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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잠으로 간담회 미룬 황석영의 첫마디는?

    늦잠으로 간담회 미룬 황석영의 첫마디는?

    “전날 막걸리 먹고 알람 세팅 못해… 대형사고 죄송”“전날 광주 행사에 갔다가 막걸리를 한 잔 했어요. 광주에서는 5월 27일이 전남도청에서 시민들이 진압당한 날이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조선 술이 은근 끈기가 센 지 술이 안 깨서 집(전북 익산)에서 12시쯤 쓰러져잤어요. 탁상시계 알람을 시간 맞춰놨는데 세팅을 안하고, 눌러야 하는데 그냥 잤어요. 그렇게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어. 죄송합니다. “펑크 내는 바람에 홍보가 더 잘된 듯” 너스레 지난달 28일 노 작가의 신간 출간 기자간담회는 뜻밖에 불참으로 화제가 됐다. 황석영(77) 작가가 닷새 만에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다시 열린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신 멋쩍어 하던 그는 “펑크를 내는 바람에, 그게 더 (신간) 홍보가 됐다”며 ‘황구라’ 특유의 너스레도 곁들였다. ‘철도원 삼대’는 지난 주말 새 초판 1만부가 모두 소진됐다. 그가 원고지 2000장 분량으로 출간한 소설 ‘철도원 삼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고공농성을 벌이는 공장 노동자 증손까지 아우르는 한국 노동사 100년이다. 집필 배경에 대해 황 작가는 2017년 펴낸 자전 ‘수인’(문학동네)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생애를 훑으면서 “간이나 쓸개 같은 게 떨어져 나간 것 같더라”던 그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나이가 여든이 넘으면 절필이 속출하는 현실 속에서, ‘철도원 삼대’는 그가 작심하고 쓴 소설이다. “‘장길산’을 쓰면서 거처를 19번 옮긴 것처럼 ‘철도원 삼대’도 보따리 싸고 나와서 썼어요. 젊을 때처럼 하루 8~10시간 앉아서 썼는데, 확실히 기운이 달려 주인공 이름도 헷갈려서 대단히 고생을 했어요.”신작 ‘철도원 삼대’ 민담 형식 차용 황 작가는 자신의 문학을 방북으로 수감됐던 1993~1998년 전후로 나눴다. 전반기에는 현실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글을 썼다면 이후에는 이를 확장한 형식실험이 가미됐다. 신작 ‘철도원 삼대’는 민담 형식을 차용했다. 그가 1989년 방북 당시 만난 서울 영등포 출신의 평양백화점 부지배인의 이야기가 모태가 됐다. 그는 오늘날 고공농성을 감행할 만큼 열악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언급했다. “IMF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니 하면서 비정규직화하고, 자본의 성격이 세계화되면서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더 열악해졌습니다. 거의 외곽에서 방치된 채로 사고를 많이 당했어요.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니, 김훈 작가가 관련된 얘기를 했더라고. 그 사람은 자기가 보수라고 그래. 나는 보수, 진보 아우르는 사람입니다. 전체 사회가 같이, 노동자들의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노벨상을 꿈꾸는가”라는 질문에는 “낡은 얘기”라고 일축했고, 남북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이미 한반도를 둘러싼 화두는 다 나왔다”며 “코로나 시국이 가시면 다시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로 탈인간중심주의, 무생물·우주까지 포괄하는 철학을 담은 동화다. “마침 살고 있는 곳이 원불교의 발상지인 전북 익산이라, 소태산의 어린 성자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하나 쓸까 싶습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코로나도 또 다른 침입자…극장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코로나도 또 다른 침입자…극장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41)이 영화감독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 속 두 차례의 연기 끝에 오는 4일 개봉하는 영화 ‘침입자’를 통해서다. “조마조마하고 떨려요. 저희 영화의 성패를 떠나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는 선례로 남기를 바라고 있어요.”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 감독이 밝힌 소회다. ‘침입자’는 그의 장편,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부지불식간에 아내를 잃은 서진(김무열 분)에게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돌아온다. 유진의 귀환 후 집안의 기류는 시시각각 변해 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서진은 동생의 비밀을 쫓다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25년만에 돌아온 동생의 진실… 두 차례 개봉 연기 손 감독은 “‘내 기대와 다른 아이가 다시 돌아온다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낯선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했다. “현대 가족 개념이 해체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것이 지상 최대의 가치로 여겨지는, 그런 이율배반적인 믿음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기기묘묘한 불안과 생경함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에게는 체중 감량을 주문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예민한 일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 가느다란 선들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그래야 새로운 얼굴들이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꼬박 7년간 40회 가까이 매만진 이야기는 2013년 그가 겪은 출산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소설가로서 손 감독의 이름을 먼저 알린 작품 ‘아몬드’와 ‘침입자’가 같은 시기에 시작됐다.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래 한국에서만 4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지난 4월에는 아시아 소설 최초로 일본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공교롭게 ‘아몬드’에도 ‘침입자’ 속 유진처럼 놀이공원에서 잃어버렸다가 십수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아이 곤이가 나온다. ●소설 ‘아몬드’의 작가… ‘돌아온 가족’ 소재 공통점 손 감독은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줄곧 ‘작가’였다. 대학(서강대 사회학·철학)에 입학해서는 꾸준히 서울신문을 비롯한 신춘문예에 지원했다. 영화에 입문하게 된 데는 졸업 즈음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시나리오를 읽고 썼던 독후감 과제의 영향이 컸다. 이후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연출부로 일했다. 2001년 ‘씨네21’ 영화평론상, 2006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을 수상했지만 본격적인 데뷔는 2016년 ‘아몬드’로 받은 창비청소년문학상이다. 이후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서른의 반격’(은행나무)을 출간했고, 여러 작가와 함께하는 앤솔러지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이러한 다작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뭘 해도 안되던 10년이 있었어요. 100번 넘게 떨어지고 있는 취업준비생에 가까운 처지인데, 누가 ‘회사 생활이 힘들어 쉬고 싶다’고 하면 이를 갈게 되잖아요. 그때부터 제가 나중에 잘되면 평정심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남들보다 늦게 데뷔해 게으름을 부릴 시간이 없었다는 그다. ●“손학규의 딸 아닌 영화 자체에 집중해 달라” 널리 알려졌듯 손 감독은 손학규 전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둘째 딸이다. 