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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비핵화 논의 준비… ‘시리아 변수’ 없을 듯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상회담 표어인 ‘평화, 새로운 시작’처럼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분단 68년 만에 북한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다. 특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될지 관심을 끈다. 남북이 비핵화 논의를 위한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매체도 ‘뜻깊은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16일 “북한 외무성, 정찰총국 등이 참여하는 합동소조가 정상회담 준비 상황 보고서를 만들면 김정은 위원장이 검토하는 식으로 회담 준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준비위원장을 맡듯 북도 비서실장격인 김창선(국무위원회 부장) 서기실장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날 “온 겨레와 세계를 무한히 격동시키는 북남 수뇌 상봉과 회담은 원수님(김정은)의 탁월하고 세련된 정치와 조선노동당의 일관한 자주통일 노선에 의해 마련되는 뜻깊은 사변”이라고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의제에 제한 없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으로 만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개선 등 다목적 창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비핵화 로드맵은 한·미 및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율을 거쳐 5월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지을 밑그림이다. 2500여명의 전 세계 기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공식적인 비핵화 선언, 즉 ‘4·27 공동 선언’이 도출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속전속결형 비핵화’와 북한의 ‘단계적 타결, 동보적 이행’ 간에 큰 간극을 조율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다.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맞바꾸는 일괄적 타결을 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되 북의 비핵화 완료 시한을 6개월, 1년, 2년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달 29일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 날짜를 정한 뒤 한 번의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과 두 번의 통신 실무회담을 열었다. 18일 2차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에서 실무 논의를 끝내고, 곧 열릴 고위급회담에서 의제 논의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발생한 시리아발(發) 중동 정세 악화와 이에 따른 미·러 간 신(新)냉전 재현 가능성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부상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냉전은 이념, 철저한 편 가르기, 군사적 행동이 특징이었지만 현재는 미·러에 양다리를 걸친 국가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주의적 ‘파워 폴리틱스’(권력정치)로 볼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북핵 문제는 세계적 위협이기 때문에 미·중·러도 협력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방글라데시 현직대사 SNS 욕설댓글 의혹…외교부 “사실관계 파악중”

     16일 주방글라데시 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욕설 댓글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외교부가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JTBC는 주방글라데시 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에 욕설 댓글을 달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관련 언론보도 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동호회 엿보기] 보훈가족 찾아가 노후 주택 수리 “희망 나누려다 현실을 배웁니다”

    [동호회 엿보기] 보훈가족 찾아가 노후 주택 수리 “희망 나누려다 현실을 배웁니다”

    “드물게라도 주말 봉사를 하자는 차원에서 결성된 ‘희나모’(희망을 나누는 모임)가 11년이 됐습니다. 사랑을 나누자는 의도였는데, 도리어 저희가 보훈 현실과 사각지대를 느끼고 배우게 됐죠.”국가보훈처 경남동부보훈지청에 근무하는 장지희(43·7급) 희나모 총무는 13일 “1년에 2회씩 형편이 힘든 노인 보훈 대상자의 노후 주택을 손봐 주는 ‘해피하우스’ 활동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나면 밭에서 양파를 뽑는 봉사나 김장 봉사도 나간다”고 말했다. # 23곳 주택 개선… 말보다 발로 ‘해피하우스’ 2006년 상반기부터 경남동부보훈지청(당시 창원지청)의 전 직원 20여명은 인근 두산중공업 내 국가유공자 모임인 ‘육육회’(현충일인 6월 6일에 만들어서 붙인 이름)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어 이듬해 상반기 봉사 동호회 희나모를 결성했다. 현재는 회원이 27명으로 늘었고, 동호회 운영비는 월급에서 5000원씩 모아 충당한다. “봉사는 주로 토요일에 하는데 평균 14~15명 정도가 참여합니다. 육육회 회원도 10명 이상 참여하고, 보훈 대상자 중에 사정이 힘든 분들을 주로 돕습니다. 동호회 운영비는 작은 돈이지만 주택 개선 사업에 보탭니다.” # 6·25 참전 용사 파지에 쌓인 열악한 집 기거 장 총무는 지난해 11월 방문한 창원 시내의 한 노후 주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88세 6·25 참전용사와 부인이 사는 곳이었는데 파지를 너무 많이 쌓아둬 마당에 쥐가 나오는 등 주거 환경이 열악했다. 실내는 어둠침침하고 전기 배선 문제도 있었다. “남자 회원들이 리어커에 산더미 같은 파지를 실어 고물상에 팔고, 도배와 장판을 교체했습니다. 전등은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고 콘센트도 교체했죠. 무엇보다 노인 분들은 폐쇄성이 강해 살던 대로 지내려 하기 때문에 동행한 복지관 직원이 지속적으로 설득했습니다.” # “책상 업무 아닌 현장 보니 사각지대 이해” 이들은 현재까지 23곳의 노후 주택을 개선했고 다음달 26일 24번째 집을 방문한다. 정 총무는 봉사의 기쁨도 있지만 보훈 현장에 대해 더욱 많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외 지역보다 도심에 사정이 딱한 보훈 대상자가 많습니다. 서류상 자식이 있으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부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보훈 사각지대인 겁니다. 국가유공자 업무를 하면서 그 분들의 삶 자체에 관심을 두었는지 반성도 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업무가 지겨울 때도 있는데 현장에서 유공자와 대화를 나누면 그분들을 본질적으로 이해하자는 마음이 듭니다.” 그는 대부분의 유공자 노인들이 노후 주택 공사를 할 때 노인정에 가 있으라고 권해도 “이렇게 추워도 우리집을 고쳐주는데 그럴 수 없다”며 연신 “고마워”란 말을 되뇐다고 전했다. “봉사를 하며 말만 ‘보훈가족’이 아니라 진짜 내 할아버지를 돕는 거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6·25 참전용사들과 전몰 유족들은 정말 어려운 시대를 관통해 살아온 분들입니다. 사회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리설주 띄우는 北

