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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불도저’ 한달째 올스톱

    ‘MB 불도저’ 한달째 올스톱

    이명박(얼굴) 정부가 ‘쇠고기의 늪’에 빠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정국이 들썩이면서 새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굵직한 현안들을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방안은 벌써 한 달째 발표 시점을 잡지 못한 채 시기를 늦추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5월 중순 내부 논의를 마치고 5월 말을 ‘디데이(D-day)’로 잡은 상태였다. 그러나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확산되면서 시기가 6월 초→6월 중순→6월 말로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섣부른 추진땐 역풍 우려 공기업 민영화는 서민생활과 구조조정이 현안으로 걸려 있는 만큼 쇠고기 국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영화를 추진했다가는 자칫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당은 7월 초를 제시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현재로서는 7월에 발표할 수 있을지조차도 불투명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월부터 준비는 해놓고도 아직 꺼내지도 못 하고 있다. 시험을 볼 때도 시험 날짜가 미뤄졌다고 공부를 안 하는 건 아니지 않냐. 언제가 될지 몰라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도 이번주 들어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지난 3일 청와대와 각 부처 1급 기획조정실장이 참석한 국정과제전략회의에서는 대운하에 대한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대운하 관련 전문가 토론회도 취소했다. 기업환경개선, 건설부문 투자지원 방안, 금산분리 완화, 금융지주회사 제도 개선 등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도 쇠고기 논란으로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민심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대책에 앞서 기업환경 개선 대책을 먼저 발표할 경우 ‘기업만 챙긴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육성정책, 공교육 활성화, 공무원연금제도 개혁 등은 서류철 속에서 잠만 자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개혁들이 시동도 걸어보지 못한 채 개혁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리더십 손상땐 개혁 무산” 청와대 관계자는 “공기업 민영화의 경우 이미 노조 내부나 인터넷 게시판 같은 곳에서는 반대 논리들이 퍼져나오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부가 힘있게 개혁을 추진하기가 어렵다. 상대방의 논리에 지거나 무릎을 꿇게 되는 경우가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소 연구원은 “개혁 추진에 필수적인 강력한 리더십을 잃은 상태라 자칫 참여정부 때처럼 아무 결실도 맺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하고 “지금이라도 개발주의가 아닌 시장주의의 관점을 갖고 ‘불도저식’ 밀어붙이기가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걸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인텔 90% 독점 무너지나

    인텔 90% 독점 무너지나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 인텔사가 국내 PC업체들에 경쟁사 제품을 쓰지 못하도록 강요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경쟁당국에 적발돼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인텔의 위법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인텔을 조사 중인 유럽연합(EU)과 미국 경쟁당국의 조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인텔, 삼성에 3000만달러 리베이트 제공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인텔 본사와 인텔코리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혐의로 과징금 260억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인텔은 2002년 5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삼성전자에 대해 경쟁업체인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AMD)의 CPU를 구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300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분기당 평균 26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또 인텔은 2003년 7월부터 2004년 6월까지 국내 2위 PC제조업체인 삼보컴퓨터에 홈쇼핑에서 AMD 대신 자사 CPU를 쓰도록 하는 조건으로 26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2004년 10월부터 2005년 6월까지도 삼보컴퓨터의 국내 판매 PC에 대해 자사 제품 구매비율을 70%로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38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모두 750만달러를 대가로 지급했다. 인텔은 2003년 9월 삼보컴퓨터가 AMD의 64비트 CPU를 국내에 출시하는 것도 방해했다. 이 같은 인텔의 불공정 행위로 국내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2001∼2005년 평균 91.3%에 이르렀지만,AMD는 8.4%에 머물렀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CPU 시장에서 인텔의 평균 시장점유율 79.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공정위는 2005년 4월 일본 경쟁당국이 인텔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권고 결정을 내리자, 같은 해 6월 인텔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EU 집행위원회와 미 뉴욕주 검찰은 인텔의 반독점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텔 반발하지만 국내 소비자 선택권 넓어져 공정위는 인텔의 조건부 리베이트 제공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이 500억∼600억원 정도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AMD CPU 탑재 PC가 인텔 CPU를 내장한 PC보다 10% 정도 저렴하지만 조건부 리베이트 때문에 국내 PC 제조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값비싼 인텔의 CPU만 이용해서 PC를 제조·판매해 왔다.”면서 “AMD의 CPU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제품선택권이 제한됐을 뿐 아니라 인텔의 리베이트로 인한 국내 소비자 피해는 500억∼6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인텔은 공정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텔측은 “(공정위 결정은) 소비자를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을 면밀하게 검토, 필요하다면 법원에 판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에 따라 인텔의 PC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력은 약화되는 대신 AMD의 입지는 강화될 전망이다. 인텔의 리베이트가 없어질 경우 저렴한 AMD CPU를 탑재한 PC 라인업을 확충해야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오는 하반기 중 추가로 AMD CPU를 탑재한 모델 출시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의 CPU를 탑재한 다양한 모델의 PC를 접할 수 있게 되는 등 선택권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점유율이 세계 시장 수준인 80% 정도로만 낮아져도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혜택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seoul.co.kr
  • FTA가 쇠고기 재협상 발목?