그에게 아버지의 영향을 묻자 “저 개인보다는 영화 자체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단답이 돌아왔다. 반면 소설과 영화, 각각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답이 길었다. 그는 소설은 “스스로를 조금 더 만나면서 제 안의 이야기를 내놓는 방법”이고, 영화는 “이야기 재료들을 여러 사람과 함께 종합적으로 논의하면서 만드는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영화에서 얻는 인간관계, 재미와 함께 수반되는 고통을 소설 쓰면서 치유받고, 소설을 쓰면서 느끼는 고독감을 영화로 상쇄하는 거 같아요.” 폭발하는 스토리텔러에게 무엇이 본령인지 묻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가족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가족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41)이 영화감독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 속 두 차례의 연기 끝에 오는 4일 개봉하는 영화 ‘침입자’를 통해서다. “조마조마하고 떨려요. 저희 영화의 성패를 떠나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는 선례로 남기를 바라고 있어요.”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 감독이 밝힌 소회다. ‘침입자’는 그의 장편,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부지불식간에 아내를 잃은 서진(김무열 분)에게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돌아온다. 유진의 귀환 후 집안의 기류는 시시각각 변해 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서진은 동생의 비밀을 쫓다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손 감독은 “‘내 기대와 다른 아이가 다시 돌아온다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낯선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했다. “현대 가족 개념이 해체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것이 지상 최대의 가치로 여겨지는, 그런 이율배반적인 믿음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기기묘묘한 불안과 생경함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에게는 체중 감량을 주문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예민한 일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 가느다란 선들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그래야 새로운 얼굴들이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꼬박 7년간 40회 가까이 매만진 이야기는 2013년 그가 겪은 출산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소설가로서 손 감독의 이름을 먼저 알린 작품 ‘아몬드’와 ‘침입자’가 같은 시기에 시작됐다.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래 한국에서만 4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지난 4월에는 아시아 소설 최초로 일본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공교롭게 ‘아몬드’에도 ‘침입자’ 속 유진처럼 놀이공원에서 잃어버렸다가 십수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아이 곤이가 나온다. 손 감독은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줄곧 ‘작가’였다. 대학(서강대 사회학·철학)에 입학해서는 꾸준히 서울신문을 비롯한 신춘문예에 지원했다. 영화에 입문하게 된 데는 졸업 즈음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시나리오를 읽고 썼던 독후감 과제의 영향이 컸다. 이후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연출부로 일했다.2001년 ‘씨네21’ 영화평론상, 2006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을 수상했지만 본격적인 데뷔는 2016년 ‘아몬드’로 받은 창비청소년문학상이다. 이후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서른의 반격’(은행나무)을 출간했고, 여러 작가와 함께하는 앤솔러지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이러한 다작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뭘 해도 안되던 10년이 있었어요. 100번 넘게 떨어지고 있는 취업준비생에 가까운 처지인데, 누가 ‘회사 생활이 힘들어 쉬고 싶다’고 하면 이를 갈게 되잖아요. 그때부터 제가 나중에 잘되면 평정심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남들보다 늦게 데뷔해 게으름을 부릴 시간이 없었다는 그다. 널리 알려졌듯 손 감독은 손학규 전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둘째 딸이다. 그에게 아버지의 영향을 묻자 “저 개인보다는 영화 자체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단답이 돌아왔다. 반면 소설과 영화, 각각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답이 길었다. 그는 소설은 “스스로를 조금 더 만나면서 제 안의 이야기를 내놓는 방법”이고, 영화는 “이야기 재료들을 여러 사람과 함께 종합적으로 논의하면서 만드는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영화에서 얻는 인간관계, 재미와 함께 수반되는 고통을 소설 쓰면서 치유받고, 소설을 쓰면서 느끼는 고독감을 영화로 상쇄하는 거 같아요.” 폭발하는 스토리텔러에게 무엇이 본령인지 묻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칸·베를린 등 유수 영화제 화제작 상영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칸·베를린 등 유수 영화제 화제작 상영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새달 18일 개막한다. 선댄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들에서 선보인 화제작들이 대거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새달 18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월정사 일원에서 열리며, 34개국에서 온 97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각본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페르난도 발라데즈 감독의 ‘실종’, 월드시네마 극영화부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맛수드 바크시 감독의 ‘얄다, 용서의 밤’을 비롯,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된 5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세자르 디아즈 감독의 ‘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들’을 비롯한 4편의 칸영화제 상영작도 만나 볼 수 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베니스데이즈 작품상에 빛나는 자이로 부스타만테 감독의 ‘우는 여인’ 등 세 편의 베니스영화제 상영작들도 소개된다. 지난해와 올해 해외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국 영화들도 평창을 찾는다. 지난해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경쟁작이었던 연제광 감독의 ‘령희’, 올해 베를린영화제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 선정된 김아영 감독의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 등이다. 올해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김리하 감독의 애니메이션 ‘마스코트’도 선보이며, 감독과의 대화 등도 함께 준비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늘을 살아내는, 그 이름 노동자

