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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두걸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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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않은 인터넷 기업형 과외 적발땐 최고 500만원 과태료

    서울시교육청은 4일 서울대생들이 인터넷에서 기업형으로 고액과외를 하고 있다는 대한매일 보도와 관련,사전 신고 없이 인터넷 강의를 하는 대학생들과 업체에 대해 일제 단속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적발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또 서울대도 학교 이름을 빌려 기업형 고액 과외를 하는 서울대생들에 대해 교명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대학생이 인터넷 과외를 하는 것은 원격 교육 형태의 평생교육시설에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셈”이라면서 “이 경우 수입 액수에 관계 없이 관할 지역교육청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정보화본부 이상준 정보화기획팀장도 “서울대생의 고액 기업형 과외가 사회적 파장이 있는 만큼 학생 생활을 담당하는 학생과에 연락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서울대 수시예비합격 15%탈락/수능자격 미달로… 서울출신 편중은 심화

    서울대 2004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전형에서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15.1%인 177명의 학생이 수능최저학력 기준에 못미처 불합격했다.또 서울지역 학생의 수시모집 편중 현상이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강화됐다. 서울대는 4일 전체 정원의 30%를 뽑는 수시모집 전형결과 1174명인 전체 모집인원 중 177명이 제시한 수능종합 2등급에 이르지 못해 불합격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158명에 비해 19명 늘어난 수치다.체육교육과의 기준은 3등급이다.실기성적 부족 등 각종 자격 미달로 뽑지 않은 학생은 94명으로 지난해 74명보다 20명 늘었으며 주로 생활과학대·자연대·농대 등에서 나왔다.선발하지 못한 인원은 정시모집을 통해 충원할 계획이다. 합격자중 특목고 출신은 전체의 9%인 97명으로 지난해 10%보다 약간 줄었다.일반고 출신은 86.8%인 938명으로 지난해 85.4%에 비해 늘었다.여학생의 비율은 43.7%인 472명으로 지난해 45.8%보다 감소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올해 상대적으로 고교 재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낮아 재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시모집에서의 불합격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합격자의 경우 서울이 전체의 38.2%인 413명을 기록,지난해 37.2%보다 증가했다.서울을 포함,광역시 출신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와 같이 70%에 육박하는 68.3%를 차지,‘대도시 편중 현상’이 지속됐다.수시모집 합격자는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 모집에 응시할 수 없다.전체 모집정원의 30%를 선발하는 서울대 수시모집은 학생부 50%와 비교과성적 50%로 1단계에서 모집정원의 2∼3배수를 걸러낸 뒤 2단계에서 심층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확정했다. 이두걸 이유종기자 douzirl@
  • 게임 즐기다보면 토익 실력 ‘쑥쑥’

    직장인 김승진(29)씨는 요즘 퇴근뒤 토익 공부에 푹 빠졌다.한달동안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인터넷으로 게임을 하며 저절로 토익을 준비할 수 있는 ‘게임 토익’ 덕분이다.김씨는 “책으로 공부할 때는 따분하던 토익이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온다.”면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점수는 가뿐히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게임과 접목한 온라인 토익 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최근 한메소프트의 영어 포털 사이트 마이퀵파인드 (www.myquick find.com)는 온라인에서 네티즌이 토익 실력을 겨루는 ‘배틀 토익’을 선보였다. ‘배틀 토익’에서는 한 게임마다 토익 1∼7파트까지 1문제씩 모두 7문제가 나온다.혼자 즐기는 ‘싱글 방식’에서 최대 100명이 동시에 경쟁하는 ‘서바이벌 방식’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네티즌은 300점 미만의 ‘초보’부터 950점 이상의 ‘신’까지 게임 점수와 순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다승,승률 순위 등에 따라 최고 수준의 참가자에게 경품도 제공된다. 포털 사이트 엠파스의 게임나라닷컴(www.gamenara.com)도 온라인 게임 토익 프로그램 ‘토익넷’을 제공하고 있다.네티즌은 이 게임을 통해 영어 듣기,문장 완성하기 등 실제 토익 문제를 풀 수 있다. ‘토익넷’은 혼자 실력을 점검하는 ‘솔로 학습’,5명까지 서로의 득점에 따라 함께 경쟁하는 ‘멀티 대전’ 등으로 구성돼 있다.대기실에 있는 회원에게 대전을 신청할 수도 있다.게임이 끝난 뒤 틀린 문제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사후 학습’ 기능까지 갖췄다. 한메소프트 이창원 대표는 “배틀 토익은 토익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어 자기도 모르게 토익 실력을 늘릴 수 있다.”면서 “함께 하고 싶은 친구 추천하기,프로그램 오류시험자 모집 등을 통해 20,30대 네티즌을 더 많이 끌어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두걸기자 douzirl@
  • 서울대생들 ‘억대 불법과외’

