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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폭 아이상’ 종이학 美박물관 전시

    ‘원폭 아이상’ 종이학 美박물관 전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히로시마 피폭 소녀를 기리는 뜻에서 선물한 종이학이 미국과 일본에서 감동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 소녀가 생전에 접은 종이학이 미국 박물관에 전시된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한가운데 서 있는 원폭 피해 어린이상인 ‘원폭 아이의 상’의 실제 모델이 생존 당시에 직접 접은 종이학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전미일계인박물관에 기증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0일 전했다. 모델이 된 피해자는 사사키 사다코다. 사다코는 2살 때 히로시마에서 피폭한 뒤 10년간의 백혈병 등의 투병생활 끝에 12세 때 숨졌다. 히로시마평화기념관에 따르면 사다코는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숨지기 전 8개월간 1300마리 이상의 종이학을 접었다. 사다코가 접은 종이학의 수에 대해서는 946마리, 644마리 등 여러 설이 있다. 이후 종이학 1000마리는 평화의 상징이 됐다. 이날 전미일계박물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사다코의 오빠 마사히로(74)와 원폭 투하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의 외손자 클립튼 트루먼 대니얼(58) 등이 참석했다. 마사히로는 기념식에서 “종이학의 사명은 목숨의 소중함을 (사람들에게) 전해 지금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도 “평화를 위해 우리는 사다코나 피폭자의 사연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다코의 유족과 트루먼의 손자는 미국에서 같이 손잡고 평화운동을 벌이는 비영리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을 찾았을 때 사다코의 사진을 관심 있게 살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일 위안부합의, 당사자 방치했다” 日 15개 역사연구단체들 연대 성명

    일본의 주요 역사학 연구단체들이 지난해 12월 한·일 정부 간의 일본군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을 도외시했다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역사학협회·역사학연구회 등 역사연구 관련 15개 단체는 30일 도쿄 중의원에서 발표한 연대 성명에서 한·일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이라는 인권과 깊이 관련된 문제에서 당사자를 방치한 채 타결을 도모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일·한 합의에는 대체로 당사자의 마음과 의사를 고려하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 간에 일방적으로 ‘해결’을 선언하고 이후의 논의를 봉쇄하는 듯한 수법으로는 위안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일·한 합의는 위안부 제도의 책임을 모호하게 했다”며 “역사연구는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 일본군의 시설로서 위안소를 입안·설치·관리·통제했던 점, 위안부 제도의 본질은 ‘성 노예’ 제도였다는 점, 당시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지만 합의는 그것들에 입각하지 않고 위안부 제도의 책임에 대해서는 ‘군의 관여’라는 애매한 인정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성명은 이어 “이번 합의 중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을 자제한다’는 표현으로 인해 앞으로 역사연구의 진전과 함께 새로운 평가를 하고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잃게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번 합의는 역사교육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교육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전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北 무수단 미사일 재발사 징후

    합참 “만반의 준비”… 日 요격 태세 북한이 지난달 세 차례 발사에 실패했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사거리 3000여㎞)을 다시 발사할 징후가 포착돼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추적 중에 있으며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전개한 뒤 이동식 발사대(TEL)에 거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무수단 미사일을 최초로 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 오전과 오후에 무수단 미사일을 각각 1발씩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발사 실패 원인을 분석한 뒤 보완해 다시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이날 오후 5시 30분쯤 평남 일대에서 방사포와 견인포 등을 동원해 포병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북한이 포병사격을 할 때부터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군이 무수단 미사일을 동해로 이동한 사실까지 파악하게 됐다. 일본 정부도 이날 북한이 동해 쪽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탄도미사일이 발사돼 영해나 영내에 들어올 경우 요격하라는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파괴조치 명령은 북한 미사일이 영공 또는 영해로 들어오면 요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 자위대는 고성능 레이더와 해상 배치형 요격 미사일을 갖춘 이지스함을 동원하고,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 부대를 도쿄의 방위성 등 주요 시설 등에 배치해 경계 및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그동안 제의했던 남북대화에 남측이 호응하도록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당 대회 이후 남측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했지만 우리 정부가 “비핵화가 먼저”라며 거부하자, 최근 어선 및 단속정을 동원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긴장을 조성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일본 정부,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 판단…요격태세 지시

     일본 정부가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있다고 판단해 요격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고 NHK가 30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를 포착하고, 상황에 따라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고 NHK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파괴조치 명령은 북한 미사일이 영공 또는 영해로 들어오면 요격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고성능 레이더와 해상 배치형 요격 미사일을 갖춘 이지스함을 배치했다. 이어 지상배치형 요격 미사일 PAC3 부대를 배치해 경계 및 감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애초 지난 3∼5월에 걸친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9일 노동당 대회가 끝나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 지난 11일자로 명령을 종료한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명분 만들려… G7 회의서 위기론 과장?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명분 만들려… G7 회의서 위기론 과장?