    오늘을 살아내는, 그 이름 노동자

    철도직 근무한 3대 가족 이어 굴뚝서 고공농성 증손자까지 노동으로 풀어낸 100년 현대사철도원 삼대/황석영 지음/창비/620쪽/2만원 기차를 보고 첫눈에 반했던 철도공작창 기술자는 아들의 이름을 한쇠로 지었다. 그다음 태어난 아들의 이름은 두쇠였다. 이들을 민적에 올리면서 이름은 일철이, 이철이가 되었다. 이들의 아들까지 더해 삼대는 철도 노동자가 됐고, 증손은 해고 노동자로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한다. 한국을 넘은 세계적인 거장, 황석영 작가가 직조한 한반도 백년 역사의 단면이다.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는 이백만, 일철, 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오늘날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백만의 증손이자 공장 노동자인 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철도공작창 기술자 아버지 뒤를 이어 형 일철은 철도종사원양성소를 거쳐 당시 드물었던 조선인 기관수가 됐다. 일철이 백만의 자랑이 되는 동안 동생 이철은 철도공작창에 다니다 해고당한 뒤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다 옥고를 겪는다. 증손인 진오에 와서는 오늘날에 이른다. 아파트 16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진오는 페트병 다섯 개에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각각 붙여 주고 그들에게 말을 걸며 굴뚝 위의 시간을 견딘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600쪽 상당 묵직한 장편소설의 등장은 오랜만이라 더욱 반갑다. “염상섭의 ‘삼대’와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를 함께 읽는 데서 한국문학의 근현대가 완성된다”(한기욱 문학평론가)는 말처럼. 그중에서도 작가는 산업노동자에게 천착해 무명씨인 그들에게 이름 붙여 주는 데 골몰한다. 애당초 소설은 “단편소설에 비해 훨씬 질과 양이 떨어지는 장편소설 부분과 그중에서도 근대 산업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한 소설이 드물다는 점”(615쪽)에서 출발했다.더불어 어려운 시기를 사는 여성 인물들의 활약과 연대도 눈여겨볼 만하다. 백만의 아내 주안댁이 일찍 세상을 뜨자 백만의 누이동생 막음이 올케인 주안댁과 혼으로 소통하며 어린 일철·이철 형제를 돌본다. 일철의 아내 신금은 시동생 이철과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신여성이다. 이철과 아지트 부부였다가 실제 부부 연을 맺어 아들 장산을 낳는 한여옥, 이철의 독립운동 연락책을 맡았던 박선옥 등도 당대를 살아가는 주체적인 여성상이다. 굴뚝에 오르는 진오를 향한 어머니 윤복례의 말은 익히 이들 가족의 내력을 알게 한다. “한두 달 새 내려올 생각 아예 마라. 쩌어 예전부터 지금까정 죽은 사람이 숱하게 쌨다.”(111쪽) 소설은 1989년 작가의 방북에서 비롯됐다. 당시 작가는 북한 당국의 안내로 방문한 평양백화점에서 부지배인 노인을 만나 한참 얘기를 나눴다. 뜻밖에 옛날식 서울말을 쓰는 노인은 작가가 유년기를 보냈던 서울 영등포 출신이었고, 노인은 아버지가 영등포 철도공작창에 다니던 이야기와 그가 철도학교에 들어가던 이야기, 기관수로 대륙을 넘나들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삼십여년 세월이 흘러 그 이야기는 ‘철도원 삼대’가 됐다. “그것은 아마도 삶은 지루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지속된다는 믿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늘은 살아낸다.”(207쪽) 이 모든 세월을 건너 고공농성에 나선 진오의 생각이자, 역사를 관통하는 가장 자명한 진실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어린이 책] 애정 찾아 헤맨 친구, 손 꼭 잡고 지킬 거야

    [어린이 책] 애정 찾아 헤맨 친구, 손 꼭 잡고 지킬 거야

    우리 집에 왜 왔니?/황지영 글/이명애 그림/샘터/160쪽/1만 1000원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친구와 같은 모둠이 됐다. 모둠 과제를 위해 우리 집에 왔던 친구는 매일같이 우리 집에 드나든다. 내 방을 자기 방처럼 쓰고, 엄마와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며 나보다 더 우리 집 ‘인싸’(인사이더)가 된 것만 같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과 질투에 휩싸이는 나. 대체 얘는 왜 자꾸 우리 집에 오는 걸까?제14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했던 황지영 작가의 신작 ‘우리 집에 왜 왔니?’는 같은 모둠이 된 주인공 한별과 예빈이의 이야기다. 알고 보니 예빈은 한별이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집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두 아이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예빈이의 비밀이 밝혀진다. 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온기를 잃은 집, 이후 회사로 숨어 버린 아빠와 방에서 나오지 않는 엄마. 그런 상황에서 예빈이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다른 이의 집을 헤매고 또 헤매었던 것이다. 여기서 어린 한별의 어리지 않은 행동이 빛을 발한다. 한때 나를 초조하게 했던 친구이건만, 한별은 예빈의 손을 꼭 잡고, 아빠를 대면해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난 노력하지 않아도 이예빈이라는 미로에서 저절로 빠져나오게 될 거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137쪽)는 다짐은 얼마나 귀한가.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기꺼이 노력하겠다는 선언이니까. 어른으로서도 이해 가는 아이들의 심리전과 무책임한 어른들 앞 책임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렸다. “우리가 어리다고 슬픔까지 어린 건 아니”(157쪽)라는 한별의 말 앞에선 절로 숙연해진다. 여러 지점에서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황석영 없는 황석영 기자간담회장… “늦잠에 불참”

