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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한양대 설립 백남 김연준 박사 별세

    작곡가이자 한양대 설립자인 백남(白南) 김연준(金連俊) 전 한양학원 이사장이 7일 0시30분 숙환으로 한양대 병원에서 별세했다.94세. 1914년 2월20일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어난 김 전 이사장은 1939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한양대의 전신인 동아공과학원을 설립했다. 김 전 이사장은 이후 한양대, 한양여대, 한양대 사범대학 부속 중·고교, 한양초등학교, 한양여대 부속 유치원, 한양대 의료원, 한양사이버대 등을 설립했고 한양증권주식회사, 백남관광주식회사, 한양개발주식회사, 대한출판주식회사 등을 운영했다. 그는 지난해 1월 고령에 따른 건강 악화로 한양학원 이사장직을 최선근(86) 현 이사장에게 넘겼다. 음악가로서 김 전 이사장은 연희전문학교 시절 현제명 교수를 사사한 뒤 ‘청산에 살리라’,‘비가’,‘시인의 죽음’ 등 가곡 1600여곡을 작곡했으며 한국음악협회 명예이사장과 한국작곡가협회 상임고문을 지냈다. 또 김 전 이사장은 대한일보와 기독교신문을 창간했으며 국제신문인협회(IPI) 이사, 기독교신문 발행인, 대한체육연맹 회장, 우정의 사절단 한국본부 총재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이사장은 평생을 교육과 음악 등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1년 교육공로 봉황장을 비롯해 1991년 이탈리아 문화공로훈장,1996년 국민훈장 무궁화장,1998년 금관 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백경순(82) 여사와 김명서(60·여) 한양대 음대 교수, 김종량(58) 한양대 총장, 김명희(55·여) 한양대 사범대 교수, 김종식(51) 백남관광 부회장 등 2남2녀가 있다. 한편 학교측은 “유족들이 ‘외부에 알리지 말고 조용하게 (상을) 치르라.’는 김 전 이사장의 유지를 받들기로 했다.”며 언론사 등에 협조를 당부했다. 빈소는 한양대 한양종합기술관 6층에 마련됐고, 발인은 11일 오전 10시.(02)2220-0030.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불 끄려니 소화전 물 안나와”

    “급히 소화전을 찾아 물을 뿌리려고 했는데 정작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형 참사가 빚어진 ‘코리아2000’ 물류센터 냉동창고의 소화전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점검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이번 사고 역시 인재(人災)였다. 불이 난 냉동창고의 바로 옆 창고를 임대해 쓰는 김모(36)씨는 7일 화재 발생 직후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사고 창고의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김씨의 창고 외부 소화전에서 호스를 끌어다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물이 나오지 않았다. 당황한 이 남자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해 함께 소화전을 작동했지만 물은 5∼6초 동안 찔끔거리다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할 수 없이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평소 창고 안에 소화전과 소화기 등 소방장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처럼 보여 안심했는데 정작 중요한 순간에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코리아2000’은 겉보기에는 창고의 전등 하나까지도 일일이 교체해 줄 정도로 관리를 잘했다.‘코리아2000’ 홈페이지에도 완벽한 소방시설과 철저한 화재보험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내실은 형편없었던 셈이다. 소방서의 점검 소홀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1∼2년에 한 번씩 소방점검을 하고 있으며 소방전이나 소화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해 보고 시정이 필요하면 사업주에게 보완명령서를 보낸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하반기에 소방서에서 나온 사람들이 실제 작동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한 번 둘러보고 서명만 하고 돌아갔다.”고 털어놨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화재 창고의 안전 점검을 한 것은 소방서가 아니라 하청업체인 S전기컨설팅이었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가 이권에 개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민간시설의 소방점검은 민간업체에 맡긴다. 소방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민간업체의 점검 보고서류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이천시 관계자는 “대형 공장의 경우에는 소방서에서 감독해야 한다.”고 말해 소방서와 이견을 보였다.이재훈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불이야…탈출 몇초뒤 폭발”

