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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 ‘품격 주식 투자’ 하려면 과한 두려움·탐욕 벗어나야… 새 목표, 글로벌 투자자 연결” [전경하의 집중]

    “오래 ‘품격 주식 투자’ 하려면 과한 두려움·탐욕 벗어나야… 새 목표, 글로벌 투자자 연결” [전경하의 집중]

    컨디션 좋은 날 투자 비중 높여야특정 종목 추천 안 하는 게 불문율2005년 美 건너가 신발 장사 3년고통스러웠지만 보석 같은 기간조만간 ‘미국판 삼프로TV’ 시작일본·인도네시아 등으로 넓힐 것유튜브 활용 글로벌 플랫폼 계획 일반인의 경제 지식 수준을 높였다고 평가받는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는 스스로를 유튜브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한다.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자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삼프로TV 창업자인 김동환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사업 계획과 투자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이브로드캐스팅 사무실에서 진행됐다.-삼프로TV의 성공 요인은.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 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대한 기존 언론사 인터뷰는 길어야 10분이다. 내공이 깊고 콘텐츠가 많아도 그렇다. 40개 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은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 가운데 언론에 1~2명 정도 나간다. 삼프로TV는 전문가들을 1시간씩 인터뷰하고 그들과 구독자 간의 동질성을 추구했다. ‘여의도’라는 콘텐츠 ‘우물’을 파서 다양한 시각에서 공급하니 투자를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닥치고 ‘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대량 매수)을 만나면서 터졌다.” -본인은 어디에 투자하나. “경제적 주체로서 활동하는 사람은 예금 등에도 자산 배분을 한다. 투자를 안 하는 사람은 재산이 전혀 없는 사람뿐이다. 통상 ‘어디에 투자하느냐’는 질문은 자산 배분의 하위 단계로 좁은 의미의 투자다. 국내 주식에 많이 투자한다.” -코인 투자는. “잘 몰라서 하지 않는다.” -특정 종목 추천을 안 하는데. “일가친척들한테도 그것 때문에 욕을 많이 먹는다. 인색해서가 아니라 좋은 일이 아니고 방송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주변에 방송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 대개가 그런 이유다. 궁극적으로 그 사람 추천이 맞을 때가 있다. 그때까지 못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명이 같은 시점에 추천 종목을 사도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파는 시점이 달라서다. 주가가 스트레이트로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 -그럼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딸이나 직원들에게 컨디션이 좋은 날의 비중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의 비중보다 높이라고 늘 조언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인생에서 무척 중요하다. 주식을 하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다. 다른 일들은 다 잘됐는데 오늘 주식은 왜 이렇게 빠졌나 그러면서 우울해지고 불안해진다. 과장된 두려움이나 과장된 박탈감의 실체를 잘 알아야 한다.” -‘과장’이라니. “아침 생방송할 때 찾아와 기다리는 분들이 있었다. 어느 날인가 50대 여자분이 찾아왔는데 5000만원 주식 투자가 반토막 났다면서 미치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야기를 나눠 보니 100억원대 자산가였다. 총자산은 생각하지 않고 주식 투자 성과만 본 거다. 자산을 배분하고 포트폴리오 투자하고 주식을 분할 매수·매도하고 있다면 불운하거나 뭐든지 안 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국내 투자자는 분할 매수·매도보다 ‘몰빵’에 익숙하다. “좋은 방법을 쓰면 되는데 엉뚱하게 투자하고 ‘나는 주식이랑 안 맞는다’고 한다. 과한 두려움과 과한 탐욕에서 조금 비켜나는 게 주식 투자를 오래 품격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잘한 투자라든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시점은. “32년 동안 금융 현업 내지 금융시장 주변에 있으면서 큰 실수를 하지 않았던 것이 잘한 투자 같다. 외환위기 직전 영국으로 유학 갈 때 주식 다 팔고 떠난 것도 그렇고. 그리고 2005년 미국에서 신발 장사한 거.” -증권사 다니다가 갑자기 미국은 왜. “당시 이사였다. 채권, 기업금융, 파생상품 등 3개 조직을 통합한 자리였는데 내 역량보다 더 무거운 짐을 졌는지 굉장히 힘들었다. 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놀러갔는데 살아 볼까라는 생각에 자영업을 했다. 이후 진짜 고통스러운 3년이었는데 보석 같은 기간이었다. 인생에 의미 없는 기간은 없다.” -미국 생활이 어땠기에. “철저히 외로웠고 철저히 한계상황을 경험했다. 뉴욕의 겨울은 길고 춥다. 길가에 있는 가게라 눈보라 치거나 겨울비 오면 완전 망치는 거다. 임대료 내고 직원 월급 주고 나면 손해다. 손님 없는 가게에 앉아 생각하다가 증권사 다니면서 밤늦게 고객 만나 설득하고 좋은 실적 내고 그런 것들이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고 날 위해서였다는 걸 알았다. 경쟁 심리에 인정받고 싶어서. 2006년 1월 가게를 열고 나서 그해 6월쯤 생각이 정리됐다. 가족을 위해 일하자 마음먹은 뒤 열정적으로 일했고 철저하게 현실적이 됐다. 그 뒤로 2년 정도 장사가 잘됐고 영주권도 받았다. 그러면서 근력이 강해졌달까. 지금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긍정적 경험이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왔다. “인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확장하려고 새 가게를 계약하려 했는데 고용한 신참 변호사가 실수를 해서 미뤄지고 있었다. 가정사로 보름 정도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상상을 넘어선 조건인 데다 두 달 뒤 출근이었다. 2008년 7월 30일 귀국해 8월 1일 출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 달 전이다. “오너가 농담 삼아 한 달만 늦게 만났으면 채용 안 했을 거라고 말하곤 했다. 당시 미국계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위기로 갖고 있는 한국 회사들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싸게 내놨다. 같은 기업인데도 원화 표시 채권과 달러 표시 채권의 가격 차이가 컸다. 이중 가격이 형성된 엄청 좋은 투자 기회이지만 우리나라도 달러 유동성이 안 좋던 때라 달러 채권을 사면 정부에 밉보일 수도 있다고 오너한테 보고했다. 오너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알토란 같은 기업을 패대기치는데 그걸 사는 게 애국이다’라고 해서 적극 사들였다.” -공격적 투자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국내 채권 거래 단위는 100억원이다. 해서 1000만 달러를 생각하고 주문을 냈는데 브로커가 100만 달러어치만 가져왔다. 물어봤더니 달러 채권은 100만 달러가 거래 단위, ‘1개’였다. 그래서 ‘10개 주세요’ 하면서 ‘스케일 큰’ 사람이 됐다. 회사가 성장하던 시기였고 저축은행 부도 사태(2011년)가 터지기 몇 년 전이었다. 전에 알던 은행 임원들 중 저축은행장들도 있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말고 달러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여기에 투자한 저축은행들은 수익을 많이 거둬 저축은행 사태 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 점을 무척 보람차게 느낀다.”-요즘 미국에 자주 출장 간다. “조만간 미국인 진행자가 미국인을 초청해 미국인 대상으로 방송하는 ‘미국판 삼프로TV’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프로TV는 하루에 10시간 정도 생방송을 한다. 금융시장 이야기가 상당한데 그 원천이 대부분 미국이다. 깊이 있게 다루려면 분석 시간이 필요한데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다. 특파원을 고민해 봤지만 기존 언론사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생각이다. 미국에서 4만~5만명 구독자가 생기면 일본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시작할 거다.” -다른 지역은 어디인가. “한국을 뺀 콘텐츠 허브로 8개 지역을 생각 중이다. 우선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8000만명인데 80% 이상이 유튜브를 한다. 나머지 5개는 인도네시아를 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도, 메나(중동·북아프리카), 유럽·영국, 남미의 멕시코부터 브라질까지다. 한류 바람이 거센 곳이다.” -뭘 하려는 건가. “투자자들은 분절돼 있었다. 한국인은 한국 주식만, 미국인은 미국 주식만 투자해 왔다. 지금 한국인이 제일 열망하는 주식은 미국 기업 엔비디아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서로 연결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그 수단이 유튜브다.” -지금 구독자 수는. “삼프로TV가 242만명, 언더스탠딩 등 다른 계열 채널을 합치면 400만명이 조금 넘는다. 앞으로 5년 안에 글로벌 시장에서 5000만명의 투자자를 구독자로 모을 계획이다. 독자 플랫폼을 만들고 그걸 통해 서비스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한번에 200만명을 만나기도, 수익을 내기도 힘들다. 유튜브를 6년 정도 해 보니 이렇게 좋은 시스템을 앞으로 또 누가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는 수익은 물론 제한적이지만 구독자들에 대한 정보도 준다. 어떤 결정이나 실행을 할 때 일방적 유불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60대40이어도 ‘40’의 의미가 있다. 유튜브에 예속당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 안에서 계속 뭘 해야 된다는 생각보다 그 결과물이 더 부가가치 있는 일을 위한 준비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거다.” -한국에서의 계획은. “영역별로 특화된 다채널 전략이다. 국내 시장은 큰 편이 아니고 한 채널이 너무 비대해지면 회사 운영 측면에서 리스크다. 콘텐츠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모델인데 선호도가 빨리 바뀌고 뜻하지 않은 이벤트를 당할 수 있다.” ●김동환 대표는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일하다 1997년 영국으로 떠나 버밍엄대에서 자산 배분 관련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증권업계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투자자문사 최고경영자를 그만두고 경제뉴스 해설자, 방송 앵커로 활동하면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팟캐스트 ‘경제의 신과 함께’(삼프로TV 전신)를 만들었다.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전경하 논설위원
  • 여행지에서 1초만에 전신마비… “절망 속에서도 천사 같은 도움 받아 극복”

