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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관료 평균치 ‘들었다 놨다’ 전혜경 효과

    행정관료 평균치 ‘들었다 놨다’ 전혜경 효과

    “재산공개를 할 때마다 늘 나오는 얘기인데 대부분 남편 재산이에요.” 329억 1906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28일 고위 공직자 최고 갑부로 발표된 전혜경(56·1급)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남편을 자수성가형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남편은 외환딜러 출신으로 현재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원장의 재산 총액은 지난해보다 5억 6192만원 증가했다. 대부분 유가증권 수익이다. 전 원장은 특히 본인과 남편 명의로 회사채와 지방채에 나눠 모두 243억 2245만원 유가증권을 보유했고, 골프장·헬스·콘도미니엄 등 3개의 회원권을 가진 것으로 신고했다. 유가증권의 대부분은 재력가인 남편 명의로 신고됐다. 특히 지방채는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 채권을 소유하고 있다. 전 원장의 가족은 경기 파주시와 충북 제천시 일대에 15억 8000여만원어치의 땅이 있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등 4채의 집을 갖고 있다. 전 원장은 국립식량과학원장으로 일하던 2012년 말 재산공개에서 300억원대로 공직자 중 최고 자산가에 올랐다가 지난해 퇴임하면서 재산공개 명단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고위직 평균 재산 하락효과를 불러왔는데, 일명 ‘전혜경 효과’로 불린다. 전 원장은 지난 4월 18일 임명됐다. 이번에도 전 원장을 빼면 공직자 평균재산이 1100만원 줄어든다. 전 원장은 여성 최초로 농진청 주요 보직인 연구정책국장을 지냈고 2009년 여성 첫 국립식량과학원장(1급)에 기용됐었다. 아버지도 농촌진흥청 농촌영양개선연수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범죄 늘고 기부 감소 ‘각박해진 사회’

    범죄 늘고 기부 감소 ‘각박해진 사회’

    최근 범죄 발생 건수는 늘고 기부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자녀 사교육비 부담도 커졌다. 사회는 각박해지고 살림살이는 팍팍해지는 셈이다. 서구형 질병인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처음으로 뇌혈관질환 사망자수를 넘어섰고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2위가 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2년 범죄 발생 건수는 총 194만 5000건으로 2011년보다 2.2% 늘었다. 2000년대 들어 2008년 218만 9000건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후 4년 동안 감소세를 기록하다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절도가 29만 3000건으로 2011년 대비 4.1% 늘었고 강력범죄인 살인(-15.7%)·강도(-34.3%)·강간(-3.1%) 등은 감소했다. 중범죄보다는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부 참여율은 줄었다. 지난해 조사에서 최근 1년간 현금을 기부해 본 사람의 비율은 32.5%로 2011년보다 2.3%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23만 9000원으로 2012년(23만 6000원) 대비 1.3% 증가했다.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은 4.7%로 매매가격 증가율(0.2%)보다 월등히 높았다. 주요 사망원인 가운데 심장질환 사망자수는 2011년 인구 10만명당 49.8명으로 뇌혈관질환 사망자수(50.7명)보다 적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심장질환 사망자수가 52.5명으로 크게 늘면서 뇌혈관질환 사망자수(51.1명)를 앞섰다. 암 사망자는 2011년 10만명당 142.8명에서 2012년 146.5명으로 더 늘면서 압도적인 1위였다. 이에 따라 2011년까지 사망원인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순이었지만 2012년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으로 바뀌었다. 이 외에 남성의 음주·흡연은 감소했고 여성은 높아졌다. 2012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남자 77.9년, 여자 84.6년으로 6.7년 차이가 났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참을 수 없는 장바구니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장바구니의 가벼움

    ‘양파, 배추 등 물량이 너무 많다는데 시장 보는 비용은 왜 더 드는 것 같지?’ 요즘 가정주부들의 주요 의문 중 하나다. 채소나 과일 등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축산물 가격은 반대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또 농축산물 가격을 품목별로 분석해 보면 가격이 오른 품목과 내린 품목의 수는 거의 비슷하다. 비싼 축산물 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비교적 저렴한 채소 가격은 하락하면서 생긴 가격 양극화에 장바구니 사정은 오히려 나빠진 셈이다. 27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정보시스템(Kamis)에 나온 61개 농축산물 가격을 분석한 결과 국산 돼지 생삼겹살(100g)의 지난 26일 가격은 1954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213원)보다 61.1%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호주산 소갈비가(100g) 1814원에서 2585원으로 42.5% 상승했고 계란(10개)이 1440원에서 2030원으로 41% 올라 3위였다. 단감(29.8%)과 미국산 소갈비(27.9%)가 뒤를 이었다. 5위 중에 4개가 축산물일 정도로 축산물 가격은 크게 치솟았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11월 해외에서 돼지 설사병(PED)이 유행하면서 올랐다. 새끼 돼지의 폐사율이 5%에 이르는 병이다. 이에 따라 수입삼겹살도 지난 1년간 9.7% 상승하면서 국내산 삼겹살의 공급부족을 모두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유행도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반면, AI에 대한 학습효과로 닭의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아, 닭 가격(1㎏)은 6309원에서 6360원으로 0.8% 올랐다. 수산물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굴(1㎏)은 1만 3220원에서 1만 5151원으로 14.6% 상승했고, 김(8.4%), 건미역(7.3%), 건멸치(4.3%), 물오징어(2%) 등도 올랐다. 가격 하락폭 상위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채소였다. 당근가격이 지난해 3월 26일 7058원에서 지난 26일 2139원으로 69.7% 급락했고, 배추(-52.6%), 양파(-49.5%), 파(-39.8%), 팥(-37.1%) 순이었다. 산지 풍년으로 물량이 많아진 탓이다. 이들 품목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일정량을 수매하거나 폐기하는 시장격리 조치를 시행했지만 내림세는 그대로다. 총 27개 채소 품목 중에 20개의 가격이 내렸지만 호박(17.5%), 풋고추(16.6%), 토마토(12.9%) 등 7개의 가격은 올랐다. 또 총 61개 품목 중에 가격 상승 품목은 28개이고, 내린 것은 33개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채소 가격 급락에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이유다. 특히 단가가 비싼 축산물 가격이 모두 오른 탓이 크다. 송우진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돼지농가의 유행성 열병으로 6∼8월 도축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6.4% 줄고, 5월까지 한우의 출하량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본다”면서 “당분간 축산물 가격의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공기관 사외이사 차라리 없애자”