    7일 경기 이천시 호법면 냉동창고 ‘코리아 2000’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부상자들은 화마의 고통으로 몸서리를 쳤다. 화재현장에서 구조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베스티안병원으로 이송된 안순식(51·서울 도봉구)씨는 “보온재 마무리작업을 하던 중 한 아줌마가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질러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빨려들어 가는 것 같았다.”며 “무조건 앞으로 내달렸고 창고를 50m 정도 빠져나왔을 때 펑 소리가 크게 들렸다.”고 전했다. 안씨는 “화재가 창고 안쪽에서 났는데 정확한 곳(발화지점)은 모르겠다.”며 “주변에 함께 일하고 있던 인부 7명과 관리자 2명이 있었는데 다른 인부들은 이미 구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처절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임충원(44·여)씨는 온몸에 붕대를 감싼 채 거칠게 숨을 몰아 쉬면서 “(이 번호로) 전화를 해달라.”며 지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응급치료를 받은 뒤 곧장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박종영(35)씨와 심영찬(49)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온몸에 각각 15∼35%가량의 화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스티안병원 김선규 일반외과 과장은 “이송된 4명 모두 목숨엔 지장이 없다.”면서도 “화상이라는 것이 처음보다 며칠 지난 뒤 상태가 더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얼굴을 많이 다쳐 폐 손상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기관지에 그을음이나 유독가스가 들어가 폐가 망가지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며칠 지나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구로성심병원에도 화재현장에서 구조된 천우한(34)·이경희(49)·최중한(46)씨 등 3명이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경희씨의 동료 김광식(55)씨는 “부산에서 올라 온 이씨는 오늘 마무리 작업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 갈 참이었다.”며 동료의 고통에 말을 잇지 못했다. 두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는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이 속속 도착해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침상에 누워 있는 부상자를 접하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에 왔다며 신년인사 왔는데…”

    “한국에 왔다며 신년인사 왔는데…”

    7일 ‘코리아 2000’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희생된 사람들은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나 하청업체 직원, 중국 동포들이었다. 하루하루 힘든 노동을 하며 먹고 사는 이들이었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특히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고국으로 일하러온 중국동포 12~13명이 사망했다. 생사확인이 안 되다 끝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김준수씨의 장모 명모씨는 “손녀가 눈치가 뻔해 ‘아빠가 다친 거야?’라고 물어서 할머니가 확인해 보고 온다며 다독이고 겨우 나왔다.”면서 “사위는 딸에게 ‘5일 뒤면 일이 모두 끝나니 그때부터 많이 놀아주겠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오열했다. ●대부분 일용직근로자·하청업체 직원 사망한 중국동포 김용해(26)씨의 고모 김모씨는 “조카가 몇달 전에 중국 지린성에서 한국으로 돈벌러 왔다.”면서 “며칠 전에는 나에게 신년 인사까지 다녀갔다.”며 땅을 쳤다. 김씨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본 뒤 신호가 가다가 곧바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오자 다시 눈물을 흘리며 실신했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베스티안병원에는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던 중국동포 부부가 동시에 사고를 당한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응급치료를 받고 입원해 있는 임춘원(44·여)씨는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고 몸 전체의 35%에 화상을 입었다. 남편 이성복(44)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중국 지린성에 23세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한국에 온 부부는 창고의 단열재 마감 작업을 했다. 임씨의 담당의사는 “의식도 없고, 얼굴 화상도 심해 세균이 들어가면 폐로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안순식(51)씨는 이천에서 생활하며 주말에만 서울 도봉구 집을 방문하던 가장이었다. 매형 김진세(63)씨는 “용접일을 30년 정도 하면서 아들·딸 다 키우고 효도받는 일만 남았는데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혼 3개월만에 날벼락 화상을 입은 천우한(34)씨는 서울 구로성심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천씨의 아버지 천종길(61)씨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천씨는 몸 전체의 50% 이상에 2∼3도 화상을 입었다.”면서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화상뿐만 아니라 기도의 상태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천씨는 유치원 교사인 부인 전모(30)씨와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그는 경기 성남시 단대동에 신접 살림을 차리고 “출퇴근이 편한 가까운 회사로 옮기겠다.”며 ‘코리아 2000’에서 냉동기술자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새 직장에서 1개월 반 만에 사고를 당했다. 천씨의 아버지는 임신 3개월인 며느리가 충격을 받을까봐 아들의 사고 소식을 며느리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뒤늦게 남편의 동료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전씨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에야 병원에 도착해 오열했다. 이경주 서재희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서민들 ‘고유가 쓰나미’

    서민들 ‘고유가 쓰나미’

