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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VID 콕 집어 거부한 北… 남북·북미 주도권 모두 쥐려는 듯

    CVID 콕 집어 거부한 北… 남북·북미 주도권 모두 쥐려는 듯

    先비핵화 後보상 방식에 반발 “우리는 리비아·이라크 아니다” 북한이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의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비핵화 해법에 반대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에도 그만큼 중요한 담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핵화의 대가로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국교정상화)도 요구했다. 또 북한이 16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별안간 취소한 것은 비핵화 문제의 진전 없이 남북 관계의 진전도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8일 한국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5월 14일에 열자고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북한은 지난 15일에야 이튿날(16일) 회담을 개최한다고 통지했고, 정작 16일 오전 0시 30분에는 돌연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 통보를 해 왔다. 남북 관계에서 올해 들어 3번째 취소 통보다.이어 오전 3시 조선중앙통신은 한·미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4·27 (판문점) 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련합공중훈련을 벌려놓음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평화애호적인 모든 노력과 선의에 무례무도한 도발로 대답해나섰다”고 비판했다. 비핵화 정국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지 않겠다던 그간의 입장을 바꾼 것이다. 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지난 14일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천하의 인간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태 전 공사는 국회에서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태영호 증언’의 출간 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람의 시야에서 착각을 일으키는 데 능하다”며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한국에서 김정은을 악마 같은 존재라고 했는데 쇼맨십 한번 하니 국민의 신뢰도가 78%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또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묘사했으며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북한이 언급한 사안들이 고위급회담 연기 이유로는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김 제1부상이 미국을 겨냥한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심 불만이 표면화됐다. 김 부상은 선 핵포기·후 보상, 리비아 핵포기 방식,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 폐기’ 등 크게 4가지를 비난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제1원칙인 CVID까지 반대한 것은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양측이 비핵화 밑그림에 합의했다는 기존의 분석을 뒤짚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이 비핵화 시 경제제재를 완화한다고 언급하면서도 핵심 보상인 체제안전보장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에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김 제1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 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북한 핵무기를 빠르게 미국으로 반출하고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도 완전히 폐기한 뒤 경제제재 완화 등 보상을 하려는 미국 계획과는 달리 북한은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단계별로 동시에 주고받는 ‘동시적·단계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준 셈이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선 핵포기·후 보상 방식은 체제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 것도 북·미 간 비핵화 이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 기회에 한·미 연합훈련 등을 지적하며 남북 관계 주도권까지 거머쥐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가 중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한국의 중재 역할이 약화되고 북·중 관계가 복원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 입장에서 북·미 정상회담 타결 후 한국의 전략적 효용성이 떨어지면서, 민족공조와 국제공조 사이에서 선택하라는 압박 기조가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뉴스 분석] 美 ‘일방 항복’ 압박에…北, 북·미 의제 기싸움

    [뉴스 분석] 美 ‘일방 항복’ 압박에…北, 북·미 의제 기싸움

    핵반출·인권 등 비핵화해법 이견 회담 앞두고 본격 힘겨루기 양상 靑, 오늘 오전 NSC 상임위 소집 백악관 “회담 성사 여전히 희망적”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6일 미국의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 주장을 격렬히 비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은 또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무기 연기’하며 취소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연합훈련 등을 문제 삼아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등에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나 남북 관계 파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정부도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나와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동시에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만약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최대의 압박 전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17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북한의 대표적 미국통인 김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존 볼턴 미 백악관 NSC 보좌관 등 미측 인사들이 주장하는 ‘선 핵포기, 후 보상’,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 폐기’ 등에 대해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계속적인 핵전략자산 투입으로 하여 다가오는 조·미 수뇌상봉 전망에도 그늘이 드리우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앞서 이날 0시 30분쯤 고위급회담 대표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또 새벽 3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한·미 공군 연합훈련 ‘맥스선더’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를 ‘인간 쓰레기’ 등으로 호칭하며 그의 대북 비판 발언 등도 문제 삼았다. B52의 한·미 훈련 참가에 대해 북한이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정부는 미국 측에 전개 자제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만나 내일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이날 잇달아 표명한 강경 입장이 협상용 또는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북·미 간 이견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정부 내에서 북한의 일방적 ‘항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를 언급하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최근 친중 행보를 거듭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동북아 주도권을 견제하는 ‘중국의 그림자’도 감지된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유감 표명과 함께 4·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 간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내용의 대북 통지문을 보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독도 일본땅, 일본해 유일 호칭”… 정부 “즉각 철회”

    日“독도 일본땅, 일본해 유일 호칭”… 정부 “즉각 철회”

    ‘한국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 삭제 외교부, 日 총괄공사 초치·항의 “동해 2000년 이상 사용한 이름”일본 정부가 동해에 대해 ‘일본해’가 국제법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란 주장을 ‘외교청서’(우리나라의 외교백서)에 새로 넣었으며, 올해에도 독도가 자국 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 독도 영유권 주장의 철회를 일본 측에 촉구했다. 일본 외무성이 15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18년판 외교청서는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을 이번 청서에 처음으로 넣었다. 이어 “일본은 다케시마 문제의 평화적 수단에 의한 해결을 위해 1954년부터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한국 정부에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할 것을 제안했지만 한국 정부가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해에 대해서는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라며 “한국이 일본해라는 호칭에 이의를 제기하지만 이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하에 미래지향의 신시대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들어 있던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라는 표현은 삭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22일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표현을 쓰지 않아 논란이 됐는데, 이번 외교청서에 이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외교청서에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동해 명칭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동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2000년 이상 사용해 온 정당한 이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이날 오전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의 뜻을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 9일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지 일주일 만에 일본이 독도 도발을 한 것에 정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한반도 상황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려면 영토·역사 문제에 대한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dlrudwn@seoul.co.kr
  • 핵실험장 폐기에 각국 당국자·전문가도 갈까

