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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엄마 아냐”…모범생 아들에게 ‘환청’ 시작됐다

    “내 엄마 아냐”…모범생 아들에게 ‘환청’ 시작됐다

    최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갑자기 환청과 망상이 시작된 모범생 아들’이라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금쪽이 부모는 모범생이었던 금쪽이가 환청과 망상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금쪽이 엄마는 갑작스러운 발작 증세부터 자신의 팔을 때리는 금쪽이의 증상이 조현병은 아닐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신중하게 진단해야 한다. 12살에 조현병이 안 생긴다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발병하는 게 일반적이다. 12살은 그리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 박사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금쪽이 증상이 일맥상통하지 않아 이해 안 되는 게 많다. 조현병이라고 해도 증상이 다양하지 않다. 일관된다. 그런데 금쪽이는 알 수 없는 소리도 내고 팔도 움직인다고 하고 시시각각 바뀌는 게 조현병으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틱과 비슷해 보이는데 아니다. 틱은 잘 때는 거의 없다. 1부터 100까지 부모님이 걱정하는 증상 중에 이해하기 어려운 증상도 있다”고 덧붙였다.
  • 맨발의 집시, 파리를 홀리다

    맨발의 집시, 파리를 홀리다

    올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2024 파리올림픽은 파리에 있는 유구한 문화유산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 앵발리드에서 양궁,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리는 식인데 그냥 찍어도 그림이 될 풍경에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꿈 같은 일은 많은 이를 설레게 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찬란한 프랑스이기에 가능한 구상이었다. 그런데 이런 파리올림픽에도 아픈 손가락이 하나 있다.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2019년 화재가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4월까지 복원하고 싶어 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환경 문제 등으로 계획이 미뤄져 올림픽이 끝난 뒤인 올해 12월에나 본모습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에펠탑과 더불어 파리를 상징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올림픽 기간에 제대로 못 본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를 조금이나마 달랠 기회가 있다. 바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서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한국어 버전은 6년 만이다.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 때문에 꼽추인 콰지모도의 이야기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의 진짜 핵심 인물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다. ‘백년전쟁’, ‘페스트’ 등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교회가 타락을 거듭해 프랑스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대로 꼽히는 15세기를 배경으로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도, 대주교인 프롤로, 파리의 근위대장 페뷔스의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을 그렸다. 이들은 사랑은 저마다의 이유로 금지돼있다. 콰지모도는 순수한 영혼이지만 외모가 추하고, 프롤로는 성직자, 페뷔스는 이미 약혼한 몸이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랑 때문에 이들이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중세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원작에서는 에스메랄다가 만 16세의 소녀지만 뮤지컬에서는 30대의 유리아, 정유지, 솔라가 맡았다. 세 배우 모두 농익은 관록으로 세 남자는 물론 파리 전체를 홀리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낸다. 각자 매력이 달라 빠져들게 되면 ‘노트르담 드 파리’의 회전문 관객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정도다. 특히 이들이 과감히 맨발로 무대 위에 등장해 춤을 추는 모습은 집시 여인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프랑스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성 스루’(Sung through) 형식이다. 뛰어난 음악성과 운율을 살린 대사 및 가사, 노래와 연기를 하는 배우와 춤을 추는 무용수가 나뉜 점이 특징이다. 초반부터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춤과 마치 서커스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움직임 등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다뤄 대중성을 추구하는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매력이 있다. 남자들이 먼저 좋아해 놓고는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 에스메랄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면서 에스메랄다는 비극을 맞는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그렇게 스러져가는 모습은 안타까움과 희극적인 뮤지컬과는 다른 진한 여운을 남긴다.탄탄한 서사와 다양한 볼거리, 아름답고 절절한 넘버, 마음에 전해오는 감동이 어우러져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23개 나라에서 1500만명 넘는 관객을 끌어 모은 명작 뮤지컬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작품을 대표하는 넘버 ‘대성당의 시대’는 부르는 이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며 몇 번이고 듣고 싶게 한다. 3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공연이 끝나면 부산(3월 29일~4월 7일), 대구(4월 12~21일), 경기 이천(4월 26~28일) 공연으로 이어진다.
  • “손자 젠, 아직 3살인데…” 사유리母, ‘안타까운 소식’ 전해졌다

    “손자 젠, 아직 3살인데…” 사유리母, ‘안타까운 소식’ 전해졌다

    방송인 사유리가 모친의 유방암 진단 과정을 이야기했다. 9일 사유리는 유튜브 채널 ‘사유리TV’에 ‘우리 엄마가 유방암에 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사유리는 모친과 함께 등장해 모친이 유방암 환자였던 것을 밝혔다. 사유리는 “어느 날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건강검진 중이라더라. 제가 뜬금없이 ‘유방암도 했지?’라고 물었다. 검사 안 했다고 하길래 당장 해보라고 했다. 엄마가 계산 전에 유방암 검사를 운 좋게 했다”고 말했다. 사유리 모친은 “나는 암에 안 걸린다고 생각했다. 잘 먹고 잘 잤다. 검사 전까지는 유방암인지 전혀 몰랐다. 의사가 전화 와서 ‘따님은 당신을 살려준 은인’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방암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사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가 작게 들렸다가 했다. 암이라는 걸 안 순간 주위가 조용하고 외로워지더라. 사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72세니까 언제 죽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손자 젠이 11살까지는 살자고 계속 생각해왔다. 젠이 아직 3살인데 두고 갈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유리 모친은 현재는 암이 완치된 상태라고 한다.
  • 나영석 PD “내 전성기의 정점은 ‘윤식당’, ‘삼시세끼’”

    나영석 PD “내 전성기의 정점은 ‘윤식당’, ‘삼시세끼’”

    나영석 PD가 자신의 전성기를 언급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십오야에서 ‘심사 하러 온 김에 급나불 | 나영석의 나불나불’란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이적은 나영석 회사에서 열린 노래자랑 심사를 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적은 “‘유튜브 데뷔인데 머리를 어떻게 하고 가야 하지?’ 고민하다 촬영 전 샵에 다녀왔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이적은 경력에 대한 갈증을 이야기했고, 나영석 PD는 “내가 가슴이 아프다. 내가 한 얘기가 그거다. 내가 지금 전성기가 지난 지 난 좀 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삼시세끼’, ‘윤식당’ 만들고 할 때가 난 전성기라고 생각한다”라고 공감했다. 이어 나영석은 “그 이후로도 프로그램을 열심히 만들었지만, 그거는 내가 아는 거다. 남이 뭐라고 평가하든 내가 안다. 아 저기가 내 정점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나를 뛰어넘을 수 없다. 나도 사실은 써놓지만 않았을 뿐이지 (이적의) 말을 이해한다”라고 공감했다. 이적은 이에 공감하며 “50이 되면 그것도 좀 내려놓는다. 내가 너무 힘드니까”라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다 내려놓으면 도태가 훨씬 빠르지 않냐. 내 안에서는 성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예비 신부에 몹쓸 짓 후 신랑도 살해… 범인은 전과 20범

