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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두걸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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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사 성희롱 의사’ 환자들이 복직 탄원 / “윤리 우선” “능력 먼저”

    서울대의대 교수가 간호사를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대학측으로부터 진료를 금지당하자 환자들이 구명운동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병원 비뇨기과 L(53) 교수는 지난 2월7일 수술 도중 한 간호사에게 ‘업무가 미숙하다.’며 성적 수치감을 주는 발언을 한 뒤 지난달 초 겸직교수 해제 처분을 받았다.이에 L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던 환자 344명은 지난 17일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복직시켜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학교측에 제출했다. ●“고발·겸직교수 해제 중징계 과잉대응” 환자들은 성희롱을 이유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교수에게 수술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잉처벌이라고 주장했다.이들은 탄원서에서 “L교수는 신장암과 방광암,전립선암 등 비뇨기종양 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갖췄다.”면서 “성희롱을 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들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주임교수를 고발하고 겸직교수 해제라는 중징계까지 받게 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이들은 “환자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의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L교수의 조속한 복직과 진료재개를 요구했다. 전립선 종양으로 10개월간 L교수에게 치료를 받았던 환자 대표 원윤수(68)씨는 “일부 환자는 갑자기 의사가 바뀌고 수술을 받지 못해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간호사의 인권보다 환자의 생존권이 더 소중하다.”고 주장했다.그는 L교수의 겸직해제 조치에 항의,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서울대 비뇨기과 동문회도 최근 징계를 철회해 달라는 탄원서를 서울대측에 보냈다. ●본인과 노조,학교측 입장 지난달 5일 서울대가 병원측의 겸직해제 요청을 받아들이고,L교수도 성희롱 자체를 부인하지 않아 사건 후유증은 다소 가라앉는듯 했다.그러나 환자들이 진료받을 권리와 생존권을 주장한 탄원서를 제출함으로써 다시 논쟁에 휘말리게 됐다. 서울대측은 이번 주 소집된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지켜 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서울대 김우철 교무처장은 “11명의 윤리위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환자들이 청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어떤 식으로든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L교수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환자의 90% 이상이 전립선암 등 생명이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노조측이 앞뒤 상황은 빼놓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꼬투리 잡는 바람에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노조 이상춘(36·여) 대책위원장은 “암환자가 의사 편을 드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의사의 능력과 윤리적인 징계는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증거는 없지만 과연 환자들의 자발적 모임인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 당시 상황 노조는 수술현장에 있던 신참 간호사가 수술에 쓰이는 젤리(Jelly)를 많이 짜자 L교수가 “처녀라서 농도를 못 맞춘다.”며 옆에 있던 중견 간호사에게 “니 꺼 발라.너 많이 나오잖아.”라고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또 오후에는 다른 수술실에서 또 다른 신참 간호사가 실수를 하자 피묻은 수술 장갑을 낀 손으로 그 간호사의머리를 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L교수는 “어려운 복강경 수술에 책임간호사가 들어오지 않아 긴장한 상태에서 수술 모니터를 가린 간호사를 밀친 적은 있지만,성희롱 운운은 전적으로 날조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유영규 이두걸기자 douzirl@
  • 韓·日 인터넷 중독자 같은점과 다른점/ 세상과 담쌓고 만사 귀찮다 同 온라인 통해 사회이슈 대응 異

    “우리는 귀찮은 게 제일 싫어.” ‘하루종일 방 안에서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오프라인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우리나라 네티즌 사이에서는 ‘귀찮다.’를 변형시킨 ‘귀차니스트’로,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칩거)’로 불린다. 둘다 인터넷과 핵가족화의 확산에 따라 한·일 양국에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중독자 집단이다. ●한·일 인터넷 중독자들의 닮은꼴 ‘귀차니스트’는 ‘디지털 폐인’으로 통한다.온라인 활동을 빼고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들은 해가 뜨면 잠자리에 들고 어두워지면 컴퓨터에 매달리는 이른바 ‘주침야활(晝寢夜活)’의 생활습관에 빠져 있다.라면 등 인스턴트 면발음식을 세끼 주식으로 삼는 ‘삼시면식(三時麵食)’의 특징도 갖고 있다. 이들의 대화는 다른 ‘귀차니스트’가 올린 글에 계속해서 글을 붙이는 ‘리플 게임’의 형태로 이뤄진다. 일본의 ‘히키코모리’족은 하루를 컴퓨터와 단둘이 보낸다는 점에서 ‘한국판 귀차니스트’와 비슷하다. 일본 현지 분석에 따르면 많게는 일본 인구의 1%인 100만명을 웃돈다.‘히키코모리’도 외부 접촉을 일체 끊고,자기 방에서 인터넷과 게임에 몰두한다.몇년 동안 한 차례도 방에서 나오지 않은 사례도 있다. ‘귀차니스트’나 ‘히키코모리’는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맞대는 일이 줄어들고,온라인에서 친해지더라도 친분 관계가 실제 생활까지 연장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둘다 직접적인 인간 관계를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귀차니스트의 차별성,활발한 현실참여 하지만 ‘귀차니스트’들은 오프라인의 이슈를 놓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히키코모리’와 뚜렷이 차별된다. ‘히키코모리’는 광적으로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는 ‘오타쿠(お宅)’족을 빼고는 온라인에서 어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반면 ‘귀차니스트’는 온라인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다른 ‘귀차니스트’들과 게시판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다.‘불합리하다.’고 여겨지는 정치·사회적 문제에는 공동 대응도 서슴지 않는다. 자식이 미국국적을 갖도록 ‘원정 출산’을 가는 어머니들의 사이트(USA-baby.co.kr) 등 ‘반(反)사회적’이라고 의견을 모은 사이트 게시판에 수천건의 글을 한꺼번에 올려 사이트를 마비시킨 일도 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정치 토론의 장을 펼쳤고,최근에는 반전 여론을 인터넷에 폭넓게 확산시켰다.온라인을 무기로 활발하게 오프라인의 현실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35·여) 소장은 “귀차니스트들은 목적이 분명하면 온라인상의 결집력이 누구보다 강하다.”면서 “방향만 올바르게 잡힌다면 사이버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긍정적인 집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경남·전남북 최고 140㎜ 비

