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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자에 ‘동맹을 더 위대하게’ 황금색 글귀…트럼프·아베, 48시간 동안 4끼 함께 식사

    모자에 ‘동맹을 더 위대하게’ 황금색 글귀…트럼프·아베, 48시간 동안 4끼 함께 식사

    ‘도널드&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란히 서명한 흰색 골프 모자에는 황금색으로 두 정상의 이름이 수놓여 있었다. 이름 밑에는 ‘동맹을 더 위대하게’(Make Alliance Even Greater)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5일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첫날 일본은 미·일 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하기 위해 최고의 ‘오모테나시’(극진한 환대)를 펼쳤다.●트럼프 “지금보다 日과 가까운 적 없어” NHK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생중계했다. 일본 경시청은 2박 3일간의 순방에 역대 최대 규모인 2만 1000명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방일 때보다 5000명 늘어난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일정을 생중계하는 등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이제 곧 착륙한다. 훌륭한 우리 군을 어서 만나고 싶다”는 트윗을 올린 뒤 요코타 기지에서의 미군들의 모습, 아베 총리와의 골프 라운딩 장면 등을 연달아 올렸다.●햄버거 점심… 만찬은 고급 철판구이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CC)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아베 총리와 악수를 나눈 뒤 “날씨가 좋군요”라고 말했고 아베 총리도 영어로 “최고의 날씨네요”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두 정상은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로 점심을 먹었다. NHK에 따르면 이날 라운딩에 동행한 세계랭킹 4위의 일본인 골퍼 마쓰야마 히데키를 포함해 3명 모두 골프 스코어는 따로 기록하지 않았으며, 양국 정상은 대북 대응과 무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백악관 고위 관리가 밝혔다. 골프 뒤 양국 정상은 도쿄 긴자의 고급 철판구이 요리점 ‘긴자우카이테이’에서 와규 스테이크와 새우 요리를 먹으며 비공식 만찬을 즐겼다. 이곳의 저녁 코스요리 중 가장 비싼 스페셜 코스가 1인당 2만 9160엔(약 28만 5000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기자들에게 “지금보다 우리가 일본과 더 가까웠던 적은 없었을 것”이라며 “나와 아베는 서로를 좋아하고 두 나라도 서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별실에서 트럼프 대통령, 아베 총리 부부와 통역이 동석했고 다른 방에서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 이마이 다카야 총리정무비서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함께 식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이번 순방에서 4끼의 식사를 함께한다. ●“트럼프, 北미사일 왜 격추 안했나 물어” 한편 이날 교도통신은 북한이 지난 8월 29일과 9월 15일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이 군사적 맞대응을 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자국의 상공을 미사일이 통과했는데도 왜 쏘아 떨어뜨리지 않았나”, “무사의 나라인데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美·日 찰떡’ 과시…北엔 군사옵션 압박, 中엔 적극 역할 주문

    ‘美·日 찰떡’ 과시…北엔 군사옵션 압박, 中엔 적극 역할 주문

    12일간의 아시아 순방 첫 도착지에서, 첫마디는 북에 대한 경고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전 정부와는 “다른 접근법”을 강조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 의지를 밝힌 것이다. 강한 대북 압박과 긴밀한 미·일 동맹이란 일치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첫날인 5일 극진한 환대를 통해 화답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중국에 대한 경고란 함의도 갖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도착 직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전한 핵심 메시지가 “북한 문제 해결 논의가 순방국 지도자들과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흘 후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의 시진핑 정부에 주는 메시지이기도 한 셈이다.이날 미·일 두 정상의 골프 회동과 비공개 만찬에서도 북한 문제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앞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군사적인 압박 강화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6일 정상회담 뒤 예정된 요코다 메구미 부모 등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과의 만남도 북한 정권의 비인도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자연스럽게 전하게 될 전망이다. 대북 문제 공조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일 공조 입장도 짚고 넘어가면서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 줄 계획이다. 중·일 영토분쟁지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재확인, 남중국해 통항 자유를 포함한 아베 총리가 주창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입장 공유 등을 천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요코다 기지 연설에서 “인도·태평양에서 자유로운 활동은 많은 미국민의 희생을 통해 이뤄진 것이며 이를 지켜낼 것”이란 발언도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한 강한 견제와 경고를 담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의 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략보다는 양자 관계 및 경제적 실리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해양 진출 확대 및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기지화 진전 등 ‘발등의 불’이 커지자 이번 순방에서 일본 및 동남아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에 비중을 뒀다. 이런 급박한 안보 현안 속에서 트럼프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는 무역 역조 해소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순방 목적을 수면 밑으로 잠수시켰다. 지난해 미국의 대일 무역 역조는 689억달러로 한국의 두 배 이상이지만, 갈등 요인을 부각시키지 않겠다는 자세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붙들고 있는 아베 정부를 배려하면서 완벽한 양국 공조의 연출에도 동의한 셈이다. 또 “일본과의 동맹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번영의 주춧돌(코너스톤)”임을 부각시키면서 일본이 아시아정책의 중심에 있음도 강조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일본은 이번 순방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주시하며 우려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급속한 접근에 따른 일본의 전략적 활동 공간 축소 우려가 적지 않다. 공산당 대회에서 국내 현안을 마무리해 여유를 얻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안보팀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미·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7일 오전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트럼프 日도착…김정은에 ‘경고장’

    트럼프 日도착…김정은에 ‘경고장’

