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경주
    2025-10-17
    검색기록 지우기
  • 이두걸
    2025-10-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74
  • 인수위원장 이경숙·손병두 총장 경합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이경숙(64·여) 숙명여대 총장과 손병두(66) 서강대 총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이 당선자측 핵심 측근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당선자가 이경숙 총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숙대 혁신을 이끈 대학 CEO라는 점에서 이미 선대위 구성 당시부터 공동선대위원장에 거론돼 온 인물이다. 이 총장은 교수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지난 94년부터 잇따라 네 차례 총장에 당선됐다. 이 총장이 인수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사상 첫 여성 인수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총장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 입법위원 경력을 내세워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총장은 “측근들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인 것 같은데 정식으로 제의받거나 이 당선자와 직접 통화한 적이 없다.”면서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라고 말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도 인수위원장의 유력한 후보 중의 한 명이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이사, 전경련 부회장 등을 거친 재계 출신으로 경제마인드를 갖춘 점이 강점이나 ‘친재벌’이미지는 부담이다. 위원장 제의를 받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고사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부위원장에는 정치인 기용 방침에 따라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경주 한상우기자 cacao@seoul.co kr
  • “와~ 산타가 정말로 있네

    “와~ 산타가 정말로 있네

    “요즘 애들은 산타를 믿지 않는다고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조효진(21·이화여대 수학과3)씨와 동료 5명은 지난 23일 저녁 7시 빨간 방울 모자를 쓰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3동 서대문청소년수련관 앞에 모였다.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몰래 산타’로 변신하는 ‘2007사랑의 몰래산타대작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23∼24일 이틀간 서대문청소년수련관에서 주관한 이 ‘작전’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무려 500명. 이들은 서울 시내 600여명의 불우 아동들에게 느닷없이 찾아가 선물을 안겼다.‘몰래 산타’ 180명으로 시작한 지난해 행사보다 참여 인원과 규모가 훨씬 늘었다. ●자원봉사자 500여명 올해도 사랑 전달 조씨가 이끄는 9팀 4조가 방문할 곳은 영철(10·가명)이와 신영(8·여·가명)이 남매가 사는 노량진의 허름한 주택가였다. 지하철역에서 20여분을 걸어가는 동안 팀원들의 손과 발은 꽁꽁 얼었다. 드디어 영철이네 집에 도착. 여섯 산타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영철이가 들릴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남매를 불렀다. “영철아, 신영아 집에 있느냐∼. 우린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란다∼.” 영철이가 어리둥절해서 얼굴을 내밀었다. 영철이는 ‘엄지 공주’처럼 예쁜 동생 신영이의 뒤에 얼른 숨었다. 남매의 굳은 얼굴을 풀어주려고 진수진(21·여) 산타가 풍선으로 직접 만든 푸들과 꽃을 안겼다. 정소라(19·여) 산타는 미리 배운 간단한 마술을 보여줬다. 신문지에서 하트가 나오고, 영철이의 손에 있던 카드가 다른 색으로 바뀌었다.‘몰래 산타’를 의심하던 남매의 눈동자가 “이젠 산타 할아버지를 믿겠다.”는 듯 부드럽게 빛났다. 아이들은 긴장을 풀고 산타들과 신나는 징글벨을 불렀다. 어느새 눈사람 모양의 초가 밝게 타오르는 케이크가 등장했고, 아이들은 눈을 감은 채 소원을 빌었다. ●오빠는 과학상자, 나는 동화책… “너무 기뻐” 여섯 산타가 정성스럽게 마련한 선물을 주는 시간. 영철이에게는 산타들이 직접 만든 과학상자가 돌아갔고, 신영이는 엄지공주가 숨어 있는 동화책을 받고 깡충깡충 뛰었다. 남매는 자기들이 원하던 선물을 받았다며 놀라워했다. 조씨는 “미리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물어봤다.”며 빙긋 웃었다. 영철이와 신영이의 배웅을 뒤로하고 ‘몰래 산타’들은 재빨리 다른 ‘작전’ 장소로 옮겼다. 이번에는 대방동의 세 집을 방문해야 했다. 가는 집마다 아이들이 좋아했고, 부모들은 “수고한다.”며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놓는다. 아파트는 큰 소리를 낼 수 없어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산타에 금방 빠져드는 아이들의 눈망울은 어느 집이나 똑같았다.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태준(10·가명)이는 곰인형을 선물받고는 조씨의 배를 너무 세게 쳐서 조씨가 한동안 아픔을 호소하기도 했다.“태준이가 기분이 너무 좋다는 표시래요.” ●“아이들 웃는 얼굴서 보람 느껴요” 네 집을 모두 방문하고 나온 시간은 밤 10시. 여섯 산타는 국수를 먹기 위해 포장마차에 둘러앉았다.3시간의 몰래 산타 대작전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 하루종일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덜 미치는 지방에서도 봉사를 떠날 것입니다.”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어린이집 5m앞 퇴폐마사지

