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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두걸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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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IS 학사혼란 불가피 교육부 20일 최종결정 / 교사들 “어떡해”

    서울 S고교의 3학년 담당교사들은 13일 아침 긴급회의를 가졌다.교사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학사업무가 빠져 대입 1학기 수시모집의 문제가 몹시 심각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아직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이런 일이 어디 있느냐.다시 과거로 돌리라니…”라며 정책의 혼선을 비난하는 목소리 이외에 구체적인 대응책은 나오지 않았다.교육부의 방침을 지켜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교사들,“막막할 뿐” S고는 이미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학교종합행정시스템(C/S)에서 NEIS로 100% 전환,완벽한 NEIS 운영체제를 갖췄다.정보화담당부장인 장모(42) 교사는 “지난 3월부터 거의 매일 10시까지 NEIS 기초작업을 실시,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이제 모든 게 물거품이 된 것 같다.”면서 허탈해했다.교사 100명의 컴퓨터를 다시 손봐야 하는 까닭이다. 3학년 교사들은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1차 수시모집 때까지 C/S로의 전환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할 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고교의 학사 혼란,불가피하다C/S로 이관해야 하는 영역이 많은 고교는 초·중학교에 비해 더욱 복잡하다.지난해까지 사용한 C/S는 현재 1·2학년이 적용 대상인 7차 교육과정에 맞지 않는다.따라서 새 C/S 프로그램이 필요하다.실제 C/S시스템을 만든 업체와 계약까지 해지한 상태이기 때문에 새 C/S 프로그램을 내려보내고,일선 학교들이 다 사용하는 데 최장 6개월 이상 걸린다는 게 교육부의 주장이다.따라서 새 C/S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까지 담임들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성적 및 생활기록부 등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게다가 성적증명서의 경우,원본대조표의 확인을 다 거쳐야 한다.이러다 보면 증명서가 학교별로 다르기 때문에 공신력 문제도 분명히 제기될 수 있다는 게 일선 교사의 지적이다. ●지방 초·중·고교의 NEIS 이관율은 거의 100% 지역별 C/S의 NEIS로 이관율은 무려 97%가 넘는다.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충북·전북·경북·제주는 모든 초·중·고교에서 NEIS를 운영하고 있다.서울은 84.4%로 가장 낮고 전남은 91.7%에 이른다.인천·부산·경남·충남 등은 90%를훨씬 넘었다. 충남 C고의 교장은 “정부의 지침대로 했는데 이제 다시 C/S로 돌리라고 어떻게 교사들에게 지시할 수 있느냐.”며 난감해했다. ●C/S 교육,다시 필요하다. 서울 P여고의 엄모(49) 교무부장은 “C/S로 돌아가려면 당장 2월 졸업생의 자료부터 입력해야 하는 데다 또다시 교사들을 교육시켜야 한다.”면서 “항목이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어 교사들도 헷갈리기 때문에 책임자가 일일이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C/S와 NEIS를 병행해도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C/S는 개인 회사가 학교의 서버를 관리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자료를 빼낼 수 있어 보안상의 문제가 크다고 걱정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NEIS 수정 권고와 관련,20일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박홍기 이두걸 박지연기자 hkpark@
  • 전교조·학부모 ‘환영’ 일부교사 ‘반발’

    국가인권위가 12일 교단 갈등의 한 원인이었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인권침해 영역 삭제 등을 권고하자 학부모와 교사들은 사생활 등 인권보호를 위해 당연한 결정이라고 대체로 환영했다. 그러나 NEIS 운영 체제를 갖췄던 일부 교사들은 “무슨 기준에 맞춰 일을 하라는 것이냐.”고 반발하기도 해 반응이 엇갈렸다. ●문제점 인정한 것은 당연 중학교 1학년생 딸을 둔 주부 김미영(39)씨는 “갈등을 겪었던 교육부와 전교조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울 광남고 2학년생 이응수(16)양은 “내 질병기록과 학업성적이 다른 사람에게 열람될 수 있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면서 “인권위가 NEIS의 일부 문제점을 인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C고교 고모(60) 교장은 “교육부의 NEIS안이 전교조의 주장처럼 인권침해 소지가 심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일선 교사들의 반대에도 교육부가 밀어붙인 것이 부작용을 불렀다.”고 말했다.그는 “국가기관의 결정인 만큼 미흡하더라도 교육부가 따라야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인권 옹호를 위한 결단” 전교조는 “국민과 학생의 정보인권 옹호를 위한 중대한 결단”이라고 환영했다.전교조는 “교육부는 약속대로 인권위의 결정을 신속하게 반영,교단의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학한 정책기획국장은 “정보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인권,즉 자기정보통제권에 대한 헌법적 권리가 명확하게 담긴 정확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너무 인권에 치중한 것”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인모(42)씨는 “왜 꼭 교사만이 자식들의 학교생활 정보를 독점해야 하느냐.”면서 “학부모도 정보인증을 받아 집에서 학교생활을 파악해 부족한 면을 고쳐줄 수 있다는 점에서 NEIS를 환영했는데 인권위 권고안은 너무 인권에 비중을 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충남 D중 김모(42) 교사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학교종합행정시스템(CS)에서 NEIS로 모든 업무를 옮겨도 별탈이 없을 것으로 여겼다.”면서 “이제 와 인권 침해의 소지가 크다고 다시 CS로 돌아가라는 것은 교통사고가 무서워 자동차를 타지 말고 자전거를 이용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세영 이두걸기자 sylee@
  • 온라인 상품권 ‘e좋은 선물’ / ‘가정의 달’ 수요 급증

