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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암벽·스키… 이색 실내스포츠 인기

    기업들이 운영하는 이색 실내 스포츠 공간이 엄동설한에 주목받고 있다.아웃도어용품 업체 노스페이스는 서울 수유동에 높이 12.5m, 바닥면적 357㎡의 수도권 최대 규모 실내 인공 암벽장을 열었다. 초급부터 고급까지 수준별로 다양한 스포츠 클라이밍 강좌를 개설해 회당 10명 안팎의 소규모로 운영 중이다. 이용 방법 및 프로그램 등은 노스페이스 다이노월 공식 카페(cafe.daum.net/dynowall)를 참조하면 된다.리복은 서커스 공연을 하는 ‘태양의 서커스’와 협력해 새로운 개념의 피트니스 프로그램 ‘주카리 핏 투 플라이’를 월드짐 서울 잠실클럽에서 운영하고 있다. 공중그네를 바닥에 내린 것과 흡사한 장비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주카리’는 지루하기만 했던 헬스클럽에서 음악에 맞춰 즐기듯 운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웅진그룹이 인수한 도심형 복합 레저시설 ‘웅진플레이도시(옛 타이거월드)’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스키를 즐길 수 있다. 경기 부천에 있는 이 실내 스키장은 길이 270m에 폭 70m의 슬로프를 갖추고 있다. 하루에 4번 인공 눈을 만들며 계절에 관계없이 스키와 보드,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실내스키 이용요금은 성인 기준 종일권이 6만 5000원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연말연시 하우스파티 어때요?

    연말연시 하우스파티 어때요?

    직장인 정선화(27)씨는 지난해처럼 식당이나 호텔이 아니라 집에서 친구들과 오붓하게 연말연시를 보낼 계획이다. 가장 큰 난관인 먹을거리는 식품전문업체 SPC의 온라인 쇼핑몰(www.spceshop.co.kr)에서 주문한 케이터링 서비스로 해결할 생각이다. 음식을 만들어 배달해 주는 케이터링 서비스로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하우스 파티가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파리크라상의 케이터링 서비스는 조식 및 회의를 위한 티타임 메뉴부터 연말 모임, 파티 등 특별 코스까지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춘 6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과 경기 분당 지역에 한해 3일 전에 예약하면 케이터링 서비스가 가능하다. 1인당 1만 5000원에 샌드위치, 샐러드 또는 과일 꼬치, 모둠 과자, 미니 패스트리, 커피 또는 차가 제공된다. 훈제연어, 살라미, 모둠 딤섬 등을 곁들인 추가 메뉴 구성도 가능하다. 30인 이상, 인터넷과 전화(02-2071-9517)로 주문 가능하며, 값은 1인당 1만 5000~3만 5000원. LF푸드의 하꼬야 케이터링 서비스는 170여가지의 메뉴 중 5~100인분을 5인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합계금액이 130만원 이상이면 출장 요리사가 직접 회를 썰어주는 케이터링 서비스가 가능하다. 단, 출장비 40만원이 추가된다. (02)565-1116. 회, 초밥부터 스테이크, 튀김까지 원하는 메뉴를 인터넷(www.hakoyacatering.co.kr)으로 고를 수도 있다. 직접 골라 만든 메뉴의 총 합계가 130만원 이하면 음식 배달만 된다. 세트 메뉴는 1인당 4만 2000~6만 3000원. 조선호텔(www.echosunhotel.com)은 ‘셰프박스’란 파티 메뉴를 제공한다. 음식과 파티 용품을 함께 배달해 주며 10명에 11만원부터 시작한다. 메뉴는 떡갈비, 바비큐 치킨, 탕수육, 볶음밥 등이며 예약전화는 (02)6002-7010. 쿠킹프렙(www.cookingprep.co.kr)은 모임의 성격에 맞게 메뉴를 구성해 배달해 준다. 커피도 배달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50만원 이상, 커피빈은 3만원 이상 주문하면 된다. 엔제리너스는 원하는 곳에 임시매장을 설치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피 4종류와 빵 등 11종의 메뉴를 판매한다. 커피를 150잔 이상 주문하면 20% 할인해 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주말데이트]대중이 발견한 화가 육심원

    [주말데이트]대중이 발견한 화가 육심원

    ● 신사동 가로수길에 ‘육심원 빌딩’ 화가 육심원(36)은 이름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인물이다. 한국 미술사에서 유례없는 스타일을 완성하고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기장·수첩·달력·가방 등의 아트 상품을 만들었고, 그림 속 인물들은 고스란히 광고와 신용카드 등의 모델이 됐다. 백화점에서는 육심원 가방과 지갑, 휴대전화 고리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자신의 그림에서 파생된 수익으로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엔 이른바 ‘육심원 빌딩’이 들어섰다. 4층짜리 건물의 이름은 ‘빌라 와이’. 지하 1층은 전시장, 1층은 아트숍, 2~3층은 육심원 키친으로 운영되고, 4층은 작가의 작업실이다. ● ‘육심원 핸드백 라인’ 내년 본격화 신작 30점을 선보이는 8번째 개인전이 한창인 전시장에서 만난 육심원은 “내가 꿈꾼 것은 여기까지”라며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육심원 브랜드의 성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기하고 솔직히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나는 처음 개인전을 할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이렇게 되는구나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화가로서 하고 싶은 것은 벌써 다한 것 같다.”는 육심원은 이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가 그린 여성의 얼굴이 크게 박힌 가방은 30~4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육심원 가방을 든 여성들이 뉴욕, 런던, 파리 등의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그가 꿈꾸는 또 다른 소망이다. 내년에는 가방 디자인을 더욱 다양화해서 본격적으로 ‘육심원 핸드백 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육심원 빌딩’은 구석구석 꼼꼼하게 작가의 취향과 손길이 닿은 꿈의 공간이다. 건물 입구부터 육심원이 그린 여자 얼굴이 새겨진 대형 전등갓이 방문객을 반긴다. 2~3층 카페·식당의 메뉴와 쿠션에도 육심원의 그림이 있고, 앞으로는 그림이 들어간 컵도 나온다. 다락방 형식으로 지어진 볕이 잘 드는 아틀리에에선 이제 대형 작업도 맘 놓고 할 수 있게 됐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연 육심원은 인터넷에 올린 그림들이 미니홈피 배경화면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아트 상품의 숫자를 하나씩 늘렸다. 육심원을 발굴해 인기 작가로 키워낸 갤러리 AM 정경일 대표와 둘은 3년 전 부부의 연을 맺었다. “마케팅 하는 사람들이 제 그림을 더 넓은 시장과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려면 일단 그림이 좋아야 하잖아요. 전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리면 될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갤러리에서만 자신의 그림이 보여지는 게 안타까워 인터넷에 올렸고, 그림을 많은 사람이 소장했으면 하는 소망에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항상 육심원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육심원 빌딩’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 “평생 여자를 더 잘 그리고 싶다” 가로수길에 빌딩을 세운 것은 10년 전부터 그가 곧게 뻗은 이 예쁜 길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예전엔 오히려 오밀조밀 개성 있는 가게들이 더 많았다는 가로수길 가운데 자락에 터를 잡은 육심원 빌딩은 테라스마다 붉은색 장식을 달아 인근 건물 중 가장 돋보인다. 길거리에서 자신의 그림이 새겨진 가방이나 다이어리를 보면 여전히 신기하다는 육심원. “평생동안 여자를 더 잘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때 개구쟁이 같은 소년의 모습도 그렸지만 남자는 다른 남자 작가들이 그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가 그리는 여자는 ‘예쁜 여자’라기보다 ‘밝은 여자’다. 말괄량이나 새침데기 같던 초기작에 견줘 색채는 더 발랄해졌고 표정에는 살짝 관능미도 흐른다. 이번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는 스모키 화장을 한 여자와 요리하는 여자가 있다.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육심원은 장지에 분채로 그림을 그린다. 화려한 채색화라 얼핏 유화로 착각하기 쉽지만 동양화의 기법을 사용해 부드럽고 은은하며 자연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 “흐트러진 여자도 그릴 작정” 앞으로는 스케치를 하고 색을 쌓아올리는 정형화된 작품이 아니라 좀 더 흐트러진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웃음을 지어도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치아를 모두 드러내놓고 헤벌레 웃는 여자를 그릴 작정이다. 공지영이 ‘국민 작가’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문단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처럼, 육심원도 화단에서는 인기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첫 전시부터 화단의 관심에 신경쓰지 않고 시작했으며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 한 방향으로만 달려왔다.”고 말했다. 육심원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한 30대 여성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나를 향해 생긋 웃어주는 그림 속 여자를 볼 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대중이 발견한 작가 육심원의 미래가 얼마나 더 뻗어갈지 친구의 성장을 지켜보듯 궁금하고 흐뭇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비운의 조각가 권·진·규 영혼을 노래했다