    어린이집 5m앞 퇴폐마사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구립 A어린이집은 폭이 5m도 안 되는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퇴폐 마사지 업소와 이웃해 있다.‘여대생 24시간 대기’ 등 낯 뜨거운 전단지가 어린이집 앞마당에 어지럽게 날린다. 학부모들은 6개월 전에 이런 전단지들을 모아 종로구청에 고발했지만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 이 어린이집에 여섯살 난 딸을 맡기고 있는 박모(35·여)씨는 “아이가 옆 건물에서 야한 옷을 입고 나와 담배를 피우는 여성을 보며 ‘엄마, 저 언니들은 누구냐.’고 묻는데 기가 찬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 6개월전 고발했지만 버젓이 영업 러브호텔, 퇴폐 이발소, 퇴폐 마사지 업소 등 성인위락시설이 어린이집 주변을 야금야금 침범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제도가 없어 학부모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현행법은 유치원과 학교 주변의 유해업소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지만, 어린이집 주변 규제는 없다. 요즘은 7세 어린이들도 유치원 대신 3∼4세부터 다니던 어린이집에 그대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B어린이집 바로 앞에는 지난 7월 러브호텔이 생겼다. 학부모들은 2004년부터 러브호텔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끝내 이를 막지 못했다. 서울 강북구 C어린이집 옆에 있는 러브호텔도 학부모들의 반대 속에 신축돼 성업 중이다. 종로 A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최모(36·여)씨는 “아이들이 유해업소를 잘 모른다고 하지만 부모들은 늘 불안하다.”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비슷한데 왜 어린이집 주변의 유해업소는 막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치원은 학교보건법의 적용을 받지만,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학교보건법은 학교와 유치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50m까지는 ‘절대정화구역’으로 어떤 유해시설도 들어설 수 없다. 또한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00m까지는 ‘상대정화구역’으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은 후 유해시설을 세울 수 있다. 대상 업종은 호텔·여관·단란주점 등 성인위락시설뿐만 아니라 고압가스 저장소 등 위험시설도 포함된다. 그러나 영유아보육법에는 어린이집 주변 50m내에 가스충전소 등 위험시설을 설치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지만 유흥업소에 대한 규제는 없다. 위험시설 규제도 2005년 이후에 설립된 시설에만 적용되고, 위반시 벌칙조항도 없다. ●영유아보호법엔 성인시설 규정 없어 영유아 보육 관련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에 ‘어린이집을 위해 쾌적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포괄적 조항이 있으므로 업소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규제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는 학교보건법에는 익숙하지만 영유아보육법은 잘 모르는 데다 포괄적 적용도 힘들다고 주장한다. 업소 인허가권을 가진 종로구청 위생보건과 관계자는 “학교보건법에 어린이집은 해당되지 않아 주변 업소를 규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종로의 경우 상업지역이어서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육시설 연합회 최창한 회장은 “주점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퇴폐 업소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이희정 사무처장은 “최근에는 어린이집에서 유치원 교육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린이집 주변의 환경도 학교, 유치원과 동일하게 규제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명박 시대] “이번엔 아빠 한번 믿어라~”

    [이명박 시대] “이번엔 아빠 한번 믿어라~”

    “부모님을 설득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설득당했습니다. 설득할 명분이 있어야죠.” 서울 노원구에 사는 강모(25·여)씨는 이번 대선에서 두 명의 소중한 지지표를 잃었다. 강씨는 대학생이던 2002년 대선 때 경상도 출신 아버지와 격론을 벌였다. 아버지는 “김대중이 실패했으니 이회창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노무현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맞섰다. 급기야 언성이 높아지고 아버지로부터 “어린 게 뭘 아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아버지는 “그래도 서울에서 공부하는 딸내미 말이 맞겠지.”라며 노 후보를 찍어줬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전라도 출신인 어머니마저 아버지와 손을 잡고 이명박 당선자에게 표를 던졌다.“지난 대선 땐 아버지가 논리도 없이 한나라당만 지지해야 한다고 해 개혁적 가치를 내세울 수 있었죠. 하지만 이번엔 이명박 후보가 보수 색채보다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데 취업준비생으로 공감하는 측면이 없지 않아 일언반구도 하지 못했어요.” 2007년 대선은 2002년과 달리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의 ‘정치적 우월성’이 완벽하게 뒤집힌 채 막을 내렸다.2002년엔 ‘개혁’ 바람이 불어 자식들이 부모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진보적인 정권을 이끌어냈다면, 이번 대선은 부모들의 ‘경제 우선’ 논리에 비정규직과 취업전쟁에 시달리는 자식들은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 2002년 “이회창이 되면 서민이 힘들어진다.”며 어머니를 설득했던 회사원 박모(28·여)씨도 얼마전 어머니의 친구들과 식사하면서 ‘아줌마’들의 논리에 압도당했다.“아주머니들이 ‘우리라고 이명박씨를 좋아하는 줄 아느냐. 하지만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서민 생활은 나아진 게 없다. 북한과의 관계만 생각하는 걸 보면 친북좌파보단 거짓말쟁이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는 데 묘한 설득력이 있더군요.” 전문직 이모(26)씨도 부모가 “고생도 안 해본 젊은 애들이 생각 없이 투표하니까 나라 꼴이 이렇게 됐다.”고 질책하는 데 아무런 대꾸도 못했다. 이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쨌든 지지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에서 초래됐다고 보기 때문에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강원택 교수는 “미국과의 불평등한 관계나 정경유착, 지역주의와 권위적인 문화 등이 개선되면서 역설적으로 정치적 이슈는 퇴색하고 경제적 이슈가 도드라졌다.”면서 “부동산값 급등이나 교육정책의 실패, 젊은 세대의 비정규직 문제나 청년 실업 등도 ‘세대 반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경성대 정치외교학과 안철현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 가족의 행복이나 개인의 안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만연하면서 이번 선거는 개혁이라는 거대 이슈가 떠오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성공회대 정치학과 조현연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표가 정동영·문국현·권영길 후보 쪽으로 가지 않고 이명박 당선자 쪽으로 간 건 그만큼 진보진영 연대가 서민과 중산층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했고, 그에 대한 자기성찰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자 실망”이라고 꼬집었다. 이재훈 이경주기자 nomad@seoul.co.kr
  • [이명박 시대] 서울광장·고향 포항 표정