    G7 폐막 때 “리먼 쇼크 수준” 부각 메르켈·올랑드·캐머런 동의 안 해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회의를 마치자마다 소비세 인상 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현행 8%인 소비세를 10%로 인상하는 시점을 2019년 10월로 2년 반 연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일본 현지 언론들은 29일 일제히 이를 기정사실로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밤 총리 관저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간사장 등과 만나 이런 방침을 통보했다. 증세 연기 배경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정치 때문이다. 당장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증세에 부정적인 여론과 반대 입장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실시한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도 증세 연기 배경으로 꼽힌다. 소비세 증세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총무성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떨어져 3년 만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디플레 가능성은 커지고 추가 양적완화의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주 열렸던 이세시마 G7 정상회담이 결단의 계기였다. G7 회의에서 아베는 “세계경제 상황이 2008년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G7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작년 신흥국의 투자 신장률은 리먼 쇼크 때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작년에 세계 경제 성장률은 리먼 쇼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하는 등 세계 경제가 리먼 사태 때와 비슷한 상태라는 인상을 부각했다. 그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은 아베의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소비세 증세 연기를 위해 세계 경제 위기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세 연기를 위한 첫 관문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을 설득하는 일이다. 복지 재원 확보를 주장해 온 공명당으로서는 증세 연기가 달갑지 않다. 아베 총리는 공명당 측에도 전화를 걸어 “소비세 인상을 2년 반 연기할 생각이니 검토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야당인 민진당은 “증세 재연기는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며 오는 31일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손 맞잡은 G7… 하반기 美금리인상·브렉시트 손벽 칠까

    TPP 비준·OPEC 총회도 변수 英 EU탈퇴 땐 세계경제 직격탄 “손은 맞잡고 악수는 했지만….”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7개국(G7) 정상이 최근 일본 이세시마에서 세계경제 위기, 남중국해 문제 등 주요 의제에 공조를 합의했지만 올 하반기 국제사회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G7의 경제 문제부터 국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만만한 게 없다. 발등의 불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다. 수요 부족에 시달리는 G7은 공통적으로 경기를 어떻게 부양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빠져 있다. 사정이 다급하다보니 국제 공조보다는 국내 처방에 몰입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다음달 열릴 미국과 일본 금융당국의 결정이 큰 변수다. 6월 14~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15~16일 이뤄지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는 하반기 세계 경제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 일은의 추가 양적완화 및 탈(脫)디플레이션을 위한 추가 정책 등이 주목된다. 결과에 따라서는 세계 환율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과거와 달리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도의 엔고를 감수하라는 게 미국 측의 신호이지만 아베 (신조) 정부로서는 오히려 엔화에 대한 정책 개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 사정 등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비준도 사실상 정지 상태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상반기쯤 절차가 다시 진행될 전망인데 그나마 모든 후보가 표심을 의식, “재고하겠다”, “손을 보겠다”고 말한 상황이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도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산유량 증·감산에 따라 석유 가격 동향이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외교 분야도 불확실성이 크다. G7은 공동성명을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와 관련해 “탈퇴는 성장의 심각한 리스크”라며 잔류 진영에 힘을 실어줬다. 다음달 23일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올 경우 유럽의 정치외교 질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을 견제한 G7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반격과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도 향후 국제질서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 반부패 운동과 성장 감속으로 예전 같지 못한 중국이 어떤 반격의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히로시마 찾은 오바마] 오바마, 헌화 후 150m 떨어진 韓人위령비는 지나쳐