    여행지에서 1초만에 전신마비… “절망 속에서도 천사 같은 도움 받아 극복”

    불과 1초만이었다. 지난 1월 18일 박현선(28)씨는 휴가지 사이판의 한 수영장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고는 일어나지 못했다. 경추가 골절되면서 왼팔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마비됐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는 물론 자기공명장치(MRI) 검사 장비도 없어 정확한 진단도 받지 못한 채 진통제에 의존해야 했다. 게다가 하루 입원비만 600만원이나 됐다. 귀국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 박씨는 주하갓냐출장소의 영사와 사이판 영사협력원의 도움으로 귀국 일정을 앞당기고 통역과 영사조력 등을 받을 수 있었다. 해외안전 담당 영사는 긴급 이송할 수 있는 비행기의 일정을 알아보고 하루라도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조율을 해주었다. 사고 다음날 급히 사이판으로 달려온 어머니와 오빠의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심정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들것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괌으로, 괌에서 서울로 긴급이송되는 12시간 여정이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된 건 많은 도움들 덕분이라고 했다. 박씨는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은 뒤 현재는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박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오빠 박호근(30)씨와 함께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까만콩이 싹을 틔울 때까지 전신마비를 이겨내겠다’며 채널 이름을 ‘까망콩싹’으로 지었다. 그는 “병원에만 있다 보니 우울하기도 해서 함께 재활하는 환우들과 서로를 다독이기 위해 만들었는데 훨씬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1초 만에 전신마비가 되었다’는 쇼츠 영상이 2일 현재 109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 해외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게 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 게 좋은지 등도 영상으로 나누고 있다. 병원에서 씩씩하게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일상들도 차곡차곡 담았다. 박씨의 이야기는 외교부가 주최한 ‘해외에서 겪은 사건사고 경험담’ 공모전에서 외교부 장관상인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4회째인 올해 공모전에는 동영상과 인스타툰, 그림일기 부문 등에 총 126건이 접수됐고 심사를 거쳐 박씨를 비롯한 13건의 해외 사건사고 경험담이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2일 시상식에서 만난 박씨는 “지금도 생각할수록 눈물부터 고이는 절망적인 순간이었다”면서도 “마치 모두가 천사처럼 나를 돕기 위해 움직인 시간 같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박씨는 “저와 같은 척수 환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언젠가는 좋아진다, 낙심하지 말자’는 에너지를 주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까만콩이 싹을 틔우고 발아해 열매를 맺을 때까지, 제가 조금씩 더 움직이고 걸으며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며 저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시상식에서 “신속한 재외국민 보호 태세를 유지하고 여러 영사조력 제도를 통해 국민께서 해외에 방문했을 때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인 만큼 국민들께 충분한 해외 안전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차관은 휠체어에 앉은 박씨를 위해 시상대에서 내려와 박씨에게 다가 상을 전달했다. “어려운 경험담을 나눠주어 고맙다”고도 했다.
  • “AI만으로 만든 영화, 1년 내 극장 개봉할 것” 한국 찾은 데이브 클락 감독[인터뷰]

    “AI만으로 만든 영화, 1년 내 극장 개봉할 것” 한국 찾은 데이브 클락 감독[인터뷰]

    “마블 ‘어벤져스’ 같은 영화를 절반의 예산으로 만들 수 있다니, 참 놀라운 일이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화 제작의 미래를 소개하는 데이브 클락(40) 감독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4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맞아 한국을 방문한 그는 3일 경기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1년 안에 AI만으로 제작한 영화가 극장서 개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2006년부터 AI 분야에 뛰어든 이래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영화 제작자로 손꼽힌다. AI를 활용해 만든 단편 ‘디스말 스웜프’, ‘어나더’, 그리고 최근엔 프로그램 제조사인 런웨이가 공개한 AI 생성형 영화제작 프로그램 ‘젠3(GEN3)’으로 만든 ‘바이킹 누아르’ 등을 공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최초의 AI 제작자 커뮤니티 ‘큐리어스 레퓨지’의 강사로도 활동 중인 그는 런웨이에서 미리 받은 젠3으로 60명·16개 팀을 대상으로 영화 제작을 가르쳤다. 글을 입력하기만 하면 1분 만에 부드러운 영상으로 바꿔주는 모습에 참석자들의 탄성이 터졌다. 그는 AI 기술의 뛰어난 점으로 저렴한 비용과 효율성을 꼽았다. 특히 발전 속도에 대해서는 자신도 깜짝 놀란다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발전한 AI 기술은 과거 10~20년 치에 이를 정도”라면서 “지금 추세대로라면 실사와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포토 리얼리티’ 수준, 혹은 생성형 AI 기술로만 제작한 영화가 1년 안에 관객을 만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너무 빠른 발전 속도에 위기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특히 기존 일자리들이 대체된다는 두려움이 크다. 이에 대해 “예술학교 출신으로 배고픈 예술가였기에 누구보다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AI가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 우려하기보다 빨리 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게 더 효과적이다. ‘기술 혁신의 배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저작권이나 초상권 문제와 같은 법적인 문제에 대한 제도,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제작의 즐거움은 유지하면서 발전하는 기술을 파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 전제를 들었다.이런 추세대로라면 결국 AI로 제작한 영화는 기존 영화 산업과 융합하고, 때론 일정 부분을 대체하면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AI 제작 영화는 현재 서브 장르이지만, 조만간 영화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이기 때문”이어서다. “제 아내가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는데 ‘최고의 영화’였다고 하지 꼭 집어서 ‘최고의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하지는 않더라. 영화에 담긴 아이디어 그리고 스토리 텔링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라면서 “AI 기술 수준이 올라갈수록 궁극적으로는 얼마나 더 좋은 이야기를 담았느냐, 우리가 이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나 접하기 쉬운 AI 기술이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점도 단언한다. 너무 가난해 영화 촬영용 카메라가 아니라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던 어린 시절 일화를 소개한 그는 “AI가 빈곤 국가 아이들 중 스티븐 스필버그나 리들리 스콧과 같은 거장이 될 원석을 발굴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보고 감독의 꿈을 키웠다는 그는 송중기나 현빈 등 배우들과 함께 봉준호, 이창동 감독의 이름을 들며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소망도 보였다. “한국에서 한국 장르 영화를 만드는 게 올해 꿈 중에 하나”라고 한 그는 경북 봉화군 광산에서 사고가 나 광부들이 커피믹스만 먹으면서 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뉴스를 보고 만든 짧은 영상 ‘봉화 아래에서’를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AI와 실사를 합한 하이브리드 형태 장르 영화가 될 것이다. 철을 먹는 괴물 ‘불가사리’도 등장하니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 구교환 “장도연과 여행 갔다 스캔들 걱정”

    구교환 “장도연과 여행 갔다 스캔들 걱정”