    최근 입시철을 맞아 서울대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억대 기업형 과외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서울대 수능연구회’는 지난 10월 말부터 인터넷 사이트업체 E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온라인 과외를 하고 있다.이들은 서울대 측의 사전 허락 없이 학교 이름을 쓰는 데다 서울시교육청에 고액 과외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더욱이 굴지의 대기업 사내 직원용 사이트를 통해 매월 2억,3억원대의 온라인 과외를 준비하고 있어 학생의 본분을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외로 월 3억원 눈앞에 수능연구회 소속으로 강사활동하는 학생들은 현재 4명이지만,학생 10여명이 강사등록을 대기중이다.주로 서울대 사대,공대 2∼4년생이다.‘스타 강사’를 꿈꾸는 이들은 현재 3000여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매월 3만원씩 수강료를 받고 언어,수리,외국어,사회·과학탐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은 강남 지역 고교생을 대상으로 “수능 만점을 받은 형과 오빠 같은 서울대생들이 만점 비법을 알려준다.”는 방식으로고교생을 모집하고 있다.강남,목동 등 지역에서는 오프라인으로 개인 고액 과외도 하고 있다고 이들이 활동하는 E사 대표 송모(46)씨는 밝혔다. 또 이들은 학교에 등록된 동아리가 아니지만,‘서울대 내 벤처동아리’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K,S사 등 4,5개의 대기업들과 사내 직원용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강의를 하기로 하고 계약직전 단계에 있다.내년 1월부터 K사 직원과 퇴직자 자녀 1만여명을 대상으로 과목당 30% 정도 할인된 2만원 선에서 과외를 해주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이들의 수입은 매월 3억여원에 이를 전망이다. K사 관계자는 “소수의 사내 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과외가 아닌 인터넷 교육을 시키는 거라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판단,수능연구회와 제휴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능 혼란에 따라 기업형 고액과외 기승 몇년 전부터 간간이 적발됐던 기업형 고액 과외가 최근 ‘수능 혼란’으로 강남 일대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부실 수능’에 고민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명문대생들의 불법 과외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수능연구모임을 제외하고 연세대,고려대 등 명문사립대 졸업생들로 구성된 3,4개의 기업형 과외팀도 인터넷 상에서 학교 이름과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하며 영업하고 있다.이들 모두는 서울시교육청 등에 일절 신고하지 않은 채 한달에 많게는 수천만원의 과외수입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종도 사무관은 “대학생이 순수한 학자금 마련 차원이 아닌 기업형 과외 교습을 하면서 시도교육청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불법”이라면서 “이들을 국세청에 통보,종합소득세법에 따라 세금으로 기업형 과외를 제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정보화본부 이상준 정보화기획팀장은 “서울대의 이름이나 로고를 함부로 도용하면 학교가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시정명령을 내린 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
  • 지식검색 서비스 선호도 ‘세대차’/10대 네이버 20대 엠파스 30대 야후

    ‘만물박사’ 지식서비스 이용자가 세대·직업별로 나뉘고 있다. 네이버 지식iN(kin.naver.com)에는 10대 학생이,엠파스 지식거래소(kdaq.empas.com)에는 20대 남성이,그리고 야후 지식검색(kr.ks.yahoo.com)에는 30대 사무직 노동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 인터넷 조사업체인 메트릭스(www.metrixcorp.com)는 최근 지식검색 서비스가 본격 시작된 지 1주년을 맞아 네이버,엠파스,야후 등 3대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 서비스 방문자 특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문을 연 뒤 하루 평균 1만여건의 질문과 2만여건의 답변이 올라오는 등 가장 대중적인 지식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 지식iN은 10대 네티즌이 많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3일부터 1주일 동안 네이버 지식iN 방문자 가운데 10대 이하가 전체 6301명 가운데 42.8%인 2697명을 차지했다.특히 10대 학생은 56.9%인 1535명이 이용,전체 사용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월 인터넷 한겨레의 지식 서비스인 디비딕을 인수한 엠파스 지식거래소는 전체 방문자 가운데 20대 네티즌이 35.8%로 연령대별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또 전체 방문자의 58.0%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와 엠파스와는 달리 야후 지식검색에는 30대가 많이 몰렸다.야후 지식검색을 사용하는 네티즌 가운데 30대와 사무 전문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35.5%와 54.1%로 30대 직장인이 야후 지식검색을 애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트릭스 인덱스사업부 김경원 대리는 “오락이나 연예 등이 강한 네이버나 엠파스가 젊은 층을,건강과 의학·생활 등이 중심인 야후가 30대를 중심 타깃으로 둔다는 점이 각 포털의 지식검색 사용자의 분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점차 지식검색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세대별·직업별 분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 선로작업 2명 열차 치여 사망

    지난달 30일 밤 11시59분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국철 노량진역 인근에서 부산발 서울행 252호 무궁화호(기관사 이국행·47) 열차가 선로작업 중인 인부 2명을 덮쳤다.이 사고로 선로개량 공사를 맡은 K전기 소속 계약직 인부인 대학생 정모(22)씨와 배모(35)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기관사 이씨는 “이들을 처음 발견한 장소가 급커브길이어서 열차를 정차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곽경해·김만수씨 유가족 오열/ “나이많아 일자리 없다며 가더니”

    “나이가 많아 국내에는 일자리가 없다며 외국으로 나가더니….” “자식 대학 학비를 대려면 한번만 갔다와야 한다고 했는데….” 환갑이 지나도록 전기공사장을 돌아다니던 곽경해(60)씨와 자녀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로 떠난 김만수(45)씨가 현지에서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된 1일 유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형제·자식들 뒷바라지로 평생을 보냈는데…” 곽씨의 부인 임귀단(56·여)씨는 대전 방동 집에서 곽씨의 영정을 붙들고 통곡했다.곽씨의 2남1녀 자녀들과 친척 10여명도 눈물을 쏟았다.가족들은 이날 오전 일찍 밥 3그릇과 동전 3닢,그리고 곽씨의 옷을 담은 사자상(使者床)을 대문 앞에 놓아두고 영정을 차렸다. 부인 임씨는 “지난 28일 남편이 출국하기 전 ‘위험한데 뭐하러 가냐.’고 말렸는데도 ‘걱정 마라.금방 나갔다가 설 전에 돌아오겠다.’며 오히려 가족들을 달래며 떠났다.”면서 “유성 작은 아들 집에 있는 시어머니 배옥선(81)씨에게는 충격이 크실까봐 알리지도 못했다.”고밝혔다. 큰아들 민호(33)씨는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지난 69년부터 전기 공사일을 하면서 2남4녀 형제들 뿐 아니라 2남1녀 자식들까지 다 가르쳤다.”면서 “지난해 방동에 단층집을 지으면서 ‘말년을 고향에서 보내겠다는 꿈을 이뤘다.’며 그렇게도 좋아하시더니.”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평생 전기 공사일에 종사한 곽씨는 90년대 말부터 송전탑 공사 현장소장을 맡았다.생활도 겨우 안정됐다.그러나 최근 고령으로 국내에서 일자리가 나지 않자 주저없이 이라크행을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곽씨의 가족들은 ‘이라크는 안전하다.’는 말만 거듭해 온 정부가 사고 이후 곽씨의 정확한 신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곽씨의 동생(48)은 “지금까지 외교부 등에서 ‘형님이 출입국신고를 안 해서 아는 게 없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 정식 통보도 가족들에게 해 주지 않았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가지말라고 말렸는데…” 이라크 수도 북쪽 티크리트에서 괴한들의 총격으로 숨진 김씨의 딸 영진(18·충남여고 3년)양은 “이라크로 떠나기 전 엄마가 ‘위험하니까 가지 마라.’고 만류했으나 아빠가 끝내 출국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영진양은 “오늘 아침 잠을 자고 있는데 엄마가 울면서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니’라고 말해 사고소식을 알았다.”면서 “‘아빠가 돌아가셨는지 아직 모르니 기다려 보자.’고 엄마를 위로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부인 김태연(43)씨는 TV뉴스에서 남편이 타고 가던 차량의 모습이 나올 때마다 TV를 부여잡고 오열해 주위의 눈시울을 붉혔다. 소규모 전기공사업을 하던 김씨가 이라크로 떠난 것은 지난달 28일.김씨의 부인은 “왜 위험천만한 이라크까지 가느냐.”고 극구 말렸다는 것이다.부인 김씨는 TV로 사고소식을 접한 뒤에도 오무전기측과 정부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영진양의 담임교사 임병규씨는 “지난달 19일 영진이 아빠가 전화를 걸어 올해 수능을 치른 딸의 대학진학 문제를 의논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파트 경비원 박정근(61)씨는 “지난달 27일 아침 김씨를 봤을 때 ‘출장간다.’며 쾌활하게 웃었다.”면서 “김씨는 평소 쾌활한 데다 인사성이 밝고 성실해 이웃 주민의 칭찬이 자자했다.”고 아쉬워했다. 대전 이천열 이두걸기자 sky@
  • 47년째 한국서 봉사의 삶 “나는 영원한 코리안”/필리핀 출신 마리아 할머니 베들레헴 아가방 원장 산티아고 수녀

