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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에 간 화학자/전창림 지음

    1434년 그려진 얀 반 에이크의 ‘아르폴리니의 결혼’을 보면 600여년 전의 그림이라고는 도무지 믿기 힘든 생생한 색채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에이크보다 60여년 뒤에 그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색깔도 어두운 갈색으로 바뀌고 물감층이 떨어져 나가는 박락 현상이 나타나는 등 그림이 무척 손상돼 있다.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두 걸작의 보존 상태가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화가의 화학 지식때문이란 것이 ‘미술관에 간 화학자(전창림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의 주장이다. 저자는 홍익대 화학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예술학부에서 미술재료학 강의를 하는 등 예술과 과학의 접점을 찾아가는 일을 해오고 있다. 혼례를 치르는 신부 드레스의 녹색을 마치 푸릇푸릇 피어오르는 잔디처럼 손에 잡힐 듯 묘사한 에이크는 유화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이전의 서양화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색채와 모든 물체가 살아있는 듯한 표현은 물감에 불포화지방산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에이크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인 아마인유를 이용해 이전에는 거의 생각할 수 없었던 정교한 붓질이 가능한 유화기법을 완성했다. 불포화지방산은 지방산 사슬 중 불포화기를 포함하고 있어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불포화기가 결합돼 굳어지면서 단단한 도막을 형성한다. 에이크의 그림은 바로 이런 점을 이용해 아직까지도 그의 그림은 보존 상태가 뛰어나다. 지금도 대부분의 유화 물감에는 아마인유가 포함된다. 특히 신부의 드레스를 칠한 녹색은 말라카이트 그린이란 성분으로 구리 광맥 속에서 가끔 출토되는 구리 리간드의 구리 카보네이트이다. 매우 아름다운 이 녹색 성분의 전품은 ㎏당 100만원이 넘는다. 지금은 합성으로 만들어지는 말라카이트 그린은 여전히 많은 화가로부터 사랑받는 색이다. 다 빈치는 기계공학, 해부학, 건축학, 기하학, 생물학, 천문학 등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한 천재였지만 화학만은 정복하지 못한 것 같다는 게 저자의 추측이다. 그는 납이나 구리를 함유한 흰색, 녹색과 황을 함유한 버밀리온, 울트라마린 등을 즐겨 이용했는데 이것들은 서로 반응하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바뀐다. 다 빈치는 나무판에 석회를 발라 평편하게 만들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석회는 울트라마린 등과 반응하면 탈색하는 속성이 있다. 납을 이용한 흰색을 너무 사랑하다 죽음에 이른 화가도 있다. 미국 태생의 화가 제임스 애버트 맥닐 휘슬러는 흰옷을 입은 여인을 즐겨 그렸는데, 이는 1800년대 후반 흰색 화장과 패션의 유행을 낳기도 했다. 휘슬러가 즐겨 사용한 흰색, 특히 연백의 주성분은 납으로 황과 반응하면 검은색의 황화납이 된다. 연백의 납 성분은 사람에게 매우 강한 독성을 가질 뿐 아니라 그림에도 독이 돼 시간이 지나면 작품이 검게 변색한다. 하지만 휘슬러는 은처럼 빛나는 연백의 묘한 매력에 빠진 나머지 납에 중독돼 몸이 병드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연백으로 그림을 그렸다. 책에서는 이처럼 화학이란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미술사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예술을 사랑하는 화학자가 서술한 서양미술사가 명화 이면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인다.1만 6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숲 사람들/콜린 턴불 지음

    영국의 인류학자 콜린 턴불이 쓴 ‘숲 사람들´(이상원 옮김, 황소자리 펴냄)의 주인공은 평균키 140㎝에 아직도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지켜오고 있는 피그미다. 책에는 저자가 1957년부터 3년간 콩고의 이투리 숲에 사는 밤부티 피그미와 함께 생활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1961년 최초의 피그미 탐사물인 초판이 출간된 이후 46년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는 인류학의 고전이다. 피그미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2500년 전 나일강의 원류를 찾기 위해 이집트 제4왕조가 파견했던 탐험대의 보고서다. 수천년 전부터 피그미는 숲에서 생활해 왔다. 키 큰 주변 부족들이 놀림감으로 삼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키가 작아도 튼튼하고 힘센 피그미에게 숲은 그들의 세상이다. 저자인 턴불은 1951년 호기심으로 떠난 아프리카 탐사여행에서 피그미와 처음 만난다. 이후 흑인 부족의 노예로 인식되는 등 그때까지 알려졌던 피그미에 대한 정보가 엉터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1954년 두 번째로 아프리카를 찾았을 때 턴불은 피그미들의 성년식을 참관한다. 그리고 3년 뒤 함께 취재할 연구원이나 장비도 없이 혼자 몸으로 피그미들의 터전인 숲으로 들어간다. 그는 문명세계와 등진 채 피그미와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그들처럼 먹고 자고 사냥을 했다. 피그미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그들이 느끼는 대로 기쁨과 슬픔을 겪게 된 저자는 그들처럼 숲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고백한다. 피그미들은 숲에서 사냥을 하고 버섯과 과일, 견과류 등을 얻는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꿀이다. 일년에 두번 꿀 따는 시기는 모두가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턴불이 숲에서 생활하며 깨달은 것은 피그미들에게 숲은 그저 살 만한 곳 이상의 고난과 비극, 무한한 기쁨이 어우러진 자족적인 ‘행복의 나라’라는 것이다.1만 4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新 중국미술 흐름 한눈에

