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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년의 역설’… 농민은 배 곯리고 유통업자는 배 불렸다

    ‘풍년의 역설’… 농민은 배 곯리고 유통업자는 배 불렸다

    4년 만에 여름 태풍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채소·과일 산지가격이 폭락했다. 반면 소매가격은 절반만 내리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는 ‘풍년 기근’이라고 했다. 풍년으로 채소·과일의 출하가격이 내려 농민이 손해를 보고, 소비자는 충분히 가격이 내리지 않은 농산물을 구입해 손해라는 뜻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일 29개 채소 및 과일의 도매가격은 지난해 10월 1일보다 평균 37.3% 내렸다. 반면 소매가격은 절반 수준인 18.7%만 하락했다. 특히 배추와 양파, 멜론은 도매가격은 폭락했는데 소매가격은 오르는 이례적인 가격변동을 보였다.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당 1380원에서 800원으로 42% 내렸다. 반면 소매가격은 한 포기당 3868원에서 3903원으로 0.9% 올랐다. 양파 도매가격은 11.3% 내린 반면 소매가격은 17.6% 상승했다. 멜론 역시 도매가격은 33.6% 하락했고, 소매가격은 0.7% 올랐다. 29개 품목 중 도매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은 피망(75.1%), 풋고추(68.9%), 상추(68.5%), 애호박(54%), 깻잎(53.8%), 열무(53%) 등 6개였다. 반면 소매가격은 상추(52.8%), 애호박(50.1%) 등 2개 품목만이 절반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다. 다만, 사과(홍로)와 시금치 등 2개 품목은 소매가격 하락률이 도매가격 하락률보다 컸다. 도매 가격의 폭락은 여름 태풍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과일·채소가 풍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른 추석으로 농익은 농산물이 많이 팔리지 않은 탓도 있다. 채소나 과일은 가격이 떨어진 만큼 사람들의 소비가 늘지 않는다. 유통업자는 가격 하락을 예상해 구입에 나서지 않는다. 가격은 더 급격히 떨어진다. 과일·채소의 가격이 오를 때 정부는 비축물량을 풀면서 가격인상을 억제해 유통업자의 이익을 줄인다. 반면 풍년에는 산지가격이 내리는 만큼 소비자가격을 내리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가 클수록 유통업자의 이익은 커지고, 소비자는 산지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가 과일·채소를 사들여 가격 폭락을 막아 풍년에 겪는 농민의 손해를 줄여줄 수는 있지만 과일·채소는 저장성이 낮아 무작정 비축하기도 힘들다. 권용대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유통업자는 도·소매 가격차를 이용할 뿐 아니라 풍년을 예상하고 농산물 구입을 미룬 후 싼 가격에 사서 조금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도 이윤을 얻는다”면서 “미국과 같이 생산자와 유통업체의 협상력을 동등하게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농산물 ‘풍년보험’ 만든다

    농산물 ‘풍년보험’ 만든다

    풍년으로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 농민의 소득이 줄어드는 경우 이를 보전해 주는 ‘수입보장보험’이 내년부터 도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3일 “풍년으로 농민 소득이 떨어질 때 영세농이 더 타격을 받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보장보험’을 내년부터 도입한다”면서 “물가 안정에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농작물재해보험 수준에 맞춰 보험료의 50% 지원이 유력하다. 이후 농작물 판매 기준소득보다 농민의 실제 소득이 적으면 그 차액의 일부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내년에 양파, 배추, 시설오이, 콩, 포도 등 5개 품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한 뒤 2015~16년 본격 도입된다. 5개 품목은 날씨에 따라 가격 등락폭이 큰 품목이다. 정부 예산은 연간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7년부터는 품목을 확대해 연간 예산이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공기관장 내년 연봉 동결