    [히로시마 찾은 오바마] 오바마, 헌화 후 150m 떨어진 韓人위령비는 지나쳐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고개 세우고 묵도 방명록 “전쟁의 고통 안다 비핵화하자”일본 원폭 피해자 감싸 안으며 다독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 원폭 피해자들의 유품과 사진, 원폭 자료들이 전시돼 있는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을 시작했다. 자료관은 지난달 존 케리 국무장관이 돌아본 뒤 “마음을 뒤틀리게 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성조기와 일장기를 차 양쪽에 단 대통령 전용차가 공원 정문을 거쳐 자료관 입구에 선 뒤 오바마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아베 신조 총리, 기시다 후미오 외상 등의 영접을 받으며 자료관으로 들어갔다. 방명록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의 고통을 안다. 핵 없는 세계를 추구하자”고 적었다. 10여분간 짧게 자료관을 돌아본 오바마 대통령은 걸어서 원폭 희생자 위령비까지 와 헌화를 한 뒤 묵도했다. 위령비 앞에 아베 총리와 나란히 선 오바마 대통령은 화동이 건넨 둥근 조화를 받아 이를 걸대에 걸어 헌화한 뒤 고개를 거의 숙이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눈만 감고 몇 분간 묵도를 올렸다. 그 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고개를 숙여 위령비에 헌화를 했다. 고개를 숙이지 않은 까닭은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다. 헌화 뒤 오바마 대통령은 17분에 달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미·일 동맹이 세계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세계 질서의 중요한 축임을 숨기지 않았다. 연설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에서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쓰보이 스나오(91) 대표위원과 악수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또 울먹이던 피폭자 모리 시게아키(79)를 껴안고 등을 다독거리며 친근감을 연출했다. 위령비 앞에서 일정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2~3분 거리를 걸어 원폭 돔이 보이는 곳에서 아베 총리와 기시다 외상의 설명을 들으며 몇 분간 머문 뒤 50분간의 짧은 방문을 마치고 이와쿠니 공군기지를 통해 이날 밤 미국으로 돌아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동안 평화기념공원 주변은 철통같은 경비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차단됐지만 대통령의 전용차 등 일행이 지나가는 연도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나와 환영했다. 일본인 시위자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간 원폭 피해자 대표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면담 및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나 공원까지 접근하지 못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원폭으로 목숨을 잃은 일본인과 한국인, 미군 포로 등 모든 희생자의 명단이 있는 위령비에는 헌화했지만 그로부터 150m쯤 떨어진 한국인 위령비는 찾지 않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히로시마 찾은 오바마] G7, 북핵 “응징” 세계경제 “공조” 원론만

    “北 핵실험·로켓 발사 가장 강하게 비난” “긴장 키우는 일방적 행동 자제” 남중국해 관련 中 거명 않고 견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북한이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것 등과 관련해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린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27일 채택한 공동선언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을 규탄하며 이같이 밝혔다. G7 정상들은 북한이 여러 개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안겨 주고 있다”고 규정했다. 또 북한은 안보리의 모든 관련 결의와 2005년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의 내용을 존중해 어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도 해선 안 되며 더이상의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 등이 중심이 돼 제기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항해의 자유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그러나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또 국제법에 기반한 주장, 힘과 위력 사용 금지, 중재 절차를 포함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장한 ‘해양안보 3원칙’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남·동중국해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G7은 가장 중요한 주제로 꼽았던 세계경제의 불안정성과 관련, 새로운 위기를 피하도록 “적절한 시점에 모든 정책 대응 노력을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세계경제의 수요 자극을 위해 금융과 재정, 구조개혁을 개별적으로, 또 종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단, 각국 상황을 배려한 정책을 강구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에 대해서는 “탈퇴는 성장에 있어서 한층 심각한 리스크”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하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입장을 지지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다 얻은 아베… 그래서 아찔한 그의 질주

    [World 특파원 블로그] 다 얻은 아베… 그래서 아찔한 그의 질주

    일본 히로시마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묵념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그 곁에 나란히 선 아베 신조 총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71년 만에 이뤄진 미국 대통령의 첫 원폭 투하지 방문에 일본의 총리는 떨어지지 않고 곁을 지켰다. 반핵과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오바마 곁의 아베 모습은 미·일 관계의 현재와 미래다. 오바마는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지만 위령비에 헌화하는 원폭 투하국 대통령의 모습은 일본 국민에겐 그 자체로 충분했다. 전후 청산과 비핵화를 향한 오바마의 퍼포먼스는 일본 국민들이 한풀이로, 위안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백 마디 사과’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강한 힘으로 다가왔다. 27일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아베는 자신이 추진한 현안들을 공동성명에 다 집어넣었다. 그는 전날 회의에서 “세계경제에 대처를 잘못하면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 같은 위기가 온다”고 경고하면서 재정 출동 등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당초 재정 원칙을 중시하는 독일 등의 이견이 있었지만 “위기 대처를 위한 모든 정책 수단의 총동원”이라는 아베 정권에 꼭 필요한 내용이 G7의 입장으로 공동성명에 들어갔다. 남·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중국을 겨냥한 영해 및 통항 자유를 위한 공동 대응도 G7 성명에 포함됐다. 그동안 일본과 미국이 앞장서서 제기해 온 남·동중국해 문제에 G7 국가까지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G7 정상들은 “국제법, 힘과 위력 사용 금지, 평화적 해결” 등 아베가 주장한 ‘해양안보 3원칙’도 공인했다. 중·일이 영토분쟁 중인 동중국해, 중국의 인공섬 구축 등 영유권 확대로 긴장이 커진 남중국해 상황에 대한 우려 표명도 잊지 않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강경한 아베 정부의 영향력이 상당히 투영됐다. 아베 총리는 “(나의) 문제 제기에 따라 북한의 핵 보유는 G7이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실히 했다”며 역할을 강조했다. 북한, 중국 문제라는 지역 현안에서도 G7의 공동보조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시아의 질서는 여전히 미국과 함께 일본이 이끈다는 메시지를 원했을까. 동아시아 대표 국가는 일본임을 강조하는 걸까. 아베의 행보는 그런 메시지들을 담았다.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을 성사시키고, G7에서의 리더십을 과시하면서 국민 마음과 국제적 위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아베의 다음 행보는 뭘까. 아베의 질주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사과는 안 해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사과는 안 해