    [이명박 시대] 서울광장·고향 포항 표정

    이명박 당선자의 ‘원동력’은 역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천이었다. 압승을 예고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 이 당선자를 애타게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밤 11시쯤 당선자 부부가 서울광장에 나타나자 일제히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했다. ●서울광장 깜짝 방문… 당선 축하 케이크 받아 1000여명의 지지자들은 당선·생일·결혼기념일의 ‘트리플 경사’를 맞은 이 당선자에게 촛불이 환하게 켜진 5단 케이크를 선물했다. 한 지지자는 “오늘이 새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라 더욱 뜻깊다. 새로운 5년이 열렸다.”며 감격했다. 지지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신화’가 시작된 청계천으로 자리를 옮겨 밤 늦도록 ‘푸른 축제의 밤’을 즐겼다. 이 당선자가 “앞으로 제가 어려울 때도 지금처럼 사랑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함성과 박수로 답했다. 오후 5시부터 청계천에서 이 당선자를 기다렸다는 최경환(47)씨는 “당선자를 보니 추위도 가셨다.”면서 “5년 동안 든든한 팬으로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당선자의 상징색인 파란 풍선을 든 지지자들은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앞 대형 전광판에 ‘당선 확실’이란 방송 자막이 나오자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당선자의 지지모임인 MB연대 소속 300여명은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이 당선자가 50%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발표되자 2700발의 폭죽을 터뜨리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청계천 복원하듯 경제도 살려 주길” 청계천과 서울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이 당선자에게 ‘청계천 신화’처럼 경제살리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최정현(30)씨는 “경제살리기가 말만큼 실천하기 어렵겠지만 국민의 염원을 이뤄줬으면 한다.”면서 “임기가 끝날 때 청계천처럼 랜드마크가 될 만한 경제업적을 이루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군자(70·여)씨도 “어른의 경험을 공경하고, 사회의 질서도 바로잡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광장에서 만난 신형식(55)씨는 “BBK 동영상 공개 등으로 표 차이가 거의 안 날 줄 알았는데 솔직히 충격”이라면서 “국민이 선택한 만큼 경제살리기라는 대의를 이루기 바란다.”고 밝혔다. 청계천을 찾은 이영아(23·여)씨는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지만 이후에도 BBK로 인해 정국이 혼란을 겪을까 우려된다. 혹시 국민을 속인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무진(20·대학생)씨는 “BBK라는 문제가 있었지만 국가 현안에 비하면 별 문제가 안 된다.”면서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경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바람도 많았다. 김연수(37·여)씨는 “간신히 내 집을 마련했는데 이자비용이 너무 많다.”면서 “주택금리를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중학교 교사인 윤영혜(30·여)씨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저렴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많이 지어주었으면 좋겠다.”면서 “학생들도 직장이 튼튼한 부모 밑에서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외지인들에 과메기 등 정성껏 대접 “우리 동네에서 대통령이 나왔다니 꿈만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고향 경북 포항은 19일 밤새도록 축제 분위기에 젖었다. 이 당선자가 살았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속칭 덕실마을에는 마을 주민 등 500여명이 모여 방송사들의 출구 조사에서 이 당선자가 50% 이상의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자 ‘이명박’ ‘대통령’ 등을 연호하며 서로 얼싸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밤 9시쯤 TV에서 이 당선자의 당선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태극기를 흔들면서 감격의 눈물을 훔치는 주민들도 보였다. 덕실마을은 이 당선자가 4세 때 일본에서 들어와 2∼4년(주민간 기억이 다름) 살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며, 지금은 31가구에 67명이 산다. 흥해농협 풍물패는 마을회관 앞에서 북과 꽹과리를 치며 한껏 흥을 돋웠다. 주민들은 외지인들에게 국밥과 포항 특산물인 과메기 등으로 정성껏 대접했다. 이 마을에 사는 이 당선자의 사촌형수 류순옥(76)씨는 “서방님이 대통령이 된다니 꿈만 같다.”면서 “앞으로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역사에 길이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이 당선자의 먼 친척이자 마을이장인 이덕형(58)씨도 “(경주 이씨) 입향조 어른이 마을에 정착한 지 500년만에 대통령을 배출했다.”면서 “먼저 쓰러진 국가경제를 일으켜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모교 동지상고(현 동지고)도 흥분의 도가니였다. 동문회측은 학교 정문과 시내 곳곳에 ‘동지상고 9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이라고 쓰인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다. 졸업생과 교직원, 학생 등 200여명이 학교 강당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개표 과정을 지켜보다 이 당선자가 당선권에 접어들자 “이명박 동문 대통령 당선 만세”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 당선자 고교 동기인 최근국(66)씨는 “이 당선자는 동지상고(야간)를 수석으로 입학,3년 내내 주경야독을 하면서도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집념이 강하고 성실한 친구였다.”며 “장차 큰 일을 할 인물이라고 친구 사이에 소문 나 있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엄주백 동지고 교장은 “이 당선자가 대통령에 당선된 오늘은 개교 61년만에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경주 신혜원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태안 앞바다 방제 표정] 자원봉사자들 ‘검은 눈물’

    [태안 앞바다 방제 표정] 자원봉사자들 ‘검은 눈물’