    끝없이 치솟는 유가가 휘발유 소비 증가세를 멈춰 세웠다.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한때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서민생활에도 유가 급등의 ‘쓰나미’가 닥치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같은 달 수준(증감률 0%)을 기록했다. 2006년 9월부터 시작된 증가 행진이 1년3개월 만에 멈춘 것이다. 공사 측은 “아직 최종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12월 소비량은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올해의 경우 감소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증가 폭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공사가 전국 11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해 첫째주(12월31일∼1월4일) 휘발유 전국 평균가격은 ℓ당 1636.58원으로 전주보다 5.31원 올랐다. 사상 최고치다. 특히 서울지역은 ℓ당 1705.86원으로 11.49원이나 급등했다. 강남·여의도 등 목 좋은 주유소는 19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한계 상황에 몰린 소비자들은 승용차 이용과 난방을 줄이고 인터넷을 뒤져 절약 노하우를 찾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회사원 박모(31)씨는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는 2만∼3만원어치만 넣고, 도심 외곽에서 값싼 주유소를 발견하면 연료통을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냉동탑차를 운전하는 김모씨(43)는 “1t 트럭 기준으로 보통 한 달에 기름값이 30만원 정도 나왔는데 최근에는 보름 동안에 29만원이나 들었다.”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은 “액체는 저온에서 부피가 수축하는 특성이 있으니 온도가 낮은 새벽에 주유하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기름을 넣을 수 있다.”는 등의 아이디어를 올리고 있다. 안미현 이경주기자 hyun@seoul.co.kr
  • [단독]未堂 고택 수년째 ‘유령의 집’

    [단독]未堂 고택 수년째 ‘유령의 집’

    마당 여기저기 쌓아놓은 고철더미 옆에서 도둑고양이가 뛰어나왔다. 녹슨 철제 대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지만, 담을 쉽게 넘나들 수 있도록 누군가가 나무발판을 만들어 놓았다. 마당에는 지난해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나무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집안 구석구석 먼지가 켜켜이 쌓였고, 방마다 찢어진 벽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문짝이 떨어진 채 주저앉은 싱크대가 도둑고양이와 함께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고(故)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택(古宅)이다. 미당의 고택(대지면적 304.2㎡·건물면적 154.71㎡)이 지방자치단체의 졸속행정으로 4년 넘게 흉물로 방치돼 있다. 미당은 1970년부터 2000년 12월 사망할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지금은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됐고, 초등학생들은 이 집을 지나기가 무섭다고 아우성이다. 2003년 12월 관악구가 이 집을 매입할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 관악구 담당자는 “고택을 매입하라는 서울시의 지시에 따라 7억 5000만원의 교부금을 시에서 받아 사들였다.”면서 “문화재적 가치를 따지기보다는 몇몇 언론이 ‘미당의 고택이 민간인에게 넘어가 철거 위기에 있다.’고 보도하자 시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악구는 매입 이후 2004년 7월 고택을 활용한 ‘관악문학사랑의 집 건립계획’을 마련하고 개·보수비용 7억원을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도리어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 지원을 거절했다. 구는 지난해 1월 긴급복구비용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서울시에 특별교부세 3억 4300만원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문화재청은 “고택은 1969년에 지어진 흔히 볼 수 있는 2층 양옥이어서 문화재가 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미당의 친일 논란도 개·보수의 걸림돌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매입 당시부터 시인의 친일경력 때문에 보존에 찬반 논쟁이 있었다.”면서 “향후 사업도 이 논쟁 때문에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전북 고창의 미당 생가가 문학관과 함께 잘 보존돼 있어 서울 고택의 매입 및 관리 자체가 ‘중복 행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구에서 조사한 결과 내년에도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집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서울시가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면 구 자체 예산으로 응급보수는 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남편이 말한 나눔의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이야”

    “남편이 말한 나눔의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이야”

    “남편이 5년 전에 말했던 나눔의 기쁨을 이제야 알겠어요.” 경남 고성군에 사는 김미숙(48)씨는 지난 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만성신부전증을 앓는 환자를 위해 신장이식 수술을 했다.2003년 말 남편 강태선(49) 목사가 신장을 기증한 지 5년 만이다. 당시 강 목사의 신장을 받았던 환자의 남편은 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자신의 신장을 또 다른 환자에게 기증했고, 이것이 이어져 그동안 다섯 쌍의 ‘사랑의 신장이식릴레이’ 수술이 이어졌다. 김씨는 “남편이 신장을 기증하고 난 뒤에도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서 나도 건강할 때 신장을 나누고 싶었다.”면서 “이렇게 기쁨이 클 줄 알았으면 남편보다 먼저 기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아내의 신장 기증 결심을 듣고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지금은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누워 있는 아내를 보니 우리 부부가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이 부부는 남편과 아내가 모두 장기를 기증한 16번째 사례”라면서 “신장이식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기증자와 이식자 모두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이 시작된 이래 지난해 10월까지 총 30만 5254명이 장기기증을 희망했으며, 이중 3083명이 실제로 장기기증 수술을 받았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대교협은 ‘제2의 교육부’

