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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은 명령한다… 살아서 돌아오라”

    “국민은 명령한다… 살아서 돌아오라”

    “산의 전설이 된 당신의 무한한 개척과 도전 정신을 존중합니다.” 지난 18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산악인 박영석(48) 대장과 신동민(37)·강기석(33) 대원의 장례 절차가 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추모 물결이 온·오프라인에서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안나푸르나 산행은 그의 인생 마지막 목표였던 세계 3대 난벽에 ‘코리안 루트’ 남기기를 위한 등반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kre***’은 “박영석님 정말 멋지게 사시다 멋지게 가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년 봄에 그 누군가처럼 깨끗한 모습으로 발견되어지길 바랍니다.”라며 추모했다. ‘gyung***’는 “박영석 대장은 평소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자주 불렀다. 도전밖에 모르던 ‘아름다운 바보’는 그렇게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의 품에 신동민 대원, 강기석 대원과 함께 영원히 안겼다.”며 그를 기렸다. 또 박 대장이 생전에 즐겨 표현했던 “세상의 주인은 따로 없다. 도전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다.”라는 말도 온라인에서 속속 퍼나르기 되며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박 대장의 모교인 동국대 산악부 ‘동국산악회’ 홈페이지에는 수색 작업 상황을 알리는 글이 여럿 남아 있었다. 그의 생존 소식을 기다리던 지인들의 안타까운 마음들이었다. 동국산악회 회원인 이준형씨가 남긴 “동악의 기상을 14봉 정상에 심어놓고, 끊길 줄 모르는 탐험심은 영석이를 안나푸르나의 품에 안기게 했으니…. 영석아! 보고 싶다. 어서 돌아오너라. 너는 슈퍼맨이야!”라는 글은 박 대장의 지인들을 눈물짓게 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학교 홈페이지에 “대장은 살아서 돌아오라. 박영석 대장! 무조건 살아서 돌아오라. 선배가, 모교 총장이 명령한다.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명령한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올리기도 했다. 산악인들도 세계 산악계에서 인정받는 걸출한 스타를 잃은 것을 아쉬워했다.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그는 산에 못 가게 하면 죽는다. 그는 죽음으로써 살아난 것이다.”라며 박 대장을 기렸다. 박 대장은 히말라야 14좌 완등, 3극점 답사, 7대륙 최고봉 완등 등 ‘산악 그랜드슬램’을 이룩했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세계 탐험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인 ‘세계 3대 난벽에 코리안 루트 남기기’였다. 박 대장과 신동민·강기석 대원의 분향소는 1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3일 오전 10시에 합동 영결식이 ‘산악인장’으로 엄수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1)태양광의 메카 美 캘리포니아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1)태양광의 메카 美 캘리포니아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는 원자력에너지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원전의 대안으로 새로운 미래 에너지 즉, 태양광·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그러나 청정(Green)에너지 개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국내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수준은 아직도 미약하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공동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선진국의 현황과 함께 국내 R&D(연구·개발) 투자비용 확대 등을 8회에 걸쳐 짚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태양광 발전을 하는 데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넓은 사막지대와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는 캘리포니아를 태양광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지역으로 거듭나게 했다. 이런 점에 주목,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IT업체인 미국의 ‘애플’사도 태양광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2만 1000명 고용 인원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건설한다. 애플의 신개념 데이터 저장시스템인 ‘클라우드’가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자급할 계획이다. 애플 창업주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죽기 전에 애플의 데이터센터를 친환경적으로 구축할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적게 내릴수록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다. 캘리포니아의 중심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의 월 평균 강수량은 32㎜에 불과하다. 특히 7월의 강수량은 고작 0.25㎜,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LA에는 최근 태양광전지(PV)를 설치한 주택이나 빌딩, 학교, 유원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LA 할리우드에 있는 세계 최대 영화제작사인 유니버설스튜디오도 패널로 모은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 영화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스튜디오 관계자는 “태양광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이며, 정전이 돼도 계속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지비도 적게 든다.”면서 “패널을 더욱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BER)는 주택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 주택 가치를 3~4% 이상 올려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 역시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 지역의 태양광 패널이 발전하는 양을 조사한 결과 3100W급 패널의 경우 W당 3.9~6.4달러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해 연간 1만 7000달러(약 1870만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집을 팔 때 태양광발전 설치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태양산업 분야 최대 전시·박람회인 ‘인터솔라 노스아메리카 2011’이 열렸다. 전시회장에는 26개국 834개 기업체가 전시부스를 마련해 놓고 고효율 전지, 고용량 패널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첨단 제품들을 앞다퉈 소개했다. 현장에서 국내 기업인 비츠로시스는 태양열 집열판과 태양열 축열탱크를 선보였다. 이 밖에 태양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의 경영자들과 태양에너지 관련 과학자, 캘리포니아 태양에너지산업협회 전무이사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기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포럼의 주요 테마는 ▲태양에너지 시장 확대와 정책 ▲경제성 등 수익구조 ▲미래형 발전설비 ▲아시아시장 개발 등이었다. 캘리포니아주가 태양광 발전에서 미국 내 최대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6년 이후 미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 분야 예산을 매년 110%씩 증액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도 ‘뜨거운 지원’으로 시장을 달궜다. 태양광 전력 생산에 따른 환급금을 W당 3달러에서 4.5달러로 인상하는가 하면 건설업체와 소비자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태양광 패널 설치를 독려했다. 캘리포니아 의회는 2017년 말까지 총 소비 연료의 20%를 태양광 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것을 의결했다. 그 결과, 2004년에 이미 총 규모 60㎿를 넘어선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전력 생산량은 2007년 91.8㎿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1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178.7㎿까지 커졌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불황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캘리포니아 시장은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널드 슈워제네거 후임으로 취임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2020년까지 약 20GW의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현실화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용어클릭] ●PV(Photovoltaic·태양광전지)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는 현상을 말하며, 태양열이나 단순한 태양빛을 의미하는 ‘솔라’(solar)와 구분해 사용됨. 다이오드 형태의 구조로 된 단위 전지는 ‘솔라 셀’(solar cell).
  • 복지부 이상한 사사오입에… 전문병원 10% ‘자격 미달’

