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석우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 김민석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 이두걸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 명희진
    2025-10-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63
  • 中 “국영TV 돼지등장 광고 싣지마라”

    中 “국영TV 돼지등장 광고 싣지마라”

    “돼지가 나오는 모든 광고를 금지하라.”네슬레사 중국본부 광고담당 부서는 지난 23일 공황상태에 빠졌다. 춘제(春節·설날)에 때맞춰 내보내려던 광고를 사용할 수 없다는 중국 국영 중앙TV(CCTV)의 갑작스러운 통고를 받은 탓이었다. 네슬레사는 돼지의 만화 캐릭터를 등장시켜 “황금돼지 해를 축하한다.”는 멘트와 함께 자사 상품 광고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황금돼지 해를 맞아 돼지를 등장시켜 대대적인 판촉을 준비하던 적잖은 기업들도 네슬레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광고를 만드느라 법석을 떨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영 CCTV가 이번 주부터 돼지가 등장하는 광고를 방영하지 못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조치는 정부가 중국내 무슬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슬림들은 돼지를 사악한 동물로 여기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있다. 게다가 12년 전 돼지 해에도 중국에선 이슬람교도들과 일반 중국인들이 ‘돼지 문제’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다툼과 격투, 유혈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중국내 무슬림은 2000만명가량으로 전 중국 인구의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이슬람교를 믿고 터키어를 쓰는 위구르족 분리 독립운동이 더 격화되고 있어 중국 지도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이후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분리독립운동 거점에 대한 중국군의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유혈사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해 온 월트 디즈니사도 이같은 조치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돼지 마스코트 ‘피글렛’을 통해 집중적인 중국시장 공략을 준비해 왔다. WSJ는 코카콜라사 같은 곳도 이런 갑작스럽고 변덕스러운 조치에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전했다. 돼지를 등장시킨 광고를 만들었지만 이와 함께 판다를 소재로 한 TV광고도 준비해 놓고 있었던 까닭이다. 코카콜라측은 돼지가 나오는 광고는 무슬림이 거의 살지 않는 지방의 지역 방송에만 내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WSJ는 “유럽의 ‘만평 사건’처럼 무슬림들을 자극해 소요사태로 커질 수 있는 불안 요소를 미리 막겠다는 중국 당국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공중파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CCTV는 한 해 광고료만 12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흑인들은 왜 힐러리 좋아할까

    힐러리가 오바마보다 흑인들에게 더 인기있는 이유는? 25일 워싱턴포스트(WP)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검은 피부색의 흑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보다 주목을 받는 이유를 몇 가지로 꼽았다. 또 오바마가 대권에 다가서려면 우선 흑인 사회에서 힐러리를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과 ABC의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흑인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힐러리 지지율은 60%로 20%를 얻은 오바마보다 3배나 앞섰다. 백인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힐러리가 오바마에 35%대 17%로 두배 앞선 것과 비교할 때 힐러리는 백인보다 흑인들에게 훨씬 더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첫번째 이유로 WP는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흑인들 사이의 인기에 힘 입은 바 크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백인이면서도 흑인의 애환을 잘 아는 유일한 대통령으로 꼽혔다. 노벨상 수상작가 토니 모리슨도 클린턴을 “아칸소주의 빈민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햄버거 같은 음식을 좋아하고 색소폰을 연주하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치켜올리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흑인 인권지도자 제시 잭슨 목사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보다도 더 흑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둘째로 힐러리 자신도 흑인 고위 인사들과 꾸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흑인 사회에 영향력을 넓혀왔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바마의 정체성이다. 백인 엄마와 케냐 출신 흑인 사이에 하와이에서 태어난 ‘반쪽 흑인’인 오바마는 스스로나 남이 보기에도 ‘완전한 흑인’이란 느낌을 주지 못했다.“흑인 노동자계층과는 거리가 먼 하버드 엘리트”로 비아냥을 당하는 그는 흑인 거리가 아닌 백인들의 고급 주택가 ‘하이드 파크’에 살고 있다.“내 뿌리는 흑인이지만 그것에 제한받지는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오바마가 흑인 표심을 얼마나 붙잡고 대권에 다가설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북·이란 핵밀월’ 美 못본척?

