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경제 회복 가장 뚜렷”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엇갈린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기구들은 한국이 바닥을 딛고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반면 정부 등은 아직 바닥을 쳤다고 단정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금융위기 때 사실상 ‘바이 코리아’를 주도했던 외국 전문가들은 낙관론으로 돌아선 대신 국내에서는 ‘작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여전히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선행지수 큰폭 상승”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선행지수(CLI) 분석을 공개하고 “OECD 회원국의 경기가 강한 침체를 지속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 침체가 멈추거나 간헐적으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국가로는 한국과 터키, 멕시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이 꼽혔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3월 CLI가 전월에 비해 2.2포인트 높은 96.8을 기록, 29개 회원국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위 터키(1.4포인트)에 비해서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한국 CLI 지수는 지난해 9월 91.8을 기록했다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같은 해 10월 90.7로 떨어졌다. 하지만 11월 90.8에서 올 2월 94.6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LI가 6개월 뒤의 경기를 전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5월부터 한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 “고용·수출 아직 부진”
정부는 현 시점에 대해 바닥에 도달했거나 바닥을 다지는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그린북)에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산업생산의 전월 대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수와 수출, 고용 등 전반적인 경기는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4월 광공업생산 증가 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판매 부진으로 쌓였던 상품 재고가 바닥나면서 다시 재고를 채우는 과정에서 벌어진 착시 효과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내수 소비와 설비 투자 부진도 걸림돌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경제동향보고서를 통해 “최근 일부 경기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을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는 단기적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이 조정 국면인지, 혹은 올라가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또한 작년 말 큰 폭의 하강에 따라 작년 경제 지표와 격차가 여전히 심한 만큼, 경기 회복에 상당한 가속도가 붙은 뒤에야 바닥을 쳤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