    대교협은 ‘제2의 교육부’

    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 총회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함으로써 한껏 고무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제2의 교육부’로 불릴 정도로 한껏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찬장에서 새 정부의 대학입시 자율화 방침과 함께 책임도 강조했다. 대교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건배사에서 “자율”을 외치자 참석한 총장들은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손 총장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고, 우리 역사에 추앙받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당선인의 참석에 대해 “대교협은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사는 전국 201개 회원 대학 가운데 이례적으로 169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뤘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들이 김신일 교육부총리보다는 손 총장에게 몰려 대교협과 교육부의 뒤바뀐 위상을 보여줬다. 김 부총리는 지난 10년간 교육이 혼란스러웠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도) 입시는 보완은 하되 뒤집지는 말아야 한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 현 대교협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에게는 “정부도 대학의 자율성에 동의한다. 규칙을 정해놓고 하다 보니 규제로 나타났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총회와 오찬에 이어 열린 분과회의에서는 새 정부의 자율화 확대 방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지방대 총장들은 대학 자율화 정책이 자칫 대학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윤경로 한성대 총장은 “자율화라는 것이 말은 좋지만 기업논리를 대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메이저와 마이너 대학,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재현 공주대 총장은 “자율을 주는 것은 좋지만 대학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식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최성해 총장은 “그간 대학의 무한경쟁 체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이 당선인과 오찬을 통해 보완책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대입 자율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4일 “대학 입시 자율화의 길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대학 총장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자율화에 따른 책임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의 질 향상”이라면서 “2008년을 한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교육부가 30년간 대입을 주관했지만 사실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면서 “30년 전에 대입에서 손을 놓고 대학 자율에 맡겼다면 몇 년간 혼란스러웠을지 모르지만 지금쯤 매우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고 입시 제도도 정착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책은 평준화를 전적으로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상당부분 평준화에 두지만, 다양성과 수월성도 함께 검토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대학에 들어갈 학생을 안심시키고, 부모에게도 이제 사교육비가 좀 적게 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하고 “대학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대학, 학부모, 학생 모든 것을 감안해서 좋은 의견을 인수위에 제안하면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교협 정기 총회에서 제14대 대교협 회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과 기업, 정부 등 산·관·학이 함께 하는 경쟁력강화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둔다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새 대통령이 직접 챙겨줄 것을 건의했다. 김재천 이경주기자 patrick@seoul.co.kr
  • “경찰이 보복성 표적수사” 김승연사건 첫 수사관 주장

    김승연 한화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최초로 수사했던 경찰관이 보복성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오모 경위는 3일 전·현직 경찰관 모임인 무궁화클럽(www.police24.or.kr)의 ‘현장의 목소리’ 게시판에 글을 올려 김승연 사건 수사에 대한 보복으로 경찰로부터 근거 없는 중복·표적수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경위는 지난해 3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보복폭행을 저질렀다는 첩보를 입수해 최초로 수사를 벌이다가 상부의 압력으로 중단한 인물이다. 오 경위는 지난해 3월 기업형 안마시술소에 대한 수사를 통해 성매매에 따른 수익 10억원을 몰수하고 세금 40억원을 추징토록 했는데, 해당업소의 실제 건물주가 경찰 내 모 인사와 공모해 투서를 통해 계속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2개의 전담팀을 꾸려 범죄자가 소설같이 작성한 내용을 넘겨받아 나를 수사하고 있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조직에 대해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 글은 다른 경찰관에 의해 사이버경찰청(www.police.go.kr)의 ‘경찰발전제언’ 게시판에도 소개됐으나 경찰청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본고사 부활 “No” 논술 강화 “Yes”

    본고사 부활 “No” 논술 강화 “Yes”