    아이들을 데리고 19일 태안으로 기름제거 작업을 떠날 예정이었던 김옥선(41)씨 등 주부 5명은 지난 17일 자원봉사 신청을 위해 태안군청 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걸었다.2시간 만에 겨우 이뤄진 통화에서 군청 직원은 “대통령 선거일에는 자원봉사자를 안내해 줄 공무원이 없으니 다른 날에 오라.”고 말했다. 김씨는 “공무원이 가이드를 안 해 줘도 좋다. 현지 이장을 소개시켜 주면 우리가 알아서 찾아가 자원봉사를 하면 안되겠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군청 직원은 “다음에 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환경교육도 시키고, 제대로 된 봉사활동도 하고 싶어서 아침 일찍 투표하고 태안으로 가려 했는데 현지인과 연결이 되지 않아 난감했다.”고 말했다. ●평일 5만명… 19일엔 3만명으로 ‘뚝´ 19일 대통령 선거일을 기점으로 태안 앞바다에서 이뤄지는 자원봉사자들의 ‘인간띠’가 끊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지 공무원들이 대거 투·개표에 동원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를 안내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태안군청 측은 되도록이면 대선 이후에 찾아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실제로 충청남도에 따르면 평소 하루 5만여명에 이르던 자원봉사 인원이 19일에는 3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양시에서 태안으로 떠날 예정인 유성조(37)씨는 “교회에서 120명이 봉사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현지 안내를 해 줄 사람의 이름이나 연락처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서 “무작정 내려가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방배동 까리따스 수녀회의 이수정(35·여) 과장도 “수녀회 관계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려 했지만 군청에서 행정지원을 해 줄 사람이 없으니 다른 날 오라고 해서 난감해졌다.”고 말했다. ●태안군청 “다른 방법이 없다” 태안군청 측은 공무원이 법적으로 선거종사원으로 등록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군청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19일 자원봉사를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되도록이면 다른 날에 오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행정지원을 해주고 싶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자원봉사 신청자들로부터 ‘군청이나 정부가 안내인을 고용하라.’는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장 지휘는 노하우가 필요해 체계적으로 교육받지 않은 사람은 자원봉사자들을 안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청 전화가 ‘불통’인 점도 자원봉사 행렬을 가로막고 있다. 현재 태안군청은 고작 10대의 전화로만 자원봉사 신청을 받고 있다. 충청남도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초기에는 태안군청 종합상황실과 도청 자원봉사센터가 신청을 함께 받았지만 통로를 단일화한다는 취지로 지난 13일부터 군청에서만 접수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한 공무원은 “대선 때문에 자원봉사 열기가 시들까 조마조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평생 홀로 살아온 76세 유길열 할아버지 전재산 대학에 남기고 하늘로…

    평생 홀로 살아온 76세 유길열 할아버지 전재산 대학에 남기고 하늘로…

    평생을 홀로 살아온 70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미리 준비해 놓은 유언장에 따라 연세대에 전 재산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연세대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에 사는 유길열(76) 할아버지는 지난달 8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이 살던 아파트와 예금 등 1억 3000만원 상당을 연세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유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미8군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는 악사로 생활했으며, 평생 결혼하지 않은 채 독신으로 지냈다. 2002년 11월 유 할아버지는 한 방송국이 제작한 ‘유언장 남기기’ 운동 프로그램을 시청한 뒤 당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세대 신과대학 노정선 교수에게 연락해 유언장을 남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유 할아버지는 자신의 삼촌이 예전에 연세대를 다녔다는 점을 생각해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전 재산을 연세대 학생을 위해 써달라는 뜻을 밝혔고, 대학은 유 할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여 2003년 3월 기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연세대 관계자는 “유 할아버지는 자신이 살던 마을이 재개발되면서 받은 보상금을 아껴 동네 노인들을 돌보는 등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대학은 유 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기부금 전액을 ‘유길열 장학금’으로 명명하고 연세대 신과대학 사회윤리학 전공자 가운데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변양균 “4800만원어치 선물” 신정아 “꽃뱀으로 비하 말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열린 공판에서 신정아(35)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고액의 선물을 줬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신씨에게 반지와 목걸이 등을 선물했냐.”며 변씨를 추궁했다. 이에 변씨는 “신씨로부터 그림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신씨가 ‘기억에 남는 좋은 것으로 선물해 달라.’고 말해 신씨가 갖고 있는 상품권과 합해 선물을 사기도 했고, 원하는 선물을 직접 고른 뒤 알려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선물은 다이아반지(1248만원 상당), 명품시계(891만원 상당) 등 6차례에 걸쳐 모두 4800만원어치다. 이에 대해 신씨는 “존 버닝햄에게 부탁해 변 실장의 자화상을 그려주고 집무실에 작품을 설치하는 것을 도와줬다.”면서 “(변씨가) 비용을 주려고 했지만 (내가) 받지 않아서 (선물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를 꽃뱀 등 저속한 표현으로 비하하는데, 세상에는 아름다운 인연도 있으니 저속한 표현으로 비하하는 것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씨에게 “7월12일부터 신씨가 출국하기 전인 16일까지 63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맞냐.”고 물었고, 변씨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전화와 문자를 자주 주고받았다.”고 시인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위조수사 의뢰 10억엔 수표 증발…경찰 꿀꺽?

    [단독]위조수사 의뢰 10억엔 수표 증발…경찰 꿀꺽?

    경찰 간부가 위조 여부를 의뢰받은 10억엔(약 83억원)짜리 수표 1장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아 검찰에 고소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이 수표는 지난 3월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2조엔대 위조수표 사건에 연루된 것이어서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증거품이다. ●2조엔대 위조수표 사건 주요 증거물 16일 수표 주인 K(53)씨와 K씨의 변호사 등에 따르면 경찰청 외사과에 근무했던 A경감(현재는 강원지역 경찰서 근무)은 지난해 12월 일본 다이이치칸교은행(현 미즈호은행)이 발행한 10억엔 짜리 수표 1장을 K씨의 친구 G씨로부터 진위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건네받았다. 그러나 A경감은 지난 1년 동안 K씨와 G씨의 수표 반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A경감은 “진위 확인을 위해 일본 경시청에 보냈으나 회수 과정에서 분실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K씨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A경감을 횡령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 K씨의 수표를 A경감에 건낸 G씨에 따르면 G씨는 지난 1월 말 A경감을 만나 “수표가 가짜라면 수표에 ‘위조 확인’ 도장을 찍어서라도 먼저 돌려주고, 나중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하면 그 때 다시 경찰에 제출하겠다.”며 반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A경감은 “진위를 확인하게 위해 일본 경시청에 보냈다.”며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G씨는 “경시청이 수표를 인계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자료라도 보여 달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A경감은 “그럴 이유가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월 뒤인 지난 3월 K씨와 그의 동료들은 G씨에게 찾아가 수표를 책임지고 돌려받게 해준다는 각서를 받으려다가 현장에 들이닥친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들에게 위조유가증권 행사, 공동협박, 공동폭행 등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또다른 10억엔 짜리 수표 1장을 압수했다. 당시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2조엔대 수표위조단을 검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씨는 공갈혐의만 인정돼 275만원의 벌금형만 받았다. 당시 A경감은 수사라인과는 전혀 무관했다. A경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경시청에 수표를 보냈다가 분실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위조된 수표임을 확인했다. 위조여부를 단순히 부탁받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정식으로 수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K씨의 입장은 다르다.K씨는 “지난 3월 직접 미즈호은행 일본 본점을 찾아가 수표의 진위여부를 확인했는데, 은행은 위조 여부를 문서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면서 “설사 위조된 수표라고 해도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고 정식으로 제출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증거품으로 수사기관에서 보관한다면 승복하지만 개인적으로 전달받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檢 “수사하다 분실해도 형사 책임” 위조수표 사건 전반을 수사해온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피의자만 검찰에 송치했고, 아직 수사 중이라 A경감 문제 등 세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은 “수사중에 수표를 분실했으면 A경감에게 형사상 책임이 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잃어버렸으면 민사상 책임이 있을 것”이라면서 “경찰에서 추가적인 수사 결과가 넘어오면 수표 행방에 대해서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英문화원 “영어강좌 세금 납부”