    내년 공공기관장의 연봉이 동결되고 직원 급여 인상 폭도 1%대로 억제될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최대한 낮추고 어려운 나라살림을 감안해 공공 분야의 긴축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일 “내년에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보수를 동결하고 하위직은 1.7%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기로 한 정부 방침을 117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도 비슷하게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과 동일한 수준으로 공공기관의 기본급을 2.8%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관장과 고위 간부들의 임금은 동결하고 직원들의 기본 인상률은 공무원 처우개선율인 1.7% 내외에서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임금 가이드라인이 1%대로 책정되면 최근 4년 사이 최저 수준이다. 공공기관장은 2009년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에 따라 대폭적인 임금삭감 조치가 있었던 만큼 추가 삭감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인건비 외에 업무추진비, 여비 등 경비를 줄이고 투자규모 조정, 신규사업 보류 등을 통한 사업조정과 자산매각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295개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원(부채비율 207.3%)이다. 기재부는 다음 달 ‘2014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안’을 마련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내 재벌 계열사 208곳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삼성에버랜드, 현대글로비스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 208곳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받게 된다. 단, 일감 몰아주기 예외 규정을 모두 적용할 경우 현 시점에서 규제 대상 기업은 122곳으로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가운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했다.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내년 2월 14일부터 시행된다. 당초 법안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고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적용 대상으로 삼았다. 43개 기업집단의 1519개 계열사가 이에 해당됐다. 그러나 시행령에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 합계가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일 경우에만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규제 대상은 당초의 14%인 208개사로 줄었다. 이에 따라 업종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총수 지분율 4.09%), 삼성생명(20.78%), 현대자동차(4.0%) 등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행령은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형태를 3가지로 구분하고 경우마다 예외 조항을 두었다. 우선 자금·자산·상품·용역 등을 정상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거나 매입하면 ‘부당한 이익 제공’으로 인정돼 규제를 받는다. 이익이 큰 사업기회를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제공해서도 안된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신설회사에게 무작정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도 규제 대상이다. 다만 정상 가격과의 차이가 7% 미만인 경우, 회사가 사업능력이 없거나 정당한 대가를 받았을 경우, 상품·용역의 연간 거래총액이 거래 상대방 매출액의 12% 미만, 200억원 미만이면 법 적용에서 제외한다.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구축 등은 효율성·근접성·긴급성에 따라 필요한 경우로 인정받으면 법 적용의 예외 사유가 된다. 이런 예외 조항을 모두 적용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208개에서 122개로 준다. 당초 법안에서 정한 일감 몰아주기 대상(1519개)과 비교하면 8% 수준이다. 삼성그룹 계열에서는 당초 208개에 포함된 삼성에버랜드, 삼성석유화학, 가치네트, 삼성SNS 중에서 가치네트(내부거래 금액 0원, 내부거래 비중 0%)가 빠진다. 최근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하기로 하면서 삼성SNS(총수일가 지분 45.75%, 내부거래 비중 55.62%)도 제외된다. 삼성SDS의 총수 일가 지분은 17.18%뿐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12개 중에서는 현대커머셜·입시연구사 등 2개가 제외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내년 295개 공공기관 1만7300명 신규채용

    내년 295개 공공기관 1만7300명 신규채용

    전체 295개 공공기관이 내년에 약 1만 7300명을 신규 채용한다. 올해보다 1000명가량 늘어난 규모다. 내년 공공기관 총정원은 국정과제 지원을 위해 올해보다 약 6300명 늘어난다. 이달 말에 이틀간 대규모 공공기관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30개 공기업과 87개 준정부기관 등 전체 295개 공공기관의 내년도 정원 심사를 최근 완료했다”면서 “그 결과 공공기관의 정원을 약 6300명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300명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정원을 포함한 총 채용 규모는 올해 약 1만 6300명에서 내년 약 1만 7300명으로 6% 정도 늘어나게 됐다. 공공기관의 내년 채용 규모는 정원 확대분(약 6300명), 퇴직인원(약 8000명), 대체인력 채용계획(약 2500명), 선택형 시간제일자리 채용계획(약 500명) 등을 종합해 결정된 수치다. 지난해보다 퇴직인원은 500명 정도 줄었지만 대체인력과 선택형 시간제일자리 채용이 각각 2100명과 300명가량씩 늘었다. 정원도 지난해보다 1200명가량 줄이려 했지만 900명 정도만 줄였다. 기재부는 오는 29~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3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 박람회’를 개최한다. 공공기관 총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5만 4000명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복지·산업안전 늘리고 SOC기관은 증원 안해

    복지·산업안전 늘리고 SOC기관은 증원 안해

    내년도 공공기관 정원 증가분은 약 6300명으로 올해(약 7200명)보다 900명 정도 줄어든다. 인원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치는 공공기관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의 업무별로 정원 증원에 차등을 두었다. 복지 등 박근혜 정부의 기조에 부합하는 곳은 인원을 크게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곳은 인원을 동결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201 4년 공공기관 정원은 복지 분야 증원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서 “복지·산업안전 등 국정과제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인력 배분 원칙”이라고 밝혔다. 기초연금 사업을 맡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내년 정원 증가분은 363명으로 올해 182명의 2배가 배정됐다. 363명 중 273명이 기초연금 관련 업무에 투입된다. 기초연금은 내년 7월부터 소득 하위 70% 노인(만 65세 이상)에게 최대 월 20만원까지 지급된다. 올해 102명의 정원을 늘렸던 건강보험공단도 내년에 200명을 늘린다. 2008년 7월부터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고령자·노인성 질환자 대상 신체·가사활동 지원) 운용이 주업무다. 근로복지공단은 내년에 74명을 증원하고, 장애인공단은 20명을 늘리게 된다. 산업안전공단의 올해 정원 증가분은 55명이었지만 내년에는 98명으로 78%(43명) 증가한다. 지난해 구미 불산 사고 등으로 산업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결과다. 반면 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석탄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공기관은 증원이 없다.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원만 늘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LH는 부채가 147조 8000억원(부채비율 467%)으로 41개 공기업 중 가장 많다. 한국철도공사(17조 9000억원·445%)의 부채비율도 400%가 넘고 대한석탄공사는 부채(1조 5000억원)가 자산(6000억원)의 2배를 넘어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들은 퇴직 인원 등 인력 자연 감소분에 대해서만 신규채용을 할 수 있다. 금융 공기업의 정원 증가율은 크게 변동이 없다. 신용보증기금의 내년 정원 증가분은 53명(올해 52명), 기술보증기금은 19명(15명)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 저축은행의 처리를 위해 올해 47명을 증원했지만 내년에는 8명만 증원한다. 이외 5개 자율형 공공기관(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항만공사,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은 올해 정원의 5%를 증원했지만 내년에는 2%만 늘리게 됐다. 기재부는 민간 경쟁 및 글로벌 역량강화가 필요한 곳을 자율형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인력·예산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자율권을 부여한다. 내년에 정원이 줄어드는 공공기관은 없다. 정부의 내년 정원조정에 대해 공공기관들의 불만도 나온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기초연금과 관련한 인력 증원을 353명을 요청했지만 77.3%인 273명만 배정됐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건강보험공단도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서 이 정도 증원으로는 업무 감당이 어렵다고 했다. 한 금융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는 “최근 금융기관을 이용한 복지사업이 늘면서 업무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인력 보강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4대중증 건보확대·무상보육 보조… 관련 부처마다 국비지원 요구 빗발

