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 ‘LG통신號’ 닻 올렸다
내년 1월 거대 ‘LG통신’이 출범한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을 둘러싼 KT와 SKT, LG통신의 ‘3각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은 27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LG텔레콤이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합병하는 계약서 승인안을 전체 주식수 대비 찬성 58.07%로 가결했다. 또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상철 LG경제연구원 고문을 비롯해 LG데이콤 성기섭 전무, ㈜LG의 조준호 대표이사 부사장, 전성빈 LG데이콤 사외이사, 신현재 LG파워콤 사외이사의 이사 선임안도 승인했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은 다음달 초 나올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병승인 여부와 인가 조건, 12월17일까지 접수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에 따라 내년 1월1일 합병법인으로 출범하게 된다. 다만 합병비용이 8000억원을 넘어서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통합 LG텔레콤를 이끌 대표이사는 이상철 LG경제연구원 고문으로 내정됐으며 직급은 부회장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합병 법인에는 정통부 정책홍보관리본부장을 지낸 류필계 LG경제연구원 부사장이 합류, 대외 부문을 총괄할 것이 유력시된다. 김창곤 전 한국전산원장의 영입설도 나온다. 본사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울 상암동 LG텔레콤 사옥을 그대로 쓸 수도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 새로 완공될 신문로 LG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LG데이콤이 보유한 LG파워콤 지분 40.87%는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또 12월31일 보유 기준으로 LG데이콤 주주에게는 이익배당을 대신해 보통주 1주당 500원, LG텔레콤 주주에게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350원 내의 배당금이 지급된다.
통합 LG텔레콤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7조 8800억원, 매출액 7조 7200억원, 영업이익 6900억원, 가입자 1317만명 등이다. 매출 기준으로 KT(19조원), SK텔레콤 기업군(12조원) 등보다 여전히 열세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업계에서는 합병 LG텔레콤이 데이콤의 기업시장 경쟁력과 170만대에 이르는 무선랜(Wifi) 인프라 등을 이용해 유무선통합(FMC)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합 LG텔레콤이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 전화 등이 합쳐진 결합상품을 내놓는 동시에 3세대(3G) 이동통신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4세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모(母) 그룹의 지원까지 등에 업는다면 KT나 SKT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