    당국자, 기자단 인솔 가능성 北, 핵능력 완전히 노출 우려 비핵화 전문가 초청 안할 듯 북한이 오는 23~25일 실시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언론 외에 각국의 핵무기 전문가나 정부 당국자가 참석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며 기자단 및 한·미 전문가를 초청하겠다고 전했지만 지난 12일 밝힌 구체적인 행사 계획에는 5개국 기자단만 포함했다. 전문가들은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첫 사찰 무대가 될까 걱정해 전문가는 배제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기자단 인솔 명목으로라도 당국자의 참석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카드인 핵능력을 노출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핵무기 전문가를 초청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기자단 인솔을 위해 동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국제기자단에 포함된 한국,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의 당국자가 비공개로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북측이 통일부를 통해 한국의 경우 통신사 1개와 방송사 1개에서 각각 4명씩의 기자를 초청함에 따라 동행하는 당국자도 소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 외교부, 국방부 등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서 근무한 핵군축, 비핵화 관련 전문가가 포진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풍계리 폭파 현장에 대한 검증을 강력히 원하는 미국의 입장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다.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사찰할 수 있고 완전히 확인할 수 있는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조치는 비핵화의 핵심 단계”라고 말했다. 검증이 없는 핵실험장 폐기는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사례와 같이 북이 다시 핵고도화에 돌입할 수 있는 ‘폭파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국자들이 기자단 인솔 형태로 간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핵능력을 완전히 노출시키거나 사찰을 받는 형식을 피할 수 있다”며 “반면 5개국 정부는 나름의 수준까지 준사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기자단을 5개국으로 한정한 것도 향후 핵사찰 및 핵폐기 과정을 염두에 두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국제적으로 미국, 러시아, 영국 정도가 핵을 해체하는 능력이 있는 곳이고 한국은 북핵 당사국 일본은 제외됐지만 중국은 주요 관련국”이라며 “향후 북핵 처리 관련 컨소시엄에는 이들 국가와 IAEA 등 국제기구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경협 청사진 만든다…北억류 한국인 6명 논의 가능성

    남북 경협 청사진 만든다…北억류 한국인 6명 논의 가능성

    수석대표 南 조명균·北 리선권 각 분야 실무 책임자 고루 참석 산림협력·6·15 공동행사 논의남북은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후 19일 만인 1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판문점 선언에 대해 후속 협의를 갖기로 했다. 북·미가 비핵화의 큰 밑그림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지 수일 만이다. 빠른 속도로 남북 관계 진전 및 비핵화 협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북측은 성실한 이행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소위 ‘신(新)마셜플랜’을 언급한 것을 감안할 때 대북 경제 제재 완화까지는 힘들지만, 남북 경협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비공개 협의는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선언을 총괄하는 회의체로서 열린다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이 빠르고 성실하게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데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 사항도 착실히 이행할 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3차 고위급회담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협의하는 정례 채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회담 의제는 산림 협력,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 이산가족 행사,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6·15 남북공동행사,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 등 다양하다. 회담 참석자도 각 주제에 맞도록 구성됐다.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며, 이들을 제외하고 남북이 각각 4명씩 배석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많지만, 현재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먼저 해 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아이스하키팀을 꾸리다가 벌어진 논란을 감안할 때 8월 아시안게임에서 공동 선수단을 구성한다면 이 분야의 협의가 가장 급하다”고 설명했다. 남북 산림협력과 6·15 공동행사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시급한 사안으로 언급됐다. 북한에 산림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고 황폐지가 늘어나는 상황을 함께 막아 보자는 의도다. 특히 산림화는 시일이 길게 걸려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또 2008년 금강산에서 개최된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6·15 공동행사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지방선거와 맞물려 한국 정부의 적극적 참여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민간 주도 방식이 예상된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는 2005년 개성공단에 지었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건물에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문제는 우선 북한의 교통 인프라 상황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송환 문제가 이번에 논의되지 않는다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해 추후 열릴 적십자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미 경제 보상을 언급했기 때문에 남북이 기본 경제협력에 대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직접 거론하진 않겠지만, 해당 업체의 방북이나 경제 협력을 위한 상호 방문단 구성 등 제재를 거스르지 않는 수준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제네바 北대사 “포괄적 핵실험 금지 노력 동참”

    제네바 北대사 “포괄적 핵실험 금지 노력 동참”

