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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별들의 전쟁’ 시작됐다

    은행권에서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연말연시 주요 시중은행 부행장 인사가 대규모로 진행되고 사외이사도 대폭 물갈이될 전망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물러난 자리에 신(新)관치, 정치금융 논란이 불거지며 그 어느 때보다 인사청탁과 줄서기로 금융권이 혼탁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우리은행이 부행장 12명 중 5명을 교체하는 ‘중폭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6명의 부행장 중 함영주, 정수진, 황종섭, 김영철, 이영준 등 5명의 임기가 오는 31일 끝난다. 김병호 부행장은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임기가 다음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외환은행은 이현주, 추진호, 신현승, 오창한 등 부행장 4명의 임기가 연말에 모두 끝난다. 두 은행의 통합 후 인사가 이뤄지게 되면 대대적인 물갈이는 물론 조직 슬림화를 위한 임원 감축마저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13명의 부행장 중 임영진, 김영표, 이동환, 임영석, 서현주 부행장 등 5명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농협은행도 10명의 부행장 중 이신형, 이영호, 이정모 부행장 3명이 이달 임기를 마친다. 국민은행은 7명의 부행장 중 홍완기 신탁본부장만 올해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KB 사태’ 이후 ‘관련자 정리’를 요구하고 있어 인사폭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사외이사들도 대거 교체된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이미 줄사퇴를 예고했다. 국민은행에서도 오갑수, 박재환 사외이사가 물러난 데 이어 김중웅 이사회 의장의 임기도 내년 4월이면 끝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배제되는 분위기라 부행장 승진자들은 곧바로 잠재적 차기 행장 후보군에 든다.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며 “사외이사 자리 역시 정피아(정치인+마피아)들의 인사청탁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 금융사마다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與, 연금개혁 사회협의체 수용

    새누리당은 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논의와 관련, 야당이 주장하는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한 지 하루 만에 기존 입장을 전향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당·청이 전날 만나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여겨진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체는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국회의 본질과 접목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며 합의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정·공무원,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 20일 정도 활동 시간을 부여하고 여야도 국회 내에서 활동을 병행하며 투트랙으로 개혁안을 논의할 생각”이라면서 “야당을 존중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가 제시한 방향은 여야가 이해 당사자로부터 각각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도출했던 ‘세월호특별법’ 합의 모델보다 더 발전적인 협상 방안으로 인식된다. 앞서 김무성 대표가 각계 공무원들과 면담을 시도한 것은 세월호법 협상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었다. 새누리당이 전향적 입장을 취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내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던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이 이날 만장일치로 추인, 당론으로 확정된 것도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은 뭐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정윤회씨 사태가 없었으면 혁신안이 이렇게 순조롭게 통과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일련의 결정에는 정치권 깊숙이 번진 비선 실세 국정 개입 논란을 지우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는 얘기다. 여야는 또 오는 15~16일 열리는 긴급현안질문 주제에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 개혁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윤회씨 논란에 집중될 야당의 공격을 최대한 분산시켜 보겠다는 여당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합의로 읽힌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논란을 ‘정윤회 게이트’로 확산시키며 여권의 폐부를 찌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사자방 국정조사도 쌍끌이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느긋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복지 사각지대 빈곤층 지원을 위한 ‘송파 세 모녀법’과 2014학년도 수능 문제 출제 오류로 인한 피해 학생 구제 특별법, 퇴직 공직자 취업을 제한하는 ‘관피아 방지법’ 등을 의결하고 본회의로 부의했다. 하지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편성을 위한 지방채 발행 근거법인 지방재정법 개정안과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관련 법 등이 야당의 반대로 정기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는 대통령 친척 및 측근 비리 근절에 나설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도 이날 뒤늦게 구성했다. 특별감찰관제는 지난 6월 관련 법이 발효됐지만 여야는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野, 비선 실세 ‘문체부 인사 개입’ 집중 추궁… 김종 차관 “언론보도 사실이면 사퇴하겠다”

    정윤회씨 동향 파악 문건 유출로 인한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5일 국회를 파고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빠른 템포로 여권을 몰아세웠고 그동안 말을 아껴 온 새누리당은 논란이 번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본격 대응에 나섰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박근혜 대통령이 문체부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폭로는 이날 여야 정치 공방의 ‘불쏘시개’가 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인사청탁 창구로 지목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에게 비선 실세 인사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한양대 동문인 두 사람이 공모해 인사 전횡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게 추궁의 초점이었다. 이에 김 차관은 “이 비서관을 잘 모른다. 딱 한 번 인사한 것밖에 없다”며 “만약 이 비서관과의 사이가 언론에 나온 대로 사실이라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또 정씨가 승마선수인 딸이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청와대에 입김을 불어넣었고 이후 승마협회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성 감사가 이뤄졌으며 문체부 관계자가 박 대통령의 지시로 인사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정씨 딸의 성적증명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정 선수는 훌륭한 선수”라고 옹호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자라나는 꿈나무를 특혜를 받는 모자라는 선수로 매도했다”고 반격했다. 이날 회의 도중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이 김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는 메모를 전달했다가 발각돼 파문이 일었다. 설훈 교문위원장은 “국민의 대표를 싸움 붙이라고. 공직자로서 할 소리냐. 국민을 어떻게 알고 이러느냐”고 호통을 친 뒤 정회를 선포했다. 회의가 멈춘 이후에도 설 위원장은 우 국장을 향해 “미친놈”이라고 쏘아붙이는 등 분을 삭이지 못했다. 우 국장은 “김 차관이 말씀을 많이 하시면 별로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서 윗사람을 모시는 마음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유 전 장관을 겨냥해 “도대체 왜 이런 분을 장관에 임명해 나랏일을 맡겼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라면서 “한 나라의 장관을 지낸 분까지 나라를 혼란케 하는 일에 동참하는 데 대해 정말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최소한 인간 됨됨이라도 검증해서 장관을 시켜야 한다”고 공격했다. 새정치연합은 비선 실세 의혹 규명을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치 공세”라고 규정하며 응하지 않아 회의는 20분 만에 산회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대통령 관저 문턱 낮추고 읍참마속을”