    “가난한 집 형제들끼리 먹을 것 놓고 다투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돈은 부족한데 이것저것 할 일은 많으니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죠.”(중앙부처 예산 담당 공무원) 대규모 복지 정책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내년도 재원을 놓고 정부 기관끼리 첨예한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정부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982억원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벌써부터 이 금액이 모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4대 중증질환 예산의 6%는 담뱃세의 일부가 수입원인데 예년에도 예산안만큼 모두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구멍이 날 게 분명한데도 기재부에서 국비 지원을 늘리지 않고 있으니 뭘 갖고 일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면서 재원을 마련한 데 대해서도 기재부와 복지부의 날 선 공방이 진행 중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의 연금을 지급하려면 10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실제 재원은 5조 2000억원만 배정됐다. 복지부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재원을 따로 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비로 재원을 마련해 달라는 의미다. 고교 의무교육 예산의 경우 교육부는 지방재정교부금이 빠듯하니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이를 거부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았다. 3~5세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공약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빠듯한 교부금을 이유로 내년이라도 국비 지원을 확대하라는 입장이다. 올해 예산은 3조 6000억원이지만 예산은 3조원만 반영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선 올해는 최대한 교부금으로 사업비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지원을 계속 확대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영·유아 무상보육은 국고보조율을 10% 포인트만 높이기로 한 데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당초 국회 보건복지위의 안대로 20% 포인트를 상향하라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채를 발행해 빚을 지면서까지 복지 예산을 국가가 책임지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지출에 대해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맨 후에 선택해야 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년 ‘공약가계부’ 이행 예산 4조 축소

    박근혜 정부가 집권 5년의 청사진이라며 지난 5월 야심차게 발표했던 ‘공약가계부’(국정과제)가 첫 편성부터 어그러지면서 존폐 혹은 대폭적인 수정의 기로에 서게 됐다. 공약가계부 이행을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에 15조 3000억원의 관련 지출을 추가 배정해야 하지만 실제 증액은 11조원가량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공약가계부의 특성상 당초 예정보다 축소된 금액은 이듬해에 추가 편성돼야 하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해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공약’과 ‘증세’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정부의 외통수 선택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29일 서울신문이 공약가계부와 2014년 예산안의 세부 항목을 분석한 결과 공약가계부 주요 20개 사업의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4조원가량 적게 반영됐다. 공약가계부상 올해 증액 예산이 15조 3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1조원 정도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2000억원을 비롯해 재정 형편상 줄어든 예산들이 있다. 현재 구체적인 수치를 계산하고 있지만 그래도 10조원 이상은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큰 폭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했다. 공약안보다 감소된 경우는 14건이었다. 기초연금(-2000억원)은 대상이 축소됐고 자녀장려세제(-5250억원)는 1년간 시행이 연기됐다. 고교 무상교육(-7750억원)은 올해 예산 반영이 무산됐고 국군 장병 급식비(-118억 7000만원)도 공약보다 예산이 줄었다.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드는 ‘학자금 대출 실질적 금리 0% 정책’을 제외하면 예산이 줄어든 13개 정책은 폐지된 것이 아니라 연기됐다. 이는 후년 예산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공약가계부를 지키려면 올해를 기준으로 2015년에는 29조 1000억원, 2016년 37조 6000억원, 2017년 46조 2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복지정책으로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적자폭이 커지기 때문에 국가 재정이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약예산 올해보다 117兆 늘려야 하는데 세수 줄어 수정 불가피

