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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금융 중대고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올해 손실액 55조원

    [세계금융 중대고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올해 손실액 55조원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올해 들어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55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글로벌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어 23조원가량의 평가익이 생긴 점을 고려하면 1년도 안 돼 작년에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날리고도 31조원 정도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 역시 직접투자 손실액이 확대되고, 보유 주식을 담보로 투자에 나선 개인의 경우 담보부족에 직면한 사례도 급증하고 있어 증시 폭락에 따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이하 공모형) 1359개의 평가손실 규모는 9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30조 77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국내 주식형펀드 1035개의 평가손실은 24조 4879억원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총 평가손 규모는 54조 565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해외와 국내펀드 수익률은 각각 -45.19%,-30.97%에 머물렀다. 해외 펀드는 계좌당 388만원, 국내 펀드는 244만원 정도의 평가손이 생긴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자본 수출을 통해 수익은 거두지 못한 채 다른 나라의 증시 활성화에만 기여하는 ‘남 좋은 일’만 시킨 셈이다. 증권사들의 주식 투자 손실도 커지고 있다. 자본금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의 6월 말 현재 주식투자 금액은 2조 3339억원에 달했으며, 지난 4∼6월 투자주식 평가손실은 198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의 주식투자금액이 371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2분기 중 평가손실도 658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보유주식을 담보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 가운데 담보부족에 직면한 경우도 폭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마지막으로 1500선 이상에서 마감했던 지난달 25일과 1241로 마감한 10일 사이 증권사 별 깡통계좌(담보유지비율이 100% 미만인 계좌)를 포함한 담보부족 계좌(담보유지비율이 140% 이하인 계좌)는 100배가 넘게 증가했다. 현대증권의 담보부족 계좌수는 이 기간 11개에서 1363개로 무려 123배 폭증했다. 담보부족 금액도 1100만원에서 46억 49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파생상품 손실 상장사 70개사 넘어

    환헤지 통화옵션 상품 ‘키코(KIKO)’ 등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 여파가 주식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키코 등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자본금을 까먹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일 상장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금융당국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10일까지 올해 상반기 말과 3·4분기 말 기준으로 키코 등의 파생상품 투자로 자기자본의 5% 이상(코스닥은 자기자본의 10% 이상) 손실을 냈다고 공시한 상장사 수는 총 74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냈다고 밝힌 상장사는 코스피시장 29개, 코스닥시장 37개 등 총 66개사였다. 또 이달 들어 현재까지 총 18개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 말 누적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로 대량 손실을 냈다고 공시했으며 이중 8곳이 3분기 말 기준으로 처음 파생상품 투자로 대량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우진세렉스가 키코 거래로 3분기까지 자기자본의 7.09%인 20억원의 누적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코스닥 상장사 사라콤은 통화옵션 거래로 총 87억원(자기자본의 26.9%)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현행 규정상 2개 반기(상반기 또는 하반기)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회계연도 말 사업보고서상 전액 자본잠식인 경우 상장 폐지된다. 현재까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 손실 등으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아이디에이치와 우수씨앤에스 등 2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6월 말에는 1050원에서 최근 1400원대로 치솟은 만큼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상장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만간 상장사들이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주식시장에서 즉시 퇴출되는 것을 막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학원 3곳중 1곳 “카드 안받아요”

    불황을 모르는 학원들 가운데 3분의1가량은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하지 않은 데다 가맹 학원들의 카드 수납금액도 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민간 소비지출의 절반 이상이 신용카드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학원들의 이런 행태는 세정당국에 소득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광재(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의 학원 사업자 10만 5829곳 가운데 신용카드 가맹점은 7만 617개로 가맹률이 66.7%에 불과하다. 학원들의 신용카드 가맹률은 정부의 계속된 노력에도 2006년 63.7%에서 지난해 64.9%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가맹률이 낮을 뿐 아니라 가맹 학원들의 카드 수납금액도 2006년 4조 1440억원, 지난해 5조 3710억원에 불과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실시한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사교육비가 연간 20조 4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카드 결제는 극히 미미한 셈이다. 국세청이 제출한 또 다른 국감자료에 따르면 세정당국이 중점적으로 소득탈루를 감시하고 있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신용카드 가맹률은 변호사와 법무사 각 85.3%, 세무사 85.6% 등으로 학원에 비해 훨씬 높았다. 학원들은 신용카드를 꺼리고 현금을 받으면서 현금영수증 가맹률도 저조했다. 지난해 수입금액 2400만원 이상 학원들 가운데 현금영수증 가맹률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84.4%로 병의원(98.6%)에 비해서 낮았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원비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이달부터 강남교육청 등 학원 밀집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뒤 12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수강료를 카드로 결제하지 않고 현금만 받거나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학원에도 벌점 부과 등 행정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탈루금액이 큰 학원을 분석해 확인되는 대로 세무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내년부터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될 것”