    대학 입시가 대학 자율에 맡겨지더라도 대학들은 본고사를 부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논술의 비중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3일 “본고사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고사를 치르던 시절의 인재상과 지금의 인재상은 다르기 때문에 본고사 부활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현행 논술에는 변화가 올 것이다.(교육부가 준) 가이드 라인에 의한 비정상적인 형태의 논술이 아니고 논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답이 있는 논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옛날식 본고사인 국·영·수를 따로 보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몇몇 입학처장들과 얘기해 보니 논술을 변형하거나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논술은 학생들을 평가하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김경범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입시 안정성을 고려했을 때 당장 큰 변화가 생길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2009학년도 입시안을 보통 3월까지 발표하는 만큼 수능 등급제를 어떻게 바꾸고 대학에 어떤 정보가 제공될지 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대입제도 변경에 혼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걱정이 앞섰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이영임(41·주부)씨는 “대학 자율로 전형을 실시하면 내신보다 본고사의 반영비율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면서 “본고사에 대비하는 학원을 따로 보내게 되면 학원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강혜경(42·어린이집 운영)씨는 “상위권 대학이 본고사를 부활시키면 중위권 이하 대학들도 다 따라 할 것 같다.”면서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학원비가 지금 60만원 정도인데 얼마나 더 늘지 고민이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학생들은 잦은 입시정책 변화에 불만을 쏟아냈다. 일반고 진학을 앞둔 이주희(16)양은 “특목고 대비반을 다니다 일반고를 가서 내신 잘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특목고 진학을 포기했는데 계속 외고 준비를 할 걸 그랬다.”면서 “학원 선생님들이 내신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하더라. 특목고를 포기해서 괜히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선정고 2학년 조모(18)군은 “수능등급제를 한 해 시행하고 다시 되돌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짓”이라면서 “‘저주받은 89년생’들처럼 우리도 ‘저주받은 90년생’이 될 것 같은데, 우리가 교육 정책의 마루타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재희 이경주기자 s123@seoul.co.kr
  • 교수들이 뽑은 올 희망 사자성어 光風霽月 (광풍제월)

    교수들이 뽑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광풍제월’(光風霽月)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새해를 맞아 지난해 12월15일부터 20일까지 교수 340명을 대상으로 ‘희망의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32%의 응답자가 ‘광풍제월’을 택했다고 2일 밝혔다. 광풍제월은 북송의 시인인 황정견이 유학자 주돈의 인품을 표현한 말로 훌륭한 성품이나 잘 다스려진 세상을 표현할 때 쓰인다. 이화여대 정재서(중문학)교수는 “그동안의 갖가지 난제와 의문이 씻은 듯이 풀리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자성어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새 정부 교육정책 어디로] “자율권은 대학에… 대교협은 조정역”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 입시와 학사 관련 업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이양한다는 방침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과 관련, 대교협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과 차기 회장 내정자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2일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대학의 자율과 책무에 똑 같은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교육부의 권한이양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 총장 사실상 각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학들이 대입 등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대교협은 큰 틀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동안 대교협은 입시 전형안 발표와 대학 평가 등의 업무에 집중했다. 앞으로 그보다 발전된 형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손 총장 기본적으로 대입과 학사는 대학 자율로 맡겨야 한다. 지금껏 대학들이 외쳐 왔지 않은가. ▶대교협이 중책을 맡게 되는데 문제점은 없나. -이 총장 이미 대교협은 대학 입시 관련 업무를 해왔다. 교육부에서 여러 권한이 넘어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실무진이 연구하고 있다. -손 총장 대교협에서 실무팀을 구성해 준비 중이므로 문제점은 없을 것 같다. ▶대학이 대입과 학사를 가져가야 하는 이유는. -손 총장 학생은 진학의 선택권이 넓어져서 좋고, 대학은 자신이 원하는 학생을 뽑아 더 유능한 인재로 만들어 사회에 내보낼 수 있어서 좋다. 미리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정하고 그에 맞춰 공부하므로 사교육비도 준다. 자꾸 바뀌는 교육제도에 대한 불안감도 줄 것이다. 눈치작전 역시 없어질 것이다. 어떤 대학은 수능만으로, 어떤 대학은 시험 없이, 또 다른 예술대학은 실기만으로 뽑지 않겠는가. ▶대학 제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총장 대교협은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입시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므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의를 통해 조정할 것이다. -손 총장 입학은 굉장히 사회적으로 민감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도록 각 대학의 입학처장들이 모여서 자율규제방안을 만들 예정이다. 입학은 각 대학 입학처에서, 학사는 교무과에서 책임지는 것이 전제되지만, 대교협이 입시비리 등에 대한 감사권이나 고발권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서재희 이경주기자 s123@seoul.co.kr
  • [2008 희망지기] 소년원 출신 인쇄소 창업 황찬·박은희

