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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승부를 건다/태권도 80㎏급 문대성

    “올림픽 금메달이 끝이 아닙니다.태권도는 제 전부이니까요.” 문대성(사진· 28·삼성 에스원·80㎏ 이상)에게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도복을 처음 입은 지 벌써 18년째.10대와 20대를 온전히 매트 위에서 보내면서 ‘삶의 전부’가 돼 버렸다.어느새 한국 태권도의 간판이라는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올해 아테네올림픽은 남다르게 다가온다.한창 물이 올랐던 4년 전 시드니올림픽 대표에서 탈락한 데다 선발전 직후 아버지가 오른쪽 집게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까지 당했다.괴로움을 잊기 위해 소주병에 빠져 사는 생활이 6개월 넘게 계속됐다. 이후 마음을 다잡은 그는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어느 정도 ‘한풀이’를 했다.하지만 앙금까지 없앨 수 없는 법.“평생 가져갈 ‘시드니 악몽’이라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다짐한다.분위기도 좋은 편.빼어난 외모에도 불구,그 흔한 ‘연애 사업’도 미룬 채 훈련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그의 아성을 꺾을 경쟁자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유럽 선수들이 힘이 뛰어나 섣불리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올해 아테네에서 시드니올림픽 때의 한을 금메달로 풀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오는 3월부터 강단에도 선다.올해 국민대 체육학 박사과정에 입학하면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실기 강의를 맡게 된 것.지난해 2월부터 경기도 시흥시 시화지구에서 ‘문대성 태권스쿨’을 운영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초·중·고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온 ‘사범’이기도 하다. 그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에 머물지 않는다.은퇴 이후에는 대학에서 교수로 후진을 양성하는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태권도를 알리는 ‘전도사’로 나설 계획이다.아테네올림픽 이후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에 매달리기로 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글·이두걸기자 douzirl@ 사진·이언탁기자 utl@
  • 여자프로농구/삼성, 여름여왕 누르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여름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을 꺾고 ‘겨울잔치’의 첫발을 상큼하게 내디뎠다. 삼성은 2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개막전에서 올라운드플레이어 변연하(21점 3점슛 3개)의 폭넓은 플레이에 힘입어 홈팀 우리은행을 59-49로 이겼다.이로써 삼성은 지난 여름리그 챔프전에서 1승3패로 무너진 빚을 되갚으며 통산 상대전적 28승20패를 기록했다. 삼성은 변연하와 함께 이미선(13점) 박정은 김계령(이상 6점) 등 국가대표들이 제몫을 했고,첫선을 보인 외국인선수 바바라 패리스도 13점 5리바운드로 수준급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에 견줘 우리은행은 트라베사 겐트(183㎝·16점 12리바운드) 이종애(187㎝·16점) 홍현희(191㎝·8점)의 높이를 살려 2쿼터 리바운드 싸움에서 12-1로 앞서는 등 제공권을 장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삼성의 스피드에 눌린 데다 고비에서 외곽포를 막지 못해 덜미를 잡혔다. 초반의 주도권은 우리은행이 잡았다.1쿼터를 14-15로 뒤진 우리은행은 이종애 홍현희 겐트로 이어지는 ‘고공 3각편대’를 본격 가동,2쿼터를 34-30으로 앞섰다. 그러나 삼성은 3쿼터부터 스피드를 앞세워 대반격에 나섰고,4쿼터에서 변연하가 ‘해결사’ 역할을 해내면서 승리를 낚아 올렸다.4점차로 뒤진 4쿼터 초반 변연하의 레이업슛과 3점포로 46-47로 따라붙은 뒤 박정은 김계령 이미선이 득점에 가세하며 52-47로 재역전시켰다. 이미선의 득점으로 55-49까지 내뺀 삼성은 변연하가 막판 승리를 자축하는 자유투 2개를 꽂아 10점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리은행은 4쿼터에서 에어볼과 공격제한시간(24초) 위반 등 실책을 쏟아내며 단 4득점에 그쳤다. 박인규 삼성 감독은 “우승후보인 우리은행에 막판 역전승을 거둬 기분이 좋다.”면서 “빠른 농구와 더불어 강력한 수비로 반드시 우승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개막전 승리 소감을 밝혔다. 춘천 이두걸기자 douzirl@
  •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개막/절대 강자는 없다

    ‘꼴찌의 반란’이 시작된다.27일 오후 2시 우리은행-삼성생명의 춘천경기를 첫머리로 71일간 펼쳐질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금호생명은 단연 ‘태풍의 눈’이다.지난해 여름리그에서 단 2승에 그치는 등 2000년 팀 창단 이후 한번도 최하위를 벗어난 적이 없는 금호가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이번 시즌 처음 시행된 자유계약(FA)선수 가운데 알짜인 김지윤 이언주 등을 영입했기 때문이다.금호의 급부상으로 여자프로농구 판도는 절대강자도,절대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로 빠져 들게 됐다. 금호의 베스트5는 발군의 포인트가드 김지윤을 비롯해 고감도슈터 이언주,차세대 파워포워드 곽주영,그리고 외국인선수 타미 셔튼 브라운과 디안나 잭슨.면면으로 따진다면 단연 최강이다.곽주영만 빼놓고는 모두 수혈된 멤버이며,프로농구 골드뱅크(현 KTF) 출신 김태일 감독도 올시즌 새로 영입돼 팀 전체가 ‘리모델링’을 한 셈이다. ●금호의 ‘베스트5’ 단연 최강 금호 플레이의 핵은 김지윤.빠른 발과 경기를 읽는 눈,공격력 등 가드의 ‘3박자’를 고루 갖춘 김지윤의 합류에는 김태일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김 감독은 “만년 하위팀에 김지윤이 올지 반신반의했지만 첫 만남에서부터 농구 스타일,감독과 선수와의 관계 등에서 서로의 의견이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지윤 영입은 좋은 가드와 함께 뛰고 싶다던 이언주까지 끌어들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냈다.평소 절친한 사이인 이들은 이적도 이신전심이었다.이언주는 “강팀에서의 10승보다 어려운 팀에서의 1승이 더 보람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지윤 언니와 함께 금호를 명문구단으로 만든 뒤 은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외국인선수 두 명을 기용할 수 있는 ‘특혜’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특히 셔튼 브라운은 2002년 겨울리그에서 김지윤과 함께 국민은행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 놓으면서 최우수 외국인선수로 뽑혔다. 여자농구는 최근 2강(우리은행 삼성생명) 2중(현대 신세계) 2약(국민은행 금호) 구도가 지루하게 이어졌다.그러나 FA로 풀린 대어들의 이동으로 지각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월8일부터 4강플레이오프 금호와 함께 국민은행도 최고센터 정선민을 영입해 ‘제2의 중흥’을 꿈꾸고 있다.박정은 이미선 김계령 변연하 등 국가대표 4명이 건재한 삼성과 장신군단 우리은행도 노련미까지 더해져 여전히 위협적이다.그러나 게임메이커 전주원이 임신으로 전격 은퇴를 결심해 전력에 구멍이 뚫린 현대와 네 차례 우승을 이끈 정선민 이언주 선수진이 모두 이적한 신세계는 고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겨울리그는 6개팀이 20경기씩 모두 60경기를 소화한다.각 팀은 홈과 원정 8경기씩,나머지 4경기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갖는다.정규리그 4강이 겨루는 플레이오프는 오는 4월8일부터 3전2선승제로 치러진다.4월15일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은 플레이오프 승자간 5전3선승제로 펼쳐진다. 올스타전은 3월5일 오후 2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예정.그러나 3·4월에 평양경기가 성사되면 일정상 취소하기로 했다. 한편 올시즌부터는 연장전에서 새로운 팀파울을 적용,세번째 파울부터 자유투가 주어진다.또 감독,코치,후보선수를 포함한 벤치 전체가 3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으면 감독이 퇴장당하던 종전과는 달리,감독 혼자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았을 때만 퇴장당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프로농구/TG “튀지!”꼴찌 SK 제물로 선두 독주

