸음을 한 시민들 반응도 실망스럽다는 것이었다. 주부 유승화(34)씨는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에 쉽게 약을 살 수 있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와 보니 소화제 하나도 갖춰놓지 않았다.”면서 “정책을 시행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직장인 최수종(38)씨는 “감기약을 사러 왔는데, 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더운 날 짜증만 난다.”고 푸념했다. 이날부터 의약외품 판매를 시작한 도곡동 K마트 점장도 슈퍼판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박카스와 마데카솔을 들여놨지만 따져보니 이익되는 제품은 없는 것 같다.”면서 “말은 48개 제품이라지만 절반 이상이 생산 중단된 제품이라니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가락동 S편의점 점주는 “인근에 약국이 없어 제품을 갖다 놓으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장 도매상에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약외품 전환 품목의 슈퍼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고시된 품목의 절반이 넘는 30개 품목이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어서다. 일부 제약사는 “의약외품 제조신고를 하지 않아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의약외품 전환에 강경하게 반대하는 약사회의 눈치를 살피느라 제약사들이 당장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이 때문에 애꿎은 유통업체들만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슈퍼판매 사실을 알리는 홍보전단을 제작·배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실제로 국민들이 슈퍼나 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는 다음 주쯤이 될 것”이라면서 “가급적 빨리 판매가 되도록 계속 업계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생각나눔 NEWS]서울지하철 2호선 ‘여성 전용칸’ 추진 논란

    지하철 성추행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가 올 9월부터 심야 시간대에 지하철 2호선에 여성 전용칸을 설치해 시범 운영하기로 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모든 남자를 잠재적 성추행범으로 간주하는 조치”라는 반대 의견에 맞서 “여성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찬성 의견이 팽팽하다. 지하철 여성칸은 1992년 출근 시간대에 잠시 운영됐지만 얼마 못 가 흐지부지됐고, 2007년에 다시 도입하려 했으나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男 잠재적 성추행범 간주” 반대 여성칸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항변한다. 지하철에 여성 전용 차량을 따로 둔다는 것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간주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사이버상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일단은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포털사이트 등에서 진행 중인 ‘여성칸 부활 설문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65%로 많다. ‘전용칸’ 대신 ‘안전칸’이라고 이름 지은 것을 두고도 “남성이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인가.”라며 반대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여성인권단체에서도 여성칸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최지나 활동가는 “(여성칸을 마련하는 것은) 성추행 유발 원인이 여성에게 있다고 보는 시각”이라며 반대했다. ●“성추행 수십건… 女보호” 찬성 물론 여성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최근 속옷 촬영과 과도한 신체 접촉 등 여성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성추행범들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붙잡힌 성추행범은 1192명으로, 하루 평균 3명 이상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되지 않은 건수까지 포함하면 지하철 내 성추행 사례는 하루 수십건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지하철에도 여성칸이 있다. 도쿄에서 거주하다 지난해 귀국한 송모(25·여)씨는 “여성칸이 지하철 성추행 사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센터 12층 피트니스클럽에서 회원 23명이 일제히 제자리 뜀뛰기를 시작했다. 5분가량 지나자 38층에 설치된 진동계측 모니터의 그래프가 요동쳤다. 평소 때보다 두 배 높이로 출렁였다. 10분쯤 지나 회원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도 38층의 진동계측 그래프는 계속 움직였다. 3분 정도의 휴식을 끝낸 회원들은 다시 더 빠른 템포로 뜀뛰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진동 그래프는 갑자기 평상시에 비해 10배 높이로 그려졌다. 건물 38층에 있는 화분의 난 잎이 흔들렸다. 같은 시각 31층에서도 같은 진동이 느껴졌다. 사람이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진동이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테크노마트의 사무동인 프라임센터가 상하로 흔들려 직원 3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연이 이뤄진 것이다. 대한건축학회와 프라임산업은 이날 테크노마트 진동 원인 규명 설명회를 갖고 당시 진동의 원인이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30여분간 진행된 ‘태보’라고 불리는 집단군무 때문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화분 잎 흔들… 누구나 진동 느껴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저층에서 일정한 템포로 진행된 뜀뛰기 때문에 고층부의 진동폭이 커져 공진이 발생, 건물이 상하로 흔들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달린 실을 손(저층)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아래에 달린 추(고층)가 큰 폭으로 흔들리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공진현상이란 약하지만 일정한 템포의 움직임이 고층부에 큰 진동을 전달하는 현상이다. 이 교수는 “4D 영화관을 통한 계측, 러닝머신을 통한 실험에서는 평상시의 진동폭을 벗어나는 진동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태보 운동에 참여했던 회원들도 태보가 진동의 원인이라는 결론에 힘을 실었다. 이모씨는 “그날 새로 온 강사가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서 양말까지 땀에 젖었다.”면서 “회원들이 망아지같이 뛰었다고들 했다.”고 말했다. 성모(57·여)씨는 “상당수 회원들이 민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흥수 프라임산업 대표는 “진동의 원인이 지반침하 때문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며 “당시 대피하던 직원들은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번 소동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건물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당시 광진구의 퇴거조치에 대해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시비를 가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종 진단 결과 2 ~ 3개월 뒤 나와 프라임센터 진동 원인을 정밀 분석한 대한건축학회는 근무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 진동 시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추후 태풍이 불 때에도 진단하기로 했다. 최종 진단 결과는 2~3개월 뒤 나올 예정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전년대비 6% 늘어… 야외활동 많은 여름 집중

