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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사면 언급] ‘광복절 특사’ 먼저 꺼내든 朴… 임기 반환점 소통 이미지 부각

    [朴대통령 사면 언급] ‘광복절 특사’ 먼저 꺼내든 朴… 임기 반환점 소통 이미지 부각

    이번 사면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제1성’이 나왔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현 정권 들어 사면론은 경제부총리나 법무부 장관 또는 정치권에서 먼저 거론됐었다. 사면권 행사에 대단히 인색했던 박 대통령이 13일 사면을 먼저 꺼낼 수 있었던 것은 ‘광복 70주년’이라는 명분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을 얘기할 수 있는 기반이 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면 언급은 과거와는 다른, ‘서민·생계형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국가발전’을 더했다. 재계가 반색하는 이유다. 사회적으로 민감했던 기업인 사면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형식적으로는 재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일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투자를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같은 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경제난 극복을 위한 공동 성명’을 내면서 기업인에 대한 사면을 정식 요청했다. 발언의 내용은 재계로서는 좀 더 희망적이다. 지난해 사면을 앞두고 박 대통령은 특사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하고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별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 그 대상과 규모는 가급적 생계와 관련해서 실질적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했었다. 이번에는 사면의 명분과 목적 정도만 언급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해석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여러 명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민·생계형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면권 행사에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 보인다. 한동안 여론의 동향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면의 폭과 대상은 이후 정치권과의 조율 과정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의 한 인사는 이날 “대통령이 사면을 할 때에는 반드시 여야와 상의한다”면서 “이날 사면 발언까지 당과 조율을 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검토 지시가 내려갔으니 아마 지금부터 정무수석을 통해 조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은 오는 8월 25일 임기 반환점에 맞춰 내놓은 사면 카드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광복절 사면을 통해 사회 통합 이미지를 확보하며 지지율 회복을 시도하지 않겠나. 사면 논의는 당·청 소통의 또 다른 통로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여당이 바로 ‘통 큰 사면’을 요구하고 나선 반면, 야당이 ‘납득할 만한 사면’을 거론한 배경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무성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하자”

    김무성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를 실시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이와 함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끊임없는 ‘보수혁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총선을 관통할 경선 규칙과 함께 새누리당 선거 전략의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제를 반드시 성사시켜,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다”며 “정치에서 만악의 근원인 공천 문제가 해결되면 정치권이 안고 있는 부조리와 부정부패의 90%는 없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혁신하면서 더불어 함께 사는 ‘포용적 보수’,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먼저 챙기는 ‘서민적 보수’, 부정부패를 멀리하는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를 지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새누리당에서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며 “비(非)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을 가지고 선거를 봐야만 승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당직을 비경상도권으로 보임하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이 선거의 승패를 결정할 ‘캐스팅보트’ 지역이라는 인식에서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부터 미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동 일정도 잡혀 있다고 공개했다. 김 대표는 “정당 외교 차원”이라며 미국행의 의미를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의 방미가 사실상 대권 행보나 다름없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사실상 새누리당의 ‘원톱’으로 떠오른 김 대표의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취소됐다. 김 대표는 또 “합의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데 노력하겠다”며 여야 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공존정치 회의체’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요즘 청와대와의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낭송하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제안과 관련,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우리 당 역시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만큼 동시 실시에 대해 검토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누리, 국회선진화법 위헌 심리 촉구… 헌재에 탄원서 내기로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신속한 판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내기로 했다. 지난 1월 30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권한쟁의 심판청구서에 대한 심리가 지지부진하다는 판단에서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김회선 의원은 13일 탄원서 제출에 동의를 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김 의원은 서한에서 “선진화법은 사실상 야당에 거부권을 줘 국회 의결 절차를 다수결 원리가 아닌 만장일치제로 만들었다”면서 “비정상의 국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신속한 심리 진행을 촉구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헌법재판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응답이 없을 경우 ‘동의’하시는 것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서명 기한은 오는 16일까지다. 첨부된 A4지 3장 분량의 탄원서에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한 지 6개월이 됐는데 헌법재판소에서는 변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심판기간 180일을 고려할 때 심판 절차가 지나치게 지체되고 있다”며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를 촉구하는 내용이 기술됐다. 또 “탄원인들은 국회 운영의 파행과 정쟁으로 인한 국정 마비를 더이상 다음 국회에 넘겨줄 수 없다”는 주장도 담겼다. 김무성 당 대표도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수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임기 내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원유철 원내대표·김정훈 정책위의장 내일 추대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원유철(53·경기 평택갑·4선) 전 정책위의장이 12일 사실상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결과 원 전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단독 후보로 접수를 마쳤다고 밝혔다. 원 후보와 함께 정책위의장 후보로는 김정훈(58·부산 남갑·3선) 의원이 나섰다. 새누리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두 후보를 합의 추대할 계획이다. 원 후보는 유 전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 데다 추대에 대한 반발 기류도 크지 않아 새 원내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당 화합을 위해 ‘차기 원내대표 추대론’에 힘을 실어 줬고,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원 후보 추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 후보와 김 후보는 모두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은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군현 전 사무총장 사퇴로 공석이 된 사무총장 자리에는 수도권 친박계인 황진하(69·경기 파주을·3선) 의원이 내정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與 “갈등 조기 봉합” 유승민 지우기 박차

