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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수경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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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통신진흥회 새 이사회 출범

    뉴스통신진흥회 새 이사회 출범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김영만 전 서울신문 대표이사 사장 등 7명을 뉴스통신진흥회 신임 이사로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신임 이사는 김 전 사장을 비롯해 김승동 한국 NGO신문 대표이사, 김환주 전 KBS 보도본부 해설위원, 송태권 전 한국일보 상무, 엄주웅 재단법인 호루라기 이사, 정일용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황호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등이다. 뉴스통신진흥회는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 기간 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뉴스통신진흥자금 운용 관리, 연합뉴스의 공적 책무 이행 관리·감독, 임원 추천 권한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뉴스통신진흥회는 향후 별도 회의를 열어 차기 이사장을 호선할 예정이다.
  • 아트로 물드는 서울… 거장부터 신진까지 ‘美의 성찬’ 누린다

    아트로 물드는 서울… 거장부터 신진까지 ‘美의 성찬’ 누린다

    국내외 318개 세계적인 갤러리 참여백남준·니키 드 생팔 등 걸작 한눈에같은 기간 리움·호암 등에서 개인전 삼청·한남동엔 야간까지 전시 눈길 9월 첫 주 서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미술시장이 된다. 세계적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 서울’(9월 4~7일)과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9월 4~8일)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아트페어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프리즈는 올해로 3년째 서울에서 열린다. 지난해 120여곳에서 소폭 감소한 112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 중 31곳이 국내 갤러리다. 세계적 갤러리인 가고시안, 데이비드즈워너, 페이스, 하우저앤드워스 등은 물론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조현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등 국내 갤러리도 이름을 올렸다. 프리즈 서울에는 전준호, 이불, 이강승, 이미래, 이우환, 백남준, 박서보, 박영숙, 양혜규 등 한국 미술의 선구자부터 현대 미술계를 이끄는 혁신 작가까지 함께한다. 여기에 루이스 부르주아, 캐럴 보브, 알렉스다 코르테, 올라퍼 엘리아슨, 페트릿 할릴라이, 바바라 크루거, 구사마 야요이, 니키 드 생팔, 아너 타이터스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예술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키아프 서울에는 22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내 갤러리 132개, 해외 갤러리 74개가 부스를 냈다. 김환기, 박서보, 전광영, 김창열과 같은 한국 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권오상, 우국원, 도윤희 등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을 비롯해 김택상, 지근욱, 안지산 등의 작품도 출품된다. 덴마크 작가 그룹 슈퍼플렉스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프리즈와 키아프 양측은 지난 22일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동 개최 5년 계약이 끝나는 2027년 이후에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미술 애호가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열리는 굵직한 전시들과 워크숍, 공연 등 장외 경쟁도 눈길을 끈다. 리움미술관에서는 다음달 5일부터 실험적인 작업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의 전시를 연다. 이번이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번째 개인전이다. 호암미술관에서도 니콜라스 파티의 첫 국내 개인전인 ‘더스트’ 전을 준비했다. 아트선재센터는 백남준·이우환을 잇는 한국의 대표 작가 서도호의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전을 마련했다. 조현화랑은 지난 18일 부산에서 끝난 이배 작가의 전시를 올해 4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 개관한 서울점에서 이어 간다. 서울 갤러리 밀집 지역인 삼청동과 한남동, 청담동에서는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늦은 밤까지 갤러리들이 문을 연다. 9월 3일 ‘한남 나이트’에는 리움미술관, 4일 ‘삼청 나이트’에는 아트선재센터, 5일 ‘청담 나이트’에는 송은 등이 참여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프리즈에 맞춰 방한한 영국 테이트 모던, 프랑스 퐁피두 센터와 같은 해외 유수 미술관 소속 큐레이터들을 대상으로 1~7일 ‘2024년 한국 미술 큐레이터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들과 함께 한국 미술계의 동향을 살핀다. 이유경 댄지거아트컨설팅 컨설턴트는 “앞선 프리즈 서울이 해외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데 주안점이 있었다면 이번 프리즈에서는 국내 갤러리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새로운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데 집중이 됐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 시술 받고 드라마 촬영지 둘러보고…문체부 요즘 ‘유커’ 겨냥 관광상품 지원

    시술 받고 드라마 촬영지 둘러보고…문체부 요즘 ‘유커’ 겨냥 관광상품 지원

    서울의 부티크 호텔에서 숙박하며 성수동 쇼핑과 카페 체험하기, 뷰티 시술을 받고 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 둘러보기 등 변화하는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의 취향을 겨냥한 관광상품을 지원한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25일 밝혔다. 올해 중국인 방한객 수는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서, 이달 중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방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크루즈를 포함한 단체관광객의 비중도 지난해 하반기 8.6%에서 올해 상반기 25.0%로 상승세인 만큼, 방한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단체관광 시장의 고부가화는 주요 과제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방한객은 국제교통비를 포함해 평균 308만 9000원(2324.3달러)을 지출했고, 주요 참여 활동은 식도락 관광(72.3%), 쇼핑(69.2%) 등이었다. 문체부는 한국여행업협회와 함께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우수여행상품 공모전을 열어 최종 12개 회사의 16개 상품을 선정했다. 16개 상품은 K-컬처 부문 5개, 레저·스포츠 부문 3개, 안보·평화 부문 2개, 치유·휴양(웰니스) 부문 3개, 지역특화 부문 3개다. 선정된 상품은 마케팅비, 홍보, 중국 현지 박람회 참가 등을 지원한다. 문체부는 또 지난해 8월 중국의 단체 방한 관광이 6년 반 만에 재개된 후 중국 방한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지난 5월 저가 관광으로 적발된 여행사에 영업정지처분을 내리고 여행업 공정 질서 저해 행위에 대한 유형을 세분화한 바 있다.
  • 빙하기 끝에서 만난 지하 소녀·지상 소년의 ‘특별한 교감’

