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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 앞두고 日법무상·총무상 야스쿠니 참배

    정상회담 앞두고 日법무상·총무상 야스쿠니 참배

    한·중·일 정상회의를 2주가량 앞두고 일본 각료 2명이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회담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와키 미쓰히데 법상(법무상)은 18일 지난 7일 개각 이후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유임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도 이날 별도로 참배를 마쳤다. 이들의 참배는 야스쿠니의 가을 제사인 추계 예대제 이틀째인 이날 이뤄졌다. 이들은 입을 맞춘 듯 “나라를 위해 돌아간 영혼에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뜻을 올렸다. 외교 문제로 삼을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한·중의 비판 입장을 묻는 질문을 일축했다. 이와 함께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도 제사 기간인 19일이나 20일에 집단 참배를 준비 중이어서 깊어지는 일부 일본 정치인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아베 신조 총리는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 우회적으로 입장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고 일부 현직 각료가 참배를 되풀이한 것은 과거 일본의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려는 행위”라며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등을 통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언론 “韓 남중국해 침묵에 美가 경고한 셈” 日언론 “中에 대한 한·미 시각 온도 차 존재”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중국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시각에 온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한국, 미·중 균형에 고심’이란 기사를 통해 “중국이 국제규범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 줄 것을 기대한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발언에 속내가 응축돼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이 중국에 너무 다가서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회견에서 한·미·일 연대를 강조했지만 이는 미국의 의향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방미 중 연설에서 한국·미국·중국 3국의 협력을 강조하는 등 일본보다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것이 본심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미국·한국의 ‘긴밀한 동맹’은 아마도 연출된 것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는 미국에서 강해지고 있는 한국의 ‘대중 경사’에 대한 불신감을 없앨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없었음에도 한·일 관계에 관해 언급하는 등 양국 관계를 우려하고 있었으며 이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억제하거나 북한에 대응하려면 한·미·일의 연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언론들은 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한국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미국이 한국에 ‘침묵도 중국 편을 드는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박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위안부 문제로 삐걱거려 온 한·일 관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항모급 ‘이즈모’ 최신함 총출동 해상의 열병식