    리설주 띄우는 北

    북한 매체가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해 지난 2월 8일 열병식 보도에서 ‘동지’ 대신 ‘여사’라는 존칭을 붙인 데 이어 15일에는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극존칭을 사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 중앙통신은 이날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최룡해 동지, 리수용 동지, 김영철 동지(이상 당 부위원장), 김여정 동지(당 제1부부장), 박춘남 동지(문화상)를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발레무용극 ‘지젤’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예술단의 이번 발레 공연은 지난 14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렸다. 북 매체가 김 위원장과 별도로 행사에 참석한 리설주에 대해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표현을 처음 등장시켰다. 본격적으로 리설주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에서 여사는 통상 백두혈통(김일성 주석의 직계)의 어머니에게 사용한다. 김 주석의 부인 김정숙, 생모인 강반석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동지는 동료를 뜻하고 여사는 뛰어난 여성 활동가를 의미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외교부 “화학무기 사용 규탄… 국제사회 노력 지지”

    외교부 “화학무기 사용 규탄… 국제사회 노력 지지”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고심 미국·영국·프랑스가 14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내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을 전격적으로 공습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가 15일 대변인 논평을 내고 화학무기 사용을 강력히 규탄했다. 다만, 미국의 많은 우방국들이 빠른 시점에 공습 지지 성명을 발표한 데 비해 한국 정부는 공습 개시 후 약 35시간 만에 논평을 발표했다. 이번 공습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끼칠 영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는 화학무기의 확산·사용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하에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는 화학무기가 사용되는 것, 특히 이로 인해 무고한 민간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논평 시점이 상대적으로 지체된 데 대해 “청와대 및 외교·안보 부처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합의안을 도출하면 모든 회원국이 이를 따르지만 이번엔 각자 판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국제 여론도 엇갈렸다. 유럽연합(EU), 독일, 캐나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스라엘 등은 공습을 지지했지만 볼리비아, 쿠바, 이란, 러시아, 중국 등은 반대했다. 미국의 여러 우방국이 ‘공습을 지지한다’, ‘군사행동을 이해한다’ 등의 직접적인 표현을 썼지만 한국은 논평에 이보다는 간접적인 수사를 사용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北 시간벌기용 협상 관심 없어”… 모든 옵션으로 최대 압박