    [2008 희망지기] 소년원 출신 인쇄소 창업 황찬·박은희

    “새해에는 꿈과 희망만 얘기할래요. 모두 파이팅하세요” 소년원 출신의 두 젊은이가 2008년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한국소년보호협회가 지원하는 창업 소기업 엔씨위즈(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를 운영하는 황찬(23)·박은희(20)씨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한국소년보호협회는 법무부 재단으로 소년원 출신 청소년들의 재활을 위해 소기업 창업을 돕고 있다. 인쇄·출판 업체인 엔씨위즈도 그중 하나다. 두 젊은이는 지독한 불황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성실성으로 월매출 600만원을 올리며 엔씨위즈를 반석 위에 올려 놓았다. ●월수입 600만원 사장으로 황씨는 15세 때 벌써 폭력전과 5범이 돼 소년원 학교인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에 들어갔다. 황씨는 이 시기를 “잠시의 실수로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소년원 학교에 들어가 인쇄기술을 접했고, 이제는 어엿한 디자이너로 우뚝 섰다. 황씨는 올해 소년보호협회가 지원하는 ‘창업지원 1호’ 사업가가 된다. 이왕이면 인쇄업 1번지인 서울 충무로에서 겨뤄 보고 싶다. 그가 배운 진리는 ‘기본을 지켜라.’이다.“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가 좌우명입니다. 기본이 틀어지면 그 위에 아무것도 세울 수 없습니다. 소년원 학교에서 도망치고 싶은 때도 많았지만 기본을 지키기 위해 견뎠습니다.” 황씨는 매출 600만원 중 100만원만 갖는다. 나머지는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걸어온 소년원 후배들의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박씨는 소년원 여학교인 정신여자정보산업학교 시절을 ‘열심히 살지 못했던 나를 반성했던 시기’로 규정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록음악에 빠져 밤마다 클럽을 전전하다 학교를 그만뒀다. 소년원 학교에서 컴퓨터, 피부미용, 네일아트 등 자격증 10여개를 땄다. 그는 짧지만 뼈아픈 경험을 통해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는 말을 깨달았다.“뿌린 대로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가 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처럼 한때 실수했던 사람들도 노력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내 노력은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황씨와 박씨는 올해 연말에 다시 서울신문 독자들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자신만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을 황씨와 훌륭한 인쇄디자이너가 돼 있을 박씨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안산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88만원 세대’ 멍에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88만원 세대’ 멍에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대학 졸업과 함께 IMF 한파에 부딪쳤던 72년생과 청년실업 대란 속에 비정규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84년생 쥐띠 네 명이 2008년 무자년(戊子年)을 맞이해 만났다. 안진걸(36·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 라광수(36·도시철도공사 직원)씨와 김우광(24·한양대 졸), 김소림(24·여·한국외대 4)씨는 12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소박한 연대를 통해 2008년의 희망을 모색했다. ●군사정권 맞선 마지막 세대 VS 88만원 세대 안진걸(이하 안) 90년대 초반 학번들에게는 ‘386세대’니 ‘유신세대’니 하는 세대를 구별하는 말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공유했던 역사적 사실은 있다.1991년 대학 새내기 때 91학번 동기인 강경대 학생이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숨졌다.1983년생은 잘 모르겠지만 백골단은 청바지와 청재킷을 입고 하얀 헬멧을 쓴 진압 전문 경찰부대였다. 강경대 열사 사망 이후 같은 또래의 대학생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분신정국’의 열병도 경험했다. 마지막 군사정권인 노태우 정권에 항거하는 것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독재에 맞선 마지막 세대, 이것이 91학번이다. 라광수(이하 라) 우리 세대의 특징은 경쟁이다.91학번들은 역대 최고의 대학 입학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려고 준비하던 1997년에는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터졌다. 대학원으로, 고시촌으로 흩어지거나 자포자기했다. 안 72년생들은 시민단체로도 많이 들어갔다. 선배들처럼 변혁이나 혁명은 아니어도 사회에 소박하게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김우광(이하 우광) 요즘 낮에는 취업준비를 하고 밤에는 카페에서 5시간씩 일한다. 월급은 80만원이다. 이런 우리를 일컬어 ‘88만원 세대’라고 한다. 중학교 때는 부모님들이 IMF 사태로 명예퇴직하는 것을 목격했고, 고등학교 때는 ‘열린교육 1세대’ 또는 ‘이해찬 1세대’라고 불렸다. 김소림(이하 소림) 우리 또래는 대학입학 전에 이미 4년간의 공부 커리큘럼을 짜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낭만은 바라지도 않는다. 학점, 토익, 봉사활동, 어학연수, 자격증 등 ‘취업 5종세트’를 갖추는 게 목표다. 물론 다 갖춰도 정규직으로 입사하기 힘들다. 공부를 안 한 것도 아닌데 면접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청년실업의 해법은? 소림 아직 어떤 분야에 취업할지 정하지도 못했다.‘열심히 하면 붙을까.’란 의심과 절망 뿐이다. 친구가 특정 직종을 준비하면 무조건 따라하는 경향도 있다. 라 우리도 겪었지만 요즘 청년실업은 정말 심각하다.80년대 선배들처럼 데모도 열심히 하고 취업도 잘 하는 그런 세대는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회에 뭔가를 기여하겠다는 신념 같은 것도 버리지 않았다. 요즘 후배들은 삶의 목표가 곧 취업이 됐다. 안 전체 채용의 5%도 담당하지 못하는 대기업에 들어가야 취업에 성공했다고 여기는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대학입학 성적이 평생을 좌우하는 학벌사회도 바뀌어야 한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세대간 연대가 필요하다 안 희망의 2008년을 맞기 위해서는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386세대 등 사회를 고민했던 선배들이 이젠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88만원 세대’의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세대가 함께 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올해 사회적 연대의 일환으로 대학등록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이다. 소림 선배들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대항했으나 우리 세대는 장학금 등 개인적으로 풀려고 한다. 우광 우리 세대는 선배들처럼 거대한 담론에 대해 똑 부러지게 얘기하지 못한다. 자기 생각도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라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는 많은 일을 하다가 지난해 겨우 정규직으로 취직했다. 함께 입사한 후배들을 보면 자기 주장을 우리보다 훨씬 잘 표현한다. 안 고용시장의 55%가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 비정규직이 돼야 하는 게 현실이다. 소림 자발적인 비정규직은 아무도 없다. 우광 커리어를 쌓기 위해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도 결국 정규직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한다. 안 비정규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는 말까지 나오지 않았나. ●2008년 우리의 꿈 우광 최선을 다하면 꿈과 목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소림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안 우리 사회가 힘들다고 하지만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빠른 시간 내에 이룬 저력이 있다. 세대간 소통을 통해 연대를 이루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지난해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하며 자조했다면 올해는 ‘참 소중한 인생’이라고 느끼며 사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윤동주문학상 ‘옌볜소녀’ 연세대 4년 장학생 합격