    내년부터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물가는 올 연말쯤 4%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국내 가계부채 특성과 해소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가계부채는 지난 1996년 1·4분기 이후로 3번의 확장기와 2번의 조정기를 거쳤다.”면서 “내년부터는 3번째 조정기에 진입,2011년 상반기까지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은 2006년 1분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확장 국면의 마무리단계이지만 내년부터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작년 2분기부터 조정기에 진입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판매신용 부문은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조정국면을 거쳐 2005년 1분기부터 상승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조정기에 들어서면 함께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다만 “가계부채 조정기에 경기침체와 금융경색이 동반되면 취약 계층의 부채 부담이 더 증폭될 수 있다.”면서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만기를 연장하는 등 지원책을 추진해야 하고 개인파산 또는 회생 제도 등을 활성화해 저소득층의 부실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선임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예상’ 보고서에서 “현재 5%대에 머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월부터 안정세로 돌아서 12월에는 4%대 중반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뉴스분석] ‘해법’ 못찾는 글로벌 금융공조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상 최대의 국제공조’가 시도됐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다같이 노력한다는 원칙만 확인하는 선에서 주요국가의 긴급회동이 마무리됐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가운데 주가폭락과 환율급등의 대혼란을 거듭해 온 국내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지난 주말 미국·유럽 등 서방 선진 7개국(G7)과 아시아·남미 등 신흥 개발도상국,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들은 다양한 형태로 국제공조를 시도했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긴급회담을 가졌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금융시장 안정과 유동성 공급, 금융기관과 예금자의 신뢰 회복, 규제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5개 조항’에 합의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각론은 나오지 않았다. 11일 G7에 더해 한국,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 국가들이 참여한 20개국(G20) 회의에서도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잘 기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모든 재정적 수단들을 사용할 것”이라는 선언적 내용의 성명만 채택됐다. 구체적인 공조방안은 다음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정기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5개국 정상들도 12일 파리에 모였으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 정부의 사상 최대 7000억달러 구제금융, 주요국 동반 금리 인하 등 조치들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국제공조 노력이 내용없는 말 잔치로 끝남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시장의 실망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처음부터 국제공조를 통한 사태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그동안 나왔던 각국의 조치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국가간 공조를 기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면서 “거창한 공조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선진국간에 이뤄지고 있는 통화스와프 대상국의 신흥시장 확대 등 현실적인 방안을 신속하게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식·외환 등 국내 금융시장이 이번주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외환시장은 외부요인과 별개로 몇몇 호재를 안고 있다. 지난주 중반 150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단기고점이라는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대규모 달러매물이 나오면서 1309원까지 내려와 있다. 수출기업의 달러매도가 이번주에도 이어지고 경상수지가 이달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과열된 달러 매수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국내외 3·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그러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매우 낮다. 이런 가운데 JP모건, 씨티그룹 등 미국 상업은행의 실적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세계금융 중대고비] 국내 은행권 외화·원화 고갈 ‘더블악재’

    [세계금융 중대고비] 국내 은행권 외화·원화 고갈 ‘더블악재’

    은행권이 외화와 원화 자금의 ‘더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채무 규모가 단기 차입금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3년 전의 두배가 넘는 1270억달러 규모에 육박하면서 은행들의 달러난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국내 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원화 유동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연 7%대에 이르는 예금상품 금리를 내리는 것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대외채무는 지난 6월 말 기준 1273억 8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930억 8800만달러보다 36.8%나 늘어났다.3년 전 567억 200만달러의 2.2배 수준이다. 지난 2002년 366억 800만달러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은행 대외채무는 이후 꾸준히 늘어 2005년 567억 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 대외채무 3년 전보다 두배 늘어 특히 국내 은행들의 단기 차입금은 6월 말 현재 568억 6100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401억 2900만 달러에 비해 41.7% 늘었다. 이 증가율은 6월말 기준으로는 지난 2000년의 42.5% 이후 최대다. 은행들이 해외 차입을 크게 늘린 것은 지난해까지 수요가 급증했던 해외펀드나 조선사 선물환을 사들이기 위해 해외에서 달러를 대거 빌려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이 대외채무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국내 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은행들은 원화 확보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예금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CD) 연동 예금인 ‘팝콘예금’ 금리는 1년 만기가 연 6.49%에 이른다. 한달 전에는 6.33%였다. 국민은행의 온라인 전용 예금인 ‘e-파워정기예금’의 경우 1년 만기 이자가 최고 연 6.9%에 이른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앞다퉈 올리는 것은 돈이 나올 곳이 고객들의 호주머니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은행의 자금줄인 은행채와 CD 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은행권의 올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리먼 사태의 영향이 당장 3분기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겠지만 4분기부터가 문제”라면서 “경기가 나빠지는 데 따라 충당금도 많이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은행 예대율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은행 자금사정 개선 금융연구원 구본성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향후 안전자산인 일반예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은행의 수신 기반은 과거보다 다소 개선되면서 예대율도 점진적으로 안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인 자금사정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은행의 정기예금은 월 평균 4조 7000억원 증가, 지난해의 월 평균 증가액 1조원을 크게 웃돌면서 9월 말 잔액이 316조 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바닥 모르는 ‘코스닥의 추락’

