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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공동성명,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프로세스’ 완성 의미”

    “북미공동성명,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프로세스’ 완성 의미”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문재인·김정은·트럼프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큰 그림이 완성됐다는 의미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북한연구학회가 서울대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2018년 하계학술회의’에서 “문재인 프로세스가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문재인·김정은 프로세스로 발전했고,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프로세스로 발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북·미 공동성명의 핵심은 양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상호신뢰구축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비핵평화 프로세스 원칙과 방향은 합의했으니, 실무협상에서 단계별 이행로드맵을 만들고 실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비핵평화 프로세스는 과거처럼 ‘안보 대 경제’ 교환이 아니다”며 “미국의 우려 사항인 비핵화와 북한의 요구사항인 체제안전보장을 ‘안보 대 안보’ 교환 방식으로 일괄타결하고 순차적으로, 또 빠른 속도로 동시 행동원칙에 따라 이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만간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 선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 교수는 이번 협상 국면이 실패를 거듭했던 과거와는 다르다고 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임계점에서 협상을 시작했고, 따라서 실패시 군사적 옵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남·북·미 지도자들이 임기 초반인데다, 직접 나서 먼저 합의하고 선행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심하고 경제우선의 발전 노선을 채택한 것도 향후 합의 이행 구속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간 핵무기가 북한 체제유지의 ‘만능의 보검’이었다면 이제는 북·미 적대관계 해소가 북 비핵화, 국제사회 편입, 개혁·개방을 추동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베트남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을 할수 있었던 것도 대미 적대관계를 해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조남훈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스라엘 등의 사례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평화협정까지 북한의 국방비가 급격히 축소되지 않겠지만 평화협정 후에는 경제 집중 전략을 위해 국방비를 꾸준히 축소해 나갈 수 있다”며 “평화협정 체결 후 통일 전까지,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5~8% 수준(2015년 24.07%)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방부 “형평성 고려해 대체복무안 조기 확정”

    국방부는 28일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정책결정 및 입법과정을 거쳐 최단시간 내 정책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방부는 헌재 결정 직후 낸 입장문에서 “그간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없고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체복무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헌재는 이날 결정에서 병역법 중 현역·예비역·보충역 등 병역의 종류를 정하는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규정이 없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입법 개선을 주문했다. 대체복무제를 설계해야 하는 국방부의 가장 큰 고민은 ‘제도 남용에 따른 군 전력 약화’다. 2014년 38만명이던 병력 자원은 지난해 35만명으로 줄었고 2022년에는 26만명 수준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대상자 판정 비율은 2012년 91.3%에서 지난해 81.6%까지 떨어졌다. 또 지난해의 경우 모집병(11만 7657명)이 징집병(10만 9458명)보다 많았다. 군 당국도 부사관 비율을 늘려 직업군인이 많아지는 형태로 구조를 개편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 및 인사혁신처도 ‘개인의 양심에 따른 선택’을 보장하는 헌재 결정의 대의에 공감했지만 남북 대치 상황에서 제도의 악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행안부 고위관계자는 “종교적 이유 등으로 전과자가 되는 것을 감수하던 병역 자원을 구제해 사회 기피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그럼에도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부정을 일삼는 경우가 있는데 ‘가짜 종교인’을 제대로 걸러낼 수 있을지 걱정도 크다”고 토로했다. 반면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남북 관계도 데탕트(긴장완화)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고 군 전력이 첨단무기 체계로 재편되면 군 병력을 줄여야 한다”며 “모병제와 첨단무기를 위주로 소수지만 강한 군대로 재편해야지 사람 수로 군 전투력을 유지하는 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남북, 관계개선·철도 급류… 북미, 미군 유해송환 준비 착착