    “朴대통령 관저 문턱 낮추고 읍참마속을”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의혹이 대통령 측근 간 권력 투쟁 및 기강해이 논쟁으로 일파만파 번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청와대의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태를 보는 정치·행정·법률 전문가들의 인식은 더욱 가혹했다. 정씨의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이 출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4일 서울신문은 과거 청와대 근무자를 비롯해 전문가 10명을 상대로 긴급 현안조사를 벌였다. 전 청와대 참모(김희상·박범계·익명 2명)와 정치 평론가·교수(신율·윤평중·전원책·최창렬·태윤정·한상희) 등이 현 정국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리더십과 측근, 그 자체”라는 데 전원 동의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정권과 다르게 청와대 내 권력투쟁 양상이 표출된 것은 조직을 장악할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방증”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직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도 “청와대 내부 알력 다툼을 이렇게 밖으로 끄집어내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검찰 수사를 봐야겠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총평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 측근 비서관(안봉근·이재만·정호성)이 비선인 정씨와 결부돼 인구에 회자되는 것 자체로 청와대 리더십이 회복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태윤정 선을만나다 대표는 “정씨가 박 대통령과 관련된 공식 직함을 갖고 있었던 것은 2000년대 초반까지로, 기본적으로 옛날 사람”이라면서 “2014년에 안 맞는 인물인 정씨가 언급되는 자체로 박 대통령이 과거 시대에 묶여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정무비서관을 지낸 인사는 “청와대엔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데, 관저의 문턱이 너무 높아 수석비서관들도 대통령 보고 사항이 있으면 이메일을 통해 부속실로 보낸다고 들었다”면서 “비서실도 작은 정부인데,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건 의혹이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과 정씨 간 권력암투로 비화되며 김 비서실장이 무풍지대에 서는가 했지만, 전문가들의 아픈 지적은 김 비서실장에게 집중됐다. 10명 중 8명이 김 비서실장의 즉각 퇴진을, 7명이 김 비서실장과 측근 비서관 3명의 동반 퇴진을 촉구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대통령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비서관들이 민간인 신분에서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건 유출 사건만 꼬리 자르듯 처리하고 넘어가면, 사태는 무한히 증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박 대통령은 읍참마속의 고사를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참에 청와대 조직과 행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비서실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대통령과 장관 간 독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캐나다 등지에는 ‘선샤인(햇살·sunshine)법’이 있어 참모들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모두 기록되고 공개된다”면서 “박 대통령이 보고 읽는 수첩에 들어간 내용이 어떤 경로로 포함됐는지 밝힐 정도로 청와대 행정에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방방곡곡 폭력예방 파수꾼 교육, 택시기사와 함께!

    방방곡곡 폭력예방 파수꾼 교육, 택시기사와 함께!

     여성가족부는 성폭력 등 폭력 예방 및 지역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5일경기도 하남시 신장택시 교육장에서 소속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전국 방방곡곡 폭력예방 파수꾼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폭력에 대한 감수성 향상 및 인식 개선을 위한 동영상 시청 등에 이어, 교육을 받은 택시기사들이 폭력 위기 상황에 처한 지역주민을 발견할 때 방관하지 않고 적극 개입해 지원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시민을 위한 안전 파수꾼’의 역할을 결의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교육강사로 참여한 한영애 전문강사(하남YWCA부설 성폭력상담소장)는 “택시기사 대상 예방교육 실시 사례를 학부모 등 교육생에게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택시를 타는 것이 한결 편안하겠다며 해당 업체명 등을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속적 교육 참여는 결국 택시기사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장택시의 이영준 전무는 “이번 교육이 안전운행 및 친절한 서비스 제공 뿐 아니라, ‘달리는 안전 지킴이’ 역할 수행을 위한 다짐을 하는 기회가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가부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대상 의무교육 확대 실시와 함께 일반국민 대상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특히 택시, 버스 기사 등 운송업계 종사자는 ‘가장 일찍부터 가장 늦게까지’ 일반시민과 생활 현장에서 직접 만나고 있어 이들을 ‘지역의 안전 파수꾼’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교육을 원하면 희망 교육일 10일 전까지 교육신청서를 작성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문의 02-3156-6127, 6116)에 제출하면 된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가의 노력은 일반시민들의 적극적 동참으로 더욱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일반시민들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운송 기사분들이 예방 교육으로 익힌 지식을 활용해 안전파수꾼으로 활동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만큼, 향후 다른 운송협회에서도 적극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사분오열 與 일사불란 野

