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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팀목이었던 위탁가족 덕분”…홀로서기 시작한 청년 셋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버팀목이었던 위탁가족 덕분”…홀로서기 시작한 청년 셋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서울신문 회의실. 위탁가정 품에서 독립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세 사람이 모였다. 정은비(25), 안다희(29), 송단비(20)씨다. 21년 전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직후 이 제도의 울타리 안에 있다 성인이 된 첫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좌담회에서 위탁부모, 가족의 의미, 자립 이후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눴다. 정은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 지금은 5년 차 직장인이다. (위탁)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성인이 돼 자립했다. 매달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보낸다. 부모님이 매번 만류하시지만 이만큼 클 때까지 돌봐 주신 데 대해 어떻게든 보답하고픈 마음이다. 송단비 친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 때부터 조숙하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지금은 대학교 1학년을 휴학하고 다큐멘터리 촬영팀에 합류했다. 고등학생 때 찍었던 ‘하루의 끝’이라는 단편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다. 안다희 위탁가정에서 자랐고 자립준비 청년이었다가 지금은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방황하고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전직 축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대학팀에 가지 못했고,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있다. 누구보다 잘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세 사람은 “지금처럼 꿈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건 친부모는 없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위탁가정 보호 속에서 또래들처럼 치열하게 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들로 성장했다. 정은비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늘 생각한다.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자랄 수 있었고 친부모는 아니지만 가족이 있었다. 그래서 갚을 수 있는 건 갚으면서 살고 싶다. 언젠가는 나도 위탁부모가 돼 친부모 품을 느끼지 못한 아이들을 돌봐 주고 싶다. 송단비 어릴 때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보다 ‘불쌍한 아이’로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더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도 명절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다. 안다희 그래도 위탁가정 아이들의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결혼식 때 혼주석에는 누가 앉아야 할지인데, 친부모가 없다 보니 위탁부모가 앉아야 하는지 아예 비워 놔야 할지를 고민한다.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정은비 어릴 때는 위탁가정이라는 게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때는 더 적었다. 그래서 ‘너희 부모(위탁부모)는 왜 나이가 많냐’는 질문에 망설이다가 친부모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선입견 없이 위탁가정을 봤으면 한다. 대단하거나 특별한 가족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가족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안다희 가정위탁이 끝나고 사회에 나설 준비를 하는 자립준비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인식도 달라졌으면 한다. 자립준비 청년들이 가끔 방송에 나올 때 음성이 변조되거나 익명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범죄자도 아니고 부끄럽게 살지도 않았다. 이름과 얼굴을 쉽사리 공개하지 않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 위탁아동이나 자립준비 청년 등 부모 없이 자란 이들에 대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 안철수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경기도서 10석 정도 가능할 듯”

    안철수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경기도서 10석 정도 가능할 듯”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4월 총선 경기도 판세와 관련해 “지금 이대로 가면 10석 정도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경기 지역 판세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한 명이라도 당선자를 더 내려면 자신이 여당 강세지역인 분당에 출마해야 한다는 속뜻도 담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현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며 “지금 전국에서 보면 경기도가 가장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상대적으로 여당에 우호적인) 분당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을 앞섰다”면서 “이제는 정말 개인기로 그 나머지 부분을 돌파할 수밖에는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원유세를 하면 지역 사람들이 다 아는 경기도 인물이 얼마나 있겠나”면서 “(당내 유명인사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있지만 (그가) 경기도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전체 의석은 121석이다. 서울 49석, 경기 59석, 인천 13석이다. 현재 민주당은 103석을 차지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16석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당 주류 및 친윤계 의원에 대한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오지만 안 의원은 일찌감치 험지 차출론에 선을 긋고 현 지역구에 재도전할 뜻을 밝히고 있다. 안 의원은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내가 험지에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고전하는)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을 도울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자신같은 ‘전국구 정치인’이 안전하게 당선될 수 있는 분당에서 출마해야 틈 나는대로 다른 수도권 후보를 도와 국민의힘 당선자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내일 총선이 치러지면 몇석을 예상하느냐, 국민의힘이 80석대(지역구)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는 질문에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비례대표까지 합해서 겨우 100석을 넘는다는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 수는 111석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국정기조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당과 정이 서로 건설적 관계가 돼야 한다”며 “지금은 용산과 여당이 수직 관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소리가 똑같은데 그렇게 되면 지지율이 똑같다”며 “대통령 지지율 30몇프로, 당 지지율 30몇프로 하면 도저히 못 이긴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앉아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또 여러 지역들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고 교감하고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며 “바람직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2000만원 날렸다”…이혼한 아이돌 ‘로맨스스캠’ 당했다

    “2000만원 날렸다”…이혼한 아이돌 ‘로맨스스캠’ 당했다

    방송인 김상혁이 로맨스스캠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남다리맥’에는 ‘입담 백전무패! 로맨스스캠부터 2세 계획까지? [남다의 취중진상 - 김상혁 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김상혁은 “지난해 스스로가 약해지는 시기를 겪었고, 그때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와 만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상혁은 “어느 날부터 누군가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더라. 심적으로 약해졌던 시기라 술도 안 마시고 운동만 할 때였다. 그런데 이 사람이 계속 메시지를 보내니까 얘랑 이야기하는 게 여가 생활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걔가 내 생일을 축하해 준다면서 비트코인을 하는지 물었다”라며 “자기 지갑 주소로 미국 달러를 보내면 배당을 준다고 했다. 100만원을 넣었는데 실제 내 계좌로 6시간마다 배당금이 떨어졌다. 2억원 규모의 자산을 돌리고 있다는 그 친구 말에 돈을 더 넣었다. 그렇게 2000만원을 날렸다”라고 설명했다. 윤남기가 “(사기범이) 남자였을 수도 있다”라고 하자, 김상혁은 “맞다. 난 걔랑 통화한 것도 아니고 사랑한 것도 아니다. 그냥 따뜻한 말을 해주는 게 좋았던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김상혁은 1999년 클릭비 멤버로 데뷔했다. 한참 방송 활동을 이어가던 중 음주운전 사실이 전해지면서 방송계에서 잠시 사라졌다. 이후 2019년에는 6세 연하의 아내와 결혼했으나 1년 만에 이혼했다.
  • ‘100억 자산가’ 황현희 “투자로 10배 수익…코인·주식 다 한다”

    ‘100억 자산가’ 황현희 “투자로 10배 수익…코인·주식 다 한다”