    비운의 조각가 권·진·규 영혼을 노래했다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린 여성 흉상 ‘지원의 얼굴’은 어깨가 삼각형에 광대뼈가 사라지고 턱이 아래로 쭉 빠진 기다란 얼굴이다. 작가는 순수한 영혼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신체 부위를 과감히 생략한 인물상을 만들었다. 조각가 권진규(1922~1973)는 홍익대 서양학과 학생이었던 장지원씨와 오래 대화를 나누며 조각상을 점토로 빚은 다음, 이를 가마에 구워 테라코타로 완성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지원의 얼굴’이다. 주로 테라코타(구운 점토)와 건칠(불상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옻칠 기법) 기법을 사용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권진규는 작품보다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조각가’로 알려져 있다. 서울 정동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권진규전’은 그가 일본 무사시노 미술학교 재학 당시 만든 졸업작품 ‘나부’의 최초 공개 등 모두 141점이 전시돼 그의 참모습을 발견할 기회다. ‘모델+작가=작품’이라고 강조했던 권진규는 ‘지원의 얼굴’을 비롯해 ‘애자’ ‘선자’ ‘춘엽니 비구니’ ‘혜정’ ‘경자’ ‘희정’ ‘예선’ 등 많은 여성 흉상을 만들었다. 가사와 작품 제작을 돕던 박영희씨를 비롯, 미대 제자 등을 모델로 작품활동을 한 권진규는 생전 “모델의 내적 세계가 투영 되려면 인간적으로 모르는 외부모델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움푹 들어간 눈에 높은 콧대, 둥근 머리와 좁은 얼굴형을 지닌 이상적인 형태의 인물상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한 영원성을 지향했다. 불교에도 심취해 자신의 얼굴과 승려의 모습을 섞은 ‘자소상’도 많이 제작했다.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인물상의 눈높이에 눈을 맞추고 그 속의 정신을 더듬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했던 권진규는 “돌도 브론즈도 썩지만, 고대의 부장품이었던 테라코타는 세계 최고(最古)의 것이 1만년 전에 제작됐을 만큼 잘 썩지 않는다.”고 테라코타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권진규는 서울대와 덕성여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제자들에게 “예술은 손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부터 실현되는 것이다.” “여자를 멀리해라. 그러면 조각이 좋아지고 오랫동안 작업할 수 있다. 나는 실패했다.” 등의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가 인물상만 제작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학교를 졸업한 뒤 도호영화사에서 ‘고질라의 역습’ 등의 촬영용 세트를 제작했으며, 한국에서도 인형극의 배경 디자인 등을 맡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되는 ‘코메디’(왼쪽)와 같은 부조를 통해서는 권진규의 자유로운 조형 활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명확한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양의 근대 조각 기법과 동양의 정신세계를 융합시키고자 했던 작품 세계가 인정받지 못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도 작품이 만족스럽지 않아 자학했던 권진규는 작업실의 가마를 파괴하고 전시 중인 자신의 작품 ‘자소상’을 본 뒤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인물상에서 피가 흐를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 권진규 작품과의 대화는 새해 2월28일까지 나눌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5) 미술 - 학동마을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5) 미술 - 학동마을

    올 한 해 미술계는 불황에다 위작과 그림 로비라는 고질적 병폐에 시달렸다.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의 올해 낙찰총액은 지난해보다 44% 감소한 397억원에 그쳤다. 2005년 이후 미술 잡지 설문조사에서 줄곧 ‘한국 미술계 파워 1위’를 차지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삼성 특검’ 여파로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한국 미술품 거래 사상 최고가인 45억 2000만원에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됐던 박수근의 ‘빨래터’를 둘러싼 2년간의 법정 공방도 일단락됐다. 지금은 폐간된 미술전문지 ‘아트레이드’가 ‘빨래터’는 위작이란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지난 11월 ‘진품으로 추정된다.’는 법원 판결로 마무리됐다. ‘빨래터’는 소송을 위해 시료 채취한 부분을 보수 중이다. 작업이 끝나면 구입자인 신발 제조업체 삼호산업의 박연구 회장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빨래터’의 진짜 주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낳은 ‘박연차 게이트’의 주인공이자 박 회장의 동생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는 또 다른 로비 사건이 등장하면서 의혹 수준에 그쳤다. 학력 위조와 그림 로비 등으로 대한민국 미술계에 큰 폭풍을 몰고 온 ‘신정아 사건’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학동마을 로비사건’이 터진 것이다. ‘학동마을’을 그린 최욱경 화백은 유학파 여성화가로 한국 화단에 추상 표현주의의 한 획을 긋고 1985년 요절했지만 ‘국세청 인사청탁 스캔들’ 이전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다. 화랑 대표와 국세청 국장을 지낸 부부가 제기한 의혹은 아직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림 상납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이(한상률 전 국세청장)는 미국에 체류 중이다. 그렇다고 미술계에 우울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 소격동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이 확정되면서 미술인들의 10년 숙원이 풀렸다. 막판 걸림돌이었던 국군지구병원도 이전으로 최종 결론 나 서울관은 2012년 11월 위용을 드러낼 예정이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이나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같은 멋진 공간 탄생에 대한 미술계의 기대가 적지 않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아빠랑 로봇 보러갈까 엄마랑 미술 체험할까