    “北주민 근면·따뜻” 정권과 분리…亞순방 중 푸틴과 별도 회담 시사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첫 방문국인 일본에 도착해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경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용기로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서 도착, 2000여명의 미군 장병들 앞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 문제 해결이 이번 순방의 핵심 의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장비뿐 아니라 우리 장병들은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어떤 국가, 어떤 독재자, 어떤 체제도 미국의 결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간혹 그들(독재자들)은 우리를 과소평가했고 이는 그들에게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며 “우리는 결코 지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기죽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 “십수 년에 걸쳐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고 표현하며 “일본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 줘서 고맙다”고 병사들을 격려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도쿄로 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등 아시아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NHK와 AP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지난 25년은 완전히 나약했다”면서 “우리는 아주 많이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한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는 우리나라와 세계의 큰 문제”라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도 곧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 문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움을 원한다,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 예상된다”면서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가질 것임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주민에 대해서는 “그들은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근면하며 따뜻하다”면서 김정은 정권과는 분리해서 언급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의 과한 선심?… 이방카 여성기금에 57억엔 지원

    한·일 위안부 합의 10억엔과 대조적 아베, 트럼프와 골프회동으로 첫 일정 對北 핵·미사일 긴밀한 공조체제 과시 일본은 지금 ‘이방카 선풍’이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그의 장녀 이방카가 ‘국제여성회의(WAW) 2017’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 도쿄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일 우호 무드가 최고조에 달하는 모습이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별도로 일본만 방문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방카 백악관 선임 고문이 설립에 관여한 ‘여성기업가 지원 기금’에 57억엔(약 564억원)을 지원한다. 이방카 고문이 주도한 기금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세계에서 여성 활약의 기치를 높이 들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해 갈 것을 결의한다”며 “세계의 여성들이 일어서면 빈곤을 비롯해 세계의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강조하며 2014년부터 매년 세계 여성 리더들을 초청, ‘국제여성회의’를 개최해 왔다. 일본의 거금 출연은 전쟁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는 마지못해 10억엔을 낸 것과 크게 비교된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메시지를 편지로 전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는 “(위안부 합의로) 10억엔을 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일본은 5일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특별한 동맹관계의 부각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동 대응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함께 골프 회동으로 방일 일정을 시작한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토요일이긴 하지만 이 같은 일정은 개인적 친분과 두 나라의 각별한 밀월 관계를 대내외에 드러내려는 아베 정부의 공들인 ‘연출’이기도 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의 골프 경기가 열릴 예정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두 정상의 골프 회동, 스테이크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일본 소고기 와규와 전복 스테이크 비공식 만찬, 일왕의 접견 등 트럼프의 일본 일정은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돋보이게 한다. 일·중 영토분쟁지인 센카쿠열도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재확인, 남중국해 통항 자유를 포함한 아베 총리가 주창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공유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되고 있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측에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의 개시 요구 등은 물밑에서 실무진 간 논의와 협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번 회담에서는 갈등을 표면에 노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붙들고 있는 아베 정부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배려이면서 완벽한 공조에 대한 연출에 동의한 셈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인사]

    ■농림축산식품부 ◇실장급 승진△차관보 김종훈◇국장급 전보△농업정책국 식량정책관 김인중 ■인사혁신처 ◇실장급 전보△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김혜순◇국장급 전보△기획조정관 정만석△윤리복무국장 하태욱 ■한국고전번역원 △경영지원본부 운영지원실장 겸 고전정보센터장 백한기△고전번역교육원 교무행정실장 최태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승진△동남지역본부장 이석우△경영혁신실장 이언성△사업관리지원실장 김진수 ■매경미디어그룹 ◇승진 <매일경제신문>△광고국 광고관리부장대우 김장회△편성기획부 부장대우 석정혁△홍보부 부장대우 서주영△신규사업부 부장 이민호△건설본부 부장대우 최봉욱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 안호상 ■보령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전무 이선욱△의원영업본부장 상무 정웅제
  •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동북아 정세를 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시작된다. 3일 하와이를 거쳐 5일 일본을 시작으로 14일까지 한국·중국·베트남·필리핀 등을 찾는다. “역대 미 대통령으로는 26년 만에 가장 긴 12일간의 아시아 방문 일정이며, 아시아 5개국 방문도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백악관은 소개했다.●인도 포함 美·日 공동 외교전략 조율 이번 순방은 세계 외교·안보·정치·경제 등 다방면에서 근래 최대 이벤트로 주목받아 왔다. “동북아 지형은 트럼프 순방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중국은 그간 여러 갈등과 충돌을 이번 순방 이후로 미뤄 왔다. 최근 19차 당대회를 치른 중국이 충돌을 피해 온 측면이 크다. 북핵부터 남중국해 문제까지, 이 모든 것을 꿰는 수단이 될 무역·금융상의 갈등,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까지 이번 순방이 그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2일 일본과 중국 언론에 느닷없이 등장한 ‘인도’는 이 이벤트를 관통할 분위기를 예감하게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오는 6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논의하고, 이를 미·일 공동의 외교전략으로 표명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는 “남·동 중국해를 비롯한 동북아의 패권 확대뿐 아니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진단했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인도·태평양’ 개념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이 내해(內海)로 만들려 하는 남중국해는 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내기 위한 시발점이고, 전초기지로 여겨져 왔다. 최근 중국이 특별히 남중국해에 온갖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을 못 본 체해 온 미국이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첫 방문지 일본에서의 결과물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이다. ●시, 김정은에 축전… 북핵문제 달라질 듯 반면 중국은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 명의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중국 역시 트럼프와의 대면을 앞두고 포석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 집권 2기의 북·중 관계와 북핵 문제는 기존 모습과 달라질 것”이라는 학자들의 전망이 현실화되는 신호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을 ‘북핵 해결’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백악관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결의를 강화하고,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우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미·중 담판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서도 “중국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과의 ‘빅딜’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어느 수준까지는 화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진핑 주석에게 최대 목표는 자신의 ‘신형 국제 관계’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시 주석은 자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경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세계 공동 번영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목표 때문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장면을 최대한 연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하고 있다. 한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전에 봉합한 것에는 ‘대국’의 이미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시 ‘국제관계 윤곽’ 가시화가 최대 목표 미·중 관계가 순방 결산 시점에서 ‘봉합’으로 정리될 수 있을지 전망은 엇갈린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무역에 초첨을 둔 파편적인 것이었다”면서 “종합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역’을 매개로 일정 부분 봉합의 모양새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방중단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웨스팅하우스 등 40여개 미국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의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준비해 간 선물 보따리를 풀지 않았다. 대규모 투자·구매계약 등 선물 보따리의 크기와 내용에 따라 외형적인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간 거래에 북핵까지 딸려 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베이징대 김동길 교수는 “중국이 한국을 미·중 관계의 수단이나 매개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대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4번째… 아베 정부 출범, ‘전쟁 가능한 日’ 개헌 가속