    정가 깊숙이 파고든 정윤회씨 동향 파악 문건 유출 및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사건이 여권 내부의 권력 암투 양상으로 흐르다 보니 피아식별이 제대로 되지 않는 데다 당 지도부마저 뚜렷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교통정리’가 안 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씨를 포함해 국정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 전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는 등 모처럼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與 지도부는 침묵… 친박·반박 입장차 뚜렷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4일 사흘째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괜한 말실수를 했다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만 “정윤회 씨, 조응천 씨 등 전직 비서들이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바람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고 했을 뿐이다. 당 지도부의 공식 메시지가 없다 보니 당내 의원들의 목소리는 ‘사분오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측근 3인방과 정씨를 비호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주장이 옳다고 보는 의원도 있었다. 또 이들 모두를 비판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어느 쪽에 서야 박대통령을 돕는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옛 친이(친이명박)계 출신 의원들은 청와대 비선라인을 겨냥한 비판 수위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野 정윤회씨 포함 관련자 검 고발키로 새정치연합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은 이날 검찰에 고발한 정씨와 ‘십상시’로 지목된 인물들에게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권남용 혐의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진상조사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문건 작성자에 대한 고소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고소인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국정농단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또 ‘정윤회게이트와 청와대 비서진 국회위증 진상조사를 위한 국회 운영위 개회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10월 28일 열린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정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발언이 위증임을 밝히기 위해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비선실세 문제는 불통 국정 탓” 野 “김기춘·문고리 3인방 물러나야”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의혹으로 새누리당 내부에 미묘한 파열음이 번지고 있다.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반면, 비박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총공세 분위기다. 새누리당 비주류를 중심으로 3일 청와대 비선라인의 불통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4선의 정병국 의원은 “역대 정권마다 비선실세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국정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고, 공조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장관이 비서실을 통해 대통령과 접근하는 체제가 존속하는 한 비선실세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4선의 원유철 의원도 “검찰 수사와 별개로 청와대는 내부 보안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인사와 검증시스템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개 발언은 없었지만 문고리 권력으로 지목된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이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닌지 타진하는 분위기도 여당 내에서 감지됐다.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공식 대응법은 ‘함구’다. 청와대로부터 함구령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반면 새정치연합에서는 문건 의혹 발언에 가담하는 의원이 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 1급 국장이 청와대 비서관 관련 첩보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제공하다 청와대 외압으로 요직에서 밀려났다는 의혹과 관련, 서영교 의원이 “국정원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뒤도 추적하느냐”고 물었다. 이병기 국정원장은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안민석 의원은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씨 간 권력암투 끝에 지난 7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비상대책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이 국가 대사인 올림픽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퇴해 의구심을 자아냈다”면서 “사퇴 배경에 권력 암투가 있었는지 해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비선 핵심으로 꼽히는 정씨와 함께 김기춘 비서실장, 문고리 권력 3인방에 화력을 집중시켰다. 박지원 의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비서실에 굉장한 신뢰를 표시했는데 어떻게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분들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수사 결과를 국민이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찌라시 루머를 모아 사실인 양 보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비서실 기능 정상화 쇄신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치원로·전문가에 듣다 …‘정윤회 의혹’ 부른 폐쇄적 국정 운영

    정치원로·전문가에 듣다 …‘정윤회 의혹’ 부른 폐쇄적 국정 운영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과 청와대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폐쇄적인’ 국정 운영에서 초래됐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부터 국정 운영 스타일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 시기부터 집권 전후까지 (이번 사건 같은) 여러 징후가 있었고 박 대통령에게 우려가 전달됐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나 (문제를) 인식했지만 이제는 일반 국민들도 알게 된 거 아니냐. 박 대통령이 여론을 전혀 듣지 않는 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정치 학자는 청와대가 국정 운영의 문제인 이번 파문을 검찰 수사에 맡겨 놓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 농단이라는 말을 자초한 건 청와대”라며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발본색원하면 될 일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박 대통령이 앞장서는 청와대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원로는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별개로 문건 유출 문제에 대통령이 왜 전면에 나서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거취를 정해야 할 사안을 박 대통령이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하면 야당은 당연히 국정조사를 하자고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대통령 자신이 표적이 돼 야당, 언론, 국민과 싸우는 모습이 딱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문이 집권 3년 차로 접어드는 박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면서 주변 인사 정리와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권위나 지도력이 좌우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율 교수는 “청와대가 솔직하게 얘기하면 문제가 훨씬 간단하게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인적 청산을 하거나 이들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청와대 운용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사태를 대통령제의 운용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똑같은 사태를 어떻게 예방할지, 참모진 인선에서 어떻게 민주성을 확보할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與 “루머수준 문건에 국력 낭비 안돼” 野 “십상시 게이트 국조·상설특검을”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이 연말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며 여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권은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며 진화에 부심했다. 야권은 의혹을 ‘십상시 게이트’로 명명, 상설특검·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온갖 풍문과 낭설이 시중에 나돌고 있어 굉장히 걱정”이라면서 “이런 문제는 진실이 뒤늦게 밝혀져도 세상은 ‘과장된 거짓’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도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루머 수준의 문건 때문에 나라의 에너지가 낭비되는 상황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폭로된 청와대 내부 문건의 가치를 평가절하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집권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비선’이나 ‘권력암투’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청와대 리더십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계심도 엿보였다. 야당은 전선 확대를 시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 회의 뒤 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정윤회, 만만회, 십상시, 7인회, 그림자 실세 등 비선을 연상케 하는 용어를 거명한 뒤 “2014년 대한민국이 수백년 전 구중궁궐로 돌아가버린 듯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주인인 국민이 김기춘, 박지만, 정윤회의 삼국지에 농단당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검찰 수사에 대해 “수사 방향이 문건 유출에 포인트를 잡은 것을 대단히 우려한다”면서 “문건의 진위 규명이 먼저고 그다음이 유출 수사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회의 발언에 대해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국기문란 행위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고 말했다. 반면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김 비서실장 교체설을 유포하라고 정윤회씨가 지시한 것으로 나오는데 올해 1월에 현실화됐다”면서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CST베개 ‘라포르’, ‘C-Spine’로 수면장애 극복하자