    병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전문병원’ 제도가 삐걱거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문병원 지정 기준을 멋대로 해석하거나 부실하게 평가해 자격 미달 병원까지 선정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제는 대학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줄이고 의료 전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의료기관은 병원을 홍보할 때 ‘전문’이란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법 판례상 ‘2.9명도 2명’ 30일 복지부가 공지한 ‘전문병원 선정 기준’에 따르면 진료 과목에 따라 전속 전문의를 4명 혹은 8명 이상을 둬야 요건을 갖춘다. 관절 질환·뇌혈관 질환·대장 항문 질환 등의 전문병원은 8명, 알코올 질환·유방 질환·화상 질환 등의 전문병원은 4명씩 관련 분야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 단, 복지부는 전문의 8명을 확보해야 하는 진료 과목 가운데 지역·질환별로 환자 수가 적은 것을 고려해 전문의 인원을 ‘30%(2.4명) 이내’로 조건을 완화했다. 복지부는 지난 7월 ‘30% 이내’를 ‘올림’으로 계산해 ‘3명 이내’로 해석했다. 30%에서 37.5%(3명)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의가 5명인 병원에도 전문병원 신청 자격이 주어졌다. 때문에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99개 병원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0여곳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도 전문병원이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람을 소수점으로 계산할 수 없으니 2.4명을 3명으로 간주해 신청 자격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정법 전문가들은 “법 조항에 ‘이내’라고 명시했다면 2.9명도 2명으로 보는 것이 판례상 맞다.”고 보고 있다. 다만 복지부의 유권해석에 제3자의 이의 제기가 없다면 정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3명 적용해도 기준 미달 병원 4곳 복지부가 완화한 기준인 3명을 적용해도 기준 미달 병원은 4곳에 달했다. 관절 질환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A병원은 정형외과 전문의 수가 4명뿐이었다. 광주의 B안과와 서울의 C외과는 인력 완화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애초 기준에서 1명씩 모자랐다. 의료소비자연대 측은 “전문병원 수만 늘릴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전문성을 갖춘 병원에 한해 지정해야 한다.”면서 “복지부는 전문병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한 뒤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전문가들이 본 시민단체 과제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전문가들이 본 시민단체 과제

    시민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념과잉보다 실사구시’다. 진보와 보수로 나뉜 이념 싸움을 자제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감시에 나서야 한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된 것과 관련, 시정 비판이 아닌 시정에 개입에 대한 경계심을 일제히 나타냈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주문이다. 설동훈(왼쪽)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단체는 반드시 정치권력과 거리를 둬야 한다.”면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마치 정당인 양 밀어붙인 모습은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시민단체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판과 견제는 하되 반드시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치 정당처럼 일방적인 이념과 선입견을 가지고 펼치는 네거티브 공세가 이제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정권의 이념 성향에 따라 정부가 시민단체 실무자의 인건비 지원을 달리해 시민단체의 활동이 위축됐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시민단체가 정부의 돈을 받을 필요는 없다.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잘라 말했다. 현택수(가운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 시민단체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면서 “시민단체가 이 기회를 정치권에 진출하는 발판으로 이용할까봐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시민단체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오히려 이미지를 깎아먹는 등 역효과만 난다.”면서 “정치참여를 자제한다는 내용의 윤리강령을 내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민후보’임을 자처한 박원순 시장의 당선으로 시민단체가 부각되는 것과 관련, “방향을 잘못 짚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대화(오른쪽) 상지대 인문사회과학대 교양과(정치학) 교수는 시민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 시장의 당선은 ‘시민단체’가 아닌 ‘시민사회’의 힘이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재 시민단체가 화두이지만 시민단체보다 오히려 시민사회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보궐선거 과정에서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박 시장을 크게 도와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교육·복지 분야에서 정부와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군의관 “연대장이 가족 주치의 취급”