    4번째… 아베 정부 출범, ‘전쟁 가능한 日’ 개헌 가속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한 현 각료들을 다시 기용하면서 4차 내각을 발족, 출범시켰다.중의원을 해산하고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한 아베 총리는 앞서 이날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제98대 총리로 선출됐다. 그의 총리직 선출은 2006년 6월 9월, 2012년 12월, 2014년 12월에 이어 네 번째다. 새 내각 발족으로 아베 총리는 “정치적 사명”이라고 강조해 온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3일 헌법기념일에 “자위대 존재 근거를 헌법에 명기해 2020년 시행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는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 호소다 히로유키 전 총무회장을 내정했다. 호소다 전 총무회장은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 회장이라는 점에서 자신과 교감하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인물을 통해 개헌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과 관련된 구체적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으며 (지난 5월에 앞서 밝힌) 2020년 시행 등의 구상은 하나의 예를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소다 전 총무회장은 조만간 헌법개정추진본부 전체회의를 열어 개헌 추진 일정과 개헌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의회를 해산한 뒤 네 번째 아베 정부를 출범시킴에 따라 그는 최장기 집권도 바라보게 됐다. 아베 총리의 재임 일수는 1차 내각을 포함해 2138일로, 사토 에이사쿠(2798일), 요시다 시게루(2616일) 등 두 전 총리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국 주도권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경우 전후 최장수 총리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일왕 방한, 한·일 관계 돌파구 될 것”

    “일왕 방한, 한·일 관계 돌파구 될 것”

    “文, 과거사, 미래지향적 발전에 걸림돌 돼서는 안 된다 강조이수훈(63) 신임 주일대사는 아키히토 일왕의 한국 방문이 성사되면 소원해진 한·일 관계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 대사는 31일 일본 도착 직후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왕의 방문이 실현된다면 한·일 관계의 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국무총리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대통령도 (방문이) 실현되면 한·일 관계에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지난 25일 부임 전 기자회견에서도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한·일 관계를 녹이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 꼭 일어났으면(성사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사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을 조화시켜 달라고 했다”며 “과거사 문제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씀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해 “한·일 합의가 있지만 (외교부의 위안부 태스크포스가) 이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으니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일본과 달리 한국은 대화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압박을 최대한 가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둬야 한다고 돼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부는 유엔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미·일이 원활히 소통하며 (대응을) 조절하고 있다”며 “북핵 대응 협력에서 한·일 양국이든, 한·미·일 3국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등을 지낸 학자 출신으로,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일본과는 2015년에 게이오대에서 초빙교수를 지낸 인연이 있다. 이 대사는 “지난 수년간 한·일 관계가 어려웠지만 (새 정부 들어) 정상회담도 몇 번이나 있었고 양국 간 고위급 교류도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 관계가 한층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실질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과 일본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동북아 지역 전체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루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센카쿠 열도 코앞에 ‘일본판 해병대’배치