    북한과 이란의 ‘핵 밀월’, 미국은 애써 못 본 척하고 있다? “북한이 이란의 지하 핵실험 준비를 비밀리에 돕고 있다.”는 24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란의 핵개발이 중동의 아슬아슬한 군사균형을 깨뜨리고 불안정한 안정을 무너뜨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북한의 핵기술 수출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인 탓이기도 하다.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수선을 떨고 있는 데 비해 북한의 핵기술 수출·이란의 핵무장 위험을 소리 높여온 미국은 오히려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AFP에 따르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받은 보고들을 바탕으로 할 때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무엇을 근거로 썼는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파리에서 레바논 재건지원 국제회의에 참석 중 수행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인 태도로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북한과 이란을 대변하면서 ‘조기 수습’에 신경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 제기에 대해 예의 주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인데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 이례적인 까닭이다. 물론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과거 북한은 이란의 샤하브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등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지난해 7월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이란 관계자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참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관리들도 “북한이 지난해 이란 과학자들을 초청, 지하 핵실험 결과를 연구하도록 했다.”고 확인하면서 “이란이 올해 말까지 핵실험 준비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북·이란간 핵 협력설을 이례적이며 즉각적으로 일축한 것에 대해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수출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미국으로선 모른 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에 발에 묶인 부시 정부로선 당분간 북한과는 문제를 벌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해석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中, 위성 요격실험 시인

    중국은 미국에 인공위성 요격실험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은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밝히라고 중국을 세게 압박하고 나왔다.앞으로의 추가 실험계획과 군사활동 및 국방예산에 대해서도 검증 확인이 가능하도록 투명성을 높여줄 것도 촉구했다. 21일 중국을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중국측의 요격시험 사실을 확인한 뒤 이같이 요구했다고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AP 등에 따르면 매코맥 대변인은 군사활동 등의 투명성에 관해 중국측은 ‘걸음마’를 뗀 정도라고 말하고,“미국은 중국의 위성요격 실험의 의도를 더 정확히 이해하기를 원한다.”며 관련 정보 제공을 주문했다. 이에 중국측은 어떤 국가도 최근 위성 요격실험을 위협이나 우주군사 경쟁의 시작으로 간주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매코맥 대변인은 전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중국측의 투명한 군사정보의 공개가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여러 오해를 해소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의 위성 요격실험으로 발생한 파편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갔으며, 이로 인해 형성된 파편 구름이 지구 주위를 낮은 궤도로 돌고 있는 정찰위성 및 상업용 위성 등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미군 우주·미사일방어국(SMDD) 패트릭 레이어만 국장은 “중국의 이번 실험으로 우주 기술 개발국들을 규제하는 일종의 규칙이나 조약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한·중교류協 중국대사관 신년회

    21세기 한·중교류협회와 주한 중국대사관은 23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 31층 슈베르트홀에서 공동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닝푸쿠이(寧賦魁) 주한중국대사 등 중국대사관 관계자 및 주한중국언론인 등 중국측 인사 100여명과 강영훈 전 총리, 김수한 전 국회의장,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이승훈 대불대학교 총장 등 한국측에서 200여명이 참석했다. 닝 대사는 인사말에서 “2007년은 한·중수교 15주년으로 두나라가 한단계 더 발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과 국방교류를 비롯, 정치·경제 각 분야에서 더 활발한 교류 및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닝 대사는 “양국간 인적교류 및 인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한규 회장도 인사말에서 “한·중 두나라가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켜 동반 상승의 기반을 닦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고 제의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EU 법인세 인하경쟁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법인세 인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외국 기업을 더 많이 끌어들이려는 유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올 초 미국 크라프트 식품이 새 유럽 본부를 스위스 취리히에 세우기로 결정하자 경쟁국들이 대책 마련에 부산을 떠는 등 일련의 법인세 추가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1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프랑스 유력정치인 아르노 몽트브르는 “낮은 법인세율의 스위스는 ‘난폭한 포식자’”라며 “외자기업들의 잇단 스위스 행으로 수억 유로의 법인세 수입이 모두 날아갈 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치·경제계와 시민들의 여론이 비등하자 프랑스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공세를 취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앞으로 최대 현안은 국가간 세금 인하”라면서 “우리 기업과 다국적 회사들을 붙들어 두려면 더 늦기전에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행 33%인 법인세를 20%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FT는 “외자 기업을 더 끌어들이려는 법인세 인하 악순환이 본격화될 것”을 우려했다. 영국, 독일 등 법인세율이 높은 나라에서도 인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등 인하 경쟁이 유럽전역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중국은 편안한 이웃”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가 적극적인 설득형으로 변신했다? 한국 부임 1년 5개월째를 맞는 닝 대사가 딱딱한 외교사절의 전형에서 벗어나 ‘친근한 이웃, 중국’을 선전하는 홍보맨으로 나섰다. 지난 18일 ‘21세기 동서포럼’(공동회장 김한규 전총무처 장관·오상현 손해보험협회 회장). 초청강사로 나선 닝 대사는 낮은 자세로 한국을 치켜세우고 두 나라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1시간여에 걸쳐 유창한 한국말로 ‘편한 이웃, 중국’을 강조했다.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이날 강연 주제는 ‘15주년을 맞는 한·중관계.’“그동안 중국은 한국의 현대화 성과를 배우기 위해 힘을 다해 왔다.”고 운을 뗀 뒤 최근 고개를 든 중국위협론을 의식한 듯 중국 발전이 한국에 주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느라 애를 썼다. 이날 초청 강연에는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이은영(열린우리당)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부시 ‘막판 승부수’ 뭘까