    코미디언 황현희가 투자의 신으로 거듭나게 된 계기를 고백했다. 9일 방송된 SBS ‘강심장 VS’는 플렉스 VS 짠돌이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박준금, 황현희,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김용명, 고은아가 출연했다.이날 문세윤은 “황현희 씨가 걸어 나올 때 약간 경제전문가 느낌이 났다. 100억의 사나이 아니겠느냐”라며 “투자 전문가로 직업을 바꾸신 거냐?”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황현희는 “그 숫자가 너무 자극적이다. 본인의 자산을 100% 안다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아파트 실거래가는 항상 변한다. 주가의 평가금액도 변한다. 일론 머스크가 몇조, 몇천억 하지만 자산이 주가 변동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현무는 “다 떠나서 그렇게 어려운 말씀 하시지 마시고 얼마에 사서 얼마 버셨냐. 그거만 이야기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일론 머스크가 왜 나오냐?”라고 투덜댔다. 이에 황현희는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다. 여태까지 개그맨으로 2004년에 데뷔해서 10년 정도 ‘개그콘서트’를 했다가 2014년에 잘렸다. 그때부터 투자를 시작했다”며 “10년 개그를 했고 10년 투자를 했다. 10년 투자를 했던 경험은 내가 봤을 때 개그맨으로 벌었을 때보다 10배는 된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용의 형상을 한 식물이 있다/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용의 형상을 한 식물이 있다/식물세밀화가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자 주변에서 자연스레 용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용은 주로 기백, 열정, 힘과 같은 이미지에서 더 나아가 만화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캐릭터로 여겨진다. 그러나 나는 용으로부터 식물을 떠올린다. 식물 중에는 용의 머리와 몸, 심지어 용의 피와 혀를 닮은 종도 있기 때문이다. 동물 이름을 가진 식물 중에는 까마귀쪽나무, 까치밥나무처럼 새의 이름을 빌리거나 토끼풀, 호랑가시나무처럼 포유류의 이름을 빌린 것들이 있다. 용은 실제 동물계에 속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다. 그런데도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인류는 오래전부터 식물에서 용의 형상을 찾고, 용의 이름을 빌려 이름을 지어 왔다.마트 과일 매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열대과일 ‘용과’는 이름 그대로 용의 과일이다. 기다란 줄기에 열매가 달린 모습이 여의주를 문 용의 형상 같아 이름 붙여졌다. 4년 전 베트남 호찌민에서 만난 용과는 마트에서 본 모습과 사뭇 다른, 사방에 긴 줄기를 늘어뜨린 선인장과의 덩굴식물이었다. 이들은 여느 덩굴식물처럼 지지대를 기어오르거나 기어오를 데가 없다면 땅에 늘어지는 형태로 최대 9m까지 뻗어 나간다. 이 모습이 용을 빼닮았다. 여의주 같은 붉은 용과를 자르면 까만 씨앗이 박혀 있는 흰 과육이 드러난다. 과육에서는 키위와 배 사이의 달곰한 맛과 퍼석한 식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이들은 망고나 파인애플 같은 달콤한 열대과일에 가려 그다지 인기가 있지는 않으나 정육면체로 잘라 다른 과일과 함께 먹거나 잼, 주스, 와인 등으로 가공해 먹을 수도 있다. 사실 용과의 특별한 매력은 꽃에 있다. 열매를 맺기 전 피우는 꽃은 지름 30㎝ 정도로 거대한 데다 개화 시간이 하루가 채 되지 않을 만큼 짧다. 게다가 밤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박쥐, 나방과 같은 야행성 동물에 의해 수분한다. 용과의 꽃을 보고 있으면 이 정도로 비범해야 용의 여의주가 될 수 있구나 싶다. 우리가 카페나 백화점에서 자주 만나는 관엽식물인 드라코 또한 용을 닮았다. 이들의 정명은 용혈수, 용의 피를 내뿜는 식물이라는 의미다. 용혈수의 줄기를 자르면 붉은 수액이 흘러나온다. 용혈수를 관찰하기 전에는 숱한 동물 가운데 굳이 용에 빗댄 것이 의아했으나 수액을 본 뒤 단번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갈색 줄기를 자른 단면에서 흑색에 가까울 만큼 진한 붉은색 수액이 뚝뚝 떨어지는데, 이 모습이 식물과 동물 사이에 있는 미지의 생물을 연상케 한다. 용의 피라 불리는 붉은 수액은 전통 의학과 바이올린 염색, 방부제에도 활용됐다.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화분 속 드라코는 단정하고 정적인 모습으로, 용의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식물원의 온실에서 만나는 아가베 중 대표 종인 용설란은 잎의 형태가 용의 혀를 닮아 이름 붙여졌다. 이들 잎은 기다랗고 흰색에 가까운 옅은 청록색이다. 용설란은 꽃이 잘 피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일러도 수십 년에 한 번 꽃이 피는데, 꽃피우는 데 모든 에너지를 쓴 용설란은 개화 후 죽는다. 꽃이 금붕어를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금어초는 스페인에서는 꽃 모양이 용의 입을 닮았다는 연유로 ‘스냅드래곤’이라는 영명으로 불리지만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에서는 사자의 입이라 불린다. 하나의 형태를 두고 나라마다 서로 다른 동물을 떠올린 셈이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에도 용의 얼굴을 연상케 하는 식물이 있다. 용머리는 여름에 피는 꽃이 용의 얼굴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푸른 꽃 색 또한 용을 떠올리게 한다. 줄기마다 꽃이 달린 모습은 머리가 여러 개 달린 용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용의 이름을 빌린 식물은 공통으로 인간이 식물에 기대하는 수동적이고 정적인 이미지와 달리 탈(脫)식물적 형태, 생태 특징을 가진 것이 많다. 인간은 의외의 면모를 가진 식물 종,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와 현상을 상상의 동물인 용과 같은 카테고리에 가둔 셈이다. 분명한 것은 땅에 고정돼 있고 동물에 견줘 움직임도 느린 식물조차 날아다니는 동물이 필요할 때는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우고, 햇빛이 필요할 때면 해가 드는 방향으로 줄기 끝을 내민다는 것이다. 식물과 달리 인간은 빠르게 움직이고 이동하는 혜택을 가졌다. 이 능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거만하지 않고 우리 각자가 원하는 것, 하고자 하는 바를 향해 직접 표현하고 행동하는 2024년이 되기를 바란다.
  • 뜨끈뜨끈 구들이 청계천을 범람시켜?

    뜨끈뜨끈 구들이 청계천을 범람시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으로 겨울철 추위가 매섭다. 예전에도 사흘 춥고 나흘 포근하다는 ‘삼한사온’이 있었지만, 요즘은 예상치 않은 추위와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 사람들 혼을 쏙 뺀다. 펑펑 눈이 내리고 코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방바닥에 이불 덮고 누워 만화책을 읽으며 까먹는 귤이 제맛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웹진 ‘담談’ 1월호에서는 ‘뜨끈뜨끈 온돌의 맛’이라는 주제로 우리 조상들이 한파를 이기기 위해 고안해 낸 전통 기술인 온돌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김소라 서울교대 교수는 ‘구들을 덥히자 청계천이 범람했다’라는 글을 통해 17세기 소빙하기를 맞은 조선시대에 왕의 침소에까지 온돌이 깔리면서 달라진 조선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담았다.소빙하기는 기후학적으로 여름과 겨울 모두 낮은 기온을 보이며 기온과 강수가 불규칙하게 변동해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 때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1300~1800년대 후반에 마지막 소빙하기가 존재했으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17세기에 가장 극심했다. 17세기 조선 현종 때 경신 대기근(1670~1671)과 숙종 당시 을병 대기근(1695~1696)도 소빙하기의 여파였다. 소빙하기로 명태, 대구, 청어 등 한류성 어종이 밥상에 오르기 시작했고 온돌은 상류층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온돌은 삼국시대부터 사용됐지만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바닥을 데워 좌식 생활을 하는 것은 하층민의 생활양식이었다. 상류층은 화로 같은 별도의 난방 기구를 사용했다. 그러나 소빙하기의 여파가 심해지던 16세기 후반부터 사대부 계층과 왕실로 온돌이 보급되기 시작했다.김 교수에 따르면 17세기 이후 온돌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땔감으로 쓰이는 나무 소비량이 급증했으며 특히 인구가 집중되고 산물이 부족한 한성부에서는 땔나무 수급 문제가 심각했다. 구들장을 미지근하게 데우던 초기 방식에서 벗어나 뜨겁게 바닥을 달구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였다. 조선시대에는 특정 구역을 제외하고는 숲을 민간에 개방하고 마음대로 나무를 구할 수 있게 해 땔나무로 벌목하는 사례가 흔해지면서 한성부 주위 산들은 벌거숭이가 됐다. 문제는 소빙하기에는 이상저온현상과 함께 잦은 홍수도 발생했는데 헐벗은 산 때문에 비만 오면 청계천이 범람해 물난리를 겪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1885년 서울에는 하루 동안 392㎜의 비가 내린 적이 있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청계천과 가장 먼 지점에도 40㎝ 이상 물이 차올랐고 청계천 변은 1m 이상 범람했다고 한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들은 서울 도성을 더럽고 비위생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고 그 원인을 조선인의 게으른 천성과 인근에 나무가 없는 탓이라고 여겼으며 결국 이는 온돌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온돌을 없앨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는 조선인의 천성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세기에 걸쳐 나타난 이상저온에 대응하기 위한 현상”이라고 했다.
  • 마지막 ‘빨간 머리’ 금속성 목소리마저 판타지극에 ‘환상’… 사랑을 공감하기엔 공간도 시간도 ‘애매’[뮤지컬 리뷰]