    센카쿠 열도 코앞에 ‘일본판 해병대’배치

    일본의 해병대 격인 육상자위대 산하 수륙기동단이 오키나와에 배치된다. 중국 대륙을 마주하고 있는 동중국해 일대의 방위 역량을 높이고, 일본 열도 남단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군 해병대의 전력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3월 창설되는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을 일본 본토 이외에 오키나와에도 배치할 계획이다. 아사히신문은 31일 일본 방위성과 미 국방부가 오키나와에 배치되는 수륙기동단이 미군 기지를 공동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섬 상륙·탈환 등 수행… 中 견제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와 인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방어력 강화를 위한 기동성이 제고되는 등 중국 견제가 더 힘을 받게 됐다. 또 2015년 안보법제 개정에 따른 집단자위권 발동 등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연합 대응 등이 더 긴밀해질 수 있게 됐다. 새로 창설되는 수륙기동단의 배치는 센카쿠열도 영유권 및 방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한 의지의 발신이라는 점도 있다. 현시적으로 센카쿠열도와 근접해 중국군의 움직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난세이제도에 돌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위대의 조기 대응도 더 쉬워진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3월 육상자위대에 21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을 우선 신설할 예정이다. 방위성은 당초 해당 부대를 나가사키현 아이노우라 주둔지를 비롯해 규슈 지역에 두기로 했지만 2020년대 전반기 오키나와의 미 해병대 기지인 캠프 한센에도 배치할 방침이다. 아이노우라 주둔지에는 2개 수륙기동연대를 두고, 오키나와에는 향후 발족 예정인 세 번째 수륙기동연대를 600명 규모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에는 주일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 일부가 괌으로 이전한 이후가 된다. 미 해병대의 공백을 자위대 수륙기동단이 메우게 되는 셈이다. ●주일미군 일부 괌 이전과 맞물려 진행 미 해병대는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병력 9000여명 가운데 4000여명을 2020년대 전반기 괌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앞서 미·일 양국은 지난 8월 외교·국방 장관협의회(2+2)를 열고 난세이제도를 포함한 자위대 태세를 강화하고 미군기지의 공동 사용을 촉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일 양국은 2012년에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중 9000명을 외국으로 이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오키나와 미군기지 부담 경감과 억지력 유지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주일미군 재편 로드맵을 세우기도 했다. 수륙기동단은 미 해병대를 모델로 한 것으로, ‘일본판 해병대’로도 불린다. 수륙기동단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낙도가 침범을 당할 경우 전투기와 호위함 등의 지원을 받으며 AAV7 수륙양용차와 보트 등을 이용해 섬에 상륙, 탈환 작전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 오키나와 지역에서는 수륙기동단의 지역 배치가 미군기지 부담 경감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이동 배치 계획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중 관계 복원] 사드보복 사과 없는 정상화… 中, 동반자 관계 맞는 대우해야

    [한·중 관계 복원] 사드보복 사과 없는 정상화… 中, 동반자 관계 맞는 대우해야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한 것을 환영하는 가운데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우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한·미·일 3국 간의 안보협력이 3국 간의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일 3국 안보 및 방위협력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억지력과 방위력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양 정상은 기존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강 장관의 발언과 병립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굳이 그 같은 내용을 명시적으로 장관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한때 사드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에 각각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비쳤던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미국 싱크탱크의 한 전문가는 31일 “강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도발 여부에 따라 한·중 관계를 다시 얼어붙게 할 수 있는 ‘계약서’가 될 수 있다”면서 “북핵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첨단 전략자산 배치 등을 이유로 다시 한국과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미·일 3국 간 군사동맹 부분은 좀 애매하게 처리하는 게 나을 뻔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벌써부터 이 같은 발언이 한·미·일 공조의 틈을 만들고,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표정이다. 일본의 한 외교 관계자도 이날 “중국이 한·미·일 3각 연대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흔들어 대고 있다”며 북한 문제 등에 대해 한·중 두 나라의 공감대와 협력의 면이 커지지 않을까 경계했다. 또 한편으로는 양국 협의문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항의의 흔적도 남기지 않은 데 관한 불만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협의문은 이번 갈등이 오로지 한국의 문제로 빚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도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의 태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한국은 120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태도는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를 잘 살펴 실사구시의 자세로 정책을 펴라”고 훈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중국판 우버, 내년 일본 상륙한다

    공유경제 잇단 진출… 日‘ 긴장’ 세계적 차량 공유 서비스의 하나인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내년 봄부터 도쿄에서 배차 앱을 사용한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알리바바의 전자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와 공유 자전거 서비스업체인 모바이크, 숙박 공유 및 온라인 여행서비스업인 투지아 등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 등 정보기술(IT) 기반 중국 서비스업의 잇단 상륙에 일본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손을 놓고 있다가 중국 등 신흥국 기업들에 IT 기반 각종 서비스업의 선수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디디추싱은 일본 내 서비스 진출을 위해 일본 최대 택시회사 중 하나인 다이이치 교통산업과 손을 잡았다. 다이이치가 운행 중인 8700대의 택시 중 우선 500대에 디디추싱 서비스를 제공한 뒤 점차 늘려 가기로 했다. 이들 두 회사는 일단 급증세를 보이는 방일 중국 관광객들이 중국에서 써 온 디디추싱 서비스의 일본 내 이용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디디추싱이 도쿄뿐 아니라 일본 내 다른 지역 택시회사와 연계해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일본 내 차량 공유 서비스의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업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디디추싱과 미국 우버가 일본 시장을 놓고 한바탕 뜨거운 각축전도 벌이게 됐다. 디디추싱뿐만 아니라 중국의 IT 기반 공유 서비스업의 일본 진출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8월 말 홋카이도 삿포로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자전거 공유 서비스업체인 모바이크는 일본 내 서비스 지역을 10곳 정도로 늘릴 방침이다. 중국의 또 다른 자전거공유 업체인 오포(ofo) 역시 지난 9월부터 일본에 진출했다. 오포는 알리페이를 일본에 진출시킨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일본 NTT 도코모는 자회사인 ‘도코모 자전거 공유’로 뒤쫓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을 배경으로 한 모바이크와 오포 두 중국 업체의 2파전에 처지는 형국이다. 닛케이는 이날 “중국 기업의 성장이 일본의 공유 경제를 바꿀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 교토, 윤동주 마지막 흔적을 기억하다