    선두 TG삼보가 꼴찌 SK를 제물로 2연승을 올려 ‘독주 체제’에 다시 가속을 붙였다. TG는 25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03∼04프로농구 홈경기에서 SK를 96-73으로 여유있게 눌렀다.TG는 설 연휴 동안 2승을 챙기면서 턱밑까지 추격한 2위 KCC와의 승차를 다시 2로 벌렸다. TG의 슈터 양경민은 32점 4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고,’트윈타워’ 김주성(13점 5리바운드)·리온 데릭스(15점 11리바운드)도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TG는 이날 베스트5가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했다. TG와 SK는 선두와 꼴찌이면서도 이날 경기 이전까지 시즌 상대 전적 2승2패를 기록할 정도로 호각세를 보였다. 지난 11일 안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TG는 이날 이를 의식한 듯 초반부터 높이의 우세를 바탕으로 거세게 몰아붙여 주도권을 잡았다.특히 1쿼터 막판 4분 동안 SK를 단 3득점에 묶은 채 데릭스·신기성의 야투와 앤트완 홀의 덩크슛 등을 묶어 16점을 몰아넣어 31-19까지 내달렸다. TG는 2쿼터 이후에도 성공률 67%의 고감도 3점슛을 8개나 쏘아 올린 양경민을 앞세워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이에 견줘 SK는 아비 스토리가 25점 8리바운드를 올리며 분전했지만,기대를 건 파워포워드 전희철이 단 2점을 넣는 데 그쳐 큰 점수차로 주저앉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빨갱이 누명쓴 해외인사 초청 큰 보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박형규 이사장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문제에 깊이 관여해온 박형규(朴炯圭·81)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맞는 갑신년 새해는 남다르다.팔순을 이미 넘겼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한 탓인지 여전히 젊었다.그는 4월 총선에 대해 “정치인들에게 ‘제발 정직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총선에서는 ‘내 한 표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유권자는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특히 송 교수의 한국 방문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그는 정부 당국의 조치에 대해 서운해 하면서 “유죄판결이 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송두율은 분단의 희생양” 지난해 9월 기념사업회의 주선으로 입국한 송 교수에 대한 그의 생각은 변함없었다.그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송 교수를 민주화 인사로 생각한다.”고 밝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도 송 교수의 노동당 입당 서명은 70년대 입북자들에게 있어 일종의 통과의례였기 때문에 ‘빨갱이’로 봐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논리이자 신념이다. “90년대 초 일본계 미국인 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헤겔 철학을 끌어다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을 정당화한 논문 ‘역사의 종언’을 처음으로 제대로 반박한 사람이 송 교수입니다.송 교수는 민족적인 특수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식 세계화로만 해석될 수 없는 제3세계의 사상과 철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정부와 옛 ‘동지’들인 고영구 국정원장,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 등 이른바 정권의 ‘실세’들에 대해 못내 섭섭해했다.그는 “송 교수 문제가 꼬이니까 처음에는 ‘(정부가)이 정도도 못 하나.’ 싶더라.”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이어 “철학적으로 양쪽의 입장을 아우르는 ‘경계인’을 정치적인 현실 문제로 재판을 통해 판단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사상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남북 정권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송 교수는 분단이 만들어낸 희생양”이라고 강조했다. ●“역사는 현재진행 중” 기념사업회도 ‘송 교수 유탄’으로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그는 국감에서 송 교수 문제로 일부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는 바람에 정치권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보수 언론도 기념사업회를 도마에 올려놓고 흔들었다. 이 때문에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30억원이나 깎여 50억원만 책정됐다.해외민주화운동 인사 초청 등 기념사업회의 올해 사업에 적잖은 차질을 빚게 됐다.그는 “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홍사덕 총무,이재오 의원 등 잘 알던 의원들에게 연락도 했지만 최병렬 대표 등 ‘칼자루’를 쥔 의원들은 전화도 잘 안 받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돌려 말했다. 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다 채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그가 “송 교수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사장직을 사퇴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그의 생각에는 변함없다.송 교수에 대한 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송 교수의 일로 우리의 정치적이고 법제도적인 현실을 실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그는 “훨씬 ‘과격한’ 인사들도 문제삼지 않는 국정원과 검찰이 송 교수를 걸고 넘어지는 처사는 생명력을 잃고 있던 국가보안법에 햇볕을 보여주기 위한 ‘술책’”이라면서 “유신 본·잔당들이 정계와 검찰에 남아 있는 만큼 여전히 ‘실질적 민주화’는 멀다.”고 주장했다.또 “진정한 변화는 대통령이 말하는 한순간의 혁명이 아니라 끈질긴 의지의 소산”이라면서 “민주화 세력이 배척당하는 것은 역사는 끝난 게 아니라 현재진행 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단언했다. ●민주화 운동의 산 증인 그는 70년대부터 문익환·계훈제씨와 함께 재야의 버팀목이었다.2002년 1월부터는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성과를 기록·교육하기 위해 출범한 기념사업회를 이끌었다. 70년대 이후 그의 삶은 치열했다.한국 민주화운동사의 축소판으로 불려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73년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74년 민청학련 사건,그리고 87년 6월 항쟁까지 민주화 현장을 지켜왔다.구속수감된 것만 해도 6차례나 된다. 2년 남짓 기념사업회를 이끌면서 그래도 보람으로 느끼는 일은 ‘빨갱이’라는 누명에 고국을 찾지 못하던 해외 민주화인사를 초청한 것이다.그래서 그들에게 갖고 있던 ‘마음의 빚’을 청산했다고 여긴다.그는 “해외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통해 민주화된 우리,한국을 알리는 게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하는 것 못지 않게 의미있다.”면서 “일본 사람들도 민주주의를 이식받은 게 아니라 투쟁을 통해 얻어낸 우리를 부러워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민중신학 목사’다.60·70년대 ‘해방 예수’라는 깃발을 들고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했던 기독교장로회 출신이다.한국적 신학을 끊임없이 고민했다.70년대 초부터 우리 전통과 신학과의 만남을 모색하기도 했다.찬송가와 판소리를 접목시키는 작업도 꾀했다. 그는 “일본 중학교 시절 국악을 처음 접하면서 ‘우리 것’이라는 자각이 싹텄다.”면서 “목사가 된 뒤 개신교가 한국의 사상과 전통,특히 민중 전통과 하나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적 신학을 실험했다.”고 말했다. 자년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옥고도 치렀다.맏아들 종렬(56)씨도 목회자다.종렬씨는 ‘괭이부리말 마을’로 널리 알려진 인천 만석동에서 노숙자,외국인노동자 등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부인 조정하(趙丁夏·77)씨는 70년대부터 20여년 동안 남편과 자식을 옥바라지했다. 그는 부인에 대해 “73년 권호경 목사와 둘만 수감됐을 때 울기만 하던 온순한 사람이 민청학련 사건 때는 구속된 학생들 뒷수습에 앞장서더라.”면서 부인 조씨의 변화를 설명했다. “마지막 가는 날까지 우리 나라가 극심한 경제·사회적 불평등에서 벗어나는 진정한 ‘민주화’가 이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현직을 팔십 인생의 마지막 일이라 생각하는 그는 “있는 날까지 기념사업회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23년 경남 창원 출생 ▲50년 부산대 철학과 중퇴,59년 일본 도쿄신학대 대학원 졸업 ▲82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장 ▲82∼91년 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이사장 ▲87년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92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고문 ▲95년 노동인권회관 이사장 ▲2001년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2002년 1월∼현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 소니오픈/美언론 “♥ 미셸 위”