    아빠랑 로봇 보러갈까 엄마랑 미술 체험할까

    “엄마 엄마, 또 또!” 아직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두돌쟁이 준군은 ‘코코몽 녹색놀이터 체험전’ 플래카드를 보더니 손으로 가리키며 또 가자고 엄마를 조른다. 올여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코코몽 체험전이 업그레이드되어 내년 2월28일까지 다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BS에서 방송됐던 애니메이션 코코몽의 캐릭터를 주제로 만들어진 녹색놀이터 체험전은 다양한 친환경 무동력 놀이기구로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24개월 이상 어린이 입장료는 1만 5000원. (02) 709-3139. 서울 여의도 63빌딩 60층에 있는 63스카이아트 미술관에서는 ‘러브 앤 팝아트전’이 내년 3월7일까지 열린다. 아이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60층의 아찔한 전망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난다. 거기에다 앤디 워홀, 톰 웨셀만,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인디애나, 키스 해링 등 미국을 대표하는 팝아트의 거장 5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작품 사이사이 자석 냉장고, 거울 천장 의자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아기자기하게 마련되어 있다. 어린이 1만원. (02) 789-5663.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소마미술관에서 내년 3월14일까지 열리는 ‘아이로봇전’은 아빠와 아이 모두 즐길 만한 전시회다. 백남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에서부터 최우람, 낸시랭, 김동호 등 인기있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까지 로봇이라는 주제 아래 한자리에 모았다. 요즘 TV 토크쇼에 출연해 미술 작가의 영역을 확대 중인 낸시랭의 대규모 신작도 만날 수 있다. 노진아 작가의 인간의 얼굴을 한 ‘미생물(未生物)’ 시리즈는 징그럽다는 일차적인 반응을 떠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부부 작가이긴 하나 그동안 남편의 그늘에 가려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흔치 않았던 백남준의 부인 구보타 시게코가 만든 로봇 ‘조깅하는 여인’도 반갑다. 경기 분당구 야탑동의 성남아트센터에서는 내년 2월21일까지 미피 캐릭터와 함께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미술관에 가요’ 전시회가 열린다. 네덜란드 최고의 디자이너 딕 부르너가 만든 토끼 캐릭터 미피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피의 동화책 속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즐길 수 있으며, 미피 블록놀이, 미피 풍선 놀이터, 미피집 꾸미기 등의 놀이 공간과 미피 요리학교, 배지와 컵 만들기 등 체험 공간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24개월 이상 어린이 입장료 1만 2000원. (031) 783-8041. 국내 최초의 어린이 미술공간인 서울 역삼동 헬로우뮤지움에서는 내년 2월28일까지 ‘룩 앤 픽-헬로우, 어번 키즈’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창작스튜디오 출신 작가 8명의 작품을 통해 도시 아이들은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험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새롭게 해석했다. 헬로우뮤지움은 입장료가 2만원으로 다소 비싸긴 하지만 시간마다 15명만 사전예약제로 입장시킨다. 덕분에 전문 전시안내자의 밀도 있는 설명과 효과적인 미술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은 “21세기 경쟁력은 시각적 이해력에 있다. 아이들은 다양한 시각적 자극과 체험을 통해 이미지를 읽고 해석하여 지식을 자기화한다.”고 설명했다. 헬로우뮤지움은 ‘강남 엄마들의 놀이터’라는 편견이 많지만 지방에서 아이와 함께 찾아오는 부모들도 많다고 김 관장은 소개했다. 24개월부터 연령별로 반을 구성해 전시 체험을 한다. 예약전화 (02) 562-442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연말연시 선물 어떤게 좋을까

    연말연시 선물 어떤게 좋을까

    꼭 탐스러운 머리카락과 아끼는 시계처럼 소중한 것을 희생하지 않더라도 작은 선물만으로 겨울이 훨씬 따뜻해질 수 있다. 성탄절과 연말연시는 명절보다는 가벼운 기분으로 지인들에게 마음을 표시할 좋은 기회다. 주머니 사정이 부담스러운 10대들을 위해서는 트라이의 ‘크리스마스 삭스’①가 제 격이다.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나는 디자인에다 겨울철 숙면을 돕는 수면 양말로도 활용 가능하다. 보온성이 좋은 폴리에스테르 소재라 수족냉증에 시달리는 여자친구를 두었다면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다. 6500원. 20대 연인이라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린 디자인의 속옷을 고려해 볼 만하다. 앤스타일샵의 ‘레드펄 크리스마스’ 커플용 속옷은 화려한 붉은색에 반짝이는 펄 프린트 날염을 입혔다. 특히 여성용 팬티는 티 팬티 위에 사각레이스 팬티를 겹쳐 입는 스타일이라 관능적이면서도 편안하다. 붉은색의 남성용 사각팬티 역시 신축성이 좋은 폴리 스판덱스 소재로 평소에도 편안하게 착용 가능하다. 여성용 세트 6만 4600원, 남성용 팬티 1만 7800원. 어그 부츠의 투박한 디자인이 불만이라면 가벼운 패딩 소재로 스타일과 보온성을 모두 살린 르꼬끄 스포르티브 패딩부츠 ‘브르타뉴’②를 주목할 만하다. 발목부터 종아리를 감싸는 길이와 편안한 착화감이 돋보인다. 여성용 부츠는 색깔이 화사할 뿐 아니라 뒷부분에 방울이 달려 귀여움을 더했다. 5만 8000원. 실속을 중요시하는 30~40대라면 구스다운(거위털) 조끼가 어떨까. K2의 거위털 조끼 남성용 ‘나비드’와 여성용 ‘오델리아’③는 최고급 헝가리산 거위털을 사용했다. 가볍고 디자인도 몸에 착 붙는 스타일이라 스키장이나 산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멋스럽게 입을 수 있다. 13만 9000원.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50~60대를 위한 선물로는 내의가 안성맞춤이다. 트라이의 ‘참숯 동내의’는 숯과 폴리에스테르가 합성된 원단을 사용해 항균·탈취 효과에 온도조절 및 원적외선 방사 기능까지 갖췄다. 여성용 4만 2000원, 남성용 4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루오에게 한국인 손녀 있다”

    “루오에게 한국인 손녀 있다”