    부시 ‘막판 승부수’ 뭘까

    수세에 몰린 조지 W 부시는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까. 오는 23일로 예정된 새해 국정연설은 부시 미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 승부수가 담길 전망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의 압박과 이라크 전쟁이란 수렁속에서 임기 말년의 국정 운영 해법이 응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라크 추가 파병 등 부시의 새 이라크 정책에 예산을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부시 지지율도 32%로 내리막 길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핵 문제는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지적될 전망이다. 북핵 실험에 이어 이란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라크 및 중동문제 북한과 관련해서는 핵 폐기 촉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폐기 등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하겠지만 직설적인 비난은 피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그동안의 양자회담 거부 방침을 바꿔 베를린에서 전격 미·북회담을 가진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북한을 ‘악의 축’,‘무법정권’,‘가장 위험한 정권’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 2005년 이후 비판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북핵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동맹 및 우방국과의 협조에 무게를 둔 다자외교 노력이 강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동 및 이라크 문제 뭐니뭐니 해도 이라크 안정화 문제가 핵심 주제다. 종파간 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부시는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2만명 증파 등 새 이라크정책이 야당의 반대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터라서 국민여론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AP 등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회복 등 부시 외교정책의 구호들이 다시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탄올 적극 사용 제창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에탄올 적극 사용 및 대체 연료 개발의 가속화도 제안될 예정이다. 백악관 소식통들은 부시가 “에탄올 사용의 엄청난 목표치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부시는 “미국이 석유에 중독됐다.”면서 독자적인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민생·안보를 위한 적극적이며 포괄적인 의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 대한 민주당 논평은 이라크에 파견된 해병대원을 아들로 둔 제임스 웹 상원의원이 맡게 됐다. 웹 의원은 공화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조지 앨런 전 상원의원을 꺾고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찍부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결정을 소리높여 반대해 왔다. 부시 대통령과 웹 의원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상ㆍ하원 초선의원 리셉션에서 어색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부시가 “아들은 어떻게 지내나요.”라고 묻자 그는 “우리 부자간의 문제”라며 냉랭하게 응수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시각] 영어가 ‘신분’이 되지 않게 하려면/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우린 아이들을 한국대학에 다 보내요. 이제 아이들을 외국 대학에 유학시키는 동료들은 거의 없죠. 이전 선배 세대하고는 정반대예요.” 대사 등 해외공관장을 여러차례 지내고 퇴임을 앞둔 한 시니어 외교관이 최근 지인들 모임에서 유학열풍이 화제가 되자 “외교관들은 자녀를 도리어 한국 대학에 보내는 게 유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해외 사정에 밝은 외교부 사람들 입장에선, 자녀들이 미국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보다 한국대학을 나와 국내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교육 내용이나 학문 수준이 해외 명문들보다는 처지지만 취업 기회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대학을 졸업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졸자가 연봉 수십만달러를 거머쥐는 예는 극소수예요.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명문대 졸업자들도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은 연봉 4만∼5만달러 수준이지요.” 함께 자리했던 한 기업체 임원도 “세계 경제가 일체화되면서 교포 2세 등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들의 국내 진출도 부쩍 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들 외교관 자녀들이 미국에서 백인들과 경쟁해서 일류 기업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설명도 이어졌다. 대신 국내기업은 물론 한국이나 아시아에 나와 있는 다국적기업 자회사나 지점에서 일할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관 자녀들에게 한국에 “취업 기회가 널려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무관치 않다. 해외에서 외국학교를 다니며 어린시절의 상당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그들에게 영어는 모국어나 다름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경을 무력화시키는 교류 확대의 급물살속에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영어는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들,‘영어의 달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경제가 더 개방되고 세계경제와 상호의존성이 두께를 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런 속에 영어는 점점 더 신분같은 것이 되고 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상류층과 그러지 못하는 ‘우수마발(牛馬勃)’이 양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차세대 경제대국으로 뜨고 있는 인도의 강점으로 영어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인도에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1억 5000만명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그곳에서 영어는 신분이며 계층이다. 한국이 설마 그렇게 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발등의 불이다. 그런데도 공교육은 뒷짐진 채 시늉만 하고 가정과 개인에게 실제 책임을 다 지우는 것은 불평등 조장이나 다름없다. 서민들이 자녀의 조기 영어교육을 뒷받침하기도 어렵고 ‘강남사람들’처럼 외국인 과외에 방학때면 초·중학교 학생들을 해외 연수나 조기 유학을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회 균등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정책목표이고, 각오라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부 재원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인 교육열과 민간 자본력을 교육부문으로 흘러들게 하는 열린 자세가 아쉽다. 서울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회의가 이틀째 진통 중이다. 법률·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 시장도 열라는 압력이 격렬한 반발마저 일으키고 있다. 지구촌 화두가 된 FTA 물결을 거스르기엔 우리에겐 부존자원도 적고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구촌 전역에서 일자리를 ‘헌팅’하고 더 넓은 세계에서 춤추고 뛰놀며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게 하기 위해선 영어 교육과 영어로 상징되는 공적 교육 서비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다. 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jun88@seoul.co.kr
  • 원·달러 환율 940원대로 상승