    지난달 21일 오후,낮잠에서 깬 서울 보문동 베들레헴 아가방 아이들이 칭얼대기 시작했다.방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누워있는 아이들의 울음으로 가득찼다.“울지마,착하지….” 아가방 원장 미켈라 산티아고(71) 수녀는 아이들의 손에 일일이 막대사탕을 쥐어주면서 달랬다.까무잡잡한 피부에 유난히 눈망울이 큰 아이들은 금세 맑은 미소를 띤 ‘아기 예수’처럼 조용해졌다. 베들레헴 아가방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운영한다.수녀는 이곳에서 필리핀,태국 등 주로 동남아 출신 여성 노동자들의 아이들 11명을 돌보고 있다. ●동남아 여성 노동자 아이들 24시간 돌봐 수녀는 1957년 처음 국내에 들어왔다.판자촌 밀집 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성당이 그가 한국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다.6·25전쟁의 상흔이 사라지지 않은 때였다.성당 밖 거리는 전쟁 고아와 상이 용사로 넘쳐났었다.산티아고 수녀는 “아침마다 미군 부대로 가서 얻은 우유와 빵,밀가루,약 등을 판자촌을 돌아다니며 나눠 주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갔다.”고 말했다.어려운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우리말은 저절로 익혔다. 1965년부터 광주 살레시오 초·중·고교와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수녀원에서 교육과 봉사활동을 맡았다.79년부터는 마산에서 제2의 ‘봉사 인생’을 시작했다. 농촌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마산 자유수출공단에 취업한 여공들을 거기서 만났다.여공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영어와 일본어,타자 등을 가르쳤다.“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밤마다 불을 밝히며 공부하던 여공들이 친딸처럼 사랑스러웠어요.” 36년 동안 힘들게 사는 한국인들을 돌본 수녀에게 지난 93년 새 일이 맡겨졌다.서울 자양동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서 일하게 된 것.미군 부대 대신 경찰서,출입국사무소 등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한국어에 익숙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과 손으로 일했다. ●한국 남편에게 맞는 외국 여성 많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봉사하며 만년을 보내던 산티아고 수녀는 지난 8월 말 아가방이 문을 열자 원장으로 부임했다.동남아 출신으로 한국에서 오랫동안 봉사 활동을 한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아이들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농촌 지역의 한국인들이다.어머니들은 “한국 남자와 결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모 종교단체의 주선으로 국제 결혼을 했다.그러나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대부분 알코올 중독인 한국인 남편들이 다른 언어와 풍속을 이유로 외국인 여성들에게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른 탓이다.이들을 기다린 것은 양말,칫솔 등을 만드는 가내수공업 공장에서 낮은 봉급을 받고 고된 일을 하는 것뿐이었다.그나마 임금 체불로 15만원인 아이 보육비도 못 내는 어머니가 6명이나 된다. “어머니들은 제3세계 출신에다 여성,저임금 노동자라는 ‘3중고’를 겪고 있습니다.아가방에 들어오려고 기다리는 아이들만 50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외국인 여성들이 한국인 남편의 폭력에 고통받고 있어요.”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여성들이 재결합을 원한다는 것.남편들이 부인을 찾아 서울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며칠 전 한 남편이 필리핀 출신 부인을 찾기 위해 아가방에 들렀지만 부인이 ‘술을 계속 마신다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수녀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고된 ‘숨바꼭질’”이라고 표현했다. ●내 고향은 필리핀 아닌 한국… 된장찌개 좋아해 어느덧 50년 가까이 이땅에서 살아온 수녀는 한국 사람과 똑같다.말은 물론 입맛과 생각도 한국식으로 바뀌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필리핀 공용어인 타칼로그어와 영어도 이젠 가물가물하다.말년도 한국에서 계속 보낼 생각이다.몇년 전 수녀회에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도 된다.”고 권유했지만 거절했다.한국이 더 마음 편하다는 이유였다.수녀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그저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50년 가까이 부대끼며 살다 보니 ‘형제’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녀는 천주교가 국교인 필리핀 출신이다.처음 수녀 양성 과정에 입문한 것은 18세 때인 1950년.달라 시에 있는 홀리스피리트 대학을 졸업하자마자였다.산티아고 수녀는 “초등학교 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뒤 남들을 위해 봉사하는 수녀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살레시오 수녀회에 입회한 것은 지난 53년.살레시오 수녀회가 ‘도움을 주시는 마리아의 딸회’라는 이름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여성들에 대한 봉사를 주로 하기 때문이었다.한국에 오기 직전 일본 살레시오 수녀회에서 4년 동안 교육을 받으며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생래적(生來的) 타자(他者)’는 더 날카롭게 사회를 보는 법.산티아고 수녀에게 최근 정부의 불법 외국인 노동자 추방은 한국의 국수주의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례로 받아들여진다.수녀는 “일부 한국 사람들은 잘 사는 나라 사람들에게는 굽신거리면서,동남아 등의 노동자들이 다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월급도 제때 주지 않는 인종차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이제는 필요 없다.’고 무조건 내쫓을 게 아니라 일정 정도의 법적인 기한을 채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영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사람에 받은 게 많아 감사할 뿐 수녀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뜻한 정’ 때문이다.수녀는 “예전 영등포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어린 아이들이 이젠 환갑이 다 돼 ‘도와줄 것 없냐.’고 연락을 해 올 때면 ‘하느님께서 이렇게 베풀어 주시는구나.’ 싶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46년 동안 한국 사람들에게 베푼 게 아니라 도리어 많이 받은 것 같아 감사할 뿐입니다.” 베들레헴 아가방을 후원하고 싶은 사람은 국민은행 028-002-04-022668 미켈라 산티아고 수녀 계좌로 입금하면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고교성적 등급 5개로 축소 서울대 2005학년부터 반영