    新 중국미술 흐름 한눈에

    냉소적 사실주의로 대표되는 중국 현대미술은 ‘만화’ 같은 중국인의 자화상으로 해외 경매 등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한 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베이징 곳곳에 있는 화가촌에서는 비슷한 작품을 그리는 작가들이 수십명씩 생겨나는 등 그 폐해도 만만찮게 생겨나고 있다. 중국미술이 최근 부쩍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사실주의적 묘사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미술 작품들이 잇따라 국내에 소개돼 관심을 모은다. ●마음 속 풍경을 그려내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개인전(11월13일까지)을 열고 있는 천원지(陳文驥·53)는 현재 유행하는 중국 미술의 경향과는 사뭇 다른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역시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한국 민중미술을 10년 넘게 취급하면서 그 한계를 느꼈다.”며 천원지의 전시를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천원지의 그림은 얼핏 조각이나 설치작품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낳는다. 화려한 붉은 빛이나 현란한 이미지 같은 것은 없다. 그 대신에 원, 삼각형, 사각형으로 화면을 분할하고 색을 칠해 입체인 듯 착시효과를 안겨준다. 세상에 대한 관조와 사색을 담은 동양적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로 일하는 천원지는 20년 동안 서구의 모더니즘 등 중국 현대미술의 일반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02)720-1524. ●구상에서 추상으로 전환하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새달 1∼10일 3년만에 개인전을 갖는 문성(51)은 베이징 중국민족대학 출신의 중국 동포 작가. 그의 작품은 나이프로 캔버스에 물감을 겹겹이 입혀 두꺼운 질감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애초에 사진으로 찍어뒀던 고구려 벽화, 불교조각, 경주 남산 등의 이미지는 울퉁불퉁한 나무껍질 같은 물감의 질감 속에 아스라이 배어난다. 처음에는 구상 계열의 그림을 그렸다는 문성은 “러시아의 미술 아카데미를 방문하고는 똑같은 사실주의 계열의 그림을 그려서는 러시아의 서양화 전통을 뛰어넘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추상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샤오강, 위에민준 등의 작품이 기법면에서는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아류작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현대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린 인기 작가들은 최근 딜레마에 빠져 있다. 처음에는 중국의 체제를 비판하며 인정받은 그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이젠 중국 정부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들고 있다. 눈을 사로잡는 이미지가 아니라 마음으로 그린, 현대 중국미술의 주류에서 벗어난 두 작가의 작품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02)544-848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담배와 사탕… 몽환적 세계로

    담배와 사탕… 몽환적 세계로

    극사실주의 작가 안성하(30)가 31일∼11월13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연다. 담배와 사탕을 사실적으로 그린 100∼200호 크기의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와 해외경매 등에서 호평받은 작가는 지난 4월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추정가의 2∼3배에 작품이 낙찰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투명한 그릇 속에 놓인 담배와 사탕을 그린 그림은 유리를 통해 대상을 굴절시켜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얼핏 사진처럼 보이나 캔버스에서 가까이 관찰하면 사탕과 담배의 윤곽선은 이내 희미해진다. 또 붓질의 밀도 역시 촘촘하지 않아 모호한 추상화의 느낌도 풍긴다. 작가는 “세밀하게 그리다가 부담스러울 정도가 되기 전에 붓을 멈춘다.”고 말한다.(02)736-102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전속작가 작품 자사 경매 금지

    난맥상을 보여온 미술 시장의 유통질서가 바로잡힐 수 있을까. “경매회사들이 경매를 너무 자주 하고, 경매회사를 설립한 화랑의 소속작가들만 집중적으로 띄우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품어온 화랑들과 서울옥션·K옥션 양대 경매회사가 최근 ‘신사협정’을 맺었다. 참석자는 국제갤러리 대표인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회장,K옥션을 설립한 갤러리현대의 박명자 전 사장, 도형태 갤러리 현대대표, 서울옥션을 설립한 가나아트센터 이호재 회장, 이옥경 가나아트갤러리 대표. 이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미술품 메이저경매 횟수는 연간 총 4회로 제한하고 ▲경매회사와 특수관계인 화랑은 전속작가 작품을 경매에 올리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이번 만남에서는 또 경매회사가 구입하는 국내작가 작품은 경매에 올리지 않고, 화랑협회 회원 화랑에서 전시 중인 작가의 추정가는 화랑과 협의한다는 조항도 합의됐다.1회 경매에 출품되는 작가당 작품 수를 5∼10점 이내로 제한하고, 경매일을 기준으로 제작연도 2∼3년 이상 된 작품만 경매하라는 화랑협회 측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재협의하기로 했다.그러나 예전에도 화랑과 경매회사 간에 비슷한 협의가 있었지만, 미술시장이 팽창하면서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있는 만큼 이 같은 합의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하는 그들만의 밤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 2명이 새달 한국을 찾는다. 한명은 반짝반짝 뜨는 별, 그리고 다른 한명은 지는 별이라고만 하기엔 아쉬운 거장이다. 클래식계에 중국 신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랑랑(25)이 2년여 만에 세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밝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청중과의 탁월한 교감을 자랑하는 랑랑은 11월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낭만 계열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독주회를 꾸민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해 쇼팽 소나타 3번, 슈만의 ‘어린이 정경’, 호로비츠가 편곡한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 등이 연주된다. 올해 개봉한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연주를 맡는 등 대중적인 행보도 활발하다.3만∼9만원. 타계한 파바로티와 함께 3대 테너로 꼽히는 호세 카레라스(61)도 1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11월14일 오후 8시 역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카레라스의 내한 콘서트는 그러나 ‘가기 힘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체 2500여석의 티켓 가운데 6만원인 무대 뒤편의 합창석 270석만을 일반인들이 예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10만∼30만원의 VIP석을 비롯한 나머지 좌석은 협찬사인 HSBC은행과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가져갔다. 협찬사의 고객이 아니라면 카레라스의 뒤통수밖에 볼 수 없을 판이다. 입장료도 지난해에 22만원이었던 VIP석이 올해는 30만원이며, 가장 싼 좌석도 지난해 5만 5000원에서 6만원으로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9∼36% 값이 상승했다. 얼마 전 내한한 빈 슈타츠오퍼가 45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티켓으로 인해 정작 공연 땐 빈 자리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카레라스 공연은 일단 좌석이 빌 염려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입장료를 고가로 책정한 뒤 이를 대부분 협찬사에 넘기는 기획사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클래식 장벽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이번 카레라스의 공연은 KBS교향악단이 반주를, 지휘는 카레라스의 전속 지휘자이자 그의 조카인 성악 전문 지휘자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맡았다. 소프라노 박미혜가 특별출연하여 카레라스와 듀엣곡을 부를 예정이다.(02) 541-6234.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女談餘談] 디스플레이용 부부와 황혼이혼/윤창수 문화부 기자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은 그들이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자 대중에게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나쁜’ 뉴스라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배우들이 어느날 배우자와 헤어졌다며 눈물짓는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할 뿐 아니라,‘나도 까짓거’하는 마음까지 먹게 만든다. 물론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디스플레이용´ 부부로 살아가느니 솔직하고 편하게 따로 사는 게 연예인은 물론 평범한 사람에게도 훨씬 나은 인생 길인지 모른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내니 다이어리’에는 월스트리트 부자와 미녀의 결혼생활이 묘사돼 있다. 결혼과 이혼을 명품사듯 반복하는 금융 부자는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재산을 회사명의로 돌려놓고, 호시탐탐 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찾는다. 아내는 텅빈 결혼생활을 사치와 향락으로 메우고, 아이는 기숙학교와 내니(유모)가 기른다. 아직은 결혼생활 초보지만 둘이 사는 행복이 거창한 데 있는 것 같진 않다. 같이 밥먹고, 잠자고, 걸으면서 시덥잖은 농담에 낄낄대고 서로의 체온에 마음을 녹이며 일상의 순간순간 행복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아름다운 모습 가운데는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걷는 뒷모습이나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풍경이 있다. 기자도 그런 노부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어가자고 남편과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평생 내 편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반쪽이 어느날 배신을 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모습은 참기 힘들 것이다. 황혼이혼은 아직 가부장적 사고가 지배적인 남편이 있는 지금의 노부부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한국 남성들은 모두 가부장 제국의 제왕으로 군림할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한때는 집안일에 솔선수범한다는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결혼을 하고, 또 주변 친구들을 보니 가족과 아내를 아끼는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이었다. 황혼이혼이나 중년이혼을 결심하기보다는 오래도록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더 많았으면 한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삼인 펴냄