    與 “갈등 조기 봉합” 유승민 지우기 박차

    새누리당 지도부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 하루 만인 9일 그의 흔적 지우기에 박차를 가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명분 아래서다. 국회 당 대표실 대표석 우측 ‘2인자’ 자리에 부착돼 있던 ‘유승민 원내대표’라는 명찰도 이날 가차 없이 제거됐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묵언이다. 애당심으로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귀결된 이번 ‘거부권 정국’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말라는 입단속인 셈이다.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제 우리는 심기일전해야 한다. 모든 것을 제쳐 놓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해 온 김태호 최고위원은 “개인적 인간관계로 봤을 때 너무나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한다. 당 지도부는 새 원내지도부를 합의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역시 당 계파 갈등이 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인식된다. 원내대표 ‘추대 후보’로는 원유철(4선·경기 평택갑) 전 정책위의장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계파색이 옅고 당의 취약 지역인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원 전 의장은 출마 명분 찾기에 고심하며 의원들과의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밍을 놓쳤던 김 대표의 당직 개편도 임박했다. 오는 12일쯤 인선 발표가 예상된다. 내년 공천을 주도할 사무총장은 대구·경북(TK) 출신의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수도권 원내대표설’에 힘이 실리면서 굳이 수도권에서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제1사무부총장에는 권성동(재선, 강원 강릉)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유승민 퇴진] 차기 원내대표 ‘7일간의 경쟁’ 점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사퇴하자마자 일부 의원들이 출마 준비에 나서는 등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당규에 따라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 내홍으로 인한 원내대표 공백 사태이다 보니 계파색이 옅은 화합형 인사를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재로선 많다. 계파별로 후보를 내세울 경우 ‘유승민 정국’ 2라운드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당내 화합뿐 아니라 ‘당·청 소통’과 ‘대야 협상’ 능력도 차기 원내대표가 갖춰야 할 필수 자질로 인식된다. 이 두 가지 요소의 결여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게 된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후보 경선 불가피론에 힘을 싣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4선의 원유철·이주영·심재철·정병국 의원, 3선의 주호영·정우택·김태환·홍문종·김정훈 의원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세월호특별법과 올해 공무원연금 개혁안 협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정무특보를 맡기도 한 주 의원은 여러모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주호영 추대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원 의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원내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돋보인다. 심재철·정병국 의원은 대야 협상력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계이기 때문에 당·청 소통 부분에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충청권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우택 의원을 추대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지난 2월 유 원내대표에게 패배한 이주영 의원과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는 홍문종, 김태환 의원은 ‘친박계 원내대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유승민 퇴진] ‘劉 사퇴 권고’ 결론 손쉽게 도출… 재신임 13일 만에 정반대로