    예비 신부에 몹쓸 짓 후 신랑도 살해… 범인은 전과 20범

    결혼을 앞두고 끔찍한 사건을 당한 예비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8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에는 대구경찰청 제3기동대 신재호 경위와 중랑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재일 경위가 출연했다.해당 사건 피해자는 예비부부로, 예비 신부의 다급한 신고로 사건이 시작됐다. 빌라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1층 주차장 바닥에 상당량의 피가 고여 있었고, 계단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장기가 떨어져 있었다. 혈흔은 공동 현관에서 집까지 이어졌다. 예비 신랑은 칼에 찔린 채로 범인을 쫓아갔지만, 복부에 심각한 자상을 입고 사망했다. 충격으로 실어증 진단을 받은 여성은 자필 진술에 나섰다. 건물에 들어서던 여성은 눈만 내놓은 채 빨간 천으로 얼굴을 감싼 이에게 집안으로 끌려가 성폭행당했다. 이후 집에 도착한 남성이 그를 저지하고자 했다. 범인은 신발도 못 신고, 모자도 두고 도망갔다. 수사팀은 범인이 길바닥에 흘린 혈흔을 발견하고 도주로를 파악했다. 피해자의 집과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혈흔이 끊겼다. 그 혈흔은 여성의 손톱에서 나온 DNA(유전자)와도 일치했다. 인근에 있던 택시 승강장을 통해 범인이 택시를 탔을 것으로 보고, 범행 시간 직후로 그곳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를 모두 조사했다. 그 결과 현장에 두고 간 모자와 운동화를 신고 있던 범인을 특정했다. 그는 한 모텔에 머물고 있었다. 범인인 현모씨로, 당시 30살이었지만 전과가 20범이었다. 현씨는 강도가 목적이고, 집에서 돈만 뺏으려고 했지만 가져갈 것이 없어서 몹쓸 짓을 했다고 변명했다. 남성도 죽일 생각이 없었는데 안 비켜줘서 찔렀다고 말했다. 현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 ‘피식대학’ 이용주, 정신의학과 학술대회 나선 까닭은?

    ‘피식대학’ 이용주, 정신의학과 학술대회 나선 까닭은?

    록밴드 노브레인의 이성우,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중식당 진진 셰프 황진선, 피식대학 개그맨 이용주. 다소 ‘튀는 성장기’를 거쳐 자신만의 성장 방식을 찾아내 각자의 분야 정상에 오른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것도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들이 대거 모인 학술대회 무대에서다.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병원에서 지난 8일 열린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2024 춘계학술대회 심포지움 무대에 중앙대병원 정신의학과 한덕현·정승아 교수와 함께 오른 이들은 꿈을 찾아내 이룬 과정부터 걱정하던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학회 설립 이후 정신의학·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이들이 세션을 이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포지움을 기획한 한덕현 교수는 “청소년들이 귀를 기울여 듣는 스타들이 하는 이야기를 전문가들이 듣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일탈이란?… 하면 후회·안 해보면 동경 무대 위의 스타들과 무대 아래 의사들을 가른 가장 큰 경험의 차이는 ‘일탈’이다. 스타 4명 모두 자신이 청소년기 일탈의 시기를 겪었다고 순순히 인정하자, 의사들 쪽에선 오히려 그 시기 일탈을 겪지 않고 어른이 되면 일탈에 대한 동경이 있다는 고백이 나왔다. 곽윤기씨의 일탈은 가출이었다. 스케이팅 연습을 위해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게 싫어서 중학교 때 가출했다. 새벽 기상이 싫어서 스케이팅도 싫은 줄 알았는데, 막상 가출하고 보니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다. 가출을 한 뒤 자신이 스케이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릴 적부터 운동선수·가수·요리사라는 꿈을 두고 고민하던 황진선씨는 태권도 관장으로 성공했지만, 스물 한 살에 돌연 태권도장을 접었다. 문득 아이들 머리 위로 수강료가 셈해졌고 좋아서 했던 일의 의미가 변질될 것 같아 무서웠다고 한다. 주변에선 운동을 그토록 오래 해놓고 왜 일을 바꿔서 시작하느냐며 말렸다. 요리사가 되려면 조리학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도 걱정했다. 뿌리치고 중식당 주방으로 갔고, 하루 한 시간씩 자며 일을 배운 끝에 호텔 중식의 대중화에 성공한 미슐랭 셰프가 되었다. 하고 싶은 나 vs 말리는 주변 청소년기 일탈 경험이 힘든 건 자신의 일탈 때문에 나를 위해주는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의 충돌은 죄책감과 불안감을 들게 한다. 황진선씨는 “(말리는 주변에) 반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가 살고 나중에 효도 하겠다는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돌이켜 보면 그래도 학생 때 공부를 조금 더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성우씨도 “대화를 해도 좁혀지지 않으니까 포기하고 호적 판다고 해도 노래를 하겠다고 고집했다”면서 “안하면 후회하고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용주씨는 “학교에 정말 웃기는 애들이 있고 이들을 동경해 함께 다니는 애가 있는데 저는 후자였다”면서 “저는 ‘후천성 코미디언’이어서 그런지 개그맨을 ‘딴따라’라고 생각하는 할머니를 설득하던 도중 스스로 내 길이 이게 맞나 생각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결국 독실한 기독교인인 할머니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설득했고, 이 길이 내 길이 맞을지 불안했던 마음을 꼭 성공해서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결의로 바꾸어냈다. 이씨는 “지금은 할머니가 드시고 싶다고 하면 바로 소고기를 배달시켜 드릴 수 있다”며 “할머니와 저 모두 제 직업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일탈하는 마음 속 불안… 절실함·노력으로 넘어 일탈하는 청소년은 겉으로 보면 세 보이지만, 마음 속은 불안하고 외로웠다. 스타들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들은 불안과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았고,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황진선씨는 “이걸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면서 “체육관을 접을 때 요리사가 되어서 주방에 있으면, 내가 돈을 못 벌어도 식재료들이 있으니 굶지는 않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요리사를 선택했다”고 했다. 곽윤기씨는 “저는 해야 해서 했다. 제 운동선수 친구들이 다 그랬다”면서 “하다보면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따라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이성우씨는 “청소년기엔 많이 노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고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독해야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주씨는 극단 생활을 할 때 후배 상담반장을 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하고 싶은 걸 하면 행복할 거라고 착각하는데, 하고 싶은걸 하면서 결과도 좋고 인정까지 받아야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저는 재미 없으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그래서 잘 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부연했다. “내 모습을 인정하고 그대로 두어봐야” 한덕현 교수는 “오늘 심포지움에 나온 스타들은 그 분야의 성공 공식에서도 살짝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꿈을 이뤘는데, 모두 스스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그대로 둔 경험을 지녔다”고 결론 지었다. 그래서 어른들이 청소년을 어떻게 인도하고 어떤 사람을 만들지 고민하지 말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는 한 놓아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고, 혼자 내 것을 만들 시간을 거쳐야 자신의 꿈과 동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그렇게 만든 내 것이 사회에 안맞으면 일탈이 되고 잘 맞으면 상종가로 분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선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 윤홍균 원장의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동기’,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청소년의 문화-청소년 사피엔스’, 하지현 건국의대 교수의 ‘청소년 부모와의 대화’ 특강이 진행됐다. 또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채널 운영자인 박소영 정신과 전문의와 ‘안지현 TV’의 안지현 내과 전문의가 의사 유튜버의 세계를 소개했다.
  • 트럼프를 트럼프라 부르지 않는 바이든…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트럼프를 트럼프라 부르지 않는 바이든…이유는? [송현서의 디테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첫 임기의 마지막 국정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간의 국정 성과와 향후 비전을 직접 설명하는 동시에, 대선 리턴매치(재대결)가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약 1시간7분간 경제, 교육, 재정, 국경, 외교 등 전반에 대한 국정연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쟁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한 표현은 ‘전임자’(predecessor) 또는 ‘내 또래의 다른 사람들’(Now some other people my age) 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평생 동안 자유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면서 “정직, 품위, 존엄성, 평등, 타인에 대한 존중,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증오가 설자리가 없게 하는 것이 미국을 정의해 온 핵심 가치”라고 표현했다. 이어 “(하지만) ‘내 나이대의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자. 원한과 복수, 보복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 세력을 빗대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라고 호칭하지 않고 ‘내 나이 또래의 다른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처럼 트럼프를 부르며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동시에 두 경쟁자의 나이가 비슷하다는 점도 시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전임자’라는 단어를 13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내 전임자인 전직 대통령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얘기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실제로 러시아 지도자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말한 것이다. 터무니 없다고 생각한다.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적극 비판했다. 또 총기 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내 전임자는 전미총기협회(NRA)에 임기 중 총기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의회 인준을 막기 위해 일으킨 의회 폭동 사건을 거론하면서는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막으려는 반란자들은 애국자가 아니다”라면서 “내 전임자와 여기 있는 일부는 1월6일에 대한 진실을 묻어버리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대결시 트럼프 여전히 우세…‘샤이 반 트럼프’ 표심 등 변수 有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당내 경선의 주요 분수령으로 꼽혀 온 ‘슈퍼 화요일’ 선거에서 손쉽게 압승을 거두면서, 미국 대선은 일찌감치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현재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6일까지 전국 단위 여론조사 591개를 집계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5.6%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3.5%)을 2.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차 범위 안의 격차인 만큼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예측하기는 섣부르다는 관측도 나온다.사실상 대선 후보가 확정된 시점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표심이 어디로 흘러갈지에 따라 지지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퀴니피액대학교의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약 50%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고,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샤이 반(反) 트럼프’ 표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버몬트에서 경선 직전에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61%, 헤일리 전 대사는 31%로 약 30%포인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지만, 실제로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것을 근거로 들며 ‘샤이 반 트럼프’의 표심이 상당수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어디서 개가 짖냐”… 영·정조의 특별한 통치 비법