    빙하기 끝에서 만난 지하 소녀·지상 소년의 ‘특별한 교감’

    2009년 제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싱커’로 “한국 SF의 뿌듯한 성취”(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라는 평가를 받았던 배미주(55) 작가가 돌아왔다. 싱커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장편소설 ‘너의 초록에 닿으면’을 통해서다. 싱커가 빙하기 도래로 지하 도시를 건설해 살아가는 인류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 이후, 점차 빙하가 녹고 날씨가 따뜻해지며 지상으로 이주할 방법을 찾는 인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좁은 지하 도시와 척박한 지상 개척 사회, 인공 열대림 ‘아마존’,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연결’, 혹한을 견딜 수 있는 ‘강화인’, 디지털 조경업의 성행 등 작가가 빚어낸 SF적 세계관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기후 위기로 빙하기가 도래한 미래의 지구, 사람들은 지하 도시 ‘시타텔’로 대피해 살고 있다. 시타텔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 저층 청년 공동 주거 지구의 ‘끔찍한 방’에서 그림을 그리던 이경은 반짝이는 재능을 알아본 회사 대표의 도움으로 시타텔의 유명 게임 디자이너로 계급이 상승한다. 어느 날 이경은 시타텔에 방문한 지상 개척 대원 2세인 라르스의 가이드를 맡으며 그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다. ‘혼자 남겨지는 결말’에 익숙했던 라르스 역시 이경과 어미 잃은 동물 ‘세토’와 만나며 ‘함께’라는 따뜻함을 알아간다. 지하의 소녀와 지상 소년의 로맨스는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작가는 만날 수 없는 공간에 살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우는 두 인물을 풋풋하면서도 애틋하게 그려 낸다. 디스토피아적인 현실 속에서도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동서고금과 다르지 않다. 이경은 라르스를 만난 순간 “색이, 소리가, 냄새가, 바람이, 다르게 다가온다”고 느낀다. 또 동굴의 어둠 속에서 서로를 안았을 때는 “다른 세계에서 태어난 두 존재가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를 주고받던 신비로운 교감”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또한 아마존 동물들의 신경계에 ‘연결’해 그들과 직접 교감하는 이경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처럼 자연과 단절된 채 기후 위기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우리도 소설 속 인류처럼 지하 도시에 갇히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자연과 인간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동물 세토와의 관계는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공존해야 할지 고민해 보게 한다. 이 지점에서 지역, 성별, 심지어 종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존재가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는 짙은 여운을 준다.
  • 한국어 보급 전진 기지 ‘세종학당’, AI·빅데이터로 더 가까워진다

    한국어 보급 전진 기지 ‘세종학당’, AI·빅데이터로 더 가까워진다

    한국어 보급 전진 기지인 세종학당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는 혁신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2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44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해외 한국어 보급 확산을 위한 ‘세종학당 혁신방안’(2024~2027)을 발표했다. 2007년 3개국 13곳에서 740명으로 시작한 세종학당은 올해 88개국 256곳에서 21만 6000명을 교육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17년간 학생이 약 300배 증가한 셈이다. 온오프라인 세종학당 누적 학생수는 106만여명에 달한다. 세종학당 수강 대기자도 올해 2월 기준 1만 5000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문체부는 ‘i-세종학당’을 2027년까지 구축해 시·공간 제약 없는 학습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i-세종학당은 기존 온라인·메타버스 세종학당과 스마트러닝 학습 앱 등을 통합 정비하고 생성형 AI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학습 기능을 고도화한 플랫폼이다. 용호성 문체부 1차관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i-세종학당은 저개발국가의 인터넷 환경과 국내 외국인 근로자의 수요 등을 고려해 거점 현지에 서버를 구축하고 가급적 모바일 기기 안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과학적 통계를 기반으로 세종학당의 역할과 기능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한국어 교육 실태’를 조사하고 현재 수요와 미래 예측 등 통계에 기반해 2027년까지 세종학당을 300곳까지 확대한다. 중간 관리기관으로서의 권역별 거점 세종학당 기능도 강화해 일반 세종학당을 현지에서 지원하는 체계로 개편한다. 이를 위해 베트남, 미국, 프랑스 등 현재 5곳인 거점 학당은 2027년까지 10곳으로 늘린다. ‘작은 문화원’으로서의 세종학당 역할도 강화한다. 또한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하는 세종한국어평가(SKA) 시행처를 2027년까지 100곳으로 지난해보다 2배 확대한다. 인터넷 기반의 수준별 단계적 적응형 세종한국어평가(iSKA)도 시행한다. 한국어 교원 재교육과 양성 과정도 늘려 자격 소지율을 현재 50% 수준에서 2027년까지 70%로 높여나간다. 이 밖에도 문체부는 세종학당 수강생의 학습 경험이 유학으로 이어지도록 연수 지원을 확대하고, 고급 한국어 과정 등을 운영해 취업으로 연계되도록 뒷받침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세종학당은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곳이 아니며, 한국어를 통해 다양한 한국문화를 접하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한류의 전진기지”라며 “지속 가능한 해외 한국어 보급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세종학당의 한국어·한국문화 보급 확산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정비, 개편하고 다양한 주체와 협력을 이끌어 우리 말과 글을 전 세계에 널리 확산,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예술경영지원센터 신임 대표에 김장호 전 해외문화홍보원장

    예술경영지원센터 신임 대표에 김장호 전 해외문화홍보원장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에 김장호 전 해외문화홍보원장을 임명한다고 22일 밝혔다. 신임 대표의 임기는 3년이다. 김 신임 대표는 문체부 예술진흥과, 문화산업총괄과,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과, 저작권정책과 등을 거쳤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김장호 신임 대표가 급변하는 예술 환경에 발맞춰 센터를 혁신하고, 센터가 예술의 해외 시장 진출·유통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힘써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이어지고 살아가는 ‘열린 DMZ 이야기’