    배우 구교환이 장도연과 열애설이 날까 봐 걱정했던 사연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공개된 유튜브 ‘살롱드립’에는 이제훈과 구교환이 출연했다. 구교환은 여자친구 이옥섭 감독과 돈독한 장도연과 평소에도 종종 만나는 사이라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다. 이날 이제훈과 편하다며 친분을 언급한 구교환에게 장도연은 “저랑은 친하다고 할 수 있나”라고 물었고 구교환은 “장르가 바뀐다. 편하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구교환은 “이 사적인 에피소드를 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일단 풀겠다”며 “(장도연을) 관찰하는 게 재미있는데. 이사님으로 계시니까 장소 섭외도 해외로 같이 간 적이 있다”고 함께 여행을 떠난 일화를 밝혔다. 장도연은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되게 멋있다. 그냥 놀러 간 것 아니었나”라고 반색했고, 구교환은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지 않나. 오른손은 거들기만 하고 (발로 차며) 빡 빡 차는 거다. 약간 고수의 느낌이다. 거의 태극권이다. 에너지를 쓸 때 쓰고 안 쓸 때는 안 쓴다고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이때 강렬한 인상을 받아 시나리오를 쓰며 캐릭터의 등장 장면에 설정을 추가하기도 했다고. 이어 구교환은 장도연과 열애설이 날까 봐 걱정됐다고 했다. 구교환은 “(여행을) 이옥섭 감독과 셋이 갔다. 이옥섭 감독은 자기가 유명하다고 얘기하지만 별로 안 유명하다”면서 “왠지 (장도연과) 둘이 붙어있으면 스캔들 날 것 같은 거다. 혼자. 나는 아직 꿈을 못 이뤘는데”라고 회상했다. 구교환은 “그래서 (이옥섭 감독을) 센터로 오셔라 했다”고 털어놨고, 장도연 역시 깔깔 웃으며 “그 이야기도 했다. 만약에 셋이 있다가 우리를 찍으면 옥섭 감독님만 모자이크하고 (기사 나는 게 아니냐 했다). 우리끼리 재미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 주거·건강·사회관계망까지… 취약청년 자립·성장 도운 서울청년센터

    지방 출신으로 낯선 서울에서 외롭게 생활하던 준철(가명)씨는 직장생활에도 적응이 어려워 이직을 고민 중이었다. 그는 서울청년센터마포를 찾아 청년정책종합상담을 통해 이직 조언을 구했다. 이어 마포센터의 프로그램인 ‘챌린지크루 마포시티런’에 참가해 사회관계망을 형성했다. 마포센터 활동을 통해 청년지원 기관으로 이직을 했고, 현재는 러닝크루 모임장이 돼 동네 친구들과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시가 3일 준철씨와 같이 서울청년센터를 통해 자립과 성장을 이룬 청년들의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 ‘서울청년센터 우수사례 공유회’를 가졌다. 서울시 청년 공간은 2022년 재구조화를 통해 1개 광역 서울청년센터와 15개 지역센터로 체계화돼 운영되고 있다. 이날 공유회에선 재구조화 이후 광역센터와 지역센터 4곳(강북, 노원, 마포, 서초)이 취약 청년 사회안전망 구축과 민관협력 등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발표하고 사례 청년의 소감도 들었다. 서울청년센터 마포는 마포구청과 지역 네트워크, 복지관을 비롯한 지역자원을 활용해 ‘마포형 청년 사회안전망 모델’을 별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고용 취약 청년, 고립·은둔 청년, 1인 가구 청년, 주거 취약 청년, 장애 청년, 건강 취약 청년 등 대상도 세분화해 밀착 지원하고 있다. 서울청년센터 노원은 취약·위기 청년을 발굴한 뒤 ‘나눔냉장고’ 사업을 연계해 식품을 지원하고,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 사회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청년센터 서초는 한 청년이 서울시 업무협약 기관인 신세계센트럴시티와 주최한 2023년 청년문화예술축제 ‘서울 마이 소울 나이트’ 기획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문화예술기획자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청년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 예술인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서울청년센터 성동은 종합정책상담과 함께 청년 커뮤니티 지원사업의 형태로 ‘일자리 동아리’를 지원해 사회진입기 혼란을 겪고 있던 청년이 자신의 진로를 찾고, 취업까지 이어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이 자리는 서울 청년들을 위해 서울청년센터와 협력기관이 함께 일궈낸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라며 “취약 청년이 삶을 회복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며, 따뜻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청년들이 서울청년센터를 만나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尹 “왜 25만원만 주냐. 10억씩, 100억씩 주지”

    尹 “왜 25만원만 주냐. 10억씩, 100억씩 주지”

    민주당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겨냥원고 없는 즉석 발언…“평소 생각과 소신” “국민 1인당 왜 25만원만 줍니까. 한 10억원씩, 100억원씩 줘도 되는 것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건전 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뻔한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단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오를 뿐 아니라 대외 신인도가 완전히 추락해 대한민국 정부나 기업들이 밖에서 활동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충당 주장을 겨냥해 “국채라는 것을 정말 개념 없이, 방만한 재정이라는 걸 (해서는 안 된다)”며 “대차대조표에 대변, 차변이 일치되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마구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 지원에 대해서도 “그냥 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정말 필요한 곳에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은 원고에 없던 내용으로, 민주당이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2024년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을 상정하자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즉석에서 평소 생각과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영향을 받은 소상공인이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책과 방역 정책 등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시기 소상공인의 영업은 제한하면서도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대출을 지원한 것이 지금 소상공인 어려움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움이 절실한 소상공인을 충분하게 지원하는 한편, 현금 살포와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대책을 비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은 코로나 시기에 가게를 계속할 수 있는 자금 지원은 안 하고 생계 지원을 중점적으로 했고, 유럽은 영업할 수 있게 자금 지원을 했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미국은 새로운 분야로 성장하게 됐고 유럽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때도 이야기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 영업 규제가 과도할 뿐 아니라 불합리하다”고 했다.
  •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전반기 활동 마무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전반기 활동 마무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제347회 제1차 정례회를 끝으로 제12대 전반기 행정보건복지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했다. 행정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022년 7월 제332회 임시회에서 최태림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제347회 정례회까지 2년 동안 조례안 70건, 동의안 33건 총 103건을 처리했다. 행정보건복지위원회는 그동안 경북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복지포인트 신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연봉제 도입, 안동대·경북도립대, 포스텍의 글로컬대학 선정, 경북 도내 의과대학 신설 촉구 및 의료취약지 지원, 푸드테크산업 육성 지원, 경북도의 자치행정 역량 강화와 지역인재 육성, 아동·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등 도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7개 소관 실·국 및 9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예산·결산심사, 행정사무감사,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여 집행부의 활동을 날카롭게 견제하면서 도민을 대변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 최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소외되고 어려운 도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도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했다”면서 “위원회를 잘 이끌어 올 수 있게 함께 수고해준 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과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 ‘요즘 대세는 피처폰이지’···미국서 부는 디지털 디톡스 열풍