    기상청은 18일 오후 10시를 기해 부산과 경남해안에 폭풍주의보를,경상남도에 호우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이에 앞서 9시 울릉도와 독도,동해중부 전해상에 폭풍주의보,전라남북도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7시엔 제주산간에 호우경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제주산간에 최고 200㎜,전라남북도에는 140㎜,경상남도에는 120㎜의 강수량이 예상돼 침수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공개대화 합시다”한총련, 검·경에 요청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정재욱 의장은 17일 “대학의 운동권과 비운동권이 참여한 가운데 기존 한총련의 강령을 완전히 새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정 의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한총련의 발전적 해체 작업은 그 뿌리에서부터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 의장은 오전 11시 연세대 총학생회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총련의 발전적 해체는 더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학생운동의 대중화’와 모든 운동권을 아우르는 ‘학생운동의 통합’을 위한 것”이라면서 “한총련은 기존의 기득권을 다 양보하면서 비운동권이나 노선이 다른 운동권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총련에 문제가 있다면 검찰,경찰과 직접 만나서 풀겠다.”며 검·경에 공개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수사 차원의 토론은 가능하지만 공개 대화는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한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내딸 구속시켜주세요”

    2급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최모(36·여)씨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편의점에 들렀다. 물건만 사고 나갈 생각이었지만 종업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순간적으로 돈을 훔치고 싶은 충동에 빠져들었다.자기도 모르는 사이 카운터에 보관 중이던 현금 75만 7000원을 슬쩍 훔치고 말았다.현장에서 종업원에게 들킨 최씨는 이날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입건됐다. ●1년 동안 13차례나 경찰 드나들어 며칠간 길거리에서 노숙을 한 것 같은 남루한 옷차림의 최씨는 “왜 돈을 훔쳤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엄마가 월급을 안 줘서 돈이 없다.”고 했다.“돈을 어디 썼느냐.”고 묻자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조사결과 최씨는 2002년 4월27일부터 서울 강남과 강북,경기도 분당,과천 등지에서 절도를 저질러 모두 13번이나 경찰 신세를 졌다.지난달 14일에도 절도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붙잡혔다.공교롭게도 당시에도 같은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았다.구속된 적은 없었다.훔친 금액이 100만원 이하로 소액인 데다 정신지체인이라는 점이 인정돼 5차례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8차례는 훈방됐다.경찰 관계자는 “최씨는 이미 여러차례 범죄를 저지른 데다 정신연령이 초등학생 수준도 안돼 언제든 사고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면서 “하지만 경찰로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구속해 주시오.” 최씨는 보호자를 기억하지 못해 경찰은 전산망을 통해 겨우 어머니를 찾았다.최씨는 홀어머니와 함께 서울 양재동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최씨는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어머니는 말했다.어머니는 “그동안 숱하게 경찰서를 찾아 딸을 데려왔다.”면서 “이젠 더 이상 딸을 돌볼 기력이 없다.”고 했다.수사관에게 “돈도 없고 병원에도 못가니 차라리 구속이라도 시켜 달라.”고 말했다.어머니는 “딸이 돈만 보면 아무 생각없이 슬쩍한다.”면서 “평소에 하도 속이 상해 ‘약 먹고 죽자.’고 하면 딸이 그 이야기는 알아듣는지 달아나곤 한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정신지체인 수용시설 태부족 정신지체인은 중추신경계에 장애를 받아 지능지수(IQ)가 70이하인 사람을 가리킨다.IQ 34이하를 1급,35∼49를 2급,50∼70을 3급으로 나눈다. 최씨와 같은 2급은 일상생활의 단순한 행동을 훈련시킬 수 있고,어느 정도의 감독과 도움을 받으면 복잡하지 않고 특수기술을 요하지 않는 직업은 가질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최영광(38) 사무국장은 “전체 10만 정신지체인 가운데 보호시설에 들어가 있는 1만명을 뺀 나머지 9만명을 수용할 특수학교나 지역사회 복지관 등 보호시설이 매우 부족하다.”면서 “보호시설에 있는 1만명도 인권유린 등 여러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사회적 관심이나 국가적 서비스가 턱없이 모자라고 국가의 지원도 일부 요금을 감면해 주거나 지원금을 주는 데 국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지체인을 위한 시설은 전국적으로 180여곳이 있다.가족들과의 정상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생활시설이 80여곳이며,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직업재활시설이 100여곳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정신지체인 집단 수용시설 52곳 가운데 100명 이상을 수용한시설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비용은 무료지만 시설이 한정돼 정신지체인 가운데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일부만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연 이세영 이두걸기자 anne02@
  • 사스 신드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드롬’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예방을 위한 각종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혹시나’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는 감기 등 기관지계통 환자가 줄지 않고 있다.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까지 나돌고 있다.전문가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스의 발병 원인과 전염경로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술 활개,민간요법까지 등장 A사에서 제조·판매하는 ‘손소독 살균 비누’는 한 개에 8000∼2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하루 50건 이상씩 주문이 밀리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주로 병원에서 소독용으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보험사는 사스에 감염되면 입원비와 수술비를 지급한다는 ‘사스보장보험’을 새 상품으로 내놓았다.지난 1일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만에 400여명이 가입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업체는 ‘꽈샤(물소뿔 요법),출장전문 1만원,마사지로 사스 예방’이란 전단을뿌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일부 시민에게 무허가 시술을 해주고 있다.업체측은 “40분만 물소뿔로 몸을 마사지하면 면역력이 강화돼 사스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수십명을 치료했다.”고 주장했다.경찰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물소뿔을 이용한 사기극일 수 있어 피해사례를 점검하고 있다.일부 한약방에서는 “중국에서 사스 치료제로 유행하고 있다.”며 갈근이나 국화꽃 등을 원료로 한 약재를 비싼 값에 팔고 있다.또 마늘이 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시장 상인들은 ‘사스 예방 마늘’ 등의 선전문구를 내걸고 있다. ‘괴질퇴치 부적’도 나돈다.인터넷의 한 역술 사이트에서는 ‘괴질로부터 여러분을 지켜드린다.’라는 선전문구와 함께 4종류의 부적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유료 제공하고 있다. ●불안한 시민들 보건당국은 우리나라에 사스 발병 환자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판업체를 운영하는 이일남(58)씨는 “얼마 전 감기에 걸렸는데 사스가 아닌지 걱정돼 평소에 잘 가지도 않던 대학병원을 찾았다.”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어서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일부 주부들 사이에서는 “경남지역 한 도시의 비밀장소에 사스환자를 격리해놓고 쉬쉬하고 있다.”는 등 근거없는 악성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음주운전 단속 때 다른 사람의 침이나 입김 때문에 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시민들의 글도 잇따르고 있다. J이비인후과 전문의 정영보 박사는 “환절기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고열의 감기환자들은 대부분 혹시 사스가 아닌지 묻곤 한다.”고 말했다.국립보건원 방역과에는 이같은 환자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 200통 이상 폭주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해야 불안감 해소 전문가들은 사스의 정체가 의학적으로 규명될 때까지는 시민들의 공포심이 쉽사리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사스의 원인과 치료·예방책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이 과잉반응을보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현재 80∼90% 수준인 사스의 원인규명 작업이 마무리되면 사스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표 유영규 이두걸기자 tomcat@ ■“2차감염 차단이 관건” 우리나라는 다행히 아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국,홍콩 등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사람만 하루 1600여명.왕래가 빈번한 미국까지 지난 12일 위험지역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첫 환자발생은 시간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1차 감염자의 발생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2차 감염을 통한 사스의 확산을 막는 데 방역당국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사스가 처음 발생한 중국을 비롯,홍콩에서 단시간에 급격히 환자가 늘어난 것도 초기에 2차 감염을 제대로 막지 못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실제로 싱가포르의 26세 여성환자는 부모를 포함해 주변인물 100여명에게 사스균을 전파시켰다. 국립보건원은 이에 따라 국내에서 사스환자가 발생하면 제1군 법정 전염병에 준해 격리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했다. 전국에 지정된 11개 격리병원도 13개로 늘리는 한편 국내에 환자가 2명 이상 발생하면 전국 43개 종합병원을 격리병원으로 자동지정,철저한 격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환자와 빈번하게 접촉한 가족,의료인 등이 집중관리 대상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서울대 입학생 지역균형선발 인문계 30%까지 확대 추진