    황석영 없는 황석영 기자간담회장… “늦잠에 불참”

    28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신간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 기자간담회가 취소됐다. 저자인 황석영(77) 작가가 늦잠으로 불참한 탓이다. 당초 기자간담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다. 그러나 황 작가는 간담회 시간이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모습을 드러낸 도서출판 창비 측 관계자는 “새벽 기차를 타고 오기로 약속하셨는데 늦잠을 주무시다 지금에서야 연락이 닿았다”고 전했다. 황 작가가 전날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참석 차 광주에 늦게까지 머물렀고, 이날 아침까지 창비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창비에서는 전북 익산에 있는 황 작가의 자택으로 사람을 급파했고, 문 두드리는 소리에 황 작가가 깨어났다. 창비 측은 황 작가가 상경하는 시간을 감안, 이날 오후 2시 간담회를 재개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기자들과의 논의 끝 다음 주 초로 미뤘다. 결국 간담회는 새달 2일 오전 11시로 재공지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2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황 작가의 신간 장편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 삼대로 이어지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21세기를 조명하는 소설이다. 1989년 방북했던 황 작가가 평양에서 만난 평양백화점 부지배인에게서 들은 얘기를 30년 세월이 걸려 소설로 형상화했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르는 등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황 작가의 장편인데다,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아우르는 방대한 서사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반세기 만에 선물처럼 온 ‘권정생의 동시’

    반세기 만에 선물처럼 온 ‘권정생의 동시’