    [유승민 퇴진] ‘劉 사퇴 권고’ 결론 손쉽게 도출… 재신임 13일 만에 정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달 25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8대2 정도의 압도적인 비율로 ‘재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3일 뒤인 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한다’는 결론도 생각보다 손쉽게 도출됐다.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의 ‘항거’는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가 불참하면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가 대신 의총을 이끌었다. 김무성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유 원내대표는 당의 외연을 넓힌 우리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경험에 비추어볼 때 정치인의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을 던지면서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부탁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다. 의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회의장 내부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논쟁의 초점은 재신임 ‘표결’에 맞춰졌다. 이날 발언대에 선 33명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대다수가 “표결로 가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결은 곧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하는 사생결단의 승부로 인식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재신임되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상처를 입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일 경우에는 유 원내대표가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내상을 입을 수 있다”며 표결에 반대했다. 김세연, 김희국, 이종훈, 이재영 의원 등 유 원내대표 측근들이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론을 폈지만 대세를 흔들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함진규 의원이 “(유 원내대표) 식구들은 발언하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친박계 김태흠, 이장우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한 비박계 이재오 의원을 향해 “박근혜 정부가 잘 되게 하기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 야당이 제대로 못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아군인 청와대와 지도부를 공격하느냐”는 취지의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의총을 지켜본 한 당직자는 “비박계의 반발은 조기진압됐다”며 “의총 분위기가 일방적이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의총 마지막 발언에서 “의총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조 수석부대표와 함께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겠다”고 했고 의원들은 이에 동의했다. 만장일치를 뜻하는 ‘박수 추인’은 없었지만 친박계 의원 일부가 환영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곧바로 유 원내대표가 있는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 만난 직후 미리 준비한 듯 긴급 기자회견 개최 소식을 알렸다. 10여분 뒤 국회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낸 유 원내대표는 5분간의 사퇴문 발표를 마치고 국회를 떠났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표 대결 ‘惡手’는 피하고… “더는 시간 끌면 안된다” 초강수

    표 대결 ‘惡手’는 피하고… “더는 시간 끌면 안된다” 초강수

    새누리당 지도부는 7일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자진 사퇴를 공식 권고하기로 했다. ‘유승민 정국’ 돌파를 위해 지도부가 내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던진 것이다. 유 원내대표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퇴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의 마지막 퇴로 ‘사퇴 권고안’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8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같은 지도부 일원인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을 내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 개인에 대한 불신임 투표는 가능한 한 피해야겠다 해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의안에는 유 원내대표가 임기 내 이룬 성과와 함께 사퇴 권고가 과오 때문이 아니라 당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촉구’가 아닌 ‘권고’라는 표현이 담긴 것은 유 원내대표를 배려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사퇴’라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은 권고이기 때문에 압박 수위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박근혜계 의원들의 반발로 의총 안건 명칭이 결국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변경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원유철도 ‘유승민 사퇴’로 선회한 듯 앞서 당 최고위원들은 지난 6일 밤 서울 여의도에서 유 원내대표만 제외하고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회의 명의로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내자는 데 의견 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었던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모임에 참석했다. 원 의장은 “시간을 오래 끌수록 도움이 안 된다”며 ‘사퇴’ 쪽으로 선회한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퇴 결론 유도하는 의총”… 발끈한 비박

    “사퇴 결론 유도하는 의총”… 발끈한 비박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의원들은 7일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시도하기로 한 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당 재선의원 12명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박민식, 조해진, 강석호, 김세연, 김학용, 신성범, 황영철, 박상은, 김성태, 이한성, 안효대, 정미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비박계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예고 없이 회의장을 불쑥 찾았다. 당 지도부의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 시도 결정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1시간 후 “당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했는데 반대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에게 사퇴 권고 결의안을 내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후 박민식 의원은 “사퇴라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으면 공정한 의사 결정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결의안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김 대표에게 요청했다”면서 “의총에서 제한 없는 의제로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8일 의총 안건 명을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즉각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의총에서는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유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찬반을 놓고 의원들의 격론이 벌어질 경우 계파 갈등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 당 내홍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비박계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물러나야 할 사람들은 최고위원들”이라며 반발했다. 정두언 의원도 “이 지도부는 새누리당 지도부인가 아니면 청와대의 맹종부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김용태 의원은 “최고위원회의가 의원총회에 원내대표 사퇴 결의 안건을 내는 것은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회법 재충돌] 친박 “7일 오전이 劉 사퇴 마지노선” 쐐기… 집단행동 가시화