    서울대가 신입생 가운데 지방 학생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2005학년부터 시행하는 ‘지역균형선발제’가 인문계의 경우 20%에서 최대 30%까지 확대된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15일 “인문계의 경우 특기자모집을 최소화하는 대신 지역균형선발제의 폭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대는 “200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체 정원의 30%를 지역균형선발 20%,특기자모집 10%의 비율로 선발하기로 했지만,인문계는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와 특정교과 성적우수자,일정 단위 이상의 전문교과 이수자 등이 대상이 되는 ‘특기자’를 정의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 있어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전체 정원 가운데 20% 수준이었던 지역균형선발제의 폭이 3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방침에 서울 등 대도시와 지방 학생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의 폭이 넓어지면 대도시 학생들이 그만큼 더 불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특기자전형 대상인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와 전문교과 이수자가 많은 서울지역 외국어고교 학생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많이 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의 방침이 다른 명문대로 파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서울 등 대도시 학생의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술 권하는 교수님? 酒道 강의하는 중앙대 정헌배 교수

    “요즘 학생들은 술을 그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만 알고 있어요.인생과 사회를 고민하던 70·80년대의 술 문화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앙대의 최고 인기과목 중 하나인 ‘명주(明酒)와 주도(酒道)’강좌를 6년째 개설하고 있는 정헌배(鄭憲培·46·경영학과) 교수.지난달 초 첫 강의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그릇된 술 문화에 대한 개탄으로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번씩 열리는 그의 강의는 내용이 다채로워 학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주도뿐 아니라 국내외의 여러가지 술을 소개,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그에게서 수업을 받은 다음 ‘술 문화 개선을 위한 전도사’로 나선 학생들도 여럿이다. ●다채로운‘술강의’ 인기폭발 정 교수가 술을 강의하게 된 것은 신입생 환영회 때 일부 학생들이 과음으로 숨지는 것을 본 뒤부터다.원래 술로 박사학위를 딴 터라 술강좌에는 제격이었다.그는 영남대를 졸업한 뒤 프랑스로 유학,파리 제9대학에서 ‘세계 주류시장의 국제마케팅 전략’이라는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술 연구가이다. 지난 98년 2학기 때 강의가 개설되자 이색적이라 여겼는지,학생 700여명이 수강신청을 했다.당시 강의실이 비좁아 옆 강의실에 TV를 설치하고 화상수업을 하기도 했다.요즘에는 수강인원을 아예 120명으로 제한해 학생들이 치열한 수강경쟁을 펼친다. 정 교수는 이 시간에 술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가르친다.틈틈이 맥주공장을 방문하거나 직접 누룩으로 전통주를 빚는 등 ‘현장평가’도 병행한다.술잔 잡는 방법이나 술 권하는 방법 등 주도는 기본이다. 수업의 백미는 학생들이 직접 술잔을 기울이는 ‘명주 체험학습’.전통주에서부터 중국술,위스키,맥주 등 세계의 유명주를 맛본다.그러나 딱 한잔이 ‘마지노선’이다.‘한두잔 이상의 술은 독’이라는 게 정 교수의 지론이다.취하면 혀의 감각이 둔화돼 술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다. 비록 2학점짜리 교양과목이지만 시험이 어렵기는 전공과목 못지 않다.‘왜 우리 술은 뜨겁게 마시지만 일본 술은 차갑게 마시는가.’ ‘스카치위스키나 와인 등 외국 술이 명성을 얻은 이유는’ 등 평소 생각지 않던 문제가 출제된다.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은 F학점을 감수해야 한다.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수업이 끝나는 날.정 교수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골라 학교 앞 맥주집에서 대작(對酌)하는 현장체험을 갖는다.학생들은 배운대로 주도에 맞춰 술잔을 채우고 비운다. ●술 강요하는 풍토가 문제 정 교수는 대학생들의 폭음 습성은 술을 강요하는 풍토에서 형성된다고 분석한다.‘술문화는 자취없이 사라지고 빈 술잔만 남은 형국’이라는 것이다.정 교수는 “예전에는 ‘고래 잡으러 동해로 떠나자.’라는 식의 목표지향성이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취기를 즐기는 쾌락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 술이라면 뭐든지 좋아하는 태도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정 교수는 “와인 열풍이 한창이지만 정작 와인의 풍부한 맛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술이 원수이지 마시는 사람이 원수인가.”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술은 취하기 위한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고,주량을 조절하지 못해 실수를 하는 것은 ‘술취한 사람’의 잘못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정 교수의 이상적인 음주 문화는 술과 나의 주량을 안 상태에서 풍류(風流)를 즐기며 마시는 것이다.술의 특성에 맞게,자신이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 마셔야 주도의 핵심인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은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진다.맵고 짠 한식에는 탁주가,정갈하면서도 깔끔한 일식에는 청주가,약간 느끼한 양식에는 와인이 제격이다.아무 음식에나 소주를 들이켜면 술도 음식도 망치게 된다. 또 술자리의 풍류는 무조건 취한다고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다.적당히 취기가 돈 상태에서 서로 예의범절을 지켜야 자유롭게 인생을 논할 때 풍취가 살아난다.정 교수는 “요즘은 술자리를 주도하는 어른이 깊은 대화 없이 술병과 잔을 들고 돌아다니며 무조건 술만 권유하는데 이는 우리 술 예법에 없는 것”이라면서 “술자리 격식이 사라지면 우리 사회의 질서도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인삼주를 세계적인 술로” 하루 두 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는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는정 교수도 가끔 과음을 하기도 한다.교수 모임 때 가끔씩 도는 폭탄주도 거절하지 않는다.‘어쩔 수 없이’ 많이 마셔야 할 자리가 있는 게 현실인 탓이다. 정 교수는 “‘술 권하는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하루 두잔’을 지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과음을 피할 수 없다면 대신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얼마 전부터 자신의 연구를 현실에 대입하는 일에 매달려 있다.조만간 ‘정헌배 인삼주가’라는 회사를 차리고 인삼주를 스카치 위스키나 코냑과 같은 세계적인 술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나선다. 정 교수는 “술자리가 더이상 ‘마시고 죽는’ 자리가 아니고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하는 것과 인삼주가 세계의 유명호텔 테이블에 오르도록 하는 게 평생의 목표”라고 밝혔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 [넷피니언 리더] 온라인 티셔츠 행동당 대변인 고일희씨