    북한이 핵무기 실험 전면 금지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유엔 군축회의 발언에서 “북한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와 관련해 국제적 바람과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포괄적 핵실험 금지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 대사의 발언을 두고 유엔 안팎에서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가입을 카드로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TBT는 평화적 목적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이지만 북한은 가입하지 않았다. 앞서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북한의 CTBT 가입 및 비준이야말로 명백하고 불가역적인 핵포기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6개국이 비준한 CTBT는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다. 한편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이 16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산림협력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 이산가족 행사,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6·15 남북공동행사 등의 의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후 19일 만이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 등을 논의할 장성급 군사회담(5월 중),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을 명시한 만큼 군사회담 및 이산가족 행사 준비를 위한 적십자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질 전망이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송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남북 수석대표는 각각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실무 책임자들도 배석한다. 북측은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부위원장 등이다. 남측도 의제에 맞춰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류광수 산림청 차장 등이 배석한다. 북한은 오는 23~25일 실시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에서 1개 통신사와 1개 방송사의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알려 왔다. 이들은 22일 베이징에서 미·중·영·러 기자단과 함께 항공편으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한 뒤 기차를 이용해 핵실험장까지 간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北, 핵고도화 사실상 포기… 김정은·트럼프 비핵화 의지 강해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의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사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냉각탑 폭파는 북핵 ‘불능화’의 상징이었지만 이후 북한이 다시 핵개발에 나서면서 ‘폭파쇼에 불과했다’는 오명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핵고도화를 멈추겠다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3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로, 비핵화가 시작됐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어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상당한 성의를 보여 주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남북 간 시간 통일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 때 약속했던 사항들을 하나하나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통해 더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뜻이다. 이곳은 북한 내 유일한 핵실험장이다. 따라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추출해 핵탄두를 만든다고 해도 더이상 그 위력을 실험할 수 없다. 반면 영변 핵시설 5㎿ 원자로의 냉각탑은 당시 용도 폐기 직전의 시설이었다. 또 원자로는 그대로 두고 냉각탑만 폭파했기 때문에 인근 강물을 끌어다가 냉각 기능을 대체할 수 있었다. 냉각탑은 한두 달 안에 다시 만들 수 있는 부수적 시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건재한 갱도가 2개 더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원자탄과 증폭핵분열탄만 성공했을 뿐 마지막 단계인 수소탄은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핵을 고도화하는 최선의 방법(핵실험)을 포기했다는 데 실질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냉각탑을 폭파한 2008년에는 남북이 적대적이었다는 점도 다르다. 북한이 6월 27일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10여일 후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이 발사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또 8월 14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연기에 따른 반발로 영변 핵시설 조치 중단을 선언했다. 이명박 정부와 김정일 정권의 갈등이 커졌고, 이듬해 4월 북한은 탄도미사일 ‘은하 2호’를 발사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다시 매진했다. 반면 현재는 남북 정상회담 등 관계 진전을 추동력으로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6자회담과 같이 상향식 구도가 아니라 정상들이 먼저 합의한 뒤 실무적 협의를 하는 하향식이어서 속도도 빠르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의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명확히 하려면 북한이 초청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기자단 이외에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특히 미 전문가들이 직접 보고 싶을 것이고, 사실상 사찰의 첫 무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에는 6자회담국 기자단이 참관했으나 이번에는 영국이 포함되고 일본을 배제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핵 분해해 미국에 ‘봉인’… 2년 내 완벽한 비핵화 끝낸다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핵 분해해 미국에 ‘봉인’… 2년 내 완벽한 비핵화 끝낸다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앞둔 가운데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 로드맵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한 뒤 현재 보유한 핵무기·핵물질을 분해해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핵물질을 생산하는 시설도 제거된다. 생화학무기 폐기 및 북한 내 핵과학자 관리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완벽한 비핵화’다. 핵심은 속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임기인 2020년까지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보장(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교환을 마치겠다는 것이다.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밝힌 ‘비핵화 빅딜’은 핵탄두·핵물질 반출, 핵시설·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개방적 사찰,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 재처리 능력 제거, 생화학무기 폐기 등 네 가지다. 북한이 23~25일 실시하겠다고 밝힌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까지 감안하면 이미 보유한 ‘과거핵’과 ‘미래핵’을 모두 없애는 조치다. 또 폐기된 핵을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간다는 것은 미국이 직접 2020년까지 북한 핵무장을 해제하겠다는 뜻이다. 윤곽이 드러난 북한의 비핵화 모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다. 속전속결이라는 점에서는 리비아식과 비슷하고, ‘완성 핵무기’를 반출한다는 점에서 리비아식 및 카자흐스탄식과 흡사하며, 개방적 사찰은 이란식과 맥을 같이한다. 리비아는 2003~2004년 고농축우라늄 생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반출하는 식으로 2년 내에 비핵화를 마쳤다.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의 속전속결형으로 불린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핵무기 1000여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식으로 비핵화를 진행했다. 이란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핵물질과 저장시설 모니터)과 추가의정서(AP·연구시설 및 해당국 동의하에 의심 지역 사찰)를 뛰어넘는 AP+를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목한 의심시설에 대해 이란이 사찰을 거부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북한이 아직 구체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핵물질·ICBM 은닉 우려 때문에 개방적 사찰이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영토 주권’을 주장할 수 있다. 또 북·미가 빅딜을 시사하고 있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조치’와 미국의 ‘선 핵포기 후 보상’ 이견이 어느 선에서 봉합될지도 관건이다. 핵무기와 ICBM을 제외한 생화학무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단거리미사일 등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아니라 향후 별도의 남·북·미 군축회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만명 규모의 북한 핵·미사일 전문가에 대한 관리는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파키스탄 핵개발에 기여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이란, 북한, 리비아 등에 고농축우라늄 제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기술을 전수한 사례가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완전한 핵폐기에 대한 보상을 언급하면서 북·미 간 빅딜이 예상보다 구체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 보상책으로는 대북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제재 완화, 국제기구의 대북 융자 지원, 미국 민간 자본 투자 등이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신속한 핵반출을 언급할 정도면 이미 북한에 구체적인 경제제재 완화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볼턴 보좌관은 협상용 ‘채찍’을, 폼페이오 장관은 ‘당근’을 언급해 역할 분담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마음 변하면? “폭파로 지반 약해져 다시 파도 핵실험 어렵다”

    北 마음 변하면? “폭파로 지반 약해져 다시 파도 핵실험 어렵다”