    이어지고 살아가는 ‘열린 DMZ 이야기’

    흑색 자갈과 백색 자갈이 나뉘어 놓인 바닥. 재료는 같지만 서로 다른 색이 경계를 만든다. 하지만 그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관람객들의 움직임은 극명했던 구분선을 서서히 흩트려 놓는다. 경기 파주임진각평화곤돌라 탑승장에 설치된 지비리(37) 작가의 ‘균열-회색지대’는 떨어져 있으면서도 연결되고자 하는 경계의 흐트러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부제인 회색지대는 비무장지대(DMZ)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나타낸다. 지비리 작가의 작품처럼 고립된 공간이라고 여겨졌던 DMZ의 공간성을 새롭게 해석한 전시가 열린다. 경기 DMZ 오픈 페스티벌의 하나로 오는 30일부터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에서 열리는 ‘DMZ 오픈 전시: 통로’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DMZ의 공간성을 확장한다. 통로가 된 DMZ는 멈춰 버리거나 잊힌 공간이 아니라 잇고 살아가는 공간으로 조명된다. 전시에 참여한 12명의 작가는 32점의 작품을 통해 ‘닫힌 경계’이자 ‘이어지는 통로’, 또 ‘살아가는 열린 장소’로 DMZ를 바라본다. 특정 장소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비교 연구해 온 나오미(42) 작가는 작품 ‘우리는 이 세상 밖으로 떨어질 수 없다’를 통해 임진강, 한강, 예성강이 만나 서해로 흐른다는 점에 주목한다. 또 단둥~신의주, 훈춘~나선 등 강을 경계로 한 접경지역에는 유사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런 물결은 그의 작품에 사람, 동물, 역사적 사건과 함께 어우러진다. 노순택(53) 작가는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북의 북쪽 경계를 찍은 사진들을 ‘멀미’ 시리즈로 전시하며, 노원희(76) 작가는 황석영 작가의 소설 ‘바리데기’에 넣었던 삽화를 통해 탈북과 이민의 여정을 표현한다. 과거 볼링장이었던 갤러리그리브스에서는 박기진(49) 작가가 ‘평원_땅’이라는 작품을 통해 미군·북한군의 탱크 바퀴 자국에 모터를 달아 진동으로 표현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는 11월 16일까지.
  • 웅장하면서도 평온한 산처럼… 절제된 ‘중용의 미학’

    웅장하면서도 평온한 산처럼… 절제된 ‘중용의 미학’

    “산은 내 앞이 아닌 내 속에 있는 것”변화무쌍한 자연 균형감으로 채워유화 작품 34점 중 21점 최초 공개 “유영국의 그림은 감동에 바탕을 두지만 극단적인 정열의 발산도, 흑백 회화의 무감동 상태도 아닌 독특한 기쁨의 명상에 관객을 잠기게 만든다.”(미술사학자 정병관) 산을 표현한 곧은 선도 끝에 곡선을 품었고 꽉 채운 색의 향연 속에 남겨 둔 흰 캔버스의 맨얼굴에서는 바람이 느껴진다. 시대적 격변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내면과 품위로 발현된 유영국(1916~2002) 화백의 ‘중용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서울 종로구 PKM갤러리에서 21일부터 열리는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시를 통해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1세대 추상화가인 유 화백의 1950~1980년대 유화 작품 34점 중 21점이 최초 공개되는데 24.5x33.3㎝ 크기의 소품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유 화백의 딸인 유자야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는 “과거 약수동 적산가옥에 살 때 아버지가 길고 좁은 마루에서 주로 그리던 작품”이라며 “소품이니까 주변에서 싸게 사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그렇게 가격을 매기는 것은 아니라며 안 팔고 보관해 오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산의 화가’라는 별명답게 변화무쌍한 산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려 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생전에 유 화백은 “바라볼 때마다 변하는 것이 산이다. 결국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속에 들어서면 산을 그릴 수 없다. 산에서 내려와서야 비로소 원거리의 산이 보이듯이, 멀리서 바라봐야만 산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묘석에도 쓰여 있는 말이다. 그의 내면을 담은 산은 때로는 우직하게 때로는 온화하게 느껴진다. 화백의 아들인 유진 재단 이사장은 “과묵했던 아버지는 어릴 적 그림에 대해 여쭈면 ‘네가 좋은 게 좋은 거다’ 하고는 그만이셨다”고 회상했다. 이번 전시 영문명에는 ‘중용’(Golden mean)이란 말이 붙었다. 끊임없는 훈련과 절제로 양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 중용의 미덕을 그의 작품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산의 형상은 웅장한 동시에 평온하며, 정적이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다의 모습은 인생의 유동성과 불변함을 함께 보여 준다. 중용의 미학은 유 화백의 형태와 기법, 색상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철저하게 계산된 기하학적 구조에 자연을 견고히 담았지만 유기적인 형태와 표현주의적인 붓 터치로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표현하기도 했다. 캔버스 위 화려한 색들은 경쟁하지 않고 어우러진다. 유 화백은 이미 국내에서 유명한 작가지만 최근 해외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뉴욕 페이스갤러리에서 해외 첫 개인전이 열렸으며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의 공식 병행전시로 퀘리니스탐팔리아재단에서 유럽 첫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PKM갤러리는 또 다음달 초 열리는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서 유 화백의 100호 크기의 1973년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10월 10일까지.
  • 5000원으로 미술관 여행 떠나볼까…미술여행주간 7개 권역 16개 코스 마련