    CST베개 ‘라포르’, ‘C-Spine’로 수면장애 극복하자

    현대인에게 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하루의 활력을 심어주는 수면은 건강을 위해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충분한 수면을 취한 이후에도 뒷목이 뻣뻣하고 뭉친 어깨근육이 풀리지 않는 등 쾌적한 수면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면 사용하는 베개가 건강에 이로운지 확인해봐야 한다. 이에 ‘CST베개’로 유명한 ㈜진바이오테크가 숙면베개 ‘라포르’와 CST베개의 후속제품 ‘C-Spine’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라포르는 숙면을 취하는 동안 경추의 자연적인 견인효과를 체험할 수 있어 ‘경추베개’라고도 불리며, 생리적인 C자형 전만커브를 유지시켜 편안하게 숙면이 이루어지도록 설계된 기능성베개다. C-Spine은 20여 년간 구조의학을 연구하며 한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턱관절 균형의학 및 턱관절 균형의학치료법을 창안한 이영준 박사와 턱관절균형의학연구소의 연구진들이 고안 발명한 건강베개로, 숙면베개 라포르와 달리 약 15분의 적은 시간을 활용해 뻣뻣한 뒷목을 시원하고 유연하게, 뭉치고 긴장된 어깨를 편안하게 도와주는 건강지압베개이다. 라포르는 특히 사람마다 각자 다른 머리무게에 의해 가장 안전하고 가장 편안한 지압효과를 유발시키도록 고안되었으며 두개천골계 순환에 편안한 도움을 주게 된다. CST란 두개천골요법(CST, Cranio Sacral Therapy)의 약자로, 두개골(머리뼈)과 천골(엉치뼈) 사이에 있는 뇌척수액 순환을 정밀 조절함으로써 만성 두통과 어지럼증, 어깨 통증, 만성 피로, 자폐증,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을 뜻한다. 이러한 치료법을 베개에 도입한 CST베개는 두개천골요법의 핵심 테크닉인 CRI, CV4 테크닉을 베개에 적용시켜 진료실과 직장, 가정에서 두개천골요법을 대신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이영준교수(한의학박사, 의학박사(대체의학 1호))의 발명품이다. 목디스크베개로도 잘 알려진 ‘라포르’와CST베개 2세대 ‘C-Spine’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진바이오테크 공식 쇼핑몰 메디월드몰(www.mediworldmall.com)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 연금 개혁·사자방 핫이슈… 靑 비선라인 논란도 변수

    연말 정국은 매년 정쟁으로 얼룩져 왔다. 하지만 아무리 꽉 막혀도 어떻게든 연내에는 풀렸다. 정치 현안과 예산안이 뒤엉켜 해가 바뀌기 직전까지 진통을 겪다 ‘빅딜’로 타결되곤 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해를 넘겨 처리하진 않아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정쟁의 ‘데드라인’이 돼 주던 예산안이 본회의 자동부의제 도입으로 법정 시한인 2일 처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쟁을 끊어줄 제동 장치가 없어진 셈이다. 올 연말 정국이 여느해보다 ‘뜨거운 1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예산안을 처리한 뒤 공무원연금 개혁안 추진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28일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에 따라 예산안이 예정대로 통과되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연석회의’로 공무원연금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4월 이내에 처리해야 2016년 총선에서 공무원 표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정윤회씨 문건 유출 및 비선라인 국정개입 의혹’이 정국 돌발 변수로 등장하면서 새누리당의 정치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대응 수위를 크게 높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 농단’으로 밀어붙이는 야당의 공세를 “증거가 없다”는 논리로 방어하고, 공공기록물 유출에 대해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선에서 그칠 듯하다.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 노력이 정윤회 문건 파문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국정조사 요구를 새누리당이 전격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또한 정윤회씨 논란을 잠재우려는 목적이 크다는 해석이다. 새정치연합에는 이번 연말이 정치적 호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선 라인의 국정개입’ 진위를 떠나 이런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여권에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어서다. 한 야권 인사는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정윤회씨 논란이 뜨거울 때 최대한 정치적 이득을 따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야권이 논란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이번 논란을 사자방 국정조사 관철을 위한 연결고리이자 압박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는 일단 다른 현안을 앞세워 회피한 뒤 장기전으로 끌고 갈 공산이 크다. 결국 여야가 올 연말을 무대로 펼칠 지독한 정쟁은 해를 넘겨 ‘갈 때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예산안 막바지 심사] ‘늑장심사’ 비난 회피용 연장 합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치열