    [국회법 재충돌] 친박 “7일 오전이 劉 사퇴 마지노선” 쐐기… 집단행동 가시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6일 거취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을 또다시 미뤘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꺼낸 이후 벌써 12일째다.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이날 유 원내대표에게 7일 오전을 자진 사퇴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 기한마저 넘길 경우 친박계의 집단행동이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취 관련 입장 표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야당과 만나 조속히 결론 내겠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바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 유임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당내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하고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10여분간 독대한 데 이어 김무성 대표까지 포함한 ‘3자 회동’도 했다. 이어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논의한 뒤 30여분 동안 단둘이 추가로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세 사람은 회동 후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점심을 원내부대표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물밑에서 논의되던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될 조짐이다. 친박계는 7일 오전을 유 원내대표 사퇴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이날 “유 원내대표가 내일(7일) 오전까지 거취 표명을 하지 않는다면 (재신임을 묻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계는 또 지역·선수별로 ‘사퇴 촉구 성명’도 준비하고 있다. 김현숙 의원은 “초반 재신임 쪽으로 기울어진 의총 분위기였으나 유 원내대표가 명예롭게 정리를 해야 한다는 쪽의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분위기가 친박계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박계는 8일부터 시작하는 7월 임시국회와 메르스 사태로 인한 추경 편성 등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새누리당은 국민은 안중에 없고 박근혜 대통령의 오더만 따르는 당이 된다”며 “오는 20일 추경 처리가 끝나면 상처가 봉합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의원은 “(재신임을 묻기 위한) 의총이 소집되면 결국 모두가 패배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거부권 정국 초반 유 원내대표 유임 쪽에 무게를 뒀던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다간 여권이 공멸할 수 있다. 유 원내대표에게 퇴로를 열어 줘야 한다”며 사퇴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세연 의원은 이날 유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어떤 입장 표명조차 없이 가는 건 안 된다. (사퇴를 주장하는) 저쪽에서 자리에 연연한다고 마타도어 중이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의원들이 거취를 정해 주시면 겸허히 이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본회의 이후 반드시 밝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6일 국회법 재충돌… 유승민 거취 분수령

    여야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결 여부를 놓고 다시 격돌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계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온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도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유 원내대표는 5일 지역구인 대구를 방문한 뒤 상경한 직후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국회법 개정안) 표결은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전체 160석)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의결정족수(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2 찬성)를 채울 수 없는 만큼 국회법 재의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여당의 표결 불참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도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재의안이 폐기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당시 공동 발의했던 국회법 개정안 내용을 그대로 담아 재발의할 방침이다. 이 개정안에는 시행령이 법률에 배치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을 때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재의안이 폐기되더라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60여개 민생·경제 법안 처리에는 협조하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 논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6월 임시국회가 6일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접적으로나마 유임 의지를 드러낼지, 사임 의사를 표명할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여권의 내홍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생각나눔] 제2연평해전 희생자 6인, 여야 “전사자 보상금 소급” 정부 “형평성 어긋나 난색”