    육군 모부대 연대장(대령)이 소속 군의관에게 가족을 진료하도록 하는 등 ‘개인 주치의’처럼 사적인 일을 강요했다는 진정이 제기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인권위는 27일 “경기지역 육군 모 부대에서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A중위가 연대장으로부터 ‘내 가족을 진료하라’는 등 군 업무와 무관한 지시를 받아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군인권센터로부터 접수, 진상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중위는 최근 군인권센터를 찾아 사정을 털어놓았다. 진정서에 따르면 A중위는 최근 연대장인 B대령으로부터 “영내 관사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방문해 진료하고 링거 등 치료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A중위는 B대령의 황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고 싶었다. 군 업무와는 무관한 개인적인 요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A중위는 직속 상관의 명령을 따라야 했다. 설사가 심했던 B대령의 어머니에게 군병원에서 사용하는 링거를 주사했다. 이전에도 A중위는 “입안 고름을 제거한 아내의 수술 부위를 살펴봐 달라.”는 B대령의 지시에 따라 군 병원 의료기구를 들고 관사를 방문, 진료한 적이 있다. B대령의 부당한 지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중위는 지난달 휴가를 마친 뒤 복귀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B대령으로부터 ‘출퇴근 시간 제한’ 조치를 받았다. 출근은 30분 빨리, 퇴근은 1시간 20분 늦게 하라는 명령이었다. 또 부대 밖 생활을 금지하고 영내 숙소에서 거주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결국 A중위는 군인권센터를 찾았다. 군인권센터는 “군 부대 상관이 부하에게 자신의 가족을 대상으로 개인적 의료행위를 시키고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키는 것은 명백한 군인복무규율 위반”이라고 밝혔다. 군에서 상관이 부하를 마치 ‘몸종’ 부리듯 하는 경우는 다반사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휘관이 부하 병사에게 속옷 빨래를 시키거나, 운전병에게 자신의 자녀들을 학교와 학원으로 태워달라고 명령하는 등의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다. 심지어 사장단이 참모의 아내들을 동원해 자신의 집에서 김치를 담그게 하는 일도 있다. 대대장 당번병으로 복무했던 강모(22)씨는 “복무기간 중 대대장 부인의 쇼핑에 ‘짐꾼’으로 불려다녔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모대대 소대장으로 복무했던 이모(29) 중위는 대대장 아들의 영어과외를 해주기도 했다. 모두 규정에 어긋나는 처사다. 현행 군인복무규율은 군인의 직권 남용을 금지하고, 직무와 무관한 사항을 명령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군대 내 인권침해 실태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국방감독관제도와 같이 국방부로부터 독립된 감시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트위터 퍼나르기’ 막판 젊은 표 몰렸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에 큰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NS가 보여 준 ‘투표독려’와 ‘투표 인증샷 놀이’ 등이 실제 상당수의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한 표는 대부분 박 후보에게 집중됐다. 낮 동안 매시간 2~3%씩 오르던 투표율은 퇴근시간인 오후 6시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투표가 종료되는 8시까지 순식간에 8.7%가 더 올랐다. 30%대에 머물던 투표율은 48.6%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재보선 투표율 최고치다. 직장인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벌어진 투표독려 운동과 투표 인증샷 놀이를 잘 알고 있었다. 직장인 최모(31)씨는 “근무시간 짬짬이 트위터를 하는데 트위터 글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근하면서 투표할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퇴근길 집으로 향하던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돌리게 했다. 젊은 직장인들의 투표율 상승은 박 후보를 더욱 유리하게 만들었다. 서울시장 선거가 세대별 대결 구도로 짜여져 있었던 까닭이다. 컴퓨팅 사회 분석기관 ‘그루터’가 지난 한달간 ‘서울시장 후보 트위터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RT(퍼나르기)된 메시지’ 상위 20개 모두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나경원 후보를 비판하는 글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인권위 “전·의경제 폐지하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구타 및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 전·의경 제도를 아예 없앨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대신 직업 경찰관제로 대체하는 복안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25일 “수차례의 개선 권고에도 불구하고 구타 및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 경찰의 전·의경 제도를 폐지할 것을 경찰청장과 국방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전·의경 제도 자체를 없애지 않는 한 관행화된 부대 내 폭력 및 가혹행위를 뿌리뽑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인권위는 “전투경찰대 설치법에 따르면 전·의경의 주임무가 대간첩작전 수행임에도 현실적으로는 시위진압 등 경찰의 보조 인력으로 운용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은 법의 합목적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업무 보조 역할을 병역 의무의 연장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전투경찰은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작전전투경찰순경(전경)과 치안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의무전투순경(의경)으로 구분된다. 인권위는 “전경의 경우 현역 군인이 되기 위해 육군에 입대했는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 전환 복무돼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면서 “의경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경찰 업무보다는 시위진압부대 등에 배치되면서 복무 부적응자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이와 관련,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현역 복무대상자를 전경으로 차출하는 제도가 내년부터 폐지된다. 의경이 전경의 임무를 대신한다. 병무청은 이 같은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지난 8월 입법예고했다. 병무청 측은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전경 차출은 없다.”고 못박았다. 또 경찰청과 행안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들은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직업 경찰관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직업 경찰제 유지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사는 부모 48% 자녀 한자이름 못써