    서울대는 28일 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인문계는 제2외국어를 포함한 5개 영역을,자연계는 사회탐구와 제2외국어를 뺀 4개 영역을 대학수학능력시험 반영 과목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전날 학장회의에서 이같은 세부 입시안을 결정했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 인문계는 언어,수리,외국어,사회탐구·과학탐구를 영역별 표준점수 기준으로 각각 100점 만점으로,제2외국어나 한문은 20점 만점으로 환산 반영하게 된다.자연계열은 사회탐구나 제2외국어를 뺀 언어,과학탐구,외국어를 각각 100점 만점으로 계산하고,대신 수리 영역은 20점 가중치를 부여한 120점 만점으로 환산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또 정시 모집에서 학생부 과목별 교과 성적을 현행 60등급에서 5등급으로 단순화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내신에서 특수목적고 학생의 상대적 불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조기유학’ 주제 고교생 토론대회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을 키우고,논리적 사고를 토대로 한 건전한 토론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토론대회가 열렸다. 한양대학교(총장 김종량)는 28일 종합기술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제1회 전국고등학생 토론대회’를 개최했다. ‘찬반논쟁,조기유학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예선에서는 전국 24개 고교에서 48명의 고등학생들이 참가,열띤 토론을 벌였다.이들은 논리력,협상능력,소통능력을 기준으로 토론 능력을 심사받게 된다. 결선은 8개 팀이 참가하며 29일 오전 9시30분부터 3시간동안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조병량 원장은 “고교생들이 자기 생각을 말로 전달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말하기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객관식 교육’에만 익숙해진 고교생들이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으로 말하기 능력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한총련 무너지나/대학총학생회장 77% 비운동권 당선 취업난등 반영분석… 해체론 힘실려

    내년 한총련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각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청과 인터넷 대학뉴스 매체 ‘유뉴스’ 등에 따르면 27일까지 전국 4년제 대학 207개 가운데 절반 정도인 103개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 결과가 확정됐다. 지금까지는 비운동권의 강세가 두드러진다.101개 대학 가운데 비운동권 후보가 76.7%인 79곳에서 당선됐고 한총련 계열이 21.4%인 22곳,좌파계열이 1.9%인 2곳에서 당선됐다. 90년대 후반부터 한총련의 핵심인 민족해방(NL) ‘자주’ 계열의 메카로 불리던 홍익대에서 비운동권 후보가 당선됐고,한양대는 3년 연속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을 배출했다.지방에서는 부산대,경상대,충남대,조선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을 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총련 해체’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건국대와 한양대에서는 한총련 계열 후보까지 한총련 해체를 주장했다.한편에서는 부산 동아대와 덕성여대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학생조직인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의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한총련 소속인 동국대 구자룡(23) 신임 총학생회장은 “선거에서 한총련 후보들이 비운동권 학생회 등과 함께 ‘새시대 새학생 운동’을 할 것을 공동 공약으로 내걸었다.”면서 “‘이념 일변도’가 아닌 학생,사회와 함께하는 한총련으로 변화·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도 눈에 띈다.충남대·전북대 등은 연장투표 끝에 겨우 투표율 50%를 넘겼다. 경찰청 정보국 관계자는 “취업난과 대학생들의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진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특히 ‘한총련 반대’를 내세우고 있는 비운동권 후보들의 약진은 그만큼 대학사회에서 한총련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 한총련 해체를 단정짓기는 이르다.올해 한총련 의장을 배출한 연세대를 비롯해 서강대,경희대,단국대 등 한총련의 활동이 두드러진 대학에서 28일 이후 선거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이곳에서는 한총련 계열이 우세하거나 한총련 계열 후보가 단독 출마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총련 핵심 관계자는 “많은 대학에서 한총련 후보들이 무난하게 당선되거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한총련 붕괴’를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이두걸기자 taecks@
  • 서울대 총학생회장 못뽑아/ 유효투표율 50% 안돼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가 학생들의 참여 부족으로 결국 무산됐다.서울대가 총학생회장을 뽑지 못한 것은 1984년 민주적 총학생회의 부활 이후 처음이다.서울대 총학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경렬 총학생회장)는 26일 “24,25일 이틀 동안 47대 총학 구성을 위한 선거 연장 투표를 실시했지만 유효투표율인 50%에 못 미치는 46.8%의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19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된 선거에서 33.4%라는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24일부터 이틀간 연장 투표에 들어갔다.그러나 총 유권자수 1만 8698명 가운데 8762명이 투표하는 데 그쳤다. 서울대 총학은 이에 따라 내년 3월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했다.그때까지는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에서 임시 총학생회장을 선출,총학 활동을 이끌도록 했다.이번 서울대 선거에는 운동권인 민족해방(NL)과 민중민주(PD) 계열에서 각 1명씩,비운동권에서 2명 등 모두 4명이 출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김위원장에 친필서명 3번 요구”김윤규사장 서울대 對北경협 강연