    실종되는 지적장애인의 수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하루에 19명꼴로 실종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피서철인 8월에 실종 신고가 집중되는 추세를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실종건수는 2008년 4864건, 2009년 5564건, 지난해 6699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만 전년대비 20.4% 늘었다. 올해의 경우, 1월 426건, 2월 503건, 3월 575건, 4월 591건, 5월 672건, 6월 673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3440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하루 평균 19.1명이다. 이는 상반기를 기준으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장애인 실종 신고건수를 월별로 보면 해마다 가정의 달인 5월과 휴가철인 8월에 실종 신고가 크게 증가했다. 날씨가 따뜻하고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에 지적장애인이 많이 실종되는 것이다. 5월과 8월 지적장애인 실종건수는 2008년 각각 458건과 444건, 2009년에는 505건과 595건, 지난해에는 640건과 650건으로 집계됐다. 다른 달의 평균 실종 건수 300건보다 훨씬 많다. 5월과 8월 지적장애인의 실종에 대해 서울지적장애인복지협회는 “장애인들이 실내에 갇혀 있기 보다 야외활동하기를 유독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추운 겨울보다 물놀이나 여행 등을 즐길 수 있는 여름에 지적장애인들의 외출이 잦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복지협회 관계자는 “장애인 시설에서 지적장애인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지만 그들이 가진 장애의 특성상 방향을 찾는 인지력이 떨어지다 보니 길을 잃고 행방불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런 추세라면 올 8월에는 월 700여명의 실종 장애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강남署 첫 여성 강력계장 탄생

    서울 강남경찰서에 12일 첫 여성 강력계장으로 박미옥(43) 경감이 부임한다. 서울경찰청 여자형사기동대 창단 멤버, 2000년 최초 여성 강력반장 등 가는 곳마다 ‘최초’를 달고 다녔던 박 경감은 여경들 사이에서는 ‘전설’로 통하는 인물. 지난해 초에는 마포서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을 맡았던 박 경감이 ‘사건 일번지’로 불리는 강남서 강력계장으로 부임해, 다시 굵직한 강력사건들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올해 초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에서는 피의자를 12시간 넘게 직접 조사하며 화장실 한번 가지 않을 정도로 기 싸움을 벌인 일은 박 경감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경찰복을 입은 후 민원실 근무 1년여를 제외하면 줄곧 형사업무를 하면서 특진을 거듭하며 초고속 승진했다. 20년 전 여자기동수사대를 함께 꾸렸던 21명 가운데 아직까지 형사 분야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여형사다. 동료 남자 형사들에게 1대1 레슨을 받으며 복싱 등 격투기를 익혔고, 비좁은 차 안에서는 남자 형사들과 밤샘 잠복근무를 하는 등 강력반의 남성적 분위기에 익숙할 법한 박 경감은 “강력 분야가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경감은 여경 후배들에게 강력 분야에 도전할 것을 권하는 말로 부임 일성을 마쳤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관심병사 주4회 면담 대부분 안지켜 이등병 샴푸 못쓰고 옆으로 누워 못자”