    美 “北 시간벌기용 협상 관심 없어”… 모든 옵션으로 최대 압박

    “김정은 비핵화 딜레마 상기” 관측 “비핵화 해도, 안해도 얻어맞는 꼴”미국,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북·미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간접적 경고도 포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핵화 담판’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북 군사적 옵션까지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5일 “시리아 공습은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는 아니지만 앞으로 있을 북·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국도 감안했을 것이고 김 위원장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북한에는 압박 요인”이라고 진단했다.김 위원장으로서는 ‘비핵화의 딜레마’를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표적 대량살상무기(WMD)인 핵을 해체하면 미국의 공습을 막을 억지력을 잃게 되고, 반대로 핵을 고집하면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택하는 딜레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비핵화를 안 해도 얻어맞을 수 있고 해도 얻어맞을 수 있다는 면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보며 체제 안전을 구속력 있게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리아 공습 때문에 김 위원장이 협상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을 때 비핵화 딜레마에 대한 고민은 끝났다는 진단에서다. 또 시리아는 WMD, 즉 화학무기를 실제 ‘사용’했다는 점에서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북한과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발언이 허풍이 아니라는 긴장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보유한 것만으로는 공격이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어 북·미 정상회담의 대세에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시간 벌기용 시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미 간 접촉에서 미국 측은 핵 프로그램 폐기를 6개월∼1년 이내에 끝내야 한다는 시한을 제시했는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시간 벌기를 허용해 주는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와는 다르게 움직일 것이다. 지금은 비핵화를 향해 대담한 행동과 구체적 조치를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리설주 띄우는 北

    리설주 띄우는 北

    북한 매체가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해 지난 2월 8일 열병식 보도에서 ‘동지’ 대신 ‘여사’라는 존칭을 붙인 데 이어 15일에는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극존칭을 사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북 중앙통신은 이날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최룡해 동지, 리수용 동지, 김영철 동지(이상 당 부위원장), 김여정 동지(당 제1부부장), 박춘남 동지(문화상)를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발레무용극 ‘지젤’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예술단의 이번 발레 공연은 지난 14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렸다. 북 매체가 김 위원장과 별도로 행사에 참석한 리설주에 대해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표현을 처음 등장시켰다. 본격적으로 리설주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에서 여사는 통상 백두혈통(김일성 주석의 직계)의 어머니에게 사용한다. 김 주석의 부인 김정숙, 생모인 강반석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동지는 동료를 뜻하고 여사는 뛰어난 여성 활동가를 의미한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청와대도 리설주의 호칭을 여사로 정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분담 요구 첫 공식화

    美,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분담 요구 첫 공식화

    미국이 지난 11~12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협정(SMA) 2차 회의에서 미군의 대(對)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측이 전략자산 비용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외교부 관계자는 13일 “미측이 협의 과정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며 “방위비 분담협정은 주한 미군의 ‘주둔 비용’에 관한 것이라는 게 우리(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즉,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계기로 한반도를 찾는 핵추진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장거리 전략폭격기(B1B·B52) 등의 비용은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 미군의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이다. 주한 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미군 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에 쓰인다. 이 관계자는 미측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 전부를 한국에 요구한 것은 아니며, 이번 회의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비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사드 기지가 일단 한국에 세워진 이상 그 기지의 보수·유지의 경우 우리 방위비 분담금에 ‘군수 지원’ 파트가 있으니 그에 해당하면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액수에 대해서는 “좁혀야 할 간극이 크다”고 답했다. 올해 한국 정부가 부담할 주한 미군 주둔 분담금은 9602억원인데, 미국은 이를 두 배 정도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정상 예우 메시지

    트럼프 “김정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정상 예우 메시지

    폼페이오 지명자 “北 정권 교체 지지 안해 북핵 문제 해결이 최우선 외교 과제” 강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이나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을 정상으로 예우하겠다는 의미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북·미 간 ‘빅딜’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만나 “지금 나 자신과 김정은 사이의 회담들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은) 아주 멋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는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미국의 관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는 것 아니겠냐”며 북한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시사했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그러나 청문회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아직도 외교적 해결 수단과 노력이 모두 소진된 것은 아니다”라며 “국무부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외교적 과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렉스 틸러슨 당시 장관이 평화적인 대북 압박 전략으로 밝힌 ‘4-노(NO)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4-노 원칙은 북한 정권 붕괴, 북한 체제 변화, 한반도의 급속한 통일, 군의 북한 진격 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즉 자신의 견해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의지를 실행하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슈퍼 매파’의 잇딴 등장에도 외교적 수단이 우선인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및 폼페이오 지명자의 발언은) 비핵화 확약만 있으면 북이 바라는 체제안전보장을 해 줄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보인다”며 “북측이 이미 미국에 비핵화 조건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수교), 주한 미군 문제 등을 비핵화 조건으로 주장했다. 평화협정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폐기를 의미한다. 또 북측은 미국이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으면서 북한에는 국호도 제대로 안 부른다고 지적해 왔다. 주한 미군은 철수보다 한·미 군사훈련 축소 및 성격 변화를 제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한국, 전략자산 전개비용 분담하라” 요구