    ‘윤동주 문학상’ 대상을 받았던 옌볜 출신 ‘문학 소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연세대에 4년간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연세대는 중국교포 4세 한국화(韓菊花·19)양이 수시 2학기 외국인 전형에서 인문학부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고 30일 밝혔다. 국화양은 지난 5월 연세대 윤동주기념사업회 주최로 옌볜에서 열린 ‘윤동주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연세대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국화양은 갈수록 민족적인 색채를 잃어가는 중국교포 사회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윤동주와 나누는 대화’라는 제목의 수필을 써서 상을 받았다. 국화양은 “옌볜 출신의 윤동주 시인은 중국교포들의 희망이자 자랑”이라며 “국가와 민족을 사랑했던 윤동주의 정신을 기리며 편지 형식을 빌려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국화양은 그동안 청소년 소월문학상 장려상, 조명희 청소년문학상 은상 등 9개 문학상을 수상해 문학적 재능을 보여왔다. 국화양은 특히 수시 2학기 면접을 위해 한국을 찾기 전에는 한 번도 한국땅을 밟아 본 적이 없었지만 윤동주의 ‘서시’, 신석정의 ‘그 먼나라를 아십니까’ 등의 문학작품을 읽으며 우리말을 공부했다. 국화양은 “소중한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면서 “아름다운 작품을 쓰고, 옌볜 교포들에게 우리 문학작품을 전하는 ‘한국문학 전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4백만원 때문에…” 초등생 3명 유괴

    초등학생 3명을 납치한 유괴범이 12시간 만에 붙잡혔다. 아이들은 모두 무사히 돌아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0일 초등학생들을 납치하고 돈을 달라고 부모를 협박한 이모(30·무직)씨에 대해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약취·유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9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B초등학교 근처에서 “원더걸스 공연을 보러가는 중인데 같이 가자.”며 김모(9)군, 이모(9)군과 이군의 동생(7)을 유인해 자신의 승용차에 태웠다. 이후 이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1인당 150만원씩 총 450만원을 가져오라고 협박했다. 경찰은 “이씨가 경기 고양시로 도주했다가 오후 9시40분쯤 서울 종로에서 이군의 부모에게 협박전화를 했지만, 경찰의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오후 11시쯤 목동 열병합 발전소 근처에서 차량에 아이들을 놔두고 도망쳤다.”고 밝혔다. 이씨는 30일 오전 3시쯤 이전에 세들어 살던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었으며, 지인들에게 빌린 생활비 400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몇백만원의 적은 돈을 요구하는 유괴는 드문 경우로 큰 액수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완전범죄가 가능하거나 잡혀도 죄값이 가벼울 것이라는 오해로 저지르게 된다.”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식권 강매 횡포