    ‘벼랑 끝의 군’. 현역 육군 대위 임모씨의 육성 고백은 위기에 처한 군(軍)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했지만 익명을 전제로 임씨를 모처에서 만나 군의 모습을 들어봤다. →군 총기사고, 병사만의 문제인가. -병사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지휘관들의 책임의식 결여도 한 요인이다. 간부와 병사 간의 괴리가 가장 문제가 된다. 소대장 등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고민 상담 결과를 생활지도기록부 등에 기록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상담기록만 있어도 지휘관의 책임은 경감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휘관들은 사고가 나면 생활지도기록부부터 찾는다. →해결 방안은 없나. -병사와 지휘관 등 모두의 책임의식이 중요하다. 부대 관리가 단순히 지휘검열을 받기 위한 형식적인 관리로 흘러서는 안 된다. 실질적인 부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쟁에 대비해 총기와 실탄을 다루는 군부대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간부가 자칫 긴장을 놓치면 결국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졸병도 아니고, 상병이 사고 친 것을 이해 못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성격의 문제다. 계급이 올라가더라도 성격이 남달라 그 생활관의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면 왕따를 당할 수 있다. 왕따가 심하면 병사들 간의 이간질로 표출되기도 한다. 군은 생활지도기록부 작성 및 면담을 일주일에 이병은 4회, 일병 3회, 상병 2회, 병장은 1회 실시한다. 관심병사는 주 4회 정도 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키는 간부는 드물다. →병사들이 토로하는 고민은 뭔가. -이등병과 일병은 부대 적응 문제로 상담하는 빈도가 가장 많다. 생활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말 끝에 ‘~요’가 아닌 ‘~다, ~까’를 써야 하는 등 생소한 군대용어에 적응을 못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일병, 상병으로 진급하면 이성문제, 선·후임병 간의 문제로 고민하는 병사들이 많아진다. →병사들의 불합리한 관행이라면. -샤워시 이등병, 일병은 보디클렌징이나 샴푸를 사용할 수 없다. 식사이동 시 수저통, 세제통은 후임병이 들어야 한다. 이등병은 잠을 잘 때 옆으로 눕지 말고 정자세로 자야 한다. 선임병의 귀에 거슬릴 정도로 코를 골아선 안 된다는 것 등이다. →2005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군대 및 사회 부적응자의 광기에 의한 사고라는 점에서 그때와 흡사한 점이 많다. 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 똑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났다. 이번에는 6년짜리 대책이 아닌 군대 문화 전반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현행 훈련소 입소시 하는 육군인성심리검사(KMPI)의 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등 군 부적격자를 선별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병영이 앓고 있다-선임 해병·현역 대위·前사령관의 호소