    최근 제기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요구에 대한 정부 등의 반박 논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쇠고기와 FTA 문제를 연계하고 있는 만큼, 쇠고기 부문에서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한·미 FTA를 위해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美 의회 8월 한달 휴회도 걸림돌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의회의 의사일정이 9월 말 종료되고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의회가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한·미 FTA는 차기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FTA 때문에 쇠고기 재협상은 안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한·미 FTA의 올해 비준은 ‘물 건너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18대 국회 개원이 늦춰지고 있는 우리의 사정을 떠나서라도 미국 의회의 의사일정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상적으로는 한·미 FTA 이행법안이 의회에 제출된 뒤 상하원 상임위 검토를 거쳐 본회의 회부 등까지 90일 이내에 처리돼야 한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의회 의사일정은 9월27일 종료된다. 여기에 8월 한달 동안 여름 휴회에 들어간다. 이를 감안한다면 지난 4월8일 제출됐어야 한다. 미국 의회가 법안을 처리하는 데 보통 50일이나 60일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시 행정부는 지금 당장 의회에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5일 기준으로 남아 있는 의사 일수는 겨우 55일 정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송백훈 FTA팀장은 “FTA에 부정적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양국 신뢰관계를 감안해 전격적인 딜이 이뤄질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FTA의 연내 비준을 위해 쇠고기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는 객관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구나 한·미 FTA에 부정적인 미국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나 쌀 등의 추가적인 양보가 불가피하다. ●쇠고기 협상 원점서 다시 시작할 수도 이에 따라 한·미 쇠고기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는 “한·미 쇠고기 협상이 한·미 FTA의 연내 비준을 위한 ‘급행료’의 성격이 강했고 미국 정부가 이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하는 것은 물론, 협상을 주도한 국내 외교라인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오바마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노동, 환경기준, 소비자 보호, 식품안전을 비롯해 일자리 해외유출 방지 등의 방향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기존 통상협정의 대대적 개정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오바마가 미국 내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 여론을 받아들이는 등 미국이 통상정책 프레임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FTA에 대한 미국의 철학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우리 역시 여기에 대응해 쇠고기 협상이나 한·미 FTA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4월 소매판매액 10.9%↑

    물가상승의 여파로 4월 소매판매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4월 소매판매액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금액(경상금액)은 20조 8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9% 증가했다. 이는 2006년 1월의 12.7% 이후 2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동기 대비 소매판매액은 올 1월에 9.6% 증가한 이후 2월에 7.2%,3월에 8.7%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차량용 연료를 제외한 소매판매 증가율은 7.7%로, 이번 소매판매 급증 원인이 결국 유가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상품군별로는 차량용 연료(휘발유·경유·LPG)의 판매액이 3조 99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5% 급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승용차 판매액은 19.4%, 비내구재는 14.2%, 서적·문구용품은 11.5% 늘었다. 차량용 연료와 승용차 판매액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2%와 10.6%로 전월 대비 2.4%포인트,0.8%포인트 늘었고 식료품과 의류는 19.8%와 15.9%로 비중이 다소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는 백화점(4.3%), 대형마트(4.9%) 등 대형소매점이 4.7% 증가해 전월(7.8%)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공정위 ‘키코’ 불공정거래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이 중소기업 등에 판매한 환헤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대해 불공정거래 적용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당국도 키코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중소기업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중소 전자업체인 C은행이 T사한테 키코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과 약관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는 은행이 중소기업에 상품을 판매할 때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는지와 상품설명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환헤지 상품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중소기업 120여개사도 전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환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한 뒤, 키코 상품의 불공정성에 대해 공정위에 제소할 것이며 필요하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은행들이 위험고지 의무를 등한시한 채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유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도 중소기업들이 최근 제기한 15개 키코 관련 민원사항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발견되면 조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키코는 전체 평가 손실 규모가 2조 5000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 올 4.3% 성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국제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4.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보다 0.9%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OECD는 4일 발표한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해외수요 위축과 유가급등의 영향으로 설비투자 감소와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건설수주 감소 등을 겪으면서 한국 경제는 올해 4.3%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역시 한국은행의 중기목표 수준인 2.5∼3.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OECD는 다만 내년에는 수출증가와 내수확대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5%대로 회복되고, 물가 역시 올해 성장세 둔화와 유가·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은 정보통신 부분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높고 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 이 분야의 세계 흐름에 민감하며, 가처분소득 대비 150%에 이르는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감소 추세인 외국인 직접투자를 다시 유치하기 위한 규제개혁과 관련정책 지속 추진 ▲정부 재정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감세정책 때 정부지출 축소 등을 권고했다. 한편 OECD는 회원국 전체의 경제가 올해 1.8%, 내년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각각 0.5%포인트,0.7%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율 규제 카드’ 또다른 자충수?

    ‘자율 규제 카드’ 또다른 자충수?

    정부가 쇠고기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자율 규제 카드’를 뽑아들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악수(惡手)가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촛불 민심’이 만들어 준 ‘명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미국측에 저자세로 일관하는 데다, 물밑 협의를 위한 ‘히든 카드’도 성급히 공개했다는 지적이다. 검역·통상 전문가들도 실효성이 떨어져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촛불´ 명분 못살리고 美에 저자세 무엇보다 정부내에서조차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3일 미국측에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 요청과 함께 답변이 올 때까지 수입위생조건 고시 관보의 게재를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몇시간 뒤 기자들 앞에서 이내 정부의 속내를 공개했다. 미국 수출업자들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을 자율 결의해도 이를 ‘답신’으로 간주해 장관 고시를 관보에 게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성난 광우병 민심이 원하는 전면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쇠고기 협상 실패에 이어 또 ‘기술적 실수’를 한 셈”이라면서 “국민적 반대 여론의 명분을 앞세워 미국측에 더 많은 수정을 요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만을 요청했고, 이마저도 실익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향후 미국과의 ‘물밑 협의’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일종의 협상이나 마찬가지”라면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제거’ 등 문제 조항들을 모두 언급하며 사실상 재협상 수준의 요구를 한 뒤 조금씩 물러나며 실익을 챙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 대책 실익 없는 립서비스”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정부가 자율규제협정(VRA)이나 수출자율규제(VER) 등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막겠다는 것은 국제법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무역기구(WT0) 등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이다.WTO 긴급수입 제한조치(세이프가드) 협정은 WTO 회원국들이 ▲수출자율규제 ▲시장질서 유지협정 ▲수출입에서의 기타 유사한 조치를 내리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는 “VRA나 VER 모두 협정이나 행정조치 등 정부 차원에서의 ‘액션’이 취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WTO 세이프가드 협정이나 농업협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업자들끼리 자율적으로 ‘30개월령 이상 수출입 금지’를 약속하더라도 이게 지켜지지 않았을 때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면 실효성이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민간 차원에서만 자율규제를 맺게 되면 실효성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운영 과정에서 공권력이 개입하면 국제법 위반에 해당되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것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투자정책실장도 “정부가 월령을 강제적으로 요구하면 수출입 업체들은 투자자·국가소송제 도입에 따라 WTO 등에 이를 제소하거나 기존 수입위생조건과의 불일치를 들어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경우 이런 점을 의식, 자국 수출업체가 30개월령 이상 수출 금지 등을 지키지 않더라도 실제로 제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장에서 ‘수출자율규제는 일반적 상품무역에서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어 정부의 대책은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덜 익은’ 대안들이 논란만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seoul.co.kr ●자율규제협정(VRA·Volun tary Restraint Agreements)은 말 그대로 민간 차원에서의 합의를 국가가 문서화한 협정이나 조약을 말한다. ●수출자율규제(VER·Volun tary Export Restriction)는 조약을 맺지는 않지만 민간의 합의를 양국의 당국자들이 정치적으로 합의한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국내법적으로 VRA는 법률,VER는 행정조치 등의 효력을 지녀 통상법적으로 둘을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 [美쇠고기 어디로] ‘30개월령 제한’ 교감…美선 판 안 깰듯