    미국이 지난 11~12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협정(SMA) 2차 회의에서 미군의 대(對)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13일 “미측이 협의 과정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며 “방위비분담협정은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에 관한 것이라는 게 우리(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즉,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계기로 한반도를 찾는 핵추진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의 비용은 방위비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이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에 쓰인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회의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비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드 배치 비용은 미국이 다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고, 한국 내에 세워진 사드 기지에 대한 보수 비용은 고려할 수 있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액수에 대해서는 “좁혀야 할 간극이 크다”고 답했다. 올해 한국 정부가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은 9602억원인데, 미국은 2배 정도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모두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오는 12월 31일로 끝난다. 따라서 2019년 이후 분담금을 올해 내에 정해야 한다. 3차 회의는 다음달 중순 미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경파 볼턴 취임 3일 만에… 정의용, 美와 안보 핫라인 재구축

    강경파 볼턴 취임 3일 만에… 정의용, 美와 안보 핫라인 재구축

    야치 日안보국장도 볼턴 면담 미·일 정상회담 의제 조율남북 정상회담을 보름 앞둔 1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일본 안보라인 수장을 중심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 행보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오는 17일부터 본격화하는 미·일,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다룰 주요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 대사관을 비롯한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서 각급에서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물밑 접촉을 이어 온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의 정보수장 간 라인 이외에 조윤제 주미대사와 수전 손턴 국무부 차관보 지명자 간 채널도 가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지난 11일 방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상견례를 가지면서 한·미 안보수장라인의 재구축도 확인됐다. 이날 회동은 볼턴 보좌관 취임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당초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정 의장과 소통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취임 3일 만에 조속하게 만나면서 핫라인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 실장은 앞서 NSC 측과 2시간여에 걸쳐 예비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볼턴이 대북 초강경파지만 스스로도 ‘과거 발언’이라 말했든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북한의 시간 끌기 전술에 대한 우려도 1년, 2년 등 비핵화 종료 시점을 정하는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도 정 실장과 같은 날 앞다퉈 워싱턴에 도착했다. 야치 국장 역시 볼턴 보좌관을 만나 오는 17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처럼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만으로 대북 경제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야치 국장의 방미와 미·일 외교수장 간 만남은 북·미 모두에게 북핵 문제에 있어 ‘일본 패싱(소외현상)’을 막으려는 행보”라며 “미측은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북·미 간 기싸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비핵화 방안 및 태도를 공유하고 일치된 방향으로 나가자는 주문을 한·일에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포괄 합의→북미, 일괄 타결→단계적 이행…한국형 비핵화 해법 뜬다

    남북, 포괄 합의→북미, 일괄 타결→단계적 이행…한국형 비핵화 해법 뜬다

    조정자로서의 한국 역할 강조 “‘행동 대 행동’ 보상 합리적” 지적“(리비아, 이란 등) 외국 사례에서 북힌 비핵화 해법을 찾으려는 경향이 많은데요. 조건, 환경 등이 가장 가까운 것은 (2005년) 9·19 합의(공동성명)를 통한 비핵화 과정입니다.” 세종연구소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형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 리비아, 이란 등에 적용했던 비핵화 로드맵을 정치 및 안보 환경이 다른 한반도에 대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핵탄두 1240개 등을 포기하고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리비아도 2003년 고농축우라늄 16㎏ 등을 없애는 등 빠른 속도로 자발적 비핵화에 나섰지만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군에 의해 정권이 붕괴됐다. 이란은 2013년 10월부터 단계적 비핵화를 진행 중이며 국제사회도 각 단계에 맞춰 제재를 줄였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외교적 해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합의’로 평가했다. 조 위원은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후로 북측이 핵동결을 실시하고,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 이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완료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북한의 주장은 ‘단계적 타결·동보적 이행’으로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 보장’이나 ‘선 체제 보장, 후 비핵화’가 아닌 동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를 이루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괄적 타결’을 한 뒤, ‘단계적 이행’을 하는 한국형 모델을 제언했다. 포괄적 합의 대상은 북한의 비핵화, 한·미의 대북 군사위협 해소, 북한 체제 안전 보장 등이다. 일괄적 타결은 3단계다. 첫 단계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에 따른 북·미 국교정상화(대사관 설치)다. 이어 북한의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미국의 독자 제재를 전면 해제한다. 마지막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해체하고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는 식이다. 조 위원은 “북·미 간 불신의 골이 깊고 비핵화 입장 차가 큰 만큼 한국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큰 틀에서 합의하고, 추상적 수준에서 적절한 시기를 정리하는 정도면 최대치의 성과”라며 “(실행 부분에서) 단계적 이행에 맞춰 ‘행동 대 행동’으로 보상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재팬 패싱 없다” 강조한 文대통령