    日 교토, 윤동주 마지막 흔적을 기억하다

    “일본 시민 1만 6000여명의 건설 탄원, 900여명의 550만엔(약 5543만원) 모금, 기념비 설립을 위한 12년 동안의 지자체 설득….”회사원, 가정주부, 자영업자 등 평범한 일본 시민들의 노력으로 교토의 시골 마을인 우지시에 시인 윤동주를 기리는 기념 시비가 섰다. 교도 우지시 시민들이 중심이 된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건립위원회)는 지난 28일 우지천 신핫코바시 기슭에 ‘기억과 화해의 비’라는 이름으로 윤동주의 시를 적어 넣은 기념 시비를 제막했다. 그의 시가 적힌 기념비는 교토부 내에만 도시샤대와 교토조형대 등 2곳에 있지만, 일본 대학 캠퍼스 밖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설립된 기념비는 가로 120㎝, 세로 175㎝, 폭 80㎝의 크기로, 한반도와 일본의 화강암 2개로 만들어졌으며, 윤 시인이 1941년 모교 연희전문학교의 학우회지 ‘문우’에 발표한 시 ‘새로운 길’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새겨졌다. 우지시는 윤 시인의 마지막 사진이 촬영된 장소다. 도시샤대에 재학 중이던 윤 시인은 1943년 6월 대학 친구들과 함께 송별회를 가진 뒤 우지천 아마가세쓰리바시라는 다리 위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윤 시인은 사진 촬영 한 달 뒤인 1943년 조선문화와 민족의식 고양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며, 수감 중인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졌다. 윤 시인과 그의 시를 좋아하는 일본 시민들은 그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는 우지시에 기념 시비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를 거부해 온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12년 동안 직접 사료를 찾고 발품을 팔아 윤 시인과 우지시의 인연을 잇는 조사를 진행해 왔다. 2005년 건립위원회 발족을 주도하고 사무국장을 맡아 기념비 건립에 앞장선 곤타니 노부코 등은 “지난 12년 동안 시민들이 함께 윤 시인의 흔적을 조사하고, 시 낭독회를 함께 열고, 그의 삶을 담은 연극을 공연하면서 윤동주 시인과 그의 삶에 대해 더 많이 공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위안부 법적 책임자 처벌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조사와 함께 법적 책임이 있는 실행자 처벌을 유엔인권이사회에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OHCHR이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일본의 인권 상황 심사용 기초자료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을 명기했다고 28일 전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다음달 14일 일본의 인권 상황을 심사하는 실무회의를 열고 다음달 말까지 권고문을 작성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노예 관행’이라고 언급하면서, 이에 대해 법적 책임이 있다고 보고 실행자 소추와 처벌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완전하고 실효성 있는 구제와 보상을 통해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법적·행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중학교 교과서에서 위안부 기술이 삭제되고 국민의 알권리가 손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인권이사회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갖고 있지 않지만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준거를 제공하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일본 ‘분담금 지연 압박’ 통했나…위안부 기록 세계유산 등재 보류

    심사제도 변경…향후 5년간 채택 불가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올해 무산되면서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가 한국과 중국 등 8개국 시민단체가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 결정을 보류하기로 해 올해 등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내년부터 새로운 제도가 적용되게 됨에 따라 내년 10월 말을 기점으로 최소 4년 동안 등재가 어렵게 된다. 27일 NHK,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IAC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뤄진 비공개 회의에서 한·중 등이 신청한 위안부 자료 2건에 대해 논의한 결과, “관계국들 간 대화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류 여부에 대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안부 자료의 등재 결정 보류가 거의 확실하다. 유네스코는 내년부터 세계기록유산의 등재와 관련, 관계국들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심사를 보류하기로 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새 제도는 “당사국들 간 대화를 촉구하며, 그래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심사를 최장 4년 동안 보류한다”는 내용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새 제도가 적용되는 내년에 위안부 자료의 등재 신청을 하더라도, 일본의 반대가 있다면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내년부터 4년 동안 불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등재 무산이 최종 결정되면, 올해를 포함해 내년부터 새로 5년 동안은 등재가 불가능한 셈이다. IAC는 “전문가의 심사가 나오지 않았다”, “정치적 대립이 있다” 등의 이유로 심사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일본 정부가 펼친 외교 노력의 승리에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중 등의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5월 신청한 위안부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은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세계기록유산의 새 심사제도가 통과되도록 압력을 넣어 왔다. 일본이 추진한 ‘개혁안’은 유네스코에서 결국 채택됐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대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지급하는 국가로, 그동안 유네스코가 자국에 불리한 결정을 할 때마다 분담금 지급을 연기하며 압력을 가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日 도쿄올림픽 금메달 속성재배 작전