    교과서가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사회·세계사 교과서는 ‘세계를 처음 만나는 창’임에도 불구하고 강대국 중심으로 구성돼 편향된 세계관을 심어주고 있다. 때론 잘못된 지식을 전해주기도 한다.‘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삼인 펴냄)’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 인도·이슬람권·아프리카권 등 지역 전공학자 7명이 쓴 책이다. 저자들은 먼저 소승불교, 화교, 파오, 니그로 인종, 색목인 등 교과서에 나오는 잘못된 용어부터 지적한다. 조흥국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동남아시아와 스리랑카의 불교는 소승불교가 아니라 ‘상좌불교’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작은 수레’라는 뜻의 소승(小乘)이란 이름은 나중에 생긴 대승불교 쪽에서 소승불교의 개인주의적 구도 방식을 비판하며 일방적으로 붙인 이름이라는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사용된 ‘화교’라는 명칭은 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중국인을 뜻한다.20세기 중엽 이후 현지 사회에 점차 동화돼 가는 중국인들에게는 ‘화인(華人)’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게 조 교수의 지적이다. 화인은 14∼17세기 중국 역사를 기록한 ‘명사’에 나오는 용어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인들을 지칭한다. 최근 중국에서도 공식 문서에 외국으로 이주한 중국계 사람들을 화인이라 부르고 있다. 몽골의 이동식 천막 게르를 중국어로 ‘파오’라고 하는 것은 김치를 기무치라고 하는 꼴이다. 또 니그로에서 파생된 ‘니거(nigger)’라는 속어는 흑인을 향한 가장 모욕적 표현으로 미국에선 금기시되는 말이다. 백인이 흑인 노예를 경멸하는 의미로 쓰였던 니그로란 단어를 우리 교과서에서는 왜 버젓이 쓰고 있을까. 색목인이라는 말도 문제다. 색목인은 제색목인(諸色目人), 즉 각양각색의 사람이란 말의 준말로 눈동자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중학교 교과서의 설명은 오류다.1만 98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인간 없는 세상/앨런 와이즈먼 지음