    “재팬 패싱 없다” 강조한 文대통령

    “한·일 소통 어느 때보다 중요” 日에 비핵화·평화정착 역할 주문 고노 “납북자 문제 한국 협력 기대 어업 협상 해결 최선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북·일 관계 개선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는 2015년 이후 중단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다음달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일 두 나라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노 외무상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한·미·일 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하길 희망하고, 이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19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된 이 선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접견은 40분간 이뤄졌으며, 고노 외무상은 문 대통령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인 납치자(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납치 문제를 포함, 북·일 관계 현안 해결과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년 넘게 표류한 한·일 어업협정의 조속한 타결을 요청했고, 고노 외무상은 “어업 협상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일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어획량을 결정하는 이 협정이 2016년 6월 협상 실패 이후 장기 표류하면서 부산지역 근해 어업은 치명타를 입었다. 고노 외무상은 문 대통령 면담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일 외무장관회담을 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만나고 현충원도 참배했다.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은 지속돼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 즉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핵 문제와 미사일 문제,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본의 기본 입장을 남북 정상회담 계기에 북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 장관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까지 대북 제재·압박은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북한도 대화 중에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비핵화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과거사 문제는 평행선을 달렸다. 고노 외무상은 오는 16일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반대했다. 이에 강 장관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떤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운동본부가 추진하는 일본 총영사관 소녀상 옆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 문제에 대해서도 고노 외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北인권 의제로 비핵화 압박… 정의용, 비밀리 美 방문

    美, 北인권 의제로 비핵화 압박… 정의용, 비밀리 美 방문

    美국무부, 인권문제 제기 공식화 주미韓대사관·美국무부 핫라인 지난주 실무회의… 협의 정례화 조 대사·손턴 지명자 16일 회동 정실장 북미회담 물꼬 한달 만에 볼턴 보좌관과 핫라인 구축 시도 미국 국무부가 북·미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가 비핵화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 인권 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보통 큰 견해 차이가 있는 나라들과 대좌해 회담할 기회가 있을 때 그 문제가 언급된다. 나는 그 (북 인권) 문제도 (정상회담에서) 언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어트 대변인은 “그러나 김정은이 기꺼이 준수할 용의가 있다고 하고 기꺼이 노력하겠다고 하는 한반도 비핵화가 분명히 최우선 의제이고, 다른 것들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지난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도록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인권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실제로 거론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워낙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이슈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UNHRC)의 북한인권결의 채택에 환영한 것을 놓고도, 지난 4일 노동신문을 통해 ‘정치적 도발이며 대화 분위기에 역할하는 용납 못할 망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실제 비핵화와 북한 인권 문제를 모두 다룬다면 김 원장을 망신 주고 협상을 결렬시키겠다는 뜻”이라며 “그보다 회담을 앞둔 기싸움 차원에서 인권 문제로 북핵 문제에 대해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또는 6월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 취임한 존 볼턴(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만나 양국 안보 컨트롤타워 간 ‘핫라인’을 구축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비롯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달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와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지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정 실장은 방미 당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즉석에서 수용하면서 ‘5월 안에’라는 시한까지 제시한 바 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볼턴 보좌관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우리의 입장은 새로운 내정자와 같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밀한 협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 당국은 또한 주미 한국대사관과 미국 국무부를 매개로 외교 핫라인 체제를 구축하고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양측 간 채널 가동은 조윤제 주미대사가 2주 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와 만나 진전 상황 공유 및 조율, 공조 강화를 위해 양측 간 정기적 모임 개최를 제안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지난주 대사관과 국무부 양측 간 실무회의가 한 차례 이뤄졌으며 오는 16일 조 대사와 손턴 지명자 간 만남이 예정돼 있다. 국무부는 백악관이 주도하는 미국 측 북·미 정상회담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핫라인 구축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이달 말쯤 공식 취임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이 되면 북·미 접촉 라인이 지금의 정보채널에서 공식 외교라인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미리 대비하자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가나서 납치된 선원 3명 모두 무사한 듯