    “대북 사업은 99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차례의 비밀 회담을 통한 결과물입니다.” 현대아산 김윤규(사진) 사장은 26일 오후 서울대 통일포럼(SNUUF) 주최로 서울대 문화관에서 ‘북한경제,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10회 통일논단에 참석,‘북한의 변화와 남북경협’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북한과의 회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 사업에 관한 의정서를 합의했지만 북한의 체제로 볼 때 최고지도자의 확인이 없으면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지난 2000년 9월30일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김 위원장과의 회담 때 주위의 눈치에도 불구,의정서와 관련된 내용들을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끝까지 다 듣더니 ‘김 선생도 황소 기질이구만.’이라며 의정서 내용에 대해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김 위원장과 이날 오찬 자리에서의 비화도 소개했다.김 사장은 “금강산 식당에서 가진 오찬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에게서명을 받자 김 위원장이 “‘나도 서명해 주겠다.’며 손수 흰 종이에 ‘김정일 국제관광특구 금강산에서’라고 써주었다.”면서 “내가 세번씩이나 다시 요구하자 북쪽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00년 허가받은 개성공단 사업도 2년 뒤인 지난해에야 북한 국토환경보호소에서 토지이용증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성공적 대북경협사업으로 여러분이 세계속으로 뻗어가는 기반이 되겠다.”며 강연을 끝마쳤다. 한편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강연회에서 김 사장은 정 전 명예회장이 지난 98년 1001마리의 소떼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기 전후의 일화를 소개,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폭력 어린이집’ 원장 구속

    ‘웃지 않으면 맞는다고 하셨다.그래서 웃으려고 했다.’(10월27일),‘빨래를 제대로 안해 땅에 손을 짚고 동물처럼 계단오르기를 50번 하고 회초리도 맞았다.’(10월29일),‘거지 짓을 했다.길가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었다.’(11월5일) 인천 만수동 C어린이집에서 박모(11·인천 M초등학교 4학년)군이 원장 추모(51·여)씨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뒤 적은 일기 내용이다. 박군은 4세 때부터 이 어린이집에 다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부모간 불화 등의 이유로 같은 학교 1학년에 다니는 여동생(7)과 숙식을 아예 어린이집에서 해결했다. 박군 등의 일기와 경찰조사에 따르면 박군 남매는 ‘매일 새벽 5시 30분 기상’이라는 규칙 아래 빨래와 청소를 한 뒤 등교했으며 규칙을 어기면 양손으로 땅을 짚고 계단오르기를 수백 차례씩 반복했다.저녁 식사 때 라면을 먹을 때는 남긴 라면 가닥 수만큼 엉덩이를 지름 3㎝의 나무 막대기로 100여대 맞았다.100분 동안 2000번 절하기,빨래 비누가 묻은 수세미로 입 닦기,새벽까지 잠 안 재우기 등 온갖 가혹한 행위가 자행됐다. 인천경찰청 여경기동수사반은 26일 원장 추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이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추씨의 딸(31)·아들(30)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추씨는 지난 6일 박군 남매가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학교 담임교사가 상처를 확인한 뒤 경찰과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해 결국 검거됐다.추씨는 경찰에서 “아이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그 정도의 ‘사랑의 매’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맞벌이 생활을 하는 박군 남매의 부모는 뒤늦게 경찰에서 “어린이집에서 약간의 체벌이 있는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후회했다.경찰은 지난 95년부터 어린이집을 운영해 온 추씨가 최근까지 초등학생 5명,유치원생 8명 등 모두 13명의 원생을 가르쳐 온 것으로 확인,이들도 폭행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대학 총학생회 ‘위기의 계절’

    서울대,전남대 등의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아 재투표에 들어가는 등 총학 선거가 학생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또 선거운동 과정에서 운동권과 비운동권 진영 사이의 갈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에는 민족해방(NL) 계열 ‘원코리아’,민중민주(PD) 계열 ‘렛츠 투데이-당신이 기억하는대로’,비운동권인 ‘학교로 한 걸음 더’와 ‘서울대생 학교로 돌아오다 2탄 같이 볼래?’ 등 모두 4개 선거본부가 경합중이다. 서울대는 그러나 지난 19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한 총학 투표에서 유효투표율인 50%에 못 미치는 33.4%의 투표율을 기록,24∼25일 연장투표에 들어갔다.연장투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서울대 총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투표 기간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려 예상보다 투표율이 낮았다.”면서 “24일까지 겨우 4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전남대,충남대,전북대 등도 유효투표율에 이르지 못해 연장 투표에 들어갔다.포항공대,공주교대 등은 아예 후보가 없어 선거를 내년 3월로미뤘다. 한편 비운동권 학생회가 국정원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비운동권과 운동권 학생회 사이의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대표적인 비운동권 학생회인 한양대 총학생회 신진수 회장은 25일 “한국외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한총련 진영 선거운동본부가 ‘한양대 총학은 국정원과 연결돼 있으며,국정원은 한양대 총학에 한총련을 탈퇴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면서 “해당 선거운동본부가 사과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한국외대 해당 선거운동본부 조하명 본부장은 “한양대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유인물을 배포했다.”면서 “비운동권 학생회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두걸 이유종기자 douzirl@
  • 노대통령 특검 거부/검찰·시민단체 반응