    [美쇠고기 어디로] ‘30개월령 제한’ 교감…美선 판 안 깰듯

    두 달 가까이 ‘광우병 공포’로 몰아넣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3일 정부가 미국 측에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하고 고시와 검역을 중단한 것은 ‘30개월령 이상’이라는 조건의 수정 없이는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공’을 받아든 미국 측이 원점에서 다시 협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이번 고시 유보 역시 미국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이 ‘결단’을 내릴 여지는 높아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일단 미국 수출업체들이 일정 기간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을 유보하는 ‘수출자율규제’ 방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자율규제가 강제력이 약한 데다 기간이 지나면 효력을 잃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서신 교환 등 ‘추가협의’ 정도는 돼야 여론을 설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식적 재협상 가능성 낮아 정운천 농림식품부장관은 이날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을 중단해주도록 미국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표현은 부드럽지만 월령 제한을 풀기로 했던 한·미 쇠고기 협정의 핵심 내용을 사실상 바꾸자는 것이다. 그러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재협상’은 성사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미국은 ‘국제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협상을 했다는 입장인 만큼, 재협상에 임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미국은 일본, 타이완 등과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과 공식적인 재협상에 나설 여지가 크지 않다. 국제법 전문가인 서울시립대 법학과 김대원 교수는 “광우병위험물질(SRM) 범위 등 세부적인 사항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월령을 낮추는 재협상은 쉽지 않다.”면서 “우리로서는 가장 중요한 협정문에 (월령을) 명시해 놓아서 옴짝달싹할 상황이 못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조건 바꾸되 상품 등 반대급부 제공해야 다만 어떤 식으로든 미국이 한·미 쇠고기 협정의 변경에는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고시 유보와 월령 제한 요청에 대해 미국 측과 사전에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요청’을 미국이 수용할 여지가 큰 셈이다. 미국으로서도 ‘30개월령 이상’ 조건을 고집, 우리 정부의 ‘난파’를 반길 리 없다. 김대원 교수는 “미국은 할 말이 많겠지만 우리 정부는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쪽으로 외교력과 정치력을 발휘, 월령 제한 등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대신 상품·서비스 시장 등에서 쇠고기의 반대 급부를 미국에 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규제 기간 1년 유력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출 자율규제 방식은 수출업자들이 자율적으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일정 기간 수출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재협상이나 재협의보다 부담이 덜하다. 정부 안팎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간은 1년 정도. 이날 타이슨푸드 등 미국 육가공업체 5개사가 ‘120일 동안 월령 표시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자율규제로 한국의 쇠고기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떠보는’ 시도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정부 고위관계자는 “시한이 지난 뒤 미국 정부가 수출 업체들과 기간 연장을 논의할 수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업체들의 자율적인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시한부 결정’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서신교환이나 재협상이 국내법의 효력을 갖는 반면, 자율규제는 업계의 ‘합의’에 불과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문가 “SRM 금지 강화해야”

    전문가 “SRM 금지 강화해야”

    정부가 꽉 막힌 정국을 풀고자 3일 미국측에 내민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 요청’에 대해 상당수 검역·통상 전문가,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형식의 실효성은 물론 국민 안전성 등 내용면에서도 실익을 챙기기 힘든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2개월 이상 소 뇌·척수도 SRM 취급” 무엇보다 정부의 요청 수준으로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결코 제거되지 않아 식탁 안전 확보는 물론 ‘성난 광우병 민심’도 달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급한 불끄기’에만 관심이 있지 여전히 국민 안전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라는 조건은 물론 뇌·척수·눈알 등 ‘SRM 부위 제거’도 함께 요청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측이 민간업자들의 수출자율규제협정(VRA) 등을 통해 정부 요청을 받아들인다 해도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다.”면서 “‘12개월 이상 소의 두개골과 뇌·척수·안구를 모두 SRM으로 취급’하는 ‘EU 규정’ 수준까지 강화해 수입해야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관계자도 “미국과 ‘30개월 미만 수입’을 합의하더라도 SRM은 30개월 이상의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혀와 꼬리뼈 등 SRM이 섞일 수 있는 부위도 제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맞물려 미국의 자동차 부문 재협상 요구 등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대원 서울시립대 법대(국제법) 교수는 “꼭 쇠고기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품에 대한 것을 주고, 서비스 부분을 받을 수 있고, 지적재산권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이 문제는 형식적인, 법적인 논리가 아닌 정책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최대한 상황을 얘기하고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쪽으로 외교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기만 잠시 미룬 비열한 기만책” 시민·사회단체들과 야권은 ‘미국에 구걸한 청탁’,‘6·4 재·보궐 선거 겨냥한 꼼수’라며 협상 무효화와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운천 장관의 발표는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회복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비열한 기만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수출중단 기간을 적시하지 않아 오늘 발표는 미국산 쇠고기가 통제 없이 들어오는 시기만을 잠시 뒤로 미룬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정 장관의 발표는 단지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 중단을 요청한다는 것뿐이고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못한다.”면서 “관보게재 유보에 따른 국민 기대와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난했다. 통합민주당은 “고시 연기가 선거용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국민의 건강권을 미국의 선처에만 맡기겠다는 굴욕적인 청탁수준”이라고 폄하했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seoul.co.kr
  • 1분기 실질GNI -1.2%