    나이지리아 남부에 억류 추정 해적·선사, 석방 협상 진행 중 정부 “안전한 귀환 위해 노력”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가나 주변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피랍된 한국 선원 3명(선장·항해사·기관사)에 대한 석방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원들은 전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어선 ‘마린 711호’를 납치한 해적들이 접촉해 와 한국 선사와 석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랍된 한국 선원 3명은 나이지리아 남부의 한 지역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는 인질 협상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측면에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과 관련된 상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정부는 피랍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및 조속한 무사 귀환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관련국 대상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청해부대 파견 등 정부 차원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치 잡이에 나섰던 마린 711호는 피랍 이틀 뒤인 28일 가나 테마항으로 무사히 돌아왔지만, 9명의 해적들은 이미 스피드보트로 한국 선원 3명을 데리고 도주한 상태였다. 길이가 7~8m에 불과한 스피드보트는 레이저로도 추적이 불가능해 한국 선원들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사고 해역의 경우 인질 피해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해 해적들의 접촉을 기다려 왔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작전 중인 문무대왕함을 사건 발생 해역으로 급파했고, 오는 16일쯤 사고 해역에 도착해 해적들을 압박하는 해상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5말6초 회담 북·미 공식화

    5말6초 회담 북·미 공식화

    트럼프 직접 언급 6시간 만에 김정은도 北언론에 전격 공개 “의제·장소 높은 수준 합의” 관측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북한 언론에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말이나 6월 초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비핵화를 논의한다고 공식화한 지 약 6시간 만이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 협상 의지를 공개한 만큼 이미 회담 일시와 장소, 의제 등에서 높은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이날 “(김 위원장의) 지도 밑에 4월 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가 진행되었다”며 “(김 위원장은) 이달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되는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면한 북남 관계 발전방향과 조·미 대화(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평가”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북·미 간 대화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남북 정상회담도 날짜와 장소를 처음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공식화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핵무기 완성 후 대화 기조로 급선회한 데 대해 군부 등 북한 내부의 반발 등을 누그러뜨릴 만한 설득 작업과 대중 교육 등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 시점과 관련해 “5월이나 6월 초 만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의제와 회담 시점을 공식화했다. 백악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수용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북·미 접촉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으로부터 긴밀하게 진행 상황을 전달받고, 우리 쪽 의견도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북 통일전선부 사이에서 정상회담 일시, 장소, 의제 등을 높은 수준에서 조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우리사회, 미투로 한 걸음 뒤로 가서 두 걸음 앞서 나가”

    “우리사회, 미투로 한 걸음 뒤로 가서 두 걸음 앞서 나가”

    “난 38대 만에 첫 女외교부 장관 양성평등, 국가 생존 차원 문제 위안부 할머니 용기, 미투에 기여”“양성평등은 인권 차원을 넘어 국가 생존 차원의 문제입니다. 혁신적인 여성 리더의 활약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열린 ‘대학생과의 만남’에서 “진정한 성평등 사회는 아직 멀지만 장애물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 사회 곳곳에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뒤로 가서 두 걸음 앞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자신을 38대 만에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이 이 중요한 관직에 여성을 탄생시키기까지 그만큼 많은 세월이 흘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첫 내각에서 30% 여성 기용 약속을 달성했고, 유엔 역시 여성 간부를 50%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최근 이뤄냈다고 소개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에 입부하는 초년생을 보면 어떤 때는 여성이 70%를 넘는다”며 “제가 여성 간부 20%의 목표를 세운 것도 당연히 달성돼야 하는 목표치”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또 “가정이나 결혼이 차별이 되지 않도록 일과 가정생활이 부담 없이 양립할 수 있는 직장 문화 제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투 운동과 같은 적극적 고발에 있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외침이 큰 기여를 한 것 아니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수십년간 아픔을 다스리며 본인의 얘기를 해 준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어린 활동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의 검토 결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직접 만나 본) 할머니들이 공히 원하는 건 진정한 사과였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베트남전쟁 참전으로 현지 여성들에게 상처를 준 것을 사과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아픈 과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트남 정부가 사과를 요청한 적은 없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는 대화가 있을 때마다 마음을 전하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베트남에서 유감을 표명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바랐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세 번째(정상회담)이지만 판문점 남쪽 한국 땅에서 처음 열리고 문재인 정부 취임 초기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5월 중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도 세계사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는 수백명의 학생이 참석했고, 100여명이 외교부 페이스북으로 진행된 생방송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6월 취임 후 강 장관의 첫 대학 강연이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고노 日외무상 오늘 방한… 한일 관계·북핵 논의