    “이번 스승의날 선물은 온라인 상품권으로 준비하세요.”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이 몰려 있어 가까운 이들에게 선물할 일이 많다.적당한 선물이 생각나지 않으면 온라인 상품권은 어떨까.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터넷을 사용하는데다 이메일로 상품권을 주고 받을 수 있어 의외로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상품권은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품을 사고 결제할 때 사용한다.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인쇄된 온라인 상품권과 인증번호를 제시하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과 인터넷쇼핑몰 한솔CS클럽(www.csclub.com) 등에서는 종이형과 이메일형 등 두 종류의 온라인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어버이날 용,스승의날 용 등 쓰임새에 따라 상품권의 이미지를 맘대로 새겨 넣을 수 있고 축하나 감사의 메시지로 사연을 담을 수도 있다. 온라인에서는 다음쇼핑,종로엠닷컴 등에서,오프라인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CGV,크라운베이커리 등 17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상품권의 대명사인 문화상품권과 도서상품권을 판매하는 한국문화진흥,한국도서보급 등도 온라인 문화쇼핑몰(www.cultureland.co.kr)이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인터넷쇼핑몰 해피머니(www.happymoney.co.kr)가 발행하는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은 영풍문고,메가박스,티켓링크 등 2만여개에 달하는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이용 계층이 늘어나면서 어버이 날,스승의 날 선물용으로 각종 온라인 상품권의 수요가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정보가족’ 다솔이네 비밀은

    다솔이네 집은 지극히 평범한 서울의 중산층 가정.그러나 다솔이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가족 홈페이지인 ‘인터넷 행복나라 신애와 다솔이네집’(user.chollian.net/∼badoogi)이 그것이다.아버지 이연호(44·회사원)·어머니 이영희(39)씨,딸 신애(15·중학교 3년),아들 다솔(10·초등학교 4년)이는 지난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의해 제6회 ‘정보가족’으로 뽑혔다. 다솔이네가 처음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3년.아버지가 당시로서는 ‘최신종’인 386컴퓨터를 구입한 게 계기가 됐다.이후 PC통신에 빠져든 아버지와 어머니는 96년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었다. ‘온라인 다솔이네’는 ‘아빠방’,‘엄마방’,‘신애방’,‘다솔이방’ 등으로 구성돼 있다.‘아빠방’은 마라톤 관련 코너로 가득차 있다.지금은 워드프로세서 1급,정보검색사 2급 자격증을 딸 정도로 ‘전문가’ 수준인 어머니는 ‘엄마방’을 통해 컴맹으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다.‘신애방’에는 신애가 다니는 배화여중 홈페이지가,‘다솔이방’에는 각종 게임이 올려져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 안에서 서로 관심과 애정을 끊임없이 확인한다고 했다.아버지가 마라톤 일정을 미리 올려 놓으면 온 가족이 기다리다 함께 마라톤 경기장으로 향한다.지난해 춘천마라톤 이후 아버지는 마라토너로,다른 가족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다솔이가 지난 어린이날 선물로 자전거를 받게 된 것도 홈페이지 역할이 컸다.아버지 이씨는 “인터넷만 잘 활용해도 가족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면서 “홈페이지를 소중히 가꿔 인터넷을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 서울대 김진의교수 물리학회에 5000만원 기탁

    서울대 물리학과 김진의(57) 교수가 후배 과학자를 위해 써달라며 한국물리학회에 5000만원을 기탁했다. 물리학회는 8일 “김 교수가 젊은 물리학자를 위한 상을 만드는 데 사용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물리학회는 기탁금으로 내년부터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40세 이하 과학자에게 상을 줄 계획이다. 김 교수는 국내 입자물리학 분야의 권위자로 우주 진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본 입자 가운데 하나인 ‘액시온’ 연구에 힘써 왔다.지난달에는 제1회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추억의 만화’ 온라인서 부활 / 호접몽등 80년대 인기작 1500원에 하루종일 즐겨