    오바마 “한국·미국인도 많이 희생” 中 “난징 대학살 잊으면 안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 지점에 조성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투하된 지 71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 연설에서 “원폭 투하로 수십만명의 일본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한국인과 미국인도 희생됐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의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는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며 “미국을 포함한 핵보유국들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호소했다. 이어 “71년 전 하늘로부터 떨어진 죽음이 세상을 바꿔 놨다”며 “인간성을 담보하지 않는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피폭자단체 대표 등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면서 위로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히로시마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고교생 및 대학생 등 수십여명이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에서 숨진 무고한 모든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핵무기 사용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의 역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수천만명의 아시아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의 가해 사실이 외교적 이벤트 속에서 가려지고 원폭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일본에 상징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광시좡족자치구 행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원폭 피해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난징(대학살)을 잊으면 더욱 안 된다”면서도 “가해자는 영원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유감을 호감으로 바꾼 美·日 심야 기자회견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렸지만 일본인의 이목은 전날 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키나와 사건’에 대한 사과에 쏠렸다. 주요 일간지들도 1면 머리기사로 ‘오바마, 깊은 유감 표명’이란 제목과 심야 회담 내용을 전했다. 두 정상의 악수 장면도 1면에 크게 보도됐다. 일본인의 관심을 끌며 두 정상이 한밤중에 다급하게 만나야 했던 이유는 뭘까. 지난주 주일미군의 한 군무원이 오키나와에서 일본 여성(23)을 살해한 사건으로 현지에서는 미군의 사과 요구 등 항의 집회가 확산되며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및 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등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웠던 참이었다. 빡빡한 베트남 일정을 소화하고 25일 오후 늦게 이세시마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숨도 채 고르기 전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그 이후 밤 10시 30분부터 1시간 넘게 심야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핵심 의제와 메시지는 오키나와 사건에 대한 미국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애도를 전한다”며 “일본법을 토대로 조사가 제대로 되도록 수사에 전면 협조하겠다”고 일본 민심을 다독였다. 이어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도 더했다. 그의 사과에 앞서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단호하게 항의했다.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며 생색을 냈다. 잘 짜인 두 정상의 역할 분담인 셈이다. 정상회담은 당초 26일로 잡혔다가 오키나와 사건에 대한 여론 악화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도착 직후인 25일로 당겨졌다. 오키나와 주민과 일본 국민에게 성의를 표시하고 사태를 조기 진화하기 위해서였다. 심야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두 정상은 공조와 협력을 과시했고, 불미스러운 문제에 대해서도 두 나라가 협력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 불행한 일로 퇴색할 수도 있었던 이 사건과 관련해 두 정상은 신속한 대처와 분명한 메시지로 오히려 동맹 관계 강화를 이뤄 냈다. 심야에 맞잡은 두 정상의 악수는 더 확고해진 미·일 동맹과 강한 협력 의지를 세계에 과시하는 상징이었다. 26일 G7 정상들의 이세신궁 방문에 동행한 아베 총리는 다른 정상들이 무안할 정도로 줄곧 오바마 대통령 곁에 붙어다녔다. 한층 밀착된 미·일 관계는 한반도와 동북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동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바마 오늘 히로시마 방문… “전쟁 위험 강조하려는 것”