    ‘요즘 대세는 피처폰이지’···미국서 부는 디지털 디톡스 열풍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버리고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덤폰’(바보폰)으로도 불리는 피처폰은 통화와 문자메시지 정도로 기능이 최소화돼 있는 휴대전화를 말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지난달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피처폰 인기가 급증해 미국에서만 지난해 280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피처폰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나서부터 일상이 더 차분하고 현재 상황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여성 “스마트폰만 보니 좀비 같은 상태 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캐롤라인 캐드웰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번아웃(소진)으로 직장을 관두고 거의 3개월간 스마트폰이나 하며 “좀비 같은 상태”로 지냈다고 밝혔다. 캐드웰은 그후 스스로 번아웃을 제어할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을 하며 쉬는 것과) 업무가 경계가 없던 것”이라면서 심지어 밤 11시에 온 메시지에도 응답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으로 메시지에 답하느라 자신이 반려견을 데리고 어디로 산책을 나갔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면서 중독 증상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피처폰으로 바꾸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자유로워졌다고. 급기야 그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더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을 잠그는 언플러그(Unpluq) 앱까지 출시했다. 이 앱을 설치한 사람들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하루 평균 72분가량 줄였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의 위험성에 대해 대규모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100%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아이 어머니 “자녀들 스마트폰 못 쓰게 하려고 나부터 안 써”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사는 두 아이의 어머니인 크리스티나 디누르는 스마트폰 탓에 아이들에게 집중하지 못해 피처폰으로 바꾼 한 친구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카피 에디터(교열 담당자)로 재택 근무를 하는 디누르는 “한동안 친구와 같은 생각이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려는 데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덤폰(피처폰)으로 바꾸는 건 너무 급진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내 경험을 털어놓은 덕에 마침내 이 변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디누르는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의 신간 ‘불안한 세대’를 읽고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책은 스마트폰의 등장이 젊은이들의 불안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내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스마트폰을 붙들고 산 나를 보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했을 때 ‘안 돼’라고 말할 근거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피처폰으로 바꾸니 그 문제가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디누르는 스마트폰이 없는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다고 말한다. 심지어 집을 나서기 전에 메모장에 길을 어떻게 가야할 지 적어야 할 때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자제하는 게 더 힘들었다.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꺼내곤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덤폰으로 바꾸고나니 더는 그런 선택권이 없고 안도감마저 든다. 나는 훨씬 더 차분해지고 특히 내 아이들을 둘러싼 현실 세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디누르는 여전히 노트북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확인하기 보다는 하루에 몇 번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 시간 만에 처음 로그인해도 여전히 흥미로운 것은 거의 없어서 하루에 수십 번씩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던 시절이 정말 시간 낭비였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마트폰을 포기한 덕에 집중력이 향상됐고 독서를 더 많이 하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미국에서 ‘스마트폰 프리 차일드’(Smartphone Free Children)라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그는 3세와 5세인 아이들이 건강하지 못한 디지털 습관을 갖고 자라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스마트폰 프리 차일드는 미국의 여러 주에서 왓츠앱 그룹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 정부 및 학교 이사회와 협력해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디누르는 “많은 성인들이 스마트폰과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뇌와 충동 조절 능력이 아직 발달 중인 아이들에게 이 폰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되물었다. 뉴욕타임스 기자 “노트북만 쓴다…스마트폰 중독될까봐 안 써” 뉴욕타임스(NYT) 기자이자 ‘콰이어트 존’의 저자인 스티븐 커치는 인근 전파망원경 때문에 휴대전화 통신이 되지 않는 버지니아주 그린뱅크라는 마을을 여행하면서 그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금단 증상을 겪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무선 전송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도시의 관점에서 스마트폰과 인간의 관계를 살핀다. 커치는 “‘콰이어트 존’을 집필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법적으로 휴대전화 서비스가 없는 그린뱅크를 방문했을 때 스마트폰 금단 증상을 겪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두드러기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한 주민의 말을 전하며 “조용한 구역에서는 휴대전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줘도 마치 제어할 수 없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들은 하루에 2600번 이상 스마트폰을 만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린뱅크에서 책을 쓰는 동안 자신의 아내 역시 아이폰을 계속 확인했으나 일주일쯤 지나자 삶의 느린 속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녀에게는 해방이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커치는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스마트폰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내 삶에 약간의 고요함을 만드는 방법이다. 지금 많은 연구에서 인간은 항상 온라인에 있지 않으면 더 행복하고 생산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이나 다른 이유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점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스마트폰 없이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 선택권을 갖길 바란다. 이제 나는 두 아이가 있는데, 그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커치는 노트북 사용 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조차 너무 어려워서 결국 스마트폰을 사지 않기로 했다며 “내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저항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오늘 나는 두 아이와 연못에서 더위를 식히던 중 새로운 갈퀴를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아마존에 접속해 최고의 제품을 스크롤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금세 그뿐만 아니라 문자, 이메일, 뉴스 알림이라는 웜홀에 빠르게 빠져들었을 것”이라면서 “다행히도 아이들과 함께 그 순간에 머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피처폰 280만대 팔려” 스마트폰 버리는 미국인 늘었다…이유는?

    “피처폰 280만대 팔려” 스마트폰 버리는 미국인 늘었다…이유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버리고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덤폰’(바보폰)으로도 불리는 피처폰은 통화와 문자메시지 정도로 기능이 최소화돼 있는 휴대전화를 말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지난달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피처폰 인기가 급증해 미국에서만 지난해 280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피처폰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나서부터 일상이 더 차분하고 현재 상황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여성 “스마트폰만 보니 좀비 같은 상태 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캐롤라인 캐드웰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번아웃(소진)으로 직장을 관두고 거의 3개월간 스마트폰이나 하며 “좀비 같은 상태”로 지냈다고 밝혔다. 캐드웰은 그후 스스로 번아웃을 제어할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을 하며 쉬는 것과) 업무가 경계가 없던 것”이라면서 심지어 밤 11시에 온 메시지에도 응답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으로 메시지에 답하느라 자신이 반려견을 데리고 어디로 산책을 나갔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면서 중독 증상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피처폰으로 바꾸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자유로워졌다고. 급기야 그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더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을 잠그는 언플러그(Unpluq) 앱까지 출시했다. 이 앱을 설치한 사람들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하루 평균 72분가량 줄였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의 위험성에 대해 대규모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100%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아이 어머니 “자녀들 스마트폰 못 쓰게 하려고 나부터 안 써”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사는 두 아이의 어머니인 크리스티나 디누르는 스마트폰 탓에 아이들에게 집중하지 못해 피처폰으로 바꾼 한 친구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카피 에디터(교열 담당자)로 재택 근무를 하는 디누르는 “한동안 친구와 같은 생각이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려는 데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덤폰(피처폰)으로 바꾸는 건 너무 급진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내 경험을 털어놓은 덕에 마침내 이 변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디누르는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의 신간 ‘불안한 세대’를 읽고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책은 스마트폰의 등장이 젊은이들의 불안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내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스마트폰을 붙들고 산 나를 보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했을 때 ‘안 돼’라고 말할 근거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피처폰으로 바꾸니 그 문제가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디누르는 스마트폰이 없는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다고 말한다. 심지어 집을 나서기 전에 메모장에 길을 어떻게 가야할 지 적어야 할 때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자제하는 게 더 힘들었다.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꺼내곤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덤폰으로 바꾸고나니 더는 그런 선택권이 없고 안도감마저 든다. 나는 훨씬 더 차분해지고 특히 내 아이들을 둘러싼 현실 세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디누르는 여전히 노트북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확인하기 보다는 하루에 몇 번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 시간 만에 처음 로그인해도 여전히 흥미로운 것은 거의 없어서 하루에 수십 번씩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던 시절이 정말 시간 낭비였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마트폰을 포기한 덕에 집중력이 향상됐고 독서를 더 많이 하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미국에서 ‘스마트폰 프리 차일드’(Smartphone Free Children)라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그는 3세와 5세인 아이들이 건강하지 못한 디지털 습관을 갖고 자라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스마트폰 프리 차일드는 미국의 여러 주에서 왓츠앱 그룹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 정부 및 학교 이사회와 협력해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디누르는 “많은 성인들이 스마트폰과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뇌와 충동 조절 능력이 아직 발달 중인 아이들에게 이 폰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되물었다. 뉴욕타임스 기자 “노트북만 쓴다…스마트폰 중독될까봐 안 써” 뉴욕타임스(NYT) 기자이자 ‘콰이어트 존’의 저자인 스티븐 커치는 인근 전파망원경 때문에 휴대전화 통신이 되지 않는 버지니아주 그린뱅크라는 마을을 여행하면서 그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금단 증상을 겪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무선 전송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도시의 관점에서 스마트폰과 인간의 관계를 살핀다. 커치는 “‘콰이어트 존’을 집필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법적으로 휴대전화 서비스가 없는 그린뱅크를 방문했을 때 스마트폰 금단 증상을 겪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두드러기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한 주민의 말을 전하며 “조용한 구역에서는 휴대전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줘도 마치 제어할 수 없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들은 하루에 2600번 이상 스마트폰을 만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린뱅크에서 책을 쓰는 동안 자신의 아내 역시 아이폰을 계속 확인했으나 일주일쯤 지나자 삶의 느린 속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녀에게는 해방이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커치는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스마트폰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내 삶에 약간의 고요함을 만드는 방법이다. 지금 많은 연구에서 인간은 항상 온라인에 있지 않으면 더 행복하고 생산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이나 다른 이유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점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스마트폰 없이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 선택권을 갖길 바란다. 이제 나는 두 아이가 있는데, 그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커치는 노트북 사용 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조차 너무 어려워서 결국 스마트폰을 사지 않기로 했다며 “내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저항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오늘 나는 두 아이와 연못에서 더위를 식히던 중 새로운 갈퀴를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아마존에 접속해 최고의 제품을 스크롤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금세 그뿐만 아니라 문자, 이메일, 뉴스 알림이라는 웜홀에 빠르게 빠져들었을 것”이라면서 “다행히도 아이들과 함께 그 순간에 머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1억 비트코인보다 거래량 많은 ‘테더’, 이유는 스테이블 코인[돈이 되는 코인이야기]

    1억 비트코인보다 거래량 많은 ‘테더’, 이유는 스테이블 코인[돈이 되는 코인이야기]