    “가뜩이나 등록금도 비싼데 먹지도 않는 식사에 돈까지 내라니?” 대학들이 기숙사에 기거하는 학생들에게 매월 일정량의 식권을 강제로 팔고 있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식당 운영의 채산성 확보를 위한 학교 측의 편의주의적 행정 때문에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기숙사 이용료뿐 아니라 먹지도 않는 식사비까지 추가 부담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환불·이월 안 돼…학생들 울상 현재 기숙사 ‘의무식(義務食)’은 1일 1∼2식을 조건으로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하루 세 끼를 모두 의무식으로 부과하는 곳도 많다. 끼니당 1700∼2000원인 의무식 비용은 기숙사 이용료에 포함돼 원천 징수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의무식 식권은 환불은 물론 이월도 되지 않는다. 매점이나 다른 식당 등 교내 다른 시설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각 대학 게시판에는 “남은 식권을 싸게 판다.”는 내용과 함께 의무식 제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들의 글이 넘쳐 난다. 기숙사는 대부분 외지에서 온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고, 방학에도 대부분의 학생은 계절학기나 취업준비 때문에 기숙사에 머물고 있다. 한양대 이모(23)씨는 “학교에서 학기 중에는 1일 1식, 방학에는 1일 2식을 의무식으로 부과하는데 일과 시간과 기숙사 식당 운영시간이 맞지 않아 반 이상을 먹지 못한다.”면서 “학교의 일방적인 편의주의 때문에 매월 나가지 않아도 되는 돈을 몇 만원씩 허비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규모의 경제냐 끼워 팔기냐 학교 측은 의무식이 이른바 ‘규모의 경제’로 식사 가격과 질을 개선해 학생에게 이익이 된다는 입장이다. 기숙사생에게 매달 50끼의 의무식을 부과하는 이화여대의 경우 “원래 기숙사 식당 끼니당 가격은 2300원 정도가 적당하지만 의무식 제도 덕분에 1700원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생에게 1일 1식 혹은 2식을 선택하게 하는 건국대 측도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의 돈은 낭비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식사 질을 높이는 데 재투자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이 기숙사라는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의무식을 끼워 팔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서강대 김모(24)씨는 “학교가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다면 원하는 이들에게만 기숙사 의무식을 선택하도록 하면 되지 않냐.”면서 “앞으로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민자 기숙사가 늘어나면 의무식을 둘러싼 학교의 횡포가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 기숙사 운영은 학교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개입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의무식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의 전화가 빗발치지만 기숙사 운영은 근본적으로 영리추구 활동이 아닌 만큼 규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류지영 이경주기자 superryu@seoul.co.kr
  • ‘예일대 팩스’ 美에 사법공조 요청

    서울 서부지검은 예일대가 재작년 동국대에 ‘신정아씨가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이 맞다’는 내용의 확인 공문을 보냈던 사실과 관련, 팩스를 보낸 경위를 설명해 달라며 미국측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고 28일 밝혔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인수위원장 이경숙·손병두 총장 경합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이경숙(64·여) 숙명여대 총장과 손병두(66) 서강대 총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이 당선자측 핵심 측근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당선자가 이경숙 총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숙대 혁신을 이끈 대학 CEO라는 점에서 이미 선대위 구성 당시부터 공동선대위원장에 거론돼 온 인물이다. 이 총장은 교수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지난 94년부터 잇따라 네 차례 총장에 당선됐다. 이 총장이 인수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사상 첫 여성 인수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총장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 입법위원 경력을 내세워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총장은 “측근들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인 것 같은데 정식으로 제의받거나 이 당선자와 직접 통화한 적이 없다.”면서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라고 말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도 인수위원장의 유력한 후보 중의 한 명이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이사, 전경련 부회장 등을 거친 재계 출신으로 경제마인드를 갖춘 점이 강점이나 ‘친재벌’이미지는 부담이다. 위원장 제의를 받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고사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부위원장에는 정치인 기용 방침에 따라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경주 한상우기자 cacao@seoul.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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