    촛불 뒤로 ‘Stop the War(전쟁은 그만)’라는 구호가 선명하게 눈에 띄는 검은색 티셔츠.최근 반전평화 집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이 반전 티셔츠를 만들어 파는 곳은 뜻밖에도 온라인에서 운영되는 ‘티셔츠 행동당’(www.thet.co.kr)이다. ‘티셔츠 행동당’은 ‘티셔츠는 미디어’라는 기치 아래 티셔츠의 앞뒤로 ‘반전’,‘평화’,‘노동해방’ 등의 문구를 새겨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진다.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일희(사진·35)씨는 “티셔츠로 행동하는 당”이라고 모임을 소개했다. ‘티셔츠 행동당’은 2년 전 ‘할 말을 하면서 생활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하던 7명의 의류업계 종사자가 만들었다.온라인을 통해 티셔츠를 판매하기 때문에 매장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고씨는 “온라인에서는 메시지에 대한 토론이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상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얼굴을 맞대고 물건을 팔고 현금이 오고 가는데 손님과 토론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티셔츠 행동당’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따로 없다.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옷을 주문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만드는 이와 입는 이의 합의에 의해서만 진정한 ‘명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게 고씨의 지론이다. 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600여장의 반전 티셔츠를 팔아 3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수익금 전액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라크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키로 했다.고씨는 “이라크 어린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한국인 행복점수 66.5점

    한국인이 스스로 매긴 행복 점수는 100점 만점에 66.5점이었다.또 북한과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보다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소장 박명규)가 삼성경제연구소의 의뢰를 받아 지난 1월8일부터 3주 동안 제주도를 뺀 전국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2003년 한국사회 국민의식과 가치관에 관한 조사 연구’에서 밝혀졌다. ●96년보다 소폭 상승… “5년후엔 77.2점 예상” ‘가장 행복한 삶을 100점,가장 불행한 삶을 0점’으로 가정했을 때 응답자들이 느끼는 평균 행복 점수는 66.5점이었다.이는 환란 직전인 지난 96년 이 연구소가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행복 점수 63.2점보다 3.3점 높은 것이다.93년 행복 점수는 57점이었다.앞으로 5년후 예상되는 행복 점수는 평균 77.2점으로 조사돼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심리를 반영했다.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70.2%가 ‘건강’을 꼽았다.이어 ‘경제적 풍요’ 11.1%,‘배우자와 사랑’ 6.5%,‘신앙’ 5.2%,‘직장의 안정’ 2.8%,자녀의 성공 2.6% 등이었다. ●소득 높을수록 “행복”… 실업난 20대 평균이하 이번 조사에서는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삶에 더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평균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사람과 200만원 미만인 사람의 행복 점수는 각각 52.2점과 62.9점으로 평균을 밑돌았다.그러나 200만∼399만원인 사람과 400만원 이상인 사람의 행복도는 67.3점과 70.7점을 기록,차이를 보였다. 중졸과 고졸 이하인 사람의 행복 점수는 각각 59.7점,65.2점이었으나,대졸 이상자는 68.5점을 기록했다.‘학벌중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사람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세대별로는 20대와 50대 이상이 평균 이하인 64.8점과 65.6점을 기록했다. ●반미 높아져… “北 경계대상” 5배 급증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1.9%가 ‘미국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답했다.‘호감을 느낀다.’고 밝힌 응답자는 24.6%에 그쳤다.20대 응답자의 64.4%와 30대의 48.4%,전문대졸 이상의 50.2%가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혀 젊고 고학력층일수록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북한은 어떤 대상인가.’라는 항목에서는 ‘협력 대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46.1%로 가장 많았다.하지만 ‘경계 대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지난 96년 6.3%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31.4%나 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날 사랑한다고?… 그럼 증명할 수 있어?”/ “OK! 애인증명서 떼 올게”

    직장인 최낙원(29)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애인증명서’를 만들었다.대학생인 여자 친구에게 사귄 지 1년 되는 날을 기념해 줄 선물이었다.‘구세대’라는 딱지를 벗을 ‘회심의 작품’이었다. 여자 친구도 뜻밖의 선물을 받고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고 최씨는 말했다. 젊은 네티즌 사이에 ‘애인증명서’,‘퀸카·킹카 증명서’,‘남성증명서’ 등 이색증명서가 인기를 얻고 있다. ●만난 날·사진 보내면 1주일내 발급 애인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사이트에는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www.qpqd.co.kr)과 ‘네스로’(www.nesro.co.kr) 등이 있다.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에서는 지금까지 1만여쌍이 ‘애인증명서’를 발급받았다.두 사람이 찍은 사진과 이름,처음 만난 날 등을 이메일을 통해 사이트 운영자에게 보내면 1주일 안에 증명서를 받아볼 수 있다.발급비는 단돈 만원. 떠나간 남자 친구를 붙잡고 싶다는 여고생,여자친구를 만난 지 22일째인 ‘투투데이’를 기념하겠다는 대학생,‘애인증명서’를 함께 만든 남자친구와 결혼하게 돼 기념으로 다시증명서를 신청했다는 20대 직장인,애인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못하도록’ 증명서를 남기고 싶다는 현역 군인 등 다양한 사연이 게시판에 오르고 있다.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의 전성자 대표는 “어렵게 사랑을 얻은 사람일수록 더욱 기쁜 마음에 회원으로 등록한다.”고 소개했다.연애정보 사이트 ‘아이조아’(www.i-zoa.co.kr)에서는 ‘퀸카·킹카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빼어난 외모에 2∼3가지의 특기를 갖추고 있어야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예비신랑 20% ‘남성' 불합격되기도 강남의 일부 비뇨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정상적인 성적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남성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결혼을 앞둔 20,30대 예비신랑들이 주요 고객이다. 병원측은 “개방적인 세태를 반영하듯 젊은 남녀사이에 증명서 발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생식능력 테스트와 성병검사를 거쳐 아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야 증명서를 떼어 준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는 최근 1년 남짓 동안 100여명이 증명서를 받아 갔다.신청자 가운데20%는 테스트에서 불합격했다.이들은 약물요법이나 수술 등을 통해 ‘건강한 남성’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병원측은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17년전 악몽’ 화성 연쇄살인사건 / 그곳은 아직도 떨고 있다