    [예산안 막바지 심사] ‘늑장심사’ 비난 회피용 연장 합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치열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의 정부 원안을 30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고 예산안 수정안에 대한 심사 기간을 2일까지 사실상 연장한 것은 표면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야가 아직 끝내지 못한 증액 심사에 공통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 관련 예산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여야가 그동안 다듬어 놓은 것도 있는데 정부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는 지난 26일 야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일정이 공회전되며 시간이 더욱 빠듯해졌다는 설명과 함께 예산 심사를 사실상 연장한 것에 양해를 구했다. 28일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기에 앞서 야당 의원들이 27일 밤 예결위 조정소위에 참석한 것도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현실론을 반영한 조치였다. 예결특위는 의원 입법 형태로 수정 합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늑장 심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여야 합의를 내세운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결특위의 심사 권한은 이날 밤 12시 법적으로 소멸됐지만 여야는 휴일인 이날도 증액 심사를 계속했다.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증액 요구액은 약 16조원으로 예결위가 앞서 감액한 3조원 수준에서 증액분을 ‘엄선’할 수밖에 없어 여야는 막판까지 치열한 예산 싸움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예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은 증액 요구 분야와 관련해 “우리는 경제 살리기, 국민 안전 예산, 서민 복지 예산을 확충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어렵고 힘든 사람, 사회적 소외 계층을 보살피는 예산,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예산을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결특위의 법적 활동이 종료된 가운데 남은 예산 심사가 ‘깜깜이’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국회는 감액 심사 등을 제한적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했지만 남은 증액 심사는 외부 감시 없이 비공개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미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 민원성 예산이 상당 규모 예결위원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홍 위원장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렵고 눈물겨운 예산 요구가 위원들에게 민원으로 들어오는데, 정부도 국회도 다루지 못하면 어디서 다루느냐”면서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예결특위 양당 간사는 현재 90% 이상 예산 심사가 마무리됐고 남은 심사는 10% 수준이라고 설명해 사실상 이날 증액 심사를 끝내고 1일부터는 이른바 ‘시트’(sheet·계수 조정 작업)를 닫기 위한 마무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는 예산안 부수법안을 논의하려다 여야가 일부 법안에서 이견을 보였고 담뱃값 인상을 논의하는 안전행정위와 보건복지위도 야당이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등 부수법안과 관련한 파행이 계속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野 “정윤회게이트” 정국 블랙홀 조짐

    野 “정윤회게이트” 정국 블랙홀 조짐

    정윤회(59)씨를 비롯한 현 정권 공식·비선라인의 국정 개입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살아 있는 숨은 권력’의 국정 농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메가톤급 후폭풍이 온 나라를 뒤흔들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 게이트’로 명명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단 1일부터 시작될 검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을 비롯해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들의 국정 개입 및 권력 암투 사실관계 등도 자연스럽게 ‘진실규명 리스트’에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수사의뢰한 문건의 유출 경위 등도 명백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문건 작성 및 유출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건에 (내) 이름도 없는데 왜 자꾸 물어보느냐. 청와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 될 것 아니냐”며 전면 부인하는 등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일단 공은 검찰로 넘어갔지만 수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상당기간 이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씨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이른바 십상시의 국정개입 농단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내일(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분명한 입장과 엄정한 처벌 대책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진실 규명의 열쇠는 이제 사법당국에 맡겨지게 됐다”면서 “야당은 정치적인 공세에서 벗어나 인내심을 갖고 수사 결과를 기다려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 박범계 의원을 단장으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조사단’을 출범시킨 새정치연합은 조만간 국정조사 실시 및 특별검사 도입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권력지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의 공직기강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박 대통령과 여권의 선택도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소문에 이어 ‘활화산’ 같은 문건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무작정 부인만 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 DJ 정부 시절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참여정부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핵심 측근 인사들, MB 정부 시절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영포회’ 등의 국정농단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나면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與 “靑문건 유출 심각” 野 “국회 차원 진상조사”

    청와대의 감찰보고서 유출 파문이 확산 일로인 30일 여당은 진화에 부심했고 야당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문건 ‘내용’이 아닌 ‘유출’에 초점을 맞추며 검찰 조사를 강조했다. 야당의 국회운영위원회 소집과 국정조사 요구 등은 일축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정의 총체인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내부 문건을 유출하는 것은 있어서도 안 되고, 결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보지 수준의 내용을 소위 ‘국정 농단 게이트’로 몰아붙이고, 국회 운영위 개최를 요구하는 것은 이를 한낱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속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비선 실세 국정농단 조사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청와대 비서관들이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를 함으로써 (감찰보고서가) 공공기관에 의해 작성되고 등록된 정식 기록물이란 점을 자인했다”면서 “문건 내용이 사실이라면 관계자들에게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무상 기밀누설 등 여러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앞으로 ‘정윤회 게이트’로 명명하겠다”며 국회 운영위 소집을 통한 진상 규명을 거듭 촉구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예산안 막바지 심사] ‘예산안 합의’ 이끈 3인의 정치 기상도