    2일 뒤:뉴욕의 지하철역과 통로에 물이 들어차 통행이 불가능해진다. 1년 뒤:무전 송수신탑의 경고등이 꺼지고, 고압전선에 전류가 차단된다. 3년 뒤:도시의 따뜻한 환경에 살던 바퀴벌레들은 멸종된다. 100년 뒤:코끼리의 개체수가 스무배로 늘어난다. 300년 뒤:흙이 차오르면서 세계 곳곳의 댐들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500년 뒤:플라스틱은 여전히 멀쩡하다. 50억년 뒤:죽어가는 태양이 내행성들을 감싸면서 지구는 불타 버린다. 이상은 구약성경에서 창조주가 인류와 천지만물을 만드는 7일간의 일지와 정반대로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를 가상한 시나리오다. 이처럼 기발하면서도 끔찍한 생각을 과학적으로 풀어나간 이는 미국 애리조나대 국제 저널리즘 교수인 앨런 와이즈먼. 그는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폴란드-벨로루시 국경의 원시림, 체르노빌, 미크로네시아,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등 지구 곳곳을 발로 누비며 ‘인간 없는 세상(이한중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을 썼다. 인간이 사라진 바로 다음날, 자연은 집 청소부터 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살던 집은 아마도 50년, 길어야 100년이면 주저앉을 것이다. 인간이 없어지면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것은 모기다. 다양한 맛을 즐길 줄 아는 미식가인 모기는 살충제가 사라지고, 고향인 습지가 복원되면서 포유류, 파충류, 새의 피뿐 아니라 꽃의 꿀까지 빨아 먹으며 번성할 것이다. 인간이 없어서 슬퍼할 존재는 우리를 주식으로 해 살도록 진화된 ‘페디쿨루수 후마누스 카피티스’와 ‘페디쿨루수 후마누스 후마누스’다. 전자는 이, 후자는 진드기다. 200여종의 박테리아도 인간을 자기네 집이라 부른다. 수백마리의 작은 포도상구균이 우리 피부 어느 곳에나 살며, 겨드랑이와 가랑이와 발가락 사이에는 더 많이 산다. 대부분 유전적으로 인간한테서만 잘살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우리가 없어지면 그들도 사라질 것이다. 와이즈먼은 환경운동연합팀과 함께 길이 241㎞에 폭 4㎞의 한국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했다. 인간이 사라지자, 한때 동족이 원수가 돼 싸우던 지옥은 오갈 데 없는 생물들이 가득한 곳으로 변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천만하던 곳이 사라질 뻔했던 야생동물들의 피난처가 된 것이다.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담비, 멸종 위기의 산양, 거의 사라졌던 아무르표범이 매우 제한된 이곳의 환경에 의지해 산다. 만일 비무장지대의 남과 북이 모두 인간 없는 세상으로 변한다면, 이들은 다른 곳으로 퍼져 수를 늘리고 번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국제연맹 단체 DMZ포럼의 공동 창립자인 하버드대 생물학자 E O 윌슨은 “한국에 게티즈버그와 요세미티를 합친 것 같은 곳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뢰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겠지만, 관광 수입은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DMZ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유산이자 전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간의 수는 세계적으로 나흘마다 100만명씩 늘고 있다. 우리가 없어도 지구는 계속 남는다. 하지만 지구가 없다면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50억년 뒤면 파괴될 지구라지만, 그 영겁의 세월 동안 인간이 지구에게 주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지혜를 이 책은 생생하게 전한다.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치 냉소주의’ 탈을 벗다

    ‘정치 냉소주의’ 탈을 벗다

    색칠한 금속으로 만든 반투명 조각 속의 반쯤 잘려 나간 얼굴에는 속눈썹까지 일일이 달려 있고, 발톱은 선홍빛으로 곱다. 11월10일까지 소격동 갤러리 선컨템포러리에서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여는 4세대 중국작가 ‘언마스크’는 3명의 젊은 청년으로 이뤄진 작가 그룹이다. 베이징중앙미술대 조각과를 함께 다닌 류유잔(31), 쾅쥔(29), 탄 티엔웨이(31)는 2001년부터 조각가 그룹을 만들어 신세대 취향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 서울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차이나 게이트’전을 통해 처음 한국에 거대한 반투명 조각을 선보인 이들은 지난 5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모든 작품이 팔린 바 있다. 중국 화랑은 이들의 300만원대 소품 조각을 4점,1500만원대 중품 조각 1점을 팔아 치웠다.150㎏이 넘는 대형조각의 가격은 3000만∼4000만원이나 된다. 비판적 리얼리즘이나 톈안먼 사건의 정신을 작품 속에 녹여 내고 있는 2,3세대 작가들과 달리 이들은 소비주의에 영향받은 4세대 작가로 분류된다.2세대의 대표적인 작가는 장샤오강, 팡리쥔 등이며 3세대에는 쩡판즈 등이 꼽힌다. 특이한 디자인의 전자시계나 티셔츠를 좋아하는 언마스크는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체를 표현한 반투명 조각 시리즈는 1∼2년 전 중국 미술계를 휩쓴 애니메이션보다는 르네상스 대리석 조각과 같은 고전 조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언마스크는 “우리는 정치·사회적 영향으로 냉소적 리얼리즘을 표현하는 50,60년대생과 달리 중국의 변혁과 개방, 경제발전을 체험한 70년대생”이라며 “우리 생활과 삶을 작품에 옮긴다.”고 밝혔다.2,3세대 선배 작가들이 서구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생산한다는 지적에 대해 “처음에 그들은 국가가 모든 전시기관을 장악한 중국에서 전시공간조차 없었다. 보여 주기 위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회화가 주류인 중국미술계에서 드물게 조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언마스크는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작품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 신세대 작가들이 보여 주는 인간의 정체성과 대중문화에 대한 재해석이 흥미롭다.(02)720-5789.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2월 마지막 경매에 관심