    함경북도 풍계리에 위치한 북한 유일의 핵실험장이 제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 이후 11년 7개월여 만에 폐기된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5월 23∼25일 풍계리 핵 실험장을 갱도 폭파하는 방식으로 폐기하는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 등 5개국 기자들이 참관한다. 완전한 비핵화의 첫 조치로 평가된다. 또 핵실험과 핵 고도화를 멈춤으로써 비핵화의 진정성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갱도를 콘크리트로 막는 방식이 아니라 재가동 가능성을 봉쇄하는 폭파 방식을 택했다. 핵실험장 폐기로 인해 지표면을 통한 방사능 유출 및 오염 가능성은 낮지만 지하수를 통한 유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생방송 중계 여부, 전문가 집단의 검증 여부 등은 미정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의미하는 것은. -북은 핵물질을 생산하고 추출한 뒤 핵탄두로 만들고 핵실험을 해 왔다. 이 중 가장 마지막 단계인 핵실험을 그만두겠다는 뜻이다. 특히 북한에서 핵실험장은 이곳이 유일하다. 따라서 6번의 핵실험으로 50~70kt급 핵폭탄을 개발한 북한의 핵고도화도 멈추게 된다. →북은 지난해 9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니 더이상 핵실험은 필요 없지 않나. -북한이 원자탄(핵 분열)과 증폭핵분열탄(원자탄과 수소탄의 중간 단계)은 완성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수소탄(핵 융합)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게 통설이다. 다만 6차례의 핵실험 데이터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소탄 완성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파키스탄도 핵실험 6번 만에 핵무기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핵실험이 핵무기 개발에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방법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비핵화 진정성을 보이는 의미 있는 조치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북한은 핵실험장 ‘폐쇄’가 아닌 ‘폐기’라고 발표했다. 모든 갱도를 폭파시킨 후 입구를 폐쇄하고 주변의 관련 시설을 모두 철수하는 것이다. 산 중턱에 있는 갱구를 통해 수평으로 들어가면 중심에 핵실험 장소가 있다. 이 핵실험 장소부터 갱도를 지나 갱구까지 차례로 다이너마이트를 놓은 뒤 안쪽부터 차례로 연쇄 폭파시킨다. 즉 산을 붕괴시키는 방식으로 핵실험장을 묻는 것이다. 그간 위성으로 관측된 갱구는 총 4개다. 다만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존보다 큰 시험장이 2개 더 있고 이는 건재하다”고 밝혀 내부에 몇 개의 갱도가 있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핵실험장 폭파로 방사능 유출 우려는. -핵실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반이 단단하고 차단벽도 구간마다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지표면을 통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다만 인근을 지나는 지하수를 모두 점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환경오염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6차 핵실험을 한 갱도는 (실험 당시 충격으로 붕괴돼) 이미 사용이 불가하니 입구 붕괴 및 폐쇄로만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역시 환경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북한이 나중에 마음을 바꿔 핵실험장을 재가동할 수는 없을까. -갱도를 콘크리트로 매설해 메우는 방식이라면 다시 콘크리트를 파내면 재가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폭파 방식은 다시 갱도를 복원한다 해도 이미 인근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더이상 핵실험이 쉽지 않다. 북이 다른 핵실험 장소를 찾는다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실험이 가능하려면 화강암과 같이 강한 암반으로 둘러싸여 있어야 하고 주거 지역과도 격리돼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초대했는데 전문가는 초대하지 않았다. -우선 추후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비공식 초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실험장 폐기가 이번 국면에서 첫 북핵 사찰 사례가 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자체 점검단 중 한쪽만 참여할지 공동으로 방북할지도 관건이다. 하지만 북 입장에선 이런 점이 오히려 걸림돌이다. 선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비핵화 검증 행사가 될 수 있다. 또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전문가에게 핵능력이 노출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전문가가 참여하면 사전 절차나 일이 복잡해져 시일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생방송 가능성은. -2008년 북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6자회담 당사국 언론에 공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녹화방송으로 무게가 쏠린다. 북한은 지난 12일 “국제기자단을 위해 원산에 숙소를 보장하고 기자센터를 설치한다”며 “국제기자단 성원이 핵시험장 폐기 상황을 현지에서 취재·촬영한 다음 기자센터(원산)에서 통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보장하고 협조한다”라고 밝혔다. 풍계리와 원산은 직선거리로도 200㎞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방송까지 꽤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이 오는 23~25일 중에 기상 상황을 보고 진행키로 해 핵실험장 폐기 일시도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경화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이슈… 北과 다룰 일 아냐”

    강경화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이슈… 北과 다룰 일 아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첫 만남에서 최근 논란이 된 주한미군 감축설을 일축했다. 주한미군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비핵화 로드맵과 별개로, 한·미 동맹 차원의 문제라는 뜻이다.강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미군의 한국 주둔이 한·미 동맹의 최우선 사안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한미군과 같은) 동맹 이슈는 동맹 사이에서 다뤄질 일이지, 북한과 다룰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폼페이오 장관도 이런 입장을 확인했다. (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북에 주한미군 감축·철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추측에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강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회담 직후 나온 미 국방부의 보도자료에는 “미국이 가진 모든 범위의 역량을 동원해 한국을 방위하겠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책무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핵실험장 폭파”… 美 “핵 완전 폐기땐 미국 기업 투자”

    北 “핵실험장 폭파”… 美 “핵 완전 폐기땐 미국 기업 투자”