    [예산안 막바지 심사] ‘예산안 합의’ 이끈 3인의 정치 기상도

    여야가 2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예산안 자동 부의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법정 시한 준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국면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예산부수법안 지정 강행이라는 ‘돌직구’를 던지며 원내 정치의 강력한 중재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세월호 3법 합의를 이끌어 낸 데 이어 연말까지 예산안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원내 사령탑 역할을 과시했다. 여의도 원내 정치를 이끌어 온 3인의 최종 성적표는 향후 ‘입법 전쟁’이 예고된 남은 의사 일정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고비마다 ‘결기’… 뚝심정치 통했다 ‘강력한 중재자’ 정의화 국회의장 “제가 수술만 3000명 이상을 했습니다. 칼잡이인데 성질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9월 정기국회가 개회 직후부터 여야 이견으로 공전하며 ‘반쪽국회’ 우려가 제기되자 한 포럼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5선 의원인 자기 경력에 빗대 단호한 결단력을 강조하며 여야에 ‘경고장’을 던진 것이다. 정 의장의 이러한 ‘결기’는 지난 세월호 정국에 이어 이번 예산 정국에서도 통했다. 꽉 막힌 정국마다 강력한 중재자로 등장해 국회의장이 가진 권한을 최대한 이용하는 ‘뚝심 정치’가 이번에도 빛을 발한 것이다. 여당 비주류 출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정 의장은 ‘비주류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5월 의장에 취임한 이래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 정 의장의 존재감이 여야에 확실히 각인된 건 지난 9월 26일 본회의 때였다. 의사일정을 거부하던 야당을 의회로 불러와 90개 계류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중재에 나섰던 정 의장은 여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본회의를 열고도 법안 처리는 강행하지 않은 채 회의 연기를 선언했다. 친정인 새누리당에서는 당장 이완구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했고 정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결국 이 사태를 계기로 야당도 더 이상 의사일정을 거부하지 못하고 국회로 들어왔고 세월호 3법도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이번 예산안 처리에서도 정 의장은 논란이 됐던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을 14개 예산부수법안에 ‘예외적으로’ 포함시켰다. 그간 정 의장을 지지해 왔던 야당에서 당장 ‘날치기 의장’ ‘거수기 의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은 이 때문에 여야의 담뱃세 인상 및 법인세 복구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지난 28일 담뱃세 인상, 법인세 비과세 축소 등을 포함한 여야 원내대표 합의 사항이 도출됐다. 이로써 정 의장은 임기 첫해 정기국회에서 ‘12년 만에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이끈 국회의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취임 직후부터 정기국회 초반까지 법률안 처리 ‘제로’(0)를 기록했던 것에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국회선진화법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도입 첫해에 선례를 남겼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여야 충돌 때마다 등장하는 정 의장의 결기에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일각에서는 대권을 의식한 ‘존재감 키우기’가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 정신과 재량권을 축소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여야 합의를 강조하면서도 때로는 자신이 가진 권한을 독단에 가까운 형태로 활용해 여야 모두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정기국회 기간인 지난 10월에는 여야 대립이 한창인데도 우루과이와 멕시코 등으로 출국해 여야 양측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올 연말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정조사 공방 등으로 다시 한번 격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연말 정국에 정 의장이 또 어떤 방식으로 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궂은일도 거부 않고 직접 총대… 공무원연금 개혁 등 넘을 산 많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대체로 이렇다. 궂은일도 거부하지 않고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서는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이 원내대표는 올해 정국 최대 화두였던 세월호특별법 타결을 이끌어 냈다는 점만으로도 원내대표로서의 소임을 다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거기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북 경찰청장과 충남도지사를 역임하면서 갖춘 ‘리더십’이 협상력으로 이어진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원내대표의 정국 기상도는 ‘맑음’이다. 현재 여권 내 최고 우량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사실 지난 5월 이 원내대표가 단독 후보로 출마해 원내에 ‘무혈입성’했을 때만 해도 이 원내대표에 대한 우려가 컸다. “선거를 치르지 않고 원내대표가 돼 놓고선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청와대와의 소통 문제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독단적인 결정을 줄이고 판사 출신의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검사 출신인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각각 정책적, 정무적으로 잘 활용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10월 31일 세월호법 협상 타결 직후 정치권에는 ‘이완구 국무총리설’이 나돌았다. 이 원내대표가 연말 개각에서 총리로 지명되고, 이에 따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도 조기에 치러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예상도 나왔다. 아직은 설에 불과하지만 2일 예산안이 별 탈 없이 처리될 경우 이 원내대표 총리설은 한층 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도 총리 지명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직 고비는 남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이 원내대표가 임기 중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들의 저항을 가라앉히는 것이 핵심이다. 여권에서는 세월호법 협상에서 유가족들을 설득해 낸 이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고 있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의 호된 질책을 면전에서 맞아 가며 소통을 시도해 타결점을 찾았고, 세월호 사고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줄 수 없다는 원칙도 지켜냈다. 공기업·규제개혁 법안을 비롯해 산적한 민생·경제 법안들도 이 원내대표가 풀어내야 할 과제다. 박 대통령이 처리를 당부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과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도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이 ‘박근혜표’ 법안들의 연내 처리 여부에 따라 이 원내대표의 향후 정치적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경파 반발에도 끈기의 리더십… 野 한계 딛고 ‘사자방’ 국조 초석 우윤근 새정치연 원내대표 자칭 타칭 의회주의자인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일 자체는 여당에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가 세운 마지노선을 넘는 합의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았다. 여당에 있어 우 원내대표는 협상을 함께 시작하기 수월하되 협상 마무리를 이끌어 내기는 껄끄러운 대상이란 뜻이다. 지난 28일 누리과정 순증액(5233억원) 대체사업 예산 확보, 법인세 감면액 중 5000억원 규모 철회, 소방안전교부세 신설과 함께 담뱃값 2000원 인상 등의 2015년도 예산안 쟁점 사안 여야 합의를 마친 뒤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서도 이 같은 일면이 드러났다. 우 원내대표는 합의 직후 “국회 파행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야당으로서 한계가 있었고 주장이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직전 여야 합의에 의한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자축하며 “야당의 공”이라고 덕담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머쓱해졌다. “야당의 한계”라고 했지만 ‘정기국회 종료 직후 사자방(사대강, 자원외교, 방산 비리) 국정조사 협의를 시작한다’는 조항이 여야 합의문에 삽입된 것은 우 원내대표의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식 은근과 끈기’가 발현된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 29일 정책의원총회에서 사자방이라는 말을 소개한 뒤 우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 기회는 23차례 있었다. 사자방을 언급하지 않은 적은 3차례 뿐인데, 3차례 모두 사자방 발언이 미리 나와 우 원내대표가 언급을 자제한 경우다. 여당의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우 원내대표의 언급이 이어지며 이제 사자방 국정조사 성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협상을 중시하되 시한이 되면 양보하는 우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야당 내에서 전폭적인 환영을 받는 분위기는 아니다. 당내에서는 예산안과 사자방 국정조사를 연계하지 않았거나 누리과정 순증액의 액수를 합의문에 명기하지 않은 것을 놓고 “너무 많은 카드를 양보했다”는 불만 기류도 있다. 여야 합의 내용을 설명하던 28일 의총에서도 “담뱃값 2000원은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고, 반발 수위가 높아질 기미가 보이자 박수로 여야 협상안을 추인하며 급하게 의총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담뱃세 인상 실무 합의를 담당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의원 4명이 법안심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 측은 30일 “안행위 소위 입장도 이해한다”면서도 “예산부수법안이기 때문에 담뱃세는 예산안과 함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여야 조직·지역위원장, 현역 비례대표 ‘낙방 공포’