    “어디서 개가 짖냐”… 영·정조의 특별한 통치 비법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가 맡은 임무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대낮에 이렇게 짖고 있느냐.”(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 晝亦若此) 얼핏 보면 평범하게 개를 꾸짖는 말 같다. 그런데 임금이 했다는 말이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발언의 주인공은 꼬장꼬장하기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기로 유명한 영조(재위 1724~1776). 비유를 했지만 신하들을 겨냥하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함부로 나대지 말라는 뜻이다. 그림이 나온 1743년은 영조가 탕평책을 한창 추구하던 시기다. 이 당시 조선은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느 붕당 출신인지에 따라 출셋길이 결정됐고 세력들끼리의 이권 다툼이 나라의 미래를 좀먹고 있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이복형인 경종(재위 1720~1724)이 자식 없이 일찍 죽는 바람에 독살 음모론에 휩싸였던 영조로서는 왕권 강화와 신하들을 통제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시행한 것이 탕평책이다. 정치적 균형감이 필요했던 그 근저에는 ‘애민 정신’이 있었다. 백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인재들의 지혜가 필요한데 조선은 출신에 따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영조는 “내 비록 학문의 공력은 없으나 백성이 있어야 군주가 있고, 백성이 산 뒤에야 나라가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1738년 5월 발언)며 애민을 중히 여겼다. 이처럼 절박했던 시대적 요구를 글과 그림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특별전 ‘탕탕평평蕩蕩平平-글과 그림의 힘’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마지막 주말(9~10일) 전시만을 남겨뒀다.삽살개 그림이 전시된 1부를 지나 2부 ‘인재를 고루 등용해 탕평을 이루다’에서는 영·정조가 글과 그림으로 지지 세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지금도 유효하듯 탕평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인사행정이었다. 조선시대 관리들의 근무 성적 평가와 인사 발령을 결정하는 인사행정인 도목정사가 음력 6월, 12월에 시행됐는데 영조 이전에는 이조와 병조가 각각 문관과 무관 인사를 주관했다. 그러나 영조는 직접 참석해 도목정사를 하며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왕이 인사권을 쥔 변화는 그림에서도 나타난다. 왕이 참석하는 행사는 왕을 북쪽에 두는 게 일반적인데 당시 신하들이 주문한 그림에서 왕의 자리는 옆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숙종, 경종 때 그림이 이런 방식이었다가 영조, 정조 때에는 서서히 왕좌가 북쪽에 놓인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바뀐 시대상을 흥미롭게 전한다.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의 초상화 등은 지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나의 마음을 아는 것은 박문수뿐이었다”라고 했을 정도로 탕평정치의 핵심 관료였던 박문수를 비롯해 영조는 자신을 도와준 신하들을 위해 초상화를 남기도록 했다. 명세라 학예연구사는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것처럼 영조가 신하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게 초상화였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붕당 관료들이 자기들끼리 이권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최고 권력자가 아끼는 신하들에게 초상화를 챙겨주는 마당에 무시할 수 있겠는가. 요즘 시대로 치면 아무리 자기들끼리 잘났고 회장님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조직에서 살아남아 승진하려면 회장님이 주는 특별한 선물 같은 것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초상화는 왕이 주는 일종의 특별하사품이었으니 이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림이 가진 힘과 인간 심리를 잘 파악하고 이용한 통치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박문수 그림 근처에서는 배우 이덕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영조를 맡았던 인연으로 특별히 재능 기부했다. 이곳 이외에도 몇 군데에서 더 들을 수 있는 게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영조와 정조는 왕권 강화를 꾀했지만 둘 다 약점이 있었다. 3부 ‘왕도를 바로 세워 탕평을 이루다’는 이들이 부족한 정통성을 글과 그림으로 어떻게 채우고자 했는지 보여준다. 영조는 숙종(재위 1674~1720)과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 사이에 태어나 즉위 후 정통성 시비와 경종 독살설에 시달렸다. 정조는 사도세자(1735~1762)의 아들, 즉 죄인의 아들이라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영조는 숙종의 초상화를 모시고 가는 행렬도에서 자신이 탄 가마를 그려 넣으라고 지시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정통성을 강조했다. 정조를 위해서는 어보 ‘효손 은인’과 효성을 높이 평가한 글 ‘어제 유서’를 하사해 손자의 정통성을 지지해줬다. 명 학예연구사는 “정조는 도장을 항상 자리에 두고 권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직접 ‘현륭원 지문’을 지어 사도세자의 덕을 칭송하고 죽음을 둘러싼 문제를 변호했다. 권력을 앞세워 갈등을 일으키는 대신 점잖게 글로써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4부 ‘질서와 화합의 탕평’은 정통성 문제로 분열됐던 정치권 통합을 이룬 정조가 1795년 화성에서 개최한 기념비적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할아버지와 자신이 꾸준히 추진했던 탕평책 덕에 꿈꿀 수 있던 세계관이 8폭 병풍의 ‘화성원행도’에 표현됐다. 왕을 중심으로 신하들은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있지만 백성들은 편안하게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올해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준비된 이번 전시에는 18세기 궁중서화의 화려한 품격과 장중함을 대표하는 54건 88점을 만날 수 있다. 명 학예연구사는 “영조와 정조가 글과 그림으로 설득하려는 과정들이 문예군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전시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어디 출신이고 어디 당인지에 따라 싸우기 바쁜 오늘날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인재를 고르게 등용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더 좋은 세상에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위정자들이 공격적으로 날이 선 말을 주고받는 시대에 예술을 부드럽게 정치에 활용할 줄 알았던 시대를 소개함으로써 관람객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주는 전시다.
  • 전시회야 뮤지컬이야? 그림 보는 재미 가득한 ‘화가시리즈’