    폼페이오 “北 전력망 건설 도움” 트럼프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 文대통령 ‘적극적 중재’도 탄력 북한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시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을 꼭 한 달 앞둔 시점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낸 ‘시그널’이자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합의를 실행하는 첫걸음이다.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데 동의한다면 미국 민간 기업의 대북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며 “이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전력망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미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면 미국 기업들이 북한이 인프라와 농업 부문 투자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 핵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며 반겼다.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의 실행 계획 공표는 지난달 20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도 해석된다. 북·미 정상 담판을 앞두고 두 정상의 신뢰를 높이려고 주력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 중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남북 정상회담 때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면서 “북·미 회담에 앞서 두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며 환영했다. 이어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여정의 축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공보에서 “핵시험장 폐기 의식은 23~25일 일기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면서 “모든 갱도들을 폭발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날 전했다. 이어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현장 취재는)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과거 북핵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일본을 빼고 영국을 넣었다는 점에서 ‘일본 패싱(배제)’의 의도가 엿보인다. 북측은 세부적으로 ▲국제취재단을 위한 중국 베이징~북한 원산 간 전용기 운항을 보장하기 위한 영공 개방 ▲원산에 숙소 및 프레스센터 설치 ▲원산~풍계리 특별전용열차 숙식 제공 등을 발표했다. 프레스센터가 원산에 세워지는 탓에 핵시험장 폭파 장면이 생중계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4개 갱도를 모두 폭파하고 막아버린 뒤 인력을 다 철수시킨다는 것은 최소한 미래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북한 내) 핵시험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가 풍계리”라며 이번 조치의 의미를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이 선제적으로 유일한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핵미사일 기술의 발전을 멈추고 ‘미래 핵’을 포기하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측의 약속과 달리 핵시험장 폐기 현장 초청 대상에 전문가 집단이 제외된 것과 관련,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문가 집단을 초청한다면 북 비핵화 과정의 첫 사찰 사례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주사위는 던져졌다… ‘핵 담판’ 앞두고 숨가쁜 외교전

    주사위는 던져졌다… ‘핵 담판’ 앞두고 숨가쁜 외교전

    文대통령·트럼프 22일 美서 정상회담 북·미 ‘비핵화 로드맵’ 세부 조율 주력 北 이달 핵실험장 공개 폐쇄도 주목 G7회의서 국제사회 지지 요청 가능성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되면서 앞으로 한 달간 외교 일정들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세부 이견 조율에 얼마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9일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준 북한은 이달 중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개하며 비핵화의 진정성을 알리는 이벤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종전선언에 이어 평화협정까지 남·북·미에 중국까지 포함한 4자 구도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건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1일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학술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정세를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제반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한국 정부는 낙관적 시각만 갖고 있지 않으며, 협상의 문턱에 선 남북 모두 향후 여러 난관이 있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간 북·미 정상회담의 비핵화 담판에 ‘길잡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비핵화 과정 및 범위 등을 둘러싸고 북·미 간 이견이 드러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9일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0여일 만에 다시 만나 연대를 과시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양측은 비핵화 로드맵의 밑그림에 합의하고, 김 위원장이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주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된 상태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까지 한 달이나 남았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다시 불거질 수 있어 한·미 정상회담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전하고, 미 대북 강경파의 회의적 입장도 감안하면서 비핵화 로드맵을 세부적으로 다듬는 협의를 할 것”이라며 “공개되지는 않겠지만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 전후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안에 해당 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6월에는 국제적 행사가 줄을 잇는다. 2~3일에는 싱가포르에서 아시아안보회의가, 8~9일에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국제사회에 지지를 요청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이틀 뒤인 14일부터 러시아월드컵이 열린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 로드맵 담판에 성공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세계 각국이 북핵 문제의 큰 진전을 축하하는 ‘평화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쟁점은 크게 4가지다. 완전한 핵폐기 완료 시점 합의, 미국의 비핵화 일괄 이행과 북한의 단계적 이행의 절충,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체제안전보장 여부, 핵사찰·검증 범위와 강도 등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친중 행보와 중국의 적극적 참여로 남·북·미 3자 구도가 4자 구도로 바뀌면서 비핵화 속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또 북·미 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가 무산되면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어려워졌고 중국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미국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판문점 선언’에 연내 종전선언을 명시한 데다 올가을 남북 정상회담도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폼페이오 北서 ‘싱가포르’ 확정… 美, 핵무기·ICBM만 의제 예상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폼페이오 北서 ‘싱가포르’ 확정… 美, 핵무기·ICBM만 의제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에서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0일 일제히 보도했다.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도 이 회동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북 조선중앙TV는 이날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회동한 내용을 담은 약 7분 분량의 영상을 방영하면서 “석상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해 드렸다”고 언급했다. 조선중앙TV는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해 듣고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 대해서와 조(북)·미 수뇌상봉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간 ‘북·미 대화’로만 표현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밝히지 않았던 북한 매체들이 처음 정상회담을 거론하고, 미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며 치켜세웠다. 비핵화 범주 및 시점 등을 둘러싸고 최근 불거졌던 북·미 간 갈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은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 매체들은 “다가온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이 조선반도의 긍정적인 정세 발전을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훌륭한 첫걸음을 떼는 역사적인 만남으로 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 전체에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 기사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 등을 게재하며 “(김 위원장은) 미합중국 국무장관과 토의된 문제들에 대해 만족한 합의를 보셨다”고 보도했다. 그간 양측은 비핵화 범주 및 방법 등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주와 관련해 본래 미국이 핵물질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협상 대상으로 삼을 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모든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 폐기, 인공위성 발사 금지 등도 추가해 범주를 확대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지난 2일 예고된 미국인 억류자 3명이 예상보다 늦게 풀려난 것도 비핵화 논의의 정체 때문으로 전해졌다. 방법론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정상화)을 ‘단계적·동시적’으로 주고받길 원하지만 미국은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을 고수하면서 갈등을 빚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이 40일 만에 중국을 극비 재방문해 친중 밀월 행보를 보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갈등이 확대되고 상승되는 듯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양측은 북·미 정상회담 일시·장소 확정, 비핵화 의제 밑그림 완성, 억류자 귀환 등 3가지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의제의 경우 미국의 양보가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봤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생화학무기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제외하고, 핵무기와 ICBM만 비핵화 의제로 삼기로 했을 것”이라며 “큰 고비를 넘겼다고 볼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보상 조치가 일정 기간 안에 실현되면 ‘동시적 조치’로 간주하는 식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북이 조금이라도 먼저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만, 북 역시 미국의 보상이 곧바로 따라올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G7 정상회의 직후… 경호·접근성 감안 ‘싱가포르’ 낙점