    최근 영화 ‘연평해전’이 인기를 끌면서 2002년 6월 29일에 발생한 ‘제2연평해전’ 희생자들에 대한 사망보상금 문제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희생 장병 6명은 ‘전사자’(戰死者) 규정이 없어 공무상 사망자로 순직 처리됐고, 유가족들은 개인별 월급의 36배에 해당하는 3000만~5000만원만 지급받았다. 이후 2004년 1월 군인연금법 개정으로 ‘전사자’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보상금도 2억원대로 상향됐다. 하지만 법 개정의 단초를 제공한 연평해전 희생자들에겐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 격상’ 개정안 잠정 보류 국회 국방위원회 법률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1일과 2일 연평해전 사망자를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격상하는 내용의 ‘제2연평해전 전투수행자에 대한 명예선양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안’과 사망보상금을 개정된 기준에 따라 소급해 지급한다는 예외 규정을 담은 군인연금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형평성과 예산 문제를 들며 입법에 난색을 표해 논의가 잠정 보류됐다. 여야는 입법의 주역인 연평해전 전사자 6명에게만 보상금을 소급해 지급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예산도 기지급 보상금을 제외하고 약 13억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연평해전 희생자들에게만 소급 적용하면 과거 북한 도발로 인한 사상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바라보는 형평성의 기준이 다른 것이다. 또 국방부는 “과거 모든 전투 희생자들까지 소급 적용하면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6·25 이후 전투 희생자 238명 모두에게 현행법 기준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면 약 550억원의 예산이 든다. 그러나 여야는 당시 대우받지 못한 희생정신에 대한 대가로 그 정도 예산은 충분히 지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550억원은 37조 4560억원 규모 국방 예산의 0.1%에 불과하다. ●국방부 “모든 전투 희생자들 소급 보상땐 재정 부담” 그러자 국방부는 관계자는 3일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미 전사자 예우를 하고 있고, 당시 외부기관에서 34억원의 성금을 모금해 유가족에게 4억원, 부상자들에게 1000만원에서 3억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했다”며 새로운 입법 반대 논리를 내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병기 “대통령 입장 변화 없다”… 김무성·유승민과 연쇄 독대

    이병기 “대통령 입장 변화 없다”… 김무성·유승민과 연쇄 독대

    3일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와 ‘연쇄 독대’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여권이 꽁꽁 얼어붙은 이후 첫 당·청 간 대면접촉이 이뤄진 것이다. 회동 시간이 5~10분에 그쳐 서로 속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을지 몰라도 기본적인 메시지는 충분히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이 실장은 운영위 전체회의가 시작되기 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비공개로 만남을 가졌다. 김 대표는 “국회 온 김에 인사차 만났다”고만 했다. 유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했다 해도 이야기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 실장도 “인사말 정도 했다”며 “당 내홍과 관련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대표해서 말할 것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두 사람 간의 회동 시간이 10분 정도로 짧았다는 점에 비쳐볼 때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는 기존 발언의 취지를 전달하고, 이 실장도 “박 대통령이 심적 변화가 없다”는 뜻으로 화답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위 전체회의 종료 직후 이 실장은 유 원내대표와도 운영위원장실에서 독대를 했다. 하지만 만남 시간은 약 8분에 그쳤고, 회동 직후 유 원내대표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특별히 이야기한 것은 없다”고만 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되자 “그만하면 안 됩니까”라며 다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실장도 “회의 끝나서 인사만 하고 나왔다”면서 “지금부터 입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유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유 원내대표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주말에 의견을 수렴한 뒤 어느 쪽으로든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로 되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을 재상정 하겠다고 한 6일을 앞둔 주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각각 비공개로 만나는 등 세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 사퇴 촉구 성명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도 초·재선 중심으로 유 원내대표 사퇴 반대 입장을 전파하며 6일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黨·靑, 마이웨이식 외면 전략… 갈등만 깊어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내홍에 휩싸인 여권이 일주일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청 갈등에 거리를 두는 ‘외면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 운영’, ‘권력 관리’, ‘소통·통합’ 등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아 ‘3무(無) 리더십’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고성에 욕설까지 난무하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여권 관계자는 “계파 갈등이 곪아 터진 꼴이 됐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사태 수습을 뒤로 한 채 서울역에서 ‘부산관광 캠페인’을 벌이고 한미연합사를 방문하는 등 외부 행사에만 집중했다. 반면 이날 오후 예정됐던 토론회 2곳의 일정은 모두 취소했다. 그는 전날 박 대통령과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고, 당·청이 마주 앉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대해서는 연기론도 폈다. 당·청 관계를 자극하지 않는 데 초점이 맞춰졌을 뿐, 근본적인 사태 수습 행보로 보기는 어렵다. 유 원내대표는 사퇴 압박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원내 업무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박 대통령에게 사과했지만 이후 “사퇴할 이유를 못 찾겠다”, “상황이 변한 것도 없고 할 말도 없다”, “사퇴 압박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박 대통령 역시 지난달 25일 국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과정에서 정치권에 ‘돌직구’를 던진 뒤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음에도 박 대통령은 김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당 지도부와의 물밑 대화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권력을 가진 자가 자기 의도대로 당을 움직이려고 한다면 그것은 사당화”라며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이처럼 사태 해결을 위한 이른바 ‘키 플레이어’들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사이 당내에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의원 간 ‘대리전’만 불이 붙었다. 사실상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고, ‘대화 없는 대치’만 이어가는 셈이다. 국민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상태로 사태가 수습된다고 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상처뿐인 승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10조원+ α