    5000원으로 미술관 여행 떠나볼까…미술여행주간 7개 권역 16개 코스 마련

    5000원으로 전시 해설사와 함께 미술관·화랑·아트페어 등을 둘러보고, 미술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하는 미술여행주간이 운영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미술축제’의 일환으로 다음달 1~11일 미술여행주간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미술여행은 매년 약 1000명이 참여해 왔으며, 관람객 평점 95점 이상, 사전예매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혀왔다. 올해는 전국 7개 권역 16개 코스가 준비돼 있으며 총 64회 운영한다. 19일 대한민국 미술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이번 미술여행은 서울 지역 9개 코스를 비롯해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인천, 제주 등 전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중 광주 비엔날레와 부산 비엔날레 투어도 포함돼 있다. 또한 외국인 특화 코스도 운영한다. 서울지역의 한남 코스로, 한남동 대표 갤러리에서 한국 중견작가 3인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서울지역은 한국 신진작가를 알아보는 북촌, 삼청동, 대학로 코스, 아름다운 호수 산책로를 따라 현대미술을 만나는 송파 코스, 그 외에 성수, 청담, 남산, 종로 코스가 준비된다. 부산은 대표 갤러리가 추천하는 차세대 유망작가를 살펴보고, 대구는 세월이 빚은 예술가와 문화유산을 탐방, 대전은 청년작가와 베니스 비엔날레 스타 김윤신 개인전을 연계했다. 인천은 고급리조트에서 만나는 유명 작가 컬렉션을 살펴보고, 제주는 아름다운 미술관이 품은 현대미술 투어로 구성했다.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강남구와 협력해 청담나잇과 키아프 행사에 맞추어 9월 5~6일 이틀간 무료 셔틀버스(25인승) 2대를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삼성동 코엑스 북문에서 18시부터 출발, 압구정과 청담동 일대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10여 곳을 밤 10시까지 30~40분 간격으로 순환해 운행한다.
  • 작품으로 풀어낸 해적과 불교… 부산 ‘예술의 바다’에 빠진다

    작품으로 풀어낸 해적과 불교… 부산 ‘예술의 바다’에 빠진다

    ‘어둠에서 보기’ 주제 36국 349점금고미술관·초량재 등 4곳서 전시 “흥미로우면서도 도발적이고 시의적절하고 의미 깊은 작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의미를 주는 작품들을 만나 보길 바랍니다.”(베라 메이 부산비엔날레 공동 전시 감독) 2024 부산비엔날레가 65일 대장정을 위해 지난 17일 닻을 올렸다. 사하구 을숙도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원도심에 있는 부산 근현대역사관의 금고미술관, 한성1918, 초량재까지 4곳의 전시장에서 오는 10월 20일까지 36개국 62개 팀(78명)의 작가가 34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주제는 ‘어둠에서 보기’. 어둠은 우리가 처한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 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을 상징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한다. 필리프 피로트 부산비엔날레 공동 전시 감독은 “‘해적 계몽주의’와 ‘불교 도량의 깨달음’에서 출발한 주제로 여러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소통하고 생활하는 모습이 부산이라는 도시와 닮았다”고 소개했다. 참여 작가들도 다양한 문화권의 저술가, 교사, 악기 제작자, 의사, 디제이, 종교인 등 독특한 배경과 활동 영역을 가진 이들로 구성됐다. 팔레스타인, 이란 등 중동 지역뿐 아니라 세네갈, 자메이카처럼 아프리카 등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 출신들도 다수 참가했다.금고미술관에 설치된 중국 작가 천 샤오윈의 작품은 중국의 현대화와 그 과정에서 야기된 불만을 무음의 비디오에 담았다. ‘밤/2.4㎞’에서는 삽, 빗자루, 막대기 등을 든 농부들이 표정 없이 걷고 있는 모습을, ‘불-3000㎏’에서는 젊은 청년들이 책을 불 속으로 던지는 장면들을 노출한다. 세네갈의 작가 셰이크 은디아예는 작품 ‘르 파리’를 통해 지금은 철거된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있는 영화관 네온사인을 재현했다. 작가는 영화관, 영화 장면 등을 활용해 아프리카의 현대성을 상상하게 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금고미술관(한국은행 부산본부)은 좁은 복도, 두꺼운 철문, 쇠창살 등 과거 지하 금고의 내부 구조와 특징을 유지하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피로트 감독은 “금융, 산업과 동떨어진 예술 작품들을 통해 전복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부산현대미술관에는 김경화 작가의 ‘무명옷을 입은 사람들’, ‘수장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갑남을녀가 입었던 무명천에 한국전쟁 당시 국민보도연맹 학살지 중 하나였던 동매산의 풀과 꽃을 담았다. 작품 속 새, 나비, 물고기 등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 했던 희생자들을 비유한다. 방정아 작가는 ‘언제든지 난 너의 배에 탈 수 있어’를 통해 “각자도생보다는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반야용선(중생을 고통 없는 피안의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상상의 배)을 그렸으며 언제든 누구든 그 배에 탈 수 있는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고 말했다. 세월호가 떠오른다는 관객 반응에 “구명조끼를 보면 여전히 세월호 생각이 날 수밖에 없고 아직 우리는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수지 비엔날레 협력 큐레이터는 “해적선에 오른 인물들은 사회에서 차별받던 여성, 학생, 노예 등으로, 해적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급진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이뤘다. 불교의 수행자들 역시 자신의 사회적 신분을 벗어 버리고 깨달음을 얻는 장소인 도량에 몸담으며 모든 자산을 공동 분배하고 의사 결정도 함께하는 형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 모성, 돌봄과 연대를 생각하다