    남북, 관계개선·철도 급류… 북미, 미군 유해송환 준비 착착

    27일로 남북 정상회담(4월 27일)이 열린 지 두 달,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이 열린 지 보름이 됐다. 지난 두 달간 남북 간, 북·미 간 후속 조치들이 복잡다기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과연 대북 관계가 분야별로 어떤 지점까지 진전됐는지 단번에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남북 및 북·미 관계의 진전 상황을 정리해 봤다.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 개선, 군사긴장 완화, 북 비핵화 등 세 부문으로 정리된다. ‘남북 관계 개선’ 부문은 남북 고위급회담, 체육회담, 적십자회담, 철도협력 분과 회담 등에서 후속 합의들이 이뤄졌고, 현재 대부분 이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27일엔 지난 22일 적십자회담의 합의 결과에 따라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8월 20~26일)를 준비하기 위해 남측의 현지 시설점검단이 금강산으로 파견됐다. 통일부·대한적십자사·현대아산 관계자, 협력업체 기술자 등 20명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온정각, 발전소 등 관련 시설을 29일까지 점검한다. 지난 19~22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해 남측 기술자들이 출퇴근 방식으로 방북해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와 교류협력협의사무소에서 전기·설비·건축 등 공사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이달 말까지 개·보수 공사에 착수하고 8월 중순에 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여는 게 목표다. 지난 18일 체육회담에서는 7월 4일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를 열기로 했고, 오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 18일~9월 2일) 개·폐회식에서 공동으로 입장하는 한편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키로 했다.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도 지난 26일 철도협력 분과 회담에서 청사진이 나왔다. 7월 24일부터 경의선 북측 구간에 대해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7월 중순에는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구간에 대해 공동 점검키로 했다. 다만 판문점 선언의 ‘군사 긴장 완화 부문’은 상대적으로 이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 지난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 및 전단 살포 중지 합의가 이행됐지만, 비무장지대(DMZ)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지대화의 경우 지난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 회담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판문점 선언의 ‘비핵화 부문’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재확인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북은 지난 4월 이미 핵실험·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5월에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하면서 핵탄두의 개발을 멈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싱가포르 공동선언 직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측이 미사일 발사 시험장을 곧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북한은 아직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 공동선언 4조에 명시된 6·25전쟁의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주한미군 측은 유해를 넘겨받기 위해 나무 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을 통해 북에 전달했고, 오산 미군 기지에는 유전자(DNA) 검사를 위해 유해를 하와이로 이송하려 금속관 158개를 준비해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선언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연합군사훈련 중단 선언을 최근 이행했다. 다음 수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 고위 인사 사이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 후속협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후 2주간 후속협상이 열리지 않자 난항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너무 조급한 기대”라며 “미 국무부 및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의제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북한도 3~6개월간 진행할 중대한 초기 비핵화 조치를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재의 충분히 빠른 속도가 유지될 경우 연말까지 종전선언을 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10%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다”며 “즉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네스코 “日, 군함도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 알려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27일(현지시간) 군함도(하시마) 등 ‘메이지 시대’ 일본 산업시설에서 벌어진 ‘조선인 강제노역’ 등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릴 것을 재차 촉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바레인 마나마에서 진행 중인 세계유산위는 일본 근대산업 시설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후속 조치 이행 건을 검토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對)일본 결정문을 채택했다. 결정문에는 일본이 ‘2015년 결정문’과 당시 일본 대표 발언을 상기하고, ‘2015년 결정문’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한·일 등 당사국 간에 지속적인 대화도 독려했다. 2015년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의 세계유산 등재가 이뤄졌을 당시 일본 대표는 ‘이들 시설 중 일부에서 1940년대 한국인과 기타 국민이 자기 의사에 반(反)하게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유산 관련 보전상황 보고서’(경과 보고서)에서 ‘강제 노역’ 대신 “2차 대전 때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전쟁 전과 전쟁 중, 전쟁 후에 일본의 산업을 지원한 많은 수의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런 경과보고서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이번 결정문에 반영된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브룩스 “무작정 北 의심 말고 역사 만들어가야”

    브룩스 “무작정 北 의심 말고 역사 만들어가야”

    “지금 가보지 않은 길 가고 있어… 北과 신뢰 쌓기 위해 훈련 중단”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27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조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과거에 그랬으니 또 무작정 (북한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한·미동맹재단이 주최한 제2회 한·미동맹포럼 초청연설에서 “공포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가만히 있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기회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창구인 외교 당국과 달리 군 관계자는 평소 원칙적이고 강경한 발언을 해 왔다는 점에서 브룩스 사령관의 이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다. 38년 경력의 군사 전문가이자 주한미군과 한반도 유엔군을 통솔하고 있는 지휘관이 연합훈련 유예에 대한 기존의 시각에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즉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훈련을 유예하는 것은 안보를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평화를 위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논리여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브룩스 사령관은 “우리는 지금까지 걸어가지 못한 길을 가고 있다”며 “오랜 기간 적이었던 국가와 어떻게 신뢰를 만들어 나가느냐의 문제는 우리가 한 발짝 앞으로 가지 않으면 불가능한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보다 소규모로 하든지, 도발적 부분을 제외하고 하든지 (훈련) 규모와 시점, 시나리오를 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때로 절제된 저강도 훈련을 유지함으로써 대화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지도자들이 외교적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우리는 북한의 체면이 살도록 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방법을 찾고 있다. 그들이 변하면 우리도 변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연합훈련(유예)도 우리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고 했다. 이어 “(북한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미동맹에 맞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주한미군 철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한·미 대통령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백범 김구 69주기 온·오프라인 추모물결

    백범 김구 69주기 온·오프라인 추모물결

    백범 김구 선생의 69주기를 추모하는 물결이 26일 온·오프라인을 메웠다. 남북 간 화해 무드가 마련된 가운데 ‘평화 통일’을 상징하는 역사적 인물로서 더욱 큰 조명을 받은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주관으로 추모식을 열었다.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 등 각계 인사, 유가족, 독립 유공 단체장, 광복회원, 시민 등이 참석해 헌화했고 숙명여대 합창단이 추모가를 불렀다. 종로구 경교장에서도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이 추모식을 열었다. 김인수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 대표는 강북삼성병원 안에 자리잡은 경교장을 정상복원해 달라고 주장했다. 경교장은 1945년 임시정부의 첫 국무회의가 열렸던 곳이다.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26일 이곳에서 안두희 소위가 쏜 흉탄에 맞아 서거했다. 경교장은 강북삼성병원 소유로 2013년부터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온라인의 추모 열기도 뜨거웠다. 방송인 송은이와 김숙은 김구 선생을 ‘뉴스의 인물’로 만들고자 ‘대한민국 역사, 실검(실시간 검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제작한 1장의 카드뉴스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리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시키는 방식이었다. 김구 선생은 3·1운동 후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의 초대 경무국장을 거쳐 국무위원과 주석을 지냈다. 또 한인 애국단을 조직하고 한국광복군을 창설했으며 해방 후에는 통일된 자주 민족국가의 수립을 주창했다. 송은이와 김숙은 “의미 있는 역사 캠페인에 동참해 기쁘다”며 “팔로어분들이 ‘좋아요’를 통해 함께 힘을 모은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백범 김구의 업적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내년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 해이기에 대한민국 독립운동 역사의 의미 있는 날을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이번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터키도 6·25전사자 유해 500여구 송환 요청… 北, 응답할까