    오바마 오늘 히로시마 방문… “전쟁 위험 강조하려는 것”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 “北, 큰 걱정”… G7 선언에 반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세계 첫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 71년 만에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이세시마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이틀 일정을 마친 27일 오후 히로시마로 이동해 원폭 투하지(그라운드 제로)에 조성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동행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일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반핵, 반전과 평화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발표한다. 현장에서 일본피폭자단체 대표 등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지자체장 및 지역 국회의원, 고교생 및 대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도 적국에서 동맹으로 바뀐 미·일 관계와 동맹을 강조하는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원 안에 있는 원폭자료관도 둘러볼 예정이다. 그러나 같은 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가 헌화할 위령비는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인, 미국인 등 모든 원폭 희생자를 포함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은 핵무기를 사용한 최강대국 정상이 피폭지를 찾아가 핵무기의 참상을 접하고 반핵 메시지를 낸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반핵 노력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깊다. 그렇지만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수천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의 가해 사실을 화려한 외교 이벤트로 가리고, 원폭 피해에 초점을 맞춰 일본에 상징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방문은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은) 우리 모두의 큰 걱정거리”라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정권이 핵 개발을 체제 존속과 연결 짓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에 대한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의 맥락은 27일 천명될 G7 공동선언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이 아시아 국민들에게 엄청난 재난을 가져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G7 회의는 정상들이 일본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이세신궁을 돌아보는 행사를 시작으로 일정에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이세신궁 내궁으로 이어지는 다리인 ‘우지바시’ 앞에서 참가국 정상을 차례로 맞이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에게 제사 지내는 시설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 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곳이어서 G7 정상들의 방문과 관련해 적절성 논란도 제기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日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핵 강력 규탄’ 담길 듯

    아베 “저성장 대응 지도력 발휘” 각국 입장 달라 빈말 될 가능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는 세계경제와 남중국해 갈등, 난민 문제,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 공개 반대 등 글로벌 현안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정상들의 공동성명에 강력한 규탄이 담길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등 신흥 경제 대국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세계경제의 악재로 작용하면서 일본과 미국, 독일 등 G7 국가들이 어느 정도의 공동 대응과 합의를 내어놓고 결속력을 과시할지가 관심거리다. 신흥 경제 대국들의 추격 속에서 국제적인 역할이 위축된 G7의 앞으로의 역할 확대를 위한 반전 여부도 주목된다. 미국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는 일본이 8년 만에 의장국을 맡아 다른 국가들과 어느 정도의 조정 능력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G7 국가들을 돌면서 이례적으로 의제를 조율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중국이 의장국을 맡아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G7의 결속과 강한 메시지를 내놓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G7 회의는 ▲지속적인 성장 ▲테러 ▲난민 문제 ▲‘파나마 문서’로 불거진 지도층 탈세 등 부패 대책 ▲북한 및 남중국해 등 지역 정세 등 5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회의 2일째인 27일 토의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 등이 발표된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세계경제 대응에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각국의 입장이 달라 동상이몽 속에 빈말이 될 가능성도 크다. 아베 총리가 제창하는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미국, 캐나다, 프랑스는 동조하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속에서 유럽연합(EU)의 까다로운 재정 규칙을 벗어나기 위해 G7 활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정부와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부정적이다. 아베 총리로서는 G7 국가들의 내수 확대를 증세 연기의 명분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의 남·동 중국해의 영유권 주장 등을 염두에 둔 자유통항 등 해양 안전 보장 내용의 성명 반영도 의장국 일본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아베 총리는 국제법에 근거한 대응, 평화적인 분쟁 해결 등의 원칙을 제기해 왔다. 중·일 분쟁 해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 행동이나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조성 등 군사 거점화의 움직임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를 성명에 반영시킬 방침이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 강도를 높여온 북한에 대해서는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는 내용이 명기될 전망이다.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G7이 한목소리로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 제재의 착실한 이행을 확인할 예정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日 정상회담] G7 정상, 日우익 성지 이세신궁 방문… ‘전쟁 미화’ 논란