    원·달러 환율 940원대로 상승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상승하며 두 달만에 940원대로 진입했다. 반면 원·엔 환율은 100엔당 770원대로 떨어지며 9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0원 상승한 9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15일 941.50원 이후 처음으로 940원대로 올라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엔·달러 급등 영향으로 이틀째 오름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엔·달러 환율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가능성 약화 등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120엔대로 진입했다. 역외세력이 엔·달러 상승을 감안해 달러화 매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수출업체들이 매물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위안화 가치가 홍콩달러를 추월하는 등 강세를 보인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원·엔 환율은 100엔당 778.90원으로 하락하며 1997년 10월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나흘 연속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50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했다.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2.14달러(4%) 떨어진 배럴당 51.88달러에 거래를 마감,2005년 5월 이후 처음 52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종가보다 15%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런던석유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2월 인도분도 1.99달러 떨어진 배럴당 51.70달러로 마감됐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01달러 하락한 배럴당 50.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석우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007 월드 포커스] (9) 재앙 키우는 지구 온난화

    [2007 월드 포커스] (9) 재앙 키우는 지구 온난화

    올해 지구촌은 온난화 현상에 그간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 따른 값어치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 같다. 유사 이래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고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과 이로 인한 기아·질병 확산 등 ‘온난화 재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한 교토의정서에조차 참여하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동안 재앙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국가별로 나누는 교토 의정서의 후속조치를 놓고 지구촌 ‘남·북갈등’과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교토 의정서 이행과 후속 조치 싸고 힘겨루기 선진국들은 한국 등 아시아국가와 개도국에 더 많은 의무를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별 환경 분담량이 현안이다.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12차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상·비율을 놓고 유럽 선진국과 개도·후진국간에 책임을 미루는 장소가 됐다.2008년까지 확정할 예정이던,‘2013년부터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 비율과 범위’를 둘러싼 진통이 향후 기후협약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5년 동안 선진국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나라는 독일(17%)과 영국(14%), 프랑스(1%)뿐이다. ●온실가스 사상 최대규모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의 미셸 자로 사무총장은 지난해 말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농도가 2005년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계속 증가 추세”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식량대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신시아 로젠츠바이크는 “농작물 수확 감소 등 지구온난화 재앙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보고서에서 “2050년쯤 아시아에서 10억명 이상이 물부족에 처하는 등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위험은 수자원 부족이며 남아시아에선 금세기 말에 농작물 생산량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수호 고갈과 사막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염병 확산도 비상 질병의 확산도 온난화가 불러온 불청객이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해 여름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덴마크 등 발트해까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독일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이 병원균은 멕시코만 해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지난 여름 북유럽에선 소 청설병(靑舌病)이 처음 보고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폴 엡스타인 박사는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 열대성 질병이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선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는 금세기 말까지 아프리카 서부 사하라지역에서 1억 8000만명의 사람들이 말라리아로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사회단체인 세계발전운동(WDM) 베네딕트 사우스워스 대표도 “해마다 16만명이 기후 변화와 관련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온난화에 따른 해안 범람과 식수 부족으로 2억명의 환경 난민이 발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그렇지만 대안 마련에는 게으르다.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미국의 에너지 개발 연방예산은 지난해 30억달러로 1979년의 77억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생물학자 카밀 파미슨 교수 연구팀은 70종의 개구리가 멸종했으며 펭귄, 북극곰 등 추운지역 서식동물 200여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10년쯤 뒤로 잡았던 현상들이 앞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린란드 빙상(氷床)은 지난 2003∼2005년 사이에 해마다 1000억t씩 녹아내렸고 남극과 북극 빙하, 유럽의 알프스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 그 사이에도 중국과 인도의 화석연료 사용량은 계속 늘어 중국은 2009년 미국에 앞서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될 전망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中, 위구르족 독립운동 유혈진압