    미셸 위(15)가 미프로골프(PGA)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 컷통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들의 극찬을 받으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뽐냈다. 미셸 위는 지난 17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치는 ‘깜짝쇼’를 연출했지만 합계 이븐파 140타로 공동 80위에 머물러 1타차의 컷오프를 당했다. 지난해 캐나다 투어와 PGA 2부투어에 이어 세차례 남성 무대 도전에서 모두 눈물을 삼켰다.그러나 미셸 위는 출전 선수 143명 가운데 63명의 남자 선수를 눌렀다. 미셸 위의 선전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18일 ‘14세 소녀,회의론자들을 잠재우다.’는 제목으로 활약상을 전한 뒤 “타이거 우즈 이래 가장 관심을 모으는 아마추어 골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고 최상의 평가를 내렸다.LA 타임스도 ‘아쉬운 탈락’이라고 보도했고,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은 별도로 초청해 인터뷰를 갖고 리포터로서 어니 엘스(남아공)의 경기를 함께 중계하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PGA 데뷔 첫 무대서 ‘톱10’진입을 노리는 나상욱(20·엘로드)은 3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파 70타에 그쳐 합계 5언더파 205타로 공동 18위에서 공동 27위로 내려 앉았다. 선두 해리슨 프레이저와는 9타차.프레이저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합계 14언더파 196타로 단독선두에 나서 투어 입문 6년만의 첫승 기대를 높였다.‘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 역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6타를 치며 분전,합계 13언더파 197타로 프레이저를 턱밑까지 추격했고,데이비스 러브 3세는 합계 12언더파 198타로 공동 3위로 뛰어올라 프랭크 릭라이터 2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혈액형으로 본 스타선수들/A형=공격형 O형=지휘형

    ‘A형은 공격형,O형은 지휘형(?)’겨울코트를 함성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03∼04프로농구에서 각팀의 선수들이 혈액형에 따라 포지션과 플레이의 특징을 드러내 팬들의 색다른 관심을 끈다. ●서장훈·김주성·우지원 A형 우선 가장 많은 혈액형은 A형.섬세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A형의 일반적인 특성이 안지름 45.7㎝인 좁은 림 안에 공을 넣어야 하는 농구의 기본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림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센터의 대부분이 A형이다.서장훈(삼성) 김주성(TG삼보) 등 대형 토종센터는 물론,김유택(전 기아) 등 왕년의 명센터들도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센터 못지않게 섬세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슛쟁이들도 A형이 많다.우지원(모비스) 조성원(KCC) 김영만(LG) 등 내로라하는 슈터들이 모두 A형이다. ●허재·이상민·전희철 O형 O형은 일반적으로 리더십이 강하고 낙천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한다.운동선수 가운데 O형이 가장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농구 선수 가운데서는 A형 다음으로 많다. 특히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포인트가드나 포워드 가운데 O형이 많다.허재(TG삼보) 이상민(KCC) 김승현 (오리온스) 등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야전사령관’이 모두 O형이다.문경은(전자랜드) 전희철(SK) 조우현(LG) 등 포워드도 여기에 해당한다.B형은 우리나라 인구의 30%나 차지하지만 스타플레이어는 A형과 O형에 견줘 적은 편이다.강동희(LG) 신기성(TG삼보) 김병철(오리온스) 양희승(SBS) 정도를 꼽을 수 있다. AB형 스타 플레이어로는 황성인(SK) 추승균(KCC) 등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혈액은행 권석운 교수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유형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포지션별 특성이 강한 농구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혈액형의 성격이 선수들의 역할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NBA도 남매선수 떴다/휴스턴 음폰 동생 레이커스 ‘대타’로

    미국 농구에도 남매 프로선수가 등장했다.화제의 선수는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이메 우도카(26)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휴스턴 카미츠의 음폰 우도카(27). 남매 프로농구 선수는 우연히 탄생했다.99∼00시즌부터 3연속 우승을 일궈낸 ‘영원한 우승 후보’ 레이커스가 샤킬 오닐,칼 말론,코비 브라이언트 등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종합 병원’ 신세가 된 게 계기가 됐다.레이커스가 급한 김에 NBA의 하위 리그인 NBDL 찰스턴 로게이터스에서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던 이메를 브라이언트의 ‘대타’로 영입한 것. 이메는 올 시즌 NBDL에서 한 경기 평균 14.7점 6.9리바운드로 두 부문 모두 6위에 오르며,언제든지 NBA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재목’으로 꼽혀 왔다. 지난 15일 꿈에도 그리던 첫 NBA 경기에 출전한 이메는 덴버 너기츠를 상대로 6분 동안 4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산뜻한 출발을 했다.다만 10일짜리 단기 계약인 탓에 계속 NBA 무대에 남아 있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꿈의 무대’ 진출은 누나가 6년이나 빨랐다.누나 음폰은 지난 98년 디트로이트 쇼크를 통해 WNBA에 데뷔했다.그러나 3경기 동안 4점 3리바운드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둬 한 동안 WNBA의 하위 리그인 NWBL과 이스라엘리그를 전전해야 했다.지난해 복귀한 음폰은 한 경기 평균 3.2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두걸기자
  • 2004 승부를 건다/탁구간판 유승민