    주한영국문화원은 주한 외국 문화원들이 영어 회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서울신문 10월30일자 10면 보도)에 대해 “문화원은 2005년 양국간에 체결된 문화교류협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면서 “어학원은 전시 등 문화행사에 매년 19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어학원과 관련한 세금은 한국법에 따라 모두 납부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영국문화원은 “문화교류협정에 따라 서울시교육청과 학원등록을 위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며 교육 당국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은둔형 ‘성인 외톨이’ 범죄 비상

    강화도 총기탈취범 조모(35)씨가 내성적이며 우울증에 시달리는 ‘은둔형 외톨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씨처럼 사회 공동체를 위협할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늘고 있지만 체계적인 연구나 배려부족 등으로 또 다른 범죄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청소년·20대이어 30대이상에서도 발견은둔형 외톨이는 보통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보이며 방에서 나오지 않고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청소년과 20대에서 나타났지만 요즘은 30대 이상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실업과 양극화로 대변되는 경제·사회적인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이탈하거나 도태돼 외부와 담을 쌓는 사람들이 점점 늘기 때문이다. 이 분야 전문가인 동남신경정신과 여인중 원장은 “30대 이상의 은둔형 외톨이는 실업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조씨의 경우 내성적이며 사기를 당해 사업이 망했고, 우울증 병력이나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있어 은둔형 외톨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여 원장은 “보통 은둔형 외톨이는 공격성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조씨처럼 계획적인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은둔형 외톨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온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 된 조사를 못하고 있다.2005년 청소년위원회에서 인문계 고등학생 1461명을 조사해 그 중 9.4%가 ‘은둔형 부적응 잠재군’이라고 발표한 것이 전부다.●전문가들 “주위 꾸준한 관심 절실”여 원장은 “정부에서 전문가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하다가도 곧 흐지부지되기 일쑤고, 일본식 치료시설이 대안으로 집중 거론되다가 잠잠해진다.”면서 “지난 4월 조승희의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이나 이번처럼 큰 사건이 있을 때만 관심을 갖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조승희 사건 때처럼 은둔형 외톨이를 내세워 범죄의 본질을 희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상처받기 쉬운 은둔형 외톨이들을 예비 범죄군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은둔형 외톨이가 유행처럼 늘었다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큰 사건을 통해 사회적 관심이 높을 때는 상담받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평상시에는 환자가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주위에서 꾸준하게 관심의 손을 내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입 다문 총기탈취범… 심리적 압박 여부·1000만원 현금도 의문

    입 다문 총기탈취범… 심리적 압박 여부·1000만원 현금도 의문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강화도 무기탈취 사건의 용의자 조모(35)씨가 ‘우울해서 저지른 충동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13일 밝혔다. 군·경 합동수사본부의 김철주 본부장(인천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인천경찰청에서 이같이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조씨는 범행사실만 시인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어 경찰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아 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저녁 조씨의 신병을 해병대사령부로 이첩했으며, 군은 조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공범여부 등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조씨의 집에서 공기총과 전기충격기 각 1정이 발견됨으로써 추가 범죄여부를 캐는 것도 과제다. 첫번째 궁금증은 충동범죄냐는 것이다. 조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6일 우연히 강화도에 가서 진눈깨비가 날려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비가 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성향이어서 약 7개월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다는 게 경찰 발표다.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에 대한 소견서도 받았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여기다 조씨는 1년 전 사기를 당해 사업이 망하고 10년간 사귀던 애인과 헤어지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기피하는 등 사회폐쇄성 성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동에 따른 우발적 범죄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충동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훔친 것으로 봐서는 우울증 환자가 저지른 충동적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란도 승용차를 훔친 뒤 이를 이용해 초병을 습격했다는 것은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는 공범 여부다. 경찰은 공범은 없으며 단독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상현 동국대 교수는 훈련된 해병을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게 단독으로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한다. 조씨는 W대학 금속공학과와 K대 대학원 금속공학과를 나왔으며, 보석세공사 일을 했다. 특수부대가 아닌 포병 출신인 조씨로서는 감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셋째는 조씨가 왜 총기를 버리고 경찰에 편지를 보냈느냐는 것이다. 조씨는 6일 총기를 탈취한 뒤 화성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로 가져와 보관한 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집으로 돌아왔다. 조씨는 10일 오전 차를 몰고 총기류를 가지고 전남 장성으로 출발했다. 경찰은 “몽타주와 DNA 확보 등으로 수사망이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씨의 몽타주는 조씨의 친구 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엉터리였다. 게다가 경찰은 강화 해병 복무자를 대상으로 DNA 추적작업을 벌여왔다. 조씨가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조씨는 총기류를 전남 장성에서 버리고 다시 승용차를 몰고 부산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그는 경찰에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다. 편지를 쓴 것은 경찰에 ‘나 잡아가라.’고 자수하는 것과 다름없다. 편지 작성시 장갑도 끼지 않아 지문이 묻어날 수 밖에 없었다. 넷째는 조씨가 1000여만원의 현금을 왜 마련했느냐는 것이다. 조씨는 자신의 귀금속을 팔아 1105만 5000원을 마련했으며, 경찰은 종로의 귀금속상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조씨는 8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 300만원이 100만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돈에 쪼들렸다. 왜 조씨가 귀금속을 팔아 급하게 현금을 마련했는지도 풀리지 않는 대목이다. 인천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가자 태안으로-아름다운 자원봉사] ‘검은 절망’ 걷어내는 ‘하얀 손길’