    [단독] 터키도 6·25전사자 유해 500여구 송환 요청… 北, 응답할까

    966명 전사… 美·英 이어 세번째 北, 참전국과 인도적 교류할지 주목6·25 전쟁 참전국이었던 터키가 이달 초 북한에 500여구의 유해 송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군에 이어 터키군 유해 송환까지 결정할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북한 주재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 대사가 지난 7일 방북했다”며 “이 자리에서 터키군 유해 송환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도 “에르친 대사가 터키군 유해 송환을 요청하는 공식 면담을 북한 당국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은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키는 지난 2001년부터 북한에 터키군 유해 송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노동신문도 지난 8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에르친 대사에게서 신임장을 받은 다음 담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군 유해 송환을 명시했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주한미군은 유해를 넘겨받고자 나무관 100여개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다. 또 주한미군 관계자도 방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산 미 공군기지에는 유전자(DNA) 검사를 위해 유해를 하와이로 이송할 수 있도록 158개 금속관도 준비했다. 북한이 미군 유해를 돌려주기로 한 상황에서 터키를 포함, 미국 이외의 참전국에 대한 유해 송환에 전향적으로 나설 경우 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이미지를 심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 참전국 중에 미군 전사자는 3만 3686명으로 월등히 많다. 그렇지만 영국(1078명)에 이어 터키도 966명의 전사자가 발생해 16개 참전국 중 세 번째로 많다. 터키 정부는 이 중 500여구의 유해가 북한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향후 비무장지대(DMZ)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화되면 터키군 유해가 발견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DMZ의 유해 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미군 등 해외 참전용사의 유해도 함께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해 공동 발굴 및 송환은 DMZ에 매설된 지뢰 제거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이행하는 것과 직결된다. 북한으로서는 유해 송환과 같은 인도적 조치로 참전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보다 진전시킬 수도 있다. 유해 공동 발굴 및 송환이 이뤄진다면 남·북·미가 우선 유해를 공동 발굴한 뒤 DNA 검사를 통해 국적을 파악하고 해당 국가로 보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해의 DNA를 검사해 신원을 파악하는 능력은 주로 미국과 한국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부 “군함도 등서 강제 노역” 日은 이행경과 보고서 ‘꼼수’

    정부 “군함도 등서 강제 노역” 日은 이행경과 보고서 ‘꼼수’

    日, 2015년 세계유산 등재 후 정보센터 설치 등 약속하고도 “도쿄에 싱크탱크 형태로 설치” 경과보고서엔 ‘강제노역’ 빠져지난 2015년 7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에 대한 심사 결과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옥도라 불리던 군함도(하시마) 등 23개 시설이 ‘메이지 시대’ 일본 산업혁명 유산 시설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이 중 군함도 등 7곳에서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5만 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고 이 중 94명이 사망하고 5명이 행방불명됐다. 이에 일본은 1940년대 조선인을 포함해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사실을 간접 인정했고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에 2017년 12월까지 강제 노역 사실 명시에 대한 ‘이행 경과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또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에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일본은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정보센터 설치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851쪽 분량의 ‘유산 관련 보전상황 보고서’에서 조선인 등이 강제 노역을 한 산업 유산 관련 종합정보센터를 현지로부터 1000㎞ 이상 떨어진 수도 도쿄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에서 ‘강제’(forced)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2차 대전 때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전쟁 전(前)과 전쟁 중, 전쟁 후에 일본의 산업을 지원(support)한 많은 수의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는 표현을 쓰며 약속을 어겼다. 이후 정부는 세계유산위원회 소속 국가 등을 상대로 일본의 충실한 약속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제2차관은 지난달 2일 일본에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에 대한 약속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강제 동원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일본 시민단체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는 한국의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지난 20일 “일본의 보고서는 세계유산위원회가 강제노동을 비롯한 ‘역사의 전모’를 밝히라고 권고한 데 대해 충실한 이행 계획을 담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회원국에 보냈다. 이들 단체는 “보고서는 강제 노역 피해자를 산업을 지원한 사람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며 “도쿄에 세계유산정보센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은 도쿄가 세계유산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목적과 관련이 없어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평화’ 외친 6·25… 李총리 “北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