    서울에 사는 30대 이상 성인 가운데 절반이 자녀의 한자 이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균관대 이명학 한문교육과 교수는 자녀를 둔 30~80대 서울시민 427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한자 이름을 쓰도록 한 결과, 47.8%인 204명이 틀리거나 어떻게 쓰는지 몰랐다고 24일 밝혔다. 응답자의 30.2%인 129명은 아예 쓰지를 못했고 17.6%인 75명은 썼으나 틀렸다. 이 같은 경향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심했다. 자녀의 이름을 정확히 쓴 응답자의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64.6%, 50대가 56.0%, 40대가 54.6%, 30대가 37.2%였다. 더욱이 서·최·정·류·국·오 등의 성조차 틀린 사람도 많았다. 이 교수는 “한글 전용정책 이후 40여년 동안 한자 교육을 충분히 실시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라면서 “최소한 자녀의 한자이름 정도는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초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Weekend inside] “보복이 두려워” 강력범죄 눈감는 사회

    [Weekend inside] “보복이 두려워” 강력범죄 눈감는 사회

    살인·강도·강간·폭력 등의 범죄를 신고할 때 주어지는 ‘범죄신고 보상금’은 건당 28만원에 불과하다. 정부 부처 등이 운영하는 주요 신고보상금에 견줘 액수가 크게 적어, 신고 유도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상금 액수 현실화로 112 신고율을 높여 범죄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21일 경찰청의 ‘범죄 유형별 신고보상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2708건의 범죄 신고가 접수돼 7억 5862만원의 보상금이 집행됐다. 건당 28만 140원이다. 2009년 34만 7400원, 지난해 33만 9800원보다도 적다. 범죄신고 보상금 예산도 감소했다. 2008년 15억 9159만원에서 올해 12억 9180만원으로 3년 사이 19% 줄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고려, 선거사범용 신고보상금 5억원이 추가로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액은 9424만원에 그쳤다. 해마다 신고 보상금 예산이 줄어드는 만큼 실제 지급액도 낮아지고 있다. 경찰청 훈령의 ‘신고(검거공로자) 보상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불법 선거운동 사범은 최대 5억원 ▲3인 이상 살해범은 최대 5000만원 ▲2인 이하 살해범은 최대 2000만원 ▲아동성폭력 사범은 최대 1000만원 ▲반복적 강도·성폭력과 연쇄방화범 등은 최대 500만원이다. 경찰은 부족한 예산을 감안해 보상금 산정 시 최대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를 지급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신고 보상금이 지급된 살인 86건, 강도 389건, 강간 218건, 폭력 115건 등 전체 4883건의 범죄의 경우 최대 한도액의 절반만 산정해도 건당 평균 72만 9400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급액은 절반도 안 됐다. 경찰도 신고 보상금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 범죄 위협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지급되는 보상금 액수는 너무 적다.”면서 “시민들이 범죄 현장을 외면하거나 신고하기를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지난 4월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마늘밭 110억원 돈뭉치 사건’의 경우 신고한 굴착기 기사는 지급 한도에 맞춰 보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거액의 은닉 자금을 신고했는데 200만원의 보상금은 불합리하다는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지급하는 신고보상금 지급액은 경찰의 범죄 신고 보상금보다 훨씬 많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급하는 불법학원 신고(학파라치) 보상금은 40만원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예산낭비 부조리 사례 신고자에게 800만원을 지급했다. 박경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신고보상금 제도가 경찰행정에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라면서 “보상금 현실화는 국민들의 112 신고율을 높여 범죄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피해자 중심 수사·독자적 현장지휘로 신뢰 높여야”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피해자 중심 수사·독자적 현장지휘로 신뢰 높여야”