    “루오는 1,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은 전후세대였기에, 역시 전쟁의 어려움에 시달리던 당시 한국 화가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지 않았을까요.”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원로화가 방혜자(72)는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 전시회(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내년 3월28일까지)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이다. 때마침 자신의 개인전도 열려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서 1961년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프랑스 국민화가 조르주 루오는 이미 사망한 뒤였지만 역시 화가로 활동했던 루오의 딸 이자벨 루오와 예술가로서 교감을 나누며 각별하게 지냈다. 이자벨 루오는 조용하면서도 당찬, 한국적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방혜자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자벨이 몇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나 못내 마음 아프다.”는 방씨는 이자벨 루오가 한국전쟁 고아를 입양할 만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고 회고했다. 한창 사춘기인 16살에 입양된 이 소녀는 처음엔 외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이자벨 루오의 속을 많이 썩였다고 한다. 조르주 루오에게 한국인 손녀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밝혀진 얘기다. 방씨는 우리나라 종교미술의 독보적 존재인 이남규(1931~1993년)와 이자벨 루오의 인연도 공개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종교 미술에 심취했던 이남규는 국내 최초로 서울 약현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고, 명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를 복원하는 등 성당 40여곳의 유리화를 남겼다. 그가 스테인드글라스에 심취하게 된 것은 프랑스 유학 중에 이자벨 루오를 만나 영향을 받은 때문이라고 방씨는 소개했다. 그 뒤에 조르주 루오가 있음은 물론이다. 조르주는 14살 때부터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에서 견습공으로 일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리를 잘라서 납땜을 하기 때문에 검고 굵은 선이 생기는데 조르주 루오는 이를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로 작품에 살려 냈다.”고 방씨는 설명했다. 서양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검은 선을 먹으로 자주 써 표현한 루오의 화풍은 ‘한국의 루오’라 불리는 이중섭의 그림에서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이중섭은 일본 유학 중에 조르주 루오의 영향을 받았다. 닥종이에 천연 재료로 색깔을 낸 방혜자의 작품은 내년 1월31일까지 서울 가양동 겸재정선기념관에서 열리는 전시 ‘마음의 빛’에서 만날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낮은 곳을 향한 따뜻한 자화상

    낮은 곳을 향한 따뜻한 자화상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관람객을 반기는 그림은 루오의 자화상 ‘견습공’이다. 화가에게 자화상은 자신의 예술 철학을 그대로 담아내는 중요한 작품이다. 루오는 54살이던 1925년에 ‘견습공’을 그렸고, 그 해 슈발리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신성한 예술가가 아니라 노동자의 모습으로 자화상을 그릴 만큼 루오는 서민 출신임을 자랑스러워했고, 또 강조하고 싶어했다.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에서 유리에 자주 손을 베며 일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을 성공한 화가가 되어 자화상으로 그려낸 것이다. 항상 낮은 곳으로 임했던 예수의 얼굴과 일생, 특히 고통받는 신의 모습은 루오가 평생을 걸쳐 그린 주제다.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 전시회에서는 고난의 십자가 길을 걷는 예수의 모습을 담은 판화 연작집인 ‘미제레레’ 58점이 전시된다. 미제레레는 라틴어로 ‘불쌍히 여기소서’란 뜻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1933년작 ‘그리스도의 얼굴’은 천 위에 나타난 예수의 얼굴을 담고 있다. 이는 피땀을 흘리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던 예수의 얼굴을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수건으로 닦자 그 얼굴이 그대로 수건에 새겨졌다는 ‘베로니카의 수건’에 대한 신화를 재연한 것이다. 1945년작인 ‘베로니카’도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그림 속 여인은 그의 딸인 이자벨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루오는 흔히 종교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로 알려졌지만 서커스단과 도시, 자연 풍경 등도 즐겨 그렸다. 1932년에 완성한 대작 ‘부상당한 광대’는 액자 속 그림의 윤곽을 따라 벽에 거는 장식융단인 태피스트리의 점들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루오의 미공개 작품들이 40년 만에 세계 최초로 한국인들과 만날 수 있었던 사연 뒤에는 완벽주의를 추구한 한 화가의 일생이 담겨 있다. 루오는 1917년 르누아르와 같은 인상파 화가를 대거 발탁했던 화상 앙브루아즈 볼라르와 ‘아틀리에 전체를 구입한다’는 파격적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1939년 볼라르는 피카소를 만나고 오던 중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뜨고 만다. 볼라르의 유족들은 작품 소유권을 주장하며 루오의 아틀리에를 잠가버리고 8년여의 지루한 법정싸움 끝에 루오는 700여점의 작품을 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루오는 이제 나이가 너무 들어 작품을 더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315점의 작품을 공증인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버린다. 이런 자신을 두고 루오 스스로도 “나의 성격 중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했을 정도다. 심지어 도록에 실린 작품들도 덧칠해서 다시 그리곤했다. 루오의 손자이자 루오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장 이브 루오(68)는 “1963년 루오의 아틀리에에 남아 있던 작품들을 프랑스 국가에 기증했는데 당시 가족들이 판단할 때 작품들이 그대로 대중에게 보이면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 비공개 조건을 달았다.”며 “이후 퐁피두 센터에서 작가에 대한 이론적 작업이 완성되는 등 연구 성과가 잇따라 이제는 공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커스 소녀’ ‘십자가의 그리스도’ 등 14점은 루오가 사망했을 때 아틀리에에 있던 작품으로 이번에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됐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의 고민을 1㎝가 넘는 두터운 마티에르(질감)와 폭발적 색채로 담아낸 루오의 작품은 내년 3월28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작품활동 꿈꿨지만 명색이 관장이라…”

    “작품활동 꿈꿨지만 명색이 관장이라…”

    “20년간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몇 번 작품활동을 하려고도 했습니다. 아무도 모르면 하겠는데 명색이 관장이라 결국 하지 못했습니다.” 박강자(68) 금호미술관장의 얘기다. 금호미술관은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올해로 꼭 개관 20년째다. ●“첫 전시회 작가들 지명도 생길 때 뿌듯” 1989년 금호갤러리로 시작해 1996년 금호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꿔 재개관했다. 그 세월을 함께해 온 박 관장이 20주년을 기념해 16일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우리 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회를 연 작가들이 사회에 나가 지명도가 생길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박 관장은 클래식 음악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활동으로 유명했던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박삼구 현 명예회장의 누나다. 미국에서 의류학을 전공했다. 직접 가곡을 불러 음반을 낼 정도로 예술에 대한 사랑과 소질이 남다르다. ●“신정아 사건때 가장 힘들어” 20년간 작가들을 지원하면서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생각도 했지만 관장이라는 직함 탓에 결국 접었다는 그는 “(학력위조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 사건이 터졌을 때가 (지난 20년 세월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큐레이터로 채용했던 신씨에 대해 “일은 잘했다.”고 박 관장은 평가했다. 이어 “금호미술관을 그만두자마자 바로 성곡미술관으로 간 데다 (학력위조에 대해) 우리도 처음엔 긴가민가해서 언급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금호미술관은 ‘금호 영아티스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젊은 작가들과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대부분이 금호미술관을 거쳤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 작가 발굴에 힘을 기울이게 된 것에 대해 그는 “15년 전쯤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 갔는데 미국 작가 전시를 주로 하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며 “나도 한국 작가 전시를 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앞으로 젊은 작가뿐 아니라 40~50대의 중견작가 지원 및 디자인과 어린이를 위한 전시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클래식 음악 후원 활동이 유명하긴 하지만 음악과 미술에 대한 지원 비중에 차이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올 초 ‘디자인 혁명가’로 불리는 독일 미술학교 바우하우스가 배출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한 ‘유토피아’전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금호미술관은 내년에도 디자인 전시를 할 계획이다. ●“디자인 전시 더 할 생각” 박 관장은 “우리가 밥 먹는 숟가락 하나도 디자인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모든 생활이 디자인”이라고 전제한 뒤 “디자인 전시를 조금씩 더 할 생각”이라며 디자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내비쳤다.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회는 17일부터 새해 2월28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서 佛국민화가 할아버지 작품전 열게돼 행복”