    항모급 ‘이즈모’ 최신함 총출동 해상의 열병식

    일본이 자랑하는 최신예 초대형 호위함 ‘이즈모’(길이 248m)를 앞세운 해상자위대 함선 36대와 육·해·공 자위대 항공기 30대가 태평양을 바라보는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의 바다와 하늘에서 지난 15일 퍼레이드를 벌이며 위용을 과시했다.한국 해군의 대조영함을 비롯해 프랑스의 이지스 구축함 2척과 호주의 프리깃, 인도와 미국의 구축함 등 5개국 외국 전함 6척도 사가미만의 바다를 함께 누볐다. 18일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의 예행연습이었다. 관함식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해상자위대의 함선들을 사열한다. 이 자리에는 대조영함 등 외국 전함 6척도 함께 참여한다. 비슷한 시기인 1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한국 해군도 부산 앞바다에서 관함식과 부대 행사를 진행한다.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이 참가해 한·미 동맹의 힘을 과시한다. ●3년마다 열려… 올 종전 70주년 맞아 국제 행사로해상자위대 측은 16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과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국 등 주요 해양 국가 및 우방 국가를 초청해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위대 관함식은 3년마다 열리는데 이번에는 종전 70주년 등을 맞아 국제 행사로 열었다는 게 일본 측의 설명이다.한국 군함이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참석한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다. 관함식 참석을 위해 온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은 1998년과 2008년 한국의 관함식에 함정을 보냈고, 한국은 2002년에 한 번만 참석했다”면서 “이번 참가는 답방 형식을 띠고 있으며 아울러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대조영함에 탄 우리 해군이 관함식 때 갑판에 도열해 아베 총리에게 경례를 하게 되는 것과 관련해 “타국 수반에 대해 예의를 표하는 것이며 사열은 아니다”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군의 국제 관례이며 전통적인 관습으로, 사열과는 다른 성격이라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위대 측에서 한국 해군의 참가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우리도 해군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가 된다”면서도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가능 여부 등으로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감안한 듯 말을 아꼈다.대조영함은 관함식이 끝난 다음날인 19일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들과 태평양 공해상에서 한·일 수색·구조훈련(SAREX)을 한다. 함장 박종민 대령은 “조난 선박을 구하기 위한 인도주의적인 훈련이며 조난 선박이 발생했을 때 서로 지원 절차 등을 훈련하는 수색 구조 활동”이라고 밝혔다. 대조영함은 21일 일본을 떠나 다음날 경남 진해로 돌아온다. ●자위대 “한국 해군 참가 고맙게 생각해”18일 관함식은 예행연습 때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다. 아베 총리와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 주요 관계자들은 오전에 호위 구축함인 구라마를 타고 요코스카항을 떠나 2시간가량 항해한 뒤 정오쯤 사가미만의 일본 영해에 도착해 함선들의 사열을 받고 의장 행사를 지켜볼 예정이다.활주로에 헬기 등을 싣고 항공모함급의 위용을 과시한 이즈모는 최첨단 전자탐지 및 타격 장비들을 갖췄고, 올 3월 취역해 일본 해군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신비에 싸인 최신예 전함이지만 15일 행사에서는 ‘진면목’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대공·대함·대잠수함 등 전방위 방위 및 공격이 가능하다.호위함들은 이날 여러 대가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며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맞춰 바다를 선회했고, 공기부양정들은 빠른 속도로 주변 바다를 가르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상자위대 소속 잠수함은 물속을 가로지르는 잠항을 거듭하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위용을 과시했고, 미사일정(艇)들은 적을 교란시키는 ‘IR 디코이’를 발사했으며 P1 초계기 역시 적의 공격을 방해하는 ‘IR 플레어’를 쏘는 등 전자 방어전의 시범을 선보였다. 동시에 하늘에서는 항공자위대 연습기 T4 6대로 구성된 팀 ‘블루 임펄스’가 하트 모양을 그리며 비행해 에어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미국 군용기 2대도 참가했다.예행연습에서 함선들은 축포를 쏘며 해상 퍼레이드를 벌였지만 미사일, 포, 어뢰 등 탑재한 타격 장비와 중화기의 위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P3 초계기 등이 대잠수함 폭탄을 상공에서 떨어뜨리며 선보인 화력 시범이 거의 전부였다. “바다를 지켜 내일로 이어 간다”는 해상자위대의 구호처럼 방위에 초점을 맞춘 듯한 인상이 짙었다.지난달 19일 아베 정권이 야당과 시민사회의 격렬한 반대 속에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한 안보법안을 강행 통과시킨 직후여서 조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사회가 “안보법안은 전쟁법안”이라며 소송을 검토하는 등 반발을 계속하고 있고,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관련 법안이 일본의 재무장 등 긴장을 격화시키고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부채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 까닭이다.자위대 측은 타격 시범은 거의 없이 선박 퍼레이드 등 해상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려 노력했다. 요코스카에 정박 중인 로널드레이건함은 미·일 군사 협력 강화 등의 지적을 의식한 듯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항구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로널드레이건함은 23일 부산으로 들어와 한국 해군 관함식에는 참가할 예정이어서 묘한 대조를 이룬다.●일반인들 호위함 탑승 기회 제공… 올 16만명 응모일반인에게도 호위함에 탑승해 행사를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한국 등 외국 기자들과 일반인들은 15일 일본 호위함 ‘무라사메’ 등을 타고 사가미만 해상에서 자위대 함선이 사열하는 관함식 사전 행사를 지켜봤고, 18일에도 참석한다. 일반 국민은 올해 탑승권 추첨에 직전 행사인 3년 전 관함식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16만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행연습 전날 요코스카 시내 주요 호텔 객실이 동났고 비매품인 승선권은 경매에 오르며 4만~8만엔에 거래됐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군함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두 차례나 대치했고 해양 경계를 놓고 양국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중층적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직후여서 군사적 성격을 누그러뜨린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평소와 다른 상징적 의미가 무게를 더했다.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의문과 꿈 갖고 한 우물 파면 노벨상 보일 겁니다”

    “의문과 꿈 갖고 한 우물 파면 노벨상 보일 겁니다”