    14일 서울 강남의 한 체육관.아직 앳된 티에 머리에 염색을 한 청년이 탁구대 앞에서 흰 탁구공을 쉴새없이 때리고 있었다.한겨울인데도 푸른색 유니폼은 어느새 땀에 흠뻑 젖었다.그러나 얼굴에는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다.유승민(사진·22·삼성카드)에게 탁구는 친구이자 애인이다.탁구공 ‘짬밥’만 벌써 15년째다. ‘탁구 신동’으로 각광을 받으며 태릉선수촌에 입성한 지 어느새 9년.2000시드니올림픽에 이어 두번째로 오는 8월 ‘꿈의 무대’인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다.그러나 올해는 사뭇 각오가 남다르다.최근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0위에 오르면서 한국 남자탁구의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가장 어려운 상대는 세계최강 중국 선수들.종종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하곤 했다.지난해 12월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세계 2위 왕리친을 꺾는 등 ‘공화증(恐華症)’을 어느 정도 넘어섰지만 세계 1위 마린을 선두로 한 ‘만리장성’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그래서 요즘 중국 선수들을 겨냥,몸쪽 공 공략과 막판 집중력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심리훈련도 시작했다.시드니올림픽 복식에서 중국에 패하면서 4위에 그친 악몽을 떨쳐내기 위해서다. 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2년생인 그는 초등학교 교사인 여자친구와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N세대’.가끔씩 친구들과 서울 강남역 근처 유흥가로 ‘원정’을 가는 평범한 ‘20대 청춘’이다.그러나 말투나 분위기는 천상 30대를 앞둔 관록의 선수다.유승민은 “어릴 때부터 10살 이상 많은 (김)택수형,(이)철승이형의 조언을 들어서인 것 같다.”면서 “친구들도 ‘애어른’이라고 놀리지만 놀땐 다른 애들과 똑같다.”고 밝게 웃었다. 이제까지는 탁구 신동이라는 명성을 증명해 보이지 못했다.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무소’처럼 정상을 향해 꾸준히 발걸음을 옮기는 ‘성실함’을 갖췄다.88서울올림픽 때 유남규가 거둔 단식 금메달의 쾌거를 다시 기대케 하는 이유다.유승민은 “올림픽 금메달은 평생의 목표”라면서도 “아테네올림픽을 후회하지 않을 대회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
  • 44일 사투끝 남극점 정복 성공/‘산악 그랜드슬램’ 눈앞에 둔 박영석씨

    산악인 박영석(41·골드윈코리아)씨가 44일간의 사투 끝에 남극점을 밟는 데 성공했다. 박씨 등 한국인 남극원정대 5명은 지난해 11월30일 남극대륙 허큘리스 해안을 출발,도보와 스키로 총 1134.7㎞를 전진해 13일 오전 11시 남극점에 도달했다.한국인의 남극점 정복은 지난 1994년과 97년 허영호 원정대에 이어 세번째다. 박씨는 북극점만 정복하면 히말라야 14좌 완등,7대륙 최고봉 등정,남·북극과 에베레스트산 등 지구 3극점 도달 등 ‘산악 그랜드슬램’을 세계 최초로 달성하게 된다.박씨는 내년 2월 지난해 장비 문제로 도전에 실패한 북극점 정복에 재도전한다. 당초 원정대는 오는 25일을 극점 도달일로 잡았지만 죽음을 각오한 강행군 끝에 열흘 이상 앞당겼다.또 지난 99년 12월 영국의 팀 자르비스 등 2인조가 세운 장비와 식량 등의 중간 보급 없이 이동하는 ‘무지원 도달’ 기록 48일도 나흘이나 단축했다. 이번 원정에서 대원들은 건강에 큰 이상은 없지만 대부분 얼굴과 손발에 동상이 걸렸고,일부 대원은 얼굴에서 고름이 흐르는 등 악전고투의연속이었지만 150㎏의 썰매를 손수 끌고 1000㎞가 넘는 설원을 가로지르며 결국 짜릿한 기쁨을 맛보게 됐다. 박씨는 위성전화 통화에서 “40여일 동안 영하 55도에 달하는 추위와 거센 바람에 대원들이 많이 고생했다.”면서 “이번 원정을 통해 단 1%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깨닫게 됐다.”면서 “내년 산악 그랜드슬램을 반드시 달성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프로농구/전자랜드 ‘짜릿한 7연승’

    전자랜드의 ‘검은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전자랜드는 11일 부천에서 벌어진 03∼04프로농구 경기에서 ‘람보 슈터’ 문경은의 투혼에 힘입어 KCC를 83-82로 짜릿하게 누르고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7연승을 달렸다.홈 6연승까지 일군 전자랜드는 21승째(13패)를 올리며 2위 KCC를 한 게임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날 경기 내내 코트를 휘저은 문경은은 팀내 최다인 29득점을 올리며 절정에 이른 슛감각을 과시했고,결정적인 가로채기(2개)와 리바운드(5개)로 승리를 주도했다. 종료버저가 울리기 전까지 승부는 안개속에 있었다.66-64로 전자랜드가 근소하게 앞선 채 4쿼터가 시작되자마자 KCC는 이상민(12점)의 리버스 레이업과 추승균(21점)의 3점포로 따라붙었고,전자랜드는 화이트(23점)와 문경은 쌍포로 맞섰다. 특히 화이트는 한 손으로 공을 들고 림으로 날아가 원핸드 덩크슛을 날리며 파울까지 얻어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나 KCC는 찰스 민렌드(21점)의 감각적인 가로채기와 8.3초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무스타파 호프의 자유투 2개로 82-81로 뒤집었다.종료 4초전 공격권은 전자랜드에 있었다.화이트가 공을 치고 들어가 제이슨 윌리엄스에게 연결했고,윌리엄스는 3명의 수비를 뚫고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꼴찌 SK는 원주에서 선두 TG를 88-85로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전희철 황진원 아비 스토리로 이어지는 ‘이적생 3인방’의 진가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SK는 전날 강팀 LG를 잡은데 이어 이날 TG까지 격침시켜 상위팀들에게 복병으로 등장했다. 잠실 경기에서는 오리온스가 삼성에 시즌 최저득점의 수모를 안기며 80-59로 이겼다. 이창구 이두걸기자 window2@
  • 김운용 의원직 사퇴/남북교류 명목 체육기금 20만弗 사용