    마지막 ‘빨간 머리’ 금속성 목소리마저 판타지극에 ‘환상’… 사랑을 공감하기엔 공간도 시간도 ‘애매’[뮤지컬 리뷰]

    “내 사랑이 당신을 파괴할까 두려워요.” 커튼콜에 이르러 폭발하는 객석의 함성은 그의 스타성을 짐작케 한다. 10년을 이어 오면서 관객은 물론 극까지 휘어잡는 노련미가 생긴 듯하다. 금속성의 이질적인 목소리는 판타지를 표방하는 극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샤롯데씨어터 웅장한 무대 압권 2014년 초연 후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를 향한 이목은 단연 빨간 머리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 김준수에게로 쏠린다. 전 시즌 한결같이 고수한 스타일이지만 김준수는 앞선 인터뷰에서 “빨간 머리 드라큘라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 마지막을 놓칠세라 공연장은 늘 인산인해다. 아일랜드 작가 브램 스토커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897년 쓰인 이 소설은 공포물과 로맨스를 결합한 장르인 ‘고딕 호러’의 원형으로 꼽힌다. 전 세계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 이 소설은 출간 후 다양하게 변주됐다. 뮤지컬은 영생을 사는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의 러브스토리에 집중한다. 여주인공 ‘미나 머레이’가 전생에 그의 아내였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이는 원작엔 없는 것으로 추후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에서 많이 보이는 내용이다. 블록버스터 뮤지컬로서의 ‘드라큘라’는 국내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흥행 보증수표다. 지난 시즌까지 누적 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명성을 입증했다. 공연장인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의 웅장한 무대는 단연 압권이다. 거대한 돌기둥과 4중 턴테이블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 장치가 시종일관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이어 나가게 한다.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는 “작품의 설득력과 이야기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드라큘라 백작이 가진 초인적인 힘을 부각할 필요가 있었는데 무대 디자인도 여기에 집중했다”고 했다.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 감동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극에 재미를 더한다. 천진난만하게 사랑을 갈구하나 결국 드라큘라 백작 때문에 파멸하는 소녀 ‘루시 웨스텐라’ 역의 최서연은 광기 어린 연기로 1막 후반부에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드라큘라 백작을 추적하는 반 헬싱 교수 역의 박은석은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넘버(노래)들을 편안하게 소화한다. 400년을 넘어선 드라큘라 백작과 미나의 사랑은 극의 핵심을 이루는 서사이지만 그 절절한 사랑에는 썩 공감되지 않는다. 물론 시간 제약이 있는 데다 극 곳곳에 넘버를 배치해야 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완벽하고 촘촘한 서사를 갖추긴 쉽지 않다. 그러나 끝끝내 드라큘라 백작을 거부하던 미나가 그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는 장면과 그 사랑을 백작이 저버리는 장면은 다소 갑작스럽다.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무대적, 극적 장치가 더 필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연은 오는 3월 3일까지 이어진다.
  • [길섶에서] 세 가지 ‘마’/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세 가지 ‘마’/이순녀 논설위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이 남긴 여운이 길어서 각본을 쓴 사카모토 유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보게 된 드라마가 ‘콰르텟’이다. 세상의 잣대로는 삼류인 클래식 연주자 남녀 4명이 현악사중주단을 구성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좌충우돌하면서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와 감동을 안긴다. 삶의 통찰을 드러내는 대사도 인상적인데 특히 마음에 와닿은 것은 이것이었다. ‘인생에는 세 가지의 마가 있다. 어마어마, 조마조마, 설마.’ 의심과 조바심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반복적인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불현듯 예상 밖의 경이로운 순간을 마주하는 것, 그게 우리 삶의 아이러니 아닌가. 그러고 보니 나훈아의 노래 ‘사내’에도 비슷한 가사가 있다. ‘긴가민가하면서 조마조마하면서 설마설마하면서 부대끼며 살아온 이 세상을 믿었다.’ 일상 속 언어유희로 인생의 서늘한 진실을 담아낸 노장 가수의 독백이 묘한 위로로 다가오는 연초다.
  • 박은식 국힘 비대위원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 알까?”