    모성, 돌봄과 연대를 생각하다

    인생의 기쁨이자 고통이기도 한‘어머니 되기’에 대한 선택과 결과5인의 여성 통해 ‘모성 선택’ 그려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작품 여성은 아이를 낳을 것인지 안 낳을 것인지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어떤 선택을 하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이 무거운 짐은 여성의 삶을 짓누른다. 임신과 출산 과정은 불안을 동반한다. 특히 한국에서 보통 두 차례 진행되는 기형아 검사는 임부의 불안을 극대화한다. 1차 검사는 초음파로 염색체의 이상을 확인하고 2차 검사는 임부의 혈액으로 에드워즈 증후군, 다운증후군, 신경관 결손 등을 선별한다. 고위험 태아의 중절이 목적이 아니라 출산 후를 대비하기 위해서 실시한다는 이 검사는 여러 의문이 들게 한다. 만약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는다면, 또는 살아남는다 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면 아기를 갖기로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는 지난해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래’와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다. 멕시코 출신의 작가 과달루페 네텔(51)은 소설을 통해 여성에게 주어진 ‘모성 선택’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라우라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아무 부담 없이 연애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비혼 여성이다. “자식을 갖지 않는 걸 비정상이라 여겼던 나의 어머니 세대와 다르게 내 세대의 많은 여성은 기권을 선택했다”며 자신은 “자율성을 지킬 수 있다면 사회와 가족의 수치가 될 준비가 된 부류”라고 말한다. 반면 라우라의 친구 알리나는 한때 라우라와 같은 신념을 공유했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 난임 시술을 받으면서까지 아기를 원하는 인물이다. 결국 알리나는 임신에 성공하고 태아에게 남아메리카 여성들 사이에서 상징적인 인물인 페미니스트 시인의 이름 ‘이네스’를 주저 없이 붙인다. 하지만 “아기의 뇌가 전혀 자라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에 마치 ‘지옥 가장자리’에 놓인 것 같은 절망에 빠진다.출산 여부와 상관없이 모성은 이들에게 중요한 화두이자 문젯거리다. 라우라의 옆집 여자 도리스는 폭력적인 어린 아들 니콜라스 때문에 차츰 시들어 가다 우울증에 빠진다. 도리스는 “걔는 내 에너지를 다 먹어 치워요. 마치 애가 자라기 위해서 내 생명력을 다 빨아들여야만 하는 것처럼요”라고 말한다. “자식은 인생의 기쁨이야. 조건 없는 사랑으로 채워 주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 주지”라고 말하던 라우라의 엄마 역시 아이들을 키울 때 ‘불치병 같은 피로감’이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이 소설은 ‘어머니 되기’에 관한 여러 선택과 그에 따른 다양한 결과를 보여 주지만 출산과 비출산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 알리나의 선택으로 ‘활택뇌증’(뇌이랑없음증)을 갖고 태어난 이네스는 의사들의 비관적인 전망과 달리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이네스를 돌보는 보모 마를레네는 “이네스는 하나의 삶이 시작되는 단계에 있고 이제부터 그냥 살아가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비출산에 대해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던 라우라는 옆집 아이 니콜라스와 가까이 지내면서 아이를 돌보는 일에서 의외의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다섯 명의 여성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진짜로 생각해야 하는 주제는 연약한 존재에 대한 돌봄, 사람 사이의 상호 이해와 연대이다. 그렇다고 작가가 여성의 연대를 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로를 돌보고 다정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이야기할 뿐이다.
  • 와인, 김환기 ‘우주’를 품다

    와인, 김환기 ‘우주’를 품다

    “나는 술을 마셔야 천재가 된다.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 (김환기 1970년 1월 27일 일기 중에서) 와인을 즐겨 마시며 창작 활동의 영감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진 수화 김환기(1913 ~1974) 화백의 ‘우주 5-Ⅳ-71 #200’이 세계적인 돈 멜초 와인과 만난다. 환기재단,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2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수화의 대표작이 담긴 ‘돈멜초 2021 김환기 우주’ 와인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와인 레이블에 김 화백의 작품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는 2019년 크리스티 홍콩경매소에서 한국 미술품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인 132억 5000만원에 경매돼 화제가 됐던 작품으로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비냐 콘차 이 토로 그룹의 협업으로 제작된 돈 멜초 2021 빈티지는 한정판(3000병)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50만원대다.
  • 2024년 대한민국 가을, 미술로 물들인다…비엔날레부터 프리즈까지

    2024년 대한민국 가을, 미술로 물들인다…비엔날레부터 프리즈까지

    미술계 굵직한 행사를 연결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손잡고 ‘대한민국 미술 축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까지 개최했던 ‘미술주간’이 전국 미술관·화랑의 각종 전시를 연계하고 전시 관람 혜택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 축제는 대형 미술 행사를 통합·연계해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관람객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올해 광주비엔날레(9월 7일~12월 1일)와 부산비엔날레(8월 17일~10월 20일)를 비롯해 서울아트위크(9월 2~8일), 키아프 서울(9월 4~8일), 프리즈 서울(9월 4~7일), 아시아프(7월 30일~8월 25일)까지 대규모 미술 행사를 연계했다. 이와 함께 전국 329개의 미술관·화랑 등 전시기관이 참여해 다양한 기획전시와 전시 연계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입장료 할인과 무료입장 혜택 등을 제공한다. 문체부는 9월 1~8일까지 해외 미술계에 한국 작가 9개 팀을 선보이는 홍보 행사 ‘2024 다이브 인투 코리안 아트: 서울’을 진행한다. 키아프·프리즈 서울에서는 미술 담론 학술대회도 예정돼 있다.
  • 아버지의 먹빛 사유, 아들이 OLED 캔버스로 다시 잇는다