    만화방은 3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겐 일종의 ‘해방구’였다.‘학생주임’ 선생님이 들이닥칠까봐 마음을 졸이면서도 한쪽 구석에서 까까머리 학생들은 ‘야설록’과 ‘허영만’의 만화에 빠져들곤했다. ●30~40대 추억 자극 대성공 30,40대에게 어렴풋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야설록과 허영만,조명운 등 80년대 인기 만화작가의 만화가 온라인에서 부활하고 있다. 온라인 음악업체 벅스뮤직(www.bugsmusic.co.kr)은 지난 1일부터 1만여편의 인기만화를 제공하고 있다.‘호접몽’,‘협도’,‘호접몽가’ 등을 그린 만화방 최고 인기 작가 야설록의 작품 40여편이 포함돼 있다. 조명운,박원빈 등 ‘걸출한’ 80년대 만화 작가들의 만화도 볼 수 있다.만화를 보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장점. 만화포털 이코믹스(www.ecomix.co.kr)에서는 졸린 눈을 하고 황당한 행동을 일삼는 ‘구영탄’ 캐릭터를 만든 고행석의 만화를 즐길 수 있다. 인터넷만화방(i.manhwa.co.kr)에서는 ‘공포의 보디체크’등으로 30대의 눈을 사로잡았던 박원빈의 만화를,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에서는 무협만화의 거봉 천제황의 만화를 만날 수 있다.야후(kr.yahoo.com)나 엠파스(www.empas.co.kr) 등 다른 포털 사이트도 앞다퉈 오프라인 만화를 온라인으로 옮겨놓고 있다. 가격은 권당 200∼300원으로 저렴한 편.1500원만 내면 하루 종일 만화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신문연재·시사만화도 인기 온라인 만화방의 인기에 힘입어 신문에서 연재되거나 시사적인 내용을 담은 만화도 더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에서는 허영만이 모 스포츠신문에 연재 중인 ‘타짜’를 단행본 형식으로 내놓았다. 또 신문연재만화 총집합(www.klcafe.com/comics-magazine.htm)에서는 일간지,스포츠신문,잡지 등 우리나라에서 간행되는 신문과 정기출판물의 만화를 모두 링크해 놓았다.강주배의 ‘용하다 용해’,김진태의 ‘시민쾌걸’,양영순의 ‘아색기가’ 등 유명 연재만화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뉴스툰(www.newstoon.net)에서는 우리 나라의 시사 만화를 모두 무료로 접할 수 있다.한 관계자는 “추억의 만화방을 온라인과접목시켜 30,40대의 향수와 피로를 달래준다는 컨셉트가 의외로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은평천사원 김성순할머니의 어버이날/부모없는 천사 170명 “할머니 우리 할머니”

    “아이고,우리 애들이 여기까지 다 왔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봄비를 맞으며 서울 구산동 은평천사원 보육원 김다원(7·여)·한광희(6) 어린이가 먼 길을 나섰다.한손에는 우산을,다른 손에는 조그만 꽃바구니를 들었다. ●부모 없는 아이들의 대모 생활지도사 박경미(26·여)씨와 함께 찾은 곳은 은평천사원의 ‘대모’ 김성순(83) 할머니의 집.양쪽 눈 망막에 이상이 생겨 올 들어 천사원 발길이 뜸한 할머니에게 카네이션 꽃다발을 드리기 위해서다. 다원이는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 골목에 있는 김 할머니 집 초인종을 수줍은 듯 눌렀다.문이 열리며 김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자 다원이와 광희는 일제히 할머니 품에 안겼다. “우리 새끼들,어떻게 여기까지들 왔어.이렇게 비까지 내리는데….”눈병 때문에 더욱 깊게 파인 김 할머니의 두 눈은 비와 눈물이 뒤섞여 촉촉하게 젖었다. ●“내가 해 준 건 없어.아이들한테 받은 사랑이 더 크지” 다원이와 광희는 둘 다 부모님이 없다.하지만 4세 이후 은평천사원에 온 이들은 김 할머니의 손길에 티없이자랄 수 있었다.은평천사원 재활원에 있는 110여명의 정신지체인들과 육아원에 있는 60여명의 아이들은 모두 김 할머니의 아들·딸이자 손자·손녀다.16년째 거의 매일 찾아 이들에게 바느질 등을 가르치거나 요리부터 청소까지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 할머니가 은평천사원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88년.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들렀다가 기독교여자청년회(YWCA)에 가입,귀국한 뒤 국내 YWCA 회원들과 은평천사원을 우연히 찾은 게 인연이 됐다.김 할머니는 “사회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보니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하루 이틀 오다 보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김 할머니에게 아이들은 순수 그 자체다.“세상 사람들은 모두들 자기 자랑하고 남 흉보기 바쁘지만,천사원 아이들은 거짓 없는 순결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내가 해준 건 별로 없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받은 사랑이 일생의 가장 큰 선물”이라고 다원이와 광희를 꼭 껴안았다. ●“아이들 얼굴을 앞으로 얼마나 볼 수 있을지 걱정이야” 김 할머니는 혼자 살고 있다.7년 전 60년 가까이 함께 산 남편과 사별했다.하지만 적적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고 했다.은평천사원에 매일 ‘출근’하고,여성의 전화 등에서도 봉사활동을 계속했기 때문이다.지난 7월에는 천사원 아이들을 소재로 ‘덜렁이’라는 수필집을 냈다.틈틈이 써 온 시도 곧 책으로 나온다.아쉬움도 있다.그는 “10년 전 딸처럼 따르던 아이가 어렵게 무용을 공부했지만 결국 대입에 실패했다.”면서 “진짜 어머니처럼 입시지도를 제대로 해 줬으면 좋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지난 97년 환란의 여파로 천사원의 고아들이 늘어난 것도 가슴 아픈 일이다. 김 할머니에게 남은 희망은 눈감는 날까지 건강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것.김 할머니는 “지금 몸이 불편해 천사원에 나가지도 못하고,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보잘것없는 나의 사랑을 계속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성희롱 의대교수’ 징계위 회부키로