    박은식 국힘 비대위원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 알까?”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과거 소셜미디어(SNS)에서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을 잘 알까?”라고 쓴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박 위원은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박 위원은 2021년 자신의 SNS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막장 국가 조선시대랑 식민지를 이제 막 벗어난 나라의 첫 지도자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냐”며 “그래도 이승만이 싫다면 대안이 누가 있나?”라고 썼다. 그는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 여운형 암살에 김구가 관련돼 있다는 건 들어 봤냐?”라고 썼다. 박 위원은 이날 경향신문 통화에서 “김구를 비하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이승만이 훨씬 더 잘 아는 건 사실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취약한 국가에 국제 정세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했고 그런 의미에서 이승만을 좀 더 도드라지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당시 작성한 다른 글에 “노예제에 의존하던 조선과 근대화된 대한민국 사이의 큰 간극에 결국 일제강점기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조선이 갑오개혁 이후 노비도 폐지하고 형법대전도 만들어냈다고는 하나, 나라가 망해 의병을 일으켰을 때도 상놈이 양반에 말대꾸하다가 그 자리에서 즉결 처분당했던 역사를 보면 지금 대한민국의 선진 법률 시스템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이어 “그런 생각을 가진 채로 수강했던 고려사이버대 민법총칙 강의는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 민법의 기원으로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을 언급했고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조선민사령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냥 일베(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나오는 주장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다”고 했다. 조선민사령은 일제강점기 무단통치시기인 1912년 제정된 기본법규다. 박 위원은 경향신문에 “내 전체적인 의도는 절대 그게 아니다. 차라리 전문을 기사에 실어 달라”고 말했다. 아래는 박 위원의 SNS 게시글 전문.<광주청년의 좌파 탈출기 #3> 5.18의 아픈 기억 때문에 신군부와 맥을 같이하는 정치집단에 반감이 큰 광주에서 태어나, 건국대통령의 과오만 서술해 놓은 교과서를 보며 자란 나는 이승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해방전후사의 인식’ ‘백년 전쟁’같은 컨텐츠에서 볼 수 있는 교묘하게 짜여진 퇴보좌파/수정주의 역사관에 찌들어 민주당만을 지지하던 2014년... EBS에서 방영된 허동현 교수님의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근현대사’를 보고 마치 매트릭스의 모피어스가 건넨 진실의 빨간약을 먹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나의 역사인식이 「특정 정치집단이 추구하는 이념을 지지하도록 필요한 사실만 선택주입된 결과물이구나」 하는 일종의 배신감이 들어 닥치는 대로 세계사 관련 책들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참고해가며 공부하게 되었다.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이승만이라는 정치인을 진심으로, 아주 많이 존경하게 되었다.정치에 관심이 있던 광주친구들, 좌파성향인 친구들과의 술약속이 불편해진 게 바로 이 때부터였다.술을 마시면 정치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나는 흥분해서 이렇게 말했으니까.“야, 우리 해방될 땐 국민 80프로가 글을 모르고, 제주4.3, 여순사태, 대구사태 이런 거 맨날 생기고 정치인들끼리 서로 테러하고 조폭이 주름잡던 시대라니깐?경제규모도, 군대도 북한의 절반도 안되는데 김일성이가 쏘련이 지원해준 탱크로 막 밀고 내려와브러.그 상황에서 일본이랑 일 좀 했다고 치안이랑 국방 전문가들 다 내쳐블믄 나라가 어떻게 되겄냐?그렇게 되믄 문재인/박원순/유시민/기타 민주당 국회의원 아빠들 다 실업자 되어가꼬 얘네들이 태어나긴 했을랑가 모르겄다.이거는 북한도 동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여.프랑스? 야 비교할 걸 비교해라.전세계에 식민지 경영하는 초강대국이 잠깐 독일한테 졌어도 본토가 다 점령되지도 않았고 미국이 도와줘서 금방 되찾을 수 있는 상태로 4년 정도 점령 당한 거랑 우리처럼 지지리 못살다가 총 한방 못 쏘고 고종이 나라 팔아 36년간 지배당한 거랑 같냐?그래 프랑스처럼 재판 대충해서 ‘저놈이 독일협력자 년놈이요’ 하면서 칼로 막 쑤셔블고 여자들 삭발시켜다가 ‘부역자들’팻말 목에 걸고 거리 행진하게 시키믄, 그게 식민잔재 청산이냐?이승만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일본이 곧 쳐들어올거고 망할거라고 ‘japan inside out’ 책 내서 베스트셀러 되가꼬는 엄청 유명해졌어.해방 뒤에 독도가 아직 누구 건지 애매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선그어서 막 뺏어와블고 대마도도 우리꺼라고 난리치다 대한해협에서 일본어선들 막 잡아들였다니깐!이래도 이승만이 친일이냐? 아니잖아.독재를 했다는데, 야 세상 어느 독재자가 국민의 재산 소유권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드냐?국민의 재산을 국유화 해놓고 지가 맘대로 하는 게 독재자야.북한이 했던 무상몰수/무상분배가 바로 그거라고.공짜로 땅 받은 게 아니라 모조리 김일성 맘대로 하는 땅이라고.이승만은 농지정책전문가인 조봉암을 사회주의자였어도 발탁해서 유상몰수/유상분배 추진해서 몇 천년 내려온 지주제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지키면서, 국민에게 「지켜야 할 나의 것」을 만들어줬잖아.이 분들이 북에서 쳐들어온 놈들 목숨 걸고 막아서 지금 대한민국이 있는 거 아니겠어?마지막에 있었던 부정선거도, 이승만은 경쟁자였던 조병옥 사망으로 이미 당선확정이었어.부통령 선거에서 밑에 애들이 장난친거지.그리고 어느 독재자가 시위 좀 한다고 하야하냐?심지어 시위하다 다친 학생이 있는 병원까지 가서 ‘부정을 보고 일어서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다, 학생들이 참으로 장하다’ 이런 말을 하는 지도자가 독재자일까?국민이 한사람이라도 더 똑똑해지길 바라며 없는 재정에 초등의무교육을 도입한 사람이?우리랑 비슷한 수준이던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동남아 국가들 독립할 때 이디아민, 폴포츠같은 독재자들 보면, 너 절대 이승만한테 독재자 소리 못할거다.그쪽 나라들 아직도 군부독재에 막장정치 허고 있잖어.그렇다고 선진국은 뭐 얼마나 더 선진적인 정치했간디?미국은 1965 흑인한테 처음 투표권 줬고 스위스는 1971에 여자한테 처음 투표권을 줬다니까.그 시대가 원래 그런 상황이었다고.지금이랑은 비교가 안 돼.해방될 때 동아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믄, 국민의 80프로가 공산+사회주의를 원하고 있었어.미국마저 쏘련이랑 마찰을 피할라고 좌우합작 지지하고 유럽 신경쓰느라 한반도에서 철수준비 할 때, 김일성은 이미 쏘련 지원 받아가꼬 군대 만들고 법 만들고 정부 만들어브렀다니까?이러는데 김구/김규식이 김일성 백날 만나봐야 남북협상이 되것냐?이승만이 천만다행으로 김일성 장난질에 안 넘어가서 남한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단독선거를 진행한게 반민족적인건가?난 전세계 절반이 공산화되는 이 거대한 물줄기를 쪼매난 반도 끄트머리에서 온몸을 바쳐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게 민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봐.6.25때 전쟁났다고 뭣하러 먼나라에서 지원군 보내주겄냐.다 이승만이 외교력 발휘해서 UN승인받아 합법성 인정됐으니까 자유세계 국가들이 도와준 거잖어.그렇다고 이승만이 미국 따까리만 한 게 아니여.불리하게 휴전협정이 진행되니깐 반공포로를 석방해버리는 벼랑끝 전술을 써가지고 미국도 빡쳐서 이승만 없애버릴까 하다가 결국 이승만 달랠라고 ’한미상호방호조약‘체결 해줘서 대한민국 침범은 곧 세계최강대국 미국침범과 같게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은거야.중국/일본/러시아 강대국들 사이에서 언제 먹힐지 모르던 나라가 안보문제를 해결해버린 거라고.경제원조는 당연하고.국익을 위해서 미국과 싸워가며 「대한민국 건국을 쟁취」한거지.막장국가 조선시대랑 식민지를 인제 막 벗어난 나라의 첫 지도자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냐?물론 잘못한 점도 많지만 넌 구구단도 버벅이는 상태에서 미적분 바로 가능하냐?안 되잖어.그래도 이승만이 싫다고 하믄 대안이 누가 있냐?-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 여운형 암살에 김구가 관련되있는건 들어봤냐?- 김규식. 응. 엘리트 유학파지. 근데 김규식 묘지가 어디있는지 알아? 북한 열사릉이야 북한.- 여운형? 아이고 김일성한테 이미 남한 뺏기고 숙청당했을거다.이승만이랑 건국세대 어르신들 아니었으믄, 우리가 이렇게 빛나는 불이 들어오는 술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술이랑 안주를 치안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을까?난 아니라고 봐.그냥 전기도 안들어오는 김씨 세습왕조 밑에서 노예로 굶주리고 있겄제.「이승만이 최선」이었다고!”내 말이 끝나면 친구들은 대부분 반박하지 못하고 주제를 돌리거나, 그래도 이승만은 아니다는 대답을 했고 다시는 나와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았다.이런 생각을 가진 나는 일베/뉴라이트/극우파일까? 아니면 옳은 생각을 가진 걸까?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 시기에 과거를 분노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진 않았으면 좋겠다.비록 건국/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많지만, 조금만 분노를 내려놓고 당시 우리의 상황과 세계정세를 같이 공부해보면 고향 광주의 어르신들과 나랑 술자리를 피하게 된 친구들도 나라를 조선으로 퇴행시키는 저 민주당을 향한 지지를 멈추고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 믿는다.**마지막 사진으로 이승만 청년시절 의회민주주의를 주창하다가 고종에게 잡혀 사형선고를 받아 한성감옥에 복역하던 시절 사진을 올린다. 이승만은 운동권의 원조였다. 대한민국의 존경을 받을만한 분이다.**< 광주청년의 좌파탈출기 #8 >2014년, 친구랑 술을 마시며 정치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민주당식 역사관을 신봉했던 나는 일제의 만행과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에 대해 침까지 튀겨가며 열변을 토했다.이에 친구는“야, ㅅㅂ 민족이 뭐고, 나라가 뭔데?내가 개고생해서 번 돈으로 와이프랑 딸래미 먹여 살릴 수 있으면 지배자가 일본인이든 외계인이든 뭔 상관이야?상놈으로 태어나면 돈 벌어봤자 임금한테 ㄱ무시당하면서 굶어죽도록 세금 뜯기고,조선말에 30%나 있었다는 노비로 태어나면 내 딸래미까지 노비돼서 양반들 노리개짓이나 해야 되는데내가 왜 그 나라에 충성하고 독립운동 해야 되냐?조선은 망해도 싼 나라였다니깐?ㅈㄴ굴욕이긴 해도, 그런 한심한 조선이 근대화되는데 일본 영향이 하나도 없었겠냐?”분위기가 험악해질까봐 더는 반박하지 않고 집에 돌아 오는 길에 ‘식민지 근대화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럼 근대화란 뭘까?’ 생각을 해봤다.(어려운 말 다 빼고)- 나를 제약하는 신분이란 게 없고- 산업이 발전해 생산물이 풍족해져 배곯지는 않아야 하고- 열심히 일해 모은 재산을 나라가 멋대로 빼앗아가지 않고- 개인 간의 계약이 존중되는 시스템이 갖춰진 사회일 것이다.조선이 갑오개혁(1894)이후 노비도 폐지하고 형법대전(1905)도 만들어냈다고는 하나, 나라가 망해 의병을 일으켰을 때도 상놈이 양반에 말대꾸하다가 그 자리에서 즉결 처분당했던 역사를 보면 지금 대한민국의 선진 법률시스템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생각을 간직한 채로 수강했던 고려사이버대 민법총칙 강의는 내게 큰 충격이었다.우리 민법의 기원으로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을 언급했고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노예제에 의존하던 조선과 근대화된 대한민국 사이의 큰 간극에 결국 일제강점기가 있었음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굴욕적이긴 했지만, 그게 ‘역사’였다.조선민사령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냥 일베에서만 나오는 주장으로 치부하기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이런 경험을 한 뒤 비슷한 류의 주장들을 접했을 때는 친일/일베라 단정짓지 않고 직접 자료들을 찾아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결국 민주당식 역사관에서 탈출하게 되었다.법학뿐이었을까?나라를 이끄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서울대의 전신이 ‘경성제국대’였음을 떠올려 보면 과학, 인문학 분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그렇다고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시켜줬다」는 주장에 전부 동의하진 않는다.* 김성수는 일제강점기에 학교와 기업세우며 실력을 키웠고*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자유세계로 편입시켰고* 박정희는 산업화를 성공시켰고* 전두환/노태우는 폭발적 경제성장을 해냈고* 김영삼/김대중은 국민의 열망을 담아 민주화를 이뤄낸 것에 더해* 우리 국민이 공산정권과의 전쟁과 독재정권과의 투쟁을 불사했기에 근대화에 성공한 것이지 누군가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진정한 근대화를 이룬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가지되, 일제강점기 사료를 해석할 때는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객관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그래야 역사에서 뭔가 배울 것 아닌가?
  • ‘확장 억제’ 뜻 거꾸로 해석해 호통친 野의원 “정부 외교 실패 지적 취지”