    동화작가 권정생(1937~2007)이 생전 손수 엮은 동시집 ‘산비둘기’(창비)가 반세기 만에 정식 출간됐다. 1972년 청년 권정생은 단 두 권의 동시집을 만들어 하나는 본인이 소장하고, 다른 하나를 ‘기독교교육’ 편집인이던 오소운 목사에게 건넸다. 오 목사가 갖고 있던 책을 2018년부터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에서 소장하다 48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산비둘기’에는 유독 어머니에 관한 시가 많이 나온다. 25편 중 9편이나 된다. 결핵을 앓던 자신을 극진히 돌보던 어머니의 죽음 이후 느낀 상실감과 그리움이 시집을 이루는 주된 정서이기 때문이다.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나서 해방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권정생은 1955년 여름에 부산에서 점원 생활을 하던 중에 결핵을 앓기 시작했다. 몇 년에 걸친 투병 생활은 어머니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호전되지만, 이후 어머니가 병석에 누워 얼마 지나지 않아 작고했다. 권정생은 슬픔과 충격으로 거의 전신에 결핵균이 번지고 말았다. 수술을 거듭하며 겨우 살아났지만 어머니의 죽음은 그의 몸과 마음, 그리고 시에 크고 깊은 상처를 남겼다. ‘어머니가 아프셔요/ 누워 계셔요// 내 아플 때/ 어머니는 머리 짚어 주셨죠// 어머니/ 나도 머리 짚어 드릴까요?// 어머니가 빙그레/ 나를 보셔요// 이렇게 두 손 펴고/ 살포시 얹지요// 눈을 꼬옥 감으셔요/ 그리고 주무셔요// 나도 눈 감고/ 기도드려요.’(56~57쪽, ‘어머니’ 전문) 별의 목소리를 빌려 어머니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읊은 시도 있다. ‘엄마 별이/ 돌아가셨나 봐// 주룩주룩 밤비가/ 구슬피 내리네.// 일곱 형제 아기 별들/ 울고 있나 봐//.’(36쪽, ‘밤비’ 부분) 이외에는 하나님과 인간, 자연에 관한 시 등 평생을 동심으로 살았던 권정생의 내면을 정갈하게 드러내는 시편들이 많다. 아이들 눈높이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들이 기도드릴 때/ 하나님은 찾아오셔요.// 목사님 말씀이/ 정말일까?// 석아는 기도 시간에/ 살짝 눈을 떠 봤죠.//(중략)// 하나님은/ 마음속에 계셔요.’(22~23쪽, ‘마음속에 계셔요’ 부분) 시 하나하나 천진한 동심이 담겼다. 권정생은 ‘산비둘기’를 손수 책으로 꾸리면서 사인펜으로 동시를 쓰고 색종이를 활용해 표지와 본문을 꾸몄다. 정식 출간된 ‘산비둘기’도 표지와 본문의 그림 모두 작가의 생전 손길을 그대로 살리려 애썼다. 그 덕에 소박한 질감이 인상적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지난 2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보기만 해도 징역형을 받도록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책으로 하나의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n번방 그 이후’를 논하기 위해 지난 26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와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유정미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딸 키우는 엄마로서 ‘n번방’ 사건을 보고 매우 놀랐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 삽시간에 법을 바꾸고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최경진 교수 지금까지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대상으로 인식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션은 매우 적었다. 해외에서는 아동 성착취물을 만들면 갱생이 안 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내린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n번방’ 사건이 그런 계기가 됐다.윤정숙 실장 10년 전쯤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죄가 막 도입돼 법무부에서 추가적 조치, 문제점을 고민하며 맡긴 수탁과제를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아동 음란물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는, 아동 음란물을 많이 보는 사람들은 조두순처럼 접촉형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미국 법 사례를 들어보면 ‘아동에 대한 성착취’라는 형법 아래 세부 조항으로 ‘아동 음란물 소지·감상·배포’라는 구분이 있다. 디지털 성범죄를 ‘성착취’와 연결시켜야 이 법 조항이 강화된다. 개념적인 틀 자체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번에 바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기존에 ‘음란물’이라 부르던 것을 ‘성착취물’로 바꿨고 형량도 상한선 대신 하한선을 설정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생각은. 윤 실장 ‘n번방’ 사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성범죄자들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성범죄자들은 조두순, 김수철 같은 성범죄자보다 인터넷 접근 기회가 훨씬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 ‘n번방’에 가담한 조주빈과 주변인들을 보면 10대, 20대가 많다. 이들이 성범죄를 행하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면, 범죄자 입장에선 이 자체의 네트워크가 안전해야 한다. 인터넷 공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인터넷 사업자, 사업자 관리 주체, 아동·청소년 보호법상의 규제가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었는지 봐야 한다. 랜덤채팅 앱에서 성매매, 조건만남이 이뤄진다는 얘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지만 정부는 이제야 규제하겠다고 얘기한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여러 가지 불법 행위, 규제 조치를 위해 정부와 관련된 인터넷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나오니까 관련 메신저 사업자들이 타격이 올까 봐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김승주 교수 법보다 선행돼야 하는 건 국민 인식이다. 법을 만들기 전에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은 아동 성착취물, 불법 음란물, 성인물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법안이 나오면 ‘한국은 야동 볼 자유를 구속하는 나라’라는 반론이 나오는데, 이는 법 취지를 잘 모르는 얘기다. 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니만큼 텔레그램 이슈를 논하고 싶다. 지금 텔레그램이 엄청 욕을 먹고 있는데 한때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을 떠날 만큼 칭찬받던 때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텔레그램을 보안 메신저라 하지 않고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Warrant-Proof Encryption)라고 말한다. 아동 성착취물 논의 못지않게 프라이버시와 공익 보호 사이에 절충안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 가야 한다. 언론이 계속 중심을 잡아 주면서 공론화해야 한다.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로서의 온라인 메신저에 대해 더 얘기해 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 교수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칼에 관한 비유를 많이 한다. 칼이 용도에 따라 요리 혹은 살인에 이용될 수도 있지만 칼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칼과 텔레그램은 다르다. 칼은 그 자체가 콘텐츠를 담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상의 텔레그램은 그 안에 내용과 의도를 담아서 유통된다. 오프라인에서 범죄가 이뤄졌을 때 영장을 집행할 수 없는 공간은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 온라인 공간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프라이버시를 주장한다. 어떤 경우라도 범죄가 발생하면 영장 집행이 가능해야 한다.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는 콘텐츠가 같이 결합된 도구라는 논리로 바라보면 일정 규제를 가할 수 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관한 이슈는 전 국민이 모두 보호해야 할 권리로, 다른 것보다도 우선하는 가치다. 윤 실장 사이버 범죄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초국가적 범죄다. 초국가적 범죄가 잘 일어나는 나라를 보면 그 나라 사법 시스템이 약한 경우가 많다. 꾸준한 법 집행력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에 마약 유통망이 지나치게 집중된 이유는 관련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범죄 퇴치에 있어 페이스북·구글 같은 민간 기업,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마무리하자.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김 교수 여성가족부 회의에서 들은 이정옥 장관 얘기가 꽤 일리 있었다. 여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걸 지표화해서 각 부서 기관 평가 때 반영하는 걸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단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안 된다. ‘n번방’ 사건만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군까지 다 포괄해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유정미 과장 여가부에서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통해 기존 정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교육의 중요성이 얘기되고 있는데 젠더 폭력 기저에는 성 평등 문제가 있다. 이를 성인이 돼 습득하려면 크게 효과가 없고, 어린 시절부터 체화돼야 커서 일상이 된다. 새달부터 교육부 및 17개 교육청과 디지털성범죄특별교육을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1000회 실시할 예정이다. 최 교수 법을 항상 숭고하고 고결하게 바라보는데 현실적이지 않은 시각이다. 법이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산물이다. 완벽한 법 만들려고 미루지 말고, 약간은 부족해도 가는 방향이 맞으면 만드는 게 맞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아직까지도 피해자 중심 정책이 부족하다. 사후에 신속하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가해자에게 과징금, 과태료를 부과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유 과장 말씀하신 긴급지원서비스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디지털성폭력피해자지원센터가 생겨서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오면 퍼져 있는 촬영물 삭제를 지원한다. 