    코스닥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도 급락하고 있지만 코스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세계 금융위기의 유탄을 맞은 코스닥은 주식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릴 만큼 극도의 혼돈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마감된 코스닥지수는 350.28이다.2004년 8월18일 346.54를 기록한 뒤 최저치다.2000년 3월10일 2834.40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지 8년 만에 90% 가까이 급락했고 2004년 8월4일 324.71인 사상 최저치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10일 현재 주가가 액면가 아래로 떨어진 코스닥 종목은 전체 상장사 1047개의 12.7%인 133개나 된다. 코스닥시장이 투자처의 의미를 상실하면서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발길을 끊고 있고 최근 10여개 기업의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 발행이 무산돼 자금조달이라는 본연의 기능도 잃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무려 5188억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횡령ㆍ배임, 주가조작 사건 등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한 각종 비리 사건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그런 와중에 터진 금융위기는 비실거리던 코스닥을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몰았다. 코스닥의 중견 수출업체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결국 시가총액 비중의 10%를 차지하는 NHN 등 우량 기업들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갔다. 현재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은 SK브로드밴드뿐이다. 코스닥시장이 ‘마이너리그’로 전락한 것은 시장을 악용해 일확천금을 챙기려고 했던 상장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도박처럼 투기의 수단으로 이용한 투자자들, 무책임한 감독당국의 공동작품이라는 지적이다. 코스닥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등록 기업의 감독과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서 우량기업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코스닥 진입을 쉽게 하는 대신 퇴출제도를 강화해 시장을 정화하고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추락하는 세계금융] 금융불안, 실물경기로 확산 차단책 먹힐까

    [추락하는 세계금융] 금융불안, 실물경기로 확산 차단책 먹힐까

    정부가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의 동반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특히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미분양아파트 매입, 건설사 신용보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 등 다른 업종에 대한 위기관리 계획 역시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위기의 극복’과 ‘실물경기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원의 한 축을 맡을 금융권 역시 지원 여력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조치가 현재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부동산 거품을 빼는 것을 막으면서 결과적으로 부실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별 대책 조만간 발표 10일 금융권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위기가 실물경기의 악재로 파급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업종 등을 중심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금융위기가 실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별 위기관리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해다. 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분야는 건설업. 최근 정부는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지방 미분양주택 등에 대한 건설·부동산종합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방안은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신용보강과 16만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아파트의 추가 매입 조치. 또한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공기업이나 은행, 특수목적기업(SPC)이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이나 자산유동화채권(ABS) 발행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현재 진행중인 899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는 15일쯤 건설사와 시행사, 저축은행별 상황을 분류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 저축은행권 등 어려움을 겪는 다른 업종 역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 등은 당장 국내의 위기로 파급되지 않겠지만 PF 부실 등에 따라 부동산·건설업종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용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을 살리는 것은 경기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위기를 극복하면서도 경기를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금지원의 주체가 될 은행권에서는 신중한 반응이다. 은행권 역시 금융위기로 사정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사나 중소기업 등이 어려워지면 금융권 역시 지원에 나서야겠지만 할 수 있는 여력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부양이 오히려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금은 건설업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금융위기를 촉발한 부동산 거품을 보존하는 게 아니라 서서히 꺼뜨려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부동산 거품을 그대로 안고 간다면 쉽게 고칠 수 있는 위암을 심각한 췌장암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펀드투자자 추가손실 한달새 1조원