    ‘확장 억제’ 뜻 거꾸로 해석해 호통친 野의원 “정부 외교 실패 지적 취지”

    지난 8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확장 억제’ 개념을 두고 “북한의 핵·미사일 확장을 억제하자는 전략”이라고 잘못된 해석을 제시하며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질타했다고 중앙일보가 9일 보도했다.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는 미국의 ‘핵 억지력’을 동맹국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최대 목표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확장을 억제하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물었다. 이어 “북한의 핵 확장 능력과 미사일 능력을 어떻게 하면 억제할 것인가가 확장억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듣고 있던 조 후보자가 “아니다”라며 “확장 억제는 미국의 군사 안보적 지원과 우리의 재래식 무기 능력을 모두 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주장처럼 ‘북핵 확장을 억제한다’는 뜻이 아니라 ‘한·미 억지력을 넓힌다’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조 후보자를 향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확장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가겠다는 뜻”이라고 잘못된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조 후보자는 “북핵의 확장을 막는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억지력을 확장한다는 말”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조 후보자의 거듭된 설명에도 김 의원은 “우리만 (억지력을) 강화하면 되고 북한이야 핵 개발을 강화하든 미사일을 계속 쏘든 말든 신경 안 쓴다는 이야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미국) 억제력의 (대외) 확장’을 뜻하는 영어 번역 표현을 ‘(북한의) 확장을 억제’라고 한자식으로 해석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대정부질문 때도 한덕수 국무총리에 “실제로 확장 억제가 됐느냐는 이야기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했느냐는 것이다”라고 확장 억제 관련 질의를 했다가 한 총리와 설전을 벌였다. 당시 한 총리는 김 의원의 주장을 옹호하던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정말 공부 좀 하세요, 여러분”이라고 일갈했다. 확장 억제는 2006년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처음 명시됐다. 동맹국이 핵 위협에 처하면 미국이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지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흔히 ‘핵우산 제공’으로도 설명된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에 “최근 백령도 주민들이 대피할 정도로 북한 도발이 빈번해진 상황을 만든 정부의 외교 실패를 지적하려는 취지였다”면서 “조 후보자가 확장 억제 개념에만 초점을 맞춰 (소극적으로) 답변하자 보다 포괄적 관점의 접근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7월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최종 보고서를 낸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향해 “IAEA는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IAEA는 공식적인 유엔 산하 기구다. 당시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IAEA가 이런 문제(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대부분 국민이 오인하는데, IAEA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AEA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제 표준과 지침을 정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다. 야당만 이런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아크 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발언해 외교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보호하고자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맞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최근 이란은 진짜 악당국가”라고 했다. 이는 모두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 “덱스, 40대에 女문제로 스캔들 터진다” 충격 사주풀이

    “덱스, 40대에 女문제로 스캔들 터진다” 충격 사주풀이

    유튜버 겸 방송인 덱스(본명 김진영)가 새해를 맞아 신년운세를 봤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덱스101’에는 ‘2024년 제 운세가 어떻다고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덱스는 “오늘 사주를 찬찬히 풀어보면서 운세나 결혼운 등을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제작진이 “제일 궁금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덱스는 “일인 것 같다.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그 다음이 건강이고 여자친구”라고 답했다. 덱스의 사주를 본 역술인은 “2021년부터 운이 본격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2023년, 2024년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다. 돈 버는 쪽으로 제대로 운이 들어온 게 2021년”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행히도 30대에 최고의 운이 남아있다. 30대에 돈 벌 만한 건이 확실히 더 있다”고 했다. 역술인은 “이 사주가 굉장히 깔끔하고 좋은 사주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이제 나쁜 이야기를 과감하게 하면 이 사주의 문제는 잘생김 때문에 발생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덱스에게 40대에 연애나 여자 문제로 인해 사건이 엄청 크다고 했다. 역술인은 “40대 때 대박 사건이 있으니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저 때 여자 문제로 인해 대박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덱스는 “엄청난 스캔들이냐”고 물었고 역술인은 “빅 스캔들이 생긴다. 40대에 엄청 조심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 77일 만에 다시 열린 이화영 재판…의견 불일치에 또다시 공전