    트럼프, 억류자 귀환 이후 탄력 ‘껍데기 회담’ 우려 상당히 불식 정상회담 불확실성 완전히 해소 트럼프 강력한 이미지 각인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북·미 정상회담을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연다고 발표하면서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내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를 염두에 두고 가장 중립적인 외교 무대를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징성을 염두에 두고 판문점을 거론했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치안·경호와 접근성의 문제로 싱가포르를 주장해왔다. 전날 각료회의를 주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면서 판문점은 후보군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어 CNN이 미국 정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면서 싱가포르 개최 가능성이 더 유력해졌다. 이어 한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다음달 1∼3일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에 이어 8∼9일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다”며 “14일부터는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하기 때문에 그 전에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러 국제 행사를 고려하면 12~13일이 가장 적절한 날짜인 셈이다. 또 남·북·미 3자 구도가 최근 북·중 밀착에 따라 4자 구도로 재편되면서 싱가포르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에 대해 더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날 갑작스럽게 이를 공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억류자 3명이 귀환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에 한층 동력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석방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지 못한 채 선언적 의미만 가진 ‘알맹이 없는 껍데기 회담’이 될 것이라는 미 조야의 우려를 상당히 불식시켰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억류자 석방으로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진정성과 비핵화에 대한 의지 등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억류자 석방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억류 미국인의 석방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정당성을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역대 정부가 하지 못했던 ‘자국민의 귀환’을 이뤄낸 강력한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미국 먼저’, ‘자국민 안전의 최우선’이라는 자신의 정치적 표어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귀환한 억류자을 맞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해 방북 가능성을내비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한국계 CIA 센터장 앤드루 김, 폼페이오·김정은 회담 때 배석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한국계 CIA 센터장 앤드루 김, 폼페이오·김정은 회담 때 배석

    지난 9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에 한국계 미국인인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KMC) 센터장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데 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맹활약하는 가운데 특히 남북을 잘 아는 한국계 미국인 전문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10일 “최근 들어 앤드루 김이 북한에 상주할 정도로 활동하며 맹경일 북한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북·미 정상회담의 일시와 장소, 의제 등 관련 조율을 거듭했다”며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까지 남·북·미 정보기관 관계자 세 명이 각각 정보 실무를 지휘하며 물밑 조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사실을 사전에 공개했던 것도 김 센터장의 현지 활동을 바탕으로 CIA의 사전 정보가 전달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센터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지난 9일 외신이 평양 공항에서 촬영한 폼페이오 장관의 도착 사진에서 처음 잡혔다. 그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북측에서 영접 나온 인사들 쪽에 서 있었다. 이미 북한에 도착해 실무 조율을 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또 10일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 사진을 실었는데, 역시 같은 인물이 폼페이오 장관 옆에 배석했다. 김 센터장은 50대로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마친 뒤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능통한데다 한반도 정세와 남북의 정서를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IA 한국지부장과 차관급 아태지역 책임자도 지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는 서울고 동문이다. 그는 또 폼페이오 장관의 CIA 국장 시절 핵심 참모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5월 CIA 내 대북 특별 조직인 KMC 센터장에 임명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통일 인식 달라져… 30~50대 더 적극

    통일 인식 달라져… 30~50대 더 적극

    통일 후 ‘경제 편익 더 크다’ 판단 女보다 男 11%P 높아…병역 영향 남북 관계 개선 및 북한의 비핵화의 두 축이 선순환되면서 국민 10명 중 7명은 통일비용을 부담할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통일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분석됐다.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인 메트릭스가 지난 6~7일 실시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한국의 일정 수준으로 만들고자 통일비용을 부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7%가 ‘그런 편’(=매우 그렇다+그렇다)이라고 답했다.40대(77.5%), 50대(76.5%)와 함께 30대(76.1%)의 응답률이 높은 게 특징이었다. 통상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30대의 찬성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반대다. 이는 최근 소위 남북경협주의 주가가 급등하고 접경 지역의 토지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통일 후 경제적 기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성향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60대 이상과 19~29세의 응답률도 각각 65.2%, 58.8%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통일을 지지하는 것을 넘어 통일비용을 부담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인 답변이 많은 것은 최근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통일편익이 통일비용보다 크다는 쪽으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통일비용으로 10년간 6000억 달러(약 650조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약 65조원으로 한국 국민 1인당 약 125만 5000원꼴이다. 지난해 한국의 국민소득은 3198만원, 북한은 146만원이었다. 통일편익이 크다면 산술적으로 부담하기 불가능한 액수는 아니다. 주식·부동산 가격의 상승 외에도 통일편익은 다양하다. 2010년 북한 내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는 이미 7000조원을 넘었다. 통일 땐 한반도 인구가 8000만명에 육박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인구가 늘면 내부 자원만으로 생산 및 소비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수출입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줄어든다. 서독은 통일로 경제성장률 1% 포인트 이상의 통일편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직(76.2%)의 통일비용 부담 의사가 가장 높았다. 자영업(75.9%), 생산·기능·판매·서비스직(72.1%), 전문·자유직(71.5%) 순이었다. 반면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힘든 농림·어업(57.8%), 학생(60.2%), 주부(65.7%), 무직(66.1%) 등에서는 답변율이 낮았다. 정치성향별로는 진보(84.2%)가 보수(60.2%)나 중도(65.5%)에 비해 비용 부담 의사가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76.6%)이 여성(64.9%)보다 11.7% 포인트 높았다. 남성은 통일의 필요성이나 통일비용 부담 의사에 적극적이었다. ‘병역의 의무’ 때문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정상회담의 반전… TK서도 50% 이상 “비핵화·김정은 긍정적”