    ‘뉴캅스 수사버전을 올려라’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피해자 중심의 수사 제도 확립을 위한 선결과제, 경찰의 국민신뢰 회복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과 대안을 들어봤다. 조병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정책개발연구실장,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피해자, 지역주민과 같은 치안 수요자들의 목소리가 수사과정에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법과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의식 전환을 이끌어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주체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해자 중심의 수사 제도를 확립하려면. -조병인 정책개발연구실장(이하 조) 경찰이 피해자를 수사를 위한 참고인으로 여기는 관행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배려해야 한다. 초기 수사를 진행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하지 않게 한다든지, 살인사건의 현장을 경찰이 나서서 치우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살인 피해자는 죽고 없지만 유가족도 모두 피해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자들이 적절한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곽대경 교수(이하 곽) 수사의 효율성만 내세우다 보면 범인을 찾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피해자를 범죄 정보 제공자로만 간주하게 된다.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도록 돕는 노력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들은 정신적 충격이 크고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 때문에 경찰서에 필요 이상으로 출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수사관들이 피해자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 법이나 제도개선이 중요하다. 그동안 경찰이 미비점을 많이 보완해 왔지만 의식 개선은 미흡했다. 경찰관에 대한 지속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경찰 채용 시험에서 경찰학, 형법 등의 전문 과목뿐 아니라 헌법과목을 포함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도록 해야 한다. 채용 이후에는 지속적인 인권교육을 통해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지역 맞춤형 치안을 위해 필요한 개선책은. -조 지역적 특성과 인구분포를 분석해서 범죄 예방차원에 초점을 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외국인 범죄가 많은 지역에서는 통역사 등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 특히 계절별로 발생 추이가 달라지는 범죄에도 경찰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을철 값나가는 농작물을 훔쳐간다거나, 명절·연말연시 은행 주변에 날치기범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곽 지역 맞춤형 치안은 번거롭다. 많은 수고도 요구된다. 그러나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엔 제격이다. 위로부터 공문이 내려와 일제 단속하는 방식은 효과가 떨어진다. 지역 현안에 대한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가 중요하다. -오 경찰 통계에 문제가 있다. 경찰이 절도에 관심을 갖고 집중 단속하면 절도 통계가 높아지는 식이다. 때문에 통계에 의존한 맞춤형 치안이 돼선 안 된다.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치안 수요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어떤 지역은 어린이 안전을 챙겨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런 점을 반영하려면 학부모들과 경찰이 대화하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찮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조 국민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검·경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모두 일리가 있다. 서울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등도 논리적인 근거보다는 막연히 경찰이 활동에 제약을 받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사회 분위기는 경찰을 믿어도 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곽 일선 수사 현장을 담당하는 주체가 경찰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97~98%는 경찰이 먼저 인지한다. 검찰에서 모든 수사를 지시하는 것은 현실에는 맞지 않다. 검찰이 전국에서 매일 발생하는 220만~230만건의 사건 현장에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지휘하려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오 수사권 논의는 검·경 간의 협의만으로는 곤란하다. 법학계나 시민사회, 인권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지한 논의를 통해 최적의 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힘겨루기 하듯 해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경찰의 최우선 과제는. -조 수사를 공정하게 잘해야 한다. 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경찰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평가를 하라면 A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주민들이 A+를 바란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흉기를 든 피의자에게 쫓기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곽 마찬가지다. 경찰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신속하게, 그리고 과학적 수사 기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 원칙을 지키고 인권을 보호하면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오 일관된 법집행을 해야 한다. 집회·시위 대응이 그렇다.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부랴부랴 관심을 갖는 모습도 사라져야 한다. 특히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경찰은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뉴캅스’ 기획에 대한 총평은. -조 경찰이 잘하는 것도 많은데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기사가 된다. 늘 과잉수사, 부실수사에 대한 지적이 많다. 비판만 한다고 대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기획에서) 국민들의 불만만 늘어놓은 점은 아쉽다. 전후 관계를 충분히 따져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안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또 지역 시골의 경찰뉴스를 더 발굴했으면 했는데 아쉽다. 방문객이 턱을 괴고 서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지역 경찰서도 많기 때문이다. -곽 과학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느끼는 경찰 수사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려고 한 건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학계와 공동으로 분석한 것도 훌륭했다. 언론의 이런 노력들이 계속해서 쌓이면 단순한 기획보도가 아니라 학계나 경찰의 실무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 “내 목숨값 99엔밖에…” 日 총리 방한 규탄

    “내 목숨값 99엔밖에…” 日 총리 방한 규탄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방한을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18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소속 회원 20여명은 오후 1시 “최근 일본 정부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물가와 화폐 가치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해방 당시 금액인 99엔을 지급하라는 결정은 모욕적”이라며 비판했다. 회견에 참석한 ‘99엔 소송’의 당사자인 양금덕(82)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가 고된 노동을 한 내 목숨 값이 99엔밖에 안 된다는 뜻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11월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 동원한 한국인 할머니와 유족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1인당 99엔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집회 도중 “일제강점기에 아버지가 사할린에 강제동원됐다가 현지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한 한 유족이 칼로 손가락을 그어 혈서를 쓰려다 경찰에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60명의 이름으로 “19일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갈수록 생존 피해자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면서“가슴 속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직접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 달라.”고 요구했다. 독도수호연대도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 한반도 식민지배를 사죄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독도침탈 망언까지 일삼고 있다.”며 규탄했다. ‘한국일제피해희생자총연합’은 오전 11시 “일제 강점기 국내서 끌려가 희생당한 이들을 위해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② 주민이 원하는 치안 따로 있다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② 주민이 원하는 치안 따로 있다