    최소 金 20~30개 획득 세계 3위 목표 2020년 도쿄올림픽이 3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정부가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늘리기 위한 또 하나의 ‘작전’에 돌입했다. ‘재팬 라이징 스타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이 계획은 세계적으로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일부 종목에 대한 꿈나무 발굴과 지원 계획이다. 단기간에 선수 육성과 메달 도전이 가능한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로 메달을 얻겠다는 시도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일본 열도 전역에서 13~18세 예비 후보들에 대한 선발이 진행되고 있다. 선발 대상은 다이빙, 역도, 여자 소프트볼, 여성 7인제 럭비, 보트, 핸드볼, 자전거 등 7종목이다. 일본 체육협회가 주관한 12개 항목의 후보 평가 내용을 보면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를 대략 짐작하게 한다. “왜 하필 7개 종목인가?”라는 질문에 일본체육협회는 “메달 종목의 저변을 넓히고, 단기간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본이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이 일부 종목에 집중돼 있어 종목을 넓히지 않고서는 메달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이 하계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모두 142개, 90% 가까이는 유도, 레슬링, 체조, 수영에 집중돼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3위 성적을 목표로 하는 일본은 최소 20~30개가량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종목에서 재능을 발휘할 만한 선수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메달 박스”이자 “장기 분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인기 종목에서 기량을 다져온 청소년 선수들이 종목 변경을 통해 이들 7개 분야로 끌어와 조기에 숙성시키겠다는 것도 주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3년 전 체조에서 다이빙으로 전향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26세의 쇼타 히사나가 선수가 하나의 시범 사례다. 쇼타 선수는 체조 국가대표였지만 선수층이 두껍고 경쟁이 심해 올림픽 참가도 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그 뒤 다이빙으로 전향해 체조에서 닦은 기량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닦아 온 “공중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 다이빙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NHK는 “일본수영연맹이 다이빙 분야에서 1000명의 지원자 가운데 7명의 후보를 선발했다”고 최근 전했다. 이들 가운데 쇼타 선수처럼 체조에서 전향한 청소년들도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스즈키 다이치 스포츠청 청장은 “다양한 경기 분야의 선수들을 선수층이 얕은 종목으로 옮겨 오게 하는 일을 제대로만 뒷받침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빛바랜 을지로 조명거리, 다시 빛난다

    빛바랜 을지로 조명거리, 다시 빛난다

    낙후된 도심을 밝히는 빛의 향연이 을지로 3·4가 일대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펼쳐진다.서울 중구는 서울디자인재단과 공동으로 다음달 1일부터 5일 동안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7’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1980년대까지 조명 산업의 중심지로 호황을 누렸던 을지로 조명 상권에는 값싼 중국산 조명의 유입, 인터넷 발달 등의 영향으로 현재 200여개 매장만 남았다. 이번 행사는 쇠락의 길을 걸어온 을지로 조명 거리를 재도약시키기 위한 축제 한마당이다. 개막식은 1일 오후 6시 30분 DDP 어울림마당에서 열린다. 가로 16m, 세로 9.5m 규모의 메인 조명과 함께 참가자에게 배부된 발광다이오드(LED) 팔찌를 밝히는 점등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메인 조명은 51개의 액체저장탱크를 활용해 제작됐다. 올해 라이트웨이의 주제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이다. 쓸모없어진 것을 잘살려 유용하게 만든다는 뜻이 담겼다. 각양각색의 재료와 기법으로 만들어진 조명을 어울림광장 ‘주제 조명’ 부스에서 선보인다. 을지로 디자인·예술 프로젝트 5팀, 대학교 5팀, 창작그룹 30팀 등 모두 40개 팀이 해마다 참여하고 있다. 9개 을지로 조명 점포가 참가하는 ‘조명 상품 디자인 페어’는 점포별 대표 조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BY을지로’는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디자이너인 이석우씨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국내 디자이너 8명과 을지로 조명 상인이 1대1로 짝지어 독창적인 조명 상품을 개발했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DDP와 을지로 대림상가에 쇼룸을 마련해 전시·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디자인 전시회인 ‘메종 오브제’ 등에도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관람 현장에서 조명을 구매할 수도 있다. 축제 기간 을지로 조명 점포 제품은 30% 할인된다. 전시 외에도 을지로 청년 예술가가 진행하는 골목투어 및 체험 프로그램인 ‘을지로, 달빛유람’이 축제 전 기간 오후 7시에 진행된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을지로 조명 제품을 시민들에게 알려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 “을지로 조명 사업이 유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형 도심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선거의 왕자’ 아베, 희망의 당에 추파… 개헌 연대 드라이브