    77일 만에 다시 열린 이화영 재판…의견 불일치에 또다시 공전

    법관 기피 신청 등의 이유로 멈춰졌다가 77일 만에 재개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재판이 피고인과 변호인 간 의견 불일치로 또다시 공전했다. 9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이 예정된 증인신문을 시작도 하지 못한 채 50분 만에 종료됐다. 당초 이날 재판에서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 같은 재판 절차는 지난해 10월 이화영 측의 법관 기피 신청으로 재판이 중지되기 직전 열린 공판에서 예고됐었다. 이날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증인신문 준비가 되었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반대신문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증인신문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김 변호사 옆자리에 앉은 이 전 부지사가 발언을 제지하며 변호인에게 귓속말했고, 변호사가 앞서 한 발언을 수정했다. 김 변호사는 “안부수, 김성태 진술증거를 탄핵하려고 했다. 이 증인들이 증거를 대면 새로운 거짓말로 진술을 이어가기 때문에 그 기회(반대신문)를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피고인이 다시 생각해보자고 해서 다음 기일 이전에 반대신문 진행 여부를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호인 입장에 검찰은 “지연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측은 “반대신문권 관련해 변호인과 피고인이 의견 불일치를 보였는데, 이전에도 그러더니 지금도 그렇다”며 “반대신문은 수개월 전부터 이야기됐는데 이제 와 결심이 다가오는 시점에 따로 준비하겠다는 것은 당혹스럽다. 재판 지연 목적에 따른 것이며 변론권, 방어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이달 16일 이전까지 이 전 부지사 측의 반대신문 여부 및 탄핵 증인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은 종전대로 주 1회 열린다. 이날 공판은 향후 재판 절차에 대한 변호인관 검찰 측 의견 청취와 검찰의 증거인멸교사 사건 공소장 변경 신청,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 그룹 부회장에 대한 변론 분리까지 이뤄지고 끝났다. 김현철 변호사는 재판 종료 후 취재진에 ‘피고인과의 의견 불일치’에 대해 “이 전 부지사와 지난주까지만 해도 김성태 전 회장과 안부수 회장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행사하지 않는 방안으로 협의했으나, 피고인이 전날 다른 변호사와 접견해 일반적인 절차에 대해 논의하면서 다시 반대신문을 진행할지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대북경협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 사용 제공,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800만 달러(경기도 스마트팜·도지사 방북 비용)를 북한 측 인사에 전달했다는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됐다.
  • 머리 다쳐 응급실 온 女…보호자, CT 거부하며 의사 폭행 ‘응급실 마비’

    머리 다쳐 응급실 온 女…보호자, CT 거부하며 의사 폭행 ‘응급실 마비’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보호자가 만취 상태로 의료진에게 폭언을 쏟아내고 폭행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일 오전 0시 18분쯤 강원 강릉시 한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30대로 보이는 여성 환자 1명과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남성 보호자 1명이 119를 통해 내원했다. 응급의학과 의사 A씨는 낙상 사고로 여성 환자의 머리가 심하게 부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두개골 골절이나 두개골 내 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CT 촬영을 제안했다. 그러나 심한 만취 상태였던 보호자 B씨가 “이런 일로 CT를 찍느냐”며 욕설을 내뱉었다. A씨가 재차 CT 촬영 필요성을 이야기했지만, B씨는 “말투가 건방지다”, “내세울 것도 없는 촌×들이 무슨 CT를 찍느냐”고 쏘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의 가슴 부위를 한 차례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B씨는 1시간가량 난동을 이어갔다. 결국 응급실 업무가 마비돼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지역에서 홀로 밤을 지키는 응급실 의사들에 대한 주취 폭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방 응급의료는 서울과 현실이 다르다. 사람이 매우 부족해서 허덕이며 돌아간다. 수많은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지역 비하 놀림까지 받으면서 인권을 무시당하고, 수치심까지 느낄 정도로 짓밟히는 걸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말다. A씨는 조만간 상해 진단과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뒤 B씨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경찰은 B씨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라이머와 이혼한 안현모…‘이 이야기’ 도중 눈물 쏟았다

    라이머와 이혼한 안현모…‘이 이야기’ 도중 눈물 쏟았다

    최근 이혼 소식을 전한 방송인 안현모가 다시 대중 앞에 나선다. 9일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안현모가 스페셜 MC로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분은 10일 공개될 예정이다. 제작진 측은 “이날 또 다른 딸 대표로 함께한 안현모의 이야기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를 이뤘다”고 말해 안현모의 부녀 이야기에 관한 관심을 높였다. 한편 안현모는 2017년 브랜뉴뮤직 대표이자 래퍼 라이머와 결혼했으나 지난달 6일 결혼 7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슬하에 자녀는 없다.
  • [마감 후] 우리 물 끌어다 주겠다는 일본, ‘물값’ 내고 쓰라는 한국/박성국 산업부 차장

    [마감 후] 우리 물 끌어다 주겠다는 일본, ‘물값’ 내고 쓰라는 한국/박성국 산업부 차장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보이지 않는다. 유난히 깊었던 불황의 골을 간신히 빠져나오고 있는 메모리 업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이 중국 견제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선 가운데 ‘반도체 강국’임을 자부하는 한국의 존재감은 전쟁의 동맹국이자 산업의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모양새다.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 국가 중 반도체 ‘제조 블랙홀’로 거듭나고 있는 미국 다음으로 실익을 거두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우리 정부는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및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방문을 계기로 “한미 기술동맹이 격상됐다”고 자평했지만, 그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칩4 국가 간 교류와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과 대만 모두 한국보다는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일본 문부과학성과 반도체와 양자 기술 인재 공동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미국 IBM과 구글이 향후 10년간 일본 도쿄대학에 1억 달러(약 1316억원)를 투자해 양자 기술 및 컴퓨터를 개발하고, 메모리반도체 3위 기업 미국 마이크론은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5년간 총 6000만 달러를 투자해 양국 대학의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시 “일본, 나아가 세계에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며 흡족해했다. 미일 양국이 첨단 반도체 개발의 핵심인 인재 양성에 손을 잡은 사이 대만은 일본을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2위 삼성전자(12.4%)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여 나가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대만 TSMC(57.9%)는 지난해 말 구마모토현에 1조 200억엔(약 11조 5600억원)을 들여 1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2공장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1공장 건설에는 전체 비용의 46%에 달하는 4760억엔을 일본 정부가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TSMC는 오사카 지역에 첨단 3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일본 출장을 다녀온 반도체 기업 임원은 산업 육성을 위한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금전 지원’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의 유기적 지원 시스템을 일본 반도체 전략의 강점으로 꼽았다. 일본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1980년대 영광 재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이 똘똘 뭉쳐 기업을 돕는 반면 우리는 삼성과 SK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수백조원을 쏟아붓더라도 공업용수 확보부터 산재한 인허가 해결까지 기업이 스스로 풀어야 하는 ‘족쇄’가 너무 많다는 푸념이다. 실제 일본 훗카이도청은 지역에 생산시설을 짓는 국영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용수 확보를 위해 수자원이 풍부한 도마코마이시의 용수를 끌어오기로 했다. 반면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남한강 취수원이 있는 여주시가 지역 민원 해결을 용수 공급 선결 조건으로 내걸며 제동을 걸었다가 이충우 시장이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엄중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대로 가다간 10년 내에 일본에 잡힐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그저 정부의 지원을 바라는 ‘엄살’만은 아닌 듯싶다.
  • 5연승 팡팡 터졌다… 스타들과 [소통]했다… 스타 선수 아니었다