    장기미제사건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심리적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강력 사건의 범인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회적 인식을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80,90년대 미궁에 빠진 대표적 강력사건인 화성연쇄살인과 이형호군 유괴피살의 ‘사건 이후’를 점검하고,사회적 예방책과 치유방안을 진단해 본다. 화성은 아직도 떨고 있다.86년 9월부터 91년 4월까지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부녀자 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된 경기도 화성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극심하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살인마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밤이면 공포에 휩싸인다.유족들의 가슴 속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앙금처럼 남아 있다. ●시효없는 유족들의 고통 “범인 잡는 공소시효는 지났다지만 딸을 잃은 마음의 생채기에 시효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8일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 사는 할머니 김모(76)씨는 아들 이모(52)씨와 함께 집 앞 공터에서 수십장의 빛바랜사진과 옷가지를 태우며 울먹이고 있었다.회한이 서린 집을 부수고 새로 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하다 발견한 딸의 흔적이었다.사진 속에서는 86년 12월 밤에 귀가하다 처참히 살해된 김씨의 딸(당시 23세)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딸을 잃은 후유증으로 하루하루를 심장약으로 버티고 있다는 김씨는 “죽을날이 가까워 이젠 가슴속의 딸을 그만 놓아주기로 했다.”면서 “딸한테 가기 전에 범인이 잡히는 모습을 꼭 봐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아들 이씨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동생의 사진과 유품을 버렸는데,어머니가 일부를 17년 동안 몰래 간직하고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해 인근 태안읍에서 딸 권모(당시 25세)씨를 잃은 소모(72·여)씨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10년전 화성을 떠나 경기 평택시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소씨는 “지금도 고향인 ‘화성’ 얘기만 들으면 가슴이 떨려 밤잠을 설친다.”면서 “이사한 뒤에는 딸의 유골이 뿌려진 고향 근처엔 가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불안한 주민들 모두 5명의피해자가 발생했던 태안읍 일대는 최근 택지개발 붐으로 사건 현장이 거의 다 아파트건설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동네 어귀에서 만난 주민 김모(42·여)씨는 “아직도 불안과 공포는 여전해 밤에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그는 지금도 전화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순찰대 번호로 자동 연결되도록 단축 다이얼을 지정해 놓고 있다. 두 명의 여학생이 희생된 태안읍 A중학교에서도 어두운 흔적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노초록(15)양은 “가끔 친구들끼리 17년전 희생당한 선배들이 공부하던 교실과 책상을 가리키며 ‘우리도 혹시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라며 수군거린다.”면서 “선생님들도 틈만 나면 어두워지기 전에 귀가하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귀가용 렌터카와 상담소에도 주민 발길 잇따라 어둠이 밀려오자 화성 일대에는 자체 조직한 ‘민간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승합차를 타고 학교 주변이나 농지 등 우범지역을 순찰했다.정남면 자율방범대 윤태준(45·사업) 대장은 “으슥한 산길과 가로등이 없는 취약지역이 많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면서 “부족한 경찰 인원으로는 서울보다 넓은 화성지역을 순찰할 수 없어 주민이 스스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심야 귀가용 렌터카’가 속속 눈에 띄었다. 박모(36·여)씨는 “밤 11시가 넘으면 버스는 물론 택시도 끊기기 때문에 자가용이 없는 주민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지난 99년 주민들의 요구로 도입된 렌터카는 갈수록 수요가 늘어 당초 57대에서 257대로 급증했다. 2001년 6월부터 민간 자원봉사자 12명이 꾸리고 있는 ‘화성시 가정상담소’ 진인문(50) 소장은 “주민들이 유사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잠재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여명의 주민이 상담을 신청,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화성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 ■사건 개요·수사 상황 ‘얼굴없는 살인마’는 화성지역의 인적이 드문 논바닥과 야산 등지에서 10대 여중생에서부터 7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처참하게 살해했다. 88년과 90년,91년 발생한 7,9,10차 사건을 빼고는 살인사건 공소시효인 15년을 모두 넘겼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범인이 잡혀도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는 없지만,주민의 불안감을 씻고 나머지 사건들의 해결 열쇠를 찾기 위해 수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최근에는 화성사건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소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 있고,유가족의 가슴에 맺힌 한도 풀리지 않고 있다.경찰은 희생자들이 ▲성폭행당한 뒤 목이 졸렸고 ▲두 손이 뒤로 묶였으며 ▲희생자의 옷으로 재갈이 물렸고 ▲흉기로 시체가 모독을 당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왔다.범인이 검거된 8차사건 등 일부는 모방사건으로 추정하지만,대부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동원된 경찰만 연인원 180만명이 넘는다.1만 8000여명이 증인·참고인·용의자 등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지문과 유전자 감식 의뢰건수만 4만여건에 이르렀다. 사건의 비중이나 파급 효과 못지 않게 부작용도 많았다.용의자로 지목된 3명이 고문이나 수사 후유증으로 숨지거나 자살했다.한 용의자는 92년 6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연행된 뒤 당직 변호사와의 단독 면담에서 범행을 자백했지만 1년 만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근 수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화성을 떠난 주민이 많은 데다 제대로 보존된 증거자료도 거의 없어 추가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97년 이후에는 수사본부가 대폭 축소돼 수사본부장인 화성경찰서장과 수사과장,형사계 요원 등 모두 7명만 편제돼 있다.태안파출소에 수사본부 팻말이 걸려 있지만,수사본부 요원들은 다른 강력사건도 함께 맡고 있다. 화성경찰서 형사2계장 방종찬(46) 경위는 “9차 사건 용의자의 머리카락 모근이 남아있는 만큼 당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의 변태성욕자 등이 적발되면 DNA 대조 작업 등을 벌일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사 진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화성 이두걸기자 douzirl@ ■미제사건 사회적 후유증 강력 미제사건은 ‘다음에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있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확산시킨다.일부 시민은 자신을 예비 피해자로 상상하기도 한다. 때문에 시민들은 사건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심리에 빠져든다. 전문가들은 화성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밤길을 피하거나 빨간 옷을 꺼리고 사건 현장과 비슷한 야산 등지에 접근하지 않으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한다.오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아 공포심이 가중되면 시민들은 ‘나를 방어할 사람과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호신장비나 방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자구책을 찾게 된다. 문제는 시민들이 이 과정에서 경찰 등 수사기관과 사회 시스템 전반을 불신하게 되고,막연한 불안감으로 주변사람을 불신하고 적대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40·범죄사회학) 교수는 “미제 사건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은 범인이 잡히고 나서도 단시일 내에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내 시간·비용의 중복투자가 계속 뒤따르게 되고,또 다른 ‘모방범죄’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계속된다.”고 설명했다.그는 “수사기관은 72시간 내에 현장에서 대부분 소멸되는 중요 증거와 단서를 확보토록 초동수사 시스템을 강화하고,최소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사건 진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공황장애’ 전문가인 유상우(40)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강력 미제사건의 직·간접 피해자들은 세월이 흘러도 악몽을 꾸거나 극도의 긴장상태를 보이는 등 ‘병적인 불안’ 상태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기 쉽다.”면서 “주변 사람의 따뜻한 시선과 적절한 심리치료만이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표창원(37·범죄심리학) 교수는 “실적과 승진,고위층의 요구에 더 신경쓰는 한국의 수사관행으로는 미제 사건과 그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 치유에 우선 순위를 두는 수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英등 외국에선 “완전범죄는 없다.20,30년이 걸리더라도 범인은 꼭 잡아낸다.” 영국 클리블랜드 경찰은 1989년 87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던 A(34)씨를 최근 구속했다.사건 초기 범인을 놓쳤던 경찰은 과거자료를 토대로 유전자분석 등 첨단 수사기법을 이용,14년 만에 사건을 해결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밖에도 1980년대 중반 10,20대 여성 68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던 ‘기차역 연쇄살인사건’의 범인과 1993년 이탈리아 출신 10대 유학생을 성폭행했던 교사도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쇠고랑을 찼다. 이처럼 수십년이 지난 미제사건이 속속 해결되는 것은 영국 경찰의 합리적인 수사 시스템 때문이다. 영국의 일선 경찰서는 사건 발생 이후 14일 이내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즉각 전국 32개의 ‘미제수사팀’으로 전송한다. 형사와 법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미제팀은 이후 사건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2년마다 한번씩 재수사를 한다. 재수사에서는 최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총동원하게 된다. 일단 범인이 잡히더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몇년씩 보강수사를 벌이는 것도 영국·캐나다 등 외국 수사체계의 주요한 특징이다. 지난해 캐나다를 떠들썩하게 한 ‘돼지농장 연쇄살인 사건’은 장기수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수십 명의 매춘여성이 살해돼 밴쿠버 외곽 한 농장에 묻혔던 이 사건은 지난해 초 범인이 잡힌 뒤에도 1년이 넘도록 보강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고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깊이 2m의 흙더미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범인의 진술과 달리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초동수사 때 범죄현장을 철저히 보존,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냉동보관소에 보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면서 “냉동보관소도 태부족하고 시체나 증거 등을 장기간 보존하지도 않아 재수사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초등생 물소 공격받아 중상/ 무서운 동물원