    “서울서 佛국민화가 할아버지 작품전 열게돼 행복”

    “프랑스 ‘국민화가’인 할아버지의 전시회를 서울에서 하게 돼 행복합니다.” 강렬한 색채로 뜨거운 인간애를 담아 낸 조르주 루오(1871~1958)의 손자이자 루오 재단의 이사장인 장 이브 루오(68)가 전시회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미공개작 14점 등 168점 전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루오의 미공개작 14점을 비롯해 총 168점이 전시되는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은 14일 개막식을 거쳐 15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서울신문사와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공동 주최로, 내년 3월2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계속된다. 조르주 루오는 화가로는 유일하게 프랑스 정부가 국장(國葬)을 치러줬을 정도로 국민의 사랑을 받은 예술가였다. 파리의 서민 지역인 벨빌에서 태어나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에서 견습공으로 일하고 저녁에는 장식미술학교에 다니면서 미술 공부를 했다.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에 다녔던 경험은 ‘견습공’이란 제목을 붙인 루오의 자화상과 이번 전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기둥에 묶인 그리스도’에 담겨 있다. 먹 등을 사용해 검고 굵은 윤곽선으로 예수의 얼굴, 서커스를 하는 소녀 등을 그린 루오의 작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이중섭, 이만익 등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완벽주의 추구… 작업모습 안 보여줘” 루오의 국장이 치러질 당시 17살이었던 루오 이사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림을 칠하고 또 칠하는 완벽주의자였던 할아버지는 작업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말년에는 휴가 때 집에 놀러와 해가 지는 광경 등을 우리와 함께 그리곤 하셨다.”고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회고했다. 이어 “1920년부터 일본에서 할아버지 작품들을 사들이기 시작해 1927년에는 일본에서 큰 전시회가 열렸다.”며 “일본의 한 재단이 프랑스 퐁피두센터에 이어 두번째로 루오 작품을 많이 소장 중”이라고 전했다. 그 영향으로 한국 작가들도 할아버지 루오를 좋아한 것 같다고 루오 이사장은 진단했다. 조르주 루오에 얽힌 일화는 무수히 많다. 루오의 사망 이후 유족들이 작품을 국가에 기증한 것이나 이 기증작품들을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가 엘리제 궁에서 전시회를 연 일은 유명하다. 그림을 좋아하지 않던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이 이 전시회 때 루오 작품을 처음 접한 뒤 푹 빠져 해외 순방 때마다 영빈관에 꼭 루오의 그림을 걸었다는 뒷얘기도 유명하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 국회의원 고흥길·홍사덕, 이덕수 서울시 부시장, 엘리자베스 로랭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클레망 뒤뷔송 주한 벨기에 대사, 자크 우리르 국립 퐁피두센터 대표 대리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그림의 액자도 다시 칠하고, 맘에 들지 않는 작품은 태우면서까지 완벽주의를 추구했던 거장의 작품세계에 경탄을 쏟아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우리아이 먹거리도 엄마표 도전하세요

    우리아이 먹거리도 엄마표 도전하세요

    미국에서 ‘영양학의 다윈’으로 통하는 치과의사 웨스턴 프라이스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10년간 오지 탐사 여행을 한다. 그가 발견한 한 가지 공통점은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토착민들의 치아는 덧니도 없고 치열이 기계로 박은 듯 가지런했으며 충치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프라이스는 책에서 “식생활 차이가 이유였다. 토착민들이 먹는 음식에는 백설탕이나 흰 밀가루, 유가공품 같은 것이 없다. 식품첨가물이란 것도 없다.”고 그 차이를 결론지었다. 선진국 아이들에게 필수적이었던 치열 교정기가 최근 우리 아이들에게 ‘필수’가 된 현상도 프라이스의 말을 뒷받침한다. 2005년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펴내 화제를 일으켰던 식품전문가 안병수씨는 최근 2편(국일미디어)을 펴내고 보다 강력하게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유명 제과업체서 과자 만드는 일을 하다가 식품건강연구소를 세우고 올바른 식생활 지식 보급에 나선 안씨는 “알아야 산다.”고 강조한다. 엄마들이 국산 밀가루와 자연 버터, 정제하지 않은 수입 흑설탕, 조청, 이스트 등 자연재료로 빵을 만들면 아이들이 맛없어하는 이유는 ‘향료’ 때문이라고 안씨는 설명했다. 시중의 빵에는 향료를 쓰는데, 이 향료를 쓰게 되면 맛이 5배는 강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용 식품 생산현장은 치외법권 지대라고 안씨는 고발했다. 식품 공장에는 위생 검사란 것이 있는데 소비자가 자국민이 아닌 관계로 수출 식품에는 어떤 간섭도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수입식품 가운데 정식 검역 절차를 거치는 품목은 1.3%에 불과하다고 AP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인도·필리핀·캐나다 등지의 과자와 빵, 벨기에의 두류가공품, 과테말라의 블랙베리, 페루의 할라피뇨, 중국의 냉동식품 등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공개한 통관 보류 제품들이다. 식품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삼켜도 안전하다고 광고했던 치약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유기농 치약을 해외에서 구매대행하는 바람이 불기까지 했다. ‘엄마표 치약’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육아 관련 글을 주로 쓰는 블로거 ‘슈가’(blog.naver.com/revmira)의 제조법은 이렇다. 죽염, 식소다, 오렌지오일, 식물성 글리세린, 끓여서 식힌 수돗물을 섞어서 소독된 용기에 담으면 된다. 시중에서 파는 치약에 비해 어른들은 훨씬 개운한 느낌이 들고, 아이들은 치아 미백효과가 있다는 게 슈가의 설명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엄마랑 집에서 미술놀이 할까?