    지난 9월 27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한 고급 주택가. 한 집의 대문이 열려 있었다. 택배 배달이 왔다간 뒤 가사도우미가 미처 잠그지 못해서다. 마침 이 집 주변을 배회하며 기회를 노리던 ‘부잣집 전문털이범’은 “이때다.” 싶었다. 집안으로 들어간 그는 가사도우미 몰래 다이아몬드, 금거북이, 시계, 반지 등 각종 귀금속을 훔쳐 호주머니에 넣고 집을 빠져나와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집 주변에 폐쇄회로(CC) TV들이 설치돼 있었지만, 범인이 집안으로 침입하는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CCTV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노린 것이다. 부자 동네에는 다른 주택가보다 값비싼 귀금속 등을 가진 주민들이 많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철저한 방범·보안장치에도 불구, 한탕을 노리는 절도범의 ”매력적인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실제 최근 3개월 사이 서울 성북동 부자동네서 10여건의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곳들은 대낮에 집이 비어 있거나 문이 열려 있었던 공통점이 있다. 집이 넓다 보니 CCTV의 사각지대도 많다는 지적이다. 부유층이 사는 지역은 아니지만 집이 촘촘하게 붙은 일반 주택가도 절도범들에게는 비교적 손쉬운 범행대상이다. 물론 한몫 챙기기는 어렵지만 방범이 허술한 탓에 침입과 도주가 용이한 까닭이다. 범죄는 지역 환경에 따라 발생 종류와 빈도에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성범죄 사건은 주로 도심지로부터 떨어져 있거나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외국인 범죄가 많기 마련이다. ●절도·성범죄 지역 CCTV·야간조명 밝게 17일 서울신문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서울지역 구별 5대범죄 발생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관악구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은 1049건으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구(884건), 강남구(855건), 광진구 (761건), 서초구(726건), 구로구(715건)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야산이 인접한 지역이거나 유흥가 주변, 좁은 골목이 있는 주택가 등에서 성폭행이 많이 일어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동성범죄 사건은 중랑구와 영등포구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각각 16건씩 일어났다. 경찰은 “좁은 골목이 많은 지역인 데다 저소득 가구가 많아 ‘방임 아동’이 적지 않은 탓에 아동들이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62건씩 일어나는 ‘외국인 범죄’는 구로구와 영등포구, 경기 안산 단원구가 압도적이다. 구로구 가리봉동, 안산 단원구 원곡동 국경없는마을 등은 조선족을 비롯한 동남아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특히 원곡동에는 거주민의 68%에 이르는 약 4만명(미등록 포함)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범죄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경찰서별로 살펴봐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는 서울 구로서가 234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산 단원서(2212건), 서울 영등포서(2195건) 순이다. 지역별 범죄 발생 빈도와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치안 요구도 다르다. 절도나 성범죄가 잦은 지역에서는 “CCTV를 더 설치해 달라. 거리 조명을 밝게 해 달라. 방범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한다. 조사를 받거나 업무 목적으로 경찰서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야간이나 주말에 통역사가 즉각 오지 않아 불편함이 크다. 경찰서에 통역사가 항시 상주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치안 활동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경찰도 ‘지역경찰 활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요 범죄보다 실제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범죄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등 국민중심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범죄 지역 경찰서 통역사 배치 하지만 경찰의 지역별 맞춤식 치안활동은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다. 주택가에는 아직 CCTV의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성범죄 발생 우려가 높은 주택가 방범 활동은 형식적이라는 시민들의 불만도 높다. 특히 외국인 범죄를 수사하는 외사계 소속 경찰관의 숫자는 전체 경찰의 1.1%에 불과한 1000여명에 불과하다. 단원서, 구로서·영등포서 등에는 통역할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범죄 대응에 있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경찰이 5대 범죄 등 주요 발생 사건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검거 실적을 올리려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다 보니 지역별 맞춤식 치안에 소홀한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치안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지역 경찰의 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호봉에 비정규직 경력도 인정해야”

    국가인권위원회는 초임 호봉을 확정할 때 공공법인에서 유급으로 일한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하도록 ‘지방공무원 보수 규정’을 개정하라고 행정안전부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모(45)씨는 지난 1993년부터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운전원으로 일하다 1999년 계약직으로 전환돼 2006년까지 일했고, 같은 해 한 군청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군청 측은 이씨의 정규직 기간 경력만 70% 인정해주고 계약직 경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씨는 이에 대해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행정안전부는 “정규직은 담당 업무가 명확하고 인사관리가 체계화돼 있어 업무 연관성을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 경력은 종류와 업무 내용이 너무 다양하고 인사관리가 체계적이지 않아 효용성을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호봉제는 과거 경력이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전제에 기초하므로 과거 경력에 대한 내용 분석 없이 단지 고용 형태라는 형식적 요소로 호봉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계약직으로 근무할 때도 정규직으로 근무할 때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며 상근했다고 인정되며 농협은 계약직원도 정규직원과 같이 근태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계약직 경력도 정규직과 같이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男 불임 51% 급증… 여성의 2배

    남성에 따른 ‘불임부부’가 크게 늘었다. 질환을 비롯, 결혼연령 고령화와 음주·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이유로 남성의 수태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불임이란 1년간 별다른 피임을 하지 않은 부부가 정상적인 관계에도 불구,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임 진료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2006년 2만 3099명에서 지난해 3만 4811명으로 50.7%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12만 5309명에서 14만 9765명으로 19.5% 느는 데 그쳤다. 남성의 증가율이 여성 증가율의 2배가 넘었다. 물론 불임 진료인원의 절대 숫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다만 주목되는 점은 남성과 여성 간의 불임 진료비율 격차가 2006년 5.4배에서 지난해 4.3배로 줄어든 사실이다. 전체 진료인원은 지난해 18만 4576명으로 2006년에 비해 24.4%, 연평균 5.8% 늘었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기준 남성 73%, 여성 66.7%가 모두 30대였다. 여성 가임연령인 20~40대 모든 구간에서 불임이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30대 불임이 증가한 것은 초혼 연령이 늦어진 탓으로 보인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남성의 경우 음낭질환과 내분비질환 등이, 여성은 배란장애, 나팔관·자궁 이상, 골반염 등이 대표적이다. 원인 불명도 10%나 된다. 산부인과 전문의 사이에서는 수태능력 저하를 최근의 불임 증가의 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전문의는 “가임력이 떨어진 부부라면 자연임신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檢 반응 “모든 수사를 검사가 지휘한다는 것은 기본”