    한때 1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보다 하루 거래량이 더 많은 가상자산이 있다.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의 대표주자인 ‘테더’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 가상자산, 알고리즘과 연동 돼 가격이 결정되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3일 가상자산 시황중개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테더(USDT)의 24시간 거래대금은 39조 3360억원으로 비트코인(20조 1059억원)보다 두 배 가량 많다. 이는 테더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종의 기축통화로 쓰이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는 달러와 연동되어 있어 1개 코인의 가치는 1달러로 유지된다. 쉽게 말해 법정화폐인 달러가 가지는 가치의 변동성만큼만 가격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발행사는 유통되는 테더와 유사한 양의 달러를 은행에 예치 중이기도 하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상자산이 실제 생활에서 화폐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다. 기존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전통 금융 대비 거래 비용이 낮고 송금 시간이 단축되는 등의 특징을 지녔지만, 가격 변동성이 커 상거래나 금융 거래에서 용이하게 사용하기는 힘들었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A를 송금하는 순간에 개당 가치가 100만원이었다면 송금이 완료되기 전 가격 급락으로 개당 가치가 50만원으로 뚝 떨어진 채 송금될 수 있다. 비트코인이 지난 3월까지 1억원까지 급상승한 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밈 코인이 수천 배씩 상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가상자산으로는 거래 간 가치를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다른 가상자산을 구매하거나, 디지털 지갑으로 다른 자산을 옮길 때 이용할 수 있는 유용성을 지녔다. 실제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중 코인베이스를 제외한 대부분은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바로 테더다. 테더는 현재 스테이블 코인인 중 가장 큰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다. 법정화폐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얻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테더를 구매했다면 개인 디지털 지갑을 이용해 국내외 다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구매가 가능한데 몇몇 제한된 거래소를 제외하고는 원하는 세계 거래소를 골라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도 주의할 점이 있다. 보유한 준비금(달러)이 부족할 경우 연동(페깅·pegging)이 깨질 수 있는데 예치금보다 더 많은 달러를 사람들이 요구할 경우 뱅크런 발생 가능성이 있다. 테더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시가총액 대비 준비금을 103%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테더 발행사의 수익원은 예치한 달러와 수수료다. 예치금을 펀드, 대체에너지, 유가증권시장,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 테더를 달러로 출금할 때, 이용자 테더 측에 1%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단 달러를 입금해 테더를 받을 때는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 장애인 여학생 집단 성폭행한 10대 소년 8명, 처벌 피했다…전 사회 공분[핫이슈]

    장애인 여학생 집단 성폭행한 10대 소년 8명, 처벌 피했다…전 사회 공분[핫이슈]

    스페인에서 충격적인 미성년자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안테나3 등 스페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남서부 안달루시아 세비야에 있는 한 학교에서 장애가 있는 12세 소녀가 동급생들에게 집단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 피해 소녀는 장애가 있다고만 알려졌으며, 신원 보호를 위해 정확한 개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피해 소녀는 다른 학생들과 교사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던 쉬는 시간에 가해 학생들에게 이끌려 학교 화장실로 옮겨진 뒤 끔직한 일을 겪어야 했다. 가해자들은 11~12세의 남학생들이었으며, 피해자는 범죄 피해를 겪고도 이를 털어놓지 못한 채 홀로 고통스러워했다. 피해자의 할머니는 현지 언론에 “손녀가 며칠 동안 ‘지옥’을 겪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학교에 가기 싫어했고, 먹거나 잠을 자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그날 일을 털어놓기 전까지는 스트레스 탓에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바닥에 몸을 부딪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할머니의 설득으로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놓았고, 이후 두 사람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현지 의료진과 법의학팀은 피해자의 몸에서 성폭행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사건의 가해자는 최소 8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가해자들의 나이가 모두 14세 미만인 촉법 소년이라는 점이다. 스페인 청소년법에 따르면, 14세 미만의 경우 강간을 저지르더라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해당 사건은 결국 아동보호기관으로 이관됐고, 현지에서는 촉법소년 처벌법과 관련한 찬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안달루시아 주 당국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현재 주 정부 차원에서 검찰과 접촉 중”이라면서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피해 소녀를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매커니즘을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여 공분을 샀다. 현지 엑스(옛 트위터)에는 “촉법소년 처벌과 관련한 새로운 법안이 빨리 통과되지 않는다면, 학교 내에서 이런 잔혹한 범죄가 또 다시 반복될 것”, “우리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분명 우리(성인)는 잘못하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잘못하고 있다”며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다.앞서 스페인 법원은 지난 5월 12세 소녀를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아이를 임신하게 한 20세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 일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집시(로마니) 공동체 문화의 일부’라고 판단한 것이다. 스페인 현지법에 따르면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성관계에 동의할 수 없다. 설사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할지라도 강간죄로 처벌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14세 미만의 경우 형사 처벌되지 않는다.
  • “AI 기술 진흥 촉진이 우선… 규제로 틀면 국가 경쟁력 뒤처져”[최광숙의 Inside]

    “AI 기술 진흥 촉진이 우선… 규제로 틀면 국가 경쟁력 뒤처져”[최광숙의 Inside]

    각국 AI 경쟁… 우리는 기본법 없어생성형 AI 등 응용 자유 줘야 발전위험성 대비 ‘안전장치’ 마련 필요향후 부작용 제도적으로 극복 가능기후변화 법제 어떻게 해야 하나강대국 보호무역 방식 제도화 안 돼무역장벽 선회해 녹색산업 키워야우리 실정에 맞는 탄소중립 고민을메가시티 논의, 정치 개입 방지 중요지방자치 바탕 초광역권 발전 추진국세·지방세 재정립 세제개혁 필요지방소멸 대응하는 법제 준비해야세상을 바꾼다는 인공지능(AI) 사용 기준에 관해 세계 각국이 관련 법규를 만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AI 활용을 위한 ‘AI 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았다.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핵심 요소로 등장한 각종 디지털 기술뿐 아니라 기후변화,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 움직임 등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입법을 뒷받침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의 한영수 원장을 최근 만나 각종 정책 현안의 법제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세계 각국이 AI 기술 패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우리나라도 ‘AI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추진되는 AI 관련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10여개의 AI 관련 입법이 제안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4개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달 중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도 출범을 앞두고 있어 AI 연구 및 산업 활성화, 규제 논의가 힘을 얻어 법제화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AI 관련 기본법이 만들어진다면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공동으로 주최한 ‘AI 서울정상회의’에서 안전·혁신·포용 등 AI 규범 가치를 담은 ‘서울선언’을 채택했다. 기본법 제정 시 AI의 안전성 및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며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기술 연구·개발·활용 자유롭게 해야 -AI 규제와 관련, 유럽은 엄격한 통제 하에 AI를 ‘사전’에 규제하려는 반면 빅테크 등 AI 관련 글로벌 기업이 많은 미국은 AI로 인한 위험성이 명확하게 드러난 후인 ‘사후’ 규제를 적용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AI 기술을 둘러싼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AI 기술이 응용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계의 연구, 개발, 시장에서의 활용을 자유롭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해서 규제로 방향을 틀면 국가 경쟁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기술을 진흥시키고 규제는 선진국의 추이를 서서히 봐 가면서 해도 된다. 강한 규제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켜보며 AI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규제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AI 규제보다 기술 진흥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입장인가. “바둑 팬인데, 2013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이 패한 데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바둑은 수가 복잡해 AI가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AI 발달에 대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인간이 AI를 활용해 더 나은 미래를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다고 AI 기술 개발에 미리 재갈을 물릴 필요는 없다. 앞으로 생길 부작용은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AI 등 신기술 분야의 등장이 기존 산업과 충돌하면서 갈등을 빚는 게 우리 현실인데, 법제에 고민이 많겠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이던 1865년 마차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의 최고 속도를 시속 3㎞로 제한하고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자동차는 그 뒤를 따라가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적기 조례)을 만들었다. 30년간 이 법을 시행함으로써 영국은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을 시작했음에도 미국과 독일에 뒤처졌다. 이 법은 마부들이 청원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현재 신산업의 등장에 전통 산업계가 저항하는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측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력이 필요하다.”●AI 예상치 못한 오류 등에도 대비 필요 -AI 기술이 주는 이익은 크지만 관련 규제가 없으면 문제도 커지지 않나. “AI가 사람의 감독을 벗어나 예상치 못한 중대한 오류가 생기거나 해킹 등으로 주요 국가 시설이 마비될 때의 피해는 예측할 수 없다. AI 기술의 위험성에 대비해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 보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연구원에서는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 위험성 등에 대한 영향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연구 결과가 나오면 입법정책 방안을 제안하려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소송까지 벌이다 지난해 합의로 마무리된 바 있다.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하는 빅테크 관련 규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근 애플은 유럽연합(EU)의 규제를 우려해 아이폰 등에 탑재하는 새로운 AI 기능을 유럽에는 내놓지 않기로 했다. 빅테크 규제는 불공정한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고 공정한 시장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기술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 세계 각국은 새 국제규범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EU는 탄소국경세,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제정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국제사회에서 강대국들이 탄소 중립을 이유로 보호무역에 가까운 법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무역을 제도화할 수는 없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의 무역 장벽을 선회하고 국내 녹색산업 경쟁력을 키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기후변화 및 탄소 중립에 대해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업구조 변화, 일자리 전환 등이 불가피한데 법제의 정비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녹색산업 육성 관련 법제도를 연구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일자리 전환 및 연관 지역 지원에 관한 법제도 포함돼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업 전환에서 피해를 보는 이들이 생기는데.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역이나 해당 산업 노동자 등을 보호해 그 부담을 분담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를 비롯해 산업 전환 과정에서 혜택을 받는 집단이 피해 기금 등을 조성해 지원하는 법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특별자치시도, 자치분권 모델 만들어야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이 핫이슈로 등장했다. 하지만 지방마다 각기 사정이 달라 공통적인 관리 규약을 만드는 게 어려워 보인다. “내년으로 지방자치 부활 30년이다. 지난 30년 동안 지방의 자치 역량 강화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지방의 발전 가능성, 사회·경제·문화 전 분야 잠재력을 어떻게 발현시켜 나갈 것인가가 지방자치제도의 핵심이 돼야 한다. 인구 감소 및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자치환경 조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제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방을 살리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지방재정이다. 지방재원 확보를 위한 방안은. “실질적인 재정 분권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체계 재정립 등 세제 개혁이 필요하다. 지방재정 확대, 재정 분권과 함께 지방재정의 투명성, 효율성 및 건전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 -몇 년 사이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세종특별자치시,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 등이 등장했다. 특별자치시도의 위상 강화를 위한 법제 방향은. “특별지자체가 중앙정부로부터 모든 권한을 부여받는 것보다 각 지자체별 고유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권한을 확보하고 성공적인 지방자치분권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경우 관광진흥법 권한을 이양해 달라고 요청해 관광 분야에서 중앙부처 수준으로 독자적 권한을 행사하는 게 현실성이 있다. ” -대구·경북 통합 등 권역별 메가시티 논의가 활발한데 법제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나. “권역별 메가시티 논의는 국가 경쟁력 제고, 인구구조 변화, 지방 소멸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에서 논의돼야 한다.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초광역권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법제도적으로 메가시티의 자치권, 주민의 참여와 통제 등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 특히 2022년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무산 과정에서 드러났던 것과 같이 정치권 영향을 최소화하고 메가시티 설치 및 운영을 보장하는 절차에 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 한영수 원장은 누구 서울대 법대 출신의 행시 34회로 법제 이론과 실무에 정통하다. 법제처 법제정책국장, 법령해석정보국장,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등을 거쳐 법제처 차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AI 법제팀, 해외법제조사팀, 현안 대응팀 등을 새로 만들어 AI, 기후변화, 저출생 등 핫이슈 법제화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광숙 대기자
  • ‘빛’처럼 ‘음악’처럼… 장마에 읽을만한 책 3총사