    전시회야 뮤지컬이야? 그림 보는 재미 가득한 ‘화가시리즈’

    뮤지컬 공연인데 마치 미술관에 온 것처럼 색이 화려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완성작이 걸려있기도 하지만 화가가 실제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처럼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도 보여준다. 요즘 대학로 뮤지컬에 영상을 쓰는 건 기본이 됐지만 단연 그 활용도 면에서 압도적이다. 창작 뮤지컬 ‘화가시리즈’가 뮤지컬의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미술 작품을 공연장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작가의 드라마틱한 삶을 마치 큐레이터의 해설을 듣는 것처럼 펼쳐 내면서 미술과 공연을 모두 잡았다. ‘화가시리즈’는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로 이뤄졌다. ‘모딜리아니’는 이탈리아의 화가 아마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 ‘에곤 실레’는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실레(1890~1918)의 삶을 다뤘다. 각각 1시간 정도 길이로 따로 볼 수도 있고 20분 정도의 인터미션을 두고 같이 볼 수도 있다.‘모딜리아니’는 인물의 내면을 그리고 싶은 모딜리아니의 고뇌를 압축해 담아냈다. “철저한 고뇌 없이 명작은 탄생할 수 없다”는 그는 “실제도 허구도 아닌 무의식을 찾으려 한다”며 정답을 요구하는 세계에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나간다. 눈동자를 본다는 건 영혼을 보는 것이라 믿는 그는 다수의 그림에서 눈동자를 생략했으며 영혼을 잘 알고 나서야 겨우 눈동자를 그려 넣은 괴짜 화가이기도 하다. 모딜리아니는 사후에야 그림의 가치가 폭등한 비운의 삶을 살았다. 사는 동안 초라하게 지낸 그의 삶을 빛내는 유일한 존재는 아내 잔이다. 그러나 축복받지 못했던 두 사람의 사랑은 건강악화로 35세에 죽은 모딜리아니와 그의 죽음을 슬퍼해 21세의 나이에 자살한 잔의 비극으로 끝나버린다.두 번째 이야기인 ‘에곤 실레’는 그가 그린 자화상에 대한 비하인드를 풀어냈다. 에곤 실레의 자화상은 독특한 묘사와 색감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어떻게 이런 그림이 탄생했는지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10대 때부터 이미 완성형 화가에 가까웠던 에곤 실레답게 주인공은 자신감이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되고 음악도 강렬한 록음악으로 채웠다. 학교에서는 르네상스 화풍을 따를 것을 강요하지만 에곤 실레는 오늘의 예술을 그리고 싶어 반항하는데 이후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를 만나 빈 분리파에 합류해 꽃을 피우게 된다. 에곤 실레는 연인인 발리 노이칠을 만나 그림 세계가 더 깊어진다.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는 같은 시대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았지만 인간의 내면, 진정한 자아, 영혼 등을 추구했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가진다.빼어난 화가였지만 에곤 실레 역시 시대의 비극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는 1차 세계 대전 종전 직전인 1918년 10월 당시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에 아내를 잃고 3일 뒤 자신도 사망했다. 그림으로 영훤한 예술가의 삶을 조명한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뭐니 뭐니 해도 결국 그림이다. 무대 삼면을 발광다이오드(LED)로 채우고 화가들의 명화를 미디어 아트로 볼 수 있게 하면서 몰입감이 엄청나다. 그림과 음악의 신선한 조합은 새로운 것을 찾는 관객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작품을 쓴 백혜빈 작가는 “두 예술가의 초상을 넘어 우리 자신의 초상을 그리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여러분의 마음에 숨어있는 자신만의 답을 꺼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록 세상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살아간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세상에 이해받지 못할지라도 진짜 자신의 초상을 그려가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삶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된다. 9~10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서울 종로구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 “애 안 낳는 韓여성, 이들이 ‘진짜’ 원하는 건…” BBC 기자 일침

    “애 안 낳는 韓여성, 이들이 ‘진짜’ 원하는 건…” BBC 기자 일침

    “2년 전 처음 서울에 왔을 때 누군가가 ‘한국 여성들은 출산 파업 중’이라고 얘기했어요. 그 이후 각종 정책이 나왔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죠.” 1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 여성들을 취재해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로 화제를 모은 진 맥킨지 BBC 서울 특파원의 말이다.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는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각국 정부, 외교계, 기업계, 학계 등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맥킨지는 연사로 참석해 자신이 직접 만난 한국의 여성들 사례를 통해 한국의 저출생 문제 원인을 진단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록적인 저출산 현상이다. 저출산 기조는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어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0.7명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맥킨지는 “한국의 작년 4분기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에선 거의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아이를 낳으면 현금을 주는 등 각종 지원책이 나왔지만 출산율은 회복되지 못했다. 맥킨지는 “1년 전 나는 한국의 저출산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 여성들을 직접 만났다”며 그들의 이야기에 대해 소개했다. 맥킨지는 아이를 낳고 복직하지 못한 주변 동료들을 보고 육아와 출산을 포기한 여성, 독박육아에 힘들어하는 여성,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아이가 행복할 수 없는 한국에서 출산을 하고 싶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오후 8시에 퇴근하고 월요일 출근을 위해 주말에 링거를 맞는 한 여성은 아이를 키울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특히 자녀를 가지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고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한 워킹맘은 과거 ‘남녀는 평등하다’고 배웠던 사실과 달리 남편은 아이 돌봄과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은 탓에 ‘독박 육아’를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맥킨지는 한국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현실을 알아서 출산을 포기한다”며 “현실을 아는 것이 출산을 막는다면 바뀌어야 하는 것은 바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시간 노동시간, 출산과 커리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 등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만 아니라면 임신과 육아를 기꺼이 택했을 여성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원하는 것은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아니었다”며 “더 유연한 근무시간, 배우자도 같이 육아를 하고, 가정과 일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의 변화를 원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육아 장려를 위한 근무제도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맥킨지는 “최근 한국의 한 주요 회사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같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 5일에 할 일을 4일에 걸쳐 나눠서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론 안된다”고 했다. 또 “이미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회사들도 있다고 알고 있다. 엄마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혹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지만 여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논의의 중심에 놓는 것이 필수”라며 “여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한다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보험 좀 아는 A, 모친 발병 사실 숨기고 보험금 타냈다가 큰코다쳤다 [보따리]

    보험 좀 아는 A, 모친 발병 사실 숨기고 보험금 타냈다가 큰코다쳤다 [보따리]