    공약예산 올해보다 117兆 늘려야 하는데 세수 줄어 수정 불가피

    지난 5월 말 박근혜 정부는 올해를 기준으로 5년간 134조 8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140개 대선 공약(국정과제)을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역대 정부 최초로 재정 지원 실천계획을 수립했다며 이를 ‘공약가계부’로 불러 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불과 넉 달 만에 정부는 기초연금 등 주요 공약을 축소하거나 연기했다. 박 대통령은 ‘공약 포기’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정권 말기로 갈수록 공약을 지키기는 더 힘들어진다. 문제의 핵심은 딱 하나다. 세금이 당초 전망만큼 안 들어오고 있어서다. 대안으로 ‘증세’가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공약가계부는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 세수 실적(속보치)은 136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142조 8000억원)보다 6조원가량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6월 부족분 9조 4061억원, 7월 부족분 8조 3000억원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이는 법인세 중간예납(기업의 자금 부담을 분산하고 균형적인 재정수입 확보를 위해 납부할 법인세의 일부를 중간에 미리 납부하는 제도)에 힘입은 결과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인세 중간예납뿐 아니라 취업자 수가 늘면서 근로소득세가 다소 증가했다”면서 “세수 감소폭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수 결손이 다소나마 완화된 것을 대놓고 반길 처지는 아니다. 전년 대비 국세 수입 6조원 감소 자체가 어마어마한 타격인 데다 감소폭이 하반기에 다시 커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7월 세수 감소분 속보치도 당초 7조 800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확정치를 계산한 결과 8조 3000억원으로 5000억원이나 늘었다. 기재부는 내년도 총수입을 올해(372조 6000억원)보다 0.5% 줄인 370조 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총수입을 줄인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의 예측대로라면 내년에도 세수가 줄어든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면서 “재정 여건 때문에 약속한 내용과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들도 임기 내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책정하지 못한 예산을 어떻게든 임기 중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2015~17년 공약 예산은 올해보다 112조 9000억원을 늘려야 한다. 올해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4조원가량을 합하면 금액은 117조원으로 뛴다. 결국 증세를 통해 복지 예산을 늘리든지 복지공약을 축소해 예산을 현실화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원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복지 지출을 내년도 예산안에 배정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복지 공약을 모두 그대로 진행하면 당대는 물론이고 미래 세대에 큰 빚을 물려주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61개 세부 재원 배분 항목에 대해 2013년 예산안(추가경정예산 포함) 및 2014년 예산안을 비교한 결과 예산이 증가한 상위 10개 중 7개가 복지 및 일자리 사업이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4월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 농산물 직거래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농수산물의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농수산물 직거래는 유통 비용을 최소화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다. 우선 aT는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형식의 직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제철꾸러미 및 소비지 직매장 사업자들에게 운영비, 교통비, 체험비 등 도농교류 소요 비용을 업체당 최대 1000만원까지 보조해 준다. 제철꾸러미는 생산자가 농사지은 농산물을 도시에 있는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는 직거래 방식이다. 통상 월 10만원 정도의 회비를 내면 매주 곡류, 채소류, 과일류 등 7~9개의 유기농 농산물이 택배로 온다. aT는 1차 지원 대상으로 흙살림푸드, 언니네 텃밭 등 8개 업체를 선정했고 사업자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또 온라인 분야에서 전국 지자체 농산물 쇼핑몰을 한 곳에서 비교검색해서 구매할 수 있는 ‘싱싱장터’(www.esingsing.co.kr)를 운영하고 있다. 가격별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농산물을 찾아 구매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기초연금 축소 등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기초연금을)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세수 부족과 재정건전성의 고삐를 쥐어야 하는 현실에서 (기초연금 축소가)불가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죄송한 마음’이라는 표현으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에게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 이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것이 결국 공약의 포기는 아니며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면서 “비록 지금은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약속한 내용과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도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초연금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제도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대선 때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민생·복지공약 파기’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전면적인 예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4.6% 늘어난 357조 7000억원 규모의 2014년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이 105조 9000억원(29.6%)으로 가장 많았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경기 둔화 등으로 총수입은 올해(372조 6000억원)보다 0.5% 줄어든 370조 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014 예산안] 공무원연금 수령자 기초연금 못 받아…기초수급자 문화이용권 선착순 지급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내년 7월부터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 어린이 무료 예방접종은 거주지 밖에 있는 병원에 가도 상관없다.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통합문화이용권은 선착순으로 지급된다. 예산안에 반영된 생활 체감 정책들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소득 하위 70%만 기초연금을 받는다는데 월 소득으로 어느 정도인가. -월 소득 인정액 기준으로 83만원(부부 합산 132만 8000원)이하인 경우가 해당된다. 소득 인정액은 근로소득의 경우 월급에서 45만원을 뺀 액수다. 여기에 부동산과 금융소득을 소득으로 환산한 액수를 더한다. 만일 소득 없이 재산만 있을 경우 공시지가 4억 6000만원이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면 받을 수 없다. 기초노령연금 수혜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이다. 내년 7월부터 매월 25일에 나온다.(문의 보건복지콜센터 129) →국민연금과 연계해 차등지급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소득 하위 70% 중 353만명(90.3%)은 기초노령연금을 20만원 모두 받지만 20만명(5.1%)은 15만~20만원, 18만명(4.6%)은 10만~15만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 가입 11년 이하인 노인은 기초연금 전액인 20만원을 받고, 12년 이상인 노인은 20만원보다 적은 액수를 받게 된다.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부분만큼 빼고 10만원을 더하는 산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쉽게 얘기해 국민연금 가입 12년째부터 1년에 1만원꼴로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장기적으로 납입할수록 기초노령연금이 줄어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도 기초연금과 연계되나.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을 받는 경우는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는 월 소득 인정액이 83만원 미만이어야 하는데 소득 인정액에는 연금소득도 들어간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기초연금 제외 대상인 소득상위 30% 이상에 해당된다. →기초노령연금은 언제 어떻게 신청하나. -만 65세가 되기 1개월 전부터 읍·면·동 주민센터 및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신청할 수 있다. 본인 계좌의 통장사본, 신분증이 필요하며 대리 신청 때에는 위임장 및 대리인 신분증을 가져와야 한다. 상황에 따라 소득 및 재산 관련 서류 등을 추가로 요구받을 수 있다. 만 65세가 되는 경우 먼저 안내장이 집으로 배달된다. 신청을 매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정부는 매년 소득 조사를 해서 소득 증가로 대상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파악한다. →저소득층에 통합문화이용권을 발급한다는데. -공연, 여행, 스포츠 관람을 모두 할 수 있는 카드다. 내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최저생계비 120% 이하 소득)에게 발급한다. 연간 10만원을 주며 청소년이 있는 가정은 5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재원이 소진될 때까지 발급한다.(문화부 문화여가정책과 (02)3704-9420) →내년부터 어린이 필수예방접종이 무료라는데 아무 병원이나 가도 되나.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된다.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cdc.go.kr)에서 ‘의료기관 찾기’를 검색하면 지정 의료기관 확인이 가능하다. 접종이 무료인 어린이 기준은 만 12세 미만이다. BCG, B형간염 등 국가 정기예방접종 대상 백신 11가지가 무료 접종 대상이다.(보건복지콜센터 129) →저소득층 임산부 영양보충 식품은 어떻게 신청하나. -최저생계비 200% 미만 가구의 임산부·영유아(만 6세 미만) 중 빈혈, 저체중, 성장부진, 영양섭취 상태 불량인 경우 매월 두 번씩 조제분유, 쌀, 달걀, 우유, 미역, 오렌지주스 등을 배달해준다. 지원 대상은 6개월마다 재평가한다. 거주지의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보건복지콜센터 129)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분석] 朴정부 공약가계부 vs 내년 예산안 비교