    2년 넘게 고 박수근·이중섭 화백의 작품으로 주장돼 오던 2827점의 그림이 최근 검찰에서 모두 위작으로 결론나자 미술계는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먼저 주목할 것은 이중섭 화백의 차남 이태성씨가 이번 위작사건에 개입되었다는 점이다. 표구상을 하고 있는 이씨는 일본으로 직접 찾아간 방송국의 카메라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만, 일본인이고 일본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한국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여 더욱 배신감을 낳았다. 혹시 몇점이라도 진품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기대조차 무참히 꺾였다. 이중섭의 위작 가운데는 50년 전 여중생이 그린 그림도 있었다. 서울 황학동 일대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이중섭, 박수근 스케치가 3만∼4만원, 유화는 크기에 따라 30만∼100만원에 나돌아 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 이 ‘가짜’그림들이 시간이 지나 세탁과정을 거쳐 유통되면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서울옥션, 박수근 작품들 출품 예정 올해 미술 시장은 오는 12월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마지막 경매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9월 이들 회사의 경매가 가격 조정국면을 보여 줬던 만큼 12월 경매에서 이번 위작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수근의 작품이 하이라이트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옥션은 9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경매와 함께 개최한 옥션쇼를 통해 박수근의 미공개작 10여점을 전시한 바 있다.12월 경매에는 이때 공개된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들이 출품될 것으로 알려졌다. 3년여 전 이태성씨가 서울옥션에 아버지 그림이라며 작품을 내놓은 이래 이중섭은 경매에서 거래가 거의 끊겼다.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꽃과 아이들’이 추정가 2억∼3억원에 나왔지만 응찰자가 없었다.K옥션의 지난해 12월 경매에서는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이 4억 8000만원에, 올 3월 경매에서는 ‘통영 앞바다’가 9억 9000만원에 팔린 것이 전부다. 이중섭은 유화 100점, 드로잉 330점 등 모두 430여점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200여점은 리움미술관을 포함한 삼성에서 갖고 있다. 그런 만큼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이 위작 사건에 따른 불안감으로 경매에 쏟아질 확률은 희박하다. 반면 최근 1∼2년간 지나치게 작품값이 올라, 이 정도 가격이면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시장에 내놓는 작품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생존 인기작가 작품에도 관심 쏠릴 듯 위작 사건의 여파로 오치균, 사석원 등 생존 인기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이 쏠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옥션의 심미성 이사는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은 워낙 귀한 만큼 요즘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과는 별개로 꾸준한 생명력과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옥션은 위작 사건 이후 감정단의 숫자를 이전의 2배인 20여명으로 늘렸고, 만장일치로 진품이란 결론이 나지 않으면 출품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지켜 오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클래식 대중화가 내역할”

    “클래식 대중화가 내역할”

    “연예인도 아닌데 피아니스트 김정원으로 더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지금도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죽 점퍼를 입고 나타난 그는 달변이었다. 김정원(30)이 클래식 연주자로는 드물게 두달간 전국 12개 도시 공연에 나선다.28일 서울 공연은 매진을 바라보고 지방에서의 예매율도 예상보다 좋단다. 때문에 24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사전 공연을 한 차례 더 마련했다. 이번 공연은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출연하는 등 클래식의 대중화에 힘써 온 김정원의 ‘클래식 알리기’를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다. 최근 몇년간 유럽 클래식계도 인정할 정도로 훌륭한 연주자가 많이 배출되고, 지방에 좋은 공연장도 여럿 지어졌지만 아직 클래식은 고급문화라는 선입견이 아쉬웠던 그다. 유럽에서는 대중음악인 클래식을, 그를 통해 처음 접한 팬들에게 한 단계 수준높여 들려주고 싶은 생각에 연주곡목도 고심해서 골랐다. 환상적이고 탐미적인 드뷔시, 친숙하면서도 견고한 힘이 있는 베토벤, 열정과 격정의 무소르그스키로 풀코스의 성찬을 준비했다는 게 피아니스트의 설명이다. 유럽에서의 연주회 일정은 2009년까지 꽉 찬 데다 내년 5월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의 데뷔 무대도 마련됐다. 지난 5월부터는 일본 활동도 시작했다. 클래식을 전공하는 음대생들을 다룬 인기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도 챙겨봤단다.“음악가의 삶에 관심이 가도록 매력있게 그린 것 같다.”는 게 그의 관람평.‘은실이’ 등으로 유명한 드라마 작가 이금림을 어머니로 둔 때문에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드라마 보기를 좋아한단다. 하지만 아홉 살에도 혼자 명동에 악보를 사러다니고, 열네 살에 유학생활을 시작하는 등 바쁜 어머니 덕에 자유방임형으로 키워졌다. 덕분에 누구에 대한 원망 없이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부부 연주회를 갖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아내도 유럽에 거주 중인 한국인 여성 피아니스트 그룹을 결성하고 독일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아내가 스트레스 없이 행복한 연주활동을 하길 바라는 자상한 남편이 무대에선 격정적으로 건반을 두드리는 김정원의 또 다른 얼굴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21번을 실은 새 음반의 표지 사진 역시 사진을 좋아하는 아내가 직접 찍은 것이라며 싱긋 웃었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아이돌 국악 댄스그룹 보러가자

    아이돌 국악 댄스그룹 보러가자

    방송 프로그램에서 금주의 인기가요 1위를 차지한 노래가 과연 진정한 한국가요일까. 제4회 한국가요제 예술감독을 맡은 황병기씨의 정의에 따르면 가요란 우리 시대 대중의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음악이자 서민들의 노래다. 한국적 선율과 리듬을 대중화해서 한국적인 가요를 보급하자는 목적의 한국가요제가 올해로 4회를 맞았다. 이탈리아의 ‘산레모 가요제’처럼 한국적인 창작 음악을 세계화하는 것이 가요제의 목적이다.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2팀의 본선 경연자들이 1000만원의 상금이 걸린 대상을 놓고 겨루게 된다. 예선 참가자 60팀 가운데 뽑힌 12팀의 최종 참가자들은 국악, 댄스, 리듬 앤드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창작 가요를 선보인다. 남성 5인조 아이돌 그룹 ‘XING’도 기성 가수지만 한국가요제에 참여했다. 얼마 전 싱글 2집 앨범 ‘마이 걸’을 발표했으며, 평균 연령 만 17살인 남성 5인조다. 그룹 이름은 중국어로 별이란 뜻. 모델 출신 케빈, 청소년 가요제에서 수상한 천혜성과 유메, 팝핀 댄스와 애크러배틱이 장기인 팝핀 드래곤과 젠으로 구성돼 있다. 국악댄스곡 ‘소망아리랑’으로 가요제에 참여한다. 또 다른 본선참가곡인 ‘신새벽’은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등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이인우가 부를 예정이다. 지난 2회 행사에서 ‘옹헤야 2006’으로 대상을 받은 국악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는 가요제 수상을 계기로 활발히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선보이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기반이 되고 있는 올해 한국가요제에서는 어떤 참신한 노래가 쏟아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착순 입장.(02)2280-4269.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비단꽃 흩뿌려진 나라만신 60년길