    청와대,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 출신들이 단골로 가는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사외이사)들이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견제 기능을 상실한 만큼 선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유명무실한 사외이사제도를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개최한 이사회 회의록을 지난 19일에 게시한 65개 공공기관의 경우 총 302건의 안건 중에 279건(92.4%)이 ‘원안 의결’로 통과됐다. 단 23건(7.6%)만 손을 댔다는 의미다. 이 중 19건은 수정가결이었고, 심의보류는 2건, 추후 재상정 1건 등이었다. 부결은 단 1건으로 0.3 %에 그쳤다. 사외이사들이 견제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거수기 역할만 한 셈이다.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거래소 등 38개 과다 부채·방만 공기업의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이 가장 많았다.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한전), 정해주 전 통상산업부 장관(한전), 김호영 전 외교통상부 2차관(코스콤), 김종학 전 국회의원(한국중부발전), 송인동 전 충남지방경찰청장(LH), 이술영 전 감사원 감사관(예금보험공사) 등이다. 총 166명 중 관료 출신(군·경찰 포함)이 53명(31.9%)으로 가장 많았다. 재계와 학계가 각각 41명(24.7%)이었고, 공공기관 21명(12.7%), 정치인 10명(6%) 등이었다. 정·관계를 비롯한 권력기관의 핵심 실력자가 많아 사외이사가 권력기관에 대한 로비 창구로 이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견제 기능이 없는 현재 사외이사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면서 “무엇보다 선임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3자 암묵적 담합”

    누이 좋고 매부 좋고… “3자 암묵적 담합”

    “10년 넘게 사외이사를 했지만 부결되는 건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주무감독부처와 공공기관이 이미 다 짜 놓은 계획을 어떻게 반대합니까. 어차피 안건을 수정해도 주무부처가 반대하면 다시 내려올 텐데….” 공공기관의 전직 비상임이사 A씨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비상임이사(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은 주무부처·공공기관·비상임이사의 ‘암묵적 담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상임이사들이 열심히만 하면 공공기관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이사회) 하루 전에 500~1000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주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게다가 안건에 반대하더라도 주무부처에서 다시 반려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시도조차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안건은 감사와 기관장이 검토한 이후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주무부처에서 확정하는 것이 업무의 과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공기관과 주무부처가 안건을 미리 세밀하게 조율한 후에 이사회에 올린다는 것이다. A씨는 “공공기관 임금은 기획재정부가 정해 주고 심할 때는 휴가 날짜까지 주무부처에서 정해 주는데 이사회가 무슨 권한이 있겠느냐”면서 “오히려 공공기관에서 주무기관과 이사회가 대립하면 이사회가 힘드니까 비상임이사를 편하게 해주는 거라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전직 공공기관 사외이사 B씨는 “한번은 안건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발언하자 갑자기 회의 휴정을 하고 상임이사가 다가오더니 ‘얘기 다 끝난 거니까 발언하지 말라’고 하더라”면서 “비상임이사의 견제 기능은 100%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임이사의 역할을 심하게 비하하면 주무부처 공무원들이 오·탈자 실수를 했는지 봐주는 정도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본지가 지난 19일에 게시한 65개 공공기관의 올해 이사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302건의 안건 중에 부결은 단 1건이었다. 지난 2월 25일에 열린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사회가 정부에 제출하는 경영성과협약서 중 부채관리계획에 대한 실천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면서 부결했다. 또 302건 중 19건은 대면이 아닌 서면으로 이사회를 열었는데, 그 이유를 밝힌 경우는 1곳뿐이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만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정부가 각종 행사 자제를 요청함에 따라 서면결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서면결의가 공공기관의 편의에 따라 이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상임이사가 어쩔 수 없이 거수기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공공기관 및 주무부처와 담합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전직 비상임이사 C씨는 “대부분의 비상임이사가 수백 페이지의 리포트를 읽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면서 “처음부터 아예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는 조건으로 비상임이사 자리를 수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사외이사 역시 작은 공공기관은 주무부처 장관이, 큰 자리는 청와대가 인사한다”면서 “공공기관 입장에서도 실력자일수록 로비창구로 유용하기 때문에 반대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직 장차관뿐 아니라 국회의원, 감사원 및 지자체 고위 공무원, 군인, 경찰 등 다양한 권력기관의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다. 박충근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인천국제공항공사),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안영률 전 서울서부지법 법원장(수출입은행), 신일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한전), 신종대 전 대구지검장(한국남부발전), 차재명 전 감사원 국장(한국중부발전), 임창수 전 해양경찰청 차장(한국도로공사) 등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에 관한 실질적 권한은 주무부처가 갖고 있고, 형식적이고 법률적 권한만 이사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면서 “비상임이사의 권한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견제 기능의 부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부채는 공기업 방만 경영보다는 대부분 투자 실패가 90% 이상”이라면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비상임이사의 책임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이름을 명기하게 해야 하는 사외이사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총수출액 2% 규모 외화 송금… 한국 경제성장 ‘종잣돈’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총수출액 2% 규모 외화 송금… 한국 경제성장 ‘종잣돈’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게 되면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0~1970년대 독일에 갔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조명되고 있다. 1년 6개월간 성실하게 외화를 송금해 서울 미아리 등지에 주택을 마련했던 파독(派獨) 노동자들은 당시 수출 규모의 2%에 가까운 외화벌이를 하면서 우리나라가 후진국을 벗어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이들이 독일 경제에도 도움을 주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용역보고서 ‘광부·간호사를 통해 본 파독의 역사적 의미와 영향’에 따르면 파독 노동자의 한 해 송금액은 연간 국가수출액의 1.78%에 이른다. 1965년 송금액은 273만 4000달러로 총수출액(1억 7508만 2000달러)의 1.6%였고, 1966년에는 477만 9000달러로 총수출액(2억 5033만 4000달러)의 1.9%였다. 1963년 12월 22일 123명의 광부가 처음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광부는 1977년까지 7936명이, 간호사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만 1057명이 독일로 건너갔다. 파독 근로자의 송금액은 1964년 국민총생산(GNP)의 0.003%(11만 2000달러)에 불과했지만 1975년 0.13%(2768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1인당 GNP가 100달러도 안 되는 최빈국인 한국의 근로자들은 일본, 터키, 유고슬라비아 등 다른 국가 근로자보다 절박했다. 외화 송금이 강제적인 조항은 아니었지만 이들에겐 외화벌이만이 목표였고, 전체의 60%가 국내에 자신이 번 외화를 송금했다. 김영환 한국파독광부간호사 간호조무사연합회 사무총장은 “3년 계약이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계비를 빼고 월급의 80%를 본국으로 송금하는 이도 많았다”면서 “잘살고야 말겠다는 절박함이 다른 선진국 노동자들과 달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국내 가족의 소비를 통해 경기 활성화에 기여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1957년 미국에서 받은 연간 약 3억 달러의 무상 원조를 정부는 전쟁 복구와 생필품 구입에 사용했다. 이후 1961년까지 받은 연간 2억~3억 달러의 미국 원조는 소비재 수입에 사용됐다. 1962년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졌고, 정부는 외화가 절박했다. 정부는 파독 근로자의 송금에 우대 환율을 적용했고 이자가 붙는 외화정기예금으로 송금할 수 있게 했다. 파독 광부의 경우 당시 국내 실업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탄광 노동에 대졸 출신의 고학력자가 몰리는 상황이었다. 1973년 국내에서 실직한 광부는 8898명이나 됐다. 1974년 892명의 광부의 서독으로 취업했다. 최근에는 파독 근로자들이 독일 경제에도 기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독은 1950년대에 부족한 노동력을 동독 탈출자로 메웠지만 1961년 장벽을 설치하면서 다른 공급처가 필요했다. 이 자리를 기술연수생 신분의 한국인 파독 광부가 메웠다. 직업기술교육은 계약 만료 후 독일에 남은 경우만 해 줬다. 독일에 다녀온 광부 중 단 2명만이 국내 광산에 취업했다. 기술연수생이 아닌 독일의 근로자였던 셈이다. 윤용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서독의 입장에서 기술연수생제도는 저개발국가에 대한 기술 원조가 아니라 부족한 노동력을 유연하게 충원할 수 있는 경제적으로 유용한 수단이었다”며 “결국 노동시장에서 한국과 독일 간에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과정이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명환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을 넘어서 파독 근로자들은 한국의 국제화와 세계화에 분수령을 이루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며 “외국인 노동자 유입 시대를 맞은 지금 우리는 이 경험을 성찰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학교 옆 종로 7성급 호텔 건립 가능해진다