    정부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가뭄, 경기 침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10조원+α’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각종 정부 기금과 공공기관 투자도 크게 늘린다. 이렇게 되면 훨씬 많은 돈이 ‘경기 부양’에 풀리게 된다. 일단 오는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20일 이전에 본회의에서 처리되도록 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법인세 인상 등 펑크 난 나라 곳간을 채울 방안이 확보되지 않은 추경을 반대하고 있어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기금·공공기관 투자도 크게 늘려 당정은 1일 국회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이런 추경안에 합의했다. 국채 발행에 의존해야 하는 추경은 필수 항목만 편성하고 대신 기금과 공공기관 투자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앞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추경 가운데 펑크 난 곳간을 메우는 데 쓰일 세입 용도는 5조원 수준이고 세출 규모는 5조원+α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재정 건전성 우려 해소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고 정부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추경 재원의 대부분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 규모를 감안하면 국채 발행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나라 살림 적자는 50조원에 이르러 역대 최대 적자폭을 기록한다. ●지방재정난 고려 지방교부세는 감액 안해 당정은 세입경정예산을 짤 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고려해 지방교부세를 감액하지 않기로 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메르스로 피해를 보거나 경영이 곤란해진 병원에 손실을 보조하고 운영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증설 필요성이 제기된 공공병원과 음압·격리 병상을 확충한다. 경영상 애로를 겪는 관광업계와 중소기업, 수출기업 등에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감염병과 관련한 중장기 대책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가뭄 대책과 관련해서는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수리 시설을 확충하고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비해 수급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재해 위험이 있는 노후 저수지를 보수하고 급경사지와 같은 붕괴 위험지역을 정비하는 예산도 추경에 포함하기로 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근로 취약층의 고용안정 대책과 서민생활 안정 지원, 지역경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거부권 정국’ 勢대결 속 계파분화 조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서 촉발된 여권 내홍을 계기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계파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크게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대결 구도 속에 여러 갈래로 분화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의 거리감에 따라 계파가 나뉘었다면 이제는 정책 노선과 인물 중심으로 울타리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논란에서 새롭게 부상한 세력은 ‘유승민 사단’이다. 원내부대표와 정책위부의장들이 한 축을 형성한다. 조해진·김세연·민현주·이종훈·이이재·이재영 의원 등 10명 안팎이다. 이들은 유 원내대표의 ‘신(新)보수’ 정책 노선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조원진·김희국 의원을 비롯해 원내대표 경선 때 유 원내대표의 당선을 도운 대구 지역 의원도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유 원내대표를 제외한 11명의 대구 지역 의원 중 절반쯤 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계는 현재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내년 총선에서 김 대표가 공천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8대 국회에서 ‘주이야박’(晝李夜朴·낮에는 친이명박 밤에는 친박근혜)이라는 말이 있었다면 지금은 ‘주박야김’(낮에는 친박근혜 밤에는 친김무성)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군현·강석호·김학용·김영우 의원 등 주요 당직자와 김 대표가 18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의 인연, 부산·경남(PK) 출신, 내년 총선 공천을 노리는 비례대표 등 잠재적 친김무성계를 더하면 족히 50명은 넘을 것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19대 국회 초반 위용을 자랑했던 친박계는 이번 대통령 거부권 정국에서 ‘한 줌’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7월 ‘김무성 체제’ 출범 이후 ‘탈박이김’(脫朴移金 · 친박계에서 김무성계로 이동) 현상도 세력 약화를 부추겼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서청원·윤상현·이정현 의원 등 친박 직계의 숫자가 적을 뿐 침묵하고 있는 범친박계를 포함하면 적어도 당내 50~60명 정도는 박 대통령을 두둔하는 쪽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주영 의원이 받은 64표는 여전히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어디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중도파’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가 압도적으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중도파의 힘이 컸다. 이재오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옛 친이(친이명박)계는 현재 김무성계나 유승민계와는 또 결이 다른 범비박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몽준 전 의원이 내년 총선 도전을 앞두고 원내 세력화를 시도할 경우 당의 계파 분화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재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계파가 서로 중첩되는 경향이 있다. 여권의 계파 지형도는 내년 총선을 전후로 명확하게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유승민 사퇴 기로] “劉 고민·결단 기회줘야” 김무성, 고도의 줄타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0일 “유승민 원내대표도 우리나라의 중요한 정치지도자 중 한 분이기 때문에 고민과 결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들마저 유 원내대표를 향해 사퇴 압박을 가하는 동안에도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김 대표는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기도 했다. ‘국회법 거부권’ 정국에서 김 대표의 고도의 ‘줄타기 정치’가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헤게모니’ 싸움판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양 계파 사이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5일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 있다.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가 재신임받자 “당 의원들의 생각도 존중돼야 한다”며 유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친박계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김 대표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기기 어렵다. 파국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며 친박계와도 주파수를 맞췄다. 전날 긴급최고위원회의 직후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대표 입장도 사퇴 쪽”이라고 밝힌 것도 김 대표의 의중을 친박계 목소리에 힘을 더 싣는 데 이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이날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고,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어서 내보내는 것 또한 동료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며 ‘중립지대’를 지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徐 “김무성도 유승민 사퇴 입장”… 劉 “아직 정리한 게 없다”