    [가자 태안으로-아름다운 자원봉사] ‘검은 절망’ 걷어내는 ‘하얀 손길’

    “장롱속 돌반지를 꺼낸 외환위기 극복정신으로 태안을 살려놓자.”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는 태안해안을 살리자는 참여 열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관·사회단체는 물론 일가족, 시험을 끝낸 수험생까지 동참하고 있다. 망년회를 오염 갯벌에서 하려는 이들도 있다. 태안을 향하는 ‘자원 물결´은 망연자실해 있는 주민과 기름냄새 등 악조건속의 봉사자들을 한결 가볍게 하고 있다. ●흥청망청 망년회 대신 태안에서 새해를 K은행은 게시판에 망년회보다 태안을 돕자는 의견이 봇물을 이뤄 15일 봉사활동팀을 만들어 태안으로 떠나기로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6일 봉사를 간다. 전창렬 총학생회장은 “연말이라고 술 마시는 시간이 많다.”면서 “게시판에 공고하지 않았는 데도 50여명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경북대 기독교동아리 ‘신원’은 이번주 말 구룡포로 가기로 했던 수련회를 취소하고 14·15일 태안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포털의 카페와 블로그에서도 자원봉사 관련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서울 보성고교 3년생 김상윤군도 12일 “인터넷과 블로그를 뒤지다 사정이 급한 것 같아 달려왔다.”고 말했다. 전날 동네 철물점에서 장화와 장갑도 준비했다. 삼성그룹은 기름 제거 작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중공업 소속 임직원 2100명이 태안에 급파된 데 이어 다른 계열사도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급식봉사단은 방제작업에 나선 민·관·군의 식사를 돕고 있다. 삼성그룹의 자체 전문가 조직인 ‘3119 구조단’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에서 기름 제거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간부와 자원봉사단 등 200여명도 13일부터 봉사활동에 나선다. 한화그룹도 매일 200여명이 자원봉사활동을 한다.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S-Oil 등도 방제장비와 물품을 지원했다. ●복구현장은 구슬땀 만리포해수욕장은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의 복구 열기로 가득 찼다. 전남 여수 돌산에서 온 최규옥(60)씨는 “우리도 씨 프린스호 사고를 당해봐 안다.”면서 “같은 어민이고 사정을 다 아니까 달려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수는 물이 깊어 피해가 덜하지만 여기는 물이 얕아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씨 프린스호 사고 전에는 하루 20만∼30만원을 벌던 것이 요즘은 3일에 10만원 벌기도 어렵다면서 태안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최씨는 내다봤다. 이날 만리포해수욕장에는 오후여서인지 복구인력이 적어 보였다. 방제당국은 전날보다 600여명이 많은 3680명이 만리포에서 복구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아침에 왔다가 떠났거나 다른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얼마 안 있어 모두 떠날 것을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장비부족 현상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에 달려온 한 자원봉사자는 “마대 자루가 없어서 작업을 못하고 있다.” “큰 통으로 (기름을)뽑아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등의 하소연이 잇따랐다. 방제대책본부 현장사무소 관계자도 “흡착포는 물론 방제복, 장갑, 장화 뭐하나 부족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안미현·이경주기자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조씨 또다른 범행 노렸나

    조씨 또다른 범행 노렸나

    강화도 총기 탈취의 용의자 조모(35)씨를 검거한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조씨를 대상으로 범행동기 등에 대해 철야조사를 벌였다. 조씨는 총기 탈취에 대해서는 혐의를 시인했지만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3층짜리 단독주택의 반지하 1층에 세들어 살았다. 그다지 형편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방 2개와 부엌이 있는 15평짜리 셋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5만원. 집주인 김모(69·여)에 따르면 조씨는 형편이 어려워 8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을 까먹어 보증금은 100만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셋방 월세 8개월치 못내 “생활고” 하지만 조씨는 검거 당시에 현금 100만원 뭉치 두 개와 10만원권 수표도 수십장을 소지하고 있었다. 조씨는 자신의 명의로된 은색 코란도 승용차를 갖고 있었다. 집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과 소지하고 있던 수백만원의 현금과 수표는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수백만원이 어디서 생겼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조씨가 탈취한 총기로 강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면 경찰에 신고가 됐을 수밖에 없지만 아직 총기협박 강도 사건 신고는 없는 상태다. 조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차 안에서 “도망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씨가 제2의 범행을 준비하려다 좁혀들어오는 수사망에 심리적인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조씨가 언론을 통해 수사흐름을 읽으면서 2차범죄가 불가능하며 곧 검거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아 치밀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좁혀오는 수사망 두려워 ‘편지 심리전´ 치밀하게 총기를 탈취했지만 제2의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조씨가 심리적인 압박과 불안감을 심하게 느꼈을 수 있다. 그래서 조씨는 전남 장성에서 총기를 모두 버리고 부산에서 경찰에 보내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범인이 전화가 아닌 편지를 이용한 것은 자수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사건을 축소하고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작성한 편지에서도 이런 불안감은 드러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용택 대한문서감정사회 회장은 “용의자가 편지에 쓴 필체는 막대기를 치듯이 쓰는 글자로 마음이 쫓기고 매우 불안정할 때 나타난다.“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있는 것은 자기 생각을 과신하는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리니지’ 게임을 좋아했다. 리니지에 보면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석원 前회장 불구속 기소