    고노 日외무상 오늘 방한… 한일 관계·북핵 논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0일부터 1박 2일간 한국을 방문해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최근 한·일 관계 및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외무상이 방한하는 것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발표했던 2015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10일 한국에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1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최근 ‘재팬 패싱(소외 현상)’ 우려가 일본 내부에서 불거지는 가운데 고노 외무상은 남북 관계의 진전 상황을 공유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한국 측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뤄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임기를 시작한 고노 외무상의 방한은 2015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외무상이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를 위해 방한한 뒤 처음이다. 외교부는 올해 초 이 합의가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혔고, 일본 측은 “1㎜도 합의를 움직일 생각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靑 “북·미 접촉 잘되고 있다”…‘18개월 내 조기 비핵화’ 급부상

    靑 “북·미 접촉 잘되고 있다”…‘18개월 내 조기 비핵화’ 급부상

    비핵화·평화협정·북미관계 정상 포괄적 타결 뒤 단계별 협상 제기오는 5월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접촉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괄적 일괄타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구체적 비핵화 실행 방안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조기 비핵화 로드맵이 대표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이후 60일 이내에 첫 실무 조치를 시작하고, 이르면 18개월 이내에 비핵화를 종료하는 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미국 측과 어느 정도로 정보를 공유하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북·미 접촉이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하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해서도 “취임하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곧 연락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CNN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국무부 장관 내정자)이 CIA 내부 전담팀을 이끌고 비공식 정보 채널로 북·미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 등도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대한 의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에 비해 진척이 느리다는 우려가 잇달아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빠른 수용에 당황해 서둘러 협상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도 대북 강경파들을 등용하며 아직 전열을 다듬지 못했고, 협상 전략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북·미 접촉이 순항하고 한국이 제시한 포괄적 일괄타결 중재안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이후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포괄적 일괄타결이란 비핵화,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포괄적 로드맵으로 한 번에 타결한 뒤 이를 실행할 때는 북·미가 단계적으로 동시에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북한의 로드맵과 일맥상통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를 전제로 일괄타결을 강조하는 미국도 단계적 실행의 불가피성에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살라미 전술(현안을 잘게 잘라 쟁점화해 실리를 챙기는 기술)이나 시간 끌기용 협상을 막기 위해 비핵화 시한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핵연구실장은 “북한이 사찰을 제대로 받고 진정성 있게 문을 열 경우 최단 18개월에서 2년이면 핵 사찰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60일 이내에 비핵화,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의 첫 조치를 동시에 실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남·북·미 평화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괄적 타결 뒤 실행 단계에서 비핵화에 대해 남·북·미 3자 및 남·북·미·중·일·러의 6자 틀이, 평화협정은 남·북·미·중 4자 틀이, 북·미 관계 정상화는 양자 틀이 동시에 운용돼야 한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정상회담 후 ‘대화 절벽’을 없애려면 비핵화 착수 시점 및 완료 시점을 정해 모멘텀을 이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 방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2021년 1월 21일) 전에 비핵화 로드맵을 끝내자는 포석도 들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 3개월 이내 북·미 수교를 약속했지만 중간선거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무산됐다”며 “상대가 있는 협상인데 한쪽의 상황에 맞추는 접근법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까지 예측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북·미 모두 협상을 무산시키면 국제적 비난을 받기 때문에 비핵화 로드맵 타결 뒤 후속 조치에는 진입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어떤 체제 안전 보장에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핵을 포기하지 못하고 1년 정도 지나면 관계가 겉돌거나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매뉴얼과 靑 판단 사이…외교부의 ‘가나 피랍’ 우왕좌왕 대응