    펀드투자자 추가손실 한달새 1조원

    펀드 대량환매(펀드런)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폭락에 따라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 사이에 1조원 이상의 추가 손실을 보고, 해외펀드 순자산이 1년여 만에 100조원 밑으로 줄어들었다. 펀드 계좌수 역시 최근 꾸준히 줄고 있다. 금융당국은 펀드런이 가시화되는 경우 금융사의 유동성 부족 사태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악화한 지난달 15일 이후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이 국내펀드는 -20.80%에서 -35.35%로, 해외펀드는 -24.47%에서 -45.94%로 각각 추락했다. 해외펀드 수탁고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펀드는 -54.14%로 반 토막이 났고, 러시아펀드는 -57.08%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기준 국내와 해외펀드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7조 8000억원,8조 1000억원 정도 감소하면서 전체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95조 505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8월28일 이후 13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에 환매로 빠져나간 자금을 고려해도 주식형펀드에서 15조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이날 미국 다우존스지수 9000선이 5년 만에 붕괴하고 마지노선으로 간주해온 코스피지수도 한때 12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외 증시가 다시 패닉(공황)으로 빠져들고 있어 투자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구나 투자 지역이나 섹터와 상관없이 모든 주식형펀드들이 일제히 추락하면서 도피처를 찾을 수 없다는 점도 손실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펀드런 사태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꾸준히 증가하던 주식형펀드 계좌 수는 7월부터 30만개 줄어들면서 8월 말 기준 1780만개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에 펀드 열풍이 가장 높았던 만큼 1년이 지난 다음달에 대량 환매가 가시화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펀드런이 발생하면 국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원화 부족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펀드런 사태가 발생하면 증권사의 주거래은행이 대출을 늘려 주는 식으로 유동성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깊이와 폭이 어느 정도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의 무분별한 지원은 자칫 은행까지 동반 부실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强엔’의 귀환… 잠못드는 기업들

    ‘강한 엔화’가 귀환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피폐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태에 있는 일본 엔화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이 사상 최대 규모로 뛰고 있고, 엔·달러 환율 역시 100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환율 급등에 따른 대출원금 상승을 견디지 못해 원화대출로 갈아타는 사례도 늘고 있다. 9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원·엔 환율은 1373.59원을 기록했다. 전날 최종 고시환율인 1391.94원보다 100엔당 18.35원 급락했지만 지난해 12월 31일 832.14원보다 500원 넘게 오른 셈이다.8일 환율 수치는 1997년 12월23일 1494.83원 이후 10년 10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와 비교했을 때 엔화의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말 이후 원·달러 환율은 932.0원에서 1379.5원으로 48.0% 상승했지만 엔·원 환율은 같은 기간 65.1% 치솟았다. 이는 엔화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나 유로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송재은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일본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손해를 미리 털어버리면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 규모가 적다는 점이 최근 국제 엔화 강세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대출원가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외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한 실적은 지난달 말 현재 384건,11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가 기존에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으로 파악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시중은행 비상경영체제 돌입

    국내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은행들은 세계적인 신용경색 여파로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KB금융지주는 9일 금융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그룹 임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한편 다음달 3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출범 기념 리셉션 행사도 취소했다. 그룹광고 계획도 대폭 축소한다. 황영기 회장은 이날 전 계열사 사장단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수익성 하락과 늘어나는 비용으로 경영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서 “수익과 비용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 노력을 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어 투자계획 시기를 조정하거나 재검토하고 급하지 않은 비용과 행사경비 집행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인건비 상승 등 자연증가 성격의 비용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대처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른 금융사들 역시 비슷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전담반(TF)을 꾸려 금융위기 장기화 등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지난 1일 월례 조회에서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주문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잡혔던 미군 스톡데일 장군의 이름을 딴 것으로, 마지막에 살아남으려면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 행장은 “지난 8월 이후 경기 민감 업종의 연체율이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했다.”면서 “신용경색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제조업의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은행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금융도 이달부터 이팔성 회장 주재로 매월 둘째·넷째 주 월요일에 계열사 최고 경영진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시장정보 공유, 유동성 관리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위기 위기대응 전담반을 구성,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 리스크 담당 임원들이 지난달 말부터 매주 회의를 갖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이팔성 회장 취임 100일이었지만 따로 금융사 내 행사도, 기자간담회도 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지난 7월 말 실적 발표회에서 김승유 회장이 비상 경영을 언급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다. 또한 은행과 지주 리스크 부문 사업부서를 을지로 은행 본점 19층으로 통합, 환율과 대출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지난 1일부터 거래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한 문제를 진단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매일 아침 임원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최근 금융위기 대응 TF팀을 구성, 은행과 고객의 리스크관리를 시작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주택경기가 미국만큼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원화유동성도 부족하지 않지만 금융위기의 먹구름에 은행들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금융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산업계는 환영 “폭 더 컸으면…”