    中, 위구르족 독립운동 유혈진압

    신장(新疆) 위구르지역의 유혈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위구르족의 무장독립 운동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진압이 시작된 탓이다. BBC는 8일(현지시간) 중국 서북부 신장 위구르자치구 공안기관들이 파미르고원 산악지대에 있는 동(東)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테러훈련 기지’를 급습,18명을 사살하고 17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상당수는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 수는 크지 않지만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진압 내용을 밝히는 등 분리 독립운동에 강력한 대응방침을 천명한 것이 주목된다. 바람 잘 날 없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강경 방침을 밝힌 것이어서 독립운동세력들과의 유혈충돌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49년 중국에 편입됐으나 토착민족인 위구르족이 무장 독립운동을 포기하지 않아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2005년에만 1만 8000여명의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이 체포된 것으로 발표됐지만 그동안 최소 수만명 이상이 사살되고 수십만명이 망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한 중국은 ETIM을 유엔이 지정하는 테러집단으로 공식화하는 데 성공하고 분리 독립운동의 목줄을 죄어 왔다. 중국 언론들은 1000명 이상의 ETIM 소속원들이 알카에다에 의해 테러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ETIM을 이끌던 하산 마숨은 2003년 10월2일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신장 위구르지역 터키족의 땅이란 뜻의 동투르키스탄으로도 불려왔다. 중국 역사서에는 돌궐로 지칭돼 왔다. 면적 160만㎢로 중국 전체 영토의 6분의1, 한반도의 7.3배다. 위구르족 47% 등 소수민족이 전체 인구의 62%를 차지한다. 근년 들어 석유·천연자원 개발과 한족의 이주가 가속화되면서 750만 위구르족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하자원 개발이 중국 국영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유전에서 징수되는 세금의 75%가량이 중앙정부로 들어가는 등 석유자원의 이권과 개발이익이 한족과 중앙정부에 넘어가는 데 대한 불만 때문이다.
  • 이슬람 수영복 부르키니 호주 해변에 ‘깜짝 등장’