    가라오케 등 청소년 유해시설만 없다면 학교 주변에도 고급 관광호텔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경복궁 옆 7성급 한옥호텔도 지금까지는 학교보건법 탓에 중지돼 있었지만 건립이 가능해졌다. 또 1t 화물차를 푸드트럭으로 개조하거나 일반 승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것도 허용된다. 25일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해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제기된 50여개의 규제 중 입법 과정 없이 부처 간 협의로 즉시 없앨 수 있는 것들이다. 우선 투자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관광호텔 설립 지원을 위해 다음 달 학교정화위원회 훈령을 제정해 지자체와 지역교육청이 협의해 설립 허가를 내주는 형태로 바꾼다. 현재는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교 주변 50~200m 이내인 ‘상대정화구역’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관할 교육청이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 대한항공이 경복궁 옆에 있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3만 6642㎡)에 지으려던 7성급 한옥호텔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덕성여중·고 및 풍문여고 근처라는 이유로 서울 중부교육청에서 건설 불허 결정을 받았고 2012년 6월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전남 여수산단 내 부담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체 녹지 조성 비용을 지가차익환수금에서 공제하는 산업입지개발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키로 했다. 산지관리법과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상 부담금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것을 상쇄해 주는 방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여수산단 내 여유 녹지를 공장부지로 풀어주고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했지만 600억원대의 개발부담금 문제가 새로 불거져 투자가 보류됐다. 푸드트럭의 경우 오는 8월까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과 자동차구조장치 변경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조만간 입법예고한다. 1t 화물차를 푸드트럭으로 개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단, 위생 문제, 주변 상권과의 갈등, 주변 지역 오염 등의 부가적인 문제로 허용 시기는 부처 간 검토 후에 정하게 된다. 정부는 일반 승합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는 규정도 올해 말까지 마련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건설사 12곳, 대구 지하철 입찰 담합

    대형 건설사들이 대구지하철 3호선 공사를 담합해 거의 전 구간을 나눠먹기식으로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구지하철 3호선 건설공사의 입찰을 담합한 12개 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01억원을 부과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대구지하철 건설공사 8개 공사구역(공구) 중 6개 공구에 대해 1개사씩 낙찰사를 미리 정하는 합의에 직접 참여한 8개 대형 건설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고발 대상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SK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이다. 대보건설, 코오롱글로벌, 한라, 신동아건설 등 입찰에 들러리를 선 4곳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8개 대형 건설사는 2009년 4월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발주한 대구지하철 3호선 턴키대안공사 입찰을 앞두고 영업팀장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8개 공구 가운데 공사 희망 업체가 없었던 8공구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4공구를 제외하고 낙찰 예정사와 들러리(탈락사)를 정했다. 대림산업은 코오롱건설을, SK건설은 대보건설을, 대우건설은 한라를, GS건설은 신동아건설을 각각 들러리 업체로 세워 높은 가격에 공사를 낙찰받았다. 들러리 업체들은 일부러 낮은 품질의 설계서를 제출했고, 대가로 향후 대형 공사의 공동수급 업체로 참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에서도 같은 수법을 쓴 21개 건설사에 132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보건설, 코오롱글로벌, 신동아건설 등 10개 건설사는 두 번의 담합에 모두 참여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생각나눔] 경쟁사들 연쇄 가격인상… 적과의 담합?

    [생각나눔] 경쟁사들 연쇄 가격인상… 적과의 담합?