    병영이 앓고 있다-선임 해병·현역 대위·前사령관의 호소

    적(敵)을 마주한 병영이 불안하다. 김모 상병 사건은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피아구별이 안 되는 군기문란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화약고를 안고 있는 것은 전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후방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열악한 병영시스템과 군대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김 상병 총기 난사’는 피할 수 없다는 ‘육성보고서’가 나왔다. 8일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김 상병의 20년 선임 해병과 현역 육군대위는 “병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성부터 위관급까지 간부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인 전직 해병대사령관도 병사들의 근무시스템을 빨리 바꾸라고 호소했다. “총을 쏜 것은 김 상병이지만 진정한 가해자는 해병대 내의 고질적인 병폐다.” 해병대 동기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비역 최모(45)씨는 “김 상병과 변을 당한 사병들 모두 피해자”라면서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도록 몰고간 것은 해병대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1980년대 후반 강화도 해병대 2사단에서 근무했던 최씨는 “사병들이 겪는 심리적·육체적 스트레스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이번과 같은 사고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나도 사병 시절 선임들에게 밤새도록 구타를 당해본 경험이 있어 현재 사병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군대 내의 구조적인 문제와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비극”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병대는 철저히 기수 개념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나이는 상관없다. 그런데 이런 기수 개념을 파괴하는 것이 바로 기수 열외”라면서 “5~6년 전부터 생긴 용어로 ‘안 되면 되게 하라.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와 같은 해병대 정신이 강조되는 환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틀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씨는 “해병대 내의 열악한 훈련 환경 등을 개선하지 않는 한 문제를 완전히 뿌리뽑지 못할 것”이라며 “워낙 해병대의 훈련이 고되고 근무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악과 깡’을 기르는 것을 해병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규칙을 조금이라도 어기거나 남과 다른 사람은 문제아가 돼 기수 열외를 당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해병은 국방장관의 서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비와 생활환경 등이 열악하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기 위해 해병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내부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식(63·예비역 중장) 전 해병대사령관도 “전우들에게 총격을 가한 끔찍한 사건의 재발을 막으려면 전방부대 근무시스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60여년의 해병대 역사에서 기수 문화를 중시해 왔는데 없애기는 어렵다.”면서 “나이에 관계없이 기수에 의해 선·후임이 결정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병사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휘관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군대 내에서 ‘아군끼리의 전쟁’이 빚어진 참혹한 사고에 대해 곪을 대로 곪아 있는 군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육군 장교인 임모(32) 대위는 “병사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지휘관들의 책임 결여도 한 요인”이라며 간부와 병사 간의 괴리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임 대위는 “소대장 등 지휘관은 고민을 들어주고 생활지도기록부 등에 기록을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사고가 나더라도 상담기록만 있으면 지휘관은 책임이 경감된다.”면서 “대부분의 병사들도 소대장 등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대위는 양자의 책임의식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영준·윤샘이나기자 apple@seoul.co.kr
  • ‘42억 탈세’ 강남 유흥가 제왕 검거

    서울 강남에서 유흥업소 10여곳을 운영하며 수십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달아났던 유흥업주 이모(39)씨가 6개월여 만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음식점에서 ‘수배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씨를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체포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했으나, 지문 확인 작업을 통해 발각됐다. 이씨는 강남에 유흥업소 13곳을 운영하며 수익금 305억 8000여만원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 42억 6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이씨는 미성년자 여종업원들에게 음란쇼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新권력’ 파워트위터리안 위험한 홍보

    “광고주가 ‘파워트위터리안’에게 홍보를 부탁하고 뒷돈을 챙겨 준다면….”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뒷돈’을 챙기는 일부 파워블로거의 행태가 문제로 부각되면서 온라인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하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제2의 파워블로거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품 홍보 등 상업적 노림수와 파워트위터리안의 영향력이 접합되면, 그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로운 권력층으로 부상한 파워트위터리안은 인터넷 ‘교주’(敎主)와 같은 힘을 행사하고 있다. 추종자(Follower)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파워트위터리안의 멘션(Mention·글)은 끊임없이 리트위트(Retweet·퍼나르기)되면서 순식간에 수백만명의 누리꾼에게 전파된다. 이런 전파력이 상업적 목적을 띠고 홍보에 이용된다면, 그 제품은 단기간에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파워트위터리안은 자신이 특정 제품을 즐겨 찾는다거나 어떤 공연과 전시회 등에 참석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멘션은 일상생활의 단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제품이나 공연 등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트위터도 돈벌이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언저리까지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불거진 ‘수수료 먹는 파워블로거’처럼 파워트위터리안도 언제든지 업체의 브로커로 전락해 선량한 추종자들을 먹잇감으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장은 “파워트위터리안 또한 파워블로거 사태의 연장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들도 사업등록자가 아니라면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등으로 제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 팀장은 “홍보성 글을 남길 때 미국처럼 업체의 후원임을 명기하는 등 상업적인 목적을 밝히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강변 테크노마트 미스터리