    동물원에 나들이를 갔던 초등학생이 아프리카 물소 우리로 들어갔다가 물소의 뿔에 온몸을 받혀 중상을 입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는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으나 안전요원 등 동물원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으며,심하게 다친 초등학생은 일부 관람객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다중이용 시설의 안전불감증이 한 어린 생명을 앗아갈 뻔한 순간이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가 많이 찾는 위락시설의 안전망이 대부분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람객이 구출… 안전요원 안나타나 주말인 5일 오후 1시30분쯤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내 아프리카 물소 우리에 들어간 수원 S초등학교생 김모(10)군이 물소의 뿔에 허벅지와 가슴,팔 등을 여러 차례 받히는 등 5분여 동안 공격을 받았다. 관람객 이민우(25)씨는 “김군이 우리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에 있던 물소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공격하기 시작했다.”면서 “뿔에 받힌 김군의 몸이 허공으로 2∼3m 날아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김군의 부모는 김군과 떨어져 있다가 뒤늦게 봉변을 당한 사실을 알았다. 우리 바깥에서 사고 현장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빗자루와 쓰레기통,플라스틱 물통더미 등을 던져 물소떼를 내쫓았고,순간 관람객 3,4명이 우리 안으로 들어가 김군을 기적적으로 구했다.그러나 정작 동물원측 안전요원이나 직원은 김군이 구출된 직후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김군은 구출 직후 병원에서 6시간여의 대수술을 받고 간신히 목숨은 건졌다. 경찰은 “물소 우리 옆에 있던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잔디밭으로 갔던 김군이 수로 아래로 떨어져 출구를 찾다가 수로 칸막이를 밟고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물소 우리로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물소는 몸길이 2.1∼3m,어깨 높이 1∼1.8m,몸무게 600∼900㎏인 초식동물로 수단,에티오피아,남아공화국 등의 물가 초원에 집단으로 서식한다.성질이 난폭하고 길이 95㎝나 되는 뿔로 상대를 공격해 사자 등 맹수들도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위험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대다수 동물원은 사고를 제대로 기록하거나 관리하지도 않은 채 쉬쉬하고 있어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는 지난 97년 5월에도 5살짜리 유치원생이 말에게 먹이를 주다 얼굴에 상처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지난 10월에는 충북 제천시 박달재 자연휴양림 동물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이 반달곰에게 먹이를 주다 팔목이 절단됐다.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측은 “김군이 사고를 당할 때처럼 한 우리에 수백명이 몰리면 불과 몇 십m 앞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을 고지한 만큼 관람객의 안전의식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미흡한 안전시설·안전불감증이 사고 부추겨 서울시측은 6일 현장 점검에서 동물원측에 “울타리 철망의 공간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김군이 물소 우리로 들어간 울타리 철망이 어른도 너끈히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넓기 때문이다.우리 근처에는 ‘아프리카 물소가 공격적’이라는 경고 팻말도 제대로 찾아볼 수 없었다. 또 78만여평 규모의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사육사 64명이관람객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사육사들은 “동물의 사료를 준비하거나 우리를 청소하다 보면 순찰을 돌 짬이 없다.”고 말했다.관람객을 위한 안전 지침도 없고,사육사들이 별도의 안전교육을 받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울대공원 관리사업소 배진섭 소장 직무대리는 “수백명의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시설 안전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놀이시설이나 동물원 등에 있는 안전관리요원들은 어린이의 행동양식과 이에 따른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사고가 발생해도 상황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한국어린이안전재단 이경희(49) 부대표는 “안전준비망이 가장 열악한 곳이 어린이 대상 위락시설”이라면서 “안전요원 규모나 시설 기준 등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이두걸기자 whoami@
  • [넷피니언 리더] 장애인 인터넷 방송 ‘희망방송’ 제작 2본부장 이정선씨