    5연승 팡팡 터졌다… 스타들과 [소통]했다… 스타 선수 아니었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를 맞은 현대캐피탈의 최근 상승세가 매섭다. 진 대행이 사령탑에 앉은 지 17일 만에 팀에 5연승을 선물하면서 그의 연승 비결에 시선이 쏠린다. 8일 현재 현대캐피탈은 승점 31(9승13패)로 리그 4위에 올랐다. 승점 30(11승10패)의 OK금융그룹, 승점 29(10승11패)의 한국전력과 함께 ‘봄 배구’를 향한 치열한 순위 경쟁에 들어갔다. 진 대행은 현대캐피탈이 지난달 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태웅 감독을 전격 경질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성적은 승점 16(4승13패)으로 6위였다.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을 제외한 다른 팀을 상대로 한 경기도 이겨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진 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현대캐피탈은 순도 높은 5연승(무패)을 챙겼다.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은 물론 리그 1위인 우리카드(승점 42·15승6패), 2위 삼성화재(승점 38·14승7패)를 상대로도 승점 3점을 챙겼다. 새로운 선수 영입 없이 감독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공격력은 살아났고 수비도 안정을 되찾았다. 이와 관련, 진 대행은 “선수들과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 하고 고참들과 소통을 많이 한다”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개개인에게 지표를 제시했는데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 범실은 스마트하게 조율하자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의 배구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한양대 2학년 때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이후 미국 유학을 다녀와 2012~13시즌 한국전력에서 안젤코 추크 감독의 통역으로 다시 배구판에 발을 내디뎠다. 그다음 시즌 현대캐피탈로 옮겨 데이터를 접목한 전력 분석을 맡았다. 진 대행은 “선수들과 미팅하고 분석하는 일은 10년 넘게 해 왔다. 작전 지시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일은 언제 작전타임을 부를지와 같은 결정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모든 팀을 상대로 최소 1승은 거두자던 그의 당부대로 오는 12일 대한항공전에서도 진순기 마법이 통할지 주목된다.
  • 12번 죽음이 낳은 ‘삶’의 의미… 흥행·감동 다 잡은 ‘이재, 곧 죽습니다’

    12번 죽음이 낳은 ‘삶’의 의미… 흥행·감동 다 잡은 ‘이재, 곧 죽습니다’

    ‘당신은 이 지구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입니다.’ 지난 5일 파트2의 4편까지 8부작 전편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의 엔딩은 스크린에 떠오른 이 문장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전한다. 취업준비생 최이재(서인국)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놓아 버린 죄로 ‘죽음’(박소담)과 열두 번을 환생하고 다시 죽는 치열한 ‘데스 게임’을 펼친다. 주인공 최이재의 마지막 생에 얽힌 예측 불허의 반전과 함께 쉽게 스쳐 지나갔던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고 실패해도 좋으니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내레이션은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불어넣는다. 원작 웹툰 ‘이제 곧 죽습니다’의 세계관을 빌렸지만 하병훈 감독은 최이재가 환생하는 12명 중 6명을 원작에 없는 캐릭터로 창조하며 탁월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인다. 최이재가 대기업 후계자부터 킬러, 모델, 연쇄살인마 화가, 형사, 노숙자까지 다양한 ‘인생 n회차’를 경험할 때마다 드라마는 액션, 스릴러, 로맨스, 누아르 형사물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장르를 변주한다. 그간 ‘고백부부’(2017), ‘18 어게인’(2020) 등 시간을 소재로 한 판타지 작품을 연출해 온 하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과 그의 작품에 모두 출연한 배우 김미경의 애잔한 엄마 연기가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낸다. 온갖 장르물을 다 버무린 ‘잡탕’ 같지만 파트1에서 던진 수많은 ‘떡밥’을 성공적으로 회수하면서 치밀한 서사를 완성했다. 최이재가 악연으로 얽힌 강력한 빌런 태강그룹 대표 박태우(김지훈)를 응징하는 전개도 반격과 역습의 반전이 거듭되면서 판에 박힌 권선징악적 결말을 희석한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드라마를 보고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인생 드라마다”, “배우들 연기 전쟁이다”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속도감 있는 쇼트폼(짧은 동영상) 전개에 익숙한 대중의 시청 습관을 잘 겨냥하면서도 복합장르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연출력, 분절된 이야기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인생을 살피게 하는 서사까지 갖춘 몰입도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은 글로벌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거머쥔 수작에 활짝 웃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난 7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글로벌 프라임비디오에서 영미권 등 TV쇼 글로벌 종합 순위 톱2, 프랑스, 멕시코 등 71개국 톱10에 안착했다. 공개 후 4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부동의 1위다.
  • “경의선 지하화·정비사업… 빛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대문 될 것” [2024 새해 포부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경의선 지하화·정비사업… 빛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대문 될 것” [2024 새해 포부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연세대 앞 16만 5000㎡ 부지 조성의료·창업 플랫폼 ‘新대학로’ 추진노후 건축물·도시 인프라 재개발1000만 뷰 홍제천 카페 폭포 대박안산 황톳길·반려견 산책로 인기청년상인 이대상권 창업도 지원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매일 ‘딸’이라고 부르는 ‘몽실이’를 비롯해 진돗개 5마리를 산책시키는 것으로 새벽을 연다. 서대문구 주민들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식당을 다니고, 같은 가게에서 물건을 산다. 운동복을 입고 다닐 때는 그가 구청장인 줄 아무도 몰라본다. ‘찐 서대문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서대문구 지역 현안과 문제해결에 누구보다 열심이다. 이미 서대문에서 16대와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7년 동안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내 ‘서대문구 전문가’로 불리는 그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이 구청장은 올해를 서대문구 변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1월 1일 서대문구청 입구에 걸린 문구는 ‘빛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대문’이다. 8일 이 구청장으로부터 서대문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들어 봤다.-올해 서대문구에서 가장 관심 있게 봐야 하는 사업을 소개해 달라. “서대문구에는 땅이 별로 없다. 산이 5개, 대학이 9개나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개발 부지가 부족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개발지를 찾는 게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에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추진하면서 서대문에 개발 부지가 생겨나게 됐다. 신촌 연세대 앞의 경의선 철도 지하화가 이뤄지면 약 16만 5000㎡(5만평) 정도 되는 부지가 생긴다. 여기에 산학공동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 호텔, 공동주택, 공연장, 체육시설, 공원, 주차장 등의 인프라 시설을 밀집시켜 신(新) 대학로를 만들려고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아직 개발 구상을 그리는 단계다. 현재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성이 충분해 민간자본을 통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경의선이 지하화되면 연세로 일대 지하에 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의료 신산업 거점과 창업 플랫폼, 청년 업무·문화공간 조성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에 ‘연세로 일대 입체복합개발 사업’도 제안해 놨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서대문구의 성장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잘 봤다. ‘빛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대문구’가 되기 위해선 노후한 건축물과 도시 인프라부터 바꿔야 한다. 먼저 홍제동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복합개발을 통해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조성, 서북권의 랜드마크를 만들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서울시 최고의 재개발 전문가를 부구청장과 도시정비국장으로 스카우트했다. 또 민간 재개발 전문가를 총괄기획가로 위촉하고, 개발사업 전담부서인 신통개발과를 신설했다. 다른 정비사업들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요즘 홍제천에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나도 산책하면서 외국인들이 확실히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특히 지난해 4월 개장한 홍제천 카페 폭포가 인기다. 카페 폭포는 서울시의 수변감성도시 첫 번째 사업으로 만들어졌는데 한 달에 5만여명이 방문하고, 음료도 하루 700잔 정도 팔린다. 지금 누적 매출이 5억원을 넘겼는데, 월 6000만원 정도 되는 것이니 말 그대로 ‘대박’을 친 것이다. 요즘에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홍제천 폭포와 카페가 소개돼 관련 게시물이 총 1000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그 덕분인지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의 SNS에 홍제천 폭포를 다시 올리면서 또 한번 인기를 끄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참고로 이 카페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청년 장학금으로 쓰이니 많이 이용해 달라.” -지난해 안산에 개장한 황톳길과 반려견 산책로도 인기라고 들었다. “하하! 황톳길은 길지 않은 거리인데 정말 인기다. 지난해 8월 17일 개장 이후 벌써 20만명이 방문했다. 아직 와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짧게 소개하면 길이 450m, 폭 2m의 황토로 만들어진 길인데 길 양쪽 끝 지점에 세족 시설과 쉼터를 마련했다. 겨울철에도 황톳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온실 하우스까지 설치했다. 인기가 워낙 좋아서 올해 100m가량 연장하고, 내년에는 천연동 산복도로 1.3㎞ 구간에도 황톳길을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반려견 산책로는 나도 자주 이용한다.” -신촌에 서대문구 직영 매장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촌·이대 상권이 침체하면서 골목의 명물 가게들도 사라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행복이화 카페-빵 사이에 낀 과일’을 오픈하게 됐다. 이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추억이 담긴 곳임은 물론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 상인의 이대 상권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구청이 직접 점포를 확보해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 한국계 뭉친 ‘성난 사람들’… 美골든글로브 휩쓸었다