    ‘평화’ 외친 6·25… 李총리 “北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

    남북 평화 무드… ‘새 시작’ 담아 李총리 “민족 공동번영 위해 직진” 원색적 비난 쏟아내던 北도 조용 李총리 장사정포 발언 논란되자 정부 “군사회담 논의 과제 의미”전국 곳곳에서 25일 열린 ‘6·25 전쟁 68주년 기념식’은 남북 간 반목, 대결 등에 머물지 말고 오랜 상흔을 추모하되 평화를 위해 나아가자는 함의를 담았다.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였던 ‘평화 새로운 시작’을 담은 음악회가 열렸고 비무장지대(DMZ) 관광객도 급증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결실 및 이후 빠르게 전개되는 후속 조치로 조성된 평화 무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희생으로 지킨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주제로 열린 6·25 전쟁 제68주년 중앙행사에서 “지난해 말까지 전쟁의 불안이 감돌던 한반도에 이제는 항구적 평화 정착이 모색되고 있다”며 “어떤 난관이 생겨도 신념과 끈기를 가지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공동번영을 향해 직진하겠다. 평화와 번영이야말로 국내외 참전용사 여러분의 헌신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 약속, 미군 유해 송환 절차 진행, DMZ의 남북 상호 비방 방송 중단,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8월 하순 이산가족 상봉행사 재개, 장사정포의 후방 이전 논의 등을 열거하고 “평화의 기회가 기적처럼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6월 14일)에서 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어 이 총리의 발언이 잠시 논란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 검토한 일이 있으며 향후 남북 군사회담에서 논의될 만한 과제 중 하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중앙행사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6·25 참전유공자,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평화와 번영을 주제로 한 6·25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21~24일에는 제1회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이 강원 철원 노동당사, 월정리역 등에서 열렸다. 특히 철원 고석정에서 펼쳐진 본공연에는 가수 강산에, 이디오테잎, 장기하와얼굴들 등이 출연했고 6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모였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DMZ를 관광하려는 외국인 예약자도 예년보다 25%가량 늘었다. 기념일마다 미국에 비난을 쏟아내던 북한도 화해 무드를 의식한 듯 올해는 조용했다. 노동신문은 ‘1950년대의 그 정신, 그 투지로’라는 글에서 전쟁 시기 주민의 투쟁담과 공로를 소개하면서 미국 비난은 삼갔다. 지난해 같은 날 1면에는 “오늘도 우리 겨레는 철천지원수 미제에 대한 치솟는 증오와 분노를 금치 못하며 복수의 피를 펄펄 끓이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6·25가 그간 분단, 갈등, 대결의 상징에서 이제는 화해,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日군함도 ‘조선인 강제노역’ 세계유산 결정문에 명기될 듯

    日군함도 ‘조선인 강제노역’ 세계유산 결정문에 명기될 듯

    군함도 등 ‘메이지(明治) 시대’ 일본 산업시설에서 벌어진 ‘조선인 등 강제 노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채택될 대(對)일본 결정문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바레인에서 24일 개막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회의에서 27일쯤 결정문을 내고 전문(前文)과 본문 각주에 일본 정부 당국자의 2015년 세계유산위원회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강제 노역 사실이 명기된다”고 말했다. 결정문 전문에는 “몇몇 시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대 많은 한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끌려와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강요받았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는 2015년 7월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당시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낭독한 자국 성명을 인용한 것이다. 결정문 본문의 각주에는 강제 노역 관련 문구를 포함한 일본의 2015년 당시 성명 전문이 웹상에서 클릭하면 연결되도록 링크돼 있다. 다만 결정문 본문에는 강제 노역 표현은 직접 명시되지 않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쏟아진 평화 구축 방안

    남북이 지난 14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조성’을 위해 초기 수준의 군사적 신뢰 조치와 함께 구체적인 군축 방안까지 거론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양측이 다양한 평화 구축 방안을 제시하면서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 구현을 위해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DMZ 군축은 북한의 비핵화와 동시에 또는 최종 단계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전체적인 군축 논의 순서를 정리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22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적대 행위 금지를 주장했고 우리 측은 한국 전쟁 유해 및 역사 유적 공동 발굴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상견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양측이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평화지대 조성 방안을 제의한 셈이다. 북측은 MDL 일대에서 비행 및 정찰 활동을 금지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 장사정포 및 남한 자주포의 후방 배치 문제 등과 함께 주요한 ‘DMZ 군축 의제’ 중 하나다. 북한의 이런 제안을 놓고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킬체인(북한 핵·미사일 감시 파괴)을 무력화하는 시도 아니냐는 의심도 보수층 일각에서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하지 않은 상황에서 킬체인 무력화가 선행되면 우리가 핵 앞에 무방비 상태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정부 관계자는 “회담에서는 남북이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각종 생각을 제시해 보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실제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서문)이라고 선언하고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제3조 2항)고 명시했다. 2000년 8월 합의된 개성공단도 북측의 군사시설 이전을 위해 2003년 6월에야 착공했을 정도로 군축 부문은 협의 및 이행에 긴 시간이 걸린다. 우리 군이 이번 회담에서 DMZ 공동 유적 발굴을 제안한 것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초기 조치에 무게를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군이 염두에 두는 발굴 대상은 강원 철원군 흥원리에 있는 궁예도성이나 임진강·한탄강 유역의 구석기 유적 등이다. 제주도 면적(1849㎢)의 절반에 이르는 DMZ(907㎢)를 모두 평화지대로 바꾸려면 유해 및 유적 발굴을 통해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는 게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은 “남북이 군축 아이디어를 불쑥불쑥 던지면서 여론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초기 군사적 신뢰 조치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군축을 진행하는 남북 간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100명씩 일회성 상봉… “나는 언제쯤” 애끓는 이산가족들