    徐 “김무성도 유승민 사퇴 입장”… 劉 “아직 정리한 게 없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9일 오후 긴급 소집된 최고위원회의는 2시간 30여분간의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종료됐다. 앞서 이날 오전 경기 평택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전격 불참함에 따라 재소집된 탓에 회의가 진행된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서청원·김태호·김을동·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8명만 참석하고 단 1명의 배석자도 없이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됐다. 주요 당직자들도 대표실 밖에서 대기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8명의 최고위원 중 원 정책위의장을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사실상 종용했지만 유 원내대표가 입장 표명을 미루며 버텨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회의 종료 후 가진 공식 브리핑에서 “최고위원 모두가 각자 의견을 충분히 얘기했고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그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 후 자신의 사퇴 여부와 관련해 “최고위원들의 말씀을 잘 들었고 제가 경청했고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는 “아직 정리한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최고위원들이 자진 사퇴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는 “최고위원마다 의견이 좀 달랐다”고 밝혔다. 또한 유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정의화 국회의장을 면담한 뒤 “협상이 잘 안 됐다”면서 “정 의장이 어떻게 (국회법 개정안 상정을) 직권으로 하실지…”라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가 기회를 달라고 했기 때문에 좀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회의에서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했는지와 관련해 “본인(김 대표)도 종국적으로 그렇게(사퇴)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발언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최고위원은 이날 밤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노골적으로 4명이 사퇴하라고 얘기하지 않았느냐. 사퇴 불가라고 얘기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고 최고위 분위기를 전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가 고민 좀 해 보겠다고 해서 시간을 줘야 한다고 얘기했다”면서 “고민하는 시간에 메르스와 가뭄 사태, 추경, 국회법에 대해 고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또 향후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결정할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최고위와 의원총회 중 어느 쪽이냐를 놓고도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평택 현장 최고위에 참석한 후 ‘최종 결정은 최고위가 아니라 의총에서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이런 일이 있으면 당 지도부의 의견 조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박(비박근혜)계이면서 친박계와 입장을 같이하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오후 회의에 앞서 “최고위에서 의제로 채택한 것을 의총으로 넘길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정치적 행위는 아니다”라면서 “(의총은) 인기투표를 하겠다는 뜻이니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는 최고위 결정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듯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저지하려는 비박계는 의총을, 사퇴를 압박하는 친박계는 최고위를 각각 꼽으면서 ‘명분 싸움’에도 불이 붙었다. 지난 25일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은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의총이 사실상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반면 의총에서 표 대결이 이뤄질 경우 수적 열세인 친박계로서는 최고위가 활용 가능한 ‘최선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 당헌에 따르면 최고위는 당 기구로, 의총은 원내 기구로 분류된다. 최고위가 주요 당무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최고 의결집행기관이라면 의총은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새누리당은 통상 최고위 결정 사항을 의총에서 추인받는 형식을 취해 왔고 의총에서는 최고위의 결정 사항을 존중하는 게 관례였다. 따라서 당장은 유 원내대표가 어떤 입장을 스스로 내놓느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유 원내대표는 당내 다수 의견이 어느 쪽인지, 국민 여론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지켜보며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거부권 정국] 기로에 선 김무성… 중재냐 결단이냐