    A씨의 어머니에게 당뇨, 고혈압이 발병했다. A는 보험 업계에서 일한 적이 있어 보험을 잘 알았다. A는 어머니와 짜고 어머니의 당뇨, 고혈압 사실을 숨긴 채 보험 2개에 가입했다. A는 보험 청약서를 쓰면서 ‘최근 5년 안에 아래와 같은 병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 중 당뇨와 고혈압 항목 중 ‘아니오’에 체크했다. A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약, 보험금 지급을 거부 당할 수 있는 ‘면책기간’이 2년이 지난 뒤 보험금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A는 어머니의 입원 등을 이유로 14차례에 걸쳐 보험금을 1억 1805만원을 타냈다. 검찰이 A와 어머니를 사기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 1심은 A와 어머니가 보험사기를 쳤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A씨와 어머니는 항소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면소 판결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게 된 2001년 12쯤, 또는 고지위반 사실을 알고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지급한 보험금을 환수하지 않은 2003년 5월을 범죄가 시작(기수)된 시점으로 봤다. 검찰이 A씨와 어머니를 기소한 것은 2012년 12월이었다. 때문에 사기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었다. 검찰은 상고했다. 2019년 대법원은 A와 그 어머니가 보험사를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범죄 시작 시점을 오해했다고 했다. 대법원은 범죄 시작 시점을 면책기간이 끝난 2001년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환수한 2003년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본 범죄 시작 시점은 A가 보험금을 타낸 날이다. A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보험금을 받았다. 때문에 대법원에 따르면 일부 범행의 시효는 끝나지 않았다. 대법원은 검찰 상고 이후 숨진 어머니의 공소는 기각했다. 그리고 A에 대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환송심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이뤄진 14회의 보험금 청구를 하나로 묶어(포괄일죄)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이가 학교에 가도 양육은 부모의 책임이죠. 그런 점에서 부모가 양육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싱가포르의 경우 학교에서 아이한테 일이 일어나면, 회사에서 보스나 장에게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가장 우선 순위에 학교를 두는 겁니다. 회사를 지키느라 학교를 못 간다?… 그럼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정호진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립교대 교수는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선 한국에서 학교에 대한 신뢰와 존중, 나아가 부모에게 일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학교 생활 관련 이슈를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이초 교사의 학급에 문제행동을 빈번하게 일으키는 아이가 최소 3명 있고, 이로 인해 교실에서 생긴 사고를 방과 후에까지 수습하고 설명하느라 한 학기 동안 교사가 학부모와 메신저인 하이톡으로 나눈 대화가 약 2000건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데 대해 밝힌 견해다. 서이초 교사는 최근 순직 인정을 받았다.학부모는 학교 견제 세력?… 잘못된 인식“자녀 학교 일 생기면 회사서 즉시 조퇴 가능 … 싱가포르, 학교 우선 분위기로 교권존중” 한국과 싱가포르는 둘 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선 사회가 학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교육열을 풀어낸 데 비해 한국은 학부모가 학교를 견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정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무리한 민원을 하는 ‘학부모 갑질’의 바탕에 “내 아이를 내가 지켜야지”라는 부모의 마음과 “내가 학교보다 똑똑해”라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정작 학부모가 학교에서 생기는 일에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예컨대 갑자기 아이에게 열이 난다는 전화가 와도 학부모가 교사에게 “보건실에 데려가 타이레놀을 먹여 주세요”라고 요청할 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학교로 달려가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벌어진 아이의 일은 교사가 모두 해결하고, 학부모는 교사가 한 일에 대해 품평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문제가 되었던 학부모의 사례처럼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협력하는 파트너가 될 때 교권과 학습권 보장이 수월해 진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상식이 있으시 분이고,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해서라도 도우려고 노력한다”면서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생활에는 관심이 적고 성적만 잘 나오면 된다고 하는데, 학교 생활과 아이들의 정서 상태는 성적과 관계가 깊은 요인”이라고 했다. “학교가 공개할 건 수업 아닌 생활공간”韓 ‘공개수업’… 싱가포르는 교실 공개교사·학부모 이메일 연락… 쌓이면 기록 초등 교실에 담임을 2명 배치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가 운영 중인 ‘공동담임제’와 같은 큰 틀의 제도 변화는 어렵겠지만, 한국 교실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정 교수는 권했다. 대표적인 게 새학기 초에 있는 수업공개다. 정 교수는 “한국의 공개수업은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수업을 시연하는 것으로 학부모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치는지, 학교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학부모에게 평가받는 방식”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의식을 치른 뒤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되물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도 연 2회, 1학기와 2학기 중 ‘학부모 초청 러닝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학부모를 교실로 초청해서 자녀가 학교에서 배운 결과물을 브리핑하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통해 학생은 부모에게 자신의 학습 결과물을 자랑하는 한편 성취 수준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하고,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공부와 생활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서 “이 과정을 거치면 대다수 부모들이 자녀를 잘 성장시켜 준 교사에게 감사하게 되고, 좋은 말들이 오고가는 분위기가 된다”고 했다. 역으로 싱가포르에서 학생의 문제행동 등을 공유하거나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정 교수는 “싱가포르 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민원을 위해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채널은 없고, 대표전화나 이메일로 민원을 한다”면서 “그러면 학부모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관이 담당 교사와 교장·교감을 수신참조로 해서 이메일로 회신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학부모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이 여러 사람에게 공유된다는 점을 알게 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인지 한 번 더 점검하게 되고, 이렇게 오간 이메일은 추후 관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증거 자료가 된다. 정 교수는 “교사의 실패는 우리 교육이 실패하는 것”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학부모가 학교와 교사에게 협조할 수 있는 좀 더 정교한 정책 마련과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학교에 문제 생기면 회사 일 멈추고 갈 수 있어야… 학부모가 파트너 될 때 교권 지켜져”[마음성적표F: 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이가 학교에 가도 양육은 부모의 책임이죠. 그런 점에서 부모가 양육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싱가포르의 경우 학교에서 아이한테 일이 일어나면, 회사에서 보스나 장에게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가장 우선 순위에 학교를 두는 겁니다. 회사를 지키느라 학교를 못 간다?… 그럼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정호진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립교대 교수는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선 한국에서 학교에 대한 신뢰와 존중, 나아가 부모에겐 일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학교 생활 관련 이슈를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이초 교사의 학급에 문제행동을 빈번하게 일으키는 아이가 최소 3명 있고, 이로 인해 교실에서 생긴 사고를 방과 후에까지 수습하고 설명하느라 한 학기 동안 교사가 학부모와 메신저인 하이톡으로 나눈 대화가 약 2000건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 일과 관련해 밝힌 견해다.학부모는 학교 견제 세력?… 잘못된 인식“자녀 학교 일 생기면 회사서 즉시 조퇴 가능 … 싱가포르, 학교 우선 분위기로 교권존중” 한국과 싱가포르는 둘 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선 사회가 학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교육열을 풀어낸 데 비해 한국은 학부모가 학교를 견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정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무리한 민원을 하는 ‘학부모 갑질’의 바탕에 “내 아이를 내가 지켜야지”라는 부모의 마음과 “내가 학교보다 똑똑해”라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정작 학부모가 학교에서 생기는 일에 협조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예컨대 갑자기 아이에게 열이 난다는 전화가 와도 학부모가 교사에게 “보건실에 데려가 타이레놀을 먹여 주세요”라고 요청할 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학교로 달려가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벌어진 아이의 일은 교사가 모두 해결하고, 학부모는 교사가 한 일에 대해 품평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문제가 되었던 학부모의 사례처럼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협력하는 파트너가 될 때 교권과 학습권 보장이 수월해 진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상식이 있으시 분이고,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해서라도 도우려고 노력한다”면서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생활에는 관심이 적고 성적만 잘 나오면 된다고 하는데, 학교 생활과 아이들의 정서 상태는 성적과 관계가 깊은 요인”이라고 했다. “학교가 공개할 건 수업 아닌 생활공간”韓 ‘공개수업’… 싱가포르는 교실 공개교사·학부모 이메일 연락… 쌓이면 기록 초등 교실에 담임을 2명 배치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가 운영 중인 ‘공동담임제’와 같은 큰 틀의 제도 변화는 어렵겠지만, 한국 교실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정 교수는 권했다. 대표적인 게 새학기 초에 있는 수업공개다. 정 교수는 “한국의 공개수업은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수업을 시연하는 것으로 학부모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치는지, 학교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학부모에게 평가받는 방식”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의식을 치른 뒤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되물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도 연 2회, 1학기와 2학기 중 ‘학부모 초청 러닝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학부모를 교실로 초청해서 자녀가 학교에서 배운 결과물을 브리핑하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통해 학생은 부모에게 자신의 학습 결과물을 자랑하는 한편 성취 수준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하고,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공부와 생활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서 “이 과정을 거치면 대다수 부모들이 자녀를 잘 성장시켜 준 교사에게 감사하게 되고, 좋은 말들이 오고가는 분위기가 된다”고 했다. 역으로 싱가포르에서 학생의 문제행동 등을 공유하거나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정 교수는 “싱가포르 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민원을 위해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채널은 없고, 대표전화나 이메일로 민원을 한다”면서 “그러면 학부모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관이 담당 교사와 교장·교감을 수신참조로 해서 이메일로 회신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학부모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이 여러 사람에게 공유된다는 점을 알게 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인지 한 번 더 점검하게 되고, 이렇게 오간 이메일은 추후 관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증거 자료가 된다. 정 교수는 “교사의 실패는 우리 교육이 실패하는 것”이라며 학부모가 교사를 견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학부모가 학교와 교사에게 협조할 수 있는 좀 더 정교한 정책 마련과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성북구 ‘한 책 추진단’ 모집…지난해 2700명 활동