    “장애인은 희망방송(www.hmn.or.kr)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입니다.” 지난달 28일 개국한 희망방송(대표이사 강경국)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방송이다.기존 장애인 인터넷 방송이 청각이나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내 최초로 영상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전체 기획을 주도하고 있는 이정선(사진·43·여) 제작2본부장은 희망방송의 실질적인 ‘브레인’이다. 이 본부장 역시 한쪽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한돌이 채 지나기도 전에 바이러스에 감염돼 소아마비에 걸렸다. 그러나 부모님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노력으로 상명대 미대 석사 과정을 마친뒤 공중파 방송에서 8년동안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의 리포터와 진행자로 활동했다.지난해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희망방송은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라디오 ‘사랑의 소리 방송’에서 일하던 20여명의 상근 직원과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하루 조회수는 200여건에 불과하지만,인터넷에 접근하기 쉽지않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희망방송은 시각장애인인 기독교 음악가 양남규씨 등 장애인이 직접 진행하거나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이 본부장은 “기존 장애인 방송에서 장애인은 주체가 아니라 비장애인에게 눈물과 감동을 주는 대상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장애인이 직접 방송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세상과 함께’,장애인 건강상식을 전하는 ‘5분 건강타임’,단편 영화를 상영하거나 행사 현장을 실황 중계하는 ‘희망방송 스페셜’ 등 다양하다.‘친구찾기’,‘정보마당’ 등의 코너도 운영한다. 이 본부장은 “인터넷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창구”라면서 “차별과 소외의 극단에 서 있는 여성장애인을 위해 더욱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55개郡 고2생들 “내년엔 겨뤄볼만”/서울대, 2005학년도 800명 지역균형선발 발표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05학년도부터 지방 학생들의 서울대 진학기회가 크게 넓어진다. 서울대는 4일 전체 신입생 모집정원의 20% 안팎을 2학기 수시모집 중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 전형’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200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방향’을 발표했다.교사 및 학부모를 비롯한 입시 관계자들은 서울 등 대도시 중심의 ‘서울대 편중’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입생 정원 20% 내신 위주 선발 서울대 입학생 가운데 20%선인 800여명을 고교 내신의 비중을 높여 선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서울대는 내신 말고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학교생활과 출신지역 등을 선발 기준으로 삼는다.내신 비율은 70∼80%선이 유력하다. 서울대가 자체 마련한 표준석차 백분율을 이용해 학생의 과목별 등수에 부여된 점수를 합산,학생의 내신 성적을 계산한다.이같은 전형은 고교간 학력 격차를 무시하는 것으로,교육여건이 열악해 서울대 입학이어려웠던 일부 지방 고교의 서울대 진학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왜 도입했나 서울대는 지방 학생들의 입학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서울 등 대도시 출신 학생의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전체 고교생 중 25%에 불과한 서울 출신 학생이 서울대 신입생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대에 이르고 있다.또 전국 55개 군에서 서울대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등 지역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지속돼 왔다. ●특기자 전형 확대,논술 부활 서울대는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와 특정교과 성적 우수자 등을 ‘특기자 전형’으로 전체 정원의 10%쯤 선발한다.또 전체 정원의 70%를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는 면접 및 구술고사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능의 비중을 높인다.특히 2002학년도부터 폐지했던 논술고사를 전형요소에 따라 다시 시행한다.때문에 사교육의 의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은 역차별,지방은 환영 서울의 진학담당 교사들은 새 입시안을 시행하면 서울지역 합격자가 현행 40% 수준에서28%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또 이에 따른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대원외고 김수균 진학부장은 “대도시 학생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분당 서현고 3학년 부장교사 금일철씨는 “서울대 입시안이 전체 정원의 70%를 뽑는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돼 있어 대도시 상위권 학생이 유리해지고,사교육비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지방 교사와 학생들은 기대감을 보였다.강원 홍천고 김길남(46·여) 교사는 “지방에서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서울대에 갈 수 있게 돼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이 학교 2학년생 최명호(17)군도 “최근 몇년간 서울대에 입학한 선배가 없어 낙담했는데 이번 안이 마련돼 서울 학생들과 경쟁해도 이길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학원가의 평가도 엇갈렸다.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명문고와 비명문고의 차이,수도권과 지방과의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그러나 고려학원 유병화 평가실장은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생활기록부 비율을 높인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서울지역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큰 기대만큼 못 미친 결과물 당초 서울대는 서울과 광역시를 뺀 전국 232개 시·군·구별로 신입생을 할당하는 획기적 안을 검토했다.그러나 서울대는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에 걸쳐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도입키로 발표,지방 학생의 입학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가 다소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김완진(49) 입학관리본부장은 “지역별로 신입생을 할당하는 안과 지역균형 선발 전형은 입학생의 지역적 불균형 현상을 완화한다는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당초 신입생의 10% 정도를 지방 학생만으로 뽑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신입생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두걸 이세영 박지연 기자 douzirl@
  • 백화점·할인점 썰렁 인터넷 쇼핑몰 북적

    ‘전쟁과 불경기 바람 넘어 알뜰 네티즌 뜬다.’ 최근 재고품이나 반품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에 ‘네티즌 알뜰족’이 몰리고 있다. 고가의 공연 티켓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회원제 사이트나 휘발유 등 이라크전 바람을 많이 타는 품목의 가격비교사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과 경제 불황 여파로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매출이 두자릿수 이상 감소하는 등 국내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반품·재고품 인기몰이 재고 의류와 잡화를 취급하는 ‘하프클럽닷컴’(www.halfclub.com)에는 요즘 들어 네티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이후 평소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하루 평균 2000여벌의 옷이 팔려 나가고 있다.매출액도 2월 9억원에서 지난달 1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환우(37) 사업부장은 “주 고객층이 브랜드를 찾으면서도 경제적인 직장 여성층”이라면서 “최근 불경기와 이라크전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쇼핑몰 ‘트레이디포’(www.tradepot.com)는 조만간 ‘반품몰’을 오픈할 계획이다.반품몰에서는 홈쇼핑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렸다가 반품된 제품을 시중가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소비자들에게 반품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속이지 않기 위해 포장도 바꾸지 않고 배송할 예정이다. ‘트레이디포’ 강상훈(35)사장은 “새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픈 날짜를 묻는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면서 “반품되는 물건 대부분은 배송비가 적게 드는 소형이기 때문에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연 티켓과 유류도 싼 가격에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www.interpark.com)의 공연티켓 전문예약서비스 ‘티켓파크’는 지난달 24일 15∼3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티키클럽’을 열었다. 일주일 동안 1500여명이 회원에 가입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티키클럽 회원들은 연회비 3만원을 내고 한달 40편 이상의 연극과 뮤지컬,라이브 콘서트 등을 할인가로 감상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분쟁에 민감한 유류와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와치’(www.oilpricewatch.com)나 ‘오일프라이스’(www.oilprice.co.kr) 등에도 네티즌의 방문이 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와치’의 경우 3월 하루 평균 조회수가 42만 3000여회를 기록,2월의 19만 7000여회에 비해 두배 이상 뛰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파병안 통과’ 여의도 온종일 몸살/ “전쟁 공범 안된다” 반전 물결 최고조