    정상회담의 반전… TK서도 50% 이상 “비핵화·김정은 긍정적”

    회담전 78% “못 믿겠다”서 급변 40~60대 장년층 신뢰도 더 높아 10명 중 7명 “金위원장 긍정적” “매우 좋게 바뀌었다”도 21.4%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메트릭스와 함께 실시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7명꼴로 북한의 ‘비핵화 선언’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많은 국민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한다.특히 대구·경북 지역이나 정치성향상 보수층에서도 절반 이상이 북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고 응답하면서 대북 시각에 대한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응답자의 68.5%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에 ‘신뢰가 가는 편’(=매우 신뢰가 간다+대체로 신뢰가 간다)이라고 밝혔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관련 설문조사(500명 대상)를 보면 ‘기존에 북한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 78.3%나 됐다. 즉,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경계를 풀지 않던 국민들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거 생각을 바꾼 셈이다. 남북 정상은 이 자리에서 도출한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부 중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뿐만 아니라 둘만의 도보다리 산책,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에 나눈 포옹, 퍼스트레이디의 만남 등 ‘최초’라는 타이틀이 달린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신하려면 좀더 지켜봐야 한다. 비핵화 로드맵을 담판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수차례 불신의 씨앗이 됐던 북핵 검증 및 사찰 단계도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설문 결과는 남북 정상회담의 결실을 토대로 북·미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방안에 합의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적으로 대구·경북(55.8%), 정치성향별로 보수(54.9%)에서도 절반 이상이 북 비핵화에 신뢰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강원·제주(75.6%), 광주·전라(72.4%), 진보(85.7%)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지만 안보에 민감하고 북한을 믿지 않는 성향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변화다. 연령별로는 40대(77.3%)의 북한 비핵화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76%), 60대 이상(66.9%) 순으로 오히려 장년·노령인구가 30대(62.4%)나 19~29세(57.7%)보다 신뢰도가 컸다. 이전에 겪었던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는 다른 분위기를 읽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에는 정권 말에 남북 관계 개선을 중심 의제로 다루면서 추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67.9%가 ‘긍정적으로 변화’(=매우 긍정적+긍정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21.4%가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지역과 정치성향을 초월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11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김 위원장이 올해에는 연이어 비핵화 변화 의지를 밝힌 것이 ‘극적인 반전’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 고위급, 북·미회담 앞두고 전격 방중”

    “北 고위급, 북·미회담 앞두고 전격 방중”

    김정은·시진핑 회동 소문도 돌아 일각선 김여정 방중 가능성 제기 美, 北에 생화학무기도 폐기 요구 北 반발…비핵화 로드맵 기싸움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건에 대한 수위를 연일 높이며 ‘강공’을 이어 가고 있다. 북한은 매체를 통해 반발하는 한편 중국과 고위급 회동을 하면서 지원군을 등에 업으려는 모양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양측이 막판까지 자국에 유리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북한 고위급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를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롄시로 와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다롄시 조선소에서는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항공모함 001A가 진수식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모함 진수식에 북한 고위급 인사를 초청했을 가능성도 있다. 랴오닝성 해사국은 4~11일 군사 임무를 이유로 보하이만 일대 항행을 금지했다. 다롄시에 대한 교통통제는 지난 6일부터 매우 심해졌고 7일에는 공항이 3~4시간 통제됐다. 다롄공항에서 북한의 고려항공기를 목격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25~28일 김 위원장은 1호 열차를 이용해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했으며 당시 중국 공산당은 관례에 따라 김 위원장이 중국 영토를 벗어날 때까지 그의 방문 사실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다롄시 방문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아직 확인가능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방문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 핵폐기에 대한 범위와 강도가 점차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미국의소리(VOA)는 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선언’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북측은 광명성 4호 등을 발사하며 ‘평화적 우주개발을 위한 위성 발사’라고 주장했는데 이 또한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미국이 비핵화 수준을 강화하고 범위를 확대하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2일 취임사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서 ‘완전’을 ‘영구’로 바꾼 ‘PVID’를 주장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5일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생물 및 화학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를 실현한다”고 했다. 이는 비핵화의 범주를 핵물질(핵탄두)에서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로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북측은 핵시험 중단 및 ICBM 시험 발사 중지, 핵시설 폐쇄 및 공개 등을 선제적으로 선언하며 비핵화에 협조적이었지만 미측이 허들을 높이자 반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의 답변 형식으로 “미국이 (북한의) 평화 애호적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자체에 문제는 없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은 최대 압박으로, 북측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협박으로 회담 전 기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中 종전선언부터 참여 가능성…4자구도 땐 속도저하 우려도