    비단꽃 흩뿌려진 나라만신 60년길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이에게 국민가수, 국민배우 등의 칭호를 붙인다면 그에게는 ‘국민무당’이란 이름이 어울릴 듯하다.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한 미국 공연 이후 줄곧 나라 굿을 도맡아 온 나라 만신 김금화(76)가 자서전 ‘비단꽃 넘세(생각의나무 펴냄)’를 냈다. 그의 이름인 금화의 뜻이 바로 비단꽃이다. 하지만 이 이름은 김금화가 13살이 되기 전까지 얻지 못했다. 그 이전까지의 이름은 ‘넘세’였다. 넘세는 남동생이 어깨 너머에서 넘어다보고 있다는 뜻. 아들을 학수고대했던 부모는 첫째에 이어 둘째인 금화도 딸로 태어나자 몹시 실망했다. 한스러운 어린 시절 이름만큼이나 그의 삶도 한 권의 자서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파란만장하다. 신기가 내린 사람이 대부분 그러하듯 횟배·학질·감기 같은 잔병치레가 잦았고, 황해도 연백의 빈농 집안에서 피죽 한 그릇 얻어먹기도 힘들었다. 12살에 무병을 앓기 시작했으나 14살에는 정신대 나가는 걸 면하기 위해 5리쯤 떨어진 동네로 시집을 갔다. 그녀가 묘사하는 시집살이는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호랑이 시어머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던 시어머니는 하루종일 고된 농사일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구타까지 서슴지 않았다.2년만에 시집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17살에 외할머니로부터 내림굿을 받게 된다. 신어머니를 모시고 굿판을 따라다니며 여러가지 절차를 익히는 무당수업 기간도 시집살이 못지않게 맵고 힘들었다.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 일어나면서부터는 무당과 굿은 한낱 미신으로 몰려 이리저리 쫓기는 신세로, 시끄러운 굿판을 벌이면 경찰서에 잡혀가기 일쑤였다. 두번째 결혼도 11년만에 파경을 맞았다. 김금화가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 중 하나로 꼽는 것은 82년 미국에서 열린 한·미수교 100주년 공연에 참가했던 일이다. 민속에 관심이 많았던, 에밀레 박물관 창설자 고 조자용 선생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 공연은 녹스빌에 이어 워싱턴·뉴저지·뉴욕 등 미국의 곳곳을 돌며 석달간 이어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는 당시에 대해 “우리 굿이야말로 진정한 한·미수교의 의미를 담은 것이었다고 자부한다. 땅과 얼굴색, 언어가 다른 사람이 굿으로 통했으니 진정한 ‘소통’이며 ‘맺어짐’이다.”라고 회고했다. 김금화는 그의 굿이 유명해지자 영화 ‘서울만신’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지미에게 춤과 굿을 가르치거나 직접 단막극에 출연하기도 했다. 해외공연에서도 항상 인간문화재나 국립무용단에 비해 뒷전이었던 김금화는 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2-나호 배연신굿 및 대동굿 예능보유자로 지정돼 서해안 풍어제의 맥을 잇고 있다. 로마대학에서 교황의 진혼굿을 했고, 백두산 천지에서 대동굿을 벌였으며, 베를린에서 윤이상을 위한 진혼굿, 사도세자 진혼굿 등을 펼쳤다. 이제 여든이 다 되어가는 가녀린 몸이지만 화려한 옷자락을 펄럭이며 춤을 추는 그녀에게서는 여전히 범접하지 못할 기가 느껴진다. 김금화가 강화도에 사재를 털어 지은 조촐한 굿당에 ‘금화당’이란 현판을 써서 걸어준 도올 김용옥이 쓴 시가 책 앞머리에 실렸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명화 경제 토크/이명옥·정갑영 지음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투기는 요즘 투기다 거품이다 말이 많은 한국 미술 시장의 열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당시 네덜란드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상인들은 도시 외곽에 멋진 교외 주택을 지으면서 정원가꾸기가 유행하게 된다. 신의 꽃으로 찬미받던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는 한 뿌리에 4840㎡에 달하는 땅과 교환할 정도였으나,1937년 한바탕 도깨비 놀음으로 튤립 투기 광란은 막을 내린다. 시장이 통제 불가능 상태에 빠지면서 불안심리가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명화 경제 토크(이명옥·정갑영 지음, 시공아트 펴냄)’는 보스하르트의 튤립 정물화 ‘꽃병’에서 이와 같은 미술사를 읽어내며 그림과 경제와 상관관계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간다. 이씨는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의 관장이며, 정씨는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미술과 경제는 얼핏 보면 별 관계가 없어보이지만, 예부터 미술품은 투자 혹은 투기의 대상이 된 데서 알 수 있듯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인 아트 펀드의 원조는 1904년 프랑스의 아마추어 미술품 수집가들이 결성한 ‘곰의 가죽’에서 유래한다.13명으로 구성된 ‘곰의 가죽’은 매년 1월 250프랑을 갹출해 모은 종자돈 2750프랑으로 미술품을 사서 10년 후에 되팔기로 한다. 당시로는 혁명적으로 피카소, 마티스, 루오 등 현대미술에 집중 투자했던 ‘곰의 가죽’은 10년뒤 파리 시립 경매장에서 연 미술 경매를 통해 투자금의 4배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한다. 이들은 이익금의 20%를 해당 작가와 1차 세계대전으로 고생하던 예술가와 미망인을 지원하는 데 썼다. 33점의 명화 속에서 읽어내는 경제 원리는 사뭇 흥미롭다. 그렇다면 하루가 멀다하고 그림값이 치솟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전망도 책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세상에서 단 1점밖에 없는 미술품은 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가격변동이 큰 수요탄력성이 큰 품목이다. 때문에 시장을 믿고 뛰어 든 개미 수집가들에게 조금이라도 투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 미술시장의 현실이다.1만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백제 미소를 찍고… 숨결을 빚다