    2016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새누리당), 지역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에 도전장을 던진 현역 초선 비례대표들에게 ‘낙방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앞서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 경선에 나선 비례대표 5명 중 4명이 고배를 마신 가운데 새누리당 조직위원장에 응모한 의원들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에서는 민현주·문정림(서울 중구), 이만우(성북갑), 황인자(마포갑), 김상민(경기 수원갑) 의원 등 5명이 조직위원장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모두 만만치 않은 원외 도전자들과 승부를 겨뤄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에서는 그동안 지역구를 다져 온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의 존재감이 크다. 성북갑에서는 과거 ‘한나라당 브레인’으로 통했던 정태근 전 의원이, 경기 수원갑에서는 16·18대 의원을 지낸 박종희 전 의원이 강력한 경쟁자다. 지 전 대변인과 박 전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큰형님’인 서청원 당 최고위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마포갑은 공모 지역구 가운데 가장 많은 8명이 도전장을 내 난타전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12월 김영주 전 새누리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비례대표를 승계한 황인자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에서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의 생존률이 새정치연합의 20%에 버금가는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 경선에서는 진성준·한정애(서울 강서을), 최동익(동작을), 남윤인순(송파병), 은수미(경기 성남 중원) 의원 등 5명 가운데 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탈락했다. 새누리당 조직강화특위는 오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당원 투표 등의 선출 방식을 최종 확정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의원들이 정기국회 의정활동을 뒷전으로 미룬 채 정치 생명 연장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담뱃세 올려 세수 확보·野 누리과정 국고지원 챙겼다

    與 담뱃세 올려 세수 확보·野 누리과정 국고지원 챙겼다

    28일 누리과정 국고 지원, 법인세 감면 축소, 담뱃세 2000원 인상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굵직한 합의를 이뤄낸 여야 원내 지도부의 표정은 엇갈렸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합의문 서명 뒤 “야당이 대승적으로 타협해 줬다”고 공을 돌리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원내대표는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 반색했다. 반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했지만 야당의 한계가 아쉬움으로 많이 남았다”며 엷게 웃었다. 정청래 의원 등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4명이 담뱃세 관련 법안소위 개최에 불참을 선언하는 등 야당에선 내홍이 일었다. 여야는 사안별로 명분과 실리를 나눠 가졌다. 지난 26일 누리과정 예산안 합의 실패로 국회 상임위 전체가 올스톱된 뒤에도 수시로 만난 여야 원내 지도부가 쟁점 예산 규모와 세목을 꼼꼼하게 조율한 결과다. 그럼에도 이날 발표된 원내대표 합의문에는 ▲5000억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 축소 ▲5000억원대 누리과정 순증액만큼 국고에서 대체지원 ▲400억원대로 추정된 회원제 골프장 입장 부가금 폐지계획 백지화 등 총론 수준의 균형을 맞추었을 뿐 각론 논의 과정에서 또다시 진통이 예상됐다. 담뱃세 인상안이 당초 정부안대로 2000원 수준으로 결정되며, 여당은 세수 확보라는 실리를 챙겼다. 전날까지 야당은 1000~1500원 인상안에 동조했다. 당초 야당이 신설을 요구했던 세목인 ‘소방안전세’가 아닌 ‘소방안전교부세’로 세목이 정해진 데에도 여당의 노림수가 숨어 있단 평가다. 소방안전세와 소방안전교부세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하게 되지만, 소방안전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걷고 교부세는 국가가 걷은 뒤 지방에 교부한다. 국가가 개입하는 교부세 형태를 갖추면서 국회가 예산부수법안으로 논의할 여건이 다소 확충된 셈이다. 대신 야당은 소방안전교부세 신설이란 명분을 쥐게 됐다. 담뱃세 인상분의 약 30%(594원)가 개별소비세로, 개별소비세의 20%(119원)가 소방안전교부세로 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누리과정 예산 협상에서는 역으로 야당이 실리를, 여당이 명분을 챙겼다. 야당 주장대로 올해 순증액 전액(5233억원)을 국고에서 시도교육청에 추가 지원하는 내용의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 야당이 당초 주장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전액(2조 15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2조원 이상 증액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야당도 내심 공감해 왔다. 5000억원 이상 국고에서 지원하되 누리과정이 아닌 특성화고 장학금(1582억원)·초등돌봄교실(2163억원)·방과후학교(1488억원) 등 다른 교육사업 예산 꼬리표를 달기로 하며, 여당도 체면이 섰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토록 규정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을 사문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 목적으로만 쓰도록 규정한 상위법과 시행령 규정이 맞지 않는다”며 교육청 예산 중 누리과정 예산 집행을 거부했다. 논란이 이어져 시행령이 사문화되면, 중앙정부 대 지방정부 간 누리과정 예산 논쟁이 매년 반복될 위기였다. 법인세 감면액 축소 합의의 득실 평가에서는 여야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단 법인세율과 최저한세율을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새누리당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다. 그러나 여당이 손대기 주저하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에 매스가 가해졌다. 야당 내부에선 2008년 이후 법인세 실질세율 하락 추세에 반전이 가해진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의도대로 대기업 위주로 5000억원 규모의 증세효과가 발생하려면 각론 차원에서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 처리 녹록잖네

