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시 3년 더 유지
과도한 경품과 무가지 제공 등을 제한하는 신문고시가 2012년까지 3년 더 유지된다. 폐지 여부는 3년 뒤에 재검토해 결정한다. 신문시장의 위법 행위가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신문고시 위반 제재가 크게 줄어 정부가 시장 단속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정호열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열어 ‘신문업에 있어서의 불공정 거래 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의 유형 및 기준’(신문고시)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공정위는 최근 5년 간 개정하지 않은 각종 훈령과 예규, 규칙 등을 정비한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이날 신문고시를 심의해 일단 폐지한 뒤 곧바로 다시 살려 3년 동안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폐지 여부는 그때 가서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한철수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아직은 신문시장이 신문고시가 없어도 되는 상황으로 보기 어렵고, 여야가 신문법상의 무가지와 경품 제공 금지 조항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점 등을 존중했다.”며 신문고시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신문시장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할 목적으로 도입된 신문고시는 유료 신문대금의 20%를 초과하는 무가지와 경품 제공, 신문 구독 강요, 신문판매업자에 대한 판매 목표량 확대 강요 등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1997년 1월 제정돼 2년 만에 폐지됐다가 2001년 7월 부활했다. 공정위는 200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문고시 위반과 관련, 1290건의 시정명령과 16억 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신문고시 위반 신고 건수는 2007년 504건, 지난해 585건, 올 상반기 185건 등으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위반 과징금은 2007년 8억 9660만원에서 지난해 2340만원, 올해 21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시정명령도 2007년 537건에서 2008년 237건, 올해 40건으로 급감했다. 직권조사는 지난 정부 때는 3차례나 시행됐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는 한 차례도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국 6000여개의 지국을 다 조사할 수도 없고, 이들이 영세사업자에 속하는 만큼 강하게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