    검찰은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 거부에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내심 안도하는 표정이었다.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대체로 “거부권 행사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대통령 측근 비리 문제의 본질이 희석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검찰,환영 속 “수사에 매진”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검찰은 수사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문 기획관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회에서 특검에 대해 재의를 안 한다고 하니까 전제가 없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선 검사들은 거부소식을 반기면서 이번 특검 도입 시도는 3권분립 원칙에 대한 위반이라고 했다.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은 행정부의 한 기관으로서 수사·소추권을 갖고 있다.”면서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입법부가 특검을 도입한다면 행정부의 수사·소추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른 중견 검사는 입법부의 권한이 무제한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는 “법률제정 및 개정은 입법부의 권한이지만 위헌 소지가 있거나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법률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선 검사들은 국회에서 재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검찰수사가 끝난 뒤 정부 주도로 특검법안을 제출할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검찰의 한 간부는 “검찰 수사결과 뒤 정부가 특검법안을 제출한다는 것은 수사결과를 정부 스스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측근비리는 특검이 맡아야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특검법 거부는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논의할 필요는 없다.”면서 “비리를 철저히 수사한다는 점에서 대선자금은 검찰이,대통령 측근 비리는 특검이 수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참여연대 김민영 시민감시국장은 “대선자금과 불법 정치자금의 전모를 밝히고 관련자를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가 정치권의 특검 논쟁으로 호도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된 뒤,그것이 미진하면 정치적 합의를 통해 특검을 다시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조중근 사무처장은 “노 대통령은 특검을 수용,의혹을 정면 돌파하는 게 정도(正道)였다.”면서 “한나라당도 장외 투쟁보다는 국회 재의결을 통해 특검 실시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원내 제1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강충식 이두걸기자 chungsik@
  • 서울속 연탄마을 /(하)빈곤의 ‘개미지옥’ 실태

    서울의 연탄마을은 빈곤의 ‘개미지옥’이다.탈출하려고 몸부림칠수록 더욱 깊이 빠져든다.1세대의 가난이 2세대에게 대물림되고 부모의 직업마저 자식에게 상속되는 곳.유일한 탈출수단인 ‘교육’은 빈궁한 가계 탓에 그 기회마저 봉쇄된다. 35년 동안 연탄을 때온 이길수(가명·61·영등포구 문래1동)씨는 일용직 건설노동자다.지난 70년 고향인 충북 충주 읍내의 다방 여종업원과 사귀다 함께 상경한 뒤 응암동과 홍제동,신대방동 산동네를 거쳐 4년 전 문래1동 ‘쪽방촌’까지 흘러들었다. ●가난과 직업마저 대물림 상경 전 충주에서 본처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었지만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20여년 전 아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다 가출했고,딸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뒤 연락이 없다. 이씨는 “가진 것도,배운 것도 없는 녀석들이니 언젠가는 나처럼 ‘막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이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성북구 월곡3동,송파구 거여동,영등포구 문래동 등 4개 지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20가구의 가계를 추적한 결과 1세대의가난이 2세대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되고 있음을 확인했다.20가구에 살고 있는 1세대 27명의 직업분포(무직자는 최근 5년 직업)는 공사장 인부가 7명,파출부 4명,주방보조 1명,경비원 1명 등 일용직 비율이 48.1%였다.나머지는 자영업자,공장근로자,택시운전사 등이었고,5년간 직업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도 33.3%나 됐다. ●1세대 ‘중졸-일용직’,2세대 ‘고졸-무직’ 다수 2세대 40명 가운데 군 복무·재학중이거나 연락이 두절된 17명을 뺀 23명의 직업분포는 1세대보다 오히려 악화된 양상을 보여줬다.5년간 특별한 직업을 가지지 않은 무직자가 무려 47.8%였다. 교육수준은 1세대의 경우 중졸이 37.1%로 가장 많았다.초졸이 25.9%,고졸과 무학(無學)이 각각 18.5%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중졸 이하 저학력층이 60%가 넘었다.2세대 가운데 만 19세 이상의 성인 34명을 조사한 결과 고졸이 44.1%,중졸이 29.4%였고,전문대 재학 이상의 ‘상대적’ 고학력자는 14.7%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저소득→저학력→저소득’으로 이어지는 빈곤세습의 구조를여실히 보여준다.홍제3동 주민 정옥선(가명·70·여)씨의 가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가난 때문에 교육기회 놓쳐 정씨는 전북 익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 일을 거들다 31살 때 결혼,공사장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남편을 따라나섰다.대전,충북 괴산,부산,경기 부천 등을 거쳐 남편과 사별한 83년 서울에 정착했다.