    한국계 뭉친 ‘성난 사람들’… 美골든글로브 휩쓸었다

    사소한 사고로 시작된 복수극이성진 감독 연출·제작·극본스티븐 연, 한국계 첫 주연상셀린 송 감독 작품은 수상 불발영화 부문엔 ‘오펜하이머’ 5관왕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40)이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미니시리즈 및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계 배우의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 연은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턴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파고’의 존 햄, ‘펠로 트래블러스’ 매트 보머, ‘화이트 하우스 플럼버스’ 우디 해럴슨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스티븐 연의 상대역을 연기한 앨리 웡도 이날 시상식에서 TV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스티븐 연은 드라마 ‘워킹데드’로 얼굴을 알린 뒤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2017), 이창동 감독 ‘버닝’(2018) 등에 출연했다. 특히 정이삭 감독 영화 ‘미나리’(2021) 주연 배우로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한국어는 상대적으로 서툴지만, ‘미나리’에선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평소 내가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개 고독과 고립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이런 순간을 맞다니 매우 신기한 느낌”이라고 밝혔다.넷플릭스 10부작 드라마 ‘성난 사람들’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고로 화가 난 이들이 서로 복수하다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해 4월 공개한 뒤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감독 이성진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고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TV 미니시리즈 및 영화 부문 작품상까지 호명되면서 총 3관왕에 올랐다. 영화 부문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감독상(크리스토퍼 놀런), 음악상(루드비히 고란손)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린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생을 그린 전기적인 영화다. 한국에서 지난해 8월 개봉해 323만 관객을 모았다.감독상과 함께 장르 구분 없이 단 한 작품에만 주는 각본상은 감독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에 돌아갔다. 이 영화는 비영어권 작품상까지 모두 2관왕을 차지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에마 스톤)을 가져갔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 릴리 글래드스톤에게 돌아갔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어마티, 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 조이 랜돌프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는 주제가상과 함께 올해 신설된 박스오피스 공로상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영화상은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받았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 배우 유태오가 출연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지만 수상작으로 호명되지 못했다. 골든글로브는 미국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영화·TV 시상식이다.
  • [단독] ‘ARS 경선’ 국회의원 60% 꽂았다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2>]

    [단독] ‘ARS 경선’ 국회의원 60% 꽂았다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2>]

    깃발만 꽂으면 당선.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는 이 말은 지역주의가 워낙 뿌리 깊게 굳어져 거대 양당의 텃밭에선 ‘경선 승리(공천)가 곧 당선’이라는 의미다. 실제 10개 선거구 중 6곳이 최근 5차례의 총선에서 4회 이상 진보 혹은 보수계열 정당이 독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약 60% 선거구에선 총선의 ‘직접 투표’보다 경선의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응답)’가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은 총선·지방선거 경선에서 여론조사 업체의 선정과 관리에 무관심하고 경선의 승부를 가르는 ARS는 각종 부정 응답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8일 서울신문이 확보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7~21대 총선 당선인 명부’에 따르면 전체 253개 지역구에서 4차례 이상 진보계열 정당과 보수계열 정당 중 한쪽이 승리한 곳은 149곳(58.9%)이었다. 영남은 65개 지역구 중 56곳(86.2%)에서, 호남은 28개 지역구 중 22곳(78.6%)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수도권에서도 121개 지역구 중 한쪽 계열 정당이 4차례 이상 독식한 경우가 61곳(50.4%)으로 절반이었다. 지역주의 공식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곳은 강원·충청·제주로 39개 지역구 중 10곳(25.6%)에서만 독식 구조가 나타났다. 10곳 중 6곳의 경선 승자가 곧 당선으로 직행했음에도, 경선에 활용되는 ARS 투표와 여론조사는 허점이 많다. 경선은 통상 ARS를 이용한 당원(국민의힘 책임당원·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선출하는데 한 사람이 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경선에 2차례 참여하는 이른바 이중 투표가 적지 않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주소지를 옮겨 특정 지역구의 경선에 참여하는 속임수도 있다. 여론조사 표본 추출 과정이나 질문 순서 등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업체의 공정성도 도마에 오르거나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게다가 여론조사 업체를 점검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의 관리 대상에 경선 여론조사 업체는 포함되지 않아 불법과 편법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의 경우 각 시도 당에서 경선 여론조사 업체를 선정하는데, 그때그때 개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때문에 지역마다 (여론조사 업체 선정 기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중앙당 차원에서 경선 여론조사 기관의 선정과 관리에 특별한 기준이나 규제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각 시도 당에서 경선 여론조사 업체들을 선정할 때 여심위 관리 대상 업체들 중에 고르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심위는 선거철에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업체들을 관리하는데, 지난해 7월 여론조사 규제를 강화한 뒤 전국 88개 선거 여론조사 기관 중 기준에 미달한 30개 업체를 등록 취소 대상으로 정했다. 2017년 5월부터 시행한 선거 여론조사 기관 등록제 이후 공표용 여론조사 실적이 전혀 없거나 공정성 문제를 일으킨 곳들이다. 당내 경선이 치열할수록 유권자만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별도의 지지 기반을 만들기 어려운 정치 신인들은 강성 지지자들만 바라보게 되고, 이는 양극화 가속화로 이어진다. 자기 역량으로만 성장하기 힘든 정치적 구조를 낳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당원 ARS 투표가 경선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으니 이들을 포섭하려 이들의 입맛에 맞는 강성 발언과 정치공학적 수사만 난무하고 그 결과 지역의 일반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 경쟁은 뒷전이 된다. 경선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자금력을 가진 지역 기업이나 세력이 “특정 후보를 위해 수십억원을 썼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돈다. 이동수 정치평론가는 지금의 거대 양당 경선 구조에 대해 “힘을 가진 지역 토호 세력과의 유착을 피하기 어렵다”며 “평범한 유권자를 위한 정치는 사라지고 특정 세력의 이권을 위한 정치로 이어지는 정치적 자원 배분의 왜곡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특별기획팀 정치부=이경주·이민영·하종훈·명희진·이범수·손지은·최현욱·김가현·황인주·김주환·조중헌 기자 사회부=박기석·백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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