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폭염 사망지수’ 예보한다
전국의 수은주가 30도를 오르내리면서 폭염에 쓰러져 숨지는 노인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폭염으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숨질지를 예보하는 고온건강경보시스템(HHWWS)이 개발됐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정부는 노인의 외출 자제 권고, 독거노인 건강점검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연구소는 14일 여름철(6∼8월) 하루 평균 사망률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시민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것인지를 예보하는 ‘초과 사망 예측모델’을 완성했다고 밝혔다.2010년부터 실용화될 모델에 따라 고온건강경보시스템이 가동된다.
연구소 최영진 응용기상연구팀장은 “고온건강경보시스템은 단순히 측정 온도에 따라 발령되는 폭염 경보·주의보와 달리 국민들이 폭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구체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경보장치”라고 말했다. 현재의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일 때, 폭염주의보는 32도 이상일 때 발령되지만 구체적인 행동수칙은 없다. 예를 들어 가장 무더웠던 1994년 7월25일 하루 사망자 수는 180명이었고,1992년부터 2004년 6∼8월 하루 평균 사망자 수 103명보다 77명(74.8%)이 많았다.23일은 38.2도,24일은 38.4도,25일은 36.8도를 기록했다. 이럴 경우 기상청은 폭염으로 평시보다 많은 사람이 숨지는 초과사망률을 74.8%로 발표한다. 초과사망률을 100%로 발령하면 사망자는 206명으로 2배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캐나다·유럽 등에서는 초과사망률이 65% 이상이면 경보를,90% 이상이면 응급상황을 발령한다. 경보 수준에 따라 연령별로 취할 조치를 방송을 통해 알리고, 간호사들은 독거노인을 방문해 건강 점검을 하고 정기적으로 식수를 공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65세 이상 노인의 사망률은 1991년 51.7명에서 2005년 65명으로 늘었다.”면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 원인은 열사병·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다양하고, 특히 노인들의 경우 폭염으로 지병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31.2도를 넘어선 날은 1970년대 연평균 15.9일에서 1990년대에 21.6일로 늘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패널(IPCC)은 2007년 보고서에서 21세기 후반에는 폭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