    ‘비키니 대신 부르키니가 뜬다?’. 호주 해변에 이슬람식 비키니 수영복인 ‘부르키니(burqini)’가 등장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 인터넷판은 9일 “여성의 신체노출을 금지하는 이슬람 전통을 존중, 머리에서 발끝까지를 라이크라(탄성섬유) 소재 투피스형 수영복으로 감싸고 머리에는 히잡까지 쓰도록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부르키니는 이슬람 전통베일인 부르카와 비키니를 합성한 단어. 정숙함을 해치지 않을 만큼 헐렁하면서도 수영에 불편없을 만큼 가볍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르키니를 입고 해변에 나선 아랍계 여성 메카 라알라도 “보통 면바지에 티셔츠를 입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옷이 아주 무거워진다. 이 옷은 우리 문화 기준과 맞고 가볍다.”고 반겼다. 부르키니는 그녀와 같은 여성 무슬림들을 파도타기 구명활동 훈련에 참가시키기 위해서다.라알라도 10주간의 구명훈련 강좌에 참가한 24명의 아랍인 가운데 한 명이다. 파도타기 구명대는 호주에서 1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300개 클럽에 11만 5000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호주에선 2005년 크로눌라 해변 인종폭동이 발생한 뒤 중동 이민자 등 이슬람 여성들도 구명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부시 ‘고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이석우기자|“친구는 떠나고 의회에선 채이고….”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갈수록 외로워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 내내 든든한 원군이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뒤를 이을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독립외교를 소리높이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국내적으로도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라크 추가 파병에 예산을 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백악관과 힘겨루기에 들어간 까닭이다.●의회와 정면충돌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의회’는 이라크 추가 파병건을 둘러싸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출신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7일(미국시간) CBS 방송에 나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더라도 의회가 거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녀는 “대통령은 어떤 추가파병에 대해서도 의회와 협의해야만 한다.”며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전쟁을 치르도록 백지수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부시 대통령은 9일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새 이라크 정책을 설명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의 이른바 5대 과제의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5대 과제는 ▲최저임금 인상 ▲대학학자금 융자 이자율 인하 ▲줄기세포 연구 확대 ▲노인 의료보험 약값 인하 ▲9·11위원회 권고 이행 및 석유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 축소 등이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같은 내용을 입법화하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생각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기세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친구에게도 외면당하는 부시 영국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독립적인 외교노선을 천명하고 나왔다. 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솔직한´ 관계를 재정립하겠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종하지는 않고 영국의 대 이라크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로 오는 9월 물러나는 토니 블레어 총리 및 부시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브라운 장관은 7일 BBC방송 시사토크쇼 ‘선데이 AM’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에 실수들이 있었다.”며 “서방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완력뿐 아니라) 과거 공산주의를 무너뜨릴 때처럼 문화적 공세를 펼 필요가 있다.”고 훈수까지 걸쳤다. 또 이라크 전쟁상황에 대한 재검토 의사까지 내비쳤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브라운 장관은 이어 “올해 말까지 이라크 주둔 영국군 수가 수천명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해 총리에 오르면 최소 부분 철군은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차기 총리가 된다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마음에 있는 말을 할 것임을 안다. 나는 매우 솔직할 것”이라며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블레어 총리는 국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블레어 총리의 미국 편향 외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고 그를 “부시의 푸들”이라고 비아냥댔다. 블레어의 후임이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강행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등 중동 정책과 테러와의 전쟁에서 든든한 원군을 잃게 되는 셈이다.jun88@seoul.co.kr
  • 美 전신마비 딸 ‘성장억제’ 논란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장애 어린이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멎게 했다면? 9살짜리 뇌질환성 전신마비 미국인 소녀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성장 억제’ 시술을 둘러싸고 부모와 시술 의료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윤리 논쟁이 뜨겁다. 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애슐리’라는 이 소녀는 태어나면서부터 걷거나 말하지 못하고 머리를 제대로 가눌 수도 없었다. 제 힘으로 구르거나 앉을 수도 없다. 음식은 튜브를 통해 섭취하고 있다. 부모들은 늘 베개에 기대있다고 해서 소녀를 “베개 천사(Pillow Angel)”라고 부른다. 시애틀 소아과병원측은 2004년 애슐리에게서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해 지능발달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성장 억제 조치도 부모 권리 중 하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애슐리의 몸상태를 키 134㎝, 몸무게 34㎏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성장억제 시술을 해 왔다. 가슴 발달 및 에스트로겐 배출을 막고 자궁 적출술도 포함됐다. 파문은 일부 의사들이 이 사실을 의학 전문지에 보고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행된 소아과학회 저널에서 이들 ‘고발자’들은 애슐리 부모의 결정을 위험하고 비열한 ‘프랑켄슈타인식’ 결정이라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일반인들과 의료계에서도 이런 조치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막고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커지자 애슐리의 부모는 익명을 유지한 채 웹사이트를 개설,“아이를 곁에 두고 돌보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면서 결코 편의에 따른 행동은 아니라고 반박했다.“커가는 아이를 돌보기도 어렵고 가족과 외출하기도 힘들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또 형제들과 더 많은 접촉을 갖게 하고 더 활발한 외부활동의 기회를 얻게 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주 애슐리의 부모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딸이 우리의 품속에 남아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애슐리가 침대에 온종일 누워 TV나 보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여행하고 사회 행사나 다양한 야외 활동에도 참가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슐리를 치료해 온 다니엘 군터 박사는 “그녀의 부모가 찾아낼 수 있는 인도적인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었다.”고 옹호했다. 신문은 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의 성장을 멎게 하고 대신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같은 치료와 수술을 단행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또 주류 의학계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된 적이 없었다면서 법적, 윤리적으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후세인 이후 이라크 어디로] ‘벼랑끝’ 말리키 정권 기사회생할까

