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3개국 CEO 스타일 조사해보니
한 배에 영국, 프랑스, 독일 선장이 한꺼번에 타면 어떻게 될까. 영국 선장은 그의 결정이 도전을 받으면 기뻐하고, 독일 선장은 겸손함을 강조한다. 프랑스 선장은 자문 없이 권력을 휘두르길 좋아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9일 영국, 독일, 프랑스 최고경영자(CEO) 200명을 무기명 설문조사한 결과 위의 농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佛 “인사권은 나만의 특권”
리더십은 국적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적에 따라 책임과 의사 결정에 대한 태도가 큰 차이를 보여 다국적기업이 유념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시장 조사기관 모리(MORI)는 프랑스 CEO를 ‘독재자’, 독일 CEO를 ‘민주주의자’, 영국 CEO를 ‘엘리트’로 각각 규정했다. 프랑스 CEO는 10명 중 3명 이하만이 의사 결정 과정의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인 데 반해, 독일은 10명 중 절반이, 영국은 10명중 9명 이상이 의사 결정에 있어서 토론을 즐겼다.
프랑스 CEO들은 단독적인 의사 결정을 직업상의 ‘부상’으로 여겼다.3분의2 이상이 간섭 없이 결정을 내리는 자유로움을 CEO의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독일은 46%, 영국은 39%만이 이를 장점으로 여겼다. 또한 프랑스 CEO들은 인사권을 특권으로 여겼으나 독일과 영국은 그렇지 않았다.
영국과 독일의 CEO들은 회사를 위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직업상 가장 좋은 점이라고 밝혔다. 일본 통신회사 DDI의 유럽 지사장인 스티브 뉴홀은 “독일에서는 권력을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떠벌리지 않는 반면 프랑스에서는 승진하거나 기업의 대표가 되면 성공의 상징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대중의 평가를 중요하게 여기며, 영국이나 독일보다 권력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는 엘리트 양성 기관인 그랑 제콜을 운영하는 프랑스의 교육제도와도 관련된다. 반면 영국에서는 지도자 계급이란 것이 긍정적이기보다 경멸적인 단어로 사용된다고 뉴홀은 설명했다.
●獨, 실패에 대한 두려움 커
독일의 CEO는 사회적 양심과 책임감을 중요하게 여겼다.40%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주요 관심사라고 꼽았다. 이는 미국인들이 실패를 배우고 전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것과 대조된다. 독일의 한 CEO는 “개인적 자만심과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가 기업을 몰락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겸손해야 한다.”며 “내가 가진 영향력에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英, 의사결정시 토론 즐겨
영국의 CEO들은 가장 낙관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안정적인 경제 환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새로운 법률 제정과 기업 지배구조를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
특정 국가의 리더십이 뛰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의 CEO들은 카멜레온처럼 개성을 잃지 않고, 어떤 문화에든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사의 결론이었다.
독일의 한 CEO는 “산에 오르긴 힘들지만 정상에 서면 좋은 전망이 있다. 하지만 바람도 심하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