    아버지의 먹빛 사유, 아들이 OLED 캔버스로 다시 잇는다

    LG전자 ‘무선 투명 올레드 TV’ 활용동생과 父 서세옥 화백 수묵 재해석 17일부터 아트선재센터서 개인전도 “아버지는 수묵화를 하면서 항상 무한한 우주와 공간을 자주 언급하셨어요. 스크린이 투명해지는 순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적 공간감이 생기는 것 같았고 마치 수천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그림 뒤쪽의 공간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았습니다.”(서도호 작가)다음달 4~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백남준·이우환을 잇는 한국의 대표 작가로 불리는 서도호(62) 작가의 작품을 2곳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외 미술계가 주목하는 그는 2012년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생존 작가의 전시는 하지 않는다’는 리움의 불문율을 깬 첫 작가로도 유명하다. 서 작가는 프리즈 서울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 LG전자와 손잡고 ‘서세옥×LG OLED : 서도호가 그리고 서을호가 짓다’ 전시를 선보인다. 서 작가와 동생 서을호 건축가가 아버지 서세옥(1929~2020) 화백의 작품을 재해석한 특별한 전시다. 각자의 예술적 업적을 쌓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삼부자가 협력한 유례없는 전시이기도 하다.LG전자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처음 선보인 무선 투명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활용했다. 서 화백이 평생 종이 위에 담았던 한국 현대 수묵 추상화에 두 아들이 오늘날 가장 최신의 디스플레이로 입체성을 더하고 공간성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선보인다. 전시는 ‘투명성’이 화두다. 서 작가의 반투명 패브릭 작업과도 일맥상통하는 투명 올레드 T를 화폭으로 활용한다. 전시장 입구에서 먼저 대형 투명 패브릭 설치물을 통해 서 화백의 그림이 갖는 투명성과 공간성을 경험한 뒤 그 너머 올레드 T를 통해 서 작가가 재해석한 서 화백의 작품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그리고 다음 올레드 사이니지로 구성된 공간의 미디어월에서는 서 화백의 육성과 함께 작업 모습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무극’(無極)이 상영된다.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레이어가 중첩되는 것은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에 대한 직관적 경험이자 작품에 내재된 ‘시간성’을 드러낸다. 앞서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오는 17일부터 20년 만에 서도호 개인전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를 연다. 옷을 한 개인의 가장 내밀한 작은 공간이며 옷의 개념을 확대한 것이 집이라고 생각하는 서 작가는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장치로서 옷이나 건축을 작품에 사용한다.이번 개인전에서는 그가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탐구해 온 시간, 개인의 공간, 기억, 움직임 등의 주제를 ‘스페큘레이션’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사변, 추론, 사색 등의 뜻을 가진 스페큘레이션은 서 작가의 작업에서 개인, 공동체,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숙고와 추론, 새로운 가설이나 제언 그리고 상상력을 함축한다. 전시는 오는 11월 3일까지.
  • K전통 콘텐츠도 세계로… 유인촌 “실효성 있는 육성책 추진”

    K전통 콘텐츠도 세계로… 유인촌 “실효성 있는 육성책 추진”

    한복·공예·공연 분야 대표 등 참석“경쟁력 높여 안정적 성장 기반 마련”‘전통문화산업 진흥법’ 내달 시행1차 기본계획 이어 5년 청사진 준비 “(공예) 작가들이 전시회만 하다 보니까 브랜드를 만드는 데까지 가기 어려워요.”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부터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까지 유명 인사들이 브랜드 제품을 소장하면서 명성을 얻은 한국 전통 수공예품 브랜드 ‘채율’의 이정은 대표는 전통문화 기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달 전통문화산업 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 종로구 한지가헌에서 마련한 전통문화 기업 관계자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채율은 한국 전통 수공예 브랜드 중 명품으로 손꼽힌다. 이 대표는 2008년 미국 뉴욕 명품 거리를 둘러보다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해 옻칠·나전·칠보 등 공예 작업을 하는 장인 및 작가와 협업하고 있다. 채율은 브랜드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갔지만 여전히 대다수 공예 작가들은 작품을 산업과 연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통과된 전통문화산업 진흥법은 한지·한복·전통 가구 등 우리 전통문화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문체부는 법 시행에 앞서 분야별권역별 토론회 등을 열어 전통문화 분야 산학연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 일반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있다. 간담회 역시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인들과 함께 전통문화산업 현황과 과제, 산업 육성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문체부는 또 법 시행에 맞춰 제1차 전통문화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해 향후 5년간 전통문화 진흥과 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간담회에는 이 대표 외에도 걸그룹 블랙핑크의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 한복을 디자인했던 장하은 오르디자인하우스 대표(한복 분야), 최영재 천양피앤비 대표(한지 분야) 등이 참석했다. 창업기획자인 허제 엔(N)15파트너스 대표와 김태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본부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허 대표는 “민간에서도 전통문화 기업들에 어떻게 투자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문체부가 긴 호흡으로, 민간과 함께 투자하고 혁신적인 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전통문화 기업은 산업을 이끌어 가는 핵심 동력”이라며 “기업들이 경쟁력과 매력도를 높여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효과적이고 실효성 있는 전통문화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동 기획: 서울신문사, 문화체육관광부
  • “애인과 헤어졌나요… 그럼 뭉크전 보러 오세요”

    “애인과 헤어졌나요… 그럼 뭉크전 보러 오세요”