    극장들이 별다른 이유없이 영화관람료를 1000원씩 잇따라 올렸다면 담합인가, 아닌가. 지난달 CJ CGV가 영화관람료를 1만원으로, 1000원 올리자 롯데시네마가 한 달도 안 돼 같은 가격으로 따라 올렸다. 또 올해 1월부터 코카콜라 가격이 6.5% 올랐고, 펩시콜라도 2월부터 6.6% 인상됐다. 3대 우유회사는 우유가격을 지난해 8~9월 ℓ당 200~220원씩 인상했다.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시차를 두고 다른 회사들이 따라가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소비자시민단체들은 짜고 치는 듯한 가격 인상이라면서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한다. 담합일까. 업체들이 가격 인상 전에 공모했다면 답합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이다. 하지만 선두업체를 보고 다른 업체들이 그저 따라 올렸다면 담합이 아니다.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는 것 대신에 가격 인상을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21일 “지난해 오리온 초코파이와 롯데 카스타드의 가격이 한 해 동안 각각 1.3%, 1.4% 인상돼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의혹으로 조사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우유가격 인상 담합 의혹을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이슈는 영화관람표 값이다. CJ CGV가 2D 영화에 대해 지난해 서울 목동, 강남 등 8개 지역만 1000원씩 인상했던 가격을 지난 2월 24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했고, 롯데시네마는 3월 21일부터 같은 가격으로 인상했다. 2009년에도 7월 1일 롯데시네마가 주말관람표를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000원을 올렸고, 이틀 뒤엔 CGV도 같은 가격으로 따라갔다. 2008년에는 3개 복합상영관과 5개 영화배급사 등이 영화관람표를 할인하지 말자고 담합해 69억 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영화가 가장 대중적인 문화생활 수단이라는 점에서 당시 공정위는 정상참작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연쇄적으로 지나치게 오르는 과자 가격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업계 1위인 롯데제과가 가격 인상에 나선 뒤 해태제과(12월 13일), 오리온제과(12월 26일) 등이 뒤를 따랐다. 올 들어선 2월 6일과 7일 각각 농심과 크라운제과가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특히 해태제과의 오예스가 42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고, 오리온 초코파이는 40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됐다. 음료수 중 코카콜라가 올해 1월 1일부터 2700원에서 2875원(편의점 1.5ℓ 기준)으로 6.5% 오르자 펩시콜라 역시 6.6% 인상했다. 우유 역시 서울우유(1ℓ)가 지난해 8월 30일 2300원에서 2520원으로 인상하자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9월 26, 27일 2550원으로 각각 2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이날 공정경쟁연합회 조찬강연을 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생필품을 비롯해 국민 생활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요금에 대한 기업들의 담합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담합한 기업들에 대해 과징금 부과수준을 높이고, 담합이 적발되면 회사는 물론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도 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담합 여부를 적발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미국도 20%만 적발해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해 현재로서는 조사계획이 없다”면서 “특히 연초에 가격 인상이 많은데 일일이 다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력도 부족할 뿐 아니라 동시 가격 인상만으로 조사하러 나가면 기업에서 경영활동을 방해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리니언시)에 따라 제재 감면을 전제로 담합 참여자의 내부고발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당연히 많지 않다. 조성국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복경찰처럼 기업의 정보를 수집하는 미국 조사관제도를 차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면 나중에 가격이 비슷한 시기에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에게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中경제 5대 리스크에 흔들린다

    中경제 5대 리스크에 흔들린다

    미국이 추가로 테이퍼링(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중국 경제 둔화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이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수출 감소, 회사채 부도, 그림자 금융, 부동산 버블, 지방부채 등이 중국의 5대 리스크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 세계경제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다. 소매판매 증가율도 11.8%로 지난해 4분기(13.6%)보다 떨어졌다.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무역 부문에서 2월 수출은 지난해 2월보다 18.6% 줄어 지난해 4분기 7.5% 성장과 비교하면 쇼크 수준이었다. 반면 2월 수입은 10.2%로 지난해 4분기(7.1%)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달 부동산 주택가격 상승률은 0.2%로 지난해 12월(0.4%), 올해 1월(0.3%) 수치를 감안하면 2개월 연속 상승세 둔화다. 신규주택가격은 지난해 8월 0.8%에서 지난달 0.4%로 더 크게 둔화됐다. 지난 1~2월 신규주택 거래량은 5% 줄어 2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6.23위안으로 1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 7일 중국 태양광업체 상하이차오리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구리값은 연초 대비 10% 이상 급락했다. 세계 구리의 40% 이상을 수입하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각해진다는 전망이 퍼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버블 및 기업 디폴트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그림자 금융의 비중은 올해 1월 기준으로 49%에 이른다. 그림자 금융의 중심인 신탁회사들이 투자 실패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원리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정부 부채의 증가율도 너무 빠르다. 2010년 말 10조 7000억 위안에서 지난해 17조 9000억 위안으로 67.3%가 증가했다. 상하이 증시에서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5.3% 하락해 일본(12.4%)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 하락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에도 6.7% 하락해 다른 선진국 증시가 상승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7.5%)에 크게 부족한 경착륙(6%대 성장) 우려는 이르다는 반응도 있다. 중국 리스크들은 대외 요인보다 내부 요인이 큰데, 중국 정부의 구조개혁으로 일어나는 의도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 기업의 도산 역시 과잉 투자된 분야를 구조조정하면서 생긴 ‘관리된 디폴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은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선임연구위원은 “베이징 시내나 상하이 아파트 가격이 20억원에 달하는데 부동산 거품 붕괴의 위험이 예상되는 이유”라면서 “그럼에도 중국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마이너스여서 부동산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성장은 하향 둔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내수활성화를 추구하면서도 무역 대외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中 텃밭서 강대국 각축장으로… 韓, ‘한강의 기적’ 노하우 수출

    中 텃밭서 강대국 각축장으로… 韓, ‘한강의 기적’ 노하우 수출

    미얀마는 강대국에 아시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전기보급률이 24%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해 개발이 절실하다. 공산주의 때문에 한때 중국의 텃밭이었지만, 민주화된 지금은 개발 이익을 바라보는 강대국의 각축장이다.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주기 위해 강대국뿐 아니라 국제기구들도 경쟁 중이다. 오히려 미얀마 정부는 어떤 투자를 받을지 고르는 상황이다. 혼돈의 각축장에서 우리나라가 선전하는 이유는 ‘한강의 기적’에서 얻은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지식공유사업(KSP) 때문이다. 지난 14일 미얀마의 수도인 네피도에서 만난 툰 툰나인 국가기획경제개발부(MNPED) 해외경제관계국장은 “하루에 적어도 각국의 ODA 지원팀 3~4곳과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개발재원은 정부재정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ODA는 마지막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는 내전을 겪었고 현재 개발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30년 전 한국과 비슷하다”면서 “한국의 빠른 발전을 배우고 있는데 그 원동력을 애국심, 단합정신, 그리고 현명한 ODA자금 활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ODA는 크게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로 나뉜다. 무상원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대표적이다. 유상원조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지원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있다. 다리,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저이자(통상 연 0.1%)로 돈을 빌려주되, 우리나라 기업이 공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유상원조 시장에는 우리나라보다 10배 넘게 지원하는 일본 등 강대국뿐 아니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들이 포진해 있다. 중국은 네피도의 거대한 기반시설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66억원의 차관으로 송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정보기술(IT) 인프라네트워크 구축사업(595억원)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총 8개 사업에 2억 4060만 달러(약 2574억원)를 지원했으며, 지원규모는 우리나라가 EDCF를 지원하는 50개 국가 중 11위다. 현재 미얀마 양곤강을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가 추진 중이며, 총 사업비만 1억 4600만 달러(약 1562억원)에 이른다. 미얀마에서 우리나라의 장점은 KSP다. 2011년부터 농촌, 금융, 관세 분야 등 총 11건의 정책자문을 했다. 우리나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본뜬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허경욱 KSP 수석고문은 “KSP가 선두에 나서고 유상원조와 무상원조가 함께 협조하는 전략으로 나가면 다른 국가와 차별화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와 같은 실질적인 개발 효과를 보면 미얀마 역시 우리나라를 신뢰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 사진 네피도·양곤(미얀마)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공공기관 휴가, 공무원과 비교해 보니…