    1분기 실질GNI -1.2%

    고유가로 물가가 급등하고 국민들의 실질소득은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크게 감소하는 등 서민들의 생활난이 가중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및 환율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5월에 비해 4.9% 급등했다. 이는 5.0%를 기록한 2001년 6월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식료품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5월에 비해 5.9% 오르면서 2004년 8월(6.7%)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중점 관리하는 52개 ‘MB 물가’ 중에서는 등유가 13.5%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돼지고기가 11.4% ▲경유 9.3% 등 28개 품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은이 발표한 ‘2008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는 1분기 실질 GNI가 전분기에 비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1분기 1.6% 감소한 이후로 5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의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0.8%에서 2분기 2.0%로 높아진 이후 3분기 1.5%,4분기 0.2%로 악화된데 이어 올해 1분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큰 폭으로 악화돼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실질 국민소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1분기 실질무역 손실액은 27조 4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제조업체는 전년 동기대비 9.3%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물가상승으로 내수위축은 심각해져 전년동월대비 2.7%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지난 2월27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3일로 100일을 맞았다. 서울신문은 한·미 관계 복원 추진 및 미국산 쇠고기 개방 후폭풍 등으로 출범 초기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는 외교정책을 비롯,‘비핵·개방·3000’으로 요약되지만 남북 관계 경색을 불러온 통일정책,‘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경제정책,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통해 비춰진 사회·교육정책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현 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모색해 봤다. ■ 외교·통일 - 對美·對北관계 실용 앞세우다 ‘비틀’ ‘실용주의’의 덫에 빠진 외교·통일정책. 이명박 정부의 지난 100일간 외교·통일정책은 원칙을 세우기보다는 실용주의에 치우쳐 결국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노무현과는 반대(Anything But Roh)’ 기조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한·미 관계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남북 관계는 경색돼 치러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등 정책적 조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복원 외치다 입지 약화 참여정부 때보다 한달이나 먼저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관계 복원’이라는 원칙에 얽매여 오히려 쇠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기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미 관계가 손상됐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양보와 눈치보기가 이뤄졌고, 오히려 미국의 실용주의에 한국의 포장된 실용주의가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한·미간 ‘21세기 전략동맹’이 군사동맹 강화로 인식되면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오해를 사는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 한·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쳐 갈등을 야기했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2일 총영사회의 개막사에서 “이쪽으로 눕자니 저쪽이 걸리고 저쪽으로 눕자니 이쪽이 걸린다.”며 4강외교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미 관계에 치우치다 보니 남북 관계는 뒷전으로 밀려 향후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공약으로 출발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정치적 구호에 그쳐 실질적 내용뿐 아니라 전달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안보정책 조정기능 회복해야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 자신이 남북관계, 한·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청와대는 정책 조정에 실패했다.”며 “특히 각료들이 서로 경쟁하듯 대북 강경론을 표명하는 등 치밀한 정책 조율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정책의 세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청와대가 더 나서거나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칙이 있다면 주변국과 북한을 상대로 현실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 원칙 없는 실용은 편의주의적, 기회주의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이 수석 및 각료들에게 재량권을 주든가 따를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회·교육 - 사교육비·노동 대책 조속 수립해야 촛불집회의 촛불 수만큼 사회·교육분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수입뿐 아니라 대운하·영어공교육·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에 총체적으로 집약된 것이 촛불집회이기 때문이다. 경유값 폭등으로 화물업계의 불만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고, 경기침체로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노동계는 뜨거운 하투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했던 한국노총까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정부에 등을 돌렸다. 서울광장에 이어 전국적으로 촛불집회와 촛불행진이 확산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책연대하던 한국노총도 등 돌려 교육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다.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의 수요·공급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모토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교육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들썩이고 있다.1·4분기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5.7%나 급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총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잘못됐다.”고 평가한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는 반발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혁명적인 교육정책을 숨가쁘게 쏟아냈다. 영어몰입교육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영어공교육 강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로 대표되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대입자율화 3단계 조치,4·15 학교자율화, 교육정보 공시제 등이 모두 초반에 발표됐다. ●교과부에서 교육정책 주도를 이처럼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결국 자율과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교과부가 중심이 돼서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제대로 주워담지도 못하면서 내던지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선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절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대운하사업과 비슷하다.”면서 “정책 입안단계부터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100일간 겪은 혼란을 그나마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국정 조정 - 초기대응 못하는 관계장관회의 ‘뒷북’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조찬을 겸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총리가 주재하는 이 자리엔 주요 장관들이 참석, 각종 현안과 경제·사회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가벼운 토론은 물론 부처 의견도 조율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부처간 손발을 맞추기 쉬웠고, 대응책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축소된 총리실 정책조정 기능 상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 총리실이 정책조정 기능을 상실하면서 이 회의는 자취를 감추었다. 각종 현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는 대부분 사태가 무르익을 시점에 열렸고,‘뒷북치기’와 미봉책만 양산했다. 총리실의 한 국장급 간부는 “광우병 파동이나 유가 폭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같은 핵심 현안들은 초기 대응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회의시스템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유가 폭등과 관련, 정부는 지난달 28일 연 긴급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맹탕대책’만 쏟아내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이내 청와대의 질책이 쏟아졌다. 회의를 주재한 한승수 총리로서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유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각 부처에선 실효성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한 터라 체면만 구긴 꼴이 됐다. 이와 관련, 사회부처의 한 간부는 “만약 매주 현안회의를 열어 총리 책임하에 부처 장관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하나씩 찾았으면 지금처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소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며 이같은 우려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총리의 생각일 뿐이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 시급 총리실의 한 핵심 간부는 “현재 수시 관계장관회의 시스템 하에선 부처간 사전조율 및 초기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긴급회의의 성격상 초기단계의 사소한 현안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 반면 “정례회의 시스템 하에선 장관들이 보고 또는 토론할 거리를 마련해 오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현안까지 자연스럽게 초기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이 시급하다.”면서 “회의가 정례화되면 현안에 대한 총리의 조정력과 부처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 - 성장·고용·물가 낙제점… MB노믹스 ‘구멍 숭숭’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가 깊은 수렁 속을 헤매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호’의 경제성적표는 낙제점 투성이다. 경제지표만 암울한 게 아니라 서민 체감경기는 더욱 냉골이다.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 등 대외 악재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민생을 외면한 경제정책 등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 ●‘MB물가지수´ 52개품목 관리 실패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성장, 물가, 고용, 경상수지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에 견줘 0.7% 오르는 데 그쳤다.2004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각각 4.8→4.5%,4.9→4.6%로 전망치를 내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0.8%포인트나 낮은 3.8%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도 악화일로다.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보다 4.9% 급등했다.6년 11개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5.9%나 폭등했다. 정부가 52개 품목에 대한 ‘MB물가지수’를 만들고 집중 관리해 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고용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전년동월 대비 신규 일자리 수 증가 규모는 3월 18만 4000명,4월 19만 1000명으로 두 달 연속 20만명을 밑돌았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60만개 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올해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28만개에도 한참 모자라는 규모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도 4월까지의 누적 적자폭과 비슷한 70억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경유쓰는 서민층 지원대책 필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적)’를 표방하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대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지만 논란의 불씨를 남겨주고 있다.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MB의 공언과는 지향점이 다른 정책이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은 외생변수가 나빠진 데서 원인의 대부분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응이 미흡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해 큰 타격을 입은 화물업자 등 서민층의 반발을 달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역시 여론을 무시한 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언 - “경제총괄기능 일원화로 성장·물가 균형잡아야” 이명박(MB)대통령의 경제 100일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평점 이하’다. 국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집하다가 고(高)물가의 부작용만 키웠다는 것이다. 컨트롤 타워 부재와 시장주의 철학의 빈곤 역시 시장의 혼선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경제 조정 역할을 재정립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경제라인 교체 등 인적쇄신도 주문했다. ●고유가 시기, 성장보다 안정 우선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747 공약’ 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침체돼 있던 경제성장률을 공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자세는 높게 살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옳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력 확충이라는 장기 전략은 맞지만 유가 상승 등 대외적 악재에 안정이 아닌 성장으로 대처하는 단기 전술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인위적 관치는 불확실성만 양산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자원배분을 시장에 맡기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관치에 의한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면서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에 불확실성만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위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이른바 ‘MB지수’까지 만들었지만 이는 수요 공급에 따라 물가가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으면서 시장이 우왕좌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메가뱅크 논쟁 등 조정 정책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문제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여과 없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등 컨트롤 타워의 조정 역할 부재로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원리에 맞는 인적쇄신 필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안은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3분기까지 환율과 금리 정책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면 하반기 들어 환율과 물가 등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이후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도 “당장의 7% 경제성장 목표를 포기하는 등 경제 정책의 방향이 성장보다 안정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시그널을 국민들과 시장에 보내야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의 난맥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조정정책의 확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성인 교수는 “경제정책 총괄 기능을 재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경제수석 등 한 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경제 관료들 역시 시장주의 원리에 맞춰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5월 물가 4.9% 상승… 이번 달엔 5% 넘나