    서울 서부지검은 11일 1200억여원을 계열사에 부당지원한 혐의(특가법상 배임 등)로 쌍용그룹 김석원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김 전 회장의 재판과 관련해 청탁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추가 기소하고, 김 전 회장의 사면청탁을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신정아씨도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쌍용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나라종금과 한일생명을 위장인수하려다 실패한 뒤 2000억원대의 채무가 발생하자 쌍용양회를 통해 계열사에 부채탕감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김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 전 실장은 2005년 3월 김 전 회장의 집행유예 석방을 전후해 김 전 회장측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3억원을, 신씨는 올해 2월 김 전 회장의 사면을 변 전 실장에게 청탁한 대가로 김 전 회장의 부인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 20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변 전 실장은 신씨와의 대질심문 과정에서 “김석원 전 회장의 재판 과정을 알아봐줬다.”고 시인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줄기세포 연구에 한국 IT 활용했으면”

    “한국이 정보기술(IT)을 바이오기술(BT)과 줄기세포 연구에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실수(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로 미래를 잃어서는 안된다.” 복제 양 ‘돌리’ 연구자 이안 윌머트 박사가 11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윌머트 박사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이 주최하는 ‘한국-스코틀랜드 공동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양국 줄기세포 전문가들은 12일 워크숍을 통해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연구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윌머트 박사는 양국의 공동연구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 “무엇이든 좋지만 퇴행성 신경질환인 파킨슨병과 다발성 경화증, 운동성 질환인 루게릭병 등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10년 전 세계 최초로 체세포 핵 이식 기법으로 복제 양 돌리를 만든 그는 “줄기세포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인간의 질병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도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석 박사와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2년 전 개인적으로 만난 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보이는 곳만 하나”

    “보이는 곳만 하나”

    태안 일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방제 시스템은 여전히 ‘불통’이다. 방제작업이 유명 해수욕장에 집중되고 외진 섬에는 복구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전시용 방제작업’이란 불만이 터져 나온다. 특히 현장에서는 복구 장비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어느 국가기관 하나도 체계적으로 장비 지급을 담당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하는데 누구는 일당을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이 난리에 전시 복구가 웬말 11일 만리포에는 3000여명이 지원돼 해수욕장을 가득 채웠다.1만 1233명의 전체 인력 가운데 30%가 만리포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반면 관광객이 덜 찾는 해안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소원면 의항2리 주민 김관수(56)씨는 “신노루, 두멍재 등 3㎞의 해안은 복구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섬 사정도 마찬가지다. 근흥면 가의도리 주민 주동복(75)씨는 “섬 주변의 해안이 10㎞에 이르고 피해도 만리포와 비교될 정도로 큰데 지원인력은 고작 20명”이라면서 “작업복은 물론 흡착포도 오지 않는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장비 관할 정부 기관 없어 소원면 파도리는 인력이 넘치는데 장비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날 400명에 불과하던 지원인력이 이날 1200명으로 불어났다. 주민 박대연(60)씨는 “계획 없이 지원인력만 밀려오고 있다.”면서 “장비가 없어 그냥 바다만 바라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방제복, 장갑, 고무장화, 양동이, 마스크 등 개인 장비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정부 기관은 없었다. 해양방제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경찰청은 거대한 장비는 책임지지만 개인장비까지는 신경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군청은 “흡착포만 지급할 뿐 개인장비는 방제조합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제조합은 “해경의 지시에 따라 전문장비를 공급할 뿐 개인장비는 공급하지 않는다.”며 다시 해경으로 전화를 돌렸다. 재해를 총괄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장비공급 및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관련 부처 네 탓 공방 초기 대응 미숙이라는 비판에 해양수산부는 “기상청 예보보다 바람이 강해 예측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상청은 “사고 당일 풍랑주의보를 발효했으며, 사고지점인 격렬비도에서 측정한 예보치와 실측치를 비교한 결과 풍향과 풍속의 예보치가 정확했다.”고 맞받아쳤다. ●현장 지휘 체계 아직도 감감 자원봉사자들은 두통과 울렁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작업 가이드라인은 없다. 방제 작업을 관리하는 현장 센터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당을 놓고 반목이 발생하기도 한다.11일 꾸리나무골해수욕장에서 방제 작업을 한 주민들은 남자 7만원, 여자 6만원의 일당을 받았지만, 인근 해수욕장에서 일한 주민들은 받지 못했다. 더 의아한 것은 일당이 방제조합에서 나온 것인지, 군청에서 나온 것인지, 사고 회사에서 지급한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태안 이천열 이경주 신혜원기자 sky@seoul.co.kr
  •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방제선이 기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기름띠를 따라가기 바쁘니 이게 늑장대응이지 뭐야. 방제선이 어제만 들어왔어도 가로림만은 살릴 수 있었어.” “철새에 대한 2차 감염 대책이 없으니 불안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어요. 천수만에 기름이 들이닥치는 것도 시간문제인데….” 태안 반도의 최북단이자 충남 최대의 양식업 밀집지역인 가로림만 어민들은 당국의 늑장 대처에 울분을 토했다. 당국은 사고 초기 가로림만까지 기름띠가 밀려 올라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이자 태안 반도 최남단의 천수만 철새들은 시시각각 밀려오는 기름 냄새로 날갯짓이 한풀 꺾였다. 기름이 언제 급습할지 모르는 어민들은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부의 무관심에 불안해 했다.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한탄과 불안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인간과 동물 생태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름에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태안군 이원면 내리2구 만대마을 주민들은 10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자식처럼 키워온 굴껍데기에는 검은 기름이 가득 차 있었다. 최순옥(50·여)씨는 “지난 8일에 펜스만 쳤어도 막을 수 있었는데,9일 기름이 가로림만 안으로 흘러오자 그제서야 방제선들이 뒤따라 들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한 달에 두 번 있는 물살이 가장 센 사리 때인데 정부는 어떻게 가로림만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죽희(62·여)씨는 “기름이 붙은 굴을 집에서라도 먹을까 해서 비누로 닦았는데 검은 기름이 안 떨어졌다.”며 울먹였다. 김홍규(55)씨는 “뒤늦게 19대의 방제선이 들어와 유화제를 마구 뿌렸다.”면서 “어민 건강은 생각도 않느냐고 항의해도 막무가내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근처의 간월도리 어촌계장 안도근(57)씨는 9일 밤 가로림만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손놓고 당한 가로림만을 보니 천수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10일 어민들은 하루 종일 대책회의를 했지만 당국의 대책은 내려오지 않았다. 안씨는 “천수만은 안면대교 초입에 펜스를 치면 지형 특성상 기름 유입을 막을 수 있지만 정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우선 시청에 흡착포라도 요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굴을 내년 4월까지 계속 따야 하기 때문에 현재 피해가 없어도 몇 달 후 잔여 기름에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천수만은 철새도래지인 만큼 생태계의 2차 피해도 예상되지만 역시 대책이 없었다. 서산천수만철새기행발전위원회 문윤식(43) 사무국장은 “만리포 쪽에서 오염된 물고기와 새들이 생태계에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서 “다른 새의 내장을 주로 먹는 갈매기나 맹금류가 기름 피해로 죽은 물고기나 새를 잡아 먹으면 그야말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안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방제약품 대량살포… 2차오염 막아라”