    세계태권도연맹(WTF)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민주당 김운용(비례대표)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내놓았다.국내외 태권도 관련 직도 모두 사퇴했다. 김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직과 WTF 총재직,국기원 원장직을 떠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이어 “스포츠 외교활동을 하며 많은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부덕한 소치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30년간 88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채택 등 스포츠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좌우를 살피지 못해 잘못한 점도 있었다.”고 혐의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그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수재,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IOC가 윤리위를 소집,제명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김 의원이 범법자로 확정돼도 한국법 위반으로 IOC와 직접 관계가 없을 경우 처벌을 않는 관례가 있는 데다 설사 윤리위에서 제명을 결정하더라도 총회에서 3분의2 찬성을 받아야 한다.아직까지 이같은 과정을 거쳐 제명된 IOC 위원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체육계는 그의 자리를 누가 메울지 충격에 휩싸였다.179개 회원국을 거느린 WTF를 발판 삼은 태권도는 2000 시드니올림픽과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거푸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김의원의 사퇴로 자칫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WTF 선재훈 홍보차장은 “6명의 부총재가 후임 총재를 선출하겠지만 3명은 완전 외국인이고 3명은 외국계”라며 태권도가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김 의원이 2001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 때 남북체육교류에 사용한다며 국민체육진흥기금 20만달러를 가져간 사실을 확인했다.검찰 관계자는 “당시 정부가 이같은 사실을 알았는 지,실제 돈이 북한측에 전달됐는 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 이두걸 박홍환기자 olive@
  • 단속활동 어떻게/ 총선 D -100 … 경찰 “선거사범을 잡아라”

    “서교동 고급음식점에서 총선 출마 예정자가 20여명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즉시 조치 바란다.”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 가상훈련(FTX)이 실시된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수사2계 ‘선거사범 수사전담반’.긴급무전이 울려퍼지자 사무실 안에는 금방 긴장감이 넘쳐흘렀다.24시간 대기 중인 10여명의 형사들은 앞다퉈 형사기동대 차량과 순찰차에 몸을 실었다.사건 접수 뒤 출동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남짓.4월 총선을 앞두고 경찰서마다 훈련에 한창이다. ●오프라인 캠코더로 현장 보존 선거전담반이 도착한 곳은 서교동 S회관.근처에서 순찰을 돌다 무전 연락을 받고 출동한 마포경찰서 북부지구대 소속 경찰들이 이미 현장에 도착,증거 보존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이어 도착한 수사2계장 강공협(51) 경감을 비롯한 수사2계와 보안·정보과 형사들은 캠코더·녹음기로 향응 현장을 촬영,물증을 확보했다.현장에서 참석자들을 상대로 향응을 제공한 사람이 누구인지 진술도 받았다.북부지구대 박영희(40) 경위는 “향응 참석자들이 ‘함께 음식값을냈다.’는 식으로 입을 맞추기 때문에 현장에서 단서를 잡으려면 신고에서 현장 도착까지 5분 안에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방글 게시 PC방 덮치기도 향응 현장 수사가 마무리될 무렵 다시 무전기 신호음이 요란하게 울렸다.“30대 남자가 동교동의 한 PC방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경찰관 5명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현장으로 뛰어나갔다.현장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 혐의자가 눈치채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관들은 이동하는 승용차 안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었다. PC방에 도착하자 주인의 눈짓에 따라 30대 남자의 등 뒤로 경찰관들이 슬며시 다가섰다.혐의자가 글 내용을 지울 수 없도록 의자를 뒤로 확 잡아 뺐다.이어 가져간 노트북의 수사프로그램을 이용해 화면 캡처,지문 채취 등 증거를 모았다. 일선 경찰들은 이번 총선에서 무엇보다 ‘사이버 불법선거’를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경찰청도 사이버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조,지난해 4·24 재·보선에서는 사이버선거사범 단속 실적이 전혀 없었지만 10·30재·보선에서는 11건을 단속했다.총선에 대비해 전국 경찰관서 홈페이지에 ‘불법선거사범 전용신고센터’를 개설했고,사모임 홈페이지 등 요주의 사이트 1500여개를 대상으로 상시적으로 ‘사이버 순찰’을 하고 있다. ●불법사각지대 ‘007작전' 경험 많은 경찰관들은 불법선거운동은 대선보다 총선때 훨씬 기승을 부린다고 말한다.강 경감은 “현역 의원과 거물급 후보가 겨룰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에서는 벌써부터 향응을 제공한다는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선거운동 행태도 점점 ‘진화’해 공공연히 나돌던 ‘돈봉투’는 거의 자취를 감춘 대신 확실하게 표를 줄 것이라고 기대되는 사람만 골라 은밀히 돈을 건넨다고 경찰은 설명했다.선심 관광도 수십명씩 뭉쳐서 가는 옛날 방식 대신 승합차에 나눠 탄 뒤 관광지에서 뭉치는 ‘007 작전’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경찰청 김중겸 수사국장은 “선거사범을 신고하면 최고 5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만큼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택동 이두걸기자 taecks@■현장 움직임 “경찰이 무서워요.” 오는 4월 17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의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경찰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선거사범 단속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지난 한해동안 총선과 관련,불법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210건에 289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일부에서는 경찰이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서울 마포을 지구당 유용화(44) 위원장은 현역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주장한다.유 위원장은 “현역 의원은 의정보고서를 합법적으로 돌리는데 신인이나 원외 지구당위원장은 서신 한 장도 못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이 상대적으로 야당을 집중 감시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한나라당 서울 종로지구당 현택정(49) 사무국장은 “모든 국가시스템이 여당 위주로 돌아가는 마당에 경찰도 당연히 야당 죽이기에 몰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한나라당 성북갑지구당 정태근(39) 위원장은 “경찰 단속이 야당에 집중될 것 같아 가끔 주민 행사에 참여하고,송년·신년 모임에 들러 얼굴이나 내비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돈 선거 등 고질적인 폐단을 뿌리뽑자는 목소리도 만만찮다.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경찰의 의지가 높은 만큼 이번 총선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당선무효판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평하게 단속해 돈 쓰는 선거풍토를 뿌리뽑고,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인센티브 때문에 무리하게 흠집 내기를 하지만 않는다면,시민단체와 부정선거감시단에 이어 선거판을 정화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주5일시대 달라지는 삶의 질/그들만의 휴일 우린 “虛虛”