    강변 테크노마트 미스터리

    동서울의 랜드마크이자, 한국 정보기술(IT) 쇼핑의 메카인 테크노마트가 5일 휘청거렸다. 입주 상인과 고객 등 수천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관할 구청은 강제퇴거명령을 내리고 안전진단에 착수했다. 1995년 6월 501명의 사망자를 낸 강남 삼풍백화점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소방당국과 광진구청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센터(지상 39층, 지하 6층)는 오전 10시 7분부터 약 10분간 센터 20층 이상 중·고층부가 상하로 흔들려 입주 상인 등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삼안 직원 김모(41)씨는 건물이 흔들릴 당시 “머리가 어지러웠고, 약간의 메스꺼움을 느꼈다.”면서 “건물이 붕괴될까 하는 우려로 공포에 떠는 직원들도 많았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광진구는 프라임센터뿐 아니라 CGV영화관, 롯데마트 등이 입주한 테크노마트에 대해서도 3일간 퇴거명령을 내렸다. 정밀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퇴거기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기상청은 프라임센터의 상하 진동 원인이 지진에 의한 흔들림은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 이희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주변의 차량 움직임 등에 따른 국지적인 지반 흔들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건물이 상하로 흔들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최악의 경우 건물을 재사용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고층 건물의 상하 진동 현상에 대해 “과도한 용도 변경 등으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초구조물 등이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998년 준공된 189m 높이의 테크노마트 건물은 국내 IT 복합쇼핑몰의 효시로 꼽힌다. 6개월마다 안전점검을 받고 있으며, 3월 진단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건물 바닥 20㎝가량 위아래로 들썩”

    “건물 바닥 20㎝가량 위아래로 들썩”

    “슬래브 바닥이 20㎝ 정도 위아래로 들썩거렸던 것 같아요. 순간 아찔했습니다.”(프라임센터 32층 ㈜삼안 여직원) 10:00 건물 휘청…대피  5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프라임센터 건물이 휘청거리자 20층 이상에서 근무했던 직원 300여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겁에 질린 채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왔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도 하고, 계단을 뛰어 내려가기도 했다. 21층에서 회의를 하다 대피한 한 직원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내가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직원들도 똑같이 느꼈다고 했다. 그때야 건물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건물의 진동을 느끼지 못한 직원들도 있었다. 10층에서 근무하는 이모(31)씨는 “전 직원이 건물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소문으로 전해듣고 밖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고층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저층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이유도 모르고 그들을 뒤따르기도 했다. 업무가 바빠 사무실을 빠져나오지 못한 직원들도 많았다. ㈜삼안 직원 정모(34)씨는 “당장 사업 수주계약서를 써야 할 사람 등 업무가 급한 사람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10:30 경찰 사태파악  10시 30분,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도착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대피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풍백화점처럼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면서 공포감이 감돌기도 했다.  11시에 소방 당국이 상황을 해제했고, 직원들은 다시 건물 안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들어가지 않고 팔짱을 낀 채 고민에 빠진 직원도 상당수였다. 14:50 출입구 통제  오후 2시 50분, 경찰 수십명이 건물의 모든 출입구를 막고 입주민과 시민들을 건물 밖으로 유도했다. 테크노마트에서 귀금속점을 운영하는 강모(44)씨는 “이제 테크노마트에 누가 물건을 사러 오겠나.”라면서 “상인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하며 짐을 챙긴 뒤 셔터문을 내렸다. 15:00 직원들도 ‘엑소더스’  오후 3시, 프라임센터 직원들도 하나둘씩 가방을 들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업무 때문에 컴퓨터 본체를 뜯어서 어깨에 짊어지고 건물을 나서는 직원도 줄을 이었다. ㈜삼안 김모(41) 차장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직원 여럿이 똑같이 어지럼증을 느꼈다.”면서 “지금도 계속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퇴근길 김씨의 휴대전화기에는 회사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전달됐다. “비상연락체제를 유지하고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라. 별도 통보시까지 자택에서 대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프라임센터 인근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불과 300m 떨어진 구남초교에는 오전 학부모의 다급한 제보전화가 걸려와 전체 교사가 교무실에 비상소집돼 상황을 공유했으며,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당분간 테크노마트 근처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1, 2학년이 하교하는 낮 12시 20분쯤에는 학년부장 교사와 담임교사들이 모두 교문앞 건널목으로 나와 학생들이 테크노마트 건물쪽으로 가지 않도록 안내했다. 또 자녀를 데리러 온 학부모도 3배가량 늘어 80명이나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에도 건물이 무너지는 경우에 대한 것은 없다.”며 한숨을 지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에 현장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이영준·김소라기자 apple@seoul.co.kr
  • 뿔난 소비자·시민단체 “얌체 ‘파워브로커’ 처벌”