파출부와 노점을 하며 10년만에 홍제동의 무허가 주택을 샀다.하지만 슬하의 2남2녀는 이미 교육기회를 놓친 뒤였다. 중학교만 마치고 살림을 거들어온 큰아들(37)은 택배회사에 다니다 허리를 다쳐 7개월째 집에서 쉬고 있다.둘째아들(33)은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치고 용산전자상가에서 수리공으로 일한다. 중학교 졸업 후 부천의 섬유공장에 다니던 큰딸(28)은 동료와 결혼해 역시 부천의 산동네에 산다.막내딸(22)은 전문대까지 보냈지만 취직이 안 돼 미용기술 학원에 다닌다.정씨는 “남들만큼 가르치기만 했어도 자식들만은 지긋지긋한 산동네를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지금까지교육은 빈곤층 자녀가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이 학교교육만으로도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이유종 기자 sylee@ ■24년 연탄제조 김두용씨 “15년 전만 해도 좋았죠.연탄을 실을 트럭이 공장 입구부터 100m는 쭉 늘어서 있었으니까요.”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삼천리연탄공장 연탄기계를 만지던 김두용(사진·54)씨는 “한참 잘 나갈 때에 비하면 20%도 못 찍어낸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씨가 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그때만 해도 연탄공장은 최고의 직장이었다.월급을 ‘대기업 못지 않게’ 받을 정도였다. 연료로서 연탄의 최전성기는 86년부터 88년까지.지난해 문을 닫은 대성연탄과 함께 ‘연탄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절이었다.하루에만 200만장 넘게 찍어냈다.김씨는 “월동 기간인 9월 말부터 12월까지 28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아침 6시부터 하루 15시간 꼬박 일해도 주문을 맞추기 힘들었다.”면서 “국민들의 겨울을책임진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89년 이후 수요가 급감했다.요즘은 하루 30만장도 못 찍는 날이 많다.그 바람에 직원이 이제는 22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공장의 경우 97년 IMF 위기 이후 연탄 수요가 더 이상 줄지 않는 것.기름값은 오르고 있지만 현재의 공장도가격 184원은 20년 전에 비해 두 배도 안 되는 등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경제가 어려운 만큼 수입 기름보다 값싸고 품질 좋은 국산 연탄을 쓰는 게 어려운 경제를 위해서도 더 좋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달동네' 어제와 오늘 “달과 가깝다고 달동네라고 불리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알어?” 산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는 월곡동(月谷洞).재개발을 앞둔 서울 성북구 월곡3동 산2번지에 사는 김명자(가명·68·여)씨는 30년 이상 연탄 때는 달동네에 살아온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곳은 지난 1960년대 말∼70년대 농촌과 철거지역에서 이주민들이 몰려들기 전에는 주민들이 산비탈을 갈아엎어 밭을 일구는 한적한 마을이었다. 당시 청계천과 중랑천 주변 무허가건물에 살다 정부 시책에 따라 이주한 주민 대다수도 아직 이 곳에 남아 있다.지난해 6월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는 주민들이 이사갈 임대주택과 아파트를 알아보느라 분주하다. 서대문구 홍제3동의 ‘개미마을’도 60년대 이농열기를 타고 이주민이 몰려 들어 생겨난 곳이다.당시 인왕산 북쪽 7부 능선까지 빼곡히 들어찬 무허가 판잣집이 1000가구를 넘었다.하지만 70년대 초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북한기자들이 동네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면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대대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됐고 큰길에서 훤히 보이던 윗마을 판잣집은 대부분 철거되고 아래쪽에 있던 200∼300가구만 남았다.철거민들은 ‘광주대단지’라 불리던 지금의 성남으로 강제이주됐다.현재 ‘개미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10∼20년전 이사왔다.하지만 동네 모습은 60∼70년대 그대로다.간혹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한다.지금은 ‘아홉살 인생’이란 영화가 촬영되고 있다. 송파구 거여동 182번지에 흙벽돌에 슬레이트를 얹은 판자촌이 형성된 것은 용산역과 신설동,제기동 등지에 살던 무허가 주택의 주민들이 이주해온 1960년대 후반.서울시 재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다.지난 63년 서울특별시로 편입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남한산 서쪽 산기슭에 800여명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이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지금은 900가구를 넘어섰다.동사무소 직원 김영수(51)씨는 “잘 사는 사람들이 인정은 더 박하다.”면서 “3년 전에는 판사 아들이 부모를 여기다 내팽개치고 간 ‘신고려장’도 있었다.”며 혀를 찼다.송파구는 지난 78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이곳이 철거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세입자 1600여명은 막막하기만 하다. 영등포구 문래1동의 연탄마을 ‘쪽방촌’은 60년대 제조업 중심의 고속성장이 남겨놓은 유물이다.한국전쟁 직후 생겨난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들이 모여들었고 경성방적과 방림방적이 들어섰다.여공들로 다락방까지 꽉 찬 70년대 중반이 쪽방촌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쪽방 대신 철재상이빼곡히 들어선 70년대 말부터 여공들은 하나둘씩 이곳을 떠났고 월세수입이 줄면서 집주인들도 이사를 갔다.거기다 ‘IMF 한파’까지 겹쳐 철재상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며 쪽방촌은 더욱 썰렁해 졌다. 지금은 세들어 사는 독거노인이 대부분이다.주민들은 5∼6년 전부터 소문으로 떠도는 ‘재개발 계획’에 솔깃해 있다.하지만 미래는 확실치 않다.영등포구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도로가 제대로 정비돼 있는 등 재개발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올겨울 포근하고 눈 많다