    “주말이 뭡니까.일거리만 있으면 토요일 일요일 없이 일해야죠.” 코끝을 찌르는 잉크 냄새가 일년 내내 가실 날 없는 서울 충무로 ‘인쇄 골목’.골목 안 6평 사무실이 주희관(33),변영주(33·여)씨 부부의 일터다.주씨는 “365일 인쇄물을 싣고 거리를 활보하는 오토바이 소음과 갑갑한 사무실 안 공기가 우리 부부의 유일한 동업자”라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주씨 부부가 충무로에 ‘디자인 프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사무실을 차린 것은 2000년 4월.1년만에 서로의 호칭도 동료에서 부부로 변했다. 주씨 부부는 철저히 분업 체제다.편집과 디자인은 변씨 몫이다.대신 ‘몸으로 뛰는’ 인쇄와 영업 파트는 주씨가 도맡아 한다. 이들 부부가 다루지 않는 인쇄물은 없다.달력,명함,전단지 등은 단순한 축에 속한다.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사보나 홍보물 같은 ‘준서적’까지 척척 만들어낸다. 그러나 디자인플러스는 연 매출이 1억을 못 넘는 ‘소기업’이다.요즘은 업체들 사이에 ‘덤핑 경쟁’도 심해 마진율도 2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변씨는 “둘이 한사람 대학 초임 연봉인 2000만원 벌이가 고작”이라고 씁쓸해했다.더욱이 지난 8월부터 석달 동안 이들 부부는 매월 75만원인 임대료만 까먹었다.지난 97년 말 IMF 환란 때보다 더 힘들었다. 내년 7월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되는 주5일제도 인쇄 골목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당장 일거리가 없어 한달에 10곳 이상 문닫을 판이니 주말에 쉴 생각은 꿈도 못 꾼다. 주씨는 “초임 100만원 남짓인 이곳 노동자들이 월급까지 깎이면서 토요일에 쉬겠느냐.”면서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주말까지 밤샘 작업을 밥 먹듯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주씨는 이어 “우리같이 못 사는 사람들이 잘사는 사람들이 떠난 주말의 서울을 지키고 있는 셈”이라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을 대가로 한 주5일제는 ‘그들만의 휴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盧 발언 국민적 믿음 깨졌다”시민단체들 “특검서 의혹 철저규명” 한목소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일단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노 대통령이 기업으로부터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10분의1’ 발언 등 최근까지 대선자금과 관련한 대통령의 공언들이 ‘공언(空言)’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또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이 앞으로 시작될 대선자금 관련 특검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멍석이 깔렸을 때 깨끗이 ‘털고’ 가는 게 대통령과 여당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이번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측근들이 모금해서 어렵게 선거를 치렀다.’는 지금까지의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국민적인 믿음이 깨졌다.”면서 “선거 운동 막바지인 11월에 특정 기업인을 만났다는 것은 사회 통념상 관례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후보가 직접 만났을 때 ‘과연 1억원뿐이겠는가.’라는 의구심까지 든다.”고 주장했다. 고 실장은 이어 “대통령이 일단 형사소추는 면하겠지만 대선자금 비리와 개인 비리에 대한 의혹들은 여전하다.”면서 “한나라당의 ‘편파수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정치권이 특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선애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측근 비리에 연루된 것에 대해서는 당황스럽다.”면서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구체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조중근 사무처장도 “검찰은 중립적인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얻었지만 개인비리를 밝혀내는 데 그쳤다.”면서 “특검팀은 대통령이 측근 비리에 관여했다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 盧측근비리 수사일지 ▲2003년 8월20일 증권선물위 SK해운 등 분식회계 혐의 고발 ▲10월2일 SK 손길승 회장 소환 ▲10월15일 강금원 회장 소환,최도술씨 구속 ▲10월29일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 소환 ▲11월19일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소환 ▲12월3일 썬앤문 문병욱 회장 임의동행 및 사무실 압수수색,강금원씨 구속 ▲12월4일 측근비리 특검법 재의 가결,문병욱씨 구속 ▲12월17일 손영래 전 국세청장 구속 ▲16∼21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양경자 한나라당 원외지구당 위원장,K은행 김모 팀장 등 소환
  • 서울신문 제호변경 특별대담/100년 역사 거울삼아 새100년 비전 제시를