    “1등이 아니어도 된다. 우주가 어떤지 ‘의문’이 생기고, 그 의문을 풀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훌륭한 연구자다. 의문과 꿈을 가진 이상 공부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옆길로 새지 않았기에 노벨상을 받은 것 같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가지타 다카아키(56) 도쿄대 교수는 한국·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받은 비법으로 “한 우물을 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연구자들의 진지함을 칭찬하기도 했다.가지타 교수는 지난 15일 “최고는 아니지만 전통이 있었던 고교에서 처음에는 450명 중 250등 정도를 했다”거나 “일본 지방대인 사이타마대를 나왔는데, 그때만 해도 대학이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출석도 부르지 않아 멋대로 수업을 빼먹어도 되었다”며 학창 시절 일화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그러나 대학 졸업 뒤 명문인 도쿄대 대학원을 간 뒤를 회상할 땐 “대학원에서 학력 수준 차이를 느꼈고, 내 전문 분야인 소립자 관련 물리학 실험과 관측 공부에 집중했다”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학부 시절 노벨상 수상을 상상해 본 적도 없다는 그는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1998년의 중성미자 질량 측정 연구에 대해 “운이 따랐다”면서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고시바 마사토시(89) 교수의 지도를 받았고, 고시바 교수가 개발한 거대 실험장치인 가미오칸데 실험에 참가한 게 좋았다”고 덧붙였다.고교 2학년에 물리학자란 꿈을 찾아내고 이후 끈기 있게 밀어붙이느라, 당시 20여년 동안 과학자들의 논쟁거리였던 중성미자 질량 존재 여부를 밝혀낸 업적을 일상적인 실험처럼 여기는 태도가 묻어났다.실제 가지타 교수는 가미오칸데를 개량한 슈퍼 가미오칸데를 활용, 최근 중력파 관측이란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노벨상급 연구 업적을 내놓은 연구자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새 연구에 몰두하는 일본 과학자 특유의 모습이기도 하다.일본 기초과학 연구 풍토에 대해 “자신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분은 다들 갖고 있지만, 일본 연구실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 관계는 평등하지 않다”면서도 “슈퍼 가미오칸데 활용을 위해 100여명의 다국적·다배경 연구자들이 모여 논의하다 보면 더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그는 “기초과학은 전 세계 사람들이 경쟁하면서도 서로 협력하며 인류가 몰랐던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라면서 “기초과학의 연구자층이 두터워지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신조,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난징대학살 관련 유네스코 기록유산 둘러싸고 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양 국무위원과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이 난징대학살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일중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 국무위원은 “역사를 제대로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뒤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정설이 있다”고 맞받았다. 앞서 일본은 지난 10일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 등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지만 아베 총리와 양 국무위원은 중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 아베 총리는 “고위급 대화를 거듭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에 따라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 국무위원도 “일본 측과 서로 다가서서 관계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고 싶다”며 동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일정상회담 11월1일 청와대서 개최 최종조율중”

     한·일 첫 단독 정상회담은 새달 1일, 한·중 정상회담은 하루 앞선 이달 31일에 서울에서 열리는 쪽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의장국인 한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오는 11월 1일 청와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다음달 1일 오전 서울을 방문해 당일 열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는 방안이 한·일 정부 사이에 논의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오는 31일 방한, 당일 박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을 한·중 양국이 검토 중이다. 한·중·일 및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각각 2012년 5월 이후 약 3년 6개월만에 열리는 것이다. 또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에는 첫 양자 정상회담이 된다.  한편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당초 이달 31일에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국측이 리커창 총리와 박 대통령의 양자 회담을 31일로 고집해 한국과 일본측이 양보해 이렇게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의 방한도 당초 이달 31일에서 다음달 1일로 하루 늦춰졌다는 것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난징대학살 관련 유네스코 기록유산 둘러싸고 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양 국무위원과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이 난징대학살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일중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 국무위원은 “역사를 제대로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뒤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정설이 있다”고 맞받았다. 앞서 일본은 지난 10일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 등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지만 아베 총리와 양 국무위원은 중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 아베 총리는 “고위급 대화를 거듭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에 따라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 국무위원도 “일본 측과 서로 다가서서 관계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고 싶다”며 동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위안부 등재는 꼭 막아야”… 유네스코 돈줄 죄는 日

    일본 정부가 난징(南京)대학살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해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과 관련 내용을 학교 교과에서 다루지 않을 방침을 시사하면서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강한 반발 배경에는 일본 우익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일본군 위안부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관계 기관이 (난징대학살의) 유네스코에 기록유산으로 신청한 문서가 진짜인지 전문가의 검증을 받지 않았다”며 “우리 나라의 (유네스코) 분담금이나 갹출금에 대해 지급 정지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지난해 기준 37억엔(약 352억원)으로 전체의 약 11%에 해당한다. 그는 또 “중국과 우리 나라(일본)의 의견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등록된 것은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국제기관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기록유산 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정부는 (기록유산) 제도 자체에 대해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를 일본의 뜻에 맞춰 고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또 지난주 임명된 하세 히로시 문부과학상은 이날 “(난징대학살) 관련 문제들이 다 매듭지어지기 전까지는 등재 내용을 학교에서 다루는 것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하세 문부상은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부인하면서 이를 인정한 고노 담화 폐기를 주장하는 국수주의적 정치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시도하는 일본 정부가 분담금 카드까지 흔들며 반발 수위를 높이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일본 측은 군 위안부 문제의 기록유산 등재를 더 심각하고 다급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국이 한국과 공조해 위안부 문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면 그동안 과거사를 미화한 아베 신조 정부의 역사수정주의가 크게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측에서는 민간단체들이 (등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들이 판단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위안부 등재는 꼭 막아야”… 유네스코 돈줄 죄는 日