    5월 물가 4.9% 상승… 이번 달엔 5% 넘나

    ‘고물가·저성장’의 우려가 물가폭등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 의한 폐해가 고스란히 서민들 몫으로 떨어지는 셈이다.5월 소비자물가는 5% 대에 육박하며 지난해 12월 이래 6개월 연속 정부의 물가목표 상한선(3.5%)을 돌파했다. 또 5년만에 최저치의 국민소득을 손에 쥔 국민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내수는 곤두박질쳤다. 반면 고환율 정책의 직접적 수혜자인 수출기업들은 두자리 숫자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로 경제성장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5%대 예상 고삐 풀린 물가에 브레이크가 없다. 지난 4월 4% 선을 돌파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4.9%까지 치솟은 데 이어 이번 달에는 5% 선을 넘을 게 유력시된다. 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전월대비 물가상승률 0.8% 중 석유제품 가격의 기여도는 0.47%포인트로 물가상승의 60%가 석유제품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5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4월 대비 15%, 전년 동월대비 85%나 상승했다. 과거 오일쇼크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1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132.6달러.2차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80년 4월의 실질유가(물가상승분 감안) 104.1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정부의 중점 관리 대상인 52개 ‘MB물가’ 중 등유(13.5%)와 돼지고기(11.4%) 등 28개 품목은 전달보다 가격이 올랐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환율이 물가 인상을 막아야 하지만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가버리면서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면서 “경기 관리를 해야 하는 하반기에는 한번 오른 물가를 쉽게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위축→기업채산성 악화, 악순환 시작되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로 2004년 3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내수의 국민총생산(GDP)성장기여도는 -0.1%로, 내수위축이 성장률을 갉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2004년 3분기 -0.1% 이후 14분기만의 일이다. 반면 재화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한은 정영택 국민소득팀장은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성장률 지표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물가상승에 따른 내수 위축 등으로 서민경제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의 실질소득은 계속 감소돼 내수를 위축시키고,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로 일자리를 줄이는 등의 악순환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국·반찬엔 원산지표시 없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의 보완책으로 내놓은 원산지 표시제가 여전히 ‘구멍’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찬과 국 등은 표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서민들이 주로 먹는 백반의 쇠고기 반찬이나 쇠고기 무국 등에는 별다른 표시 없이 미국산 쇠고기가 대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산지 표시 대상인 집단급식소는 상시적으로 50인 이상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으로 정의돼 있어 전국 대부분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소규모 급식소에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가 대량으로 소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2005년 여성가족부 보육통계에 따르면 전국 2만 8367곳 보육시설 중 40인 미만은 1만 9891곳. 비율로만 70.1%다. 1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원산지 표시제 강화를 위해 최근 입법예고한 농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에는 ‘원산지 등의 표시대상 조리음식의 종류’ 일반기준은 “축산물을 조리하여 판매·제공하는 주음식 종류에 대해서는 모두 원산지 등의 표시를 해야 한다. 다만, 부수적으로 제공하는 반찬류, 국류 등은 표시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갈비구이, 갈비탕, 육회 등 쇠고기가 주재료로 사용된 음식의 경우 모든 음식점에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쇠고기 무국이나 쇠고기 미역국, 장조림 등은 한우를 사용했든 미국산을 사용했든 출처를 밝힐 의무 자체가 없다. 서민들이 주로 먹는 백반 등은 물론, 고급 한정식 식당의 반찬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식재료로 대거 사용될 수 있는 셈이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논란 불붙은 ‘고환율 정책’