    공공기관 휴가, 공무원과 비교해 보니…

    공공기관들이 개인 경조사에는 공무원보다 후한 휴가를 주면서도 자연재해 지역 주민을 돕도록 하는 ‘재해구호 휴가’는 공무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결혼에 최대 5일에 달하는 휴가를 주는 것보다 사회적 책임을 위한 휴가나 모성휴가 등을 보장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117곳의 평균 휴가일수는 본인이 결혼할 때 5.6일, 자녀가 결혼할 때 1.2일이었다. 공무원(본인 결혼 5일, 자녀 결혼 1일)보다 많은 수치다. 특히 한국장학재단은 자녀가 결혼할 때 4일간의 휴가를 준다. 한국정보화진흥원·한국자산공사 등도 각각 3일을 준다. 전체 117곳 중 32곳(27.4%)은 본인 결혼 휴가가 7일이다. 휴일까지 최대 11일까지 쉴 수 있다. 배우자나 본인의 형제·자매가 사망했을 때 공무원의 휴가는 하루지만 공공기관 평균은 1.98일로 거의 2배에 이른다. 예금보험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는 5일간의 휴가를 준다. 3일을 주는 곳은 42개(35.9%), 2일을 주는 곳은 18개(15.45)다. 반면 재해구호 휴가는 공공기관 평균 2.8일로 공무원(5일)의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재해구호 휴가가 5일이 안 되는 곳이 66개 기관(56.4%)이었다. 47곳(40.1%)은 아예 재해구호 휴가 자체가 없었다. 태풍이나 폭설 등 자연재해로 일손이 필요한 곳에 봉사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입양 휴가, 인공수정 휴가 등 모성보호 휴가도 공무원에 비해 부족한 곳이 많다. 공공기관의 평균 입양 휴가 일수는 12.1일로 공무원(20일)보다 크게 적다. 46개 기관(39.3%)은 아예 입양 휴가가 없었다. 인공수정·불임치료 휴가(공무원 1일)는 61곳(52.1%)이 아예 없었고, 체외수정 시 난자채취일 휴가(공무원 1일)는 67곳(57.3%)이 없었다. 배우자 출산 휴가도 평균 4.7일로 공무원(5일)에 못 미쳤다. 19곳(16.2%)의 배우자 출산 휴가는 3일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통해 공무원 규정보다 너무 많은 휴가는 줄이고, 사회적 책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현재 부족한 휴가는 늘리는 방향으로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형수 통계청장 인터뷰] “北 데이터 알아야 통일 대박…유엔 통해 5년마다 인구조사할 것”

    [박형수 통계청장 인터뷰] “北 데이터 알아야 통일 대박…유엔 통해 5년마다 인구조사할 것”

    “현재는 정확한 통계 없이 북한에 대해 뜬구름을 그리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유엔(UN)을 통해 5년마다 북한 인구조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17일 오전 정부 대전청사 14층 집무실에서 만난 박형수(47) 통계청장은 통일에 대한 이야기로 화두를 열었다.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후에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북한 통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UN을 통해 2008년에 시행한 인구센서스가 우리가 가진 유일한 공식통계다. 데이터가 없으면 정책 비용이 낭비된다. 박 청장은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5년마다 북한의 인구센서스를 시행하는 방안을 통일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6월 삶의 지표를 보여주는 통계를 처음으로 발표한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임금근로자 통계에 대해서는 봉사 등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의 통계 개발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가정주부의 가사 노동을 측정하는 것도 추진된다. 취임 1주년(18일)이 된 박 청장은 최연소 차관급(1967년생)으로 재정분야의 전문가다. 이인실 전 청장과 함께 두 번째로 임용된 비(非)관료 출신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北도 정권 유지차원서 통계 검증 원해 →‘통일 대박’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됐다. 하지만 정작 북한 관련 통계는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지금으로서는 대부분 뜬구름을 그리고 있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면서 장밋빛 청사진만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북한 인구도 제대로 모른다. UN이 2008년에 UN인구기금으로 북한 센서스를 단 한 번 했다. 이것이 북한을 직접 조사한 유일한 통계다(북한 관련 간접 통계는 324종). 이 자료를 토대로 매년 인구추계를 하고 있다. 이 추계로 통일비용을 계산하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정밀한 정책도 힘들지 않나. -동독과 서독은 정보 교류를 했음에도 통일 후에 정보 부족으로 통일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정치적 타협으로 지원규모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일이 된다고 북한의 통계가 바로 조사되는 것이 아니다. 조사원을 훈련시키는 등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북한은 정권 유지 차원에서라도 자신들의 행정통계를 검증하고 싶어한다. UN을 통해 인구조사만 5년마다 정기적으로 해도 큰 도움이 된다. 통일부와 협의한 후 UN과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인구통계 말고도 북한 관련 통계가 많이 필요할 텐데. -인구통계는 인구 관련, 사회 관련 통계의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에 첫발을 떼기에 가장 적합하다. 이외 인공위성 사진으로 곡물수확량을 측정하는 통계 기술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면적만 사진으로 조사하고 곡물 종류는 직접 논·밭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인공위성으로 측정하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6월에 삶의 지표에 대한 통계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 주관적인 개념인데 갑론을박이 많을 것 같다.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너무나 주관적인 개념이므로 중간단계로 삶의 질 지표부터 측정해보려 한다. 추진한 지는 오래됐는데 마무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선 6월에 66개의 지표를 발표하고 2년 뒤까지 83개 전체 지표를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 지수를 발표하지는 않는다. 물질 측면에서는 소득, 소비, 복지, 주거, 고용 등이 포함되고 비물질 측면에서는 건강, 교육, 문화·여가, 가족·공동체, 시민참여, 안전, 환경, 주관적 웰빙 등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삶의 질 지표는 통계를 쓰는 사람이 알아서 만들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국가통계청에서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경우, 종합지수를 작성하기보다 개별 지푯값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합지수를 만들려면 개별 지푯값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치가 개입되면서 정치적으로 중립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국민행복도 등 대안 통계를 만들기 위해 만든 스티글리츠위원회 역시 개별 지표로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통계가 체감하는 것과 다르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의 상황이 국제기준과 다르기 때문이다. 통계를 국제 기준에 맞추면 국민 체감에서 멀어지고, 국내 상황에 맞추면 국제비교가 불가능한 ‘딜레마’인 셈이다. 예를 들어 너무 낮게 나온다는 지적을 받는 실업률(실업자 수/만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수)을 보자. 우리는 공부도 길게 하고, 군대도 가야 하고, 공무원 등 한 우물만 파는 구직자도 많다. 이들은 모두 경제활동에 나서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다. 외국과 달리 자영업자도 망하면 직장인이 되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 역시 비경제활동인구다. 다른 국가에 비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으니 경제활동인구 중에 실업자 수는 별로 없다. 그렇다면 1년간 구직 활동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을 모두 경제활동인구로 치면 어떨까? 공무원 시험만 보는 이들이나, 창업을 하는 이들이 더 많이 포함될 것이다. 실제 이런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국제 기준과 맞지 않아 실업률 국제 비교가 불가능하다. →해법이 없나? -최대한 노력하겠다. 우선 정책목표는 실업률이 아니라 고용률(취업자/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로 바꾸었다. 노동저활용 지표도 올해 11월에 나온다.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활용되지 않는 노동력으로 포함하는 개념이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한 임금근로자 통계 역시 봉사 등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가정주부의 가사노동 역시 측정해 보려고 한다. 국제기준을 감안해 현재 있는 통계들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으니 새로운 개념의 통계들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국민이 조금이라도 더 체감할 수 있는 통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143개의 국가주요지표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를 소개해 준다면. -국가주요지표 체계는 국가발전상황을 종합적이고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한 핵심지표로 경제·사회·환경 등 3개 부문 밑에 인구, 건강, 국민계정, 고용과 노동, 생활환경과 오염 등 16개 영역으로 구성했다. 4월부터 국정모니터링(e-나라지표) 시스템(www.index.go.kr)에 공개한다. 총인구를 연령별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인 중위연령은 37.9세다. 중위연령이 30세 이상이면 ‘나이 든 인구’로 간주한다. 특허출원 수는 인구 100만명당 2773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미국, 일본 다음으로 높다. 위험음주율(만 19세 이상 인구 중 소주 1병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이들의 비율)은 2007년 16.1%에서 2011년 17.2%로 높아졌다. 1인당 알코올소비량(만15세이상 인구기준)은 8.9리터로 OECD 평균(9.1리터)에 근접하고 있다. ●통계 ‘정치 악용’ 막는 법안 이달중 제출 →지난해 통계청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통계 발표 1주일 전에 관련 정부부처에 통계를 미리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본래 사전제공의 취지는 정책 부처가 설명자료 및 정책 대응을 준비할 여유를 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통계 공표의 투명성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또 통계를 부처에 사전 제공하지 않도록 통계법을 개정해 3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1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통계청은 다른 정책 부서와 달리 호흡이 가쁘지 않다. 덜 익은 통계를 내놓지 말고 천천히 뚜벅뚜벅 가자는 것이 철학이다. 통계는 항상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관(官) 주도의 통계보다는 민간과 함께하는 통계 개발이 중요하다. 2022년까지 환경경제계정(환경 분야의 GDP 통계)을 만들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이 자원을 얼마나 쓰고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발생시키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경제통계와 사회통계에 비해 환경통계는 비교적 열악하다. 당장 돈이 되거나 정책에 쓰이는 정도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통계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정리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박형수 통계청장은 ▲47세 전남 화순 ▲광주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기획조정실장·예산분석센터장·연구기획본부장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 남편 월소득 1000만원이면 이혼 위험 거의 없어