    [뉴스 분석] 朴정부 공약가계부 vs 내년 예산안 비교

    ‘공약’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던 박근혜 정부가 결국 ‘현실’을 택했다. 26일 대통령 사과와 함께 복지·교육 등 분야의 공약을 축소한 상태로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공약 이행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하랴, 나라 곳간(재정)의 빈약한 여건을 감안하랴 고심을 거듭한 결과 전체적인 틀은 ‘발등의 불’만 끈 어정쩡한 형태가 되고 말았다. 이번 예산안으로 경기 활성화가 가능할지, 재정 건전성은 유지할 수 있을지 곳곳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야당은 벌써부터 ‘공약 사기’라며 예산안 전면 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서울신문이 2014년 정부 예산안과 지난 5월 발표된 정부 공약가계부를 비교한 결과 복지와 교육 부문은 공약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와 전·월세 주거대책 부문은 공약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분야에서 기초연금은 2000억원이 줄었고,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확대 예산도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자녀장려세제도 2015년으로 연기됐다. 교육 분야는 고등학교 무상교육 확대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소득연계 반값 등록금 예산은 5110억원 줄었다. 반면 일자리 부문에서 청년창업 활성화 예산은 공약보다 372억원 늘었다. 노인 일자리 역시 5만개에서 6만 5000개로 증가했다. 일·학습 병행시스템, 중장년 취업 아카데미 등 공약에 없던 신규 사업도 있다. 주거대책은 행복주택 건설 부문에서 공약보다 406억원 줄었지만 무주택 서민 주택구입 자금 및 전세 임대 주택 예산이 공약(1조 8968억원)보다 6777억원 급증했다. 기획재정부가 예측한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25조 9000억원 적자다. 국내총생산(GDP)의 1.8% 규모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2017년에도 -0.4%로, 수입과 지출이 동일한 균형 재정은 불가능하다. 국가채무는 내년에 사상 최초로 500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7년에는 610조원으로, 600조원을 넘어선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세수가 적은데 복지공약을 지키는 방안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예산안”이라면서 “결국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증세가 필요하고, 향후 경기가 좋아지면 복지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4 예산안] 복지예산 첫 100兆 시대… 기초연금·무상교육 등 대표공약 ‘후퇴’

    [2014 예산안] 복지예산 첫 100兆 시대… 기초연금·무상교육 등 대표공약 ‘후퇴’