    서울대는 수술 도중 간호사를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진료를 금지당한 서울대 의대 L(53)교수를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서울대는 지난달 29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L교수를 징계위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이는 윤리위 차원의 시정권고나 경고보다 강한 조치다. 김우철 교무처장은 “윤리위원들 사이에 ‘겸직해임된 L교수가 또 다른 조치를 받는 것은 이중 처벌’이라는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 교수의 품위를 훼손했다고 결론을 내려 정운찬 총장에게 징계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김 처장은 “L교수가 대학 규정상 윤리위 결정에 대해 15일 안에 불복할 수 있는 만큼 L교수의 의사에 따라 징계위 개최 여부가 정해진다.”면서 “하지만 윤리위 결정을 쉽사리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회 참석차 외국에 머물고 있는 L교수가 입국하는 이번 주 초에서 보름 뒤인 20일 사이에 징계위가 열려 학교 차원의 징계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조대책위측은 일부 환자들이 L교수의 진료 복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최근 학교측에 제출한 것과 관련,“환자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성희롱도 엄연한 범죄”라면서 “서울대의대 학생들도 지난달 초 L교수의 수업을 거부한 만큼 학교 차원의 처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또 “탄원서에 서명해 달라는 우편물을 집에서 받은 환자들이 신상정보가 유출된 게 아닌지 우려하는 문의전화를 해 왔다.”며 환자정보 고의누출 가능성을 제기했다.병원측은 내부적으로 환자 신상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병원환자가족’이라는 네티즌은 “우리 가족의 수술을 앞둔 상황에서 노조가 의사의 손을 묶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반면 네티즌 ‘이숙희’씨는 “‘수술 잘 하는 교수에게 성희롱 쯤은 양념’이라는 식의 발상으로는 양심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화제의 사이트] www.kidshealth.or.kr

    어린이날이면 부모는 자녀의 선물로 무엇을 준비할지 고민이다.장난감이나 게임 프로그램은 집안에 이미 넘쳐날 정도다.놀이공원에 가는 것도 그리 뜻깊은 선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어린이날에는 자녀와 함께 ‘꾸러기튼튼랜드’(www.kidshealth.or.kr)에 들러 자녀의 건강을 함께 점검하고 고민해 보자. ‘꾸러기튼튼랜드’는 어린이 전문 건강 사이트.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실 최보율 교수를 중심으로 모두 8명의 교수·연구진이 운영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코너로는 ‘나는 비만일까요’가 꼽힌다.말 그대로 나이와 신장,체중 등을 입력하면 비만도를 알 수 있다.또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을 통해 비만이나 저체중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뚱뚱이와 날씬이’ 코너에서는 ‘비만이란 무엇일까’,‘왜 뚱뚱해 질까’,‘나도 날씬이가 될 수 있다구?’ 등 건강 관련 정보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또 ‘밤이면 소변이 마려워요.’,‘귀에 바퀴벌레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죠.’ 등 사소하지만 어린이가 생활 속에서겪는 건강 관련 문의와 어려움을 게시판을 통해 친절하게 풀어주고 있다.월경,여드름,이성 문제 등 사춘기에 접어드는 어린이의 고민을 상담해 주기도 한다. 어린이가 가까이하면 안 되는 담배,술 등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설명해 주고 있다.모든 서비스는 물론 무료다. 최 교수는 “어린이가 처음부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스스로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게시판에 ‘선생님 덕분에 날씬이가 됐어요.’ 등의 글이 올라올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
  • “김민수 교수 복직” 서울대 교수 릴레이시위

    서울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2일 지난 98년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김민수 전 산업디자인과 교수의 복직을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에 돌입했다. 김민수 교수 복직을 위한 서울대 교수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고철환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대표 금기원),서울대총학생회(회장 박경렬)는 이날 서울대 문화관 앞 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김 전 교수의 복직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때까지 매일 본부건물 앞에서 교수와 학생 2인 시위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제학부 김수행 교수와 박경렬 총학생회장은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에는 김세균 정치학과 교수,황상익 의예과 교수,한인섭 법학과 교수,최갑수 서양사학과 교수 등 16명의 교수와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등이 동참한다.이달 말부터는 김 교수 복직 탄원 서명에 참여했던 400여명의 다른 교수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김 전 교수는 부실한 재임용 심사에 의해 부당하게 해임됐음에도 불구,임용권자인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김 교수의 복직에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대학사회의 전근대적 요소 청산과 학문의 자유 쟁취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정 총장은 김 교수를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우철 교무처장은 “정식 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임용이라는 전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김 교수 복직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지금 대법원에 계류 중인 교수재임용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 결과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김 교수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하자 ‘지난 96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학계 원로의 친일행적을 거론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면서 반발,지난 98년부터 ‘디자인과 생활’이라는 무학점 강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환자접촉 안하면 안전 과도한 공포감 역효과”/ 의사협회 ‘사스’ 심포지엄