    中 종전선언부터 참여 가능성…4자구도 땐 속도저하 우려도

    방북 왕이·김정은 회동 ‘친선관계’ 확인 미·중 갈등 속 트럼프 동의 여부 미지수 현행 3자 구도로 빠른 비핵화 주장도4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로 최근 불거진 ‘중국 패싱(소외현상)’ 논란이 일단락됐다. 특히 양 정상이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과정에서 소통하고 협력키로 하면서, 중국이 종전선언부터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빠른 비핵화 논의 속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시점임을 고려할 때, 당분간 현행 ‘3자 구도’(남·북·미)가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두 정상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중 두 나라가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기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북한에 대한 영향력, 대북 제재 효과 유지, 북한 비핵화 이행단계 실행력 담보 등을 감안하면 중국은 중요한 파트너다. 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3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왕이(王毅·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동지를 접견했다”며 “조·중 사이의 단결과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전면적으로 계승하고 심화·발전시킬 데 대해, 조선반도 정세 흐름의 발전 방향과 전망을 비롯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중국의 활발한 외교 활동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논의에 적극 참여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사실 중국이 남·북·미와 함께 한반도 평화 문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1953년 정전협정의 당사자다. 문제는 현재의 3자 구도를 4자 구도로 전환하는 시점이다. 아직 중국을 포함한 4자 구도를 형성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빠른 논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3자 구도는 한국이 북·미 간 신뢰의 골을 좁혀 비핵화 로드맵 담판을 짓도록 중재하고, 중·일·러 등 주변국이 지지해 주는 식이다. 남북, 북·미 등 2번의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로드맵이 결정되는 틀도 3자 구도여서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너무 이른 4자 구도가 형성되면 미국이 한국의 후견국이 되고 중국이 북한의 후견국이 되면서 냉전 구도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중 갈등을 감안할 때 미국이 동의할지가 미지수다.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에서 각국의 입장을 조율하기도 힘들었고 조율 속도도 상당히 느렸다는 점에서, 4자 구도로 전환했을 때 논의 속도가 현재보다 저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도 중국의 참여에 대해 명확하게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왕 위원에게 ‘4자(남·북·미·중) 회담’ 체제를 수용한다고 밝혔느냐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균형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동북아 군사 패권을 견제하는 중국 입장에서 이달 하순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주둔이나 한·미 연합훈련 및 미 전략자산 전개를 북이 인정한다면 난처할 수밖에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종전선언은 적대 해소를 위한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이미 남·북·미와 모두 관계 정상화를 이룬 중국의 포함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반면 법적·제도적 합의인 평화협정의 경우, 평화 행동에 대한 남북 간 합의를 미·중이 인증하는 형태의 부속협정서가 포함되기 때문에 중국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發 주한미군 감축설… 볼턴 “완전한 난센스” 즉각 진화

    트럼프發 주한미군 감축설… 볼턴 “완전한 난센스” 즉각 진화

    NYT “국방부에 감축 옵션 준비 명령” 北 변화 전 감축 땐 안보 손상 파장 靑 “사실 아니다… 백악관에 확인” 동맹 균열·해묵은 논란 부를 민감한 사안 비핵화 보상으로 北에 제안 가능성 때리고 어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 방위비 협상 앞두고 기선제압 분석도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을 고려하라고 지시했다’는 기사를 내놓자 백악관이 이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명의의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에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의 규모와 배치를 재고하는 것은 최근 북한과의 외교 상황과 관계없이 이미 이뤄졌어야 할 부분”이라면서 “전면 철수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존 볼턴 NSC 보좌관은 4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국방부에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감축을 위한 옵션을 제공할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NYT 보도를 “완전한 난센스”라고 언급했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한국에서 (우리의) 임무는 여전히 그대로이며 병력태세도 변함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청와대도 가세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역시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금 전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후 전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과 청와대가 적극 반박에 나선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주한미군 논란 확대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이 핵심인 한·미 동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두 개의 수레바퀴다. 비핵화 로드맵을 담판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불거지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6·25 전쟁 휴전 직후인 1955년 8만 5000명이던 미군은 닉슨 독트린(1969년), 카터 행정부의 철수 계획(1977년), 동아시아전략구상(EASI)에 따른 3단계 철수 계획(1990년) 등의 영향으로 단계적으로 줄어 현재 2만 8500명 수준이 됐다. 정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 사례가 있었던 만큼, 미측의 결정에 따라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미 정부의 부인에도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켈리 맥사멘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NYT에 “주한미군은 양국 동맹에 있어 신성불가침 영역”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군사 전문지 아미타임스에 “미군은 우리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결의와 약속을 보여 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며 “북한의 획기적인 변화 전에 주한미군을 대규모로 감축할 경우 한반도 안보에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청와대의 반박에도 일각에서는 감축 지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주한미군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한국의 ‘무임승차론’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시작한 SMA 협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동원되는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열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기 위한 ‘때리고 어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으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미 행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주둔 관련 협의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 등과의 대치 상황을 고려해 아태 지역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에 쉽게 감축이나 철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정작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지도 않는데 앞선 추측으로 주한미군 관련 논란을 부추길 경우 북한과 중국만 돌아서 웃을 일”이라며 “(그런 문제는) 향후 평화체제의 진전에 따라 고민할 일이고 우선 북·미 정상회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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