수사까지 갈 수 있는 채증도 해 주고, 피해자가 소송을 원하면 무료 법률 서비스도 지원한다. 사후 3년까지 지속적으로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데 시행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많이들 모른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연락처는 02-735-8994이고 24시간 지원되는 여성긴급전화 1366도 있다. 윤 실장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되리라고 본다. ‘n번방’ 사건에서 봤듯 디지털 성범죄는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지 않고도 그의 머릿속 구상만으로 피해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외국의 그루밍 입법 사례를 보면 “사진 좀 보내 볼래?” 하는 식의 성적 의도를 가진 메시지를 송신할 때부터 무거운 처벌을 하는데 이를 참고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지난 2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보기만 해도 징역형을 받도록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책으로 하나의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n번방 그 이후’를 논하기 위해 지난 26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와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유정미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딸 키우는 엄마로서 ‘n번방’ 사건을 보고 매우 놀랐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 삽시간에 법을 바꾸고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최경진 교수 지금까지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대상으로 인식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션은 매우 적었다. 해외에서는 아동 성착취물을 만들면 갱생이 안 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내린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n번방’ 사건이 그런 계기가 됐다. 윤정숙 실장 10년 전쯤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죄가 막 도입돼 법무부에서 추가적 조치, 문제점을 고민하며 맡긴 수탁과제를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아동 음란물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는, 아동 음란물을 많이 보는 사람들은 조두순처럼 접촉형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미국 법 사례를 들어보면 ‘아동에 대한 성착취’라는 형법 아래 세부 조항으로 ‘아동 음란물 소지·감상·배포’라는 구분이 있다. 디지털 성범죄를 ‘성착취’와 연결시켜야 이 법 조항이 강화된다. 개념적인 틀 자체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번에 바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기존에 ‘음란물’이라 부르던 것을 ‘성착취물’로 바꿨고 형량도 상한선 대신 하한선을 설정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생각은.  윤 실장 ‘n번방’ 사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성범죄자들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성범죄자들은 조두순, 김수철 같은 성범죄자보다 인터넷 접근 기회가 훨씬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 ‘n번방’에 가담한 조주빈과 주변인들을 보면 10대, 20대가 많다. 이들이 성범죄를 행하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면, 범죄자 입장에선 이 자체의 네트워크가 안전해야 한다. 인터넷 공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인터넷 사업자, 사업자 관리 주체, 아동·청소년 보호법상의 규제가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었는지 봐야 한다. 랜덤채팅 앱에서 성매매, 조건만남이 이뤄진다는 얘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지만 정부는 이제야 규제하겠다고 얘기한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여러 가지 불법행위, 규제 조치를 위해 정부와 관련된 인터넷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나오니까 관련 메신저 사업자들이 타격이 올까 봐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 김승주 교수 법보다 선행돼야 하는 건 국민 인식이다. 법을 만들기 전에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은 아동 성착취물, 불법 음란물, 성인물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법안이 나오면 ‘한국은 야동 볼 자유를 구속하는 나라’라는 반론이 나오는데, 이는 법 취지를 잘 모르는 얘기다.  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니만큼 텔레그램 이슈를 논하고 싶다. 지금 텔레그램이 엄청 욕을 먹고 있는데 한때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을 떠날 만큼 칭찬받던 때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텔레그램을 보안 메신저라 하지 않고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Warrant-Proof Encryption)라고 말한다. 아동 성착취물 논의 못지않게 프라이버시와 공익 보호 사이에 절충안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 가야 한다. 언론이 계속 중심을 잡아 주면서 공론화해야 한다.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로서의 온라인 메신저에 대해 더 얘기해 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 교수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칼에 관한 비유를 많이 한다. 칼이 용도에 따라 요리 혹은 살인에 이용될 수도 있지만 칼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칼과 텔레그램은 다르다. 칼은 그 자체가 콘텐츠를 담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상의 텔레그램은 그 안에 내용과 의도를 담아서 유통된다. 오프라인에서 범죄가 이뤄졌을 때 영장을 집행할 수 없는 공간은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 온라인 공간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프라이버시를 주장한다.  어떤 경우라도 범죄가 발생하면 영장 집행이 가능해야 한다.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는 콘텐츠가 같이 결합된 도구라는 논리로 바라보면 일정 규제를 가할 수 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관한 이슈는 전 국민이 모두 보호해야 할 권리로, 다른 것보다도 우선하는 가치다.  윤 실장 사이버 범죄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초국가적 범죄다. 초국가적 범죄가 잘 일어나는 나라를 보면 그 나라 사법 시스템이 약한 경우가 많다. 꾸준한 법 집행력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에 마약 유통망이 지나치게 집중된 이유는 관련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범죄 퇴치에 있어 페이스북·구글 같은 민간 기업,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마무리하자.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김 교수 여성가족부 회의에서 들은 이정옥 장관 얘기가 꽤 일리 있었다. 여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걸 지표화해서 각 부서 기관 평가 때 반영하는 걸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단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안 된다. ‘n번방’ 사건만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군까지 다 포괄해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 유정미 과장 여가부에서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통해 기존 정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교육의 중요성이 얘기되고 있는데 젠더 폭력 기저에는 성 평등 문제가 있다. 이를 성인이 돼 습득하려면 크게 효과가 없고, 어린 시절부터 체화돼야 커서 일상이 된다. 새달부터 교육부 및 17개 교육청과 디지털성범죄특별교육을 전국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1000회 실시할 예정이다.  최 교수 법을 항상 숭고하고 고결하게 바라보는데 현실적이지 않은 시각이다. 법이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산물이다. 완벽한 법을 만들려고 미루지 말고, 약간은 부족해도 가는 방향이 맞으면 만드는 게 맞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아직까지도 피해자 중심 정책이 부족하다. 사후에 신속하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가해자에게 과징금, 과태료를 부과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유 과장 말씀하신 긴급지원서비스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디지털성폭력피해자지원센터가 생겨서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오면 퍼져 있는 촬영물 삭제를 지원한다. 수사까지 갈 수 있는 채증도 해 주고, 피해자가 소송을 원하면 무료 법률 서비스도 지원한다. 사후 3년까지 지속적으로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데 시행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많이들 모른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연락처는 02-735-8994이고 24시간 지원되는 여성긴급전화 1366도 있다.  윤 실장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되리라고 본다. ‘n번방’ 사건에서 봤듯 디지털 성범죄는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지 않고도 그의 머릿속 구상만으로 피해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외국의 그루밍 입법 사례를 보면 “사진 좀 보내 볼래?” 하는 식의 성적 의도를 가진 메시지를 송신할 때부터 무거운 처벌을 하는데 이를 참고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원조 예능 목소리 MC’ 성우 김영민씨 별세