    성북구 ‘한 책 추진단’ 모집…지난해 2700명 활동

    서울 성북구가 지난 5일부터 2024년 ‘성북구 한 책 추진단(선정단)’을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책을 매개로 다채롭고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한 책 추진단은 13세 이상이라면 성북구립도서관 홈페이지 또는 16개 성북구립도서관 방문을 통해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한 책 추진단으로 활동하게 되면 성북구의 대표 독서 운동 ‘성북구 한 책 읽기’ 행사에 우선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한 책 후보도서 우선대출 ▲성북구 한 책 투표권도 부여된다. 이 밖에도 성북구립도서관 행사에 대한 우선 신청 특전, 한 책 추진단만을 위한 작가와의 만남 등 도서관 행사를 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작년에는 2736명의 주민들이 한 책 추진단으로 활동했다. 성북구 거주 20대~50대 주민 100명 중에 1명이 한 책 추진단으로 활동한 셈이다. 한 책 추진단이 함께 만드는 성북구 한 책 읽기 사업은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한다. 지역주민들은 한 책 추진단 활동을 통해 1년 동안 함께 한 권의 책을 선정하고 성북구 한 책 읽기 사업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지역주민들은 서로 생각을 존중하고, 책을 통해 이웃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다년간 이어져 온 한 책 추진단 활동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열망이 높아지며 올해는 모집 하루 만에 가입자 수가 300명을 돌파했다”며 “한 책 추진단의 활동이 유익한 독서 운동으로 자리 잡고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 [생생우동]역사 배우며 서울 알아가요…명소 탐방 프로그램

    [생생우동]역사 배우며 서울 알아가요…명소 탐방 프로그램

    ‘여행’이라고 하면 낯설고 먼 곳을 보통 떠올린다. 서울 곳곳에도 역사적 의미가 깊은 명소가 많다. 서울의 각 자치구들은 각 명소마다 이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의 숨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종로구, 종로여행(女行)길 탐방 프로그램 운영 근현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여성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배우고 또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종로구는 다음달부터 ‘종로여행(女行)길 탐방 프로그램’ 운영에 나선다. 구는 지난해 여성친화도시 특화사업의 하나로 종로여행길에 속하는 총 34개 장소를 발굴하고 2개 코스를 확정한 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을 앞두고 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근현대사 중심지인 종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 인물과 그들의 주요 활동 장소를 두루 둘러볼 수 있어 교육적 의미가 크다. 아울러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모든 장소를 선정했다는 점에서도 특별함을 더한다. 제1코스는 덕성여자대학교의 전신인 근화여학교를 설립한 차미리사, 배화학당을 세운 캠벨 선교사, 여성 계몽에 힘쓴 김란사 등과 관련된 ‘종로 여성교육가 길’이다. 종교교회에서 출발해 캠벨 선교사 주택→배화여고→진명여학교 터 순으로 이어진다. 제2코스 ‘종로 여성 독립운동가 길’은 1898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서인 여권통문을 북촌 일대서 발표한 순간을 기리고 간호사 독립운동단체 간우회를 설립한 박자혜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일정상회 터에서 시작해 감고당길(여성독립운동가길)을 지나 덕성여고, 서울교육박물관, 북촌문화센터, 박자혜 산파 터, 태화관 터, 근우회 터를 걷게 된다. 2개 코스 모두 각 2시간 30분가량 소요되며, 종로구는 이달 마지막 주부터 탐방단을 모집 예정이다. 송파구, 문화관광해설가와 함께하는 한성백제왕도길 송파구는 문화관광해설가와 함께 송파의 역사이야기를 들으며 송파의 자연·문화를 탐방하는 ‘도보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보관광 프로그램은 송파구의 풍납동토성, 몽촌토성, 석촌동고분군, 방이동고분군 등 한성백제시대의 유적과 롯데월드타워, 종합운동장 등의 랜드마크를 연결해 송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한 관광코스다. 특히 ‘해설가와 함께하는 도보관광 프로그램’은 유구한 한성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한성백제왕도길 4개 코스로 구성했다. 풍납동토성길, 몽촌토성길, 한성백제박물관길, 석촌동고분군길 등으로 구성됐으며 각 코스별 소요 시간은 2시간 내외다. 신청은 참여를 원하는 누구나 서울시공공예약서비스를 통해 이용 예정 7일 전까지 접수하면 된다. 도봉구 “재미·성취 동시에”…관광 프로그램 도봉구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도봉구 관광명소 프로그램 두 가지를 소개했다. 여행도 즐기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구는 이번달부터 여행과 환경보호를 결합한 융합형 관광 프로그램 ‘도봉 관광 플로깅 챌린지’를 운영한다. 챌린지는 7~8월 혹서기를 제외한 3, 5, 9, 11월 한 달씩 총 4회 진행되며, 도봉구 관광지 방문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도봉구 관광명소 1곳에서 플로깅(쓰레기 줍기) 활동 후, 인증 사진을 해시태그(#도봉관광플로깅챌린지)와 함께 SNS에 게시하기만 하면 된다. 구글폼을 통해 SNS게시글 링크를 제출하면 50명을 추첨해 도봉구 관광홍보 기념품을 지급한다. 챌린지 대상 도봉구 관광명소는 ▲도봉산, 우이천 등 도봉구의 대표 산과 하천 ▲문화관광시설 ▲문화재 ▲공원 ▲도봉구 통합 도서관 등이다. 구는 올해도 ‘도봉꾹꾹 스탬프 여행’ 운영을 이어간다. ‘도봉꾹꾹 스탬프 여행’은 매년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도봉구 대표 관광투어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는 도봉구 문화·관광시설 10곳을 방문하고 스탬프 수첩(종이) 또는 모바일앱을 통해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완주 인증서 및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도봉구 문화·관광시설 10곳은 ▲평화문화진지 ▲창동역사문화공원 ▲함석헌기념관 ▲둘리뮤지엄 ▲김수영문학관 ▲원당샘공원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묘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 ▲간송 옛집이다.
  • [베스트셀러]푸바오는 떠나지만, 책은 나오자마자 1위