    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기업과 가계의 금리 부담 역시 줄어들 전망이다. 금리 인하에 따라 환율 상승의 우려는 남아 있지만 전반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실물경제가 더 깊은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 역시 이번 금리인하를 반기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혼란이 여전한 상태라 변동식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대폭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금리 인하보다는 직접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지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 금리 일제히 하락세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기업과 가계의 금리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금리 인하는 유동성 확대의 결과를 가져오고, 이는 전반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전날보다 각각 0.28%,0.29%포인트씩 떨어진 5.33%,5.34%를 기록했다. 회사채(무보증3년 AA-)는 0.11%포인트 하락한 7.75%, 산업금융채는 0.16%포인트 내려간 6.94%에 머물렀다. 다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과 같은 5.96%를 기록했다. 산업계는 금리 인하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10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책당국이 자금경색 해소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보인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 작은 규모라도 민감하게, 빨리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도 금리 인하 소식에 모처럼 표정이 크게 밝아졌다. 금융비용 부담 가중으로 아파트 신규분양 신청 급감과 해약 속출 사태가 다소 진정될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번 금리 인하는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영향 크지 않을듯 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아 실물경제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강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끌어내릴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최근 금융위기에 따라 시중은행의 신뢰도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어 은행이 발행하는 CD 금리가 떨어지기 쉽지 않다.CD 금리는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식 금리의 기준이 된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CD 금리의 오름세는 일단 저지되겠지만 다른 채권과 달리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CD의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금리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CD 금리의 대폭 인하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담 감소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금리를 내려 유동성을 늘려도 기업 자금사정이 단기간에 개선될 여지는 적다.”면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직접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미현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끝모르는 주가·환율 어디까지

    [휘청대는 세계금융] 끝모르는 주가·환율 어디까지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의 ‘바닥’은 어디일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국 금융구제안이 효과를 발휘하는 한달 정도 뒤에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과, 현재 위기의 근본 원인인 세계적인 부동산 시장 부실이 해소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 등이 엇갈리고 있다. ●美 구제금융 효과 나타나면 혼란 가라앉을 듯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이 위기의 한 가운데에 있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외환시장 개방도가 높고 규모도 작은 우리의 구조적 특성에 따라 그 여파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구제금융안 통과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장 수석연구원은 기대했다. 위암에 걸린 환자가 치유되기 위해 일단 수술대에 올라가게 된 것이고, 지금은 수술 뒤 통증이 상당하지만 암덩어리가 사라지는 치유의 과정에 있다는 뜻이다. 장 수석연구원은 “4∼6주 정도 뒤에 구제금융안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게 되면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라앉을 수 있다.”면서 “이제는 금융위기의 파장이 실물로 파급되는 것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중순 이후에도 불황 불가피 그러나 비관적인 견해도 강하다.ABN암로 아시아증권 김한준 서울지점장은 “국내 환율·증시의 혼란은 결국 국제 금융시장 신뢰 회복과 연관돼 있고, 지금은 유럽과 영국 등으로 금융위기의 파장이 짙어지고 있어 여기에 대한 조치들이 확실히 나와야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의 골을 가늠하기 힘든 만큼, 섣불리 회복 시점을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어 “주식시장은 여전히 기업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아 앞으로 조정받으면서 충분히 올라올 여지가 있지만 환율은 심리적인 영향도 강하게 작용하는 만큼 위기 상황이 덜 끝난 것 같다.”고 우려했다. 현재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에서 시작됐고, 이는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촉발됐다. 자산가치 하락은 소비심리 위축 등을 가져오고, 이는 다시 연체율 상승에 따른 상업은행 부실화 등 금융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과 실물 위기가 얽혀 있는 ‘뫼비우스의 띠’를 끊는 지점에서 위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미국 부동산 가격 등의 추가적인 하락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외환시장과 증시의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내년 중반이 위기의 최저점이 될 전망이지만 그 뒤로도 경기가 다시 회복되는 ‘V’자 형이 아닌 저점을 유지하는 ‘L’자형이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자금난에 우는 중소기업들