    정부가 한 해 국가 예산을 짤 때에는 ‘경기 활성화’, ‘재정건전성 강화’, ‘복지기반 확충’, ‘일자리 확대’ 등 당위적 목표들 가운데 중심되는 방향을 정하고 그에 따라 재원 분배의 무게 추를 조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는 빠르게 살아날 기약이 없고 재정수입(주로 세금)도 변변치 않은 가운데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져 있는 지금 같은 상태라면 움치고 뛸 여지가 별로 없게 된다. 예산안에 비판을 가할 대목이 많으면서도 한편으로 고민도 읽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쟁점 포인트를 4가지로 정리한다. ① 복지·교육 공약 지켜지나 26일 발표된 정부 예산안에 책정된 복지 관련 예산은 105조 9000억원이다. 야당이 복지 지출의 규모를 정부안보다 더 늘려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최종 국회 통과 단계에서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가 비로소 열린 셈이다. 복지 예산의 전체 비중도 29.6%로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초노령연금 등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복지 공약들은 후퇴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당초 정부는 임기 5년간 4000억원을 투입해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를 실질적인 0%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저금리의 여파로 3.9%의 대출 이자율이 2.9%로 낮아진 것을 이유로 백지화시켰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자율 2.9%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실질적 0%가 달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설득력 있게 들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고교 무상교육도 대선 공약상으로는 5년간 3조 1000억원이 투입돼 확대될 예정이었다. 교육부의 교부금이 중심 예산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부금 예산이 부족하다면서 기획재정부에 국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재부가 거부해 결국 올해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3~5세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공약도 아직 미지수다. 역시 교육부의 빠듯한 교부금이 원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복지 지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 경기 활성화 가능할까 지난 24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경제 활성화, 국정과제 이행, 재정건전성 유지 등 3가지 가치 중 경제 활성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었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과 전·월세 등 주거대책 예산을 크게 늘린 이유다. 예산을 크게 감축하겠다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지난해 예산에 비해 1조원 줄이는 데 그쳤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도 1.7%만 감축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을 82조원에서 95조원으로 13조원을 늘리고, 신성장 투자 펀드를 1조 1000억원 조성한다. 수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대출액 규모를 96조 6000억원에서 102조 8000억원으로 6조 2000억원 늘린다. 재래시장 전용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는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내년도 예산안을 현 부총리의 설명과 달리 ‘경기회복 예산’보다는 ‘중립적 예산’이라고 했다. 통상 전체 예산규모가 전년 대비 6~7% 증가해야 비로소 경기회복 예산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내년에 3.9% 성장을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경기 회복세”라면서 “회복세를 예산의 전제로 놓고서 또다시 재정으로 경기회복을 시킨다는 개념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③ 재정 건전화 이뤄질까 지난해 예산안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가 채무비율이 29.9%로 20%대에 진입한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2017년 국가 채무비율을 35.6%로 예상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예상치는 -1.8%다. 2017년이 돼도 -0.4%로 수입과 지출이 똑같은 균형재정(0%)을 달성하지 못한다. 국가 채무비율 20%대 진입과 균형 재정은 다음 정권의 몫이 된 것이다. 연간 1인당 세부담액은 550만원으로 올해(540만원)보다 10만원 늘어난다. 저성장으로 세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4년 만에 총 수입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비과세 감면 정리, 지하경제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으로 7조 6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미지수다. 비과세 감면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어 증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지하경제양성화도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기재부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상대로 내년에 3.9% 성장을 하고 2015년부터 4.0%씩 성장한다면 지출보다는 균형 재정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지출을 좀 더 줄여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를 -1.5% 수준까지 낮춰야 했다”면서 “올해 경기 둔화로 내년까지 세수가 줄어들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④ 지역 공약사업 문제 없나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방자치단체에 약속한 공약은 총 106개다. 이에 따라 지역공약 사업에 내년 3조 3000억원 예산이 배정됐다. 올해 3조원에서 10% 확대된 액수다. 지역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춘천~속초 복선전철(50억원), 청주공항 활주로 확장(10억원), 보령~울진 고속도로(10억원) 등에도 ‘재기획 예산’을 반영했다.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노선 변경 등으로 다른 사업과 연계시키는 등 변형을 가해서라도 2015년 이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지역공약 예산 중 신규 사업 예산은 전체의 2.3%인 770억원에 불과하다. 통상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경우 첫해 예산이 크지 않다는 점은 있지만 지방에서 만족하다고 생각할 수준이 전혀 아니다. 벌써부터 지자체의 반발이 나온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수원시 갑)은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사업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에서 수원 장안구청을 거쳐 동탄을 잇는 총 연장 35.3㎞ 노선으로 사업비는 2조 4474억원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3차 무역투자진흥회의] 2015년까지 대도시 그린벨트·택지지구에 첨단산단 9곳 조성