    일본 정부가 난징(南京)대학살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해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과 관련 내용을 학교 교과에서 다루지 않을 방침을 시사하면서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강한 반발 배경에는 일본 우익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일본군 위안부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관계 기관이 (난징대학살의) 유네스코에 기록유산으로 신청한 문서가 진짜인지 전문가의 검증을 받지 않았다”며 “우리 나라의 (유네스코) 분담금이나 갹출금에 대해 지급 정지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지난해 기준 37억엔(약 352억원)으로 전체의 약 11%에 해당한다. 그는 또 “중국과 우리 나라(일본)의 의견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등록된 것은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국제기관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기록유산 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정부는 (기록유산) 제도 자체에 대해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를 일본의 뜻에 맞춰 고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또 지난주 임명된 하세 히로시 문부과학상은 이날 “(난징대학살) 관련 문제들이 다 매듭지어지기 전까지는 등재 내용을 학교에서 다루는 것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하세 문부상은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부인하면서 이를 인정한 고노 담화 폐기를 주장하는 국수주의적 정치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시도하는 일본 정부가 분담금 카드까지 흔들며 반발 수위를 높이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일본 측은 군 위안부 문제의 기록유산 등재를 더 심각하고 다급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국이 한국과 공조해 위안부 문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면 그동안 과거사를 미화한 아베 신조 정부의 역사수정주의가 크게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측에서는 민간단체들이 (등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들이 판단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일본이 이란을 먼저 눈독 들인 까닭은

     일본이 국제사회 복귀 문턴에 들어선 ‘중동의 자원 강국’ 이란을 선점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일본은 이란과 투자보장 협정 체결 및 아베 신조 총리 방문 등에 합의했다.  이란을 방문중인 기시다 후미오 외상은 13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니혼케이자이신문 등이 14일 전했다. 두 나라는 투자 협정 체결에도 합의했다.  NHK는 “로하니 대통령은 기미다 외상을 만난 자리에서 아베 총리를 초청하면서 두 나라 관계 발전을 기대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핵 합의 뒤 경제 제재 해제가 가시화되자 이란은 서방국가들과의 경협 등을 통해 침체된 경제 회복을 이끌어 내고자 분주한 상황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2010년 이후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투자 및 경제협력은 5년 가까이 막혀있었다.  기시다 외상는 지난 12일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에너지분야의 협력의 틀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번 방문에는 자동차, 엔지니어링, 의료, 에너지, 교육 분야에서 22개 기업 및 단체 대표들이 동행, 이란에 대한 일본의 기대와 의지를 과시했다.  이란은 석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1위 등에 인구 7800만으로 자원강국일 뿐 아니라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이란 시장 선점을 위해 프랑스의 석유 메이저 토탈은 원유·가스 개발 재개를 준비중이고, 푸조 시트로엥 그룹(PSA)도 이란내 자동차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50대 일본인 여성 中서 스파이혐의로 구속

    일본인의 중국 내 스파이 활동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까지 중국에서 구속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이 4명으로 늘어났다. 교도통신은 11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올해 6월 50대 일본인 여성이 중국 국가안전부에 의해 구속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스파이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남성 3명이 올해 5, 6월 중국에서 각각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중국 당국에 구금된 일본인 수는 모두 4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일본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 구속된 여성은 도쿄도 신주쿠에서 일본어학교 경영에 관여하고 있으며 최근 간간이 중국을 방문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여성이 원래 중국 국적자였다가 나중에 일본 국적을 취득했고 평소에는 중국에 살지 않는 민간인이라고 전했다. 이 여성이 어떤 혐의로 구속됐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국외 정보 수집을 하거나 중국 내 스파이 활동을 감시, 단속하는 국가안전부가 체포한 점에 비춰 볼 때 중국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다가 스파이 혐의로 붙잡혔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부 언론은 이 여성이 스파이 행위에 관여한 혐의나 스파이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중국 양국 정부는 일본인 2명이 올해 5월 중국 랴오닝성과 저장성에서 각각 중국 당국에 구속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들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주장한 반면 일본 정부는 스파이를 중국에 보내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난징대학살 문건’도 등재… 불붙는 역사전쟁