    [美·日 정상회담] G7 정상, 日우익 성지 이세신궁 방문… ‘전쟁 미화’ 논란

    아베 회담 명칭 정할 때부터 신궁 방문 일정 염두해 둔 듯 주회담장 앞엔 경찰 2만명 경계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26일 오전 단체로 방문하는 이세신궁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세신궁은 도쿄의 메이지신궁, 오이타의 우사신궁과 함께 일본의 3대 신궁으로 불린다. 신궁은 역대 일본 왕실과 관련된 인물을 기리는 신사로, 다른 신사보다 격이 높다. 신궁이나 신사는 일본 고유의 토속 신앙인 신토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오후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세시마로 이동하는 길에 이세신궁을 참배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으로 전하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에게 제사를 지내는 신사다. 일본에 있는 약 8만개의 신사를 총괄하는 신사 총본산에 해당한다. 이런 연유로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도쿄의 야스쿠니신사와 차이가 있지만 과거 전쟁을 미화했던 일본 보수 우익들이 신성하게 여기기는 마찬가지다. 이세신궁은 과거 제정일치와 일본 왕을 떠받드는 국체 원리주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종교 시설이다. 지도자들의 이세신궁 방문은 일본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를 위반했다는 논란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G7 정상회의 장소를 미에현 시마시(市)로 정하고도, 회담 명칭을 이웃 이세와 합쳐 ‘이세시마 서밋’으로 정할 때부터 정상들의 이세신궁 방문 일정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이세신궁은 오래된 문화재로서 정상들의 방문에 깊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보기도 한다. 주 회담장인 가시코지마 섬에 있는 시마관광호텔은 진주 양식의 효시로 알려져 있는 아고 만을 바라보고 있다. 1951년 개장한 서양식 리조트 호텔로, 쇼와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 무라노 도고가 설계했다. 쇼와 일왕 등 저명인사들이 다녀갔으며 여러 소설의 무대가 됐던 명소다. 아고 만에 있는 크고 작은 섬, 석양 같은 조망이 일품이다. 이세 새우, 전복 등 현지의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로 유명한 관광지다. 섬은 가시코지마대교 등 2개의 다리로 외부와 연결된다. 교량 2개만 차단하면 난공불락의 요새로 바뀐다. 일본 정부는 정상회의를 위해 지난 21일부터 대교와 철도를 통제하고 있다. 가시코지마 주변 약 5㎢에 대해서도 선박 접근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경찰 2만 3000여명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日 정상회담]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 전쟁에 희생된 모든 이들 추도하는 것”

    [美·日 정상회담]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 전쟁에 희생된 모든 이들 추도하는 것”

    北 핵실험 강력한 추가 대응 협력 中 겨냥 “해양·항해 자유 협력 합의” 오바마 “미군, 日여성 살해 유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 및 방위능력 강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해양 및 항해 자유에 협력하는데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이날 저녁 이세시마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세시마의 한 호텔에서 가진 아베 총리와 1시간 5분에 걸친 정상 회담 뒤 최상의 밀월 관계에 있는 두 나라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일 간의 군사적 추가 대응 및 제재 강화 등을 포함한 강력한 추가 대응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27일로 예정된 피폭지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 “전쟁에 희생된 모든 이들 추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방문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미 군무원에 의한 일본 여성 살해 사건과 관련해 “마음으로 부터 나오는 애도를 표한다”며 “일본 법을 토대로 제대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재발방지에 일본 정부와 함께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도 “일본 총리로서 오키나와 사건에 대해 단호히 항의했다”며 “일본 국민의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미·일 정상회담은 당초 G7 정상회의이 열리는 26일로 잡혀 있었으나 일본 여성의 살해사건으로 반미 여론과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대한 철수 여론이 일자 이날 다급하게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과 G7 정상들은 26일 일본 신도의 본산격인 이세신궁을 단체 방문하기로 돼 있어 일본 우익에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의가 끝나는 27일 피폭지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피폭자들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 ‘혐한 시위’ 억제법 제정… 실효성 의문

    일본에서 ‘혐한 시위’로 통하는 ‘헤이트스피치’ 억제 법률이 제정됐다. 일본 중의원(하원)은 24일 본회의에서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심각한 사회적, 외교적 문제가 됐던 혐한 시위와 같은 행동을 법으로 ‘용인하지 않는다’고 처음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법안에 금지 규정과 벌칙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재일 한인의 삶을 위협하는 혐한 시위 근절을 향한 첫발로 평가된다. 헤이트스피치는 특정 인종이나 민족 등에 대한 혐오 시위나 발언 등을 의미하며, 일본에서는 재일 한국인을 겨냥한 혐오 발언 및 시위와 동일시된다. 법률은 “차별 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생명과 신체, 명예,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것”과 “현저히 멸시하는 것”을 ‘부당한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하고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한다”고 명기했다. 또 민족 차별 행태를 반복하는 가두 활동이나 발언 등을 해소하고 이에 따른 분쟁 방지를 위한 체제 정비 등을 국가 의무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헤이트스피치와 관련된 상담 체제를 정비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 및 계몽 활동을 충실히 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2012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일본 전국에서 확인된 혐오 시위와 가두 행진은 1152건이며 지난 한 해 동안 약 250건에 달했다. 일본의 일부 우익단체는 주말이면 도쿄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나 한인 상점 앞에서 불특정 다수의 한인을 대상으로 ‘죽어라’, ‘일본을 떠나라’ 등의 욕설을 퍼붓는 등 시위를 벌여 왔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발의한 이 법률은 지난 13일 참의원(상원)을 통과했다. 앞서 헤이트스피치 억제 법안은 지난해 민주당(현 민진당)과 사민당 의원 등에 의해 국회에 처음 제출됐었다. “언론과 발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처리가 보류됐다가 금지 규정과 처벌 조항을 뺀 수정법안으로 제정됐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은 최근 2∼3년간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최대 과제로 삼고 전국 조직망을 동원해 지방의원과 국회 등을 상대로 법안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호소했다. 일본 시민사회도 재일 한인에 대한 혐오 발언 등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아베 신조 총리도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 3월 19일 국회에서 헤이트스피치에 대해 질문받자 “국민과 일본의 품격이 걸린 일”이라며 “배척주의적 행위가 일본에서 일어난다는 인상을 갖게 된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위령비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어 없는 글귀가