    [휘청대는 세계금융] 자금난에 우는 중소기업들

    중소기업들이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면서 수지 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국내외 경기 불황에 따라 수출 물량은 물론 내수 역시 급감,‘경영 빙하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국제 금리 상승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갈수록 극심하다. 환율과 경기, 금리 등 ‘3중고’에 시달리는 중소업계는 “차라리 폐업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 주문 물량 작년보다 30% 감소 서울에 본사를 두고 다이어리와 수첩 등을 주로 생산하는 중견 중소기업 S사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값 ‘폭탄’을 맞았다. 지난 7월부터 종이납품 업체들이 환율 상승에 따라 종이값을 조금씩 올리면서 상반기 3만 5000원이던 인쇄용 전지 500장 가격이 4만 5000원으로 뛰었다. 내수 경기 침체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종 특성상 연말에 번 돈으로 일년을 나지만 올해는 주문 물량이 지난해보다 30%나 줄었다.170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 역시 120억원 정도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이 바람에 4분기 필요 인원을 3분의1이나 줄였다. S사 김모 감사는 “지난해에는 7억원 정도 순익을 봤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수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지난 금융위기 때는 금융만 어려웠지 실물은 나쁘지 않아 1998년도에 바로 회복됐다.”면서 “그러나 금융과 경기 둘다 문제가 발생한 요즘이 20여년 회사 생활 중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20년 회사생활 중 가장 어렵다” 독일 등 유럽 쪽에서 들여온 기업·대학 등에 연구개발(R&D)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는 S사 김모 대표는 사정이 더 안 좋다. 지난해와 대비해서 달러보다 유로화가 더 많이 뛰면서 요즘은 사실상 ‘마이너스 영업’ 상황에 빠졌다. 김씨는 “지난해 유로화 가치가 낮을 때 1유로당 1250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1750원으로 40%가 올랐다.”면서 “특히 3개월 전에 대기업에 1억원 정도의 장비를 납품하고 다시 유럽의 제조사에 이를 송금하려고 하니 1억 3000만원으로 불어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청담동에서 고급 맞춤복 의상실을 경영하고 있는 의상 디자이너 이모씨는 환율 폭등으로 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들여오는 옷감과 부자재 등의 비용이 지난해보다 2배가 올랐다. 올 가을 원단은 봄에 미리 해외에서 주문해놓고 대행사를 통해 6개월 뒤인 10월 쯤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폭등의 소나기를 그대로 맞았다. ●공포감 키우는 은행 여신 축소 중소기업들은 금리 폭탄에도 그대로 노출이 돼 있다. 연 매출액 8000만달러 규모로 미국 쪽에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의류를 수출하는 N사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외화대출 금리를 5%에서 9%대로 적용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근 리보 금리(런던 은행 간 금리)가 2.5%에서 4.5%로 치솟고, 은행 가산금리 역시 1.5%에서 4% 가까이 오른 탓이다. 외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한 N사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외부에서 물건을 하청받는 업체들은 외국 바이어들도 주문을 꺼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것은 여신이 줄어드는 일이다.N사 자금담당부 최모 차장은 “얼마 전 한 시중은행에서 20억원의 여신을 늘려주는 조건으로 월 6000만원짜리 적금을 들라고 제안이 왔지만 이는 대출 이자도 받고 적금도 담보로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황당한 조건”이라면서 “그러나 돈 꿀 데가 마땅찮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마다할 수 없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원화와 외화 대출 폭을 늘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원유값 내리고 금값 오르고

    원유값 내리고 금값 오르고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안정자산인 유가와 금값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국내외 경기 위축 우려에 따라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폭락하고 있는 반면 금값은 안정자산 선호 추세와 더불어 최근 원·달러 환율 폭등에 따라 치솟고 있다. ●국제경기 침체 우려로 원유가 ↓ 7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6.07달러(6.5%) 내린 배럴당 87.81 달러로 마감됐다.WTI가 9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5.16달러 급락한 80.2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24일 배럴당 78.39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유럽을 강타하고, 이는 세계 경제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는 원유의 수요 감소로 연결된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48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미국 경제의 침체가 이미 시작됐거나 올해 안에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차킵 크에일 회장이 “유가가 내년까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와 미국에 대한 원유 수출 가격 인하를 공식 발표한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금 투자 각광…그러나 ‘몰빵’은 금물 반면 한동안 약세를 보이던 금값은 다시 오르고 있다. 원유와 더불어 대표적인 현물로 꼽히는 금 가격은 보통 원유가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원유가는 경기둔화 우려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떨어지는 반면 금은 안정자산 선호 현상과 더불어 환율 폭등에 따라 국내가격이 뛰고 있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온스당 1023.50달러였던 금값은 지난 8월19일 790달러 선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6일 832.50달러로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7월28일 1006.00원이었지만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날 1328.1원으로 치솟았다. 두달 상승률만 32.0%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금 적립계좌 상품인 ‘원 클래스 골드뱅킹’ 시세는 6일 기준 3만 4420.43원으로 지난 8월13일보다 6861.61원(24.9%) 상승했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역시 최근 14.3%의 1개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환율, 금값 모두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몰빵 투자’는 삼가야 한다. 기업은행 황우용 과장은 “국내외 경기 전망이 나빠서 금값이 당분간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장 급전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환매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신규 투자를 원하면 자산의 10% 정도만 분산 운용하면서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패닉’ 빠진 외환 딜링룸