    [3차 무역투자진흥회의] 2015년까지 대도시 그린벨트·택지지구에 첨단산단 9곳 조성

    2015년까지 대도시 지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택지지구에 도시첨단산업단지 9곳을 조성한다. 이 중 3곳은 수도권에 들어선다. 학교 인근에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 건립을 허용하고 오염매체별로 관리되던 환경분야 규제는 사업장별 통합 허가체제로 전환, 기업의 부담을 덜어준다.정부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3차 투자활성화 대책과 농수산식품 수출확대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투자 활성화 대책에 따른 투자유발 효과가 5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차 효과 12조원, 2차 효과 10조원을 더하면 세 차례의 투자활성화 대책으로 27조원대의 투자창출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내년에 3곳, 2015년에 6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이 중 6곳(288만㎡)은 이미 후보지를 선정,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또 규제 등 애로로 대기 중인 기업 프로젝트도 5건을 발굴, 사업이 추진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환경법상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면 보전산지 해제시점에 즉시 공장을 지을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대기나 수질 등 오염매체별로 허가 체계를 운용해왔던 환경규제는 사업장별 통합 허가체제로 재편돼 기업의 중복 규제가 사라진다. 이 밖에 기업인과 농민단체, 수출업체 등을 중심으로 ‘제2의 파프리카 만들기 팀’을 구성, 농수산물 수출 1억 달러 이상 품목을 현재 13개에서 2017년까지 23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번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현장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과 환경분야 기업규제 완화,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제회의 ‘무분별 개최’… 4일에 한번꼴 열려도 사후감독 없다

    국제회의 ‘무분별 개최’… 4일에 한번꼴 열려도 사후감독 없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지난 6월 28일 대구에서 ‘2013 스마트 콘텐츠 글로벌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었다. 주관한 측은 당초 미국 애플 등 스마트폰 콘텐츠 분야 글로벌 10위 이내 기업의 연사들을 초청하기로 했지만 단 1명도 참석시키지 못했다. 연사 6명 중 2명을 대형 기업에서 섭외한 게 고작이었다. 그렇다 보니 전체 참석 인원도 당초 예상의 3분의2인 200명에 그쳤다. 결국 행사 제목에만 ‘글로벌’이 들어간 행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국제회의 및 컨벤션이 우후죽순 격으로 열리고 있지만 실제 행사의 효과 측정 등 사후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들은 물론이고 중앙정부 차원의 행사들도 주먹구구식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의 실적 과시용으로 국제회의나 컨벤션이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서울신문이 정부 정책연구관리시스템을 통해 올해 정부 및 지자체가 외주 용역을 준 국제회의 및 컨벤션의 내역을 파악한 결과 71건의 행사가 공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4일에 한번꼴이다. 전체 71건 가운데 1억원이 넘는 국제회의 및 컨벤션이 38개(53.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억원을 넘는 경우도 12개(16.9%)였다. 예산 집행의 주체별로는 16개 정부 부처가 30개(42.3%)로 가장 많았고 지자체 22개(31.0%), 처·청·위원회 19개(26.7%) 순이었다. 국제회의나 컨벤션 유치는 정책 아이디어 개발, 친한파(親韓派) 확대, 대내외 홍보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그동안 집중 육성 산업으로 꼽혀 왔다. 정부의 지원도 활발히 이뤄졌다. 올해 공고가 나간 71건에 대해 169억원의 정부 지원이 이뤄졌다. 그러나 행사 주제 중복, 격에 맞지 않는 참석자 섭외 등 문제점도 커지고 있다. 경기 북부교육청은 오는 11월 9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다문화 콘퍼런스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안산시도 10월 23일부터 3일간 경기 북부교육청과 비슷한 성격의 ‘다문화 국제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각각 1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자체장 띄우기로 의심되는 행사들도 발견된다. 충북 괴산에서 다음 달 14일부터 2일간 열리는 유기농발전국제학술행사는 국내외 인사 200여명 참석이 목표지만 정작 토론 시간은 총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첫날 충북지사와 괴산군수의 대회사 및 환영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고 이튿날에는 2015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 예정지 현장 투어만 잡혀 있다. 사후에 효과 검증을 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국가 예산이 10억원 이상 들어가는 국제회의는 미리 타당성 조사를 받지만 지자체가 개최하거나 예산 투입이 10억원 미만인 경우는 이런 과정이 없다. 국제회의에 참석한 이들의 만족도 조사 정도가 전부다. 김철원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하거나 콘텐츠 자체가 극히 빈약한 행사들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산업, 외교, 관광 등에서 우리나라에 도움을 주는 국제회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옥석을 가려 불필요한 행사는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S&P, 한국 신용등급 A+ 유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A+)과 등급전망(안정적)을 현행대로 유지시킨다고 24일 발표했다. S&P는 우리나라의 양호한 재정 건전성과 견실한 대외채무 구조, 우호적인 정책 환경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단기외채 비중이 줄어 국내 은행의 대외 건전성이 좋아지면 신용등급을 상향할 수도 있다고 밝게 전망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일 관련 우발채무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취약요인으로 지적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지난달 22일 우리나라의 신용 등급을 AA-로 유지했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설탕 관세 딜레마