    100명씩 일회성 상봉… “나는 언제쯤” 애끓는 이산가족들

    전례 따라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될 듯 무작위 컴퓨터 추첨으로 3~5배수 뽑아 생사확인 등 거쳐 8월 4일 최종 결정 南점검단 27일 면회소 보수 위해 방북 北억류 6명·탈북 女종업원도 논의한 듯남북이 22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을 통해 오는 8월 20~26일에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함에 따라 2년 10개월 만에 금강산 면회소에서 ‘눈물의 상봉’이 이뤄지게 됐다. 다만 이번에도 남북 각각 100명으로 일회성 상봉에만 합의했다. 애가 타는 이산가족들에게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인도주의적 원칙에 의한 이산가족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숫자(상봉 규모)보다 더 깊은 장기적인 문제들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또 “생사 확인부터 정례적으로 만나고 성묘도 가고, 화상 상봉을 하든지 고향 방문단을 만든다는 것까지 얘기하고 과거 총재들이 합의한 문제들까지 어떻게 할지 말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덧붙였다. 2015년 9월 적십자 실무 접촉 이후 약 3년 만에 열린 이날 남북 적십자회담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7시 20분에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박 회장은 북측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 6명과 중국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북한 여성들의 송환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어느 정도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면서도 분명한 언급은 자제했다. 양측 간에 논의는 있었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이런 문제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화해 무드가 지체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남북 양측이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오는 27일 남측 시설 점검단은 금강산 면회소를 보수하러 방북한다. 2015년 20차 상봉 행사(10월 20~26일) 이후 운영을 하지 않았고, 2008년 7월 완공 이후 10년간 특별한 보수도 없었다. 따라서 남측은 건물 안전 상태, 통신 시설, 전력 공급 상황 등과 관련해 상당 수준의 보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적은 상봉자 선정을 위해 바로 후보자 선정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중 무작위 컴퓨터 추첨으로 상봉 인원의 3∼5배수를 먼저 뽑은 뒤, 당사자에게 상봉 의사 및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해 2배수를 선정한다. 다음달 3일까지 북측과 교환키로 한 생사확인의뢰서에 이들이 찾는 가족의 명단이 오른다. 이후 7월 25일까지 생사 확인 결과를 담은 회보서를 교환하고, 마지막으로 남북은 최종 대상자 명단을 8월 4일 맞바꾼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전례에 따라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8월 20일부터 26일 사이에 각각 2박 3일 내지 3박 4일간 남측 상봉단 100명이 금강산 면회소에서 북측의 가족들을 만나고, 이어 북측 상봉단 100명을 만날 남측 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찾는 식이다. 지난 20차 상봉 행상에서도 이런 식으로 총 972명이 가족을 만났다. 다만 남측의 이산가족 5만 6890명 중에 63.2%(3만 5960명)가 80세 이상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봉 규모는 성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공동보도문에 ‘적십자회담과 실무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들을 계속 협의’키로 하면서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고향 방문, 화상 상봉 등 이산가족 문제의 전면적 해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금강산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역대급 유해 송환 시작… “김정은, ICBM 발사 동창리 곧 폐기”

    역대급 유해 송환 시작… “김정은, ICBM 발사 동창리 곧 폐기”

    WSJ “유해 규모 250여구 이를 듯” 트럼프, 업적 삼아 정치 입지 강화 북미, 회담 이후 잇단 자발적 조치 연내 핵 반출·독자 제재 완화 놓고 폼페이오, 北과 후속 협상 나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았다고 밝힌 것은 지난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중 첫 번째 후속조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북한이 첫 단계를 성실하게 이행함으로써 북·미 간 합의의 핵심인 ‘비핵화 로드맵 구축’에 대한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유세에서 “이미 오늘 200구의 유해가 송환됐다(have been sent back)”고 밝혔다. 미 언론은 실제 송환은 며칠 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주한미군 관계자도 21일 “유해 송환에 대한 북·미 간 교섭은 끝났고 곧 송환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사자 유해 송환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4조에 들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회담 끝부분에 (유해 송환) 얘기를 꺼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굉장히 후하게 그럽시다라고 즉각 조치하겠다라고 얘기해 줬다”고 설명했다. 또 그간 북한이 미군 유해를 송환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번 유해 송환은 규모부터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송환될 유해 규모가 250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북·미가 공동 발굴했던 규모(229구)보다도 큰 규모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전사자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며 전직 대통령과의 차별점으로 강조해 왔다. 이번 유해 송환이 미국 내부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업적이란 의미다. 또 이런 식의 ‘자발적 조치’(주동적 조치)는 향후 비핵화 해결 방법의 핵심으로 꼽힌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주동적 조치’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중대하다고 인정했고 싱가포르 공동선언은 이런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다고 명시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자발적으로 중단했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 또 지난 19일 한·미 국방당국은 대표적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했다. 이어 김 국무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는 이날 폐기 예정지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이라고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화성 15호에 장착된 백두산 엔진을 실험한 곳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더이상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곧 진행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의 후속 협상이 관건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올해 내에 핵무기의 일부를 반출하는 소위 ‘프론트 로딩’ 방식을 주장하고 보상으로 종전선언, 미 대통령 행정조치로 내린 독자 제재 완화, 북·미 연락사무소 등을 보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이를 상응하는 보상으로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수송기로 하와이 직행 VS 판문점 통해 육로 이동… 軍 “결정 안 돼”