    “(장 마감) 10분 남았습니다.” “63만달러 솔드(고객 팔자 주문)” “4.5(1334.5원에 사겠다는 뜻)” 7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19층 외환 딜링룸. 장 마감을 앞둔 오후 2시50분이 되자 갑자기 달러화 팔자 주문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대부분 100만달러 이하 매물이었지만 17인치 LCD 모니터 창의 달러화 매입·매수 시세 숫자들은 일제히 가격 하락을 알리는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투기세력만 좋은 일 하네” 널찍한 딜링룸은 전화벨 소리와 거래 조건을 맞추는 딜러들의 목소리로 순식간에 가득찼다. 결국 환율은 장 막판 20분만에 1331원대에서 1328원대로 뚝 떨어지며 마감됐다. 오전부터 딜링룸 책상 앞을 떠나지 못했던 딜러들은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내다보며 한숨 돌렸다. “시장이 미쳐서 결국 투기세력만 좋은 일 하네….” 한 딜러가 이날의 환율 추이를 모니터로 확인하며 나지막이 읊조렸다.‘제 2의 외환위기’에 직면해 있는 외환 딜링룸의 분위기다. 환율이 7년 6개월 만에 장중 1350원대에 진입한 이날 오전 9시 시중은행 딜링룸들은 ‘전쟁터’였다. 특히 장이 시작되는 오전은 달러를 팔겠다는 주문은 사라진 채 사겠다는 주문만 빗발치면서 환율이 폭등하는 ‘달러 백병전’이 벌어졌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김두현 차장은 “이날 오전 환율이 개장하자마자 급등하면서 시장이 한순간에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후에도 은행이나 민간에서도 향후 환율 추세를 파악하지 못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관망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의 패닉은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겨우 진정됐다. 외환당국의 개입 물량도 오전 9시와 정오, 그리고 장 막판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면서 환율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외환 딜링룸에서 환율이 변하는 상황은 이미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달러를 사고 파는 환율이 10전 내외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3원씩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환율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도 달러 매물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달러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매수 세력들이 쫓기듯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 잘못해 환율 급등하기도 환율 시장이 매일 숨가쁘게 돌아가다 보니 외환 딜러들의 피로는 쌓일 대로 쌓인 상태다. 외환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간다. 올해 들어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물량이 점심 시간에 주로 나오면서 끼니도 거르기 일쑤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쌓이다 보니 실수도 발생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쯤 한 은행 외환 딜러가 수백만달러 주문을 잘못하는 바람에 당시 환율이 잠시 1200원대에서 갑자기 뛰었다.”면서 “1000만달러를 넘어가지 않는 수준에서는 은행이 딜러의 실수를 묻지 않고 그에 따른 손실을 감당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시중은행 “장롱 속 외화 구합니다”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외화모으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업은행은 8일부터 행운의 2달러 지폐를 포함해 장롱 속 외화지폐를 예금하거나 환전해 주는 행사를 연말까지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외화예금 고객에게는 외화 현찰 수수료를 최대 100% 면제해 주고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연 6.92%(3개월 만기) 금리를 적용한다. 외화 환전 때 최고 60%의 환율우대 혜택도 준다. 전북농협도 이달 한 달간 장롱·서랍·지갑 속 외화와 동전을 모아 예금하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전북농협은 캠페인 기간 동안 해외여행이나 출장 뒤 남은 외화를 예금하는 고객에게 현찰 환전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국내 거주민이나 해외 교포, 주재원을 대상으로 외화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우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위기]‘달러 확보’에 정부·은행 긴박한 움직임