    ‘선거의 왕자’ 아베, 희망의 당에 추파… 개헌 연대 드라이브

    자민당 284석…공명당과 313석 재적 과반·개헌 발의선도 넘어“국민 이해·여야 합의 노력할 것”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회 해산이란 승부수를 던져 위기에 빠졌던 집권 자민당과 자신을 기사회생시켰다. 올 초부터 내내 학원 스캔들로 휘청거렸고, 지지율 하락과 리더십 위기를 맞았던 그는 선거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을 움켜쥐면서 전후 최장기 집권한 총리 자리까지도 넘보며 다시 정국의 중심에 섰다. 승리한 아베 신조 총리는 23일 가진 ‘총선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개헌 추진을 “이번 선거에서 당의 공약에 포함돼 있다”면서 “국민 이해와 여야에 관계없이 폭넓은 합의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헌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2020년 시행 목표라는 스케줄을 정하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 검토와 논의를 진행한 뒤 국회 헌법심사회에 제안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개헌에 우호적인 ‘희망의 당’에 추파를 보내며 정계 개편도 모색하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전날 여권 압승이 예상된다는 출구조사가 나온 직후 TBS 방송에 나와 “‘희망의 당’ 여러분은 헌법 개정에 긍정적이다. 건설적인 논의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띄웠다. 개헌에 우호적인 보수 정당인 희망의 당과 개헌을 공통분모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제안을 앞세우며, 흔들리는 희망의 당에서 이탈자도 겨냥하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에서 개헌 지지세력은 야권을 포함해 전체 중의원 의석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아베 총리는 개헌을 지지하는 야권 세력과의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개헌 지지세력 의석 80% 차지 이날 NHK의 선거 결과 집계에 따르면 자민당은 284석을 얻어 재적 과반수(233석)를 훌쩍 넘는 절대안정 의석을 확보했고,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313석을 기록해 개헌 발의선 310석을 넘어서며 헌법 개정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런 결과는 아베 총리와 선거 직전 내각 지지율이 30%대까지 내려앉으며 내각에 대한 국민 전반의 불신감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나온 결과이다. 22일 지지통신의 출구조사에서도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44%인데 비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나 됐다. 그래서 선거 공학적인 측면에서 야당을 압도한 아베 총리의 돌파력과 전략이 돋보인다. 선거 직전 아사히신문 등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30%대까지 내려앉았던 상황에서 압승을 이끌어 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총선을 시작으로 2014년 12월 총선, 2013·2016년 7월 참의원 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5연승을 기록했다.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자리에 올라 지휘봉을 쥔 뒤 실시된 선거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선거의 왕자’임을 다시 과시한 셈이다. 이번 선거에 앞선 아베 총리의 국회 해산 시점도 절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안보 불안이 확산되면서 2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던 지난달 말이었다. 때맞춘 아베 총리의 해산 결정은 야권 분열을 유도했다. 당시 인기가 상승하면서, ‘아베의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던 보수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희망의 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고이케 지사는 보수성향 인사만 선별적으로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결정으로 진보 인사들은 입헌민주당 또는 무소속 등으로 출마해 야권 표의 분산을 가져왔다. 당초 희망의 당과 선거 공조를 추진하던 9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전국노동조합연합회(렌고)도 고이케 지사의 진보적 성향의 후보 배제 결정에 반발해 “개별 후보자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면서, 야권 표가 더욱 흩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선거전 기간 내내 안보 불안을 자극하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었고, 1명의 자민당 후보 대 여러 명의 야권 후보가 맞서는 일대다(一對多) 구도를 유도하면서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 같은 상황은 아베 총리 등 자민당 지도부가 일본 정치 구조를 적절하게 활용한 덕택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국민 신뢰를 배경으로 북한 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도쿄대의 우치야마 유 교수는 “일본 정치에서 국민들의 의사와 선거 결과가 동떨어지게 나타나는 격차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응답이 국민들의 반수 넘게 나타나지만 의회 선거 결과로는 개헌 지지 세력이 국회 정원의 3분의2를 넘는 현상이 생기는 것도 그 한 예이다. 각 선거구에서 아베 총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모리토모·가케학원 등 학원 스캔들과 연관돼 각료직이나 총리관저의 참모직에서 사임했던 아베의 측근들이 모조리 당선된 것도 이 같은 아베 총리의 전략, 정치 구도의 적절한 활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가케학원에서 헌금을 받은 것이 드러났던 시모무라 하쿠분 전 의원, 가케학원을 위해 아베 총리를 대신해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아온 ‘아베의 분신’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도 선거에서 생환했다. 방위상 재임 시절 학원스캔들과 관련된 사실이 밝혀졌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다 자리에서 물러났던 ‘아베의 여자 아바타’ 이나다 도모미 전 의원도 다시 배지를 달았다. ●10대 유권자 보수화… 40% 자민당 지지 한편 이번 선거에서 올해 처음 선거를 한 10대 유권자 가운데 집권 자민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일본 젊은층들의 보수화 경향이 드러났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18~19세 유권자 가운데 자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은 39.9%로 전체 평균인 36.0%보다 높았다. 반면 자유주의적 성향인 입헌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대답은 전 연령대 평균(14%)의 절반인 7.0%에 그쳤다.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이 60대(17.8%)와 70대(16.7%)에서 가장 높았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일본의 젊은이 가운데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충실히 과거사를 배워온 주변국 젊은이들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대승리를 축하한다”고 축하 말을 건냈고,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로 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 국제적 지위 높이기 전방위 외교… 韓·中과 조정·관리 강화

    과거사 무시한 안보협력엔 한계 국제적 사안에 적극 참여할 듯 집권 자민당의 선거 승리로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축으로 한 현실적인 외교 정책도 더 힘을 받게 됐다. 국제협력의 전방위적인 확대, 한국 및 중국 등 인근 국가와의 관계 제고 등 기존의 주요 외교 정책들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집권 이래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축으로 일본의 국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 등 실용 외교를 구체화하면서 국제적인 사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선거 승리를 기반으로 아베 총리는 우선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조정 및 협력 관계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동맹 강화, 국제협력 확대 등 아베 정권의 주요 외교 정책의 3가지 축 가운데 가장 잘 안 되고 있는 부분인 주변 국가에 대한 관리 및 관계 조정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납치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물밑 접촉 강화도 전망된다. 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올해 안에 도쿄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한·일, 일·중 간 접촉과 조정이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정치를 안정화한 상황에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하겠다는 것이 아베 정권의 생각이다. 연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일본 개최 추진 구상이 일본에서는 여전히 진행형인 것도 이를 보여 준다. 장기적으로 아베 정권은 한·중과의 관계를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위원회 확대 개혁 및 일본의 진출과 연관지어 보고 있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아베 총리의 역사관 등 국수적 태도로 볼 때 한계가 명확하다. 아베 정권은 한국과의 여러 협력은 무시하면서 안보 측면에서만 주요한 파트너로 대하는 자세가 역력하다. 한편 아베 정권은 중국의 부상 속에서 힘을 쏟아 온 ‘평화와 번영의 서클’ 정책을 표방하면서 인도, 호주, 동남아시아국가 등과의 안보를 포함한 포괄적 협력 관계의 강화에도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베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략적 글로벌파트너십’을 선언하고 해상자위대는 인도양에서 미국, 인도와 합동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 또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개발도상국가들에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가치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것 모두 일본의 국제적 지위를 끌어올리고 안보를 강화하려는 노력과 맞물려 있다. 또 ‘전후사의 탈피’, ‘자랑스러운 일본의 회복’이라는 아베 정치를 이끄는 한 축을 구체화하는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北風’ 탄 아베… 2020년까지 초장기 집권 길 터