    백제 미소를 찍고… 숨결을 빚다

    1500여년전 백제의 미소를 사진과 조각으로 만난다.17∼30일 인사동 학고재에서 ‘백제 사진전’을 여는 준초이와 18일∼11월11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조각·회화전 ‘구도의 여정’전을 갖는 최종태. 눈썹과 콧날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내려가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포근한 표정은 그야말로 한국인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준초이 내일부터 백제 사진전 삼성생명,SK텔레콤 등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휩쓴 광고들의 사진작업을 도맡아 온 준초이(55·본명 최명준)는 25년간 광고 사진가로 활약해 오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맨해튼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활동해 온 그는 지난 1년간 백제 유물을 찍었다. 국립부여박물관과 부여군의 기획 아래 촬영된 백제 유물 사진은 한길사에서 ‘백제’라는 제목의 200만원짜리 도록으로도 출간됐다. 한달전 반가사유상과 흙항아리 사진 2점은 반기문 유엔총장의 관저와 집무실을 꾸미기 위해 판매되기도 했다. 작가는 작품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준초이는 광고 사진을 찍다가 백제 유물에 빠지게 된 것에 대해 “단층적인 아름다움에 만족할 수 없었다. 인간의 힘과 세월이 만난 유물은 보면 볼수록 가슴이 뜨거워지는 아름다움을 발산한다.”고 말했다. 반가사유상 촬영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단 이틀 허가를 받았는데 첫날은 어떤 이미지도 건지지 못했단다. 2∼3t에 이르는 대형 물레에 불상을 올려놓고 천천히 돌려가며 찍다가 촬영 허가 시간이 끝나갈 무렵 눈썹에서 콧날로 이어지는 선을 발견,“이거다!”하며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특히 유물과 충남 공주와 부여의 자연을 합성한 사진은 백제 유물이 다시 태어난 듯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호자(남성용 요강)는 보름달 아래서 입구를 쩍 벌리고 있다. 산의 운무 앞에서 금동대향로의 세심한 조각이 살아난 사진은 마치 향로가 다시 향을 뿜는 듯하다.(02)739-4937. ●최종태 18일부터 조각·회화전 원로 조각가 최종태(74)는 1959년 27살의 나이로 국전에 처음 입선한 이래 인물상과 종교 조각에 외곬으로 매달려 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성당에 설치된 성모상 등을 만들어 왔지만 그는 불상에도 조예가 깊다.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있는 석불도 그의 작품이다. 백제 반가사유상의 매력에 빠진 그는 50여년간 일관되게 매달려 온 인물 조각의 얼굴에 불상의 표정을 담아냈다. 아무리 큰 조각도 110㎝이내인 그의 인물 조각은 IMF외환위기로 미술시장에 한파가 불 때에도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전시를 기획한 가나아트센터측의 설명이다. 미간에서 콧날로 이어지는 동그랗고 날렵한 선과 살포시 내리감은 눈, 보듬어가며 조각한 듯한 단순하고 자그마한 몸체의 인물 조각은 포근하면서도 숙연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의 조각은 수십년간 거의 변한 게 없어 보이지만, 최근 작품의 특징은 예전에는 차렷 자세이거나 턱을 던 손이 기도를 하듯 모아졌다는 점이다. 소란스럽고 가벼운 몸놀림이 지배적인 오늘의 우리 미술계에서 진중한 구도자처럼 조각의 길을 걸어 온 그는 전시와 함께 자신의 작품세계를 담은 책 ‘구도를 향한 모뉴망’도 펴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40점의 조각 작품 외에 수채화, 파스텔화 등 회화작품 60여점도 출품된다.(02)720-102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덕수궁미술관서 ‘화업 60년전’ 여는 김보현 화백

    덕수궁미술관서 ‘화업 60년전’ 여는 김보현 화백

    “옛날에 나의 인생이 별로 순조롭지 않았거든요. 환상의 세계를 그림으로써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과 같았죠.” 전혁림, 권옥연 등 원로작가를 발굴하는 전시를 꾸준히 열어 온 덕수궁미술관이 작가 김보현(90)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고통과 환희의 변주:김보현의 화업 60년전’을 열고 있다. 내년 1월6일까지. 일제시대에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분단상황을 몸소 체험하다 1955년 미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지금까지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태평양미술학교에서 그림 공부를 한 뒤 9년여간 조선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한 그가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것은 좌익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여수·순천사건 발발 이후 강제 연행돼 모진 고문을 당한 상처는 그의 작품 ‘무제’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또다시 인민군에게 우익으로 잡혀 고초를 당한 그는 더이상 숨 쉬기 힘든 조국의 현실을 뒤로 하고 미국으로 떠난다. 달랑 300달러를 들고 뉴욕에 정착한 그는 시간당 1달러의 최저임금을 받으며 소호의 넥타이공장에서 넥타이에 그림을 그리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한다.2000년에는 오지호, 천경자 등과 함께 강의를 한 조선대학교에 340점의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세오 등 뛰어난 작가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는 조선대 미대의 뿌리에는 바로 작가 김보현이 있었다. 덕수궁미술관에 전시된 그의 작품 220점은 신산했던 작가의 삶과 달리 화려하기 그지없다.50∼60년대 당시 미국 화단을 주도하던 추상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그는 80년대를 지나면서 고난을 승화시킨 듯 밝은 색채로 낙원의 경지를 묘사한 그림을 선보여 왔다. 작가는 “대규모 전시로는 이것이 생의 마지막 같다.”면서도 “오늘부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그림을 그릴 생각이 있다.”며 창작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관람료 2500∼4000원.(02)2022-060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女心 흔드는 그의 멜로디