    달러 구하기가 힘들어 피가 마를 지경이다. 환율이 환란을 방불케 할 만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부나 기업이나 달러를 확보하는 한편으로 유출을 막는 방도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정부,亞공동기금 서두르기로 정부는 내년 2월쯤으로 예정돼 있던 외환자유화 후속 조치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내용도 해외 부동산 및 주식 등 투자를 통해 달러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완할 방침이다. 내국인이 해외부동산을 사들인 규모는 2005년 2200만달러에서 외환거래 규제 완화 이후 2006년 7억 4300만달러로 34배나 급증했고, 지난해엔 11억 7400만달러로 53배나 폭증했다. 또 올 초 중국, 일본과 합의한 8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공동기금’ 마련을 서두를 계획이다. 단기적 외화유동성 확보책으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원화를 맡기는 대신 일본과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빌릴 수 있는 ‘치앙마이 구상(CMI)’도 구축하고 있다. 서비스수지 개선은 발등의 불이다. 관광, 유학·연수 수지 적자는 경상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 그린피 인하와 세금 감면, 국내 외국교육기관에 대해 내국인 입학비율 확대 등 보완책을 제시했다. 달러 유입을 늘리기 위해 의료 관광 유인·알선 합법화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조치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은행, 달러 확보에 ‘올인’ 사활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은행들은 달러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외화자산 유동화 노력과 더불어 외화예금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들은 9억달러 규모의 외화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은행들의 행태는 달러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국민은행은 최근 7일 이상 1개월 미만의 외화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중순 2% 미만에서 최근 4.88%까지 올렸다. 우리은행도 7일 이상 외화예금 금리를 9월 초 1.9%에서 이달 초 3.5%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수출입거래 중소기업들에 수수료 혜택 등을 제공하는 ‘수출입 송금 외화통장’을 내놓았다. 국책은행들은 대규모 외화차입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유럽계 은행 등을 대상으로 3억달러 정도의 클럽 딜(평소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소수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 차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만기 6개월의 6400만달러를 차입했던 수출입은행은 이달 중 3억∼5억달러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외화 기업어음(CP) 발행으로 2000만유로를 조달했던 기업은행은 조만간 1억 달러를 차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동시에 외화 신규대출은 사실상 중단하고, 수출환어음 매입 영업도 축소하면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 외화자산 중 외화대출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달러 기근’ 때에는 대출 등을 줄이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민간, 해외여행 이미 위축 달러 유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외여행이나 유학경비를 줄여야 한다. 환율이 치솟음에 따라 달러 해외지출은 타의적으로 줄고 있다. 달러 소비에 대한 인식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해졌다. 이미 올 상반기에 큰 폭으로 위축되기 시작한 여행·유학 등 개인들의 달러 소비는 하반기 들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가계의 해외소비 지출액은 7조 6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조 441억원에 비해 15.3%인 1조 4000억원이 줄었다. 총 출국자 수는 올 7월 전년보다 12%,8월에는 11% 줄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여행객 수가 올 7월 전년 동기보다 16%,8월 14%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28%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자의 전년 대비 감소는 1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환율 상승에 대한 체감부담이 거의 외환위기 수준에 다다른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녀를 중국에 보내 교육시키고 있는 ‘기러기 아빠’ 이모(40)씨는 지난달부터 피아노, 수영, 보습 등 현지 학원교육을 중단시키고 최소한의 학비만 송금하고 있다. 이씨는 “연간 2만 5000달러를 송금해 왔는데 연초 기준으로는 우리 돈 2300여만원이면 됐지만 지금 환율대로라면 800만원가량이 더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이영표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외환銀 매각 재시동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다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외환은행은 최근 행장 직속으로 새 대주주를 찾기 위한 실무작업반(TF)을 설치하고, 대주주인 론스타도 자문사 선정을 통해 인수 희망 기관들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에 나서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리처드 웨커 행장은 지난 2일 행내 방송을 통해 “외환은행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직면한 과제들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행장 직속의 주주 찾기 TF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TF의 궁극적인 목적은 외환은행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전략적인 대주주를 찾는 작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자산규모 증대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국내 대형 은행들보다 더 좋은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도 최근 매각 자문사를 씨티그룹에서 외국계 투자은행(IB)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분 매각 작업이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는 론스타가 HSBC와 계약할 때와 마찬가지로 수의계약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이나 하나, 산업, 농협 등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 온 국내 은행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인수 능력과 가격, 외환은행 직원들의 선호도 면에서 평점이 높은 곳과 수의 계약을 위한 단독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위기] 시중銀, 외화자산 유동화 검토하지만…

    [금융위기] 시중銀, 외화자산 유동화 검토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보유 중인 외화자산의 유동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들도 자구 노력을 하라.’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문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쉽게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 주식·채권 등의 규모는 전체 외화자산의 10분의1 정도인 데다 이마저도 국제 금융시장 악화로 제값을 받고 거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유동외채 2223억달러 중 은행들의 단기외채 비중은 전체 유동외채의 73.1%인 1623억달러에 이른다. 또한 외화유동성 문제가 생겼을 때 자구노력을 통해 줄일 수 있는 민간(은행 포함)의 해외유동자산 규모는 1825억달러로 9월 말 외환보유액 2397억달러의 76.1% 정도다. 일단 국민, 우리은행 등은 “그동안 외화증권 처분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왔지만 더 처분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으며 하나은행도 “유럽 등 해외채권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외화표시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외화대출에 몰려 있어 실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액수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부보증채권(ABS) 발행 등으로 외화대출을 유동화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국제 채권시장이 과거의 5% 물량 정도만 거래되는 상황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채권·주식 등의 규모는 전체 외화자산의 일부에 불과하다.6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권 중 외화자산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의 경우 전체 301억 9000만달러의 자산 중 유가증권은 17억달러 정도다. 이어 ▲농협 22억달러 ▲신한 21억 7000만달러 ▲외환 20억달러 정도의 유가채권·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조건 없이 바로 매도할 수 있는 매도가능주식·채권은 절반 수준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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