    남편 월소득 1000만원이면 이혼 위험 거의 없어

    남편의 월 근로소득이 1000만원에 이르면 평생 이혼 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이나 부인 한쪽에서 가사 노동을 대부분 전담하게 되면 이혼 위험이 3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늦게 결혼하는 여성일수록 이혼 위험은 높아졌다. 18일 노동연구원의 ‘문화적 차이가 이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부부 4004쌍 분석)에 따르면 남편의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이혼 위험은 낮아졌다. 남편의 소득이 전혀 없을 때와 비교할 때 월소득이 300만원인 경우 이혼 위험은 3분의1로 떨어졌다. 실질 근로소득이 월 1000만원에 이르면 결혼 생활 중 별거나 이혼을 겪을 위험이 ‘제로’(0)에 가까웠다. 부부 중 한쪽이 가사노동을 30% 미만으로 불공평하게 하면 동등한 부부보다 결혼 초기에 이혼 위험이 3배나 높았다. 20년이 지난 후에도 2배 이상 이혼 위험이 높았다. 세계경제포험(WEF)의 지난해 성(性)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136개 조사 대상 중 우리나라는 111위다. 특히 부부 간의 성장 배경 및 문화적인 차이(부모의 학력, 종교의 유무, 연령차, 부부의 학력차 등)는 가정 내 가사분담 불공평성을 높여 이혼 위험이 커지도록 영향을 주었다. 단, 부부가 함께 산 지 40년이 지나면 영향이 사라졌다. 시부모를 모시는 것과 달리 장인, 장모와 함께 사는 경우는 부부만 사는 경우보다 이혼 위험이 6배나 높았다. 남성의 경우 결혼 연령이 높을수록, 여성의 경우 결혼 연령이 낮을수록 이혼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남편의 결혼 연령이 25살이라면 20살인 경우에 비해 이혼 위험이 3분의1로 떨어지고, 부인의 결혼 연령이 40살이라면 30살인 경우보다 이혼 위험은 5배가 높아졌다. 이혼한 부부 중 동갑인 경우는 10%(결혼할 때 동갑 비율은 14%)에 불과했지만 1~5살 차이는 60%, 6~10세는 25%를 차지했다. 단, 나이 차가 10살 이상인 이들의 비중은 10% 미만이었다. 오히려 확연하게 드러나는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경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전체 이혼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50대 이상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50세 이상 황혼 이혼은 남자의 경우 3만 7400건으로 10년 전(1만 9600건)보다 47.6% 늘었다. 여성의 황혼 이혼은 141%나 급증했다.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47.3%)가 가장 많고, 경제문제(12.8%), 배우자의 부정(7.6%), 가족불화(6.5%), 정신적·신체적 확대(4.2%) 순이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세종청사 문화콘텐츠 개발 계획 ‘구설수’

    세종청사 문화콘텐츠 개발 계획 ‘구설수’