    뭉크의 인간적 서사와 작품 연결 대중 눈높이 맞춰 스토리텔링 해설 “좌절·죽음 아닌 변화 과정 재미있어우울감·어둠 끌어낸 초상화 인상적오후 5시 이후 한적한 관람 ‘강추’빨간 옷 입고 ‘인생샷’도 남기길” 서울신문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로비에 최근 그가 들어서자 몇몇 관람객이 인사를 건네고 함께 사진 찍기를 요청했다. 전시장에서 그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도슨트계 아이돌’, ‘피리 부는 사나이’로 불리는 정우철(35) 도슨트의 이야기다. 미술 관련 방송, 강연 등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가 늘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화가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다.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물론 EBS 클래스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에서도 뭉크를 이야기했다. 최근 개인 유튜브에 이번 전시를 둘러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뭉크를 좋아해서 많이 말하고 다녀요. 늘 (사람들이) 뭉크의 ‘절규’(1895)만 얘기하니까 되게 고통스럽고, 슬프고, 외롭고 이런 것만 그린 화가로 생각하죠.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과거에 노르웨이 지폐를 봤는데 거기 뭉크의 ‘태양’(1911)이란 작품이 담겨 있었어요. 처음에는 뭉크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신선했죠. ‘절규’를 그리면서 ‘자연이 날 잡아먹을 것 같았다’고 외쳤던 화가가 점점 뒤로 가면서 화풍이 밝아지고 에너지가 느껴지죠. 전 뭉크의 그런 서사가 좋아요.” 정 도슨트는 화가의 인생과 작품을 연결 짓는 ‘스토리텔링’ 해설로 인기가 높다. 이번 전시 역시 뭉크의 일생에 기대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화가의 삶과 그림을 별개로 보는 사람도 있어요. 현대미술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뭉크가 살던 시기, 뭉크가 감정을 담아내는 표현주의 화가라는 점에서 인생을 따로 놓고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5남매 중 둘째였던 뭉크는 어릴 때 폐결핵으로 어머니를 잃고 몇 년 뒤 누나마저 같은 병으로 떠나보내죠. 남동생과 아버지의 죽음도 경험하고요. 늘 죽음이 가까이에 있어 괴로워했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장수했죠. ” 실제로 뭉크는 “공포, 슬픔, 죽음의 천사는 내가 태어나던 날부터 내 곁에 있었다. 병약함과 정신병, 나는 그 두 가지를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것 같다”는 말을 남겼지만 81세까지 살았다.뭉크의 생애에 연관 지어 그는 ‘생클루의 밤’(1893)과 ‘병든 아이’(1896) 시리즈를 인상 깊게 봤다고 소개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유학 중이던 뭉크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죠. 그 시기 그린 ‘생클루의 밤’은 대각선 구도로 불안함이 느껴져요. ‘절규’도 그렇고 뭉크 작품에는 대각선 구도가 매우 많죠.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 뭉크의 우울감, 고독, 외로움 등이 느껴지는 작품이에요. ‘병든 아이’의 경우 엄마 역할을 대신했던 누나의 모습을 그린 것이죠. 뭉크가 본인의 아픔이나 고통을 캔버스에 뽑아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가족, 사랑하는 사람 등 모든 인간관계가 뭉크에게는 아픔이었죠.”섹션11에 있는 초상화들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라고 짚었다. 그는 “보통 초상화는 예쁘고 멋있게 그리는데 뭉크는 자신의 화풍으로 타인을 그렸다는 점에서 재미있다”며 “구불구불한 선들로 인물의 우울감과 어둠을 끄집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절규’도 자세히 보면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비명소리가 들려서 그게 너무 무서워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에요. 작품 속 모든 게 구불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와 자연만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뭉크의 절규가 아니라 자연의 절규인 셈이죠. 또 재미난 것은 절규 속 인물을 보고 뭉크가 대머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당시 뭉크가 미라 전시를 보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정 도슨트는 뭉크전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과 관람객을 위한 소소한 팁을 소개했다. “뭉크전과 같은 인기 전시는 오전이 아닌 오후 5시 이후에 오면 더 한가롭게 관람할 수 있어요. 중장년층 이상은 오전에 일찍 와서 전시를 보고 브런치를 즐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전시장 배경과 잘 어울리도록 빨간색 옷을 입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우리가 미술관을 즐기러 오는 것이지 공부하러 오는 게 아니잖아요. 최근 연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이 전시를 추천하고 싶어요.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아픔이 느껴지는 전시거든요. 같은 어려움을 버텨 낸 뭉크에게서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지난 5월 22일 개막한 이번 전시에는 14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다녀갔다. 전시는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린다.
  • 노작홍사용문학관, ‘나도 어린이 그림책 작가’ 등 상주작가 프로그램 눈길

    노작홍사용문학관, ‘나도 어린이 그림책 작가’ 등 상주작가 프로그램 눈길

    노작홍사용문학관이 2024년 문학관 상주작가 프로그램으로 정란희 작가와 함께 ‘나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 ‘정란희 동화작가의 여름산타 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나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들이 그림책 작가가 돼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보는 창작 체험 프로그램이다. 정 작가가 문학관 밖으로 교실을 옮겨 경기 화성 송린이음터에서 진행하며, 운영 기간은 오는 16일부터 9월 27일까지 총 6강이다. 참여 대상은 초등학생 4~6학년이다. 참가 어린이들은 그림책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되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발표회도 예정돼 있다. 참가비, 재료비 등은 무료다. 화성 지역 내 학교, 도서관, 서점 등을 찾아가 특강을 여는 ‘정란희 동화작가의 여름산타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일에는 어린이들이 문학관에서 북캠프를 체험하는 ‘별도나도 똘망똘망 한여름 밤의 북캠프’를 진행했다. 북캠프에는 지역 내 초등학생 20여 명이 참여해 동화 낭독회, 독서 골든벨, 몸짓으로 말하기 놀이, 영화 관람, 숲길 산책과 보물찾기 등을 체험했다. 특히 이날은 ‘엄마 사용법’을 쓴 김성진 동화작가가 깜짝 게스트로 함께했다. 정 작가는 “올해가 ‘어린이 책의 해’인 만큼 문학관 안팎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며 “상주작가 프로그램 준비로 물심양면 지원해주는 문학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
  • 신념과 실천 사이의 틈, 나는 가만히 눕는다