    ‘빛’처럼 ‘음악’처럼… 장마에 읽을만한 책 3총사

    장마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추적추적 떨어지는 빗소리와 함께 홀랑홀랑 가볍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소설집(앤솔러지)이 쏟아지고 있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책 3권을 소개한다. 책을 다 덮고 나면 쨍한 무더위가 찾아와 있겠다.돋보이는 책은 프란츠에서 펴낸 ‘음악소설집’이다. 비 내리는 계절에 ‘음악’을 키워드로 한 소설들을 엮었다. 여기서 김현식의 명곡 ‘비처럼 음악처럼’을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참여한 작가들도 화려하다. 편혜영,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다섯 작가는 각각 열렬한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가장 친밀했던 존재가 한순간 낯을 바꿔 경멸 섞인 무관심을 드러내자 나는 금세 위축되었다. 무엇을 하든 탓하고 의심했다. 한때 사랑했던 것들과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 몰라서였다.”(편혜영, ‘초록 스웨터’·195쪽) 누군가의 죽음 이후 남겨진 자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편혜영의 소설 ‘초록 스웨터’가 인상적이다. 죽은 엄마가 남긴, 미처 다 뜨지 못한 초록색 스웨터를 들고 엄마의 친구인 ‘영주 이모’와 함께 강화도로 떠난다. 그곳에서 엄마의 어릴 적 친구인 ‘나주 이모’를 만난다. 나주 이모는 주인공에게 엄마가 불렀던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건넨다. 우리를 상상력의 끝으로 데려다줄 SF소설집 두 권도 흥미롭다. 빛을 주제로 한 소설 6편을 담은 문학과지성사의 ‘빛: SF 보다’와 낯선 존재와의 첫 번째 만남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한 8편의 이야기를 실은 달다의 ‘퍼스트 콘택트’다.‘빛: SF 보다’에는 단요, 위래 등 원래 SF를 주로 쓰던 작가 외에도 서이제, 장강명 등 장르문학계에서는 이름이 잘 보이지 않았던 유명 소설가들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의 소설 ‘누구에게나 신속한 정의’는 지금으로부터 머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인공지능(AI)이 깊숙이 침투한 사회의 정경을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인터뷰 기사의 형식으로 전한다.‘퍼스트 콘택트’에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제됐던 ‘은별’이 오히려 외계인에게 동질감을 느낀다는 내용의 전혜진의 ‘Legal ALIEN’(리걸 에일리언)과 외계인의 출현을 자신의 출세를 위한 발판으로 여기는 ‘진기해’의 이야기를 담은 김단비의 ‘단독, 가져오겠습니다’ 등이 눈에 띈다.
  • “대통령에 각 세워도 빚져도 안 돼…당대표 사심 없어야 보수 재집권”

    “대통령에 각 세워도 빚져도 안 돼…당대표 사심 없어야 보수 재집권”

    이번 전대는 ‘친한’ 대 ‘반한’ 구도새롭다는 이유만으로 선출 안 돼‘당 가치’ 무장한 후보가 대표 돼야원·한 대권 놀음… 누가 돼도 당 깨져사심 없어… 다음 대선 불출마 선언모든 싸움은 ‘국회’ 전장서 벌어져원내 전략 잘 알고 투쟁 이끌기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2일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당을, 당원들을 이용하고 떠나선 재집권할 수 없다. 사심 없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지금 ‘나경원 대표’인가. “당이 위기가 아니라면 절대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22년 동안 당이 위기일 때 한 번도 뒤로 숨지 않았다. 108석 참패에 당을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까 고민했다. 또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나쁘지만 않았어도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대통령 편을 들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통령이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절대 다음 대선에서 재집권할 수 없다. 재집권을 못 하면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는 망가진다. 그런 위기의식 때문에 출마했다.” -보수 재집권 플랜은. “중도 확장이라는 변화·개혁도 보수의 뿌리가 없으면 안 된다. 우리 스스로 보수 가치로 무장돼 있고 확신이 있을 때, 자신 있게 ‘왼쪽 가치’도 가져올 수 있다. 선거 때만 보따리 장사처럼 나타나 주인 행세를 해선 안 된다. 우리 오랜 당원들에게 죄송하다.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검증도 안 된 사람이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당과 당원들을 이용하고 떠나는 게 참담하다. 우리 당의 가치로 무장한 사람이 우리를 대표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보수정당의 가치를 담은 이름으로 당명을 바꾸고 싶다.” -현재 국회 상황을 어떻게 보나. “모든 싸움이 국회라는 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지휘하는데 국민의힘 당대표가 본회의장에도 못 들어가서는 안 된다. 심각한 전력 상실이다. 원내 전략을 아는 사람, 원내 투쟁을 이끌어 본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번 당권 경쟁의 구도를 어떻게 보나. “이번 전당대회는 ‘친윤’ 대 ‘반윤’이 아니다. 지금은 ‘친한’ 대 ‘반한’으로 보는 게 맞다. 누가 당대표가 되면 안 되느냐고 묻는다면 첫째는 대선에 나가겠다는 사람, 둘째는 자기 대선을 위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사람이다. 대통령에게 빚을 진 사람과 각을 세우는 사람, 둘만 두고 보면 각을 세우는 사람이 당을 더 괴롭게 할 것이다.”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과거로 돌아가 잘잘못을 따지면 끝이 없다.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몫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거기서 무엇을 깨달았느냐다. 그때 당원들이 떠나지 않고 우리를 부여잡고 당을 지켜주셨다.” -‘원한(원희룡·한동훈) 충돌’이 계속되는데. “두 후보가 자신의 다음 대권을 위한 줄 세우기로 세게 싸우고 있다. 두 사람 갈등의 본질은 ‘대권 놀음’이다. 둘 중 하나가 당대표가 되면 당이 깨질 수밖에 없는 위험 수위까지 다다랐다. 내가 2027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겉과 속이 다르면 안 된다. 사심 없이 출마해야 진심으로 당대표를 할 수 있다.” -한 후보는 ‘제가 야당과 싸울 때 다들 어디 계셨나’라고 했는데. “하나만 묻고 싶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섰는데 왜 2년 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의회 독재와 헌법 파괴로 법치와 헌정 질서에 혼동이 오게 했나.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었다. 장관에게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없더라도 결국 국민에게 법치 유린과 헌정 질서 파괴로 혼란을 드린 책임, 그 책임을 확실히 묻고 싶다. 그리고 본인은 여당 시절 장관으로 싸운 걸 이야기하나 본데 나와 당원들, 우리 의원들은 야당으로 처절하게 싸우고 견뎌 온 지난한 시간이 있다.”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때 이탈표 9명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는데. “현역 의원들과 직전 21대 국회에서 낙선·낙천에도 재표결에 나섰던 전직 의원들에 대한 모욕이다. 대통령 임기가 아직 3년 남았다. 그런데도 벌써 자기 정치를 하니 우리 당이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한동훈 특검법’을 차라리 걱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
  • 김홍일 탄핵 직전 자진 사퇴… 후임 이진숙 유력