    [경제현장 읽기] 논란 불붙은 ‘고환율 정책’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잘 되고 경상수지에 도움이 된다.’ 기획재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한때 1달러 당 900원선 아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1030원대를 유지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수출증가율과 함께 서비스수지 개선의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민간 등에서는 고환율 정책이 고유가를 더욱 부추기고, 수출 증대 역시 환율 효과보다 국제 수요 증가 쪽에 기인한 만큼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 LPG,LNG 등 에너지와 버스 등 교통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보여 정부의 고환율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정부,‘고환율 서비스수지, 수출 개선 효과’ 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4월 서비스수지는 9억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1월,2월에 비해 적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70% 내외를 차지하는 여행수지 적자 역시 4월 8억 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월 14억 1000만달러,2월 10억 4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다른 모든 경제 환경이 똑같다고 가정하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여행수지 적자는 분기당 7000만달러, 연간 2억 8000만달러가량 개선된다. 실용정부의 고환율정책이 서비스, 여행수지 개선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당시 930원대 후반이었던 환율은 4월 1000원대에 진입한 뒤,5월 말에는 1030원대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수출 호조 역시 원화 가치 하락에 기인한다는 입장이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율은 1월 15%,2월 18.8%,3월 18.6%에서 4월에는 27%로 확대되면서 2004년 8월(28.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전체로는 20% 증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환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서비스수지 적자의 축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달러와 함께 원·엔 환율도 오르면서 국내 수출기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환율 정책 서민 체감경기 악화 불러올 수도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최근 수출급증은 고환율이 아닌 자원부국 등 국제 수요 증가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양재룡 국제수지팀장은 “4월 수출증가 요인의 84%는 해외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환율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은이 최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중동이 전월 대비 26.8%에서 51.0%로 급증한 데 이어 ▲중남미 26.8%→41.2% ▲유럽연합(EU) 13.3%→23.1% 등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가 확대됐다. 미국은 10.5%에 불과했다. 수출액 역시 중동과 중남미를 합칠 경우 50억 6000만달러로 미국의 42억 5000만달러를 앞서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효과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4월까지 수출이 두자리 숫자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동 등 자원 부유국들이 산업화의 기반을 닦기 위해 수입을 늘리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면서 “환율이 특별하게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분석했다. 낮은 원화가치에 따른 서비스업 수지 개선 역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4월 여행수지와 서비스수지 적자는 3월(각각 5억 6000만달러,6억 8000만달러)보다 오히려 각각 9000만달러,3억달러씩 확대됐다.‘고환율=서비스수지 개선과 수출증대’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원화 가치 약세가 고유가와 맞물려 만들어 낸 물가 급등의 부작용이 수출 증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보다 클 것”이라면서 “물가 상승은 내수 경기와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생계형 운전자에 유류세 인하 검토

    정부가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피해를 입는 계층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유가 대책을 펴나갈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유류세 인하 등 고유가 대책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유류세 인하는 일괄적인 인하가 아닌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버스나 화물차 등 생계형 운전자들이 많이 쓰는 경유만 선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말에 끝나는 유가보조금 지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3일 고위 당정협의를 거쳐 곧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선별적인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유류세의 일괄 인하는 큰 폭의 세수 감소를 불러일으키기 때문. 한 번 세금을 인하한 뒤 이를 되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정부 등은 당초 경유세 인하조차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여기에 경유보다 더 싼 휘발유 세금을 인하할 경우 대형 승용차 등의 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휘발유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이번 추가 대책의 재원은 세계 잉여금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4조 9000억원 규모의 세계잉여금을 추가경정예산 편성 또는 감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기 하강 가속화

    경기 하강 가속화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가 3개월째,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5개월째 하락하는 등 경기 하강 국면이 가속화되고 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동시에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기계수주액, 재고순환지표, 구인구직비율 등 6개 지표가 하락하면서 전달에 비해 0.6%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달보다 0.5포인트 하락한 100.4에 그치면서 2월부터 3개월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함께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2006년 4월부터 6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별로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5% 증가했고 전월에 비해서는 1% 늘어났다. 전년 동월 대비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9.6%에서 올해 1월 이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및 부품(34%), 영상음향통신(32.5%)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생산자제품 출하 역시 생산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동월에 비해 8.6% 증가했지만 재고는 이보다 높은 12.3%나 늘었다. 이처럼 재고 증가율이 출하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제조업 재고출하순환은 경기둔화·하강 쪽에 3개월 연속 머물게 됐다. 4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에 비해 5.9% 증가했고 전월에 비해서는 0.2% 늘어났다. 소비재 판매는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식료품, 의약품 등 비내구재 판매 호조로 전년 동월보다 5.8% 증가했지만 전월에 비해 0.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운수장비 투자가 증가했지만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년 동월에 비해 2.0% 감소했다. 이밖에 건설기성(경상금액)은 공공·민간의 공사 증가로 전년동월 대비 4.0% 증가했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토목부문의 부진으로 2.5% 감소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유가 쇼크 비상구 없나] (하) 절약이 살 길