    [거부권 정국] 기로에 선 김무성… 중재냐 결단이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뜻도 고려해야 하고 유승민 원내대표도 지켜야 하는 모순적 상황을 타개할 묘수를 찾는 데 집중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 원내대표와도 장시간 통화하는 등 양측 모두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또 주말 사이 서청원 최고위원, 유 원내대표와의 3자 회동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로 셈법이 달라 무산됐다. 박 대통령과의 면담도 추진했지만 거절당했다. 박 대통령의 입장이 완강한 탓에 청와대 관계자 등을 통한 협의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친박계의 공세가 유 원내대표를 넘어 자신을 향할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만큼 중립적 입장을 배제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이날 측근들에게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맞서 이기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정치 행보에 유 원내대표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면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를 ‘읍참마속’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김 대표가 친박계로부터 ‘최고위원 동반 사퇴’ 카드를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낸다는 전제 아래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럴 경우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한 다수의 비박계 의원들로부터 “당 대표가 체제 유지를 위해 야합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김 대표는 원칙적으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유 원내대표가 물러날 경우 김 대표 입장에서는 ‘정치적 완충지대’가 사라지게 되고, 자신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친박계인 이완구 전 원내대표와 ‘투톱 체제’를 이뤘을 당시만 해도 존재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중국 방문길에 ‘개헌 논의 봇물’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청와대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고 하루 만에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와의 조합에서는 상대적으로 청와대와 호흡을 잘 맞췄고, 각종 현안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김 대표가 내놓을 묘안이 ‘당직 개편’에 숨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가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이나 제1사무부총장 중 한 자리를 친박계에 파격적으로 양보하면 친박계도 사퇴 압박을 멈추지 않겠냐는 예상에서다. 친박계를 향한 일종의 당근책인 셈이다. 물론 친박계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거부권 정국] 비박 ‘여론 추이’ 지켜보며 대응책 고심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도 친박계의 집단행동에 맞서 세력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막자”는 뜻으로 뭉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계파 간 정면충돌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 비박계 재선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를 향한 친박계의 선전포고에 응수하기 위한 ‘세 결집’ 차원이다. 당초 김용태 의원을 중심으로 28일 저녁 긴급회동을 추진했으나 의원들의 지역구 일정 등의 이유로 미뤄졌다. 이들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25일에도 긴급회동을 하고 유 원내대표 사퇴 불가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들은 친박계와의 전면전 양상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회동 결과도 지난번과 동일하게 원론적인 입장만 정리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비박계와 소수의 친박계가 정면충돌할 경우 친박계가 목소리 높여 공격할 여지만 더 넓혀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필요하게 나섰다가 당 분열의 주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도 대결을 피하는 이유다. 비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재신임이 있었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수에 불과한 친박계 의원들의 자진 사퇴 압박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비박계 초선 의원은 “소수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해 다수당의 법안 처리를 막는 것과 소수 친박계가 다수의 비박계가 신임한 지도부를 흔드는 일이 다를 게 없다”며 친박계를 비판했다. 일단 유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원내부대표는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낼지, 유 원내대표를 지지할지 그 기울기에 따라 향후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가 완전히 박 대통령의 편을 들지, 아니면 확실히 유 원내대표 지키기에 나설지도 중요한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 관계자는 “김 대표가 도와줘야 유 원내대표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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