    일본군의 난징대학살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되자 일본 정부가 크게 반발하며 일·중 간 역사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채택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자료에 대해 한국이 신청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도 재신청 움직임을 보여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전쟁이 더 깊어지게 됐다. 역사수정주의 입장을 보이는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 가와무라 야스히사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완전성과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자료의 기록유산 등록은 중립적이고 공평해야 할 국제기구로서 문제가 되는 일로 극도로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반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난징대학살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환영한다”고 반겼다. 심사의 투명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본 정부는 담화를 통해 “유네스코 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의 주중 일본대사관은 같은 날 중국 외교부에 “유네스코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항의했다. 일본 언론들은 11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중국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이용해 일본을 흠집 내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중국의 정치적 이용을 비판했다”고 강조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중국이 선전에 이용하고 있는 데 대해 정부가 중국에 항의했다며 주요 기사로 다뤘다. 과거 군국주의 시절 자국이 저지른 대표적인 전쟁 범죄를 놓고 일본 정부가 이처럼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난징대학살이 우익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일본 극우 인사들은 학살 자체를 날조라며 부정하지만 아베 내각은 중국이 주장하는 ‘30만 사망’이 사실이 아니라는 등 학살이 중국의 선전으로 인해 실제보다 크게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쪽으로 수정주의적 입장에서 방어해 왔다. 다만 일본 정부는 중국이 함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군 위안부 관련 자료가 등재되지 않은 데는 크게 안도했다. 한국 정부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일본학 학자들까지 나서 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군 위안부 관련 기록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면 이를 둘러싼 아베 정권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화통신은 “한국이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관련 문건과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기록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특파원 칼럼] 워싱턴, 도쿄, 베이징 사이의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 도쿄, 베이징 사이의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외교 행보가 주변국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오는 16일 시작되는 미국 방문 및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이달 말 한·중·일 정상회담 등에서 한국의 입장과 역할이 동북아 정세의 향방을 가르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회담 기간 한·일 양자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도 중요한 외교 이벤트가 되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 참석으로 “한국이 중국에 기울었다”는 ‘중국 경사론’이 일부에서 확산된 가운데 앞으로 일련의 외교 행보는 한국의 외교적 위상과 입장을 자리매김하고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밀월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한·중 관계가 가깝게 다가선 데 비해 한·일 관계는 단 한 차례의 ‘단독’ 정상회담도 없이 차갑게 식으면서 내리막길을 달려왔다.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완력을 과시하자 미·일은 안보 협력을 더 두텁게 했다. 지난 4월 18년 만에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지난달 집단자위권 사용을 허용한 안보법안의 국회 통과 등 동북아에서의 편 가르기와 대립 양상은 더 두드러졌다. 미·일은 베트남, 필리핀, 호주 등과도 이 같은 안보 협력을 다졌다. 한·미 동맹을 안보의 축으로 삼아 번영을 지켜 온 우리에게 미·중 갈등의 확대 양상은 더 복잡한 방정식에 직면하게 했다.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 중국과의 ‘전방위 관계 증진’과 한·미 동맹 강화란 두 축이 더 어색하고 불편하게 엇갈린다.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을 만나고 최근 귀국한 일본의 한 정치학자는 9일 “미국은 한·일 간 불화가 한·미·일 안보협력에 균열을 일으킨다고 걱정하며 한·중 밀착이 한국의 대일 강경 자세를 더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동북아 안보협력 강화’를 한국과의 최대 현안으로 여기는 미국은 ‘한국에서의 중국 요인’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본의 안보 전문가도 “한국의 ‘중국 배려’와 (미·중 사이의) ‘등거리 외교’가 한·미 동맹 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미국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전언은 한·중 접근을 부정적으로 봐 온 일본의 시각이기도 하다.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과 영토 분쟁 속에서 민감해진 일본 정부는 ‘한·중 밀착’을 과대 평가하면서 신경질적일 정도로 불편해해 왔다. 이 태도는 일반의 정서로 퍼졌고, 중국에 불편했던 감정까지 한국에 쏟아내는 듯한 반한 감정으로 바꿔 왔다. 지난 5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타결로 미·일 두 나라는 안보동맹 강화와 함께 경제동맹이란 또 다른 협력의 성을 쌓았다.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린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이 펼치는 ‘동북아 삼국지’의 제3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동북아에서 ‘중국의 귀환’은 한국에 더 촘촘하고, 더 다자적인 그물망 외교를 필요하게 한다. 힘의 차이가 현저한 나라 간의 협상일수록 국제 규범과 원칙을 더 강조하고, 다자간 관례와 목소리를 더 투영시켜야 한다. 한·중 무역규모가 한·미 및 한·일 무역 규모를 합친 총액보다 커지고, 북한 문제 등에서 중국 의존도가 더 커가는 상황에서 우리도 쓸 카드를 더 만들어야 한다. 다가오는 한·미 및 한·중·일 정상회담, 덫에 걸린 듯한 한·일 정상회담의 추진 등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기를 기대한다.dailywoo@naver.com
  • 아베의 입각 제안 두 번 거부한 日 ‘정계 아이돌’