    [스포트라이트] 매뉴얼과 靑 판단 사이…외교부의 ‘가나 피랍’ 우왕좌왕 대응

    지난달 27일 새벽 2시 30분(현지시간 26일 오후 5시 30분) 나이지리아 해적이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한국 선원 3명(선장·항해사·기관사)이 이끌던 어선 ‘마린 711호’를 납치했다. 9시간 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인질구출 매뉴얼’에 따라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엠바고’(보도시점 유예)를 요청했고 기자단은 받아들였다. 그는 해당 지역 해적은 유류품, 어류 등 선적물만 탈취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 인명 피해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틀 뒤인 29일 상황이 달라졌다. 마린 711호가 이날 새벽 1시 50분(현지시간 28일 오후 4시 50분) 가나 테마항으로 귀환했는데 한국민 3명이 사라졌다. 해적들이 나이지리아·베냉 경계 수역을 지날 때 한국민 3명을 스피드보트에 태워 도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도 여전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같은 달 31일 외교부가 황급히 일방적으로 엠바고를 해제하며 피랍 사실을 공개했다.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국 언론만 보도를 유예하는 게 실익이 없다고 했다. 피랍 사실 공개 전환이 해적에게 압박을 가할 거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이미 ‘에덴만의 영웅’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급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초 외교부는 “외신 보도가 나와도 엠바고를 지켜 달라”고 요청했고, 외신 보도는 이미 3일 전인 28일부터 시작됐다. 인질 석방 시까지 비(非)보도를 유지하는 인질 구출 매뉴얼과도 배치됐다. 큰 상황 변화 없는 공개 전환에 오히려 납치된 한국민의 안전이 위험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가나 어선 피랍 사건으로 외교부의 ‘위기관리 소통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 외교부의 안이한 상황 판단, 위기관리 전문성 부족, 소통방식 미흡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피랍 사실이 공개된 다음날인 지난 1일 한 외교소식통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피랍 사건을 보는) 상황 판단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라며 “엠바고를 걸었던 건 재외국민 안전 때문인데 지금은 국민에게 알리는 투명성·공개성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고, 그런 형평 부분을 잘 밸런싱해서(균형을 잡아)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해적들이 마린 711호를 납치하기 전에 그리스 유조선을 납치하려다 실패했는데, 이 과정에서 데려온 그리스인을 모선(기지)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한국 어선을 납치한 것으로 봤다. 상황 판단이 급작스레 나빠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국민 3명의 소재지도 여전히 파악되지 않았고, 외신 보도도 지속되던 상황이었다. 외교부가 피랍 사실을 황급히 공개할 이유를 찾기 힘들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 3일 피랍 사실 공개 전환을 자신들이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적과 직접적 대화를) 인질과 선사에만 맡기고 정부는 그냥 조용히 뒤로 빠질 것이냐 하는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도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해야 하고 이미 (외신 보도로) 공개된 상황에서 인질범들이 (문무대왕함 파견으로) 압박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저희 쪽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납치 사건 발생 시 비공개를 유지하는 ‘관례’(매뉴얼) 자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설명에 대해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외교부가 사건·사고 때마다 실익을 따져 판단하지 않고 매뉴얼이라는 관례를 기계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으로 청와대가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대응 엇박자’ 지적에 청와대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실제 피랍에 대한 외교부의 초기 대응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외교부 측은 해당 수역에서 최근 발생한 4건의 선박 납치 사건에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사례는 모두 해적들이 어선이나 유조선 납치에 성공한 경우다. 이번에는 그리스 유조선과 한국 어선 탈취에 실패한 해적들이 한국민 3명과 그리스인 1명(선장)을 스피드보트에 태워서 도주했다. 길이가 7~8m인 스피드보트는 레이저 추적도 불가능했고 나이지리아의 해군력이나 정부의 공신력도 높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기업형으로 움직이며 살해를 일삼는 소말리아 해적과는 다를 수 있다. 가나 지역의 경우 어획량 감소로 해적이 된 어부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빠른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재난의 주관부처는 외교부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위기의 초기 대응에 있어 대통령의 리더십, 상황 인식 능력, 대처 능력 등이 강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선원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압박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조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위기에서 비공개 기조를 유지하다 오히려 국민들의 오해나 불안감이 커진 경우들이 꽤 있었다. 2015년 5월 메르스(MERS) 사태 초기에는 감염자 발생 지역 및 환자가 머문 병원을 공개하라는 여론에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과도한 불안을 느낄 수 있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자발적인 탐문 및 정보 공유에 나서면서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졌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문 때도 정부는 온라인 여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광우병은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는 등의 루머 대응에 실패했다. 수입주권을 넘어 ‘정부가 국민편’인가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국민의 욕구를 읽지 못했다. 정부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낮을 경우 비공개 기조는 더 큰 오해와 불안을 양산한다. 보도 유예를 일방적으로 해제한 외교부의 소통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도 유예는 불가피한 상황에 실행되지만, 어쨌든 보도를 멈추는 행위이기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정부와 기자들이 보도 유예 결정과 해제를 합의하에 진행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언론브리핑에서 “기자단과의 소통이 긴밀하고 충분치 못했다는, 과정에 약간의 흠결이 있었다는 점은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인질구출 매뉴얼에 대해 “다시 꼼꼼히 점검해 개정하거나 강화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기자단 내에서도 좀더 엄격한 기준과 신중한 논의를 통해 엠바고를 수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해외에서 사고가 크게 늘고 있어 초기 대응에 능한 사건·사고 전문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초 사건·사고 담당 영사 39명을 증원하고 재외동포영사국을 재외동포영사실로 확대, 개편했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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