    검찰은 경찰이 형사소송법 시행령 초안에 ‘전·현직 검사 등에 대한 수사지휘권 배제’라는 조항을 넣은 데 대해 격앙된 분위기다. 검사들을 싸잡아 ‘잠재적 비리 범죄자’로 여긴다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사축소는 국민인권침해 막기 위한 고육지책” 검찰은 “형소법을 보면 ‘모든 수사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전제한 뒤 “(검찰 측 초안에 포함된) ‘경찰의 수사개시 보고서 작성 의무화’ 조항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못 박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개시보고서 작성 의무화는 내사의 범위를 줄이고 수사의 범위를 넓힌다는 의미”라면서 “경찰뿐 아니라 검찰도 내사에 통제를 받기 때문에 수사 편의상 힘들어지지만 국민들의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사는 법에 명시돼 있지도 않을뿐더러 수사 기관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관행상 개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법경찰관의 기소·불기소 등 송치 의견에 대해 검사가 지휘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경찰 초안과 관련, 검찰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의 재지휘를 통해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수사 결과가 바로잡힌다면 결국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 아니냐.”면서 “경찰 수사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검사가 재수사를 지휘하는 것은 정확하고 합리적인 수사를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권 조정을 서로 자신의 권한을 키워가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검사들 싸잡아 잠재적 비리범죄자로 여기나” 다른 검찰 관계자는 “검사에게 수사의 모든 권한을 부여한 법무부 제시안은 위헌”이라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가 경찰의 입장을 존중해 배려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데, 검찰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어서 경찰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잘라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양천경찰서 형사계 팀장 ○○○입니다. 살인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피 냄새가 지독하다고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요. 청소 좀 해주세요.” 지난해 8월 중순 금요일 오후 4시쯤 서울남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직원은 퇴근 무렵이라 일정을 미루고 싶었지만 마지못해 현장을 찾았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바로 지난해 여름 단지 ‘행복한 웃음소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를 휘두른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 현장이었다. 센터는 지역 검찰청 산하의 민간 봉사단체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터라 피는 바싹 말라붙어 있었다. 숨 쉬기 힘들 만큼 냄새는 고약했다. 음식물까지 부패했다. 온통 악취가 진동했다. 센터 직원은 결국 청소대행 업체를 불러 청소를 마무리했다. 그는 “살인 현장의 피를 보니 피해자와 가족이 겪었을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며 몸서리쳤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바라본 유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은 말할 수 없다. 사망한 임모씨의 부인은 사건 당시 범인에게 머리를 둔기로 맞아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그는 “친척들이 가까이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나기가 무섭고 두렵다.”며 한때 스마일복지센터 입소와 심리치료를 거절했다. 센터의 설득 끝에 부인과 두 자녀는 센터에 들어가 10일간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살인 현장을 흥건히 적신 피는 누가 닦아 낼까. 경찰일까, 유가족일까. 정답은 유가족이다. 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다. 경찰에게는 사건 현장을 뒤처리할 책임이 없다. 경찰은 사진을 찍고, 증거물을 채취하고 나면 곧장 현장을 떠난다. 때문에 현장 보존이 끝난 이후 사건 흔적을 닦고 지우고 복구하는 일은 가정이면 유가족에게, 공공건물이면 소유주가 맡을 수밖에 없다.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은 유가족이 감당해야 할 몫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 뒤처리와 관련한 지원 예산이 따로 없기도 하지만 경찰 본연의 역할이 아닌 서비스는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범죄 현장 뒤처리를 담당하는 공식적인 정부 단체나 용역 업체는 따로 없다. 그나마 법무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는 지역 검찰청 산하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사건 현장 뒤처리 및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차이가 크다. 사건 당일 즉각 수습하는 센터가 있는가 하면 일주일이 되도록 처리를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지원센터가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또 사건 현장 뒤처리를 1차 수사기관인 경찰이 아닌 검찰이 맡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뒷수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경찰 측은 “왜 경찰이 사건 뒤처리와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비판할 수 있지만 예산 문제 등 제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경찰 내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갖춰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 곳이 드물었다. 형식적이다. 경찰은 2004년 8월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을 경찰청 훈령으로 제정해 공포했다. 법에 근거해 ‘피해자보호관’, ‘피해자서포터’ 등 범죄 피해자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됐다. 일선서에서는 범죄피해자지원협회 등 자원 시민단체를 위촉, 도움을 받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이 제도를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보호관은 형사·수사과장 등 일선서 과장급, 피해자서포터는 담당 형사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찰도 부지기수다. 경찰 조사를 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상담 안내도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법무부를 통해 피해자 구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친다.”고 털어놓은 경찰도 있다. 특히 피해자서포터의 경우 경찰 경력 10년 이상, 피해자 보호에 열의가 있는 자 등의 조건을 달고 있지만 지켜지는 곳은 드물다. 더욱이 경찰서마다 설치돼 있는 인권상담지원관인 부청문감사관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 역할을 못하는 곳이 많다. 피해자들이 먼저 이 제도를 알고 경찰에게 다가가지 않고서는 도움을 받기 힘든 구조다. 경찰청의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 역시 ‘경찰 공무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초기 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등 원론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탓에 실효성이 낮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력해야 한다 수준의 총론식 규정을 보다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범죄 피해자들이 경찰의 무관심으로 인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충분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이봉서 前장관집 턴 절도범 ‘영장기각’