    올 겨울에는 평년보다 포근한 날이 많고,눈도 더 자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기습한파와 늦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24일 겨울철 계절예보를 통해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한 반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한반도에 보내 포근한 날이 많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올 겨울 기온은 평년의 영하 6∼8도보다 높고,강수량도 평년의 55∼214㎜보다 많겠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12월 후반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올라가겠으나,내년 1월 전반에는 일시적으로 강한 한기가 남하하면서 전국적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 기상청은 “1월 후반에는 기압골의 활발한 활동으로 강원 영동과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2월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으나,한두 차례 강한 한기의 남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등 기온의 변화가 클 전망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서울속 연탄마을/(상)사용가구 실태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산 1번지.북한산이 마주 보이는 인왕산의 북측 자락에 30년은 족히 됨직한 낡은 집 2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가구 당 평균 면적은 10평 미만.대부분 부실한 시멘트 블록 위에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불량가옥들이다.화장실조차 갖추지 못한 집들이 많아 아침이면 공중화장실 앞에 3∼4m씩 길게 줄을 선다.이곳은 10여년전 주거환경개선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전혀 진척이 없다. ●30년 전을 살아가는 사람들 20분에 한번씩 힘겹게 비탈길을 왕복하는 마을버스는 1970년대의 산 허리와 2000년대의 산 아래를 연결하는 ‘타임머신’이다.이곳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버스를 타고 ‘시간의 등고선’을 오르내린다. 주민 윤설자(70)씨는 16년째 이 마을에서 700만원짜리 전세방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그의 일과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연탄을 가는 일로 시작된다.윤씨는 45년째 연탄만 사용해 왔다.하지만 새벽녘 연탄갈이는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3남매가 있지만,연락이 끊기거나 출가해 왕래가 드물다. 윤씨는 “당장이라도 기름보일러로 바꾸고 싶지만 교체비용 200만원과 매달 기름값 10만원이 부담스러워 엄두를 못낸다.”고 푸념했다.이 곳에는 연탄 때는 집이 30가구에 이른다. 지난 1월 서울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7500가구.1만 319가구였던 지난해 1월보다 27.6% 줄었다.하지만 이 수치 역시 지난 11개월 동안 진행된 재개발과 주택개량 실적을 고려하면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서울 연탄가구 5000곳 추정 대한매일 확인 결과 올해 초 연탄때는 가구가 903개였던 동대문구는 답십리 5동의 재개발로 650여가구로 줄었다.618가구였던 송파구도 잠실 2·3단지의 철거로 250여가구만 남았다.동작구는 흑석동과 상도동 일대의 재개발로 607가구에서 300여가구로 줄었다.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5000가구 정도만 난방용 연탄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이 연탄사용 가구가 감소하는 것은 80%에 육박한 도시가스 보급률과 지역난방공급의 지속적 확대,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난방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80년대 초반까지도 80%를 웃돌던 연탄의 연료 점유율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실시된 대규모 재개발 사업과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의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을 계기로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91년 53.8%였던 점유율은 93년 31.3%,95년 11.8%로 감소했고,2000년에는 0.9%까지 떨어졌다. 반면 도시가스는 91년 8.7%에서 95년 43.5%,2000년 72.7%로 성장세가 뚜렷하다.그러나 문제는 연탄사용률이 줄었지만 연탄을 쓰던 사람들의 생활상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전·월세 세입자 연탄은 대부분 도시가스 배관의 접근이 어려운 고지대 노후주택 단지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재개발을 앞둔 지역에 있거나 집주인과 거주자가 다른 집일수록 연탄사용 비율이 높았다. 대한매일 조사결과 홍제 3동 등 서울의 4개 지역 연탄사용가구 20곳 가운데 19곳이 전세와 월세 등 세입자가 거주하는 곳이었다.나머지 한 곳은 시유지에 지어진 무허가주택이었다. 이세영 이두걸 이유종기자 douzirl@ ■연탄의 사회사 지난 1950년대 초까지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장작으로 온돌을 달궈 방을 데웠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중부지역 주민들이 영남지역으로 피난을 가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시행되던 연탄 난방법이 전국에 전파됐다.다다미를 깐 목조건물이 대부분이었던 부산에서는 온돌 대신 연탄이 든 흙 화덕을 방안에 놓고 난방과 취사를 겸하는 방법이 일찍부터 보편화돼 있었다. ●부산에서 전파된 연탄 난방법 연탄은 한국의 산업자본주의와 생애주기를 함께 했다.국내 연탄산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행되던 1960년대 중반.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된 86년 67억 3600만장을 찍어낸 것을 정점으로 급격히 쇠퇴했다.수출주도형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60년대에는 연탄가격을 관리하는 일이 정부의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였다.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시 근로자들의 임금을 가능한 낮게 유지해야 했고,여기에는 도시민의 생필품인 쌀과 연탄의 가격안정이 필수적이었다. ●연탄 품귀로 온 나라가 들썩 이런 점에서 1966년 겨울의 ‘연탄파동’은 한국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큰 사건이었다.유달리 한파가 일찍 몰아닥친 66년 10월 연탄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져 한 장에 10원이던 19공탄이 17원까지 70%나 폭등했다. 서울지역 곳곳에서 주부들이 연탄집게를 들고 나와 업자들과 대치했다.동장들은 시청 연료과로 몰려가 “연탄배급제를 공정하게 시행하라.”며 농성을 벌였다. 급기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장관직을 내놓을 각오로 조속한 시일 안에 필요량의 연탄을 공급하라.”고 엄포를 놓았다.경제기획원은 연탄값 폭등을 막기 위해 연탄판매업자의 대량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안을 마련했다.하지만 가을이면 고시가격을 위반한 연탄업자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어김없이 신문을 장식했다. ●애환 얽힌 연탄의 추억 연탄가스 중독사고만큼 신문에 자주 등장한 사고는 없었다.연탄가스가 많은 해에는 90만명 이상이 중독됐고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이 때문에 사람들은 연탄가스를 ‘안방사신(死神)’이라고 불렀다.70년대를독산동의 ‘벌집촌’에서 보낸 소설가 성석제는 “겨울이면 날마다 연탄가스 중독자가 생겼고,벌집 주인들의 가장 큰 일과는 아침에 인기척이 없는 방문을 열어 가스중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연탄은 서민들의 난방·취사연료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퇴근길 어른들은 동네 어귀 포장마차에서 연탄화덕에 구운 양미리,쥐포 등을 안주 삼아 막걸리잔을 기울였다. 요즘의 30,40대들에겐 어린 시절 연탄불에 국자를 올려놓고 엄마 몰래 ‘뽑기’를 만들다 들켜 야단맞은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연탄재는 빙판 진 골목길의 미끄럼 방지용,도심 텃밭의 비료대용으로 제격이었다.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연탄이었기에 시인들은 곧잘 연탄을 ‘이타적 삶’의 메타포로 활용하곤 했다.시인 안도현은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설문·심층면접 어떻게 했나 대한매일은 서울시 에너지행정팀이 지난 1월 1일 25개 자치구별로 집계한 ‘가정용 연료사용 현황’을 토대로 조사대상 구를 1차 선정했다.이어 각 구청 지역경제과와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이 가운데 연탄사용 가구가 집중된 지역 4곳을 추렸다. 조사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서대문구 홍제3동 산1번지와 성북구 월곡3동 산2번지 등 1960∼70년대에 형성된 달동네 지역,송파구 거여동 181번지 일대와 영등포구 문래1동 영일시장 주변 등 저소득층 밀집주거 지역이다. 표본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울의 동북과 서북,동남,서남 지역에서 1곳씩을 골랐고 표본수가 적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개 지역당 5가구씩을 무작위로 추출했다.이어 각 지역의 세대주에게 생활환경과 주거 형태,소득수준 등을 묻는 설문 15개항을 제시하고 심층면접을 병행 실시했다.이 과정에서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에게 기술적 조언을 구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세대주의 사회·경제적 지위 뿐 아니라 전체 가족과 동거중인 가족의 학력과 직업,거주지를 추적하는 가계조사를 통해 빈곤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실태를 조명했다.
  • 추위 오늘부터 풀린다

    지난 21일부터 전국을 강타한 ‘초겨울 한파’가 24일부터 점차 누그러진다. 기상청은 “24일은 중부 지역이 차차 흐려지고,남부 지역은 가끔 구름이 많이 낀다.”면서 “특히 지난 3∼4일 동안 기승을 부리던 차가운 내륙성 고기압이 약화되면서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23일 예보했다.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낮 최고기온은 8∼14도의 분포가 예상된다. 또 24∼26일은 달,태양 등 천체의 인력으로 일어나는 파도인 천문조(天文潮)가 높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기상청 관계자는 “이 기간에 목포,군산 등 서해안과 남해안 저지대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역류하는 등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상습 침수지역에서는 침수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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