    신념과 실천 사이의 틈, 나는 가만히 눕는다

    “엄격한 비건으로 지내던 시절을 성공으로, 그렇지 못한 시절을 실패로 간주하기에는 어딘가 부당하고 찝찝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 순간 텔레비전 앞에 누워 있을 사람들을 생각해 보세요”라는 러닝 애플리케이션의 응원 멘트에 ‘달리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이 있다. 글쓰기 모임인 ‘무늬글방’ 글방지기, 메일링 서비스 운영자, 에세이와 소설을 쓰는 안담(32) 작가의 이야기다. 그는 산문집 ‘친구의 표정’을 통해 완벽한 성취를 강요하지 않는다. 작가는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사람’이지만 ‘외면하지 못한 얼굴’을 떠올리는 ‘의리’ 있는 사람이다. 비거니즘, 페미니즘, 글쓰기, 동물, 친구 등 여러 주제로 뻗어나가는 그의 글뿌리는 ‘실패’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더 나은 곳으로 갈 것을 종용하지만, 작가는 흔들리는 자신을 그대로 기록한다. 하루에 열네 시간을 꼼짝도 않고 일하는 날엔 신념보다 배달 음식을 택하고 “나의 욕구 전반과, 음식을 향한 허기 및 아름다운 몸을 향한 욕망 모두와 잘 지내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또 “씻으러 가고 싶지만 몸을 일으킬 수가 없”어 운동장처럼 넓어진 다섯 평 방 안에 누워 있고, 비건식을 위해 낼 3000~4000원이 없는 날이 있는가 하면, 비건식을 먹으며 “안정적으로 말라지”기를 남몰래 기도하는 날도 있다.거대하고 시급한 문제들에 귀 기울일수록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늘어나고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개인에게는 고립의 감각이 쌓여만 갈 때 그는 죄책감과 수치심이 아닌 우정과 사랑을 동력으로, 더 넓은 세상 만들기를 제안한다. 그 역시 “이 커다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에게는 꼭 제공하고 말아야겠다는 쓸모, 그 쓸모를 받아준 여자들 덕에” 살았기 때문이다. 신념과 실천 사이의 틈, 욕망과 억제 사이의 간극에서 낙오하는 사람들 옆에 그는 섣부른 위로가 아닌 가만히 눕기를 선택한다. 타인, 비인간동물에게 의존하고 민폐를 끼쳐버리는 방식으로밖에 살 수 없는 이들이 사는 “관대하고 너른 마음의 나라”, “많은 잘못을 이미 했고, 그러다가 지친 나머지 타인에게도 관대한 사람들의 나라”에 있기로 한다. 문단에서 말하는 소위 ‘작가의 정식 루트’인 등단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그가 이끄는 ‘무늬글방’은 매회 매진돼 신규 수강생을 들이기 어려울 정도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글을 배우고 싶어 하고 그와 함께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다.
  • 山水가 흐르는 이곳은 미술관

    山水가 흐르는 이곳은 미술관

    2027년 충남미술관 개관 앞두고 충남 출신 예술가들 작품 선보여 작은 공간이지만 마치 산속을 거닐며 자연을 바라보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산수’(山水)전이 서울 종로구 CN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27년 충남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지역 출신 예술가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에서는 국내 근현대 화단을 이끌었던 이상범(1897~1972), 장욱진(1917~ 1990), 박노수(1927~2013), 민경갑(1933 ~2018)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로 산과 강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중심으로 했다. 1층은 사제간으로 알려진 이상범, 박노수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상범은 ‘설경산수’(1967), ‘추강어락’(1960) 등을 통해 향토적인 소재와 풍경의 작품을 보여 준다. 그가 고안한 ‘청전양식’(물기 없는 붓에 먹을 묻혀 그리는 기법인 ‘갈필법’을 활용해 화면을 근경·중경·원경으로 구성)은 일상적 풍경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노수는 보색 대비를 활용해 다채로운 색감을 드러낸다. ‘숭산온천’(1970년대 초반), ‘고인다애정’(1974) 등은 군청색을 비롯한 작가의 독특한 색감과 시각을 보여 준다. 2층에서는 민경갑, 장욱진 작가의 산수를 소개한다. 민경갑은 ‘세월’(1996), ‘생태 1’(1988) 등의 작품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 공존이라는 주제로 수묵의 방식을 더한 강렬한 채색, 구성과 추상을 오가는 작품을 보여 준다. 반면 자연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던 장욱진은 단순함의 미학과 소박한 삶의 이상향을 동시에 표현한다. 작품을 눈높이보다 높게 걸어 산 정상에 올라 또 다른 산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거나 벽과 벽 사이로 두 작가의 작품이 중첩돼 보이도록 구성해 마치 산 너머 또 다른 산을 동시에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식으로 감상을 즐겁게 한다. 유엔스튜디오 빈 판 베르켈과 국내 디에이 건축사 협업으로 설계된 충남미술관은 다음달 기공식을 진행한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 국내 유일 한복박람회 DDP서 열린다…패션쇼부터 체험까지 풍성

    국내 유일 한복박람회 DDP서 열린다…패션쇼부터 체험까지 풍성

    국내 유일의 한복박람회 ‘2024 한복상점’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오는 9~1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7회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박람회에서는 112개 업체의 다양하고 참신한 한복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복 기획전시 ‘숨겨진 모습: 한복의 새로운 귀환’과 ‘2024년 한복디자인 프로젝트 공모전’ 수상작 등 한복문화 진흥사업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사업홍보관, 전통복식 관련 학과들의 활동을 만나볼 수 있는 교육관, 전통 의생활 문화를 보여주는 협력관, 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한복의 진화를 주제로 한 패션쇼 ‘시간의 궤적: 한복’도 열린다. 체험관에서는 안동 전통 한지 10종으로 나만의 시전지(조선시대 편지나 시를 주고받을 때 사용한 꽃 편지지)를, 삼베실과 모시풀을 엮어 모시 빗자루를 만들어볼 수 있다. 용호성 문체부 제1차관은 “진정한 한복 축제가 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이를 계기로 일상에서 한복을 입는 문화가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복 홍보대사이자 국악소리가 송소희도 9일 방문객들과 함께 현장을 관람한다. 한복을 입거나 사전 등록한 사람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사전 등록은 8일까지 ‘2024 한복상점 사전등록 시스템’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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