    수송기로 하와이 직행 VS 판문점 통해 육로 이동… 軍 “결정 안 돼”

    DNA 검사로 미군 여부 확인 뒤 제3 국적 땐 해당 국가로 재송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송환 절차는 이번 주 내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수송기를 통해 미 공군기지로 이동시킨 뒤 유해 송환식을 여는 방안이 유력해 보이지만 전사자에 대해 예우를 중시했던 미국의 전례를 감안할 때 판문점을 통한 육로 송환 가능성도 있다. 복수의 군 소식통은 21일 “유해를 북한에서 판문점을 지나 육로로 옮기는 방법과 수송기를 이용해 이동하는 방식이 있는데 편의성을 감안하면 수송기를 통한 이동이 유력하지만 상징성을 감안하면 판문점을 통한 수송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아직 수송 방식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수송기를 이용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정부 소식통의 전언을 빌어 하루 이틀 내에 유해가 오산 미군 기지에 도착하면 활주로에서 유해 송환식을 열고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로 옮겨 DNA 검사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일 DNA 검사 결과 미군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의 전사자 유해가 섞여 있으면 해당 국가로 재송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기술 수준이 아직은 높지 않아 뼈의 모양을 보고 서구인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다른 참전국의 실종 군인 유해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수송기를 통한 유해 이동은 과거부터 사용됐다. 1999년 북한이 미군 유해 4구를 인도했을 때도 미국은 일본 요코다 공군기지에 옮겨 유해 송환식을 열었다. 반면 유해가 200구에 이른다는 점에서 수송기로 관을 실어 나르는 게 효율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방식은 북한군이 판문점 군사분계선까지 유해가 든 관을 이송해 유엔사 경비대가 이를 넘겨받는 방식이다. 한국전쟁 전사자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판문점이나 비무장지대(DMZ)에서 유해 송환식을 열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으로 유해를 송환할 때는 북한 병사 6명이 유해 한 구씩을 들어 유엔사 경비대 6명에게 전달하며 예우를 갖췄는데 200구도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차량을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때 실종된 미군은 약 7700명이고 이 중 5300명이 북한 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에 있는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33차례의 공동 조사를 벌여 229구의 유해를 송환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로 그간 유해 발굴과 송환은 이뤄지지 못했다. 한편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 전쟁 실종자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 포로, 전쟁 실종자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합의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여성·장애인 운동서 모두 소외…장애여성 인권 위해 뛸 것”

    “여성·장애인 운동서 모두 소외…장애여성 인권 위해 뛸 것”

    “장애 여성 인권에 대한 한국의 경험을 유엔 회원국들과 나누고 싶습니다.”한국 여성 처음으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 위원이 된 김미연(52)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대표는 20일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 29개 장애 여성 성폭력 상담소, 민간단체의 지적장애 여성 보호소 등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시설”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장애인 보호법이 10개나 되는 한국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된 CRPD 위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총 18명의 위원 중에 9명이 교체되는 이번 선거에서 각국 후보 22명이 경쟁했다. CRPD는 유엔 장애인관리협약을 비준한 177개국의 모임으로 위원들은 비준국이 4년(신규 가입국은 2년)마다 제출하는 ‘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별 보고서’를 심사하고 협약 이행을 권고한다. “지난해 10월 제가 한국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121개국 투표권자(각국 정부 관계자)를 만났어요. 북한 관계자가 표를 주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북한은 2016년 12월에 CRPD에 들어온 신규 가입국이어서, 내년에 첫 보고서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4년간 장애인 권리 신장과 보호 업무를 맡게 된 김 대표 자신도 생후 11개월 때 앓은 소아마비 때문에 두 다리에 장애가 있어 휠체어를 탄다. 한양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지만 장기간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서 ‘사회의 벽’을 느꼈고 1994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장애인 운동을 시작했다. “장애 여성은 여성 운동과 장애인 시민운동에서 모두 간과되곤 합니다. 사실 CRPD에도 현재 여성 위원이 단 한 명이에요. 세계적인 여성단체가 ‘젠더 밸런스(성별 균형) 캠페인’을 벌였고 그 여파인지 이번에는 9명 중에 6명의 여성이 당선된 거죠.” 김 대표가 장애 여성 분야의 운동가로 알려진 건 2002년부터 5년간 참여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한국정부 자문위원’을 맡으면서다.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1979년)도 장애 여성 문제를 다루지 않았어요. 그래서 장애인권리협약에는 장애 여성을 위해 각국 정부에 정책적 의무와 책임을 지울 근거를 마련하자는 뜻을 모았죠. 한국 정부, 국제 여성 단체들과 노력했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당시 주유엔 공사참사관의 도움도 받았죠.” 그는 마지막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제도적 틀이 구축된 만큼 앞으로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정책도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아직 장애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폭력 상황은 심각합니다. 장애 여성 중 78%의 학력이 초등학교입니다.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지만 장애 여성의 1인당 출산 지원 예산은 4000원 정도에 불과하죠. 장애 여성 정책이 또 한 번 도약하길 바랍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경제사령탑’ 박봉주·박태성 동행…‘中의 비공식 제재 완화’ 요청 가능성