    ‘北風’ 탄 아베… 2020년까지 초장기 집권 길 터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야권의 분열과 대안 세력의 부재 그리고 북한 미사일·핵 실험의 와중에 국민적 안보 불안을 적절하게 활용한 결과다.이에 따라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계속 정국을 주도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출구 조사 결과, 특히 자민당은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최소 281석~최대 336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개헌 발의선인 재적 의원 3분의2선인 310석을 넘보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희망의 당,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유신의 당도 개헌을 지지하고 있어, 개헌 지지세력이 개헌 발의선을 넘는 것은 확정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자신이 내린 중의원 해산 결정에 따른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초장기 집권의 발판을 굳혔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직은 내년 9월 만료돼 선거를 실시해야 하지만, 아베에 대항할 당내 세력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 승리로 아베 총리는 올 초부터 자신의 발목을 잡아 오던 잇단 ‘학원 스캔들’에서 벗어나 재신임을 과시하면서 상처 난 지도력을 회복할 기회도 얻게 됐다. 학원 스캔들로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위기에 처했던 아베 총리는 북한의 도발이란 안보 불안을 활용하면서 의회 해산이란 승부수를 던져 다시 기사회생하게 됐다. 여당은 다음달 1일쯤 특별국회를 소집해 차기 총리 지명 선거를 할 예정이며 아베 총리를 다시 총리로 추대할 계획이다. 헌법 개정도 이에 따라 힘을 얻고 속도를 내게 됐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시대적 사명” “전후 70년이 지났다”면서 헌법 개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개헌을 추진해 오다 올 초 잇따라 터진 학원 스캔들 와중에 추동력을 잃고 표류해 왔다. 아베 총리는 헌법 부분 수정을 통해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부인한 현행 헌법을 고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고 국민적 반대가 많은 상황에서 개헌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해 2020년에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한편 야당은 후보자 난립 등으로 여권에 어부지리를 안기면서 지리멸렬하고 말았다. 고이케 도쿄도 지사의 희망의 당이 선거 직전인 지난달 말 출범하고 제1야당 민진당은 분열하면서 진보적 성향의 인사들이 갈라져 나와 입헌민주당을 결성, 야권 분열이 가속화된 상태였다. 야권은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30%대까지 내려앉으면서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희망의 당’은 선거전 초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았지만 고이케 지사의 잇단 실책과 대안 세력으로서의 이미지를 쌓지 못한 채 선거전략 부재 속에서 제1야당이 되는 데 실패했다. 제1야당 민진당의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는 당원들이 희망의 당 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고이케 지사는 ‘선별적 수용’을 강조해 야권 분열의 재촉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반면 고이케 지사의 보수적인 잣대의 ‘사상 검증’에 걸려 ‘희망의 당’에 출마할 수 없게 된 진보 인사들은 따로 입헌민주당을 만들어 예상외로 선전하며 제1야당 자리를 확보했다. 입헌민주당과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향후 일본 정계에서 온건 진보세력의 대표로서 입지를 넓혀 나갈 수 있게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전쟁가능’ 개헌 다가선 아베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NHK의 22일 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최대 300석~최소 253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과반인 233석은 물론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절대안전다수 의석’인 261석 확보를 넘보는 성과이다. NHK는 40만 6000명에 대한 출구조사에서 27만 3000여명의 회답을 얻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특히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이날 선거에서 최대 336석~최소 281석을 얻을 것으로 보여, 여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재적 의원의 3분의2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다. 개헌에 찬성하는 희망의 당, 유신 당 등 4당의 당선자 수를 합치면 국회에서 쉽게 개헌 발의선을 넘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추진해 오던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향한 ‘평화 헌법’의 개정 작업도 힘을 얻고 속도를 내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일단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해 2020년에 시행하는 등 단계적으로 개헌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베 내각은 지지율이 선거 직전 30%대까지 내려앉은 위기 상황이었지만, 야권 후보의 난립 등으로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2012년 말 출범해 집권 5년차를 맞고 있는 아베 정부는 조만간 새 내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재신임을 얻은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초장기 집권의 발판도 굳히는 등 전후 최장기 집권을 바라보게 됐다. 한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달 말 창당한 ‘희망의 당’은 선거전 초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았지만 고이케 지사의 잇단 실책으로 38~59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제1야당 민진당에서 갈라져 나온 에다노 유키오 대표의 입헌민주당은 진보적인 표심을 거둬들이면서 선전해 44~67석으로 제1야당이 확실시되는 등 향후 견제 역할이 주목된다. 국내 정치에서 안정을 확보한 아베 총리는 다음달 5일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및 정상회담 등을 비롯해 당분간 외교 활동에 비중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 관계 조정 및 관리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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