    女心 흔드는 그의 멜로디

    매력적인 외모와 빼어난 연주실력으로 소녀팬들을 몰고 다니는 인기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임동민(27)은 동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슬로박 필하모닉과 협연무대를 갖는다.11월1일 오후 8시,3일 오후 2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005년 동생 임동혁(23)과 함께 쇼팽 콩쿠르에서 2위 없는 공동 3위를 차지한 임동민은 올 3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동생에 비해 ‘투명하고 선명한 사운드’‘학구적인 스타일의 피아니스트’란 평가를 받는 임동민과 협연하는 슬로박 필하모닉은 이번이 첫 내한 공연이다. 슬로박 필하모닉의 지휘는 레오스 스바로프스키가 맡고 있다.3만∼12만원.(02)599-5743.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전국 12개 도시 순회공연에 나선다.28일 오후 5시 충무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대전, 수원, 창원, 대구, 울산, 전주, 성남, 고양, 부산을 차례대로 돌 예정이다. 장장 2개월 동안 1만 6000여명의 관객에게 서정적인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러시아 음악 특유의 열정을 자랑하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선사한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독집 발매 기념 연주회를 연 김정원은 일본의 인기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과 견줄 만하다는 현지 언론의 평을 받았다. 그가 영화에서 연주한 곡과 ‘노다메’의 남자 주인공이 연주한 곡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같았던 것.3만 3000∼7만 7000원.(02)2658-3546. 클래식과 대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강충모의 ‘인투 더 클래식’ 시리즈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다.29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강충모는 이번 공연에서 하이든, 스크리아빈, 바인, 쇼팽의 소나타를 연주한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에 앞서 19일 오후 7시30분 모차르트홀에서 강 교수가 직접 음악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도 마련된다.2만∼4만원.(02)3436-5222. 폴란드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표트르 안데르셰프스키는 30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바흐의 영국모음곡과 슈만의 유모레스크,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를 연주한다.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유명한 안데르셰프스키는 1990년 리즈 콩쿠르에서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연주 도중 퇴장해버려 화제를 모으기도 한 인물이다.3만∼5만원.(02)751-960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클래식 ‘젊은 별’들 환상의 하모니

    클래식 ‘젊은 별’들 환상의 하모니

    국제 콩쿠르 우승을 휩쓰는 등 연주자 개인의 기량은 탁월하지만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가 약한 한국 클래식계에 ‘젊은 별들’로 뭉친 실내악단이 생겼다.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영재들로 구성된 20대의 젊은 실내악단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가 12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리허설과 창단 인터뷰를 가졌다. 솔로이스츠의 면면은 제1회 금호음악인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손열음(21),11살에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인 ICM과 전속계약을 맺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22), 뛰어난 기량과 성숙한 음악성을 겸비한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2), 한국인 최초 리즈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김선욱(19) 등으로 화려하다.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은 1993년부터 젊은 클래식 음악도에게 무료 항공권 지급, 해외 음악 장학금 지원, 고악기 무상 임대 등을 해왔다. 고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독주자의 기량에 비해 실내악의 수준이 떨어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의 바람을 반영한 실내악단 창단 소식을 올초에 접한 금호 영재들은 세계 각지에서 유학 중이어서 11일 처음 모여 연습을 했다. 12일 첫 리허설에 모인 젊은 별들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개성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모아갔다. 김선욱은 “실내악은 서로의 음악적 가치관이 충돌해 하나의 소리로 조화되는 작업”이라며 “연주 지도를 하는 멘토는 없지만 우리 나름의 완성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열음은 “현대음악 상임작곡가가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의 실내악 활동에 기대를 나타냈다.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는 최명훈(33)을 1년간 상임작곡가로 영입해 12월 연주회에서 그의 곡을 연주한다. 독일에서 공부한 최명훈은 국제 윤이상 음악상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최종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클래식계의 젊은 스타 20여명이 활약할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는 오는 18일 창단 공연,12월27일 송년음악회 ‘열정’을 금호아트홀에서 갖는다. 내년에는 3회 정도 공연을 가질 예정이며, 해외 연주회도 계획 중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제8회 서울신문 콘서트 열광 속으로

    제8회 서울신문 콘서트 열광 속으로

    “열광의 무대였다. 황홀했다.” 올해로 여덟번째를 맞은 서울신문사의 ‘가을밤 콘서트’를 처음 단독 공연으로 꾸민 임형주(21)는 이날 첫 공연에서 관객들을 숨 돌릴 틈 없이 열광 속으로 이끌었다.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을밤 콘서트에는 3층까지 2700여명의 관객들이 입추의 여지 없이 들어차 그동안 계속된 해외공연에서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그의 명성이 허언이 아님을 새삼 확인시켰다.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25인조 코리안 포스트체임버 오케스트라,5인조 빅밴드가 함께 한 무대는 클래식과 팝,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1부 무대는 임형주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인 ‘아베마리아’와 아리아 명곡들로 꾸며졌다. 이어진 2부에서는 곧 발매될 자신의 스페셜 앨범 ‘이터널 러브’의 수록곡인 팝송들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스카보로 페어’,‘온리 러브’‘위드아웃 유’ 등을 열창한 임형주는 이어 댄스팀과 함께 직접 춤까지 추면서 신명나는 무대를 연출했다. 그가 “여기는 예술의 전당이 아닙니다!”라며 흥을 돋우자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서 그의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무대 매너에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이어 후반부에서는 트로트곡인 ‘사랑밖에 난 몰라’까지 간드러진 목소리로 소화해 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러 일약 클래식계의 스타로 떠오른 임형주는 이날 음악회에서 보여준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그동안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으며, 또 얼마나 성장했는지 유감없이 증명해 보였다. 거침없는 말솜씨로 곡의 해설과 음악감독, 노래까지 1인3역을 똑부러지게 소화한 임형주에게 ‘대한민국의 보물’이란 찬사가 이어졌으며, 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그의 놀라운 기량에 경의와 찬사를 보내는 드문 장면까지 연출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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