    [고유가 쇼크 비상구 없나] (하) 절약이 살 길

    수급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고유가 문제는 공급(생산량)을 늘리거나 수요(사용량)를 줄여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산량, 즉 석유의 매장량은 한계가 있고 수요는 경제의 성장과 비례해서 늘어나게 된다. 새로운 유전을 계속 발굴하지 않는 한 고유가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결국은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한편 에너지 소비의 효율을 높여서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과거처럼 ‘무조건 아끼자.’는 게 아니라 정부와 기업,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를 줄이는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인 ‘착한 소비’를 유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문제도 풀어 가는 게 궁극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 폭등하는 데도 우리의 에너지 위기 인식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인당 전력소비량은 7191㎾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처음 7000㎾를 넘었을 뿐 아니라 10년 만에 1.8배나 증가했다. 그동안 산업 고도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과거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수치가 상당한 셈이다.2006년 국내 전력소비량 역시 전년보다 4.9% 늘어난 34만 8719GW로 집계됐다. ●에너지 효율 높여 수요 최대한 억제 가구당 자가용 승용차도 2006년 0.7대로 전년보다 0.02대 많아졌다.90년 0.17대에 불과했던 것이 2000년 0.54대로 두 집에 한 집꼴로 자가용을 사더니 이제는 10가구 중 7가구가 자가용 승용차를 보유하게 됐다. 에너지 효율화를 측정하는 기준인 에너지 원단위(총에너지 투입량을 국민총생산으로 나눈 값)는 97년 0.382에서 2003년 0.351로 개선됐다. 그러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도 1.7%로 이탈리아 등과 함께 세계 10위다. 결국 규모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자원 개발 등 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에너지의 씀씀이를 줄이는 게 궁극적인 대안이라고 말한다. 공급 확대만으로는 에너지 확보나 환경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소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결국 ‘절약’이 고유가 위기를 넘어서는 최고의 방법”이라면서 “절약을 무조건 강조하기보다는 절약을 많이 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민간의 경우 가격 정책 등을 통해 소비 감소를 유도하는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과거처럼 규제 일변도가 아닌 시장 친화적인 절약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국내 산업은 전기, 화학 산업이나 물류·운송 등 교통 분야의 비중이 높은 고 에너지 소비 구조”라면서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를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면서 사회적인 에너지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3중창·부분냉난방 등 외국 사례 도입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궁극적인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모범 사례는 이웃나라 일본. 일본 정부는 과거 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기업은 물론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에너지 저소비형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일본의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30∼40% 정도 비싸다. 이를 통해 개인과 기업의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5000여개 기업의 에너지 절약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원단위가 세계 최저 수준인 0.106(2003년 기준)에 불과하고, 효율성 면에서 우리나라의 3배나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원희 수석연구원은 “규제와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에너지 절약 정책은 전자는 기업의 부담이, 후자는 국민 세금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에너지 절약이 잘 되는 것은 시민들이 효율 높은 기기를 쓰고 절약 정신이 몸에 밴 덕분인 만큼, 정부는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시민연대 이버들 정책차장은 “우리나라는 2중창이 일반적이지만 독일은 3중창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일본은 중앙냉난방 위주인 우리와 달리 부분냉난방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외국의 사례를 도입하고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에너지의 ‘윤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것 역시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정책차장은 “우리 사회가 이미 다원화·민주화된 만큼,‘새마을운동’ 식의 강압적인 방식으로는 에너지 절약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면서 “10여년 전 유럽에서 시작했던 것처럼 ‘절약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후세에 대한 도덕적인 기부’라는 당위성을 강조한다면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백열등→형광등… 전력 70%까지 아껴 2000원대를 훌쩍 넘어 버린 휘발유 가격에 기름 넣기가 겁난다. 기름값과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 보자. ●시동 걸 때 가속페달 밟지 않아야 유류 절약을 위한 운전 수칙은 ▲기어변속 가능한 한 빨리하기 ▲관성을 이용한 정속 주행하기 ▲교통흐름 주시하기 ▲급제동 또는 급가속, 급출발하지 않기 ▲일정 타이어 공기압 유지하기 ▲불필요한 공회전 금지 등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시동을 걸 때나 시동 직후에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야 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다고 시동이 잘 걸리는 게 아니며 연료만 낭비할 뿐이다. 내리막 길에서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짐을 싣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기 제품은 꺼져 있지만 전원에 연결돼 있으면 전기가 흐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런 대기전력은 전체 전력량의 10%를 차지한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대기전력만 잘 차단해도 한 가정에서 연간 3만 3000원, 전국적으로 4620억원을 아낄 수 있다. 전원 차단 기능이 있는 멀티탭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제품에는 에너지절약마크가 붙는다. 제품을 살 때 에너지절약마크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높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제품을 사면 35∼40%가 절약된다. 백열등 대신 전구형 형광등을 쓰면 최대 70%까지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형광등은 백열등에 비해 수명이 8배나 길다. 기존 형광등을 교체할 때 고효율 형광등을 써도 20∼35% 절전이 가능하다. 가스불을 쓸 때 그릇은 가스불 가운데에 오게 하고 조리 불꽃이 그릇 밑판을 벗어나지 않아야 열 손실이 적다. 조리 그릇이 작으면 가스불도 줄이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 2~3주에 한번 청소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나면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긴다.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는 26∼28도다. 에어컨은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함께 틀면 냉방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 에어컨 1대는 선풍기 30대의 전력을 쓴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1도 낮추기 위해서는 7%의 에너지가 더 쓰인다. 에어컨 필터를 2∼3주에 한번 정도 청소하면 효율이 5% 높아진다.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는 18∼20도. 내복을 입고 보일러도 자주 청소해 줘야 효율성이 높아진다.10월부터 3월까지 난방온도를 1도만 낮추면 가구당 3만 962원, 전체 가구에서 46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발표] 美쇠고기 검역 어떻게