    [베스트셀러]푸바오는 떠나지만, 책은 나오자마자 1위

    한국을 곧 떠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이야기를 다룬 신간이 출간 즉시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가 8일 발표한 3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가 지난주까지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를 한 계단 밀어내고 종합 1위로 진입했다.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푸바오와 그의 가족을 돌보는 사육사의 마음을 담아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책을 산 10명 가운데 약 9명(89.2%)이 여성이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3위를 지키면서 쇼펜하우어 열풍이 여전함을 과시했다. 베스트셀러 ‘돈의 심리학’을 쓴 모건 하우젤 신작 ‘불변의 법칙’은 4위로 진입했다. 돈과 투자 영역은 물론, 인간 본성과 세상 이치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 다룬다. 프랭크 허버트 소설 ‘듄’은 동명 영화 개봉에 힘입어 지난주보다 판매량이 4배나 뛰며 33위(소설분야 4위)로 진입했다. 다음은 교보문고 3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시공사) 2.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 3.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유노북스) 4. 불변의 법칙(서삼독) 5.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 6. 흔한남매의 흔한 호기심 11(미래엔아이세움) 7.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 8. 박근혜 회고록 1(중앙북스) 9. 주술회전 25(서울미디어코믹스) 10.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포레스트북스)
  • 10년째 악플에도…정우성이 ‘난민의 봄’ 위해 나서는 까닭

    10년째 악플에도…정우성이 ‘난민의 봄’ 위해 나서는 까닭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50)은 난민 보호 활동으로 비난 여론과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2014년 한국인 처음으로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로 임명됐고, 이듬해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가 돼 올해로 10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정우성은 “그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우성은 지난 6일 시사인 유튜브·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 세계 난민과 강제 실향민 수는 지난해 기준 1억 1300명 이상으로, 제가 10년 전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보다 두배로 늘었다”라며 “난민이라는 단어를 한국 사회가 정당한 보호 대상자로 바라보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 들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점점 더 조심스러워진다는 그는 2014년 네팔을 시작으로 난민 발생 국가를 직접 방문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콜롬비아를 다녀왔다. 정우성은 “콜롬비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무장단체들의 활동으로 실향민 690만명이 발생한 상태”라며 “그럼에도 콜롬비아에서는 베네수엘라에서 넘어온 이들을 포용하기 위한 취업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정도의 희망을 보고 왔다”라고 전했다. 정우성은 “실질적인 난민과 강제 실향민들은 대부분 주변국에 머물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소위 잘 사는 나라로 가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의해 거기까지 가게 된 것”이라며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 국가가 생활을 모두 책임져 준다는 오해가 큰데 사실 그렇지 않다. 난민들은 절대 누군가의 동정과 시혜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여유가 있고 제가 던진 말이 귀에 들리고 마음에 들려 ‘나도 뭔가 행동에 옮겨야겠다’ 하는 분들이 나눔에 나설 때 받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지, 개개인에게 나눔을 강요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어떤 분들은 나한테 ‘친선대사를 안 해도 되는 거 아니냐, 그거 하면서 듣지 않아도 되는 소리를 많이 듣지 않냐’고 한다. 그런데 사실은 이렇게 소리 없이 후원하는 분들이 정말 행동하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과 나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분들(난민들)이 (국내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 국가가 생활을 모두 책임져 준다는 오해가 큰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에서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취업의 기회, 이동의 자유,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자력으로 자기 삶을 지탱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누는 건데, 그걸 다 물질적인 혜택으로 충당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크다”며 안타까워했다.난민이 세운 망명정부였던 임시정부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 9년 전에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뒤 조국을 떠나온 대한제국의 망명객들은 난민이었고, 그들이 세운 망명정부의 이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였다. 대한민국이 법통을 계승했다고 헌법에 명시된 상해임시정부도 일제의 박해를 피해 중국으로 건너간 정치적 난민이 수립한 망명정부였다. 거주지에서의 정치활동, 사회활동을 포기하고 망명을 선택했던 해외 독립운동가들과, 내전 등으로 인해 각종 폭력과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합법·비합법적 수단을 가리지 않고 본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오늘날의 난민들은 시대적 맥락은 다르지만 삶 전반을 관통하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1950년 12월, 유엔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의 구호를 위해 유엔 한국재건단(UN Korea Reconstruction Agency, UNKRA)을 구성했다. 운크라(UNKRA)가 바로 현재 유엔 난민기구의 모태다. 1992년, 한국은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다. 2012년엔 아시아 최초로 독립적인 난민법도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난민은 한국인에겐 남의 나라 이슈였다. 실제로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매우 낮다. 2021년 EU 난민인정률이 평균 35%인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도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2020년 0.4%, 2021년 1%, 2022년 2.03%로 매년 심각하게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정우성은 지난해 12월 ‘난민 그리고 함께 사는 세상’ 토크 콘서트에서 “우리도 난민이 될 수 있다”며 난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정우성은 “‘이 사회에서 이 정도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친선대사) 일을 하고 있다”며 “(난민은) 우리의 일이고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내가 하는 행동이 모두 바람직하거나 정의롭고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난민은 아주 긴박한 (위기) 상황에 처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 단어가 변질되고 있어 속상하다”며 “이 단어에 부정적인 반응을 넣고 이 단어가 내포하고 있지 않은 다른 의미들을 얹어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청소년들에게 난민은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하고 보여줘야 한다면 지금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전쟁이나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우리도 난민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난민들은 최소한의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대해 염치없어한다. 이들은 자기 능력으로 경제활동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 [마감 후] ‘악령’을 보러 간 ‘좌파’ 관객

    [마감 후] ‘악령’을 보러 간 ‘좌파’ 관객

    지난 주말 영화 ‘파묘’를 봤다. 흥행세가 파죽지세였고, 무엇보다 입소문이 꽤 좋았기에 보기로 했다. 작품에 아쉬운 지점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입소문과 흥행세를 누릴 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봉 7일 차인 지난달 28일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6일 기준 관객 수 660만명을 기록했다고 하니 최종 관객 수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진다. 한동안 냉대를 받았던 한국 영화가 지난해 말 ‘서울의 봄’을 시작으로 모처럼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묘’ 직전엔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주목을 받았다. 그 화제성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건국전쟁’의 개봉 사실은 여권 인사들의 관람 인증이 이어지면서 알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공개적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功)은 지우고 과(過)만 부각한 역사 해석, 미처 몰랐던 이승만의 삶과 투쟁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통상적인 임기를 넘긴 역대 대통령 중 업적이 전혀 없는 이는 없다. 어느 대통령이나 공과가 모두 있고, 업적으로 여겨지는 정책도 긍정·부정 평가가 대체로 병존한다. 4·19 혁명으로 물러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가 두드러지고 공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박했다는 시각도 일견 이해된다. 김 감독이 밝힌 제작 취지만 놓고 보자면 볼만한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건국전쟁’ 관람을 호소하며 잇따라 내놓은 발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파묘’의 흥행 조짐이 나타나자 그는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파묘’에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 ‘건국전쟁’에 위협을 느낀 자들이 ‘건국전쟁’을 덮어 버리기 위해 ‘파묘’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면서 “진실의 영화에는 눈을 감고, 미친 듯이 사악한 악령들이 출몰하는 영화에 올인하도록 이끄는 자들은 누구일까요”라고 했다. 일단 ‘악령이 출몰하는 영화’에 관객이 몰리면 안 된다는 식의 인식은 오컬트 장르는 물론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 내는 극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결여된 지적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마법이 나온다는 이유로 반기독교적인 작품이라고 곡해하는 수준이다. 개신교를 향해 ‘건국전쟁’ 관람을 독려 중인 김 감독이 악령 등의 표현으로 경쟁작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파묘’가 민족주의적 요소를 이야기 전개의 핵심 동력으로 삼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반일’로 매도하고 나아가 관객들에게 ‘좌파’ 딱지를 붙이는 것은 확대해석과 논리적 비약이다. 이쯤 되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또는 균형 있게 다뤘다는 김 감독의 말을 믿기도 어려워진다. 그가 ‘파묘’를 ‘좌파들이 보는 영화’로 만들면서 ‘건국전쟁’은 ‘우파들만 보는 영화’가 되는 형국이다. 김 감독이 진정 원했던 건 더 많은 관객이 ‘건국전쟁’을 보는 것이 아니었던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어 한 감독의 열정이 오히려 관객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신진호 뉴스24 부장
  • 누아르 거장 vs 할리우드 젊은 피 ‘오스카 맞불’[OTT 언박싱]