    “사스는 주로 침으로 감염되는 만큼 평소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환자로부터 1m 밖에 떨어져 있으면 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신상진)는 국내에도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하는 등 세계 여러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는 사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30일 오후 서울 동부이촌동 협회 건물에서 사스 전문가들이 모여 긴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대한내과학회·대한가정의학과학회 등 10여개의 의학 관련 협회 관계자와 의료진,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개인 위생만 철저히 챙기면 2차 감염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만큼 사스에 대해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가톨릭대성가병원 감염내과 유진홍 전문의는 “사스는 침으로 옮기는 비말감염이 주 감염 형태이므로 청결을 유지하는 일반인은 환자와의 접촉이 없는 이상 감염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또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손을 철저히 씻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사스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일단 가건물 등의 적절한 임시 공간에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이종구 검역소장은 “질병관리본부를 신설하고 검역소 업무를 질병관리체계와 연계하는 등 전염병 관리체계의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사스와 같은 신종 전염병에 대해 전 세계적인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휴대전화 고스톱 열풍

    회사원 김모(26·여)씨는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든다.친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 아니다.얼마전 모바일 인터넷으로 다운받은 ‘고스톱’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다른 곳에 있는 사람과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게임이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다.기존 온라인 게임업계를 평정했던 ‘고스톱’게임이 모바일계에서도 단연 인기다.길거리나 공공 장소에서 휴대전화로 ‘고스톱’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20세기형’ 놀이가 휴대전화를 통해 ‘21세기형’ 네트워크 게임으로 ‘진화’한 셈이다. ●‘군용담요’에 사이버 머니 게임이 시작되면 휴대전화의 작은 LCD 창 안에 짙푸른색의 ‘군용담요’가 펼쳐지고,형형색색의 화투패가 나눠진다.게임 도중 “싸버렸네.”,“여기까지!스톱” 등 현실감 있는 대사도 자동으로 나온다.참석자들은 승패와 점수에 따라 사이버 머니를 주고 받는다. 대결을 펼치는 상대와 게임 도중 채팅도 가능하다.다만 게임 도중에는 접속료를 내야 한다는 게 부담.하지만 각종 이동통신회사의 인기게임 순위에서 일제히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휴대전화 ‘고스톱’게임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혼자서 즐기는 ‘싱글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몇천원 정도의 다운비만 부담하면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다.일부 게임은 다운 건수가 수만 건에서 수십만 건에 이른다. ●스타크래프트,갤러그도 휴대전화 안에서 부활 화투놀이뿐만 아니다.‘스타크래프트’,‘포트리스’,‘삼국지’ 등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얻었던 많은 게임이 휴대전화 안에서 재연되고 있다. ‘갤러그’,‘테트리스’,‘스트리트파이트’ 등 80년대 오락실을 주름 잡던 게임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브루마블’ 등 오프라인에서 선보였던 게임들도 모바일 세계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용비불패’,‘짱구는 못말려’처럼 인기 무협만화와 코믹만화가 모바일 게임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휴대전화는 컬러 LCD와 32화음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누구라도 손쉽게 게임을 즐길수 있다.”면서 “새로운 게임이 모바일용으로 계속 개발되면 이제까지 10,20대 중심이던 게임 이용층이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화제의 사이트]www.prolasik.co.kr

    “라식 수술 받은 눈,여기서 관리하세요.” 라식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후유증을 우려해 수술을 망설이거나 수술 후에도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이들을 위한 전문 사이트가 생겨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라식’(www.prolasik.co.kr)은 수술 전의 안압이나 각막 굴절률 등 개인의 눈 정보를 체계적으로 보관,관리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프로라식’은 명동성모안과 김동해 원장을 비롯한 안과전문의 4명이 모여서 만든 사이트.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은 이 곳에서 안압 등 각종 수치를 이용,수술에 따른 부작용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다. 라식 수술을 받고 난 뒤 변화하는 각막 굴절률을 이 사이트에 입력해 놓으면 만일의 경우 백내장 수술을 받을 때도 한결 수월하다.김 원장은 “기존의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백내장 수술에서 인공수정체의 도수는 수술 전 정상 각막의 굴절률과 현재 상태를 비교하여 결정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면서 “때문에 개개인의 눈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개인의 수술 정보는 의무보관기한인 5년이 지나면 대부분 소실돼 라식 수술을 받은 환자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눈 정보 관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 “주민 찾아가는 경찰 평소 소신 지키고파”/ 서울 방배경찰서 김인옥 서장