    대한매일이 새해부터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꾼다.서울신문은 1904년 창간한 대한매일에 뿌리를 두고 있다.제호 변경과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언론학계의 권위자인 김민환 고려대 교수와 정대철 한양대 교수의 특별대담을 통해 서울신문 제호 변경의 역사적 의미,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살펴봤다.언론학자들은 서울신문의 제호 변경을 새 시대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변화로 평가했고,서울신문이 과거 100년을 거울삼아 앞으로 100년을 계획하고 이끌어가는 신문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특별대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민환 교수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거듭난 것을 환영합니다.과거 대한매일은 대한제국이 막을 내린 것과 함께 종간되고,일제강점기에는 매일신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해방후 서울신문으로 되살아 났습니다.그 때 매일신보의 조선인 종사자들이 모여 자치위를 구성해 거기서 제호를 공모한 것이 서울신문입니다.제호를 공모할 때 조건이 부르기 쉽고,진보적이고,참신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1945년 당시 서울신문은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참신하고 진보적인 색채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됩니다.이제 다시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한 것은 참신하고 진보적이고 친숙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정대철 교수 신문 제호의 의미는 개인의 이름과도 비슷합니다.대한제국 시절의 대한매일은 당시 사회적으로 큰 가치를 담고 있었습니다.해방 이후 서울은 지엽적인 지역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통칭할 수 있는 의미이자 한글을 되찾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졌습니다.5년 전 서울신문이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꾼 것은 대한매일의 숭고한 역사적 가치를 찾자는 것이었지만 다시 서울신문으로 되돌리는 것은 지금 서울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부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라고 봅니다.지금의 서울은 해방후 서울이 아니라,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의미의 서울이라야 합니다.시대 변화의 모습은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간다고 전제할 수 있습니다.질적인 체제로의 변환은 품질 개선이 전제돼야 합니다.과거 서울신문은 구조적인 타성이 있었습니다.그게 바뀌어야 합니다.내적 변화와 개선이 시장과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지 자만심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김 교수 서울신문이 화려한 비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전제돼야 합니다.대한매일신보 창간 100년을 맞이해서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한 것은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도모하고자 하는 포부가 스며있다고 봅니다.해방 직후 매일신보 사원들이 자치위원회를 구성해 성명을 냈는데 그 주된 내용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관권으로부터 철저한 독립,어떤 정파로부터도 자유로울 것이라는 다짐이었습니다.그런 바탕 위에 출범한 서울신문은 상당기간 동안 진보적 민주주의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진보적 민주주의를 대변하던 서울신문이 자유당 집권 이후 이승만의 기관지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군사정권에서도 관권과 특정정파로부터 독립을 이뤄내지 못하고 기관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난 김대중 정권 때 서울신문이 대한매일로 바꾸면서 노선도 그 전과는 달라졌지요.이어 민영화를 이루어내고 이제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꾼 것은 그동안 권력의 변화에 따라 노선과 정책이 바뀐 것에 대한 내적 반성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역사성으로 따져본다면 관권·특정 정파로부터 독립된 언론으로 나아가는 것이며,시대성으로 본다면 정보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 신문으로 거듭나자는 내적 역량의 성장이 제호를 바꾸게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교수 서울신문의 외적인 변화가 성공하려면 내적인 변화와 실천이 연결돼야 할 것입니다.그래야 제호 변경의 의미를 살릴 수 있습니다.서울신문의 서울은 과거의 서울과는 달라야 합니다.이제 서울의 역사성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현재 서울에서 새로운 부분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세계의 수많은 도시 가운데 정보화 1위 도시가 서울입니다.이처럼 서울의 첨단,미래 등을 연관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서울의 역사성을 줄이고 시대성을 키우자는 것이지요.이러한 새로운 시대성을 서울신문의 제작에 반영해야 합니다. ●김 교수 냉전논리에 매몰됐던 사람들은 지금도 진보·보수의 패러다임을 유용하게봅니다.그러나 새 세대는 진보·보수 역시 낡았다고 생각합니다.서울신문의 제호 변경은 지금 냉전식의 진보·보수로부터도 더 자유롭게 정보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새 언론으로 거듭나겠다는 자성이 깔려 있다고 보여지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정 교수 과거보다 서울신문의 새 100년이라는 의미를 살리는 것이 좋겠습니다.미래의 서울신문은 권력,정치,경제 등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언론이 권력으로부터 떨어져 가는 게 시장의 변화입니다.독자들은 멀리 있는 정치보다는 자신과 직결된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입니다.이것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김 교수 ‘조중동 한경대’라는 틀도 깨져야 합니다.한양대 이영희 교수가 한 때 좌우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날개론을 주장했지요.이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왼쪽 날개가 없어서 제대로 못 난다고 주장했습니다.이것이 한겨레 신문의 창간논리이기도 합니다.지금 시점에서 조중동이라는 오른쪽 날개는 공룡도 날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그러나상대적으로 한경대는 영향력이 약합니다.저는 그렇다고 해서 왼쪽 날개를 키워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중요한 것은 날개가 아니라 몸통입니다.공영성이 강한 KBS와 서울신문이 몸통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지금 탈정치한 새 지식층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또 정파적 이익에 따라 신문끼리 싸우는 데 대해 젊은 소비자층은 굉장히 식상해 있습니다.관권과 정파로부터의 독립,역사에 대한 반성,새 시장의 새로운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 주는가에 서울신문의 내일이 달려 있다고 봅니다. ●정 교수 서울신문이 제호를 변경했다고 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그러나 사회적으로 어떤 명분을 갖추고 이끌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부담을 가져야 합니다. ●김 교수 서울신문은 참신한 시도를 많이 해야 합니다.대한매일은 전통적 제호인 반면 서울신문은 알기 쉽고 진보적인 제호입니다.타이틀은 새로운 것을 지향하지만 기사나 기획은 예전의 스타일을 고수해서는 안 되겠지요.취재 스타일,기사 스타일,편집 방식에 대해서도늘 참신한 일탈을 시도했으면 합니다.그동안 대한매일은 행정 정보에 치중한 경향이 있었습니다.독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게 많았지요.정말 필요한 것은 알기 쉽게,새 시스템을 적용하는 실험이 필요합니다. ●정 교수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앞으로의 100년을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또는 앞으로의 사업이 100년 동안 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신뢰를 쌓는 길 입니다. ●김 교수 한국을 바꾼 것은 언론이나 언론학자가 아니라 서태지라는 얘기도 있습니다.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 시장을 공략하면 앞서가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지금 일부 언론은 특정 지지층에 함몰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서울신문은 그런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 교수 신문은 공급자 위주로 가서는 안됩니다.이제 교수들도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에서 교육 서비스 제공자로 변했습니다.신문도 이제 여론을 과거의 방법으로 끌고가려고 해서는 안됩니다.끌고 간다고 독자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요.요즘은 시장보다는 언론사 내부 또는 언론사간 경쟁이 더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질 높은 정보와 기사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누가 먼저 기사를 쓰고 키우는지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내부로부터 쇄신이 없이는 시장을 읽을 수 없습니다. ●김 교수 최대부수를 발행한다는 신문도 독자가 많아야 250만명이지만 TV뉴스 시청자는 최고 1800만명까지 육박합니다.대중적 영향력에서 신문이 TV를 따라가기 어려운 시대입니다.그러나 신문은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고,나이가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문제는 방송이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은 젊은층의 잠재적 소비자를 흡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TV는 사람을 붙드는 아이템을 매일 체크하고,또 연성화로 접근합니다.반면 신문은 구시대적이고 예전의 어젠다에 매몰돼 있어 젊은층을 식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이런 스타일을 깨야 젊은층에도 다가갈 수 있습니다. ●정 교수 인터넷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와 경쟁하고 있지요.그동안 신문과 방송이 인터넷 매체를 키워놓았지만 이제 위협받고 있습니다.‘방송 10년’이라는 말이 있는데, 앞으로 10년 뒤에는 인터넷이 방송을 이길 것이라는 뜻입니다.그런 점에서 신문은 100년 테마를 잡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큰 틀을 세우고 1년이나 6개월 단위로 소주제를 정해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또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계층을 5등급으로 나눈다면 1,2등급도 보면서 4,5등급도 아울러야 하는 것이지요. ●김 교수 취재 및 기사작성 시스템도 파격적으로 바꿔야 합니다.신문끼리의 경쟁뿐아니라 TV,인터넷 매체와도 경쟁해야 합니다.이질적 매체와 치열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그 매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수용해야 합니다.TV의 시각적 요소와 어젠다 설정,초 단위로 시청자 반응을 따라 잡는 것,6하원칙이 아니라 드라마처럼 뉴스를 구성하는 것 등을 참조해야 합니다.인터넷 매체도 강화해 신문과 상호 보완하면서 독자의 취향을 검색하는 유기체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새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 스타일을 실험해야 합니다.언론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새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정 교수 지금까지의 신문이 문제 제기 중심으로 갔다면 앞으로는 문제에 대한 설명과 해석이 중요합니다.해석과 논평의 비중을 높여 시장의 욕구를 채워가야 합니다.또 욕구를 채워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무엇을 요구하라.' 라는 방향도 제시해야 합니다.이러한 사회의 기류를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시대감각이고 신문의 앞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정리 이두걸기자 douzirl@
  • 동덕여대 집단유급 초읽기