    설탕 관세 딜레마

    기획재정부가 3년째 설탕 관세 인하를 추진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설탕업계가 기초산업 보호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기재부는 독과점 산업인 설탕업계에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물가 안정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3일 “설탕 기본관세 30%를 잠정관세 20%로 대체하는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오는 26일 차관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면서 “이견을 보이는 농식품부와 막판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잠정관세는 관세의 하한선을 정하고 산업에 큰 피해가 있다고 판단될 때 피해 정도에 따라 세율을 높이는 제도다. 빵, 과자, 음료수 등의 주재료인 수입설탕 가격이 낮아지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회사가 사실상 설탕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3개사는 2007년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했다가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소규모 제과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수입설탕 가격이 20% 이상 싸다”면서 “하지만 외국산을 사용하다 국내 기업에 들키면 공급 중단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은밀히 창고를 따로 둬 관리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설탕업계는 다른 주요 국가들처럼 설탕을 기초산업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의 설탕 기본관세가 50% 이상이란 점을 근거로 든다. 농식품부도 설탕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기재부는 2011년 설탕 기본관세를 35%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지난해 30%에서 5%로 대폭 낮추려는 개정안은 국회에서 무산됐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독과점 업종의 경우 새로운 국내 사업자를 진입시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관세 인하를 통한 수입 확대가 가장 효율적인 가격 인하 방안”이라면서 “특히 설탕은 대다수 식품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예산 바닥 위기 “경비 15% 감축”

    예산 바닥 위기 “경비 15% 감축”

    정부의 추산만으로도 올해 최대 8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정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에 ‘기본경비 15% 절감’ 등 지침을 내려보내자 부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재부는 최악의 예산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취한 조치이지만 일선 부처들은 더 이상 조일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올 4분기 예산에 대해 기본경비의 15%를 삭감하고 미집행 사업 예산은 우선순위를 정해 세출을 절감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각 부처에 내려보냈다. 기본경비는 출장비, 공공요금, 급식비, 교육훈련비, 업무추진비 등으로 전체 규모가 올해 정부예산(342조원)의 0.7%인 2조 3800억원에 이른다. 4분기 기본경비 중 15%를 삭감하면 9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불필요한 4분기 사업예산도 최대한 줄이라고 각 부처에 통보했다. 각 부처가 사업 예산을 줄이면 불용예산(예산에 편성되어 있던 예정사업이 중지됨으로써 지출의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경비)이 늘어난다. 회계상 ‘남는 돈’인 불용예산은 정부 적자의 보전에 쓰인다. 한 사회정책 부처의 관계자는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예산을 배정한 것인데 이제 와서 반대로 세입 추계에 지출을 맞추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가 적은데 형편에 따라 지출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각 부처가 발상의 전환을 하면 지출 절감이 충분히 가능한 데도 기존 논리에만 매달려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수 실적 58% ‘최악’…정치권 “10조 부족”

    세수 실적 58% ‘최악’…정치권 “10조 부족”

    기획재정부가 정부의 올해 예산까지 줄이기로 한 것은 대규모 복지 공약 등으로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세금은 적게 걷히는 데 따른 고육책이다. 특히 세수 진도비(연간 목표 세수 대비 징수실적)가 올 7월 말까지 58.5%로 역대 최악이다. 정부는 올해 7조~8조원의 세수 부족을 예상하지만 정치권은 10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하반기 경기 회복세에 따른 세수 증가는 힘들어 보이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입 확대도 단기적인 성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22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세수 진도비는 58.5%(116조 45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7%를 6% 포인트 정도 밑돌고 있다. 법인세의 세수 진도비는 48.4%로 지난해(57.6%)보다 9%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상속·증여세도 48.2%로 지난해(56.1%)보다 8%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8월 중 법인세 예납 실적까지 봐야 올해 세수를 정확히 예상할 수 있지만 대규모의 ‘세수 펑크’는 불가피하다. 기재부는 올 상반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 부처에 재정 조기집행을 독려했다. 각 부처는 상반기까지 전체 예상의 60.3%를 지출했다. 이때만 해도 기재부는 예산을 남기지 말라고 부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상저하고의 경제 회복세는 예상처럼 두드러지지 않았다. 지난 4월 5조 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를 사용하고도 정부는 올해 7조~8조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회계 장부상 세수 부족은 불용액(예산에 편성되어 있던 예정사업이 중지됨으로써 지출의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경비)으로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불용액은 연평균 5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세무 공무원을 크게 늘렸다. 한 세무 공무원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 소득을 추징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인 세수기반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지난주 초 박근혜 대통령은 처음으로 ‘국민 공감’이라는 전제를 깔고 증세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연간 100조원이 넘는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복지공약 실천 불발의 책임을 지고 사퇴키로 한 것도 이렇게 빠듯한 재정이 배경이다. 기재부의 기본 경비 15% 삭감 및 사업예산 구조조정 역시 이런 차원에서 이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부처의 반발은 이해되지만 예산을 배정받았어도 국가의 전체 재정 사정에 따라 집행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복지 등 대부분의 중요 사업은 한 해만 실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에 시간을 두고 부족분을 메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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