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사회 복귀 포용정책이 촉진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를 향한 외교적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북한이 이렇듯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치는데는 우리 정부의 ‘포용정책’이 큰 배경이 되고 있다.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로 북한의 개방·개혁 물살이 더욱 급류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개방의 길로 들어서면서 한반도 주변정세도 급변하고 있다.지금의한반도 냉전해체 작업은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느낌이다.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과 유럽국가 등도 나름대로 국익을 위해 남북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북한은 5월 중 미국,일본,영국과 관계개선을 위한 각각의 쌍무협의를 갖는다.호주와는 곧 15년 만에 국교정상화를 공식발표한다.
조심스럽게 주변상황을 관망하던 북한이 과감하게 국제사회에 손을 내밀고,해당국들이 전에 없이 호의적으로 북측이 내민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것은북한의 국제사회 복귀에 대한 국제적 분위기 성숙 때문이다.이같은 국제적분위기는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이에 대해 미국,일본,중국 등 국제사회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의정부’는 전 정권처럼 남북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우방국들의 대북 관계정상화 노력을 방해하지 않았다.“미국 등 우방들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한반도 안정과 남북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포용정책의 주요 전제며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개최결정은 북한의 경제실리외교와 국제사회 복귀노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이같은 분위기는 미사일·핵 등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앞세우며 벼랑끝 외교를 펼치던 북한을 적극적으로 실리추구를 향한 대화의 장으로 나서게 하고 있다.
북한은 이 과정 속에서 대외적 안보위협을 줄이고 경제적 실익,대외적 위상제고라는 ‘대가’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개선과 함께 중국,러시아와의 ‘전통적인 관계’,‘전략적 동반자관계’의 회복을 통해 대외 관계의 균형을 찾고 주변 국가들을 경쟁시키려는 모습도 보인다.북한은 앞으로 한반도 냉전해체의 물결 속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국제사회를 향한 ‘전방위 외교’를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기자 swlee@.
*北 개방외교 누가 이끄나.
북한 외교의 큰 틀은 김용순(金容淳)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백남순(白南淳)외무상,강석주(姜錫柱)외무성 제1부상에 의해 결정된다.
당이 주도하지만 최근 대외관계가 활발해지면서 외무성의 활동에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철저한 역할분담 속에 백남순 외무상이 공식외교활동의 전면에나서며 세계각국을 누비고 있다.
대일관계와 미수교국과의 막후 접촉은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는 김용순의 몫이다.정치적 중량급인 김비서는 전체적인 전략수립에 관여한다.‘조일우호 친선협회’고문직도 맡으면서 거물급답게 막후에서 일본 정치인들을 움직여 북·일관계개선을 진척시키고 있다.지난해 무라야마 전총리 등 일본정치인들의 방북도 그의 막후작품이다.개인적으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술자리도 함께 하는 최측근이다.한편 대미관계는 강석주(姜錫柱)외무성제1부상이 핵심역할을 한다. 93·94년 ‘핵위기’ 때부터 북·미고위급회담대표를 맡아왔다.다른 문제와 달리 대미관계를 직접 챙기는 김정일에게 주요사항은 직보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91년 9월 유엔총회에서 유엔가입 수락연설도 그가 했다.
실무자급으로는 김계관(金桂寬)부상이 대표적이다.찰스 카트먼 미국무성 한반도평화회담 특사와 소위 k-k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대일관계는 정태화 북한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4월 초 평양서 열린 북·일국교정상화회담에 대표로 나서며 대리인역할을 하고 있다.정대사는 엘리트 외교관출신으로 92년에 차관급인 부상을 지내고 순회대사로 근무해왔다.지난해 인도에서 발생한 파키스탄행 선적의 북한제 미사일부품 선적 의혹사건 처리를 위해 인도에 파견되기도 했다.
이석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