    ‘재단비리 척결’과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9주째 수업을 거부해 집단유급 위기에 처한 동덕여대 학생 6000여명은 29일 투표를 통해 수업거부 연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까지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집단유급하게 된다고 경고했으나 이들 학생이 재차 수업거부에 나서기로 하자,학사일정을 조정해 이번 주말까지 유급을 유예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주말을 시한으로 수업일수를 따져 이에 못미치는 학생들은 모두 유급시킬 방침이어서 조만간 대량 유급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월곡동 대학 체육관에서 3471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총회를 열어 수업거부 연장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50.5%의 찬성률로 수업 거부를 결정했다.찬성 1754명,반대 1661명,무효 56명이었다. 최인혜(22) 총학생회장은 “유급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한다는 데 학교나 학생들이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찬성과 반대의 표 차가 많이 안 났지만 일단 수업 거부를 계속하자는 학생들의 의견을존중해 계속 학교 측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107명은 학교측과 교육부가 학생들을 유급시킬 경우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교육부는 이번 주까지 수업 진행 상황을 본 뒤 내주 초에 유급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개별학생에 따라 유급 적용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급기한의 기준이 주(週) 개념이기 때문에 2학기의 15주째인 이번주까지 수업에 복귀해야 유급을 피할 수 있다.”면서 “다음주 초 유급 여부를 최종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4일 재단 비리 척결과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전체 학생총회에서 수업거부를 결의한 이후 9주째 수업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김재천 이두걸기자 patrick@
  • 부안주민 자체투표 추진

    핵폐기장 백지화를 위한 범부안대책위와 반핵국민행동 등 환경단체는 29일 “정부가 다음달 7일까지 부안 원전센터 건립과 관련한 주민투표 조기실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주민투표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주민투표를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주민을 찬반 양론으로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총선 60일전부터는 일체의 선거행위를 하지 말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주민투표일을 2월 13일로 정했으며 정부가 기한 내에 응답하지 않더라도 시민단체를 선관위로 한 자체투표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안경제발전협의회와 범부안군 국책사업유치 추진연맹 등 원전센터 유치를 찬성하는 단체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들은 “주민투표 실시 방침은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무정부주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이들은 “정부를 무시한 자체 주민투표는 공신력을얻기 힘들며 원천적 무효”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한·미 ‘inside 상표권’ 맞장

    한국 네티즌들과 미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발단은 지난 19일 인텔측이 한국의 대표적인 디지털카메라 사진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에 ‘inside’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그러자 디씨인사이드는 물론 네티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inside’는 우리 상표” 인텔은 지난 19일 한국 법정대리인인 와이에스장 합동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디씨인사이드에 공문을 보내 ‘∼인사이드’ 형식의 상표와 도메인 이름의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인텔은 “지난 10여년간 ‘인텔 인사이드’를 광고한 결과 ‘∼인사이드’ 형식의 상표는 세계 각국에서 독점적·배타적 상표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유사한 ‘디씨인사이드’를 사용하는 것은 상표권 침해행위다.”라고 주장했다.인텔은 도메인뿐 아니라 ‘inside’ 이름이 들어간 제품,광고물,간판 등도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 와이에스장측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오는 31일까지 응답을 보내지않거나 요구를 거부하면 즉시 이의 신청을 할 계획이다.특허청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정경쟁방지법 및 상표법에 따라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디씨인사이드측은 ‘인사이드’라는 명사는 특정 회사의 소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디씨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dcinside’는 프로그래머인 피터 노턴의 ‘inside of IBM PC’에서 따온 것”이라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나 ‘마이크로’의 사용을 막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 “인텔 쓰지 말자” 네티즌들은 인텔측의 주장을 ‘온라인 주권 침해’라고 말한다.디씨인사이드가 하루 방문자 숫자만 35만명에 이르는 대표적인 ‘토종 사이트’인 데다 ‘디지털 폐인’,‘아’,‘딸녀’ 등 한국 온라인 문화의 ‘본산’이기 때문이다.네티즌 ‘중얼이’는 디씨인사이드 게시판에서 “제품의 상표가 아닌 특성을 나타내는 단어는 독점적 배타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면서 “인텔의 주장은 문화제국주의의 어거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인텔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인텔방법비대위’라는 한 네티즌은 “인텔의 라이벌인 AMD의 중앙처리장치(CPU) 쓰기 운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인텔 관련 사이트를 과다 접속으로 다운시키자.”고 제안했다.진보네트워크 대표인 강내희 중앙대 영문과 교수는 “이번 분쟁은 단순히 명칭을 둘러싼 법적인 대립이 아니라 미국의 초국적 자본의 횡포가 드러난 실례”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무교동 동맹군 세종로 공격” 모바일 땅뺏기게임 ‘준 삼국지’ 등장

    자신이 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다른 지역의 땅을 뺏을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내년 초에 등장한다. 게임빌(대표 송병준)은 내년 1월 말 SK텔레콤의 위치기반서비스(LBS·Location Based Service)를 응용한 모바일 게임 ‘준(June) 삼국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준 삼국지’는 SK텔레콤 기지국을 기본 영토 단위로 하고 있다.LBS가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에 적용됐다. 90년대 PC 게임계를 석권했던 ‘삼국지’를 기본 모델로 하는 이 게임은 유비,관우,장비,조조 등 ‘영웅호걸’ 190여명이 천하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기존 구도를 그대로 가져왔다.그러나 광활한 중국 대륙 대신 1만여개의 기지국을 단위로 우리나라로 배경을 옮겨왔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을 영토로 받은 사용자는 토지 개간,군사 훈련 등 전투력을 키운 뒤 모바일 인터넷에 접속,방이동이나 문정동 등 인근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전투력이 비슷하거나 인접한 구·군의 모바일 사용자는 언제든지 공격 대상이 된다. 다만 도심인 중구 세종로의 땅을 얻고 싶다면 세종로와 인접한무교동,안국동 등의 사용자와 동맹을 맺은 뒤 함께 공격할 수 있다.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당하면 자동 경비시스템이 자동으로 방어 전투를 펼친다.동맹군으로부터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가입자는 한 달 2만 5000원 정도 기본 요금을 내면 된다.가입자가 아니면 하루 한 시간에 1000원 정도의 요금을 내고 즐길 수 있다.게임빌측은 “다양한 사용 기능을 추가,PC게임이나 온라인 삼국지의 ‘아류작’ 수준을 뛰어넘었다.”면서 “배경을 우리나라로 옮겨와 현실감을 높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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