    [후세인 이후 이라크 어디로] ‘벼랑끝’ 말리키 정권 기사회생할까

    벼랑 끝의 말리키 정권이 기사회생의 문고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이라크 내전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누리 알 말리키 총리 정권의 유지 여부가 관심사다. 미국이 수렁 탈출을 위해 ‘말을 갈아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후세인 처형 전까지는 더더욱 그랬다. 미국의 지원 아래 시아파ㆍ수니파·쿠르드족의 연정형태로 정권을 잡았던 말리키를 밀어내고 새 판을 짤 것이란 평가였다. 이라크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는 측면도 있었다. 말리키 총리는 3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파악한 듯 “임기 만료 전 사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그만둘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미군 주도 군사대응이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말리키가 오히려 후세인 처형을 밀어붙이는 강단을 보이고 시아파의 단결을 다지는 발판을 마련하면서 불명예 퇴진의 위기를 모면했다는 분석도 있다. 학살과 탄압의 공동 피해자이자, 지금은 주요 연정 파트너인 쿠르드족의 환영도 얻어냈다. 일단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라크 TV들이 지난달 30일 후세인의 목에 밧줄을 거는 모습을 보여 주거나, 정장 차림으로 사형집행 명령서에 붉은 글씨로 서명하는 말리키 모습을 방영한 것도 과단성있는 지도자란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서란 분석이 있다. 그는 구심점이 사라진 수니파에 대해서는 회유의 손을 내밀고 있다. 최근 잇달아 “무고한 이들의 피를 묻히지 않은 옛 정권의 추종자들이 입장을 바꾸고 이라크 재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열린 ‘국가통합회의’에서 후세인 정권의 군인들은 새 보안군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하며 연금제공 등의 ‘당근’도 제시했다. 후세인 처형에 따른 혼란과 폭력사태를 진정시키고 후세인의 바트당 지지자 일부라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미국도 그에게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후세인 아래서 권력을 쥐었다가 추락한 수니파들의 분노와 반격을 무마시키면서 연립정권을 유지시켜 나갈지가 그의 과제이자, 이라크 미래를 결정할 변수다. 말리키를 둘러싼 미국과 이라크내 정파간의 거래가 후세인 사후 물밑에서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룰라 “경제 성장·치안 안정에 전력”

    실용적 좌파 노선을 앞세워 경제 초강대국을 꿈꾸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연임에 들어갔다. 임기는 오는 2010년까지 4년이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들이 전혀 초청되지 않았다. 일반 시민과 사회단체 회원, 집권 노동자당 당원 등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취임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2003년 첫 취임식에는 15만여명이 참석했다.룰라는 브라질 역사상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대통령. 그는 취임사에서 경제성장과 소외계층 해소에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연평균 5%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실용정책으로 경제성장에 치중 그는 미국과 각을 세우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과 달리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도 실용적 협력의 기존 외교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취임식에서 지난해 말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생한 폭동을 “명백한 테러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해 치안안정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혔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다른 브릭스(BRICs) 경쟁국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과 고질적인 치안불안은 룰라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강화를 앞세운 중남미 통합 논의 확대도 룰라 2기 정부 주요 과제다. 룰라 대통령은 이달 중순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 꾸러미들을 풀어놓은 뒤 2월 초 새 내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 등이 전했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정당간 각료직 배분 협의가 끝나지 않아 새 내각 명단은 2월 초에 발표될 전망이다. 현재 전체 34개 장관급 각료직 가운데 17개를 집권당이 차지하고 있다.●치안 안정이 발등의 불 경제와 관련, 룰라 대통령은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유임시키는 등 기존 정책의 골격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는 이날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빈곤층을 줄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자신이 2003년 집권 이후 추진해온 각종 사회정책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은 오는 19일 리우 시에서 메르코수르 정상회담과 7월 아메리카 대회를 개최한다. 또 2014년 월드컵,2016년 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국가적 과제인 치안불안 해소에 전력을 쏟을 전망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소말리아 내전 끝나나