    우여곡절 끝에 2일 오후 국회에서 국군의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이 처리되자 여의도 국회 주변은 온통 시위대의 반발과 비난으로 들끓었다. 이날 최고조에 달했던 반전집회는 동의안 처리 이후 밤늦게까지 거세게 이어졌다.그러나 일부 보수단체는 일제히 환영 논평을 내는 등 보수·반전 단체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회 주변 밤늦도록 시위 아침 일찍부터 국회 주변에 몰려든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교수,학생 등 2500여명은 오후 5시20분쯤 파병 동의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과 거센 몸싸움을 벌이며 항의했다.이들은 “파병결정 철회하라.”“파병 찬성한 국회의원 박살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회로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팽팽하게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당원 박남규(33)씨가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이마가 함몰돼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경찰과 시위대 30여명이 부상했다. 일부 시위대는 국회 주변에 배치된 경찰버스 위로 올라가 본회의를 마치고 의원회관으로 향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야유를 보냈다.이들은“한국 정부와 국회가 한국군 파병 동의안을 강행 처리해 유엔결의를 무시한 미국의 전쟁 공범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밤늦도록 국회 주변 등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국회 주변에 73개 중대 7300여명과 경찰버스 200여대를 동원,국회 주변을 감쌌다. 앞서 민주노총 등 46개 단체로 이뤄진 전국민중연대와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 회원 등은 국회 정문 앞에서 ‘인간띠 잇기’ 행사를 벌이며 경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대·성공회대 교수·학생 집회 8년 만에 동맹 휴업을 선언한 서울대 총학생회와 교수 등 1000여명도 이날 교내에서 집회를 가진 직후 국회 앞으로 옮겼다.일부 학생은 기름을 넣은 드럼통을 들고 국회쪽으로 접근하다 경찰에 저지당했다.성공회대 교수와 학생 등 400여명도 오후 중앙도서관 앞에서 반전집회를 열었다. 당초 우려했던 반전·보수단체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재향군인회는 “반전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해 국회 앞 집회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여진 한동안 이어질 듯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 후유증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파병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과 파병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3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로 했다.참여연대는 “구체적인 방안은 3일 소집되는 ‘반전평화비상국민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파병에 찬성한 국회의원의 낙선운동과 지역구별 소환서명운동,지구당사 항의방문 등을 벌일 방침이다.또 오는 12일 ‘반전평화 범국민대회’를 갖고 대학생의 동맹휴업과 연대,총파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재향군인회는 “국회의 현명한 결단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경우 입게 될 엄청난 손실을 막게 됐다.”고 강조했다.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도 환영 논평을 내고 “전후 이라크 재건 참여와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를 위해 필요에 따라 지원의 폭과 규모를 늘릴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태우는 국내 무슬림 파병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용산구 한남동 중앙 이슬람 성원 주변과 아랍인 식당 등 무슬림촌에서는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성원 마당에는 ‘전쟁 반대·세계 평화’라는 글귀와 함께 “정당한 이유 없이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코란 구절이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방글라데시 출신 무슬림 샤밈 셰키(28)는 “미국을 도와줄 인력과 재원으로 차라리 헐벗은 북한 주민을 돕는게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영표 이세영 이두걸기자 tomcat@
  • 서울대 오늘 파병반대 동맹휴업

    서울대 총학생회(회장 박경렬)는 2일 하루 동안 미국의 이라크 공습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며 동맹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27일부터 5일 동안 동맹휴업 실시여부를 두고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1만 54명 가운데 87.1%인 8722명이 휴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이들은 2일 교내에서 집회를 가진 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과 함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파병반대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한편 이화여대와 성공회대,부산대,항공대 등의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해 당초 예정된 동맹휴업을 포기하거나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서울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 백령도등 열흘새 강진 두차례… 활성단층 많아 대비 필요

    ‘서울에도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달 30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진도 5.0의 강진이 발생했다.지난달 23일 이후 열흘 사이 한반도에서 일어난 두번째 강진이다.이례적인 큰 지진에 기상청도 긴장하고 있다. 지진 발생 이론인 판구조론에 따르면 아시아판과 북태평양판의 충돌 경계 위에 있는 일본과 달리 경계에서 떨어져 있는 한반도는 안전한 지역에 속한다. 80년대까지 관측된 지진도 연 20회를 넘지 않았다.지난 78년 홍성에서 진도 5.2의 강진으로 3억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을 빼고는 별다른 피해 사례도 없다. 하지만 수적으로 최근 지진은 크게 증가했다.지난해에는 49차례나 발생,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올해에만 해도 15건이나 된다.지진 횟수가 증가하는 데는 관측망 증가와 장비 성능의 향상도 한몫하고 있다.예전에는 몰랐던 지진도 감지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시아판과 환태평양판 경계면에 축적된 힘이 증폭해 실제 지진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진단한다.또 운동하는 단층인 활성단층이 한반도에 많다는 점을 들어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지진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피해를 줄일 대책을 철저히 세우는 수밖에 없다.서울대 지진연구센터 조남대 연구원은 “지진에 대한 재해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고 관공서 등 주요 건물이나 주택 등의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이경실씨 방송활동 재개

    지난 2월9일 남편 손광기씨에게 폭행당해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개그우먼 이경실(사진·37)씨가 31일 방송활동을 재개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MBC 제작센터에서 ‘TV 특종 놀라운 세상’(연출 김종우)의 녹화를 마친 뒤 등촌동 SBS 공개홀로 옮겨 오후 7시부터 ‘콜럼버스대발견’(연출 유윤재)에서도 마이크를 잡아 MC로서 방송활동을 공식 재개했다. 검정색 원피스 차림의 이씨는 방송 도중 특유의 박장대소를 연방 터뜨리며 재치있는 말솜씨로 녹슬지 않은 진행실력을 과시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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