    정부가 정부세종청사를 비롯한 공공시설물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키로 한 계획이 입주 공무원 사이에서 구설수에 올랐다. 정작 청사를 이용하는 공무원들은 불편하기만 한데 이를 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 내에 홍보 책자를 만드는 한편 향후 관련 웹툰, 게임, 캐릭터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17일 국토교통부 행복도시건설청의 용역보고서인 ‘공공시설물 등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에 따르면 세종시를 ‘통섭형 도시’로 소개할 계획이다. 도시의 자연 및 사회적 자원을 통합하고 이를 스토리로 풀어 도시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확립한다는 의미다. 공공시설로는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 공관, 복합커뮤니티센터, 행정중심복합도시홍보관 등을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선정했다. 정부세종청사에 대해서는 건물의 바탕이 되는 도로 250m마다 5m의 높이 차를 두어 50분의1 정도의 기울기를 두었다고 소개했다. 건물을 동마다 7층에서 4층으로 단계적으로 한 층씩 낮게 지어 시민들이 자연스레 호수공원으로 다가가게 했다는 것이다. 자연의 곡선을 그대로 살려 건물을 지었고, 위에서 보면 건물이 용의 형상인 것도 소개했다. 국무총리 공관에 대해서는 한 폭의 한국화라고 묘사했다. 건물 사이마다 마당을 두고 연회장 벽에 와당무늬(추녀 끝 기와무늬)를 넣는 등 노골적이지 않고 은근하게 한국 건축 문화를 녹여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입주 공무원들의 생각은 사뭇 달랐다. 우선 건물마다 7층에서 4층으로 차례로 낮아지는 것은 다른 동으로 가는 데 애를 먹는 이유가 된다. 모든 층이 다른 동과 이어져 있지 않아 처음에 오면 길을 잃기 일쑤다. 35㎞에 달하는 용의 형상 건물도 부처 간 이동 거리를 늘린다는 지적이 많다. 보안 문제로 동마다 펜스를 치면서 이동거리는 더욱 길어졌다. 국무총리 공관 역시 지난해 10월 강창희 국회의장이 방문해서 한옥 접견실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총리가 컨테이너박스에 산다는 발언도 심심찮게 나온다. 한 공무원은 “이용자 불편은 고려하지 않고 관광객에게만 잘 보이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정부청사는 관광상품이기 이전에 업무공간인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인조모피 등 독과점 산업 12개 증가

    소수 대기업의 산업 독과점 구조가 한층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독과점 산업은 일반 업종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연구·개발(R&D) 투자는 게을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계청의 2011년 광업·제조업 조사’를 분석한 결과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상위 1개사 5년 연속 출하액 점유율 50% 이상·상위 3개사 75% 이상 점유)은 정유, 승용차, 화물차, 담배, 설탕, 인삼, 맥주 등 59개였다고 16일 발표했다. 전체 광업·제조업에 속한 476개 산업 중 12.4%로, 2010년보다 12개나 증가했다. 수프 및 균질화 식품, 천연수지 및 나무화학물질, 인조모피, 열간 압연 및 압출제품, 기타발효주, 가정용 유리, 코크스 등 7개 산업은 독과점 산업에 새로 포함됐다. 이동전화, 주방 가전, TV, 전투용 차량, 금·은·백금 등을 포함한 7개 산업은 2008년 통계청이 산업 분류를 세분화하면서 새로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이 됐다. 철광업, 복합비료, 화약, 타이어 등 4개 산업은 재진입했다. 반면 커피, 소주, 재생섬유, 타이어재생 등 6개 산업은 독과점 산업에서 제외됐다. 독과점구조 산업에서 상위 3개사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92.3%로 2010년(91.5%)에 비해 0.8% 포인트 올랐다. 특히 자동차(91.4%), 전자회로(87.9%), 정유(84.9%), 압연·압출품(84.6%)의 시장집중도가 심화됐다. 독과점 산업은 경쟁이 제한돼 있어 수익률과 내수시장 집중도는 높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비율과 개방에는 소극적이었다. 독과점 산업의 평균 순부가가치비율(수익률)은 35%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인 28.0%보다 높았다. 특히 발효주(94.0%), 컨테이너(64.7%), 맥주(60.9%), 담배(53.4%)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반면 평균 R&D 투자율은 1.5%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인 1.8%보다 낮았다. 정유(0.23%), 위스키(0.27%), 맥주(0.27%), 담배(0.78%) 등이 R&D 투자가 적었다. 또 독과점 산업의 내수집중도는 77.4%로 전체 평균(37.7%)보다 2배 이상 높아 다른 기업들의 신규진입이 그만큼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유, 승용차, 화물차, 설탕 등은 시장이나 기업 규모가 커 신규기업의 진입이 어렵고 담배, 맥주, 위스키 등은 내수집중도가 높아 소수기업에 의한 시장지배력 행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 블로그] AI 개 살처분 어쩌나… 정부, 지침과 여론 사이 고민

    [경제 블로그] AI 개 살처분 어쩌나… 정부, 지침과 여론 사이 고민

    충남 천안에 있는 닭 농장에서 지난달 17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농가에서 기르던 개 한 마리에서도 지난 11일 H5 항체(AI 항체)가 검출됐습니다. 농가의 닭은 이미 모두 살처분됐고, 개는 농가에서 아직 기르고 있습니다. 농립축산식품부는 이 농가에 지난달 27일부터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일반 농가나 가정에서 개에 의한 AI 감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농식품부는 AI에 걸린 개를 살처분해야 하는지 고민중 입니다. AI 방역지침 및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AI 발병 농가의 감수성 동물(AI에 걸릴 수 있는 동물)은 죽여야 합니다. AI에 대한 감수성 동물은 통상 가금류입니다. 하지만 이 개의 경우 AI에 걸렸기 때문에 감수성 동물에 포함된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게다가 농가 방역 체계를 감안하면 이 개 역시 AI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방역을 위해 살처분을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반면, 동물보호단체 등은 개의 살처분에 대해 민감한 상황입니다. 예방적 살처분 때문에 과도하게 가금류를 죽인다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개까지 죽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겁니다. 향후 개를 포함한 포유류에 대한 살처분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항체 검출은 공식적으로 AI 발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개에 대한 살처분을 고민케 합니다. AI 바이러스가 개에 침투한 것은 맞지만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농식품부가 개의 살처분을 두고 고민하는 이유입니다. 농식품부는 수의검역원에 자문을 요청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다음 주 중에 개의 살처분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혹자는 6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죽였는데 개 한 마리를 죽이는 게 대수냐고 합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식용으로 키우는 가축뿐 아니라 동반자격인 가축으로도 AI 살처분이 옮겨가는 것을 우려합니다.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산콩 안 팔려”… 두부사업 ‘대기업 규제’ 논란