    北 ‘경제사령탑’ 박봉주·박태성 동행…‘中의 비공식 제재 완화’ 요청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중 정상회담 수행단에 ‘경제사령탑’인 박봉주(왼쪽) 내각총리와 함께 과학·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박태성(오른쪽) 노동당 부위원장이 포함돼 주목된다. 이번 방중에서 김 위원장이 북·중 경협은 물론 ‘초기 비핵화 조치에 따른 중국의 비공식 제재 완화’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北 친선 참관단 이끌었던 박태성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하며 박 총리와 박 부위원장이 전날 정상회담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연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새로 선포한 경제총력 노선의 핵심 인물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며 당의 하위조직에 머물렀던 내각을 ‘경제사업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리는 대표적인 경제 분야 관료로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등을 주도해 북 경제개혁의 상징으로 통한다. 노동당에서 과학·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박태성 부위원장은 지난달 14일부터 열흘간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둘러보며 경제발전 방식을 배워 갔다. 이들의 등장은 북·중 경협의 시동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이 북·중 국경의 봉쇄 강도를 조정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키면서도 북에 실질적인 경제제재 완화 효과를 줄 수 있다. 오는 9월 9일(정권 창립 기념일)이나 10월 10일(노동당 창당 기념일)에는 북 내부에 비핵화에 따른 경제 발전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북·중 경협 시동 거나 또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완화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빠르게 비핵화 수순을 밟았는데도 한·미가 제재 완화 시점을 늦출 경우, 중국이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는 요청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가장 강력한 미국 독자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인권 문제 등 법적 조건의 충족과 미 의회의 동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을 볼 때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충실히 이행될 것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상력 제고를 위해 북·중 국경 밀무역을 지적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중국이 일정 수준까지 비핵화에 따른 대북 인센티브를 비공식적으로 주는 상황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할아버지 김일성보다 진일보… 김정은식 ‘시계추 외교’

    할아버지 김일성보다 진일보… 김정은식 ‘시계추 외교’

    김 위원장 미·중 균형외교 구사 김 前주석 ‘등거리 외교’ 닮은꼴 단순 경제지원→비핵화·체제 등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고차방정식’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은둔형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상반된 면모로, 오히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일성은 우방인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친 바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큰 흐름 속에서도 한반도에서 중국의 이익을 대변해 주고 있다”며 “김일성이 구사했던 ‘시계추 외교’의 21세기판”이라고 분석했다. 김일성은 1950년대 말부터 ‘스탈린 우상화’를 비판한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수정주의’ 노선을 비판하고 중국을 가까이 했다. 이후 1966년부터 10년간 중국이 문화대혁명을 하며 자신을 수정주의자로 공격하자 중국을 교조주의라고 맞비난하고 친소 외교를 펼쳤다. 중·소 간에 국경분쟁(1969년)이 발생하고, 사회주의 패권 싸움까지 벌어지자 김일성은 중·소를 오가는 외교로 양국으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받아냈다. 김 위원장 역시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비핵화를 매개로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이익을 취하는 실용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명시했고, 지난 19일 방중을 통해 한동안 소원했던 북·중 동맹 관계를 완전히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날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중 친선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활발한 외교 행보는 김 위원장이 외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김일성도 소련은 물론 동구 공산권을 활발히 다녔다. 또 1975년 5월 루마니아, 알제리, 모리타니, 불가리아, 유고슬라비아 등을 순방할 때 당시 부인이던 김성애를 동반하는 등 공식 석상에 부부 동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비공산권인 싱가포르에도 갔고,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남측 지역까지 내려오는 등 할아버지보다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3차례의 북·중 정상회담과 1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등에 부인 리설주 여사를 동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연내 미국 수도인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미·중 사이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단선적 외교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중·소가 한때 반목했지만 큰 틀에서는 공산주의 이념을 공유한 우방국가인 반면 미국과 중국은 이념적·군사적으로는 경쟁 관계에 있고 무역 등 경제분야는 경쟁과 협력이 혼재된 복잡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즉 김 위원장은 과거 같은 공산권 진영인 중·소 사이를 오가며 경제적 지원을 받아낸 할아버지보다 더 복잡하고 리스크가 큰 고난도의 시계추 외교를 해야 하는 처지다.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및 경제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복잡한 로드맵을 짜야 한다. 여기에 남북관계까지 대입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고차 방정식’이라 할 수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 부본부장은 “‘북·중 대 한·미’의 대결이라는 과거의 틀이 바뀌고 있다”며 “중국을 북 비핵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평양에 사이렌 울리면 전쟁통”… 北, 한미훈련에 극한 공포