    아베의 입각 제안 두 번 거부한 日 ‘정계 아이돌’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차남 신지로(34)가 지난 7일 단행된 개각을 앞두고 아베 신조 총리의 입각 제안을 거절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중의원 3선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재임 시절 높은 지지율을 누렸던 아버지의 후광 속에 ‘차세대 총리감’ 소리를 들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일본 정가의 ‘아이돌’이다. 아베 총리는 정권의 요인 9명을 유임시키는 등 안정을 지향한 이번 개각의 ‘흥행성’을 높일 ‘깜짝 카드’로 신지로를 낙점했던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신지로에게 “가능하면 내각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정부 고위 관리를 통해 총리 보좌관 자리로 ‘수정 제안’을 했지만 신지로는 “아직 총리 관저에 들어가기는 이르다”고 재차 거절했다. 아베 총리의 제안을 거절한 뒤 신지로는 지난달 말 강연에서 입각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며 “아직은 걸레질을 할 기간(자신을 더 가다듬어야 할 시간)”이라며 공개적으로 입각 가능성을 부정했다. 신지로는 이미 2013년 9월 아베 총리에 의해 내각부 정무관 겸 부흥담당 정무관(차관급 정무직)으로 발탁돼 정부에 몸을 담아왔다. 그런 그가 굳이 입각을 거절한 것은 자신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용 ‘치어리더’ 정도로 소모되는 상황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아베 정권은 각종 선거에서 압승하며 연전연승하고 있지만 최근 집단 자위권법 강행 처리 과정에서 여론의 심각한 반대를 힘으로 돌파하면서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그런 만큼 신지로로선 지금 정권의 핵심부에 들어가는 것보다 ‘주변부’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구색 맞춘 아베… ‘고노 담화 주역’ 장남도 발탁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78)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의 장남인 고노 다로(52·7선) 자민당 중의원이 아베 신조 내각의 일원이 됐다. 고노 의원은 7일 개각에서 행정개혁담당상 겸 국가공안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거침없는 직언의 정치인으로도 알려져 온 그는 “원전 없는 일본을 만들자”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원전 제로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하는 등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고노 의원은 앞서 부친이 간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간경변 진단을 받자 2002년 4월 자신의 간 3분1가량을 떼어 이식한 수술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한·일 우호 교류에 힘써 왔고 일·한의원연맹에서도 활동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는 했지만 정권 핵심부에서 공공연하게 고노 담화를 흠집 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노 담화를 발표한 주역의 아들이 내각에 참여한 것은 눈길을 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노벨 과학상 21대0… 일본은 “실력” 한국은 “간판”

    노벨 과학상 21대0… 일본은 “실력” 한국은 “간판”

    “한 우물을 파는 장인 정신, 기술과 실질에 대한 사회적 존중, 배경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진검(眞劍) 승부 풍토….”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21명이나 배출한 ‘기초과학 일본’의 저력이 자리한 배경이다. 1949년 유카와 히데키를 필두로 지난 6일 물리학상 수상까지 20명이 넘는 수상자가 배출된 것은 고유의 사회·문화적 풍토 속에 연륜 깊은 연구가 쌓인 결과였다. 연구자들은 한눈팔지 않고 수십년 동안 한 연구 테마를 송곳처럼 파고들며 사회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다. 명망 높은 과학자들이 장관, 기관장 자리를 탐하거나 꿰차는 일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을 수도 없다. 실험실에서 시료를 뒤집어쓴 백발의 과학자가 젊은 학생들과 머리를 맞댄 모습은 이곳에선 상식이다. 일본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열심히 하겠다”라는 ‘잇쇼켄메이’(一生懸命)는 “목숨 걸고 하겠다”란 뜻을 담고 있다. 지금 일을 천직으로 삼아 모든 힘을 다한다는 결의가 그들의 DNA 속에 면면하다. 그 대신 정치가와 관료도 과학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는다. 이 같은 금도가 지켜지는 가운데 과학기술자들의 자율과 진검 승부에 의해 대학, 연구소, 학계가 움직인다. 21명의 수상자 가운데 교토대(6명), 도쿄대(4명) 등 ‘빅2’를 뺀 절반 이상은 ‘무명 대학’ 등에 골고루 퍼져 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뭘 할 수 있느냐”를 따지고 실력으로 평가하는 진검 승부의 전통이 과학계를 건강하게 전진시킨다. 이름 없는 대학을 나와도 노벨상을 받도록 키워 준다. 이번 생리의학상 수상자 오무라 사토시는 비교적 무명인 야마나시대를 나왔고 물리학상의 가지타 다카아키도 사이타마대를 나와 도쿄대 교수로 있다. 한국은 만능 인재를 요구하지만 일본은 한 곳을 파고드는 ‘오타쿠’도 꽃피울 수 있게 한다. 반면 함께 나누는 협동과 팀워크 중시 전통은 융합연구를 가능하게 하고 스승의 발상을 제자들이 함께 연구 결실로 이어 나간다. 오랜 봉건체제 속의 분권적 지방 간 사활을 건 경쟁의 역사는 간판이나 명분보다는 기술과 생산력, 실질과 진검 승부 등을 일본인들의 뼛속 깊이 새겨 놓았다. 기본과 기초, 원칙과 협력 중시의 초·중등교육도 기초과학의 강국을 만든 또 다른 축이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학생의 숙제를 일일이 검사해 고쳐 주고 부모들의 사인과 확인을 받아 오게 한다. 한국 학생들이 입시용 문제에 매달릴 때 일본 아이들은 원리를 찾으려고 긴 시간을 골똘히 ‘허비’하며 보낸다. 일본 학교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고 취미 생활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독도 도발·고노 담화 부정’ 극우들, 日내각 요직에