    “요샌 하도 바빠서 입술이 다 터질 지경이에요.” 마음씨 좋은 누나처럼 수더분한 50대 처녀 서장,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의 딸,가출 소녀의 대모…,최근 서울 방배경찰서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으는 김인옥(金仁玉·51·총경) 서장을 가리켜 주위에서 일컫는 말들이다. 4월의 마지막 햇볕이 내리쬐는 30일 김 서장을 만났다.미소가 영락없는 어릴 때 누이의 모습이다.하지만 당찼다.김 서장의 이력이 문득 떠올랐다.경찰청 소년계장,경남 의령경찰서장,경기 양평경찰서장,서울경찰청 방범과장을 거치면서 쌓인 현장경험과 내공을 직감할 수 있었다.때문에 24시간 복잡하게 돌아가는 수도치안의 한 현장을 깔끔하게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김 서장은 현 경찰청의 김강자(金康子·58·총경) 여성청소년과장에 이어 서울에서는 두번째의 여자 경찰서장이다.저녁 순시에 나서는 김 서장의 뒤를 살짝 따라나섰다. ●“사소한 절도사건도 확실히 없애도록”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방배본동 동사무소 회의실.10여명의 관내 발전동우회 회원들이 잠시 회의를 중단하고 김 서장을 박수로 맞았다.기대감이 커서일까.지역 현안과 민원이 이들의 입에서 한꺼번에 쏟아졌다.한 남성회원은 “강력반을 동원해서라도 방배동 카페골목에 있는 호스트바를 없애 달라.”고 부탁했다.주부 한준희(50)씨는 “학원과 독서실에서 밤 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길거리 안전을 체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서장은 주민들의 갑작스러운 ‘공세’에도 당황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김 서장은 “현행법상 호스트바를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열심히 단속,서장으로 있는 동안 호스트바를 없애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아울러 밤마다 골목 순찰을 강화하고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경찰 순찰차를 태워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서장은 강도사건은 물론이고 사소한 절도 하나라도 없애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라는 점을 몇차례 강조했다.관내 아파트의 안방에서 경찰서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넷폴’(netpol,internet police) 시스템을 25일부터 가동한 것도 이 같은 취지다.김 서장은 “주민의 곁으로 찾아가는 경찰상을 확립하는 게 소신”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서장이 우리를 찾은 것은 처음 ‘강남’에도 ‘잘 나가는’ 사람만 사는 건 아니다.호화 빌라의 높은 담벼락 옆으로 외로움과 빈곤,병마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동사무소를 나선 김 서장은 밤 9시30분쯤 라면과 두유 한 박스씩을 사들고 방배본동 주택가로 향했다.서초구청측이 전세로 마련한 방 2개짜리 단독주택에 60,70대 할머니 네 분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경찰서장이 찾아오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반갑게 맞았다.그런 할머니들이 안쓰러웠는지 김 서장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김 서장과 할머니들이 4평 남짓한 방안에 자리를 잡자 그나마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다.김 서장은 양창순(76) 할머니의 손을 꼭 잡은 채 “흙도 많이 밟고 성경도 읽으면서 고운 모습 간직하고 오래 사세요.”라고 당부했다. ●아버지도 평생 경찰에… 피는 못 속여 이곳을 나서면서 김 서장은 “퇴직 후 경찰 출신 퇴직자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양로원을 하나 마련하는 게 꿈”이라면서 “함께 의지하고 봉사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집안 내력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1950년대 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을 지낸 선친 김호연씨의 경찰 이력을 딸이 그대로 물려받은 듯했다.김 서장도 “평생 경찰에 투신한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릴 때 집에서 고아원을 운영한 탓에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2001년 서울청 방범과장 시절에도 의경들과 함께 집 없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설인 용산 ‘사랑의 집’을 한달에 두차례씩 찾았다. 김 서장은 “계속 일에 매달리다 보니 혼기도 놓치고 어느새 나이 50을 넘겼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가출소녀에 대한 각별한 관심 밤 10시쯤 찾은 곳은 방배동 카페골목과 사당동 먹자골목.비행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김 서장은 18년 동안 일선서와 경찰청 청소년계에서 ‘청소년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가출한 애들을 찾으러 종종 찾았던 곳”이라고 했다. 밤이 깊어지자 인파도 조금씩 늘어났다.김 서장은 “새벽녘이 되면 이곳에서 가출 청소년들을 쉽사리 찾을 수 있다.”면서 “90년대 중반 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으로 있을 때는 신촌,강남역 등 서울지역 번화가는 가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아픈 기억 하나.지난 96년 서울 미아리 사창가에서 10대 여학생 둘을 빼낸 적이 있었다.연락을 받고 찾아온 부모들은 “이미 내 자식이 아니다.”라며 발길을 돌렸다.소녀들을 반기는 곳은 이미 없었다.김 서장은 “청소년보호기관에 맡긴 뒤 경찰로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아직도 그 일이 가슴에 남아서일까.김 서장은 여성부,여성단체와 협조해 매맞는 아내와 갈 곳 없는 소녀들을 장기간 보호할 수 있는 ‘여성 쉼터’를 관내에 지을 계획이다. 아귀찜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 주인 유순희(48·여)씨가 김 서장을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김 서장은 “단속하러 온 게 아니라 도와주려고 찾아왔다.”면서 “모두들 어렵지만 열심히 생활하자.”고 말했다.유씨가 “들어와서 식사라도 하고 가라.”고 팔을 잡아 끌었으나 김 서장은 “다음에 들르겠다.”며 간신히 손길을 뿌리쳤다. 경찰 점퍼 차림의 ‘뚜벅이’ 서장은 자정을 넘긴 시각,또 다른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이두걸기자 douzirl@
  • “내 인생이 영화… 사람들 삶 계속 조명”영화감독 임권택씨 서울대서 강연