    “평양에 사이렌 울리면 전쟁통”… 北, 한미훈련에 극한 공포

    등화관제 등으로 도시 기능 마비 언제든 공격당할 수 있단 공포감‘최고 존엄’ 김정은 참수작전 경계한국과 미국이 19일 연합군사훈련 유예(중단)를 결정한 것은 이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한·미가 취한 첫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함으로써 먼저 ‘변화된 자세’를 보였다. 한·미가 긴장 완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딤에 따라 비핵화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는 연합훈련을 ‘방어적 성격’이라고 규정하지만 북한 입장에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최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할 때 평양에 여러 번 있어 봤다.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고 마비가 된다”며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기들이 언제라도 공격당한다는 걱정을 하니까 군사훈련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는 것”이라고 전했다.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미국과 한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북한 입장에서는 세계 최강 군사력을 보유한 미군이 코앞에서 훈련하는 것을 생존의 위협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도발에 따라 한·미가 이른바 ‘김정은 참수 작전’을 마련한 것도 북한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만하다. 한·미가 연합훈련에서 참수 작전을 연습할 개연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한·미가 이번에 취소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워게임(컴퓨터 시뮬레이션)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으로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하고 실시된다.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으로 시행된 ‘포커스렌즈 연습’과 1968년 북 무장게릴라의 청와대 침투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남한 정부의 군사지원 훈련 ‘을지연습’을 통합했다.이름은 2008년 UFL(을지포커스렌즈) 연습에서 UFG 연습으로 바뀌었다. 매년 8월 정부 행정기관, 주요 민간 동원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함대 사령부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미군, 전시증원 미군 전력이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미군 1만 7500명, 한국군 30만여명이 참여했다. 향후 한·미 양국은 통상 3월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에 대해서도 유예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리졸브연습은 1994년 한·미 연합 팀스피릿 훈련이 중단되면서 시작된 지휘소훈련(워 게임)이다.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를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이다. 1961년 후방에서 소규모 방어훈련으로 시작했지만 1975년에 연합작전 및 연합특수작전 개념이, 1982년부터 정규전 개념이 적용됐다. 올해는 두 훈련 모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 화해 무드를 만들기 위해 4월로 연기됐다. 북 비핵화 과정이 순항할 경우 군별 연합훈련 조정도 예상된다. 북측은 지난 3월 독수리훈련 및 키리졸브연습에 대해 이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월 1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공중훈련 ‘맥스선더’의 전략자산(F22 전투기) 전개에는 크게 반발해 5월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따라서 올해 12월로 예정된 한·미 공군의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의 경우 훈련을 진행해도 전략자산 전개는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경화 “연내 종전선언 美와 협의중… 시기·형식 유연 대처”

    강경화 “연내 종전선언 美와 협의중… 시기·형식 유연 대처”

    “폼페이오, 北과 조속한 대좌 원해 북미 간 핫라인 구체적 추진 안돼” ‘여성 평화 이니셔티브’ 오늘 출범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8일 종전선언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명시됐듯) 올해 안에 추진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적이며 시기나 형식은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서울 광화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미국과 (종전선언에 대해)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고 북·미 정상 차원에서도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 바 있고 미국의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긴밀한 협의’도 언급했다. 강 장관의 언급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과 같이 특정 날짜에 얽매여 종전선언을 과도하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협상 일정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폼페이오 장관이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과 마주 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의지는 굉장히 속도감 있게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미 정상이 직접 만나 신뢰를 쌓고 후속협의를 하기로 한 만큼 북·미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며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선순환하며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오는 8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 기간에 리용호 북 외무상과의 회담을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논의와 관련해 “한·미 군사 당국 사이에 긴밀히 조율을 하고 있고 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미 정상 간 ‘핫라인’과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답을 폼페이오 장관에게서 얻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정부는 전쟁 또는 분쟁 지역에서 여성을 상대로 이뤄지는 성폭력을 근절하고 여성의 분쟁해결 기여를 장려하는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이니셔티브’가 19일 강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외교부, 1급 공관장 줄이고 실무직원 늘린다

    외교부가 앞으로 4년간 총 400여명의 실무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수십개의 1급 공관장 자리를 2급 직위로 내리는 ‘자리 거품빼기’를 단행키로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8일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급 이상 직위 공관장 수를 줄이고, 향후 4년간 매년 최소 100명 정도의 실무 인력이 증원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외교부 고위공무원이 (정부)부처 중에 제일 많을 것”이라며 “거품이 들어간 부분도 조율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 방안을 더 적극 연구해 보자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감축안 발표 시점은 오는 8월 말로 예상했다. 현재 공관장은 총 164명으로 이 중 1급 이상이 93명이나 된다. 이 중 상당수는 외교부 본부 2급이 공관장으로 나가면서 1급으로 ‘자동 승급’한 경우로, 앞으로는 이런 ‘직급 인플레’를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외교부 인원은 2200명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견국 평균인 45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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