    정부가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재개했지만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팽배해 있다. 이를 의식한 정부 역시 ‘강도 높은 검역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수입 금지 품목이었던 등뼈 등이 검출돼도 이를 쉬쉬했던 과거 사례를 비춰 봤을 때 실효성에 의문이 실리고 있다. 검역 과정은 먼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 업체들이 검역원에 수입 검역을 신청하면 검역관은 수입 물량 중 3%를 샘플로 골라 ▲수출검역증 등 서류상 표시와 실제 내용물이 일치하는지 ▲적정 온도(영하 18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살핀다. 수입신고 건별, 컨테이너별로 3개 정도의 다른 부위를 골라 냉동 상태의 쇠고기를 자르고 내부도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아예 완전히 녹인 뒤 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검역 당국은 곱창 등에 쓰이는 내장의 3% 샘플에 대해 모두 해동을 거쳐 조직 검사까지 실시할 방침이다. 미국 작업장에서 광우병위험물질(SRM)인 소장 끝부분(약 80㎝)을 빼기 위해 내장의 2m를 잘라내고 보내지만, 확실히 제거됐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당국은 검역 과정에서 월령 확인이 불가능한 SRM의 경우 해당 박스를 돌려보낼 방침이다.SRM의 종류가 30개월을 기준으로 달라지는데, 월령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면 수입위생조건 위반 여부도 따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비정규직 줄었지만…

    비정규직 줄었지만…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이후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감소했지만 비정규직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시간제·비전형근로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통계청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근로형태별)’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규직 차별해소와 남용을 막기 위한 비정규직 보호법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면서 비정규직 규모 자체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63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77만 3000명)에 비해 2.3%(13만 5000명) 감소했다. 정규직 근로자는 같은 기간 995만 8000명에서 1035만 6000명으로 4%(39만 8000명)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의 비중은 63.3%에서 64.8%로 커졌지만 비정규직 비중은 36.7%에서 35.2%로 떨어졌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간제·비전형 등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근로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근로형태별로 보면 기간제·비기간제를 모두 포함하는 한시적 근로자는 올해 3월 현재 324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364만 2000명)에 비해 10.8%(39만 3000명) 감소했다. 한시적 근로자 중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한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는 12.3% 감소한 229만 3000명이었고,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나 계약의 반복갱신에 의해 계속근로가 기대되거나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 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비기간제 근로자는 95만 6000명으로 7% 줄었다. 반면 일일(단기)근로나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중에서도 고용 안정성이 가장 취약한 비전형근로자는 233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8% 늘어났고, 근로시간이 1주에 36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 역시 5.6% 증가한 130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비정규직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 부담이 높은 기간제(근로형태별)·상용(종사상지위별)직 근로자를 줄인 대신 부담이 덜한 비전형·시간제(고용형태별). 임시직(종사상지위별) 근로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편 임금근로자의 올해 1∼3월 월평균 임금은 181만 1000원으로 1년전의 172만 4000원에 비해 5.0% 증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발표] 수입 중단조치·SRM 명시 확대 효과 미지수

    [美쇠고기 고시 발표] 수입 중단조치·SRM 명시 확대 효과 미지수

    정부가 29일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최종 고시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고시안 부칙 5항과 6항을 통해 미국과 광우병위험물질(SRM) 적용을 동일하게 하고,GATT 20조 등에 따라 미국 내에서 광우병이 발병할 때 수입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다. 멕시코, 일본 등 미국산 쇠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30개월령 이상을 들여오고 90일 이후 검역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등의 독소조항은 여전하다. 더구나 수입중단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를 미국 측이 인정하지 않았을 때 무역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 역시 바뀌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촛불 문화제’로 상징되는 민심과 정부의 대립은 폭발 직전에까지 놓이게 됐다. 최종 고시안의 부칙 6항은 ‘본 수입위생조건 제5조의 적용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GATT 20조 및 WTO SPS 협정에 따라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수입위생조건 제5조는 ‘(광우병) 추가 발생에 따라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 광우병 지위 분류(현재 광우병위험통제국)에 부정적 변경을 인정할 경우에만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검역주권을 상실했다는 비난을 받아왔고, 부칙 6항은 이를 보완한다는 취지로 새롭게 포함됐다. 한국 수출용과 미 내수용 SRM 정의 일치 대목도 역시 부칙에 포함됐다. 부칙 5항은 ‘미국 정부는 미국내에서 도축되는 모든 소로부터 미국 규정에서 정의한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통해 사실상 횡돌기와 극돌기, 천추 정중천골능선 등도 모두 수입이 금지된 SRM으로 정의됐다. 이번 수입위생조건 재고시안은 미국과의 재협상이 아닌 추가협의 내용이 포함됐다.▲30개월령 이상 수입 ▲미국 측의 사료금지조치 사실상 완화 ▲캐나다 등 광우병 우려 국가 쇠고기 우회 수출 가능성 등 지금까지 우려를 샀던 조항들은 여전하다. 또한 검역주권 회복의 근거로 정부가 들고 있는 GATT 20조 역시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수입 중단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수전 슈와브 USTR 대표가 지난 12일 담화문에서 ‘안전성 관련 조치들은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고 못박은 것도 비슷한 의미다. 국제법 학자들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해 우리 정부가 수입 금지를 하면 미국은 과학적 증거를 요구할 것이고, 이를 미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어 ▲도축장 승인권 미국 정부 이양(6조) ▲수입도축장 취소권한 포기(8조) ▲전수검사 제한(23조) ▲수익검역중단 불가능(24조) 등 검역주권과 관련된 내용은 그대로다.“재협상 수준의 내용을 포함시켰다.”는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의 말은 실제로는 ‘공언(空言)’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 밖에 미국 현지 검역관 상주, 현물검사 비율 확대 등의 대책 역시 허점이 많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검역관들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한 데다 고시 이후 90일이 지난 뒤에는 검역권이 미국에 넘어가는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조직검사 역시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SRM인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를 찾아낼 확률이 10%도 되지 않는 등 하나마나한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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