    누아르 거장 vs 할리우드 젊은 피 ‘오스카 맞불’[OTT 언박싱]

    오는 10일(현지시간) 세계인의 영화축제 오스카 시상식이 96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중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품이 후보에 오르고 수상한다는 점에서 매년 오스카 후보작을 올리기 위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흥행이 그해 성과를 나타내는 결산의 지표라면 오스카 후보 지명과 수상은 앞으로도 믿고 기대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신뢰의 증표와도 같다. 2022년 제94회 오스카 시상식 당시 넷플릭스는 ‘파워 오브 도그’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이 총 37개 후보에 오르며 압도적인 힘을 보여 줬지만 애플TV+의 ‘코다’가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에 오르며 자존심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치열한 OTT의 오스카 경쟁이 올해도 펼쳐질 예정이다. 먼저 애플TV+의 대표작은 ‘플라워 킬링 문’이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OTT 플랫폼의 장점은 기존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꺼렸던 작품들을 창작자가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세상에 나온 게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 범죄 누아르 장르의 살아 있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역시 넷플릭스와 ‘아이리시맨’을 선보이며 오스카 사냥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에는 애플TV+와 손잡고 다시 한번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완성했다. ‘플라워 킬링 문’은 1930년대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거주지로 정했던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었다. 석유를 시추하면서 다가온 검은 욕망은 이곳에 자리잡은 오세이지족의 영혼을 파괴한다. 어니스트와 같은 백인 하류 계층은 이들에게 호의를 베풀며 결혼 후 살인을 통해 땅을 갈취하고자 한다. 작품은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긴장감 있게 사랑과 배신의 교차점을 서부극의 거친 질감으로 담아낸다. 어니스트의 사랑을 진심이라 여기지만 그의 손에 죽어가는 몰리, 몰리를 사랑하지만 욕망으로 인해 그녀를 죽여야 하는 어니스트의 모습은 조그마한 보금자리와 믿음조차 허락되지 않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잔혹한 역사를 보여 준다. 폭력과 살육, 강탈로 얼룩진 미국의 이면을 담아내며 감정적인 씁쓸함을 통해 여운을 자아낸다.애플TV+가 범죄 장르의 거장을 데려와 오스카를 노린다면 넷플릭스는 오스카를 놀라게 했던 초신성을 택했다.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이자 첫 연출작 ‘스타 이즈 본’으로 오스카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브래들리 쿠퍼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주연과 감독을 맡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포함해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두 교황’, ‘틱, 틱... 붐!’ 등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근사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또 다른 쾌거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알려진 음악가 레너드 번스타인의 생애를 다루었다. 유럽에 강하게 예속됐던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 파란을 가져올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이지만 단순히 그의 예술세계를 나열하는 수준이었다면 오스카의 주목을 받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을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삼아 아내였던 칠레 출신 배우 펠리시아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전개는 신선함을 자아낸다. 본인의 성 정체성으로 인해 아내와 끝없이 갈등하고 다투는 모습을 격조와 격렬함을 동시에 지닌 교향곡 ‘부부의 세계’로 완성한다. 평생의 뮤즈이자 동반자, 성취와 고뇌를 동시에 안기는 예술과도 같았던 펠리시아를 향한 번스타인의 사랑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감정을 자아내는 전기영화라 할 수 있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평범해 보이는 노인들 엄청난 과거…고정관념 비트는 반전의 묘미 선사[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평범해 보이는 노인들 엄청난 과거…고정관념 비트는 반전의 묘미 선사[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요즘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라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일 것이다. 특히 AI 기술 중 하나인 미드저니 같은 프로그램은 명령어만 잘 입력하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그림들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더욱이 이런 기술들은 몇 초 걸리지 않고 수많은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화려한 그림을 순식간에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리가 늘 즐겨 보는 웹툰은 무한으로 세상에 나오는 걸까? 과연 좋은 작품이란 어떤 작품을 말하는 것일까? 웹툰에서 중요한 것은 그림일까 아니면 스토리나 연출일까? 이런 근본적인 의문에 딱 들어맞는 작품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새동네’(글·그림 림스)를 소개한다. 버스도 변변히 다니지 않는 산간벽지. 그곳에는 노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동네 이름은 새동네. 동네 앞에는 동네 이름과 함께 ‘이곳은 사유지이므로 새동네 주민 외에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판이 있다. 하지만 산골 마을의 조용함은 유지되지 못한다. 새동네를 포함한 주변 마을들이 시에서 추진하는 재개발 계획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개발이 실행되기 전 가장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새동네의 땅을 매입하려는 업자들이 드나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새동네 노인들이 직접적인 인연을 맺고 사는 승룡신도시의 주민들에게도 이런 변화의 바람이 밀려든다. 재개발의 이권을 노리는 악인들과 그들이 고용한 범죄자들까지 모두 욕망을 이루고자 승냥이 떼처럼 달려들지만 하나같이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처참하게 패배한다. 농축산업자인 신기우, 고추 농사를 짓는 순옥, 양계업에 종사하는 강옥, 버섯 농사를 짓는 자옥. 지금은 평범한 노인으로 보이지만 젊은 시절 ‘킬러들의 킬러’라 불렸던 무시무시한 과거를 지닌 이들 4명이 새동네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나이가 들어서인지, 매번 통쾌한 승리만을 얻진 못한다. 방심했던 탓에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인간적인 정 때문에 크게 다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지지 않는다. 섬뜩할 정도의 살기를 내뿜으며 다시 적들에 맞서 최선을 다한다. 2024년 3월 현재, 이 작품은 주인공들의 과거 편을 연재 중이다. 킬러를 잡는 킬러였던 노인들의 젊은 날을 흥미진진하게 풀어 나가며 그들이 어떻게 산골 마을에서 유사 가족의 형태를 띠게 되었는지를 긴장감 넘치게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은 정통 누아르라 불러도 손색없는 무겁고 살벌한 스토리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림과 연출은 매우 희극적인 특징이 있다. 섬네일과 1화의 그림만 보고 코미디 장르인가 했던 독자들에게 1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엄청난 반전을 선보였다. ‘꼭 히어로들은 젊고 멋져야만 하는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평범한 노인들과 소시민들이 엄청난 과거를 숨긴 채 세상과 섞이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에서 작품을 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작품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통쾌하게 진행된다. 과연 전직 킬러인 우리의 주인공들은 그들이 바라는 노년의 평온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우리 함께 그들의 활약상을 지켜보자. 웹툰이라는 장르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반전의 재미를 한껏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15세 이상부터 읽는 것을 권하는 작품이다.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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