    ‘독도 도발·고노 담화 부정’ 극우들, 日내각 요직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개각을 단행했다. 내각 각료 19명 가운데 10명을 바꿨지만 경제부총리, 외무, 국방 등 국정운영의 핵심 자리는 손대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안보법안을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통과시키고, 지난 5일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의를 이뤄내는 등 주요 역점 사업 2가지를 손에 넣은 뒤 취해진 개각이다. 정책 연속성과 ‘안전 운행’에 방점을 뒀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때까지 경제 중심의 안정적 국정운영과 후속조치들을 위해 주요 ‘장수’들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입각 인사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온 하세 히로시 중의원 등 국수주의적 인사들이 포함되는 등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이 더 도발적이어서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정권의 핵심 동반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 주요 유임 각료들은 정권 핵심 사안들을 지속성을 갖고 추진하게 됐다. 아소는 법인세율 인하 등 주요 세제 변화를, 나카타니는 집단 자위권 법제화에 뒤따를 자위대 체제 정비를 추진해 왔다. TPP 협상을 맡아온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은 국회 비준 등을 책임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안보 법안을 처리하며 손상된 정권의 권위를 경제 중심의 ‘방어적 국정운영’으로 회복하려는 ‘수비형 개각’”이라고 분석했다. 개각의 다른 핵심은 아베 총리의 ‘측근 중용’이다. 2차 아베 정권 출범의 발판이 된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핵심 참모로 활약해 온 가토 가쓰노부 관방 부장관이 신설된 ‘1억 총활약 담당상’을 맡은 것도 그렇다. 가토는 아베의 생각을 폭넓은 영역에서 실천·추진하는 정권의 ‘리베로’ 역할을 하게 됐다. “역할이 모호하다”는 비판 속에 활동 영역이 넓은 정무적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고노 담화의 역할은 끝났다”는 발언을 일삼아 온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총재 특보가 관방 부장관으로 기용된 것도 측근 전진 배치다. ‘포스트 아베’의 유력한 후보인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이 자리를 지킨 것은 ‘안전 운행’을 위해 내각의 ‘울타리’에 묶어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인 시마지리 아이코 참의원과 아나운서 출신 마루카와 다마요 참의원이 각각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과 환경상으로 기용된 것은 ‘여성 중용’의 일환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과 함께 여성 각료 수는 3명을 유지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노벨 생리의학상] 지방대 나온 야간공고 교사 출신 日 오무라 “걱정 마, 난 남보다 3배는 더 실패한 사람”

    [노벨 생리의학상] 지방대 나온 야간공고 교사 출신 日 오무라 “걱정 마, 난 남보다 3배는 더 실패한 사람”

    ‘지방 대학을 졸업한 야간 공업고등학교 교사 출신이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학문에 별다른 뜻이 없어 작은 지방대를 마치고 공고 야간부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이 50여년 뒤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미생물 연구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오무라 사토시(80) 일본 기타사토대 명예교수의 이야기다. 중학생 때는 축구, 고교 시절 스키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그는 운동에 빠져 있었다. 도쿄 인근 야마나시현 야마나시 대학을 간신히 마친 그는 도쿄 스미다공고 야간부에서 교편을 잡았다. 기름때를 뒤집어쓴 채 공장에서 퇴근해 밤 늦도록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는 학생들이 그를 움직였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아이들도 이렇게 공부하는데 ‘난 뭐지’라는 생각이 나를 움찔하게 했다. 뭐든지 아는 선생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자극을 받은 그는 도쿄이과대 석사 과정에 입학해 자신의 제자들처럼 낮에는 대학원을, 밤에는 교사 일을 계속했다. 주경야독 끝에 서른셋이던 1968년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양 채취와 연구를 위해 지금도 샘플 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그는 5일 수상 회견에서 학생들에게 “실패를 반복하고 더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3배는 더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생각하라’는 할머니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회견 도중 “(아베 신조) 총리로부터 격려 전화가 왔다”고 대학 관계자가 회견에 끼어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시간은 돈이야”라면서 총리의 전화를 사양하기도 했다. 오무라 명예교수는 학생 시절 힘겨운 스키 훈련에서 교훈을 얻었단다. “다른 선수들과 부대끼면서 나보다 수준 높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 과학 스쿨을 열고 미술관, 온천 시설 등을 지어 기증하는 한편 책을 읽다 감명받은 글은 지금도 일기장에 꼭 쓰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걱정 마, 난 남보다 3배는 더 실패한 사람”