    새누리당은 28일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일정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며 꺼져가는 연내 처리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주장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개혁안 추진 동력에는 썩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단과 면담을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여론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대표는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연금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국민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준모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처리 동력을 잃어 안타깝다”면서 “공무원들과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도 외면해선 안 된다”고 화답했다. 신보라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대표는 “공직사회에 있는 분들이 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 전원이 새누리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공무원연금제도개혁태스크포스(TF) 주최 정책간담회에서는 이와 상반된 주장이 쏟아졌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을 줄여 국민연금 수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하향평준화”라면서 “공무원은 높은 도덕성, 청렴성을 요구받고 재직 중 영리활동과 퇴직 후 재취업 등이 제한될 뿐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으면 연급액도 절반이 깎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소득 보장은 민간보다 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새누리당이 연금개혁을 안 하면 미래세대가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새누리당 안으로 개혁을 하면 미래 공무원들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노조 측은 이날 간담회 참석 요청을 거부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지도부 예산정국 강·온 역할 분담

    연말 예산 정국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도 각각 강온파로 임무를 나눠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예산안 협상 전권은 원내대표에게 있다”며 협상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27일 예산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할 말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물밑에서 원내대표단의 협상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완구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5233억원(누리 예산 증액분)이라는 숫자를 우리 당에서 제시한 바도 없고 그런 숫자를 뽑아낼 재주도 없다. 따라서 합의를 번복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세 인상 문제를 담뱃세 인상과 연계해 교환하자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강경파’, 우윤근 원내대표가 ‘온건파’의 역할을 맡아 탄력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시간만 끄는 것도 모두 국회선진화법 정신에 위배된다”며 “새누리당이 예산안 단독 처리 유혹에 빠지면 그 결과는 ‘사자방’ 혈세 100조원의 낭비처럼 비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를 여당의 상임위원들이 뒤집는 것은 명백한 의회주의의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화모드’를 유지하며 여당을 향한 날 선 각 세우기를 자제했다. 그는 예산안 처리 강행할 의지를 밝힌 정의화 국회의장을 겨냥해 “정부의 잘못을 견제해야 할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결정”이라며 비교적 낮은 수위의 공격력을 보였다. 이런 야당의 ‘강온 전략’은 여당의 협조와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野 예결위 밤늦게 합류… ‘누리 예산’ 진통 여전

    野 예결위 밤늦게 합류… ‘누리 예산’ 진통 여전

    여야 원내지도부는 27일 정국 정상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와 담뱃세·법인세 인상 등 쟁점 현안 타결은 무산됐지만, 이날 밤늦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가 열리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꼬는 일부 트였다. 예산안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3일밖에 남지 않아 여야의 초조함이 가중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물론 여야가 계속되는 정쟁 속에서도 각자 지역구 예산안만큼은 어떻게든 챙겨보려고 예산안 심사를 정상화시킨 것 아니냐는 비난도 없지 않았다. 앞서 새누리당 예결소위 위원인 김진태 의원은 야당의 상임위 일정 보이콧에 대해 “과자를 안 사주면 밥을 안 먹겠다고 생떼를 부리는 것인데 이런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는 밥을 굶겨야 한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8시 20분쯤 야당의 참석으로 예결소위가 정상화되자 여당 의원의 성토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날 국회 안팎에서는 국회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가 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여야가 누리예산 우회지원을 위한 5233억원 증액안을 물밑에서 모두 합의를 해 놓고선 다른 쟁점과 일괄 타결을 위해 의도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모습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의 오찬회동 이후 여야의 예산 논의 초점은 누리예산에서 담뱃세·법인세 공방으로 급속도로 옮겨갔다. 두 사람은 담뱃세 인상안 논의를 위한 안행위 법안소위 정상화 발표도 했다. 야당의 반발로 무산되긴 했지만 협상의 물꼬는 튼 것으로 인식됐다. 그럼에도 이틀째 올스톱 된 법안심사는 재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2월 임시국회 소집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여야가 내놓고 있는 주장의 간극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담뱃세 증세 논의와 관련해 여당은 ‘개별소비세 위주 2000원 인상’을, 야당은 ‘소방안전세 등 1000~1500원 인상’을 대체로 지지했다. 담뱃세 논의가 예산 부수법안 대상이 되는지도 여전히 논란이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방세법인 담뱃세는 원칙적으로 세입예산 부수법안이 아니지만 예외적으로 지정했다’고 했는데, 원칙적으로 아니면 아니지 예외가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부수법안 중에는 골프장 회원이 1000~3000원씩 내는 입장료를 깎아 연 400억원의 세수를 줄이는 내용도 있다”면서 “특혜성 비과세·감면을 폐지하고 법인세율을 정상화해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수석부대표는 “기업주는 몰라도 기업 자체에 세금을 때리면 기업이 온전하겠느냐”며 법인세 인상에 반대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투자세액 공제를 없애자고 하는데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업이 투자를 못 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일정액의 세액을 공제해 주는 제도를 없애자는 것은 암탉의 배를 갈라 계란을 꺼내는 일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법인세와 담뱃세는 관계가 전혀 없는 세목”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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