    “국산콩 안 팔려”… 두부사업 ‘대기업 규제’ 논란

    ‘동반성장했더니 결국 농가만 피해를 봤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011년 11월 처음으로 82개 중기적합 업종을 지정했다.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해 대기업은 사업 확대를 멈춰야 한다. 여기에 두부도 포함됐다. 하지만 대기업은 국산콩을, 중소기업은 수입콩을 주로 원료로 쓴다는 점을 간과했다. 국산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대기업들이 사업확대를 중단하자 곧바로 국내 콩농가들의 납품물량이 줄어들며 타격을 받았다. 3년이 지난 올해 11월 두 번째로 중기적합업종을 지정한다. 농가를 대변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동반성장위 사이에 ‘콩의 전쟁’이 시작됐다. 그간 두부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동반성장의 역설’을 담고 있다. 동반성장위의 결정은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대기업이 두부산업까지 독식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의도는 좋았지만 풀무원, 대상, CJ 등 대기업의 국산콩 수매량은 지난해에 2012년보다 38.9%가 줄었다. 엉뚱하게 콩 재배 농민들이 희생양이 된 셈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대기업의 국산콩 수매량은 2010년 1만 3900t에서 2011년에 1만 4200t으로 늘었지만, 두부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된 2012년에는 1만 3200t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9500t에 그쳤다. 이에 따라 콩(백태 35㎏ 상품 기준) 가격 역시 2011년 1~3월 평균 24만 8891원에서 올해 1~3월 14만 6230원으로 41.2%나 급락했다. 국내 농가들은 두부 말고는 콩에 대한 다른 판로도 찾기 어렵다. 콩 생산량의 85%가 가공식품으로 유통되는데 이 중 두부는 51%나 차지한다. 장(醬)류(16%), 콩나물(11%), 두유(10%)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기업들은 동반성장위와 농식품부의 상충된 요구 때문에 곤란한 입장이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두부제품 홍보를 줄이면서 두부 수요마저 줄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대기업 상관없이 두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재정부의 주재로 농식품부와 동반성장위 관련 부처인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가 진행되고 있다. 가장 최근 회의는 지난 1월이었다. 농식품부는 농가의 피해를 강조한다. 콩이 쌀, 밀에 이어 제3의 곡식이라는 점에서도 두부 수요가 줄어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적어도 국산콩으로 만드는 두부만이라도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생산·판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는 대기업에 단지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게만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6월까지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후, 결정하자는 생각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동반성장위가 중소기업연구원과 시정경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하자, 농식품부는 농민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자를 부분적으로 참여시켰다. 동반성장위는 오는 9월까지 재지정 업종의 윤곽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6개월간 부처 간의 협의는 치열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年소득 2000만원↓땐 0원 2100만원이면 289만원

    年소득 2000만원↓땐 0원 2100만원이면 289만원

    지난 6일 정부가 2주택 이하·임대수입 연 2000만원 이하인 영세임대사업자에 대해 세금을 2년 유예하고 2016년부터 분리과세를 하는 ‘전월세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건강보험료 부과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주택자의 경우 임대수입이 연 2000만원 이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2100만원만 돼도 피부양자 자격을 잃어 월 24만 1099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세무사업계에 따르면 분리과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임대소득 연 2000만원 이상인 2주택자 및 3주택 이상을 소유한 임대사업자는 올해부터 사업소득이 노출된다. 자식 등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있는 은퇴자의 경우 올 12월부터는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주택 한채 공시지가가 3억원이고, 5년 된 2000cc 중형차를 가지고 있다면, 2주택자 중 연간 임대수익이 2100만원인 경우 올해 말부터 내야 하는 연간 건보료는 289만 3188원이다. 연간 임대수익이 2500만원일 때는 337만 3632원, 3000만원이면 355만 4844원, 3500만원이면 373만 6068원 등이다. 3주택자라면 연 임대수익 2100만원이면 연 건보료는 312만 4980원, 3000만원이면 378만 6636원, 4000만원이면 408만 7968원이다. 4주택자는 연간 임대수입이 2100만원이면 325만 9836원, 3000만원이면 392만 1504원, 4000만원이면 422만 2824원이다.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연간 수백만에 이르는 것은 건보료가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 따라서도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임대수입이 2500만원이라면, 임대수입에 기준경비율(2400만원 초과는 22.2%)을 곱한 555만원을 제외한 1945만원을 기준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계산한 임대수입에 대한 보험료 부과 점수는 780점이 된다. 기준시가 3억원인 아파트가 2채라면 6억원의 재산에 대한 보험료 부과 점수는 731점이다. 5년 된 2000cc 자동차의 점수가 90점으로 모두 1601점이고, 1점당 175.6원의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월 28만 1136원(1601점×175.6원)이 부과되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아직 기획재정부로부터 요청을 받지 않아 월세보완대책에 따른 건보료 부과에 대해 세밀히 검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 건보료를 내는 직장가입자(1457만 7405명)보다 보험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2038만 5380명)가 더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정적이지 않다.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꿔 총급여 7500만원까지 연간 임대료의 10%를 돌려주기로 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2월 26일 발표) 역시 자영업자는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소득층의 경우 임금근로자보다 자영업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세금이나 건보료를 세입자에게 전가해 월세만 올라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임대소득 은퇴자 이번엔 건보료 공포

    집을 세 채 이상 가졌거나 두 채를 가졌더라도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임대사업자들은 오는 12월부터 연간 수백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올해부터 주택 임대 시 확정일자 등 신고 내역이 국세청에 통보돼 사업소득이 노출되면서, 그간 직장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재돼 건강보험료를 안 내던 은퇴자들이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돼서다. 6일 기획재정부·국세청·건강보험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매년 10월 관련 법령에따라 신고 받은 소득금액을 건보공단에 통보한다. 임대사업자의 사업소득이 통보되면 건보 공단은 이를 토대로 올해 11월 피부양 자격 상실자를 가려 낼 예정이다. 사업소득이 있으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그간 임대사업자는 임대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업소득이 드러나면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는 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면 올해 12월 1일부터 지역가입자 신분으로 건보료를 내야 한다. 기준시가 3억원 상당의 집 두 채와 5년 된 2000㏄ 중형 자동차를 갖고 있는 은퇴자가 연 임대수익이 2100만원이라면 지역가입 건보료는 289만 3188원(월 24만 1099원)이 된다. 직장보험료는 직장에서 절반을 내주지만 지역가입자는 개인이 모두 내야 한다. 다만 집이 두 채 이하이거나 연 임대 수익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2년간 과세를 유예하기로 했고 2016년부터도 분리과세(특정한 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분리해 과세하는 것)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한다. 분리과세를 하면 임대 관련 사업 소득으로 과세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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