    위령비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어 없는 글귀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방문하는 일본 히로시마시 평화공원은 요즘 수학여행철을 맞아 하루에도 수 만명의 학생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공원은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기점이 된 원폭돔(옛 히로시마 물산장려관) 등 폭심지 주변을 정돈해 1952년에 조성됐다. 정문 격인 공원 남쪽 입구에는 ‘폭풍 속의 모자상’이 세워져 있다. 원폭으로 인한 열선(熱線)과 초강력 태풍 속에서 두 아이를 업고 안은 채 어떻게든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성을 표현했다. 바로 뒤 분수를 지나면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이 나온다. 세계 최초 원폭 피해 자료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원폭 화상으로 숯덩이처럼 형태를 분간할 수 없게 된 소녀의 얼굴, 타고 녹아버린 손과 발, 원폭의 열에 녹아 고철이 된 자전거, 원폭으로 부서지고 녹아버린 건물과 기물 잔해들, 희생자 유품, 백혈병, 암 등 각종 후유증으로 천천히 고통을 받다가 죽어간 피폭자들…. 이곳을 한번 돌아보면 “가해국 일본이 피해만을 강조한다”는 말이 쑥 들어간다. 자료관은 그만큼 원폭의 처참함과 무서움을 실감케 한다. 히로시마에서만 원폭 투하 직후 7만명이 폭사했고 또 다른 7만여명은 후유증으로 죽었다. 지난달 27일 주요 7개국 히로시마 외무장관회담 뒤 이곳을 찾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마음을 흔들어대고, 속을 쥐어짜는 전시”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원폭의 비극과 평화의 염원’을 모티브로 한 이 공원을 돌아보고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구름다리로 이어진 두 동의 자료관 뒤에는 이 공원의 핵심 조형물인 ‘원폭사망자위령비’가 서 있다. 석관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아치 모양의 석조 구조물이 싸고 있다. 기자가 찾은 23일 일본인 학생과 방문객들은 두 손 모아 기도를 드리고 있었고 외국인들은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단체로 온 일본 학생들은 추모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들 역시 공원을 오가면서 오바마를 화제에 올리고 있었다. 원폭사망자위령비에는 ‘편안히 잠드십시오.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어가 없는 글귀가 적혀 있다. 위령비 주변을 둘러싼 연못 바닥에는 한국어 등 8개 나라말로 같은 글귀가 쓰인 동판이 깔려 있었다. 이 위령비가 일본인뿐 아니라 모든 희생자를 위한 것임을 알리는 동판들이었다. 참혹한 역사의 증언장은 1996년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외국인들의 발길을 잡아당기는 곳이 됐다. 원폭 위령비 앞에 서면 평화를 염원하며 타고 있는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마주하게 된다. 그 뒤로 원폭돔이 일렬로 눈에 들어온다. 뼈대만 남은 원폭돔은 보수 중이었다. 한때 위용을 자랑하던 101년 된 이 건물은 원폭에도 무너지지 않은 몇 채 안 되는 건물로 원래 이름은 물산장려관이다. 왜 원폭이 투하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해 보였다. 오바마는 자료관을 둘러보고, 위령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방문 당시 예정에 없던 원폭돔까지 갔었다. 원폭사망자위령비에서 서쪽으로 3분여 거리에는 나무들 사이에 거북이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석주를 세운 높이 5m, 무게 10t의 한국식 비석인 ‘한국인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1970년 세워진 것을 1999년 일본 우익과 조총련 등의 반대를 뚫고 공원으로 옮겼다. 이곳은 평화공원을 찾는 일본 학생들이 꼭 들러가는 곳이 됐다. 현장에서 만난 도야마현 가미이치 중학생들은 피폭단체 회원 등 자원봉사 해설사들로부터 “한국인들은 강제징용 등으로 이곳에 와서 살다가 5만여명이 피폭되고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설명을 듣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당시 히로시마에는 한국인 8만여명이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 당시 전차 안에 있다가 피폭됐던 박남주(84·여) 피폭자대책위 고문은 “한국인들이 많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오바마가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미국의 사과를 요구하는 일본은 먼저 한국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히로시마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바마, 무고한 시민 살해 사과해야… 日, 사과했어야… 한국인 이중피해”