    김홍일 탄핵 직전 자진 사퇴… 후임 이진숙 유력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의 탄핵소추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보고하기 전에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의 표명 후 약 30분 만에 면직안을 재가했다. 방통위원장 공백 사태를 막고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동관 전 위원장도 같은 이유로 불과 3개월 만에 물러난 바 있어 방통위 수장에 대한 ‘야당 탄핵과 자진 사퇴’의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 위원장에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번 저의 물러남이 반복되는 혼란과 불행의 마지막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김 전 위원장은 6개월여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됐다. 앞서 이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업무 중단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중단되고 최근 절차를 밟고 있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방통위 업무도 장기간 멈추게 된다.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의결했으며 이사진 공모를 시작했다. 김 전 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절차가 무산되자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방송장악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후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 야 7당은 공동으로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통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 법사위 조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회입법조사처는 ‘당사자가 사퇴한 만큼 탄핵 관련 절차를 더 진행하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탄핵 대상자에 대한 탄핵안 의결 전 자진 사퇴를 방지하기 위한 ‘김홍일 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반면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대 야당의 습관성 ‘탄핵병’에 단통법 폐지, 인앱결제 강제 방지 법안 등 산적한 현안들이 기약 없이 늘어지게 됐다”며 “방송 장악을 위해 방통위를 민주당 손아귀에 넣고 당대표 방탄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횡포”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후임을 지명할 전망이다. 후임으로 유력한 이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여당 몫 방통위원에 추천됐지만 민주당이 본회의 표결을 거부하면서 임명되지 못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계속해서 탄핵을 이야기하고 사퇴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사퇴로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된다. 방통위는 지난해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된 이후 13개월 동안 수장이 7차례(직무대행 체제 4차례 포함)나 바뀌었다.
  • “정신나간 與” 발언에 첫 대정부질문 파행…채상병특검법 상정 불발

    “정신나간 與” 발언에 첫 대정부질문 파행…채상병특검법 상정 불발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2일 열렸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충돌로 파행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50분쯤부터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를 진행했지만, 약 2시간 만에 정회했다. 이후 회의는 속개되지 못했다. 이날 다섯번째 질의자로 나선 김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토적 야욕을 갖고 있는 나라인데 그런 나라와 어떻게 동맹을 한다는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발언 이후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거부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막말에 대한 사과 없이는 본회의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이야기했다”면서 “김 의원이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이야기함에 따라 오늘 회의를 열기 어렵다고 서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일도 김 의원의 공식적 사과가 없으면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최근 민주당의 막말, 망언, 거친 말 시리즈는 정말 국민의 대표가 맞는지 수준을 의심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민의힘이 채해병 특검법 상정을 거부하고, 파행을 유도했다”며 “오늘 비록 국민이 기다리는 일하는 국회의 대정부질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일하는 국회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일본과의 동맹은 개인적으로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한다. 이를 빌미 삼아 본회의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에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초 민주당은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채상병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응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돌입해도 24시간이 지나면 토론을 강제 종료하는 ‘토론 종결권’ 규정을 활용해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다.
  • [르포] 항의 컸던 고이케 연설…기시다 운명 가를 도쿄도지사 선거

    [르포] 항의 컸던 고이케 연설…기시다 운명 가를 도쿄도지사 선거

    “도민의 삶과 목숨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고이케 유리코(71) 현지사가 2일 오후 6시 도쿄 아키하바라역 광장에서 유세하며 이같이 말하자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박수를 쳤다. 하지만 경찰이 친 펜스 밖 시민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항의 시위도 이어졌다. 자신이 특별 고문을 맡고 있는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의 상징색인 초록색 재킷을 입은 고이케 지사는 연설 트럭에 올라서서 약 30분간 미소 지으며 연설했다. 도정에 전념하겠다던 고이케 지사였지만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자 이날 처음 평일 거리 유세에 나섰다. 젊은층 표심을 잡기 위해 애니메이션 성지 아키하바라를 연설 장소로 선택한 고이케 지사는 저출산 대책 등 젊은층 중심의 공약을 강조했다. 고이케 지사는 “만화와 게임은 큰 산업이며 이를 위해 도쿄도가 서포트하겠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도의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 모인 일부 시민은 ‘사요나라(안녕) 유리코’, ‘극우 반대’, ‘공약 달성률 0%’ 등 다양한 플래카드를 들고 연설장을 오가며 고이케 지사를 비판했다. 일부 시민들은 고이케 지사가 말을 마칠 때마다 “거짓말 하지마”, “돌아가라” 등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이번 도쿄도지사 선거는 여야 대리전이자 여성 대 여성, 스타 정치인끼리의 대결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한때 일본에서 최초 여성 후보로 꼽힌 인물이다. 중의원(하원) 8선을 지낸 그는 파벌 경쟁에서 밀린 불만으로 자민당을 탈당했다. 이어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며 주목받았다. 2017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신이 만든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을 꺾고 제1당이 되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언비어로 수많은 조선인이 희생된 간토대지진과 관련해 매년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우익 성향 인물이다. 고이케 지사의 대항마로 나선 렌호(56) 전 참의원은 이날 같은 시각 에도가와구 니시카사이역에서 거리 유세에 나섰다. 그는 지난 5월 27일 “자민당이 연명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고이케 도정을 리셋하기 위해 선두에 서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며 일찌감치 선거를 준비했다.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렌호 의원은 모델과 뉴스캐스터 등을 거쳐 2004년 참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행정쇄신담당상과 입헌민주당의 뿌리인 민진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간토대지진 추도문 관련해서 두 후보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각 후보에게 추도문 발송 의향에 관해 묻자 고이케 지사는 “희생된 모든 분에게 애도를 표하지만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대응은 향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집했다. 반면 렌호 전 참의원은 “주최 측의 요청이 있으면 추도문 발송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현 상황에서 고이케 지사가 앞서고 있고 렌호 전 참의원이 맹추격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교도통신이 지난달 29~30일 유권자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서 고이케 지사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이보다 앞서 지난달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고이케 지사가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여아 대리전으로 치러지는 만큼 각 당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고이케 지사를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회민주당은 렌호 전 참의원을 돕고 있다. 자민당으로서는 렌호 전 참의원이 자민당 심판론을 내세운 만큼 이번 선거에서 패배 시 정권 존립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도쿄도지사 선거 마저 지게 되면 기시다 총리의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심이 야당의 자민당 심판론을 받아들였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고이케 지사가 현재 우세한 상황에서 자민당이 안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자사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가 앞서고 있어 지사를 지원하는 자민당 내 안도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렌호 전 참의원 측은 무당파층을 유입하는 데 고전하고 있어 입헌민주당이 초조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인터뷰]나경원 “당대표 사심 없어야 보수 재집권… 대통령 각 세워도 빚 져도 안 돼”

    [인터뷰]나경원 “당대표 사심 없어야 보수 재집권… 대통령 각 세워도 빚 져도 안 돼”