    엄마랑 집에서 미술놀이 할까?

    네 살짜리 딸을 키우는 박정아(41)씨는 “엄마와 함께하는 미술놀이가 제일 재미있다.”는 아이의 말에 ‘엄마표 미술놀이 홈스쿨(청어람미디어)’이란 책을 펴내고 전도사로 나섰다. 미술 교육을 전공하고 15년간 유아 발달에 맞는 미술 활동을 연구해 온 그가 알려주는 노하우를 살펴보자. 아이가 어릴 때는 바닥에 비닐을 깔아놓고 물감을 풀어 주고서 손도장, 발도장을 찍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춤을 추면서 찍은 발도장을 보며 “와~ 엄마 발은 물고기 같아 보이는데 우리 아기 발은 무엇 같을까?”라고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 줄 수도 있다. 아이의 옷과 몸을 씻어주는 것이 불편하다면 욕조에서 발가벗은 채 물감을 가지고 놀아도 아이는 행복해 한다. 박씨는 4~7살까지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고 오감 발달을 돕는 좀 더 체계적인 미술놀이 프로그램 100가지를 소개했다. 그는 “미술놀이는 단순한 기능 습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기, 꾸미기, 만들기를 통해 아이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원만한 인격을 형성시킨다.”고 설명했다. 겨울을 맞아 집에서 할 수 있는 간편한 미술놀이로는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을 이용해 눈 오는 풍경을 그리는 것이 있다.(아래 그림) 도화지에 눈사람, 나무, 집 등을 그린 뒤 파란색이나 보라색 물감으로 배경을 칠하고 물감이 마르기 전에 에어캡을 덮어준다. 물감이 어느 정도 마르고 나서 에어캡을 떼어주면 뽁뽁이 모양 그대로 도화지 전체에 눈이 내리게 된다. 에어캡은 튀어나온 쪽을 종이에 붙이고, 물감이 충분히 묻어 있어야 눈 내리는 효과가 잘 나타난다. 다가오는 성탄절을 맞아 ‘산타의 선물 주머니’를 만들어 아이가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알아볼 수도 있다. 빨간 색종이를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주머니 모양으로 크게 오린 뒤 주머니 안에 담고 싶은 선물을 그린다.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어려워하면 잡지나 전단지에서 사진을 찾아 오려붙여도 좋다. 산타 할아버지를 직접 그릴 때 수염으로 솜을 붙이면 훨씬 입체적인 표현이 된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철사 옷걸이는 훌륭한 미술재료 가운데 하나다. 손으로도 쉽게 구부러져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데 두 개의 옷걸이를 구부려 나비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걸이 부분은 더듬이로 활용하고 두 개의 옷걸이는 철사에 부드러운 털이 달린 재료인 모루로 연결해준다. 랩을 펼치고서 그 위에 옷걸이를 놓고 천천히 감싸 나비의 날개를 만든다. 매직펜으로 칠하거나 색종이를 오려붙여 나비의 날개를 화려하게 장식해준다. 동요 ‘나비야’를 부르면서 옷걸이로 만든 나비의 날개를 펄럭거리고 놀면 아이는 신나서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크레파스와 사포로 가족 티셔츠를 만들 수도 있다. 사포에 크레파스로 가족 티에 넣고 싶은 모양을 그린 다음 흰 옷 위에 사포 그림을 덮고 다리미로 다린다. 사포를 떼어낸 뒤 다시 크레파스로 진하게 색칠해 같은 무늬를 찍어내면 훌륭한 가족 티가 완성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비밀 편지나 그림. 집에서도 크레파스와 연필만으로 비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종이에 흰색 크레파스로 그리고 싶은 모양이나 비밀 편지를 쓴다. 4B연필의 심을 길게 깎고 연필을 눕혀서 천천히 종이 전체를 색칠한다. 크레파스가 있는 곳에 연필 심이 진하게 묻어 비밀 그림이 드러나게 된다. 도화지에 연필로 진한 바탕을 만들고서 지우개로 지워가면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번개 머리로 유명한 현대 미술가 데비 한은 지우개 가루를 일일이 종이에 풀로 붙여서 그림을 그려 유명해지기도 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원로작가들 창작활동 지원에 온힘”

    “원로작가들 창작활동 지원에 온힘”

    “예술원은 한평생을 예술에 바친 70~80대 원로 작가들이 모인 곳인 만큼 이 분들이 편안하게 작품활동에 전념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지원하고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 신임 회장에 뽑힌 원로 도예인 권순형(80) 서울대 명예교수는 10일 차분하게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서울 반포동 예술원에서 열린 예술원 정기총회에서 권 명예교수는 임기 2년의 제34대 신임회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2011년 말까지다. 부회장에는 원로 국악인 황병기(73)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당선됐다. 한국 도예의 출발 및 발전사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권 신임 회장은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 서울대 미대 학장 등을 지냈다. 1992년 예술원 회원으로 뽑힌 뒤 미술분과회장을 맡았다. 대한민국예술원은 대한민국예술원법에 근거해 설치된 기구다.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 분과로 나눠 각 분야의 예술 창작에 지대한 공로를 남긴 원로 예술인들을 자체 선정, 100명 정원으로 운용한다. 현재 예술원 회원은 87명이다. 권 신임 회장은 “예술원은 국가에서 원로 작가들을 대우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 만큼 행정적으로 무슨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기관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미술 분과에서 해마다 여는 회원 미술전을 비롯해 각 분과별 행사에 힘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후학을 가르치는 일 외에는 연구실인 초이요(草二窯)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해온 그는 전통적인 한국 도자기의 현대화에 큰 공헌을 했으며 허식이 없는 작품세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록삼 윤창수기자 youngtan@seoul.co.kr
  • 움츠린 미술 경매시장 다시 띄운다

    움츠린 미술 경매시장 다시 띄운다

    미술시장이 울상이다. ‘신정아 사건’의 여진이 가시기도 전에 국세청 ‘학동마을 그림로비 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미술품 판매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10일 미술계에 따르면 서울옥션·K옥션 등 국내 8개 미술품 경매회사의 올해 총 낙찰액은 700억원대로 추산됐다. 지난해(1191억 4119만원)보다 40%가량 급감한 수치다. ‘단군 이래 최대 호황기였다.’는 2007년(1926억 6413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3분의1 토막이다. 지난 9일 서울 신사동 아트타워 경매장에서 열린 K옥션 겨울경매에서는 1000만원 이하 작품들의 경합이 심해 불황 여파를 반영했다. 호가 2억원에 시작된 이우환의 ‘선으로부터’는 아예 응찰자가 없는 등 고가 작품은 외면당했다. 화제가 됐던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글씨 ‘지성통천(至誠統天)’은 치열한 경쟁 끝에 추정가보다 높은 36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열기를 되살리려는 미술계의 노력도 다채롭다. 그동안 경기 위축으로 미뤄왔던 제2회 아트옥션쇼를 오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여는 서울옥션은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했다. 1000만원 이하 작품은 카드(삼성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게 해 미술 애호가들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300만원 이하의 작품 123점을 엄선한 ‘123경매’도 있다. 이대원, 오윤 등의 판화와 사석원, 허련 등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서울옥션은 경매장까지 직접 오지 않고도 아이폰 등의 스마트폰으로 경매 출품작들을 감상하고, 나아가 입찰까지 가능한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도 개발 중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고객도 겨냥한 작업이다. 양대 글로벌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온라인 입찰 비율이 40%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편이 어려운 원로 미술인의 병원비를 후원하기 위한 경매도 열린다. 15일 서울 신사동 K옥션에서 열리는 ‘예술인 사랑나눔 자선 경매’다.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경매에 나올 미술품을 기증받았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올해는 정부가 기업의 미술품 구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용 인정 한도를 종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린 만큼 구매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무사터 미술관 부지에 국군병원까지 포함

