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존스 주한 美商議 회장 대한매일 인터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이하 암참) 제프리 D 존스 회장은 “암참 회원사들은 북한의 투자조건과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언제든 방북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22일 밝혔다.존스 회장은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주한 미국 기업들의 대북 투자와 관련,“투자조사단은 사회간접자본(SOC)건설에서부터 통신,금융,유통,생필품 등 전분야에 걸쳐 투자를 위한 조사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또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선 북한의 대외협력 확대,개혁정책의 본격적인 시행에 추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향은 김 위원장은 상하이에서 증권시장,GM 등을 방문했다.현지에서 보고 느낀 중국과 상하이의 개혁 및 발전상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힘이 될 것이다.서울 답방 시기도더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 기업인들의 생각이다.
■방북 계획은 북한 당국에서 초청장을 보내주면 언제라도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뉴욕의 북한대표부와 직접 접촉 중이지만시기는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이른 시일 안에 초청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북한 당국의미국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이 암참 회원사의 방북 지연에영향을 주고 있다.북측은 또 암참 회원사가 아닌 미국 본사와의 접촉을 원하고 있기도 하다.지난해 12월8일 투자조사단이 평양 방문을 위해 베이징까지 갔었으나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준비가 안 됐으니 다음주 오라’는 답변을 듣고 방북 계획을 연기했었다.
■미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에 대한 관심은 북한은 큰 시장도 아니며투자 여건이 좋은 것도 아니다.경수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벡텔사를제외하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본사가 아닌 한국 지사나 홍콩등의 아시아지역 본부에서 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그러나 장기적으로볼 때 2,300여만명의 인구는 놓치기 아까운 투자가치가 있는 시장이될 수 있다.
■어떤 부문에 관심을 갖고 있나 암참 회원사 가운데 96개 기업이 대북사업위원회에 참가하면서 산업 전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투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는 등 북한 상황을알 수 없어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암참 투자조사단의 현장조사와 보고서가미국 기업의 대북 투자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암참 대북사업위원회엔 어떤 기업들이 있나 코카콜라를 비롯,사료생산 업체인 퓨리나,인프라건설에 관심을 보이는 벡텔,화학 업체 듀퐁,필름제조업체 코닥 등이 있다.통신 분야의 모토롤라,금융의 AIG,비누·치약 등 소비재 생산 업체인 P&G,비행기·엔진 생산 업체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운반 업체 APL 등도 북한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미국 기업들의 준비는 북한에서 당장 돈을 다 벌겠다는 것이 아니다.투자 회수에도 최소 6∼8년이상은 걸릴 것이다.지난해 베를린 북·미 합의 후 첨단 분야를 제외하곤 미국 기업의 대북 투자 제한이풀려 여건은 좋아진 셈이다.지난해부터 광업 부문에 미국 기업 컨소시엄이 북한에 진출해 있다.
■북한의 개혁 의지에 대한 평가는 경제 개발을 위한 대외 교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이후 개혁 의지도 두드러진다.그러나 북한이 경제개혁의 핵심인 ‘시장경제원리를도입’할 의사인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아직 북한에선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가 경제정책을 좌우하고 있다고 본다.
■북한 진출은 북한은 자존심이 강한 나라다.미국 기업들이 왜 못 들어갔을까 하는 질문에 적잖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머리를 숙이고 들어올 때까지 북한이 미국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암참회원사들이 아직 방북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미국 기업들은 동구유럽국가 등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한 국가들의 많은 기업들을 상대,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북한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석우기자 s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