    與 당권주자 인터뷰 ② ‘보수정당 가치’ 재정립 나선 나경원 후보 이번 전대는 ‘친한’ 대 ‘반한’ 구도검증 안 된 사람이 당과 당원 이용새롭다는 이유만으로 선출 안 돼‘당 가치’ 무장한 후보가 대표 돼야모든 싸움은 ‘국회’ 전장서 벌어져원내 전략 잘 알고 투쟁 이끌기도‘대권 놀음’ 元·韓 대표 당 깨진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2일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당을, 당원들을 이용하고 떠나선 재집권할 수 없다. 사심 없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지금 ‘나경원 대표’인가. “당이 위기가 아니라면 절대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22년 동안 당이 위기일 때 한 번도 뒤로 숨지 않았다. 108석 참패에 당을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까 고민했다. 또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나쁘지만 않았어도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대통령 편을 들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통령이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절대 다음 대선에서 재집권할 수 없다. 재집권을 못 하면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는 망가진다. 그런 위기의식 때문에 출마했다.” -보수 재집권 플랜은. “중도 확장이라는 변화·개혁도 보수의 뿌리가 없으면 안 된다. 우리 스스로 보수 가치로 무장돼 있고 확신이 있을 때, 자신 있게 ‘왼쪽 가치’도 가져올 수 있다. 선거 때만 보따리 장사처럼 나타나 주인 행세를 해선 안 된다. 우리 오랜 당원들에게 죄송하다.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검증도 안 된 사람이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당과 당원들을 이용하고 떠나는 게 참담하다. 우리 당의 가치로 무장한 사람이 우리를 대표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보수정당의 가치를 담은 이름으로 당명을 바꾸고 싶다.” -현재 국회 상황을 어떻게 보나. “모든 싸움이 국회라는 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지휘하는데 국민의힘 당대표가 본회의장에도 못 들어가서는 안 된다. 심각한 전력 상실이다. 원내 전략을 아는 사람, 원내 투쟁을 이끌어 본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번 당권 경쟁의 구도를 어떻게 보나. “이번 전당대회는 ‘친윤’ 대 ‘반윤’이 아니다. 지금은 ‘친한’ 대 ‘반한’으로 보는 게 맞다. 누가 당대표가 되면 안 되느냐고 묻는다면 첫째는 대선에 나가겠다는 사람, 둘째는 자기 대선을 위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사람이다. 대통령에게 빚을 진 사람과 각을 세우는 사람, 둘만 두고 보면 각을 세우는 사람이 당을 더 괴롭게 할 것이다.”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과거로 돌아가 잘잘못을 따지면 끝이 없다.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몫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거기서 무엇을 깨달았느냐다. 그때 당원들이 떠나지 않고 우리를 부여잡고 당을 지켜주셨다.” -‘원한(원희룡·한동훈) 충돌’이 계속되는데. “두 후보가 자신의 다음 대권을 위한 줄세우기로 세게 싸우고 있다. 두 사람 갈등의 본질은 ‘대권 놀음’이다. 둘 중 하나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이 깨질 수밖에 없는 위험 수위까지 다다랐다. 내가 2027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겉과 속이 다르면 안 된다. 사심 없이 출마해야 진심으로 당대표를 할 수 있다.” -한 후보는 ‘제가 야당과 싸울 때 다들 어디 계셨나’라고 했는데. “하나만 묻고 싶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섰는데 왜 2년 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의회 독재와 헌법 파괴로 법치와 헌정 질서에 혼동이 오게 했나.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었다. 장관에게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없더라도 결국 국민에게 법치 유린과 헌정 질서 파괴로 혼란을 드린 책임, 그 책임을 확실히 묻고 싶다. 그리고 본인은 여당 시절 장관으로 싸운 걸 이야기하나 본데 나와 당원들, 우리 의원들은 야당으로 처절하게 싸우고 견뎌 온 지난한 시간이 있다.”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때 이탈표 9명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는데. “현역 의원들과 직전 21대 국회에서 낙선·낙천에도 재표결에 나섰던 전직 의원들에 대한 모욕이다. 대통령 임기가 아직 3년 남았다. 그런데도 벌써 자기 정치를 하니 우리 당이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한동훈 특검법’을 차라리 걱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
  • 김홍일 탄핵 직전 자진 사퇴…후임 이진숙 유력

    김홍일 탄핵 직전 자진 사퇴…후임 이진숙 유력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의 탄핵소추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보고하기 전에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의 표명 후 약 30분 만에 면직안을 재가했다. 방통위원장 공백 사태를 막고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동관 전 위원장도 같은 이유로 불과 3개월 만에 물러난 바 있어 방통위 수장에 대한 ‘야당 탄핵과 자진 사퇴’의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 위원장에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번 저의 물러남이 반복되는 혼란과 불행의 마지막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김 전 위원장은 6개월여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됐다. 앞서 이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업무 중단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중단되고, 최근 절차를 밟고 있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방통위 업무도 장기간 멈추게 된다.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의결했으며 이사진 공모를 시작했다. 김 전 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절차가 무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방송장악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은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해 법사위 조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회입법조사처가 ‘당사자가 사퇴한 만큼 탄핵 관련 절차를 더 진행하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방송장악 뺑소니범 김 위원장을 지명수배한다. 끝까지 단죄하겠다”고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탄핵 대상자에 대한 탄핵안 의결 전 자진 사퇴를 방지하기 위한 ‘김홍일 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반면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대 야당의 습관성 ‘탄핵병’에 단통법 폐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안 등 산적한 현안들이 기약 없이 늘어지게 됐다”며 “방송 장악을 위해 방통위를 민주당 손아귀에 넣고 당 대표 방탄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횡포”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후임을 지명할 전망이다. 후임으로 유력한 이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여당 몫 방통위원에 추천됐지만, 민주당이 본회의 표결을 거부하면서 임명되지 못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계속해서 탄핵을 이야기하고 사퇴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사퇴로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된다. 방통위는 지난해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된 이후 13개월 동안 수장이 7차례(직무대행 체제 4차례 포함)나 바뀌었다.
  • 전쟁이 남기고 간 가슴 아픈 사연…‘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전쟁이 남기고 간 가슴 아픈 사연…‘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저며오는 노래. 한반도의 아픈 역사와 떼놓을 수 없어서 이산가족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노래. 그래서 누구나 아는 국민가요가 된 노래. 가수 곽순옥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가 그렇다. 많은 사람의 한 맺힌 마음을 위로한 그 노래와 같은 제목의 연극이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중이다. 무대 예술의 거장 표재순이 연출한 작품으로 6·25 전쟁으로 헤어지게 된 부부의 기막힌 일대기를 그린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이제 막 첫돌이 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윤옥이와 김중기가 주인공이다. 인생 말년에 요양원에 머무는 옥이는 죽은 인연들을 회상하며 추모제를 지내고, 옥이의 그리움이 죽은 이를 소환한다. 옥이의 남편 중기, 옥이를 짝사랑했던 백춘수, 옥이의 새로운 인생에 함께한 황씨, 옥이의 아들을 데려간 고상현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옥이와 중기는 젊은 날 부부의 연을 맺지만 행복할 틈도 없이 벌어진 전쟁으로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생사도 모른 채 각자의 삶을 살게 되는 두 사람은 인민군 신분의 중기가 마을을 찾아와 국군에 항복하면서 만날 뻔하지만 춘수의 방해로 결국 만남이 성사되지 못한다. 옥이는 피란길에 아들을 잃는 것부터 시작해 이후로 사연 많은 삶을 산다. 춘수에게 성폭행당해 또 다른 아들을 얻는 그는 생계를 위해 카바레 가수부터 행상까지 안 해본 일 없이 고생하며 악착같이 산다. 부모 세대가 살아왔을 그 모습 그대로다. 중기 역시 늘 옥이를 그리는 마음으로 살면서도 결국 새살림을 차린다. 처가의 도움으로 시작한 사업이 승승장구해 어엿한 기업의 사장 자리에도 앉는다. 각자의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내면서도 함께였어야 할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다 결국 이뤄지지 않는 만남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안타깝게 한다. 무대 위 인물들은 서로 모르지만 관객들은 다 아는 사연들이어서 더 절절히 다가온다. 부모님 세대라면 공감할 이야기이기에 몇몇 대목에서 눈물을 훔치는 노년의 관객들을 볼 수 있다. 그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들이 흘러나올 땐 함께 부르며 위로받기도 한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전쟁이 남긴 상처가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사무치는 일이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걸 일깨우면서 젊은 관객들의 눈시울도 젖어 들게 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이 작품을 통해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고두심이 비극의 중심에 선 옥이를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김동진 역에 임동진, 백춘수 역에 기정수, 황씨 역에 이한수, 고상현 목사 역에 원근희, 고진우 목사 역에 정선일과 깜짝 출연으로 김창옥이 나선다. 이순재와 이정길은 해설자로 나서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1막과 2막을 이어주는 것은 물론 짧은 출연에도 능청스러운 연기로 대단한 존재감을 뽐낸다. 라이브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선율 역시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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