    “오바마, 무고한 시민 살해 사과해야… 日, 사과했어야… 한국인 이중피해”

    “우리(히로시마 사람)는 그래도 사죄를 기대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원자폭탄을 사용해 무고한 시민까지 살해한 것을 사과하고, 다시는 원자폭탄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히라오카 다카시(88) 전 히로시마시 시장은 “원폭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진정으로 추모하고 이번 방문을 핵 없는 세계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사과가 있어야 한다”면서 “오바마가 마지막 정치무대를 장식하는 계기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에 (원폭 투하) 사죄를 요구하기에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서 “일본이 먼저 국제법을 어기고 기습 전쟁을 도발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이웃나라에 피해를 준 것을 사죄하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했고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에 가서 헌화하고 사과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전쟁을 도발한) 가해자이면서 (원폭) 피해자라는 양면성이 있다면서 “피해를 당했다고만 말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피폭자는 일본과 미국의 이중 피해자”라면서 “승전국 미국의 핵에 대한 언론 통제와 일본의 외국인 차별로 인해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치료와 원호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해 한국에 확실하게 사죄하지 못했다”면서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를 배상할 때 화해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이 강제성을 부인하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7년 재임 중에 한국인위령비를 평화공원으로 옮기도록 결정한 주인공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우린 오바마 사죄 요구하지 않겠다 日총리가 먼저 하와이서 사죄해야”

    “우린 오바마 사죄 요구하지 않겠다 日총리가 먼저 하와이서 사죄해야”

    “우리(한국인 피폭자)들은 (핵폭탄 투하에 대해) 오바마의 사죄를 요구하지 않겠다. 원폭이 사라져야겠지만 우리는 일본 사람들과는 생각이 다르다. 광복 뒤에는 미국(원자탄)이 있었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 전에 일본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을 먼저 찾아가서 사죄했어야 했다.” 피폭자 이종근(88)씨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의 원폭 피해에 대해 정확히 알아주었으면 하고 평화공원 내 한국인위령비에도 와 주었으면 좋겠지만 사과를 요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인 이씨는 16세 때 폭심지에서 1.8㎞쯤 떨어진 곳에서 피폭됐다. 1945년 8월 6일 아침 8시 15분이었다. 그날 그는 전차를 타고 가다 시내의 서쪽 외곽 고진바시에서 내렸고, 시내 쪽으로 더 달리던 전차에 타고 있던 친구는 폭사했다. 운 좋게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부상이 회복됐지만 시내 공장에 일하러 갔던 두 살 터울 누나(이동녀)는 다시 볼 수 없었다. 지금도 그는 평화공원에 오면 빼놓지 않고 한국인위령비와 함께 무연고 유골들을 모셔 놓은 공양탑에 가서 기도를 드린다. 행여 누나의 시신이 이곳에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그의 가장 큰일은 피폭 증언이다.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원폭자료관에 가서 수학여행 오는 일본 학생들에게 경험을 전하고 대화를 나눈다. 23일에도 이씨는 강연장에서 야마구치현 고신초 6학년생들에게 강연을 했다. “나는 일본인이 아니다. 일본인이 아닌 내가 왜 히로시마에서 피폭됐을까”라면서 강연이 시작됐다.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화, 강제징용 등 한국인 피폭자들의 역정과 핵무기의 처참함 등을 알리고 있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선물 안 받아줘 앙심”… 日아이돌 피습

    “선물 안 받아줘 앙심”… 日아이돌 피습

    여성 아이돌 가수가 행사장 앞에서 남성 팬의 무차별적인 흉기 공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사건을 두고 일본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대학생으로서 학업과 가수 및 연기자 활동을 병행해 온 도미타 마유(20)는 지난 21일 오후 5시쯤 도쿄 고가네이시의 한 라이브 공연장이 있는 건물 부지 안에서 27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과 가슴 등 20곳 이상을 찔렸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경찰에서 “(도미타에게) 선물을 보냈으나 되돌아왔다. (사건) 현장에서 이에 대해 물었으나 애매한 답변을 해 화가 나서 몇 번이고 찔렀다”며 “죽일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고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피해자 도미타는 유명 스타는 아니지만 ‘시크릿 걸스’라는 그룹에서 활동하며 라이브 콘서트, 뮤지컬 공연 등을 해 왔다. 최근에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려는 꿈도 키워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 이전에 도미타는 “블로그나 트위터에 집요하게 글을 올리고 있다”며 경찰서에 용의자의 이름을 알리고 상담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용의자는 도미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물을 받아 주지 않은 데 대한 분노를 담은 글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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