    이봉서(75) 전 상공부 장관(단암산업 회장, 한국능률협회 회장)의 자택을 털어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56)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3일 정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검사에게서 기각됐다고 밝혔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검사가 기각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정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성북동 이 전 장관 집에 들어가 다이아몬드와 귀금속 등 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전 장관의 집 근처를 배회하는 정씨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 다이아몬드 (캐럿) 측정기·감별기와 금 절단기, 장물을 맡긴 것으로 추정되는 전당포 표 등의 증거를 토대로 정씨의 구속 수사를 자신했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정씨가 홍콩으로 출국해 17만 홍콩달러(약 2500만원)를 환전한 데다 처음엔 “성북동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CCTV를 들이밀자 “소변 보러 갔다.”며 말을 바꾼 점도 구속영장 신청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 담당 검사는 “정씨가 훔친 물건을 확보했거나 그가 이 전 장관의 집에 들어갔다는 사실 둘 중 하나만 입증했다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언론에 보도가 안 됐으면 구속영장을 청구해 수사를 지휘했겠지만, 대대적으로 보도가 된 사안이다 보니 법원에서 기각될까봐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면 구속 수사가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 아쉽다.”면서 “정씨가 증거 인멸을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최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간의 기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성북동 절도 용의자 2명 검거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오후 이봉서(75·단암산업 회장·한국능률협회 회장) 전 상공부장관의 집에 들어가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정모(56)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정씨를 용의자로 지목, 11일 충북 영동군 황간휴게소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12일 새벽 국민대 이사장 한모(79)씨 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다 도주한 전모(60)씨를 절도미수 혐의로 이날 붙잡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길 잃은 무교동 ‘글로벌 거리’

    길 잃은 무교동 ‘글로벌 거리’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글로벌 스트리트’(Global Street)에는 돌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글로벌 스트리트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세계적인 명물거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2009년 7월 중구 무교동에 만들어졌다. 연구용역비만 1억원이 넘게 든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현재 무교동 어디에서도 명물로 불릴만 한 이국적인 거리는 없다. 길가 보행로에 놓인 일반인 무릎 높이의 네모난 돌의자가 전부다. 돌의자 옆면에는 각 나라 국기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이곳이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조성한 글로벌 스트리트”라고 하자 이상하다는 듯 “왜 그렇게 부르느냐.”고 되물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7년 8월부터 2008년 1월까지 6개월간 ‘서울 글로벌 스트리트 조성방안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맡았다.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청계천에 이르는 300m 가량의 무교동 거리를 다문화를 상징하는 지구촌 문화거리로 만들기로 하고 의뢰한 연구용역이었다. 여기에 1억 3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연구용역비가 들었다. 보고서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거리의 보행 환경과 이용자를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라틴구, 스트라스부르그, 스위스 제네바, 두바이의 비즈니스베이, 일본 오사카 신사이바시 거리, 요코하마 모토마치 상점가, 중국 상하이의 테임즈타운과 와이탄 등이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배경 연구로 무교동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설문조사 등 다양한 분석도 함께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이곳에는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다문화 레스토랑, 글로벌 약국, 다국적 스낵코너, 전시거리, 외국인 커뮤니티 광장, 글로벌 벼룩시장,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또 상점 운영자에 대한 외국인 맞이 교육도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2009년 5월 서울시가 발표한 글로벌 스트리트 조성계획은 ▲66개 돌의자에 자매결연을 맺은 국가의 국기와 이미지, 인삿말이 새겨진 스티커 부착 ▲4차선 도로를 2~3차선으로 조정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간이무대 설치 등에 그쳤다.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대부분의 내용은 취소·묵살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리를 비우자는 데 의견이 모아져 계획이 대부분 취소됐다. 반드시 계획대로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들은 “차로 옆에 놓인 돌의자에 앉아있기도 겁날 뿐더러 매주 화·목요일 점심시간에 간이무대에서 열리는 외국 전통문화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더라.”면서 “이러니 전시행정이니 탁상행정이니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봉서 전 장관집 턴 성북동 절도 용의자 검거

     최근 서울 성북동의 부촌(富村) 일대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봉서(75) 전 상공부장관(단암산업 회장·한국능률협회 회장)의 집을 턴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국민대 이사장 한모(79)씨의 집을 턴 용의자와 동일범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성북경찰서는 정모(56)씨를 이 전 장관의 자택에서 귀금속 등을 훔친 절도 용의자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오후 2시 30분쯤 성북동 이 전 장관의 집에 들어가 다이아몬드와 순금거북이 등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끝에 정씨를 용의자로 지목, 11일 오후 3시 충북 영동군 황간휴게소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범행 여부 등을 캐고 있다. 그러나 정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도난품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정씨의 혐의 입증이 다른 절도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씨는 1997년 형과 함께 서울 성북동과 한남동 주택가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집만 골라 절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혀 복역한 뒤 지난 7월 출소했다. 정씨의 형은 출소 후 또 다른 범죄를 저질러 다시 구속 수감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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