    “바로 이 땅에서,사람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그리는 게 내 영화의 시작과 끝입니다.” 영화감독 임권택(林權澤·66)이 29일 서울대 강단에 섰다. 이날 오후 서울대 인문대 교수회의실에서 열린 인문학포럼에서 ‘임권택의 영화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임 감독은 100여명의 교수와 학생 앞에서 2시간 남짓 50년 ‘영화 인생’을 진솔하게 풀어냈다.특유의 어눌하면서도 솔직한 말투로 강연장에서는 간간이 웃음이 터져나왔다. 임 감독은 “전남 장성에서 지주집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좌익 집안 사람’이라는 낙인과 가난을 못 이겨 52년 부산으로 가출했다.”면서 “고향에서는 영화 한편 본 적 없지만 영화판에서는 먹고 살 만한 것 같아 영화를 시작했다.”고 영화계에 입문한 계기를 설명했다. 임 감독은 성실함으로 61년 스물 여섯이라는 이른 나이에 ‘두만강아 잘 있거라.’라는 작품으로 메가폰을 잡게 됐다.멜로,액션,코미디 등 닥치는 대로 찍다 보니 10년 동안 찍은 작품만 50여편. 임 감독은 “당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예술정신 따위는 없었다.”면서 “누가 그때 영화를 이야기하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당초 임 감독의 목표는 할리우드 수준의 영화를 찍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열악한 조건에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 민족’을 담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임 감독은 “70년대부터는 순 ‘뻥까는’ 영화 대신 한국 사람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영화를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80년대 이후 ‘만다라’로부터 시작,‘씨받이’,‘서편제’,‘춘향전’,‘취화선’ 등 굵직굵직한 명작들을 만들면서 국제적인 ‘대가’의 자리에 오른 임 감독은 “내가 영화 속에 담고자 하는 것은 인본”이라면서 “내 영화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수익의 20% 음원사용료·음반사들 시장진출 눈앞 / 온라인음악업체 시드나

    기존 음반사들과 온라인 음악업체 등이 5000억원의 온라인 음악시장을 두고 한판 ‘샅바 싸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음반사들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오프라인 음악시장 대신 온라인 음악시장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뚫으려 하고 있다.반면 온라인 업체와 휴대폰 벨소리 및 통화연결음을 제공하는 모바일 콘텐츠업체(CP)는 ‘맨땅’에서 키워낸 온라인 음악시장을 순순히 내놓지 않겠다는 태세다. ●음반사들 대행사 세워 주도권 노려 국내 음원 권리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음반회사협의회와 기획제작자협의회 회원사들은 지난 22일 음원중개업체 ‘만인에미디어’를 민간음원관리 대행업체로 최종 선정했다.만인에미디어는 3개월 안에 기존 음반사들이 개별적으로 음원대행업체나 콘텐츠제공업체와 체결해 왔던 음원 공급계약을 모두 대행하게 된다. 이러한 음원 공급의 단일화를 통해 음반사들은 가격이나 대상 업체 등을 직접 결정하는 등 온라인 음악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더 나아가 온라인 음악업체나 모바일 콘텐츠 업체를 직접 소유하는방식으로 온라인 음악 시장에 직접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온라인 음악 공급의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맡겠다는 뜻이다. ●벅스뮤직 회원 5%까지 축소 전망 벅스뮤직(www.bugsmusic.co.kr),맥스엠피3(www.maxmp3.com)등 온라인 음악업체들은 지금 생존의 위기에 몰려 있다.음반사들이 온라인 음악 시장에 직접 뛰어들 경우 70%에 이르는 음원 권리를 ‘본전’ 삼아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2년치 음원사용료를 지불하라.’는 음반사들의 요구 역시 수용하기 힘들다.또 지난달 17일 문화관광부가 회원 한 명당 500원 또는 음악서비스로 발생하는 수익의 20% 가운데 많은 쪽을 음원제작자협회에 지불하라고 제시한 가이드라인도 온라인 업체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이 안이 단행될 경우 최대 온라인 업체인 벅스뮤직의 경우 전체 1400만명의 회원 가운데 5% 정도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벨소리 제공업체 등 공동대응 모색 벅스뮤직 관계자는 “한국콘텐츠산업연합과 함께 지난 8일 저작권특별위원회를 구성,온라인 음악 서비스의 합리적인비용을 산출하는 등 나름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통화연결음과 벨소리를 제공하는 모바일 콘텐츠업체들도 최근 ‘무선인터넷 음악콘텐츠협의회’를 설립하는 등 음반사들의 ‘온라인 진군’에 공동대응할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넷피니언 리더] 청소년전문 인터넷방송 ‘스스로넷’ 서울여고 청소년기자 엄소영

    “청소년 문제 만큼은 우리가 제대로 보고 잘 전달할 수 있어요.” ‘스스로넷’(www.ssro.net)은 청소년 전문 인터넷 방송이다.청소년 폭력예방재단이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청소년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방송국이다.청소년이 직접 만든 뉴스와 영화,다큐멘터리 등을 볼 수 있다.2000년 2월 문을 연 뒤 하루 5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엄소영(사진·17·서울여고 2년)양은 ‘스스로넷’ 뉴스기자단에서 ‘청소년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동영상 뉴스의 앵커도 맡고 있다. 엄양이 처음 ‘스스로넷’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해 7월.소리바다 폐지 논란,사설학원의 시설 개선 등 청소년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엄양은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로 청소년의 문자메시지 이용 실태를 추적한 ‘우리가 천자를 날리는 이유’를 꼽았다.문자메시지는 어른에게는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만,청소년에게는 ‘심심해,배고파.’ 등 서로의 애정을 표현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엄양은 “어른이 문자메시지의 순기능을 몰라주고 ‘휴대전화로 쓸데 없는 짓을 한다.’고 오해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어 기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넷’에서는 청소년의 신변잡기 뿐만 아니라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반전 집회,대통령 선거 등 굵고 무거운 주제도 다루고 있다.현장을 6㎜ 카메라에 담아 청소년 네티즌에게 생생한 화면을 전달한다. 엄양의 꿈은 기자가 되는 것이다.그는 “청소년 방송에서 활동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서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마이크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 기자
  • “지역균형 선발제는 지방대 죽이기”/국공립대총장, 정부조정 요구