    한 포털 사이트의 파워블로거가 업체로부터 억대의 판매수수료를 챙긴 것과 관련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뽑은 가운데 소비자들과 소비자 시민단체들도 “파워 블로거의 공동구매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발벗고 나섰다. ●YMCA “소비자 피해사례 분석”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5일 “파워 블로거 등 온라인 상거래에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있다면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사기적인 파워블로거를 제재하고, 인터넷에서 추방하기 위해 공동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기회에 파워 블로거들의 기업 유착관계가 바로잡히길 바란다.”며 정부가 나선 것을 반겼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파워 블로거 현모씨의 고의성 여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개인의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자신을 믿고 따르는 누리꾼들을 업체에 알선한 뒤 판매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를 제재할 수 있는 법규정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사기적 공동구매 한두곳 아니다” YMCA는 소비자들의 피해 상담을 통해 파워 블로거로 인한 피해사례의 추이를 분석해 나갈 방침이다. 임은경 YMCA 소비자팀장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면서 “불량 제품의 환불, 교환 등 소비자들의 피해 보상 측면에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변호사 등을 통한 법적 검토 후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해당 블로거를 고발할 방침이다. ●“소비자 기만 응분의 댓가 받아야”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현재 판매행위 등 영업활동을 하는 블로거가 많은데 이들을 규제할 법적 잣대가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면서 “현씨가 신고 의무 대상이 되는지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그가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상업적 목적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씨가 공동구매를 진행한 상품을 구입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주부 정모(43·여)씨는 “현씨처럼 상업적인 이윤을 노리고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파워 블로거가 한둘이 아니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소비자들을 기만한 파워 블로거들을 일망타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함바비리’ 정장섭 前사장 영장 청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4일 건설 현장 식당(함바집) 비리와 관련해 브로커 유상봉(65·구속 기소)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장섭(63) 전 한국중부발전 사장에게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사장은 경기 파주의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식당 운영권 제공과 인사 청탁 등의 대가로 지난 2006년 7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브로커 유씨에게서 13회에 걸쳐 1억 78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2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정 전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파워 블로거들 세무조사 한다

    파워 블로거들 세무조사 한다

    국세청이 상품 공동구매 과정에서 해당 업체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파워블로거 현모(47·여·아이디 ‘베비로즈’)씨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국세청은 또 현씨뿐 아니라 사업자등록 없이 업체의 ‘브로커’ 역할을 하며 부당이익을 챙긴 다른 파워블로거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네이버 파워블로거 현씨의 공동구매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 피해사례를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한 뒤 중부지방국세청으로 넘겼다. 국세청 전자세원과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이윤을 얻었다면 100% 세무조사 대상”이라며 “현씨가 얻은 이익이 어떤 사업방식을 통해, 어떻게 원가가 매겨지고 매출이 구성됐는지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세무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현씨와 유사한 방식으로 일하는 파워블로거들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자도 납세의 의무를 지며, 국세청은 이에 대한 과세의 의무가 있다.”면서 “수익을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국세청도 이에 대응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세청은 전체 블로거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니라 소비자 피해가 접수된 파워블로거를 우선 조사대상에 넣기로 했다. 상업적 목적이 없는 블로거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 업체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에 대해 법리검토에 들어갔다. 공정위 관계자는 “파워블로거의 판매수수료 등 부당이익 취득 사례와 관련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무게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광고주에 대한 위반 여부가 논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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