    ‘원조 예능 목소리 MC’ 성우 김영민씨 별세

    예능 프로그램 목소리 MC의 원조인 성우 김영민(본명 김제용)씨가 별세했다. 61세. 한국성우협회는 김영민 전 협회 홍보이사가 26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방송작가 겸 대중가요 작사가로 일하던 김 전 이사는 1983년 KBS 공채 성우 19기로 데뷔했다. 이후 1990년대 초부터 예능 프로그램의 목소리 MC로 맹활약했다. SBS TV ‘생방송 TV가요20’, ‘SBS 8 뉴스’, MBC TV ‘기인열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을 맡았다. 고인은 수많은 외화와 애니메이션 성우로도 이름을 알렸다. 특히 외화에서는 미키 루크와 웨슬리 스나입스를 전담해 대중에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는 현직 성우들과 함께 오디오북 전문회사 ‘오디오북위즈’를 설립했다. 한국성우협회 홍보이사와 KBS 성우극회 부회장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9일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예능 목소리 MC 원조’ 성우 김영민씨 별세

    ‘예능 목소리 MC 원조’ 성우 김영민씨 별세

    예능 프로그램 목소리 MC의 원조인 성우 김영민(본명 김제용)씨가 별세했다. 61세. 한국성우협회는 김영민 전 협회 홍보이사가 26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방송작가 겸 대중가요 작사가로 일하던 김 전 이사는 1983년 KBS 공채 성우 19기로 데뷔했다. 이후 1990년대 초부터 예능 프로그램의 목소리 MC로 맹활약했다. SBS TV ‘생방송 TV가요20’, ‘SBS 8 뉴스’, MBC TV ‘기인열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을 맡았다. 고인은 수많은 외화와 애니메이션 성우로도 이름을 알렸다. 특히 외화에서는 미키 루크와 웨슬리 스나입스를 전담해 대중에 알려졌다. 2013년에는 월간 창조문예에 등단해 시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현직 성우들과 함께 오디오북 전문회사 ‘오디오북위즈’를 설립했다. 1984년 KBS가사대상, 1996년 SBS 인기성우상, 2011년 KBS 라디오 연기대상, 2013년 한국성우협회 우정상, 2014년 대한민국문화연예 성우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성우협회 홍보이사와 KBS 성우극회 부회장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9일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시인 겸 싱어송라이터 강백수, 새 싱글앨범 ‘아가야’ 발표

    시인 겸 싱어송라이터 강백수, 새 싱글앨범 ‘아가야’ 발표

    시인 겸 싱어송라이터 강백수가 25일 새 싱글앨범 ‘3집 Track.05 아가야’를 발표한다. ‘3집 Track.05 아가야’를 발표한다. 강백수는 올해 매달 한 곡씩 3집 앨범의 수록곡들을 싱글앨범 형태로 발매하고 있으며, ‘아가야’는 이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발표작이다. ‘아가야’는 화려한 일렉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블루스 록 곡으로, 분노와 슬픔을 묘사한 거친 사운드가 특징이다. 강백수는 ‘아가야’에 관해 “약육강식의 사회에 약자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부모가 된 상황을 극단적으로 가정해보았다”라며 “갓 태어난 아기에게조차 꿈을 포기할 것을 이야기하는 노래 속 상황을 통해 이미 사회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재인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강백수는 오는 11월까지 매달 싱글을 공개하고, 12월에 이를 모두 묶어 3집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여름에 첫 시집을 출간하고 다양한 형태의 작품 활동을 전개한다. 2008년 ‘시와 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강백수는 2010년 EP 앨범 ‘노래, 강을 건너다’를 내며 가수로도 데뷔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들꽃영화상 대상에 ‘김군’… 여우주연상 박지후

    들꽃영화상 대상에 ‘김군’… 여우주연상 박지후

    제7회 들꽃영화상 대상에 5·18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 선정됐다. 들꽃영화상 운영위원회는 22일 서울 중구 남산 문학의 집에서 연 시상식에서 15개 부문 상을 수여했다. 강상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김군’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찍힌 사진 속 인물을 찾아나서는 다큐멘터리다. 극영화 감독상은 ‘메기’의 이옥섭 감독, 다큐멘터리 감독상은 ‘이태원’의 강유가람 감독이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벌새’에서 열연한 아역 배우 박지후가, 남우주연상은 ‘판소리 복서’의 엄태구에게 돌아갔다. ‘판소리 복서’는 촬영상까지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 조연상은 ‘이월’의 이주원이 받았다. ‘이월’은 조연상 외에도 시나리오상과 신인배우상에 선정돼 3관왕에 올랐다. 신인감독상은 ‘작은빛’의 조민재 감독이 받았고 주목할만한 다큐상(민들레상)은 ‘굿바이 마이 러브 NK:붉은 청춘’의 김소영 감독이 수상했다. 한국 저예산 독립영화의 업적을 기리는 들꽃영화상은 2014년 제정, 매년 봄에 열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파키스탄 추락 여객기에 한국인 無… “탑승자 전원 사망”

    파키스탄 추락 여객기에 한국인 無… “탑승자 전원 사망”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추락한 파키스탄항공 여객기에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은 22일(현지시간) 오후 추락한 A320 기종 여객기(PK8303편)에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파키스탄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여객기 추락 소식 직후 경찰과 파키스탄국제항공(PIA) 측을 통해 승객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해당 항공기에 한국인 국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사고기는 라호르발 카라치행 여객기로 승객 99명과 승무원 8명 등 107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는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에서 이륙해 오후 2시 45분쯤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진나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한편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카라치 시장은 여객기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07명 중 생존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공식사과… “명백한 잘못, 기자 준칙 어긋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공식사과… “명백한 잘못, 기자 준칙 어긋나”