    소말리아 내전 끝나나

    소말리아에도 평화가 올까. 소말리아 과도정부가 반군인 이슬람군벌(UIC)의 최후 보루 키스마요를 1일(현지시간) 점령함으로써 내전에서 일단 승리를 거뒀다. 지난 91년 이후 처음으로 중앙정부가 지역 군벌을 모두 진압하고 전국적인 통치력을 회복한 것이다.15년 만에 내전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올지 기대를 모은다. UIC 세력은 남쪽으로 후퇴, 케냐 국경 지대인 캄보니를 향해 달아나고 있다고 BBC 등은 전했다. 지난 6월 모가디슈 장악 이후 남부와 중부를 지배하며 위세를 떨쳤던 UIC 통치는 6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15년 만의 평화를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UIC 사령관 시크 야굽 이삭도 “과도정부와 이를 지원하는 에티오피아 군과의 전투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이슬람 세력이 무장투쟁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이라크식 게릴라전을 펼쳐 기독교국 에티오피아군을 몰아내고 이슬람국가를 세우겠다고 UIC와 주변 이슬람 무장세력들은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과도정부를 지원해 내전에 공식 개입한 에티오피아군이 상당기간 주둔할 것으로 보여 종교간 대결 구도도 점쳐진다. 이슬람 군벌들을 몰아내느라 전통적 적대관계였던 에티오피아군의 지원을 업고 있는 과도정부가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해야 할지가 발등의 불이다. 군사력이 취약한 과도정부는 당분간 에티오피아군의 주둔을 필요로 하고 있다. UIC는 해외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지원도 받고 있어 게릴라전 또는 테러행위를 감행할 가능성도 높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이라크항소심, 후세인 사형 재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30일내에 사형에 처해 질 수 있게 됐다. BBC는 26일 이라크 항소법원이 이날 사담 후세인에게 내려진 1심법원의 사형 판결을 재가했다고 법원측을 인용해 보도했다. 법원측의 라에드 주히 대변인은 “항소법원이 후세인에 대한 교수형판결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법에 따르면 후세인 전 대통령은 앞으로 30일 이내에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다. CNN 등은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후세인의 사형집행을 유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한달 내 후세인의 사형집행을 강행할 뜻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사형이 집행되려면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과 부통령 2명의 재가를 거쳐야 하는데 탈라바니 대통령은 후세인 사형에 반대하고 있어 아직 여지는 남아있다. 부통령이 대통령을 대신해 사형집행 명령에 서명하면 집행이 가능하다. 이라크 당국자들은 후세인에 대한 다른 사법 절차가 진행중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사형 집행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또 후세인에 대한 사형이 수니파 등 후세인 지지자들의 반발과 저항을 불러일으킬 전망이어서 사형집행은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지난달 1심 재판에서 지난 1982년 자신의 암살기도 사건과 관련해 두자일 마을의 시아파 주민 148명을 학살한 죄목으로 사형판결을 받았다. 또 이와 별도로 그에 대한 각종 죄목의 기소를 심리중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투르크메니스탄 니야조프 대통령 급사 21년 철권통치 막 내려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을 20여년 동안 철권통치해 온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이 21일 사망했다. 투르크멘 정부는 이날 “그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서거했다.”고 확인하고 종신 대통령인 니야조프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5년 소련연방시절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당 서기로 임명되면서 21년 동안 집권해 왔다. 특히 옛소련에서 1991년 이 지역이 독립하면서 자신을 ‘투르크인들의 지도자’로 칭하면서 개인숭배를 국민에게 강요했다. 또 정치적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는 전혀 허용치 않으며 비판자들을 반역죄로 처단해 왔다.2001년부터 오페라와 발레, 연극, 영화 등의 예술을 금지했다. 그는 옛 소련서 분리전인 1990년 10월 직접선거제로 치러진 첫 대통령선거에서 단독으로 출마, 대통령의 권좌에 오른 뒤 철권통치를 휘둘러 왔다. 1991년 10월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투표에 부쳐 찬성률 94.1%로 독립 지지를 얻어 독립함과 동시에, 독립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됐다.1999년에는 국민평의회(국회격)의 만장일치로 종신 대통령으로 추인됐다. 2002년엔 어록집 ‘루흐나마(靈의 책)’를 발간했다. 이 책은 투르크멘에선 구약성경이나 코란과 동등한 권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그의 개인숭배는 절정에 달해 왔다. 전문가들은 그의 분명한 후계자가 없어 투르크멘이 중장기적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할 수 있지만 당장 정국 불안 조짐은 없다고 분석했다. 투르크멘 정부는 후계자 결정을 위해 최고 대표자 모임인 ‘국민협의회’ 회의를 26일 소집했다고 밝혔다. 투르크멘은 원유 매장률 세계 5위, 가스 매장량 세계 3위, 광물자원 매장량 세계 3위 등 지하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저가(1달러에 60리터)로 기름을 살 수 있고 가스나 전기 등 공공요금에서부터 대중교통과 전화도 모두 무료다. 또 2달러면 비행기도 이용할 수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