    “방제약품 대량살포… 2차오염 막아라”

    만리포, 천리포, 모항, 신두사구…. 언제나 넉넉한 가슴으로 반겨주던 태안 앞바다를 찾은 9일 쉼 없이 밀려오는 기름띠는 백사장을 검게 물들였다. 주민들은 구토를 호소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지운근(41) 사무처장과 동행 취재에 나섰다. 만리포해수욕장에 이르기 3㎞ 전부터 역겨운 기름냄새가 진동했다.“내가 여기에 산 지가 44년인데, 이런 난리는 처음이여.” 백사장에 쌓인 기름덩어리를 걷어내던 주민 국응표(73·여관업)씨는 “주말이면 여관이 꽉 찼는데 어제부터는 손님이 완전히 끊겼다.”면서 “올겨울 해맞이 장사는 고사하고 내년 여름에도 해수욕장 손님 받기는 틀렸다.”고 한탄했다. 백사장 모래는 물론이고 방파제까지 새까맣게 변했다. 기름덩어리는 5∼6㎝ 두께로 쌓여 있었다. 수천명이 양동이에 퍼 담았지만 기름을 해변으로 밀어올리는 파도에는 역부족이었다. 만리포 위쪽의 천리포해수욕장에서는 양수기로 기름을 퍼내고 있었다. 태안해양경찰서 하승영(39) 주무관은 “기름이 너무 많아 양수기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당 12t을 뿜어 올리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만리포 아래에 있는 모항에는 배들이 묶여 있었고, 주민들은 조업은커녕 기름을 걷어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주민 정흥영(56)씨는 “요즘 꽃게잡이로 하루 200만∼400만원을 벌었는데 언제 바다로 다시 나갈지 알 수 없다.”며 가슴을 쳤다. 전복, 해삼, 조개, 낙지, 굴 등 해산물 채취는 완전히 중단됐다. 박기산(57)씨는 “우리 대에서 고기잡이는 끝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해안을 둘러보던 지운근 사무처장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량살포되고 있는 화학약품과 유화제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오염”이라고 걱정했다.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때도 화학약품에 의한 생태계의 2차 오염과 방제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의 건강문제가 심각했다. 그는 “사고가 난 지 10년이 지난 여수에서는 여전히 유층(油層)이 나오고 있다.”면서 “주변 양식어장, 자연어종 및 갯벌, 백사장 등의 해양생물 종에 대한 집중적인 피해는 수개월 내에 나타나지만 사고 해역 생태계 기반과 구조에 따라서는 그 피해가 수십년에 걸쳐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리포에서 기름 먹은 모래를 퍼내는 복구작업을 지켜본 지 사무처장은 “모래를 통째로 퍼내면 다음 밀물 때 들어오는 기름이 더 깊숙이 갯벌 속으로 침투한다.”면서 “먹이사슬의 최하위층인 갯벌까지 기름이 스며들면 생태계가 모두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복구작업의 체계도 중구난방이었다. 작업에 참여하는 상당수는 주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군인 등이었다. 효율적으로 작업을 지휘할 전문가가 현장에는 거의 없었다. 지 사무처장은 “인력을 만리포에만 집중 배치해,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인 신두사구 등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안 이천열 이경주 신혜원기자 sky@seoul.co.kr
  • 연세대 오류논술 전원동점 처리

    연세대는 7일 오류 논란에 휩싸인 (치)의예과 수리 논술 문항을 공개하고 전원 동점처리했다. 연세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의 시험 문항을 공개하며 “논술 문제의 유형상 오류는 없으나 수학적 엄밀성을 고려해 모든 응시생에게 동일한 점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측이 이번에 공개한 시험 문제는 최근 오류를 제기한 A학원이 복원한 시험문제와 같았다.A학원 관계자는 “대학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 입장에서 평가받을 만하다.”면서 “학생들이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