    지방 국공립대 총장들이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제에 대해 ‘지방대를 죽이는 방안’이라며 집단 반발,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 국공립대 총장협의회(회장 이광진 충남대 총장)는 24일 오후 서울대 본부 4층 회의실에서 27명의 총장이 모인 가운데 정기총회를 가졌다. 총장들은 이날 총회에서 “서울대의 2005학년도 입시요강에서 발표한 지역균형선발제는 지방대 육성과 우수인재의 지역 정착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지역균형선발제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자체 등이 ‘지역 두뇌한국(BK)21사업’과 지방 국공립대 졸업생의 일정 비율을 지역 산업체와 지자체에서 뽑아주는 ‘지역인재할당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역인재할당제 등이 위헌적인 요소가 있지만 한시적인 대책으로 중앙정부에서 논의하고 있는데도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제를 추진하는 것은 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총장들은 따라서 정부가 나서 지역균형선발제를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진 회장은 “서울대가 현재 안대로 지역균형선발제를 실시할 경우 연세대·고려대 등 다른 사립명문대로의 확대가 예상되며,이는 지방 국공립대들을 ‘죽이는’ 안”이라면서 “지난 21일 윤덕홍 교육부장관을 만나 이러한 지방 국공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총장은 “지방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을 배려하기 위해 지역균형선발제의 시행은 불가피하다.”면서 “‘우수 지방인재들을 싹쓸이한다.’는 지방 국공립대의 반발이 있지만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4일 지방 학생들에게 서울대 입학의 문을 넓혀 준다는 차원에서 많게는 정원의 30%까지 내신을 위주로 선발하는 내용의 지역균형선발제를 2005학년도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화제의 사이트] www.opener.com

    사이트를 쫓아가는 것도 숨가쁜 ‘온라인 세상’의 네티즌에게 새로 생겨나는 사이트마다 일일이 회원가입 절차를 밟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많게는 20여개의 개인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단 한번의 클릭으로 회원 가입을 대행하는 사이트 ‘오프너’(www.opener.com)가 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첫선을 보인 ‘오프너’는 미리 입력된 회원정보를 이용해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사이트의 가입 절차를 대신 밟아주는 ‘원클릭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난 10월 특허도 출원했다. 회원이 가입했고,가입을 원하는 사이트를 ‘내가 가입한 사이트’에 등록,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각 사이트의 접속 횟수나 이메일 등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이트를 자동 분류해 주기도 한다. 개인 정보가 축적되는 만큼 보안에도 신경을 썼다.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암호화해 해킹에 의한 정보 유출을 막고 있다. ‘오프너’는 또 회원끼리 친구로 등록하면 다섯 단계까지 서로의 친구를 친구로연결시켜 주는 ‘인맥 네트워크’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일반 포털사이트처럼 통합 이메일 서비스나 온라인 쇼핑,아바타몰 등도 이용할 수 있다. 김웅철(35) 대표는 “네티즌으로서 직접 느꼈던 불편함에 착안해 원클릭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네티즌 중심의 콘텐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
  • 사건 패트롤/ “2년간 식당일하며 모은 돈을…” 권리금 못찾자 50대 분신자살

    “결혼하면 모시고 살면서 이제까지 못한 효도를 다하려고 했는데….”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상가 1층 S커피숍.박모(29)씨가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었다.커피숍의 주인인 박씨의 어머니 조모(51·여)씨는 전날 오전 9시쯤 이 상가 11층 비상통로에서 분신 자살했다.5500만원의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상가에서 쫓겨나게 된 것을 비관해 끔찍한 방법으로 목숨을 끊었다. 조씨가 커피숍을 차린 것은 2000년 2월.2년 동안 일본에서 식당일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악착같이 모은 전 재산의 대부분을 권리금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가게 주인이 된 ‘기쁨’은 점차 ‘절망’으로 변해갔다.같은 해 10월 상가를 인수한 새 주인은 이듬해 3월 월세를 매년 18% 인상하는 조건으로 2년간의 계약을 맺었으나,몇개월 뒤 갑자기 건물을 개조하겠다며 가게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조씨는 재계약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었다.개조 공사 때문에 커피숍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없었고,권리금도 고스란히 날릴 형편이었다.조씨는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몇차례나 권리금이라도 보전해 달라고 사정했으나,상가측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조씨가 지난해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고 하자 “개조할 건물이니 넘길 수 없다.”고 했다. 지난 30일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상가측의 독촉은 더욱 심해졌고,조씨의 시름도 더 깊어졌다.같은 상가에서 옷가게를 하는 표모(59)씨는 “조씨가 11층 관리사무실에 사정을 하러 갔다가 봉변만 당하자 울분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가 소유주인 J기업 대표 김모(43)씨는 “권리금을 보전할 법적 책임이 없고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명했다.그렇다면 힘들게 모은 돈으로 세파를 헤치고 살아보려던 여성의 죽음을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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