    기무사터 미술관 부지에 국군병원까지 포함

    옛 기무사 터에 들어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국군지구병원 부지까지 포함해 건립된다. 서울관 설계는 국내 건축가가 맡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논란이 됐던 국군지구병원은 새해 11월까지 서울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건물로 옮겨가는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새해 3월까지 대체 건물로 이전하기로 부처 간 협의를 끝냈다. 서울관은 모두 2900억원을 투입해 2012년 11월까지 연면적 3만 3000㎡ 규모로 건립된다. 등록문화재인 기무사 본관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기무사 본관은 벽면 등 일부를 보존하는 방안과 전체를 보존하는 방안을 놓고 문화재청등과 협의 중이다. 설계는 새해 1월까지 아이디어 공모로 선발한 5명 안팎의 설계자 중 최종 설계자를 그 해 4월까지 확정짓고 시공자는 국제 입찰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개관은 2013년 초로 예상된다. 박순태 문화부 문화예술국장은 “문화재 발굴로 인한 미술관 건립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표조사를 이미 끝냈다.”며 “공사 도중에라도 문화재가 발견되면 바로 설계에 반영해 미술관 관람객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무사 터에 있다가 1981년 종로구 화동으로 옮겨진 종친부(宗親府)와 관련해서는 “원래 자리로 옮길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술평론가 정준모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미술관의 성격을 규정하고 이에 걸맞은 소장품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미디어·설치 중심 미술관으로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수명이 짧고 이미 한물 간 장르”라고 우려했다. 손원천 윤창수기자 angler@seoul.co.kr
  • 인기짱 아빠되기? 비결 여기 다 있네!

    인기짱 아빠되기? 비결 여기 다 있네!

    추위와 신종인플루엔자로 집에서 ‘갇혀’ 지내야 하는 아이와 뒷수발에 지친 엄마에게 아빠는 ‘구세주’다. 하지만 평일 내내 야근에 시달리다 오랜만에 아이와 마주한 아빠는 어떻게 놀아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한 30대 직장인 남성은 “한 두 시간 정도 아이와 놀고 나면 아이나 강아지나 마찬가지처럼 느껴진다. 아이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런 아빠들을 위해 책 편집자로 일하는 유영준(39)씨가 ‘아빠, 놀아줘!’(랜덤하우스)를 펴냈다. 인기 아빠가 되는 놀이방법 60가지를 담았다. 그 자신 10살 큰 딸, 8살 아들을 둔 아빠이기도 한 유씨는 지난 10년간 아이들과 함께 즐겼던 놀이를 소개한 홈페이지(www.hanabu.co.kr)도 운영 중이다. 유씨는 4일 “아이와 노는 것을 고행으로 여기느냐 아니면 놀이처럼 즐기느냐는 아빠 마음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평면도로 보물지도 만들어 봐요 그가 알려주는 아빠가 ‘우리 집 오락부장’이 되는 방법은 즐기는 일을 아이와 함께하라는 것이다. 야구장에 가서 맥주 한 잔하며 소리지르고 싶다면 아이와 운동장에서 공을 주고받고, 주말에 회가 동하면 아이와 함께 바닷가로 떠나라고 권한다. 캠핑이 부담스러우면 식탁에 이불을 걸치고 그 밑에서 아이와 손전등을 켜고 그림자놀이를 한다. 아이에게 아빠와 함께라면 식탁 밑은 은하수가 커튼처럼 드리워진 밤하늘만큼이나 낭만적인 야영지가 된다. 체험활동이라고 해서 박물관만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집에서 보물찾기 놀이를 해도 즐겁다고 유씨는 말한다.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서 아파트 평면도를 내려받아 과자를 숨겨놓은 장소를 표시한 ‘보물지도’를 건네주면 아이는 당장 피터 팬처럼 날아다닌다. 아이와 함께하는 나들이만 해도 “집에 있어도 피곤하고 외출도 힘들다면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것이 남는 장사”라며 신발끈 매고 대문을 나서라고 유씨는 조언했다. 아이와의 나들이는 집 밖이기만 하면 되는데 비 오는 날 아파트 화단에서 달팽이를 구경하고, 놀이터에서 모래 구덩이를 파도 좋다. ●놀이공원은 토요일 오전이 덜 붐비죠 테마파크도 오히려 토요일 오전이 덜 붐빈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늦잠 자고 일어나 교통 정체에 짜증내지 말고 놀이공원이 문을 열 때 들어가서 오전에 놀이기구를 타고 오후에는 공연이나 퍼레이드를 즐기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서울 창신동 문구 골목은 온갖 장난감이 넘쳐나는 아이들의 천국인 데다 동대문 애완동물 거리로까지 연결되는 훌륭한 나들이 장소다. 유씨가 자주 찾았던 ‘비장의 명소’는 서해의 작은 포구인 성구미. 서해안고속도로 송악 인터체인지에서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가깝고 조용한 바닷가라 가족들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석문 방조제와 일출·일몰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왜목 마을도 인근에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스파오 vs 유니클로’ 중저가 캐주얼 명동대전