    “걱정 마, 난 남보다 3배는 더 실패한 사람”

    ‘지방 대학을 졸업한 야간 공업고등학교 교사 출신이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학문에 별다른 뜻이 없어 작은 지방대를 마치고 공고 야간부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이 50여년 뒤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미생물 연구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오무라 사토시(80) 일본 기타사토대 명예교수의 이야기다. 중학생 때는 축구, 고교 시절 스키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그는 운동에 빠져 있었다. 도쿄 인근 야마나시현 야마나시 대학을 간신히 마친 그는 도쿄 스미다공고 야간부에서 교편을 잡았다. 기름때를 뒤집어쓴 채 공장에서 퇴근해 밤 늦도록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는 학생들이 그를 움직였다. 자극을 받은 그는 도쿄이과대 석사 과정에 입학해 자신의 제자들처럼 낮에는 대학원을, 밤에는 교사 일을 계속했다. 주경야독 끝에 서른셋이던 1968년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양 채취와 연구를 위해 지금도 샘플 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그는 5일 수상 회견에서 학생들에게 “실패를 반복하고 더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3배는 더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日, TPP 비준 ‘선거 변수’… 6개국 합의 땐 관세 철폐 효력

    美·日, TPP 비준 ‘선거 변수’… 6개국 합의 땐 관세 철폐 효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됨에 따라 미국, 일본 등 12개 참가국은 국내 여론을 살피면서 국회 비준 준비 등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국내 관련 업계의 반발과 선거 등의 정치 일정이 변수가 되면서 “산 넘어 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12개 참가국이 2년 이내에 의회 승인 등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도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85% 이상을 차지하는 6개국이 합의하면 관세 철폐 등의 효력을 발생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이 2013년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전체의 60.4%, 일본이 17.7%를 차지한다. 미국과 일본이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GDP의 85%에 이르지 못한다. 약 6.6%인 캐나다가 국회 비준에 실패해도 호주(5.4%)와 멕시코(4.5%)의 국내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85%를 초과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특히 주도국 미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조와 야당인 민주당의 반발 속에서 TPP 협정문의 의회 비준에 진통이 예상된다. 후속 실무 협상을 거쳐 최종 협정문을 작성하는 데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서명은 내년 상반기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6일 “내년 3~4월 중으로 TPP 조기 처리 여부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면 버락 오바마 정부의 서명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TPP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반대 속에 내년 말 대선을 신경 써야 하는 미묘한 시점이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신약 특허기간 양보 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로서도 TPP 이행 부수법안을 제출하지 않고 다음 정부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 협정문이 의회로 넘어가 내용이 일반에 공개될 때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민주당은 주요 지지 기반인 노동조합을 의식해 TPP에 노골적으로 반대할 조짐도 보인다. 공화당이 친무역 성향이라고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TPP에 소극적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TPP 처리를 차기 정부로 넘기면 발효 시기가 2017년이나 그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007년 4월 타결된 뒤 5년이 흐른 2012년 3월 발효된 점을 거론하면서 TPP 비준과 발효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는 중의원과 참의원을 다 장악하고 있지만 7월 참의원 선거에 미칠 영향을 따지면서 비준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일단 농축산시장이 열리는 만큼 표의 기반인 농민들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이 때문에 국회 비준은 문제가 아니지만 7월 참의원을 남겨놓은 4~5월에 비준 시점을 잡을지 아예 선거를 마치고 할지 미정인 상태다. 아베 총리는 TPP 타결 다음날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와 의의를 강조하며 TPP 홍보에 앞장섰다. 아베 총리는 “내가 선두에 서서 모든 각료가 참여하는 TPP 대책본부를 설치할 것”이라면서 “정부 전체가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며 타격이 예상되는 농가 등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시사했다. 이어 “TPP는 시작에 불과하고, 그다음에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더 나아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등으로 더 큰 경제권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유럽과의 경제연계협정(EPA)도 연내 합의를 목표로 협상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는 19일 실시 예정인 총선을 2주일 앞둔 캐나다에선 TPP 타결이 선거 쟁점으로 대두했다. 집권 보수당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역사적 타결’이라고 평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거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1야당인 신민주당(NDP)의 톰 멀케어 대표는 보수당 정부가 ‘비밀 협상’을 벌였다고 비난하고 선거일 이전에 타결된 협정 전문 공개를 요구했다. 자유당도 세부 협정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TPP 참가국 가운데 행정부에서 무역협정을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싱가포르와 정치적 일당 독재 체제인 베트남, 국왕 권한이 큰 브루나이에서도 이날 타결된 협정 내용 발효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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