    자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채널A가 시청자들에게 공식사과했다. 채널A는 22일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조사 결과 우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본부는 취재 단계의 검증에 소홀했고, 부적절한 취재 행위를 막지 못했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채널A는 지난달 1일부터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려 ‘검언유착’ 의혹을 조사해왔다. 진상조사위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18차례에 걸쳐 대면 조사를 했으며, 조사 결과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장으로 한 ‘취재 진실성·투명성 위원회’에 제출해 3차례 검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채널A는 53쪽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25일 채널A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채널A는 재발 방지를 위해 보도본부에 취재윤리에디터를 두고 검증을 강화하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성찰 및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채널A 이모 기자는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에 신라젠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관련성 등을 제보하라고 협박성 취재를 한 혐의로 검찰 고발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코로나 시대 지친 영혼 달래는 힐링 다큐 영화 3편

    코로나 시대 지친 영혼 달래는 힐링 다큐 영화 3편

    코로나 시대에 지친 영혼을 달래는 다큐멘터리 3편이 극장가에 걸린다. 지난 14일 개봉한 ‘고양이 집사’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안녕, 미누’, 새달 10일 개봉 예정인 ‘들리나요?’ 등이다. 각각 길고양이, 이주노동자, 청각 장애인 아버지와의 소통과 이해, 공존과 연대를 담았다. ●배우 임수정도 빠진 ‘냥이’ 매력에 흠뻑… ‘고양이 집사’영화 ‘고양이 집사’는 춘천을 시작으로 부산까지 전국을 누비며 각자의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과 이들을 돌보는 집사들의 모습을 치열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다. 2017년 다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출한 조은성 감독이 ‘대관람차’(2018)을 만든 이희섭 감독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데 뭉쳐 만들었다. 영화에는 벽화가 아름다운 충천의 효자마을, 짜장면 대신 고양이 도시락을 배달하는 중국집 사장과 주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고양이 마을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 주민센터 계장까지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도 기꺼이 작은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집사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배우 임수정이 유기묘 출신 고양이 ‘레니’로 분해 나레이션에 참여했다. ●이주노동자의 꿈 다룬 ‘안녕, 미누’… 청각 장애 아버지와의 소통 다룬 ‘들리나요?’ 27일 개봉을 앞둔 ‘안녕, 미누’는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손가락 잘린 목장갑을 끼고 노래한 네팔 사람 미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주노동자 관련 법조차 전무했던 1992년에 한국에 와서 이주노동자이자 밴드 보컬로서 공존과 연대를 노래한 국내 이주노동자 1세대 ‘미누’의 추방 이후 네팔에서의 삶과 18년 청춘을 바친 한국에 대한 진솔한 소회를 담아냈다.6월에도 힐링 다큐의 개봉은 이어진다. 새달 10일 개봉하는 ‘들리나요?’는 소통전문가로 활약 중인 김창옥씨가 청각 장애인 아버지와의 화해 여정을 통해 ‘진짜 김창옥’을 찾아가는 로드무비다. 그동안 무대 위, 그리고 방송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김창옥의 무대 밖 모습을 조명하는 영화는 그가 아버지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과정, 제주도에서 비로소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장면을 유쾌하게 그릴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경비원 폭행’ 주민 심씨 구속…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

    ‘경비원 폭행’ 주민 심씨 구속…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입주민 심모(49)씨가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정수경 영장전담판사는 22일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심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18일 심씨를 조사한 서울 강북경찰서는 19일 상해, 협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폭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주민인 심씨는 경비원 최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최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최씨는 심씨에게 상해와 폭행, 협박 등을 당했다는 음성 유언을 남긴 뒤 10일 숨졌다. 심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씨 폭행 의혹에 대해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에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삼성서울병원 관련 코로나 확진자 2명 증가

    삼성서울병원 관련 코로나 확진자 2명 증가

    삼성서울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증가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파악된 서울 발생 코로나19 확진자 누계는 8시간 전보다 2명 늘어난 761명이다. 추가된 2명은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인 전국번호 11088번 환자와 접촉한 이들로 파악됐다. 이들은 50대 중반 여성이며, 병원 내 감염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11088번 환자가 지난 9일 강남역 일대 주점 등을 방문했을 당시 같은 주점에 있었다. 이들은 각각 서울 서초구, 경기 의왕에 거주하지만 서초구에서 검사를 받아 서울 확진자로 집계됐다. 앞서 11088번 환자와 9일 강남역 일대 주점 등에서 어울린 지인들 중 충남 서산, 경기 안양 거주자 2명이 지난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새달 3일 대종상영화제, 무관중으로 진행

    새달 3일 대종상영화제, 무관중으로 진행

    새달 3일 열리는 대종상영화제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새달 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리는 제56회 대종상영화제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무관중으로 진행된다고 22일 밝혔다. MC로는 이휘재와 한혜진이 선정됐다. 예심을 거쳐 최우수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은 ‘기생충’, ‘극한직업’, ‘벌새, ’증인,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 5개다. 감독상 후보에는 ‘벌새’의 김보라, ‘기생충’의 봉준호, ‘극한직업’의 이병헌, ‘사바하’의 장재현,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이 지명됐다. 본심은 한국영화 100년 추진위원장인 이장호 감독, 김영 영화 기획제작자, 김형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 문재철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교수, 백현주 동아방송예술대 창의융합교양학부 교수, 변성찬 인디다큐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성승택 감독,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양경미 영화평론가, 전철홍 시나리오 작가 등 총 9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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