    ‘스파오 vs 유니클로’ 중저가 캐주얼 명동대전

    온 가족이 즐기는 패스트 패션 제품인 유니클로와 스파오의 ‘명동 대전’이 뜨겁다. 패스트 패션이란 패스트 푸드처럼 값싸면서도 유행을 재빨리 반영하는 옷을 말한다. 갭, 자라, 망고, H&M 등 세계인들이 즐겨 입는 캐주얼 제품이 바로 패스트 패션이다. 일본 상표인 유니클로는 “갭과 같이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설립자 야나이 다다시 사장의 목표처럼 25년 만에 세계 대도시 곳곳에 매장을 냈다. 지난달 25일 30년 역사의 이랜드그룹은 서울 명동과 성신여대 앞에 유니클로를 꺾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스파오 매장을 열었다. 특히 명동에 있는 스파오와 유니클로 매장은 나란히 자리잡고 있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한국과 일본의 패션을 비교 체험해 볼 수 있는 코스가 되고 있다. 일단 스파오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전인화, 안성기 등 연예인 모델을 내세워 개장 초기 이목을 집중시켰다. 승강기와 계단밖에 없는 유니클로 매장과 비교하면 에스컬레이터도 있어 쇼핑의 편리함을 더했다. 하지만 스파오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로고를 제외하면 이곳이 유니클로 매장인지 아니면 이랜드의 비슷한 캐주얼 브랜드인 후아유 매장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그만큼 옷의 디자인과 종류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유니클로가 디자이너 질 샌더와 손잡은 것처럼 스파오는 장광효가 디자인에 참여한 남성 의류를 판매 중이다. 이랜드 측은 “패스트 패션이라는 개념이 같고 기본적인 아이템의 의류를 생각하다 보니 비슷해 보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유니클로와 달리 스파오는 세계 곳곳에서 저렴하게 옷을 생산해 가격도 유니클로보다 20~3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올 겨울 유니클로의 대표상품인 발열 내의 히트텍은 1만 9900원이다. 겉옷으로도 입을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상품처럼 보이는 스파오의 웜히트 내의 가격은 1만 2900원. 유니클로는 최근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히트텍의 값을 1만 4900원으로 내렸다. 12일까지 스파오 홈페이지(www.spao.co.kr)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1만원 이상 구입시 1만원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내려받을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디자인의 가치 모든 사람이 누려야죠”

    “디자인의 가치 모든 사람이 누려야죠”

    ■ 차세대 디자인 리더 성정기씨 “디자이너가 생각을 바꾸면 일상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재미(在美) 디자이너 성정기(38)씨의 작품집(포트폴리오)은 어떤 책보다 큰 감동을 안겨준다. 저소득 노동계층을 위한 킥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카트, 휴대전화가 달린 지팡이,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표면의 홈이 다르게 파진 샴푸와 린스병 등 희망을 주는 제품들이 가득하다. 그의 디자인 철학은 “디자인의 가치를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27살에 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보고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에 입학한 성씨는 세계적인 디자인 상과 공모전에서 20차례 수상한 ‘차세대 디자인 리더’다. ‘LG전자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고 LG전자에서 일했지만, 한국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미국 보스턴에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에 입사한다.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 실현 유학을 하지도 않았고 영어도 제대로 못 했던 성씨의 해외 진출을 주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아이디오의 설립자는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아이디오는 개인 영어교사와 숙소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성씨를 영입했다. 미국 진출 5년째인 성씨는 영어에 대해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창의력과 기술은 뛰어나지만 예절을 강조하는 교육과 문화때문에 수평적인 조직 생활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그가 일하는 디자인 회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루나 디자인’이다. 아이디오가 디자인 컨설팅 회사를 표방하면서 성씨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았고 그 곳이 바로 루나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경제적 의미만 있지 않다고 강조하는 성씨는 요즘 교육 관련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혼자 먹으면 불편한 ‘쌍쌍바’처럼, 양쪽으로 박음질해 나눠쓰는 공책을 개발했다. 루나 디자인 인터뷰때 발표, 그의 입사에 큰 공을 세운 ‘유니세프 프렌즈’는 볼펜 심을 붙여놓은 편지지다.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에게 성씨가 만든 편지지로 글을 써서 보내면 아이들은 편지지를 말아 펜으로 쓸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영감은 서울 구로공단에서 재봉 일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운 어머니에게서 많이 얻었다고 한다. ●재봉 일 하는 어머니 보며 영감 얻어 성씨의 디자인은 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디자인 코리아 2009’에서 만날 수 있다. 버릴 때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거름망이 달린 쓰레기통과 루나 디자인에서 만든 오랄비 칫솔의 개발 역사가 실물로 전시된다. 전시회에는 앤젤리나 졸리가 쓰는 베이비뵨 아기띠, 누워서 타는 젯스트림 스포츠 자전거 등 우리나라를 비롯해 21개국의 혁신적인 디자인 제품도 나온다. 세계무대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디자인 학도를 위해 성씨는 홈페이지(club.cyworld.com/designersQandA)를 운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조언을 해주려고 전화를 걸기도 한다니 미국에서 갑자기 성씨의 전화가 와도 놀라지 말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99개 사진속엔 ‘춤추는 사진작가’가 있다

    99개 사진속엔 ‘춤추는 사진작가’가 있다

    윤복희의 노래 ‘여러분’이 울려 퍼지자 거울 앞에 앉아있던 사진작가는 스트로보(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손가락부터 시작해 온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춤추는 사진 작가’로 알려진 강영호(39)씨가 내년 1월24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99 베리에이션즈’를 연다. 별명에 걸맞게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직접 퍼포먼스도 펼친다. 강씨는 직접 모델이 되어 거울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찍었다. 99개의 사진 속에서 그는 기괴한 원숭이였다가 교태스런 여배우가 되기도 한다. 독창적인 사진모델 강영호는 배우보다 훨씬 다양한 표정과 자세를 선보인다. 심은하, 이정재가 주연한 영화 ‘인터뷰’의 포스터로 본격 상업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된 강씨는 사진을 찍을 때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종종 괴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유명한 배우가 된 여자친구를 위해 찍은 사진이 계기가 되어 사진작가가 된 그는 따로 사진을 공부하진 않았다. 그가 찍은 영화 ‘인터뷰’ 포스터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떼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포스터를 만들려고 배우들이 따로 사진을 찍는 풍토를 조성했다. 수십 개의 의자로 배경을 만들어 배우의 자연스런 표정을 담아 낸 영화 포스터 이후 삼성, 지오다노, SK텔레콤 등 1200편의 광고와 100여편의 영화 포스터를 촬영했다. 강씨는 미술관에서 여는 첫 개인전에 대해 “상업광고 사진작가로 10년 일했는데 돈을 더 벌고 더 유명해져야겠다는 욕심이 덜 채워졌다.”며 “돌이나 결혼 사진도 작품의 하나로 계속 찍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피사체로 찍은 유명한 배우가 많았지만 자신도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들을 찍으려고 몸을 중성화시키고자 두 달 동안 쌀을 먹지않고 녹차를 하루에 2ℓ씩 마시며 15㎏을 뺐다. 의상 디자이너인 작가의 어머니는 몸을 실로 칭칭 묶어 공중에 매달리는 등의 아들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서울 홍익대 앞에서 상상(想像) 사진관을 운영 중인 강씨는 소설가 김탁환과 공동작업으로 사진전에 맞추어 소설 ‘99’도 펴냈다. 스스로 “피사체의 영혼을 빨아들이는 드라큘라 같다.”라고 말하는 강씨는 소설 속에서 ‘흡혼의 예술가’로 표현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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